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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1분기 한국 마이너스 성장하나

    내년 1분기 한국 마이너스 성장하나

    그리스 국민 투표 계획으로 대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가운데 한국 경제가 내년 1분기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투표 부결은 그리스 사태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인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지고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재정위기 국가들이 1~3월에 대규모 국채 만기를 감당할 수 없어 잇따라 부도를 맞을 수 있다. 이 경우 유럽발 위기는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에 타격을 입힐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우리 정부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 전개와 관계없이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고 보는 등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미 승인된 6차 지원금 80억 유로 집행이 정지됐고 12월로 예정된 60억 유로 규모의 7차 지원금을 받을 길은 더욱 요원하다. 내년 3월 120억 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이 돈을 받지 못하면 국고가 바닥난 그리스는 부도를 피할 수 없다. 이 경우 이탈리아가 다음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1~3월까지 모두 1121억 유로를 막아야 하는데 지금처럼 정상적으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리스가 디폴트를 맞은 뒤라면 사정이 다르다.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경기 전망은 밝지 않다. 스위스 UBS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 내년 경기 흐름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낫다는 예상이 우세하다는 점에 미뤄볼 때 1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기획재정부는 3일 거시정책안정보고서를 통해 “유럽 재정위기가 단기간 내에 해결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며 낙관론에 선을 그었다. 그리스 국민투표라는 돌발 상황이 없었더라도 유럽연합(EU) 정상회담 합의가 이행되기까지 걸림돌이 많다는 얘기다. 최상목 경제정책국장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들이 현재 문제를 보는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경제의 또 다른 ‘시한 폭탄’으로 꼽히는 중국에 대해 재정부는 “비은행권 부실, 주택시장 버블 붕괴 등 일부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연쇄적으로 영향이 파급되면서 충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경우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2.5%를 기록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발표한 2.7~2.9%에서 1.6~1.7%로 하향조정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추가 부양책을 언급한 것은 당장 미국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뒤집어 생각하면 또다시 경기 부양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워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영화 ‘커플즈’ 주연 오정세 “대중들은 날 몰라봤으면 좋겠네”

    영화 ‘커플즈’ 주연 오정세 “대중들은 날 몰라봤으면 좋겠네”

    데뷔 15년차. 출연작이 벌써 40편을 넘겼다. 그중 19편이 단역. “처음엔 심사위원들이 덜덜 떤다고 느낄 만큼 심하게 긴장했다. 열 번에 한 번쯤 안 떨었는데, 그렇게 단역으로, 조연으로 한 편씩 출연작을 늘린 게 어느새 40편이 됐다.” 수백번 오디션을 봤다는 얘기다. 그만큼 스스로를 채찍질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방자전’(호방 역), ‘부당거래’(김기자 역), ‘쩨쩨한 로맨스’(만화가 해룡 역) 등 화제작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오정세(34)의 얘기다. 오는 3일에는 그가 주연한 ‘커플즈’가 개봉한다. 같은 날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에서도 주인공 황경민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섭외 0순위’, ‘충무로 대세남’으로 떠오른 그를 지난 25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가문의 영광’ 2·3편을 연출했던 정용기 감독이 연출한 ‘커플즈’는 흥미로운 로맨틱 코미디다. 하루 사이에 다섯 독신남녀-유석(김주혁), 복남(오정세), 나리(이시영), 병찬(공형진), 애연(이윤지)-가 얽히고설킨 사건을 각각의 시각으로 번갈아 보여 준다. 김주혁과 이시영 등 로맨틱 코미디 달인들 틈바구니에서 가장 돋보인 이는 의외로 오정세였다. 흥신소를 운영하는 ‘도시의 하이에나’ 복남은 친구 유석의 부탁으로 문자 한통 남기고 사라진 나리의 흔적을 쫓는다. 하지만 복남은 전부터 나리를 짝사랑했던 터. 그녀의 정체가 꽃뱀이란 걸 알고서도 복남은 나리가 벌이는 소동극에 휘말린다. 오정세는 “마땅히 붙일 수식어가 없다 보니 ‘대세남’이 된 것 같다.”고 웃으며 입을 뗐다. “같은 날 개봉한다지만 ‘커플즈’와 ‘돼지의 왕’은 경쟁 구도가 아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어 기쁘다.” ‘커플즈’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가 궁금했다. 잠시 머뭇거렸다. “어제 이전은 다 같은 과거다. 대사도 잘 외우지 못한다. 빠른 친구들은 1시간이면 외워버리던데 나는 천천히 몇 번을 읽어야 비로소 뿌연 이미지가 걷힌다.” 고치고 싶은 단점이라고 털어놓았지만 배우로서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오정세는 집요하게 캐릭터를 파고드는 걸로 소문난 배우다. “곰곰 생각해 보니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독특한 구성에 끌린 것 같다. 나리를 정말 사랑하는데 친구의 여친이라 말도 못 하는 인물을 머릿속에 깔아 놓았다. 웃기되, 좀 다르게 하고 싶었다.” 영화에서 건달들의 위협으로 팬티 바람이 되는 장면이 있다. 한동안 포털사이트에는 오정세의 연관검색어로 D라인(작은 사진)이 등장했다. “시나리오에는 ‘옷이 벗겨지는 복남’이 전부다. 어차피 벗을 거면 캐릭터적인 재미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몸짱보다는 몸꽝이 어울렸다. 그때부터 폭식과 야식으로 살을 찌웠다. 원했던 그림은 가녀린 팔에 배만 불룩 나온 ET의 모습인데 시간이 부족했다. 어정쩡하게 살이 쪄 몸 관리에 게으른 배우로 비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시사회에서 보니 반응이 좋더라.” 코믹한 캐릭터의 속성상 애드립을 많이 할 법했다. 하지만 그는 “현장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하거나 상대가 약속하지 않은 대사, 행동을 하면 그에 맞춰서 리액션을 할 뿐”이라고 했다. “개인기성 애드립은 독”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준비과정부터 시나리오와 캐릭터에 대해 엄청나게 고민을 한다. 그 결과물은 현장에 가기 전에 다 내버린다. 그런데 한 번 고민했던 거니까 밑바닥에는 남아 있다. 상대배우와 호흡이 생각해 뒀던 상황으로 전개되면 내 안에서 (의도된 애드립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리액션이 나온다.” 강펀치를 휘두르는 인파이터가 아니라, 상대 허점을 연구하고 집요하게 외곽에서 잽을 던지는 아웃복서의 느낌이 점점 강해졌다. 오랜 세월, 단역·조연으로 현장에서 다져진 내공도 느껴졌다. 그가 데뷔한 건 1997년 장길수 감독의 ‘아버지’를 통해서다. 배우를 꿈꿨지만, 연극영화과 입시에 모조리 낙방했다. 모 대학 신문방송학과에 소속만 걸어놓고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체계적인 연기를 배운 건 배우 명계남이 운영했던 ‘액터스21’이란 연기학교에서의 6개월이 전부. “4년 정도는 번번이 오디션도 다 떨어졌다. 그러다 ‘거울 속으로’(2003)에서 박 형사 역할로 스물 몇 신 정도를 찍었는데 이후로 들쭉날쭉했다. 2007년 ‘라듸오 데이즈’, 2009년 ‘시크릿’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쭉쭉 치고 나가지 못했다. ‘커플즈’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흥행이 터져 내 커리어를 밀어줄 거란 기대도 솔직히 조금은 있다. 하지만 휘둘리거나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그게 내 무기다.” 하긴 일희일비했다면 십수 년째 영화판에서 버티는 게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원래 낙천적인 편이다. 배우로서 욕심이 많으면 많지 적지는 않다. ‘왜 저렇게 치열해?’란 소리를 들을 만큼 죽기 살기로 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결과에 대해서는 접어 둔다. 조바심 낸다고 달라질 건 없다. 잘되면 보너스다. 짧게 보지 않는다. 평생 할 일이니까. 그래야,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하하” 그는 “배우 오정세와 개인 오정세가 겹쳐지는 건 싫다.”고도 했다. 배우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한편으론 자연인 오정세로도 남고 싶다는 얘기다. 그는 “나른한 오후에 삼청동 길을 걷고, 담배를 피우고, 가끔 침도 뱉고 그럴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유명해져서 시선을 의식하고 스스로 삶을 제약하는 건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딱 좋은 것 같다. 영화판에서는 조금씩 인정받고 있지만, 거리로 나가면 아직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 이율배반적이지만 감독들은 더 날 불러 주고, 대중들은 이대로 몰라봤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오정세는 70대에도 배우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연기는 살아가는 목적인 동시에 살아가는 수단도 되어 준다.”면서 “완벽하게 무채색의 배우이고 싶다. 진한 빨강을 원하는 영화에서는 그 색을 입었다가 다음에는 또 파란색을 입는 거다. 웃기는 혹은 잔인한 캐릭터처럼 하나의 색깔로 규정되고 싶지 않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야구 PO 5차전] ‘최종병기’는 김광현·송승준… 웃을 자 누구냐

    [프로야구 PO 5차전] ‘최종병기’는 김광현·송승준… 웃을 자 누구냐

    끝내 마지막까지 왔다. 뒤가 없는 총력전이다. SK와 롯데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이 22일 사직에서 열린다. 다시 한번 혈전이 예상된다. 이전 4경기는 모두 살얼음판 승부였다. 두팀 다 선발-불펜이 제 몫을 하면서 경기가 긴박하고 빠르게 진행됐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까지 아무도 안심하지 못했다. 최종전 예상은 더 어렵게 됐다. 1~4차전을 치르면서 두팀 다 강약점을 모두 보여 줬다. 서로 알 만큼 너무 잘 안다. 불안요소를 가리고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비도 예보돼 있다. 돌발변수다. 5차전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보자. ●좌완 김광현 vs 우완 송승준 시리즈는 투수전으로 흐르고 있다. 투수진 운용이 승부의 관건이다. 자연히 선발의 역할은 더 무거워졌다. SK 김광현은 다소 불안하다. KIA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와3분의2이닝 4안타 1실점했다. 수치상 나쁘지 않지만 내용은 들쭉날쭉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3과3분의2이닝 동안 8안타 4실점했다. 시즌 내내 반복되던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구위는 괜찮은데 밸런스가 여전히 안 잡힌다. 발끝에서 허리로 가는 중심이동이 미묘하게 어긋나 있다. 자연히 제구력이 흔들린다. 단시간 안에 해결될 문제는 아닌 걸로 보인다. 역발상이 필요하다. 마음 급한 롯데 타자들이 공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 그러면 경기는 수월해진다. 1차전 투구 뒤 5일을 쉬었다. 휴식은 충분했고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롯데 송승준은 2차전에서 잘 던졌다. 6이닝 5안타 1실점했다. 컨디션이 좋다. 불펜피칭에서 좋은 공끝을 보여 줬다. 특유의 포크볼도 잘 떨어진다. 4일을 쉬었다. 휴식은 충분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다소 기복이 있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SK 불펜 필승조를 아끼다 SK는 제대로 보험을 들었다. 20일 4차전에서 정우람-정대현-박희수를 모두 안 썼다. 셋 다 올 시즌 1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위력이 줄지 않았다. 정우람은 1차전 6-6이던 9회 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끌어냈다. 각이 큰 120㎞ 중반대 체인지업과 느린 직구처럼 날아오는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섞는다. 기복이 적고 큰 경기 경험도 많다. 1차전 뒤 휴식도 충분했다. 롯데 타선에 명백한 부담 요소다. 정대현은 3차전 1이닝 무안타 무실점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구속이 줄고 싱커 각도 떨어졌지만 타자를 현혹하는 능력은 여전하다. 1이닝 정도면 완벽하게 막을 수 있다. 3차전에서 2이닝 무실점한 박희수도 구위나 멘털이 최고조다. 김광현이 일찍 내려와도 물량공세가 가능하다. 반면 롯데는 송승준이 초반에 무너지면 두 번째 올라올 투수가 마땅치 않다. 임경완은 4차전까지 매 경기 출전했다. 피로가 구위에 영향을 줄 때가 됐다. 고원준은 구위와 체력에 문제가 없지만 심리적으로 다소 불안정한 상태다. 강영식·이재곤은 아직 미덥지 못하다. 상대적으로 선발 송승준의 부담감이 크다. ●분위기는 롯데-SK 백중세 둘 다 좋다. 4차전을 이긴 롯데는 좋은 흐름으로 최종전을 맞는다. 분위기를 많이 타는 팀 컬러라 현재 사기가 최고조다. 지난 3년 동안은 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선수단 전체에 잠복해 있었다. 그래서 잘하다가도 한순간 무너지면 대책이 없었다. 올해는 달라졌다. MBC스포츠 이효봉 해설위원은 “경기를 내준 뒤 다시 이기는 과정이 좋다. 자신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SK는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분위기는 괜찮다. 이호준은 “가장 절박한 상황을 이겨내 왔던 게 바로 우리”라고 했다. 필승 의지가 강하다. 비가 변수다. 오후 늦게까지 올 걸로 보인다. KBO는 “폭우가 아니라면 강행한다.”고 했다. 공과 운동장이 모두 미끄러울 터다. 변화구 브레이크가 제대로 안 걸릴 가능성이 크다. 포크볼을 많이 쓰는 송승준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수비에서 돌발 상황은 어쩔 수가 없다. 두팀 다 조건은 같다. 불운이 피해가길 바랄 뿐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F1코리아 그랑프리] ‘황제’ 페텔… 아스팔트 위를 날다

    [F1코리아 그랑프리] ‘황제’ 페텔… 아스팔트 위를 날다

    과연 페텔의 독주는 어디까지 계속될까. 제바스티안 페텔(25·레드불)이 포뮬러1(F1) 코리아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다. 1시간 38분 01초 994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이 대회 레이스 도중 기권했었지만 올해는 자존심을 회복했다. 차원이 다른 질주를 보여줬다. 레이스 시작 직후 비가 왔고, 중반 이후 날씨가 갰다. 트랙은 말랐다가 미끄러웠다 마르기를 반복했다. 서킷 컨디션이 급변했다. 의외성과 돌발변수로 점철된 레이스였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특유의 공격적인 레이스를 펼치면서 안정적이고 매끄러운 코너워크도 함께 보여줬다. 도대체 약점이 없다. 페텔의 시대는 앞으로 오랫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페텔, 슈마허의 단일시즌 최다승에 도전 이날 레이스를 표현할 말은 ‘페텔의 독주’ 말고는 없다. 2번 그리드의 페텔은 출발 직후 네 번째 코너에서 폴포지션 루이스 해밀턴(27·맥라렌)을 바로 따라잡았다. 1위로 치고 나갔고 그 뒤 한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첫 번째 바퀴를 도는 도중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강풍도 불었다. 드라이버들의 시야가 극히 나빠졌다. 직선적인 레이스를 즐기는 페텔에겐 유리할 게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페텔은 개의치 않고 달렸다. 10바퀴째 접어들 무렵 비가 멈추자 더 속도를 냈다. 마지막 바퀴에선 지난 시즌 1분 39초 605의 랩타임 최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2위로 경기를 마친 해밀턴과는 12초의 큰 격차를 기록했다. 완벽하고 확고한 우승이었다. 페텔은 올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이제 시즌 남은 대회는 3개. 만약 모두 우승한다면 지난 2004년 미하엘 슈마허(43·메르세데스GP)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승(13승)과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페텔의 팀 레드불도 함께 전성시대다. 레드불은 이날 페텔 외에도 마크 웨버(36·레드불)가 3위를 차지해 40점을 더했다. 588점을 기록해 2년 연속 컨스트럭터 부문 우승을 확정했다. ☞[포토]영암F1 페텔우승…요염한 레이싱걸들 ●레드불도 2년 연속 우승 확정 레드불은 지난 2004년 재규어 레이싱팀을 인수해 창단했다. 상징적인 입찰 대금 1달러를 내는 대신 최소 3년 동안 4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조건이었다. 지난 2009년 양대 챔피언십을 2위로 마감하면서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페텔을 앞세워 우승을 가져갔다. 최고 엔진 성능을 갖췄고 페텔과 웨버의 기량도 현재 최고 수준에 올랐다. 앞으로도 한동안 레드불의 전성시대는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페텔은 아직도 성장 중인 선수다. 거기다 레드불이 운영하는 주니어팀에선 젊은 드라이버들이 계속 자라나고 있다. 한편 연습주행 1위로 들어왔던 슈마허는 이날 충돌로 경주를 포기했다. 17번째 바퀴를 도는 과정에서 비탈리 페트로프(28·르노)와 충돌하면서 뒷날개가 부서졌다. 슈마허와 메르세데스는 지고 페텔과 레드불은 뜬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9] 열쇠는 부동층

    [서울시장 보선 D-9] 열쇠는 부동층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초박빙 판세로 흐르면서 향후 부동층의 향배가 주목된다. 재·보선은 낮은 투표율 때문에 통상 지지층의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대선 전초전으로 여야 총력전 양상이다. 지지층들이 조기 결집했다. 정치권 대 비정치권 구도가 짜여졌다. 이에 따라 부동층의 규모도 과거 선거와 비교해 일찌감치 줄어든 양상이다. 지난 13일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은 한 자릿수를 나타냈다(표 참조). 부동층의 감소는 그만큼 박빙의 승부가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한다. 부동층은 보통 ‘순수형’(미결정형), ‘은폐형’(대답기피형), ‘기권형’(실망, 불참형)으로 분류된다. 부동층이 한자릿 수로 줄었다는 것은 이 가운데 은폐형 부동층이 줄었다는 것을 뜻한다. 보통 ‘숨은 표’라 불리는 은폐형 부동층에는 야당 성향이 많았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박원순 후보의 초반 우세가 입증하듯 부동층이 일찌감치 지지층 대열에 합류했다. 부동층이 이전 선거보다 현격하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에서 접전을 벌이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 부동층의 향배는 비록 한 자릿수라 해도 승패를 가를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 10~11일 이뤄진 서울신문·엠브레인 조사를 보면 부동층은 6.2%였다. 연령대별로 두 후보가 얻은 지지율에다 이들 부동층을 연령별로 대입시키면 부동층 가운데 나 후보가 64%를, 박 후보가 36%를 가져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 지지율로는 나 후보가 1.81% 포인트, 박 후보가 1.01% 포인트를 더 얻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다른 모든 변수를 제외한 통계적 확률일 뿐으로, 실제 부동층이 어떻게 갈릴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선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든 상황에서 다시 부동층이 늘어날 공산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 후보의 추격을 허용한 박 후보 측 지지자 가운데 일부가 다시 은폐형 부동층으로 돌아섰다가 선거 때 이른바 야당의 ‘숨은 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20, 30대의 투표율과 돌발 변수 등에 따라 부동층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 F1코리아 그랑프리] 질주 리허설 첫 주연은 슈마허

    [ F1코리아 그랑프리] 질주 리허설 첫 주연은 슈마허

    14일 전남 영암엔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지난해 첫 대회 결승에 이어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은 다시 빗물에 젖었다. 변수였다. 이날은 대회 개막일, F1 코리아 그랑프리 첫 공식 연습주행이 있었다. 서킷에 적응해야 하고 노면 상황을 파악해야 했지만 목적을 이루기 힘들었다. 지난 대회와는 반대 상황이다. 지난해엔 연습주행 당시엔 날씨가 맑았다. 결승 당일 비가 내리면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파악해 놓은 노면 상태와 수립 전략이 모두 헛수고로 돌아갔다. 올해는 16일 결승일엔 날씨가 맑을 것으로 예보됐다. 코리아 그랑프리는 2년 연속 의외성과 돌발변수가 큰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얘기다. ●타이어 관리가 관건이 되다 비가 내리면서 1차 연습주행 기록은 저조했다. 1위를 기록한 미하엘 슈마허(오른쪽·메르세데스GP)의 공식 랩타임(한 바퀴를 달리는 시간)은 2분 02초 784였다. 2위로 들어온 제바스티안 페텔(왼쪽·레드불)의 기록도 2분 02초 840에 그쳤다. 지난해 좋은 날씨에서 치러진 1차 연습주행 기록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지난 대회 연습주행 1위 루이스 해밀턴(맥라렌)은 1분 40초대를 기록했었다. 0.001초를 다투는 F1의 특성을 생각하면 차이가 크다. 비는 최고 60㎜까지 왔다. 많은 양이다. 트랙은 미끄러웠고 시야도 나빴다. 참가 드라이버들은 모두 조심스러운 레이스를 펼쳤다. 노면 파악은 불가능한 상태였다. 러버(타이어가 녹아 고무가 바닥에 깔리는 것)가 제대로 깔리지 않아 결승 당일 트랙도 다소 미끄러울 가능성이 많아졌다. 의외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컨디션 좋은 버튼·경험 많은 슈마허 주목 이번 영암 서킷의 프라임 타이어는 소프트, 옵션 타이어는 슈퍼소프트 타이어가 사용된다. 서킷의 노면은 새 아스팔트라 타이어 마모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기다 피렐리 타이어는 빨리 닳는 특성이 있다. 주말 동안 트랙 상태가 어느 정도 변화할지도 아직 알 수 없다. 영암 서킷은 기술적으로도 쉽지 않다. 코너 속도들이 다양하게 혼합돼 있다. 자연히 머신 세팅과 타이어 관리가 레이스의 성패를 좌우할 걸로 보인다. 최근 컨디션이 좋고 타이어 관리에 능한 젠슨 버튼(맥라렌)이 복병이다. 다양한 상황을 많이 경험해 본 슈마허도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결승 당일에도 비가 온다면 타이어는 빗길용 웨트 타이어를 사용한다. 많이 젖은 노면에서는 오렌지색 풀 웨트, 보통 정도 젖은 노면에선 파랑색 인터 미디어트 타이어를 쓴다. 홈이 없는 일반용 F1 타이어와 달리 홈이 패어 있다. 풀 웨트 타이어는 시속 300㎞로 달릴 때 초당 61ℓ의 물을 배출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1] 서울시장 후보 기업 경영 활용 SWOT 분석 적용해 보니…

    [서울시장 보선 D-11] 서울시장 후보 기업 경영 활용 SWOT 분석 적용해 보니…

    중반전으로 접어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초빅빙으로 흐르고 있다. 보수·진보, 여성·남성, 정당세력·시민세력 등 다양한 대결 구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판세 분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선거전에서는 특정 후보의 강점이 상대 후보의 약점과 일맥 상통하는 동전의 앞뒤 면과 같은 만큼 두 후보가 지닌 장단점과 선거 여건이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것 같다. 기업 경영에 자주 활용되는 SWOT(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요소·Opportunity, 위협요소·Threat) 분석을 통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장단점과 선거여건을 살펴봤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최대 강점은 수려한 외모와 높은 대중적 인지도이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단시간에 메우는 압축 학습 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실제 박원순 범야권 후보와 맞붙은 세차례 TV 토론 등에서 보여준 토론·설득 능력은 지난해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당시에 비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약점으로는 지난 8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올인’했던 보수적 이미지가 꼽힌다. 대중적 인지도에 비해 서민층과의 스킨십은 다소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표의 확장성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 후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정권발 악재’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구입 논란과 이국철 SLS그룹 회장발(發) 정권 실세 비리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외생 변수라 통제도 불가능하다. “박 후보보다 X맨(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별다른 악재 요인 없이 보수·진보 간 대결 양상으로 치러진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와 달리 대형 악재는 보수층 이완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박근혜 효과’는 기회 요인이다. 박 전 대표의 지지층이 갖는 결집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보수층 결집을 이끌어 낼 여지가 남아있다는 얘기다. 박 후보의 강점은 시민운동가 출신으로서 깨끗한 이미지다. 그만큼 기존 정당에 염증을 느끼는 중도층과 부동층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에서 ‘변수’(變數)를 넘어 ‘상수’(常數)가 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박 후보의 텃밭이다. 정당 조직력 못지않다. 지난 3일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트위터는 박 후보의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는 등 맹위를 떨쳤다. 약점은 지지층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장으로부터 ‘빌려온 지지율’은 휘발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등 야권 지지층이 소극적으로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빙 승부에서 이러한 결집력 약화는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후보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인은 학력·병역·시민단체 경력 등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내세운 나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다. 박 후보는 ‘네거티브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잔매에 장사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안철수 바람’은 여전히 기회 요인이다. 잠시 잦아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으나,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게릴라식 개입’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TV 토론 결과 정책이 두 후보의 승부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면서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유권자들은 감성적으로 투표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만큼 네거티브 공세와 정권발 악재의 폭발력이 가장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문제가 새로운 돌발 변수”라면서 “보수·진보층이 결집된 상황에서 중도층이 한·미 FTA에 어떻게 반응하고, 여야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등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태극 형제, 7일밤 ‘두 토끼’ 다 잡는다

    태극 형제, 7일밤 ‘두 토끼’ 다 잡는다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한지붕 밑에서 기묘한 동거를 하던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이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더블 헤더’로 평가전을 치른다. 홍명보(오른쪽)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이 오후 5시 30분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하고, 이어 8시부터 조광래(왼쪽)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폴란드와 맞선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조광래호와 내년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노리는 홍명보호 모두 ‘필승’을 다짐했다. ●조광래호, 11일 월드컵 亞최종예선 모의고사 ‘동유럽 복병’ 폴란드와는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이후 두 번째 대결이다. 당시 황선홍·유상철의 연속골로 이겼던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29위)보다 낮은 65위. 하지만 6월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었고, 9월 독일과 2-2 무승부를 거두는 등 최근 상승세가 뚜렷하다. 현재 A대표팀의 시선은 오직 이동국(32·전북)에게 쏠려 있다. 조광래 감독은 골 결정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 시즌 K리그 16골-15어시스트로 펄펄 날고 있는 ‘사자왕’ 이동국을 호출했다. 1년 3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동국의 특성을 살린 맞춤전술까지 준비했다. 이동국이 원톱으로 중심을 잡고 좌우 날개에 지동원(선덜랜드)-박주영(아스널)을 포진시켜 측면에서 숨통을 틔우겠다는 복안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던 남태희(발랑시엔)는 이번에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국의 뒤를 받친다.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이동국 카드’를 시험하고 그 기세를 몰아 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까지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에게도 놓칠 수 없는,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르는 찬스다. 19살부터 국가대표, 올림픽대표, 청소년대표의 세 집 살림을 병행하며 한국축구를 이끈 이동국에겐 잔인한 기억이 더 많다. 2002년 한·일월드컵 엔트리 탈락, 2006년 독일월드컵 직전 십자인대 부상, 그리고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전에서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벗어난 슈팅까지. 롤모델로 꼽았던 황선홍 포항감독이 2002년 한·일월드컵 폴란드전 골로 영웅이 됐듯 이동국도 폴란드전에서 브라질을 향한 화려한 포효를 시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명보호, 앙꼬 없는 찐빵 속 백업요원 전력 극대화 A대표팀은 치열한 주전경쟁과 다양한 조합으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올림픽대표팀은 ‘흐림’이다. 핵심 전력이 모두 빠졌다. 지난달 오만과의 올림픽 최종예선 1차전에서 1골1어시스트로 톡톡히 이름값을 했던 윤빛가람(경남)을 비롯해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지동원, 김영권(오미야), 홍정호(제주) 등 ‘홍명보의 아이들’이 모두 A대표팀에 차출됐다. 김민우(사간 도스), 조영철(니가타), 하강진(성남) 등도 소속 구단이 협조하지 않아 이번 소집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1.5군도 안 되는 전력인 셈이다. 하지만 벤치 멤버들의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새달 카타르(23일), 사우디아라비아(27일)와 런던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둔 상황에서 숨은 보석을 발견하고, 돌발상황에 대비한 여러 전술을 테스트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20세 이하(U-20)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백성동(연세대)·김경중(고려대) 등 ‘젊은 피’들이 수혈돼 연착륙을 노리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지난달 소비자물가 4.3% 상승…스태그플레이션 오나

    지난달 소비자물가 4.3% 상승…스태그플레이션 오나

    9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올랐다. 5%대였던 8월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환율 상승 등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이 전년 동월 대비 7.4% 떨어지면서 8월의 5.3%보다 1% 포인트 하락한 4.3%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고춧가루 등 기타농산물과 금반지를 포함한 내구재, 집세 등이 물가상승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금반지와 고추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6.2%, 38.2% 올랐다. ●금반지 전월대비 36% 올라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9월과 비교해 3.9% 상승했다. 8월(4.0%)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0.2% 올라 11개월째 오름세를 이어나갔다. 7, 8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농산물 가격과 상관 없이 물가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생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3.8% 각각 올랐다. 통계청은 “금반지를 제외하면 전체 물가 상승률은 3.8%”라고 설명했지만 3%대 후반의 물가상승률 역시 소비자들에게는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최근 환율 상승이 물가에 일부 반영됐다는 점에서 남은 3개월 동안 물가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물가 상승률을 4% 이하로 억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1~9월 물가상승률은 4.5%로 4분기에 2.5~2.6%로 물가가 낮아지지 않는 한 목표 상승은 어렵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피크는 돌발 사태가 없다는 전제하에 지났다고 보지만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공공서비스를 포함한 서비스 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올라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크다.”면서 “물가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이고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상승 반영… 당분간 물가 불안 아직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나오지 않았지만 높은 성장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이 때문에 고물가·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장-물가의 딜레마와 정책 대응’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우려는 성장동력이 저하되는 현실에서 높은 대외의존도가 구조적인 물가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더욱 힘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스태그플레이션에 실제로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한번 빠지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고 조치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부산영화제 방해 말라는 목소리 새겨들어라

    부산시민 100여명이 엊그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희망버스’ 저지 기원제를 열었다. 이들은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과 여의도 진보신당 당사 등을 잇따라 방문해 오는 8, 9일 부산 한진중공업 일대에서 예정된 ‘5차 희망버스’ 행사를 갖지 말 것을 촉구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대표들로 구성된 시위대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희망버스가 내려오면 부산경제는 물론 영화제도 망친다.”고 우려했다. 우리는 부산시민단체들의 지적대로 희망버스 행사가 영화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공감하는 바이다. 5차 희망버스가 예정된 오는 8, 9일은 주말과 일요일이어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절정인 시기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 20만명 가까이 찾아 500여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을 정도로 아시아의 대표적인 영화제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 만큼 더욱 가꾸고 가다듬어 발전시켜야지 대형 국제행사에 발맞춰 집회를 열어 발목을 잡을 일은 아니다. 희망버스 측은 “상황이 워낙 급해 일정을 맞추다 보니 시기가 겹쳤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없다고 본다. 5차 희망버스 개최일을 행사와 겹치지 않게 하는 것이 부산시민에 대한 예의이자 도리다. 희망버스 행사가 열리는 한진중공업의 영도 조선소와 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는 대중교통으로 40분 이상 떨어져 있다. 희망버스 지지세력들이 해운대로 몰려가 집회나 시위를 벌이지 않는다면 부산국제영화제가 직접적인 타격은 입지 않는다. 그러나 부산시민단체들이 희망버스가 자신들의 권고를 듣지 않으면 오는 5일 궐기대회를 개최한다고 하는 등 양측의 충돌이 우려된다. 경찰로서는 희망버스와 영화제를 경비하다 보면 병력이 분산돼 이중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다시 한번 희망버스 측의 현명한 처신을 촉구한다. 경찰도 돌발사태로 국제행사가 파행으로 치닫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경찰 압수수색 중 女용의자 자살 논란

    50대 여성 절도 용의자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던 중 자신의 7층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 숨졌다. 극도의 불안증세를 보였던 용의자에 대해 경찰이 특별한 보호조치 없이 무리한 법집행에 나선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7시 8분쯤 광진구 자양동의 S아파트 7층에서 이모(51)씨가 투신, 자살했다. 이씨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한 백화점에서 54만원 짜리 원피스 한 벌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씨는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찾아온 방배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의 보호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안방 베란다를 통해 뛰어내렸다. 이씨는 경찰의 요구에 따라 훔친 옷가지를 거실로 가져온 뒤 범행 당시 사용했던 교통카드를 꺼내오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간 상황이었다. 경찰관들은 거실에서 압수물품을 확인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씨의 큰아들 송모(24)씨는 자기 방에 있어 투신을 막지 못했다. 경찰은 “과거에 절도를 저질러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던 이씨가 체포될 경우 징역을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경찰이 찾아온 것을 알고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였다. 아들에게 절도 행각이 들통날 것을 두려워 한 이씨는 6시 15분쯤 경찰이 찾아오자 “아들이 없을때 (압수수색)을 했으면 좋겠다.”며 문을 열지 않고 20분 동안 버텼다. 이씨는 이후 아들에게 “미안하다. 창문으로 뛰어내려 죽겠다.”고 얘기했고, 아들은 이씨의 손을 잡고 진정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오후 6시35분쯤 이씨의 집을 방문, 체포영장을 제시했다. 이씨의 가족들은 “경찰이 용의자의 신변보호는 뒷전인 채 무리하게 영장을 집행한 것이 이씨의 자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증세를 보이는 용의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은 피의자의 보호조치와 위험발생 방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이씨의 돌발행동을 제어한 경찰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을 집행하면서 절차상 위법적인 행동이나 모욕적인 언행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현장 경찰관의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윤샘이나·김진아기자 sam@seoul.co.kr
  • 경찰 압수수색 중 50대 여성 용의자 자살?

    경찰 압수수색 중 50대 여성 용의자 자살?

     50대 여성 절도 용의자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던 중 자신의 7층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 숨졌다. 극도의 불안증세를 보였던 용의자에 대해 경찰이 특별한 보호조치 없이 무리한 법집행에 나선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7시 8분쯤 광진구 자양동의 S아파트 7층에서 이모(51)씨가 투신, 자살했다. 이씨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한 백화점에서 54만원 짜리 원피스 한 벌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씨는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찾아온 방배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의 보호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안방 베란다를 통해 뛰어내렸다. 이씨는 경찰의 요구에 따라 훔친 옷가지를 거실로 가져온 뒤 범행 당시 사용했던 교통카드를 꺼내오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간 상황이었다. 경찰관들은 거실에서 압수물품을 확인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씨의 큰아들 송모(24)씨는 자기 방에 있어 투신을 막지 못했다. 경찰은 “과거에 절도를 저질러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던 이씨가 체포될 경우 징역을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경찰이 찾아온 것을 알고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였다. 아들에게 절도 행각이 들통날 것을 두려워 한 이씨는 문을 열지 않고 20분 동안 버티면서 “미안하다. 죽고싶다.”라고 말했다. 특히 아들에게 “창문으로 뛰어내려 죽겠다.”고 얘기했고, 아들은 이씨의 손을 잡고 진정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이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고, 통화한 아들은 “엄마가 자살하려고 한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오후 6시35분쯤 이씨의 집을 방문, 체포영장을 제시했다.  이씨의 가족들은 “경찰이 용의자의 신변보호는 뒷전인 채 무리하게 영장을 집행한 것이 이씨의 자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증세를 보이는 용의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은 피의자의 보호조치와 위험발생 방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이씨의 돌발행동을 제어한 경찰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을 집행하면서 절차상 위법적인 행동이나 모욕적인 언행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현장 경찰관의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윤샘이나·김진아기자 sam@seoul.co.kr
  • 저축은행 업계2·3위도… ‘대마불사’ 없었다

    저축은행 업계2·3위도… ‘대마불사’ 없었다

    저축은행 업계 2, 3위인 토마토·제일저축은행을 비롯해 7개 저축은행이 회생이 불가능한 부실 저축은행으로 판명돼 문을 닫았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대마불사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올들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은 모두 16개로 늘어났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임시회의를 열어 토마토·제일·제일2·프라임·에이스·대영·파랑새 등 7개 저축은행을 경영개선 대상으로 확정하고 영업을 정지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4조 4559억원의 업계 2위 대형 저축은행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7개 저축은행은 이날 정오부터 만기 도래 어음 및 대출의 만기 연장 등 일부 업무를 제외하고 영업이 중단됐으며,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제일저축은행은 첫 거래일인 19일 주식의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금융위는 영업정지일로부터 45일 이내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체 경영정상화가 달성되면 영업 재개도 가능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의 5000만원 이하 예금은 전액 보호된다. 금융위는 긴급자금이 필요한 예금자를 위해 오는 22일부터 20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지급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저축은행 경영진단 추진에 따른 정부입장’이란 발표문을 통해 “금년 초부터 추진된 저축은행에 대한 일련의 구조조정과 경영진단이 일단락됐다.”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저축은행 지원방안 등 제도화 작업이 조만간 마무리되면 저축은행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저축은행 문제가 안정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은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전수조사(경영진단)로 사실상 올해 검사는 다 종결됐다.”며 “(급격한 예금 인출 등) 돌발상황이 없다면 적어도 올해는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없으니 영업정지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 외에도 6개 저축은행이 BIS 비율이 5%에 미달하거나, 자산이 부채보다 적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영업정지 조치는 피했다. 금융위는 “6개 저축은행에 대해선 대주주 증자와 자산매각 등 경영개선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인정해 최대 1년까지 자체 정상화를 추진토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7개 저축은행의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해서는 금감원의 집중검사가 실시된다. 금감원은 대주주 신용공여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위법행위 지시 등 불법행위를 적발할 경우 신분제재와 검찰고발 등 법적 제재 조치를 엄격히 부과할 방침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부실책임자에 대해서 해당 금융기관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토록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맡긴 내돈은?”…2위 저축銀도 영업정지[속보]

    “맡긴 내돈은?”…2위 저축銀도 영업정지[속보]

    자산 2조원이 넘는 대형사인 토마토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 등 7개 부실 저축은행의 영업이 정지됐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임시회의를 열고 토마토(경기 성남)와 제일(서울), 제일2(서울), 프라임(서울), 에이스(인천), 대영(서울), 파랑새(부산) 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 6개월간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은 이날 정오부터 만기도래 어음 및 대출의 만기연장 등 일부 업무를 제외하고 영업이 중단된다. 상장사인 제일저축은행은 첫 거래일인 19일 주식의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영업정지일로부터 45일 이내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체 경영정상화가 달성되면 영업재개도 가능하지만,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의 5천만원 이하 예금은 전액 보호된다. 금융위는 긴급자금이 필요한 예금자를 위해 오는 22일부터 2천만원 한도내에서 가지급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또한 예금보험공사가 지정하는 인근 금융기관 창구에서 가지급금을 포함해 총 4천500만원 한도에서 예금금리 수준의 금리로 예금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부터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일괄 경영진단을 실시했고, 금융위는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경영평가위원회를 열고 저축은행들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심사했다. 금융위는 토마토와 제일, 프라임, 에이스, 대영, 파랑새 등 6개 저축은행의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 미만이고,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나 영업정지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일2저축은행은 BIS비율이 1%에 미달하고, 모회사인 제일저축은행의 영업정지에 따른 대규모 예금인출사태로 유동성 부족이 예상된다는 점이 영업정지의 이유가 됐다. 다만 금융위는 토마토저축은행의 계열사인 토마토2저축은행(부산)의 경우엔 BIS 비율이 6.26%인 정상 저축은행이기 때문에 대규모 예금인출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영업이 정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토마토2저축은행 고객들은 막연한 불안감에 예금을 중도해지해 불필요한 손해를 보지 않도록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영업정지된 7개의 저축은행 외에도 6개의 저축은행이 BIS 비율이 5%에 미달하거나, 자산이 부채보다 적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영업정지 조치는 피했다. 금융위는 “6개의 저축은행에 대해선 대주주 증자와 자산매각 등 경영개선계획의 실현가능성을 인정해 최대 1년까지 자체정상화를 추진토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영업이 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해선 금융감독원의 집중검사가 실시된다. 금감원은 대주주 신용공여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위법행위 지시 등 불법행위를 적발할 경우엔 신분제재와 검찰고발 등 법적 제재조치를 엄격히 부과할 방침이다. 또한 예금보험공사는 부실책임자에 대해선 해당 금융기관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토록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올해 추가로 영업정지되는 저축은행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번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전수조사(경영진단)으로 사실상 올해 검사는 다 종결됐다”며 “(급격한 예금인출 등) 돌발상황이 없다면 적어도 올해는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없으니 영업정지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이상 폭염’ 수요예측 못하고 발전소 정비하다 ‘과부하’

    ‘이상 폭염’ 수요예측 못하고 발전소 정비하다 ‘과부하’

    15일 서울 등 전국에 혼란을 초래한 정전 사태는 수요 예측 실패에 따른 관재(官災)였다. 정부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이날의 최대 전력 수요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수요 예상치를 넘어선 발전소의 운행을 정지, 정비에 나서 전력 과부하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전력도 전력 대란의 위험성을 예고하지 않는 등 늑장 대응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들어 전력량은 급격히 증가했지만 발전소 정비로 인해 3시쯤에는 예비전력이 역대 최저인 148만 9000㎾로 떨어지면서 전국적인 정전 사태가 촉발됐다. 전력 사용량은 폭증했는데 전력 예비율이 급격히 낮아졌고, 단계적으로 부하를 차단하면서 정전이 된 것이다. 전력거래소와 한전은 예비전력이 안정 유지수준 이하로 떨어지자 95만㎾의 자율절전과 89만㎾의 직접부하제어를 시행했고, 이후에도 수요 증가로 400만㎾를 회복하지 못하자 지역별 순환정전에 들어갔다. 자율절전은 한전과 수용가가 미리 계약을 맺고 수용가가 자율적으로 전력소비를 줄이는 것이며, 직접부하제어는 한전이 미리 계약을 맺은 수용가의 전력공급을 줄이는 것이다. 지역별 순환정전은 이들 두 가지 조치로 예비전력 400만㎾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사전 작성된 매뉴얼에 따라 지역별로 전력공급을 차단하는 조치이다. 전국적으로 제한 송전을 단행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보고 여름 동안 많이 돌렸던 전국 곳곳의 발전소 정비에 들어갔지만 이날 예상보다 수요가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지경부는 최대 전력 수요가 6300만~6400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후에 접어들며 6726만㎾에 달했다는 것이다. 올여름 늦더위 여파로 지난달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를 경신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 최대 전력 수요가 7219만㎾를 기록했는데, 이는 여름철 사상 최대치였다. 당시 예비전력은 544만㎾로 공급예비율은 7.5%에 불과했다. 당국이 늦더위에 따른 전력 수요를 감안해 전력예비율만 넉넉히 잡았더라도 전력대란은 피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경부와 한전은 30도 안팎의 더위가 지속되는 9월 초순까지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공급 능력을 최대한 확보해 예비전력을 400만㎾ 이상으로 유지할 계획이었지만 돌발 상황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심지어 한전은 전력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는데도 미리 알리지 못하는 등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법정에서 재판중 소변보는 10대 막가파

    법정에서 재판중 소변보는 10대 막가파

    미국 법정에서 재판 중인 피고인 소년이 소변을 보는 장면이 미국 CNN에 보도됐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타일러에 위치한 지방법원에서는 피고인 코리 웹(17)의 재판이 열렸다. 웹은 소년원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총을 발사했다. 그의 변론이 끝나고 점심시간을 위해 배심원들이 퇴장한 직후 웹은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셔츠를 올리고 바지춤을 내려 법정에 있는 휴지통에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돌발 상황에 재판관과 경비원은 황당한 표정을 지울 수 밖에 없었다. 재판관 케리 러셀은 “네가 어떻게 길러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법정의 휴지통에 소변을 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라며 “이것이 두번째 대화로 세번째는 없다.”고 말했다. 웹은 이미 재판 중에 큰소리로 중얼거리고 변론하는 자신의 변호사를 불 질러 버려도 되냐고 재판관에 물어 보아 경고를 받았다. 웹은 재개된 재판에서 법정모독죄가 추가됐다. 사진=CNN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씨줄날줄] 건설은 ○○다/임태순 논설위원

    3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정주리씨가 국무부 외교관 시험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면접관은 정씨가 한국 출신임을 확인한 뒤 외교관으로 일하다 보면 미국의 이익과 한국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가 있을 텐데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다. 정씨는 이에 미국도, 한국도 아닌 정의를 위해 일하겠다고 답변했다. 면접시험만 남겨둔 아나운서 지망생에게 갑자기 구안괘사(口眼?斜)가 찾아왔다. 입이 돌아가고 침을 흘리는 등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TV에 모습을 드러내는 아나운서로선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면접장에 가 “위기가 기회라는 어머니 말씀처럼 지금이 기회”라고 말했다. 최고경영자(CEO)가 “얼굴이 돌아가는데 지금이 위기이지 기회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역공을 했지만 “구안괘사가 아니었으면 제가 사장님과 이렇게 오래 이야기할 수 있었겠느냐.”고 답변했다. 두 사람 다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합격했음은 물론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입사시험에서 정주영 회장이 건설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창조’라고 답했다고 한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스크가 최근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후 정주영 회장도 건설은 창조라는 말을 자주 인용했다고 한다. 국익 충돌 시 정의를 위하고, 위기가 기회고, 건설이 창조라는 말은 정곡을 찌른 질문에 대한 절묘한 답변이다. 아마 이러한 ‘현답’(賢答)을 하는 입사지망자를 내치는 조직은 없을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건설업은 창조와는 거리가 멀다. 막일을 뜻하는 ‘노가다’라는 말에서 연상되듯 마구 밀어붙이는 저돌적이고 도전적이고 파괴적인 의미가 떠올려진다. 하지만 건설업계 종사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창조적이라는 말에 머리가 끄덕여진다. 현대건설 전직 임원들은 “공사를 하다 보면 각종 돌발상황에 부딪히게 돼 순간순간 임기응변이 요구되며 그래서 창조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주영 회장이 생전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베일 항만공사를 하면서 바지선에 건설장비를 싣고 간 것이나 서산간척지공사를 하면서 유조선을 바다에 빠뜨리는 이른바 ‘정주영공법’을 개발한 것도 유연한 사고, 창조적 사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이 돼 국정수행에 매달린 지도 3년이 넘었다. ‘해보기나 해봤어.’로 대변되는 도전정신과 특유의 부지런함은 있지만 애석하게도 국정운영이 창조와는 거리가 멀다. 깊은 통찰에 기반을 둔 창조적인 행정은 불가능한 것일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벌써 세 번째…美 바통의 악몽

    미국 남자 400m 계주팀이 또 바통 터치에 실패했다. 4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3번 주자 다비스 패튼이 마지막 주자 월터 딕스에게 바통을 못 넘겨줬다. 벌써 3번 연이어 나온 바통 터치 실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계주 예선에서도 비슷한 실수가 나왔다. 이듬해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바통 터치 구역을 벗어났다. 실격. 그동안 실수였고 그럴 수도 있다고 자위했었다. 그런데 자꾸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이제 미국의 바통 터치 실수는 우연을 넘어 실력 문제로도 보인다. 징크스라면 고약하고도 단단한 징크스다. 사실 400m 계주 종목 자체가 의외성이 큰 종목이다. 바통 터치는 언제든 돌발변수가 터질 수 있는 화약고다. 100m를 9초대에 주파하는 선수 여럿이 순간적으로 엉킨다. 바통을 전달하는 순간은 0.1초에 불과하다. 미세한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미국은 올림픽 실수 뒤 준비를 많이 했다. 바통 터치 방식을 바꾸고 대회 직전 반복 연습도 많이 했다. 그러나 아직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았고 심리적으로도 흔들렸다. 실수가 반복되면서 의식 과잉이 됐다. “잘 해야 한다. 잘 해야 한다.” 오히려 이게 안 좋은 결과를 낳았다. 하필 3번 실수 모두 패튼이 연관돼 있다. ‘억세게 운 없는 사나이’다. 베이징올림픽 땐 마지막 주자 타이슨 게이가 3번 주자 패튼이 넘겨주는 바통을 놓쳤다. 베를린 대회에선 3번 주자 숀 크로퍼드가 마지막 주자 패튼에게 바통을 넘기는 과정에서 터치 구역을 벗어났다. 대구에서 또 바통 터치 실수의 장본인이 된 패튼은 트랙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우승자가 결정되고도 한참을 엎드려 스스로를 자책했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선 미국 남자 400m 계주팀의 징크스가 깨질까. 새로운 흥밋거리가 생겼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서울 도심 ‘지능형 교통전광판’ 설치

    시위나 도로통제, 교통체증 등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지능형 교통전광판’이 서울시내에 설치된다. 서울시는 17일 종로, 새문안로 등 도심과 주요 길목 21곳에 교통전광판을 설치하고 오는 29일부터 ‘지능형 실시간 소통안내’를 한다고 밝혔다. 지금도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과 남산 주변 일부 도로에 소통상황을 알려주는 262개 교통전광판이 있지만 도심교통의 혼잡정보를 종합적으로 안내해주는 시스템은 처음 도입된 것이다. 지능형 교통전광판은 각종 교통정보와 교통사고 등 돌발상황을 빠르게 알려주는 게 특징이다. 시중의 차량 내비게이션에서 제공되는 교통정보(TPEG)보다 10분 이상 빠른 정보를 제공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안내 정보는 도로 통제상황이나 전방 도로안내, 실시간 관광버스 주차장 여유 면수, U턴 금지 및 P턴 지점, 버스전용차로 이용시간 등이다. 특히 혼잡한 출·퇴근 시간에는 소통정보를, 새벽이나 야간에는 횡단보도 예고 등 안전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지능형 교통전광판은 다양한 색상과 화면 전환이 가능한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해 운전자가 교통정보를 빠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실시간 안내가 본격 운영되면 도심 진입 교통량이 2~3% 감소하고, 이 덕분에 연간 30억원 이상의 혼잡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길섶에서] 디지털치매/임태순 논설위원

    올 여름 유난스러운 비는 휴가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이틀째 강원도 깊은 산속까지 동행했던 짓궂은 비는 사흘째 되는 날 물러갔다. 반짝 해가 떠 이때다 싶어 등산화를 조여맸다. 아내가 혼자 가면 위험하지 않겠느냐며 만류했지만 물 한 병에 간단한 요깃거리만 챙겨들고 산행에 나섰다.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휴대전화로 연락하면 되지 않겠냐는 믿음에서였다. 등산로는 아직 물기가 흥건했지만 시원하고 상쾌했다. 숲길을 지나던 뱀이 인기척에 놀라 자취를 감출 만큼 산길은 호젓하고 한적했다. 이따금 휴대전화로 시간을 보며 발길을 재촉했다. 한창 걷다 보니 길은 점점 가팔라지고 험해졌다. ‘생명의 끈’이 될 휴대전화를 살펴보니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산속이라 금방 소모된 것이다. 안 되겠다 싶어 휴대전화를 껐다. 아내 전화번호를 떠올리자니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동안 단축키로만 통화한 탓이다. ‘디지털 치매’다. 유사시에 대비해서라도 가족이나 친구 휴대전화 번호 몇 개는 외워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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