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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3) 원숭이 앞에선 사시안경 써라?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3) 원숭이 앞에선 사시안경 써라?

    3차원 영화 선풍을 일으켰던 ‘아바타’(오른쪽)를 보면 지구인과 나비족(族)이 처음 만났을 때 “아이 시 유(I see you)”라고 인사를 한다. ‘난 당신을 봅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 나비족은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진실을 읽는 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보통의 한국 사람들은 빤히 눈 마주치는 걸 부담스러워한다. 만일 나비족과 마주친다면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 같다. 나도 개인적으로 상대방과 대놓고 눈을 마주치는 데 젬병이다. 내게 동물들이 편한 이유 중 하나가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안 본다기보다는 녀석들이 먼저 내 눈을 피해 버린다. 대개의 육식동물들은 ‘양안시’(兩眼視)로 앞을 노려보는 구조를 갖고 있다. 육식동물은 먹이를 발견해서 사냥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양쪽 시야의 포개지는 부분이 넓어 거리감과 입체감이 좋아야 한다. 반대로 초식동물들은 자세히는 못 봐도 사방을 두루 볼 수 있는 넓은 ‘단안시’(單眼視)를 갖고 있다. 그래서 주로 옆으로 비켜서서 한쪽 눈으로 상대방을 쳐다본다. 죽을 각오를 하고 공격할 때만 똑바로 본다. 육식·초식 동물 모두에게 누군가 자기를 똑바로 쳐다보는 것은 선전포고 혹은 공포를 의미한다. 벵골호랑이 보호 구역에 사는 인도 사람들은 이것을 이용해 숲 나들이를 할 때 머리 뒤에 눈이 아주 크고 웃는 사람 얼굴의 가면을 쓴다. 호랑이가 이걸 보면 자기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웃으면서 쳐다보는 아주 강한 사람으로 알고 피해 간다고 한다. 어느 동물원에서는 원숭이사 앞을 지날 때 특수한 안경을 빌려 준다. 안경 낀 사람의 눈이 사시(斜視)로 보이도록 해 주는 안경이다. 이걸 끼면 관람객이 원숭이를 똑바로 쳐다보더라도 원숭이는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관람객을 두려움 없이 대할 수 있게 돼 관람객들은 좀 더 자연스러운 원숭이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다. 언젠가 밭이나 논에 부엉이 눈 풍선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 역시 시력 좋은 새의 두려움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통 그런 것이 안 보인다. 필시 새들이 적응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아바타에서 본 나비족의 눈은 표범(왼쪽)의 눈과 무척 닮아 있다. 노란 홍채에 검고 둥근 눈동자. 그런데 표범은 나비족과 달리 빤히 쳐다보면 으르렁댄다. 눈의 생김새는 같아도 성정까지 같지는 않은 것이다. 언제부턴가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에티켓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거기에 적응이 안 된다. 역시 새것보다는 옛것에 더 어울리는 사람인 모양이다. 글 사진 최종욱 수의사 광주우치동물원수의사 lovne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노인요양시설 사고 시설측에 책임 물려

    앞으로 노인요양시설에서 시설 측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부상, 잘못된 투약, 상한 음식 등으로 인한 사고 등에 대해서는 시설 측이 책임을 지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서울·경기지역 41개 노인요양시설이 노인요양환자에게 불리한 약관조항을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에 앞서 서울·경기지역에 입소 정원이 30~50명인 중소규모의 요양시설 116개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인요양시설이 불의의 사건·사고나 질병에 의한 돌연사·사고 등과 관련해 시설 측 책임을 무조건 면제시키는 약관을 사용하다 적발됐다. 공정위는 입소자의 자연사망, 보호자와 함께 외출해 당한 부상 및 사망, 천재지변으로 인한 부상 및 사망 등의 경우에만 시설 책임이 없는 것으로 수정했다. 이어 월 이용료를 체납하더라고 시설측이 상당한 기간을 두고 납부를 재촉한 뒤에 계약을 해지토록 해 거동이 불편한 입소노인들이 갑자기 시설에서 퇴거되는 일이 없도록 개선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2)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2)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지면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하면 생리 장애를 일으킨다. 보통 소는 5∼20도, 돼지는 15∼25도, 닭은 16∼24도의 기온을 좋아한다. 농촌진흥청 조사여서 가축들의 연구 결과만 나와 있지만 동물들도 사람처럼 30도 넘는 날씨는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마철과 같은 높은 습도의 날씨도 동물을 못살게 군다. 사람에게 불쾌지수가 있듯 동물에겐 열량지수가 있다. 열량지수는 기온과 상대습도(%)를 곱해 계산한다. 보통 가축은 1000∼1500 사이가 적당하다. 예를 들어 기온이 30도, 습도가 80%일 경우 열량지수는 2400(30도X80%)이 된다. 열량지수가 2300을 넘어서면 가축이 열사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마에 무더위가 겹치는 이맘때가 동물들로서는 가장 힘든 때다. ●발목 높이 전체 다리 길이의 절반 하지만 삼복더위에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독한 놈이 있다. 더위의 절대강자 낙타다. 낙타의 몸 곳곳에는 무더위에 의연할 수 있는 비결들이 숨어 있다. 우선 낙타는 발목의 높이가 어느 동물보다도 높다. 다리 길이의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낙타 사진을 보여 주고 “무릎이 어디일까요?”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발목을 짚는다. 이렇게 발목의 위치가 높이 있는 것은 사막의 강한 복사열을 피하기 위해서다. 낙타는 60~70도에 이르는 사막 지면보다 10도 정도는 시원한 곳에 몸통을 둘 수 있다. 더위를 피해 ‘하이힐’을 신었다고 볼 수 있다. 낙타는 또 변온동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체온의 변화가 심하다. 한낮 무더위에는 자기 체온을 41도까지 높였다가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34도까지 낮춘다. 체내 수분이 땀으로 낭비되지 않도록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다. 쉬지 않고 한번에 마실 수 있는 물의 양도 100ℓ에 이른다. 웬만한 승용차 기름 탱크의 두 배 수준이다. 이 정도 물을 한꺼번에 마시면 대부분 동물은 그 자리에서 죽는다. 급성 물중독 탓이다. 몸에 다량의 물이 일시에 유입되면 나트륨 등 체액의 전해질 농도가 급격히 낮아져 심장부정맥이나 뇌부종 등을 일으킨다. ●날씬한 몸매도 더위 퇴치에 한몫 낙타가 더위에 강한 또 다른 이유는 날씬한 몸매에 있다. 동물이건 사람이건 뚱뚱하면 땀을 많이 흘린다. 두꺼운 피하지방 때문에 몸 밖으로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몸은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지만, 사막 동물에게 수분 낭비는 치명적이다. 또 낙타는 몸 전체에 필요한 지방을 등 쪽에 몰아넣고 필요할 때마다 빼 쓰는 재주를 지녔다. 통상 몸 전체에 체지방이 퍼져 있으면 체지방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열이 체온을 높이는데 이걸 막기 위한 것이다. 이도 저도 안 될 때 사용하는 마지막 ‘지저분한 필살기’도 있다. 오줌을 제 몸에 싼다. 더울 때 마당에 물을 뿌리면 잠시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하지만 서울대공원에 가도 어지간해서는 이 필살기를 목격하기는 쉽지 않다. 낙타에게 한국의 삼복 날씨는 서늘한 사막의 밤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1)술 취한 원숭이들이 늘고 있다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1)술 취한 원숭이들이 늘고 있다

    인기 TV 동물프로그램에서 전화가 왔다. 원숭이들이 술이 든 음식을 좋아해 그걸 먹고 취해 돌아다닌다는데, 혹시 듣거나 경험한 적이 있느냐고 했다. “글쎄요…. 우리 동물원 원숭이들은 과일, 야채만 먹는데요. 관람객들이 던져 주는 과자류 외에 색다른 걸 먹는 건 못 봤습니다.” 이렇게 답한 뒤 인터넷으로 술 취한 원숭이를 검색해 봤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기르던 원숭이에게 장난으로 술을 먹였는데 나중엔 음주벽이 붙어 주인보다 더 취해 돌아다닌다는 내용이었다. 동네 사람들에게 안주를 달라고 보채거나 물어뜯는 등 주정을 부린다고까지 돼 있었다. 비슷한 맥락으로 아프리카 야생 코끼리들이 술에 취해 원주민에게 난동을 피우는 사례들이 있으며 ‘밀주’의 원천은 발효된 과일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그걸 읽고 나니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게 새삼 기억났다. 전남 해남군 흑석산에 유래를 알 수 없는 일본원숭이 한 마리가 5년 동안 야생으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소방서에서 “원숭이가 지나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등 너무 난폭해졌는데 심각하면 생포를 해야겠다.”고 협조 요청이 왔다. 마취총을 준비해 산에 올라갔다. 그러나 녀석은 낌새를 챘는지 주춤주춤 하다가 멀리 달아나 버렸다. 한참을 찾아 다니는 동안 그놈은 가까운 나무 위에서 나를 감시하고 있었다. 녀석이 사고를 치는 원인은 아마도 최근에 생긴 휴양림 때문인 것 같았다. 산이 아닌 곳에 죽치고 살면서 만만하게 보이는 노약자나 어린이에게 덤벼드는 모양이었다. 그런 행동이 혹시 술이 원인이 된 건 아닌지 궁금해졌다. 실제로 그 원숭이와 가장 친밀한 총각 산지기는 “저 녀석 술도 아주 잘 먹어요.”라고 했다. 술이 아니면 5년을 내리 혼자 살다 보니 너무 지치고 외로워서 약하게 보이는 같은 영장류에게 과도한 애정표현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원숭이들이 술을 좋아하는지 어떤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인간이 동물들을 흉내 내 마시기 시작했다는 술의 기원으로 볼 때 그 오묘한 맛과 느낌에서 원숭이들이라고 예외는 아닐 성싶다. 우리 동물원 침팬지도 혼자라서 외롭다. 먹이로 사과를 많이 주는데 녀석은 그걸 완전히 먹지 않고 입에서 씹어 덩어리로 뱉어 손으로 주물거린 후 한쪽에 모아 놓는다. 그러면 사과는 하루종일 서서히 갈변하며 발효된다. 사육사가 아침에 나와 보면 전날 모아 둔 사과 부스러기는 녀석이 모두 먹어 말끔히 사라져 있다. 일반인들은 틀림없이 침팬지가 똥을 모아 놨다가 먹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행위가 의도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종일 씹다 뱉은 사과는 유산균에 의해 일정 부분 발효가 진행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알코올 발효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기회가 되면 똑같이 실험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침팬지의 그 행위가 술을 얻기 위한 것인지, 일탈행위의 일종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동물들도 나름대로 술로 풀고 싶은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라는 것, 술에 취하는 동물들을 주목해야 할 또 다른 관점일 것이다. 최종욱 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0)동물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0)동물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

    인간이 자살을 하는 것은 고도로 발달된 대뇌 때문이다. 엄청난 자극에 의해 질서가 무너지면 사람은 비정상적인 행동을 택하게 된다. 동물들은 어떨까. 사람과 달리 대뇌가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자살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자살의 의미를 ‘스스로를 죽이는 행위’로 규정하면 그들도 자살을 한다고 볼 수 있는 증거들이 얼마든지 있다. 우선 고래의 자살, ‘스트랜딩’을 들 수 있다. 고래 떼가 해안가로 밀려와 돌아가지 못하고 죽는 현상이다. 지난해 호주의 해안가에 범고래들이 대규모로 올라와 죽는 일이 발생했다. 세계 곳곳에서 간간이 벌어지는 현상인데 예전처럼 고래 사냥이 유행할 때라면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칼을 들고 달려들었겠지만 대부분의 고래가 멸종 위기에 놓인 요즘, 이는 재앙에 가까운 일이다. 나도 해안가에 밀려온 돌고래 두 마리를 구해준 적이 있다. 갯벌에 올라와 있었는데 피부에 상처만 조금 입은 상태였다. 돌고래처럼 삶에 충실하고 낭만적인 동물이 일부러 얕은 곳으로 밀려온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자살과 진배 없는 일이다. 북극의 레밍(나그네쥐)도 동물 자살 이야기가 나올 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동물이다. 레밍은 먹이 환경이 좋아 개체 수가 급격히 늘면 새로운 터전을 찾아 이동에 나선다. 거의 맹목적으로 선두를 따라간다. 그러다 보니 선두가 방향을 바다나 호수로 잡아 안내하면 그대로 빠져 죽는다. 내가 직접 겪은 다람쥐원숭이 사건은 자살이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극적인 것이었다. 처음으로 새끼를 낳은 다람쥐원숭이가 있었다. 그런데 새끼는 태어난 지 1주일 만에 죽어 버렸다. 보통 자그마한 원숭이들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닌다. 그러나 새끼가 죽은 날엔 이상하게도 어미가 품에 안고 있었다. 젖을 주나 하고 봤더니 새끼는 이미 죽어서 축 늘어진 상태였다. 그럴 경우 보통은 어미를 쫓아서 새끼를 포기하게 만든다. 그날도 긴 장대를 이용해 어미로부터 새끼를 떼어낸 후 통상적인 부검을 거치고 바로 묻어 주었다. 그러나 그날 이후 어미는 먹이와 일상 활동을 일절 거부했다. 끝내 한자리에서 그대로 못 박혀 죽고 말았다. 이 어미의 죽음에 대해 달리 쓸 말이 없어 진료부에 그냥 ‘자살’로 기록했다. 동물들은 죽음이 가까이 옴을 알고 무리를 벗어나 스스로 잡아먹히거나 코끼리 같은 경우는 무덤 자리(흔히 알려진 집단 무덤은 아니다)를 찾아가기도 한다. 얼마 전 새로 들어온 표범이 있었다. 마치 돼지처럼 사육되던 걸 구해온 건데도 낯선 환경 때문인지 보름 동안 먹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나 죽기 일보 직전 음식을 먹으며 ‘삶’을 선택했다. 이런 걸 보면 동물들이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뭍으로 올라온 고래를 정성껏 구해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이 잘한 일인지, 아니면 그들이 선택한 죽음을 방해하는 것인지는 그들만이 정확히 알 것이다.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9) 동물에 관한 진실 같은 오해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9) 동물에 관한 진실 같은 오해

    몇 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시절에 ‘혁신’ 관련 강연이 홍수를 이룬 적이 있었다. 당시에 강사들이 자주 예로 든 것이 솔개였다. 솔개는 40년을 산 후 깊은 산속 절벽으로 들어가 부리와 발톱을 모두 바위에 갈아 뽑아 버리는데, 그 고통의 세월을 참고 이기면 다시 새 부리와 발톱이 나 그 후 40년을 더 살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언뜻 감동적이었지만 그게 정말인지 의문이 들었다. 인터넷이고 서적이고 다 뒤져 보았지만 솔개는 그저 40년의 꽤 오랜 수명을 사는 새로만 되어 있었다. 이솝우화 같은, 그저 하나의 현대식 우화일 뿐이었는데 사실처럼 믿고 이야기하는 강사들을 보며 답답해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TV광고 중에 백조가 물 위에서 열심히 발을 젓다가 멈추면 물속으로 쑥 빠지는 장면을 보여 주는 것이 있다. 겉으로 편하게 보여도 안으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할 때 오리나 백조가 물속에서 발 젓는 것을 예로 든다. 그게 정말일까? 오리들은 대부분 물 위에 둥둥 떠 있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공기가 찬 깃털, 부레와 같은 기낭, 함기골(공기가 들어있는 뼈) 조직 등으로 몸이 저절로 떠 있는 것이다. 교훈의 내용은 좋지만 사례 자체는 사실과 다른 셈이다. 청설모가 다람쥐를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많은 이들은 청설모를 외래종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본 청설모는 거의 나무 위에서 사는 겁쟁이들이고, 주로 나무 열매를 먹고 산다. 청설모가 사는 곳에 다람쥐도 함께 사는 것은 진실이다. 하지만 나무 위와 나무 아래로, 서로 사는 영역이 달라 별다른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오해는 왜 생겨났을까? 자료를 뒤져 보니 1980년대 어느 인기 소설가가 청설모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한 과수 농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소설에 옮긴 게 발단인 듯했다. 청설모는 외래종이 아니다. 오히려 다람쥐보다 더한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청설모의 영문 이름도 ‘코리안 스쿼럴’(한국 다람쥐)이다. 예전에는 털이 붓의 주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다람쥐의 진짜 적은 1960~70년대 수출을 위해 한 해에 30만 마리를 포획한 인간들이었다. 요즘엔 여름 철새인 뻐꾸기 소리를 어디서든 들을 수 있다. 뻐꾸기는 탁란(托卵)하는 새로 유명하다. 주로 자기보다 훨씬 작은 멧새 등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아 놓고 잘 키우는지 아닌지 주변에서 감시까지 한다. 그런데 유명한 가요 제목으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가 있다. 새들은 대개 하늘을 지붕 삼고 나무 위를 잠자리 삼아 자유롭게 살다가 새끼를 키울 때쯤 둥지를 애써 만든다. 그런데 왜 하필 탁란을 하는 뻐꾸기를 소재로 삼았을까 싶다. 둥지를 잘 만드는 까치 같은 평범한 새들을 놔두고 말이다. 하지만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노래 제목과 같은 이름의 미국 소설도 있지 않은가. 실제로 미국 뻐꾸기는 많은 수가 자기 둥지를 짓는다고 한다. 글 사진 광주우치동물원 최종욱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8) 독자 의견 들어보니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8) 독자 의견 들어보니

    서울동물원이 지난 2월 죽은 로랜드고릴라(수컷·1963년생) ‘고리롱’의 박제(剝製) 계획을 철회했다. “평생을 동물원에서 보낸 고리롱을 박제하는 것은 동물의 죽음을 기리는 방법으로 적절치 않다.”는 시민들의 반대 의견을 받아들였다. 앞서 서울동물원은 멸종 위기종인 로랜드고릴라가 다시는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박제를 추진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7일 “반대가 많은 박제 대신에 다른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면서 “고리롱이 죽고 나서 100일 동안이나 냉동고에 보관돼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시민들이 올려준 고마운 의견과 아이디어를 충분히 참고해 깊이 있는 추가 논의를 거쳐 동물원의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신문은 고리롱 사체의 처리 방안을 놓고 독자들의 의견을 구했다. ‘박제 찬성’과 ‘박제 반대’ 사이에 논란이 격화되고, 고리롱의 냉동고 보관이 길어지면서 조속한 결론 도출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자 23면 ‘숨진 멸종위기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박제 찬반 논란’ 기사를 통해 독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과 서울신문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다양한 의견들이 전달됐다. ‘박제 찬성’과 ‘박제 반대’는 3대7정도로 ‘반대’가 우세했다. 서울신문은 해당 의견을 동물원에 전달했다. 동물원은 일단 고리롱의 장례를 치르고 땅에 매장한 뒤 일정 시점 후에 유골을 수습해 골격을 짜맞춰 전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실제 외국의 유수 동물원들은 고릴라를 비롯한 영장류의 골격을 표본으로 전시해 연구 및 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 동물원 사상 최장수 기록을 갖고 있다가 58세로 숨진 아시아코끼리 ‘자이언트’에 대해서도 현재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자이언트는 1955년 당시 삼성물산 이병철 회장이 태국에서 들여와 55년간 서울살이를 했다.서울동물원은 자이언트를 코끼리 우리 밑에 매장한 상태다. 약 12년 후에 파내 골격 표본을 만들어 전시할 계획이다. 동물원 관계자는 “코끼리와 고릴라는 개체가 다른 만큼 골격표본을 만들더라도 그 방법이 같을 수 없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귀여움 종결자’ 크누트 이은 스타 새끼사자 등장

    ‘귀여움 종결자’ 크누트 이은 스타 새끼사자 등장

    독일의 자랑이자 전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스타 북극곰 크누트(Knut)가 지난 달 만 4세에 돌연사해 안타까움을 준 가운데, 호주에서 새로운 스타 사자가 탄생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소개된 이 새끼 사자는 한 달 전 태어난 아프리카 사자종으로, ‘밀림의 제왕’ 사자의 칭호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호주 모나토 동물원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남다른 외모와 ‘애교’로 무장한 이 새끼사자를 보는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동물원측은 새끼사자가 출산으로 인해 아직 어미사자의 곁에 머물고 있어 정확한 성별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다음달 안으로 확인과정을 거친 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담당 사육사는 “한 어미에게서 단 한 마리의 새끼만 탄생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지속적으로 새끼사자의 건강을 살피고 있으며, 벌써부터 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원 대표이자 동물학자인 크리스 웨슨트는 “이 새끼사자는 우리 동물원 뿐 아니라 호주 전체에서 최고의 인기를 끄는 상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물원 측은 어미사자가 새끼를 사랑스럽게 핥는 모습과 마치 웃는듯한 표정으로 어미사자에게 안겨있는 새끼의 모습 등을 담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한편 아프리카 사자의 개체수는 빠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대에는 25만 마리 정도였지만 현재는 약 2만 마리 정도만 남은 상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 일본 해안마을에 남만(인도네시아) 배 한 척이 표류돼 왔다. 이 배에는 커다란 아시아 코끼리가 한 마리 실려 있었다. 선원들은 당시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막부(幕府)의 서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끼리를 쇼군에게 바친다. 일본에 최초로 코끼리가 상륙하는 순간이었다. 코끼리는 당시 일본 수도인 교토까지 72㎞나 되는 먼 길을 걸어가 쇼군에게 상납된다. ●日서 팔만대장경 판본과 강제 교환 그러나 쇼군은 난생 처음 보는 코끼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시 불교 문화권인 일본에서는 코끼리라면 불경에 나오는 것처럼 하얀색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녀석은 불경스럽게도 너무나 까맸다. 쇼군은 코끼리를 궁궐 한구석에서 대충 사육하도록 했다. 그러던 중 막부는 정권 강화를 위해 팔만대장경 판본이 필요해졌다. 조선에 판본을 요구했다. 대신에 아주 귀한 코끼리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조선은 외교적으로 이 제안을 거부하기가 어려웠다. 코끼리는 다시 배에 실려 조선 땅으로 왔다. 공교롭게 일본과 조선에서 최초 코끼리가 동일해졌다. 태종 1411년 2월 조선에 들어온 코끼리는 역시 일본과 비슷한 이유로 대접받지 못했다. 그래도 외교 선물인 만큼 궁궐 안에서 말을 키우는 사복시에게 맡아 기르도록 했다. 코끼리는 이름도 얻지 못한 채 대충 말처럼 사육됐다. 운명의 장난인지, 그로부터 1년 후 지금의 국토부 장관쯤 되는 공조전서 이우(李瑀)가 심심하던 차에 코끼리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줬던 모양이다. 화가 난 코끼리는 이우를 밟아 죽이고 말았다. 대형 참사였다. 왕과 중신들은 고민을 거듭했다. 살인범이 된 코끼리를 처형할 것인가 살려둘 것인가. 결국 코끼리는 전라도 순천의 장도라는 작은 섬에 귀양 보내졌다. ●‘살인 코끼리’ 전락… 전라도 등 전전 무인도 같은 이곳에 코끼리가 좋아하는 먹이는 거의 없었다. 궁궐에서 삶은 콩이나 과일로 호의호식하던 코끼리는 급기야 먹기를 거부했고 점점 말라갔다. 이 소식을 접한 태종은 매우 슬피 여겨 다시 코끼리를 전라도 땅 육지로 불러들여 절대 죽이지 말고 잘 키우라고 지시했다. 졸지에 애물단지를 떠안게 된 전라도 관찰사는 새로 왕위에 오른 세종에게 장계를 올렸다. “선왕의 뜻을 받잡아 잘 키워 보려 했으나 하루에 100㎏이 넘는 귀한 식량을 축내는 데다 매우 위험하기까지 한 이 코끼리를 전라도 혼자서만 감당하기는 너무 힘드니 따뜻한 삼도(경상·전라·충청) 지방에서 서로 돌려가며 키우게 하소서.” 정권 초기에 민심을 다독이려던 세종은 그것도 맞는 말인 것 같아 코끼리를 충청도로 올려 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코끼리는 공주에서 또다시 사람을 해하고 말았다. 충청도 관찰사는 왕에게 ‘살인 코끼리’를 섬에 유배해 방목시키기를 간청했다. 한반도 첫 코끼리의 10년간의 짧고도 기구한 기록은 여기에서 끝나고 만다. 아마도 이 불행한 코끼리는 얼마 못 가 외로운 고도(孤島)에서 단식으로 생을 마감했으리라 추측된다. 그 후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500년 뒤인 1912년 한반도에 비로소 두 번째 코끼리가 들어온다. 이 코끼리를 맞은 곳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찬탈한 뒤 궁궐(창경궁)에서 동물원으로 격하시킨 창경원이었다. 글 사진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시신없는 살인’ 피고인에 무기징역

    ‘시신없는 살인’ 피고인에 무기징역

    “사회적 약자인 여성 노숙자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편취하려 한 범죄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어 중형이 불가피하다.” 부산지법 형사합의 6부(김동윤 부장판사)는 31일 살인과 사체 은닉,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손모(41·여)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손씨의 사기 행각을 도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어머니 박모(74)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인이 분명하지는 않으나 자연사나 자살했을 가능성이 적다.”면서 “피고인이 이 사건 전에 거액의 보험에 가입하고 인터넷으로 살인 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으로 미뤄 살인 혐의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결은 비록 살인을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도 정황에 대한 간접 증거만으로도 혐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검찰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손씨는 지난해 5월부터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잇따라 가입한 후 6월 중순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김모(26·여)씨를 부산으로 데려온 다음 날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한 뒤 스스로 숨진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받으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손씨가 지난해 4월부터 범행 직전까지 인터넷에서 독극물, 여성쉼터, 사망 신고 절차 등의 단어를 검색했고 실제 독극물을 사들인 사실이 있으며 피해자가 돌연사 할 만한 질병이 없었던 점 등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손씨는 곧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中일가족 10일간 차례로 돌연사...독살?

    중국 일가족 3명이 10일 동안 차례로 돌연사 한 일이 알려져 주위를 충격에 몰아넣고 있다고 화상보(華商報)등 현지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산시성 시안시에 사는 이 일가족 중 14세 소년 A군을 제외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 등은 지난 15일을 시작으로 10일 동안 모두 돌연사했다. 최초로 이상 증세가 발견된 것은 5월 9일, A군의 아버지는 저녁 식사 후 몸에서 열이 나고 땀이 멈추지 않는 등 이상증세를 겪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틀 뒤인 11일 A군의 할아버지도 비슷한 증세를 겪어 함께 입원했다. 이틀 뒤인 13일, 증세가 호전된 할아버지가 먼저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지만, 15일 저녁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22일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아버지가, 24일에는 두통과 발열등을 호소하던 할머니가 갑자기 사망했다. A군의 증언에 따르면, 사망한 세 사람의 유일한 공통점은 A군의 아버지가 복통을 호소하기 5일전 식구들이 다 함께 먹은 국수로 밝혀졌다. 당시 국수의 면이 유독 검은색인데다 쓴 맛이 나서 A군은 먹지 않았지만, 나머지 식구들은 이를 모두 먹었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A군의 부모 관계가 좋지 않은데다 고부갈등까지 있어서 평소 이들이 따로 식사를 해 왔는데, 식구들이 국수를 먹은 4일 당일에도 A군의 어머니는 식사를 함께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군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진찰한 의사는 “병원에 왔을 때 두 사람은 심각한 식중독 상태였으나, 할아버지의 증상이 먼저 호전돼 퇴원조치 했다.”면서 “갑작스럽게 사망한 이유에 대해서는 부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들은 일가족 3명의 돌연사가 단순한 우연인지, 독극물에 의한 사망인지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A군의 어머니는 굳게 입을 다문 상태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6)] 숨진 멸종위기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박제 찬반 논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6)] 숨진 멸종위기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박제 찬반 논란

    지난 2월 17일 서울동물원에서 노환으로 숨진<서울신문 2월 23일 자 5면> 국내 최장수 로랜드고릴라 고리롱(♂·1963년생)이 석 달 넘게 동물병원 냉동실에 갇혀 있습니다. 동물원이 고리롱을 박제하려고 하자 동물보호 단체 등에서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입니다. 서울신문은 고리롱 시체의 처리 방향을 둘러싼 2개의 시선을 정리해 어떤 결정이 더 합리적일지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중립성을 살리기 위해 기사 내 표현은 ‘주장’, ‘말했다’ 등으로 단순화했습니다. 서울동물원은 24일 “서울신문 독자들의 의견을 최종 판단에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혀 왔습니다. ●고리롱 박제 이래서 반대 반대론자들은 무엇보다 박제(剝製)라는 방법이 한 생명체의 죽음을 기리는 방법으로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박해일씨는 동물원 홈페이지 글에서 “박제는 평생을 동물원에서 보낸 고리롱을 죽어서까지 동물원에 묶어 놓겠다는 발상이다. 입장을 바꿔 동물원 관계자가 사망했을 때 시신을 방부 처리해 동물원에 전시하겠다고 한다면 기분이 좋을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고리롱이 한국 동물원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동물이어서 정 기념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윤종씨는 “박제보다는 오히려 생전의 모습이나 고리롱이 쓰던 방, 좋아했던 먹이 등 관련 자료를 모아 추모관을 세우는 것이 진정 고리롱을 기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제는 ‘인간의 욕심’이라는 주장도 있다. 임지영씨는 “욕심 많은 인간들 때문에 이국 땅에 잡혀 와 한평생 우리 안에서 사람들의 눈요깃감이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쓰럽지 않나요. 이제는 고리롱을 그만 편히 쉬게 해 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고리롱 박제 이래서 찬성 서울동물원은 “이미 죽은 동물을 박제하는 것을 동물 학대나 모독과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라면서 “고리롱이 죽은 뒤 이례적으로 동물원 차원에서 한 달의 애도 기간을 선포해 동물 공연을 금지하는 등 충분히 예우했다.”고 말했다. 동물원은 “세계 4대 박물관인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은 사향고래, 얼룩말, 타조, 기린 등 수만 개의 동물 박제와 골격을 전시하며 교육과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로랜드고릴라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서도 ‘1급’으로 분류되는 희귀종으로 사실상 우리나라에 더 이상 들어올 수 없는 동물이라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그냥 땅에 묻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외국의 많은 동물원에서도 고릴라를 비롯한 영장류의 골격이 표본으로 전시돼 교육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의 의견으로 냉동고 속 고리롱을 세상 밖으로 꺼내 주세요. ‘찬성’ 또는 ‘반대’와 같은 짧은 응답도 좋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주셔도 좋습니다. 서울신문 공식 SNS 계정인 @TheSeoulShinmun(트위터)과 서울신문(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남겨 주세요.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5) 동물의 심리학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5) 동물의 심리학

    초보 수의사 시절 느꼈던 신기한 경험 중 하나가 아무리 날뛰던 개들도 대개는 동물병원 문턱에 발을 들이는 순간 주눅이 들고 만다는 것이다. 일부 심하게 발광하던 개들도 혈관주사를 놓으면 이내 진정을 되찾곤 했다. ●동물들도 분위기 감지능력 지녀 대부분 개나 소에 영양수액(링거)을 주사하면 이와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 만일 이런 현상이 없다면 동물을 치료하는 데 엄청난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수액과 진정효과 간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지 않나 싶어 한때 문헌도 열심히 뒤져 보았지만 아직 뚜렷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 흔히 사람들이 동물의 심리상태를 표현할 때 드는 사례가 “개장수가 나타나면 온 동네 개들이 조용해진다.”거나 “소들이 도축장에 끌려갈 때 눈물을 흘린다.”거나 하는 것이다. 관습적으로 내려오는 이런 얘기들에 어느 정도는 근거가 있듯이 동물병원에 들어오는 개들도 분명히 어떤 분위기를 감지하고 자기에게 이로운 상황인지 불리한 상황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야생동물이 덫이나 올가미에 걸리는 경우를 보자. 사냥꾼에게 발견되면 어차피 죽음을 면치 못하겠지만 그에 앞서 스스로 자기를 고통스러운 죽음으로 몰아가는 경우를 흔히 목격하게 된다. 너구리가 덫에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리다 다리가 절단되기도 하고, 올무에 걸린 노루나 멧돼지가 밤새 몸부림치다 살갗이 모두 해지기도 한다. 그러다 구조되면 처음엔 반항을 하다가도 하루 정도 지나면 그 상황을 익숙하게 받아들여 먹이를 먹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긴장이 갑자기 너무 풀려 곧바로 죽음을 맞는 동물들도 있다. ●처음엔 반항하다 시간 지나 먹이 섭취 소쩍새 같은 작은 맹금류는 사람에게 잡히면 처음엔 음식 섭취를 거부하다가도 일단 먹기 시작하면 과식을 해 버리는 경향을 보인다. 심지어 함께 넣어준 동료까지 잡아먹기도 한다. 이것을 긴장의 연속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긴장의 해소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환경의 돌변은 이런 이상 현상을 일으킨다. 단봉낙타가 새끼를 낳았는데 잘 일어서지 못했다. 일어나려고 몸부림치다 균형을 잃고 다시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아무래도 도와주어야 할 것 같아 한참을 정신없이 새끼와 씨름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어미 낙타가 다가와서 가볍게 내 뒷목을 물었다. 낙타의 이빨은 험한 사막 환경에서 아무런 식물이나 잘 먹게끔 발달돼 있다. 만일 나를 제대로 물었다면 목뼈가 부러지는 치명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끼를 빼앗기는 듯한 긴장된 순간에도 어미 낙타는 이성을 잃지 않았다. ●변화된 환경에 익숙해지길 기다려야 흔히 동물 사진을 찍을 때 좋은 장면을 찍으려고 작심하고 덤비면 동물들이 멀찌감치 피해 버린다. 한참 동안 긴장을 풀고 익숙해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사람도 심리 상태가 너무 경직되면 사소한 오해가 참혹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옛말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했다. 호랑이는 자기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걸 굉장히 두려워한다고 한다. 극한 상황에서도 호흡 한번 가다듬는다면 살아날 방법이 나올 수 있다. 그건 동물들도 할 줄 아는 일이다. 글 사진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꿀벌 잇단 떼죽음 휴대전화 전파 탓” 스위스 생물학자 실험

    “꿀벌 잇단 떼죽음 휴대전화 전파 탓” 스위스 생물학자 실험

    ‘꿀벌의 잇따른 돌연사…범인은 휴대전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된 의문의 꿀벌 떼죽음(군집 붕괴현상·CCD) 원인이 휴대전화와 관련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동통신기기에서 나오는 전자기파가 꿀벌들의 행동 이상을 이끌어 정상적인 군집생활을 방해한다는 주장이다. 뇌 질환과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받았던 휴대전화는 또 한번 지탄의 대상이 됐다. 스위스 생물학자이자 꿀벌 전문가인 다니엘 파브르는 최근 실험을 통해 “휴대전화가 꿀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휴대전화 단말기들과 중계소가 꿀벌 개체수 감소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고 16일 미국 ABC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휴대전화가 곤충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려고 벌집 안에 휴대전화를 놓아둔 채 꿀벌의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전화가 통화 모드에 있을 때 벌들이 ‘일벌 장단’으로 알려진 특이한 소리를 내는 것을 발견했다. ‘일벌 장단’ 소리를 내는 것은 드문 현상으로, 일부 개체들이 새로운 벌집을 만들어 옮기는 분봉 시기가 아닐 때 이같은 소리가 나면 군집 내에 혼란이 발생한다. 보고서는 “휴대전화의 전자기장의 영향으로 꿀벌 군집에 ‘일벌 장단’이 퍼지면 예정에 없던 분봉 사태가 벌어지고 이 때문에 군집이 붕괴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군집 붕괴현상의 원인으로 살충제, 유전자조작 곡물, 바이러스 등이 지목돼 왔다. 휴대전화가 문제라는 지적도 계속 제기됐으나 전문가들은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일축하고 있다. 파브르는 “이 연구가 꿀벌 군집붕괴 현상에 대한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다. 다만 휴대전화가 원인일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 준 것”이라면서 “추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는 겨울에 꿀벌 군집의 30%가 줄어들었고 유럽에서도 20%가 감소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폐질환 겁나! 신영록 힘내!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폐질환 겁나! 신영록 힘내!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서인지 사회성 소식이 순위권에 올랐다. 1위는 ‘신종폐질환’. 임산부들 가운데 원인을 알 수 없는 폐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질병관리본부가 유행성 질환이 아니라고 발표했지만, 감기처럼 시작해 급속히 중증 폐렴으로 넘어가고 급기야 폐 세포가 딱딱하게 굳어버린다는 충격적인 내용 때문에 많은 관심을 모았다. 2위는 ‘서울역 터미널 폭발 사고’가 차지했다. 지난 12~13일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 등의 물품보관함에서 폭발물이 발견됐거나 폭발했다. 사제 폭탄 폭발 사건 용의자 3명은 지난 14일 모두 검거됐다. 용의자들은 주가폭락을 유발해 이득을 얻으려고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축구 선수 신영록의 ‘부르가다 증후군’(6위)과 ‘행군 훈련병 사망’(9위) 소식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부르가다 증후군은 부정맥의 일종으로 불규칙한 맥박 때문에 돌연사로도 이어지는 증상이다. 야간 행군 뒤 급성 호흡 곤란으로 숨진 23세 육군 훈련병은 부검 결과, 뇌수막염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들은 훈련소가 고열을 호소하는 훈련병에게 고작 해열제 2알을 처방한 점을 들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핑크빛 소식도 빠질 수 없다. 4위엔 ‘박지성 결혼설’이 올랐다. 허정무 감독의 딸 허은씨와의 결혼 얘기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양측 모두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5위에 오른 ‘이선균 무릎팍도사’ 역시 설(說)에 대한 해명이다. 배우 이선균은 채정안과의 스캔들 소문에 대해 “당시 다른 피디도 함께 있었는데 사람들이 피디를 못 알아봐 둘만 있는 줄 오해했다.”고 해명했다. ‘아사다 마오 열애’ 소식은 10위를 차지했다. 마오가 일본 남자 피겨 간판 다카하시 다이스케와 열애 중이라는 일본발 보도가 나왔다. 또 다른 피겨 선수 안도 미키도 러시아 코치와의 결혼설이 흘러나왔다. 7위에 오른 ‘유진 기태영 결혼’은 유일하게 진짜 성사된 연애담이다. 두 사람은 1년 반 연애 끝에 오는 7월 23일 결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3위엔 임재범, BMK, 김연우의 가세로 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MBC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올랐다. 박지성이 활약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소식은 8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블랙번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리그 1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민간 보양요법에는 인간의 욕심이 잔뜩 들어 있다. 탁월한 기능을 갖고 있는 동물들이 바로 그 때문에 사람의 건강식 재료로 애용됐던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민첩하고 유연한 고양이는 무릎 아픈 할머니를 위해, 수명이 긴 자라는 기력이 쇠한 할아버지를 위해 가마솥으로 들어갔다. 또 사람들은 오랫동안 교미하는 동물을 먹으면 자기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 잘못된 상식의 최대 희생자가 뱀이다. ●독수공방 암컷 뱀, 임신의 비밀 사실 뱀의 생식능력은 사람이 부러워하기에 충분하다. 우선 수컷 뱀은 성기가 2개나 된다. 끝이 갈라져 있어 한번 결합하면 사정이 될 때까지 빠지지 않는 것도 탁월해 보이는 점이다. 교미를 하는 동안 수컷 뱀은 ‘조자룡이 헌 창 쓰듯’ 좌·우 성기를 번갈아 이용한다. 지구력도 강하다. 한번 관계를 시작하면 어지간한 인내심으로는 끝을 보기 어렵다. “뱀은 음탕해서 석달 열흘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교미시간은 짧으면 2~5시간, 길면 하루도 간다. 하지만 사랑나눔 시간이 이렇게 긴데도 실제로 교미 장면을 본 사람은 별로 없다. 워낙 몸을 숨기는 놈들이니 은밀한 순간도 관찰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암컷의 몸에 비밀이 숨어 있다. 암컷은 한번 교미를 하면 몸속에 최장 3년까지 정자를 저장한다. 만약 2년간 키운 애완뱀이 뜬금없이 집에 알을 낳았다면 필시 2년 이상 전에 관계를 가진 결과다. 당연히 잠자리 횟수가 많을 수가 없다. 목격자가 드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뱀탕 한그릇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영양학적으로 뱀탕의 강장 효능은 증명된 바가 없다. ●코끼리 아저씨는 코만 손이 아니다. 동물 짝짓기 이야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코끼리다.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만큼 짝짓기 도구의 크기가 상당하다. 수컷 몸무게가 최대 6~8t에 이르는 아프리카 코끼리의 경우 중요한 순간 성기의 길이가 1m를 넘는다. 평소에는 배 쪽에 붙은 채 쪼그라들어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크기가 크면 당연히 둘레도 긴 법. 보통 30㎝에 이른다. 암컷이 몸을 허락하면 수컷 코끼리는 육중한 앞발을 암컷의 등 위에 올려 놓으며 준비 자세를 취한다. 이때 마치 코끼리 코를 줄여 놓은 듯한 모양의 성기가 암컷의 아랫부분에서 탐색을 시작한다. 몇번 툭툭 휘젓다 이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마치 눈이 달린 듯하다. 코끼리는 종족 번식을 위한 사출을 하는 데 통상 몇 초밖에 안 걸린다. 방사의 스케일에 비해 ‘싱겁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카이스트 끝나지않은 비극’ 이번엔 외국인교수 돌연사

    올해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카이스트에 비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엔 외국인 교수의 돌연사다. 6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4시쯤 서울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려던 인문사회과학과 소속인 캐나다 국적의 크리스토퍼 서리지(46) 교수가 갑자기 가슴 부위를 움켜쥐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카이스트 내부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그의 평소 활기찬 모습을 기억하며 명복을 비는 구성원들의 글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 동물들의 사랑 몸짓 (상)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 동물들의 사랑 몸짓 (상)

    동물원의 봄은 사랑의 계절이다. 적나라하고 민망한 동물들의 ‘부부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현장학습을 나온 여교사는 당황하고, 지켜보는 학생들은 킥킥거린다. 사람들은 ‘교미’(交尾)라는 말로 비하하지만, 이건 자연의 시간표에 맞춘 그들의 거룩한 생존의 몸짓이다. 추운 겨울이 닥치기 전 새끼를 낳아 어느 정도 키워 놓아야 어미도 편하고 새끼의 생존율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동물들의 사랑을 2회에 걸쳐 다룬다. 동물 중에는 “저놈은 그걸 어떻게 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녀석들이 많다.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그림이 안 그려진다. 대표적인 동물이 아프리카 포큐파인(Porcupine·호저)이다. 포큐파인은 토끼만 한 고슴도치라고 보면 된다. 몸무게는 15㎏ 정도인데 단단한 가시들이 등과 옆구리에 3만개 정도 촘촘히 박혀 있다.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박히면 죽는 일도 있기 때문에 호랑이 같은 맹수들도 어지간해선 포큐파인을 안 건드린다. 그렇다면 살인적인 흉기가 꽂혀 있는 암컷의 엉덩이에 수컷이 올라타는 자세(후배위)가 가능할까. 답은 ‘가능하다’이다. 녀석은 대부분의 다른 동물처럼 뒤로 교접한다(배를 맞대고 거사를 치르는 것은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 같은 유인원류밖에 없다). ●가시가득 포큐파인 아슬아슬 짝짓기 예전에는 고슴도치류는 후배위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지’라는 책에서 고슴도치류를 배를 맞대고 교미하는 동물로 잘못 기술했다. 이런 상식은 15~16세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녀석들의 후배위 행위는 조금만 끈기 있게 관찰하면 볼 수 있다. 단, 수컷이 다치지 않고 일을 끝내도록 하는 열쇠는 암컷이 갖고 있다. 암컷이 잠깐이라도 피하 근육을 긴장시키면 한창 짝짓기 중이던 수컷은 장기에 수천개의 가시가 박혀 죽게 된다. 서울동물원의 아프리카 포큐파인은 이런 방법으로, 한국에 온 지 4년 만인 지난해 처음 새끼 9마리를 낳았다. ●아파트 2층높이 기린 2~3초 교미 큰놈은 엉덩이가 아파트 2층 높이에 이르는 기린도 교미 자세가 베일에 싸여 있다. 몸집이 워낙 커서 어떤 자세를 취하든 온 동네에 소문이 날 법하지만 10년 이상 된 사육사도 녀석들의 교미 순간을 목격한 경우는 드물다. 이유는 극도로 짧은 교미시간 때문이다. 통상 2~3초다. 이 분야에서만큼은 저 유명한 토끼와 어깨를 겨룬다. 키 큰 놈치고 안 싱거운 놈 없다는 옛말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걸까. 찰나에 끝나기는 해도 기린의 ‘그 자태’는 장관이다. 결정적인 순간 수컷은 앞발을 암컷의 등 위에 올린 채 한껏 몸을 곧추세운다. 이때 수컷의 자세는 뒷발부터 목까지 정확히 수직으로 일(一)자로 서게 된다. 짧은 순간인 만큼 최대한 정확한 결합을 위해서다. 이때 5.5m에 달하는 다 자란 수컷의 키는 6m가 넘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 동물의 세계에는 강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암컷이 자진해서 몸을 허락할 때만 교미가 이루어진다. ‘금수만도 못한 놈’ 같은 말은 함부로 쓰지 말아야겠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 외로운 ‘블랙스완’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 외로운 ‘블랙스완’

    최근 내털리 포트먼의 내면 연기가 빛난 영화 ‘블랙스완’을 봤다. 이 영화는 ‘스완’(고니 또는 백조)의 일반적인 특징과 대비되는, 인간의 어두운 면을 매력적이고도 상징적으로 그려 냈다. 철저히 서구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블랙스완(검은 백조·흑고니)은 18세기가 돼서야 호주 대륙에서 처음 발견됐다. 대륙의 호수 곳곳에서 무리 지어 사는 블랙스완을 보고 서구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때까지 지구상 어딜 가나 백조는 하얀색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기독교 믿음이 강했던 초기 개척자들은 블랙스완을 ‘악마의 사자(使者)’라고 부르며 대량으로 학살했다. 백조는 하얗다는 그들의 상식과 반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때문에 블랙스완은 한때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지금은 세계 어느 동물원이나 한두 마리씩은 검은 백조를 가지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야생 블랙스완은 호주에만 산다. 호주에서 최초의 블랙스완이 탄생한 것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서였을 것이다. “알을 밴 백조 한 마리가 돌풍을 만나 길을 잃고 헤매다가 호주 대륙에 불시착했다. 그곳에서 급하게 미숙한 알을 낳았는데 기후가 전혀 맞지 않아 흰 병아리와 어미는 모두 죽고 유난히 검은 깃털 형질을 가진, 원래의 번식지에서였다면 잘 살아남지 못했을 암수 오누이 둘만 남았다. 녀석들은 호주의 기후에 잘 적응해 서로 부부가 되어 대를 잇게 되었다. 세대가 이어지면서 환경진화에 의해 더욱 검은빛이 강해져서 원래 백조와는 전혀 별개의 종으로 남게 됐다.” 백조와 블랙스완은 동물원에서 근연종(近緣種·생물의 분류에서 유연관계가 깊은 종류)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잘 어울리지도 않는다. 블랙스완은 일반 백조보다 크기도 더 작고 잘 날지도 못한다. 백조계의 ‘미운 오리새끼’라면 아마 녀석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우리 동물원에 블랙스완이 없던 때에는 도대체 어떻게 생긴 녀석일까 참 궁금했다. 그러던 중 다른 동물원에서 한 마리를 구해 오게 됐다. 하지만 녀석은 성질도 고약하고 물에 떠다니는 모습 또한 일반 백조처럼 우아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호주 대륙에서 악마의 사자로 몰려 억울한 떼죽음을 당했다는 블랙스완의 슬픈 역사를 알게 됐다. 그날부터 녀석이 이상하게 소중하고 독특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영화 블랙스완의 플롯도 진짜 블랙스완과 닮은 점이 많아 보인다. 블랙스완은 통념적으론 못된 것들의 상징이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원초적이고 독특한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아침 안개 낀 백조의 호수도 좋지만 몇 마리 흑조와 조화를 이룬다면 더욱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회)새끼 포기하는 어미들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회)새끼 포기하는 어미들

    지난달 말 독일 베를린 동물원의 아기(?) 북극곰 ‘크누트’(Knut)가 돌연사했다. 이미 만 4세가 넘어 아기곰이란 명칭이 무색하지만, 놈의 복실복실한 털과 귀여운 눈망울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2006년 12월 5일생인 크누트는 태어나자마자 논란의 중심에 서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새끼 돌보기를 거부한 어미를 대신해 동물원이 인공포유를 결정하자 일부 동물보호론자들이 “어미의 선택을 존중하라.”며 시위에 나섰다. 사람이 개입할 바에는 차라리 새끼를 안락사시키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전체 여론은 ‘예쁜 아기곰’의 편이었고, 그렇게 사람 손에 맡겨진 크누트는 한동안 잘 성장했다. ●초유 속 단백질 새끼에 강한 면역력 그런데 어미는 왜 새끼를 포기한 걸까. 사실 자연과 서식환경이 판이한 동물원에서 북극곰이 태어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양육 역시 낳는 일 이상으로 어렵다. 까다로운 동물은 원하지 않는 임신을 했을 때, 새끼를 내팽개치는 일이 있다. 동물원에서는 호랑이나 사자가 새끼를 낳은 후 그냥 방치하거나, 제 새끼를 먹어 버리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 토끼나 원숭이도 마찬가지다. 너무 비정하게 보이는 탓에 이 같은 사실을 동물원 바깥에는 좀체 공개하지 않는다. 학계에선 이를 ‘식자증’(食子症)이라고 부른다. 인간에게는 잔인하게 보일지 몰라도, 키우기 어렵거나 스스로 살기 어려워 남의 먹이가 될 바에야 차라리 내가 먹는다는 본능이 동물들에겐 자리잡은 모양이다. 인공포유는 자연포유보다 훨씬 더 어렵다. 어미 대신 사람이 직접 젖을 먹이면 새끼의 생존율이 어미가 제 새끼를 키울 때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런 경향은 초식동물이 훨씬 더 심해서 생존율이 3분의1까지 떨어진다. 자연포유의 힘은 어미의 초유(colostrum)와 장내 미생물총(叢)에 숨어 있다. 분만 직후부터 나오는 젖인 초유는 약간 누렇고 점성이 강하다. 분만 당일이라도 반나절 지나면 더 이상은 나오지 않는 게 보통이다. 초유는 소화되지 않고 일시적으로 열려 있는 장혈관 문합경로를 통해 그대로 혈액 속에 흡수된다. 또 IgA, IgG 같은 특수한 단백질이 농축돼 있어 2개월여 동안 새끼에게 강한 면역력을 갖춰 준다. ●코알라 어미, 미생물 든 똥 먹여 엽기적이지만 새끼에게 똥을 주는 동물도 많다. 코알라 어미는 새끼에게 젖과 함께 자기 똥을 먹인다. 어미의 똥 속엔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소화시킬 수 있는 특수 미생물이 들어 있다. 유칼립투스 잎은 독성이 강해 이 미생물이 없으면 코알라 새끼는 굶어 죽고 만다. 되새김을 하는 초식동물류는 새끼의 반추위(되새김을 위한 위)가 생길 때까지 3개월여 동안 계속 자기 똥을 먹인다. 소량의 똥을 일부러 젖꼭지에 묻히는 방법이 자주 이용된다. 이렇게 전달된 미생물은 어미가 즐겨 먹는 풀을 새끼가 배앓이 없이 소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어미 역시 새끼의 똥을 맛본다. 장(腸) 상태 등을 체크하는 일종의 진찰이다. 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어미가 새끼의 선천적 이상을 알아내기도 한다고 한다. 이상한 점은 사람이 볼 때엔 아무 이상이 없는 새끼를 어미가 버린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새끼를 사람이 키우다 보면 잘 크다가도 갑자기 죽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부검을 해보면 사인이 선천성 기형으로 드러나 경악하는 경우도 있다. 혹 크누트를 버린 비정한 어미는 이미 3년 전 출산 때 자식의 죽음을 감지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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