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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의 부족함 채워 자립 이뤄요”

    “서로의 부족함 채워 자립 이뤄요”

    “스스로 돈을 벌면서 마음가짐도 이전과 달라졌어요.” 종로구 봉익동 ‘구립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우들이 한가족처럼 공동작업을 하면서 자립심을 키우고 있다. 15일 종로구에 따르면 공동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2·3급 장애인 27명. 다리가 불편한 지체장애인 12명, 정신지체 10명, 기타 5명이다. 이들은 아침에 출근해 함께 비닐봉투 등을 만들고 스스로 판매까지 하면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 장애 때문에 오토바이는 탈 수 없지만 지하철을 이용, 택배 일도 하고 있다. 비닐봉투를 만드는 임모(66·지체4급)씨는 월 118만원을 벌고 있다. 지체·언어2급 장애인 조모(68)씨는 지하철택배로 80만원을 거뜬히 벌고, 시각장애 6급이면서도 공동작업장의 취사 일을 하고 있는 유모(42·여)씨는 73만원을 받는다. 장애인 식구 중 17명이 80만원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종로구는 몇 년전 파출소를 이전하고 빈 건물을 장애인을 위한 공동작업장으로 제공했다. 처음에는 몇명이 모여 종이봉투 제조, 금속 세공 등을 했지만 정성을 다한 제품이 인정을 받자, 동대문종합시장 근처에 봉투판매점을 열어 주었다. 영업용 자동차를 지원하고 시설보조금도 우선 배정했다. 장애인 식구들은 지하철 무료탑승의 잇점을 살려 얼마 전부터는 택배도 시작했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고 한다. 순식간에 공동작업장 식구가 2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서울시가 주관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장애인 공동작업의 장점은 몸이 불편한 이들끼리 모여 있으니까 장애를 불구로 느끼지 않고 꿋꿋하게 맡은 일을 완수한다는 점이다. 일에 능률이 오르고 소심했던 마음도 밝아진다는 것이다. 새 식구는 상담을 통해 뽑는다. 정신지체3급 김모(33)씨는 “부모에 의존해 집에서 지낼 때에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면서 “지금은 농담도 하고, 번 돈으로 조카들에게 용돈도 준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대선주자 25시]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

    [대선주자 25시]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

    1위를 차지한 후보 입에서 한숨이 나온다. 고개를 떨구고 뭔가를 골똘히 생각한다.“충북 경선 1위 정동영!” 사회자가 외치는 순간 지지자들의 함성이 터졌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초반 4연전 승리 확정이다. 그러나 정작 정 후보는 웃질 않는다. 웃을 수가 없다.5년 전 구 민주당 시절 경선 당시가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다.16전 15패. 참담했다. 전국 16개 권역을 돌며 벌어진 대선후보 경선에서 꼴찌를 밥먹듯했다. 충남 경선에선 39표, 강원 경선에선 78표를 받았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 수준의 득표다.“충남 경선에서 39표를 받은 뒤 겉으로는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서울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죠.”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저린다. 아프고 또 민망하다. 자존심이 상했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간절했다. 그러나 끝까지 버텼다.“제 개인 등수보다는 국민경선을 완성하겠다는 의무감이었습니다. 고통이 극심했지만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거죠.”정 후보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5년 전 경험을 담금질 삼았다. 절치부심, 오히려 약이 됐다. “권투선수로 치면 16라운드 뛰면서 15라운드 KO패를 당한 셈이죠. 그 한숨과 헌신이 이제 보상과 격려로 돌아오는 듯합니다.”정 후보가 살짝 웃음을 보인다. 현재 분위기는 뚜렷한 상승세다.15일 제주·울산,16일 충북 경선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19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손학규 후보를 제치고 범여권 1위로 나섰다. 손 후보가 범여권에 합류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때 정 후보와 손 후보의 지지율 차는 배 이상이었다. 소위 ‘손학규 대세론’이 뒤집어졌다. 캠프 분위기는 한껏 고무됐다. 여기저기서 싱글벙글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손 후보가 여론조사를 경선에 포함시키려 애를 썼지만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현재 추세로만 보면 가능한 얘기다. 실제 19일 손 후보 캠프에는 비상이 걸렸다.“불퇴전의 각오로 국민 없는 국민동원경선에 투쟁하겠다.”고 배수진까지 쳤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오히려 정 후보 본인은 덤덤하다. 표정 변화가 없다.“꾸준히 의리와 신의로 제 자리를 지켜 온 걸 국민이 알아준 결과겠죠.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5년간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을 위해 꾸준히 주어진 일을 다 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했고 마지막 대통합을 위해서도 몸을 던졌습니다.”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둘러싼 ‘배신론’에 대한 해명이다. 그는 대통합민주신당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속앓이를 많이 했었다.“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계승하고 있다는 그런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지지율이 낮아도 정면돌파를 해왔습니다. 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정 후보는 1년 가까이 3%대 이하의 지지부진한 지지율을 기록했다.2선 후퇴 압박도 있었다. 그러나 미련스레 범여권 적통성을 강조해 왔다. 그 전략이 지금 먹혀들기 시작했다. 이미 정 후보 캠프는 경선 이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일대 결전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다. 정기남 공보실장은 “여론조사 결과는 손 후보에게 이긴 것보다 이명박 후보와의 본격적 싸움이 시작된 것에 더 큰 의미를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 후보 본인도 본선대결에 자신감을 보였다.“정동영이 만들려는 세상이 경쟁력입니다. 이 후보와 전혀 다릅니다. 정동영의 성장은 차별없는 성장이지만 이명박의 성장은 눈물도 없는 성장, 불도저 성장입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이 거침 없다.“돈 봉투 주고 공사 따내는 건 시장경제가 아닙니다. 이명박 후보는 태아가 불구면 낙태해도 좋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경악할 만한 얘기 아닙니까.”눈이 번쩍인다. 정 후보가 흥분했다.“노조는 막노동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요?매년 45만명이 임신중절만 안하면 저출산 문제 해결된다고요?이게 한나라당 이 후보의 수준입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허상이라고 단언했다.“경제를 잘할 것 같다는 착각에 기초한 겁니다. 미래경제·평화경제 시대에 땅과 운하파기만 머릿속에 든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또 덧붙인다.“요즘 택시기사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직 찍을 후보가 없어서 이명박을 지지하지만 문제가 많은 사람인 건 다들 동의한다더라고요.”뭔가 감을 잡았다는 표정이다.“이제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19일 정 후보는 오전 광주, 오후 전주 그리고 또 서울을 오갔다. 눈은 충혈되고 피부는 까칠해졌다. 그러나 생기가 펄펄 넘친다. 주위 참모들은 건강이 걱정이라고 했다.“그런데 후보가 당최 말을 안 듣습니다. 스케줄을 줄여보려고 최선을 다하는데 자신이 뛰고 또 뜁니다. 대단합니다.”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레이스는 앞으로 한달정도 남았다. 그러나 대선은 아직 90일 남짓이다.12월19일을 바라보고 던진 말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주말탐방] e세상에도 행복 배달중

    [주말탐방] e세상에도 행복 배달중

    “자동차는 안 될텐데요.”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서울 노원우체국 박동일(35) 집배원은 자동차로 동행하겠다는 말에 워낙 골목골목으로 다녀 자동차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급하게 다른 집배원이 출퇴근용으로 쓰는 50㏄ 오토바이를 수배했다. 박 집배원과 하루 동안 우편배달 현장을 동행할 준비는 그렇게 끝났다.‘부모님전 상서’로 대표되는 편지보단 이모티콘으로 대표되는 이메일이 더 익숙해진 시대가 됐다. 이메일 시대에 집배원의 하루를 동행하면서 변화한 우체국의 모습을 살펴봤다. 1. 준비(오전 7시·노원우체국) 23일 박 집배원은 출근하자마자 우체국 3층 집배실에서 우편물 분류에 열중했다. 같은 주소의 우편물만 함께 넣는다고 끝이 아니다. 같은 주소라도 우편배달함의 위치에 따라 가장 빠르게 배달할 수 있는 순서로 정리한다. 노원우체국엔 ‘집배순로 자동구분기’가 있어 박 집배원의 출근시간에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집배순로 자동구분기는 한글 주소를 자동으로 인식해 우편물을 집배원이 배달하는 경로로 구분해준다. 종전의 자동분류기는 같은 우편번호의 우편물을 구분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일반 편지, 카드, 책자 등 우편물의 크기가 워낙 다양해 결국엔 사람의 손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박 집배원이 우편물 분류와 등기우편, 택배물건까지 모두 챙기고 출동준비를 마친 시간은 오전 9시. 이날 배달할 분량은 우편물이 1820통, 등기우편이 86건. 택배가 17건이다. 2. 배달1(오전 9시30분·상계주공 15단지 아파트) 첫 배달지인 상계주공 15단지 아파트에 도착했다. 편지들을 우편함에 넣은 뒤 택배와 등기우편 때문에 15층으로 올라갔다. 사람이 없어 전달 실패. 두번째인 10층에도 마찬가지다. 박 집배원은 “요즘은 맞벌이가 많아서 집에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휴대전화번호와 등기우편이 왔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철수했다. 그는 “전에 종이로 된 등기대장을 들고 다닐땐 비가 오면 다 젖어 고생했다.”며 웃었다. 요즘은 집배원마다 개인용휴대단말기(PDA)에서 등기에 찍힌 바코드를 확인하고 전자서명을 받는다. 3. 배달2(오전 10시10분·상계1동 북부현대·상계대림아파트) “어, 박동일씨 안녕하세요.”,“네 어머니 안녕하세요.” 북부현대아파트에서 우편함에 편지를 넣던 박 집배원에게 아주머니 한 분이 이름도 정확하게 말하며 인사를 건넸다. 박 집배원은 “등기를 배달하는데 아들 이름이 내 이름하고 똑같아서 그뒤로 반갑게 어머니라고 하면서 인사하고 있다.”면서 “친절한 인사 한마디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박 집배원의 어머니는 괜찮다는 손사래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집에까지 올라갔다가 음료수를 들고 내려왔다. 그는 “집배업무도 서비스업”이라고 강조했다. 박 집배원은 앞서 한 회사에선 여직원이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걸 기억해내 “이젠 일 좀 익숙해졌냐.”고 묻기도 했다. 언제나 ‘맑음’만 있는 건 아니다.“초인종을 왜 여러번 누르냐.”는 불평을 듣기도 했다. 계속 초인종을 눌러도 응답이 없어 “누구 없느냐.”고 하자,“아무도 없다.”고 상식 이하의 답변을 한뒤 “지금은 목욕 중”이라며 등기우편을 경비실에 맡기고 가라는 사람도 있었다. 4. 배달3(오후 1시20분·상계1동 1090-2번지) “편지왔어요? 뭐예요. 에이 또 돈 내라는 거구만.” 구청에서 날아온 등기우편을 받은 50대 아주머니의 반응이 별로다. 그래도 박 집배원에게 더운 날 고생한다며 음료수와 피로회복제를 건네주었다. 그는 “요즘은 편지를 배달해도 반가워하지 않는다.”면서 “맨 광고 아니면 신용카드다, 휴대전화다 해서 돈 내라는 요금고지서를 전달해 주니 반응이 좋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배달한 1820통의 우편물 중 손으로 주소가 쓰인 편지는 2통에 불과했다. 그는 “집배원들 사이에서는 군대나 교도소를 제외한 다른 곳에선 편지를 안 쓴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집배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노원우체국에서만 17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는 “처음 집배원을 시작할 때만 해도 편지도 많았고 연말연시엔 크리스마스카드, 연하장을 처리하느라 집에 못들어 갈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5. 완료(오후 3시40분·상계1동 우림루미아트아파트) 오후 4시가 가까이 돼서야 모든 배달이 끝났다. 모든 우편물을 한번에 오토바이로 옮길 수 없어 상계1동 우체국에 차편으로 보냈던 것도 모두 배달했다. 이날 오토바이로 이동한 거리만 20㎞였다. 오토바이로 이동한 거리만 이럴 뿐 아파트를 오르내린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알지도 못한다. 그나마 이날은 택배신청이 없어서 시간이 적게 걸린 편이다. 우체국 택배도 신청하면 가까운 곳에 있는 집배원이 물건을 받아 간다. 하지만 배달만 끝났을 뿐 업무가 끝난 건 아니다. 다시 노원우체국으로 돌아간 박 집배원은 반송할 우편물에 반송도장을 찍었다. 이튿날 배달할 등기우편물도 미리 분류하던 박 집배원은 “예전과 달리 집배원이 더 이상 정이 묻은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가 아니라는 생각엔 서글프다.”면서 “하지만 비록 몇 통 되진 않을지라도 편지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여자 집배원도 있어요- 박근옥씨 “같은 엄마의 입장이라 그런지 군대간 아들이 보낸 편지나 옷가지를 배달할 땐 저도 마음이 찡해지죠.” 박근옥(48) 집배원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를 이렇게 말했다. 노원우체국엔 112명의 집배원이 있다. 이중 여성 집배원은 4명.5월 말 현재 전국의 1만 5330명의 집배원 중 여성 집배원은 4.7%인 752명이다. 박 집배원은 “집배원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라면서 “특히 비나 눈이라도 오면 오토바이가 나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오토바이가 넘어지면 처음엔 울기도 했다는 그는 이젠 11년차의 베테랑 집배원이다. 박 집배원은 “10년 넘으면 오토바이가 넘어져도 그냥 바로 다시 세워요.”라며 웃었다. 박 집배원은 ‘여름’은 여성 집배원에겐 당황스러운 계절이라고 말했다. 더위로 집에서 속옷 등 편하게 입고 있다가 그대로 편지를 받으러 나오는 사람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집배원 하고 얼마되지 않을 때 속옷만 입고 편지를 받으러 나온 사람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서명을 받는 등기우편물 대장마저 던져버리고 도망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도망은 쳤지만 우편물은 배달해야 하는 법. 그는 결국 아파트 경비원과 함께 배달을 끝냈다. 남자 집배원도 여성 동료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 집배원은 “여자라고 전혀 우대하는 것이 없다. 남자도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박 집배원은 “요즘엔 경매, 법원 편지 등 좋지 않은 소식만 전해서 그런지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듣기 힘들어졌다.”면서 “그래도 군대나 외국간 가족이 보낸 편지를 받을 때 기뻐하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다다익선’ 우체국 서비스 알면 유용한 우체국 서비스들이 많다. 먼저 이사를 한 뒤에도 종전 주소로 오던 우편물도 받아볼 수 있다.‘주소이전 서비스’를 이용하면 3개월간 종전 주소지로 배달되는 우편물을 자동으로 새 주소지로 보내준다. 이사하기 전 주소지의 우체국이나 집배원에게 구두나 서면으로 신청하면 된다. 우체국 홈페이지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집을 자주 비워 등기우편물을 받기 힘들다면 아예 대리수령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등기우편물 대리서비스는 우편물을 받을 수 없을 경우 이웃 등을 대리인으로 신청하면 우체국에서 대리수령인에게 배달한다. 이웃은 물론 인근 슈퍼, 약국 등을 대리수령인으로 정할 수도 있다. 또 등기우편물을 받지 못했을 땐 5일 이내에 원하는 날에 다시 배달해 준다. 등기우편물 창구교부제를 이용하면 못받은 등기우편물을 가까운 우체국이나 우편취급소에서 등기우편을 받아볼 수 있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각종 민원서류를 우편으로 받아볼 수도 있다. 민원우편서비스는 졸업증명서, 호적등·초본, 병적증명서, 경력증명서, 건축물 대장 등 600여종의 민원서류를 우편으로 보내준다. 우체국이나 인터넷우체국으로 신청하면 일주일 이내에 받아볼 수 있다. 동창회 등 각종 모임 안내문 등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내야 한다면 전자우편서비스가 유용하다. 일일이 내용을 복사하고 봉투에 넣을 필요 없이 편지내용과 보낼 주소만 우체국에 접수시키면 된다. 우체국에서 우편물 인쇄는 물론 동봉, 발송까지 해결해주는 ‘원스톱’서비스다. 편지봉투, 엽서 등 종류도 다양하고 원하는 로고나 광고문안도 넣을 수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한나라 후보검증 청문회] 朴 질문·답변 지상중계

    [한나라 후보검증 청문회] 朴 질문·답변 지상중계

    19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청문회에서 질문의 8할은 고 최태민 목사 관련 의혹에 집중됐다. 의혹만 있을 뿐 실체가 없다고 시종일관 주장한 박 후보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엄청난 시련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정도를 지키며 살았으니 큰 줄기를 봐달라.”고 강조했다. 최 목사 외에 영남대와 정수장학회 강취 논란, 육영재단 운영 비리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중요한 질의 응답을 추려 봤다. 1. 전두환씨에게 6억원 받아 ▶강훈 위원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뒤 전두환 당시 합수본부장으로부터 9억원 받아 김재규 수사 격려금으로 3억원 돌려줬다는 얘기가 있다. -박 후보 9억원이 아니라 6억원 받았다.3억원을 돌려준 일이 없다. 전 전 대통령 측에서 심부름 온 분이 저를 만나자고 해 청와대 비서실장실로 갔더니, 거기서 봉투를 전해 주면서 이건 박 전 대통령이 쓰다 남은 돈이라고 했다. 법적인 문제가 없으니 생계비로 쓰라고 해서 감사하게 받고 나왔다. ▶강 위원 성북동 자택은 경남기업 신기수 회장으로부터 무상으로 취득했나. -박 후보 부모님이 남긴 신당동 자택에 살면서 많은 유품 등을 쌓아놓다 보니 너무 좁아서 살 수 없었는데 신 회장이 아버지와의 인연으로 유품을 보관할 곳이 있다고 제의해와 받아들였다. ▶강 위원 신 회장의 경남기업이 영남대 생활관 등 4건의 공사 수의계약 수주를 한 것이 성북동 자택 대가인가. -박 후보 생활관은 제가 이사장 취임 전에 의결된 사안이다. 경남기업 외에도 네 군데 이상의 업체가 영남대 건물 지었고 수의계약이 아니라 경쟁입찰로 기억한다. ▶강 위원 신 회장과의 약혼설까지 보도됐는데. -박 후보 국민들이 전부 보는 생방송 앞에서 약혼설 얘기까지 질문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느껴진다.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신 회장은 제가 아니라 아버지와 관계 있는 분이다. 2. 故최태민 목사 문제 ▶김명곤 위원 최 목사 이름이 7개이고, 결혼도 6번 했는데 당시 알았나. 또 최 목사가 청와대를 무상 출입해 정보부가 조사했다는데. -박 후보 제가 누구를 만나서 일을 할 때 그 사람이 결혼 몇번 했는지 자녀는 몇인지, 이름 바꿨는지 알 수는 없다. 또 청와대는 무상으로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김 위원 최 목사가 공사 수주·인사청탁 등의 명목으로 돈 받은 사실이 포착됐고 박 후보 이름 팔아서 부정하게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40여건 비리가 있다고 한다. -박 후보 이 문제를 아버지가 직접 조사했다. 하지만 확실하게 나온 게 없었고 실체 없는 이야기로 끝났다. 아버지가 대검에서 조사하자고 해서 넘어갔는데 그때 어떤 횡령이라든가 이권개입이나 부당한 짓 했다면 엄격했던 아버지에게 보고됐을 것인데 그쪽에서도 별다른 일 없었던 걸로 안다. 그 뒤 여러번 바뀐 정권에서도 잘못 있다고 나온 적 없었다. 의혹은 나오는데 실체있는 것 없었고 있었으면 마땅히 처벌 받았을 것이다. ▶김 위원 최 목사 관련 말이 나오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 보이는 듯하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천벌을 받을 짓이라는 말도 했다는데 사실인가. -박 후보 음해성 네거티브 중에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아이가 있다는 둥 하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천벌 받을 일 아닌가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만약에 그 아이가 있다는 근거가 있다면 그 아이를 데리고 와도 좋다.DNA 검사 해주겠다. 3. 육영재단 ▶이헌 위원 이사장 퇴임한 이유에 대해 최 목사 등이 후보와 친분 내세워 재단에 전횡 휘둘러 직원들이 반발했다는 기사가 있다. -박 후보 소요가 있었다. 하지만 1988년부터 부모님 기념사업회 운영하게 되면서 거기에 몰두하자는 생각으로 동생(박근영)에게 맡겼다. 소요는 당시 재단이 발행하던 어린이잡지 꿈나라와 어깨동무가 폐간되면서 재정압박을 받아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어서 그랬다. 거기서 오해가 있어서 최 목사 물러가라는 데모를 했다. 최 목사나 딸 순실씨가 육영재단 운영에 관여한 적이 없다. ▶이 위원 동생과 갈등 있어서 그만둔 건 아닌가. -박 후보 형제간 이간시도는 있었지만 동생과 그런 일로 불화가 있지는 않았다. ▶이 위원 박근영씨는 인터뷰에서 후보가 그만둔 경위가 최 목사 탓이라고 했었다. -박 후보 잘 모르고 얘기했을 수 있다. ▶이 위원 1990년 최 목사 마지막 기자회견에선 최 목사가 육영재단 운영에 자주 참여했다고 대답한 기사가 있는데. -박 후보 당시 최 목사 연세가 70,80대였다. 직접적인 일을 할 상황이 못 됐다. 부모님 기념사업회에서 일은 하고 육영재단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지만, 그 의견을 반영하거나 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 4. 아버지와 유신체제 ▶정옥임 위원 퍼스트레이디 할 때 아버지께 긴급조치 해제 요청한 적 있나. -박 후보 아버지가 그때 돌아가시지 않았으면 유신체제 끝내고 대통령에서 물러나셨을 것이다. 물러날 준비했다. ▶보광 스님 90년대 잡지 인터뷰에서 5·16을 3·1운동에 비유했는데 역사의식에 의문이 든다. -박 후보 5·16은 구국혁명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나라가 북한에 흡수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국민이 기아에 허덕였다. ▶보광 스님 유신체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박 후보 역사에 판단 맡겨야 한다. 민주화운동에 고통받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생각 가지고 있다. 5. 영남대와 정수장학회 ▶김봉헌 위원 1981년 영남학원 정관에 ‘교주 박정희’가 삽입된 배경은. -박 후보 재단이사 한 분이 정관에 넣자고 해서 이사회에서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 나도 당연히 찬성했을 것이다. 반대했겠나. ▶김 위원 영남투자금융 김종욱 회장, 전무 조순제, 영남의료원 관리부원장 손윤호, 사무부처장 곽완석씨라고 4인이 전횡을 저질렀다는데 이들 다 아나. -박 후보 김종옥씨만 안다. 이들의 임명은 전부 학교장이나 총장이 필요에 의해서 하는 것이다. 제가 월권행위하는 사람이 아니다. ▶김 위원 정수장학회 강제헌납 의혹에 대해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데. -박 후보 강제헌납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사실이 아니라는 걸 입증할 자료를 정수장학회에서 갖고 있다. ▶김 위원 정수장학회 섭외비 수억원을 탈세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박 후보 섭외비는 납세의무가 없다가 법이 바뀌었는데 감독관청에서 아무 지적 없어서 몰랐다. 실무진이 처리를 못해서 누락 사실을 알게 됐고 퇴직금 중간정산을 통해 납부했다. ▶김 위원 정수장학회 연간 장학금 중 10%가 급여로 갔다는데. -박 후보 이사장이 써야 할 일이 있었고 전체 예산 20%에 해당하는 운영비에서 지급된 거다. ▶인명진 위원 2002년 방북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국가보안법 밀약했다는 설도 있다. -박 후보 북한에 가서 국가보안법 얘기한 적 없다. 밀약도 전혀 없다. 김 위원장에게 6·15때 한 답방 약속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정리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어느날 갑자기 사창가(私娼街)서 만난 누나

    어느날 갑자기 사창가(私娼街)서 만난 누나

    지난 11월 2일밤. 창백한 고교생이 어릿어릿 춘천(春川)의 사창가를 헤매고 있었다. 『절절 끓는 방이 있어요. 학생 놀다가요』하는 소리에 그 고교생은 고개를 들었다. 「클로스·업」되는 창녀의 얼굴, 『누나…』하는 고함. 이 하늘아래 둘도없는 비통한 어느 오뉘의 사연인즉-. 어둠속에 “학생 놀다가요” 듣던 목소리 돌아다보니 지난 2일. 쌀쌀한 소양강 밤바람이 불어오는 춘천역에 핏기없는 한 고등학생이 내렸다. 어둠이 내려오는 시가지를 보며 고등학생은 한장의 편지봉투를 꺼내 보았다. <춘천시 근화동 X구 XX번지> 난생 처음 와보는 춘천, 근화동이 어느쪽에 붙어 있는지, 또 근화동하면 서울에선 옛날 「종(鍾) 3」으로 통하는 사창가인지는 알길이 없었다. 서울 H고등학교 야간부 3학년에 재학중인 김(金)경호군(가명·18·서울서대문(西大門)구)은 5년동안이나 헤어져 만나지 못했던 누나 김영자(가명·23)를 만나보기 위해 무턱대고 내려온 것이다. 매달 5~8천원 안팎의 생활비를 보내주며 항상 자상하게 몸조심하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의 편지만을 보내 주었던 누나. 이제 어엿한 사회인으로 직장생활을 한다는 누나가 그리워 가슴까지 설레며 그는 역 광장을 걸어 나갔다. 『근화동이 어느 쪽이죠?』 김군은 행인에게 주소를 물었다. 행인은 잠자코 역의 오른쪽을 가리켜주었다. 김군은 우선 역에서 가까와 좋다고 생각했다. 김군은 게딱지같은 판자집을 지나 근처의 「빌딩」을 기웃거리며 『여기 김영자란 여자가 있읍니까?』하고 찾아헤맸다. 그러나 있을 턱이없었다. 몇시간을 헤매다 보니 어느덧 역뒤에 있는 판자촌까지 이르렀다. 처마가 땅에 닿을듯 나지막한 판잣집들이 줄지어 섰고 그 안에는 밤의 아가씨들이 거의 속옷차림새로 옹기종기 둘러앉아 히히덕거리며 지나는 사람들은 쳐다보는 품이 심상치않게 느껴졌다. 지리하고 긴 사창가를 누비면서도『누나가 많지 않은 월급으로 생활비까지 대자니 자연 이렇게 허술한 판자촌에서 고생을 하겠구나』하는 생각이 콧마루를 시큰하게 했다. 바로 그때 벽에 달라 붙어서 있던 한여자가 『학생 놀다가세요』하는게 아닌가. 귀에익은 낮은 음성.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설마 누나가 이런 곳에서 창녀생활이야 않겠지 하고 자위하려던 믿음의 벽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 같았다. 노름에 아편맞던 아버지 어머니마저 집을 나가자 그렇게 몽매에도 그리던 누나가 또 그렇게 소망스럽고 자랑스럽던 누나가 창녀라니 이 엄청난 사실앞에 5년만에 모처럼 만난 남매는 말한마디 못건네고 그대로 영영 헤어져야하는 운명이 됐다. 『누나』소리에 놀란 영자양은 질겁을 하고 어디론지 행방을 감췄고 경호군은 너무 큰 충격에 그만 미쳐 버리고 말았다. 영자양이 쓰던 방에 들어가 단하나뿐인 「트렁크」를 다 불태워 버리고 벽에 걸린 옷가지는 모두 갈기 갈기 찢어 버렸다. 그리고 그 싸늘한 늦가을 밤을 소양강 백사장에서 뜬눈으로 울며 지샜다. 『제가 돌았나 보죠』라고 오히려 자신의 정신착란 상태를 알고있으면서도 때때로 발작을 일으켜『누나는 창녀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맨발로 길위를 뛰어다니기도. 처음에는 그저 미친 놈이니 하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김군의 사연에 차차 동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경찰과 시민들은 백방으로 영자양의 행방을 수소문했으나 영자양은 현재로선 자취를 감춘채 행방이 묘연하다. 이들 남매의 고향은 전남 광주(光州)시 변두리에서 그래도 넉넉하다는 살림에 두남매는 별로 구김살없이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나 이 단란한 가정에도 먹구름이 일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노름판에 미치게된 것이다. 땅문서 집문서등을 모두 가져다 노름판에 버리고 알거지가 됐다. 이를 만류하는 어머니에게 전에없던 욕설과 매질까지 했다. 한섬지기가 넘는 농토와 적잖은 집을 모두 노름판에서 빼앗긴 아버지가 얼마후에는 아편을 맞기 시작했다. 견디다 못한 어머니는 귀여운 자식들조차 버리고 집을 나가 버렸고, 병색이 완연한 아버지는 어린 남매를 데리고 남의집 셋방살이로 들어갔다. 그 때 영자양이 중학교 2학년인 15살때, 경호군은 국민학교 3학년인 10살이었다. 재산을 날리고 어머니까지 쫓아낸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지만 아버지는 이미 자식들의 원망을 들을만한 기력도 없었다. 겨울동안 내내 객혈을 하다 다음해 봄에 아버지는 세상을 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셋집주인도 폣병환자 가족에게 더이상 집을 빌려줄 수 없다고 거리로 내 쫓았다. 두남매는 그날 밤새도록 거리를 방황하며 울기만 했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호남선 상행 화물열차를 비집고 올라탔다. 서울역에 내려 먼일가뻘 되는 아저씨집을 찾아들었다. 영자양은 이집에서 월급없는 식모살이를 했고 경호군은 누나덕에 더부살이로 얹혀지내게 됐다. 공부에 미친 동생을 위해 돈 벌 결심으로 몸을 팔아 그러나 경호군이 주인 집 식구들에게는 눈의 가시. 아무일도 않고 밥만 치우는 것이 못마땅해 구박투성이었다. 결국 경호군도 밥벌이 작전에 나섰다. 구두닦이 「검」팔이등 닥치는대로 했다. 밤에는 야간재건학교에도 다녔고. 64년에는 중학입학검정 고시에 합격, 그해 서울 H중학교 야간부에 입학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는 새벽먼동이 틀때 나가 밤10시에 돌아와서는 주인집의 눈치를 살펴가며 전등대신 촛불을 켜놓고 밤새껏 쪼그리고 앉아 공부에 미쳐버리기 일쑤였다. 공부에 미친동생을 볼수없어 영자양이 돈벌이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영자양은 동생에게 거짓말을 했다. 춘천 모회사에서 월급을 많이 주겠다고 하니 취직을 하겠다고 하며 앞으로 힘겨운 구두닦이는 그만 두도록 했다. 이렇게해서 춘천에온 영자양은 제일 손쉬운 사창가에 뛰어 들었다. 이곳 윤락여성들의 친목단체겸 자활단체인 장미회장 박옥자(朴玉子)여인은 『그애는 아직「검」한개 제돈주고 사먹는 일 없었어요. 서울에 동생이 있다는 것도 생활비를 대줬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죠』라고 눈물을 글썽거린다. 김군도 대학 입시 예비고사도 모두 망쳐 버리게 됐다면서 설사 대학은 가지못하더라도 자신 때문에 희생당한 누나를 꼭 찾아야 하겠다고 다짐한다. 편지마다 구구절절이 『참된 사람이 돼라』『남에게 욕먹는 사람이 되지 말아라』고 하던 누나가 창녀였다니 너무 어처구니 없다는 김군은 경찰들의 도움으로 며칠뒤 다시 상경했다. <춘천=김선중(金瑄中)기자> [선데이서울 70년 11월 22일호 제3권 47호 통권 제 112호]
  • “우정사업본부, 2년간 있지도 않은 CCTV 예산 타내 60억 유용”

    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가 필요도 없는 예산 60억원을 타낸 뒤 직원들의 금강산 연수비, 기념품·사무용품 구입비 등으로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은 15일 “우정사업본부가 전국 우체국에 이미 디지털 폐쇄회로TV(CCTV) 설치를 끝내 필요가 없는 ‘아날로그 CCTV 비디오테이프를 구입한다.’며 2년간 59억 7600만원을 타내 엉뚱하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우정사업본부는 2005년 29억 5100만원,2006년 30억 2500만원 등 2년간 총 59억 7600만원을 CCTV 테이프 구입 명목으로 기획예산처로부터 지원받았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004년 전국 우체국 CCTV를 전부 디지털 CCTV로 교체했다. 때문에 아날로그 CCTV용 테이프가 필요없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 돈으로 우체국 직원들의 금강산 연수비로 7000만원을 사용하는 등 모두 52억원을 당초의 용도 외로 집행했다. 홍보달력, 기념품 제작비, 동전용포장지, 현금봉투 구입비 등으로도 사용했다. 이와 관련, 홍만표 우정사업본부 금융총괄팀장은 “CCTV 녹화용테이프 구입예산으로 편성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수용비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실무적인 착오로 일어난 일”이라며 “테이프 구입 예산은 일반수용비 예산으로 금강산 연수나 기념품 구입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황중연 당시 우정사업본부장(현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원장)은 “우정사업본부의 예산 규모가 커서 본부장이 세부항목까지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은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2년간 예산을 타낸 것은 의도적으로 쓰려고 받은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예산을 쉽게 따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실상 (이러한 것을 기획예산처가) 예산편성 과정에서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20&30] 경조사비 문화

    [20&30] 경조사비 문화

    ‘계절의 여왕’ 5월은 결혼하는 사람들에게는 축복의 계절이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에게는 ‘잔인한 계절’이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결혼식 소식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축복해야 마땅한 일이지만 돈 쓸 일이 많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이 겹친데다 한 주에 2∼3개씩 결혼식이 몰리다 보면 축의금 부담에 지갑은 어느새 홀쭉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돌잔치나 지인이 상(喪)이라도 당한다면 지갑은 텅빌지도 모른다. 용돈을 받아쓰는 학생이나 박봉에 시달리는 월급쟁이들에게 5월은 ‘잔인한 달’인 셈이다. 그렇다고 1만∼2만원을 봉투에 넣을 수도 없다. 경조사비는 ‘3만원,5만원,10만원’이라는 인식이 뿌리깊기 때문이다. 경조사비에 대한 20&30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 중장년층들은 대부분 경조사비와 관련된 ‘장부’를 갖고 있다. 오랫동안 쌓이면 기억하기 쉽지 않고 자칫 실수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상부상조 전통을 지켜온 어르신들은 경조사비를 언젠가는 꼭 되갚아야 하는 ‘빚’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기성세대에 일반화된 ‘받은 만큼 되돌려준다.’는 생각은 20∼30대에서도 여전히 지지를 얻고 있다. 회사원 임모(29)씨는 아직 조의금 부담은 별로 없지만 한 달 평균 10만원가량을 축의금으로 지출한다. 임씨가 봉투 두께를 결정하는 기준은 철저한 ‘상대주의’다. 임씨는 “내가 결혼할 때 준 사람한테, 받은 만큼만 낸다. 보통 5만원 정도가 적정 수준인 것처럼 돼버렸지만 거래처 사람이나 안면만 있는 경우에는 3만원으로 끝낸다.”고 밝혔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친분도 없는 사람에게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내는 경우도 늘었다. 임씨는 “체면 때문에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의식이 문제인 것 같다. 꼭 봉투가 오가지 않더라도 외국처럼 친한 사람끼리 모여 의미를 새기고 조촐하게 치르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머니 사정 고달파도 인간관계 유지 위해 필요” 고등학교 교사인 강모(32·여)씨는 학교 상조회비로 매달 2만원씩 내는 것 외에도 개인적으로 평균 월 10만∼20만원 정도의 경조사비를 지출한다. 강씨의 지출 기준은 친소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적으로 친하거나 직접 참석하는 경우에는 3만원, 아주 끈끈한 사이일 땐 5만원을 낸다. 물론 가족이나 친지의 경조사가 있을 때는 훌쩍 뛴다. 사촌동생의 결혼에는 20만원, 시동생이 결혼할 때는 50만원을 냈다. 시아주버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30만원을 냈다. 강씨는 “경조사비를 낼 때마다 버거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꾸려가고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같다. 돌려받을 생각을 한다기보다는 어려울 때 보태준다는 데 의미가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회사원 송모(31·여)씨도 친분관계에 따라 지출을 결정한다. 송씨는 “결혼 후 시댁 친지까지 챙겨야 하니 (경조사비가) 더 많이 나가는 것 같다.”면서도 “나도 그만큼 받기 때문에 손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경조사비라는 게 결국은 돌고 도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가끔은 경조사비 때문에 치사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내가 낸 만큼 받지 못하거나, 내가 못 받은 사람에게 어쩔 수 없이 내야 할 때 은근히 기분 나쁘다. 경조사가 끝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장부’에 액수를 적는 일인데, 가끔씩 (너무 조금 받아서) 상대방을 괘씸해 하거나 (너무 많이 받아서) 과분한 생각이 들 때면 내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서구처럼 현금 대신 선물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송씨는 “차라리 돈으로 주는 게 속 편하다.”고 말했다. 경조사마다 상대가 무엇을 좋아할까 고민할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친소관계로 봉투 두께 달리하는 것은 야박” 5년차 회사원 홍모(31)씨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상대방과의 관계를 떠나 무조건 5만원을 봉투에 넣는다. 홍씨는 “그냥 좀 아는 친구나 절친한 친구나 5만원을 한다. 친소관계에 따라 돈을 달리하는 것은 너무 계산적”이라고 말했다. 진짜 친한 친구들이 좀 섭섭해할지도 모르지만, 신혼 때 집들이 선물로 만회한다는 게 홍씨의 전략이다.4∼5월이면 한 달 평균 20만∼30만원이 지출돼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경조사비 문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는 않다. 홍씨는 “일부에서 다소 변질된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큰 일이 있을 때 서로 돕자는 뜻 아니냐.”면서 “부모님들 입장에선 그 동안 자식농사 지으면서 뿌리신 만큼 거둘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직장인 김모(26·여)씨는 꼭 형편이 안 좋을 때 경조사가 몰려서 생기는 징크스가 있다.5월에만 결혼식과 돌잔치, 어버이날, 어머니 생신까지 줄줄이 겹쳐 ‘목돈’ 80만원이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여느 때 경조사비가 20만원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허리가 휠 정도다. 김씨 역시 봉투 두께는 ‘5만원’으로 한결 같다.3만원은 너무 적은 듯하고 그 이상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조사 때 반드시 돈으로 해결하는 게 결코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본 다음에 선물 또는 현금으로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맹목적으로 봉투를 내미는 것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건강한 거래’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송모(36·여)씨는 일괄적으로 3만원에 끝내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버겁지 않고 분수에 넘치지 않는 선에서 하는 것이 부조의 의미에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특별히 친하거나 친척인 경우에는 5만∼10만원까지 낼 때도 있다.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에는 봉투만 인편에 보내고 참석하지 못할 때도 많지만 상가에는 열 일을 제쳐놓고 달려가는 편이다. “결혼식이나 회갑잔치, 돌잔치 때는 돈은 냈어도 안 가는 경우가 있지만, 안 좋은 일에는 잠시라도 들러서 얼굴을 비추고 오는 편이죠. 십시일반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진짜 품앗이고 계속 지켜가야겠죠.” ●“축의금은 NO, 조의금은 Yes” 프리랜서 기고가인 강모(29)씨는 축의금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다. 그동안 친구들의 결혼식에는 특기를 살려 축가를 불러주거나 사회를 맡는 등 몸으로 때웠다. “아까워서가 아니다. 나중에 내가 결혼할 때도 안 받을 생각이다. 결혼이든 돌이든 그냥 축하할 일이지 반드시 돈으로 표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관례적으로 남들이 해왔다는 이유로 나까지 그러고 싶진 않다.” 주위에서도 대체로 강씨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편이다. 그런 일로 욕을 하거나 화를 낼 사이라면 아예 결혼식에 안 가는 게 낫다고 강씨는 말한다. 물론 그도 조의금은 꼬박꼬박 낸다. 결혼은 오랜 기간 계획을 짜고 준비를 하는 것이라서 특별한 도움이 필요없지만, 조사는 대부분 갑작스럽고 경황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임일영 강아연 정서린기자 argus@seoul.co.kr ■ “장례식은 꼭 참석” 男>女, 기혼>미혼 한국 직장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조사는 장례식이고, 남성에 기혼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장례식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평균적으로 내는 결혼식 축의금은 4만∼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해 12월 말 직장인 16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꼭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조사’로 50.2%가 장례식을 꼽았다. 결혼식이 40.6%로 뒤를 이었고 돌잔치는 8.3%였다. ‘장례식’이라 답한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보면 ▲남자 52.7%, 여자 47.7% ▲기혼 56.0%, 미혼 47.8% ▲40대 63.5%,30대 52.6%,20대 46.1%를 기록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기혼이 미혼에 비해, 나이가 많을수록 장례식을 가장 중요한 경조사로 생각했다. 반면 꼭 참석해야 할 경조사로 ‘결혼식’을 꼽은 사람들은 ▲남성 38.7% ▲여성 42.4% ▲기혼 35.5% ▲미혼 42.7% ▲40대 이상 32.4% ▲30대 38.5% ▲20대 43.5%로 나타나 장례식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결혼식 축의금은 4만∼5만원을 내는 사람이 전체의 57.5%로 가장 많았다. 남성(61.7%)이 여성(52.5%)에 비해, 기혼(67.3%)이 미혼(30.4%)에 비해,40대 이상(66.7%)이 20대(51.4%)와 30대(63.2)에 비해 높았다.1만∼3만원(응답 비율 25.2%)의 경우엔 여성(28.9%)이 남성(22.1%)에 비해, 미혼(30.4%)이 기혼(14.7%)에 비해,20대(30.3%)가 30대(21.1%)와 40대 이상(15.6%)에 비해 높게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경제력에 따라 축의금 액수도 차이 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편 지난 7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수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전국 가구의 경조비 지출 규모는 한 달 평균 3만 8188원으로, 연간 45만 8000원을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中 축의금 내고 부의금 NO, 美 ‘샤워파티’서 선물 전달 축하객이 많을수록 경사(慶事)는 더 기쁘고 조문객이 많을수록 조사(弔事)는 덜 슬프다고 믿는 한국과 달리, 외국의 경조사는 아주 친밀한 사람만 초대해 간소하게 치르는 경우가 많다. 일본인들은 경조사에 친척, 친구, 회사동료 등 모든 지인을 다 초청하는 대신 아주 친한 사람만 초대하고 참석자에겐 꼭 답례품을 챙겨준다. 축의금은 보통 3만엔(약 24만원)∼7만엔(약 56만원)가량, 부의금은 축의금보다 적은 1만엔(약 8만원)가량 낸다. 중국은 축의금으로 200(약 3만원)∼300위안(4만 5000원)을 내지만 부의금은 내지 않는다. 축하할 만한 일이 아니란 이유다. 서양도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결혼식의 경우 신부 친구들이 ‘샤워파티(shower party)’를 열어 토스트기, 수건 등 신부가 필요로 하는 저렴한 물품을 사서 선물한다.‘우정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의미에서 ‘샤워’란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반면 장례식에서는 카드나 꽃을 주고, 필요한 경우 1만원 정도의 돈을 모아 전달하기도 한다. 카드나 명함 문화가 발달한 것도 특징이다. 생일을 맞은 사람이나 상을 당한 사람에겐 보통 카드나 명함으로 축하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명함으로 축하인사를 보낼 때에는 명함 하단 좌측에 소문자 ‘p.f(pour feliciter : 축하합니다)’를 연필로 적어 보내는데, 명함 모서리를 접어놓으면 당사자가 없는 사이에 직접 다녀갔다는 의미다. 상대방은 고맙다는 카드를 보내거나 ‘p.r.(pour remercier : 감사합니다)’라고 적은 명함으로 답례한다. 장례식 때 받은 부의금을 기부금으로 사용하는 예도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한때 장례식 때 돈을 냈지만 식장 밖에 마련된 모금함에 넣기 때문에 누가 얼마를 냈는지 알 수 없고, 이런 돈은 주로 불우이웃에게 전달됐다. 미국 회사에서도 가족이 암으로 사망한 동료 직원을 위해 돈을 걷으면 “지금 모금하는 돈은 암 정복을 위해 수고하는 암센터로 보내질 것입니다.”라는 공지를 함께 받게 된다고 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설] 체면치레에 한해 7조원 쓰는 사회

    우리 사회에서 잘못돼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면서도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경조 문화다. 결혼식을 앞두고 ‘본전 회수’ 차원에서 청첩장을 대량으로 뿌리고, 상을 당한 사람들은 동시다발로 부음을 낸다.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돈 봉투를 만들어 전달하고, 우정사업본부의 ‘경조환 송금 서비스’도 이용한다. 경조사비가 물가상승 바람을 타고 인플레되면서 축하나 애도의 본뜻은 점차 사라지고 경제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낳고 있다. 우리 가계의 경조사비 지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모든 가정에서 지난 한해 동안 지출한 경조사비가 약 7조 2762억원이다. 지난해 국내 총생산(GDP·848조)의 0.9%, 가계소비지출액(111조)의 6.5%나 되는 돈을 체면치레하는 데 쓴 셈이다.2인 이상 도시 근로자 가구의 경조비 지출은 월 평균 4만 2367원, 연간으로는 50만 8000원이다.1년 전에 비해 11.9%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소득 증가율 5.1%의 2배를 넘었다. 경조사 문화는 부조(扶助)의 정신이 깃든 가치 있는 관습이다. 그러나 가정 경제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개인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수준이라면 개선돼야 한다. 비용뿐 아니라 허례허식으로 인해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는 것도 문제다. 요직에 있는 사람의 경조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돈봉투를 접수시키는 모습은 능력보다 인맥관리를 중시하고 체면 차리기에 급급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런 문화를 단번에 바꿀 수는 없을 것이나 청첩장이나 부고장을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보내고, 받은 사람은 그 의미를 잘 새길 수 있도록 적정한 수준에서 실천하는 것을 습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도층이 솔선수범하고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건전한 경조문화 정착에 앞장서야 한다. 경조문화는 그 한계를 지킬 때에 의미가 살아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선 고운 이 남자, 이번엔 호동왕자 변신

    선 고운 이 남자, 이번엔 호동왕자 변신

    “백여시같이… 요사스러운 표정 짓지마!” 여배우에게 던져진 주문이 아니다. ‘뮤지컬계의 이준기’라 할 만한 김호영(24)이 뮤지컬 ‘바람의 나라’의 이지나 연출가로부터 듣는 말이다. 연극 ‘이’와 뮤지컬 ‘렌트’ ‘아이다’ 등을 통해 여성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김호영이 5∼25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바람의 나라’에서 호동왕자를 연기한다. 이 작품은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감각적인 무대를 보여준 이지나씨의 연출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씨는 배우들에게 약이 되는 직설적 발언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진의 만화가 원작인 ‘바람의 나라’는 주몽의 손자 무휼이 주인공. 고영빈이 연기하는 무휼은 전쟁과 권력을 추구하지만, 반대로 평화의 길을 바라는 아들 호동과 충돌한다. 선 고운 외모와 미성으로 여성적 역할을 완벽하게 해 온 김호영. 혹 그가 정말로 여성스럽지 않을까 오해한다면? 김호영은 “신경쓰이지 않는다.”며 “어떤 역할이든 소화하는 배우임을 보여주는 것은 결국 연기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게다가 여성적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배우로 캐스팅 0순위에 꼽힌다면 큰 강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자신만만한 배우다. 청소년 연극활동으로 유명한 동북고 시절부터 ‘여자보다 더 여자 역할을 잘하는 남학생’으로 통했던 김호영. 그를 진짜 여자로 알고 좋아해서 쫓아다닌 남자 선배도 있었다고 한다. 반면 방송이 6월25일 확정된 그의 첫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의 역할은 남성적이다. 광개토대왕을 맡은 주인공 배용준의 라이벌 연오개를 연기하는 윤태영의 아역이다. 실은 김호영도 한류스타이다. 뮤지컬 ‘겜블러’의 일본 순회공연 때 열성팬들이 생겨났다. 대개의 한류팬이 그러하듯 중년여성인 이들은 김호영이 한국에서 공연을 하면 단체관람을 하러 온다. 공연이 끝나거나 설날이 되면 특이하게 봉투에 돈을 담아 좋아하는 배우에게 감사 표시를 한단다. 사극에 나오는 화려한 옷에 반해 연기자의 꿈을 키워 온 그는 디자이너 홍미화씨가 만든 ‘바람의 나라’ 의상을 너무 마음에 들어했다. 친구들이 “너, 옷이 예뻐서 뮤지컬하는 거지?”라고 놀릴 정도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길섶에서] 부조금/육철수 논설위원

    사람 구실 제대로 하며 사는 것 가운데 하나가 지인들의 경조사 챙기기일 것이다. 부조금을 결정하는 일도 때론 고민거리다. 물론 봉투를 늘 두둑하게 만들 여유가 있으면 그럴 필요조차 없겠지만…. 절친한 친구의 부친상을 접한 J가 어느날 고민을 털어놨다.2년전 J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친구는 부조금 300만원에다 이틀 밤을 꼬박 새워 문상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처지가 뒤바뀌니 그만큼 성의를 보일 엄두가 나지 않더란다. 월급에 가까운 돈을 부조하기도 어렵거니와, 평일에 지방까지 가서 조문하려니 시간도 여의치 않아 이래저래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부조금이란 원래 받은 만큼 주고, 준 만큼 받는 게 관행이다. 하지만 사는 형편이 어디 똑같은가. ‘부자 만 등, 빈자 한 등´ 이라고, 그저 형편 닿는 대로 부조금 마련해서 기쁜 일에 가서는 맘껏 축하해주고, 궂은 일엔 슬픔을 나누면 될 일이다. 그런데도 삶의 실전에서 부조 금액은 사회적 체면이자 친소·갑을 관계를 가늠하는 엄연한 잣대인 걸 어찌하랴.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복지委의원들 ‘누명벗기’ 유도성 질문 눈살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이 정치인 등을 상대로 금품로비를 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장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진위여부를 따졌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의사협회 로비’의 진위 여부보다 자신의 책임을 벗기 위한 유도성 질문에 치중하는 듯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다음은 의사협회 장 회장과 의원들간 일문 일답 요지.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나는 2만원도 받은 적 없다. 고정적으로 100만∼200만원씩 준 사람이 있나. -없다. ▶(양 의원)천안간담회에 2번이나 온 것이 고마워서 내가 개인적으로 장 회장에게 형님이라고 부르겠다고 한 적이 있다. 내가 형님이라고 부른 적이 있었나.(양 의원의 지역구가 천안갑이다.) -기억이 없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혹시 불법적으로 뇌물에 해당하는 금품을 제공하려는 시도를 한 적은 없나. -의협회장 취임 후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 두번 정도 시도하다가 안 됐다. 그후로 없었다. ▶(박 의원)지난해 내 친구인 의사를 호텔에서 만났다. 나에게 봉투를 주려고 시도했지만 거절했다.17대 국회는 많이 깨끗해졌다. 이런 사실을 보고 받았나. -들어보니 기억나는 것 같기도 하다.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나에게 밥 산 적 있나. 로비한 적 있나. -없다. ▶(한나라당 문희 의원)의원들은 국회에서 세비 받고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한다. 여기 있는 사람들 장 회장만큼 돈 있다. 의원들에게 용돈 몇백만원 줘가지고 좌지우지할 수 있나. -전혀 불가능한 얘기를 내부적으로 달래기 위해 과장되게 말했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장 회장은 금품을 건네지 않았다고 계속 부인하는데 석연치 않다. 그냥 3명도 아니고 A당 1명,B당 2명이라고 적시해 놨다. 굳이 당을 거론하면서 말했는데 정확히 말해 달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고 의원)대학병원마다 특정 국회의원을 정해 주면서 관리해 달라고 애걸복걸했다는데. -전혀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처음에 말만 나왔고, 행동에 옮겨지지 않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음식쓰레기 줄이기 전쟁

    음식쓰레기 줄이기 전쟁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려는 자치구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5일 서초구 등 서울시내 자치구에 따르면 대당 수십만원씩 하는 가정용 음식물쓰레기 감량기 보급을 위해 현금을 지원하는가 하면 음식쓰레기 분해에 도움이 된다며 발효 흙은 물론 쌀뜨물이나 지렁이까지 나눠준다. 음식점에는 ‘먹다 남은 음식’은 스스로 싸갈 수 있는 전용봉투와 ‘반공기 500원’이란 문구도 등장했다. 말 그대로 음식물쓰레기와의 전쟁이다. ●현금으로 20만원 지급 “냄새가 안 나서 한쪽에 모아 뒀어요. 나중에 텃밭 비료로 쓰려고요.” 서초구 잠원동에 사는 주부 전복희(52)씨는 최근 4개월간 음식쓰레기를 한번도 내다 버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전씨와 같은 주부 모니터요원들에게 구청이 무상 지급한 음식물쓰레기 감량기 덕분이다. 전씨의 집에서 4개월간 나온 음식쓰레기의 양은 10ℓ짜리 쓰레기봉투 1개 정도. 감량기 설치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도 줄었다. 바로바로 분쇄하고 건조하는 탓에 냄새도 없고 위생적이다. 모니터단의 반응이 좋자 서초구는 음식물쓰레기 감량기를 구입해 설치하는 가정에 기기가격의 50%(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관련 조례를 개정 중이다. 동사무소 등에 감량기계를 설치했다는 확인을 받으면 구청이 지원 한도 내에서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서초구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는 음식물쓰레기 감량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입법예고에 들어갔다.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이다. 적지 않은 예산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서초구가 감량기 보급에 나선 것은 날로 증가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서초구 한곳에서만 날마다 125t의 음식물쓰레기가 생겨난다. 처리비용도 한해 70억원가량, 더군다나 매년 11%씩 음식물쓰레기의 양은 증가하고 있다. 서초구는 “의회승인 절차만 거치면 음식쓰레기를 줄이는 데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전체 가정이 설치한다는 가정 하에 연간 약 38억원 정도의 구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은 음식 싸가기’운동 음식쓰레기 배출량이 많은 요식업소를 공략대상으로 삼는 자치구도 많다. 강북구는 올해부터 20평 이상 일반음식점 1168개소를 대상으로 ‘남은 음식물 싸주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먹던 요리나 반찬이 남을 경우 위생봉투에 담아 집으로 가져가는 방식이다. 우수 실천식당 등에는 최대 8000만원까지 내부시설 개선비용 등을 융자해 주는 한편 구 소식지 등을 통해 업소 홍보도 도와줄 계획이다. 도봉구와 동대문구는 양이 작은 사람에게 음식의 반만 주고 돈도 반만 받는 ‘절반가격 식사제’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는 이와 함께 일반음식점의 반찬 수도 줄이고 적당한 양만을 제공하는 ‘좋은 식단제’실천운동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음식쓰레기 모범구를 자처하는 동작구는 지난 2005년부터 ‘가져가고,나눠먹고,다 먹고’란 말을 줄인 ‘가나다’ 운동을 통해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구청식당과 회사, 학교 식당 등에 스스로 먹을 만큼만 떠먹는 ‘빈그릇 운동’을 진행하는가 하면 매월 첫째 수요일을 ‘수다날(수요일은 다먹는 날)’로 정해 각 관공서 및 학교에 비치된 잔반통을 없애고 있다. 자발적으로 쓰레기 줄이기에 참여하는 업소도 3600여곳이 넘을 정도로 활성화됐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봄비를 기다리며 3월 소식을 전합니다-이해인

    봄비를 기다리며 3월 소식을 전합니다-이해인

    ’사랑 옆엔 사랑만이 갈 수 있다’는 말씀을 피정 동안 되풀이 하여 들었지요. 여러분이 함께 기도해 주신 덕분에 저는 연중피정을 아주 잘 하였습니다.지도해 주신 조규만 주교님께서 신학생이던 시절엔 편지도 몇 번 주고 받았는데, 그분이 14번에 걸쳐 해 주신 강론들은 새삼 우리를 행복하고 긍정적인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마력이 있는 듯...참 좋았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피정은 늘 좋은 것이지만 말입니다.다 구정 설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우리는 황철수 주교님을 모시고 신년하례식을 하였고새로 나온 돈으로 세배값도 받았답니다. 물론.... 거액은 아니지만 지극히 소박한 그 액수는 비밀(?)이고요. 다들 어찌나 좋아하는지! 상상하실 수 있나요? 예비수녀,수련수녀,서원수녀..수도원의 밥그릇 수에 따라 액수가 조금 차이가 난답니다. 이번 설 연휴기간에 저는 이것 저것 옷장 책상 서랍 정리를 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고 좋아요.식물 키우기를 좋아하는 분은 난간에 화분을 갖다 두고 빨래하기 좋아하는 어떤 분은 침방에도 빨래걸이를 갖다 놓는 등....사람마다 방을 꾸미는 기호가 다른데요.저는 주로 책이나 종이 종류가 남들보다 많고 이것만 있으면 늘 든든하지요. 치우면서 보니 종류가 하도 많아 욕심에 대하여 반성도 좀 하였습니다. 종이나라의 원더우먼 클라우디아.. ..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지 뭐에요.조그만 쪽지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습성으로 다 치우고나도 거기서 거기...라고 수녀님들이 저를 놀리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알고 있고요. 하옇든 흐뭇한 마음으로 새봄맞이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글방 소식은 그동안 쓴 해인의 시와 산문들 중에서 봄과 관련 된 글귀들을 찾아서 나누어 드리니 ‘봄비를 기다리며 첫 러브레터를 쓰는 달’이라고 제가 이름 지은 3월에 시인의 마음 되어 한 번 읽어 보시고 봄 편지를 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요즘은 아침마다 새 소리에 잠을 깨면서 ‘그래 봄이 왔다 이거지?’하며 더욱 밝은 미소를 짓게 되더군요. 광안리본원에서도 더러는 떠나고 더러는 새로 오는 수녀님들이 계시어 근본적으로는 변함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새로운 분위기입니다. 이제 곧 절제와 희생과 침묵의 사순시기가 시작 되네요. 부활축제를 준비하는 우리 마음에 푸른 봄까치꽃 같은 미소가 가득하길 기도하는 마음이어요. 여러분의 몸도 마음도 봄이라고 들뜨지 마시고(?) 내내 건강들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 이번에 샘터사에서 나온 책<대화>도 한 번 보시라고 권면하고 싶답니다. 박완서.이해인/방혜자.이인호님의 대담집인데 내용을 먼저 본 우리 수녀님들이 좋다고 하니 저도 반가웠습니다. 그 밖에 지금 제 곁에 둔 책들은-- <하느님 나라>(조규만/가톨릭대학교 출판부), <내 영혼을 울린 이야기/존 포엘.강우식 역/가톨릭 출판사),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안셀름 그륀.이미옥 역/의즈덤 하우스), <삼라만상을 열치다:한시해설/푸르메>, <김풍기사람에게서 구하라>(구본형/을유문화사), <손 끝에 남은 향기:한시해설>(손종섭/마음산책), <호미>(박완서/열림원), <나무처럼 사랑하라>(웬디 쿨링 엮음.김용택 글.마음숲), <10분 이야기 명상>(김테광 글.김상아그림/영림카디널), <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이철수의 나뭇잎 편지/삼인), <북한강 이야기>(윤희경/신세림)등입니다.♡ 저의 모친을 위한 정성 어린 여러분의 공동의 기도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말 기적처럼 다시 일어나시어 한동안 잊고 계시던 가스불까지 켜서 전과 다름없이 김치만두를 끓여 드시기도 하신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어쩌다 전화를 하게 되면 ‘작은 수녀야? 언제 서울 와?’하시곤 금방 동생을 바꾸어주시고 전과 같이 긴 대화는 잘 이어지질 않는 상황이지만 이것만 해도 반갑고 감사할 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적인 기도를 부탁드리면서 사랑을 전합니다. 3월의 실버소녀수녀가 천리향 향기 속에 천리향 미소와 사랑을 담아드리면서 안녕히! 이 외에도 “봄에 대한 해인의 詩”는 3월 동안 수녀원 홈페이지 영상시 코너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봄 햇살 속으로 -이해인 수녀-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 있던 나봄 햇살 속으로 깊이 깊이 걸어간다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다시 웃음을 찾으려고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푸른 하늘이 집 한 채로 열려 있다 3월에 - 이해인 수녀 - 단발머리 소녀가웃으며 건네 준한 장의 꽃봉투새 봄의 봉투를 열면그애의 눈빛처럼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따뜻한 두 손으로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새벽바람이고 싶다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꽃는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봄 편지 - 이해인 수녀 -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나에게 오렴 풀물 든 가슴으로 - 이해인 수녀 - 보이는 것들리는 것모두 풀빛으로 노래로 물드는 봄 겨우내 아팠던 싹들이웃으며 웃으며올라오는 봄 봄에는 슬퍼도울지 마십시오 신발도 신지 않고뛰어내려 오는 저 푸른 산이 보이시나요? 그 설레임의 산으로어서 풀물 든 가슴으로올라가십시오 3월의 바람 속에 - 이해인 수녀- 어디선지 몰래 들어 온근심 걱정 때문에겨우내 몸살이 심했습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내 마음의 산기슭에도꽃 한송이 피워내려고바람은 이토록 오래 부는 것입니까 3월의 바람 속에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아직은 시린 햇빛으로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늘상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살아있기에 바람이 좋고바람이 좋아 살아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당신이 계시기에나는 먼데서도잠들수 없는 3월의 바람어둠의 벼랑 끝에서도노래로 일어서는3월의 바람입니다
  • [열린세상] 대선주자 검증,피할 일은 아니다

    대선주자에 대한 ‘검증’이 시작됐다. 본격적 대선정국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또 하나의 신호탄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특정인의 숨겨진 비밀이나 치부를 담은 내용의 자료를 ‘X파일’이라고 부르는 게 유행이다.FBI의 미제사건을 다룬 ‘X파일’이라는 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부터이다. 이렇게 상대방의 약점이나 부정적 측면을 들춰내 공격하는 선거전략을 네거티브 캠페인이라고 부른다. 외국에서조차 이 네거티브 캠페인은 ‘뭘 좀 아는 이’들의 바람과 달리 곧잘 정책 중심의 선거를 압도한다. 세계 최대 강대국인 미국은 네거티브 캠페인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상대방을 공격하고 흠집내는 선거전략 기법이 워낙 다양하기도 하고, 우리와 달리 TV광고를 통해 공개적이고 직접적으로 사활을 건 부정적 선거 전략이 이용된다. 상대후보가 당선되면 핵 전쟁이 일어난다는 ‘소녀와 꽃잎’ 광고는 정치광고사의 첫 머리에 등장한다. 지난 1988년 미국 대선에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민주당 듀카키스 후보의 범죄에 대한 관용적 태도를 문제 삼아 ‘회전문에서 쏟아져 나오는 범죄자’들을 비춰준 광고 역시 유명하다. 또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 간에 ‘허풍쟁이(waffler)’ 또는 ‘얼간이(stupid)’라고 서로 비하하는 상호비방도 이제 선거전략 관련 교과서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우리나라의 네거티브 캠페인 역사도 만만치 않다. 물론 자유당 시절부터이다. 대개 전혀 근거없는 허무맹랑한 소문을 내거나, 상대방 후보를 가장해 ‘돈 봉투’ 대신 ‘빈 봉투’를 주거나 하는 식의 낯 뜨겁고 저급한 수준의 마타도어가 기승을 부렸다. 물론 요즘도 가끔 볼 수 있지만 과거 선거에서 주로 현재의 민주화 진영 후보에 대해 습관적으로 빨갱이 딱지를 붙이는 전략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상대방 후보 가족의 병역기피 문제를 폭로해 도덕성에 타격을 입혔으나 법정에서 최종적으로 사실이 아니었다는 판결을 받은 ‘허위사실을 통한 흠집 내기’ 역시 네거티브 캠페인의 한 예가 될 수 있다.이러한 선거에서의 네거티브 캠페인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꽤 높다고 평가된다. 언론보도와 마찬가지로 선거광고나 전략에서도 대개 부정적(negative) 메시지에 대해서 유권자들은 높은 주목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주로 미국의 사례지만 일반적으로 허위사실에 근거하거나 과거 사생활 문제를 걸고 넘어질 경우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 정설이다. 반면 과거의 특정 법안에 대한 찬반 여부라든지, 공인으로서의 불법 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대개 유권자가 높은 수용도를 가진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대선주자에 대한 검증에 대해 60% 이상의 국민들이 찬성의 입장을 보였다. 또 차기 대통령의 결격사유에 대해 ‘깨끗하지 못한 사생활 문제’,‘세금체납 등 조세문제’,‘부동산 등 재산문제’ 등이 우선적으로 꼽혔다. 사실 공인으로서의 중대한 하자가 있는 문제를 밝히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잘못된 것일 수 없으며,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우리 국민은 지난 대선에서 ‘폭로를 무작정 믿어서는 안 된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검증공방을 보는 유권자의 안목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또 언론과 시민단체는 좀 더 차분하고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냉철한 검증을 주도해야 한다. 앞으로 대선까지 우리 국민은 대선주자들에 대한 열띤 검증을 지켜 보게 된다. 나라의 지도자가 능력과 도덕성을 나란히 갖춘다면 국민이 행복한 일이다.
  • [오늘의 눈] ‘의원님’들만의 국회/김상연 정치부 기자

    “말 좀 물읍시다. 여기 민원실이 어디 있소.” 21일 낮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건물 옆구리의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서류봉투를 든 노인이 기자를 붙들었다. 주차장 통로를 민원실로 잘못알고 들어갔다가 나온 모양이었다.“저 뒤쪽으로 쭉 돌아가세요.”라는 답을 뒤로 하고 돌아섰는데, 그 촌로(村老)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혔다.70이 넘어 보이는 그의 춘추(春秋) 때문만도, 옷깃을 파고드는 강바람 때문만도 아니었다. 재작년 출장차 들른 일본 도쿄 의원회관에서의 기억이 오버랩된 것이다. 왕실과 참의원 등 ‘귀족주의 정치’가 엄연한 일본이지만 의원회관만큼은 본받을 만했다. 정문 계단 옆 우체국 창구처럼 생긴 민원실에서 방문증을 끊어 들어가는 시스템이었다. 보통 시민과 거물 정치인들이 좁은 계단을 북적대며 오르내리는 모습은 한국 국회의 권위주의에 길들여진 기자에게는 자못 충격이었다. 우리 국회의 건물들은 일반인의 정문 출입을 불허하고 있다. 때문에 물어물어 의원회관 등에 도착해도 정문에서 퇴짜를 맞고 다시 그 큰 건물을 100∼200m나 우회해 후문 민원실로 향해야 한다. 한두명도 아니고 본청에는 하루 평균 500여명, 의원회관에는 1000여명의 민원인이 햇빛도 잘 들지 않고 지하나 다름없는 뒷문으로 ‘죄인처럼’ 출입하는 실정이다. 놀라운 것은, 어느 때보다 개혁적인 인사들이 많이 당선됐다는 17대 국회 들어서도 이 폐단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입만 열면 ‘민주’니 ‘민생’이니 ‘국회의 주인은 국민’이니를 외치는 의원들이 정작 바로 눈앞의 권위주의에는 눈을 감는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국회사무처가 최근 발행한 소식지는 의원회관 정문에 1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대리석으로 된 차양(캐노피)을 설치했다는 사실을 치적인 양 자랑하고 있다. 그 차양을 지나면 ‘의원님’들만 드나들 수 있는 붉은색 카펫이 깔린 유리 자동문이 나온다. 김상연 정치부 기자 carlos@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피보다 진한 우정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피보다 진한 우정

    ‘당신에게 우정은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조사를 해봤다. 다음은 답변을 일부 발췌하여 옮긴 것이다. 믿음/끝까지 같이 있어 주는 것/뜻과 생각이 달라도 같이 있어 주는 것/10년 만에 봐도 어제 보고 오늘 또 보는 듯한 느낌/내 몸과 같이 아프고 기쁘고 그래서 그 사람의 것들을 내 것과 같이 하나님께 기도해 주는 것/사람한테는 기대하기 힘든 것. 차라리 술이나 동물과 더 쉬운 감정. 그만큼 노력해야 하는 것/침묵마저 편안한 사람/사랑의 다른 말/상대가 신뢰하지 못한 행동을 해도 끝까지 포용해주는 게 진짜 우정이라고 생각/결혼식에 돈 봉투 대신 정성스레 고른 선물 주고 싶은 것/믿음, 추억, 이해…. 생각만 하고 실천 못하는 게으름. 용서, 편안함, 관계의 성실성/서로 비교하지 않으며 끝없는 평행선을 함께 가는 것/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같이 하는 것 등등. ‘올드미스 다이어리(극장판 2006년)’는 외로운 싱글들의 마음이 더더욱 허전해지는 연말, 그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줄 ‘머스트 해브 무비(MUST HAVE MOVIE)’로 극장가에 등장했다.‘올드미스’를 지나 ‘골드미스’의 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들로서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인 미자와 요즘 누나들의 가슴에 훈훈한 바람을 불어넣어줄 연하남 지피디. 연애를 하고픈 사람이라면 결코 이들의 이야기를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원작에서 보여줬던 세 여성간의 우정은 양념에 그쳤다는 점이다. 아픔과 외로움을 함께 극복하고 다독이는 그녀들의 우정이 과연, 사랑 만들기보다 못하다는 말인가. 여성들이 보여주는 남다른 이해와 우정을 확인하고 싶다면 영화 ‘카렌다 걸’을 적극 추천한다. 반면, 남자들의 우정은 비밀을 공유하는 데서 시작되고 돈독해져간다. 태생적 바람기와 밤문화의 공유에서 이뤄지는 남자들의 우정은 ‘사이드 웨이(Sideways,2004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와인을 마시고, 골프를 즐기며, 햇빛을 만끽하는 한가로운 휴식을 즐기기 위해 떠난 이들의 여행은 주체할 수 없는 성욕과 노골적인 배신, 급기야 신체적인 손상으로까지 이어지다가 예기치 않은 화해의 순간과 마주한다. 인생의 갈림길에 선 평범한 두 남자가 결혼을 앞두고 떠난 와인 산지 여행에서 저지르는 실수는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을 저미며, 이들이 마주치는 갖가지 삶의 기복과 일탈, 뜻밖의 화해의 순간은 잔잔한 감동의 웃음을 자아나게 한다. 칼럼의 제목을 막상 피보다 진한 우정이라 정해놓고 보니 얼마간 겪었던 사람의 들고남이 여전히 선명하다. 작은 오해와 그것으로 인한 다툼 그리고 예상치 못한 편가르기와 짓궂은 험담과 루머들.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기도를 해보았으나 모두들 가슴에 상처들을 안고 현재는 소강상태이다. 누구는 잊혀질 테고, 누구는 화해하겠지만 사람이 사람을 믿고 의지하는 데에 얼마간은 주저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홀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참으로 잔인하고 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길을 가는데 함께 걸어갈 벗 하나 얻는 것이 최고의 선물임을 아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그런 벗 하나 얻는 과정일까. 나이들수록 부침이 잦은 ‘관계’의 정의 속에서 당신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당신에게 우정은 무엇입니까?” 시나리오 작가
  • “주유권 줄게… 과태료 내다오”

    “주유권 줄게… 과태료 내다오”

    불경기로 인한 각종 과징금 체납액이 늘고 있는 가운데 주·정차 과태료를 받기 위한 자치구의 노력이 눈물겹다. 각 자치구마다 받지 못하고 쌓여가는 불법 주·정차 과징금은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결국 자진납부자에게 공짜 주차권부터 무료주유권까지 주겠다는 자치구까지 등장했다. ●구마다 징수율 30%대 그쳐 “주차단속대상자 3명 중 2명은 안내고 버틴다고 보면 됩니다. 저희도 죽겠습니다.”(양천구 관계자) 양천구는 올해부터 주정차위반 과태료를 10일(단속일 기준)안에 자진납부하는 주민에게 5000원짜리 무료주유권을 지급하고 있다. 매년 늘어만 가는 누적체납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서다. 지난해 양천구의 주차위반 단속건수는 10만 2774건으로 부과금액(승용차 4만원, 승합차 5만원)은 42억 376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중 과태료를 낸 경우는 3만 5256건(14억 3565만원)에 불과하다. 징수율 34.1%로 과태료를 안 내는 사람의 수가 내는 사람의 2배가 되는 셈이다. 이쯤이면 내는 사람들만 ‘봉’이 되는 형국이다. 주차단속의 권한이 경찰에서 지자체로 넘어온 1990년대 이후 양천구청에 누적된 주정차 과태료는 130억여원. 받지 못한 딱지가 32만 5000건이나 쌓여있다. ●‘카 이어링´ 효과 높았지만 반발 커 폐지 금천구도 2월중 주·정차 위반 과태료를 자진납부하는 주민에게 3000원짜리 공영주차장 이용권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해 금천구의 징수율은 33.2% 정도. 구는 한해 동안 6만 4068여건의 주·정차 위반을 적발했지만 이중 돈을 낸 경우는 2만 1330건에 그쳤다. 구 관계자는 “체납액이 늘어 가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납부율을 높여보려는 고육지책”이라고 토로했다. 물론 ‘당근’만 있는 건 아니다. 고액체납자의 바퀴에 족쇄를 채우거나 위반사실을 알리는 꼬리표를 차량에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주민 반발도 만만찮다. 지난해 37.6%의 징수율을 기록한 서초구는 최근 불법주정차 단속에 이용했던 ‘카 이어링(Car Earing)’ 사용을 중단했다. 카 이어링을 사용한 경우 과태료 징수율이 65%까지 높아졌지만, 시민 반응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카 이어링’이란 사이드 미러에 ‘과태료 부과차량’이라고 적힌 형광색비닐 봉투를 걸어놓고 잠금장치를 채우는 단속방법이다. 과태료를 내면 구청에서 잠금장치를 풀어주는데 서초구는 2005년 6월부터 이 방법을 견인단속의 대용으로 써왔다. 구청 관계자는 “견인으로 인한 추가부담(견인비)과 시간 등을 줄여보자는 생각에 내놓은 방안이지만 정작 단속되면 ‘그럴 바엔 아예 견인을 하라.’는 식으로 강하게 항의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서초구의 누적 체납액(90년대 이후)은 무려 368억 4300만원이다. ●“안 내도 가산금 없으니 누가 제때 내겠나” 고액을 체납하는 일도 적지않다. 양천구청에 승용차를 압류당한 한모(39·경기 성남)씨의 경우 체납 과징금이 무려 1008만원이다. 계산상으로 한씨는 6년간 약 8.5일에 한번씩 불법주차로 인한 단속을 당하고도 그냥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택배회사나 운수업체 같은 법인도 버틴다. 내더라도 충분히 시간을 끌다 내겠다는 계산이다. 징수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구청관계자들은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더라도 별도의 가산금이 붙지 않는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청 관계자는 “미납 과태료에 대해 가산금을 부과하는 질서위반 규제법(국회 법사위 계류중)이 국회를 통과해야 체납문제가 풀릴 것”이라면서 “적어도 범칙금을 성실히 내는 사람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일은 없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1)구두공장 사장→환경미화원 홍순철씨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1)구두공장 사장→환경미화원 홍순철씨

    정해년(丁亥年) 새해가 밝았다. 시작은 늘 희망을 동반하듯, 새해를 맞는 사람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행복한 꿈’을 그리고 있다. 하루의 시작인 새벽도 마찬가지다.‘새벽을 여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해, 남들보다 먼저 희망을 품는다. 새해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소박한 꿈과 희망을 시리즈로 싣는다. “지난 한해는 허울뿐인 ‘사장’ 타이틀을 떼 냈다면, 올 한해는 우리 가족의 ‘저축 원년’이 될 겁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조만간 우리 가족을 억눌러 왔던 은행 빚을 다 갚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해년을 하루 앞둔 31일 새벽 5시. 서울 시청 앞 거리에서는 시커먼 어둠 사이로 희망의 ‘빗질’ 소리가 메아리쳤다. 구두 공장 사장이었다가 1년전 환경미화원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서울 중구청 소속 새내기 환경미화원 홍순철(48·중구 신당2동)씨의 희망을 여는 소리다. ●불혹의 나이에 ‘홍 사장’에서 ‘환경미화원 홍씨’로 경력 1년의 중구청 ‘막내 환경미화원’ 홍씨는 마치 전날 돼지꿈을 꾼 것처럼 돼지해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2004년 초까지만 해도 홍씨는 직원 5∼7명을 거느린 작은 구두공장 사장이었다. 사업이 잘 될 때는 매월 500만∼600만원은 거뜬히 벌었다. 그러나 물밀듯이 밀려오는 중국산 저가 구두 앞에 결국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홍씨는 20년 동안 운영하던 구두공장을 2004년 5월쯤 헐값에 넘겼다. 그 뒤 1년 동안 다른 구두공장에서 월 130만원도 채 받지 못하는 하급 기술자로 일해야만 했다. 당시 홍씨 가족은 은행대출금 4000만원과 버겁기만한 카드값·생활비, 고 3 딸아이 학원비 등으로 매일매일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무능한 남편·아빠라는 생각 때문에 1년 동안 술·담배가 엄청 늘었죠. 하지만 인생 나락까지 떨어졌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두려운 것이 없어지더라고요. 우연찮게 환경미화원 모집공고를 봤고, 무조건 지원했습니다.” ●희망을 꿈꾸는 새내기 환경미화원 홍씨가 현재 매월 받는 보수는 230여만원 정도.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하면 3분의1 수준이다. 또 딸아이 뒷바라지까지 생각하면 빠듯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씨의 입가엔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홍씨는 과거 ‘홍 사장’과 현재 ‘환경미화원 홍씨’를 비교하며 “잃은 것은 돈뿐이지만, 얻은 것은 가족·여유·대화·사랑·웃음 등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자랑한다. 사실 아내는 허울뿐인 ‘홍 사장’을 싫어했다. 사장이라는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술과 접대를 해야했고, 그러면서도 항상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후 4시면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치는 홍씨는 요새 딸아이와 많은 대화를 하며 젊은 사람들이 자주 쓰는 인터넷 용어를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규직이라 해고될 염려도 없고 아이들 학자금 대출 지원도 나와 만족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홍씨의 입가에서 나온 미소가 가족들에게도 전파돼 홍씨 집안엔 웃음꽃이 피는 날이 많다.‘홍 사장’시절엔 느껴볼 수 없던 또 다른 행복이다. ●정년 뒤 고향에 내려가 농사짓는 꿈꿔 구두끌 대신 빗자루를 잡으면서, 시민의식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 특히 홍씨는 독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의 시민의식이 갈 길이 여전히 멀다고 결론 내렸다. “우리팀이 좋은 경기를 펼친 프랑스전에서는 사람들도 흥이 나서 자발적으로 청소에 나섰어요. 그런데 우리가 패한 스위스 전때는 쓰레기도 더 많이 배출됐을 뿐더러 뒷자리를 청소하는 사람도 거의 없더라고요.” 홍씨는 새벽마다 파란색 쓰레기 봉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보게 된다고 한다. 환경미화원 정년인 59세까지 열심히 일해서 고향인 강원도 삼척시에 2층짜리 집을 짓고 감자와 옥수수 농사를 짓는 게 홍씨의 꿈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사장이면 어떻고 환경미화원이면 어떻습니까. 이 직업이 창피하기 시작하면 한 없이 창피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떳떳하게 됩니다.” 글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주말탐방] 세밑 녹이는 구세군 3인

    [주말탐방] 세밑 녹이는 구세군 3인

    ‘땡그렁∼, 땡그렁∼’8일 밤 서울 명동 거리에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퍼지자 팔짱을 낀 커플이 자선냄비 앞에 발길을 멈췄다. 남녀는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지갑을 꺼내 들었다. 자신들의 행복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싶었을까. 자선냄비로 향하는 그들의 아름다운 손길은 차가운 겨울바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2006년 겨울. 차가운 잿빛 도심에 올해도 어김없이 붉은 자선냄비가 등장해 거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바쁜 일상에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던 각박한 도시민들의 마음을 열게 만든다. 매서운 추위를 훈훈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종소리. 빨간 사랑을 전하는 구세군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 31년째 종소리를 울리는 양웅철(75)옹 “춥긴요, 더운데요?” 찬바람이 계단을 타고 밀려 들어오는 서울 영등포역 지하 대합실.31년째 겨울마다 종을 울리는 양씨는 코트도 걸치지 않은채 짙푸른 제복만 입고 있었다. 춥지 않으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예나 지금이나 여기 서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경제가 나빠지면 사람들 마음마저 각박해진다고 하는데, 자선냄비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나날이 늘어가는 것 같다.”면서 “어제는 한 남자분이 300만원이 든 봉투를 넣고 갔다.”고 말했다. 사실 그에게는 300만원이나 3000원이나 금액 상관없이 똑같이 소중하다.10년 전 시각장애인이 손에 쥐어주었던 돈처럼. “먼 발치에서 ‘여기 자선냄비 어딨냐.’고 소리를 치고 있더군요.‘저 여기있습니다.’라면서 다가갔더니 주머니에서 3000원을 꺼내 ‘이것 좀 냄비에 넣어달라.’고 하더라고요.” 머리에 과일 바구니를 이고 ‘앞주머니에서 돈을 꺼내가라.’던 과일행상 아주머니, 크리스마스에 아이들 주려 샀다는 케이크를 냄비 옆에 놓고 가던 아저씨도 있었다.30년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자선냄비 앞으로 나오고, 퇴직을 한 뒤 다시 구세군 모자를 쓴 것도 그 ‘꼬깃꼬깃한 돈’ 때문이었을 게다. 그는 사람들의 훈훈한 마음은 여전하다고 한다. 살기가 좋아졌기 때문인지, 냄비쪽으로 와 ‘이거 날 달라.’며 떼쓰는 사람들이 없어졌을 뿐이다. 적으나마 자선냄비에 모금액을 넣는 사람은 오히려 늘고 있다고 느낀다. “어떤 분들은 적은 돈을 넣으면서 미안한 표정을 짓기도 하지만 돈의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관심이 점점 늘고있다는 게 중요한 거죠.” 그의 곁에는 빨간 자선냄비와 함께 버스 무인요금 계산기를 변형시킨 ‘디지털 자선냄비’가 있다.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최근 새로 나온 자선냄비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그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평생 여기 서있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 연봉 4000만원 접고 구세군된 김기석(33)씨 “연봉이 딱 4분의1로 줄었지만 직장다닐 때 느끼지 못했던 기쁨이 있어 행복합니다.” 김 사관후보생은 지난해만 해도 한해 4000만원을 버는 촉망받는 대기업 사원이었다.‘배고파도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살겠다.’는 결심에 구세군의 길로 들어섰다.“허름한 옷차림의 할아버지가 주머니에 구겨넣은 돈을 통째로 털어 냄비에 넣었습니다. 그러더니 폐지가 잔뜩 쌓여있는 리어커를 끌고 가는 거예요. 그게 아마 저녁 값이었을 텐데….” 명동 한복판에서 마이크를 쥐고 진지하게 모금을 하는 젊은 구세군도 그럴 때면 ‘울컥’한다고 한다.“직장인일 때는 노숙자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는 그는 “밑바닥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희망인데 우리는 그것을 주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대 구세군답게 그는 모금에 적극적이다.‘오른손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가르침보다는 더 많이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왜 여름에는 자선냄비가 나오지 않느냐, 연초에도 구세군이 나와있으면 신년 분위기가 더 좋지 않겠느냐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들어요. 기본을 지키되 시대의 흐름에 맞게 모금 형태는 다양화해야겠죠.”그러나 그는 무엇보다도 기본을 지키는 구세군이 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외되고 경쟁에서 뒤처지는 사람들을 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자선냄비가 밑바닥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라고 자신했다. # 3대째 자선냄비 지키는 여성사관 박은영(38)씨 사당역 자선냄비 옆에 선 박 사관에게 양복을 잘 차려입은 남성이 걸어왔다.“백화점이 어느 쪽이죠?”생긋 웃으며 길을 가르쳐준 박 사관에게 또 누군가가 다가와 “11번 출구가 어디냐.”고 묻는다.“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그만큼 구세군을 믿기 때문 아닐까요.”15살때부터 자선냄비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는 박 사관이 이 길에 들어선 것은 같은 일을 한 아버지 때문이었다. 종로2가로 아버지를 따라가 모금 활동을 하면서 이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취객들이 와서 행패를 부릴 때가 제일 힘들죠.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때는 자정까지 한 시간동안 앞에 서서 주정을 하는 통에 혼이 났죠.”종소리가 시끄럽다는 상인들, “내가 불우이웃”이라면서 모금함을 통째로 들고 가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감동적인 순간이 훨씬 많았단다. “올 들어 처음 모금을 시작한 지난 2일, 목발을 짚고 힘겹게 걸어와 돈을 넣고 가는 장애인의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봤어요. 택시를 타고 가다가 잠깜 멈춘 뒤 돈을 넣고 가기도 하고, 어떤 분은 따듯한 차와 귤을 건네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에 이어 3대째 구세군 활동을 하고 있는 박씨는 자녀들이 ‘구세군이 되겠다.’고 한다면 어떨까. 그는 “큰아들이 이미 사관이 되고 싶다고 하는데 자랑스럽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이들의 학교 행사에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아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105년 역사 구세군 변천사 매서운 겨울 추위를 녹이는 빨간 사랑을 담은 구세군 냄비가 첫 종소리를 울린 지 105년이 흘렀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은은한 종소리는 올해도 어김없이 도심 곳곳에서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올해는 지난 2일 오전 11시 시종식을 시작으로 오는 24일 자정까지 전국 76개 지역 230개 장소에서 사랑의 손길을 기다린다. 올해의 목표액은 30억원이다. 빨간 자선냄비가 종소리를 울린 것은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당시 도시 빈민들과 갑작스러운 재난을 당해 슬픈 성탄을 맞게 된 1000여명의 사람들을 먹여야 했던 구세군 사관 조셉 맥피 정위가 난민을 구제할 방법을 고심하다가 떠올린 게 바로 쇠솥이었다. “쇠솥을 끓게 합시다.”란 구호와 함께 오클랜드 부두에 내걸린 주방용 쇠솥은 바로 불우한 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만큼의 충분한 기금으로 가득찼다. 현재 전세계 107개국으로 확산된 자선냄비의 시작은 이렇게 작고도 옹골찼다. 자선냄비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28년 12월15일 명동거리다. 당시 한국 사령관으로 재직하고 있던 스웨덴 선교사 조셉 바이(한국명 박준섭) 사관이 구세군 운영자금과 불우 이웃돕기의 활성화를 위해 들여왔다. 그 해 명동, 충정로, 종로 등 서울시내에 20여개의 자선냄비를 설치해 당시 화폐로 812원을 모았다. 그 시절엔 나무막대 지지대에 가마솥을 매달았다고 한다. 이어 자선냄비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빠르게 변모해 왔다.10년 전부터 톨게이트 모금, 소형 자선냄비를 통한 모금이 등장했고, 최근 들어서는 ARS, 휴대전화, 신용카드, 교통카드, 인터넷뱅킹 등에 의한 결제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에 따라 기부금 형태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현금 위주였으나 지금은 현금, 수표, 금반지를 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로또복권도 종종 보인다. 온라인상에서는 신용카드 포인트, 싸이월드의 사이버머니인 ‘도토리’도 디지털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기부금이다. 이렇게 한푼 두푼 모아진 모금액은 기초생활보호자 지원, 심장병·백혈병 환자 치료지원,AIDS예방 및 말기암 환자 지원 등 여러가지 사회구호 사업에 쓰여진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구세군이 되려면? 구세군 하면 자선냄비 모금원을 떠올리기 쉽지만 구세군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교회다. 구세군 사관학교가 있는데, 신학대학이 목사를 배출하듯 목회자인 사관을 배출한다.2년 기숙사 생활을 이수하면 사관 자격이 생기고, 이후 2년 통신 과정과 대학원 3년 과정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 구세군은? 1865년 윌리엄 부스가 런던 슬럼가에서 창립했고,1908년 11월에 한국 첫 교회인 서울 제일영이 개영됐다. 현재 우리나라 구세군 규모는 교회 241개, 교인 10만명 정도다. # 구세군은 왜 제복을 입나? 구세군이 준군대식 조직이기 때문이다. 일반 구세군 신도는 ‘병사’로, 성직자들은 다양한 계급으로 나눠진 ‘사관’으로 불린다.
  • 구로구 ‘청소 지존’

    “우리 바빠요! 직장 다니랴, 집안 일 하랴, 청소는 무슨….” “할 일도 많은데 왜 우리가 청소까지 해요? 공공근로 하시는 분들이 다 하는 줄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게 청소하면 돈은 얼마나 줘요?” 서울 구로구 가리봉 2동 통장 방윤순씨가 ‘우리 골목 청소를 우리가 하자.’며 이웃 주민들에게 권했을 때 반응은 싸늘했다. 아예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이도 있었다. 그로부터 3년 후, 방씨가 이른 아침에 동네 청소를 할라치면 “통장님, 정말 수고가 많네요. 통장님 덕분에 우리 동네가 깨끗해 졌어요.”라고 인사를 하거나 “우리집 앞은 저희가 쓸게요. 힘드신데 같이 하시죠.”라며 청소에 동참한다. 구로구의 거리와 골목이 싹 바뀌었다. 칙칙하고 지저분했던 ‘공단 이미지’에서 맑고 깨끗한 ‘클린 구로’로 다시 태어났다.4년 연속 서울시 자치구의 ‘청소 지존’에 오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처럼 주민들의 태도가 확 바뀐 까닭은 뭘까. 2003년 3월 ‘내 집 앞은 내가 치운다.’는 취지로 결성된 ‘깔끔이 봉사단’ 단원들의 오기와 끈기, 극성을 빼놓을 수 없다. “쪽방이 많은 동네이다 보니 쓰레기 배출 시간이나 규격 봉투를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아침에 청소를 다하고 집으로 오다 보면 ‘공포의 검은 봉투’가 저를 또 반기는 거예요. 여름에는 음식물 쓰레기와 사투를 벌이다가 악성 습진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가리봉 1동의 이순자) 깔끔이 단원 중에는 쓰레기에 대해 ‘조건 반사’를 일으킬 정도의 ‘극성파’도 있었다.“골목 청소를 4년 넘게 하다 보니 이젠 반 점쟁이가 됐다.”는 최영자(구로본동)씨는 “한번은 남자 둘이 깨진 유리 조각을 들고 나오기에 혹시나 해서 기다렸다.”면서 “아니나 다를까 그냥 건물 담벼락에 버리고 가기에, 붙잡고 잔소리를 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구 차원의 청소 지원도 한몫했다. 구는 깔끔이 봉사단 출범과 동시에 홍보전단 60만장, 홍보물 3만장을 제작해 배포했다.또 골목길별 청소 등급제를 시행했고, 달마다 우수 골목을 평가했다. 상습적으로 무단 투기를 하는 장소에는 화단 조성과 화분 놓기를 통해 환경 여건을 바꾸기도 했다.‘버려진 양심’을 주워담기 위해 무인 감시카메라도 총 37대를 운영했다. 동기 부여를 위해 깔끔이 봉사왕을 선발했다. 주민 1000여명에게는 연수 및 환경 선진지 견학을 시켰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구로구의 청결 상태는 해마다 나아지면서 외부 칭찬이 이어지기 시작했다.‘깨끗한 서울 가꾸기’사업에서 4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다. 행정서비스(청소분야) 품질평가 사업에서 최우수구로 뽑혔다.2004년에는 국가생산성 미래경영 대상을 받았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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