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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싹 속았수다’ 인기에… 이번엔 가시리·씨에스호텔 초가집에 ‘폭싹 빠졌수다’

    ‘폭싹 속았수다’ 인기에… 이번엔 가시리·씨에스호텔 초가집에 ‘폭싹 빠졌수다’

    #‘폭싹 속았수다’ 인기에 국가유산방문의 해 맞아 제주의 역사·문화적 가치 경험 여행 모델 제시 제주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뜨거운 인기를 얻는 가운데 역사적·문화적·자연적 가치를 더욱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여행 모델을 제시해 관심이다. 제주도는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 1을 맞아 28일 제주시 삼도1동 조선시대 향청 기능을 했던 향사당에서 제주 국가유산 방문자센터 ‘쉼팡’ 개소식을 연다고 밝혔다. 4월 1일부터 25개 유산을 중심으로 한 여행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그 가운데 제주목관아에서 ‘폭싹 속았수다 재현 행사’를 오는 5월 열 예정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목관아 배경의 한라춘사제 재현행사로 실제 학생들이 백일장을 개최하는 것. 제주목 관아는 제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중심지로 탐라국 이래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제주 행정의 중추 역할을 해왔던 곳으로 외국인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 성읍민속마을, 가시리마을 제주옛 정취 물씬·초가지붕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씨에스호텔 재조명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뜨거운 인기를 얻으면서 제주 전통문화의 숨결이 깃든 초가집도 재조명되고 있다. 1950년대 전통적인 초가집과 제주 돌담길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제주도 가시리 마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의 초가집하면 대표적인 표선면 성읍리에 위치한 성읍민속마을과도 코 닿을데에 있어 함께 여행하기 제격이다. 이곳은 조선 태종 16년 성산읍 고성리에 설치된 정의현청이 세종 5년 이곳으로 옮겨진 후, 500여년간 현청 소재지였던 유서 깊은 마을이다. 정의현성 안에는 110가구에 달하는 가옥이 있고 성 밖으로도 많은 가옥들이 존재한다. 오메기술, 고소리술 등의 도 무형문화재와 국가 무형문화재인 제주 민요도 만나볼 수 있다. 제주4·3을 배경으로 오는 4월 3일 크랭크인 할 예정인 정지영 감독의 ‘내이름은’의 대표 촬영지가 될 예정이어서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초가집의 전통미를 살린 호텔도 국내외 여행객들 사이에서 다시한번 조명받고 있다. 제주 중문관광단지내 씨에스 호텔 앤 리조트(이하 씨에스호텔)가 주인공. 드라마 ‘시크릿 가든’, ‘궁’, ‘꽃보다 남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 다수의 인기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았으며 한국 드라마를 사랑하는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꾸준한 관심을 받는 곳이다. 김세웅 씨에스호텔 총지배인은 “제주의 전통적인 어촌 마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5성급 전통호텔로, 황모 지붕의 초가 숙소와 돌담길, 그리고 제주 바다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을 제공한다”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호텔의 전통 건축 양식은 제주 고유의 감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 #4·3유적지 등 제주고난과 꿈테마 문화유산 25개 스팟 첫 선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는 사계절 네 번의 시즌을 통해 총 100개의 국가유산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각 시즌별로 차별화된 테마로 엄선된 25개 유산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명사와 함께하는 유산투어, 공연, 아트쇼, 기획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유기적으로 결합된다. 이번 방문자센터 개소식에서 첫 선을 보이는 ‘시즌 1’의 25개 스팟에는 4·3유적지와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같은 역사적 저항과 도전 정신이 담긴 ‘제주의 고난과 꿈’ 테마의 문화유산들이 포함된다.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촬영지로 주목받는 제주목 관아와 김녕불턱, 금능포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배경이 된 가시리 4·3유적지 등 현대적 문화 콘텐츠와 연계된 유산들도 포함돼 다양한 세대와 취향을 아우른다.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인 유산 스탬프 투어는 방문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유산 탐방을 인증할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각 유산 현장에 설치된 전통적인 스탬프 찍기, 사진 촬영을 통한 디지털 인증, 블랙야크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모바일 인증 등 여러 방법 중에 선택해 자신의 유산 탐방을 기록할 수 있다. #25개 유산 인증땐 명예의 전당에 이름… 100개 유산 모두 인증땐 4명 추첨 100만원 여행상품권도25개 유산을 모두 인증한 이들에게는 방문자센터 ‘쉼팡’ 명예의 전당에 기록이 남게 되며, 개인별 여정이 담긴 맞춤형 포토앨범과 함께 다양한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시즌 4까지 총 100개 유산을 모두 인증한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4명에게 100만원 상당의 제주 여행상품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고종석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제주의 다층적 가치를 발견하는 여정”이라며 “방문객들이 오랜 시간 축적된 섬의 역사·문화·자연을 깊이 이해하고 그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제주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에 폭싹 빠졌수다 환영행사… 제주공항에 촬영지 재현 유채꽃 포토존도 세워져이날 제주국제공항 1층에선 제주 봄 관광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제주에 폭싹 빠졌수다’ 환영행사가 펼쳐졌다. 특히 포토존에는 세계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를 재현한 유채꽃 포토월이 세워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또한 제주의 선물박스를 개봉하는 리본풀기 퍼포먼스, ‘제주와의 약속’ 서약 행사, 경품 추첨 등 제주만의 감성을 담은 따뜻한 환영행사가 마련됐다. 이와 함께 제주에 도착하는 관광객들에게 제주 삼다수와 제주감귤을 나눠주는 정겨운 환대행사도 이어졌다. 오영훈 지사는 “3월 30일부터 시작되는 하계 항공 스케줄에 제주노선이 동절기 대비 11% 이상 증편 운항되기로 결정됐다”며 “더 많은 항공편 확보를 위해 항공사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는 공정한 가격과 친환경 상품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할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와 함께 이번 주말 열리는 벚꽃·유채꽃 축제와 관광지에도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 시샘하는 추위에도 지지 않고… 찬란한 희망 피우는 꽃망울

    시샘하는 추위에도 지지 않고… 찬란한 희망 피우는 꽃망울

    380년간 통도사에 봄 알린 ‘자장매’ 흐드러지게 군락 이룬 ‘순매원’ 절경환상 궁합 미나리·삼겹살도 맛봐야김해건설공고 교정 물들인 ‘와룡매’꿈틀거리며 뻗어 있는 용 형상 닮아인근 김해박물관엔 가야 유물 가득지리산 근방에서 이름난 ‘산청 삼매’선비들의 기개 담아 수백년 싹 틔워고풍스러운 한옥과 어우러져 절경매화가 피다 말고 꽃망울을 닫았다. 철없이 쏟아진 눈과 유독 심했던 2월 추위가 행티를 부린 탓이다. 매화가 꽃잎 여닫기를 여러 차례. 이제 남녘의 늙은 매화나무들이 본격적으로 꽃등불을 내걸기 시작하나 싶더니만, 이번엔 화마가 나무들의 생멸을 위협할 지경이 됐다. 그래도 고매(古梅)의 시간은 바야흐로 시작됐다. 제아무리 꽃을 시샘하는 추위와 난관이 닥쳐도 이를 거스를 순 없다. 이맘때라면 남도 쪽에 탐매객의 발길이 잦을 터다. 전남 구례 화엄사의 ‘각황전 홍매’, 순천 선암사의 ‘선암매’ 등을 ‘알현’하기 위해서다. 경남에도 못지않게 늙은 매화들이 있다. 지금부터 전하려는 건 양산과 김해를 거쳐 산청까지, 발품 팔아 만난 경남의 늙은 매화 탐매기다. 사실 매화라고 다 같지는 않다. 열매 수확을 목적으로 대량 식재했다면 매실나무라 불러야 옳다. 늙은 매화는 다르다. 늙고 검게 탄 가지 끝에 운치 있게 꽃잎 몇 장 내건다. 게다가 품은 향기는 인간이 만든 그 어떤 향수로도 이길 수 없을 만큼 곱고 짙다. 고매의 향기와 견줄 수 있는 건, 고매뿐이지 싶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로 먼저 간다. 이 절집의 ‘자장매’(慈臧梅) 개화 소식에 멀고 먼 서울까지 들떴다. 자장매는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을 딴 매화다. 통도사 역대 조사의 진영(眞影)을 모신 영각(影閣) 처마 아래 있다. 수령은 얼추 380년쯤 됐다. 1650년쯤 통도사 스님들이 자장율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2월 하순쯤 꽃잎을 매달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보름 이상 늦어졌다. ●천년 고찰 처마 아래 진분홍빛 안개 처마 아래로 진분홍 안개가 내려앉은 듯하다. 보통은 봄의 절집을 찾은 흥분에 소란을 떨기 마련인데, 자장매 앞에 선 탐화객 대부분이 평온하고 조용하다.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온 매화의 기운이, 봄의 기적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감동이 말을 잃게 만든 것일 테다. 자장매 맞은편엔 키 낮은 청매가 한 그루 있다. 이 녀석은 여태 꽃망울도 맺지 않았다. 가뜩이나 눈에 띄지 않는데, 여태 겨울 모습 그대로니, 이 봄이 지나기 전 사람들의 주목을 한 번이라도 받을는지 모르겠다. 극락보전 옆에도 이름난 홍매 두 그루가 있다. 각각 만첩홍매와 분홍매로 불린다. 수령은 300년 정도라 전한다. 통도사는 꽃만큼 고운 절집이다. 국보, 보물 등 웅숭깊은 당우들을 돌아보기만 해도 한나절이 후딱 지난다. 통도사는 법당을 중심으로 상로전, 중로전, 하로전 등 세 구역으로 나뉜다. 일주문을 넘어서면 곧 하로전이다. 중심 건물인 영산전(보물)을 비롯해 홍매 두 그루가 인상적인 극락보전, 범종루 등의 당우가 밀집돼 있다. 영산전은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 다보탑을 그린 ‘견보탑품도’ 등 진귀한 벽화들(보물)이 즐비하다. 영산전 앞 삼층석탑도 보물이다. 중로전 구역에는 고려 말 건물인 대광명전(보물)과 용화전, 개산조당 등이 있다. 봉발탑(보물)도 독특하다. 부처님의 발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밥그릇에 뚜껑이 덮인 형상을 하고 있다. 발우는 스님들이 밥을 먹을 때 쓰는 그릇이다. 상로전에도 꼭 찾아야 할 문화유산이 한가득이다. 가장 중요한 건물은 ‘대웅전 및 금강계단’(국보)이다. 대웅전은 사면이 한 건물을 이루는 독특한 구조다.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大方廣殿), 남쪽은 금강계단(金剛戒壇), 북쪽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다. 대웅전 안에는 불상이 없다. 건물 뒤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기 때문이다. 대방광전 앞의 구룡지는 통도사의 창건 설화가 담긴 연못이다. 그 너머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석조물이 있다. 응진전 앞 바닥의 호혈석(虎血石), 대웅전 지붕 위의 찰주, 그 아래 기와 자락 끝에 가지런한 백자연봉 등도 빼놓지 말고 감상하길 권한다. 당우마다 걸린 현판들도 하나같이 당대 명필들의 글씨다. ●낙동강·경부선 철길 따라 매화향 물씬 원동면의 순매원도 널리 알려진 매화 명소다. 낙동강, 경부선 철길과 어우러진 매화 사진으로 이름을 얻었다. 늙은 매화보다는 일반 매실농원처럼 여러 그루의 매화가 군락을 이뤄 화사하다. 원동면엔 순매원 외에도 영포마을 등 매화 농가가 많다. 1022번 지방도를 따라가다 보면 곳곳에서 매화 흐드러진 근사한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사실 이즈음 원동면에선 매화보다 미나리가 더 ‘효자 관광 상품’이다. 제철 ‘원동 미나리’가 출하되기 때문이다. 이 일대에선 경북 청도처럼 미나리와 삼겹살을 함께 먹는다. 미나리의 순한 향과 고소한 삼겹살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과장 좀 보태 이 일대 가게란 가게는 죄다 미나리 삼겹살집이다. ‘한 집 건너 한 집’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다닥다닥 붙어 미나리 삼겹살을 판다. 이웃한 김해에선 와룡매가 일품이다. 이름에서 어딘가 근대풍의 느낌이 드는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 교정에 있다. 이맘때 김해 주민 붙잡고 물어보면 아마 열에 아홉은 이렇게 대답하지 싶다. “하이고마, 말 마소. 마 학생보다 찍사(사진사)들이 더 많아예.” ●관광객 발길 붙잡는 고매 81그루 김해건설공고 교문을 들어서면 길 양옆으로 늙은 매화들이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 채 도열해 있다. 매화마다 사진작가며 관광객들이 매달려 있는데, 그 숫자가 꽃가루 따는 벌보다 많아 보인다. 길 이름도 ‘매화로’다. 와룡매(臥龍梅)는 늙고 거무튀튀한 가지가 용처럼 꿈틀거리며 뻗어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특정한 한 그루의 나무를 일컫는 게 아니라 매화로 일대의 나무를 통칭하는 표현이다. 심은 지 80~90년 된 고매가 81그루나 늘어섰다. 어쩌면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꼬부라졌는지, 그것도 신기하다. 그저 나뭇가지가 연출하는 춤사위만 조금씩 다를 뿐이다. 와룡매가 정확히 언제 심어졌는지는 불분명하다. 널리 알려진 건 일제강점기인 1927년 김해농업고등학교가 문을 열 때 일본인 교사가 심었다는 이야기다. 이를 기준 삼으면 와룡매의 수령은 얼추 100년에 가깝다. 재일교포가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해외에서 어렵게 성공한 교포들이 국내 독립에 힘쓴 사례가 여럿인 걸 보면 그 가능성도 낮지는 않다. 김해농고 이전 뒤 1977년 개교한 김해건설공고도 내년 봄이면 이전을 하게 된다. 이후 81그루의 매화는 어떻게 될까. 김해시가 관리 보호수로 지정했다니 별 탈이야 없겠지만, 시절이 하 수상해 그것도 장담할 건 못 되지 싶다. 부디 올해가 와룡매와 만나는 마지막 봄이 아니길 빈다. 김해건설공고에서 국립김해박물관이 멀지 않다. 김해 여정에서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다. 김해는 2000년 전 가야의 시간이 새겨진 도시다. 최근에도 새로 가야 유물이 공개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해박물관에 가면 그 기억의 편린들과 오롯이 만날 수 있다. 게다가 무료다. 옛 가락국의 수도였던 김해에선 물고기 조각상이 종종 눈에 띈다. 이른바 신어(神魚) 신앙을 상징하는 조각들이다. 박물관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고기는 인도 드라비다어로 ‘가야’, ‘가라’ 등으로 불린다고 한다. 500년 동안이나 실재했으나 역사 속에선 완벽하게 사라진 나라 가야의 국호 또한 이 단어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박물관에 전시된 건 주로 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부장품들이다. ‘큰 항아리’가 특히 인상적이다. 아라가야의 왕들이 묻힌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나온 항아리다. 넉넉하고 꾸밈없는 형태와 물 흐르듯 우아한 곡선은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를 보는 듯하다. 영혼을 위로하는 음식을 담았던 제기, 영혼의 전달자라는 새 모양의 토기 등도 독특하다. ●후계목으로 명맥 잇는 명매들 이웃한 산청으로 넘어간다. 지리산 근동의 경남에서 매화마을로 명자깨나 날리는 곳이다. 절집이 아닌 꼬장꼬장한 선비의 집 담장에서 고졸한 매화와 만날 수 있다. 이른바 ‘산청 삼매’다. 고려말 강회백이 심었다는 단속사 절터의 ‘정당매’(政堂梅), ‘칼 찬 선비’ 조식의 서릿발 기개 서린 산천재 ‘남명매’(南冥梅), 단성 남사예담촌 ‘원정매’(元正梅, 분양매(汾陽梅)라고도 불린다)가 주인공이다. 산청 삼매 가운데 원정매와 정당매는 고사해 후계목이 대를 이었고, 온전히 제 몸으로 꽃을 피우는 건 남명매가 유일하다. 단성면 남사마을은 500여년 역사를 헤아리는 양반 마을이다. 전통 한옥과 토담, 돌담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긴다. 특히 ‘X자’ 형태로 교차한 회화나무는 이 마을의 상징이다. 오래된 양반가가 많은 만큼이나 선비의 기개를 상징하는 매화도 많다. 그 가운데 가장 오래된 매화가 원정매다. 고려말 문신 하즙(1303~1380)이 자기 집 마당에 심은 매화로, 원정이란 그의 시호를 따 원정매라 불린다. 수령이 최소 700년에 달해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로 꼽혔다. 2007년 고사한 이후 바로 옆에서 후계목이 대를 이어 홍매를 틔워 내고 있다. 남사마을엔 원정매 외에도 이씨매, 최씨매, 정씨매 등 늙은 매화들이 많다. 정당매는 옛 단속사 절터에 남은 백매(白梅)다. 수령은 650년을 헤아린다. 여말선초에 정당문학(政堂文學) 겸 대사헌 벼슬을 지낸 통정 강회백(1357~ 1402)이 고향의 고찰인 단속사에서 공부할 때 심었다. 원정매보다 지리산 자락으로 더 들어가야 해선지, 정당매는 늘 개화가 더디다. 원목은 2012년께 고사했고 후계목이 대를 잇고 있다. 단속사지엔 두 기의 삼층석탑이 남아 있다. 전형적인 신라 양식의 탑으로, 둘 다 국가유산 보물이다. 이제 하이라이트 남명매 차례다. 서슬 퍼런 조선 중기의 학자 조식(1501~1572)이 말년을 보내며 후학을 가르치던 산천재에 있다. 남명매란 이름은 조식의 호 ‘남명’에서 따왔다. 남명이 환갑 이후에 산청에 정착한 걸 감안해 역산하면, 남명매의 수령은 460여년 정도로 추정된다. 남명매는 수형도 빼어나지만 앉은 자리도 일품이다. 지리산 천왕봉이 한눈에 올려다보이는 곳이다. 그러니까 지리산을 병풍 삼은 셈이다. 매화가 필 무렵 천왕봉이 정수리에 눈이라도 이고 있으면 그야말로 선경이다. 산천재 맞은편은 남명기념관이다. 남명과 부인의 위패를 모신 여재실 앞의 매화도 장하다. 비록 산청 삼매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담장 너머로 큰 가지를 늘어뜨린 품새가 꽤 인상적이다. 수선사는 요즘 산청에서 뜨고 있는 절집 중 하나다. 고색창연한 고찰과 달리 잘 다듬은 예쁜 정원을 보는 듯하다. 둔철산 아래의 정취암도 가볼 만하다. 절집에서 굽어보는 경치가 빼어나다.
  • ‘경북의 두 얼굴’…북동부권은 산불로 ‘초상집’ VS 남서부권은 축제로 ‘잔칫집’

    ‘경북의 두 얼굴’…북동부권은 산불로 ‘초상집’ VS 남서부권은 축제로 ‘잔칫집’

    경북 시군 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의성 등 북동부지역 시군은 대형 산불로 인한 다수의 사망자와 부상자 발생 등으로 초상집인 반면 경주 등 남서부지역 시군은 축제를 앞두고 잔칫집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26일 산림 당국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에서 산불이 발생, 안동 등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확산했다. 이로 인해 전날 오후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사망자는 모두 18명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주 연령대는 60∼70대로, 불이 빨리 번지면서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조사 중이라서 구체적으로 사고 경위 등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나 부상자 등은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이유로 산불 피해를 본 지자체들도 추가 사고자 파악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인다 현재 이번 산불로 의성 2975명, 안동 6937명, 청송 1만 391명, 영양 980명, 영덕 2208명 등 2만 3491명이 의성실내체육관이나 주변 학교 등으로 대피해 있다. 살던 집이 불에 타버린 이들은 삶의 터전을 갑자기 잃어버린 큰 상실감에 빠졌고, 피해를 보지 않은 다른 주민들도 대피시설에서 노심초사하며 밤새워 진화 상황을 지켜봤다. 이런 가운데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계속 확산되면서 산불영향 구역을 추산하지 못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경북 북동부권이 산불로 사상 유례없는 인적·물적 피해를 입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반면 고령군과 김천·경주시 등은 축제를 앞두고 잔칫집 분위기로 들썩이고 있다. 고령군은 오는 28∼30일 ‘2025 고령대가야축제’ 개최를 앞두고 최근 시가지와 행사장 등 곳곳에 축제 현수막과 배너를 대거 내걸었다. 축제 손님맞이와 분위기를 한껏 고조키기 위해서다. 축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전시, 공연, 체험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김천시도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교동 연화지에서 ‘2025 연화지 벚꽃 페스타’를 열기로 하고 버스킹, 국악음악회, 레크레이션 등 행사 프로그램 준비에 바쁘다. 시는 올해 축제에 2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밖에 경주시는 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2025 경주 대릉원돌담길 축제’를, 봉화군도 같은달 12일 ‘제1회 봉화군 벚꽃 엔딩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산불과 구제역 발생 등 위중한 시기에 축제를 개최하는게 맞느냐는 일부 지적이 있는 것도 안다”면서 “하지만 지역 홍보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1년간 공들여 준비한 축제 개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덕군과 포항시는 각종 행사를 취소했다. 포항시는 26일 오후 개최하려던 생활체육인 전용 체육파크 공사 착공식을 취소했다. 27일 계획한 농축산식품부 주관 농촌협약 공모 선정에 따른 협약식도 잠정 연기했다. 영덕군도 산불 확산으로 26일 개최하려던 황금은어 방류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 “울퉁불퉁 차 다니기 힘들고 시끄럽다”… 결국 8년 만에 철거되는 ‘사괴석’

    “울퉁불퉁 차 다니기 힘들고 시끄럽다”… 결국 8년 만에 철거되는 ‘사괴석’

    차없는 거리를 만들면서 산지천 일대에 깔아놓은 ‘사괴석’이 8년 만에 철거된다. 25일 제주시에 따르면 15억원을 투입해 이달 중 김만덕기념관에서 탐라문화광장까지 450m 도로에 포장된 사괴석을 걷어낸다. 시 관계자는 “ ‘제주형 탄소중립 도로환경 개선사업’ 입찰공고를 진행, 최근 낙찰받은 업체와 이번주내 계약을 하고 곧바로 착공할 예정”이라며 “공사기간은 6개월 정도 소요돼 10월쯤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괴석(四塊石)은 벽이나 돌담 또는 화방(火防)을 쌓는 데 쓰는 육면체의 울퉁불퉁한 돌로 조선시대 궁궐 담장이나 격식있는 사대부의 전통 건축물에 주로 쓰이던 화강석의 일종이다. 해당 도로는 2017년 500억원이 넘게 투입된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의 주요 공약인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아스콘 포장보다 비용이 8배나 드는 사괴석으로 전면 교체됐다. 당시 포장에 약 6억원 정도 소요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사괴석 포장 이후 제주항을 오가는 대형 화물차를 비롯해 차량 통행이 빈번해지면서 파손돼 울퉁불퉁해져 통행불편 민원이 빗발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특히 산지로와 임항로를 오가는 차량마다 진동과 소음 불편호소는 물론 사괴석 사이 사이에 이물질이 끼면서 악취진동 민원까지 해마다 수십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주민 설명회를 지난해말과 올해초에 두차례에 걸쳐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최근 차없는 거리로 원도심을 다시 살리려고 하는 정책과 반대로 가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혈세 낭비도 낭비지만 유럽 주요 관광도시를 옮겨놓은 듯한 운치있던 감성거리가 철학없는 정책으로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고 일침했다. 이에 제주시 관계자는 “공사구간 반대편인 서측 탐라문화광장 일대 500m에도 사괴석이 깔려 있는데 이곳은 지금처럼 유지·보존할 방침”이라며 “철거되는 사괴석은 콘크리트에 달라 붙어있어 재활용이 힘들어 폐기물 처리될 예정이지만 재활용하는 방안도 최대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는 사괴석이 철거되는 구간 현행 4차로는 2차로로 줄인 뒤 보행로와 녹지공간을 넓히는 등 ‘탄소중립’ 도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에 산지천을 따라 폭 1.5m로 조성된 보행로는 최대 5m까지 늘어나 보행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 충주 지진 주택 타일파손 등 시설 피해 4건 발생

    충주 지진 주택 타일파손 등 시설 피해 4건 발생

    충북도는 지난 7일 충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총 4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고 10일 밝혔다. 충주 대소원면과 용산동 주택 타일 각각 1건, 소태면 주택 벽체 균열 1건, 엄정면 돌담 파손 1건 등이다. 진앙지인 앙성면에선 아직 피해 접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도 관계자는 “앙성면에 주택과 건물이 적다 보니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 같다”며 “피해를 본 민간 시설에 대해선 현장 조사를 거쳐 지원금 지급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 7일 오전 2시 35분쯤 충주 북서쪽 22km 지역(충주시 앙성면)에서 발생했다. 규모는 3.1로 기상 관측 이래 충북에서 발생한 지진 중 다섯번째 규모였다. 당일 충북과 강원에선 수십건의 지진 유감 신고가 접수됐다. 잠을 자던 충주시 앙성면 주민들은 지진에 이어 요란하게 울리는 재난 안내 문자메시지에 깨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앙성면 음촌마을 이봉재 이장은 “폭탄이 떨어진 줄 알았다”며 “동네 사람들이 다 잠에서 깼고, 여진도 한번 왔다“고 당시의 긴박함을 전했다. 앙성면 다른 주민은 “산 쪽에서 꽝 하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건물이 흔들렸지만 집안 물건은 멀쩡했다”, “진동을 5초 동안 느꼈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 서울 중구, 지역 대표 축제 ‘정동야행’ 총감독 위촉…“전세계 주목하게 만들 것”

    서울 중구, 지역 대표 축제 ‘정동야행’ 총감독 위촉…“전세계 주목하게 만들 것”

    서울 중구는 지역 대표 축제인 ‘정동야행’을 이끌 총감독으로 강영규 감독을 위촉했다고 10일 밝혔다. 정동야행에 총감독을 위촉한 것은 축제 개최 이래 처음이다. 올해 제11회를 맞이하는 축제에 새로운 시각을 더해 한층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다. 강 감독은 다양한 예술·문화 축제를 기획한 풍부한 경험을 보유했다. 특히 세계 3대 마임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춘천마임축제를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이끈 베테랑이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도 창의적인 축제 운영으로 주목받으며 예술 축제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정동야행은 근현대문화유산의 보고인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 일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야간 문화 축제로, 2015년 시작 이래 매년 수많은 방문객을 불러 모으며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강 감독은 올해 정동야행의 콘셉트와 축제 전반을 진두지휘하며, 더욱 새롭고 다채로운 콘텐츠로 정동만의 서사와 감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강 감독은 “정동이 가진 깊이 있는 역사와 낭만적인 분위기 그 자체로 매력적 콘텐츠”라며 “중구민의 자부심은 물론, 이 시대와 전세계가 주목하는 축제로 만들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길성 구청장은 “올해 정동야행은 더욱 완성도 높은 축제가 될 것”이라며 “품격 있고 매력적인 정동야행이 구민과 시민의 자부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동야행은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인 만큼, 많은 분이 참여하고 협찬을 통해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는 정동야행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전국의 기업을 대상으로 협찬사를 모집 중이다. 협찬을 희망하는 기업은 4월까지 중구청 문화정책과에 방문하거나 우편, 이메일로 협찬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또한 축제 운영을 지원할 주민자원활동가도 모집할 예정이다. 주민자원활동가는 행사장 운영 지원, 안전관리, 안내와 해설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 축제의 원활한 운영을 돕게 된다. 주민자원활동가는 중구자원봉사센터는 물론 대학과 주민단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모집할 계획이다.
  • 설악의 밤엔… ‘청초’한 낭만이 흐른다

    설악의 밤엔… ‘청초’한 낭만이 흐른다

    ‘별과 설악을 노래한 시인’이라 불렸던 이가 있다. 강원 고성이 낳고 속초가 기른 이성선(1941~2001)이 바로 그다. 그가 속초의 풍경을 두고 남긴 표현이 있다. “속초가 속초일 수 있는 것은 청초와 영랑, 두 개의 맑은 눈동자가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청초호와 영랑호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표현이다. 이번 여정에선 두 개의 맑은 눈동자 가운데 청초호를 주로 둘러본다. 산책하기 좋고, 주변에 ‘핫플’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밤드리 노닐기는 더 좋다. 야경 명소라 상찬해도 좋을 만큼 화사한데, 뜻밖에 찾는 이는 적어 적요하다. 여기에 강렬한 설경으로 겨울의 진수를 선사하는 설악산, 아기자기한 상도문 돌담마을과 아바이마을 등을 돌다 보면 여름내 속을 끓였던 ‘속초앓이’는 저만큼 사라진다. 청초호는 석호(潟湖)다. 석호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 형성된 호수를 뜻한다. 좁고 긴 사주(砂洲)에 의해 동해와 격리됐다. 둘레는 5㎞ 남짓. 예전엔 영랑호보다 컸다고 한다. 예부터 속초의 아름다운 경관을 ‘소야(所野·속초의 옛 이름) 8경’이라 불렀는데 이 가운데 ‘청호마경’(靑湖磨鏡)이 바로 청초호의 풍경을 노래한 것이다. 호수가 깨끗하고 맑아 마치 갈고 닦은(磨) 거울(鏡)처럼 빛난다는 뜻이다. 이 일대를 일컫는 지명인 ‘청호동’은 이 표현에서 비롯됐다. 청초호는 이런저런 개발 사업에 휘둘리면서 옛 모습을 잃어 갔다. 1987년 시작된 청초호 개발사업으로 청초호의 규모가 3분의1가량 축소됐다. 1999년엔 이 일대에서 강원국제관광엑스포가 열리면서 자연 석호의 외형을 완전히 잃어 일반 호수처럼 변했다. ●저물녘 환상적 풍경의 ‘청초호길’ 속초를 여행하는 이들 가운데 부러 청초호를 찾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인접한 아바이마을이나 속초 해변, 엑스포 타워 등 명소들을 들를 때 스쳐 지나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청초호는 자체로 멋들어진 여행지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채로운 풍경을 내어 준다. 청초호에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속초사잇길’ 가운데 7코스 ‘청초호길’이다. 거리는 6㎞ 정도. 오르막은 전혀 없는 평탄한 길이다. 관광 약자들도 어렵지 않게 돌아볼 만하다. 엑스포 타워, 칠성조선소, 갯배, 아바이마을 등 속초의 ‘힙스터’들이 자주 찾는 공간들도 여럿 매달렸다. 특히 저물녘 풍경이 빼어나다. 속초시청 누리집 표현을 빌리면 “매우 환상적”이다. 들머리는 엑스포 타워다. 높이 73.4m로, 전망대와 아이맥스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주제관 등 볼거리가 많다. 예전엔 이 일대에 조선소가 많아 ‘조선소 동네’라고 불렸다고 한다. 속초 최고의 ‘핫플’로 떠오른 칠성조선소는 당시 흔적이 남은 것이다. 칠성조선소는 북한 함경남도 원산의 한 조선소에서 근무한 피란민이 세웠다고 한다. 1952년부터 속초와 인근 지역 어민들이 사용한 수많은 나무배(목선)를 건조해 왔다. 하지만 철, 섬유강화플라스틱(FRP) 등으로 만든 배가 상용화되면서 목선은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조선소 역시 선박 건조보다는 수리로 명맥을 이어 오다 결국 2017년 문을 닫았다. 조선소는 현재 박물관과 책 다방, 카페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카페 창문으로 보이는 속초 바다 풍경이 빼어나 늘 인산인해다. 호숫가 북쪽, 청룡과 황룡의 전설을 모티브로 세운 조형물 앞엔 해상보행교가 있다. 길이 75m의 다리가 호수 중심을 향해 길게 뻗어 있다. 다리 끝에 있는 정자는 청초정이다. 정자 난간에 기대면 주변 호수 풍경이 고스란히 눈에 담긴다. 야경이 특히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다. ●엑스포 타워 등 주변엔 ‘핫플’ 가득 호수 동쪽 끝자락은 저 유명한 아바이마을이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대 무렵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대거 정착하면서 조성된 마을이다. 마을 앞은 청호해변이다. 고운 모래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방파제가 감싼 바다는 잔잔하다. 수심도 얕다. 속초의 다른 해변에 견줘 청호해변은 늘 적요하다. 찬찬히 산책하기 좋고 ‘인증샷’을 남길 만한 곳도 여럿이다. 아바이마을 들머리에 있는 설악대교는 풍경 전망대로 손색없다. 한쪽으로는 청초호와 설악산이, 다른 한쪽으로는 짙푸른 동해가 내려다보인다. 설악대교엔 독특하게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걷는 게 불편한 이들은 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설악대교를 넘어서면 요트 계류장이다. 여기서 맞는 풍경이 장쾌하다. 호수 너머로 눈 덮인 설악산이 걸개그림처럼 펼쳐진다. 짙푸른 호수 위엔 설악산이 담겼다. 그야말로 ‘청호마경’이다. 청초호와 쌍벽을 이루는 영랑호는 장사동에 있다. 둘레는 7.8㎞. 호숫가를 따라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속초 8경 가운데 하나인 범바위, 영랑정 등 볼거리가 많다. 큰고니 등 호수 위를 유영하는 철새들의 모습도 고즈넉하다. 청초호와 이웃한 속초해수욕장은 속초를 대표하는 해변이다. 대관람차인 ‘속초 아이’, 인증샷 성지인 ‘폴링 인 러브-키스’ 조형물 등 볼거리와 놀거리가 빼곡하다. ‘폴링 인 러브-키스’ 조형물은 수천 개의 파이프를 이어 붙여 만든 것이다. 사랑에 빠진 연인의 모습이 모티브다. 액자 프레임, 붉은 대게 조형물 등 포토존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밤에 해변을 찾는 이도 많다. 곳곳에 경관조명이 설치돼 퍽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속초까지 와서 설악산을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꼭 정상에 서야 맛이랴. 들머리인 설악동까지만 가도 된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빼어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풍경은 ‘타이밍’이다. 이른 아침, 조금만 서두르면 평소 보기 어려운 그림 같은 순간과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설악동 쪽에서 보는 저항령 일대의 새벽 풍경이 아주 일품이다. 케이블카를 타도 좋겠다. 권금성에 오르면 좀더 웅숭깊은 설악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들머리의 절집 신흥사는 필수 방문 코스다. 일주문을 지나면 통일대불청동좌상이 여행객을 맞는다. 높이 14.6m에 달하는 거대한 청동대불이다. 통일을 염원하는 불자들의 정성을 모아 제작했다. 제작 기간만 10년에 달하고 제작에 사용된 청동은 108t에 이른다. 지름이 13m인 좌대엔 108 나한상이 조각돼 있다. 통일대불 내부에 법당도 있다. 대불 뒤로 돌면 몸속 법당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아기자기한 추억 담긴 상도문돌담마을 설악산 자락 아래 상도문마을은 속초에 속했지만 속초 같지 않은 마을이다. 속초 하면 대개 바닷가 마을을 연상하기 마련인데 이 마을은 약간 다르다. 속초에선 드물게 논농사를 지으며 살고, 습속도 갯마을보다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 가깝다. 상도문마을은 500년 역사를 넘나드는 전통 마을이다. 외부엔 돌담마을로 널리 알려졌다. 마을 골목 담장은 모두 둥글고 매끈한 돌담이다. 여느 시골 마을 담벼락처럼 흙이 섞이지 않아 생경하다. 수박만큼 큰 돌은 마을 옆을 흐르는 쌍천에서 가져왔다. 담장 위에 올린 돌에는 참새, 강아지, 고양이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른바 ‘스톤 아트’다. 돌담 곳곳엔 시를 적은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마을 주변 아홉 굽이의 빼어난 경관을 노래한 시인데, 이 마을 출신의 성리학자 매곡 오윤환(1872~1946)이 지은 ‘구곡가’를 모티브로 삼았다. 속초 8경의 하나인 학무정과 송림쉼터의 솔숲, 물레방아와 디딜방아 등도 추억의 포토존으로 손색없다. [여행수첩] ▶도치알탕이 제철 음식이다. 말랑말랑한 살과 오도독 씹히는 알을 묵은김치와 함께 끓여 내 시원하다. 영랑호 인근 포장마차촌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골뱅이무침, 도루묵구이, 간장새우장 등 별미를 곁들여 내는 집도 많다. 복성식당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집이다. 생선조림이 주메뉴다. 열기, 임연수어 등 현지에서 나는 생선들을 말린 뒤 맛깔나게 졸여 낸다. 속초항 인근에 있다. ▶영금정도 근래 야경 명소로 이름이 높아졌다. 원래 해맞이 정자로 유명했는데 뭍과 정자를 잇는 보도교에 경관 조명을 설치하면서 야경을 보러 찾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 완도군 여서도, ‘올해의 섬’ 선정

    완도군 여서도, ‘올해의 섬’ 선정

    전남 완도군 청산면에 위치한 여서도가 행정안전부와 해양수산부가 뽑은 ‘2025 올해의 섬’으로 선정됐다. 행안부와 해수부는 매년 영해 기점 유인 섬 7개 중 1개의 섬을 ‘올해의 섬’으로 선정해 섬 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해양 영토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영해 기점은 국토 최외곽에 위치하여 해양 관할권 외측 한계를 결정하는 시작점으로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라 바다 경계를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23개 영해 기점 중 사람이 거주하는 유인 섬은 7개로 △어청도(전북 군산) △상왕등도(전북 부안) △횡도(전남 영광) △ 홍도(전남 신안) △가거도(전남 신안) △여서도(전남 완도) △거문도(전남 여수)이다. 이번에 선정된 여서도는 2023년 전남 신안군 가거도를 시작으로 2024년 전북 부안군 상왕등도에 이어 세 번째로 선정된 ‘올해의 섬’이다. 완도와 제주도 중간 해역의 먼바다에 위치한 여서도는 면적 4.19㎢, 해안선 길이 13.33㎞의 작은 섬으로 1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해변의 기암괴석과 다양한 수종의 난대림이 어우러진 풍광을 자랑하며 경관과 마을을 에워싼 돌담은 여서도의 대표적인 자산으로 꼽힌다. 한편 행안부에서는 1월 17일부터「울릉도․흑산도 등 국토 외곽 먼 섬 지원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여서도를 비롯한 영해 기점 유인 섬 등 국토 외곽 먼 섬 43개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국토 외곽 먼 섬 종합발전계획(’26년~’30년)’을 연말까지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합발전계획에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먼 섬 발전 전략별 과제들이 포함되는데 여서도는 상수도·하수도 시설 구축(식수 대책), 폐교 활용 숙박시설 지원이 중점 사업으로 선정돼 있다.
  • 정원·관광지·도심 거리 야간 경관조명 ‘점등’… 야간 볼거리로 관광객 발길 잡는다

    정원·관광지·도심 거리 야간 경관조명 ‘점등’… 야간 볼거리로 관광객 발길 잡는다

    전국의 유명 관광지와 정원, 도심 거리가 다양한 야간 경관 조명을 통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지자체들은 야간에 볼거리를 통한 체류형 관광 실현에 나섰다. 울산시는 2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자정까지 태화강 국가정원 만남의 광장과 안내센터, 무지개 분수대, 조경수, 은하수길 등에 야간 경관 조명을 점등한다고 밝혔다. 태화강 국가정원 만남의 광장에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는 마차, 별 기둥, 하트 장식 등을 장식해 십리대숲과의 가교 역할을 하도록 했다. 또 국가정원 안내센터와 무지개 분수대, 인근 조경수에도 대형 종과 동물 캐릭터 모양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설을 설치해 생동감 넘치는 정원 이미지를 연출했다. 울산 남구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삼산디자인거리와 바보사거리 디자인거리, 왕리단길 야간 조명을 각각 점등했다. 삼산디자인거리에는 아르데코 형식의 문과 조명 포토존을 설치해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올해는 현대백화점 동문 구간에도 조명을 설치해 풍성한 야간 경관을 선보인다. 바보사거리 디자인거리에는 눈사람과 호두까기 인형으로 웰컴 게이트를 연출하고, 화려한 술 장식 조형물 등으로 거리를 꾸며 방문객의 발길을 잡는다. 또 울산 중구는 지난달 29일부터 내년 3월까지 원도심인 성남동 문화의 거리, 중앙길, 젊음의 거리 일대에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등 다채로운 야간 경관 조명을 운영한다. 중구는 ‘빛의 오케스트라’를 주제로 설치한 야간경관 조명을 내년 2월까지 운영한다.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앞 대왕참나무 가로수길에 수목 간접조명을 활용해 아름답고 생동감 있는 도시 이미지를 연출했다. 시는 또 북구 칠곡중앙대로와 서구 그린웨이 등 도심 곳곳의 가로변에도 은하수 조명을 설치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는 내년 2월 말까지 야간 조명을 운영할 예정이다. 경남 김해시는 삼계근린공원 입구 산책로 230m 구간에 다양한 빛을 연출하는 수목 투사등 72개를 설치했다. 강원 강릉시도 지난 1일부터 포남1동 성덕포남로 일원 가로수에 조명을 밝혔다. 시는 아름다운 야간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무뚜기 조명으로 가로수 둘레를 장식했다. 대전 대덕구 동춘당역사공원도 지난달 29일부터 수목과 다리 은하수조명, 전통정자 기와 조명, LED 포토존, 산책로 바닥조명 등을 설치해 방문객들에게 역사적 숨결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제공한다. 충북 청주시는 상당구 옥화자연휴양림 산책로 540m에 야간경관 조명을 설치했다. 수목 투사등, 꽃 조명, 포토존 박스, 돌담, 로고젝터 등도 설치해 연말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자체 관계자는 “야간 조명은 연말연시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방문객이 하루 더 머무르면 자연스럽게 체류형 관광도 실현되는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단풍 즐길 새 없이 눈온다···수도권 내일까지 최대 10cm

    단풍 즐길 새 없이 눈온다···수도권 내일까지 최대 10cm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친 26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 주변에 낙엽이 떨어져 있다. 막바지 가을을 즐기 새도 없이 이날 밤부터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눈이 내리겠다. 이날부터 28일까지 서울은 최대 10cm, 강원 산지는 30cm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 단풍 즐길 새 없이 내리는 눈… 내일까지 서울 최대 10㎝

    단풍 즐길 새 없이 내리는 눈… 내일까지 서울 최대 10㎝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친 26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 주변에 낙엽이 떨어져 있다. 막바지 가을을 즐길 새도 없이 이날 밤부터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눈이 내리겠다. 이날부터 28일까지 서울은 최대 10㎝, 강원 산지는 30㎝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 중구 ‘정동야행’ 축제올림픽 은상

    중구 ‘정동야행’ 축제올림픽 은상

    서울 중구는 지역 대표 역사문화축제 ‘정동야행’이 ‘피너클 어워드 한국대회’에서 영상미디어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대회인 피너클 어워드는 축제의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2013년부터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가 한국대회를 열고 국내 우수 축제를 발굴 및 선정하고 있다.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고인 정동길 일대에서 펼쳐지는 정동야행은 2015년 개최 이후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서울의 대표 축제다. 올해 5월 열린 정동야행은 ‘로맨틱 정동, 봄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주한 영국대사관 등 36개 역사 및 문화 시설을 야간 개방하고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역사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평받았다. 이 기간 방문객만 약 13만명에 달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정동야행은 근현대 유산을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녹여내며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서울의 대표 축제로 자리잡았다. 피너클 어워드 수상도 어느덧 다섯 번째”라며 “올해 정동야행 축제를 놓친 시민도 중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서 그 매력을 느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서울 중구 대표 축제 ‘정동야행’, 피너클 어워드 영상미디어 부문 은상 수상

    서울 중구 대표 축제 ‘정동야행’, 피너클 어워드 영상미디어 부문 은상 수상

    서울 중구는 지역 대표 역사 문화축제 정동야행이 ‘피너클 어워드 한국대회’에서 영상미디어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대회인 피너클 어워드는 축제의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지난 2013년부터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가 한국대회를 열고 국내 우수 축제를 발굴 및 선정하고 있다.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고인 정동길 일대에서 펼쳐지는 정동야행은 2015년 개최 이후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서울의 대표 축제다. 올해 5월 열린 정동야행은 ‘로맨틱 정동, 봄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주한영국대사관 등 36개 역사 및 문화시설을 야간 개방하고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역사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평받았다. 이 기간 방문객만 약 13만명에 달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정동야행은 근현대 유산을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녹여내며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서울의 대표 축제로 자리잡았다. 피너클 어워드 수상도 어느덧 다섯 번째”라며 “올해 정동야행 축제를 놓친 시민도 중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서 그 매력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철 따라 피고 지는 생명의 경이로움… 무력한 삶을 치유하다[계절실종: 식물은 답을 알고 있다]

    철 따라 피고 지는 생명의 경이로움… 무력한 삶을 치유하다[계절실종: 식물은 답을 알고 있다]

    암 환자였던 정원사 매기 경험 기반식물 가득한 공간서 무료 돌봄 지원 영국 내 24곳·일본 등 해외 4곳 운영“성장·순환하는 정원 보며 희망 얻어”아마존 우림 파괴, 해수면 상승 같은 이야기가 나올 때 기후위기는 ‘지구의 아픔’이란 뜻으로 들리곤 했다. 올해 유독 길고 가혹했던 폭염, 제때를 놓친 꽃과 단풍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일상 속에서 깨닫게 했다. 기후가 만들어 낸 재난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기후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이럴 때 화분 하나, 작은 정원은 자연과 연결되는 새로운 통로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물을 주고 햇빛을 조절하며 생명을 키워 내는 과정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변화에 대한 희망이 싹튼단 것이다. 지난 9월 방문한 매기센터는 위기에 처했을 때일수록 식물 가까이에 있어야 할 이유를 보여 주었다. 영국 에든버러 웨스턴 종합병원 안 밝은색 건축물이 사시사철 피고 지는 꽃나무와 어우러지는 매기센터는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돌봄과 지원을 무료로 제공하는 공간이다. 기부금과 유산 기부, 모금행사 등을 통해 운영비를 마련하며 영국의 공공정원이나 공원 입장료 일부가 매기센터로 전달되기도 한다. 가정집처럼 편안한 매기센터에서 암 환자들은 의료진 이외에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를 이어 간다. 임상심리학자와 복지·재정 전문가를 만나고, 정원사나 운동처방사와 의견을 교환한다. 예약이나 의뢰 없이 방문해도 영국식 차를 대접받을 수 있는 곳이다. 영국 전역에 24곳의 매기센터가 있다. 홍콩, 일본, 스페인, 네덜란드 등 4곳엔 해외 센터가 있다. 기자가 방문한 에든버러는 1996년 첫 매기센터가 설립된 곳이다. 유방암으로 투병하며 매기센터 설립을 구상, 추진했던 정원 디자이너 매기 케직의 동상이 방문자들을 맞이했다. 매기는 암에 걸렸다는 사실보다 그로 인한 우울함과 두려움 때문에 삶의 기쁨을 빼앗기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을 세계적 건축가이자 남편인 찰스 젠크스에게 털어놓았다. 암은 고통이지만, 그것이 삶의 기쁨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게 할 이유가 될 순 없다고 매기 부부는 결론을 내렸다. 웨스턴 종합병원 임상 간호사로 일하면서 매기를 치료했던 인연으로 1998년부터 매기센터를 이끌고 있는 로라 리 대표(CEO)는 “매기는 암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서적 지원을 받으며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면서 “그녀는 세상을 떠나기 전날까지 매기센터를 만드는 계획에 몰두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꿈은 고통에서 잠시 눈을 돌렸을 때 밝고 따뜻한 색상의 건물, 마음을 흔드는 자연 채광,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해 줄 정원 식물이 있는 치유 공간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후 프랭크 게리, 자하 하디드, 리처드 로저스 등 유명 건축가들이 지역 매기센터 설계에 참여했다. 카밀라 영국 왕비가 2008년 매기센터 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곳은 병원 배수로가 지나 늘 축축한 땅이에요. 하지만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피어나는 꽃들을 심었죠. 저 위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느라 며칠씩 격리된 환자들이 병실 창문으로 이 꽃들을 볼 수 있어요. 환자들이 잠시나마 고통 대신 희망을 느끼길 바라요.” 에든버러 매기센터의 정원사 수전은 멋진 건물과 정원이 보내는 위로의 힘을 확신하며 얼마 전 암으로 남편을 떠나보낸 부인과의 대화에 대해 들려줬다. 수전은 “내가 할 수 있는 건 들어주고 함께 정원을 바라보고 그러다 ‘저 꽃은 왜 심으셨어요’라고 질문하면 자세히 설명해 주는 일이 전부였을 뿐인데도 부인은 다시 살 힘을 낼 수 있게 됐다는 인사를 건넸다”며 웃었다. 수전의 믿음은 연구로 증명된 바 있다. 스웨덴의 환경심리학자 로저 울리히는 창문 너머로 나무가 보이는 병실의 환자들이 벽돌담을 바라보는 병실 환자들보다 혈압과 심박수가 안정된다는 연구를 내놓았다. ‘마지막 잎새’가 희망을 준다는 이야기는 꽤 과학적인 이야기였던 셈이다. 매기센터 홍보 책임자인 서맨사 부스는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정원이 주는 치유 효과가 더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하고 순환하는 정원을 본다는 건 우리가 불안하고 우울한 나쁜 상태로만 머무르지는 않는다는 자연의 가르침을 준다”면서 “자연이 주는 위로와 희망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치유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 걷다 보니 가을로 물들었고 멈춰서 보니 왕의 곁이었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걷다 보니 가을로 물들었고 멈춰서 보니 왕의 곁이었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조선 왕조 첫 궁궐 경복궁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가족적 분위기 가득한 창경궁대한제국 함께한 덕수궁서울 전경 품은 경희궁까지‘왕가의 산책’ 즐길 수 있어가을 궁궐은 고즈넉하다. 630년 역사를 간직한 궁궐과 곱게 핀 단풍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가을 빛을 만들어 낸다. 1392년 조선이 건국된 뒤 처음으로 창건된 경복궁(1395년)을 중심으로 ‘동궐’인 창덕궁(1405년)과 창경궁(1418년), ‘서궐’인 경희궁(1617년), 대한제국의 황궁인 덕수궁(1593년) 등 조선 5대 궁궐에서는 운치 있는 가을을 즐길 수 있다. 5대 궁궐은 서로 다른 시대적 배경과 건축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역사와 문화도 경험할 수 있다. 가을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여유를 가지며 힐링하기 좋은 계절이다. 단풍이 물들면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조선의 5대 궁궐의 가을 명소를 창건순으로 돌아봤다. ●고즈넉한 가을 담은 경복궁 조선 왕조의 첫 번째 궁궐인 경복궁으로 향했다. 정문인 광화문에 들어서자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고층 건물이 즐비한 복잡한 도시에서 한적한 조선시대로 시간 이동을 한 느낌이다. 북악산 아래 펼쳐진 고풍스러운 전각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관광객, 궁궐 전역에 퍼져 있는 화려한 단풍은 발길을 재촉하게 한다. 경복궁의 중심인 근정전의 월대에 올라서자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이 궁궐 주변을 감싸고 있다. 인기 포토존인 근정전 서쪽 회랑에는 한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내국인보다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많아 보인다. 경복궁은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로 기틀을 다지게 된 상징적인 궁궐이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수도를 한양으로 옮긴 뒤 북악산 아래 지은 궁궐이다. 임금이 정사를 돌보며 생활하는 조선의 정궁(正宮)으로 ‘군자만년 개이경복’(君子萬年 介爾景福·덕과 학식이 높은 사람이 영원토록 큰 복을 누린다)의 염원을 담았다. 경복궁에는 근정전(국보 제223호)과 경회루(국보 제224호) 등 국보와 자경전(보물 제809호), 자경전 십장생 굴뚝(보물 제810호), 아미산의 굴뚝(보물 제811호), 근정문 및 행각(보물 제812호), 풍기대(보물 제847호), 사정전(보물 제1759호), 수정전(보물 제1760호), 향원정(보물 제1761호) 등 8개의 보물을 간직하고 있다. 경복궁의 대표적인 명소인 경회루에는 가을빛이 완연하다. 근정전 서쪽에 있는 경회루는 임금이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던 곳이다. 경회루는 가로 128m, 세로 113m 크기의 사각형 인공 연못 안에 지어진 정면 7칸, 측면 5칸, 2층 건물이다. 경회루 너머로 가을빛으로 물든 인왕산과 북악산이 연못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만들어 낸다. 경복궁의 후원인 향원정은 가을 향기로 가득하다. 향원정은 임금과 가족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1885년 고종이 건청궁을 지을 때 연못 한가운데 인공 섬을 만들고 그 위에 육각형 정자를 지었다. 향원정은 ‘향기가 멀리 퍼져 나간다’라는 의미이고, 이곳에 놓인 취향교는 ‘향기에 취한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주변에 가볼 만한 명소들도 많다. 동문인 건춘문은 삼청동길과 만나고 북문인 신무문을 나서면 청와대로 갈 수 있다. 서문인 영추문은 서촌마을로 이어진다. ●원형 보존 잘된 창덕궁 경복궁 건춘문을 나와 동십자각에서 동쪽으로 15분(1㎞) 정도 걸어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에 도착했다. 창덕궁은 조선 왕조의 두 번째 궁궐이다. 조선시대 궁궐 중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된 곳으로 조선의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돈화문에 들어서면 양옆으로 오래된 회화나무 8그루가 반긴다. 수령은 300~400년으로 추정되며 200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창덕궁의 중심인 인정전(국보 225호)은 경복궁 근정전에 비해 소박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조선의 건축 양식을 연구하는 중요한 건물이다. 창덕궁은 1405년 조선의 세 번째 왕인 태종이 재난 등으로 경복궁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해 만들었다. 조선의 정궁은 경복궁이지만 조선의 많은 왕이 창덕궁에 더 많이 머물렀다고 한다. 가장 한국적인 공간 분위기를 가진 궁궐로 전각에서 왕가의 품격이 느껴진다. 창덕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한국 전통 정원 양식을 잘 보존한 후원이다. 후원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배치로 유명하며, 부용지와 아름다운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조선 왕실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원에는 사전 예약을 통해 시간대별로 100명(인터넷 50명, 현장 50명)만 입장할 수 있다. 다른 곳보다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지만 예약이 쉽지 않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에서 6일 전부터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별도로 50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아픈 역사 품은 창경궁 창덕궁 동쪽에 맞닿아 있는 창경궁으로 향했다. 후원으로 들어가는 길 옆에는 창경궁으로 이어지는 함양문이 있다. 후원이나 창경궁으로 들어가려면 이곳에서 입장권을 구매하면 된다. 함양문에 들어서자 언덕 아래 창경궁에 잔잔한 가을 풍경이 펼쳐졌다. 궁궐 내부의 크고 작은 전각들이 주변 나무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창경궁에서는 가을철에 붉은 황금빛으로 물드는 단풍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 창경궁의 중심인 문정전 월대는 전경을 보기 좋은 곳이다. 창경궁은 창덕궁의 별궁으로 1418년 세종대왕이 상왕인 태종을 모시기 위해 지었다. 이후 1482년 성종 때 대비전의 세 어른인 정희왕후, 소혜왕후, 안순왕후를 모시기 위해 수리를 했다고 한다. 왕실 가족이 머물렀던 생활공간으로 만들어진 궁궐이다 보니 가족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가을 명소는 춘당지다. 경치가 아름답다 보니 유달리 웨딩 촬영을 하는 커플들이 많은 곳이다. 두 개의 크고 작은 연못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뒤쪽에 있는 작은 연못이 조선 시대 만들어진 춘당지다. 앞쪽 연못은 임금이 직접 농사짓는 의식을 행했던 내농포가 있던 곳이다. 창경궁은 아픈 역사를 간직한 궁궐이다. 1909년 일제가 조선 왕실을 비하하기 위해 궁궐 안의 전각을 허물고 동물원과 식물원 등을 만들었다. 내농포에도 연못을 파서 유원지로 만들었다. 동궐과 종묘 사이를 갈라놓는 도로를 냈으며, 벚나무를 심어 밤벚꽃놀이라는 일본식 유희도 즐겼다고 한다. 창경궁은 광복 이후에도 위락시설로 이용되다가 1983년 복원을 통해 옛 모습을 되찾았다. 복원을 하면서 궁궐 내에 있던 벚나무를 모두 베어 냈다. 2022년 율곡터널을 만들어 동궐과 종묘 사이 길을 90년 만에 다시 이었다. 창경궁의 정문인 홍화문을 나와 율곡터널 위로 조성된 산책로를 걸었다. 종묘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개방한다. 종묘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문을 연다. 입장료는 1000원이며 율곡터널 끝에 동문 입구가 있다. ●근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덕수궁 종묘 앞에 있는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두 정거장을 지나 시청역에 내리면 덕수궁 대한문을 만날 수 있다. 덕수궁을 방문하기 전에 먼저 정동전망대에 올랐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 13층에 있는 전망대는 덕수궁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 평일에는 오후 1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무료로 개방한다. 카페 다락이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덕수궁은 다른 궁궐들과 달리 서양식 건축물인 석조전이 있어 독특한 가을 분위기가 느껴진다. 궁궐 곳곳에는 한옥과 서양식 건축물이 어우러져 근대와 전통이 공존한다. 전망대를 내려와 덕수궁 대한문으로 향했다. 원래 덕수궁의 정문은 남쪽에 있는 인화문이었다. 대한문은 동문이었지만 덕수궁 동쪽에 환구단이 건립되면서 실질적인 정문 역할을 하게 됐다. 덕수궁은 다른 궁궐에 비해 넓지 않아 가볍게 가을 산책을 즐기기 좋다. 덕수궁은 원래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의 저택이었으나 1593년 임진왜란 후 서울의 모든 궁궐이 불에 타자 선조가 머물며 임시 궁궐로 사용했다. 경운궁으로 불리다가 1897년 고종이 이곳에서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이름을 덕수궁으로 변경했다. 석조전과 정관헌은 가을빛과 잘 어우러져 멋진 사진을 남기기 좋은 장소다. 붉은 단풍이 물든 석조전 앞 정원은 고풍스러운 유럽식 정원을 연상시킨다. 고종이 머물던 대한제국 시대의 근대적 풍경도 느껴진다. 석조전 옆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입장료 별도)이 있다. ●언덕 위에 지은 미완의 궁궐 경희궁 대한문을 나와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 정동길에 들어섰다. 가을빛으로 물든 정동길에서는 덕수궁 중명전, 정동제일교회, 정동극장 등을 볼 수 있다. 10여분을 걸어 경희궁에 도착했다. 경희궁의 공식 명칭은 ‘경희궁지’다. 현재도 발굴조사와 복원이 진행되고 있다. 경희궁은 1617년 창건된 조선 후기 중요한 궁궐이었지만 일제에 의해 궁궐 전체가 사라질 정도로 파괴됐다. 지금도 흥화문과 숙정문, 숭정전, 태령전, 자정전, 자정문 등 일부만 복원됐다. 경희궁은 해방 후에도 서울중고등학교로 사용됐으며, 주변 토지들이 매각되면서 궁궐터도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경희궁은 궁능유적본부에서 관리하는 다른 4개 궁궐과는 달리 서울시역사박물관에서 관리하고 있다. 경희궁은 임진왜란 이후 지어진 궁궐로 피란 상황에서 왕실의 안전을 고려해 서울 서쪽 언덕에 지어졌다. 경희궁 뒤편에 있는 언덕 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궁궐과 어우러진 서울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경희궁 동쪽에는 서울역사박물관이 있으며 서쪽에는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 있다. ■ 여행수첩 ▶입장료: 경복궁·창덕궁 3000원, 창경궁·덕수궁 1000원, 경희궁 무료. 모든 궁궐은 만 24세 이하, 만 65세 이상 내국인(신분증 지참)은 무료이며 한복을 입어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운영시간: 5대 궁궐은 휴무일이 다르다. 휴무일은 경복궁은 화요일, 창덕궁·창경궁·덕수궁·경희궁은 월요일이다. 운영시간은 계절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11~2월은 오후 5시)다. ▶교통: 경복궁(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창덕궁(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 창경궁(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덕수궁(지하철 1·2호선 시청역 2번 출구), 경희궁(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5번 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1번 출구).
  • ‘담장 낙서’ 재판 중인데…경복궁담 기대 요가한 ‘레깅스女’, 처벌은?

    ‘담장 낙서’ 재판 중인데…경복궁담 기대 요가한 ‘레깅스女’, 처벌은?

    최근 베트남 여성이 서울 경복궁 담벼락에 기대 요가를 한 것을 두고 국내외로 논란이 일었지만, 현재 규정상 궁궐 밖에서 일어난 행위에 대해 제지할 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에 사는 이 여성은 지난달 29일 한국 방문 도중 경복궁 광화문 돌담 앞에서 전신 레깅스를 입고 요가 동작을 취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담았다. 그가 사진과 영상을 지난 3일 틱톡 등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리자 ‘불쾌하다’, ‘부적절하다’는 베트남인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자 이 여성은 자기 행동이 “규정 위반이 아니며 경복궁 보안요원이 주의를 주지도 않았다”면서 온라인의 비판 여론이 지나치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각자의 선호도가 있으며, 우리는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궁능유적본부 “궁밖 행위, 제지할 근거 없어”7일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이 여성이 사진을 찍은 곳이 서울광장 맞은편 경복궁 외부 돌담길로, 경복궁 경내에 해당하지 않아 제지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경복궁 경내에서 요가복 착용 후 요가 동작을 촬영했다면 퇴장 조치가 가능하다.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관람객의 관람에 방해가 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4대궁(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종묘관리소, 세종대왕유적관리소 및 조선왕릉지구관리소의 공개 및 관람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있다. 해당 규정 제6조에 따르면 운동·놀이기구, 악기, 확성기를 소지하거나 음주, 복장, 무속행위, 방언, 풍기문란 및 기타 부적절한 행위로 다른 사람의 관람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해 입장 제한 및 관람 중지 조치를 할 수 있다. 다만 당국은 향후 궁 밖에서 유사한 일이 벌어질 경우에 대한 대책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궁능유적본부는 “궁궐 이미지에 적합하지 않은 행위를 발견 시 계도 조치를 하겠다”며 “담벼락에 단순 신체 접촉이 아닌 물리적 충격을 가하는 경우 발견 시 제재하고 필요시 경찰에 신고 조치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여성과 같은 사례를 예방하기 위한 규정 마련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궁능유적본부는 “입장 제한 및 관람 중지 조항이 있으나 이번 건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며 “필요한 경우 관련 규정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유산을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지난해 경복궁 담장을 낙서로 뒤덮어 사회적 공분을 산 10대 2명과 이를 사주한 30대 남성은 현재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 경복궁에서 ‘전신 레깅스’ 입고 요가한 베트남 女…현지서 비난 쇄도

    경복궁에서 ‘전신 레깅스’ 입고 요가한 베트남 女…현지서 비난 쇄도

    한 베트남 여성이 서울의 대표 관광 명소인 경복궁에서 전신 레깅스 차림으로 요가를 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현지에서 비난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하노이에 사는 H씨는 지난달 29일 한국 방문 도중 경복궁 광화문 옆 돌담 앞에서 레깅스를 입고 고난도 요가 동작을 취하는 모습을 찍었다. 그가 이런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지난 3일 틱톡 등 SNS에 올리자 “불쾌하다”, “부적절하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후에 황궁(베트남 유적지)과 마찬가지로 이 궁궐은 그들 나라에서 신성한 곳”이라면서 “그의 행동은 수치스럽다”고 댓글을 남겼다. 후에 황궁은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 유적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요가는 건강에 좋지만, 사람 몸을 이런 식으로 대중 앞에서 드러내는 것은 모욕적이고 무례하다”며 “게다가 이 장소는 신성한 곳이며 한국 관광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H씨는 자기 행동이 규정 위반이 아니며 경복궁 보안요원이 주의를 주지도 않았다면서 온라인상의 비판 여론이 지나치다고 항변했다. 그는 “경복궁 밖 담장이 아름다워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싶었을 뿐“이라면서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 비슷한 장소에서는 요가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많은 누리꾼들은 여전히 경복궁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요가를 하는 행위에 대해 “건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과시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요가를 하는 행동을 놓고 논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달 베트남 북부의 베트남 최고봉인 판시판산(해발 3147m) 정상에서 전신 레깅스를 입은 여성들이 요가 하는 모습이 찍혀 TV 뉴스에 나오는 등 논란이 됐다. 지난 5월에는 북부 타이빈성에서 여성 14명이 차도 한복판에서 요가 하면서 사진을 촬영하다가 적발돼 불법 집회·교통 방해 등 혐의로 1인당 15만 동(약 8000원)가량의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2022 베트남 요가 퀸 대회 우승자인 손은 “서울 경복궁은 역사 유적지이기 때문에 엄숙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꽉 끼는 옷을 입고 요가 동작을 하는 것은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 다시 문을 연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의 진정성’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 다시 문을 연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의 진정성’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관람객들에게 11월에 다시 만나겠다고 공지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문을 다시 열겠다는 그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습니다.” 박훈일 ‘두모악’ 관장이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안내했던 것 처럼 장기휴관 기한이 다 됐고 두모악을 사랑하는 관람객들과 약속을 저버릴 수 없어 일단 문을 열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운영난 등으로 인해 지난 7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4개월간 장기휴관에 들어간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이 ‘잃어버린 이어도’ 와 ‘마라도’ 전을 통해 재개관해 주목받고 있다. 당시 표면적인 이유는 미술관 내외부시설 정비 및 보수공사지만 실상은 코로나19 여파로 직원들 인건비가 밀리는 등 경영난이 심화돼 휴관하기로 해 안타까움을 산 바 있다. 박 관장은 “문을 열어 놓으면 많은 분들이 다녀갈텐데 서로 의견을 공유하면서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하려고 한다”면서 “개인(법인)이 운영하기는 버거운 상황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정부·기관이 맡아주면 최선책이 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작품 관리를 위한 제대로 된 수장고가 절실한 상황도 여전하다. 문을 열어놓고 대안을 찾으려고 한다”면서 “직원을 둘 상황도 아니어서 매표소 대신 키오스크를 놓고 관람객을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1일부터 2025년 2월 22일까지 계속되는 재개관 전시는 김영갑 선생의 작품 500여점 가운데 선별한 작품 ‘내가 본 이어도 시리즈’ 중에서 27점을 하날오름관에서 ‘잃어버린 이어도’라는 이름으로 전시되며, 두모악관에서는 ‘마라도’ 작품집 중에서 33점을 선별해 전시한다. 김영갑 선생은 ‘내가 본 이어도’ 시리즈에 대해 “고요와 적막, 그리고 평화를 다시금 고스란히 보고 느낄 수 있는 나만의 비밀화원”이라며 “많은 이들이 그곳을 스쳐 지났지만, 발길을 멈추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갔다. 그저 무덤덤하게 지나쳐 갈 뿐이었다. 나는 그곳을 누구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곳에서만은 탐라인들처럼 자유롭기를 원했다”고 고백했다. 그는“살아가면서 불현듯 내게 다가오는 권태로움과 우울, 울적함이 내 삶의 리듬을 흐트러뜨릴 때면 그곳에서 풀과 나무와 구름과 싸우고 화해하는 가운데 나의 어리석음을 돌아봤고. 참기 힘든 분노, 좌절, 절망이 나를 힘들게 할 때면 나만의 비밀화원에서 눈, 비, 안개, 바람에 젖고 시달리는 축복을 통해 하찮은 내 존재를 다시금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같은 오름을 이어도라 불렀다. 참으로 행복했다고, 자신만의 비밀화원에서 자신만의 꿈을 키워왔다고 털어놨다. 그 시간들이 행복이었음을 뒤늦게야 알아차렸고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이제야 깨닫고는 되돌릴 수 없는 세월을 못내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마라도에 대해 “바람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마라도를 이해할 수 없다. 바람 때문에 섬사람들은 섬에 갇혀 지내야 하는 날이 많다. 바람 때문에 집의 처마가 돌담보다 낮다”면서 “제주도를 이해하고 싶으면 마라도를 우선 이해하면 수월하다. 제주도는 시간이 필요하나, 마라도는 2~3일이면 대충은 속사정을 엿볼 수 있다. 제주도 역사, 삶에 관심이 있다면 마라도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서슴없이 말할 정도로 특별히 볼거리가 없지만 보배로운 섬이라고 자신했다. 선생은 난치병인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은 두모악에 남아 난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고 힐링이 되고 있다. 선생의 그 적요하고 쓸쓸한 제주의 오름을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두모악을 찾는 이들에겐 즐거움이고 제주여행의 쉼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덕수궁 돌담길에서 펼치는 끼와 재능…중구 ‘청소년 축제’ 내달 2일 개최

    덕수궁 돌담길에서 펼치는 끼와 재능…중구 ‘청소년 축제’ 내달 2일 개최

    서울 중구는 내달 2일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청소년 축제 ‘야호’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청소년 축제 야호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행사는 ▲보컬·밴드, 댄스 경연대회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하는 체험부스가 포함된 활동한마당 ▲놀이마당으로 구성된다. 중고등학생의 끼와 재능을 겨루는 경연대회는 이달 말 예선을 거쳐 확정된 10개 내외의 팀이 덕수궁 돌담길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본선을 치른다. 청소년 활동한마당에서는 ▲청소년 참여활동 ▲여가·취미 ▲재능기부 ▲경제야호를 주제로 31개의 체험부스가 운영된다. ▲웹툰 그리기 체험 ▲AI 직업체험 ▲코딩로봇 ▲책갈피 만들기 등 청소년 동아리팀이 직접 운영하는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마을 청소년·학부모 동아리도 참여하며 중구 금융경제교실과 연계한 특별 체험존도 마련된다. 청소년 놀이마당에서는 AI 포토부스, 레이저태그 스포츠, 드론빙고 등을 친구들과 즐기며 그간 쌓인 학업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관내 청소년들이 오랜만에 학교를 벗어나 축제를 즐기고 재능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며 “중구는 앞으로도 학생들의 학업과 진로를 비롯해 건강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 한강 작가와 북토크…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 속으로 떠나는 투어도 준비중

    한강 작가와 북토크…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 속으로 떠나는 투어도 준비중

    “합의되지 않았고 지금은 구상단계에 불과하지만, 4·3의 세계화 못지 않게 전국화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순이삼촌’의 현기영 선생과 ‘돌담에 속삭이는’ 임철우, ‘작별하지 않는다’의 한강 등 3명의 작가가 함께하는 북토크를 서울과 제주에서 열면 4·3도 5·18처럼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이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21일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제주도와 함께 지난 14~22일 독일과 영국 등 유럽에서 처음 마련한 ‘제주4·3 국제특별전 및 심포지엄’을 마친 성과를 브리핑하는 회견에서 “이번 유럽 심포지엄에서 4·3당시 뿐 아니라 그 이후 벌어진 4·3 진상규명 운동사를 강조하고 돌아왔다”며 “세계적으로 흑인차별, 그리스 내전 등 과거사 청산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제주4·3처럼 단계를 밟아가면서 차곡차곡 과거사 청산을 하고 있는 사례는 전세계에서도 매우 드물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장소 대관 등 문제로 행사가 지연됐는데 공교롭게 한강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자마자 행사가 열려 운좋게도 현지 언론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없었으면 유럽 행사가 조금은 반감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에서도 K팝 인기 덕분에 한국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지만 제주와 4·3을 모르는 상황에서 한강 작가의 수상 효과를 누렸다. 그만큼 현지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또한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4·3세계화 후속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4~25일 제주4·3평화포럼, 11월 국제4·3인권 심포지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홍보캠페인, 12월 사진전 등을 통해 4·3을 한국을 넘어 세계적 역사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다. 내년도 사업으로 제주4·3과 한강의 소설을 연계한 국제 문학 세미나 개최, 소설 속 유적지를 연계한 투어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문학과 역사의 관점에서 제주4·3의 의미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그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투어프로그램은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 배경속으로 떠나는 다크투어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제주4·3의 역사적 맥락과 현대사적 의미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4·3의 연대기를 통해 동서 현대사 속에서 제주4·3 발생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현기영의 ‘순이삼촌’,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등 4·3 관련 문학 작품을 전시해 문학을 통해 본 4·3의 의미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유해 발굴 현장인 다랑쉬굴과 비설 조형물의 전시는 4·3의 실상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강력한 매개체 역할을 했다. 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4·3 관련 영상을 제작해 현지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또한, 동백나무 모양의 메시지 벽(Message Wall)을 설치해 참관객들이 직접 희망의 메시지를 남길 수 있게 했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작가 한강의 4․3 소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함께 전시돼 현지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많은 관람객들이 제주 방문단에게 한강 작가의 수상 축하를 전하기도 했다. 한강의 소설 내용과 유사한 아픔을 겪은 제주4·3유족회 문혜형 할머니의 증언도 깊은 울림을 줬다. 문 할머니는 75년 전 대구형무소에서 수감됐다가 6·25전쟁 중 행방불명된 아버지 고(故) 문순현 씨가 남긴 편지를 소개했다. 딸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이 편지는 형무소 수감 중 배우자에게 보냈던 것으로, 4·3기록물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신청에 포함됐다. 조상범 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4·3기록물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제주인들이 화해와 상생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맥을 같이 한다”며 “비극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기억을 보존·기억하는 일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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