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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명진의 외국인관광 이야기] 상위 1% 외국인, 그들이 한국을 즐기는 법

    [정명진의 외국인관광 이야기] 상위 1% 외국인, 그들이 한국을 즐기는 법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운 시국임에도 국가 외교 활동과 기업들의 비즈니스는 현재 진행형이다. 여전히 각국의 대통령부터 바이어, 할리우드 스타까지 다양한 외국인 VIP들이 한국을 찾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숨은 곳곳에서 은밀한 방한 일정이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VIP와 일반관광, 과연 무엇이 다를까? 짐작대로 VIP 방한 외국인에게 일반 관광객과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드물다. 무엇보다 까다로운 취향을 지닌 VIP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의 취향이나 성격 등을 미리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24시간 밀착해 입국부터 교통, 숙박, 식사, 여가, 기념품, 출국까지 책임져야 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관광지 하나에도 특별함이 묻어난다. 짧은 기간 체류하는 VIP들을 틀에 박힌 관광지로 안내하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할 때가 많다 보니 의전관광 기획자들은 언제나 '그들만의 촉각'을 곤두세운다. 특히 한국에 대한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즐거운 일정을 선물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기호뿐만 아니라 방문 목적에 맞춘 특별한 관광 코스를 제공하는 것도 특효약이 된다. 한 번은 유명 패션 브랜드 돌체앤가바나의 수석디자이너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에게 명동거리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사실 명동거리는 VIP 의전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 완벽하게 오픈 된 공간인 데다 유동인구도 많아서 안전 및 보안, 동선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을 명동거리로 안내한 이유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어 디자이너들에게 매력적인 장소였기 때문이다. 돌체앤가바나 뿐만 아니라 많은 VIP들이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즐기길 원한다. 그런 경우 우리는 이들을 강남으로 초대한다. 강남권에 한가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명품 브랜드샵이 몰려있고 압구정동, 가로수길 등에 다양한 퓨전 맛집이 있어 외국인들의 입을 즐겁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밖에 의료관광, 한류체험 등 다양한 문화 트렌드를 즐기기에도 강남은 최적화된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유니클로 부회장도 한국은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패션의 메카인 강남을 방문했고 할리우드 셀러브리티 제시카 알바도 대부분의 시간을 압구정을 비롯한 핫스팟 일대에서 즐겼다. 심지어 강남에서 쇼핑을 즐기기 위해 매년 찾아오는 아랍 공주가 있을 정도다. 일에 열중하는 VIP에게는 사업 상대방인 한국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역사적 명소를 소개하는 것이 이롭다. 이들을 위해 우리는 경복궁, 창덕궁 등 한국의 고궁을 일정에 포함시킨다. 덴마크의 토어번 멜치어 대법원장은 경복궁의 단청과 기와의 매력에 흠뻑 빠져 계속해서 사진을 찍었고 라스베가스 샌즈의 셀던 아델슨 회장도 우리나라 고궁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여기에 역사의 숨은 이야기나 야화 등 재미난 스토리텔링을 더하면 한국의 신비로움에 금새 빠져들곤 한다. 가끔 VIP 자신이 아닌 그들의 배우자나 자녀들의 관광을 책임져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때면 한지공예나 다과체험 등 한국의 전통문화 체험을 권한다. VIP 가족들은 사회적 지위가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 경우가 많은 만큼 교양이 곁들여진 문화예술 분야 프로그램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예컨대 JP모건의 유럽지사장이 가족들과 함께 방한했을 때, 그들의 가족들에게 보자기 포장법 강좌 코스를 제공했다. 보자기로 그 어떤 예술작품 못지않게 근사한 포장법을 배운 아내는 매우 즐거워했고 가정적인 지사장 역시 크게 만족하고 돌아갔다. VIP 의전 관광 가이드들은 '민간외교관' 이라고도 불린다. 이들이 VIP를 얼마나 만족시키느냐에 따라 외교나 비즈니스의 성패가 크게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의 정치나 경제,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VIP를 만족시키는 것은 까다롭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한국에서 즐거운 추억을 갖게 된다면, 사회적 영향력이 높은 만큼 대한민국의 훌륭한 홍보대사가 될 수 있기에 프로급 VIP 의전관광 전문가들은 그것이 크던 작던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욱 많은 외국인 VIP 인사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좋은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길 고대하며 관광대국,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그려본다. 정명진 여행 칼럼니스트(코스모진 여행사 대표) dosa3141@cosmojin.com
  • 바람 타고 왔다, 아우터의 계절

    바람 타고 왔다, 아우터의 계절

    지겹도록 길고 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어느덧 가을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가을을 기다린 건 더위에 지친 이들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옷으로 개성을 뽐낼 수 있는 멋쟁이들도 가을을 기다렸다. 여름내 잠자고 있던 다양한 외투(아우터)를 꺼내 티셔츠와 와이셔츠만으로 여름내 억눌렸던 패션 욕구를 풀어낼 수 있는 가을은 멋을 아는 이들이 기다리는 계절이다. 그래서 본격적인 성수기에 들어서는 패션업체들에도 가을은 반갑다. 올가을 여성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트렌치코트’부터 최근 몇 년 사이 멋 좀 부린다는 남성들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떠오른 ‘블루종’(허리까지 오는 점퍼 스타일의 아우터)까지, 올가을 아우터 트렌드를 살펴본다. ●전통 강자 트렌치코트, 오버핏 유행 가을 패션 ‘전통의 강자’ 트렌치코트는 여성 옷장의 필수 품목이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커지는 요즘 같은 날씨에 스커트나 바지, 캐주얼복장 위에도 모두 어울리는 트렌치코트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올가을 트렌치코트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가을 패션 터줏대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재승 현대백화점 여성복 구매담당(MD)은 “올가을 여성복은 넉넉한 품을 가진 오버핏 코트가 유행을 이끌고 있다”면서 “사이즈가 넉넉한 대신 심플하게 정돈한 디자인의 옷이 인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커다란 옷깃과 단추로 상징되는 전통 스타일 트렌치코트에서 단순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는 동시에 넉넉한 품으로 편안함을 주는 트렌치코트가 많아지고 있다. 전통적인 트렌치코트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더 편안하게 어떤 분위기에서도 입을 수 있는 스타일로 다변화되고 있는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트렌치코트와 재킷을 판매하는 ‘2016 트렌킷(트린치코트+재킷)’ 페어 행사를 진행했다. 넉넉하고 가볍다는 의미의 ‘루즈 앤 라이트’(Loose & Light) 스타일을 상품 콘셉트로 잡고 산드로·오브제·보브 등 총 195개 여성패션 브랜드가 150억원 물량의 제품을 내놨다. 패션그룹 형지의 여성복 브랜드 샤트렌과 올리비아하슬러는 단추나 버클, 넓은 깃을 생략한 단순한 스타일의 트렌치코트를 내놨다. 김효빈 올리비아하슬러 디자인실 상무는 “트렌치코트는 가을을 상징하는 패션 아이콘으로 다양한 패션 스타일과도 잘 어우러져야 하는 만큼 간결한 디자인과 포인트 요소가 오히려 빛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어두운 색 벗어나 핑크·그린 선보여 베이지나 어두운 계열이 주를 이뤘던 색상도 올가을엔 더 다양해 졌다. 이지선 현대홈쇼핑 의류팀 책임 MD는 “올해 홈쇼핑 트렌치코트 트렌드는 색상이 다양해지고 소매가 넓어졌다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일반적으로 봄에 많이 사용하는 핑크베이지 또는 핑크 컬러를 선보였으며, 특히 가을에 맞게 톤다운시킨 기본적인 네이비, 베이지 컬러 외에도 그레이, 딥그린 등 올해 트렌드 컬러를 제작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멋쟁이 가족’으로 불리고 싶다면 아이들과 함께 입는 트렌치코트도 팁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은 아이들과 함께 입는 트렌치코트 ‘패밀리룩’을 제안했다. 남자아이는 면바지와 셔츠, 여자아이는 스커트와 라운드넥 등을 입고 트렌치코트로 마무리하면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이 가능하다. 김수정 빈폴 디자인실장은 “패밀리룩은 통일감을 주는 동시에 각자의 포인트를 살리는 게 핵심”이라면서 “올가을엔 트렌치를 콘셉트로 스타일링을 하고, 가족의 컬러를 정해 셔츠, 타이, 신발 등으로 포인트를 주면 재미있고 멋스러운 패밀리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죽 소재 아우터 ‘유행 예감’ 트렌치코트에 맞서 가죽 소재의 아우터도 올가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복고바람을 타고 가죽 소재 아우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홈쇼핑 채널 CJ오쇼핑에서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론칭한 가을시즌 아우터 신제품 중 가죽 소재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6개 브랜드로 늘었다. 이 중 ‘VW베라왕’이 출시한 양가죽 재킷은 이달 초 출시됐음에도 7000개 이상 팔렸다. ‘엣지(A+G)’가 출시한 칼라가 없는 이중 지퍼의 양가죽 재킷은 8월 말 론칭 이후 6000개 가까이 팔렸다. CJ오쇼핑은 기존에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할 수 있었던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 ‘앤드류마크’ 가죽재킷도 이달 말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손우정 CJ오쇼핑 패션의류팀 MD는 “최근 레트로(복고) 스타일이 유행하며 이전에 많이 입었던 가죽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죽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 가죽 아우터를 구입해 입어도 좋지만 옷장 속에 잠자고 있던 오래된 가죽 재킷이 있다면 다시 꺼내 입어도 좋다. 캐주얼한 느낌의 스타일뿐 아니라 최근 정장이나 격식 있는 차림의 옷에도 가죽 재킷을 입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가죽 소재 아우터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루밍족 남성이라면 꼭! ‘블루종’ 그런가 하면 올가을 남자들의 대세는 ‘블루종’이다. 지난해 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은 ‘그루밍족’ 남성들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블루종은 올해엔 패션에 관심이 적은 남성들에게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보머’라고도 불리는 블루종은 옷깃이 없고 허리까지 오는 길이의 짧은 항공점퍼 스타일의 옷이다. 단조로운 트렌치코트보다 활동적이고 젊은 느낌을 주는 블루종은 정장과 함께 입기 위한 아우터로도 인기다. 지난해가 유행의 시작이었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색상과 스타일의 블루종이 가을 거리를 채울 전망이다. 이재광 신세계인터내셔날 라르디니 담당 MD는 “미 공군 비행사들이 입었던 항공점퍼에서 영감을 받은 보머(블루종)는 올가을 겨울에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가을에는 블루종만 있으면 패션 센스 있는 남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판매하는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다양한 모양의 도형을 겹쳐놓은 듯한 디자인의 블루종을 내놨다. 돌체앤가바나는 가죽소재에 화려한 꽃 장식을 수 놓은 블루종을 선보였다. ●소재·형태 다양해져 선택 폭 넓어 LF의 남성복 브랜드 알레그리는 단조로운 색상에서 벗어나 광택감이 있는 그린 색상의 블루종과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기장이 긴 블루종을 내놨다. 이지은 LF 남성복 상무는 “이번 시즌 블루종 의류들은 광택감이 살아 있는 합성소재나 가죽, 스웨이드 등으로 소재가 다양해진 것이 특징”이라면서 “또 목단에 밴드가 있는 기본형 블루종 외에도 셔츠 칼라가 달린 재킷 스타일의 블루종, 길이가 길어진 코트형 블루종, 셔츠형태의 얇은 블루종 등으로 형태도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세정의 패션전문점 웰메이드에서 판매하는 남성 브랜드 인디안은 최근 남성 점퍼류 물량을 전년 대비 12%가량 늘려 늘어난 수요에 대비했다. 세정의 블루종 의류들은 탈·부착 가능한 내피를 부착해 간절기부터 겨울철까지 입을 수 있도록 활용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빨질레리는 소매와 몸판 밑단 부분에 제원단 밴드 처리를 통해 편안함을 강조한 블루종을 선보였다. 특히 매끄러운 촉감과 광택이 나는 ‘바틱가죽’ 소재로 불규칙한 무늬가 나타나 빈티지(오래 입거나 사용한 듯한 느낌을 주는 스타일)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윤재원 빨질레리 디자인실장은 “차별화된 멋을 추구하는 남성들이 많아지면서 블루종, 무스탕 등의 아이템을 시도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샤넬·돌체도 사로잡은 ‘히잡’…수백만원 호가하는 명품으로

    샤넬·돌체도 사로잡은 ‘히잡’…수백만원 호가하는 명품으로

    박대통령이 쓴 히잡은 ‘루사리’ 시아파 이란인들이 즐겨 착용 조선시대 장옷 같은 차도르 등 종교 뛰어넘은 패션소품 각광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 방문 때 착용해 관심이 집중된 히잡은 대체로 이슬람에서 여성들이 머리에 써서 가슴까지 가리는 천을 가리킨다. 그 종류만 수십 가지가 넘는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에서는 얼굴만 남기고 머리 수건을 쓰는 것을 ‘루사리’라고 한다. 박 대통령이 착용한 것이 이것이다. ‘차도르’는 얼굴, 손발을 제외한 온몸을 가리는데 주로 중동, 동남아 등에서 외출용으로 많이 입는다. 우리로 보면 조선시대에 부녀자들이 외출할 때 머리부터 내려 쓴 장옷과 비슷하다. ‘니캅’은 눈은 보이지만 몸 전체를 가린다. 이란에서는 ‘마크네’라고도 한다. 특히 모로코, 파키스탄 등에서 많이 입는다. ‘부르카’는 눈 부분마저도 망사로 덮어 완전히 신체가 보이지 않도록 한다. 가장 극단적으로 가리는 것으로,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당시 여성들에게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 밖에도 스카프 같은 ‘아미라’와 ‘샤일라’, 상반신만 가리는 망토인 ‘키마르’ 등도 있다. 이슬람 여성들은 왜 히잡을 쓰는 것일까. 이슬람 경전인 코란은 “여성들에게 일러 그녀들의 시선을 낮추고 순결을 지키며 밖으로 나타내는 것 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실 이 히잡은 비잔틴제국과 페르시아제국의 상류층 여성들이 착용하던 권위의 복장이었다. 17세기까지만 해도 상류층 여성들은 하류층 여성들과의 신분을 구분하기 위한 과시용으로 히잡을 착용했다. 서방의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히잡을 ‘베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방은 오래전부터 히잡을 할례와 더불어 여성 억압의 상징이라며 비판했고, 이슬람 국가들은 여성 보호의 수단이라고 맞섰다. 특히 프랑스는 2004년 초·중·고등학교 내에서의 히잡을, 2011년에는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등의 착용을 각각 금지시켰다. 서방과 이슬람의 해묵은 갈등은 프랑스 주간지인 ‘샤를리 에브도’의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평에 격분한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무차별 총격으로도 이어졌다. 종교의 상징처럼 비쳐지던 히잡도 최근 들어 패션 소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샤넬’, ‘돌체앤가바나’ 등 유명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8억명에 달하는 이슬람 여성의 지갑을 열기 위해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의 히잡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른바 ‘명품’ 히잡은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무슨 냉장고가 차보다 비싸?…3800만원짜리 스메그 화제

    무슨 냉장고가 차보다 비싸?…3800만원짜리 스메그 화제

    자동차보다 비싼 냉장고가 나와 화제다. ‘강남 냉장고’라는 별명이 붙은 이탈리아 복고풍 가전 브랜드 스메그가 명품 업체 돌체앤가바나와 함께 만든 제품이다. 1950년대 레트로 디자인의 스메그 대표 모델 FAB28에 화려한 그림을 입힌 이 냉장고의 가격은 3만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3800만원이다. 현대자동차의 중대형 세단 그랜저의 최고급 사양과 맞먹는 값이다. 돌체앤가바나와 스메그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냉장고를 처음 선보였다. 고급 인테리어 가구같은 가전의 면모를 뽐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이 제품은 예술적인 핸드 페인팅이 특징이다. 돌체앤가바나의 창업자이자 대표 디자이너인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의 지휘 아래 시칠리아 수공예 장인인 살바로테 사피엔자, 아드리아나 잠보넬리와 티지아나 니코시아 모녀 등이 냉장고에 손수 그림을 그렸다. 이들은 중세 시칠리아 문화를 상징하는 문양과 당시 수레바퀴, 기사들의 전투 장면 등을 세밀한 터치로 그려냈다. 냉장고 바닥과 뒷면을 제외한 4개면을 빈틈 없이 채우는 작업이어서 한 대를 만드는 데 240시간이 걸렸다고 돌체앤가바나는 밝혔다. 돌체앤가바나 스메그 냉장고는 전세계에 100대만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 출시 가격은 미정이지만 희소성 있는 디자인과 소장가치를 고려하면 대당 가격이 4만 3000달러(약 4800만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국내를 대표하는 가전업체도 최근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최고급을 지향하는 초프리미엄급 냉장고를 선보였으나 가격은 1000만원을 밑돈다. 두번 두드리면 투명한 유리를 통해 냉장고 내부를 보여주는 LG전자의 시그니처 냉장고의 가격은 850만원(905ℓ 기준)이며 냉장고 문에 21.5인치 크기의 태블릿을 단 삼성전자의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650만원(837ℓ 기준)이다. 최첨단 기능과 사양을 넣은 이들 가전과 달리 스메그 냉장고는 디자인을 빼면 일반 냉장고와 큰 차이가 없다. 디자인에 초점을 둔 스메그는 이전에도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했다.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함께 금과 크리스털 장식이 들어간 황금색 냉장고와 독일 완성차업체 BMW의 미니쿠퍼와 이탈리아 자동차 피아트500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각각의 냉장고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나우! 지구촌] 무슬림 수영복 ‘부르키니’ 논란, 당신의 생각은?

    [나우! 지구촌] 무슬림 수영복 ‘부르키니’ 논란, 당신의 생각은?

    부르키니는 얼굴과 손, 발을 제외한 전신을 모두 가리는 이슬람식 여성 수영복을 뜻합니다. 평소 무슬림 여성들이 입는 ‘브루카’(머리부터 발목까지 덮는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복식)와 수영복의 종류인 ‘비키니’의 합성어죠. 최근 세계 유명 의류브랜드들이 앞다퉈 부르키니 디자인 제작 및 판매에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수영복마저도 이슬람식 디자인으로 출시된다면, 대다수의 무슬림 여성들이 의복의 자유를 더욱 박탈당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영국의 패션업체인 ‘막스앤스펜서’(M&S)는 다양한 디자인의 부르키니를 선보이고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선보인 부르키니는 일반 부르카와 매우 유사하지만, 수영복에 사용되는 소재를 이용했으며 무슬림 여성들이 좋아하는 전통적인 문양을 그려 넣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막스앤스펜서가 런던에서 판매를 시작한 부르키니의 가격은 49.50파운드, 한화로 약 8만 2000원 상당입니다. 막스앤스펜서의 수영복 시장 공략과 관련해 프랑스 정부가 직접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로랑스 로시뇰 프랑스 가족아동여성부 장관은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의상을 상품화 하는 것은 그녀들의 몸을 옷 안에 가두도록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대기업들이 부르키니나 부르카 등의 의류를 판매하면 이슬람 여성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그런 옷들만 입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막스앤스펜서 측은 무슬림 여성을 위한 전용 수영복 제작·판매에 그 어떤 문제도 없다고 반박합니다. 이 회사는 “우리는 이미 수 년 전부터 수영복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디자인의 수영복을 판매해왔다. 또한 전 세계 역시 우리 회사의 이러한 정책에 익숙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패션업계가 무슬림 여성들을 겨냥한 상품을 주력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한국 소비자에게도 익숙한 유니클로도 무슬림 패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명품브랜드인 돌체앤가바나, 샤넬 등의 브랜드 역시 중동지역 진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영국 내 이슬람 패션 산업이 2020년까지 3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 가운데, 브루키니 등 무슬림 여성 의상의 적합성 및 여성·문화 차별과 관련한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명품 선글라스의 진실 …만든 곳은 하나, 원가는 쥐꼬리

    명품 선글라스의 진실 …만든 곳은 하나, 원가는 쥐꼬리

    레이벤, 오클리, 베르사체, 돌체앤가바나 등 당신이 알고 있는 수많은 명품 선글라스 브랜드들이 있다. 하지만 알고보면 단 하나의 회사다. 영국의 한 방송프로그램이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선글라스 업계의 ‘비밀’에 대해 공개했다. 영국 민영방송 채널4(Channel4)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인 ‘슈퍼쇼퍼스’(Supershoppers)에서는 22일(현지시간) 저녁 최근 세계를 주름잡는 이탈리아 안경업계인 ‘룩소티카’에 대해 다뤘다. 룩소티카는 세계적인 부호인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가 1961년 설립한 회사로, 전 세계에 약 6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글로벌 선글라스 업체다. 채널4에 따르면 룩소티카에서 제조되는 대다수의 선글라스는 제조원가와 판매가격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프레임의 선글라스의 경우 원가는 10파운드(약 1만7630원)에 불과하지만, 판매가격은 100파운드(약 17만 6300원)에 달한다. 판매자가 이익을 위해 원가에 유통과 홍보비용 등의 ‘알파’를 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일명 ‘뻥튀기’가 지나치다는 것이 채널4의 주장이다. 플라스틱보다 값이 조금 더 비싼 티타늄 프레임의 선글라스는 제작원가가 50파운드(약 8만8150원) 정도지만 판매가격은 350파운드(약 61만 7000원)까지 껑충 뛰어오른다. 채널4 ‘슈퍼쇼퍼스’ 진행자인 안나 리차드슨은 “룩소티카는 제조 전 과정을 컨트롤한다. 디자인부터 제품 생산과 유통망까지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얼마 전에는 세계 최대 선글라스 소매업체인 ‘선글라스 헛’(Sunglass hut)까지 소유하면서 마음대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룩소티카 선글라스의 제조원가와 판매가격의 차이 외에도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있는 사실 중 하나로 룩소티카가 보유한 주요 선글란스 브랜드를 꼽았다. 룩소티카는 전 세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자랑하는 레이벤, 오클리, 베르사체, 돌체앤가바나 등 10개의 자사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베르사체와 버버리, 샤넬, 프라다, 불가리 등 라이선스 브랜드까지 합해 30개가 넘는 브랜드 제품을 생산한다. 이들 브랜드들이 차지하는 시장은 전체 선글라스 시장의 80%에 달한다. 미국 경제 전문지인 블룸버그의 앤드류 로버츠는 “룩소티카는 소비자들의 선택권까지 컨트롤할 수 있다. 만약 소비자가 다양한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유통매장인 ‘선글라스 헛’에 들렀다 할지라도 실제로는 대부분 룩소티카의 선글라스만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보는 다양한 제품이 각기 다른 브랜드의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는 것.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선글라스 X파일’, 명품 선글라스의 제조원가…애걔?

    ‘선글라스 X파일’, 명품 선글라스의 제조원가…애걔?

    레이벤, 오클리, 베르사체, 돌체앤가바나 등 당신이 알고 있는 수많은 명품 선글라스 브랜드들이 있다. 하지만 알고보면 단 하나의 회사다. 최근 영국의 한 방송프로그램이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선글라스 업계의 ‘비밀’에 대해 공개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영국 민영방송 채널4(Channel4)의 프로그램인 ‘슈퍼쇼퍼스’(Supershoppers)에서는 최근 세계를 주름잡는 이탈리아 안경업계인 ‘룩소티카’에 대해 다뤘다. 룩소티카는 세계적인 부호인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가 1961년 설립한 회사로, 전 세계에 약 6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글로벌 선글라스 업체다. 채널4에 따르면 룩소티카에서 제조되는 대다수의 선글라스는 제조원가와 판매가격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프레임의 선글라스의 경우 원가는 10파운드(약 1만7630원)에 불과하지만, 판매가격은 100파운드(약 17만 6300원)에 달한다. 판매자가 이익을 위해 원가에 유통과 홍보비용 등의 ‘알파’를 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일명 ‘뻥튀기’가 지나치다는 것이 채널4의 주장이다. 플라스틱보다 값이 조금 더 비싼 티타늄 프레임의 선글라스는 제작원가가 50파운드(약 8만8150원) 정도지만 판매가격은 350파운드(약 61만 7000원)까지 껑충 뛰어오른다. 채널4 ‘슈퍼쇼퍼스’ 진행자인 안나 리차드슨은 “룩소티카는 제조 전 과정을 컨트롤한다. 디자인부터 제품 생산과 유통망까지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얼마 전에는 세계 최대 선글라스 소매업체인 ‘선글라스 헛’(Sunglass hut)까지 소유하면서 마음대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룩소티카 선글라스의 제조원가와 판매가격의 차이 외에도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있는 사실 중 하나로 룩소티카가 보유한 주요 선글란스 브랜드를 꼽았다. 룩소티카는 전 세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자랑하는 레이벤, 오클리, 베르사체, 돌체앤가바나 등 10개의 자사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베르사체와 버버리, 샤넬, 프라다, 불가리 등 라이선스 브랜드까지 합해 30개가 넘는 브랜드 제품을 생산한다. 이들 브랜드들이 차지하는 시장은 전체 선글라스 시장의 80%에 달한다. 미국 경제 전문지인 블룸버그의 앤드류 로버츠는 “룩소티카는 소비자들의 선택권까지 컨트롤할 수 있다. 만약 소비자가 다양한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유통매장인 ‘선글라스 헛’에 들렀다 할지라도 실제로는 대부분 룩소티카의 선글라스만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보는 다양한 제품이 각기 다른 브랜드의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는 것. 안경업계의 공룡기업으로 통하는 룩소티카의 이야기는 현지시간으로 22일 저녁 8시 30분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돌체앤가바나 ‘집단 성폭행’ 연상케 하는 광고 논란

    돌체앤가바나 ‘집단 성폭행’ 연상케 하는 광고 논란

    유명 브랜드인 ‘돌체앤가바나’가 무리수를 둔 광고 콘셉트로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BBC,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논란이 된 돌채앤가바나의 화보광고는 2007년 공개된 것으로, 이 광고에는 다수의 남성 모델과 한 명의 여성 모델이 등장하는데, 일각에서 이 광고가 여성을 집단 성폭행 하는 것으로 비춰진다고 주장하면서 비난이 시작됐다. 이 광고는 2007년 Spring/Summer 시즌에 맞춰 공개됐지만 이탈리아는 당시 광고사용을 금지했고, 미국에서도 에스콰이어 잡지를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광고 활용이 불가했다. 집단 성폭행을 연상케 하고 여성의 위엄과 품위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았던 이 광고가 가장 먼저 금지된 곳은 스페인이었다. 당시 돌체앤가바나의 디자이너 도메이코 돌체(56)와 스테파노 가바나(52)는 스페인 측을 “낙후된 사람들”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2007년의 논란이 재점화 된 것은 최근 돌체앤가바나 디자이너가 시험관 시술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을 “인조적”(Synthetic)이라고 비하했기 때문이다. 도메이코 돌체는 최근 이탈리아 매거진과 한 인터뷰에서 시험관 아기에 대해 ‘인조적’이라고 발언했고, 영국의 유명 가수이자 동성애자인 엘튼 존은 공개적으로 "시험관 아기는 인조가 아니다“라며 돌체앤가바나 불매운동에 나섰다. 이 소식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영국의 빅토리아 베컴과 미국의 리키 마틴 등 유명 인사들도 잇따라 불매운동에 동참하면서 돌체앤가바나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돌체앤가바나 측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태도도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편 돌체앤가바나는 연간 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유명 이탈리아 브랜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물구나무서서 韓라면을…희한한 女모델 화제

    물구나무서서 韓라면을…희한한 女모델 화제

    ”혹시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 아닌가?” 늘씬한 여성모델이 상반신과 하반신이 뒤집어진 형태로 길거리에 서있는 초현실적인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기묘한 사진은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 패션 사진작가 마르틴 트랑블레(44)의 작품이다. 중국풍 거리에서 지방시(Givenchy),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 등 유명의류를 걸친 여성 모델들의 자신감 넘치는 포즈와 시선은 여느 패션 화보와 다르지 않다. 다만 모든 모델들이 거꾸로 서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흡사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인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연상시키는데 한 여성 모델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국내 N브랜드의 ‘S컵라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실 해당 사진들은 유명 영국 패션 잡지인 ‘Schön! Magazine’에 정기적으로 게재되는 화보 중 하나로 일명 ‘반 중력(gravity-defying) 촬영기법’으로 촬영된 것이다. 트랑블레는 해당 사진의 촬영법을 이렇게 전한다. 먼저 길거리 배경 사진을 먼저 촬영하고 다시 스튜디오에서 모델 전신 샷, 의류 샷, 신발 샷, 헤어 샷 등을 따로 촬영한 뒤 마지막에 ‘포토샵’으로 합성하는 것이다. 참고로 해당 화보는 사전 준비기간 2년, 후반 보정작업에만 160시간이 쓰였다. 트랑블레는 “이 모든 것은 스스로 만들어낸 아이디어”라며 “정상적인 세계와 뒤집어진 세계를 한 화면에 연출해 이를 연결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伊 디자이너 돌체·가바나, 탈세로 1년 8개월 징역형

    伊 디자이너 돌체·가바나, 탈세로 1년 8개월 징역형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D&G)의 공동 설립자들이 세금 탈루 혐의로 1년 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은 D&G의 공동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도미니코 돌체(오른쪽·54)와 스테파노 가바나(왼쪽·50)에게 각각 1년 8개월과 50만 유로(약 7억 5898만원)의 과징금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2004년 룩셈부르크에 ‘가도’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이탈리아 기반인 D&G의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세무 당국은 2007년 돌체와 가바나를 상대로 본격적인 세무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들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벌인 경영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당국은 2011년에도 두 사람의 탈세 혐의를 법원에 제소했지만 1심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검찰이 이에 항소해 2년 만에 다시 열린 재판에서 혐의가 인정된 것이다. 검찰은 이날 D&G가 당시 고의적으로 수입액 10억 유로(약 1조 5187억원) 정도를 적게 기록해 세금을 덜 냈다며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하지 않은 돌체와 가바나는 지금껏 혐의를 부인해 왔다. 가바나는 특히 올해 초부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내용의 짧은 글(멘션)을 올렸으며, 이날도 법원의 판결에 대해 부인하는 글을 썼다. 포브스가 뽑은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따르면 D&G는 이탈리아에서 11위, 전 세계에서 736위를 기록하고 있다. 매해 이탈리아의 전체 탈세 규모는 2750억 유로(약 40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서유럽에서 세 번째로 높은 액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돌체앤가바나 탈세로 감옥행?…2년 6개월 구형

    돌체앤가바나 탈세로 감옥행?…2년 6개월 구형

    이탈리아의 유명 패션업체 ‘돌체 앤 가바나’의 창업자 도미니코 돌체(54)와 스테파노 가바나(50)가 탈세 혐의로 밀라노 검찰로부터 금고 2년6개월을 구형받았다고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밀라노 검찰은 두 디자이너와 이들의 회계사를 포함한 총 6인에게 2~3년을 구형했다. 지난해 6월 기소된 두 디자이너는 2004년 룩셈부르크에 페이퍼컴퍼니 ‘가도’(Gado)를 설립, 이 회사에 자사 상표를 매각하고 사용료를 받는 조건으로 상표를 독점해 10억 유로(약 1조 4000억원)를 탈세한 혐의로 최근 항소법원으로부터 과징금과 이자로 3억 4300만 유로(약 4880억원)을 부과받았다. 담당 검사는 “이들이야말로 사업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얻고 있는 장본인”이라면서 “‘가도’는 절세를 위해 설치된 페이퍼컴퍼니”라고 밝혔다. 밀라노 검찰은 두 디자이너가 이탈리아의 높은 세금을 회피하려고 상표를 매각했다고 판단, 2007년부터 수사를 시작했으며 2010년 역외 탈세 혐의로 이들을 고발했다. 하지만 법원이 2011년 두 디자이너에게 탈세혐의가 없다고 판결한 데 대해 검찰이 항소하자 상급심은 재판부를 새로 구성하고 재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돌체앤가바나 인터넷뉴스팀
  •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③Emilia Romagna 에밀리아 로마냐주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③Emilia Romagna 에밀리아 로마냐주

    Emilia Romagna 에밀리아 로마냐주 우아한 유네스코 도시들 이탈리아처럼 많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가진 나라는 없다. 그래서 그 타이틀마저 식상할 때가 있지만 막상 그 중요한 인류의 유산 앞에 서면 스스로가 얼마나 행운아인지를 알게 된다. 페라리보다 멋진 페라라에서, 손톱만한 유리조각들에 존경심을 품게 되었던 라벤나에서, 나는 무척 행운아였다. Unesco City 1 이상적인 르네상스 도시 페라라 Ferrara 포 강변에 자리한 페라라는 15~16세기에 막강한 세력을 자랑했던 에스테 공국의 보금자리로, 예술가들에 대한 활발한 후원으로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로 번성한 곳이다. 도시의 규모를 확대할 필요를 느낀 에스테 가문의 헤르쿨레스는 1492년 비아지오 로세티Biagio Rossetti에게 그 임무를 맡겼다. ‘유럽 최초의 근대 도시’의 탄생이었다. 그리고 50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 1995년 페라라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르네상스 시대의 도시계획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구불구불 휘어진 골목이 복잡하게 중첩되어 있는 중심지구와 북쪽의 확장된 주거지역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도시의 삶을 유통하고 있었다. 헤르쿨레안 에디션Herculean Addition으로 불리는 확장된 주거지역에서 로세티가 세운 랜드마크는 디아만티궁Palazzo dei Diamanti은 벽면이 8,000개가 넘는 피라미드 모양의 대리석 포석으로 이뤄져 일명 다이아몬드궁으로도 불린다. 당시 유럽의 부자들이 이주하여 살기 시작했던 이 주변은 지금도 모두 부유한 주택지구다. 넓은 해자 때문에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듯 보이는 에스텐성Castello Estense은 1385년부터 200년간 개축이 계속된 도시의 상징이었다.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이는 이 성은 원래 도시의 북쪽을 수비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에스테 가문이 주거지를 이 성으로 옮기면서는 민중의 발란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어둡고 습한 지하 감옥이 아직도 남아있다. 거친 외관에 비해 내부는 점점 귀족의 화려한 생활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나갔다. 회랑을 세우고 대리석 발코니, 정원을 만들었다. 부속 건물에는 놀이와 유희를 테마로 한 카밀로 필리피의 프레스코화가 귀족의 호사스런 취미를 보여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산 조지오 페라라 대성당 앞에는 상인들과 장을 보러 온 사람들도 빈틈이 없었다. 아랫부분의 로마네스크 양식과 윗부분의 고딕 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대성당의 파사드만 겨우 볼 수 있었다. 도시 중심과 확장된 주거 지역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가장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자전거 여행이다. 페라라는 인구당 자전거 보유 대수가 가장 많은 도시로도 유명하다. 평평한 지형 덕분이기도 하고, 자동차보다는 자전거가 더 편리한 도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자전거를 타고 9km 성벽 외곽을 따라 도시를 한 바퀴 도는 것이 페라라 사람들의 자전거 산책이다. 성 둘레에 커다란 나무를 심고 자전거 도로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Unesco City 2 살아있는 모자이크 라벤나Ravenna 라벤나의 전성기는 페라라보다 1,000여 년은 더 거슬러 올라간다. 5세기부터 8세기 사이에 3번이나 수도(서로마 제국, 동고트, 비잔틴 제국)의 지휘를 누렸던 도시다. 그 영광의 흔적이 8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남아 있고 그중에서 2개를 직접 볼 수 있었다. 초기 기독교시대의 보물로 꼽히는 바실리카 산 비탈레Basilica of San Vitale의 내부도 모자이크로 라벤나를 다시 탈환한 동로마 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안과 그의 부인 테오도라가 그려져 있다. 빛이 바래지 않은 모자이크화 속에서 황제와 여왕은 여전히 화려했고 여자들의 컬러풀한 의상도 그대로였다. 빛이 잘 드는 날이면 더욱더 찬란하게 빛난다고 했다. 이 세계문화유산에 영감을 받은 샤넬의 디자이너는 라벤나 스타일의 쥬얼리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갈라 플라치디아의 원형무덤Mauseleum of Galla Placidia을 설명하는 한 단어는 보석상자다. 평범하고 둔해 보이기까지 하는 내부와 달리 어두운 내부에는 찬란한 보석처럼 알알히 생생한 모자이크 그림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금박 위에 반짝이는 유리들은 때론 별이고, 때론 꽃이고, 때론 사람이 된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라벤나로 신혼여행을 왔다가 이곳의 모자이크를 보고 ‘나이트 & 데이’라는 곳을 작곡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비잔틴 시대의 황실 판사들의 초상화를 비롯해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알 수 있는 모자이크들이 천장 전체를 덮고 있다. 물론 바닥도 돌 카펫, 즉 모자이크로 덮여 있었다. 라벤나 사람들이 가지는 모자이크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일주일 동안 40시간을 수료하면 되는 모자이크 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골목어귀마다 붙어 있는 도로명 표지판을 모두 모자이크로 바꾸는 작업은 안나 피에타씨Anna Fietta의 지휘아래 이루어졌다. 그녀의 공방 겸 숍에서는 다양한 모자이크 작품과 재료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라벤나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또 하나의 자부심은 중세 최고의 서사시인 <신곡>의 저자, 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다. 정치적인 이유로 고향 피렌체로 돌아가지 못하고 19년 동안 망명 생활을 했던 그는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그가 죽은 후에야 베네치아는 유골을 되찾으려 했지만 라벤나는 유골을 빼돌려 가면서 지켜냈다. ▶travie info 꼬는 것이 실력, 빠네 페라라레제 맛에 대한 선입견을 줄 수 있으므로 이 빵의 모양을 다른 동물이나 곤충에 비교하는 일은 삼가겠다. 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사지가 꼬인 빵이다. 제빵사가 실력을 한껏 뽐내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는 이 빵은 1536년부터 귀족의 만찬 테이블에 오르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세계 최고의 빵’이라는 찬사를(이탈리아 사람들에게) 듣고 있다. 하지만 정말 맛있는 페라라 빵을 위해서는 이 지역의 물과 밀가루뿐 아니라 습도마저 필수라고 하니 본토에서만 그 맛을 느낄 수 있나 보다. 맛있는 빠네 페라라레제를 기본빵으로 제공하는 레스토랑 겸 식료품점 쿠시나 부테가Cusina Butega는 그릇의 소리만 듣고도 금이 간 것을 알아차리는 숙련된 종업원들만큼이나 자부심을 가져도 좋은 에밀리야 로마냐 음식을 제공한다. Cusina Butega | 주소 Corso Porta Reno 26/28 Ferrara 문의 +39 0532 209174 www.cusinaebutega.com 이탈리안의 점심식사, 피아디나 이탈리안의 일상적인 점심메뉴가 된 피아디나Piadina는 라벤나의 자랑이기도 하다. 얇고 평평한 밀가루 빵 위에 재료를 넣고 말아먹는 피아디아는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샌드위치와 비슷하다. 하지만 라벤나의 카페 까데뱅Ca’ de’ Ven에서 맛본 ‘원조’ 피아디나는 샌드위치 재료가 아니라 그 자체로 맛있는 빵이었다. 밀가루에 라드돼지기름를 듬뿍 넣어 만든 반죽을 팬에 구워 만들기 때문에 적당히 기름지면서도 쫄깃했다. 라벤나 관광청 사람들이 선택한 이 레스토랑은 15세기에 세워진 유서 깊은 건물에 어울리는 앤티크 선반과 서가,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의 엄선된 와인 등으로 이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품위 있게 보여주는 곳이다. Ca’ de’ Ven | 주소 Via Corrado Ricci, 24-48100 Ravenna 문의 +39 0544 30163 www.cadeven.it ● 이탈리안 식탁의 기본 너무 흔해서 쉽게 먹는 김치가 사실은 상당한 정성의 산물이듯, 흔하게 먹었던 파스타가 사실은 상당한 인내심의 산물이었고, 빵이나 찍어 먹던 발사믹 식초에도 명품이 따로 있었다. 커피에도 역사가 있고, 치즈는 시간의 산물이다. 알고 먹으니 다른 맛. 더 진하고 고소하고 감사한 맛! Boun Giorno! Torino Caffe 토리노의 아침, 바로크 시대의 건축물이 많은 격자형 도시의 골목을 기웃거리다 110년 전부터 산 카를로 광장 귀퉁이에 자리잡은 카페 토리노에 들어갔다. 마롱 글라세Maron Glaces·설탕시럽을 입힌 밤와 잔두이야Ganduia·헤이즐넛초콜릿의 먹음직한 모양새에 넋을 잃고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드니 천장 모서리에 이런 말이 새겨져 있었다. “a little too much is just enough for me.조금 넘치는 것이 내게는 충분한 것이다.” 그 순간 내게 든 생각은 ‘커피 한잔을 더 마셔도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 결핍보다는 약간의 과잉을 ‘충분’의 기준으로 삼아 보자! 단테의 희곡에 나온다는 이 문장을 나는 이번 이탈리아 여행을 위한 계시로 받아들였다. 한결 죄책감 없는 마음으로 두 번째 커피를 위해 라바짜 카페Lavazza cafe 1호점을 찾아갔다. 110여 년 전 토리노에서 시작된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이고 감각적인 커피 광고로 유명한 커피 브랜드답게 내부의 인테리어도 강렬했다. 그러나 그 현란함 속에서도 이탈리아 할머니들은 색 바랜 느낌이 아니었다. 토리노의 명물 커피라는 비체린Bicerin(에스프레소, 초콜릿, 뜨거운 우유거품을 층층이 섞은 커피)을 영접할 기회는 없었지만 충분히 족한 마음이 들었다. 내 노년의 어느 날, 아침 9시의 풍경이 저러하길. 그것은 카페인보다 진한 각성이었다. Caffe Torino | 주소 Piazza San Carlo 204 10100 Torino 문의 +39 011-5451118 슬로시티, 슬로치즈 브라 소믈리에도 만났고 바리스타도 만나 봤지만, 치즈감별사는 처음 만났다. 그 장소는 브라Bra였다. 이 도시를 설명하는 두 단어는 ‘슬로푸드’와 ‘슬로시티’다. 패스트푸드에 대항하여 일어나기 시작한 슬로푸드 운동의 세계연맹(1989년 결성) 본부가 브라에 설치됐다. 그리고 슬로푸드 운동의 연장선에서 브라는 슬로시티 1호(1999년)로 지정됐다. 대표적인 슬로푸드 치즈. 브라는 2년에 한 번씩 세계치즈축제가 개회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 도시에서 1920년부터 3대째 치즈 숙성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지오리토Gilolto 가문의 피렌조Fiorenzo씨(사진 왼쪽)도 매번 이 축제에 참가해 엄성된 브라치즈를 내놓는다. 이 지역의 200여 가구가 생산하는 치즈를 감별하고, 특별한 치즈로 숙성해 내는 것이 그의 일. 서늘한 지하 저장고는 치즈 특유의 콤콤한 냄새가 진동했다. 최소한 6개월 이상 숙성시킨 치즈를 두로Duro라고 하고 1년 이상 주기적으로 올리브 오일을 덧발라가며 숙성시키는데 지오리토에서는 보통 3년 정도 숙성시킨 치즈를 유럽, 미국, 일본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어떤 치즈들은 홍어로 치면 흑산도보다 진하다는 나주 홍어쯤 되는데, 그럴수록 마니아들은 더 환장하게 마련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지오리토만의 독창적인 치즈는 브라취크braciuk였다. 질 좋은 치즈를 네비올로Nebbiolo, 바르베라Barbera 등 피에몬테 지역 품종의 포도껍질에 파묻어 적어도 3개월 이상 숙성시킨, 말하자면 ‘취한’ 치즈다. 그래서 이름도 취한drunken을 뜻하는 지역 방언인 ‘취크ciuk’다. 와인 향기와 함께 톡 쏘는 듯한 맛은 지금도 입 안에서 맴돈다. 피오렌조 지오리토Fiorenzo Giolito | 주소 Via Monte Grappa, 6-12042-Bra(CN) 문의 +39 0172 412920 www.giolitocheese.it 내가 만든 파스타 볼로냐 요리학교 ‘요리의 수도’라고도 불리는 볼로네제를 대표하는 메뉴는 미트소스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볼로네제 소스 파스타’다. 소스의 비법까지야 배울 틈이 없었지만 파스타를 만들어 볼 기회는 있었다. 수많은 파스타 종류 중 도전할 종목은 토르텔리니Tortellini였다. 밀가루와 계란 30개만으로 치댄 반죽으로 피를 만들고 속을 채운 이 파스타는 그 생김새 때문에 비너스의 배꼽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손가락의 한마디만큼 작은 토르텔리니를 만들기 시작했다. 어렵다기보다는 흥미를 잃기 쉬운 노동집약적 요리였다. 체험자들의 얼굴에 지겨운 기색이 비치자 곧 응용코스로 대형 토르텔리니 만들기가 시작됐다. 같은 요령이지만 물만두만큼 사이즈가 커지자 다시 속도가 붙었고 그만큼 식욕도 빠르게 상승했다. 체험을 끝내고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갈증을 푸는 동안 드디어 고기 육수에 끊여 낸 토르텔리니가 냄비째 나왔다. 3가지 이상의 파스타 요리가 나온다는 말에 양을 조절하려 했으나 자제하기 어려울 만큼 토르텔리니는 맛있었다. 볼로냐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교실이자 레스토랑인 베키아Vecchia Scuola의 성공은 알레산드라 Alessandra Spisni씨의 명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생파스타 실습을 책임지는 유쾌한 남자, 알렉산드로씨(사진)는 그녀의 동생이다. 전문가 코스부터 일주일 코스, 점심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Vecchia Scuola Bolognese | 주소 via Galliera 11 40121 Bologna Italy 문의 +39 0516491576 www.lavecchiascuola.com 회장님의 식초 모데나 발사믹 모데나의 식초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 세상 모든 식초는 인스턴트다. 포도 외에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는 전통방식의 발사믹 식초를 만드는 과정은 순전히 시간의 응축이기 때문이다. 10월에 수확하여 깨끗하게 씻은 포도를 으깬 후 만 하루 동안 푹 끊여낸 포도액은 저장고로 옮겨서 배럴에 담긴다.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는 5~8개의 배럴들은 ‘가족’이라고 불린다. 그런 가족들이 한 서른 세트쯤 될까. 그리 넓지 않은 2층 저장고는 서늘하면서도 시큼한 공기로 채워져 있었다. 18세기부터 가족을 위해 만들기 시작한 식초는 이제 가문의 중요한 사업이 되었다. 같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초라고 해도 사용하는 저장통의 목재가 다르기 때문에 맛도 모두 다르다. 구멍이 뚫린 배럴에서 증발하고 숙성되면서 응축된 발사믹 식초가 한 단계씩 작은 통으로 옮겨지면서 증발을 계속하여 식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수백년이다. 포도 원액들이 섞이므로 사실 아무도 그 정확한 연도를 알 수는 없다. 모 호텔 홍보담당자의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모데나의 식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그룹의 회장님이 먹는 식초다. 그러나 아무리 재벌이라고 해도 욕심껏 모데나의 식초를 구매할 수는 없다. 18세기부터 시작된 이 마을의 식초 담그기는 소규모의 가내 수공업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방문했던 곳에서도 연간 생산량은 500~600병 정도라고 했다. 시간이라는 것에 맛이 있다면 모데나의 발사믹 식초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시고, 달고, 진한 감칠맛. 마지막 몇 방울만 떨어뜨려도 샐러드를, 빵을, 치즈를 완전 다른 요리로 만드는 신의 한수 같은 맛 말이다. 품질인증(P.D.D)을 받은 모데나 전통 발사믹 식초의 가격은 100ml들이 한 병에 12년산 40유로, 25년산은 70유로다. 다른 식초와 비교하자면 고가지만, 그 오랜 시간으로 나누어 생각하자면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진다. www.balsamico.it ●이방인처럼 쇼핑하고 이탈리안처럼 먹어라 할인과 세금 환급이라는 ‘이방인 쇼핑 특권’을 꼭 누려야 할 나라는 말할 것도 없이 이탈리아다. 아무래도 홈그라운드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품목도 다양하고 사이즈 선택의 폭도 넓다. 디자이너 아웃렛 맥아더글렌의 장점이 두드러지는 곳도 이탈리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살바토레 페라가모(피렌체), 프라다(밀라노), 불가리(로마), 돌체앤가바나(밀라노), 질샌더(밀라노), 베네통(트레비조) 등은 부연이 필요없는 브랜드다. 여행가방으로 유명한 브릭스(올지아테 코마스코), 여성 핸드백으로 유명한 코치넬리coccinelle(파르마), 남성복 브리오니(펜네)와 투스카니 스타일 패션 브랜드 고뗄리Gotelli(세라발레)는 이탈리아에서 꼭 노려야 하는 쇼핑리스트다. 의류와 보석뿐 아니라 향수, 화장품, 스포츠용품, 가정용품 브랜드들도 다양하게 입점해 있다. 동일 매장에서 154.94유로 이상을 지출하면 구입 금액에서 최대 15%를 다시 환급까지 받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누려야 할 또 하나의 특권은 음식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방인처럼 말고 이탈리안처럼 먹기를 권한다. 버거킹을 대신해 선택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도 그리 비싸지 않고, 와인 한잔을 곁들이는 것도 이탈리아이기에 꼭 누려야 할 호사다. 노벤타 디 피아베 Noventa di Piave Designer Outlet 펜디Fendi, 아르마니Armani 등의 제품이 비교적 원활하게 공급된다는 소문이 있는 곳으로 뉴욕의 패션 블로거들, 베니스 비엔날레의 작가들이 놓치지 않는 매장이다. 베니스에서 30분, 파도바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여름마다 음악 페스티벌 등의 문화행사도 개최한다. 주소 Via Marco Polo 1 30020 Noventa di Piave 문의 +39 0421 5741 찾아가기 베니스 트론체토 광장 앞에서 매일 오전 10시에 셔틀버스(왕복 15유로)가 출발한다. 산 도나 디 피아베San Dona di Piave에서도 왕복 버스를 운행한다. 세라발레 디자이너 아웃렛 Serravalle Designer Outlet 이탈리아 북동쪽 리구리아 해안 지역의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이 쇼핑몰은 이탈리안의 감성을 잘 전달하는 쇼핑 공간이다. 유일하게 불가리가 입점해 있다는 점에서 불가리 마니아에게는 필수방문지로 꼽히는 곳. 베네통 매장의 규모도 크다. 밀라노에서 1시간, 제노바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소 Via Della Moda,1-15069 Serravalle Scrivia 문의 +39 0143 609000 www.mcarthurglen.it ●두 개의 시간이 만나다 일주일 동안 이탈리아 북부를 누볐다. 지도를 펼쳐 놓고 헤아려 보니 피에몬테, 베네토, 에밀리아 로마냐의 3개 주에 걸쳐 있는 11개의 도시와 마을이었다. 도시의 중심에서 중심부로, 재빠르게 우리를 이동시켜 준 이탈리아 열차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한 덕택이다. 직접 타본 이딸로에는 두 가지 속도가 존재하고 있었다. 페라리를 닮았다는 명품 초고속 열차의 경쾌한 속도감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라면, 그로 인해 한층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풍경을 즐기거나 맥주를 마시는 것이 기차 안의 풍경이다. 마치 빠르게 달리는 기차가 외부의 시간을 흡수하여 내부로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닌가 싶은, SF적 상상을 해보게 된다. 창밖을 보며 이런 공상을 펼치는 것도 기차 여행이 주는 쏠쏠한 재미일 것이다 .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 정도로 미래적이어서 그런지 이딸로의 경쟁 상대는 기차가 아니라 비행기다. 물론 종목은 속도가 아니라 서비스 경쟁이다. ‘격의 없는 매너’로 유명한 유럽 항공사 승무원이 아니라 상냥하고 또 예쁘기도 한 우리나라의 승무원이 연상되는, 그런 친절함을 위해 철저하게 서비스 교육을 한 덕택이다. 영어구사 능력도 모두 수준급이다. 그들의 서비스를 듬뿍 받을 수 있는 곳이 ‘까사 이딸로Casa Italo’다. 이딸로 전용 대기실이자 안내데스크 겸 예약센터인 이곳은 이딸로 특유의 컬러인 벨벳 레드와 실버가 어우러지는 우주적인 공간이다. 심플한 픽토그램과 벽면에 내장된 키오스크 들은 디자인, 성능,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초고속 열차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려는 진보적인 이딸로의 노력이 시각화된 결과물이다. <월페이퍼>가 주관한 2013년 디자인 어워드에서 ‘올해의 생활 향상’부분을 수상하기도 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이탈리아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5-8806,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02-3789-6110, 맥아더글랜 한국사무소 02-553-0822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피에라 피지Piera Pizi 밀라노역 스페셜리스트 “여기 있는 서비스 직원들은 모두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고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밀라노에 있는 2개의 역을 오가면서 총괄업무를 담당했는데 좋은 피드백을 많이 들었어요. 저는 예전에 호텔에서 일했었는데 이딸로의 서비스는 호텔에 못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의 경쟁 상태는 항공사 승무의 수준의 친절과 서비스죠. 하지만 요금은 무척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시장 조사를 통해서 더 많은 승객들이 이딸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거든요. 참! 이딸로 열차에서 제공되는 슬로푸드 스낵도 잊지 말고 맛보세요.” ●mini interview 찾아가기 밀라노(오전 10시, 오후 1시30분)와 토리노(오전 9시)에서 세라발레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 ‘No세일’ 콧대 꺾인 해외 명품

    꼿대 높은 해외 명품도 장기 불황 앞에선 맥을 추지 못했다. 문턱을 낮추지 않아도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던 백화점 해외 명품이 최대 50%까지 몸값이 하락하는 ‘명품 수난시대’를 맞았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이 24일부터 해외 명품 가방과 의류를 할인 판매한다고 21일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8월 31일까지 모든 점포에서 해외 명품 가방과 의류 등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구찌, 페라가모, 멀버리, 에트로, 에스까다, 펜디, 토즈 등 140여개 브랜드다. 멀버리 토트백을 272만 8600원, 돌체앤가바나 핸드백을 149만원에 살 수 있다. 에스까다 원피스를 114만 8000원, 비비안웨스트우드 드레스를 68만 6000원, 폴스미스 지갑을 41만원에 각각 판다. 경기불황으로 해외 명품 브랜드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꺾였다. 2011년 20%대였던 롯데백화점의 해외 명품 성장률은 2012년 12%, 2013년 4%대로 추락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브랜드가 대폭 늘어난 이유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코치, 에트로, 마이클코어스, 소니아리키엘, 겐조, 맥큐 등 1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명품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할인율은 30~50% 정도다. 의류는 지난해 보다 물량이 10%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멀버리, 구찌, 페라가모, 발렌시아가, 토즈 등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현대는 시즌오프 상품이 전부 소진될 때까지 행사를 진행한다. 목동점에서는 다음달 초에 스위스 시계박람회에 출품된 명품 시계도 선보일 예정이다. 갤러리아 명품관도 휴고보스, 질 샌더, 베르사체 등 160여 개 명품 브랜드를 10∼30% 할인하는 행사를 연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시즌오프는 평소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명품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댄스뮤지컬 ‘번 더 플로어’ 25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30일~12월 1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각종 댄스 선수권대회를 석권한 무용수 20여명이 살사, 탱고, 룸바 등 춤과 이야기의 향연을 펼친다. 베르사체·돌체앤가바나·모스키노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의상 300여벌이 더해져 화려함이 배가된다. 3만~15만원. 1544-1555. ●뮤지컬 콘서트 드림인(Dream人) 20일~12월 22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스프링 어웨이크닝’,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 등 많은 사랑을 받는 뮤지컬 음악으로 꾸몄다. 뮤지컬 배우의 연기와 작품 설명을 곁들이는 해설이 있는 공연이다. 1만원. (02)796-7831~2. 국악·클래식 ●서원숙 가야금 독주회 20일 오후 7시 경기도문화의전당. 서원숙 단국대 교수가 가야금 산조의 명인 중고제 심상건의 음악을 재현한다. 정악적 변풍에 주법이 까다로워 음반으로만 전해지는 심상건 음악을 다양하게 만날 기회. 서한범 단국대 국악과 명예교수가 해설하고, 이건석(대금) 단국대 교수와 단국대 현악합주단이 협연한다. 무료. (031)8005-3926. ●소프라노 손순남 독창회 23일 오후 8시 서울 삼성동 포니정홀. 한국인 최초로 미국 피츠버그 오페라단에서 활약하고 국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손순남이 ‘오래된 나의 노래들’이라는 주제로 독창회를 연다. 나운영의 ‘가려나’, 김성태의 ‘동심초’, 조르다니의 ‘나의 다정한 연인’, 글룩의 ‘오 감미로운 나의 사랑’등 노래를 선사한다. 3만원. (02)2051-0734. 미술·전시 ●정제화 ‘일탈·회귀’전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4층 특별관.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 그래도 현실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인생의 현실을 묘사한 작품들이다. 작가가 이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 택한 소재는 연꽃. 연꽃이 있는 연못이 속세이며 극락이니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바로 낙원이라는 메시지다. (02)736-1020. ●‘클래스 올덴버그 & 코셰 반 브루겐 작품’전 내년 1월 15일까지 서울 청담동 PKM트리니티갤러리. 청계천변에 위치한 소라 모양의 거대한 공공 설치작품으로 유명한 두 작가의 협업 작품을 대거 선보인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는 3m가 넘는 대작 2점을 따로 전시해 뒀다. (02)515-9496.
  • 백화점 추석 상품권 가을 세일에 걷는다

    주요 백화점들이 추석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을 정기세일에 돌입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은 추석 연휴 직후인 새달 3일부터 21일까지 19일간 세일을 진행한다. 징검다리 연휴 효과를 노려 ‘개천절’에 세일을 시작해 추석 기간에 다소 살아날 것으로 보이는 소비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심산이다. 또한 추석 때 선물로 풀린 상품권을 회수하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때문에 ‘금요일 시작’이라는 공식도 깨졌고 세일 일수도 예년(17일)보다 2일 더 늘어난 19일이 됐다. 보통 가을 세일 규모는 봄·여름에 비해 크지 않다. 아직 참여업체들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매출 부진에 울었던 의류업체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가을옷은 여름 의류보다 단가가 높지만 갑작스럽게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세일 첫 주에 대형 행사를 집중 배치했다. 추석과 개천절까지 5일 연휴를 실시하는 기업이 많아 가족 단위 고객들이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행사 기간이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과 맞물려 중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이벤트도 함께 준비했다. 롯데는 소비자를 최대한 끌어 모으기 위해 상품권 회수를 위한 별도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주말마다 수입 주방용품, 침구류 등 감사품을 선착순 증정한다. 신세계는 10~30% 정도의 기존 할인율에는 꿈쩍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해 브랜드별 기획 특가 상품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렸다. 세일에 참여하는 브랜드 숫자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새달 6~9일 강남점은 해외 명품 초대전 행사도 연다. 돌체앤가바나, 조르지오 아르마니, 마르니, 알렉산더 맥퀸, 신세계 슈 컬렉션 등 20개 브랜드가 참여해 30~50% 인하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삼았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새달 5일부터 31일까지 ‘갤러리아 맨스 웨어 엑스트라 바간자’ 행사를 연다. 톰포드, 란스미어, 휴고보스 등 64개 남성 브랜드가 참여해 맞춤 정장 서비스, 스타일링 클래스 등 이벤트를 기획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오빤 럭셔리 스타일

    오빤 럭셔리 스타일

    최근 프랑스 고급 브랜드 지방시의 남성복 단독 매장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처음 문을 열었다. 지방시는 그동안 국내에서 여성복과 잡화 위주로 매장을 전개해 왔다. 새로 수입과 유통을 맡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에 눈뜬 남성 소비자들 사이에 마니아가 제법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방시 남성복이 ‘딴살림’을 차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주요 품목의 가격을 보면 티셔츠가 30만~60만원, 니트 50만~80만원, 캐주얼 외투가 100만~200만원대로 꽤 높은 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남성들의 고급 수입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와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여성의 경우처럼 잡화에서 시작해 의류로 소비가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4~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남성들은 패션을 여성의 전유물로 여기며 사치라고 느꼈다. 그러나 경제력을 갖춘 30~40대가 자신을 가꾸는 것에 새롭게 눈뜨면서 고급 패션 시장에서 남성들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런 트렌드에 부응해 주요 백화점들은 이번 가을 매장 개편에서 남성 상품군을 ‘럭셔리’하게 손질했다. 특히 롯데백화점의 행보가 남다르다. 본점 남성층은 현재 재단장 공사가 한창이다. 중요 고객으로 부상한 남성들의 고급스러운 취향에 맞추기 위해서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9월 ‘버버리 맨스’와 ‘엠포리오 아르마니 남성’ 단독 매장을 신규로 들여올 예정이다. 버버리 맨스의 경우 명품관 에비뉴엘에 있던 버버리 매장에서 나와 본점 남성층에 따로 공간을 낼 수 있게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여성의 도움 없이 혼자서 쇼핑을 즐기는 남성들이 날로 증가해 복합매장보다 남성 단독 매장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버버리 맨스는 신세계 강남점에 국내 첫 단독 매장을 연 이후 60% 이상 매출이 신장했다. 처음으로 들여오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남성 매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 국내에서 여성 제품보다 남성복의 고객층이 넓고 인기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성 제품보다 남성 제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고객 유치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패션 부문의 남성 매출을 확인한 뒤 지난해 9월 강남점에 문을 연 남성 전문관도 순항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패션 상품군에서 남성 매출 비중은 지난해 처음 30%까지 높아졌다. 이곳의 강점 가운데 하나도 고급 브랜드의 단독 매장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찌, 돌체앤가바나, 입생로랑, 토즈, 로로피아나 등의 브랜드가 ‘큰손’ 남성 고객을 끄는 데 역할을 했다. 남성 전문관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5% 늘어 백화점 전체 신장률(7.2%)을 크게 앞질렀다. 가볍게 입는 비즈니스 캐주얼이 대세지만 갤러리아는 이탈리아 최고급 남성 정장 브랜드인 ‘이사이아’를 명품관에 또 추가했다. 기존에 들여온 스테파노리치, 브리오니, 체사레 아톨리니, 키톤 등과 함께 ‘럭셔리 진용’을 정비해 고급스러운 차별화를 꾀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백화점들 한여름에 겨울상품전

    백화점들 한여름에 겨울상품전

    주요 백화점들이 때 아니게 겨울상품전을 일제히 마련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자 단가 높은 겨울 상품을 한데 모은 대형 행사를 열고 매출 극대화에 나선 것이다. 롯데 백화점은 10일부터 23일까지 본점을 비롯해 잠실 등 전 지점에서 겨울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8월의 크리스마스’ 행사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행사 기간 진도, 근화 등 모피 브랜드가 주요 제품을 가격 인하해 판매하고, 쉬즈미스, 아이잗바바 등 1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여성 패션 사계절 상품전’도 열린다. 여성 속옷 브랜드 비너스 균일가전, 스포츠 대전 행사 등도 진행된다. 현대백화점도 전국 13개 점포에서 총 250억원 규모의 ‘한여름 모피대전’ 행사를 연다. 26일까지는 코오롱, 아이더 등 아웃도어 브랜드의 신상품 다운재킷을 모아 소개하는 ‘한여름에 만나는 다운 페스티벌’ 행사도 개최한다. 신세계 백화점은 10일 본점을 시작으로 강남(17~19일), 센텀시티점(24~26일) 등을 돌며 해외명품대전과 모피대전을 개최한다. 특히 올해 행사에선 단가가 높은 겨울 상품 비중을 대폭 늘려 총 물량은 200억원어치에 달한다.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비비안 웨스트우드, 마르틴 마르지엘라, 알렉산더 왕, 요지 야마모토 등 주요 수입 브랜드를 비롯해 폴스미스, 더 로우, 에밀리오 푸치 등의 상품을 60~7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진도, 동우, 디에스 등 5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모피 대전 행사도 함께 열린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커버스토리] ‘애플루엔자’에 병드는 아이들

    [커버스토리] ‘애플루엔자’에 병드는 아이들

    현영(9·가명)양은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소위 ‘명품’에 일찍 눈을 떴다. 디올의 베이비라인에서 나온 36만원짜리 청바지와 32만원가량 하는 돌체앤가바나 운동화를 특히 아낀다. 머리띠는 12만원 하는 프라다 제품이다. 지난겨울에는 부모를 졸라 버버리에서 신상품으로 출시한 100만원 정도 나가는 코트를 샀다. 현영이는 “명품 옷을 입은 나를 친구들이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게 기분 좋다.”면서 “다른 친구들도 명품을 한두 개씩은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명품 브랜드도 술술 말했다. 현영이의 아버지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집도 서울 마포구에 있는 90㎡쯤 되는 아파트다. 어린이 명품 소비 행태가 부유층에서 중산층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 자녀를 둔 가정이 늘어나면서 “제대로 잘 키우겠다.”는 부모들의 욕망에 ‘과소비 풍조’에 빠져드는 아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소득 불균형과 양극화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과소비 중독 증상 및 풍조, 즉 ‘애플루엔자’(Affluenza) 현상이다. 현영이처럼 명품에 집착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자녀를 매개로 한 부모의 강박적인 과시적 소비, 애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결국 어린 자녀들에게 전염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경혜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듯 어려서 보여 주기 위한 소비에 빠져들면 성장해서도 비슷한 행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꼭 명품이 아니라도 중고생들이 노스페이스 점퍼에 특정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선망하는 것도 마찬가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도 “명품 옷을 입은 아이가 어른들로부터 예쁘다는 말을 듣다 보면 자연스레 그런 옷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어른들이 일상적으로 자녀들에게 과시적 소비를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어린이 명품을 취급하는 키즈(Kids) 산업의 매출 증가세는 뚜렷하다. 예컨대 아동복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봉브앙은 지난해 매출이 2010년보다 15% 이상 늘었고 아르마니 주니어는 무려 105.4%나 증가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유아 및 아동복 매출 신장률은 6~7%인 데 비해 버버리 칠드런 등 해외 유명 아동의류의 매출 신장률은 15%에 달했다.”고 털어놨다. 현영이와 같이 남과 다르게 보이려는 소비뿐만 아니라 가정 안팎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차원에서 ‘소비중독’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들도 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은주(7·가명)양은 새로운 머리띠만 보면 꼭 사야 한다. 이미 100개나 되는 머리띠를 가졌다. 부모가 사 주지 않으면 욕설을 하거나 떼를 쓰기 일쑤다. 은주양에 대한 소아정신과의 진단 결과는 소비중독증이었다. 은주양을 진료한 의사는 “학교나 가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특정 물건을 사는 것으로 해소하려는 것이 소비중독의 주된 행태”라면서 “아이들의 잘못된 소비인식도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김동현·배경헌기자 moses@seoul.co.kr [용어 클릭] ●애플루엔자(affluenza) 풍요를 뜻하는 애플루언트(affluent)와 유행성 독감 인플루엔자(influenza)를 더해 만든 합성어다.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소비심리 또는 소비지상주의가 만들어 낸 질병이다. 소비중독 바이러스인 셈이다. 미국 환경과학자 데이비드 오언과 듀크대 명예교수 토머스 네일러 등이 2001년 펴낸 같은 제목의 저서 ‘애플루엔자’에서 유래됐다.
  • 신세계百 ‘남성 전문관’ 7일 개관

    신세계百 ‘남성 전문관’ 7일 개관

    30대 남성이 백화점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면서 업계가 이들을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강남점 6층에 남성 전문관(4800㎡)을 마련해 7일 개관한다고 6일 밝혔다. 이곳에서 남성들은 의류, 구두는 물론 음반, 문구류까지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다. 백화점은 세계 유수 백화점의 남성관에 버금가는 고품격 제품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클래식 브랜드존’과 ‘컨템포러리 브랜드존’, 트렌디 의류 편집매장인 ‘멘즈컬렉션’과 셔츠·구두·액세서리 등을 다루는 ‘멘즈퍼니싱’ 등 패션 관련 매장이 들어서고 카페 ‘베키아 누보’도 자리잡고 있다. 국내외 백화점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아르마니 브랜드의 최상위 제품인 조르조 아르마니 블랙 라벨과 랄프로렌 블랙·블루 라벨 매장 등 최고급 브랜드들도 입점했으며 구찌, 버버리, 돌체앤가바나, 이브 생로랑, 토즈, 로로피아나 등 6개 브랜드의 남성 단독 매장도 들어섰다. 편집매장 ‘맨 온 더 분’에서는 의류뿐만 아니라 신발, 문구, 전자제품, 음반까지 다양한 고급 제품을 선보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名품, 虛풍] 요람부터 명품 치장

    [名품, 虛풍] 요람부터 명품 치장

    국내에 명품 키즈 패션이 처음 선보인 것은 2004년 상륙한 버버리 키즈가 시작이다. 지난 4월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낸 구치의 키즈 라인도 하루 매출 1000만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속싸개 40만원, 턱받이 20만 5000원, 머리핀 12만원, 머리띠 34만원 등 가격대는 높았지만 ‘내 아이를 특별하게 꾸미고 싶어하는 부모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수십만원 속싸개·머리핀 불티 에르메스, 티파니와 같은 브랜드에서도 딸랑이, 장난감, 목마, 신발, 머리빗, 접시, 저금통 등 다양한 아이 용품이 나온다. 30만원대의 티파니 은제 딸랑이는 드라마 ‘섹스앤드더시티’에 등장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디오르에서도 인형, 젖병, 공갈 젖꼭지 등의 유아용품을 만들었다. 관능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돌체앤가바나에서 나온 젖병과 우주복도 있다. 샤넬은 올 봄·여름 패션쇼에 특유의 트위드 재킷을 입은 남아 모델을 세워 이목을 끌었지만 일회성 이벤트라 ‘샤넬 패밀리룩’을 꾸미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아쉬움을 샀다. ●200만원 고소영 유모차 인기 신혼여행 공항 패션으로 여러 명품 브랜드를 살린 장동건·고소영 부부는 이제 육아용품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고소영이 최근 구입한 200만원대의 외국산 유모차는 ‘고소영 유모차’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카시트, 유모차, 장난감 등 다양한 고가의 명품 유아용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스타 마케팅 탓이 가장 크다는 분석도 있다. 자신들의 아이도 명품을 입혀 키우려는 부모의 과시욕이 키즈 명품 시장을 불리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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