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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 ‘우라늄核’ 접점찾기

    |베이징 김수정 특파원|25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팡페이위안에서 진행된 6자회담 전체회의는 북핵문제 해결을 둘러싼 북·미간 ‘원칙론’이 맞서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이 ‘절충’ 틈새를 모색하는 상황으로 진행됐다.참가국은 이날 기조연설에 이어 북·미 등 양자접촉을 통해 핵폐기의 목표점을 논의하고,26일 핵폐기-대북 안전보장 의사 표명이라는 1단계 조치를 협의하자는 일정표까지 정해 움직였다.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동시행동 원칙에 의한 일괄타결’ 주장에 대해 미국은 핵폐기·검증 이후라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오후 늦게 차석 대표회담을 통해 공동 발표문 도출을 논의한 참가국,특히 상대방에 대한 기본 시각을 확인한 북한과 미국은 이날 각각 본국에 보고를 한 뒤 새 훈령을 받아 26일 본격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HEU 공방속 접점찾기 북한은 이날 미국이 제기하고 있는 고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 문제에 대해 재차 ‘근거없는 날조’라고 주장하고,핵폐기 과정에서 핵동결 즉시 보상을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그러나 돌출 발언은 없었다는 게 한국측 수석대표인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의 설명이다.북한은 지난 2002년 플루토늄과 관련한 핵동결안을 제시하고,미국에 대해 ▲테러지원국 해제 ▲정치·경제·군사적 제재와 봉쇄철회 ▲중유·전력 등 에너지 지원 등을 요구했다.미국은 기조연설에서 HEU가 완전 핵폐기론속에 포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상응조치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일단 한국만 지원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날 “부시 행정부는 한·미·일 협의를 통해 부분적으로 후퇴했다.”면서 북한은 핵폐기 과정에서의 동결조치를 하면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그러나 이 신문이 쓴 ‘후퇴’란 표현은 우리 정부가 북한 핵폐기 전이라도 중유공급을 한다는 것에 미국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정부 관계자도 “미국측은 HEU에 관한 한 완강한 입장이고,우리측의 대북 지원방안에 대해선 이해한다는 입장을 취했다.”고 말했다. crystal@˝
  • [盧대통령 회견]검찰, ‘위법 시인’ 발언에 당혹

    노무현 대통령이 공개한 경선 자금 수수는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것으로 여겨진다.물론 현직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 재직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84조에 따라 재임중 처벌되지 않는다.때문에 당장 검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 정치자금법에는 현역 지역구 의원과 원외 지구당위원장의 경우 선거가 없는 해엔 3억원,선거가 있는 해엔 6억원 한도내에서 각각 모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2002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만큼 6억원까지는 모금할 수 있다.그렇더라도 노 대통령은 6억원을 뺀 나머지 수억원은 기업이나 개인 등으로부터 편법 내지 불법적으로 모금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실제로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불법 선거자금을 고백했다 기소됐던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원은 1심에서 벌금 500만원과 추징금 2000만원에 대한 선고유예형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은 노 대통령의 돌출 발언에 당혹해하는 모습이었다.재직중 대통령에 대해 조사를 할 수 없는데도 스스로 현행법을 위반했음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십수억원 발언에 대한 조사 여부에 대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 대한 고발사건을 배당받은 중수1과가 알아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현재 검찰은 노 대통령 고발사건과 관련,고발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하지만 경선 때 사용한 십수억원에 대한 조성 경위와 지출 내역 등에 대한 조사는 바로 착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녹색공간] 부안의 교훈 ‘에너지 절약’/윤순진 서울시립대 행정학 교수

    얼마 전 부안에서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에 대해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있었다.높은 투표율(72.04%)에다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91.83%).산업자원부 장관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았지만 주민투표 결과는 형식적인 법적 구속력 여부를 떠나 정책적 판단의 근거로 삼기에 충분해 보인다.정책결정이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면 주민투표가 갖는 정치적 효력은 무시하기 힘들다.아무리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지역주민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중요하며 졸속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의 사업 추진방식은 수용되기 어렵다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시켰다.지역주민을 정책 대상이 아니라 정책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시켜 정책 결정과정에서 민의를 반영하고 이해와 동의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는 게 부안이 주는 교훈이다. 부안은 한걸음 더 나아가 핵 폐기물을 양산하는 원전 중심의 전력 체제가 지속 가능한지를 묻고 있다.부안 주민들은 이제 반핵·생명·평화를 기치로 하는 부안 자치공동체를 꾸려갈 것이라고 선언하였다.태양의 도시라 불리는 독일의 대표적인 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는 이 대목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1970년대에 이 지역 주변에 핵 발전소가 들어설 계획이었으나 강력한 시민운동으로 취소되었다.이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지역주민과 시의회,시 정부가 협력해서 원자력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나섰다.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확대해 왔다.프라이부르크는 이제 지속 가능한 환경정책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증거하는 전시장이 되었다.독일의 많은 도시들이 프라이부르크를 닮으려 한다.부안도 제2의 프라이부르크가 될 수 있을까? 부안에 지워졌고 부안이 감당한 과제는 부안만의 과제가 아니다.현대 산업사회에서 전력은 필수재다.그런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편리하고 깨끗한 전력이 발전과 송배전 과정에서 많은 환경문제가 야기되고 이로 인해 사회갈등이 유발된다는 사실에 둔감하다.또 문제가 돌출해도 한편으로 물러나 있기 십상이다.수도권의 경우 발전량은 전체 소비량의 26.3%에 불과하다.나머지는 다른 지역에서 끌어다 쓴다.수도권의 많은 주민들은 자신과 부안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자신의 생활양식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을까? 물론 제도와 정책의 변화가 중요하다.정부는 공급확대를 지상과제로 삼던 데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력 정책의 중심축을 이동시켜야 한다고 점차 인식해가는 중이다.또한 올해를 신 재생 에너지 원년으로 정하여 신 재생 에너지의 확대보급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 위해 나름대로 분주하다.제도와 정책으로 기업과 일반 시민을 규제하고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하지만 기업과 일반 시민도 부족한 정책을 보완해 나가도록 촉구하면서 전력수요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우리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에너지 절약이 석유파동 시절의 오래된 구호나 포스터 속의 글자로만 존재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요즘은 아낀다는 걸 미덕으로 칭찬하기보다 어쩐지 궁상맞은 일로 치부하기 일쑤다.뭘 조금 아낄라치면 대범하지 못하다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하지만 환경을 살리고 사회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실내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대기 전력을 줄이며 다소 비싸더라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자제품을 구입하는 일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에너지 짠돌이는 개인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면서 환경도 살리고 사회갈등도 줄일 수 있다.이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윤순진 서울시립대 행정학 교수˝
  • [사설] 특검보 사퇴 진상은 무엇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지난달 5일 출범한 김진흥 특검팀의 이우승 특검보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특검보직을 사퇴했다. 이 특검보의 사퇴 주장을 보면 검찰에서 파견된 검사들과 마찰을 빚었으며 이로 인해 수사권을 박탈당한 것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이 특검보는 그러면서 파견 검사들이 특검의 수사상황을 대검에 보고했으며,특검보의 약점에 대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거나 관련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이 특검보는 이 때문에 한달이 지나도록 썬앤문 관련 의혹은 수사 착수도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반면 김 특검은 이 특검보가 피의자에게 가혹행위를 했으며 사퇴는 이 특검보의 돌출 행동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어리둥절하다.그리고 당혹스럽다.헌정사상 처음으로 ‘살아있는 권력’인 현직 대통령의 측근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출범한 특검이 이번 사태로 수사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그렇지 않아도 특검 수사가 지지부진한 터에 수사중 가혹행위와 수사 방해 행위 진상부터 밝혀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김 특검팀은 출범부터 약체라는 비판이 줄곧 따라 다녔다.그러나 지금은 이러저러한 시비를 벗어나 사태 수습에 진력할 때이다.특검은 우선 수사력을 회복해 측근 비리를 밝혀내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김 특검이 이 특검보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요청한 만큼 조속히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이 특검보가 주장하는 수사방해 행위는 그 다음에 가려내도 될 것이다.파견 검사나 검찰의 수사 방해 행위가 사실이라면 좌시할 수 없지만 측근 비리를 발본색원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특검은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특검보 사퇴 파문] 이우승 특검보 사퇴 배경

    ‘누구 말이 맞나.’ 이우승 특검보의 전격 사임으로 김진흥 특검과 이 특검보간에 ‘수사거부 및 방해,수사권 박탈’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특검보의 주장은 두 가지다.썬앤문 사건을 맡은 김모(44) 파견검사가 수사 지시를 거부하고 태업을 하면서 자신의 피내사자 폭행 사실을 대검에 서면으로 보고하는 등 교묘하게 수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두번째는 이 사건이 빌미가 돼 특검으로부터 수사권을 박탈당했다는 주장이다.이 특검보는 16일 오전 이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연락을 끊었다. ●이 특검보 조목조목 반박 김 특검은 이와 관련,이날 오후 “수사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에 따른 개인의 돌출행동”이라며 수사방해 및 수사권 박탈 사실을 전면부인했다.김 검사가 전화나 서면,기타 방법으로 검찰에 특검 수사상황을 보고하거나 검찰이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는 근거가 없다는 해명이었다.수사권 박탈에 대해서는 “지난 13일에야 폭행조사에 대한 보고를 받고 어떤 형태로든 조치를 해야한다는 판단에서 ‘(수사에 열중하느라)너무 과열된 것 같으니 며칠 좀 쉬라.’고 말한 것을 오해한 것 같다.”고 밝혔다. 파견검사인 김 검사는 “이 특검보가 사건 관계자 가족·친척을 모조리 조사하고,구속영장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청구하려 했다.”고 불화설을 시인했다.그러나 수사방해 등 주장에 대해선 “특검 지시를 받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느냐.”며 일축했다.대검 안대희 중수부장도 “파견검사가 대검에 보고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이 특검보의 주장을 적극 부인했다. 그러나 이 특검보는 이날 밤 김 특검의 해명을 전해들은 뒤 취재진에게 ‘구체적인 내막’을 밝혔다.지난 13일 김 검사와 독대한 자리에서 김 검사 스스로 ‘대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는 설명이었다.앞서 지난 11일에는 김 검사의 파견취소를 요청한 자신에게 김 특검이 사태 확산을 우려해 양보를 종용하고 수사팀을 사실상 해체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특검수사 개입 가능성도 결국 김 특검과 이 특검보,둘 가운데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김 특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특검보의 주장은 말 그대로 ‘돌출행동’에 그치고 특검 수사의 신뢰도에 약간의 피해만 줄 것이다. 그러나 이 특검보의 주장이 어느 정도 사실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김 특검이 특검보와 파견검사에 대한 지휘 책임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특히 김 검사가 어떤 형태로든 대검에 수사상황을 보고했다면 검찰의 특검수사 개입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재천 정은주기자 patrick@˝
  • [특검보 사퇴 파문] 김진흥특검 문답

    김진흥 특검은 16일 이우승 특검보의 전격 사퇴에 대해 “특검보와 파견검사 사이에 수사방법 등을 둘러싼 의견 차이로 빚어진 특검보 개인의 돌출행동”이라고 말했다. 파견검사가 수사상황을 검찰에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나. -김모 검사가 검찰에 서면이나 전화로 보고했다거나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고 할 만한 아무런 근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이 특검보는 자신이 수사권을 박탈당했다고 하는데. -이 특검보 스스로가 밝힌 것처럼 농협 관계자를 조사하면서 발을 두번 정도 찬 사실이 있었다.본인이 자숙할 것을 당부했다.‘수사권 박탈’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돌연’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갈등이 이미 감지되고 있지 않았나. -어느 조직이나 사안을 놓고 의견을 달리할 수 있다.이를 지혜롭게 극복하고,공통인수를 뽑느냐가 관건이다.갈등이라고 표현할 만한 문제는 아니다. 김 검사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 아닌가. -썬앤문그룹에 대한 농협 사기대출 수사에서 이 특검보와 김 검사가 심각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이 특검보는 농협 대출담당 직원에 대한 구속수사를 강조했고,김 검사는 반대 입장이었다.김 검사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전혀 없었다. 김재천기자˝
  • 옥상에 물탱크 설치 못한다

    앞으로 도시미관을 해칠 우려가 있는 일반주택 옥상의 물탱크나 아파트 옥상의 돌출형 엘리베이터 기계실은 설치가 금지 또는 제한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으로 ‘건축물 옥상설계 심의기준’을 개선해 오는 3월부터 16층 이상 대형 건축물에 대해 우선 적용한 뒤 점차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새로 짓는 다세대·다가구 건물 옥상에는 노란색의 원기둥 모양인 물탱크 설치가 금지된다.물탱크 설치가 불가피할 경우 경사 지붕을 씌워 물탱크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6층 이상의 중·대형 건축물은 급수방식을 물탱크가 아닌 펌프로 공급하는 ‘부스터 펌프방식’으로 바꿔야 하며,물탱크를 설치하려면 규모를 최소화하거나 주변 경관을 고려해 디자인해야 한다. 또 아파트 옥상에는 돌출 형태의 엘리베이터 기계실도 설치가 제한돼 높이 100m이하 건축물은 기계실이 없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하며,기계실 설치가 필요한 100m이상 건축물에는 상자형이 아닌 다양한 모양으로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옥탑방의 바닥면적과 높이 등에 대한 제한규정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건축주들이 옥상에 물탱크실을 만들어 준공검사를 받은 뒤 이를 옥탑방으로 사용하고,물탱크는 밖에 설치해 왔다.”면서 “이에 따라 주택가 옥상에 물탱크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 도시경관을 저해하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오는 3월부터 강화된 건축물 옥상설계 심의기준을 16층 이상 대형 건축물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이어 모든 신축 건물에 확대 적용하기 위해 건설교통부에 ‘건축법’ 개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장세훈기자 shjang@˝
  • 가자지구 17개 정착촌 샤론총리 “모두 해체”

    |예루살렘 연합|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2일 가자지구내 17개 유대인 정착촌을 모두 해체할 계획이라고 리쿠드당에 밝혔다고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리쿠드당 회의에 참석한 한 인사가 전했다. 정착촌 건설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샤론 총리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에 리쿠드당은 충격은 받은 듯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샤론 총리에 비판적인 온건 야당과 극우 민족주의 정당들은 샤론 총리가 자신과 두 아들을 둘러싼 부정부패 사건에 대한 관심을 희석시키기 위해 이같은 돌출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팔레스타인인들도 샤론 총리의 발언을 선전전의 일환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샤론 총리는 이날 “올 여름까지 교착상태에 빠진 평화 노력이 진전을 보지 못한다면 일방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는 가자지구내 17개의 유대인 정착촌을 모두 해체하는 것이 될 것이다.가자지구 내 정착촌처럼 우리에게 문제를 일으키고 영구히 정착할 수 없는 곳의 국민들을 이주시키려는 게 내 의도”라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그러나정착촌 해체가 언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 [건강칼럼] 피부 희다고 다 좋을까

    하얀 색은 순수와 깨끗함의 대명사로 통한다.하지만 백반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하얀 색은 고통이자 스트레스다.백반증이란 피부색을 결정하는 멜라닌 색소세포가 파괴돼 얼굴이나 목 등 신체 특정 부위에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흰 반점으로 나타나는 피부질환으로,전체 인구의 1%가 이 증상을 가졌으니 흔하다면 흔하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백반증이 건강에는 별 문제가 안되지만 대인기피증과 그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적잖은 고통을 겪는다고 호소한다.이 색소세포가 파괴되는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유전이나 자가면역에 의한 세포의 파괴,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할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신체 어디에든 생길 수 있지만 특히 손과 발,팔꿈치 등 뼈가 돌출한 부위나 겨드랑이,손목 안쪽 등에 많다.더러는 백반 부위의 털이 탈색돼 머리카락과 눈썹에 백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지금까지는 약물과 자외선을 이용해 치료하는 광화학요법과 스테로이드요법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치료효과가 우수한 엑시머레이저를 이용해 좋은 성과를거두고 있다. 얘기가 나온 김에 덧붙인다.미국 FDA가 인정한 엑시머레이저는 백반증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308㎚ 파장의 빛을 증폭시켜 환부에 투사함으로써 피부 깊은 곳에 있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는 방법이다.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멜라닌 색소가 훨씬 빨리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또 정상 피부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멜라닌 색소가 필요한 부위에만 레이저빔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도 일반 광화학요법보다 나은 점이다.치료 기간도 예전보다 절반 이상 줄였다.보통 주 2∼3회 간격으로 한두달 치료받으면 된다. 백반증은 무엇보다 초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또 질환을 가진 사람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고,꾸준히 관리하는 정성을 가져야 한다.대개의 경우 흰 것은 선(善)이지만,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이상준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원장
  • 주말매거진We/레저+α

    ●63빌딩 국내 기술로 완성한 3D 입체 애니메이션 ‘우주경찰 솔라캅’을 오는 3월1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상영한다. 100%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3D 입체 애니메이션 영화로 솔라캅이 우주해적 다크단에 맞서 지구를 지키는 이야기다.입체영화 특유의 돌출효과를 최대로 살려 30㎝ 눈앞에까지 영상들이 튀어나오는 입체영상의 묘미를 느낄 수 있고 상영시간은 13분으로 기존 입체영화의 2배가 넘는다.입장료는 성인 7000원,중고생 6500원,초등학생 6000원.www.63city.co.kr (02)789-5663. ●에버랜드 30일부터 2월12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에 개장시간을 저녁 8시까지 늘려 ‘윈터팬터지 야간 개장’을 실시한다.이 기간중 유러피언 광장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오즈의 마법사 등 동화 속 주인공들이 손님들과 어울려 춤을 추는 ‘캐릭터 라이팅쇼’가 펼쳐지고,불꽃놀이로 겨울 밤하늘을 수 놓는 ‘드림 인 더 스카이’가 공연된다.‘알파인 광장’에선 와인을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이색 와인 ‘글루 바인’을 맛볼 수 있다.(031)320-5000.(www.everland.com) ●휘닉스파크 휘닉스파크의 온라인 이벤트 사이트인 ‘휘닉스파크 사이버존’(cyber.phoenixpark.co.kr)에서 4차 게임이벤트를 한다.이번 게임이벤트에는 기존에 했던 스노모빌 레이싱,스노보드 레이싱,TV-CF 틀린 그림 찾기 이외에 ‘하프파이프 게임’이 새롭게 추가되었다.하프파이프를 타는 게임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조종해 다양한 스노보드 기술을 구사하면 사이버 포인트를 얻게 된다.참여자에게는 사이버 포인트 순위에 따라 시즌권,호텔 숙박권 등 2000명에게 다양한 경품을 나누어 준다.2월9일까지. ●투어익스프레스 현재 서비스중인 실시간 숙박예약시스템을 아시아나항공의 ‘아바쿠스 예약시스템’과 연결한 항공·숙박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투어익스프레스가 개발해 서비스중인 실시간 숙박예약 서비스는 전국 600여개의 호텔,콘도,펜션 등의 객실 조회 및 예약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번 아시아나와의 제휴를 통해 숙박에 더해 항공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게 됐다.투어익스프레스 홈페이지(www.tourexpress.com) 또는 Daum의 여행·항공 사이트 등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02)555-5158.
  • [오늘의 눈] 공인 김병현

    메이저리거 김병현(25·보스턴 레드삭스)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 채 26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날 출국에 앞서 “올시즌 선발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한 그가 인천공항 출국장을 빠져나가기 직전 배웅나온 친구·후배들과 눈인사를 나누다 느닷없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올려 또다시 파문을 일으켰다.친구들은 “‘손가락 욕설’ 파문 이후 종종 있었던 우리끼리의 장난이며 기자들에게 욕을 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김병현의 돌출 행동에 잠시 황당해하던 취재진과 팬들도 그가 악의를 품고 연출한 것이 아님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하지만 절친한 지인들 사이에서나 있을 법한,그래서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을 공적인 자리에서 쉽게 취했다는 사실은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기자 폭행사건’에 대해 해당 기자와 언론사에 공식사과를 한 지 불과 몇시간 만에 벌어진 ‘해프닝’이어서 안타깝기까지 했다. 그의 ‘손가락 파문’은 벌써 세번째다.지난해 10월5일 오클랜드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자신을소개할 때 야유하는 홈팬들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내밀었고,7일 오클랜드 홈구장에서도 같은 이유로 다시 손가락을 내보였다는 주장이 나와 문제가 됐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린다.“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상황을 봐 가며 해야지.” 등 실망과 비난이 주류지만,“친구끼리 하는 게 뭐 새삼스러운 일이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병현의 이 같은 행동은 왜 되풀이될까.대인기피증으로 불릴 만큼의 소심함과 고집스러움,즉흥적인 성격 탓이라는 게 주위의 변이다.하지만 공인이라면 아무리 장난이라고 해도 때와 장소를 가리고,파장도 한번쯤 고려해 봐야 한다.어린 후배들이 우상으로 삼고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지 않은가.메이저리그 ‘핵잠수함’으로 우뚝 선 그에게 팬들이 거는 기대도 단지 성적뿐만은 아님을 기억해야만 한다. 김민수 체육부 차장
  • 김근태 “조순형 대구당선 돕자”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가 ‘대구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당선을 돕자고 주장해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는 20일 ‘조 대표의 당선을 적극 도와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지역주의 극복에 동의한다면 조 대표의 헌신에 화답해야 한다.”면서 “나는 조 대표의 출마 지역구에 우리당이 후보를 공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의석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 대표가 한나라당의 아성에서 당선되는 것도 지역주의 청산에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면서 “후보 공천 배제뿐 아니라 조 대표 당선을 위해 적극적 선거공조를 할 수 있도록 당에 건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의 주장에 당내 반응도 갈렸다.정동영 의장 체제 출범 이후 ‘원내’ 소외감에서 비롯된 돌출행동이라는 지적에서부터 조 대표 ‘결단’을 계기로 민주당과의 재통합론에 불을 지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강철 영입추진단장은 “원내대표가 상향식 경선과 공천심사위 절차 등을 밟아 이뤄지는 공천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나.”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YS “절대로 말 못한데이”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14일 ‘안풍(安風)’ 파문속에 외출을 했으나,입을 열지는 않았다.그는 이날 낮 종로 YMCA빌딩에서 열린 과거 통일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의 모임인 ‘민주동지회’ 신년하례식에 참석했다. 그는 ‘돈을 주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말 안 한다.한번 얘기 안 한다면 절대 안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사말에서) 군사독재 때 언론이 (내가 23일간 단식했던 일에 대해) 아무도 못 썼다고 얘기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너무 써서 큰일이다.”면서 언론 탓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다들 관심이 많다.’는 추궁에 “한번 얘기하면 알아들어야지.기자들이 이래서 보통 문제가 아니야.”라며 손사래를 쳤다. 앞서 YS는 아침에 배드민턴을 치러가면서도 평소와는 달리 승용차로 이동했고,배드민턴장 주변에 전경들과 청와대 경호실 직원들을 배치하는 등 언론의 접근을 막았다. 그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하례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YS가 퇴임 후 정치보복과 박해를 받아오고 험한 경우를 많이 겪었지만 그때마다진실이 밝혀졌다.”면서 “이런 저런 주장에 일일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전직 대통령,정치원로로서의 체통에 걸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변호인단과 한나라당과의 교감설 등에 대해서는 “한두 사람의 돌출행동이 아닌가 싶다.”고 말하면서도 “재판이나 수사를 하다보면 딜(거래) 이란 것도 있지 않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정인봉 변호사는 “YS의 법정증언을 대체할 강도의 물적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16일쯤 변호인들이 모임을 갖고 (공개여부를)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운기자 jj@
  • 북미 - 남미 ‘FTAA 대립’ 팽팽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12일(현지시간)과 13일 열릴 미주특별정상회담에서 북미와 남미간 편가르기가 심화될 전망이다.이라크전에 반대,미국과 관계가 머쓱해진 멕시코와 캐나다는 이번 기회에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방침이다.반면 브라질,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 등은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쿠바를 제외한 미주지역 34개국 정상이 도착하기 전 공동선언문 초안에 합의하려는 각료회의는 11일에도 난항을 겪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2005년 1월 출범 예정인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이다.올해 발효 10주년이 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가입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는 찬성이다.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자국 출신 불법 이민자에 대해 보다 많은 관용과 국경 이동의 자유를 미국에 요청할 방침이다.부시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 폴 마틴 캐나다 총리는 광우병 파동 논란을 접고 부시 대통령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남미국가들은 미국이 선도해온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부의창출에 실패했다며 FTAA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부패 정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자는 미국 주장에 “누가 무슨 근거로 판단하느냐.”며 반대하고 있다.미국 방문자의 지문과 사진을 찍는 ‘미국 방문자 및 이민자 신분인식기술(US-VISIT)’,자국 정책에 대한 미국의 ‘훈수’도 불만이다.US-VISIT에 맞서 입국하는 모든 미국인의 지문을 채취하고 사진을 찍는 브라질은 미국의 철회 요청에 오히려 강화하겠다고 응수했다.돌출행동이 예상되는 인물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야당의 소환투표를 받아들이라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무식쟁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11일 미국이 자신을 몰아내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공격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타원형 감옥의 외부-백민석 소설 목화밭 엽기전과 그 맥락

    강 경 석 1.기율과 충동의 사이 백민석의 소설들은 낯설다.그래서 그는 활동 초기부터 비상한 주목을 받아왔다.그러나 그런 만큼 오해와 풍문속에 내버려져 있기도 했다.그에 관한 논의들 대다수가 “긍정과 부정의 양 극단에 서”(하상일)있다는 지적은 여기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작가 백민석은 과장된 지지와 일방적 폄하 사이에서도 소설적 기율에 대한 자의식과 하위문화적 충동 간의 길항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어 문제적이다.이는 그의 소설을 전위주의(avant garde)나 키치적 신세대론으로 소급하게 만든 흔한 실마리이기도 했다.그러나 이 길항이 가지는 가시적 면모들은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그보다는 하위문화소들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 작가가 무엇을 배치해 놓았는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그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90년대적 공통감각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 혹은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261면)진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작가이다.그의 소설들이 가시적이고 합리적인 범주로의 손쉬운 편입을 수락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들은버려지고 배제된 것들(abjection) 말하자면 “병원 수술실에서 나온 적출물더미”(74면)의 잡종교배를 통해 태어났다.하위문화적 기시감으로 얼룩진 “적출물더미”들이 작중현실을 대신하면서 이들을 단순한 상징이나 알레고리로 보이게끔 만들지만,백민석의 서사전략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는 비유적 세계의 너머에 있다. 우리가 길어 올리고자 하는 주제들은 모두 그의 네 번째 장편 ‘목화밭 엽기전’(이하 엽기전)을 경유한다.‘헤이,우리 소풍 간다’(이하 헤이)로부터 본격화된 백민석의 소설 작업은 자못 활력적이었다.그리고 그 도정의 옥매듭을 이루는 작품이 바로 ‘엽기전’이다.이후 출간된 소설집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이하 장원)이나 장편 ‘러셔’도 이 텍스트의 장력 바깥은 아니다.‘엽기전’은 백민석의 성공과 실패를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창이다. 2-1.기생(寄生)과 평질변이의 공간들 벤야민은 카프카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그것을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초점이 있는 타원과 같다.”라고 썼다.이처럼 ‘엽기전’ 또한 두 개의 초점을지닌 타원 구조를 띠고 있다.그러나 카프카의 작품이 현대사회의 알레고리적 재현이라면 ‘엽기전’은 그 ‘재현’의 재현이다.은폐된 두 개의 초점을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적절한 축척의 개략도 한 장을 준비하기로 한다. 주인공 한창림은 대학 강사이다.그에게는 수학과외 교사를 하는 아내 박태자가 있다.과천에 살고 있는 이들은 비교적 분명한 사회적 신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괴한 작업에 몰두한다.그것은 미소년들을 자신들의 집 지하실로 납치해 스너프필름을 찍는 일이다.이는 시종 “흰 연기”(281면)에 비유되는 공포스러운 존재 “펫숍삼촌”의 사주에 의한 것이다.‘펫숍의 영어표기 pet에’는 ‘성애의 개념도 포함되어’ 있으며 거기에서는 “도착적인 냄새”(128면)가 난다고 설명되듯 그가 한창림 부부에게 돈을 지불한 뒤 얻는 것은 관음증적 쾌락이다.이야기는 박태자의 제자이기도 했던 소년 윤수영이 이들 부부에게 납치·살해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생면부지의 한 회계사를 양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폭행하게 되고,그 때문에 오장근 형사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일이 “질서에서 어긋나”(188면)자 펫숍삼촌은 박태자를 살해한다.한창림은 오장근과 펫숍삼촌에 대해 복수를 꿈꾸지만 결국 실패하고 체포된다.이 파국의 막바지를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그는 “모자이크 처리가”(280면)된 “목화밭”을 발견한다. 물론 이상과 같은 개략도만으로 우리의 목적지가 금세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도착적 수사들을 일단 괄호치고 나면 텍스트는 의외로 쉽다.그것은 실존공간에 틈입한 우발적 폭력이 파국의 빌미로 된다는,매우 익숙한 플롯을 배면서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같은 맥락에서 “햇빛 때문에” 한 아랍인을 살해했다는 뫼르쏘(‘이방인’) 이야기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한창림과 뫼르쏘가 행사한 폭력은 부조리한 ‘충동’에서 비롯된 것이다.“양담배”나 “햇빛”은 사후에 조작된 것일뿐 폭력의 본질적인 동기는 아니기 때문이다.요컨대 ‘엽기전’은 지식인 주인공의 지리멸렬한 일상이 폭력적 충동 앞에 느닷없이 노출된 상황과 이질적이고 도착적인 수사들의 짜깁기로 구성되어 있다.이 발견을 열쇠로 삼아 텍스트에 좀더 가까이 가 보자. 우선 제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전(傳)이라는 이름의 작품 형식표지 때문이다.이것은 한 인물의 인생유전을 시간의 흐름에 입각해 서술하는,동아시아 고전문학의 대표적 형식 중 하나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적 굴절을 거듭해왔다.인물의 궤적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그것은 ‘박씨부인전’‘홍길동전’ 혹은 ‘라울전’(최인훈)‘유자약전’(이제하)과 같이 인물 지시와 이어지게 마련이었다.필경 전 형식을 새롭게 전유하면서 그 스타일이 고안되었을 ‘한씨연대기’(황석영)도 사례에 포함시킬 만할 것이다.그러나 엽기(獵奇)는 인물이 아니라 어떤 사태를 지시하는 말이다.그로테스크(grotesque)의 일본식 번역어일 가능성이 높은 이것은,최근 폭발적인 유행과 함께 하나의 문화적 화두가 되기도 했다.그러므로 ‘엽기전’은 엽기라는 문화적 표상들의 탄생과 성쇠를 기록한 형식이다.그러나 텍스트에 파종된 엽기들은 발생·성장·소멸이라는 시간적 체험과는 무관하게비선형(非線型)적으로 뒤엉켜있다.이런 측면은 자연스레 공간적 상상력을 유도한다.텍스트의 문면에 돋을새김 된 모티프들이 “동물원”“펫숍 건물”“지하작업실”“서울랜드”“목화밭”“과천” 등의 공간 표상들임은 시사적이다.지하분묘(grotta)의 벽에 표현된 반인반수의 기괴한 신체들로부터 파생,매스미디어적 운반을 거치면서 그로테스크는 엽기로 굴절되었거니와 엽기는 먼 기원에서부터 이미 공간 자질(지하분묘/일그러진 신체)을 보유했던 것이다.그런 면에서 ‘엽기전’의 전(傳)은 교란부호 내지 착란이다.그것은 엽기가 전(傳)이라는 선형(線型)적 시간에 뿌리내리면서 빚어진 형질변이의 결과여서,결국 의식의 ‘적출물더미 하치장’을 표상하는 공간 기호로 작동한다.이것의 대표적 작중 용례는 일상의 표면에 묻힌 한창림 부부의 “지하작업실”일 것이다.이곳에서는 마치 무의식 속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 설정 자체는 나체의 주술사가,흰 피부의 사내애와 벌이는,섹스의 향연이다.신께 제를 올리는 것이다.제물은 섹스이고,체액이고,신체이다.(212면) 재갈과 가죽 끈으로 포박당한 희생자는 끊임없는 린치의 반복앞에 저항할 힘조차 잃고 있다.한창림 부부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상황을 연출하면서 마치 마계의 제사장처럼 행동한다.악마숭배의 제의적 모티프는 하위문화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헤비메탈 밴드의 라이브 공연장은 가장 적절한 참조 대상이다.이들은 “무시무시한 대형 두개골 모형이 놓여 있고,사방에 스티로폼으로 만든 시체 조각 뼛조각들”(‘장원’146면)이 널린 무대에서 연주하곤 했다.그들은 관중을 향해 “날엉덩이”까지 흔들어대는 퍼포먼스를 서슴지 않는다.작가가 여기에 깊은 공감을 보이는 이유는 “모든 가식을 뚫고 자신과 현실을 직시하는 추잡한 날엉덩이의 미학”(‘장원’ 147면)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은 한창림의 지하작업실과 유사한 공간 자질을 갖는다.성스러운 신의 전당들이 지상으로부터 영원을 향한 상승 이미지라면,엽기전적 공간은 지하로 숨어든 하강 이미지이며,그것은 서구 고딕(Gothic)소설들이 공간적 배경으로 흔히 채용했던 폐쇄공간들(외딴 성,숲속의 저택 등)과도 통한다.한창림의 지하작업실이 “서울랜드와 동물원이 지어질 때 고립”(18면)되었다고 진술되면서부터 이들과 일정한 상호텍스트성을 획득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오트란토 성’(H 월폴) 같은 작품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지하실이나 비밀통로,폭력적인 남성형상 등의 모티프들이 두루 겹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엽기전’이 일반적인 공포물이나 고딕소설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그것은 소재주의에 함몰된 비약이다.상호텍스트성이 아무런 매개도 없이 동질성으로 전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를 과장하다보면 최인훈의 ‘웃음소리’나 박인홍의 ‘벽 앞의 어둠’,또는 이승우의 몇몇 근작조차 고딕소설의 일종으로 배분해야 지 모른다. ‘오트란토 성’이 봉건 이념의 종식을 징후적으로 포착한 경우라면,‘엽기전’은 근대 자본주의의 세포단위인 부르주아 핵가족의 내파(內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내력부터 다르다.이 앞뒤 사이에 가로놓인 역사의 심연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인데,그렇다고 텍스트에 드러난 고딕적 요소를 일방적으로 부정할 수만은 없다.그것은 ‘신체 상해’의 문학적 상관물들이 동시대의 한국문학에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이것이 도시 체험의 축적에서 유래하는 일탈의 감각과 깊이 연루된 것이고 보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나타나는 포스트모던 징후의 하나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그런데 테리 이글턴 같은 경우는 여기서 더 나아가 포스트모던 자체를 오히려 “고딕의 뒤늦은 부흥”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그에 따르면 고딕이란,“편파적 시선에 의해 내던져진 괴기스러움의 그림자이며,허구 속에 안전하게 봉인된 팬터지이자 분노이기도 한,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다.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의 포스트모더니티를 과장하는 일도,서구적 맥락에서 고딕을 규정하는 일도 아니다.고딕환상물들이나 하위문화 양식들이 다양한 방향의 역사적 분절과 매체 전이를 경험하면서도 “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기원적 동질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앞에서 말한 ‘재현(가상)의 재현’이란 무엇이 될 수밖에 없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더 중요하다.‘무의식”이라는 표현에서 예상되는 것처럼 하위문화적 충동의 1차적 재현이란 이미 “안전하게 봉인된” 저항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백민석이 수행하고 있는 ‘재현의 재현’ 전략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버려지고 배제된 “적출물더미” 혹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들”(166면)은 “지하작업실”이나 “펫숍건물”에서 벌어지는 린치행위들(악마적 희생제의)과 함께 표면적으로는 위반의 정치학을 구사하면서도,내면적으로는 “사회체계”의 안전망 안에서 자기보존의 영속적 지위를 획득한 것들이다.그것은 또,하위문화 기제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데,‘엽기전’은 이 점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다.그리하여 텍스트는 반항의 에네르기를 통제하는 봉인,“과천의 위생 처리된 맨홀 뚜껑”을 해체하는 일대 모험을 감행한다.이때부터 텍스트 전개의 중심축은 지하작업실의 은폐된 사실들이 표층으로흘러넘치면서 발생하는,파국을 향해 이주한다.한창림이 지하작업실을 불태우는 장면(234면)은 그 전환점이다.이 상상적 봉인해체 작업을 통해 백민석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이 얼마나 안일한 기초 위에 축조된 것인가를 묻는다.한창림은 이를 “몰락”(232면)이라고 말한다.이것은 그의 목소리를 빌려 미리 암시된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얼마나 세상의 위협적인 눈들로부터 폭넓게 노출되어 있는지 깨닫곤 놀랐다.사람들은 다만 망상증에 걸리지 않기 위해,자기가 안전하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 같았다.(68면) 첫 장편 ‘헤이’의 “퐁텐블로”나 ‘엽기전’의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낸 과천”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을 외화시킨 인공낙원이다.그리고 이 공간들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작업은,그 전제에서부터 “사회체계”의 기초를 탐색하는 작업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그것은 ‘엽기전’의 전략을 논리적 비약에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럴 듯하다.이러한 종류의 탐색 작업은 늘 집 또는 가족의 문제와 관계 맺는다.근대문학의 전통이 끊임없이 물어왔고 또 동시대의 문학적 상상력들이 여전히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백민석 또한 가족이라는 공간에 대해 묻는다.그곳은 “우리의 지옥”(‘헤이’,244면)이다. 2-2.집의 포자(布子)들과 두 갈래의 초월 근대적 가족 이미지의 거처(topos)로 기능해온 ‘집’은 백민석에게 와서 다시 씌어진다.그는 가족 이념의 내파를 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오버랩시키는 실존주의 모티프를 통해 보여준다.임신 중인 박태자가 “가족 없이도(…)그럭저럭 결혼까지 하며 제법 꾸려져왔”(142면)던 자신의 삶을 강변하며 아버지의 방문을 거절하는 장면,그리고 화장실에서 사산(死産)하는 장면.이 두 장면의 연속배치는 결정적이다.자신의 기원을 부정하면서 재생산의 고리마저 끊어낸 ‘집’(또는 가족)이란 그 자체로 전복적인 하위문화 공간이자 “지옥”이다.이것은 매우 급진적인 강렬도에 의해 지탱되고 있어서 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아무도 이타카(Ithaca)의 회복을 욕망하지 않는다.이런 점에서 백민석의 인물들은 기억의 서사를 추구하는 윤대녕의 주인공들과 대조적이다.그곳에는 어떤 기억이나 회상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부조리한 충동은 거의 언제나 우발적인,비가역적 동시성의 소산이기 때문이다.기억의 돌출은 기껏해야 한창림이 자기 어머니를 떠올릴 때처럼 파편적 이미지로 던져지거나(154면),박태자의 경우처럼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암페타민의 환각”(99면)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주인공들의 성격이나 행위가 작가의 궁극적 주제를 직접 매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이는 작가가 한창림과 박태자의 교차진술을 통해 작중 상황을 반복 객관화시키면서 더욱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주인공의 욕망이 작가론의 직접적 상관물로 환원될 수 없다는,일견 단순한 사실이 지금껏 무시되면서 ‘엽기전’은 냉소나 허무주의적 저항담론의 일방통행로에 갇혀 버렸다.물론 ‘헤이’와 같은 초기작의 경우,하위-충동의 허무주의를 준거점으로 삼으면서 결국 세대론적 인정투쟁에 희생된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충동의 무정부적 방출을 일삼는 주인공이란 하나의 설정일 뿐이지 궁극은 아니다.이들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은 마치 스크린 속에서 만난 괴기사건을 독자들에게 전달,‘재현의 재현’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하는 듯 담담하다.작중인물들에 대한 연민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근본적으로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우호적이지 않다.그러므로 허무주의적 세계관 또한 출발점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헤이’ 이후 작가에게는 단 두 가지 길밖에 없었다.출발점의 진화를 위해 망설임없이 밀고나가는 길,그리고 부조리한 충동들의 존재근거를 되짚는 길이 그것이다.앞의 것은 “목화밭”으로 가는 길이고 뒤의 것은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이 친구를 보라’로 이어지는 자전적 소설의 길이다.그것은 단지 선택의 문제이다.“목화밭”으로 가는 길 끝에서 한창림 부부가 몰락한다는 것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자칫 이 끔찍한 존재들의 실패담이 무책임한 냉소로 비칠 수 있겠지만,하위문화의 봉인된 저항이 늘 그런 것처럼 그들은 자신들의 태생적 한계에 의해 몰락하는 것뿐이다.그것은 기원 혹은 자신의 존재근거(집)를 스스로 거절하면서부터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백민석은 이것을 “괴물들”의 숙명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숙명’이라는 말에 이미 전제된 것처럼,한창림 부부의 몰락은 단지 기성질서나 사회체계의 견고함을 인정하고 확인하는 충격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아니 좀더 일반론적으로 말해서,주인공의 몰락은 늘 체제에 대한 굴복을 뜻하고 마는가.우리는 그 반대의 사례들을 분명히 알고 있다.쥘리앙 쏘렐((적과 흑))의 몰락이 단지 타락한 욕망의 몰락일 뿐이며 이동혁((객지))의 실패가 영웅주의의 실패에 불과한 것처럼,한창림의 파멸은 가상의 식민지 위로 흘러넘친 그 무정부적 충동의 패배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엽기전)에서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결정적 토대는,기억의 환원작용을 철저히 단속하면서 “훗날,그의 기억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게끔”(234면) 집이라는 상징을 소각시켜 버린 데에 있다.그것은 다만 지하작업실의 끔찍한 린치와 패악들을 포장하는 초월적 가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위-충동의 공간으로 전락한 집(獵奇傳)은 단순한 상징이기를 멈추고 마치 암세포나 포자식물들이 그렇듯 확산 증식한다.지하작업실에서 “섹스”와 “신체”가 “제물”(212면)이 된다는 진술은 그래서 설명 가능해진다.근대적 주체 재생산의 전제가 되는 남녀간의 성적 교환을 악마적 제의로 탕진하면서,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등치시켰기 때문이다.이 공간이 지닌 능력은 통상적 상상을 넘는 것이어서,거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에 필적한다.이 “지하작업실의 깜깜한 자궁”(91면)에서 길러져 나온 포자들이란 비정상적 과정을 통해 탄생한 비정상적 존재들이며 체계의 관리망 안에서 “도착적”으로 왜곡된 인공 “수컷성”의 담지자들이기도 하다.“학교 안의 새끼 수컷들”(69면)이나 “동물원의 독방에 갇힌 만드릴 육식원숭이”(175면),“정신병원의 조울증 환자들”(138면) 등은 바로 그 증식의 사례들이다.지하작업실의 포자들은 훈육시설 즉 사회체계의 관리 시스템에서 기생한다. 이것은 빅토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어두컴컴한 실험실이 괴물을 탄생시키는 하나의 자궁으로 기능한다는 지적(G 스피박)을 연상시킨다.그러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1818년)이 여행(모험)의 구조를 통해 비정상적 존재(괴물)의 정신적 성숙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면,‘엽기전’에는 성숙 혹은 교양(Bildung)의 과정이 삭제되어 있다.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조화로운 가족서사에 대한 강렬한 향수(괴물은 빅토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요구하지만 거부당한다)를 지닌 반면 후자는 가족서사 자체를 히스테리에 부쳐버린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전(傳)이라는 시간적 형식이 왜 엽기라는 그로테스크의 변종과 만나면서 공간화 되는지를 부연한다.가족은 주체의 인큐베이터이며 성숙이란 그 시간적 진화 과정이다.텍스트는 전통적인 소설의 중심축이라 할 성숙의 문제를 수락하지 않음으로써 시간성의 장력으로부터 이탈하려 한다.이 텍스트가 읽기의 습속에 저항하는 것은,한편으로 비선형적이고 공간적인 그래서 공시적 사유방식에 의해 지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서사의 절연과 접합된 공시적 사유방식은 의미심장하다.근대적가족 이미지가 학교나 군대와 같은 훈육시설들의 이미지와 함께 자본주의에 의해 수행되는 상징조작의 일환(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이었다는 성찰과 맞닿으면서,90년대에 등장한 이른바 신세대 작가들은 가족의 문제를 자신들의 중심 과제로 삼았던 것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집단적 주제로부터 ‘엽기전’은 그러나 조금 더 전진해있거나 약간 비켜 서 있다. 약간의 비약이 허락된다면,분단 이후의 한국소설사는 가족의 균열을 중요한 축으로 설정해왔다고도 할 수 있다.이것은 주로 결손의 문제와 연루되어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이데올로기 갈등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이는 아비부재에 집중되어 있었다.이것은 김소진에 이르기까지 승계되었다.이 전통은 근원적 실향의식과 친족관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발산해왔다.그러나 90년대의 풍속 주체들은 그것을 냉소와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다.이들의 공과를 떠나서라도,가장 급진적인 작가로는 배수아가 적임일 것이다.그는 동요하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이미 파산선고를 내린 듯이,“어머니”를 새로운 해체대상으로 설정한다.그러므로 결손의 모티프를 구사하는 경우에도 그것은 아비부재가 아니라 어미부재로 나타난다.그러나 “어머니,나는 이제 죽을 때까지 어머니의 아이가 아니겠어요”(‘부주의한 사랑’)라고 외치는 배수아의 “아이들”마저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무의식적으로 드러낸다.강렬한 향수야말로 이 도저한 거부의 진정한 추동력인 셈이다.‘엽기전’을 동시대의 유사한 징후들 속에서도 분별하게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텍스트는 가족서사의 부정적 연혁을 작성하면서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음각(陰刻)하고 마는 평균적 해체작업에 만족하지 못한다.그 거부의 의지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혹독한 양상을 띤다.텍스트는 가족서사에 대해 “너무나 흔해서 얘깃거리조차 안”(48면) 된다고 말하기를 서슴지 않는다.이미 논의한 바와 같이 주인공들의 이러한 진술 자체가 텍스트의 궁극적 주제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이것은 잠정적으로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라 부를 만한,근대적 가족제도의 구체적 질곡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작가는 이것을 요약하기 위해 “수컷성”이라는 특유의 조어를 반복 사용하고 있다. 그 외피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란 심층에서 남성적 지배질서를 지속시키려는 “사회체계”의 작동 방식을 함축한다.‘아버지와 아들의 경쟁’으로 상징되는 오이디푸스적 세계 안에서 성숙이란 결국 남성적 성숙에 다름 아니며,이는 근대적 가족 제도를 경쟁 이데올로기의 기초로 삼는 자본의 요구이자 동력이기도 하다.텍스트의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수컷성”이란 “영역싸움”“패권주의”“위계질서” 등으로 예시되는데 이것들은 경쟁 구조의 자기보존 양식을 말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이 질서에 붙들린 존재들은 어떠한 준거로도 윤리적 판단대상이 될 수 없다.이 세계에서는 선악의 이분 구도 따위가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는다.충동적 가상들(수컷성)만이 거주하는 끔찍한 세계이기 때문이다.이는 전작(前作) ‘불쌍한 꼬마 한스’에서 오이디푸스적 성숙의 발생학을 탐사했던,백민석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꼬마한스는 프로이트의 주력 개념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전형적 사례이다.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아버지에 대한 공포를 낳고,그것이 다시 말(言)에 대한 공포로 전이되어 꼬마 한스의 신경증을 구성한 것이다.백민석의 주인공들도 공포의 기척 앞에서 실어증을 경험하곤 한다. 한창림은 공포에 전율할 때마다 “누군가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박아넣은 것”같다고 느낀다.이 공포감은 “사회체계”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다.이는 백민석의 끈질긴 문제의식 중 하나인데,표현의 추상성을 넘어 은연중 역사적 환기력을 구체적으로 회복한 경우는 그에게 ‘엽기전’이 처음일 것이다.그는 ‘엽기전’의 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쓴 바 있다. 이 소설을 구상한 건 이곳 안양 평촌으로 이사오고 나서,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그게 94년이니까 벌써,칠 년 전의 일이다.(…) ‘뭔가 된’ 것은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97년의 일이다.그저 엮어 놓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함이 컸던 것이다. 97년은 국내 경제를 준 공황시대로 내몰았던 IMF 외환위기 사태 혹은 신자유주의의전경화가 본궤도에 오른 시점이다.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엽기전’은 자본주의 사회체계의 가공할 위력에 대한 충격적 확인을 내면화한,우리들의 보고서다.한창림 부부와 그 혈육들이 하나같이 실업자이거나 비정규직이라는 것과 “뷰티풀 피플”의 남편이 파산한 사업가로 등장하는 것은 흥미로운 예증이 된다.“퐁텐블로”나 “과천”이 보여주는 위장된 혹은 상상적 안온함은 생산자본이 투기자본에 압도된 ‘거품경제’ 만큼이나 “텅 빈”,그리고 아슬아슬한 것이다.그가 작중현실로 설정하고 있는 하위문화적 충동의 세계가 그러한 것처럼 그것은 파국의 예감을 이기지 못한다.작품 구상 단계의 모호함이 명료한 의지를 얻게 된 것도,무정부적 충동의 발산에 기울어 있던 작품세계가 일정한 전환점을 획득한 것도 모두 동시대 감각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엽기전’은 우리 시대의 집단신경증(부조리한 충동)이 자본주의의 세계적 관철 혹은 “수컷성”의 일방통행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이는 백민석이 의도적으로 성숙의 문제를 삭제한 결과이다. 그런데 성숙의 문제를 괄호치는 것은 근본적으로 가능한 일인가.하위문화적 충동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는 이런 의문들이 도사리고 있다.성숙은 블랙홀의 심처와 같이 끊임없는 소환의 인력을 발산한다.성숙의 저 끝 간 곳은 초월의 영역일 것이며 이것은 텍스트 내부에서 두 갈래의 길을 연다.하나는 수컷성의 최상층을 차지하는 “펫숍삼촌”을 제거함으로써 빅 브라더(‘1984’)에 필적하는 질서의 지배자 혹은 신적인 관람자(펫숍은 모든 것을 알고,또 본다)가 되는 길이며,다른 하나는 무정부적 충동을 끝까지 밀고나가 죽음에 이르는 길이다.편의상 앞의 것을 상승초월,뒤의 것을 하강초월이라고 이름 붙여 본다면,텍스트는 이 두 개의 극점을 지닌 일종의 타원 구조를 갖고 있다.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모두,두 개의 극점이 발산하는 인력 사이에서 진동하는 존재들이다.이는 일반적인 성숙의 서사와 그 음각인 ‘프랑켄슈타인’류의 ‘하위-충동’ 서사를 양 극점으로 삼는 구조이기도 하다.앞에서 벤야민의 카프카론을 예시했던것도 이 때문이다. 하위문화적 충동의 포자들은 소설적 기율(또는 성숙의 플롯)에 기생하면서 ‘엽기전’이라는 변종을 만들어낸다.이 변종의 변종성은 텍스트 내부의 공간 배치,확산에 의해 이루어지며 두 갈래로 나뉘어 각각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의 공간으로 작동한다.이들의 공동 거처는 “제2정부종합청사”“서울랜드”,“동물원”이 있는 공간 과천으로 설정되어 있다.이곳은 “수도권에서 가장 살기 좋은 시로 뽑힌”(165면) 곳이며 그 이유는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냈기 때문이다.이곳은 그러므로 엄연한 실재이기를 그치고 ‘헤이’의 “퐁텐블로”처럼 중간계급적 이상의 재현물로 전도된다.“냄새”나는 “적출물더미”들을 은폐하면서 보편적 행복을 가장하기 때문이다.여기서 “나쁜 냄새”란 “수컷성”의 기화작용 혹은 확산을 말하는 것이다.이데올로기의 상징 조작이 최고의 효율성을 발휘할 때 “살기 좋은” 계획도시 과천의 지하에서는 배제의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었던 것이다. 이 배제의 희생물이 되지 않으려면 초월적 수컷이 되는 수밖에 없다.실제로 “펫숍삼촌”의 수컷성은 배제 프로그램(사회체계)을 넘어서 있다.“세상의 눈은 그걸 볼 수가 없”(125면)는 상승초월의 영역에 놓이는 것이다.“어디에도 없으면서 어디에나 있는”(117면) “펫숍 공간”은 삼촌이라는 이름의 친숙성과 결탁하면서,체계로부터 자유로워진다.그에 반해 한창림의 엽기전 공간은 “뷰티풀 피플(사업실패로 와해된 가족 형상)”과 함께 프로그램의 희생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다.그들의 충동은 태생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들은 그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166면)들이다.영역 싸움과 경쟁에서 밀려난 패배한 수컷들인 셈이다.‘엽기전’은 “흰 연기”(281면)로 표상되는 “펫숍삼촌”의 신적인 수컷성(상승초월)과 결국은 거름이 되고 말,야수의 수컷성(하강초월) 사이에서 전율하고 있는 텍스트다. 2-3.타원형 감옥에서 목화밭으로 ‘야수적 하강’과 ‘비교(秘敎)적 초월’의 두 갈래 길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갖고 뻗어나가는 듯 보이지만 결국 동일한 장소-표면에서다시 만나기도 한다.그것은 타원 구조의 양 극점이 자신의 몸을 뒤틀어 다시 만나는 뫼비우스의 띠이다.그 장소란 린치의 장소-표면이다.거기에서는 감시와 처벌,혹은 임의적인 폭력이 끊임없이 미끄러진다.등장인물들의 모든 탈출 기도가 수포로 돌아가는 이유는 텍스트의 세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벗어날 수 없는 순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마치 버튼만 누르면 언제라도 반복재생되는 스크린처럼,그들을 둘러싼 세계는 거대한 하나의 감옥이자 부서지지 않는 벽들이다. 작중 공간에서 가장 높은 위치인 펫숍공간은 가까이 다가가 “정체를 머릿속으로 짜맞춰보다가는,금세 덩치나 안전문이 떠올라 스스로 사고를 정지해버리”(123면)도록 만들면서 영역침범을 가로막는다.이것은 감시의 내면화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태어나기 전의 공간”(122면)인 펫숍에 구체적 형상을 부여하는 것은 오로지 벽,“시멘트벽”이다.텍스트 내에서 하강의 경험적 한계인 한창림의 지하작업실 또한 피범벅의 벽들이다.거기서는 린치의 흔적이 끊임없이 번지고 미끄러지지만,벽면들에 안전하게 둘러싸인 채이다.그러므로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은 주인공들의 폭력적 도주를 이끄는 강한 유혹이자 인력의 중심이면서,동시에 막혀 있는 어떤 것이다.“사회체계”의 어두운 핵심으로 직핍하는 길은 아무 데도 없다.저항도 발악도 체계의 허가 범위 안에서 이루어질 뿐이다.이 출구 없음은 그들이 중심 혹은 주체가 아니라 ‘만들어진 존재’ 즉 “사회체계”로부터 호출받은 타자들이기 때문이다.그들은 한갓 게임속의 평면 캐릭터에 불과한 자신의 실존을 증언한다. 그도 아내도 이 사회에서,날 때부터 운명지어진 존재들이었다.(…)괴물스러운 위력이 얼마나 막강하든,바깥에 존재(타자성-필자)하는 한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가 없다…… 그래서 괴물은 장난감 수준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잠들어 있던 괴물을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 놓곤,재미로 쫓아다니며 괴롭히고,종국엔 괴물이 왔던 곳,사회 체계의 바깥으로 다시 쫓아보내는 악취미의 희생물로 전락하는 것이다.(261면) 그들이 줄곧 “내면 없는” 존재로 진술되는 이유가 그것이다.그들은 오직 표면만을 가질 뿐이며 마치 “뷰티풀 피플” 공간에 진열된 “웃는 플라스틱”(인형)들처럼 속이 텅 빈 존재들이다.신체상해 혹은 “린치”는 텍스트의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수도 없이 자행된다.“텅 빈 목소리” 혹은 “사색하지 않는”과 같은 수사들이 끈덕지게 달라붙는 린치 장면들.‘엽기전’의 등장인물들에게 있어 내면이란 기껏해야 히스테리나 조울증·분노 등으로 표면화된다.신체는 하나의 표면이고 그 내부는 또 다른 해부학적 표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참혹한 인식이 텍스트를 무심히 곁눈질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이 피비린내 나는 일상 어디에도 사색이란 물건은 없다.”(134면) 이것은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이 막힘 혹은 “육중한 안전문”,“지표면”과 같은 일종의 벽면(표면)으로 제시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이것들은 끊임없는 표면들의 연속체로 구성되어 있다.“펫숍의 공간 구조는 자연스레,네 번째 공간,다섯 번째 공간,여섯 번째(…)갈수록 안전문은 육중해지고 접근 불가능해”(123면)지는 것이며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바닥없는 심연으로 사라지는” 것이다.그것은 그들이 스크린의 격자에 갇힌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견고한 감옥의 구조 안에서,한창림은 윤수영을 린치하고,펫숍삼촌은 한창림을 공포로 길들인다.여기서 초월의 전망은 ‘성숙한 깨달음’을 통해 생성되는 것도 아니고,절망적 추락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그것은 차라리 두 극단의 장력이 이루어내는 벡터 운동의 산물이다.실제의 공간 과천을 주무대로 배치하면서 실제의 실제성을 마음껏 왜곡하고 있는 ‘엽기전’은 표층 차원의 비현실성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현실주의의 산물이 된다.여기서의 현실은 고정된 무엇이 아니라,벡터운동이라고 했듯 생성과정 중인 어떤 것이다.그것은 근대적 가족이념의 이데올로기적 침윤 혹은 수컷성의 영역 분쟁으로 요약할 만한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의 작동방식을 기괴하게 드러낸다.“현실을 직시하는 날엉덩이의 미학”은 여기서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텍스트는 현실을 괄호안에 묶는 팬터지도 아니고 은연중에 독단적 현실을 들이대고 마는 낡은사실주의도 아니다.텍스트는 생성과정 중인 현실 자체이며 끊임없이 포자 증식하는 전경화된 공간 표면들의 연쇄이다.이것이야말로 비가역적 동시성의 산물이다.이 찢어지지 않을 것 같은 혹은 “육중한 안전문” 같은 표면들은 박태자가 늘상 바라보는 “텔레비전 화면”이기도 하다.이 표면들의 연쇄는 단지 화소조합에 불과했던 한창림이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들면서 파국을 맞이한다.이때 자신의 근원적 종속성을 지각한,이 불길한 주연배우의 두 눈 앞에 “목화밭”이 출현한다.“목화밭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3부 제목) 한창림은 파국의 절정을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마치 우연인 듯,이 거대한 감옥의 바깥을 본다.그것은 초월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표면들의 완고함 앞에서,마치 자유의 계시인 것처럼 나타난다.그것은 언어적 해석의 대상이 아니다.너무나 낯설어서 오히려 공포감을 일으키는 어떤 것이다.텍스트는 그것을 “목화밭”이라고 부르지만,이미 통상적 기호로는 지시할 수 없는 대상이다.마치 최초의 인간이 자신의 세계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떼듯,“목화밭”이라고 우연히 발음된 것뿐이다.그것은 숭고(崇高)한 대상이다.체계에 붙들린 어떤 의미도 허락하지 않은 채 그저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그는 알 수 없었다.어째서 여기가 목화밭인가? 씨는 아직 뿌리지도 않았는데,언제부터 목화밭인가? 그는 볼 수도 없었다.둔덕 전체에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다.(…) 그는 목화밭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그는 삽을 놓고,두 손을 들어 눈을 가린 다음 울기 시작했다.누군가 그의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넣은 것 같았다.커다란 쇠뭉치를 그의 입에 처넣은 것 같았다.(280면) 파멸의 순간에 우발적으로 그리고 모호하게 던져진 ‘그것’은 그러나 ‘엽기전’을 허무주의로부터 구원하면서 동시에 미래로 운반해간다.이것은 획기적이다.백민석은 언어적으로 지시하지 않는다.다만 하나의 자족적인 사물을 생성시키고자 한다.그는 텍스트 위에 어쩌면 자기 자신과도 전혀 무관한 자유를 창조하려한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어느 누구의 승리도 견인하지 않는다.우리는 모두 참패한 것이다.작가도 독자도 또 그 사이의 주인공들도 이 무시무시한 자유의 숭고한 출현을 그저 흔적의 형태로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그것은 “모자이크” 너머의 현실,진정한 현실이다.“목화밭”이라는 우발적이고도 가난한 기호가 ‘진짜 현실’의 숭고한 출현을 계시하고 있다.존재의 근본적 종속성을 깨닫는 순간 “아주 작은 한 구멍”으로 그것도 “모자이크”에 가려진 채로 그것은 나타났다.부서진 몸을 이끌고 나타난 벤야민의 “역사의 천사”처럼 자신의 가난함을 최대치로 드러내면서,이 타원형 감옥의 외부로부터 자유의 기억이 도래하는 것이다.그것은 “자유라는 이름의 형벌”(사르트르)일지도 모르지만,그 형벌은 해방의 약속과 함께 하는 형벌이다. 3.어쩌면 위험하기도 한 미래 이 스크린을 바라보는 우리들과 스크린 속의 괴물들은 서로를 되비추는 거울에 불과하다.‘엽기전’은 결국 한창림의 실패담이 우리 자신의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어쩌면 우리들 관객조차도 스크린의 표면에 붙들린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할지도 모른다.“인간은 누구도 예외없이,아직 자기 자신이 되지 못했다”는 아도르노의 말처럼,우리는 하나이면서도 여럿인,전지구적 자본주의·수컷성의 경쟁 이념·패악의 은폐전략인 가족로망스·안전처리된 저항의 초월적 가상들에 중독된 채로,우리 자신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망각한 것인지 모른다.이 중독성은 그 바깥을 사유하지 못한다.‘엽기전’은 바로 이 가상의 세계에서 가상을 껴안으며,동시에 가상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뛰어넘으려는,우리들 모험의 기록이다.동시대의 소비적 재현들이 보여주는 무분별한 질주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청신하게 환기시키는 것,이 거대한 감옥에 길들지 않은 ‘고통스러운 자유의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것은 ‘엽기전’이 ‘재현의 재현’을 전략적 준거로 삼으면서 얻어진 결론이며,어떠한 질서에도 구속되지 않으려는 간고한 투쟁의 결실이다. 그러나 ‘목화밭 엽기전’이 도달한 자유의 가능성은 매우 아슬아슬한 역학 장(場) 속에 놓여 있다.그는 알레고리적 재현 전략이 갖고 있는 근본적 허무감과 형이상학적 환원주의를 힘들게 벗어나면서,90년대의 평균서사를 딛고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 중 하나를 열었다.그러나 또 다른의 수준의 위험 앞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해체와 전도의 전략은 얼마든지 동어반복에 떨어질 수 있다.이제는 자신의 전제들조차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가 출발한 전제들에 동의하지 않은 채로는 텍스트를 거의 읽을 수 없을 만큼 부자유스럽다.특히 그의 유난한 반인간주의가 그렇다.그가 그려내는 인간의 모습은 모두 알 수 없는 장력에 조종당하는 꼭두각시들이다.이것은 주체를 구조의 효과로 소급시키는,전형적인 구조주의식 사유법이다.반인간주의야말로 진정한 인간주의의 전제조건일 테지만,그것은 주장되고 선언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그것은 반인간주의가 지니는 미학주의적 성격 때문이다.계몽이성을 독단으로 몰아붙이면서,그 자리에 광기와 착란을 대신 들어앉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물론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숨쉬고 있는 n개의 가능성들을 하나하나 살려내는 가운데,그것은 소멸해갈 것이다.미래를준비할 시간은 아직 필요하지 않은가. 지면 관계상 당선자의 양해 아래 원고 일부를 줄였습니다. ■당선 소감 먼저 심사를 맡아주신 두 분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그 분들은 내게 조그마한 오솔길 하나를 터 주셨다.다만 성실한 보행객이 되지 못할까 염려스러울 뿐이다.당선 소식을 접했을 때 당황했다.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세상을 보는 눈과 귀는 여태 어둡고 그것과 반드시 겹쳐져 있을 문학도,몸과 마음에서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그러나 이왕 엎질러진 물이니 헐거운 공부와 삶을 조금씩이라도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그것이 이 무책임을 모면하는 유일한 길이겠다. 이런 자리에서 문학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일은 내 깜냥도 깜냥이려니와 풋내기로서 주제넘은 짓이다.그러나 한 시대와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역동적 협업으로서의 ‘문학’이라는,큰 그림 하나는 잊지 않으려고 한다.이 협동작업의 작은 일원으로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돌이켜 보면 내게는 스승 아닌 분이 없다.은사님들은 물론이고 선후배 친구들,가족들까지도 모두 스승이었다.나는 그저 한 장의 백지가 된 것처럼 그들의 말없는 가르침에 어두운 귀를 기울였던 것뿐이다.그들의 빛나는 존재감이 나를 이리로 오게 했다.그래서 오늘의 이 고마운 자리는 영광이 아니라 갚지 못할 부채다.이 또한 잊지 않으려고 한다. 우선 고생하시는 부모님과 하나뿐인 내 여동생 경희에게 공을 돌린다.모자란 글줄이나마 더듬더듬 쓰는 법을 가르쳐준 인하대 국문과의 선생님들,선후배 동료 분들께는 소주라도 한 잔 올려야 할 것이다.학부 시절을 내내 함께 했던 청하 동인들에게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아득하다.그리고 어려울 때마다 마음 뉠 곳을 마련해준 나의 든든한 후원자 금희에게는 사랑과 고마움을 함께 전해야 하리라. 약력 1975년 대구 출생. 인하대 국문과 대학원 재학 ■심사평 강정구씨의 ‘세상을 떠도는 목어들’은 차창룡의 시 세계를 풍자의 범주 안에 넣고 차창룡만의 특별한 풍자의 양식을 찾아내려고 애를 쓴 글이다.텍스트의 고유한 경험을 최대한 되살리는 방식으로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평론의 길이라면 강정구씨는 평론의 ABC를 안다고 할 수 있다.다만 문학의 고유한 경험은 무엇보다도 언어의 경험이지 주제의 그것이 아니다.주제를 가지고 경험의 세계를 휘젓다 보니 글이 겅중거리고 성길 수밖에 없다.김용하씨의 ‘비윤리적 세계의 재현과 윤리적 풍경의 기원’은 시적 직관을 통해 순간적으로 구현되는 창조적 공간으로서 시를 이해하고 그 창조적 공간에서만 가능한 인간 삶의 근원적인 조화의 경험을 읽겠다는 의욕이 두드러진 글이다.그러나 하나의 형식에 끈덕지게 매달렸다는 것이 개성의 표지가 될 수도 있지만,글을 도식적으로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이원동씨의 ‘떠도는 가족,주변부 삶을 보듬는 결곡한 서사’는 공선옥의 소설을 길동무처럼 따라 읽으면서 공선옥 소설의 존재의의를 설득력있게 부각시킨 글이다.그럼으로써 이 글은 독자에게는 개안을,작가에게는 위안을,그리고 글쓴 이 자신에게는 텍스트와 더불어 살아보는 경험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텍스트에 충실한 것이 얼마나 큰 미덕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글이다. 강경석씨의 ‘타원형 감옥의 외부’는 백민석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와 미학적 경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폭넓게 조망한 글이다.생의 적출물의 의미,폭력적 충동의 존재 형식,고딕의 정치적 무의식,가족 이념의 내파,세계의 남성적 지배와 타원형 감옥 구조,디지털 화소조합으로서의 삶의 경험 등등 현대성의 핵심적인 주제들을 망라하는 한편 문학의 글쓰기가 그 주제들과 동일체를 이루면서 또한 해체·변형을 행하는 가운데 도출되는 미학적 경험의 굴곡을 잘 보여주고 있다.당선을 축하하며 정진을 바란다. 김인환 정과리
  • [오픈 코리아-소통하는 사회 만들자]1부 건강정치 원년으로 (1)KSDC 총선관련 여론조사

    ■여론조사 총평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민주주의가 시민에 의한 정치(by the people)라면,선거는 바로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따라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질을 결정짓는 척도가 된다. 선거를 통해 정부의 정당성이 부여되고,적법성(legitimacy)이 부여된다.선거는 정치적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선거는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의 주인이 되게 한다.선거가 다가오면 정치의 객체였던 유권자가 정치의 주인자리를 되찾게 된다. 지난 16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우리 국민은 정치의 주체에서 다시 객체로 전락했다.그동안 각종 정치적인 부정과 정치가들의 말장난과 싸움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한숨도 쉬어 보고,분통도 터트리고,울분도 삭여 왔다.이제 이러한 정치가와 정당을 심판할 수 있는 순간이 다가 오고 있다. ●우리당 지지도 따라 결정적 영향 그러면 우리 유권자들은 어떻게 이러한 정치적 주권을 행사해야 하는가? 이번 17대 총선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노무현 정권이 수립된 후 1년 반이 지나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중간 평가의 성격을 지닌다.소수정권으로 출발하여 야당이 지배하는 의회와 마찰을 빚어 왔으며,대통령은 자신의 신임투표를 제기했고,불법선거 자금문제로 정계은퇴까지 제기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도에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중대한 선거이다. 또 역대선거와 달리 오는 총선에서는 유권자가 두 표를 행사하게 된다.한 표는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에게,한 표는 비례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정당에 투표하게 된다.열린우리당이 소선거구에서 받는 표보다 전국선거구에서 받는 표가 적을 경우 노 정권은 결정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이같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 선거이기 때문에 17대 총선은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어야 한다.우리 국민은 현재 정당과 정치가에 대해 불신감이 팽배해 있다.우왕좌왕 갈지자를 걷는 정책,불법선거 자금으로 만신창이가 된 정당과 정치가.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대통령의 발언,위축된 경기로 고달파진 삶으로 보통사람은 선거에 불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또 선거 때마다 천문학적인 불법 선거자금 수수와 살포로 국민은 선거자체에 대해 혐오감을 나타내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10%가 다가오는 국회의원선거에 절대로 투표하지 않겠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2000년 총선 투표율 57.2%나 2002년 지방선거 투표율 48.8%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을 가중시키는 작태가 또 하나 있다.선거가 다가오는데 선거의 규칙을 정하는 선거법조차 정해진 기일내에 만들지 못하고 정당끼리 고성과 육탄전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고 있는 국민들의 심경은 참담하기 이를 데가 없다. 이러한 한탄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하여서는 이번 총선만큼은 가장 깨끗한 선거가 되어야 한다.타락과 불법을 추방하는 선거가 되도록 국민 모두가 나서야겠다. ●불법행위 고발 이어져아 법을 어길 때는 가차 없이 선관위에 고발하도록 해야 한다.유권자도 후보로부터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수준 높은 시민이 되어야 한다.법을 어기는 후보,돈을많이 쓰는 후보는 선거에서 단호히 추방해야 한다. 선거가 선거로서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정당이 유권자들에게 정책을 택하도록 차별화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그런데 우리의 정당들은 아직까지 차별화된 정책을 유권자에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무엇을 보고 정당이 공천한 후보와 정당을 선택하라고 하는지 참으로 답답하다. 각 당이 차별화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면 유권자들은 또다시 지역을 보고 투표하게 되며,지역감정을 없애겠다는 정당의 구호는 공염불이 될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 미래와 질 높은 민주주의 수립의 문제는 결국 우리 유권자들이 어떻게 정치적 주권인 표를 행사 하느냐에 달려 있다.냉소주의와 비탄과 울분에만 머물지 말고 법을 어기는 후보,깨끗하지 못한 후보,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후보,철새정치인 모두를 주인의식을 갖고 내 한 표로 심판하자. ■공명선거 어떻게 우리 사회는 지금 대선자금,측근비리 등으로 총체적 혼란에 빠져 있다.우리가 선거 때마다 겪어온 심각한 선거후유증은 비정상적인 선거자금의 조성과 유통을 둘러싸고 야기됐다.이러한 반복적인 현상은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불신을 증대시키고 정치적 냉소주의에 빠져들게 한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흥미로운 사실의 하나는 응답자들이 공명선거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유권자의 의식변화를 지적하고 있는 점이다(41.1%). ‘유권자의 의식변화’란 불법선거 운동을 단호히 거부하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신고,고발하는 행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또한 불법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나 정당에 대해 표로서 응징할 수 있는 행태이기도 하다.많은 응답자들이 유권자의 의식변화를 지적하고 있다는 것은 공명선거가 선거법만을 가지고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의 행태변화가 보완적으로 작용할 때만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권자 변화없이 공명선거 불가능 공명선거를 위해 유권자의 의식변화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은 1992년 26.6%,1996년 52.1%,2000년 40.2%로 나타났다.문민정부 출범 이후 유권자들의 의식변화가 공명선거를 위해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이급상승하고 있다.이는 국민 스스로가 변하지 않고서는 민주적 정치과정을 완성할 수 없다는 성숙된 시민의식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유권자의 의식변화 다음으로 많은 응답자들이 후보 및 정당의 선거법 준수(30.7%)를 들고 있다.이는 한국의 선거풍토가 불법·탈법으로 만연되어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아무리 좋은 법일지라도 그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사문화되어 공정한 규칙으로서의 실효성을 잃게 된다. 불법·탈법 선거에 의한 승리는 참다운 승리가 될 수 없다.공정한 게임의 룰을 지키지 않고 승리했다는 것은 정권차원의 정통성이 없음을 의미한다.선거에서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지키지 않고서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정치적 혼란을 비켜가기 어려울 것이다. 선거사범의 단속과 처벌 강화를 지적한 응답자는 약 7%에 이른다.선거범죄의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그리고 선거범의 재판기간은 2000년의 선거법개정에서 강행규정으로 제1심은 6개월,제2·제3심이 각각 3개월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사법부가 선거범죄의 폐해가 지대함을 인식하여 재판기간을 엄수하고 엄정한 처벌을 하여야만 선거법을 준수하는 풍토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중앙선관위의 활발한 활동(4.9%),언론의 감시활동 강화(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최근 선거법 개정에서 선관위의 예방 및 감시활동을 무력화시키려는 정치권의 시도가 있었다.이는 국민의 의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위험한 발상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당 선호도 한나라당이 총선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한 뒤 전당대회를 개최하여 당명을 바꾸는 등 제 2의 창당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도 최근 새로운 지도체제를 선보였으며,열린우리당은 1월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경선한다. 이같은 일련의 정치 이벤트는 정당 이미지와 정당 선호를 대폭적으로 강화하여 총선에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다. ●한나라당 좋아하는 비율보다 싫어하는 비율 높아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의 여론조사에서는 없었던 일반 국민의 정당 선호도를 심층분석하였다.“현재 어느 정당을 가장 좋아하십니까?”라는질문에 대해 한나라당 15.9%,민주당 12.1%,열린우리당 11.6%,자민련 1.1%,민주노동당 1.5%로 나왔다.“좋아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51.3%였다. 한편,“현재 어느 정당을 가장 싫어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26.0%,민주당 6.7%,열린우리당 11.4%,자민련 2.5%,민주노동당 0.5%순이었다.“싫어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도 42.1%였다. 한나라당의 경우 싫어하는 비율이 좋아하는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반면,민주당은 좋아하는 비율이 싫어하는 비율보다는 훨씬 높았다.한편,열린우리당은 좋아하는 비율과 싫어하는 비율이 거의 비슷했다.이러한 수치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혐오하는 정당으로 한나라당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연합공천을 통해 선거 연합을 구축할 경우,반(反) 한나라당 결집효과가 증폭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열린우리당 좋아하는 비율 및 싫어하는 비율 비슷 한나라당을 선호한 사람 중 58.5%가 가장 싫어하는 정당으로 열린우리당을 지적했고,34.9%가 민주당을 지적했다.반면,열린우리당을 선호한 사람중 83.0%가 가장 싫어하는 정당으로 한나라당을 지적했고,9.6%만이 민주당을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내년 총선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대결구도가 될 것”이라는 돌출 발언을 했는데,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러한 양자구도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민주당을 선호한 사람 중 79.5%가 가장 싫어하는 정당으로 한나라당을 지적했지만,약 16%는 열린우리당을 지적했다.이러한 결과는 민주당을 선호하는 사람 중 민주당을 탈당한 열린우리당의 배신 이미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론된다. ■유권자 새정치 갈망 이번 조사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이 다시 출마한다면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43.1%가 투표하지 않겠다고 응답,현역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높은 불만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19.6%에 불과하며,나머지 37.3%는 응답하지 않았다.특히 이러한 현역의원에 대한 불만은 남녀·세대·학력·지역에 상관없이 사회 전반에 골고루 확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역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높은 불만은 예상했던 결과이다.대선자금을 둘러싼 각종 비리가 폭로되는 한편,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통령과 국회가 서로 팽팽히 맞서 국정운영이 순탄치 못했기 때문이다.이러한 조사 결과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기존 정당들이 17대 총선에서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를 추진하고 있는 분위기가 무관하지 않다. ■지역주의 사라질까 정당 지지율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지역 변수였다.한나라당의 경우 서울(14.2%),인천·경기(14.5%),대구·경북(20.5%)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그리고 광주·전라에서는 매우 낮은 지지율(1.8%)을 기록하고 있다.민주당의 경우는 예상대로 광주·전라에서 무려 23.9%라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대구·경북(4.9%) 및 부산·울산·경남(3.8%)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열린우리당은 대전·충청(13.5%)과 부산·울산·경남(13.8%)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반면 서울(5.3%),대구·경북(5.7%)에서 약세를 보였다. 한나라당이 영남에서,그리고 민주당이 호남에서 강세를 나타낸 것은 과거의 지역주의 선거와 관련,충분히 예상돼 왔다.또한 열린우리당이 대전·충청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은 것도 신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설명이 가능하다.특기할 만한 발견은 서울에서의 한나라당의 강세와 열린우리당의 약세,그리고 부산·울산·경남에서의 한나라당의 약세와 열린우리당의 놀라운 약진이다. ■노무현 투표자 향방 16대 대선에서 이회창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에서 61.1%가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응답했다.민주당(4.3%),열린우리당(8.6%)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응답자는 매우 적었으며,표를 던질 정당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24.1%나 되었다. 반면 16대 대선에서 노무현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는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당(30.9%)과 열린우리당(28.1%)으로 거의 반반으로 나누어질 것으로 보인다.둘을 합하면 59%로 이회창 투표자의 한나라당 지지율인 61.1%와 비슷한 수치이다.반면,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유권자는 6.8%에 불과했으며,투표할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도 28.9%에 달했다. ■후보 평가기준 변화 다가오는 17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후보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고 답한 것은 이념과 정책(48.5%),인물(30.0%),소속정당(9.5%),그리고 지역연고(5.3%)의 순이었다.이념과 정책을 지적한 유권자가 많은 것은 다분히 모범답안을 제시하려는 응답자의 경향 때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마찬가지로,지역연고를 지적한 응답자가 적은 것도 지역연고가 담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보다 의미 있는 발견은 인물을 기준으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상당수 있었으며,그 중에 절반은 인물됨에서도 도덕성의 측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인물을 기준으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유권자 중에서 46.7%가 도덕성을,21.7%가 경륜 및 경험을,17.7%가 참신성을,그리고 11.7%가 개혁성을 인물됨의 가장 중요한 측면으로 생각하였다.도덕성이 다른 요인보다 두배 이상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는 것은각종 비리 및 정치 부패 척결에 대한 유권자의 강력한 요구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어느당에 투표할까 “17대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3%가 한나라당,9.5%가 민주당,그리고 9.6%가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자민련은 0.6%,민주노동당은 0.8%,기타 정당은 1.2%를 기록했다.또 조사대상자의 15%가 ‘없다’라고 응답,기존 정당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한편 50.3%는 응답을 하지 않아,아직도 많은 유권자가 부동층으로 남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요인별로 정당 지지율을 분석해 보면,먼저 여성보다 남성이 상대적으로 열린우리당을 많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에서 한나라당 지지가 높은 반면,20대와 30대에서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민주당은 세대별로 별 차이 없는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선거 판세 전망 정당태도의 선거 효과를 보다 심층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정당에 대한 선호와 혐오를 두 축으로 하여 4가지 ‘정당 태도 유형’을 분류했다. 제1유형은 좋아하는 정당과 싫어하는 정당을 모두 갖고 있는 ‘정당 차별 인식형’(30.3%)이다.이 유형에는 속하는 사람들은 정당에 대한 분명한 선호(preference order)가 있으며 20대(38.1%),광주·전라(33.6%),대전·충청(33.7%) 등 특정 지역과 특정 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제2유형은 좋아하는 정당은 있지만 싫어하는 정당은 갖고 있지 않는 ‘일방적 정당 선호형’(12.4%)이다.이 유형에 속하는 사람은 특정 정당에 대한 순응주의 투표를 보이는 경향이 많다. 충청(12.4%)과 호남(13.3%)보다 대구·경북(16.4%)과 부산·울산·경남(15.1%) 등 영남권에서의 비율이 높은 것이 특색이다.이 지역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중 어느 정당에 순응투표가 이루어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제3유형은 싫어하는 정당은 있지만 좋아하는 정당은 갖고 있지 않는 ‘일방적 정당 혐오형’(17.5%)이다.이 유형에 속하는 사람은 특정 정당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 경향이 강하다.서울(20.45),경기·인천(20.6%)등 수도권지역에서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제4유형은 좋아하는 정당도 없고,싫어하는 정당도 없는 ‘정당 무관심형’(39.8%)이다.이 계층은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적은 편이다.서울(41.3%)과 강원(56.7%)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광주·전라(40.7%)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여 정권창출에 성공했지만 민주당이 제2야당으로 전락한데 따른 심리적 충격과 허탈감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수도권에서 제3유형과 제4유형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과 연계해 볼 때 어느 정당이 이 지역에서 돌풍을 일으켜 이 유형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낼지가 최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열린우리당,민주당 3강구도 가능성 높아 중요한 것은 정당태도 유형과 투표율간에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다.제1유형과 제2유형의 경우,‘꼭 투표할 것’이라는 비율이 각각 71.4%와 72.2%로 높았지만 제3유형은 55.3%,제4유형은 46.1%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제1유형의 경우,제17대 총선예상투표정당이 한나라당(35.0%),민주당(23.5%),열린우리당(29.6%),자민련(2.2%),민주노동당(2.2%),지지정당없음이 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조사결과는 기존의 예상과는 달리 다가오는 17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열린우리당,그리고 민주당 세 정당 간에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 방법·필진 이번 조사는 서울신문사가 한국선거학회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했다.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전국의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통화로 이뤄졌으며,95% 신뢰수준에 오차는 ±3.1%이다.조사에 참여하고,기사를 집필한 학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어수영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 회장,미국 미시간대 정치학박사 ●이영란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 부회장,서울대 법학박사 ●이남영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KSDC 소장,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박사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KSDC 부소장,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박사 ●김욱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 연구이사,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이명진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 연구이사,미국 아이오와대 사회학 박사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 이사,미국 미시간주립대 정치학박사
  • [열린세상] 정신장애의 올바른 이해

    최근 어린 두 자녀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한강에 던져 살인을 저지른 아버지가 국민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저항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익사를 하게 된 어린 생명들이 너무 불쌍하고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기까지 했던 아버지의 행동은 말로 표현하기 곤란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이렇게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일들이 우리 사회에는 비교적 자주 발생하고 있다.작년에는 유치원에 한 남자가 침입하여 원생들을 칼로 마구 찌른 사건이 있었고,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아동학대를 하는 경우도 있다.과연 왜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일까.일반인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를 하기 힘든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분명 이런 사건들을 저지른 사람들은 현실 판단력에 심각한 장애가 있거나 충동조절이 되지 않는 등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하지만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정신적 문제들을 평가받거나 제대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우리 사회는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정신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심한것 같다.그 결과 시의적절한 치유의 기회를 놓치게 되어 한 개인과 가정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나아가 이번처럼 어린 생명을 앗아가는 사건이 발생되기도 한다.나날이 발전하는 과학기술 덕분에 두뇌의 문제로 야기되는 정신적 장애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도 진일보하고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장애에 대한 개념이 아직도 30년 이전 수준으로 고착되어 있는 것 같다.“정신장애는 100% 피로 유전된다.” “정신장애는 한번 발생하면 완치가 되지 않는다.” “정신장애 환자들은 항상 공격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한다.” “정신적 문제는 마음이 나약해서 생긴다.” 등의 오해와 편견이 정신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정말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필자는 특히 어릴 때부터 가지각색의 이유로 학교나 사회에서 적응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있다.집중력이 짧아서 학업이 어려운 초등학생,불안해서 잠시도 어머니와 떨어지지 못하는 유치원생,충동조절이 되지 않아 돌출행동을 일삼는 청소년까지 참으로 다양한 문제를 보이는 아이들이다.이들이 왜이런 문제행동을 하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부모와 교사들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의학적으로 약물치료가 필요한지 등을 전문적으로 판단하여 도움을 주게 된다.이 아동들은 적절한 시기에 전문적 도움을 받게 되면 완치되거나 최소한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런 치유의 과정을 방해하는 요인 중 가장 강력한 것이 바로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무지와 편견이다.심지어 행동 문제가 심각한 아들을 아버지 몰래 어머니가 병원에 데려와 치료를 하면서 남편이나 시댁 식구들이 행여나 알게 될까 불안해하는 경우도 있다.여러 번의 설득 끝에 아버지를 만나 아이의 상태에 대해 정확하게 알리고 설득하는 경우 의외로 협조적인 자세로 바뀌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문제는 이런 과정을 통해 정신적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교육을 받게 되는 기회가 막혀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성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가족의 협조와 이해가 최우선으로 중요하다. 또한 정신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제도가 아직도 사회에 정착되지 못해 효율적 대처를 방해하고 있다.예를 들어,선진국의 경우 학교에서 정신적 문제로 인해 학업과 교우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전문적 평가를 통해 부모에게 치료를 권유하는 것이 제도화되어 있다.하지만 우리의 경우 담임교사가 혼자 노력하다가 지치게 되고 이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정신적 문제는 성격의 문제,기분조절의 문제,충동이나 분노 억제의 문제,판단력이 흐려지는 사고장애 등 그 종류와 심각도가 몹시 다양하므로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판단하기 어렵다.따라서 직장,학교,부부관계 등 일상생활에 적응이 어려운 경우 전문가에게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 제도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두 아이를 익사시킨 아버지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주변의 우리 이웃들이 그 아버지를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길만이 어린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다. 신 의 진 연세대 의대 교수 소아정신과
  • 부모 ‘과욕’ 아이들에겐 ‘과식’/우르줄라 노이만의 ‘…아이들 속마음 21가지’

    ‘독심술이라도 배워야 하나?’ 예상 밖의 행동들을 끊임없이 쏟아내는 아이를 보며 부모는 고민한다.특히 유아기 아이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그래서 그저 부모로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만을 해주며 기다린다.‘언젠간 돌출 행동을 멈추겠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진정 아이가 행복하길 바란다면 이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보다 적극적으로 자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독일의 교육 상담 전문가 우르줄라 노이만이 쓴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아이들 속마음 21가지’는 노력하는 부모들이 아이의 풍부한 감성 세계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책은 주로 취학 전 아이의 심리를 중심으로 조언하고 있다.저자가 수년간 상담소를 운영하며 겪은 생생한 사례가 함께 소개돼 이해하기 쉽다. ●아이 욕구 기준에 맞춰라 어떤 아이는 일정한 시간마다 젖을 물리면 기쁜 표정을 짓는다.먹는 양도 대체로 비슷하다.반면 다른 아이는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을 줘도 만족하지 않는다.후자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저자는 모든 아이가 부모가 정해 놓은 수유 시간,수유량에 만족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아이마다 배고픔,포만감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배가 고픈 때는 한밤중인데 그보다 일찍 젖을 물린다면 싫어하는 건 지극히 본능적이다.아이 욕구의 기준을 부모에 두어선 안된다. 흔히 아이에게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이곳저곳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여러 경험을 시도한다.심지어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업고 등산을 하는 부모도 있다.아이는 산을 오르는 내내 잠들어 있었지만 부모는 뿌듯해한다.자는 동안에라도 뭔가 인상을 받았을 거라고 믿는다.하지만 아이가 환경을 받아들이는 속도는 어른과 다르다.때문에 한꺼번에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되면 아이는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아이는 거부반응을 보이고 부모는 자신의 정성을 몰라주는 아이가 야속하다.그러는 동안 아이는 속으로 외친다.‘무작정 끌고 다니지 마세요.’ 책은 배변 훈련의 경우 세 살 무렵에 시키는 것이 적당하다고 설명한다.이른 시기에배변 훈련을 시작하면 아이는 혼란을 겪는다.아이는 왜 ‘응가’를 누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게다가 만약 아이가 배변을 해내지 못한다면 그 ‘실패’를 극복할 능력이 없어 좌절하고 만다. ●이성을 강요하지 말라 아이들은 종종 허무맹랑한 얘기를 한다.가령 어떤 아이는 천둥이 치면 ‘자신 때문에 화난 하느님이 욕하는 소리’라고 말한다.이럴 경우 어떤 부모는 천둥이라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든다.또 아이에게 어떤 위험을 알릴 때에도 논리적으로 설명해 설득하려는 부모가 있다.콘센트를 만지지 말라면서 ‘전류가 심장에 전달되면 심장 박동이 멈출 수 있다.’고 설명하는 식이다.하지만 아이는 이런 얘기를 이해하지 못한다.정신적인 ‘과식’을 경험하는 셈이다. 아이는 주관적인 해석 능력을 가지고 자신만의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만약 어른들이 너무 일찍 이성적 사고방식을 강요한다면 아이의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사고방식을 차단할 수 있다.아이는 다섯 살이 되면 자연스럽게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시작한다. 독서는 중요하다.아이가 책을 싫어하면 부모는 걱정을 한다.하지만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강요해서는 안된다.조기 독서 교육은 그저 기호를 보고 해당 의미를 연상하게 만들 뿐이다.진짜 교육은 아이에게 ‘새’라는 글자를 읽게 하는 게 아니다.‘새’를 직접 관찰하고 만져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유없는 반항은 없다 아이는 때론 ‘못된 짓’을 한다.손톱 물어뜯기부터 도벽까지.단순히 타일러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는 버릇이 없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두려움을 느끼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아이가 남의 물건에 손을 댄다면 애정 결핍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사춘기 아이의 반항에도 원인이 있다.이 시기는 호르몬에 변화가 일어나는 때라 이성 친구로부터 주목받길 원하다.그래서 선생님에게 반항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사춘기는 무엇이든 결정하는 능력을 키우는 때다.자녀가 부모 원하는 대로 행동하길 원하고 이에 어긋났을 때 야단 치기에 급급해선 안된다.부모가 아이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조정하면 아이는 자신감을 잃게 된다.스스로에 만족하지 못하는 자녀는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게 될 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반항심만 키우게 된다.부모는 자녀의 결정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책은 예비 부모들이 가질 수 있는 육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삼진기획.8000원. 나길회기자 kkirina@
  • 뭣하러 검찰수뇌 만났나/박범계 靑비서관 행보 뒤늦게 알려져 파문

    박범계(사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지난 12일 송광수 검찰총장과 김종빈 차장을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한나라당측은 노무현 대통령이 4당 대표회동에서 “불법대선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언급한 근거가 청와대의 검찰 수뇌부와의 사전조율 결과라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청와대는 15일 “오해를 살 수 있는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하며,박 비서관의 돌출행동으로 골치가 아프다는 반응이다. 파문이 일자 박 비서관은 “내년 총선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떠나기에 앞서 인사를 갔던 것”이라며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서는 단 한마디도 서로가 묻지도,답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그는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이 11일 검찰에 소환돼 이틀째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있고,노 대통령의 또다른 386측근인 안희정씨는 13일 검찰소환이 예고돼 있는,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였던 점을 “깊이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의 시작때 검찰인사 및 검찰개혁 등에 깊이 개입했었던 만큼 송 총장을 만날 필요가 있었다.”고 강변했다.그러나 역으로 그가 최근까지 검찰인사 및 개혁 등 권력기관의 개편을 담당했던 민정2비서관을 지냈기 때문에 검찰 수뇌부와의 회동은 더욱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좌(左) 희정,우(右) 광재가 모두 검찰 조사를 받던 민감한 상황에서 상투적 인사말만 나눴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안상정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10분의1’ 발언이 검찰과의 사전조율 하에서 고도로 기획된 것이라는 의혹을 확인시켜주는 사건”이라며 대화 내용 공개와 박 비서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편집자에게/ 장기적 국가경영 계획을 수립할 때

    -‘중국 대한(對韓)행보 심상찮다’(대한매일 12월13일자 1면) 기사를 읽고- 중국이 우리를 속국(?)이란다.물론 공식적인 표현은 아니지만,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국가였던 고구려를 자기들 역사 속 소수민족이 세운 일시적인 국가라고 하니,말로 표현하지 않았다뿐이지 논리상 그 소리다.그것도 일부 인사나 단체의 왜곡된 인식이나 돌출 행동이 아니라 국가가 공식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통해서다.일본은 아직도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한다.러시아는 동해상의 어로 구역을 제한하고 있고,미국은 우리 군대를 자기네 전쟁터에 파병하라고 한다.한 술 더 뜬 중국은 아예 우리 역사를 내놓으라고 한다. 한반도 현대사를 볼 때 주변 4강의 입김은 절대적이다.특히 냉전시대에는 적과 아의 구분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 확연했다.하지만 이제 국제정세나 남북관계의 변화 등에 따라 그 모든 것이 변했다.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미·일·러·중 모두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혹 우리 안에 중국에 대한 역사적 향수나 혹은 막연한 일체감같은 것이 있다면 이는 더욱 심각하다.무서운 식민 사대주의일 뿐이다. 그렇다고 단순한 감정적 대응만으로는 안된다.장기적 국가 경영 프로젝트,즉 정치적 이해관계나 세대·지역을 뛰어넘는 국가적 전략전술을 수립해야 한다.국제사회에서 적이 동지가 될 때,동지가 적이 될 때를 항상 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김시열 도서출판 운주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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