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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 정상회담 의제·전망 / 韓美 동맹복원 ‘틀 만들기’

    오는 15일(한국시간)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외교부 움직임이 부산하다.노 대통령 취임을 전후로 불거진 한·미간 이상기류를 치유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생각이다.북핵 문제의 해결과 주한미군 재배치 등 한·미동맹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다. ●북핵문제 해결 베이징 북·중·미 3자회담 이후 2주일만에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의 큰 방향을 잡을 것이란 기대다.한·미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촉구하는 것은 북한 핵문제에 대한 양국간 한목소리를 강조하기 위해서다.동시에 평화적·외교적 해결 원칙을 재천명한다.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를 통한 후속 협의에선 이견이 돌출될 가능성도 있지만,일단 큰 그림은 정상회담에서 그려놓는다는 목표다. ●주한미군 재배치와 한·미동맹 한국은 북핵문제 해결 뒤 재배치 논의를 하자는 입장을,미국은 서두르자는 입장을 보여왔다.이번 회담에선 한·미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한다는 선에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크다.미국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만 일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이상기류 치유 전문가들은 “한·미관계의 복원 여부에 향후 50년 한국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2001년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 전철을 되밟지 말아야 한다는 게 청와대 기류다.노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이 동갑에,거침없는 대화 스타일도 비슷해 지속된 갈등 관계가 조금은 풀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회담 진행은 단독 정상회담,확대 정상회담,공동성명 발표 순이다.양 정상은 단독회담 직전 5분여 내외신 회견을 갖는다.대통령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단독회담을 30∼40분간 갖고 ‘올드 패밀리 다이닝 룸'에서 만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을 갖는다.의례적 사교만찬이 아닌 정상만찬(working dinner)형식.이후 공동성명을 문서 형태로 발표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내 남편이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 / 23일 개봉 ‘파 프롬 헤븐’

    하늘처럼 받들고 믿어온 남편에게 엄청난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면,그 아내는?그것도 남편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할리우드의 대표 ‘연기파 배우’ 줄리안 무어가 주연한 ‘파 프롬 헤븐’(Far from Heaven·23일 개봉)은 ‘부부클리닉’같은 TV드라마에서 자주 봐온 빤한 소재로 출발하는 멜로드라마다.그런데 감독이 ‘벨벳 골드마인’으로 드라마를 끌어 가는 힘과 파격을 인정받은 토드 헤인즈.어떤 역할을 맡아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배우와,듬직한 감독의 만남에는 기대가 부풀 수밖에 없다. 영화 속에서의 완벽한 평온은 늘 위태로워 보인다.매사에 남편의 뜻을 따르고 가족에 헌신적인 캐시(줄리안 무어)에게도 그 까닭모를 불안이 서서히 형체를 드러낸다.잡지를 장식할 만큼 명망있는 남편(데니스 퀘이드)이 뿌리깊은 동성애자란 사실을 우연히 목격하고 만 것.영화는 배신의 충격에 빠진 한 여자가 갑작스런 내면의 균열을 얼마나 침착하게 다스려 가는지를 우아하고 격조있게 펼친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미국의 중산층 세계를 들여다본 영화에서,감독은 여러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돌출시켰다.권위로 무장한 가장이 그를 신처럼 믿어온 아내 앞에서 동성애자로 밝혀지는 장면은,인간의 허위의식이 소름돋을 정도로 생생히 까발려지는 설정이다.당시 미국 중산층 사회에서 치명적 금기였던 불륜과 인종문제도 잇따라 화면에 부각된다.상처를 위로하는 우직한 흑인 정원사 디건(데니스 헤이스버트)과 가까워지는 캐시는 이웃의 따돌림을 당하고,영화는 그 틈새로 사회적 관습의 취약성을 끈질기게 고발한다. 덩치 큰 소재들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단촐하게 끌어 안은 감독의 화법이 돋보인다.가정을 깨지 않으려고 다가온 사랑에 한동안 머뭇거리는 캐시,세상의 편견으로부터 딸을 지키기 위해 끝내 사랑을 포기하는 디건.두사람이 욕망과 이성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은 결국 닮은 꼴이다. 빛과 주변풍광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 화면 덕에,다소 지지부진한 로맨스는 매끈하게 포장됐다.엘머 번스타인의 애잔한 배경음악에 인물들의 감정선이 한결 더 풍성하게 살아났다.모처럼 중년,특히 여성관객들이 빠져들 만한 영화다. 황수정기자 sjh@
  • 장관급회담 보도문 의미 / 남한도 北核 당사자 인정 성과

    제10차 남북장관급회담을 계기로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대외정책 틀짜기가 마무리된 것 같다.정부는 30일 “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원칙을 이번 회담에서 분명히 했다고 보고,미국 등 관계국에도 이를 설명할 계획이다. ●핵문제 문구 상징적 수준 그쳐 회담의 핵심 쟁점이었던 핵 문제는 양측의 입장을 봉합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2박4일 50시간 동안 계속된 핵 문구 협상을 통해 양측은 지난 8,9차 장관급 회담에서와 비슷한 수준의 핵 관련 문항에 합의했다.남측은 한반도비핵화선언의 이행을 공동보도문에 담으려 했으나,북측은 핵 문제가 미·북간 현안이라며 좀처럼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때 남측 대표단이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가 지금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북한은 이번 회담을 결렬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28일 우선 핵 문구를 보도문에 담기로 한발 물러섰으며,이후 문구 수위를 놓고 양측이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하다 절충안에 합의했다. 신언상 통일부통일정책실장은 “‘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남한이 북핵문제의 당사자임을 확인하는 한편 향후 다자회담에 참여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정세현 통일부장관도 한국의 다자회담 참여 가능성과 관련,“회담이 어느 정도 진전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참여를 제의했으나 북쪽에서 강한 부정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류협력은 한층 강화 핵과 관련한 공동보도문의 표현이 당초 기대보다 미흡했지만,남북한이 대북송금 특검과 이라크전 등의 여파로 한동안 단절됐던 공식 대화채널을 복원한 것이 회담의 가장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핵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현안들에 대해서는 거의 이견이 없었다.이에 따라 6개항의 보도문에 금강산 개발,도로·철도 연결,개성공단 착공식 등 기존 합의된 사업 이외에 7차 이산가족 상봉,북한의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참가,2010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공동노력 등에 합의했다.다음달 중 적십자사를 통해 20만t의 비료를 북한에지원하기로 했다. ●대북 핫라인의 유지 정부는 이날 국정원 인사에서 대북담당인 김보현 3차장을 유임시켰다.김 차장은 지난 정권에서부터 대북정책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으며,북한쪽과 ‘탄탄한’ 비공식 대화채널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북송금 사건과는 관계없이 기존의 대북라인을 신임한 것이다.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조각에서 정 통일부장관을 유임시킨 데 이어 김 차장을 유임시킨 것은 김대중 정부의 남북관계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북한에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전히 걸림돌 많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장관급회담 남측 대표단이 돌아가자마자 “북한 핵이 유엔으로 가면 비상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위기감을 고조시켰다.남북간 화해 무드도 중요하지만 결국 북한 핵문제 해결의 칼자루는 미국이 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따라서 남북관계와 한·미 관계를 어떻게 조화·병행시키느냐가 정부의 핵심 과제이다.또 남북간에는 대북송금 특검과 같은 돌출 장애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도운기자 dawn@
  • 첫회담 이모저모/北선“朝·美회담” 美는“3자회담”

    |베이징 오일만특파원|23일 오후 첫날 회담을 마치고 숙소인 중궈다판뎬(中國大飯店) 호텔로 돌아온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오늘은 할 말이 없다.고맙다.”는 단 두마디만 하고 숙소 안으로 사라졌다. 앞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북·미·중 3자 회담은 베이징(北京)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오전 9시30분쯤 시작됐다.켈리 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미국대표단은 오전 7시25분 숙소를 나서 7시55분께 댜오위타이에 도착,중국측과 조찬을 겸한 양자 협의에 착수했다. 이근 외무성 미주 부국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도 오전 9시께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댜오위타이로 들어갔다.북한 대표단에 노동일보와 북한중앙통신 기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 차관보가 묵고 있는 중궈다판뎬과 회담장인 댜오위타이 주변에는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회담 조기 파행 안돼 안도 회담을 마친 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측이 이날 북한측에 핵폐기문제에 대해 강력히 의견을 개진했다.”고 귀띔했다.이 소식통은 이어 “당초 우려와는 달리 미국의 문제 제기에 대해 북한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돌출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미·중 양국의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를 전달했다.한편 한국측은 이날 3자 회담이 끝난 뒤 이날 베이징에 온 이정관 외교통상부 북미과장을 통해 미국측으로부터 회담 경과를 브리핑 받았다. ●양자냐 3자냐 신경전 주중 북한대사관 앞에서는 이날 오전 보도진들이 북한의 한 관계자에게 이번 회담을 3자 회담이라고 거론하자 그는 발끈하며 ‘조·미 회담’이라고 강조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언.반면 미국무성 대변인은 ‘3자회담’이라고 밝혀 장외 신경전이 벌어졌다. ●중국 중재자 역할 시작 중국은 22일 이근 북측 대표가 이끄는 대표단과 만찬을 겸해 의견조율을 시작했다.23일에는 댜오위타이에서 오전 8시부터 1시간가량 미측 대표단과 오찬을 하며 의견청취에 나섰다.그러나 중국 정부와 언론은 3자회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oilman@
  • [경제프리즘] 현대아산 이라크특수 눈독 왜?

    금강산 육로관광사업 중단,개성공단 착공식 및 개성관광 지연…. 현대가 북한에 5억달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따냈다는 대북사업의 현실이다.여기에다 대북송금 특검이 지난 18일 시작돼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지고 있다.여기엔 대북사업의 핵심멤버인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도 끼어 있다. 그가 경영을 맡고 있는 현대아산이 최근 전후 이라크 복구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김 사장의 35년 건설회사 경영 노하우를 살려 이라크 복구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라크에 반미·반영 감정이 심해 이 두나라가 단독공사를 수행하기 어려워 업무를 대행하겠다는 설명도 곁들였다.이를 위해 미국의 벡텔 등 10여개 건설사에 김사장 명의의 사업제안서를 내기로 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이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35년 건설업에 종사한 사람 맞느냐.”에서부터 “이라크나 중동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라크 복구공사는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미국이 자국 업체에 공사를 발주하고 있고,우리 업체는 이들로 부터 하청을 받아야 할 처지다. 이라크 시공 경험이 많은 현대건설은 최근 6명으로 된 이라크 복구공사 수주팀을 미국에 파견,벡텔 등과 접촉중이지만 만만치 않다는 전언이다.삼성이나 대림,LG 등 다른 업체들은 아예 이라크 복구사업을 장기 프로젝트로 분류해 두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실적도 없고 건설업 면허 하나 달랑 가진 현대아산에게 공사를 준다는 게 있을 법한 얘기냐.”고 폄하했다. 현대아산에서도 특검을 의식한 김 사장의 ‘돌출 행동’으로 치부하고 있다.현대 관계자는 “대북사업도 이런 한건주의식으로 해 이 모양이 된 것 같다.”며 “본업(대북사업)이나 제대로 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사설] 교장·전교조 편갈라 싸울텐가

    요즘 교육단체들의 ‘편가르기식’ 싸움을 보면 한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장협의회가 대외적으로는 서로 참교육의 주체인 양 목청을 높이고 있으나 실상 헐뜯기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악성분규 현장처럼 ‘밀리면 끝장’이라는 식의 오기로 똘똘 뭉쳐져 있다.이 때문에 정작 보호받고 개선돼야 할 학습권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사정이 이러한 데도 교육당국은 교단 화합을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서기는커녕,어느 한쪽을 편들기 한다는 비난을 들을까봐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교조와 교장협의회의 갈등은 충남 예산 보성초등교 교장의 자살로 표면화됐지만 교육계의 뿌리깊은 앙금과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무엇보다 먼저 단위학교의 최정점에 있는 교장들이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다 교장 자살,교장보직선출제 등 자신들의 이해와 맞물린 현안이 돌출하자 모든 교육문제를 전교조 탓으로 돌리는 식의 대응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더구나 전교조에 맞서 오는 5월11일 서울시청 앞에서 대규모집회를 갖고 세몰이에 나서겠다는 것은 교육계의 어른들로서 할 일이 아니다.교육현장의 잘못된 관행과 부조리를 타파하는 1차적인 책임은 바로 교장들에게 있다. 전교조 역시 교장단을 타도해야 할 ‘수구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고립만 자초할 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우리 교육의 국제 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라는 사실은 교육계 모두가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따라서 전교조와 교장단,교육당국은 자신들의 몫을 요구하기에 앞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의무부터 실천해야 한다.지금 국민은 교육계에 대해 총체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 [사설] ‘재처리 논란’도 베이징서 풀어야

    북한의 핵연료봉 재처리 발표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고위 당국자들이 워싱턴에서 대북정책 협의를 갖고 23일로 예정된 북·미·중 3자회담을 열기로 합의해 다행이다.북한은 사흘전 ‘베이징 3자회담’ 개최를 발표하면서 느닷없이 재처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파문을 일으켰다.미국은 이에 “북한의 발표는 우리의 눈에 모래를 집어넣는 일”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베이징 회담의 성격을 예비회담,준비회담으로 국한한 뒤 일단 참여해 북측의 진의를 파악하기로 한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만약 북한이 재처리시설을 가동해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면 처리 과정에서 다량의 열이 발생했을 것이고,이런 사태는 미국의 열감지 인공위성 사진 등을 통해 충분히 파악됐을 것으로 짐작된다.하지만 아직까지는 북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게 한·미 정보당국의 반응이다.따라서 3자회담을 앞둔 ‘벼랑끝 허풍’일 가능성이 짙다고 하겠다. 북측의 돌출 행보는 그들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북한이그들의 체제보장 요구를 미국이‘대담하게’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재처리 단계를 넘어 ‘핵보유 선언’까지 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면,국제사회는 더더욱 무모한 모험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자칫 북핵 사태는 3자회담 이후 오히려 위기로 치달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북한은 베이징 회담을 북·미 양자회담으로 못박는 한편 남한에는 오는 27일부터 장관급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이는 북핵과 체제보장 문제는 북·미간 양자회담으로 풀고,남북간에는 대북 지원문제를 논의하자는 이원화 전략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경협과 이산상봉 등을 집중적으로 다룰 남북회담을 여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남북회담이 북핵 다자회담에 남측의 참여를 배제하기 위한 ‘무마용’이라면 용납할 수 없다.남한도 북핵의 엄연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 부시의 전쟁 / 이라크전 이것이 궁금하다 - 국내외 전문가와의 문답풀이

    이라크전이 일반적 전망과는 달리 장기전의 수렁으로 빠져들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막강한 화력과 첨단 정밀 무기를 앞세운 미국과 영국 연합군의 속전속결 전략 등 당초 예상이 속속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이처럼 뜻밖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라크전을 둘러싼 갖가지 궁금증과 돌출변수들을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문답풀이를 통해 점검해 본다. 전쟁 언제까지 지속될까?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송영선 실장은 “(미·영 연합군의) 군사 작전은 4월말까지는 종료가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온도가 섭씨 45∼47도를 오르내리는 상태에서 50∼60㎏의 군장을 메고 작전을 수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특히 이라크는 수자원에 문제가 있는 나라여서 전염병 등 위생시설 문제 때문에라도 4월말 이후는 버티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실장은 “이런 이유에서 이라크도 4월까지만 견디면 승산이 있다고 버티고 있는 것이고,미국 입장에서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여론 언제까지 지지할까? -이라크전이 2주째로 접어들면서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2주전보다 15% 포인트 상승한 68%로 6개월내 최고를 기록했다는 게 30일 뉴스위크의 여론 조사 결과다. 워싱턴 포스트는 ABC텔레비전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민의 지지는 75%에 달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국민들은 미군 사상자가 추가로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지만,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한 미국의 행동을 지지한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4명중 3명은 지지하는 등 지금까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여전히 굳건하다.”고 밝혔다.다만 “전쟁 장기화로 여론이 인내심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라크의 게릴라전 과소평가했나? -럼즈펠드 국방부 장관 등 미군 지휘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를 부인한다.“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군의 비정규전의 위력을 미군 수뇌부가 무시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CNN방송은 최근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라크 집권 바트당 민병대와 특수부대인 ‘사담 페다인’이 연합군의 후방에서 ‘치고 빠지기’전술을 사용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전쟁 개시전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남부에서 민간인 복장으로 거짓 항복을 하는 ‘사담 페다인’부대에 연합군이 몇차례 피해를 당하면서 미군 수뇌부가 최소한 게릴라전에 대한 사전준비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이라크 민중봉기 왜 안 일어나나? -개전 전부터 연합군이 은근히 기대했으나,아직은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로빈 쿡 전 영국 외무장관은 31일 “누구도 적이 협조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전쟁을 시작하지는 않지만,부시 대통령은 그랬다.”고 비꼬았다. 이라크가 종교적으로는 후세인을 지지하는 수니파와 다수의 시아파간 갈등,그리고 인종적으로는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 움직임 등으로 사분오열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이라크 내부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은 “시아파는 후세인을 미워하지만 12년전에 이라크를 무너뜨린 미·영에 대한 애정은 없다.”고 분석했다.1차 걸프전 이후후세인이 부족장들을 회유,상당한 장악력을 확보했다는 정보도 있다. 중동통인 CNN방송의 종군특파원 크리스티안 아만포의 취재에 따르면 ‘언제 봉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다수 이라크인들이 “사담 후세인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점”이라고 대답,상당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자살특공대’ 참여 자발적인가? -AFP는 지난 29일 “군인들이 자살 폭탄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AFP는 연합군에 투항한 민병대원들이 “오토바이에 폭탄을 싣고 연합군 부대로 돌진할 것을 강요당했으며,말을 따르지 않으면 총으로 쏘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은 “여자를 포함한 모든 아랍인들이 언제든지 ‘페다인’에 참여,기꺼이 순교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고,이라크 TV는 순교자원자 수가 40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의 한 무장조직은 30일 서방언론사들에 팩스를 보내 “자폭 공격조 1진을 바그다드에 파견했다.”고 했고,위성방송 알 자지라도 “시리아 출신 지원자들이 이라크 북부 모술에 도착했다.”고 전하는 등 아랍계 언론들은 자발적 자살특공대 수가 늘어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라크,생물·화학전 준비하는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소량 갖고 있지만,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전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31일 밝혔다.1991∼98년까지 이라크에 대한 무기사찰을 담당했던 로저 힐 전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이날 자카르타에서 외신기자들에게 “이라크에는 (사찰활동으로) 스커드미사일 10∼25기,발사대 4대,제한된 수의 생화학 탄두만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미 국방부가 이라크의 생물·화학전 기도 가능성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화학무기제조지로 추정되는 나자프 부근의 한 공장과 나자프 건물들에서 찾아낸 300여개의 방호복,방독면,아트로핀 주사기,제독용 차량 및 장비 등이다.하지만 미국의 무기전문가조차 이것이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제조·보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이라크군이 바그다드 주변에 생물·화학무기를 집중 은닉해 두고 있어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군 바그다드 언제 진격하나? -바그다드 공격을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지원군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달 중순까지는 공격이 개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영국 군사전문가 티모시 가든 경이 전망했다고 외신들이 30일 보도했다.그는 미·영 연합군이 현재 진격속도를 늦추고 있으며 바그다드에 대한 지상공격이 시작되려면 최소한 10만명 규모의 지원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또 “보병을 이용해 조금씩 점진적으로 바그다드로 진격하는 것이 유일한 점령 방안”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은 이날 미 제3보병사단 1∼2연대 병력 2만여명이 바그다드 남쪽 카르발라 인근까지 이동했다며 바그다드를 향한 대규모 진격이 1주일내에 개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라크 국민들,후세인 대통령 진짜 존경하나? -사담 후세인(66)에 대한 평가는 양극을 달린다.바트당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슬람 수니파는 영국·미국 등 서구 제국주의에 맞서 팔레스타인을 해방시킬 지도자라고 치켜세운다.이라크 국민의 60%을 차지하는 이슬람시아파는 옛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과 다를 바 없는 ‘잔인한 독재자’라고 비난한다. 선문대 이원삼(이슬람문화연구소 소장) 교수는 “공화국 수비대조차 ‘후세인을 존경한다’기보다 자신의 권력·안위를 지키기 위해 정부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국방연구원 문광건 연구위원도 “수십년간 대다수의 국민들을 탄압해 온 후세인 정부에 대해 우호적인 사람은 많지 않다.”며 “다만 감시체제와 두려움 때문에 대항하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으로 후세인 대통령 어떻게 되나? -독일 일간 빌트지는 영국에 망명 중인 하이탐 라시드 위하이브 전 후세인 대통령 의전실장의 말을 빌려 “후세인이 이미 패배를 예견,시리아로 피신하는 등 호화스러운 망명을 위한 도주준비를 해놓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그러나 이는 그다지 신빙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이다. 뉴욕 타임스는 “후세인은 시간을 벌기 위해 영토를 미국에 넘겨주고 아랍을 중심으로 한 제3세계 연합세력을 구축,‘이슬람의 영예를 지키는 방어자’가 될 구상을 해놓은 듯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라크,이스라엘이나 쿠웨이트 공격으로 확전 기도할까? -국방연구원 문 연구위원은 “이라크가 이스라엘이나 쿠웨이트로 전쟁을 확대할 의지가 있다해도 능력이 없다.”고 확언했다.91년 걸프전쟁 때 이스라엘에 공격을 퍼부었던 H2,H3 미사일 발사기지가 이번 전쟁 초기에 파괴된 까닭이다.또 스커드미사일이 10여차례 쿠웨이트로 날아갔지만 대부분 패트리어트미사일에 의해 산산조각났다고 전했다.저공 미사일이 29일 새벽 쿠웨이트시티내 유명 대형 쇼핑몰에 떨어지기도 했지만 새 미사일방어체제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낙관했다.게다가 이라크는 미사일 재고량이 부족해 공격을 지속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자살테러 공격에 대해서도 문 연구위원은 “전쟁의 큰 흐름을 바꿀 전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국지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지만 확전을 원치 않는 주변국이 전쟁에 뛰어들도록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구본영 이지운 정은주기자 kby7@
  • 부시의 전쟁/ 장기전 우려 세계경제 ‘출렁’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25일 각국의 주요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국제유가와 금값이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막대한 전쟁비용에 따른 미국의 재정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으로 달러화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개전 직후 상황과는 정반대다.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공습이 시작된 지난 20일만 해도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다 별다른 피해없이 연합군의 승리로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기대까지 가세,불황을 탈피할 조짐을 보이는 듯했다.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순식간에 좌절감으로 돌변했다. ●“美 재정부담” 달러화 약세 이라크전에서 미·영 연합군이 예상외로 강력한 이라크군의 저항에 직면하면서 24일(현지시간) 약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이라크 TV에 연합군 포로들의 모습이 방영되고 사담 후세인의 건재 과시 등이 악재로 작용,급락세로 돌아섰다.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07.29포인트(3.61%) 하락한 8214.68로 폭락했다.이는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나스닥 종합지수는 52.06포인트(3.66%) 내린 1369.78로 장을 마쳤다. 미 증시와 이라크전 여파로 25일 한국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87포인트(2.60%) 떨어진 554.98을 기록했다.코스닥종합지수도 1.57포인트(3.97%) 떨어진 37.97로 장을 마감했다.유럽 증시도 급락세를 나타냈다.이날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는 지난 주말에 비해 117.80포인트(3.05%) 하락한 3743.30,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주가지수는 163.83포인트(5.67%) 내린 2726.85에 마감됐다.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다.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225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96.31포인트(2.33%) 하락한 8238.76으로,타이완에서는 자취안(加權)지수가 72.79포인트(1.6%) 떨어진 4497.89로 마감됐다.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안전자산’에 대한 도피심리를 부추겨 뉴욕상품거래소의 국제 금값이 지난 주말에 비해 온스당 3.4달러(1%)오른 329.50달러에 거래됐다.시장 관계자들은 이라크군의 저항이 당초 예상보다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부상설이 나돌던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TV 연설을 통해 건재를 과시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전쟁 장기화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을 이유로 꼽았다. 글로벌 파트너스 증권의 리서치 책임자 피터 카딜로는 “최근의 반등장세는 전쟁의 확실성과 인명피해가 거의 없는 신속한 종전이라는 믿음에 바탕을 둔 것이었으나 이는 근거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면서 “지난 주말의 사건들은 시장 심리를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내전 유가 변수 유가는 남부 이라크 유전장악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고,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이라크산 석유의 공급 차질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24일 15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데 이어 25일에도 속등세를 보이고 있다.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이 배럴당 1.74달러 오른 26.09달러에 거래됐다.서부텍사스 중질유도 1.75달러 오른 28.66달러에 거래됐다.지난주 미국이 이라크전 초기 작전에서 이라크의 최대 유전인 루마일라를 확보했다고 밝힌 이후에는 19.3%나 하락했었다.그러나 이라크 전쟁 외에도 베네수엘라 총파업의 후유증,나이지리아 내전 확산 등 다른 부정적인 변수들도 돌출되는 상황이어서 국제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라크 전쟁의 전쟁 양상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된 만큼 앞으로도 전황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 대북송금 특검 앞두고 관리종목 지정 현대상선 주총 ‘2중고’

    대북송금 특검을 앞두고 있는 현대상선이 관리종목지정이라는 돌출 악재로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소액주주들의 반발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지난 21일 증권거래소의 현대상선 관리종목 지정 및 거래정지 조치는 현대상선의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이 2002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범위 제한(한정)의견을 낸 때문이다. 삼일회계법인의 한정의견은 대북송금과 관련된 전반적인 자료 제출을 현대상선이 거부했기 때문이다.관리종목 지정은 일반투자자에게 투자시 특별히 주의하라는 취지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대북송금 문제로 불만이 고조돼 있는 소액주주들로서는 업친데 덮친격이다.따라서 오는 28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대북송금과 이에따른 각종 불이익에 대해 따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이를 타개할만한 뾰족한 대안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특검을 앞두고 회계법인에 대북 관련 자료를 제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설명했다.그는 “자동차 운반선 매각 등으로 부채비율이 1300%(2001년말 기준)에서 250%대가 되고,화물운임도 올라 경영여건이 호전된 만큼 경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러·獨·佛 “전쟁은 최후수단”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일부가 이라크전 개전을 향해 치닫는 미국의 행동에 조직적으로 제동을 걸면서 이라크전을 둘러싼 최대의 변수로 돌출했다.전통적인 친미 동맹국들인 프랑스,독일,벨기에가 단체로 미국의 터키보호 요청에 반대하고 나섰고 러시아까지 가세하고 있다.냉전 이후 꾸준히 정체성에 의문이 제기돼온 나토의 존립 자체가 창립 54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전통 우방인 유럽이 미국에 반기를 들었다.대(對)이라크 정책을 놓고 미국과 유럽 국가들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진정한 의미의 유럽 통합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무력은 최후의 수단” 반기 들어 프랑스와 독일,벨기에 등 나토 회원국 3국과 러시아가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중국 또한 11일 장쩌민 국가주석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라크 사찰은 계속돼야 한다.”며 러·프·독 3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독일,러시아는 10일(현지시간) 이라크 사찰강화를 촉구하는 3국 공동선언을 발표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독일·프랑스는 평화적인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해 모든 기회를 부여하려 한다.”며 “무력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3국 공동선언은 프랑스와 독일,벨기에가 같은 날 나토에서 이라크 전쟁에 대비한 미국 주도의 터키 방위계획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뒤이어 나온 것으로 미국의 이라크 전쟁 준비에 적지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반란’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두드러지기 시작한 미국의 ‘일방주의’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다.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이라크에 대한 공격 강행 의도에 이들 국가는 국제 현안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처리하려는 것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프랑스를 필두로 한 유럽의 미국에 대한 견제는 냉전 종식후 심화된 미국과 유럽간 군사적·경제적 불균형에서 비롯됐다.조지타운대 대니얼 넥슨교수는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지배력이 독점적 지위에 있는 상태에서 미국의 정책을 견제하려는 국가들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냉전 이후 나토 위상 재정립 불가피 이라크 위기로 미국과 유럽,유럽내 분열로 유럽통합과 나토 미래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EU는 국제사회에서 정치·외교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공동 외교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라크 위기 이후 공동 외교는커녕 회원국간 입장차만 커졌다. 나토는 회원국인 터키가 요구한 방위계획을 거부함으로써 안보기구로서의 신뢰에 치명타를 입었다.공산권 붕괴 이후 정체성 위기에 빠진 데 이어 코소보·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통해 무기력을 드러낸 나토는 이번 일로 장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이라크 전 일정 차질 전망 EU는 17일 브뤼셀에서 긴급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에 대한 공동 입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특히 미국이 14일 유엔 무기사찰단의 안보리 2차 보고 결과를 이라크에 대한 공격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삼을경우 유럽내 분열은 오히려 심각해질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는 미국과 영국이 2차 결의안을 밀어붙일 경우 3국 공동으로 별도의 결의안을 제출,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미국은 이들의 반대에 굴복하기보다 유엔과 나토의 틀 밖에서 문제를 처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민주 지구당위원장제 폐지 유력

    민주당 개혁안의 핵심 내용으로 절충형 집단지도체제 도입과 지구당위원장제 폐지가 유력한 가운데 임시 지도체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민주당 개혁특위는 지난 7일 당 개혁안을 잠정 결정했다.현재의 최고위원제 대신 중앙위원회를 신설해 중앙위 의장을 당원 직선으로 뽑는 절충형 집단지도체제와,지구당 위원장의 기득권을 없앤 관리위원장제가 골자다.이같은 잠정안이 10일 열리는 12차 특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확정되면 이번 주 안에 당무회의에 상정되며,여기에서 통과되면 민주당은 당분간 새 당헌·당규에 따라 임시 지도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당개혁특위 간사인 천정배 의원은 “임시지도체제 구성을 부칙 조항에 포함시킨 당 개혁안이 당무회의를 통과하면 현 지도부의 권한은 자연스럽게 종료되며,지구당 관리위원장제의 도입에 따라 현 지구당위원장의 기득권도 자동 소멸된다.”고 설명했다.개혁특위 안이 당무회의에 그대로 상정될 경우 임시지도부는 오는 7∼8월 열릴 전당대회 때까지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임시지도부는 새 당헌·당규에 따라 지구당 구조를 바꾸고 권역별 대표를 뽑아 중앙위원회를 구성한 뒤 전당대회에서 중앙위 의장을 직선으로 선출하게 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개혁작업은 돌출 변수가 없는 한 오는 9월 정기국회 시작 전까지 모두 마무리될 전망이다.임시지도부의 수장으로는 공정성을 고려해 당권 도전 의사가 없고,중립적이고도 관리능력이 있는 중진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이런 관점에서 김원기 개혁특위 위원장과 조순형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日조직위 “고마워요 북한”잇단 돌출행동에 홍보효과 톡톡

    “고맙다,북조선”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조직위가 북한선수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당초 이번 대회는 일본 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그러나 북한의 뒤늦은 참가신청으로 시선을 끌더니 경기가 시작된 뒤에는 북한의 ‘돌출행동’으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더구나 조직위는 이를 교묘하게 이벤트로 연결해 홍보효과를 한껏 누리고 있다.여자 아이스하키 첫 남북대결이 벌어진 지난 3일에는 일본 내 전 언론이 새벽부터 경기를 집중 조명했다.특히 귀순한 한국 여자대표 황보영과 옛 동료들의 만남은 최대 화제가 됐다. 이후 열기가 식는 듯했으나 지난 4일 북한이 일본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 조직위에 강력 항의하면서 ‘북한 특수’는 되살아났다.조직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다시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항의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어 북한선수단 2명이 조직위와 사전 상의 없이 지난 4일 대회지역을 떠나 도쿄로 간 일이 벌어졌다.다음날 이 소식이 알려지고,일부 언론에서 ‘북한선수단에서 누군가가 잠적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망명설’까지 유포되는 등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조직위는 ‘판’이 커지기를 기다린 뒤 역시 이날 오후 늦게 기자회견을 열었다.그러나 1시간 이상 계속된 회견의 결론은 “도쿄 여행 승인 요청 과정에서 의사소통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문제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오모리 박준석특파원
  • [젊은이 광장]남자에게 총각막이 있다면

    남성 우월적 지위 날카롭게 비판 왜 여자에만 순결 요구하나 미국의 저명한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이라는 글을 통해 여성의 월경 문화와 남성의 우월적인 지위 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로부터 30여년이 흐른 지금 필자는 ‘남자에게 총각막이 있다면’이라고 상상해 본다.남자에게 총각막이 있다면 과연 어떨까? 일단 총각막에 대해 정의를 내려야겠다.총각막이란 남자의 성기를 에워싸고 있는 붉은색의 막으로,성기가 발기해 자궁 속으로 들어가면 터지게 돼 있다.이로써 그 남자가 숫총각인지,아닌지를 분간해 주며 파열된 뒤로는 소멸돼 별다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총각막은 다른 막과 달리 외부로 돌출돼 있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열되는 단점을 갖고 있다. 남자가 자위를 할 때나 축구 경기 도중 공에 부딪힐 때 심한 충격이 가해지면 총각막이 파열되기도 한다.이렇게 쉽게 파열되는 성질 때문에 총각막은 종종 애물단지로 표현된다. 총각막은 결혼할 때 신부가 신랑의 순수성을 파악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총각막이 없는 것이 이혼의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파열된 총각막을 재생시켜 주는 ‘멋쟁이 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남자의 산부인과 이용 통계를 보면,총각막 재생 수술을 받는 환자 대부분이 결혼을 앞둔 남자라고 한다. 총각막이 너무 쉽게 파열되다 보니,이것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각계에서 진행 중이다.각종 ‘총각막 보호대’가 만들어져 시판되고 있다.총각막 보호대는 성기를 에워싸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총각막을 보호해 주는데,소변시 다시 벗기고 사용해야 하며 자주 갈아줘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가격이 개당 5000원이나 돼 남성계에서는 ‘총각막 보호대’의 부가세 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들어 남성 운동은 ‘순결 강요 폐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총각막이 남자의 순결성을 입증해 줄 만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의학계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총각막은 특별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유명무실한 막에 지나지 않는다.또한 총각막의 파열이 잦아 순수성을 증명해 줄 만한 마땅한근거도 되지 못한다.이에 ‘총각막 이름 다시 부르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총각막이라는 이름 자체가 남성들의 순결성을 강요하는 명칭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발표된 연구 결과는 이러한 남성운동에 촉매제 역할을 했다.태어날 때부터 총각막이 없는 남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매춘 남성은 7년 남짓 수십번의 성행위를 했는데도 총각막이 파열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남성계의 ‘순결 강요 폐지’ 운동에 힘을 보태 주고 있다. 21세기에는 남성에게 강요됐던 순결성과 총각막에 대한 편집증적인 집착이 과연 깨질 것인지 주목해 봐야 할 것이다. 사실 이 글은 여자의 처지를 그대로 남자에게 투영한 것이다.하지만 순결성을 강요받고,‘멋쟁이 수술’을 해야 하는 끔찍한 남성의 모습을 상상해 보고,오늘을 사는 여자의 처지를 이해하길 바란다. 처녀막이 처녀막의 구실을 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오래 전에 나왔지만 아직도 여자는 처녀막의 보존을 강요받고 있다.이제 오랜 관념에서 깨어나 처녀막을 질막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떨까. 임 지 혜
  • 美·英 이라크전 공조 ‘흔들’ /블레어 “유엔지지 없이 참전안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13일 월례 기자회견에서 유엔의 지지가 없는 한 영국은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집권 노동당의 우려를 진정시키려 들 것이라고 영국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 정책과 관련,심각한 당내 반발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와 앞으로 영국의 거취가 이라크전 발발에 있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들 언론은 말했다. 이와 함께 터키가 미군에 대해 자국 내 군사시설 이용을 허용할지 여부 역시 이라크전 시작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터키는 미국의 거듭되는 압력에도 불구,이달 말 유엔 무기사찰단이 유엔에 사찰 결과를 보고할 때까지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이와는 별도로 이날 미 전문가 150여명이 터키에 도착,군사시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미 뉴욕타임스는 13일 미군 병력과 화물을 걸프 지역으로 수송하기로 계약한 항공사들에 민간 항공기를 폭파할 것이란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군과 정보 관리들의 말을 인용,미 정보 당국이 이같은 위협에 대해 믿을 만한 증거를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커지는 전쟁반대 목소리 이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바티칸 주재 각국 외교관들에게 행한 신년사에서 “전쟁은 국가간의 다른 점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결코 될 수 없다.”며 이라크전에 반대입장을 천명했다.사우디 아라비아도 오는 3월 아랍정상회의를 앞두고 마련한 ‘아랍 지위 개혁을 위한 헌장’에서 “아랍 국가에 대한 외부 세력의 불법적인 침략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또 ‘전쟁에 반대하는 미국 대학교수들’의 선발대 35명은 13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자체 진상조사를 시작했다.이들은 3만명의 교사들로부터 전쟁반대 청원 서명을 받았다. ●미,“후세인은 변하지도 협조하지도 않을 것”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북핵 사태의 돌출과 유엔 무기사찰단의 증거 확보 실패,동맹국들의 태도 변화 등 여러 가지 장애 요인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라크 사태가 전쟁 이외의 방식으로마무리될 것 같지는 않다며 전쟁 불가피론을 역설했다. 타임은 전쟁을 피하려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무장을 해제해야 하는데 문제는 후세인이 변하지도 협조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타임은 이어 유엔의 사찰 활동이 길어져 이라크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와 동맹국들의 지지 열기가 시들어지면 미국은 일방적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라크 무기사찰에 1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타임에 밝혔다. 유세진기자 yujin@
  • 민주당권 ‘2단계 全大論’ 변수

    민주당 당권경쟁 구도가 ‘2단계 전당대회 도입’ 추진이라는 돌출 변수에 어떠한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당개혁특위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2월25일)하기 이전 임시전당대회에서 과도적 지도부를 선출한 뒤 대의원 구성 변화 등 당개혁을 마친 뒤인 올 하반기에 명실상부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를 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단계 전당대회가 도입돼도 당권경쟁 구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과도기적 대표로 뽑힐 경우라도 하반기 전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제 아래 현재까지의 당권경쟁은 노무현 시대 ‘신주류’가 강력히 부상하고 있다.김원기(金元基) 개혁특위 위원장과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의 쌍두마차 체제가 차기 당권을 장악,정국을 주도해 나가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주류의 당권 경쟁은 김 고문의 총리 진출설 등이 어떤 방향으로 가닥잡히느냐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주류에서는 쌍두마차 외에도 개혁추진파의 리더격인 조순형(趙舜衡) 의원과 노 당선자가 대선 유세도중 ‘차세대 지도자’로 지목한 정동영(鄭東泳)·추미애(秋美愛) 의원 등도 새 지도부 구성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구주류 쪽에서는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당권도전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대선 때 일관되게 노 당선자에게 힘을 실어준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이 유력한 당권도전 후보로 꼽힌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의 실지회복 노력도 관심사다.다만 2단계 전대가 실현될 때는 한화갑 대표의 거취가 새삼스럽게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춘규기자 taein@
  • [대한포럼]거대 언론의 자업자득

    2002년을 되돌아 보면 언론만큼 크게 바뀐 분야도 없을 것이다.‘인터넷과 네티즌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이 변화를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거대 기존 언론이 대안언론으로 분류되던 인터넷언론에 자리를 내주고,참여를 강요받던 젊은이들이 현실문제의 자발적인 주역으로 전면에 나섰다.언론은 어느 새 발가벗겨졌고 전 국민의 감시 대상이 됐다.주어진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또 다른 권력이 되어 국민을 속이고 계속 군림하려 한 데 대한 업보다.뼈를 깎는 성찰과 언론 스스로의 혁신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혁명은 지난해 3월 민주당 국민경선이라는 정치적인 행사에서부터 시작돼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꽃을 피웠다.대선 막바지의 후보 단일화와 투표 7시간을 남겨두고 돌출한 정몽준 의원의 ‘공조파기’ 때가 절정이었다.평소 100만 페이지뷰에 불과하던 한 인터넷신문의 접속건수가 300만∼400만으로 늘어나더니 선거 전야에는 2000만에 이르는 경이로운 기록을 수립한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6월의 거대한 붉은 물결과 11월 말부터계속되고 있는 촛불 시위는 더욱 감동적이다.인터넷과 젊은 네티즌들이 우리 사회를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과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정치인을 위한 팬클럽을 만들거나 자발적으로 지지하고 후원하는가 하면,100만이 넘는 도심의 인파가 되어 축구국가대표팀이 월드컵대회에서 이기라고 열렬히 응원한다.미군 장갑차에 깔려 억울하게 숨진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촛불 시위에 10만 인파가 모이기까지는 한 네티즌의 제안(11월27일)에서 불과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첫 제안이 있은 후 몇몇 인터넷 게시판에 ‘30일 광화문에서 촛불들고 모이자.’는 글이 오르더니 순식간에 다른 게시판과 메신저들을 통해 급속히 확산돼 촛불 바다를 이루었다. 이들에게 인터넷상의 사이버 공간은 더 이상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살아 숨쉬고 행동하는 현실의 공간이다.그 속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냉철한 토론을 거쳐 이성적인 결론을 도출해 행동으로 옮긴다.그 과정에서 특정인의 일방적인 주도는 허용되지 않는다.4일 서울 광화문 촛불 시위가두 쪽으로 갈라진 데서 이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자발적인 참여로 다양한 의견과 행동양식을 교환한 뒤 일단 공감대를 형성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그 힘은 기존의 사고방식으로 행동했던 정치세력과 구태 선동가,그리고 언론을 눌렀다.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이 힘은 앞으로도 계속 증폭될 것이다. 이런 새로운 현상은 우리 사회의 축적된 힘의 표출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단초는 족벌·재벌신문과 방송을 비롯한 거대 기존언론이 제공했다.변화를 읽지 못하고 자사이기주의에 빠져 여론을 좌지우지하려 하고 대중이 원하는 사안에 대한 보도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특정 정파와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한 반면,반대편에 대해서는 무차별 공격하기도 했다.이를 위해 10만원도 더하는 자전거와 컬러TV,냉장고 등 경품을 불법적으로 살포하는 데도 제재하는 데가 없다.이런 물건을 받고 구독신문을 바꿨다는 독자가 32%를 상회한다는 한 조사결과는 왜곡된 우리 언론시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온갖 수단·방법을 동원해 판매부수를 늘리고 광고시장을 독점하며 여론을 오도한다.이런 거대언론의 행태에 실망한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앞세우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기존 언론이 모두 그렇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이 큰 변화를 받아들여 철저한 자기혁신으로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야 하는 절박한 위치에 서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운명이다. hwc@
  • 한나라당 내각제論 돌출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는 3일 “부정부패를 일소할 권력구조와 원내정치 구현,지역화합을 위해 다음 임시국회에서 내각제 문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 총무는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내각제 문제를 공론화한 뒤 내년 17대 총선 때 내각제 개헌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도 함께 실시,국민이 찬성할 경우 곧바로 개헌을 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이 총무 발언이 논란을 빚자 “이 총무 말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사견일 뿐,당 차원에서 내각제 개헌을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그러나 당내 소장층의 개혁요구와 맞물려 한나라당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내각제 개헌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추이가 주목된다. 진경호기자
  • [대한포럼]새해 신수와 국운

    해가 바뀐다.새해가 된다.해가 달라지면 소망(素望)이 이뤄질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한번쯤 토정비결을 들여다보는 까닭일 것이다.꼭 토정비결이 아니어도 괜찮다.신문마다 신년호에 게재하는 ‘새해 운수’라도 좋다.새해 신수가 앞날을 알아 맞히지는 않는다.그래도 본다.무엇인가 기대하는 속내일 것이다.걱정거리가 있는 사람은 해우(解憂)되는 기대가 있을 것이요,노력한 사람은 기회의 기대 일 것이다.새해는 희망을 준다. 신수(身數)란 본래 사람의 운수라는 뜻이다.그러나 역술인들은 새해 운세를 흔히 신수라고 한다.평생의 운세를 운명이니 팔자라고 하고,하루 운세라면일진(日辰),매월의 그것은 월별 운세라고 구분한다.역술인들의 관행일 것이다.운명은 괘(卦)에 병(病)이 있고,약(藥)이 있어야 대길로 친다.초년에 고생하다 중년에 운이 트인다는 식이다.역술인들은 초년부터 평생 부귀를 누리는 운명은 아예 있을 수 없다고 본다.사주 여덟 글자에 부귀가 넘치면 오히려 해롭다고 풀이를 한다.그러니 새해 신수도 월별로 굴곡이 있어야 좋은 것으로 본다. 그러나 개인 신수는 팔자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다.개인의 운세는 세상의신수가 좋아야 비로소 좋은 것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다.국태민안(國泰民安)이라고 한다.국태가 있고 비로소 민안이 있다는 말일 게다.세상의 신수가 흐리면 상팔자도 대세에 휩쓸려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세상 사람들이 해가 바뀔 때면 국운(國運)이라는 것을 들먹거린다.국운 보는 방식은 역술인마다 다르다.대개 단기와 서기의 숫자를 주역의 괘상으로 삼아 풀이하면서 그 해의 간지(干支)에 숨은 뜻을 헤아려 종합한다. 새해 국운의 괘상은 화천대유(火天大有)라고 한다.대립도 있고 갈증이 있지만 비가 내릴 것이요,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은 자연의 섭리라는 것이다.계층간,집단간 크고 작은 갈등이 돌출하고,때로는 날카롭게 대립하지만 대체로 순조롭게 풀려 나갈 것이라는 뜻이란다.새해의 국운이 2002년의 국운과 무관할 리 없다.올해는 택화혁(澤火革)이었다고 한다.연못에서 화산이 폭발하여 물이 들끓는 상이었다.2002년은 갖가지 권력 비리로 시작되었다.그리고 6월의 월드컵과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촛불 시위와 북한의 핵문제가 있다. 2002년은 일거에 세상의 틀을 바꾼 해였다.그러나 차분하면서도 질서정연했다.인터넷으로 무장한 젊은 층들이 외면하던 예전과 달리 사회에 온 몸으로뛰어 들었다.의견을 말하고 토론하고 그리고 행동하며 ‘영 파워’를 결집시켜 냈다.50세 안팎의 중·장년층이 국가 경영의 주역이 되어 새 해를 열고있다.권력의 비리가 구시대 사람들의 그림자라면 기대와 비전은 신시대 사람들의 희망가일 것이다.국운의 신수는 화천대유라고 했다.목마름도 있고 부딪힘도 있다고 했다.시련은 장마철이니 비가 내리는 것으로 여기라고 했다. 새해의 국운은 상괘인 셈이다.병이 있지만 치유될 수 있다고 했다.고비가있을 것이고 극복의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새해가 딱 국운대로되겠는가.그래도 좋다.국운이 좋다니 맞으면 맞아서 좋고,빗나가려 한다면우리가 힘을 모을 일이다. 그러나 세상 일은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밀어 붙이기식 힘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때로는 지혜가 있어야 하고 절제도 있어야 한다.또 조급해 하지 말고 여유를 추스를 일이다.촛불 시위가 힘 대신 지혜를 선택했다.월드컵거리 응원은 절제력의 극치였다.한해가 간다. 예년과 달리 허송세월만은 아닌 것 같다.아무쪼록 새해도 길이 반추되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이스라엘 정보책임자 의회 보고서“美, 내년 2월초 이라크 공격”

    이라크 주변지역에 대한 미군의 전력보강이 속속 이루어지면서 미군의 이라크 공격계획은 이제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남은 것은 공격 시점일 뿐.현재 진행중인 이라크 무기사찰 작업 일정,기후여건 등을 감안할 때 1월말∼2월초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정보 책임자 아하론 지이비 소장은 23일 의회(크네세트)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내년 1월27일까지 유엔에 제출되는 사찰단의 중간 보고서를 검토한 뒤인 2월초에 공격 명령이 내려질 것이라고 보고했다. 미국은 12월초 육군 5만명을 걸프 지역에 추가 파병,모두 10만명을 배치하고 이라크 접경 쿠웨이트 사막지대에서 실전 훈련을 전개하는 등 전쟁 준비에 가속도를 붙여왔다. 공격 시점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1월말이 적기로 언급돼 왔다.지난주 워싱턴 포스트는 이라크의 유엔 결의 위반을 입증할 증거 수집이 끝나고 안보리의무력사용 승인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확신을 근거로 부시 행정부가 1월 마지막 주를 공격 시점으로 잡았다고 보도했다.관리들은 특히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실태 보고서와 이라크측의 협조 여부에 관한 보고서가 안보리에제출되는 다음달 27일을 눈여겨보라고 주문했다. 그렇지만 사찰단의 최종 보고서가 2월21일 제출된다는 점을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이를 검토하고 공격을 개시하면 3월이 되는데 이때는 사막의 폭염이 시작돼 성공적인 작전 수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핵문제로 돌출된 북한과의 협상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이라크를 초강경 노선으로 밀어붙이고 북한에 대해선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며 이란에 대해선 가급적 대응을 자제하려던 ‘악의 축’ 국가들을 대하는 미국의 우선순위가 상당 부분 뒤엉킬 여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개의 전쟁 가능’이라는 경고 카드로 북한을 주저앉히고 이라크 문제에 진력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개전 시점을 아예 가을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레이첼 브론슨 미 외교협회(CFR) 중동연구소장은 최근 뉴욕 타임스 기고를통해 “무기사찰이 진행되면 미국은 논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이번 겨울에 전쟁에 돌입할 수 없게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유엔 사찰단은 성탄 전야인 24일에도 사찰활동을 진행,이라크 핵 전문가인사바 압델 누르를 상대로 그의 핵개발 참여 전력 등을 추궁했다.이라크 당국은 또 미국이 이미 ‘중대 위반’을 선언한 WMD 보고서와 관련해 유엔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해외주둔 미군들에게 전화를 직접 걸어 “자유수호에 헌신하고 있는 점에 대한 미국민들의 감사를 전한다.”고 격려했다.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도 성탄 메시지에서 “사찰이 공정하게 진행되면거짓말이 모두 드러날 것”이라고 미국의 의도를 집중 비난했다. 임병선기자 bs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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