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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알몸 공연/이용원 논설위원

    무대 위에서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행위 가운데 신체 노출은 어느정도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국내에서 노출 공연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대표적 사례는 1994년 발생한 ‘미란다’사건이다. 주연 여배우가 10여분간 전라로 출연한 연극 ‘미란다’는 항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연출자는 공연음란죄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공연예술이 사법의 잣대로 벌을 받은 첫번째 기록이었다. 이후 대학로에는 ‘벗는 연극’이 한동안 판을 쳐 중년 남성들이 공연장 입구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벗는 공연은 일상화했다.2003년에 불어닥친 누드 공연 바람이 그 전환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해 가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오페라 ‘리골레토’에서는 남녀 한쌍이 성기를 드러낸 채 열연했고, 뒤이어 공연된 무용 ‘봄의 제전’‘애프터 에로스’와 뮤지컬 ‘풀 몬티’등에서 나신은 거리낌없이 무대를 누볐다. 당시에도 이 작품들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예술·외설을 둘러싼 논란은 더이상 없었다. 공연에서 옷을 벗는 것은 표현의 한 방법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TV 생방송 쇼에 출연해 하체를 노출한 카우치의 멤버 2명이 홍대 앞 일대 공연장에서 같은 짓을 여러차례 벌였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연극·춤 등은 신체를 수단으로 한 표현예술이다. 또 공연 전과정을 나체로 하건, 일정 부분만 나체로 하건 그 흐름으로서 옷을 벗은 상태가 이해된다. 반면 록 공연에서 퍼포먼스가 필수요소이기는 하지만 본질은 어디까지나 음악이다. 게다가 흐름에 상관없이 불쑥 성기를 노출한다면 이는 관객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행위로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철없는 인디밴드의 멤버들이 저지른 돌출사건을 놓고 홍대 앞으로 상징되는 언더 문화를 매도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성기 노출과 같은 공연 행태가 존재하는 것이 결국은 언더 문화 발전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행여 그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종사자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정화해야 할 것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섹스토리(10) 돌아온 사라

    섹스토리(10) 돌아온 사라

    한지섭 교수와의 청평에서의 재회…! 나는 기분이 최고조에 달했다. 클리토리스를 내 스스로 자극하여 느끼는 자위행위에서처럼, 나는 오르가슴을 몇번이나 느꼈다. 그는 일어선 채로 나의 옷을 하나씩 벗겨나갔고, 벗길 때마다 내 몸 한부분에 부드럽게 키스를 했다. 그리고 그가 내 상의를 벗기면서 나도 그의 상의를 벗기게 하고, 팬티를 벗기면 나도 그의 팬티를 벗기게 하고, 드디어 우리 둘이 다 알몸뚱이가 되자 나를 번쩍 들어올려 침대로 옮겼다. 호텔방 내부는 사방은 물론 천장까지 거울로 되어 있었다. 나는 거울에 비치는 우리 두 사람의 알몸뚱이를 보면서 더욱 흥분되었다. 한지섭 교수는 나를 침대로 옮긴 후 나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한 뒤 따라놓은 맥주를 마시더니 그것을 그대로 내 입 안에 옮겨넣어 주었다. 그러기를 몇 차례, 약간의 취기가 감도는 부드러운 분위기(Tender is Night) 속에서 그는 땅콩 몇 알을 내 입에 넣고 같이 씹어먹으며 키스를 계속 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내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내 목에 키스하며 나를 흥분상태에 빠지게 했다. 그러고는 내 귓불에 강하게 키스하여 더이상의 자극에 견딜 수 없는 나로 하여금 몸을 빼게 했다. 그러자 그는 내 몸을 강하게 붙들고 내가 신음소리를 낼 때까지 계속 귓속에서 혀를 휘저어댔다. “아…아…아…그만.”하고 말하며 내가 신음소리를 내다가 지쳐버릴 때까지 키스를 계속하는 그에게, 이번에는 거꾸로 내가 그에게 덤벼들어 그의 몸뚱어리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를 멋지게 정복해보겠다는 잠재심리 때문인지, 나도 처음에는 부드럽디부드럽게 그의 귓가와 겨드랑이, 옆구리, 젖꼭지를 빨며 손으로 그의 몸 여기저기를 어루만졌다. 그런데도 그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자 나는 좀더 강하고 세게 그의 몸을 빨았다. 그리고 내 긴 손톱으로 그의 옆구리를 할퀴었다. 내가 그의 심벌을 빨기 시작해서야 그는 낮은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성기 끝부분에 맺혀있는 이슬같은 액체를 맛있게 핥아먹다가, 그의 심벌 전체를 바나나 먹듯이 서서히 빨아들였다. 그리고 그의 심벌과 고환, 항문 등을 위 아래로 빠른 속도로 핥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그는 결국 숨넘어갈 듯한 신음소리를 내며 내 머리카락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그는 내 젖가슴을 거세게 움켜잡으며 결국에 가서는 내 클리토리스에 입을 갖다 대고 빨기 시작했다.‘69’의 형태로 우리는 서로 거꾸로 포개져 서로를 음미하며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나는 남자들에게 오럴섹스를 해준 적이 많다. 임신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고, 꼭 삽입을 하지 않고서도 남자들의 정액을 분사(分射)시킬 수 있으면 남자들은 대개 만족해한다. 하지만 남자쪽에서 내게 오럴섹스를, 쿤닐링구스를 해준 적은 많지 않다. 아마도 남자의 성기는 밖으로 돌출돼 있어 빨아먹기 쉽지만, 여자의 클리토리스는 안에 숨어들어가 있어 찾아 빨기를 귀찮아하는 듯싶다. 그러나 한교수는 역시 그답게 나의 클리토리스를 혀로 자극하기 시작했다. 여태껏 느끼지 못하던 기분이었다. 자위행위를 할 때 손가락으로 자극하는것 보다도, 그리고 남성의 페니스를 내 질 안에 집어넣을 때 보다도, 훨씬 더 강한 자극이었다. 혀끝을 뾰족하게 만든 그는 자신의 혓바닥 끝으로 내 클리토리스를 찌르며, 때로는 빨며, 때로는 혀를 빙빙 돌려가며 자극하였다.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결국 신음소리를 내뱉기 시작했고, 결국은 “그만…그만…”하고 그에게 애원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내 말에도 아랑곳 없이 계속해서 혀끝으로 내 클리토리스를 애무하였다. 그래서 나는 거의 기절상태에 이르렀다. 섹스를 하다가 기절하는 여자들이 있다는 얘기는 익히 들은 바 있으나, 내가 그런 상태에 이를 줄은 정말 몰랐다. 아마 너무 그리워하던 ‘님’과의 재회였기에 나의 쾌감이 상승작용을 해준 것 같았다. 내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는 이번에는 정상위(正常位)로 내 안에 들어왔다. 내가 ‘69’ 체위 때와는 다르게 정신을 바짝 긴장시키자, 그는 이번에는 후배위(後背位)를 시도하였다. 후배위의 자극은 만만치 않았다. 그는 내 목 뒤를 혀로 자극하며 두 손으로는 내 젖가슴을 주물렀다. 그러고는 한도 끝도 없이 계속되는 피스톤 운동이었다. 나는 후배위에서는 내 젖가슴으로 스며드는 그의 손길 덕분에 더 큰 자극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지치지도 않는지 이번에는 여성상위로 하자고 했다. 후배위에서 여자가 수동적이고 남자가 능동적이라면, 여성상위는 완전히 여자의 몫이다. 그는 가만히 누워서 나의 두 손을 꼭 잡고 있거나 때로는 나의 가슴을 만졌다. 나는 그의 육체 위에 올라타서 내 스스로 그의 심벌을 내 안에 넣고 주체적으로 피스톤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성기가 빠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그러다가 나는 점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여성상위가 클리토리스에 가장 자극이 가는 것은 내 오르가슴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체위는 여성상위였다. 한참동안 우리는 서로 신음소리를 뒤섞었다. 나는 더욱 속도를 내어 그와 나의 성기를 고무시켰다. 결국 지쳐버린 나는 그의 가슴 위로 쓰러졌고, 그의 심벌을 부드럽게 빨았다. 그는 결국 정액을 내 입 안에 분사시켰다. 나는 그의 정액을 삼킬 때 나의 목젖을 자극하는 ‘꿀꺽’ 소리를 들으며 야릇한 쾌감을 느꼈다. 남자의 정액을 삼킨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좀 역겨운 일이다. 그런데 보통 여자애들은 남자의 정액을 먹으면 얼굴 피부가 예뻐진다고 말한다. 역시 ‘사랑’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정액은 확실히 피부에 좋은 것 같다. 영화 ‘칼리귤라’를 보면 로마의 귀족 부인이 빙 둘러선 남자 노예들이 배출해내는 정액으로 온 몸을 마사지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이상야릇한 쾌감을 느꼈다. 그리고 나서 나와 상대한 여러 남자들의 정액을 마시고 나면 그 이튿날 내 얼굴 피부가 한층 더 뽀얘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액은 상대에 따라 맛이 좀 다르다. 남자가 성행위 전에 술을 마시면 이상하게도 정액의 맛이 좀 쓴 것 같다. 또 남자의 영양상태에 따라 맛과 양이 좀 틀려지는 것은 아닌지. 한지섭 교수와 나의 섹스는 약 5시간 동안이나 이어졌다. 그러면서 나는 그 이전의 남자들하고는 느낄 수 없었던 극도의 만족감과 오르가슴을 느꼈다. 그와 헤어지던 때의 생각이 떠오른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나는 더이상 그의 여자가 아니며, 그도 나의 남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가슴 깊숙이 박혀와 내 심장을 쿡쿡 찔렀다. 정말 심장이 아파왔다. 너무 아파서 나는 더이상 그가 있는 꿈 속으로 갈 수가 없었다. 몇 주일을 아무런 생각 없이 길을 걷다가,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았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서도 내릴 정거장을 놓치기 일쑤였다. 그러면서 나는 멍한 표정으로 종점까지 갔고, 학교 수업에 들어가서도 아무런 필기를 하지 않고 수업도 듣지 않은 채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정말 숨쉬기조차 힘이 들었다. 그리고 먹는 것도 부질없었다. 모든 인간관계를 끊은 채, 한시간에 한번씩 혹시라도 하여 그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해봤지만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갈 뿐이었다. 내 몸은 자꾸 말라갔고 그의 부재는 나의 죽음을 예고하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밤마다 그와의 섹스를 회고하며 혼자서 자위행위를 했다. 그러는 내 신세가 너무 청승맞고 가련해 보였다. 그렇게 시간을 때워가다 보면 내가 완전히 삭아버릴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문득 과거의 회상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과연 내 옆에 한지섭 교수가 누워있는지 손으로 확인해보았다. 그는 지친 빛을 보이며 내 곁에 누워있었다.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가 참으로 예뻐보여 그의 입 안에 내 혓바닥을 다시 집어넣었다. 최근에 한 혓바닥고리 피어싱이 그의 푸들푸들한 혓바닥을 자극시키면서 우리 두 사람의 합일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다시는 헤어지지 말아야지…. 나는 그의 목구멍 깊숙이 내 혀를 밀어넣으며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마광수는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6자 지금까진 큰 진전

    |베이징 김수정특파원|‘한 개의 지붕과 두 개의 기둥’.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큰 지붕 아래 북핵폐기와 대북 관계정상화·경제협력이라는 두 기둥을 세우는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이 기초공사가 마무리만 된다면 그 자체로 성공이라고 평할 수 있다.1∼3차 회담 때의 결과를 비교할 때 더욱 그렇다.2003년 8월 회담이 시작된 이래 결과문 안에는 북한핵이란 말은 있었어도 ‘폐기’란 단어는 없었고 ‘안전우려’는 있었지만,‘관계정상화’란 말은 아예 들어가지도 못했다. 회담 시작 일주일째인 1일 북·미간에 북핵폐기와 이에 상응하는 관계정상화 및 경제협력지원의 선후(先後)관계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지만, 이 내용이 합의문에 담긴다면 그 자체로 괄목할 만한 진전이다. 형식도 1차땐 의장국인 중국측이 언론에 설명하는 형식의 ‘의장요약’이었다.2차·3차땐 ‘의장성명’이었다. 이번엔 6개국의 서명이 들어간 공동선언의 형태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5차 회담이나 실무회담의 날짜를 9월 어느 날로 확정 짓는다면 이도 큰 성과다. 이제까지 날짜를 확정짓고 폐막한 적은 없었다. 쟁점을 둘러싼 막판 조율 결과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로선 1∼3차 때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특히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문제는 미국의 증거 제시와 북한의 부인 속에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평화적 핵이용 문제도 줄기차게 제기된 사항이다.북측이 내놓은 미국의 대한 핵우산 제공 철폐, 남한 핵무기와 주한 미군 핵시설 상호사찰 등의 주장은 회담 초기 진전의 걸림돌이었다. 초기에 기선 제압을 위한 협상용 카드일 것으로 치부했던 참가국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이 의제가 이후 실질 핵회담 과정에 돌출 의제로 다시 드러날지도 관심사다.crystal@seoul.co.kr
  • [종전 60년 수교 40년 韓日 여론조사 ②] 일본 하면 떠오르는 것

    [종전 60년 수교 40년 韓日 여론조사 ②] 일본 하면 떠오르는 것

    ■ 연상 이미지와 배울점 광복 6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부정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일본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제국주의’라는 응답이 2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문화’(12.7%),‘강대국’(9.7%),‘독도문제’(7.3%) 등 순이었다. 일본과 관련된 이미지 중에는 부정적인 것들이 긍정적인 것들을 크게 앞섰다. 제국주의에 이어 ‘나쁘다.’(13.6%),‘역사왜곡’(3.2%),‘종군위안부’(2.3%)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42.6%에 이르렀다. 반면 ‘강대국’(12.7%),‘국민성이 좋다’(7.1%) 등 긍정적인 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9.8%에 지나지 않았다. ‘일본문화’(12.7%),‘인접국가’(3.8%),‘섬나라’(2.8%) 등 중립적 이미지는 19.8%를 차지했다. 특히 20대는 ‘일본문화’(27.6%)를 가장 많이 꼽아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일본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30대 이상은 ‘제국주의’를 많이 들었는데,30대 23.6%,40대 27.6%,50대 33.8%,60대 42.2%,70대 이상 40.8% 등 나이가 많을수록 ‘일본=제국주의’를 떠올렸다. 직업별로도 ‘일본문화’(31.5%)를 꼽은 학생을 제외하고는 농립어업(34.9%), 자영업(31.8%), 가정주부(31.5%), 무직(40.7%) 등 대부분이 ‘제국주의’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이처럼 일본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훨씬 많이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다수인 68.5%는 일본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울 점이 없다.’는 답은 26.4%에 불과했고,‘배울 점이 매우 많다.’는 적극적인 답도 14.0%에 달했다. 일본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는 답은 특히 대학재학 이상의 고학력층(79.0%), 고소득층(81.7%), 화이트칼라(79.6%) 일수록 많았다. 일본으로부터 배울 점으로는 ‘과학기술’(19.0%)을 가장 많이 꼽았고,‘근면성실성’(16.4%)과 ‘시민의식’(15.9%) 등 선진의식을 드는 비율도 높았다. 이어 ‘경제력’(11.5%) ‘문화우수성’(8.2%),‘친절성’‘애국심’(각각 6.6%) 등을 배울 점으로 들었다. 배울 점으로 과학기술과 경제력 등 물질적 측면 외에도 근면성실, 문화우수성 등 인적·문화적 측면이 많다는 것은 그간의 한·일간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은 ‘근면성실’(20%)을 일본으로부터 배울 점으로 가장 많이 꼽은 반면, 남성은 가장 많은 21.8%가 ‘과학기술’을 배울 점으로 선택했다. 세대별로도 차이가 뚜렷했다.20대(28.7%)와 30대(19.3%)는 일본으로부터 ‘과학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답한 반면 40대(18.2%)부터 70대이상(27.6%)까지는 일본에서 배울 점으로 ‘근면성실’을 가장 많이 꼽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노대통령 대일 정책 노무현 대통령의 대일 문제해결 방식에 대해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은 그저 그렇다는 식의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설문 대상의 47.2%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보통이다.’를 제외하고는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2배 정도 높았다.‘잘하고 있다.’는 반응은 16.2%에 불과했지만 ‘잘못하고 있다.’는 대답은 31.1%나 됐다. 노 대통령의 대일 강경책이 일본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한 여론을 반영했음에도 불구, 노 대통령의 이같은 태도가 ‘점수’를 얻지 못한 것은 의외였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후한 평가를 내렸다. 반면 40∼60대는 젊은층에 비해 ‘잘못’ 쪽에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노 대통령의 지지층이 20,30대에 집중돼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응답자들의 기존 편향성이 이 문제에도 그대로 투사됐다고 할 수 있다. 30대의 20.7%,20대의 17.5%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40대와 50대는 14%,60대는 14.7%가 각각 ‘잘하고 있다.’는 데 점수를 줬다. 반면 50대의 38.2%,60대의 36.3%,40대의 34.2%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연령대별 선호가 두드러진 셈이다. 그러나 학력·소득·직업·지역·도시규모·출신지에 따른 차이는 외교문제란 특성 때문인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소득별로는 고소득층이 중산층보다 2.5%포인트, 저소득층보다는 3.5%포인트 더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출신지역별로는 제주(36.4%)가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는 제주와 제주 출신들이 여행업, 무역 등 일본인 대상의 생업 종사 비율이 높고 접촉이 비교적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취임 초 노 대통령의 전향적인 태도에도 불구, 한·일관계 진전 방향의 괴리, 강경책에 따른 한·일관계 악영향 우려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31.8%)보다 블루칼라(45.2%) 종사자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 초 한·일관계를 언급하면서 일본측에 더이상의 사과나 사죄를 언급하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두 나라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호의를 보였다. 그러나 그뒤 좋은 결과는커녕 한국인들의 민족 감정과 자존심을 훼손하는 일본의 행동이 잇따라 돌출, 노 대통령의 정책에 의구심이 들게 했다. 시마네현 의회의 지난 2월 ‘다케시마 날’ 제정조례 통과, 과거역사를 미화하는 후소샤 역사교과서 검정통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따른 한국인의 대일감정 악화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노 대통령이 국가원수로는 외교사상 유례없이 직설적 발언을 구사하며 강경한 태도로 바뀐 것도 일부 계층에선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교 관행과 금기를 깨고 일본을 직설적으로 공격하는 노 대통령의 태도가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한·일관계의 미래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과거사 문제 대다수 한국 국민들은 종군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측의 사죄와 보상이 불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과거사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먼저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사과와 피해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61.2%),‘동의하는 편이다.’(26.4%) 등 동의한다는 의견이 87.6%로 나타났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특히 일본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 한국 내 일본 우호 계층에서도 동의한다는 의견이 88.2%에 달한다는 점은 일본 정부가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이어 ‘일본이 과거 한국 식민통치에 대해 충분히 사죄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사죄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89.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92.1%), 직업별로는 블루칼라(96.2%), 지역별로는 읍면지역(55.7%)에서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이는 일부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 식민통치를 합리화하고 미화하는 발언을 끊임없이 내뱉고 있고, 일본 정부 차원의 성의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당면과제에 대해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56.1%가 ‘독도, 종군위안부, 역사 교과서 등 과거사 문제 해결’을 지적했다. 특히 20대(61.8%), 30대(60.2%)가 60대(54.9%),70대 이상(52.1%)보다 많았다. 양국 관계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젊은 세대가 과거사 문제를 더욱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 ‘경제협력 강화’(15.4%),‘문화교류 확대’(10.3%),‘우방으로서 외교문제 공동대처’(10.6%) 등에 대해서도 골고루 언급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인들은 한·일관계에 있어 과거사 문제에 비중을 두면서도 경제와 외교, 사회문화 등 실리적 이해관계 역시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국교정상화후 잘된점·못된점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간에 가장 잘된 일로 ‘모르겠다.’는 응답이 36.3%로 가장 많았다.‘없다.’는 답도 14.4%에 달해 한국인 2명 가운데 1명은 지난 40년간 한·일 간에 잘된 일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아 주목을 끈다. 그래도 가장 잘된 일로 꼽은 것은 ‘교류확대’(21.2%),‘경제협력’(12.7%),‘월드컵 공동개최’(10.4%),‘한류붐’(3.1%) 등이었다. 특히 일제 식민치하를 몸소 겪은 70대 이상은 국교 정상화 이후 잘된 일이 ‘없다.’는 대답이 25.4%를 차지, 전국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모른다.’는 응답도 42.3%로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한·일간 잘된 일에 대해 이처럼 무응답 비율이 높은 것은 최근 독도문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 탓으로 보인다. 즉 잘된 일이 있다 해도 이를 부정하려는 감정적 태도가 앞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양국간 교류확대를 가장 잘된 일로 평가한 것은 한·일관계의 긍정적 측면이라 할 수 있겠다. 국교정상화 이후 잘못된 일로는 가장 많은 22.3%가 ‘독도문제’를 꼽았다. 한국 국민들은 한·일관계 40년을 평가하면서 최근 불거진 문제를 가장 잘못된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 잘못된 일로 ‘과거사 청산’(16.4%),‘역사왜곡’(15.7%),‘일방적인 정치외교’(2.4%) 등을 지적했다.‘모른다.’거나 ‘무응답’은 31.3%,‘없다.’는 6.3%를 차지했다. 70대 이상은 ‘독도문제’(22.5%) 못지않게 잘못된 일로 ‘과거사 청산’(18.3%)에 큰 비중을 뒀다. 반면 20대는 ‘과거사 청산’(11.5%)보다 최근 현안인 ‘독도 문제’(24%)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역할 평가 국민들의 다수는 한·일관계에 있어 미국의 역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일관계에 미국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응답(46.5%)이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응답(16.8%)보다 약 3배 높게 나타났다.‘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응답은 25.8%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앞섰는데 특히 반미감정이 상대적으로 강한 20대(53%),30대(53.3%)에서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51.1%)이 여성(42%)보다 미국에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다. 학력별로는 대학재학 이상의 고학력층(55.1%)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소득별로는 고소득층(53.9%)과 중산층(50.5%)에서 부정적 평가가 50%를 넘어섰다. 직업별로는 학생(56%)과 화이트칼라(54.6%)층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높게 나왔다. 이외에 도시규모별로는 읍면지역 거주자(56.6%)가 대도시나 중소도시 거주자보다 한·일관계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출신지역별로는 강원(54.9%)과 제주(54.6%)가 부정적인 평가가 높았고, 이북 및 기타 지역은 유일하게 긍정적인 평가(33.4%)가 부정적 평가(33.3%)를 근소하게 앞섰다.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과거 전통적인 한·미·일 안보 공동체제에서 벗어나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동북아 안보에 탄력적으로 대처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구상은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미·일 간에는 이해와 협조가 잘 되고 있으나, 한국의 입장이 미·일과 달라 고립되는 양상이 반복됨으로써 이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졌다. 결론적으로 한국 국민들은 미·일 동맹체제의 강화가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일 공동 국민여론조사 원본 자료 보기
  • “인디문화 양지로 유도를”

    “인디문화 양지로 유도를”

    MBC ‘음악캠프’ 성기 노출 사태의 파고가 가요계 전반에 메가톤급 쓰나미로 몰아치고 있다. 비주류 음악계는 인디 음악 전체에 대한 왜곡된 시각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주류 음악계도 불황인 음악 시장이 더욱 더 위축될까 난감해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음지에 숨어 있던 인디 문화를 양지로 끌어내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디 전체 매도 말아야” 사고 직후 인디 밴드와 홍대 앞 클럽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싸늘한 시선은 “평소 클럽 공연에서도 이같은 일들이 흔하게 벌어지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인디 음악계와 홍대 클럽가는 한 인디밴드의 돌출 행동을 인디 음악계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홍대앞 음악인들의 모임인 ‘라이브음악발전협회’ 김영등 대표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라면서 “사고 당사자인 ‘럭스’나 ‘카우치’는 홍대 앞 클럽을 주무대로 삼는 수많은 인디밴드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홍대앞에서 6년째 활동하고 있는 한 인디밴드 멤버도 “공연 도중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병을 깨고, 물을 뿌리고, 욕설을 하고, 약간의 노출도 하지만 노골적으로 성기를 노출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음악계 전체 위축돼서는 안돼” 인디 음악은 상업적인 거대 제작 자본과 유통 시스템에 기대지 않는 ‘독립음악’을 일컫는다. 홍대 앞에만 20여개의 ‘라이브클럽’이 있으며, 전국적으로 록·펑크·힙합 등 1000여개팀의 인디밴드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1년에 내는 음반 수만도 200여개로, 대중 음악계 1년 음반 제작 물량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저변을 확보하고 있다. 음악 관계자들은 인디 음악의 위축이 결국 대중 음악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중음악 평론가 박준흠씨는 “‘음악적 다양성’측면에서 인디 음악이 위축된다면, 결국 가요시장 전체의 ‘파이’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중 가요계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영향력 있는 지상파 방송의 음악프로그램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우선 그렇다.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가수와 노래를 홍보할 장이 더욱 줄어들어 음반제작사 입장에서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음반 시장이 더욱 위축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양성화 할 필요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인디 음악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프로그램 폐지나 홍대 앞 클럽 단속 등 근시안적 조치보다는, 오히려 인디 음악 관련 프로그램을 늘려 대중과의 교감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인디 문화를 수면위로 끌어 올려 대중에게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재발방지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도 1일 ‘프로그램 폐지로 문제해결 못 한다’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해당 프로그램이나 코너를 무조건 폐지하는 식의 대응 보다는 합리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강남 거리 단정해진다

    서울 강남구의 간판 등 옥외광고물 디자인이 5개 형태별로 통일된다. 또 타 자치단체에서도 동일한 규격의 옥외광고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도시의 표정을 단정하게 바꾸는 데 앞장서고 있다. 서울 강남구(구청장 권문용)는 27일 옥외광고물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 최초로 ‘사인디자인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사인디자인시스템’이란 국제공통의 그림문자인 픽토그램과 문자를 합한 이디어그램을 사용, 세련된 디자인과 건물별 컬러 코디네이션을 체계화·통일화한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광고물 제작자나 광고주는 보다 세련되고 편리한 광고물을 제작, 부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병원이나 약국, 교육관련 분야 등 11개 업종에 227개의 이디어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들 업종의 옥외광고물은 가로, 세로, 돌출, 지주형 등 5가지 형태별로 502개의 다양한 디자인을 갖춰 입맛대로, 분위기에 맞는 다양한 광고물을 선택할 수 있다. 또 건물이나 지역 및 업종 분위기에 맞춰 회색, 빨강, 노랑, 녹색, 파랑, 보라 등 6가지 색을 5단계로 분류, 모두 30가지 컬러의 옥외광고물 90여종을 예시해 놓았다. 다시말해 모든 가능한 옥외광고물의 크기, 모양, 색상 등을 업종에 따라 규격화, 표준화한 셈이다. 구는 앞으로 신규로 옥외간판을 신청하는 주민들에게 이 시스템 활용을 적극 권장해 도심 분위기를 더욱 세련되게 바꾸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기존의 간판 등 옥외광고물에 대해서는 파손이나 업종변경 등 교체가 불가피할 경우만 이를 권고할 방침이다. 구는 또 ‘사인디자인시스템(www.sign.gangnam.go.kr)’을 구청 홈페이지에 구축(현재는 www.cunderspace.co.kr), 지역주민뿐 아니라 전국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백반증’ 레이저로 잡는다

    ‘백반증’ 레이저로 잡는다

    백반증. 피부 색소가 없어지면서 특정 신체 부위가 하얗게 변색되는 이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여름나기가 힘겹다. 겨울과 달리 여름에는 옷이 짧아져 아무리 애써도 병변 부위를 감추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백반증을 가진 사람들은 여름만 되면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와도 싸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백반증 스트레스를 크게 덜 수 있게 됐다. 레이저를 이용한 백반증 치료술이 보험 적용을 받게 된 때문이다. 예컨대 병변 부위가 10㎠ 이하, 즉 500원짜리 동전 크기 정도의 백반증을 치료하려면 예전에는 환자 부담금이 3만원을 넘었으나 이제는 1만원 정도면 된다. ●백반증이란 백반증이란 피부 멜라닌 세포가 소멸되면서 피부에 다양한 형태의 흰색 반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인구의 0.5∼2%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피부 백반화 외에 특별한 자각증상은 없으나, 대부분 병변 부위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옷으로 가릴 수 있는 몸통에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얼굴이나 손처럼 노출 부위에 생겨 취업이나 생업에 지장을 주는가 하면 대인기피증 등 심각한 스트레스 후유증을 보이기도 한다. ●원인과 진단 아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소인이 강해 가족력이 있으면 발생 빈도가 높으며, 그 밖에 자가면역에 의한 멜라닌 세포의 파괴, 스트레스, 외상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백반증은 임상적 증상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비슷한 증상의 다른 질환도 있으므로 자세한 병력 청취와 환부검사, 자외선을 병변에 비추어 관찰하는 우드등검사, 곰팡이검사나 조직검사로 진단하기도 한다. ●증상 우윳빛 탈색반이 피부 어디에나 생기나 특히 손, 발, 무릎, 팔꿈치 등 뼈가 돌출된 부위나 눈과 입 주위에 많이 생긴다. 또 외상 부위에 백반증이 생기기도 하므로 백반증을 가진 사람은 외상을 주의해야 한다. 백반증은 단순한 피부 탈색 말고도 눈의 홍채나 망막의 색소이상을 초래하기도 하며, 갑상선 기능 이상, 당뇨병, 악성빈혈, 원형탈모증, 홍반성 낭창, 피부경화증 등 자가면역성 질환 발생률도 높인다. ●치료 최근 백반증 중 외부에 노출되는 부위, 즉 얼굴과 목, 팔 전체와 손, 무릎 이하에 대한 엑시머레이저 치료가 보험 대상으로 인정돼 치료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엑시머레이저 치료는 백반증에 가장 효과적인 308nm 파장의 레이저를 환부에 쪼여 피부 속 멜라닌색소를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기존 광선치료에 비해 멜라닌 생성효과가 크고 빠르며, 치료 기간도 최고 3분의1까지 줄일 수 있다. 통증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매주 2∼3회 간격으로 1∼2개월 정도면 가시적 치료효과가 나타나며 얼굴의 경우 4∼5개월 후면 75% 이상 호전된다는 임상 보고도 있다. 엑시머레이저 이전에는 자외선을 이용한 광선치료, 스테로이드 제제를 국소 도포하거나 주사제로 투여하는 치료, 면역억제제나 표피이식술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표피이식술은 병변의 변화가 없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한계가 있으며, 광화학 치료는 광독성 약물인 소랄렌을 복용하거나 피부에 도포해야 해 임신수유부, 방사선 치료력이나 피부암 병력이 있거나 백내장, 심혈관 질환, 간질환, 신장질환, 수포성 질환, 면역 결핍 환자, 홍반성 낭창 등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성형외과 부설 백반증 레이저센터의 류지호 박사는 “2003년부터 엑시머레이저로 백반증을 치료한 결과 40회 치료 후 얼굴 병변 부위의 75% 이상이 호전된 환자가 69%나 됐다.”고 밝혔다. 이 임상 결과는 오는 10월 영국 런던에서 열릴 유럽 피부과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 도움말 류지호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한국인 얼굴 과거·현재·미래] 턱 짧아지고 이마 넓어져 윤곽 뚜렷

    [한국인 얼굴 과거·현재·미래] 턱 짧아지고 이마 넓어져 윤곽 뚜렷

    당신의 얼굴이 대한민국의 역사이다. 미소 짓고, 웃고 울고, 찡그리며 화내는 수많은 표정을 만들어 내는 한 사람의 얼굴은 그 자체로 걸어다니는 박물관이다.100년 전과 현재,100년 후, 우리 얼굴의 변화상을 소개한다. ●얼굴 커지고, 두상 길이 유지 조용진 교수팀은 흥미있는 결과를 내놓았다. 한국인의 얼굴 길이(머리카락과 피부의 경계선인 발제점부터 턱 끝까지)는 늘어난 반면 두상 길이(정수리에서 턱 끝까지 길이)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얼굴 길이는 100년 전 남자가 19.2㎝, 여성이 18.3㎝였으나 현재 각각 19.4㎝,18.8㎝로 늘어났다. 반면 두상 길이는 100년 전 남성이 23.5㎝에서 현재는 큰 변화가 없거나 근소하게 줄었다. 여성의 두상은 남녀 성차가 감소하면서 21.5㎝에서 23.0㎝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두상의 좌우폭은 크게 늘어 100년 전보다 남성은 1.1㎝, 여성은 1㎝ 늘었다. 조 교수는 “좌우폭이 커지면 얼굴의 앞뒤도 늘고, 정수리가 높아져 뇌의 발달을 의미한다.”면서 “뒤통수에 튀어나온 돌출점도 점차 아래로 내려오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변화들이 얼굴의 구조를 바꾸는 요인이 된다. ●한국인 ‘안면 비율’이 바뀌고 있다 100년 전 한국인의 안면 비율은 ‘상안(발제점∼미간):중안(미간∼코밑):하안(코밑∼턱밑)’이 0.6:1:1.14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대 얼굴은 1.1:1:0.8 정도의 비율. 즉,100년 전 한국인은 턱이 발달해 강인하고 투박한 인상을 줬지만 미래로 갈수록 역삼각형 두상이 많아지고 유순한 인상이 된다는 것이다. 원인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식습관으로 인해 턱관절이 둔화되는 데 있다. 턱이 짧고 작아진 비율만큼 이마가 넓고 길어지도록 발달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연구팀은 턱의 이런 변화가 발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성체형 7등신에서 7.3등신으로 “한국인은 중국인과 일본인과도 닮지 않은 반면 두 민족보다 더 잘 생겼다. 성인 남자의 평균 신장은 163.4㎝. 여자의 평균 신장은 확인할 수 없는데 땅딸막하고 펑퍼짐하다.” 1890년대 조선땅을 밟았던 영국왕립지리학회 회원인 이사벨라 비숍 여사가 본 한국인의 모습이다. 100년 동안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여성이다.1930년대 여성의 평균 신장은 150.3㎝.1세기 만에 160㎝로 성장했다. 당시 낮은 사회적 지위가 얼굴에서부터 성차별의 흔적을 남긴 것이다. 근대 이후 여성의 얼굴폭은 같은 시기 남성보다 2배 이상의 증가폭을 보였다. 상·중·하안이 고르게 발달했고 체형은 7등신에서 7.3등신이 됐다. 연구팀은 80년대생 여성이 이전 세대보다 얼굴 크기가 급격히 발달한 뒤 90년대 출생자부터 둔화된다는 분석이다. 또 남성 얼굴의 여성화가 두드러져 100년 후에는 앳된 얼굴의 꽃미남형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70년대 출생 이후 현대 얼굴 학계는 6세기 인골을 근거로 현대의 한국인 얼굴이 통일 신라시대 이후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본다. 본격적인 변화는 70년대 출생자부터 시작됐다. 골격과 신장의 절대치가 커지면서 60년대 출생자와 비교할 때 상안의 발육이 눈에 띄게 뚜렷해졌다는 지적이다.70년대 국내에 서양 육아법이 본격 도입되면서 한국인의 체형과 얼굴에도 서구화 바람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윤정섭(성형외과 전문의) 한국인체미학회 학술이사는 “과거 미스코리아는 광대뼈, 중안·하안이 고루 발달해 원숙미가 돋보였다면 현재는 광대뼈가 들어가고 턱뼈가 짧아져 앳된 얼굴이 주류를 이룬다.”면서 “남녀 얼굴의 변화가 지난 20년 동안 집중됐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순수한 정계복귀?… ‘연정’ 새 불씨

    현 시점에서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의 정치무대 복귀는 정치권의 셈법을 복잡하게 한다. 일단 그가 한나라당과 민주당과의 연대 모색에 나섰다는 점은 언뜻 두 야당에 이로워 보인다. 연정(聯政)의 화두는 여권이 먼저 띄웠으되, 주도권은 야당이 잡는 형국을 그려봤을 때의 얘기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발언 이후 많은 이들이 사실상 열린우리당-민주당, 열린우리당-민주노동당의 연대를 염두에 두었다는 점에서 보면,‘짝짓기’ 현상이 당초 의도와는 다르게 나타난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써 연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불붙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여권이 남몰래 먼저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여권은 노 대통령의 언급 이후 연정 논의를 이어가려 애썼으나 역부족이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나아가 민주노동당까지 연정 논의에 호응해오는 당은 없었다. 야권이 먼저 행동을 개시해 준다면 대단히 고마운 일일 수 있다. 사실 야권이 연정 논의를 일축한 데에는 연정 발언이 부동산 문제와 경제난, 서울대 입시문제 등 돌출된 각종 현안을 희석시키려는 것이라는 의구심도 작용했다. 나아가 연정논의가 야권을 분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어차피 연정의 대상은 야권의 ‘일부’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요소만으로도 연정 논의는 야권에 충분히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표가 이명박 서울시장을 한나라당과의 연계 통로로 할 것이라는 소식은 파장에 폭발력을 더한다. 우선 한나라당에 논란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 의원이 지난 14,15일 민주당과의 합당론을 거론했을 때 당내에서는 ‘너무 이른 시기에 연정론을 수면 위로 띄울 경우 향후 여권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민주당도 아직은 합당 논의 등에 손사래를 치며 조심스럽다. 야당 내 야기될 논쟁은 양당간 연대 움직임에 추동력을 제한할 수 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의중과의 상관 관계에도 관심이 모아지나, 별로 중요치 않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17일 “대개 이런 경우 정치 지도자의 의중은 끝내 확인되지 않은 채 넘어가거나 일의 말미에 그 일단이 확인되는 수준에 그치기가 쉽다.”면서 “DJ로부터 드러나게 될 후광의 양은 김 전 대표 자신의 활동력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움직임과 관련, 연정의 형태와 목표점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고 있는 여권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盧대통령 “연정이라도 해야”

    盧대통령 “연정이라도 해야”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과 연정(연합정부)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연정 필요성에 대해 발언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여권의 수뇌부 모임인 ‘11인 회의’에 예고도 없이 참석해 “정부와 여당이 비상한 사태를 맞고 있다.”면서 이렇게 언급했다고 2명 이상의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이같은 발언을 한 지 일주일이 채 안 된 지난달 30일 열린우리당은 민주노동당과의 ‘공조’로 한나라당이 제출한 윤광웅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부결시켜,‘여소야대’상황에 처한 여권이 ‘개혁연대’ 등으로 출구를 찾은 것이 아니냐는 등의 관측도 제기된다. 노 대통령은 또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안 통과가 안된다. 우리 정부는 내각책임제적 요소가 있으니까 국회의 다수파에게 총리 지명권과 조각권을 주면 국정이 안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여권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행담도 사건과 철도공사 문제(유전게이트)로 타격을 많이 받았다. 이권 개입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월권은 있었다. 부담스럽고 여러분에게 미안하다.”면서 “그러나 (정치권이)그런 문제들과 국정 운영을 별도로 봐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치권 일각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노 대통령의 ‘연정 구성´ 돌출 발언에 모두 놀라워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당 지지도가 10%대로 추락하고, 국정 운영의 구심점으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는 것에 대해 노 대통령이 심각한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연합정부는 ‘DJP연합’처럼 일부 장관직을 나눠갖는다는 것인데 국민정서 등 여러가지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며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 연정 구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되는 것은 없지만, 정치는 흐르는 물과 같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대통령은 연정은 의회정치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찬구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몰아가기’식 부동산 보도/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짧은 기간에 폭등한 부동산 가격과 관련, 언론의 보도태도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언론의 부풀리기 보도나 과장보도가 가격을 부추기는 데 일조했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언론으로서는 투기바람이든 무엇이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사실 그대로 보도했을 뿐이라는 말로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있는 그대로, 사실 보도를 한 것일까. 진실은 오히려 언론이 부동산과 관련된 보도를 하면서 어느 한편으로 ‘몰아가기’를 하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최근의 부동산 관련 기사만 들여다봐도 왜곡보도 관행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언론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 그것도 급등 쪽을 뉴스로 삼는 경향이 있다. 언론은 지면과 시간의 제한으로 인해 전국의 부동산 가격 동향을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부동산 가격의 보합세 또는 하락보다는 좀더 흥미로운 뉴스일 수 있는 가격상승 쪽에 초점을 맞춘다. 부동산 가격은 단기적으로 폭등할수록, 특정지역에서 돌출적인 현상을 보일수록 뉴스가치가 높아진다. 서울 주변 일부지역의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난 단기간 가격 폭등을 언론들이 일제히 크게 보도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어떤 신문은 30평짜리 아파트가 처음으로 10억원대를 넘어섰다며 마치 스포츠 경기의 기록을 중계하듯 보도한다. 이런 보도는 그 자체로는 사실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일부지역의 특이한 현상을 전달한 기사가 마치 전국 부동산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많은 언론들이 실제로 부동산 관련 기사에 “전국 투기 광풍” “땅값이 춤춘다”와 같은 선정적인 제목을 달고 있다. 부분적인 현상을 전체로 확대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기실 부동산 가격동향 보도는 많은 경우 사실보도의 요건을 위배하고 있다. 신문에서 보도하는 부동산 가격은 부동산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 실제가격이기보다는 파는 측에서 부르는 호가인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기사들을 보면 전반부에 실제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처럼 서술하다가 후반부에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도 호가 중심으로 들썩일 수 있다.”며 슬쩍 꼬리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 기사에 쓴 가격이 호가였음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급등하는 서울 강남의 부동산시장에서 호가와 실제 거래가격 사이에는 최고 2억원 이상의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호가를 중심으로 한 보도가 그만큼의 오보를 낸 셈이다. 언론이 이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 쪽에 초점을 맞추고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호가를 중심으로 보도하는 것은 취재원을 부동산업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들에게는 산재된 실제 부동산시장을 취재하는 대신에 부동산업자를 찾아가 가격동향을 묻는 것이 손쉽고 효율적일 것이다. 이때 가격이 오를수록 유리한 부동산업자들의 입장이 기사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부동산 기사가 몰아가기식 보도를 일삼는 것은 취재보도 구조와 관행이 고착돼 있기 때문이다.176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신문들은 지방의 부동산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고 있다(서울신문 6월25일자 3면-‘들썩거리는 지방 부동산시장’). 이와 같은 보도는 이전의 부동산 관련 보도에서 보듯 매우 도식적이다. 기사 내용도 공공기관 이전이 발표된 시점에서 쓴 것이기 때문에 대체로 예측보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투기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서두에 서술한 뒤, 기사 내용은 “전국적으로 땅값이 올랐다.”고 보도하고 있다. 실제 오른 것이 거래가격인지 호가인지 구별도 모호하다. 그러고는 말미에 “오를 수 있으며” “호가 중심으로 들썩일 수 있다.”고 덧붙인다. 언론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집중적으로 보도할수록 실제 가격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 언론은 이제 객관적인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역의 하나가 되고 있다. 언론이 부동산 가격 폭등에 적극적인 책임을 질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객관보도를 위한 반성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임영숙 칼럼] 아들을 軍에 보낸 어미 마음

    [임영숙 칼럼] 아들을 軍에 보낸 어미 마음

    생때같은 자식을 어처구니없는 총기난사 참극으로 잃은 부모 마음을 누가 위로해줄 수 있을까. 많지도 않은 군대 봉급을 모아 휴가 나올 때 디지털 카메라나 씨암탉을 사오던 그 착하디착한 아이들이 비명횡사한 것도 원통한데, 그들이 불명예스럽게도 이른바 ‘언어폭력’을 휘두른 ‘가해자´ 로 지목됐으니 그 기막힌 심정을 누가 다독여줄 수 있겠는가. 내 아들도 군대에 보낸 어미로서 그분들께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며 숨진 여덟 장병들의 명복을 빈다. 또 공포의 현장에서 살아 남은 병사들의 부모들은 얼마나 애태우고 있을까. 그때 받은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을텐데, 최종수사결과 발표장의 증언대에까지 세워진 아이들의 모습을 TV로 보며 얼마나 가슴 졸였을까. 한편 엄청난 사고를 저지른 김 일병의 부모 마음은 어떠할까. 김 일병의 고등학교 때 선생님은 그가 조용하고 평범한 아이였는데 그런 일을 저질렀다니 믿을 수 없다고 했지만, 아들을 잘못 키운 죄인이 돼 누구에게 하소연도 할 수 없을 그 처지는 또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분들의 손도 잡아드리고 싶다. 경기도 연천군 중부전선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지난 주말 발생한 사건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어느 쪽 부모의 처지에라도 졸지에 당면할 수 있음을 일깨운다. 가해자조차 피해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우리 군대의 상황이라니…. 군대 가기 싫어하는 아이의 등을 떠밀다시피 보낸 것이 7개월 전이다. 대학생이 되자 ‘엄마’란 호칭을 ‘어머니’로 바꾸었던 녀석은, 논산 훈련소에 입소하던 날 애써 의젓한 척했다. 나 역시 그애 마음이 약해질까봐 억지로 웃어 보였다. 아이가 훈련소를 떠난 다음 훈련병에게 인분을 먹인 사건이 터졌지만 극히 예외적인 돌출사건이려니 여겼다. 아들이 배치된 부대가 후방이고 특히 내무반 분위기가 좋다고 해서 안심했다. 그러나 지금은 불안하다. 말로는 항상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하지만 혹시 무슨 문제가 없을까. 그래 지난번 면회 갔을 때 아이 얼굴이 약간 어두워 보였었는데….“엄마 아빠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으면 군종 신부님께 고해성사하듯이 말씀드려라.”했더니 그애 얼굴이 밝아졌었지.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어쩌나. 이번 참사의 원인을 두고 일부에서 성추행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아이가 후방부대에 있는데도 이러한데 총기사고 위험이 있는 전방부대에 아들을 보낸 부모들의 마음은 얼마나 불안할까 싶다. 20년 전에도 같은 부대에서 똑같은 참극이 일어났으나 당시 군사정권 아래서 은폐됐었다는 것이 연천 참사 이후 밝혀지고 다른 부대에서도 총기 난사사고가 있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불행한 사고가 계속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이번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서 효과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 병사의 개인적 성격결함에 초점을 맞춘 듯한 군 당국의 최종수사결과 발표는 미진한 느낌을 준다. 서둘러 덮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병영문화를 비롯해 군 내부의 심각한 문제점들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그 해결방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졌다. 모병제든, 지원제든, 복무기간의 축소든,GP 근무자에 대한 엄격한 심사와 획기적인 인센티브 제공이든 간에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즉각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해 가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군대가 자식 보내기 두려운 곳이어야 하는가. 지금 군대에 아들을 보낸 부모는 물론이고 앞으로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할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을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해달라. 논설고문 ysi@seoul.co.kr
  • 새만금 수질 4년만에 재조사

    새만금 수질 4년만에 재조사

    새만금 간척사업과 관련한 정부내 발걸음이 부산하다. 새만금 간척지의 토지이용계획을 당초 농지전용에서 복합산업·레저단지 조성 쪽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서울신문 5월30일자 1·5면 참조)하고 있는데 이어 최근엔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에 대해서도 지난 2001년 최종적으로 실시한 이후 4년 만에 재예측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만경강 수역 담수호의 (예측)수질은 새만금 1심 소송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재판의 향방을 가름할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여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환경부와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소속 새만금환경대책위원회(위원장 조영택 국무조정실장)가 최근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을 재예측(오는 2012년 기준 수질)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 관계자는 “(새만금환경대책위원회는)정부 각 부처가 제출한 수질개선 대책 및 현황 자료를 토대로 지난달부터 재예측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늦어도 오는 9월까지는 재예측 결과를 내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2001년 수질예측 당시 고려된 여러 조건들이 4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이 달라지거나 새로운 변수가 돌출해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의 돌연한 수질 재예측 실시는 현재 서울고법이 심리 중인 항소심 재판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만경강 하구의 수질이 최근 들어 부쩍 좋아진 것으로 측정되자 이런 상황을 반영해 수질예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득실 계산이 있었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정부가)이번 재예측 결과가 좋을 경우 예측치를 공개해 소송에 유리한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면서 “공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비공개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어떤 경우든, 수질 재예측은 한동안 잠잠하던 새만금 논란을 다시 촉발시킬 공산이 크다. 만경수역 담수호에 대해선 환경부와 민관공동조사단 등의 주도로 그동안 4차례 수질 전망이 이뤄졌는데 “축산 폐수 처리 문제 등 실현하기 어려운 수질개선 대책을 반영하더라도 총인(T-P) 농도가 농업용수 기준(0.1㎎/ℓ)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다. 이번 재예측 결과가 지금까지의 예측과 확연히 다를 경우 정부와 환경단체 등과의 다툼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새만금 수질문제에 대해 비관적 입장을 취해 온 환경부는 재예측의 필요성은 받아들이면서도 몇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연만 수질보전국장은 “만경강 수질이 좋아진 것은 (1급수인 용담댐 물이)당초 전주권 농공용수로 쓰일 계획이었으나 하천유지용수로 대거 방류돼 만경강 쪽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면서 “이런 변수들이 앞으로도 계속될지 여부가 이번 재예측 작업에 정확히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3년 해제된 전주권 그린벨트의 개발용지 전용 문제도 수질 재예측의 핵심 요소다. 정부는 2001년 새만금 사업계획을 확정하면서 “그린벨트 해제용지의 60%가 녹지로 보전될 것”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실제로는 52% 정도만 녹지보전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사설] 6·15 행사, 의연하게 대처하라

    북한은 역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이 드러났다. 북측은 오는 14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남측의 민간과 정부대표단 규모를 3분의1 수준으로 줄여달라고 요구해 왔다. 대표단 규모는 남북이 합의한 사안이다. 북한이 대표단 규모를 줄이자는 이유도 상투적이다. 미국이 최근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비난하고, 남측에 스텔스 전폭기를 투입하는 등 행사 개최에 난관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남북간 합의사항들을 북·미관계나 군사훈련과 연계시켜 느닷없이 팽개치는 모습은 한두번 본 것이 아니다. 이런 돌출행동을 자꾸 하다 보니 북한의 속셈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급한 비료지원은 얻어냈으니, 이제 남한을 북·미관계의 볼모로 삼아 이리저리 끌고 가겠다는 의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성의를 무례와 전략으로 이용한다면 남측도 이제 원칙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그렇게 요구했다면 정부나 6·15관련 민간단체들도 방북을 포기하거나, 주저없이 대표단의 규모를 줄이는 것이 옳다. 북한더러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나 설득은 공허하다. 설사 북한이 다시 대표단 규모를 줄이지 말자고 하더라도 이미 6·15행사는 김이 빠지고 만 것이다. 통일부측이 북측에 합의사항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도 모양이 우습다. 북한이 받아들여도 체면을 구긴 것은 마찬가지다. 대표단 규모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그동안 장관급 대표단 구성에 목을 매고, 국회의원들이 서로 가려고 줄을 섰던 것도 결국 북한을 제멋대로 하도록 부추긴 결과밖에 안 됐다. 평양에서 열리는 민간행사에 장관이 참석해 북핵문제나 남북간 심도있는 대화를 기대한 것도 애초부터 정부의 판단착오다. 이제부터는 북측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 “탈장, 꿰매지않고 인공막으로”

    실이나 금속핀 대신 복벽 안쪽에 인공막을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탈장을 교정하는 비봉합 내측고정술이 시도됐다. 한솔병원 탈장클리닉 허경열 소장은 최근 전남대병원에서 열린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에서 이런 내용의 ‘비봉합 탈장 내측고정술’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허 소장은 “2000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시행한 295건의 탈장 내측고정술 중 최근 37건에 실이나 금속핀 대신 쐐기형 막으로 인공막을 고정시키는 방법을 적용한 결과 환자의 통증과 불편감 해소는 물론 수술비도 절감할 수 있었다.”며 “환자의 경과를 관찰하고 있으나 특별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이 수술법은 복강경을 이용, 복막과 복벽 사이에 인공막을 삽입한 후 복벽의 구멍을 막는 방법으로, 인공막을 고정할 때 지금까지는 스테이플 같은 금속 고정핀을 사용했으나 쐐기 모양의 인공막으로 대체하면서 환자의 불편감과 통증을 크게 줄였으며, 재발도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성인 남성의 1∼2%에서 나타나는 탈장은 복벽이 약해지거나 높은 복압으로 인해 장의 일부가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대부분 수술로 치료하며, 이를 방치하면 구멍이 더 커지거나 돌출한 장이 꼬이면서 혈액순환이 안돼 썩는 교액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허 소장은 “금속 고정핀이 주는 불편함이나 신경자극으로 인한 통증이 거의 없어 당일 퇴원도 가능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名博 파문’ 고개 숙인 高大…부총장등 사퇴

    ‘名博 파문’ 고개 숙인 高大…부총장등 사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고려대 명예 철학박사 학위 저지소동과 관련, 고려대 부총장과 9명의 처장단이 3일 사퇴했다. 총학생회도 홈페이지를 통해 돌출된 행동이 일어나 물의를 빚은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안문석 교무부처장 등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갖고 일괄사표를 냈으며 이들의 사표 수리는 5일의 개교 100주년 기념식 이후 어윤대 총장이 결정키로 했다. 어 총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 “이번 학위수여가 이 회장님의 거듭된 겸양에도 저희가 굳이 고집해 성사됐음을 생각할 때 이 회장님 가족과 행사에 참석한 내외빈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밝혔다. 어 총장은 “돌발적 사태였지만 학생신분으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비민주적ㆍ폭력적 행위로 스승이자 총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바른 교육을 통해 학생이 균형잡힌 시각과 절제된 행동양식을 갖추도록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이 사과문을 이메일로 삼성에 보냈으며 삼성은 이를 그룹 홈페이지에 띄울 것을 검토 중이다. 고대 관계자는 “학위수여식 소동이 보도되자 동문으로부터 ‘시위를 한 학생을 징계하라.’는 수많은 항의 전화가 걸려왔다.”면서 “하지만 학교측은 징계여부에 대한 방침이 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려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학위수여 저지를 주도한 대학연합조직 ‘다함께’ 학생들의 행동에 대해 찬반 토론이 벌어지고, 접속이 폭주해 총학생회 홈페이지가 한때 닫혔다. ‘반운동’이라는 ID의 한 학생은 “이번 행동은 개념 없는 일부 운동권 학생들의 행동으로 전체 학생을 대변한 행동이 아니었다.”면서 학생회의 사퇴를 요구한 반면 ‘재학생’이란 ID의 한 고대생은 “잘못된 것을 묵인하지 않고 반항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학교측이 지나치게 삼성의 눈치를 본다.”는 의견과 “스승으로서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으로 엇갈렸다. 유지혜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백악관 연례 기자만찬서 로라 부시 입담 과시

    |워싱턴 AFP 연합|“언젠가 제가 남편에게 그랬어요. 당신이 진짜로 전세계 폭정을 종식시키려면 밤늦게까지 일해야 한다고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가 지난달 30일 올해로 91회가 되는 백악관 출입기자 연례 만찬에서 돌출발언으로 좌중을 웃겼다. 로라 여사는 부시 대통령이 연단에 나와 지난 3월의 사건 하나를 언급하려 하자 “지난 얘기 그만해요, 제발”이라며 끼어들었고 부시 대통령은 기꺼이 양보했다. 로라는 “지난 몇 년 동안 이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는데 지금 분위기를 바꿀 얘기를 몇 가지 하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우선 “부시는 언제나 기자들 만찬에 오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지만 그는 평상시 이 시간 잠자리에 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저녁 9시쯤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자신은 인기 절정의 ABC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이나 본다며 “나나 딕 체니 부통령의 부인 린 여사는 위기의 주부들”이라고 말해 좌중을 넘어뜨렸다. 로라는 이어 “린 여사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카렌 휴즈 백악관 특별보좌관 등과 함께 남자 스트립바 ‘치펜데일’에 간 일이 있다.”며 “루스 긴스버그와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 등도 우리 일행을 봤다.”고 말해 이들도 그 곳에 있었음을 내비쳤다. 한 술 더 떠 그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린의 비밀경호 암호가 ‘달러 빌(달러 지폐)’이었다.”고 덧붙였다. 로라는 이어 시어머니 바버라 여사에 대해 “사람들은 그녀를 베아트리체처럼 다정다감한 할머니로 알지만 실제로는 영화 ‘대부’의 돈 콜레오네 같은 사람”이라고 헐뜯기도(?) 했다. 그녀는 또 부시 대통령이 자주 가는 크로퍼드 목장에서의 일을 상기하며 “부시는 목장 일에 대해 거의 모른다.”며 “언젠가 말젖을 짜려는데 그 말이 수놈이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로라는 “목장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남편은 늘 ‘전기톱으로 잘라내버려.’라고 말한다.”며 “바로 이런 성격 때문에 부시와 체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죽이 잘 맞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가끔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웃음을 터뜨렸고 백악관 중진들과 리처드 기어, 제인 폰다 등 할리우드 스타 및 기자들도 재미있다는 듯 연달아 박장대소했다.
  • 역사물 스크린 점령할까

    새달 4일 동서양 역사물이 나란히 간판을 건다.100여년 전 조선시대가 배경인 국산 액션사극 ‘혈의 누’와,12세기 십자군 원정길로 카메라를 옮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서사액션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미스터리 스릴러의 현대적 감각을 버무린 국산 퓨전사극, 장중한 사실액션이 화면을 압도하는 스콧 감독의 신작 사이에서 관객은 어느 쪽 손을 들어줄까. ●혈의 누 사극과 스릴러.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어감의 조합이다. 영화 ‘혈의 누’(감독 김대승, 제작 좋은영화)의 파격은 이뿐만이 아니다. 근대와 현대, 이성과 광기, 과학과 무속, 양반과 상민 등 격변의 시대를 배경삼아 다층적인 충돌구조가 일으키는 스파크가 기존 어느 영화보다 강렬하다. 여기에 작정하고 덤벼든 잔혹한 연쇄 살인장면 묘사는 고개를 돌리고 싶을 정도다. 조선 후기인 1808년, 제지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외딴 섬 동화도. 조정에 바칠 제지를 실은 수송선이 원인 모를 화재로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하자 뭍에서 수사관 원규(차승원) 일행이 파견된다. 그런데 이들이 섬에 도착한 첫 날부터 참혹한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범상치 않은 살인 행각을 목도한 마을 주민들은 7년 전 ‘천주쟁이’로 몰려 온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객주(천호진)의 원혼이 저주를 내린 것이라며 술렁거린다. 냉철한 이성과 과학수사를 표방하는 원규와 사사건건 대립하며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인물은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박용우).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대립구도일뿐 극이 진행되면서 섬에 얽힌 비밀이 하나씩 베일을 벗을수록 원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적을 직감하고, 무력감에 시달린다. 그건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남의 목숨까지 거침없이 해하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처절한 확인이다. 영화가 내포하는 상징이나 감독이 의도한 다층적인 의미구조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에게 ‘혈의 누’는 논리적으로 쉽게 이해되거나 감성적으로 충분히 설득당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중반 이후 극적 긴장감이 급격히 떨어지는 건 스릴러 장르로서의 이 영화가 지닌 치명적인 결함. 촘촘하게 덫을 놓아 관객의 두뇌게임을 부추기던 영화는 갑자기 클라이맥스에서 원규의 입을 빌려 범인을 드러내는 게으른 방법을 택했다. 중요한 건 누가 범인이냐가 아니라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낸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라는 감독의 설명은 이 지점에서 구차한 변명처럼 들린다. 비주얼한 화면과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는 청각적인 효과는 기존에 보아온 여느 사극과 비교해 월등히 낫다. 흥행 코미디배우로 각인된 차승원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기대 이상의 밀도있는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햄릿형 인간’ 원규를 100% 표현하기에는 아직 힘이 달려 보인다. 캐릭터를 충분히 체현하지 못하기는 두호역의 지성도 마찬가지. 다만 인권역의 박용우는 모처럼 제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18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킹덤 오브 헤븐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 5개 부문상을 휩쓸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역사에 스케일의 외피를 입히는 주특기를 또 한번 화면에 구현했다. ‘킹덤 오브 헤븐’의 시간적 배경은 십자군 원정대가 활약했던 12세기 초. 스펙터클 서사액션을 다시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은 성지 예루살렘을 놓고 기독교와 이슬람이 세력다툼하는 중세전쟁의 소용돌이 깊숙한 곳으로 앵글을 돌렸다. 결론부터 귀띔하자면,‘글래디에이터’‘트로이’류의 장중한 서사액션을 챙겨보는 관객에겐 기본적 흥미요건을 무리없이 갖춘 영화로 다가갈 듯하다. 예루살렘을 차지한 기독교도들이 급속히 세력을 키운 이슬람 군대에 압박당하자 영주 출신의 십자군 노장 기사 고프리(리암 니슨)가 젊은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을 찾아온다.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발리안 앞에 갑자기 나타난 고프리는 자신이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히고, 함께 성지를 수호하러 떠나자고 제안한다. 이야기 아귀를 맞추려 느닷없이 돌출된 가족사의 비밀에 실소가 터진다. 하지만 이후 착실히 서사액션의 강도를 높여가는 영화의 공력에 그쯤은 눈감아 줄만하다. 고프리 영주에게서 기사 작위를 받은 발리안이 예루살렘 사수에 나서고, 일관되게 그 영웅담을 쫓아가는 것이 줄거리 얼개. 서사액션물에서 빠질 수 없는 멜로 요소도 물론 끼어있다. 예루살렘의 국왕 볼드윈 4세에게 충성을 맹세한 발리안은, 교회 기사단의 우두머리 루지앵과 정략결혼한 국왕의 여동생 시빌라(에바 그린) 공주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이 영화의 특기는 속도감이다. 시대물(상영시간 2시간17분)은 장황한 서사 때문에 빠른 진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부순다. 사실적인 대규모 전투를 잇달아 펼쳐 놓으면서도 영화의 몸놀림은 대단히 재빠르다.‘글래디에이터’‘반지의 제왕’‘트로이’ 등 서사액션 블록버스터들의 스펙터클을 압축해 놓은 듯한 전투장면들은 그 자체가 톡톡한 감상포인트다. 할리우드의 많은 감독들이 엄두를 못 내고 밀쳐온 시나리오를 선뜻 스크린에 옮긴 감독의 용기는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전투의 엄청난 규모 말고 ‘리들리 스콧의 것’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 서구 기독교적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한 편향된 시각으로 십자군 전쟁을 묘사한 것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 예컨대 당시 이슬람의 대영웅이었던 살라딘(살라흐 앗딘)의 존재는, 주인공 발리안을 영웅으로 띄워올리는 부속장치로 볼품없이 주저앉아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요정 레골라스로 나와 여성팬들을 사로잡은 빅스타 올랜도 블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영화의 소득이다. 강인함과 비애를 함께 지닌 그의 캐릭터는 ‘트로이’의 브래드 피트와 견줄 만하다. 나병으로 죽어가는 가면 속의 볼드윈 국왕은 에드워드 노턴이 연기했다.15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직 하산할 때가 아닌데…”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

    “대북사업권을 팔아 현대건설을 인수하겠다.”는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의 지난 20일 발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예정에 없던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를 자청한 김 부회장은 정작 하고 싶은 말이 따로 있는 듯했다.“일부 언론 등 주위에서 자꾸 날더러 하산하라고 한다.” “부회장으로 승진했는데 도리어 괜찮은 거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우스갯소리만은 아니었다. 지난해부터 그룹 안팎에선 ‘대북사업 세대교체설’이 끈질기게 제기됐다. 부회장 승진때도 여러 해석이 나돌았다. 김 부회장은 “16년간 대북사업의 산을 오르기 위해 애썼지만 이제 겨우 산자락에 다다랐다.”고 했다. 그의 돌출발언 행간에 녹아 있는 진짜 의중은 ‘아직은 하산할 때가 아니니 더이상 흔들지 마라.’라는 분석이 대두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진의가 어찌됐든 이를 바라보는 그룹내의 시선은 곱지 않다. 현대증권 노조는 21일 성명서를 통해 “경영진의 의견이 어떻게 사견이 될 수 있느냐.”며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신중치 못한 행동을 비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독도 붕괴 위험] 본지기자 르포

    [독도 붕괴 위험] 본지기자 르포

    독도 동도(東島) 정상부의 균열은 심각한 상태였다. 균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지지대가 없는 상황에서 균열은 수직으로 갈라져 한 눈에 보기에도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 지난 19일 독도에 들어온 기자는 20일 오전부터 강풍 및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사흘째 독도에 체류하고 있다.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당일 독도의 최대 순간풍속은 22.7m를 기록할 정도였다. 이런 자연조건을 감안하면 강한 비바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정상 부분의 균열이 언제든지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균열이 진행되는 곳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양쪽에 나 있는 동도의 정상 부분이다. 독도경비대가 주둔하고 있는 막사에서 직선거리로 80m남짓 떨어진 곳이며 가장 가까운 시설인 레이더 철탑까지는 채 50m도 되지 않는다. 막사를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오른쪽에는 3명의 등대원이 근무하고 있는 독도 등대가 자리잡고 있다.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왼쪽에는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시설과 반경 12해리를 관찰할 수 있는 레이더 철탑이 서 있다. 정상으로 들어가는 길은 하나이다. 그 길로 접어들면 정상 부분에서 옛 접안 시설이 있는 동쪽 지역으로 이동하는 통로가 나온다. 균열 위치는 경비대원이 경계근무를 위해 이동하는 너비 80㎝의 통로 안쪽인 천장굴 방향에 자리잡고 있다. 붕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곳에서 5∼6m 정도 떨어진 곳에 대공포가 설치돼 있다. 대공포의 방향은 동도에서 동쪽으로 161㎞ 떨어져 있는 일본 오키 군도를 향하고 있으며 그 옆에는 1.5m 아래로 파인 지하 초소가 있다. 결국 대규모 균열이 정상부에서 발생한 만큼 붕괴될 경우 인공구조물이 함께 무너지면서 동도 정상의 지형 자체가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독도경비대는 날마다 한 차례씩 균열을 측정하고 있다. 정밀 계측장비가 따로 없는 만큼 양쪽 틈에 고정된 플라스틱자로 측정하는게 고작이다. 정상부에서 시작된 일자(一字) 모양의 균열은 10여m 아래로 수직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마치 빙하의 ‘크레바스’처럼 갈라져 거대한 화산 분화구 형태인 천장굴과 접해 있다. 균열 아래 부분은 급경사를 이룬 절벽으로 괭이갈매기의 집단 서식지가 되고 있다. 독도경비대는 비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나 야간에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균열이 진행되고 있는 정상 지역이 아닌 서쪽 등대 지역에서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비대 관계자는 “균열이 급속도로 진행되거나 무너질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경비대가 마땅히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균열 크기를 측정하고 상급 기관에 보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97년 설치된 현재의 접안 시설에서 동도 정상으로 올라오는 길에는 붕괴에 대비한 지지대가 설치돼 있다. 돌출된 절벽 부분 아래에 있는 지지대는 시멘트와 철근으로 만들어졌지만 누가 언제 세웠는지는 독도경비대나 등대원도 알지 못했다. 독도는 1982년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된 섬 자체가 천연보호구역이다. 동도와 서도 등 두 개의 큰섬과 30여개의 크고 작은 돌섬으로 이뤄진 화산 군도이다. 서도가 동도보다 더 크지만 경사면이 모두 절벽에 가까워 독도경비대와 독도 등대,500t급의 선박이 들어올 수 있는 접안시설 등 인공 구조물은 모두 동도에 자리잡고 있다. 독도의 심각한 균열 우려는 지난 2001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돼 이듬해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등이 지질상태에 대한 실태파악을 한 바 있다. 각종 시설공사와 풍화작용에 의해 부분적으로 침식되거나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 개발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동도 곳곳에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균열 외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현재 동도의 유일한 거주자인 경비대원과 독도 등대원들의 불안감도 크다. 독도 등대 관계자는 “지형이 약한데다 그동안 섬 곳곳에서 보수공사가 끊이지 않았으며 강한 해풍 때문에 과거보다도 균열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상 부분이 무너지면 독도에 있는 등대와 경비대 시설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독도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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