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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수술대에서 죽은 아기 고양이… 포획업자·수의사 통장엔 나랏돈 꽂혔다

    [단독] 수술대에서 죽은 아기 고양이… 포획업자·수의사 통장엔 나랏돈 꽂혔다

    길고양이의 출산을 막아 주민 갈등을 줄이고, 무분별한 안락사를 방지하려는 취지의 중성화사업(TNR) 예산이 줄줄 새고 있다. 규정 준수 여부를 철저히 감독하지 않는 등 제도가 깜깜이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심지어 중성화 수술(수컷의 고환, 암컷의 자궁 등을 끄집어내는 것)을 하면 안 되는 만삭묘 등 임신묘까지 수술대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임신한 고양이를 수술하면 뱃속의 새끼는 죽는다. 제도 도입 20년째인 TNR은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몇몇 업자가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TNR은 길고양이 관련 민원에 시달리던 지방자치단체가 택한 ‘한 수’였다. 길고양이를 포획해 생식기 제거 수술을 하고, 원래 살던 곳에 풀어주는 작업이다. 길고양이는 평균 4년 정도 사는데 한 번에 약 5마리씩, 평생 총 40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다. TNR을 하면 그 수를 조절할 수 있다. 길고양이를 연민 어린 시선으로 보살피는 캣맘과 울음소리 등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 사이에서 곤혹스러워하던 지자체들이 관심을 가질 법했다. 경기 과천시가 2002년 처음 제도를 도입했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전 자치구에서 사업을 시행했고 길고양이는 2015년 20만 마리에서 2019년 11만 6000마리로 급감했다. 사업이 성공한 듯 보이자 다른 지자체들도 관심을 보였고, 매년 더 많은 국비가 투입되며 전국으로 확산했다. 올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예산은 약 170억원. 4년 전인 2017년(48억원)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돈냄새가 나면 잡음이 발생하기 마련이다.●“한 마리에 5만원… “마구잡이식 포획” 현재 TNR에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합쳐 마리당 보통 20만원을 지급한다. 보통 포획업자가 5만원, 수술하는 동물병원이 15만원을 가져간다. 포획하거나 수술한 마리 수에 따라 돈이 입금된다. “업자들이 병에 걸리는 등 잡으면 안 되는 길고양이까지 잡아 수술한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큰 잡음은 전남 목포에서 터졌다. 서울신문이 6일 입수한 ‘2021년 목포시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목포시가 위탁해 5개 동물병원이 중성화 수술을 한 길고양이 325마리 중 약 27%(87마리)가 임신묘 등 규정상 수술하면 안 되는 대상이었다. 특히 출산이 임박한 만삭묘 18마리를 수술했다가 적발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길고양이 TNR 실시 요령’에 따르면 수술을 위한 마취 전 임신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방사해야 한다. 마취제가 투여되면 새끼는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목포 지역 캣맘들은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분노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길고양이 포획은 국내 주요 길고양이 보호단체의 대표인 A씨가 속한 단체가 맡는다. 지난해 목포시의 총 중성화 사업비는 4875만원이었는데 이 중 1300여만원이 부적절한 수술에 나간 것이다. 캣대디 서연우(39)씨는 “A씨는 다른 지자체의 임신묘 수술을 강하게 비판해 온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목포시는 캣맘들의 거센 민원을 받아 지난 5월부터 한 달여간 중성화사업을 감사했다. 그 결과 잘못된 수술이 있다는 사실은 파악했지만, 포획단체나 수술 병원이 의도적으로 벌인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배를 갈라 보기 전에는 임신 여부를 알기 어렵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사업비를 환수하지 않았고, 포획 단체와 계약도 해지하지 않았다. 만삭묘 수술을 한 수의사는 “길고양이는 야생성이 강해 만질 수도 없고 잔뜩 웅크려 있어서 자세히 살펴보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수의학계에서는 다른 의견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수의사는 “웬만한 경험이 있는 수의사라면 만삭묘인지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2회 이상 규정 위반 시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다”면서 “단체에 지난달 1차 시정 명령을 내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A씨는 “초보 봉사자들이 (만삭묘를) 제대로 선별 못 해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며 “빚을 내 가며 길고양이 치료와 보호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돈벌이를 위해 포획했다는 건 악의적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또 지역 캣맘과 캣대디들은 A씨가 지난해 유기동물을 입양 보내는 과정에서 발생한 진료비를 입양자로부터 개인 통장으로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씨는 지난달 A씨를 횡령 및 보조금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A씨도 서씨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맞섰다. ●캣맘들 “지자체가 병원만 감싼다” 경기 하남에서는 최근 중성화 사업을 두고 지역 고양이 보호단체와 시가 부딪쳤다. 캣맘 이모(61)씨는 이 지역에서 수년째 3살 ‘일등이’를 보살펴 왔다. 지난 5월 평소 알고 지내던 A 동물병원의 포획 직원으로부터 “고양이를 중성화 수술시키자”는 권유를 받았다. 이씨는 “안 된다”고 했다. 건강이 안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획 직원은 일등이를 붙잡았다. “다른 캣맘의 동의를 받았다”는 이유를 댔다. 결국 중성화 수술을 받은 일등이를 이씨가 다시 데려와 보살폈다. 그는 “수술한 일등이는 소변을 제대로 못 가릴 만큼 건강이 안 좋았다”고 주장했다. 다른 동물병원에서 검사 해보니 만성 신부전과 심한 구내염 등이 확인됐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동물단체와 캣맘들은 “해당 병원이 돈을 벌려고 무차별 포획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청에 민원을 넣었다. 하지만 해당 병원장은 “일등이는 약간의 구내염만 있어 수술을 했고, 이후 (이씨가 데려가) 열악한 환경에서 급성 신부전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역 캣맘들은 “시와 해당 동물병원이 유착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한다. 최근 시 공무원이 관련 민원인의 전화번호를 병원 관계자에게 임의로 전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중성화 수술을 제대로 하지 않아 고통받는 고양이도 있다. 부천동물사랑시민연대에 따르면 부천의 한 동물병원은 올해 상반기에 고양이 11마리를 수술했다. 이 중 한 마리는 지난 6월 수술 부위의 실밥이 터져 재수술을 했다. 시민연대는 내년부터 이 병원의 사업 참여를 제한하거나 경고 조치라도 해 달라고 시에 요청했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고양이는 혀가 거칠어서 수술 부위를 핥다가 매듭이 풀리기도 한다”고 말했다.●반려묘를 길고양이로 속여 공짜 수술도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낮아도 돈을 좇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B씨는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전북의 한 동물병원과 계약해 유기동물과 길고양이를 포획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러나 이 동물병원은 지난해 B씨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포획업자를 교체했다. 학원 강사라는 본업이 있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그는 시에서 수당을 받는 ‘동물보호 명예감시원’이자 지역 동물단체 대표였다. 지난해 4월부터 B씨는 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작 그가 수술 후 보호 기간을 지키지 않고 무단 방사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동물병원은 결국 지침 위반으로 지자체와의 계약이 해지됐고, B씨도 명예감시원에서 해촉됐다. 지자체 관계자는 “계약이 해지되고 수입이 없어지니 이에 대한 불만 탓에 외부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B씨는 “방사 규정을 잘 몰랐던 건 맞지만 원장의 허락하에 진행했다”며 “나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웠다”고 주장했다. 부정한 중성화 수술로 세금이 새기도 한다. 반려묘를 키우는 일부 보호자는 자신의 고양이를 길고양이라고 속여 공짜로 중성화 수술을 받는다. ●사명감만으론… 의욕 잃는 수의사들 수도권의 수의사 C씨는 캣맘들이 병원을 갈라 편 지어 다투고, 자신을 험담하는 모습에 심한 회의감이 든다고 말한다. C씨는 “처음에는 ‘나를 믿는다’며 고양이를 맡긴 사람들이 다른 병원에서 포획비를 올린다는 소식에 전부 병원을 옮겨 결국 돈이 목적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사소한 요구가 통하지 않으면 온갖 비방을 하는데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수의사의 자진 포기나 폐업 등으로 TNR 계약이 중도 해지된 경우는 총 25건이다. 공무원들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한 지자체 담당자는 “길고양이 문제를 두고 하루에도 국민신문고·유선전화·‘시장에게 바란다’ 등 여러 곳에서 민원과 감사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며 “다른 업무를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TNR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금처럼 지자체가 정확한 기준 없이 사업량 확보에만 몰두하면 업자들이 개입할 여지가 크다. 정부는 정확한 길고양이 개체수와 중성화율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김재영 국경없는수의사회 대표는 “민원이 발생한 곳에서 몇 마리만 분산적으로 포획하는 방법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군집 TNR을 병행해야 한다”며 “정확한 길고양이 개체수를 먼저 파악해 지역별 예산과 사업 마리 수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TNR은 혹서기와 혹한기를 피해 주로 2~6월, 9~11월에 진행된다. 짧은 기간 무리하게 사업량을 채우려다 보니 부정과 사고가 발생한다. 연보라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본부장은 “최근 겨울에도 따듯한 날이 많기 때문에 날씨에 따라 유연하게 실시한다면 안전한 TNR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신묘는 몸의 변화가 뚜렷한 만큼 포획 단계에서부터 고양이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포획업자가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현재 TNR 효과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TNR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향후 효과적인 사업 방식이 무엇인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성화수술(TNR)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와 동물학대와 유기, 펫샵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포토] 스타벅스 백들고 질의하는 이수진 의원

    [포토] 스타벅스 백들고 질의하는 이수진 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수진 의원이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고객용 증정품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 사실을 이미 내부적으로 보고받고도 쉬쉬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월 21일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자신을 FITI시험연구원 직원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캐리백에 대한) 시험을 했고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는데, 스타벅스는 그보다 일주일 전인 같은 달 13일 사태를 인지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의 질의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의원은 “(신세계그룹) 감사팀에 확인해봤더니 증인은 지난 7월 13일 (이번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저희가 조사할 땐 그렇지 않다고 말하다가 그룹 감사팀에서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인은 (검출) 결과를 확인하고도 국민을 계속 위험에 노출했다”며 “사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국가기술표준원이 자료 제출 요구를 하고 조사에 나섰는데, 그제야 스타벅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7월 22일이 돼서야 스타벅스는 첫 안내문을 통해 법적으론 문제가 없으나 커피 쿠폰으로 교환을 하겠다는 어이없는 내용을 공지했다”며 “양심 있는 직원의 공개가 아니었으면 (계속해서) 국민 건강을 볼모로 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가 지난 5월 말부터 약 두 달 동안 고객들에게 증정 또는 판매했던 캐리백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되면서 불거졌다. 폼알데하이드는 자극적인 냄새와 독성을 가진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 뒷골목 와인숍· ‘이모카세’ 맛집… MZ 놀이터 된 시장

    뒷골목 와인숍· ‘이모카세’ 맛집… MZ 놀이터 된 시장

    “그들은 왜 재래시장으로 갔을까.” 최근 K재래시장의 변화는 저렴한 공간을 찾아 재래시장에서 창업을 결심한 ‘공급자’ MZ세대와 새로운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며 오래된 골목길과 노포에 열광하는 ‘소비자’ MZ세대의 트렌드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MZ세대의 발길을 이끄는 데 성공한 서울의 주요 재래시장에선 ‘새로운 콘셉트, 음식 경쟁력, 커뮤니티’ 등의 요소를 갖춘 소수의 핵심 매장이 전체 시장의 이미지와 활기를 끌어올리는 ‘트리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레트로 감성 ‘뿜뿜’… 뒷골목 활기 29일 서울 강남구의 영동시장에서 만난 김유진(37) ‘영동주간’ 대표는 시장 1호 MZ세대 창업자다. 첫 직장이었던 공연기획사를 퇴사한 뒤 2016년 시장 뒷골목에 테이블 4개의 소규모 술집을 차렸다. 김 대표는 “전형적인 동네 재래시장이었고, 특히 휑한 뒷골목엔 오가는 사람조차 없었다”면서 “대출을 받아 고정비용이 적게 드는 뒷골목 입지를 택했다”고 했다. 매장이 작아 자주 마주치는 단골끼리 자연스레 커뮤니티가 형성됐고 이들이 코로나19 기간 생존할 수 있는 버팀목이 돼 줬다.광진구 자양시장은 재래시장이라는 전통 무대에 와인이라는 새 콘텐츠가 결합해 전국구로 떠오른 시장이다. 시장 입구 쪽에 들어선 와인숍 ‘새마을구판장’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 합리적인 가격과 알찬 셀렉션으로 입소문이 나 ‘와인의 성지’로 통한다. 이곳을 운영하는 대표 A씨는 와인을 너무 사랑해 편하게 와인을 판매할 공간을 찾다가 2018년 시장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장사가 안되면 발주한 와인을 혼자 다 마셔 버릴 생각이었는데 일이 커졌다”며 웃었다. 마침 코로나19 전후로 국내 와인 시장은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전국에서 손님들이 끝없이 밀려들어 왔다. 새마을구판장은 시장 내 먹거리 매출도 끌어올리고 있다. 닭집을 운영하는 B씨는 “와인을 사 가는 손님들이 함께 먹을 음식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닭튀김 주문이 두 배 이상 많아졌다”고 말했다. ● 유튜브 콘텐츠 타고 여행 온 기분 중구 신당시장은 재래시장만의 강점인 ‘음식’으로 MZ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시장 중앙에 펼쳐진 먹자골목 가운데 건어물과 맥주를 파는 ‘옥경이네 건생선’은 지난 주말 30분을 대기해야만 입장할 수 있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맛집의 교과서’로 통하는 가수 성시경의 유튜브 ‘먹을텐데’에 소개된 이후로는 발 디딜 틈도 없어졌다. 여자친구와 종종 신당시장에서 데이트를 즐긴다는 최모(29)씨는 “시장에는 평소 익숙한 파인다이닝이나 오마카세 식당과 달리 ‘이모카세’로 통하는, 생생하고 예측 불가능한 서비스가 있어 여행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서울의 재래시장이 MZ세대의 ‘놀이터’로 진화한 것은 온라인 쇼핑, 레트로, ‘갓생’(God生) 열풍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의 영향이 크다. 실제로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코로나 전후 3년간 서울 시내 일반 상권은 매출이 감소한 반면 전통시장 매출은 오히려 상승했다. 지난해 총매출액은 2018년 대비 19.4%가 뛰었고, 점포당 평균 매출액도 2019년 6083만원에서 2020년 7810만원, 2021년 8365만원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코로나로 단절된 삶 채워준 사람 냄새 특히 MZ세대가 재래시장의 소비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시장을 찾았던 이전 세대와 달리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시장을 찾는다. 문정훈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 교수는 “코로나 기간 집에서 음식을 배달해 먹고 온라인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적은 돈으로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재래시장 데이트가 이들의 놀이 문화로 발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핍은 곧 트렌드다. 재래시장에서는 비대면 라이프스타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람 냄새’가 난다는 것도 MZ세대의 발길을 이끄는 요소다. 일주일에 한 번은 집 근처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고, 외식도 한다는 정은실(35)씨는 “코로나로 인해 단절됐던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MZ세대는 먼 미래보다는 운동, 가계부 쓰기 등 소소한 계획을 실천해 ‘보람 있는 하루’를 보내는 갓생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성동구에 거주하는 주부 박진주(35)씨는 “최근 물가가 급등해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아끼고자 인근 재래시장을 찾기 시작했는데 같은 물건도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친근해 마트 대신 시장에 더 자주 오게 됐다”고 말했다.
  • 與 ‘정진석 비대위’ 첫발 떼자마자… 이준석, 또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與 ‘정진석 비대위’ 첫발 떼자마자… 이준석, 또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전국위원회 의결로 새 비대위 구성 첫발을 뗐으나 첫날부터 ‘도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논란과 비대위원 구인난, 이준석 전 대표의 즉각적인 법적 반격, 야당의 거센 비판이라는 동시다발 암초를 만났다. 정 위원장은 추석 연휴 이후 비대위원 인선 작업을 마쳐 지도부 공백 사태를 끝낸다는 구상이다. ‘통합형 비대위’를 꾸리겠다고 밝힌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재형 의원께는 꼭 참여를 부탁드리고 싶은 생각”이라며 혁신위원장인 최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비대위 전환 자체에 반대해 온 최 의원은 곧바로 고사의 뜻을 전했다. 앞서 ‘주호영 비대위’도 당 안팎 인사들이 손사래를 쳐 인물난을 겪은 바 있고, 1기 비대위가 이미 좌초된 만큼 구인난이 심화될 우려가 나온다. 윤핵관 맏형 격인 정 위원장이 비대위장을 맡으면서 ‘도로 윤핵관’ 비판도 받고 있다. 정 위원장은 “윤핵관이라는 네이밍은 좀 고약한 냄새가 난다. 거기에는 조롱과 분열의 의미가 덧씌워져 있어서 불쾌하다”며 “이 전 대표는 반(反)핵관이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 전 대표는 곧바로 서울남부지법에 정 위원장의 직무와 새 비대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추가 가처분을 냈다. 이 전 대표 측은 “선행 가처분 인용결정으로 비대위 설치 자체가 무효이므로 무효에 터 잡은 ‘새로운’ 비대위 설치도 당연 무효”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나는 돈에 관심 없어요’ 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그 사람은 돈에 미친 사람”이라는 문구의 사진을 게재했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 이 전 대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지금 다른 정치인이 무슨 말을 하고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답하는 등 연일 당무와 거리두기를 하자 ‘당무에 관심 없다는 사람이 당무에 미친 사람’이라는 취지로 힐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위원장의 국회 부의장 겸직을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당내 싸움도 부족해 국회도 싸움터로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세 번의 대행 반복 끝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이날 5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공식 선언하고 “당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9일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4선 김학용, 3선 윤재옥, 유의동, 이종배, 박대출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 매장에 대소변 보고 유유히 떠난 여성…“정신과 약 기운에”

    매장에 대소변 보고 유유히 떠난 여성…“정신과 약 기운에”

    30대로 보이는 여성이 생활용품 매장에서 대소변을 누고 “약을 먹어서 그랬다”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매장에 똥 싸놓고 나 몰라라 하는 사람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월 19일 오후 4시40분쯤 발생했다. 당시 환자복을 입은 여성이 매장 2층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와 물건을 계산하고 나갔다. 이후 A씨는 물건 진열을 하러 매장 2층에 올라갔다가 대변과 소변으로 범벅이 된 매장 바닥을 보고 깜짝 놀랐다. A씨는 누군가 개를 데려와 벌인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대소변을 치우고 냄새 밴 제품은 버리는 등 1시간 정도 사투 끝에 매장을 원상 복구했다. 이후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A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범인은 개가 아닌 사람이었던 것. A씨는 “같은 건물에 있는 병원의 여성 환자가 대소변을 보고 유유히 떠나는 것을 발견했다”며 “충격을 받아 며칠 밥을 먹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A씨가 병원을 찾아가 피해를 토로하자 문제의 여성은 “알코올치료로 정신과 약을 먹어서 약기운에 그런 것이니 마음대로 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는 수술해서 병원에 입원해계시고 나는 기초생활수급자라 돈도 없으니 경찰에 신고하든 말든 알아서 하라”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고. A씨는 “주말에 병실에서도 담배 피우고 마음대로 생활해서 병원에서도 강제 퇴원 당해 인근 다른 병원으로 다시 입원한 것 같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건너편 편의점에서 환자복을 입고 소주 마시고 있다”고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아직 제대로 된 사과도 없다. 경찰에 신고는 했는데, 정신 이상 쪽으로 몰고 가면 처벌 안 받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경범죄처벌법에 따르면 여러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 대소변을 보는 자에 대해서는 1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경범죄처벌법상 ‘업무방해’에 해당되면 2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 [열린세상] 읽기와 쓰기라는 연대/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읽기와 쓰기라는 연대/박산호 번역가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개고 거실로 나가면 자고 있던 시바견이 일어나 꼬리를 흔든다. 재회의 기쁨에 배를 북북 긁어 주면 희고 검은 털이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진다. 늙은 고양이 밥을 주고 어린 강아지 밥을 준 다음 아침 커피를 끓인다. 문밖에 떨어진 신문을 들고 와 커피를 마시며 헤드라인들만 읽어도 벌써 분노가 치민다. 요즘은 분노가 일상이다. 아침만 먹었는데 어느새 싱크대에 가득 찬 그릇을 설거지하고, 밤새 바닥에 눈처럼 내린 반려동물들의 털을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거기서 나는 수상한 냄새에 ‘오늘은 꼭 청소기를 분해해 필터를 청소해야지’라고 백만 스물두 번째 결심한다. 여름이라 하루에 두 번씩 벗어 대는 옷과 양말, 수건을 세탁기에 돌렸다가 건조대에 널면 어느새 정오가 당도했고, 벌써 반쯤 지쳐 있다. “한국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라는 영화 대사처럼 아침에 먹었다고 밥을 그만 먹고 어제 청소했다고 오늘 청소를 안 할 수는 없는 일. 그 사이사이에 생계를 책임지는 번역과 글쓰기라는 엄중한 일을 해야 한다. 이토록 무한 반복되는 노동에 지치고 우울해질 무렵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이혼 후 청소라는 힘들고 고단한 노동으로 다섯 아이를 키우는 와중에 초등학교 졸업 후 인연이 끊어졌던 학교를 다시 늦은 나이에 다니며 책을 읽고 글을 썼던 청소 노동자이자 작가인 마이아 에켈뢰브의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라는 책이다. 다들 내 인생이 제일 힘들고, 다들 내 자식이 제일 키우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완벽한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작가 마이아는 성년이 됐어도 끊임없이 다치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실직해 엄마의 집으로 돌아오는 자식들을 건사하며 새벽 4시부터 일어나 건물 청소를 다니고, 집안일을 하고. 밤에는 학교에서 스웨덴어 문법과 역사와 의회 정치를 배우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와 읽고 글을 쓴다. 책이 있다면 고치지 못할 우울증은 없다고 말하는 그는 돈이 없어 휴가는 못 가도 책을 통해 “티베트에서 기름등잔의 연기를 느끼고, 라싸에서 기도 깃발이 펄럭이는 소리를 듣고, 중국의 동굴에서 거주하고, 미국과 아시아의 대도시 빈민가에서 비좁게 살았다”고 일기에 썼다. 그는 복지 천국 스웨덴에서 아이들이 추운 겨울에 입어야 할 옷과 구두, 시력이 나빠진 아이들을 위한 안경, 미래를 꿈꾸는 아들을 위한 학자금 대출 신청, 뼈가 휘는 노동 끝에 이제는 노동 능력이 저하됐다는 증명서를 받아 모처럼 쉬게 되는 며칠의 휴가…. 이처럼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자 권리를 신청하며 굴욕을 느끼는 한편으로 바깥세상에 존재하는 빈곤과 폭력과 고통에 대한 기사를 찾아 읽고, 공감하고, 그 불의에 항의하는 시위를 나갔다. 여름에는 손발이 퉁퉁 붓고, 겨울에는 손이 터서 제대로 펜도 잡을 수 없고. 타자기가 없어 자신이 청소하는 건물의 타자기를 몰래 쓰기 위해 평소 기상 시간보다 1시간 앞당겨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했지만, 언제나 읽고 쓰는 생활에 마음을 의지했던 그를 보니 그저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었다. “똑똑한 머리와 날카로운 팔꿈치”로 자기보다 약한 자를 밀치고 끝없이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자기를 딱하게 여긴다는 것을 아는 작가는 오히려 그들을 딱하게 여기며 말했다. 절대 꺾이지 않는 소유욕을 가진 그들이지만 나같이 멋진 감정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가난의 결핍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살아가면서도 고통받는 인류에 대한 연대를 멈추지 않았던 마이아 에켈뢰브의 글을 읽다 보니 수해로 고통받는 이들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지나간 우리 사회의 “날카로운 팔꿈치”를 가진 이들이 떠올랐다. 과연 진짜 딱한 사람은 누구일까.
  • 카톡왔숑~ 청정원~ 소리만 들어도 딱… 돈 되는 ‘소리상표’ 감별해요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카톡왔숑~ 청정원~ 소리만 들어도 딱… 돈 되는 ‘소리상표’ 감별해요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소리도 상표가 될 수 있다. ‘카톡왔숑’ 같은 알림음이나 ‘쌩뚱맞죠’ 같은 유행어, 심지어 윈도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들리는 효과음이나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듣는 사자 울음소리, 펩시콜라 뚜껑 따는 소리조차 모두 엄연한 상품이다. 많고 많은 상표 중에서도 소리상표를 심사하는 공무원 역시 존재한다. 인사혁신처 도움을 받아 소리상표 관련 업무를 하는 안우환 특허청 화학식품상표심사과 심사관을 28일 만났다. -일반인들에겐 소리상표라는 말 자체가 낯설다. “쉽게 말해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기 위해 소리로 구성된 상표라고 할 수 있다. 방송광고 등에 사용하는 음계 및 리듬감, 유행어, 광고문구 가운데 듣기만 해도 어떤 상표인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게 있는데, 그걸 상표로 인정해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대표적인 소리상표는 어떤 게 있나. “대표적인 게 카카오톡에서 쓰는 ‘카톡’이나 ‘카톡왔숑’ 알림음이다. 개그맨의 인기 유행어도 소리상표가 되는 시대다. 김준호의 ‘케어해 주쟈나’, 김대희의 ‘밥 묵자’, 컬투(정찬우·김태균)의 ‘그때그때 달~라~요’, ‘쌩뚱맞죠’가 대표적이다.” -소리상표라는 건 역사가 오래된 개념은 아닌데. “미국에서 1947년부터 소리상표를 보호하기 시작하면서 개념이 생겼다. 지금은 주로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이 소리상표를 제도화해서 운용하고 있다. 펩시콜라 광고에 나오는 ‘뚜껑 따는 소리’, NBC 방송사의 ‘3중 화음 차임벨소리’, 컴퓨터를 켤 때 나오는 윈도 프로그램 효과음이나 마블 영화 도입부 효과음, 워너브러더스 영화 시작할 때 등장하는 사자 울음소리가 특히 유명하다. 일본에선 세계적인 인기게임인 ‘슈퍼마리오’ 동전 소리가 소리상표로 등록돼 있다. 세계적인 링 아나운서 마이클 버퍼가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말하는 ‘레츠 겟 레디 투 럼블’(Let’s get ready to rumble)을 1992년 소리상표로 등록한 뒤 벌어들인 돈이 4500억원이 넘는다.”-사자 울음소리가 어떻게 상표가 될 수 있나. “소리상표로 인정받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역시 식별력이다. 광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용한 결과 일반 소비자에게 특정인의 상품에 관한 출처표시로 인식될 정도로 널리 인정받거나, 특정 단어의 발음을 소리로 표현한 경우처럼 그 자체로 식별력이 있다고 인정받아야 한다. ‘별이 다섯 개~’(장수돌침대)나 ‘이 소리가 아닙니다’(용각산)도 소리상표로 등록이 됐는데, 평범한 문장 하나라도 독특한 어조와 효과음을 통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각인시키기 때문이다. 반면 공익 목적으로 사용하는 소방차나 구급차 효과음, 경찰차 경보음은 상표로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선 언제부터 소리상표를 도입했나. “우리나라에서 소리상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합의 내용을 반영한 상표법 개정으로 2012년 3월부터 냄새상표와 함께 상표의 범위에 추가됐다. 식품업체 대상이 조미료 등을 광고할 때 광고음으로 사용하던 3음계(미, 솔, 도)에 브랜드명을 붙여 2013년 3월에 출원했고, 1년 후에 등록한 게 국내 최초다. ‘청정원’은 특히 ‘청’ 부분을 강하게 발음해 리듬감을 표현하는 게 핵심이다.” -리듬감을 살리는 게 중요한 듯하다. “‘이 소리가 아닙니다’를 예로 들면, 첫 음절인 ‘이’에 이어 다음 어절인 ‘소리가’는 연이어 빠르게 발음하고 곧이어 ‘가’는 높은 음으로 강세를 준다. 잠깐 호흡을 끊은 후 뒤이어 ‘아닙니다’를 앞 음절과 달리 낮은 음으로 연이어 빠르게 발음한다. ‘카톡왔숑’도 처음 두 음절 ‘카톡’에 비해 세 번째 음절 ‘왔’은 조금 더 낮은 음으로 발음하고, 네 번째 음절 ‘숑’은 세 번째 음절보다 더 낮은 음으로 발음한다. 앞 세 음절은 스타카토 형식으로 짧게 끊는 빠른 음절로 연이어 발음하고, 마지막 음절은 앞 세 음절보다 다소 길게 발음하는 형식이다. ‘쌩뚱맞죠’는 ‘쌩’에 강세를 주면서 다소 강하고 길게 발음하고, ‘뚱맞’은 짧은 연음으로, ‘죠’는 억양이 약간 올라가면서 다소 길게 발음한다.”-카톡 알림음 중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목소리를 흉내 낸 것도 있었다. 상표권 침해 소지가 있는 건가. “유명인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걸로 식별력 있게 가공했다면 인정할 것인가 하는 게 논쟁거리이자 앞으로 정비해야 하는 정책과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기 목소리 도용을 이유로 초상권 침해로 소송을 건다면 논쟁이 될 수도 있다. 상표법상 유명인의 성명, 초상권 등은 현재 등록 불허 대상이다.” -기업에서 소리상표를 등록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 “상표전쟁이 엄청나게 치열하다. 악용하는 사례도 많고 분쟁도 많은 게 사실이다. 아직까진 소리상표를 둘러싼 분쟁 사례는 없지만 향후 격화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외국에서 도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령 대웅제약 광고에 등장하는 ‘우루~사’는 현재 소리상표로 등록이 안 돼 있는데, 혹시라도 다른 기업이 비슷한 느낌으로 도용을 한다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말해 주고 싶다.” -소리상표 출원 현황은. “소리상표는 특수상표의 일종이다. 특수상표에는 냄새상표, 소리상표, 입체상표, 위치상표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입체상표가 70%가량을 차지한다. 21%가량이 소리상표다. 등록률은 50% 미만이다. 통상 경력 3년 이내인 심사관들은 한 건 심사하는 데 4~5시간쯤 걸리고, 그다음에 내가 2시간가량 걸려서 심사를 완료한다. 심사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에 며칠 이상 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억에 남는 소리상표는 어떤 게 있나. “팔도비빔면 광고에 등장하는 ‘팔도비빔면~’을 소리상표로 등록시켰던 게 기억이 난다. 내가 심사했던 소리상표 중에선 가장 긴, 장음 소리상표였다. ‘청정원~’은 내가 직접 심사하지는 않았지만 국내 첫 소리상표라 특별한 느낌이다. 소리상표 심사를 담당하기 시작한 건 2017년이었다. 내가 일하는 화학식품상표심사과는 상표 분류에 따르면 3류(화장품), 5류(약제), 29·30류(식품)를 주로 담당하는데 나는 일반상표 심사와 소리상표 심사를 병행하고 있다.” -소리상표 심사 업무를 하면서 좋은 점은. “기업이 광고 마케팅 일환으로 소리상표를 출원하는 건데,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보람을 느낀다. 소리상표가 꼭 대기업의 전유물은 아니다. 중소상공인이나 일반인이라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소리상표도 강력한 판매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다. 짧은소리만으로도 그 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중소상공인들에게 강연 등 교육을 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얼마 전 지인들과 밥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식당 사장이 독특한 광고문구를 사용하는 걸 들었다. 그 사장에게 내 소속은 말하지 않은 채 넌지시 ‘그런 것도 상표 인정을 받을 수 있으니 특허청에 신청해 보라. 소리도 좋은 광고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줬다.” -교육학 박사가 소리상표 심사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08년 경력채용으로 특허청에 들어왔는데 그때 입직 분야가 발명 교육(창의성)이었다. 교육대학을 졸업한 뒤 1992년부터 2008년까지 대구와 경북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학업을 병행해서 2005년에는 경북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고 귀한 일이지만 교육학 공부를 하면서 교육정책을 다뤄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교육부 경력채용에 도전해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던 차에 특허청에서 발명 교육을 담당하게 됐다. 4년가량 발명 교육과 발명 진흥 정책 관련 업무를 했다. 개인적인 성취감이 있었다. 특허청에서 다루는 다양한 업무를 알게 되면서 새로운 일을 해 보고 싶어서 심사 부서에 지원했다.”
  • 김진열 군위군수 당선자가 ‘축산 악취’ 잡기에 총대 멘 이유는

    김진열 군위군수 당선자가 ‘축산 악취’ 잡기에 총대 멘 이유는

    김진열(사진) 경북 군위군수 당선자가 취임에 앞서 지역의 고질적 현안인 축산 악취 잡기에 총대를 메고 나서 관심을 끈다. 김 당선자가 20년간 6선 군위축협조합장을 지낸 축산 전문가여서 주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25일 민선8기 군위군수직 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김 당선인은 농업·농촌 살리기 프로젝트로 ‘축산 냄새 없는 깨끗한 환경 조성’을 공약했다. 이는 김 당선자가 선거 과정에서 ‘공유, 공론, 공감하는 군정’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6개 분야 70개 중점 사업 공약 가운데 하나다. 그는 당선 이후 가장 먼저 축산악취 저감 자문위원회(T/F팀)를 꾸리도록 했다. 오래 전부터 퀴퀴한 축산 악취로 지역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주민들이 고통받는 현실 개선이 시급하다는 절박한 인식에서다. 이에 최근 축산 악취 관련 대학교수, 군위지역 축산농가 및 상권 대표 등 20명으로 자문위원회가 구성됐고, 지난 20일 군위읍 국민체육센터에서 첫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는 서일환 전북대 농업생명 공학과 교수의 축산악취 현황 및 저감 방향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관련 자료 토의, 향후 악취 저감 대안 등이 제시됐다. 축산농가 대표와 전문가 간 활발한 토론도 이어졌다. 인수위는 앞으로 군위지역 축산 악취 저감 실효성 방안 및 중장기 계획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당선자는 이런 모든 과정을 직접 꼼꼼히 챙기는 등 ‘클린 군위 건설’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에서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주민 김모(67·군위읍)씨는 “1980년대 말부터 군위읍을 중심으로 효령·의흥·우보면 일대에 들어선 대형 돈사 등에서 발생되는 심한 악취로 주민들이 밤낮없이 고통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 중앙고속도로 및 국도 5호선 이용객들에게도 큰 불편을 끼치고 있다”면서 “김 당선인이 이런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선 것에 박수를 보내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축산 전문가 출신인 군수라고 별수 있겠느냐’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주민은 “행정 당국이 지난 수 십년간 축산 악취의 주범인 돈사 악취 해소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한때는 경찰까지 나서 돈사 악취와의 전쟁을 벌였으나 번번이 실패했다”면서 “시가지 인근에 대규모 돈사가 그대로 존치되는 한 누구도 근본적인 악취 해소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군위지역에서는 40여 양돈농가가 10만 2500여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이는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영천(21만 2000마리), 고령(13만 7000마리), 안동(12만 7000마리)에 이어 4번째 규모다.
  •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하략) -박인환 ‘목마와 숙녀’ 실존주의와 허무주의, 전쟁의 폐허 위에 돋아난 전후문학은 위태로운 두 개의 지지대에 기대어 있었다. 지적 허영과 감상주의라는 비판이나 비난을 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은 사람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았다.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기도 했다. 1965년 1월 10일 저녁, 자살을 결심한 전혜린이 은성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인 ‘명동 백작’ 이봉구는 세 가지 술자리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첫째 정치 얘기를 꺼내지 말 것, 둘째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험담을 하지 말 것, 셋째 돈 빌려 달라는 소리를 하지 말 것. 너나없이 하는 추태를 금했던 이봉구의 술자리는 문단사에서 특이하게(?) 조용하게 시작돼 조용하게 끝난 것으로 전해진다.박인환은 가장 1950년대적인 시인으로 평가된다. 1926년생인 박인환을 1921년생인 김수영과 비교하는 이들도 있지만, 박인환의 시에서 드러나는 모더니즘적 요소는 서울대 국문과 교수 방민호의 표현대로 그를 ‘이상 문학의 현대성의 가장 중요한 계승자’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시인 이상은 박인환이 아직 소년이던 1937년에 폐병으로 죽어 두 사람이 살아 만난 적은 없지만, 문학의 후배인 박인환은 그에게 애정과 동질감을 느꼈다. 박인환에게 이상은 ‘빈사의 구렁텅이에서 우리 문학에 따뜻한 손을 빌려준 정신의 황제’, ‘죽은 아폴론’이었다. 3월 17일 그 아폴론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를 써서 한국일보에 발표하고, 박인환은 제주(祭酒)이자 ‘망각의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사흘 동안 내리 마시고 또 마셨다. 마지막 날에 박인환이 먹은 음식이라곤 화가 김훈이 사준 짜장면 한 그릇이 전부였고, 불운하게도 빈속에 억병을 쏟아붓기에 그는 타고난 두주불사가 아니었다.‘인간은 소모품, 끝까지 정신을 섭렵해야지.’ 아폴론의 죽음을 애도하는 제의(祭儀)의 첫날, 박인환은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이진섭에게 메모 한 장을 건넸다. 메모에 적혔던 말은 그대로 유언이 됐다. 시인답다. ●영화 보다 들켜 중학교 퇴학당한 소년 강원 인제에서 태어난 박인환이 보통학교 4학년 때 사업차 상경한 아버지를 따라와 산 곳이 원서동 134-8번지였다. 안국역에서 내려 계동을 지나 창덕궁 담을 끼고 돌아 골목을 걸었다. 경복궁은 광화문과 종로, 덕수궁은 시청과 서대문에 가까워 친숙한 데 비해 창덕궁은 창경궁과 함께 도심에서 비켜나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요란한 금박을 입힌 한복을 입은 아가씨들도 다른 곳보다 드물게 보인다. 한식집 용수산을 지나 조금 더 가니 덴마크식 오픈 샌드위치를 파는 한옥 양식당 소공헌 옆으로 좁은 골목길 하나가 나타난다. 번지수에 해당하는 도로명 주소 창덕궁길 47-4가 어린 박인환이 살던 곳인데, 없다. 창덕궁길 47-2와 47-3, 47-7과 47-8은 있는데 그사이의 번지수 자리에는 주차장과 창고와 공터뿐이다. 표지 하나 없는 창고 위 공터가 집터이리라 짐작하면서 허공을 사진 찍노라니 마음이 헛헛하다. 세월이 가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이곳에서 경기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박인환은 시와 영화에 매료됐다. 소년 박인환의 책상 서랍에는 외국 영화 포스터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상상력과 열망은 학교에 갇혀 있을 수 없었다. 지금의 서울시의회 별관 자리에 있던 부민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들켜서 경기중학교를 퇴학당했고, 관립 평양의학전문학교를 다니다가 문학의 꿈을 버리지 못해 중퇴했다. ●한때 서점 열어 문인들 밥값 책임져 일제강점기의 메이지마치에서 해방 후 이름을 되찾은 명동으로 돌아온 박인환은 종로3가 2번지(지금의 낙원동 입구)에 서점을 열었다. 아버지한테서 3만원을 얻고 이모에게서 2만원을 빌려 차린 ‘마리서사’(茉莉書舍)였다. 서점에서 파는 책의 대부분은 박인환이 갖고 있던 외국문학 서적이었고, 자기 책을 팔아 번 돈으로 박인환은 문인들에게 밥을 샀다. 장사는 애초에 망조였다. 프랑스의 화가이자 시인인 마리 로랑생의 이름을 붙인 ‘마리서사’는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지만, 박인환은 그곳에서 손님으로 왔던 이정숙과 만나 결혼을 했다. 170㎝의 늘씬한 키에 진명여고를 다닐 때 농구부에서 포워드 포지션을 담당했던 여성잡지 기자 이정숙, 그녀는 박인환 시의 첫 독자였고 장안의 영화 개봉작을 함께 섭렵하는 단짝이었다. 명동 거리에 나타나면 ‘한 쌍의 학(鶴)과 같다’고 문우들의 찬탄을 받던 그들은 1948년 화창한 봄날에 덕수궁에서 신식 결혼식을 올림으로써 낭만적인 연애의 정점을 찍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동화를 쓰고 싶지만, 어른들의 세상은 동화처럼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공터로 남은 원서동 134-8번지를 등지고 안국역을 지나 광화문역에 잇닿은 교보빌딩으로 향했다. 그곳 주차장에 또 다른 박인환의 집터와 표석이 있다.‘박인환 집터: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1926~1956)이 1948년부터 1956년까지 거주하며 창작을 하던 장소이다. 1955년 첫 시집인 ‘박인환선시집’을 냈으며 ‘목마와 숙녀’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남긴 ‘세월이 가면’은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불렸다.’ 세종로 135번지, 지금의 교보빌딩 주차장 자리는 박인환의 아내 이정숙의 친정이었다. 원서동 시댁에서 밤마다 친정이 그리워 우는 아내를 위해 박인환은 처가살이를 했다. 애지중지 귀동녀로 자란 이정숙은 가난한 시인의 아내로 살기에 너무 현실감각이 없었다. 그들은 여전히 사랑했지만 밥벌이는 팍팍하고 현실은 고단했다. 6·25전쟁이 발발해 대구로 피란을 갔던 박인환은 생활고 때문에 종군기자로 전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광화문 집터 곁 벤치에 염상섭 동상 주차장은 거닐기에 좋지 않은 장소다. 연신 들고나는 차들이 혼을 뺀다. 잠시 다리쉼을 할 곳을 찾다가 문득 교보문고 입구의 벤치가 생각났다. 그 벤치 한편에는 종로에서 나고 자란 소설가 염상섭의 동상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염상섭의 호는 횡보(橫步), 늘 술에 취해 걸음걸이가 횡보하는지라 횡보였다. 이봉구의 소설 대목마따나, 술의 중량(重量)과 싸우는 것을 인생의 중량과 싸우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탓일까? 작가라는 작자들은 그리도 원수진 듯 술을 퍼먹는다. 박인환도 결국 술로 죽음을 맞았다. 당시 9세였던 박인환의 맏아들 박세형은 67세가 되어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마지막을 이렇게 기억했다. “그날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들어와 토를 하시니 제가 등을 쳐 드렸습니다. 입에서 활명수 냄새가 났던 것으로 기억해요. 안 되겠다 싶어 어머니는 의사 선생님을 모시러 뛰어가셨어요. 그때 밤 9시가 넘고 있었어요.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빈손으로 오셨습니다. 이미 아버진 눈을 감으셨어요.” 1956년 3월 20일 오후 9시, 박인환은 세상을 떠났다. 3월 17일부터 평소 그리도 좋아했던 죽은 아폴론, 이상(李箱)의 기일을 맞아 사흘간 폭음한 끝이었다. 그러나 이상이 실제 죽은 날은 3월 17일이 아니라 4월 17일이었다. 잔혹한 착각, 명백한 자멸이었다.박인환이 떠난 자리에서 멀지 않은 염상섭 벤치에는 동상 옆구리에 얼굴을 묻고 한 술꾼이 잠들어 있다.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혹은 그의 무구한 꿀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사진을 찍고 돌아선다. 세월이 가도, 술병에서 떨어진 별같이 뜨거운 그들의 이름만은 종내 사라지지 않는다. 소설가
  • [단독] 심장 뛰는 녀석들에게 또 주사기를 찌릅니다[2022 유기동물 리포트]

    [단독] 심장 뛰는 녀석들에게 또 주사기를 찌릅니다[2022 유기동물 리포트]

    버려진 개들이 길거리를 헤매다 시군구의 동물보호소 요원에게 포획되면 일정 기간 이후 안락사된다. 유기동물이 당하는 안락사는 사전적 정의와 딴판이다. 건강할지라도 허락된 시간이 지나면 죽어야 한다. 강제로 삶과 작별하는 동물도, 멀쩡한 생명을 끊어야 하는 수의사도 참극의 주인공들이다. ‘2022 유기동물리포트: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 2회에서는 현 제도의 불합리를 수의사 성준우(사진·46)씨의 사연으로 증언한다. 전국 수의사 157명의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도 함께 진행했다.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 광주시 경안천변 인근 야산. 200평 남짓한 견사에 약 500마리의 유기견이 있다. 지금까지는 꽤 운이 좋은 편인 아이들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죠.” 수의사 성씨의 말투에 절박감이 배어 있다. 성씨도 10여년 전까지는 평범한 수의사였다. 시청에서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과 유기·유실동물 보호소 운영 사업을 위탁받아 돈을 벌었다. ‘유기견을 잡아가 달라’는 민원이 들어오면 현장에 나가 개를 포획하고, 응급처치 뒤 보호소에서 열흘간 데리고 있다가 원 보호자나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시키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 “처음에는 안락사시켰죠. 그게 법이었으니까요.” 2013년, 그에게 ‘사건’이 있었다. 보호소를 자주 찾아와 용변을 치우고 산책시켜 주던 봉사자들이 성씨를 설득했다. “법이 그렇다고 해서 안락사를 시켜서 되겠느냐고 하셨어요. 저도 아픈 동물 살리려고 수의사 된 건데…. 그때 마음이 움직였어요.” 당장 돈이 문제였다. 시청에서 주는 유기견 한 마리당 보호비용은 열흘에 8만원. 그 기간에 갈 곳을 찾지 못한 강아지를 안락사시키는 대신 계속 보호하면 추가 비용이 든다. 이는 오롯이 수의사의 몫이 된다. 다행히 봉사자들이 차린 용인시동물보호협회(용보협)가 성씨와 비용을 반씩 부담해 보호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성씨와 용보협은 크게 다치거나 늙고 병든 동물을 빼고는 모두 살렸다. 하지만, 선의로만 버텨내기에는 현실이 녹록치 않았다. 지자체에서 주는 돈으로는 버려진 동물을 열흘간 보호하는 것조차 벅찼다. 설상가상으로 입양 가지 못해 보호소에 남은 유기견이 계속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탓에 지난 2년간 해외 입양 길이 막히다시피 했다. “몸집이 큰 진도 믹스견은 국내 입양이 어려워요. 외국으로 보내야 하는데 그게 어려우니….” 성씨는 난감해했다.  직원 뽑을 비용이 부족하니 버려진 동물을 구조하는 일도 직접 한다. 지역 특성상 주로 고속도로 등에서 유기동물이 발견된다. 차들이 시속 100㎞로 달리는 고속도로변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를 구조하는 건 두려운 일이다. 실제 유기견을 구조하다가 소방대원이 사고로 숨지기도 했다. ‘안락사 안 시키고 입양을 잘 보낸다’는 평판은 오히려 독이 됐다. “그 소문 탓에 더 버리는 것 같았다”고 했다. 오죽했으면 유기견이 동네에 돌아다녀도 차라리 신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것이 강아지도 살고, 예산이 없어 허덕이는 자신도 사는 길이었다. 이제는 한계에 이르렀다. 더 물러설 수도, 나아갈 수도 없는 막다른 상황. 보호소의 유기견은 약 500마리로 늘어났다. 길게는 2년 이상 이곳에서 지낸 개들이다. 사료값만 매달 500만원 남짓 든다. 유기동물의 죽음을 ‘외주화’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답변은 늘 같다. “안락사를 늘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대답이다. 마리당 8만원을 지급하던 보호료를 올 3월부터 10만원으로 늘려 준 게 전부다. 성씨와 함께 유기견을 지켜온 기미연 용보협 대표가 말한다. “개인 독지가로서 어떻게든 생명을 살려보려고 부지 마련을 위해 1억원을 내놨는데도 소용 없어요. 농지에선 동물을 키우지도 못하게 해 대지로 바꾸는데 또 몇 억 원이 들죠. 결국 깨달은 것은 이 나라는 집 잃은 개가 구조되면 안 되는 곳이라는 사실입니다.”성씨는 곧 닥칠 일을 예감한다. “다른 병원들은 안락사 한 다음날 문 닫는대요. 수의사도 마음이 힘드니까.” 살릴 수 있는 생명을 보냈다는 죄책감과 생명을 끊은 의사라는 비난에 괴로워하는 수의사 동료가 많다. 유예된 트라우마는 조만간 그를 덮칠 것이다. 이 불안의 정체를 아무도 알지 못한다. 이름을 잃어버린 보호소의 강아지들만이 위기의 냄새를 직감한 것일까. 서로를 위로하듯 숨죽인 채 뒹굴고만 있다. ※성준우 수의사와 용인시동물보호협회가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강아지 입양을 원하시는 분들은 광주TNR동물병원(전화:031-798-7583)으로 연락주세요. 한 마리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많은 독자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숍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찍찍, 돈 냄새다!” 중국서 잡힌 현금 절도범, 알고 보니 생쥐

    “찍찍, 돈 냄새다!” 중국서 잡힌 현금 절도범, 알고 보니 생쥐

    중국 농산물 시장의 한 정육점에서 1800위안(약 35만 원) 상당의 현금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이 밤샌 수사 결과 유력한 용의자로 생쥐 한 마리를 지목했다.  중국 매체 베이징칭녠바오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남부 도시 루저우시의 한 농산물 시장 내 정육점 주인은 최근 들어와 현금이 자꾸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의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짐작했던 주인은 결국 관할 파출소에 총 1800위안의 현금 도난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은 이 정육점이 입점해 있는 이 지역 농산물 시장 주변 상점 주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현금 절도와 관련한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급기야 관할 공안국은 농산물 시장의 상가 주변과 정육점 내부 안쪽에 설치된 폐쇄회로 CCTV에 담긴 영상을 밤새워 조사한 결과 우연히 영업이 종료된 늦은 새벽 시간에 정육점 내부에서 작은 불빛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두 개의 작지만 뚜렷한 빛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공안들은 곧장 정육점 안쪽 내부의 공간을 수사했고, 그곳에서 작은 생쥐 한 마리가 주인장 몰래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던 것.  관할 공안국이 폐쇄회로 영상 속에서 찾은 두 개의 작은 빛은 어둠 속에 생쥐의 두 눈이 카메라 빛에 반사돼 보인 빛이었다.    공안들은 생쥐가 주로 이동했던 경로를 따라 수색하던 중 가게 안쪽에서 주인장이 방치했던 차량 타이어 한 개를 찾아내고 그 안에 들어있던 현금 1800위안을 발견했다.  사건을 관할했던 공안국 관계자는 “생쥐 한 마리가 돈을 훔쳐 달아낸 뒤 자신만을 위한 황금 집을 쌓았다”면서 “요즘 누구나 자신 소유의 집 한 채를 가지고 싶어하는데, 생쥐도 스스로를 위한 황금 집을 쌓은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한동안 끊이지 않고 사라지는 현금 때문에 마음 졸였던 정육점 주인은 범인이 생쥐였던 것을 확인하자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하지만 생쥐가 절도한 현금 중 상당수가 이미 찢어지는 등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교환이나 사용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전체 지폐 중 약 절반 이상이 훼손된 경우에도 원래 모양대로 붙여, 회복이 가능할 시에만 새 돈으로 교환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절반 이상 훼손된 지폐의 경우 파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편, 이번 사건처럼 ‘돈 냄새’를 맡고 현금 몰래 절도한 생쥐 사건은 중국 각 지역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 상하이시 바오산의 한 슈퍼마켓에서 현금 2000위안을 물고 달아난 생쥐 한 마리가 출동한 공안에 붙잡힌 사건이 발생했었다.  슈퍼마켓 벽 안쪽에 작은 구멍을 뚫고, 주인 몰래 절도한 현금을 모았던 생쥐 한 마리로 인해 이 일대 상점들이 절도 혐의를 받으며 일제히 수사 물망에 올랐던 것.  이때 출동한 공안이 우연히 발견한 벽 내부 안쪽의 구멍에서 다량의 현금들이 발견되며 사건은 일단락 됐다.  
  • 눈·비 맞으며 배달…보육원에 치킨 선물했습니다

    눈·비 맞으며 배달…보육원에 치킨 선물했습니다

    “잘 먹었다는 보육원의 연락, 뿌듯합니다.” 퇴근 후 배달 일을 해 번 돈으로 보육원 아이들에게 치킨을 선물한 한 청년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투잡으로 배달 일을 하고 있는 A씨는 13일 자신이 번 돈으로 보육원 아이들에게 치킨을 선물하게 된 이야기를 전했다. 본업을 마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배달을 나갔다는 A씨는 “배달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급한 거 막고 나면 기부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일 프랜차이즈 가게에 들러 치킨 220조각을 주문했다. 그는 “브랜드 치킨으로 여러 마리 시켜주고 싶었지만 정해진 금액 내에서 해야 하고 형편이 넉넉지 못했다. 1+1로 해야 금전적 부담도 덜고 수량도 여유 있을 거 같았다”라고 말했다. A씨는 치킨을 120조각과 100조각으로 나누어 보육원 두 곳에 각각 전달했다. 이 중 한 곳은 A씨가 직접 방문해 전달했다. 그는 “애초 한 곳의 보육원에만 기부하려고 했으나 몇 군데 전화를 해보니 보육원에 아이들이 예상보다 적었다. 또 대부분 외곽이라 배달 주문이 안 돼 한 곳은 직접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맛있게 먹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A씨는 “처음부터 택시 타고 갈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양이 많고 무거울 줄 몰랐다. 택시에 치킨을 실을 때 한 할머니가 도움을 줬고 택시 기사는 진동하는 치킨 냄새를 양해해 줬다”라고 전했다. 보육원에 무사히 도착한 그는 직원들의 도움으로 치킨 기부를 마쳤다. A씨는 “나도 몇 조각 사서 집에 와 먹고 야간에 다시 돈 벌러 배달 나갔다”라며 “직원분에게 애들 잘 먹었다고 연락 왔는데 뿌듯했다”라며 “그냥 맛있게 먹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나중에 형이 배달 더해서 한 번 더 놀러 갈게”라고 적었다. A씨의 치킨 기부를 받은 보육원 측은 “아이들에게 하루 간식비로 나오는 지원금이 1000원이다. 코로나 시기에 아직도 많은 분들이 이렇게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 [STOP PUTIN] 우크라 여성 “우릴 감자포대 다루듯” 이름도 섬칫한 ‘여과 캠프’

    [STOP PUTIN] 우크라 여성 “우릴 감자포대 다루듯” 이름도 섬칫한 ‘여과 캠프’

    러시아군이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구조한다며 자국으로 강제 이주시키기 위해 임시 캠프를 운영하고 있는데 러시아 병사들이 ‘여과(filtration) 캠프’라고 부른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캠프 명칭부터 인간적이지 못한 냄새가 물씬 풍긴다. 신문은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러시아의 한 도시로 강제 이주를 당할 뻔한 여성이 “우리를 포로나 범죄자로 취급했다. 무슨 감자포대 다루듯 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이 시설은 1990년대 말 체첸 전쟁 당시 반군을 찾아내기 위해 러시아군 등이 운영한 시설로 ‘여과 수용소’, ‘정화 캠프’로도 불렸다. 특히 민간인에 대한 구타·고문으로 악명높았다. 1980년대 군부 독재 시절 우리나라에서 사회 정화를 명분으로 운영된 삼청교육대와 비슷하다. 신문은 여성의 증언을 토대로 마리우폴 인근 베지멘네에 문제의 캠프가 구축돼 운영되고 있음을 위성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리우폴은 동부 돈바스의 중심 도시로 러시아 병사들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병사들이 캠프 운영과 강제 이주에 협력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 여성은 마리우폴의 대피소에서 가족과 함께 은신하다 친러 반군 병사들의 눈에 띄어 문제의 캠프로 옮겨졌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캠프에서 러시아 병사들이 한 명씩 불러내 사방에서 사진을 찍고, 지문을 채취했다. 또 휴대전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라고 강요했고 군인들은 모든 휴대전화 데이터를 컴퓨터에 다운로드했다. 여러 차례 신문도 이뤄졌다. 우크라이나군에 가족·친지가 복무하고 있는지,우크라이나에 남겨둔 가족이 있는지 등을 캐물었다. 마리우폴 당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고 한다. 이 여성은 WP에 “(러시아 측이) 고마운 줄 알라고 하더라. 샌드위치도 주고 대피도 시켜줬다면서”라며 “우리를 해방해줬다고 하더라. 대체 어디에서 해방됐다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 뒤에는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요원의 심층 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FSB 요원은 소셜미디어 비밀번호를 내놓으라고 압박했고, 우크라이나군의 움직임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실토하라고도 요구했다고 이 여성은 전했다. 이런 조사가 진행되는 사이 이곳저곳에서 비슷한 처지의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캠프로 실려 왔다고 했다. 신문을 마친 뒤 이 여성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호송 차량에 실려 아조우(아조프) 해의 항만 도시 타간로그에 이르렀을 때에야 러시아군이 일행을 자국 도시 블라디미르로 이주시킬 계획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블라디미르는 마리우폴에서 약 1000㎞,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약 140㎞ 떨어진 도시다. 그는 현장의 군인들에게 ‘근처에 일행을 받아줄 친구 집이 있다’고 설득해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한다. 물론 러시아 편이라고 거짓말도 늘어놓은 덕이었다. 이어 기차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러시아를 벗어났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어머니와 남자형제, 할머니와 함께 러시아 국경을 걸어서 넘어 유럽연합(EU)의 한 나라에 있다며 러시아 친척들에 폐를 끼칠까봐 이름을 밝히지 못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마리우폴 주민을 러시아나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강제로 이주된 주민 수가 40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러시아도 40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이 이주한 것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모두 자발적으로 이주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러시아군은 “위험한 우크라이나와 도네츠크·루한스크(루간스크) 지역에서 러시아로 대피한 인원이 50만명”이라고 밝혔다. 돈바스 지역 친러 반군조직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지도자도 마리우폴에서 14만명이 러시아나 DPR 지역으로 대피했다고 주장했다. AP 통신은 이 발언의 진위를 검증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인의 러시아 강제 이주설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AP는 전했다. 인구 40만명이 넘던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집중 포위공격에 도시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시 당국은 포위공격으로 지금까지 약 5000명이 사망했으며 29만명이 도시를 떠났다고 밝혔다. 17만명은 식량이 바닥나고 수도가 끊긴 이 도시에 머무르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 [월드피플+] “엄마, 죽기 싫어요. 죽기에 전 너무 어려요” 6살 우크라 소년의 죽음

    [월드피플+] “엄마, 죽기 싫어요. 죽기에 전 너무 어려요” 6살 우크라 소년의 죽음

    “엄마, 죽기 싫어요. 죽기에 전 너무 어려요.” “무슨 소리야,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몇 시간 후, 6살 우크라이나 소년 막심 프랑코는 엄마 무릎 위에서 숨을 거뒀다.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러시아군 포탄이 떨어졌다. 키이우 한 아파트에 살던 소년 막심의 가족은 서둘러 피란길에 올랐다. 소년의 어머니 안나 체첼니츠카(31)는 “근처 사는 친척 초대를 받아 놀러 간 사이 폭격이 심해졌다. 아이들을 데리고 친척 가족과 함께 다른 친척이 사는 리브네 지역으로 향했다. 아이들이 불안해했다”고 밝혔다. 특히 안나의 막내아들 막심은 “죽기 싫다”며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 죽기에 자신은 너무 어리다며 공포에 떠는 아들을 엄마는 ‘아무 일 없을 것’이라고 다독였다.가족 6명은 차 한 대를 함께 타고 계속 서쪽으로 달렸다. 겨우 키이우 외곽 우크라이나군 검문소 앞에 도착한 그때,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격이 시작됐다. 빗발친 러시아군 총탄에 운전대를 잡은 안나의 친척 남성 올렉산드르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그의 아내 나탈리아는 총 10발을 맞고 쓰러졌다. 뒷좌석에 탄 안나와 아이들도 모두 총에 맞았다. 안나는 머리에 총을 맞았고, 안나의 딸 알리나(13)는 오른손과 왼쪽 무릎에 총상을 입었다. 친척 어린이 보보(13) 역시 얼굴과 몸에 5발의 총알을 맞았다.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쏟아졌고 사람들은 우왕좌왕했다. 안나는 무릎에 앉힌 아들을 안고 필사적으로 차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아들 막심은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어머니 안나는 22일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막심을 끌어냈을 땐 이미 사망한 뒤였다. 나는 아들 시신을 끌어안고 비명을 지르며 돌아다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의식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안나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 곁은 딸이 지키고 있었다. 이후 안나는 누군가 부른 구급차를 타고 딸과 함께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안나도, 딸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같은 병원으로 이송된 친척 여성과 그의 아들도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안나는 부상과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넋을 놓고 말았다. 안나는 “입원 첫날 나는 누구와도 의사소통할 수 없었다. 심지어 다친 내 딸을 밀쳐내기까지 했다. 내 아들 어디 갔느냐고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그 사이, 아들의 시신은 병원 바닥에 방치됐다. 전쟁통에 시신을 수습해줄 이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데일리메일은 소년 막심의 시신이 상자로 대충 덮여 있었다고 전했다. 안나는 며칠 뒤에야 영안실로 옮겨진 아들의 시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아들이 옆구리와 등에 총 7발을 맞았더라. 내가 아들을 구했어야 했다. 아들을 보호하는 게 엄마인 내 의무였지만 실패했다.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가슴을 쳤다.지난 8일, 안나는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머리에 박힌 총알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동안 아들 막심의 시신은 안나의 전 남편이 수습했다. 안나는 “딸 알리나의 아버지, 전남편이 막심을 묻어줬다. 막심의 친아버지도 아닌데 그렇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가 러시아의 침공 직전인 지난달 내 생일 때 돌아가셨는데, 아들은 그 옆에 묻혔다”고 덧붙였다. 안나는 현재 르비우 오빠 집에 머물며 회복 중이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거의 제정신이 아니다. 그러나 안나는 전쟁의 참혹함을 세상에 알리고자 인터뷰에 응했다. 안나는 “이혼 후 어렵게 살았다. 돈이 궁했고, 청소 일을 하며 겨우 먹고 살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란 아들은 나이보다 성숙했다”고 말했다. 이어 “겨우 6살이었지만 아들은 늘 어른스럽게 행동했다. 방 청소며 설거지며 늘 나를 도와주려 했다. 잔소리하지 않아도 알아서 숙제를 했다”고 오열했다.안나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왜 총에 맞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 유리는 투명했다. 누구든 여자와 아이들이 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운전도 천천히 했다”고 토로했다. 안나는 “가여운 딸 알리나가 머리를 다친 나보다 더 많이 그날 일을 기억하고 있다”며 전쟁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안나는 이어 “코끝에서 아들 냄새가 난다. 아들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꿈에 자꾸 아들이 나온다”면서 괴로움을 드러냈다.
  • [조재원의 에코 사이언스] 위기 없는 기후위기/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조재원의 에코 사이언스] 위기 없는 기후위기/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장터에서 구걸하는 품바는 멋들어진 타령도 하는 민중 예술가였는데 바가지가 트레이드마크였다. 목마르면 물 마시는 그릇으로, 밥 먹을 땐 밥그릇으로, 동냥할 땐 동냥통으로 사용했다. 타령을 할 때 바가지는 악기 역할까지 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 밥, 동냥, 타령을 만나 품바 바가지의 본질은 비로소 드러난다. 기후위기의 본질이 제대로 드러나려면 품바 바가지처럼 비어 있어야 한다. 바가지 속에 밥과 돈이 차 있으면 타령할 때 제대로 쓸 수 있겠는가. 그런데 지금 기후위기가 대중에게 전달될 때 많은 것이 이미 채워져 있다. 정부 간 협약,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목표, 탄소세와 각종 세제지원 등이다. 대중에게 기후위기는 정책 실현을 위해 지켜야 할 의무들로 가득 차 있는 모양새이다. 잘해야 모범국민이고 자칫 잘못하면 범법자가 될 수도 있다. 정부와 관련 위원회는 기후위기가 가져올 일자리와 경제 성장 기회만 강조한다. 위기는 선택을 전제로 하는데 기후위기에서는 대중의 선택이 대부분 막혀 있다. 기후를 ‘인류의 성품’이라고 해석한다면, 현재 기후위기란 대중이 개입할 수 없는 ‘기후’이며, 대중의 성품이 반영될 여지가 없다. 위기 없는 기후위기인 셈이다. 기후위기는 수많은 기회 속에서 끊임없이 선택해서 형성해 온 인류의 성품이며, 미래인류 성품 형성을 위한 또 다른 선택도 요구한다. 선택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기후위기의 본질이 달라진다. 기후위기가 대중의 성품이 되려면 대중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가 공급하는 전기에는 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 구분이 없지만, 대중이 사용하고 전기료를 낼 때는 구분할 수 있다. 화력, 태양광, 원자력, 풍력, 바이오, 수력 발전 전기를 ‘선택’하고, 작은 차이지만 다른 전기료를 내는 것으로 정부 정책을 따르는 국민에서 직접 ‘선택’하는 대중이 되는 것이다. 집, 대중교통, 직장, 카페에서 선택하고 다른 요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기후위기 참여 의지를 보일 수 있다.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 선거까지 기다려야 하는 국민에서 시시각각 의지를 보여 주는 주체적 대중이 될 수 있는 길은 첨단 디지털기술 시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무대로 뛰어든 품바가 고약한 냄새와 땀방울을 관객에게 뿌리면 관객들은 소리지르며 피하지만 싫어하지는 않았다. 품바와 관객은 그렇게 하나가 됐다. 대중과 한바탕 기후위기 본질을 드러낼 대통령 당선자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정부가 기후위기의 모든 걸 정책으로 결정한 후 국민에게 제공만 하지 말고 대중과 함께 기후위기의 본질을 드러내는 작지만 중요한 국가가 이번엔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코르크 나무가 처음부터 와인 병마개가 아니었듯, 대중도 기후위기를 막는 코르크 병마개가 아닌 코르크 나무로서 주체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 [현장]“평생 겪어본 적 없는 재앙”…머리 위 헬기, 뜬 눈으로 지샌 이재민

    [현장]“평생 겪어본 적 없는 재앙”…머리 위 헬기, 뜬 눈으로 지샌 이재민

    사흘째 경북 울진부터 강원 삼척까지, 또 강원 강릉·영월 등지를 휩쓴 산불을 피해 피난했던 이재민들은 6일 잿더미가 된 터전을 둘러보며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수십년 눈에 익숙했던 고향 풍경은 간데 없고, 의탁해온 집은 무너져 내렸고, 날 풀리면 심으려던 감자씨마저 다 불에 타 한 치 앞날을 기약하기 어렵게 되어 버렸다.울진 주민 “봄에 심을 가자씨까지 다 타버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쯤 근처에서 발화한 산불에 놀라 가족과 함께 피신했던 장하중(57)씨는 이날 오후 82세 부친과 함께 경북 울진군 신화 2리의 집으로 돌아왔다. 장씨가 중학생이던 50여년 전 부친과 함께 지은 집은 형채를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슬레이트 지붕은 녹아 내렸고 가계를 책임졌던 집 건물은 물론 뒷마당의 양봉장과 닭장, 작은 배나무밭까지 애초에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탔다. 그 참혹한 풍경 속에서도 공간을 갈라가며 한 곳씩 안방, 부엌, 셋방 등을 구분하던 장씨는 결국 목이 매 말을 끝맺지 못했다. 장씨는 “인근 원자력발전소에 불이 미칠까봐 소방차 여러 대가 불에 타는 우리 집을 지나가는 모습을 무력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아버지의 82년 인생이 몽땅 들어있는 집인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세월이 송두리째 날아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가 집을 살피는 동안에도 아직 잡히지 않은 불길을 향해 소방 헬기가 수시로 머리 위로 지나갔다. 을진읍에서 최초 발화 현장인 죽변면에 가까워질수록 매캐한 냄새와 날리는 재가 마스크를 밀고 들어왔다. 이미 화마가 지나간 폐차장에선 채 꺼지지 않은 불씨가 연기를 내뿜었다. 울진에 10년 만에 최대 규모 피해를 입혔다는 산불에 고향을 잃은 이들은 막막해하며 뜬눈으로 밤을 샜다.250여명의 산불 피해 이재민이 대피한 울진읍 국민체육센터에서 이재민들은 담요를 덮고 산불 뉴스가 나오는 TV 앞에 모였다. 금성리의 김춘매(85)씨는 “마을 이장이 빨리 대피하라고 방송을 해 혈압약 하나 못 챙기고 급하게 나왔다. 죽지 못해 밥을 삼키지만 집이 홀라당 잿더미가 된 걸 보고 이틀째 잠도 못 자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지체장애인 전종두(58)씨는 “평생 처음 겪는 재앙”이었다며 “활동지원사가 산불 뉴스에 급히 차로 데리러와 대피할 수 있었다”고 급박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재민들은 평범한 일상을 하루빨리 회복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6세와 11세 자녀를 데리고 아내와 함께 대피한 전삼준(53)씨는 “월요일부터 아이들은 학교와 어린이집에 가야 할 텐데 짐을 못 챙기고 나와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다른 가재도구는 돈으로라도 해결하겠지만 아이들 사진 등 추억거리가 사라진 게 가장 아깝다”고 말했다. 집에 불이 붙는 것을 목격하고 부랴부랴 대피한 주미자(77)씨는 “봄에 감자씨를 심으려 했는데 집이 다 불에 타 봄 농사는 못 지을 것 같다”며 “그저께까지 아무렇지 않게 내 집에서 발 쭉 펴고 맘 편히 티비 보는 게 이젠 소원이 됐다”고 말했다.3년 전 악몽 되살아난 강릉...“하루아침에 잿더미”  산불 피해를 입은 또 다른 지역인 강릉 옥계 주민들은 3년 만에 다시 닥친 악몽에 몸서리쳤다. 한 주민은 “2000년대 들어 이번까지 4번의 대형산불이 마을을 덮쳤다”며 안타까워 했다. 마을 토박이인 신길선(83)씨는 “일제강점기인 8살 때 마을에 큰불이 난 이후 크고 작은 불은 많이 겪었지만, 3년 전 불 난리 악몽은 아직 남아있다”며 “이번에 또 큰불을 보니 잠을 잘 수 없다”고 고통스러워했다. 임모(52)씨는 “불을 내가 낸 건 아니지만 계속 산불이 나니 이제는 다른 동네 사람들한테 미안할 지경”이라고 했다. 옥계면에서는 2004년 3월 16∼17일 산계1리 금단이골 산불로 430㏊ 산림이 불에 탔고, 2017년 3월 9∼10일 산계리와 현내·낙풍리 산불은 160㏊에서 피해가 났다. 2019년 4월 4∼6일 옥계면 남양 1리 등 산불로 1033㏊가 불에 타고, 이재민 62가구 125명이 발생했다. 3년 만에 또다시 닥친 이번 산불로 400㏊가 넘는 숲이 불에 탔다.묵호등대와 논골담길로 유명해진 동해시 묵호동 일대 마을도 강풍을 타고 날아든 산불로 초토화됐다.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고 이른 아침 마을로 돌아온 주민들은 폐허로 변한 집터를 보며 말을 잊었다. 묵호등대를 중심으로 바다쪽 언덕에 자리잡은 논골길, 덕장길, 게구석, 산재골 등 4곳 마을은 거의 전소되다시피했다. 옹기종기 모여 있던 집 26채가 모조리 숯덩이로 변한 상태였다. 주민들은 대부분 70~80대로 어부로 평생을 살아온 이들이다. 화마가 마을을 덮친 것은 지난 5일 오전 10시 20분쯤이었다. 불씨가 포탄처럼 마을 여기저기로 쏟아졌다. 논골마을에서 40년을 살아온 최석상(80)씨는 “어부일을 접고 아내와 둘이 살아왔는데 옷가지 하나 건지지 못하고 정신없이 몸만 피했다”며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해 막막하기만 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최씨는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30분 정도 정신 없이 떨어졌다”며 “아내와 어떻게 마을을 벗어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이기선 묵호동장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연기와 불길속에 일부 주민들은 그릇에 물을 받아 지붕에 뿌리고, 젊은 사람들은 주민들을 대비 시키느라 아비규환이었다”며 “이제 갈 곳 없는 주민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여기는 중국] “잡았다 요놈!” 슈퍼마켓 현금 훔친 도둑 알고보니 생쥐

    [여기는 중국] “잡았다 요놈!” 슈퍼마켓 현금 훔친 도둑 알고보니 생쥐

    생쥐에게도 ‘돈 냄새’는 향기로웠던 것일까? 중국의 한 슈퍼마켓 안에서 쥐구멍을 뒤지니 생각지도 못한 현금 뭉치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23일 중국 현지 언론인 허쉰망에 따르면 상하이시 바오산(宝山)구의 한 슈퍼마켓 주인은 최근 들어 현금이 자꾸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의 계획적인 소행이라고 본 주인은 결국 경찰에 총 2000위안(약 37만7000원)의 현금을 도난당했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슈퍼마켓 전체를 샅샅이 뒤지며 단서를 찾았지만 절도 사건의 흔적은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았다. 우연히 슈퍼마켓 벽 모퉁이에 뚫린 작은 구멍을 발견한 경찰이 손으로 구멍 안을 휘저었다. 그러자 뜻밖에 구멍 안에서 여러 잡동사니와 함께 100위안짜리 지폐 조각이 계속 나왔다. 누군가 100위안(약 1만 9000원)짜리 지폐를 갈기갈기 찢어놓은 조각이었다. 유독 갈가리 찢어진 돈뭉치에서 냄새가 났는데, 경찰은 이것이 “쥐 냄새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며칠 동안 사라지는 현금 때문에 마음 졸였던 슈퍼마켓 주인은 범인이 다름 아닌 생쥐였던 것으로 드러나자, 실소를 금치 못했다. 경찰도 “그래도 진범을 잡아 사건을 처리했다”면서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경찰이 쥐구멍에서 찢어진 지폐 조각들을 발견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누리꾼들의 반응도 재미있다. “절도범 별명이 ‘생쥐’인 줄 알았는데, 그냥 진짜 ‘쥐새끼’였네”, “이제는 쥐도 월세 모으려고 이렇게 일하는구나”, “범인을 사형시켜라”, “쥐가 돈은 모아서 뭐 하냐? 그냥 훔쳐 먹으면 될 걸"이라는 등의 댓글을 올리며 ‘웃픈 사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범인은 찾았지만 이미 지폐는 크게 훼손된 상태여서 얼마큼 교환이 가능한 지도 관심사다. 중국의 경우 전체 지폐의 1/2이나 1/4가 훼손되고 나머지 조각이 있어 원래의 모양대로 붙일 수 있는 경우에는 전액 또는 절반은 교환해준다. 그러나 1/2 이상이 훼손된 경우에는 그대로 파기한다.  
  • 푸틴, 철군 약속 없던 일로? 러시아·벨라루스 연합훈련 연장

    푸틴, 철군 약속 없던 일로? 러시아·벨라루스 연합훈련 연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종료 예정이던 벨라루스와의 합동 군사훈련 ‘연합의 결의 2022’를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상황 악화를 핑계 삼아 훈련이 끝나면 병력을 철수하겠다던 약속을 러시아가 사실상 깬 것으로 풀이된다. 타스·인테르팍스·AFP통신 등에 따르면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 텔레그램을 통해 “‘연합 국가’(러시아·벨라루스)의 외부 국경 근처에서 군사 활동이 증가하고, 돈바스 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벨로루시와 러시아의 대통령은 훈련을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맹국 이상의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0년대 말부터 연합 국가 창설을 추진해오고 있다.흐레닌 장관은 앞으로 이어질 훈련은 러시아·벨라루스 연합군이 외부 세력의 위협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을지 점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장된 훈련이 언제 종료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측은 이와 관련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러시아군은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벨라루스군과의 합동 훈련을 위해 약 3만명의 병력을 벨라루스에 결집한 상태다. 우크라이나와 접한 브레스트주를 포함한 벨라루스 각지에서 진행한 훈련은 20일을 끝으로 종료될 예정이었다. 흐레닌 장관은 최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신속대응군의 준비태세가 향상되고, 연합 국가 인근에서 실시되는 서방의 훈련과 작전 횟수가 몇 배나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에서 화약 냄새가 아주 진하게 나기 시작했다”면서 “서방이 의도적으로 유럽을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러시아군이 벨라루스 주둔을 연기할 낌새는 전날에도 감지됐다. 알렉산드로 볼포비치 벨라루스 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40여㎞ 거리의 오부즈레놉스키 훈련장에서 열린 훈련 참관 후 기자들에게 “러시아군이 내일이나 모레 러시아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볼포비치 위원장은 다만 벨라루스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은 부인했다. 그는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고 있느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벨라루스인들은 2차 세계대전에 진저리가 났기 때문에 아무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그러나 러시아 관리들은 앞서 수 차례 연합 훈련이 끝나는 대로 러시아군은 복귀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해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서방이 러시아의 군 병력 철수를 의심하는 것과 관련, “국방부는 병력 복귀와 관련해 명확한 일정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단, “군사 훈련은 수주에 걸쳐 꾸려지 것으로 하루 만에 철수시키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며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마케이 벨라루스 외무장관도 앞서 “훈련이 끝나면 벨라루스 영토에 러시아군은 단 한 명도, 군장비 단 한 대도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20일로 공언했던 러시아군의 벨라루스 철수가 무기한 미뤄지면서 이곳에 주둔한 3만명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란 서방의 우려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벨라루스 남쪽 국경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까지의 최단 거리는 90㎞에 불과하다. 특히 이번 발표는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이날 반군 세력 중 하나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은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7㎞ 떨어진 루간스크주 피오녜르스코예 마을에서 정부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앞서 블라디미르 치조프 유럽연합(EU) 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 15일 “만약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공격에 나선다면, 또는 그들이 돈바스에서든 어디서든 러시아 시민을 살해한다면 우리가 반격한다고 해도 놀라선 안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포토] ‘발차기·어퍼컷’ 李·尹는 선거운동 중

    [포토] ‘발차기·어퍼컷’ 李·尹는 선거운동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9일 “영남, 호남이 합쳐진 남부수도권을 또 하나 만들어서 대대적인 국가 투자를 하고 재정·자치권을 확대해 싱가포르처럼 하나의 독립된 경제단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북 익산 유세에서 “수도권 1극 체제에서 수도권 주민도 고통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북도 호남의 한 부분이 아니라 새만금·전북특별자치도를 만들어 자치권과 재정역량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북 지역 공약도 내놨다. 이 후보는 “새만금·전북특별자치도는 신행정수도 세종의 배후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그린바이오, 전기차, 탄소, 스마트농업과 같은 대한민국 그린뉴딜의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새만금 공항 조기착공, 식품전용 부두 조성,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국가시범도시 지정,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지원 및 새만금 스마트그린 국가산업단지 ‘RE100 산업단지’ 조성, 새만금위원회 대통령직속 격상 및 전담 비서관직 신설 등을 약속했다. 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사업 본격추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조속한 재가동, 전북권 역사·문화 관광벨트 조성, 익산~여수 간 전라선 고속철도의 조기착공 및 대전~전주 간 복선전철 사업 추진 등도 전북 공약에 포함됐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기업에 양심적으로 지역으로 가라고 할 게 아니라 지역으로 가면 혜택이 있어야 한다”면서 “세금도 깎아 주고 공장부지를 싸게 주고 규제 완화해주고 고용 혜택을 줘야 지역이 산다”고 말했다. 그는 “동네에 다리 놓고 철도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역에 경제가 살아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지역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선 국가의 대대적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지사 시절 계곡 불법 시설물 철거 등 치적을 소개하면서 “사소하다고 할 수 있으나 사소한 게 합쳐져 태산을 만든다”면서 “작은 걸 여러 곳에서 바꾸면 그게 바로 태산을 바꾸는 개혁”이라고 내세웠다. 이 후보는 “이제 젊은이가 직장을 구하자고 친구 따라 서울로 떠나지 않게 하겠다”면서 “이 지역에서도 일자리를 얻고 짝을 얻고 얼마든지 잘되는 나라, 자녀를 행복하게 잘 기르는 그런 세상, 그런 전북과 익산을 이재명이 반드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9일 현 정권을 겨냥해 “50년 전 철 지난 좌파 혁명이론을 공유하는 사람들, 소위 ‘비즈니스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영남권 방문 이틀째인 이날 울산 롯데백화점 앞 유세에서 “자기들끼리 끼리끼리 뭉쳐서 비밀 유지가 되는 사람끼리 이권을 나눠 갖고, 권력을 유지해 가는 것이 민주당의 실체 아니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을 지칭해선 “여러분이 보시기에 미흡한 점이 있다. 여기는 민주당 정권 같은 ‘비즈니스 공동체’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 정치인과 당원들은 민주당보다 악착같은 게 없다”며 “하지만 우리는 진정성이 있고, 거짓말은 안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민주당은) 매일매일 휴대폰을 이용해 댓글을 달고, 자기 반대파의 인신공격을 해서 마음이 약한 사람은 민주당과 싸울 수가 없다. 사람을 인격 살인해 바보로 만든다”며 “저같이 무감각하고 맷집 있는 사람은 민주당 사람들 수백만 명이 몰려와도 끄떡없다”고 강조했다. 대장동 의혹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울산에선 거리가 멀지만, 저 대장동을 한번 보라. 그 썩은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하지 않습니까”라며 “김만배 혼자 다 먹지 않았을 거다. 공범이 아주 많은 것이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민 민주당 핵심 실세들을 한국 정치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코로나 방역 대책을 꼬집으며 ‘친중 정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2년 전 대한의학협회 의사들이 우한 바이러스 때문에 중국 입국자를 차단해달라고 6번에 걸쳐 정부에 요청했지만 친중 정권이 묵살했다”며 “민주당 정권은 국민의 거리두기와 방역 협조를 자신들의 실적인 것처럼 ‘K방역’이라고 떠들어댔고, 오미크론 변이에도 제대로 된 의료 시설과 체계를 갖춰놓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여당의 추경안과 관련해선 “며칠 전 겨우 2조원 찔끔 올려 16조원을 가져왔다. 이거 가지고 자영업자·소상공인 보상에 턱도 없다”며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신속히 추가 보상을 확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유세에서도 민주당과 현 여권을 성토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의 경제 비전은 간단하다. 예상대로 세금을 왕창 걷어 정부가 여기저기 투자해 경기를 부양시키겠다는 얘기”라며 “자기 핵심 지지층 2중대, 3중대에 이권을 나눠주고 돈 벌 기회를 주는 데 세금을 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체 노동자 중 10%도 안 되는 강성 귀족 노조의 노동만 보장받아야 하는가”라며 “민주당 정권의 노동 가치는 정권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하는 강성노조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보카도에 뻗친 카르텔의 ‘검은 손’…美 “갱단 협박에 수입 중단”

    아보카도에 뻗친 카르텔의 ‘검은 손’…美 “갱단 협박에 수입 중단”

    미국이 멕시코산 아보카도의 수입을 일시 중단했다. 현지 파견 미 당국 검수관이 누군가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2일 (현지시간) 멕시코 농업부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는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멕시코 미초아칸주에서 생산된 아보카도의 검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농업부는 미초아칸주 우루아판에서 아보카도 검수 작업을 하던 미 관리인 중 한 명이 협박 전화를 받았다며, 미 농무부가 직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90년대 멕시코산 아보카도 수입을 허용한 이후 자국 아보카도 농가를 외래 감염병 등에서 보호하기 위해 멕시코 현지에서 안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수를 통과한 아보카도만 수입하기 때문에 검수 중단은 곧 수입 중단을 의미한다. ‘녹생 황금’ 아보카도…돈 냄새 맡은 범죄조직들 미국이 소비하는 아보카도의 약 90%는 멕시코에서 나온다. 멕시코 서부 미초아칸주는 세계 최대 아보카도 생산지로, 멕시코산 아보카도 중 미초아칸 아보카도만 미국으로 수출된다.. 하지만 아보카도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아보카도는 ‘녹색 황금’으로 불리며 재배 수익을 강탈하려는 갱단의 치열한 다툼으로 번졌다. 실제로 미초아칸은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과 ‘연합 카르텔’ 등 범죄조직이 벌이는 영역 다툼으로 멕시코 내에서도 특히 강력범죄가 잦은 지역이다. 아보카도의 돈 냄새를 맡은 카르텔 조직원들은 아보카도 농가들에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납치 등도 일삼았다. 카르텔의 횡포를 견디다 못한 농민들이 자경대를 만들어 총을 들고 농장 앞을 지키기도 한다. 슈퍼볼 앞두고 내린 결정에 가격 두배 뛴 아보카도  현재 미국 내 아보카도 값이 전년 대비 약 2배가 됐다. 지난 13일 업계에 따르면 빅데이터 기반 농업 스타트업 ‘트릿지’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 주요 도시의 아보카도 값이 60~90% 올랐다. 보스턴, 필라델피아, 볼티모어의 1년 전 킬로그램(kg) 당 2~3달러 수준이었던 아보카도 값이 90% 넘게 상승해 이달 5달러를 넘어섰다. 댈러스는 80% 넘게 올랐고, 뉴욕과 마이애미도 60% 이상 상승했다. 미국이 아보카도 수입 중단을 발표한 날은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이 열리기 하루 전날이었는데, 아보카도로 만든 과카몰레는 슈퍼볼 시청자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스포츠 행사를 관람할 때 아보카도를 으깨 만든 과카몰리에 나초 칩을 찍어먹는 식문화 때문이다. 수요가 늘어난 상태에서 공급이 줄어들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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