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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칼럼] 미륵사탑만큼 중요한 ‘미륵사탑식 보존’

    [서동철 칼럼] 미륵사탑만큼 중요한 ‘미륵사탑식 보존’

    신문사 사회부에서 문화부로 자리를 옮겨 얼떨결에 문화재 2진을 맡은 1992년 여름이었다. 햇볕이 따갑던 어느 날 사진부 동료와 전북 익산 미륵사 터로 출장을 갔다. 당시는 동탑 복원이 한창이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20세기 한국 문화재 복원에서 최악의 사례”라면서 “폭파시켜 버리면 좋겠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했던 바로 그 미륵사 터 동탑이다.당시에도 완전한 모습을 알 길이 없는 백제탑을 별다른 근거도 없이 복원한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동탑을 기계로 깎아 복원한다는 결정에는 적어도 문화재 전문가 사이에서는 찬성하는 사람이 없었다. 기록을 찾아보니 복원 비용은 당초 60억원 남짓으로 추정됐지만, 실제로는 23억원이 책정됐고 최종적으로 29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미륵사 터의 분위기는 문화재 복원의 현장이라기보다는 석재 가공 공장을 연상시켰다. 돌을 자르고 다듬는 것이 모두 기계의 몫인지라 소음도 어지간했다. 그럼에도 석공들의 자부심만큼은 작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황등 비빔밥에 대한 기억은 또렷하고, 복원 현장의 기억은 흐릿하니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컸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돌을 다듬는 단계에서 복원 이후 탑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복원 공사가 마무리된 이듬해 다시 미륵사 터를 찾았다. 폭파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못했지만 복원한 9층 동석이 기대에 걸맞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다. 당초의 복원 예산에서 31억원을 깎은 것은 석공의 손을 기계로 대체했기에 가능했다. 그 결과 동탑에서 ‘손맛’, 곧 ‘사람의 향기’가 사라진 것이다. 미륵사 터 서탑의 해체·수리가 마무리됐다는 소식이 지난주 들렸다. 동탑과 석탑은 쌍둥이 탑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동탑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던 반면 서탑은 6층까지 남아 있었다. 엉터리로 복원한 것은 마찬가지인 다른 문화유산들보다 동탑이 더 혹평받은 것도 서탑이 뿜어내는 ‘체온이 담긴 아름다움’과 곧바로 비교할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전라북도가 서탑의 안전진단을 벌여 무너진 곳에 채운 시멘트가 오래되면서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1998년이다. 이듬해 문화재위원회에서 해체 수리를 결정하자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1년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학술적·기술적 조사 연구에 들어갔다. 이후 본격 해체가 이루어지면서 2009년에는 백제 무왕 40년(639)이라는 절대 연대를 알려 주는 사리장엄이 나오기도 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화재청은 오는 12월까지 서탑 외부의 공사용 가설물을 철거하고 내년 초 수리 준공식을 가질 계획이다. 안전진단에서 준공식까지 21년이다. 단일 문화재로는 가장 오랜 기간 체계적으로 수리하는 사례라고 한다. 한편으로 동·서탑이 한눈에 들어오는 새해가 되면 미륵사 터를 방문한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동탑 폭파론(論)’이 더욱 거세질지도 모르겠다. 이쯤에서 “그럼 미륵사 터 동탑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흉물일 뿐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분명히 서탑은 문화재 보수의 모범 사례로 떠오를 것이다. 그럴수록 동탑의 실패 사례가 없었다면 서탑의 성공 사례도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예산부터 서탑에는 230억원이 들었다. 동탑 복원 당시와 돈 가치에 차이가 있다고 해도 사람 냄새를 담지 않고서는 문화재 복원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예산 당국의 뇌리에도 깊이 심었다. 서탑은 남아 있는 6층까지만 재조립할 것인가, 상상력을 발휘해 9층까지 복원할 것인가를 놓고도 10년 이상 논란을 벌였다. 6층으로 결론을 내린 것은 문화유산의 진정성을 살린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믿는다. 동탑이라는 반면교사가 없었다면 이렇게 조심스러울 수 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미륵사 터 서탑 해체·보수 과정에서 보여 준 문화재 정책 당국의 진지함이 앞으로의 모든 문화유산 복원에 똑같이 적용되기 바란다. 당연히 지방자치단체도 다르지 않아야 한다. dcsuh@seoul.co.kr
  • 사람들 살리려고 저잣거리를 떠돈 조선의 착한 거지

    사람들 살리려고 저잣거리를 떠돈 조선의 착한 거지

    이토록 고고한 연예/김탁환 지음/북스피어/628쪽/1만 6800원귀밑까지 찢어진 커다란 입. 짓뭉개져 입보다 더 낮은 콧등. 꿀벌이 제집인 줄 알고 들락날락거릴 만큼 큰 콧구멍. 털 하나 없는 눈썹 아래로 쏟아질 듯 흔들리는 왕방울만 한 눈. 연지를 칠한 듯 도드라지는 광대뼈. 몸에 살점이라곤 하나 없는 홀쭉이. 못난 몰골로도 모자라 걸어다닐 때마다 가축의 썩은 시체와 시궁창 냄새를 훅 끼치는 이 사내는 조선시대 이름난 추남 거지 ‘달문’이다. 소문이 어찌나 파다한지 달문을 직접 본 사람은 드물었지만 장안에서 그는 절대로 닮아서는 안 되는 흉측한 인간으로 통했다. 아무리 겉볼안이라지만 사귀어 보지 않은 이상 그 사람의 진가를 알아차리기는 힘든 법. 거지 패를 이끌었던 달문은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재담이면 재담 그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광대로 유명했다. 그뿐인가. 뛰어난 재주를 이용해 돈을 벌어도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들에게 베푸는 인품마저 갖췄다. 이쯤 되면 이야기의 극적인 구성을 위해 만든 허구의 인물로 보이겠지만 달문은 조선 후기 실존했던 사람이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쓴 소설 ‘광문자전’에서 종로 저잣거리의 거지로 등장하는 ‘광문’이 바로 달문(1707~?)이다. 역사 소설가로 잘 알려진 김탁환 작가가 달문을 신작 소설에 불러낸 건 역시 그가 지닌 독보적인 매력 덕분일 터다. 특히 의아할 정도로 의롭고 착한 마음을 지닌 채 모든 사람을 믿고 도왔던 ‘한없이 좋은’ 한 인간의 본성에 주목했다. 작가는 매설가(소설가)를 꿈꾸는 인삼가게 주인 ‘모독’의 눈을 빌려 18세기 ‘만능 재주꾼’ 달문의 인간적인 면모를 세밀하게 그려 냈다. 달문은 꼭두각시, 놀이, 마술, 줄타기 등 조선 최대의 종합예술축제였던 산대놀이에 특히 능했다. 내로라하는 팔도의 재인들이 달문을 만나고 싶어서 줄을 설 정도였다. 이 정도면 콧대가 높을 법도 한데 달문은 자신을 낮추기에 바빴다. 온갖 판에서 춤추고 노래해서 번 돈은 늙고 병들어 죽을 날만 기다리는 광대들에게 나눠줬다.길 위를 떠돌던 달문은 굶어 죽는 백성들을 위해 ‘달문 유랑단’을 꾸려 흉년이 심한 고을만 골라 놀이판을 벌였다. 당연히 벌어들인 돈은 제 주머니에 넣지 않고 곡식을 사서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줬다. 손에 쥔 게 없어도 그 돈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준 사람이 부자라는 달문. 평생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온갖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는 그의 기이한 행적을 보고 있자면 인(仁)과 자비를 강조한 공자나 부처도 이와 같았을까 싶다. 전국을 떠돌며 백성을 돕는 이유를 묻는 나라님에게 건넨 달문의 대답은 간단하지만 묵직하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 백성의 가난을 위해 인생을 바친 거지라니. 이토록 고고한 연예(演藝)라니. 작가는 작품의 말미에 실린 ‘작가의 말’에서 “거리의 사람들은 어리석고 심약하고, 더럽고 게으르며 무책임하다고, 몰상식하다고 욕심 덩어리라고, 꿍꿍이가 있다고, 병을 옮긴다고, 언제든지 범죄자로 돌변할지 모르니 위험하다고 공격받아 왔다”면서 “거리에서 평생을 흐른 한 인간의 몸과 마음을 통해 그 단단한 편견을 부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작가가 달문을 통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을 곱씹게 된다. 이 험난한 곳에서 좋은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가능한가. 그렇다면 좋은 사람으로 잘사는 것은 무엇인가.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골목식당’ 백종원, 뚝섬 골목 장어집 등 최악의 위생 상태에 ‘역대급 분노’

    ‘골목식당’ 백종원, 뚝섬 골목 장어집 등 최악의 위생 상태에 ‘역대급 분노’

    ‘골목식당’ 백종원이 제대로 화가 났다. 8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는 백종원이 서울 뚝섬 골목 심폐소생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골목식당’ 최초 제보로 선정된 뚝섬 골목 첫 관찰 식당은 족발집이었다. 점심엔 볶음밥, 저녁엔 매운 족발이 주력 메뉴인 이곳을 찾은 백종원은 “‘아저씨 볶음밥’, ‘소년 볶음밥’이라는 메뉴 이름부터 식욕이 떨어진다”라고 지적했다. 급기야 “비계를 바싹 익히지 않아 냄새가 난다. 기본이 안 돼 있다”라며 시식 도중 음식을 뱉었다. 족발을 맛본 백종원은 “맵고 달다. 맛있지가 않다. 불향이 너무 과하다”라고 혹평했다. 주방 위생 역시 지적 대상이 됐다. 다음 경양식 식당 관찰에서도 혹평은 이어졌다. 돈가스와 함박 스테이크를 시킨 백종원은 “고기에서 냄새가 난다”고 지적했고, 경양식 식당 사장은 “엊그제 산 고기”라고 말했다. 이에 백종원은 “절대 엊그제 산 고기가 아니다”며 화를 냈다. 세 번째 식당인 샐러드집 관찰은 조보아도 함께했다. 두 사람은 1만 6000원짜리 파스타를 맛본 뒤 “8000원이면 먹을 것 같다. (샐러드는) 굳이 점심 메뉴로 이걸 먹어야 할까 생각이 든다. 특별한 게 없다”고 꼬집었다. 주방 점검에서 백종원은 키친타올에 싸인 연어를 보고 “이러니 연어 냄새가 안 날 수가 없다”며 경악했다. 마지막 장어집 역시 문제였다. 백종원은 장어 맛을 보다 굵고 긴 가시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예전에 가시가 걸려 병원까지 갈 정도로 고생한 적이 있다. 무섭다”라고 말했다. 이어 “술안주다. 맨정신에 못 먹기 때문. 맛이 없다. 물에 불린 북어를 먹는 것 같다”며 혹평했다. 이날 뚝섬편 식당들 모습에 백종원 분노가 이어지자 조보아는 “대표님 화병 걸릴 것 같다”며 걱정했다. 과연 솔루션을 통해 뚝섬 골목이 되살아 날 수 있을지 시청자 기대가 모이고 있다. ‘골목식당’은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20분 방송된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북한 때문에” 지하 핵벙커 만들던 백만장자의 갑질

    “북한 때문에” 지하 핵벙커 만들던 백만장자의 갑질

    “북한의 핵위협을 비롯해 국제정세의 위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택 지하에 핵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벙커를 만들던 미국의 백만장자가 땅굴을 파던 작업자가 화재로 숨지는 바람에 기소됐다. 27세 젊은 나이에 주식중개로 많은 돈을 번 대니얼 벡위트는 워싱턴 DC의 부자동네로 알려진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살고 있다. 그는 아스키아 카프라(21)란 인도계 청년을 고용해 자택 지하실 밑 6m 깊이까지 60m 길이 만큼 터널을 파게 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이 터널 안에서 불이 나 카프라가 사망했다. 베데스다 경찰은 지난주 과실치사 혐의로 벡위트를 체포했다. 법원에서는 지난 1일 보석금 10만달러에 석방을 명령해 풀려났다. 하지만 다음 주 다시 법정에 나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 그는 목숨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식으로 행동해 2급 살인죄 혐의도 받고 있다. 터널 작업 현장은 전기선들과 각종 쓰레기들로 가득 차 있어 대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문제는 벡위트도 자택이 목재로 지어져 위험하며 화재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식했는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화재 당시 그는 집에 있었으나 혼자 빠져나와 카프라가 지하에서 작업 중이라고 소방대원들에게 말했다. 나중에 카프라는 연기를 많이 마시고 화상도 입어 숨진 채로 발견됐다. 그는 카프라가 자신의 집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차를 렌트해 카프라에게 앞이 보이지 않는 고글을 씌워 태웠으며 일부러 한 시간 이상 먼길을 돌아 가까운 자신의 집에 데려갔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지하 공간에서 먹고 자고 볼일을 보며 터널을 파는 데 열중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불 나기 몇시간 전 카프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연기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했으나 벡위트는 공기순환기를 틀라고만 말했을 뿐이다. 벡위트의 변호인들은 그러나 카프라가 지하 공간에서 일하는 것을 매우 즐거워했으며 이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여러 사진들을 통해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라돈보다 더 심각한 방사성물질 제품은

    [남순건의 과학의 눈] 라돈보다 더 심각한 방사성물질 제품은

    라돈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폐암을 일으키는 방사성물질이 우리 주위에 흔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많이들 놀라고 있다. 사실 라돈은 자연에 존재하는 기체로 헬륨처럼 다른 원소들과 반응하지 않고 공기보다 무거워 아래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다. 반감기가 3.8일밖에 되지 않는 라돈222는 다 사라졌어야 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자연에 꾸준히 존재하는 것일까.라돈222는 반감기가 44억년이 넘는 우라늄238이 수차례 방사능 붕괴를 해 만들어진다. 우라늄238은 주석만큼 지구 표면에 많이 존재하는 흔하디흔한 물질로 가격도 유연탄의 4분의1 정도로 저렴하다. 따라서 자연 상태의 라돈222가 우리 주변에 흔하다는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다.인류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있었던 방사능은 100여년 전 인간에게 처음 알려진 뒤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 주는 존재가 됐다. 1920년대에는 방사성물질인 라듐을 첨가한 에너지드링크가 현재 시세로 한 병에 2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건강을 위해 매일 몇 병씩 마시던 에벤 바이어스란 사람은 방사성물질이 뼈에 침착돼 턱을 잃고 두개골에 구멍이 나고 결국 뇌종양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1930년대 프랑스에선 얼굴을 밝게 빛나게 해 준다며 토륨과 라듐이 포함된 화장품이 출시됐다. 물론 방사능이 내뿜는 빛 때문에 어두운 밤에도 얼굴은 환하게 빛났을 것이다. 독일에서는 방사능 초콜릿이 나오기도 했다. 1940년대 독일에서는 라디움 치약이 판매된 적도 있다. 필자의 어린 시절 대중목욕탕에는 라돈탕, 오존탕이란 게 있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건강에 도움을 준다며 음이온, 은나노물질 등을 앞세운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엘리베이터에는 음이온 공기정화기들이 설치돼 있다. 수십만원씩 하는 게르마늄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음이온이 냄새 제거와 살균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연에서와는 달리 공기청정기에서는 고압의 전기로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공기 중 산소로부터 오존이 만들어진다. 오존은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음이온 공기청정기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제품이다.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제품으로 음이온을 만든다 생각하면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나노물질은 뇌에 침투해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나노 유해성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대표적 나노물질 ‘C60 플러린’을 발견해 1996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리처드 스몰리 박사가 62세 나이에 뇌종양으로 사망한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방사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연구하던 마리 퀴리가 암으로 사망한 것도 그렇다. 무지 때문에 돈을 낭비하는 것을 넘어 건강까지 해치게 된다면 그 손해는 너무 크다. 라돈이 무섭다고 걱정하지만 그보다 심각한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제품이 우리 주변에 있다. 바로 담배다. 담배에는 수천 가지 유해 발암 물질 외에도 폴로늄210이 포함돼 있다. 반감기가 138일인 이 물질은 인산염 비료에 미량 들어 있다가 재배 과정에서 잎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폴로늄210은 담배연기와 함께 폐에 들어가 다른 유해성분인 타르와 섞여 폐포에 붙어 있다가 알파 입자를 내면서 유전자를 파괴한다. 알파 입자는 종이 한 장이나 피부로 막아 낼 수 있으나 폐에 들어가면 보호해 줄 피부가 없어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킨다. 라돈222는 자연에 존재하는 것이니 잦은 환기 등을 통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일부러 폐에 방사성물질을 흡입하게 만드는 담배는 당장 없애야 하는 나쁜 상품이다. 특히 간접흡연은 어마어마한 방사능을 나에게 뿜어대는 것이기 때문에 흡연자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질 수밖에 없다. 눈앞에 보이는 세수와 흡연자들의 표를 의식해 담뱃값을 올리지 못하는 정부는 이제라도 국민 건강을 생각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담배연기에는 라돈보다 더 심각한 방사성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 라돈 침대보다 더 무서운 방사성 물질 제품은

    라돈 침대보다 더 무서운 방사성 물질 제품은

    라돈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폐암을 일으키는 방사능 물질이 우리 주위에 흔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많이들 놀라고 있다. 사실 라돈은 자연에 존재하는 기체로 헬륨처럼 다른 원소들과 반응하지 않고 공기보다 무거워 아래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다. 반감기가 3.8일밖에 되지 않는 라돈-222는 다 사라졌어야 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자연에 꾸준히 존재하는 것일까? 라돈-222는 반감기가 44억년이 넘는 우라늄-238이 수 차례 방사능 붕괴를 해 만들어진다. 우라늄-238은 주석만큼 지구 표면에 많이 존재하는 흔하디 흔한 물질로 가격도 유연탄의 4분의 1정도로 저렴하다. 따라서 자연상태의 라돈-222가 우리 주변에 흔하다는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다. 인류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있었던 방사능은 100여년 전 인간에게 처음 알려진 뒤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주는 존재가 됐다. 1920년대에는 방사능물질 라듐을 첨가한 에너지드링크가 현재 시세로 한 병에 2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날개 돋힌 듯 팔렸다. 건강을 위해 매일 몇 병씩 마시던 에벤 바이어스란 사람은 방사능 물질이 뼈에 침착돼 턱을 잃고 두개골에 구멍이 나고 결국 뇌종양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1930년대 프랑스에선 얼굴을 밝게 빛나게 해준다며 토륨과 라듐이 포함된 화장품이 출시됐다. 물론 방사능이 내뿜는 빛 때문에 어두운 밤에도 얼굴은 환하게 빛났을 것이다. 독일에서는 방사능 초콜렛이 나오기도 했다. 1940년대 독일에서는 라디움 치약이 판매된 적도 있다. 필자가 어릴 적 대중목욕탕에는 라돈탕, 오존탕이라는 것이 있었던 기억도 난다. 요즘은 건강에 도움을 준다며 음이온, 은나노물질 등을 앞세운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엘리베이터에는 음이온 공기정화기들이 설치돼 있다. 수십만원씩 하는 게르마늄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음이온이 냄새 제거와 살균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연에서와는 달리 공기청정기에서는 고압의 전기로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공기 중 산소로부터 오존이 만들어진다. 오존은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음이온 공기청정기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제품이다. 방사능물질이 포함된 제품으로 음이온을 만든다 생각하면 피해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나노물질은 뇌에 침투해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나노 유해성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대표적 나노물질 ‘C60 플러린’을 발견해 1996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리처드 스몰리 박사가 62세 나이에 뇌종양으로 사망한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방사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연구하던 마리 퀴리가 암으로 사망한 것도 그렇다. 무지 때문에 돈을 낭비하는 것을 넘어 건강까지 해치게 된다면 그 손해는 너무 크다. 라돈이 무섭다고 걱정한다면 그것보다 더 심각한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제품이 우리 주변에 있다. 바로 담배다. 담배에는 수천 가지 유해 발암 물질 외에도 폴로늄-210이 포함돼 있다. 반감기가 138일인 이 물질은 인산염 비료에 미량 들어있다가 재배 과정에서 잎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폴로늄-210은 담배연기와 함께 폐에 들어가 다른 유해성분인 타르와 섞여 폐포에 붙어있다가 알파입자를 내면서 유전자를 파괴한다. 알파입자는 종이 한 장이나 피부로 막아낼 수 있으나 폐에 들어가면 보호해줄 피부가 없어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킨다. 라돈-222는 자연에 존재하는 것이니 잦은 환기 등을 통해 그 피해를 줄이는 방법 밖에 없지만 일부러 폐에 방사능물질을 흡입하게 만드는 담배는 당장 없애야 하는 나쁜 상품이다. 특히 간접흡연은 어마어마한 방사능을 나에게 뿜어대는 것이기 때문에 흡연자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질 수 밖에 없다. 눈 앞에 보이는 세수와 흡연자들의 표를 의식해 담뱃값을 올리지 못하는 정부는 이제라도 국민 건강을 생각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담배연기에는 라돈보다 더 심각한 방사능 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한성부·도성 품은 광활한 양주목, 한반도 물류 잇는 요충지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한성부·도성 품은 광활한 양주목, 한반도 물류 잇는 요충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의 조선시대 팔도군현지도(八道郡縣地圖)를 보면 양주목(楊州牧)이 도성(都城)을 아우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도에는 양주목과 함께 도성과 한성부에 속한 성 밖 성저십리(城底十里)를 그려 넣었다. 양주목과 한성부는 북쪽으로 연천과 마전, 동쪽으로 포천과 가평, 남쪽으로 광주와 과천, 서쪽으로 고양과 파주와 마주하고 있다.지도에서 읍치는 양주목 중심부에 자리잡았다. 경기 양주시 유양동의 불곡산 남쪽이다. 지금 서울에서 옛 양주읍치에 가려면 의정부를 지나서도 한참을 달려야 한다. 그만큼 양주목이 관할하는 지역은 넓었다. 고양시 지축동 일대와 파주 광탄면, 구리시, 남양주시, 동두천시, 포천시의 일부, 서울시의 광진·노원·강북·도봉·성동·중랑·은평·성북구는 물론 종로구와 중구의 일부도 양주 땅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양주면(古楊州面)이다. ‘옛 양주’라는 뜻이니 과거 양주읍치가 있었던 곳이다. 지도에서 고양주면은 망우면과 노원면 남쪽인 아차산 아래 한강변이다. 학계에서는 통일신라시대 이후 양주읍치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아차산에 있었고, 1067년(고려 문종 21) 양주가 남경(南京)으로 승격하면서 북악산 아래로 옮겨 갔다는 연구도 있다.세종실록 지리지의 ‘양주도호부’ 대목은 ‘본래 고구려의 남평양성으로… 신라 진흥왕이 북한산주를 두었고, 경덕왕이 한산군으로 바꾸었다. 고려가 양주로 고쳤다’고 했다. 아차산 아래 한강은 오늘날 광진(廣津)으로 불리지만, 양진(楊津)이라는 이름도 있었다. 광주 땅인 남쪽은 광진, 양주 땅인 북쪽은 양진이라 부른 것이 아닐까 싶다. 양진에는 용왕에게 제사 지내는 양진당(楊津堂)이 있었다. 조선 태조는 개국 2년 만인 1394년 수도를 한양으로 옮겼다. 정종이 1399년 개경으로 환도했지만, 태종은 1404년 다시 서울에 자리잡아 오늘에 이른다. 양주 땅이 수도가 된 만큼 읍치는 새로 물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태조실록에는 1395년 ‘한양부를 고쳐서 한성부라 하고, 아전들과 백성들을 견주(見州)로 옮기고 양주군이라 했다’는 대목이 보인다. 이때 옮긴 양주의 읍치가 오늘날의 고읍동(古邑洞)이다. 옛 읍치가 있던 동네라는 뜻이다. 고구려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옛 견주의 치소가 있던 곳이라고 한다. 양주목은 1506년(중종 1) 치소를 유양동으로 옮겼다. 1922년 당시 양주군은 지금의 의정부시로 이전했고, 2000년 지금의 양주시청 자리로 돌아갔다.양주는 큰 고을이었다. 한반도의 남북을 잇는 교통의 요충이었기 때문이다. 유양동을 오늘날의 감각으로 바라보면 ‘교통의 중심’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물류를 인력이 아니면 소와 말이 끄는 수레에 의존해야 했던 시절은 달랐다. 양주 유양동은 임진강의 호로하에서 한강의 광진을 잇는 중간 기착지에 해당한다. 삼국시대 호로하 북쪽에는 고구려성인 호로고루, 남쪽에는 신라성인 칠중성이 있었다. 표주박 허리처럼 좁아진 물길이라는 뜻의 호로하는 배를 타지 않고 임진강을 건널 수 있는 최하류다. 조선시대까지도 한반도 남북을 잇는 물류는 대부분 이 일대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광진 일대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치다. 호로하에서 임진강을 건넌 한반도 북부지방의 교통량은 다시 광나루에 모였고, 여기서 한강을 건너 삼남지방으로 내려갔다. 삼남지방의 물류는 당연히 역순으로 북부지방으로 올라갔다.그러니 한반도 남북을 잇는 물류는 당연히 양주를 지날 수밖에 없었다. 양주에는 별산대놀이와 소놀이굿이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로, 양주농악과 상여와 회다지소리가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많은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연희가 발달했다는 것은 물산이 풍부하고 돈이 도는 상업의 중심지였다는 증거다. 유양동 관아는 양주군이 의정부로 옮겨 갈 때까지 417년 동안 양주의 중심이었다. 6·25전쟁을 거치면서 터만 남은 것을 2000년부터 5차례 발굴조사를 벌였고, 지난달 동헌과 내아 복원을 마무리했다. 새 집 냄새가 물씬해 유서 깊은 유적이라는 느낌은 덜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월의 흔적이 녹아들기 시작하면 역사성도 차근차근 되살아나지 않을까 싶다. 불곡산 아래 아늑하게 자리잡은 양주목 관아는 복원공사와 함께 주변이 깨끗하게 정비됐다. 널찍한 주차장에 내리면 왼쪽에 제법 규모 있는 관아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탐방객의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정면의 비석거리다. 맨 앞에 있는 것이 ‘양주 관아지 유허비’다. 양주읍치가 있었던 장소라는 것을 알리는 비석이다.그 옆으로 양주목사를 역임한 열여덟 분의 선정비와 불망비, 유방비, 추모비가 늘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유방이란 유방백세(流芳百世)를 줄인 말로 ‘명성을 후세에 길이 남긴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양주목사를 역임한 비석 주인공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다. 백인걸(1497~1579)은 조광조의 제자로 기묘사화에 스승을 잃고 을사사화에 파직됐으며 정미사화로 안변에 유배됐다. 학문에 뛰어나 파주 파산서원과 남평 봉산서원에 배향된 인물로 청백리에 뽑히기도 했다. 정대년(1503~1578)은 ‘네 임금을 섬기며 아부한 적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고, 두 차례 이조판서를 역임하며 ‘당대 명경(名卿)’으로 불리웠다. 무신 출신으로 효종의 북벌계획에 관여한 이완(1602~1674), 문장에 뛰어나고 글씨에도 능했던 남용익(1628~1692), 제주목사 시절 ‘탐라순력도’를 남기고 ‘병와가곡집’으로 음악사에도 한자리를 차지하는 이형상(1653~1733)도 양주목사를 지냈다. 양주목사란 아무나 갈 수 없는 자리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다른 사람은 직함이 모두 ‘목사’지만 유일하게 ‘군수’인 사람이 홍태윤이다. 고종 시대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양주목이 양주군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1902년부터 1907년까지 군수를 역임한 양주의 마지막 목민관이었다. 무인 출신으로 임오군란 당시 명성황후를 업고 여주까지 피신시켜 포천현감에 오른 인물이다. 홍태윤은 도성을 오가는 길목이었던 서울 도봉구 방학동 쌍문2동주민센터 앞에도 선정비를 남겼다. 그런데 선정비는 1903년, 불망비는 1904년 세워졌으니 현직 양주군수 시절이다. 어쨌든 목민관으로는 선정을 펼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포천에도 선정비가 있다고 한다. 비석거리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현대적 야외공연장은 양주별산대놀이마당이다. 해마다 6월부터 9월까지 넷째 주 토요일에 상설공연을 했는데, 올해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듯하다. 그 너머에는 양주향교가 있으니 둘러보면 좋을 것이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함소원, 18세 연하 진화와 첫만남부터 결혼까지 “나이 듣고 연락두절”

    함소원, 18세 연하 진화와 첫만남부터 결혼까지 “나이 듣고 연락두절”

    배우 함소원이 18세 연하 중국인 진화와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22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는 ‘폭주결혼자 특집! 불타오르네’ 특집으로 함소원, 지소연, 안소미, 이은혜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함소원은 18세 연하 남편 진화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지인의 생일파티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 함소원은 “만난 지 2시간 만에 진화가 끼고 있던 반지를 건네며 ‘내가 너 먹여 살려도 돼?’라며 마음을 고백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 달이 넘어가자 마음이 무거웠던 함소원은 나이를 고백했다. 충격에 빠진 진화와 이틀 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이어 “3일째 되는 날에 연락이 왔다. ‘이러고 있으면 안 된다. 나랑 결혼하자’고 했다”고 고백,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18살의 나이 차는 양가 허락을 얻기까지 쉽지 않았다. 함소원의 부모님은 나이가 차는 딸을 걱정했지만 결국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했다. 함소원과 진화는 1월 3일 결혼 허락 후 곧바로 혼인신고를 했다. 현재 시부모님의 허락까지 완벽하게 받지는 못한 상황. 함소원은 시부모님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며 “완전히 받아들이실 때까지 열심히 사랑하고 살겠다”고 말했다. 함소원은 연애 시절 지나치게 잘해주는 남편의 모습에 “원래 그렇게 여자에게 돈을 많이 쓰냐고 물으니 ‘너니까 많이 쓰는 것’이라고 하더라. 어디를 간다고 하면 그 비용을 계산해서 준다”면서 남편의 사랑을 자랑했다. 또 18세 연하 남편에게 ‘오빠’라고 부른다는 물음에 “맞다. 남편이 중국인인데 중국 말로 애교 있게 오빠라고 부른다. 남편이 너무 사랑스러울 때는 아빠라고 한다”며 “남편에게서 아기 향이 난다. 귀와 목 사이에서 아기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남편을 사로잡은 비결에 대해 “내가 얼굴이 작고 다리가 길다. 동양 남자들이 선호하는 몸매다”고 몸매를 뽐냈다. 남편 진화 역시 방송 말미 직접 등장, 함소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뜨거운 신혼임을 입증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희생의 혁명가… 강아지똥도, 몽실언니도 행복했어요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희생의 혁명가… 강아지똥도, 몽실언니도 행복했어요

    주리지 않을 정도만 먹고, 몸만 가릴 정도로 입고 살던 종지기였다. 내 몫의 이상을 쓰는 것은 남의 것을 빼앗는 행위라고 그는 말했다. 한 달에 5만원 정도를 쓰며 청빈하게 살았던 그는 남긴 돈 10억여원과 매년 1억원 정도의 인세로 북녘 어린이를 도우라는 유언을 남겼다.●강아지똥 혁명가 윤동주 탄생 100주년으로 화제였던 작년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또 한 명의 작가가 있었다. 지난해 탄생 80주년, 서거 10주기를 맞았던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이다. 1937년 일본 도쿄 변두리에서 태어나 큰 명성을 떨쳤지만 2007년 작고할 때까지 검소한 삶을 이어 갔다. 그냥 지나면 안 되겠기에 권정생 재단 사무처장이었던 시인 안상학과 문학기행을 만들었다. 회원을 모아 버스 한 대에 태우고 권정생 문학기행을 했었다. 퇴계 이황과 이육사 시인을 배출했던 경북 안동의 풍성한 정신은 권정생 문학으로 이어진다. 가는 길에 그의 대표작 ‘강아지똥’을 생각했다. 꿈이 없어 절망하는 아이를 위해 그는 처마 밑의 강아지똥을 보고 이 이야기를 썼다. 민들레 싹에 강아지똥이 녹아들어, 향긋한 꽃 냄새를 퍼뜨리는 이야기다. 강아지똥처럼 아무것도 아닌 존재, 버려진 존재가 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1969년 그를 작가로 만든 ‘강아지똥’은 그의 삶 전체를 요약하고 있다.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내가 거름이 되다니?”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어머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어요. 권정생의 삶은 강아지똥 자체였다. 사흘 동안 비를 맞고 온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진 강아지똥의 헌신은 권정생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의 글과 삶은 조용한 혁명가의 모습을 보여 준다. 민들레 싹을 피워낸 강아지똥처럼 그는 흙집에서 살았다. 권정생이라는 작가의 탄생은 바로 여기 강아지똥이 자디잘게 부서지는 현장에서 싹텄다.●고난을 견뎌내는 절름발이 소녀 반공 이야기만을 강조하던 시대에 권정생은 장편동화 ‘몽실언니’(1984)를 발표했다. “절름발이 찜발이”라며 놀림받는 소녀 정몽실이 무시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역경을 극복하는 이야기다. 이 책은 그의 삶처럼 지지리도 슬프다. 자기 이야기가 슬프지만, 그는 그 슬픔은 절망이 아니라고 했다. “서러운 사람에게 남이 들려주는 서러운 이야기를 들으면 한결 위안이 된다. 그것은 조그만 희망으로까지 이끌어 줄 수 있다.”(‘빌뱅이 언덕’의 ‘나의 동화 이야기’)고 그는 썼다. 슬픔이 주는 위로만이 이 동화의 매력은 아니다. 그의 글에는 고유어가 숭늉처럼 은근히 맛을 낸다. 어머니는 밀양댁, 새어머니는 북촌댁, 이 외에 빨래 옹배기, 부엌데기, 나물다래끼 등 좁쌀 같은 토속어가 근원적인 친근감을 불러 일으킨다. 댓골, 살강, 노루실, 우찻길, 까치바윗골, 샛들 같은 땅 이름도 살갑다. 마치 둬야 할 곳에 바둑알을 놓듯이, 그는 꼭 둬야 할 단어를 정확히 둔다. 우리말을 제대로 쓰자고 주장했던 이오덕 선생과 벗했던 문인답다.몽실이가 하마터면 두고 가 버릴 뻔했던 소꿉을 찾으러 가는 장면을 보자. “뒤란 담 밑에다 모아 둔 사금파리랑 병뚜껑, 구멍 뚫린 고무공, 조롱박 한 짝, 구질구질한 소꿉 살림은 건넛집 희숙이와 주워 모은 것”(‘몽실언니’, 9면)이라고 눈에 보이듯 구체적으로 나열돼 있다. 섬세한 묘사는 텍스트 밖의 리얼리티를 독자의 뇌 속에 구성시킨다. 낯선 할머니를 묘사하면서 “오징어 다리에 붙은 멍울 같은 사마귀가 있고, 쪼글쪼글 주름투성이”라는 생생한 표현은 자꾸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슬픔이 묘하게 위로로 다가오는 그의 동화는 돌아가면서 낭독하면 더 생생한 울림을 준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고 쉽다. 너무도 쉬운 말로 쓴 문장 둘레의 빈자리에서 뭔가 울린다. 그 울림은 무엇일까. 우리가 잃어버린 진정성이 아닐까. 이 작품에는 여성과 아동에 대한 잔혹한 폭력 문제도 제시한다. 해방 후 빈민의 삶, 빨갱이라 불리는 산사람, 전쟁터로 끌려가는 아버지, 갑자기 나타난 인민군, 인민군 노래를 배우는 아이들 이야기 등 혼돈의 역사가 펼쳐진다. 버려진 인간들 한 명 한 명을 진정으로 대하며, 궁핍하지만 몽실이는 고유한 단독자로 성장해 간다. 몽실이는 그 시대에 쉽게 볼 수 있는 문제적 개인이었다. 아울러 여자 인민군이 몽실이와 친밀하게 지내는 등 권정생은 북한 사람도 우리와 한가족이라는 사실을 담았다.●공생의 유토피아 그가 살던 흙집은 말이 방 두 칸이지 한 사람이 가까스로 누울 수 있는 방 하나와 발 펴고 앉기도 좁은 방 한 칸으로 구성됐다. 요 작은 방에서 그는 개구리, 쥐와 함께 지냈다. 하느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밤에는 소나기가 쏟아져 우리 방에 동지들이 여나믄 마리나 들어왔습니다. 동지라면 잘 모르실 테고, 정말은 개구리올시다. 개구리를 동지라 불러도 하느님은 노하시지 않으실는지요? 하지만 하느님, 저는 지금 동지들이 아쉽습니다. 동지가 많아야 통일도 속히 이루어지고, 온 세계는 한 형제가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 지으신 세상에 평화가 이루어지자면 우리가 모두 동지가 되어야 합니다. 개구리는 물론 파리도, 모기도, 미꾸라지도, 메추라기도, 산돼지도, 노루도, 강아지도, 원숭이도 모두 동지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이라면 저의 기도를 속히 이루어 주십시오.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의 ’개구리 배꼽’) 동화 속의 이 기도는 작가 자신의 기도였다. 경북 안동 일직교회 종지기로 살았던 그의 토방집에는 개구리도, 파리도, 모기도, 미꾸라지도, 메추라기도 들어왔다. 그의 세계는 산돼지도, 노루도, 강아지도, 원숭이도, 돼지도 모두 함께 가족으로 사는 세상이다. 비 오는 날 방 안에 개구리가 들어오고, 겨울이면 아랫목에 들어와 추위에 떨던 생쥐가 몸을 녹였다고 한다. 생쥐가 발고락을 물기도 하여, 발밑에 베개를 두고 잤다고 한다. “하느님이 지으신 세상에 평화가 이루어지자면 우리가 모두 동지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그의 기도에는 분단이니 통일이니 하는 거대한 단어 이전에 ‘하나님-자연-인간’이 삼각형을 이루며 평안을 이룬 큰누리가 그의 기도문 안에 담겨 있다. 그가 꿈꾸던 공생의 세계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세기1:28)는 구절을 연상하게 한다. 그는 “자연생태계에서는 공생이라는 규범이 있다. 공생의 균형이 깨지면 너도나도 모두 파멸에 이른다.”(‘빌뱅이언덕’)며 생태계와 더불어 사는 삶을 평생 강조했다. 창세기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모습은, 하나님을 꼭짓점으로, 자연과 인간이 원을 이루며 사는 원뿔삼각형으로 그릴 수 있겠다. 자연과 인간관계가 깨어지자, 인간과 인간관계도 깨어지고,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도 깨어졌다. 그 관계를 복원하는 호소가 권정생의 희망이었다. 권정생은 혈연적 가족주의를 넘어서고 있다. 권정생 작품에는 어머니, 누이 등 가족이 등장하지만, 그 가족은 혈연주의에 갇혀 있지 않다. 평생 가까스로 누울 수 있는 흙방에서 종지기 작가로 살았던 그가 운명했을 때 놀랍게도 통장에는 10억원 정도가 저축돼 있었고, 1억 5000만원 정도의 인세가 들어 있었다. 그는 그 돈을 북한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제 예금통장 다 정리되면 나머지는 북측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 주세요.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주십시오. 중동, 아프리카, 티베트 어린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기도 많이 해주세요.” 그가 바라던 대로 그의 책 인세는 ‘남북 어린이’를 위해 쓰였고, 지금도 쓰이고 있다. 남북 관계가 험악했던 지난 정권 몇 년간에도 그의 정신을 따르는 권정생 재단 사람들은 그의 인세로 미국 재단을 통해 북녘 아이들을 위한 약을 구해 보냈다. 이 글을 시작할 때 윤동주와 권정생을 비교했다. 윤동주 시인이 ‘오줌싸개 지도’ 등을 발표했던 ‘카톨릭소년’에 권정생이 ‘몽실언니’를 연재했다는 사실도 독특한 인연이다. 윤동주 시인과 권정생 작가는 부패한 종교에 대해 비판하고 ‘예수처럼’ 살고자 했다. 윤동주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십자가’)라며, 일제 말에 교회 종을 떼어 전쟁 무기로 바치고, 예언의 종소리를 울리지 않는 부패한 기독교를 비판했다. 찬송가 가사를 쓰기도 했고, 신앙과 일치된 삶을 살았던 권정생의 산문들은 폐부를 찌르듯 날카롭다. 세습이나 논문 표절이나 하며 예수와 정반대의 길을 도모하는 사이비들은 진정한 기독교인이 무엇인지를 두 작가의 글에서 배워야 한다. 권정생 선생은 단편동화 120여편, 장편동화 6권, 장편소설 2권, 소년소설 3권, 산문집 2권, 시집 1권, 위인전 1권 등 방대한 저작을 남겼다. 방대하지만 그의 작품은 그의 첫 작품 ‘강아지똥’의 풍성한 반복이다. “혁명가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잘못되고 공정치 못한 일이면 스스로를 희생해서라도 바로 고쳐 나가는 사람이다. 개인의 사소한 일이나 사회와 국가의 일 모두가 이와 같은 것이다. 그것이 사람이 공부하는 마지막 목표다.”(‘빌뱅이 언덕’) 그는 자신의 글처럼 스스로를 희생하는 혁명가가 돼 삶의 목적을 이루었다. 온몸을 부숴 민들레꽃을 피워낸 강아지똥이 됐고, 그의 저작들은 민들레꽃으로 환생해 만방에 조용히 퍼지고 있다. 우주와 인간은 한 가족, 남과 북은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2007년 69세를 일기로 민들레꽃씨로 날아간 종지기, 매년 5월 17일 그의 기일엔 잠에서 깨라며 영혼의 새벽종이 울린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아르헨축구협회 취재진에 “러시아 여성 만나면 이렇게” 황당 교육

    아르헨축구협회 취재진에 “러시아 여성 만나면 이렇게” 황당 교육

    “러시아 여인과 함께하려면 이렇게 하세요.”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가 러시아월드컵 취재를 위해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화를 안내하는 무료 강좌에 참석한 취재진에게 이런 매뉴얼을 배포해 빈축을 사고 있다고 영국 B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심지어 “깨끗하게 잘 차려 입고 좋은 냄새를 풍기면” 러시아 “소녀를” 유혹할 수 있으며 여인들을 “가치있는 존재”로 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AFA가 러시아월드컵에 파견되는 취재진과 코칭 스태프, 심판들에게 러시아 여행 때 유의할 점 등을 안내하기 위해 마련한 무료 강좌에 참석했던 나초 카툴로 기자가 문제의 매뉴얼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AFA 간부들이 일부 참석자의 이의 제기에 따라 강좌를 중단시키고 매뉴얼을 회수한 뒤 문제가 되는 페이지를 찢고 돌려줬다고 전했다.여덟 가지 조언을 늘어놓았는데 황당하기 짝이 없다. ‘러시아 여성들은 아름답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이 자고 싶어 한다.’ ‘아마도 그들 역시 그러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스스로를 중요하며 독특한 존재라고 느끼고 싶어 한다.’ ‘성에 대해 바보같은 질문들을 하지 말라. 러시아인들에게 섹스는 아주 사적이며 공적인 장소에서 논의할 일이 아니다.’ ‘러시아 여성은 남성이 주도하길 바란다. 자신감이 없으면 미리 여성에게 말을 거는 방법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당신네 나라나 당신이 얼마나 특별하고 새로운지 잘 모르니 이걸 활용하면 러시아 남성들을 이길 수 있다.’ ‘보통 러시아 여인들은 잘 생겼는지, 이름이 무언지는 관심 없고 돈이나 물질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라. 아름다운 러시아 여인들은 넘쳐난다. 고르면 된다.’ 등등. 당연히 소셜미디어에서 난리가 났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여성 차별과 성범죄를 종식시키자고 최대 규모의 시위를 벌인 지 몇달 안돼 이런 일이 터져 많은 이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AFA는 곧바로 문제의 매뉴얼을 회수해 폐기한 뒤 “실수로 잘못 인쇄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현지 일간 ‘클라린’에 따르면 해당 매뉴얼을 제작한 러시아어 강사는 인터넷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해 다운로드해 매뉴얼에 포함시켰으며 AFA가 한달 전에 원고를 승인했다고 털어놓았다. AFA 관계자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의 장을 블로그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는데 매뉴얼 자체를 어떻게 했는지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고 BBC는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승객 여러분, 버스기사도 사람입니다

    승객 여러분, 버스기사도 사람입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내버스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취향도 다른 사람들이 올라타니 버스를 채운 삶의 향기도 다양할 수밖에. 사람 냄새 그득한 그곳에서 바라본 세상의 풍경을 그린 책이 나왔다. 전주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현직 기사 허혁(54)씨가 펴낸 에세이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수오서재)다.올해 5년차인 허씨는 격일로 하루 18시간씩 버스를 몬다. 육체 노동에 감정 노동까지 더해진 고된 삶 속에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괴로워서’였다. 운전하랴 신호 보랴 승객 비위 맞추랴 신경 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악마적인 노동’을 하다 보면 웃을 일보다는 찡그릴 일이 더 많은 탓이다. “착하고 좋은 기사로 살고 싶은데 매번 좌절당했어요. 평소에 유머러스하고 다정한 성격인데 무작정 시비를 걸거나 트집 잡는 승객들을 만나면 화를 참기 어려웠죠. 그때마다 그게 모두 제 잘못인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저 자신을 변명하듯 글을 썼어요. 쓰다 보니 버스라는 공간이 지닌 한계와 인간 본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글로 나아가더라고요.”특별한 기교는 없지만 그의 글이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문장 곳곳에 노동 현장의 땀내가 배어 있기 때문이다. 종점에 내리자마자 정신없이 용변을 보고, 승객들에게 화난 표정을 숨기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탓에 심혈관 질환을 앓는 등 버스 기사들만의 애환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사실 제가 약간의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어서 일을 시작했을 때 손님들이 도발하면 화를 못 참아서 애를 먹었어요. 그런데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니 제 자신을 더 깊게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차근차근 저의 결함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격 수양을 하게 된 거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돈도 주는데 내면 수양까지 할 수 있는 이런 곳이 또 어디 있을까요.” ‘글 쓰는 재미에 버스 기사라는 직업을 대통령하고도 안 바꾸고’ 싶을 만큼 버스에 애정이 깊은 그는 버스 기사에 대한 편견을 지닌 사람들에게 책을 통해 건네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어떤 승객들은 버스 기사를 투명 인간처럼 대해요. ‘당신들은 원래 그렇게 먹고사는 사람이잖아’라는 식으로 바라볼 땐 분노하게 되죠. 최근 사회적으로도 갑질 논란이 많은데 을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사회에 말하고 싶었어요. 열악한 노동 조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도 마련하고 싶었고요. 운전석에도 사람이 앉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열린세상] 주일미군과 주한미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주일미군과 주한미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의 주둔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동북아 국제 정세의 변화에서 시작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미군의 일본 주둔은 군국주의를 내세운 일본의 군사 재무장을 막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됐으나 지금은 재무장을 막는 동시에 일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고위 공무원들을 만나면 주일미군이 없으면 자주국방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엄청난 군사비를 써야 할 것이라고 공통되게 말할 정도로 주일미군은 일본의 안전 보장과 경제 번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주한미군도 한국전쟁을 계기로 본격적인 주둔을 시작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는 데 크나큰 역할을 해 왔고 한반도와 동북아에 전쟁이 없었기에 개국 이래 가장 풍요로운 경제 번영을 누리는 대한민국이 됐다. 일본과 한국에 미군이 배치된 지 어림잡아 70여년이 지나면서 동북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은 경제 발전과 민주화에 성공해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국가가 됐다. 세계 모든 국가가 한강의 기적을 높게 평가하고, 한국의 젊은이들이 펼치는 한류는 많은 나라의 젊은이들을 노래하고 춤추게 하고 있다.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 한국이 만든 자동차가 쌩쌩 다니고 있고 그들의 손에는 한국제 이동전화가 들려 있다. 그에 반에 북한은 식량과 전기가 부족해 경제적으로 피폐한 나라가 됐다. 또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서면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중국은 개혁개방에 성공해 미국과 어깨를 겨누겠다는 목표를 서두르면서 바다와 육상을 통해 유럽과 연결되는 일대일로 전략으로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해군력을 소홀히 한 탓에 통한의 아편전쟁을 겪은 중국은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해양 지배를 위해 항공모함 건조를 서두르고 있고, 서태평양에서 미국을 밀어내고자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 동부해안에는 사정거리 1500㎞가 넘는 동풍 미사일을 빼곡히 배치해 미국 항모가 중국 본토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맞닥뜨리게 될 일본과의 충돌, 즉 센카쿠열도의 영토분쟁은, 지금은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영유권 주장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미국과 일본의 군사일체화’라는 군사동맹이 더욱 공고화되는 변화를 낳았다. 미국은 태평양에 해군력의 60%에 달하는 군사력을 배치했고 디젤 기름을 쓰는 항공모함이 아니라 핵연료를 최소 18년 정도 계속해서 쓸 수 있는 로널드 레이건 핵 항공모함을 일본 요코스카에 배치해 항시적인 전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공격받을 경우 방어만 하겠다는 전수방위를,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군사전략으로 바꾸겠다는 냄새를 솔솔 풍기고 있다.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사정거리를 900㎞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을 검토하고 있어 일본 영해 내에서 중국과 북한이 사정권 안에 들어오게 된다. 이런 변화 속에서 지난년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순조로이 끝나고 6월 12일이면 사상 최초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한다. 결과를 두고 봐야 알겠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경제외교적 보상을 해 줄 것으로 예상되고 모든 협상이 잘 이루어져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맺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이 감축되거나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 불안이 고개를 들고 있어 차제에 한국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지난 70여년 동안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가 어떻게 유지되고 한국의 번영이 가능했는가를 돌아보면 미군 철수라는 국가 정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엄중한 현실을 유념해야 한다. 지나간 역사가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일본도 그러하듯이 자주국방을 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을 국방비에 써야 한다고 자기 고백을 하고 있을 정도인데 하물며 일본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무기체계 수준이 낮은 한국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주한미군의 존재를 눈엣가시처럼 여길 국가는 중국과 북한이라는 사실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 빨지 않아도 된다?…몇 주 동안 입을 수 있는 속옷 개발

    빨지 않아도 된다?…몇 주 동안 입을 수 있는 속옷 개발

    세탁을 하지 않고도 몇 주 동안 입을 수 있는 속옷이 개발돼 화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IT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20대 청년 4명으로 이뤄진 덴마크 스타트업 기업 ‘오가닉 베이직스’(Organic Basics)는 한 달에 두 번만 빨아도 되는 속옷을 개발했다. 이 속옷은 단순히 ‘게으른’ 청년들을 겨냥한 제품이 아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는 게 오가닉 베이직스의 목표다. 매즈 피비게르 오가닉 베이직스 CEO 겸 공동창업자는 “고가의 속옷을 구매해 착용, 세탁하고 버리는 전통적인 방법은 자원 낭비이며 환경에 매우 해롭다”면서 “우리 사업은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빨지 않아도 되는 속옷의 비결은 ‘은’에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 비행사를 위해 물을 정화할 때 은을 사용하기도 할 정도로 은의 항균 기능은 뛰어나다. 오가닉 베이직스에 따르면 속옷에 코팅된 은 성분이 박테리아와 냄새의 99.9%를 제거한다. 은의 항균 작용 때문에 세탁을 따로 하지 않고 몇 주 동안 같은 속옷을 입어도 청결이 유지된다는 뜻이다. 이는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시간과 돈도 아낄 수 있다는 게 피비게르 CEO의 설명이다. 제품은 100%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지며, 은 코팅 방식은 글로벌 친환경 인증 마크인 '블루사인 시스템'(Bluesign system)을 획득했다. 속옷을 만드는 데 쓰인 나일론은 이탈리아에서 산업 폐기물로 나온 섬유, 방사 공장과 직조 공장 폐기물 등을 재활용했다.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문제는 오랫동안 지적됐다. 영국 환경보호 단체 엘렌 맥아더 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의 연구에 따르면 섬유 산업은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을 세 배로 증가시켜 2015년 2%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6%까지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오가닉 베이직스 같은 친환경적인 브랜드는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닐슨 조사에 의하면 전 세계 소비자의 66%는 지속 가능한 브랜드에 더 많은 돈을 낼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20대 이하 밀레니얼 세대는 7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오가닉 베이직스는 지난해 첫 번째 제품 컬렉션을 출시했다. 남성용 속옷은 2팩에 64달러(약 6만 8000원), 여성용 속옷은 2팩에 56달러(약 6만 원)에 판매된다. 지금까지 약 5만 명에게 20만 개 이상의 제품이 판매됐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돈냄새가 났나…서류가방 열었더니 무려 7800만원이~

    운전자가 화물트럭에 물건을 싣는 사이 운전석에서 현금 수 천만원이 든 서류가방을 훔친 혐의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절도혐의로 A(46)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정오쯤 부산 중구 남포동 도로에서 B(48) 씨가 건어물을 트럭에 싣는 사이 운전석에 들어가 현금 7800만 원이 든 서류가방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가 도난당한 현금은 건어물을 납품할 때 사용하던 트럭을 신형으로 교체하기 위해 5년간 한푼 두푼 모아온 돈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 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토대로 A씨의 인상착의를 확인, 추적했다. 범행 4개월이 지난 시점에 당직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경찰이 우연히 CCTV 영상 속 용의자와 비슷한 남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거액의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을 수상히 여겨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내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검거 당시 A씨는 B씨의 차량에서 훔친 현금 중 6329만원을 지니고 있었다. A씨는 경찰에서 “차량에서 서류가방을 훔쳤는데 이렇게 큰돈이 들어 있는지 몰랐고, 1500만원 가량은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현금은 B씨에게 돌려줬으며 조사를 통해 A 씨의 추가 범행 여부를 밝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의 아저씨’ 이지은 캐릭터 꼭 있어야 했나

    ‘나의 아저씨’ 이지은 캐릭터 꼭 있어야 했나

    ‘나의 아저씨’에서 거친 세상에 홀로 서있는 메마른 여자 이지은(아이유). 그녀의 존재 의미는 무엇일까?지난 21일 방송된 첫 회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내는 아저씨 삼형제를 현실적으로 그려낸 tvN 새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초록뱀미디어)에는 조금 이질적인 여자가 한 명 등장한다. 바로 거칠게 살아온 차가운 그녀 이지안(이지은)이다. 특별한 능력도 대단한 사연도 갖지 않은 평범한 아저씨들을 조망하는 이 드라마에서 이지안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 ‘나의 아저씨’의 박호식 CP는 “지안은 최소한의 기회조차 없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이라며 지안과 아저씨 삼형제의 다름을 이야기했다. “극 안의 아저씨 삼형제 역시 자신의 인생을 버티며 살아가고 있지만, 적어도 그들은 ‘기회’를 손에 쥐었던 이들이라는 것이 지안과 다른 점이다”라는 것. 이를테면 지금 사는 행색은 보잘것없는 상훈(박호산)은 낳아 키워준 부모 아래서 대학 교육도 받았고, 가진 걸 다 망해먹어도 돌아갈 노모의 품이 있다. 직장 내에서 치이고, 잘나가는 아내와는 불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동훈이 가진 모든 것은 그가 손에 쥐었던 ‘기회’에서 비롯됐다. 20년째 영화감독 ‘지망생’이지만, 꿈을 이루고자 할 수 있었던 기훈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안은 다르다. 세상에 태어났으니 낳아 준 부모는 있겠지만, 제대로 키워 준 부모가 없었다. 평범하게 뛰어놀 시간도, 배불리 먹어볼 돈도, 그리고 남들만큼 배워볼 기회도 없었다. 최소한의 기회조차 없었던 지안에게 허락된 것은 오히려 ‘책임’. 그것도 자기 한 몸이 아니라 사채를 갚아야 하고 늙은 할머니 봉애(손숙)를 책임져야 한다. 이렇듯 두 발로 서있는 것조차 위태로운 지안의 곁에 ‘나의 아저씨’는 여타 드라마 속 화려하고 능력 있는 남자 주인공이 아닌 흔한 아저씨들을 그려 넣었다. 그 이유에 대해 박호식 CP는 “등장만으로 화려하고 손짓 하나에 모든 걸 해결하는 히어로가 아닌 녹록치 않은 인생길을 먼저 걸어온 어른 사람이, 기회가 없었던 사람을 위로하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지은이 “나의 아저씨보단 나의 어른에 더 가깝다”라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작품 속의 아저씨 삼형제는 딱히 보잘 것도 우러러볼 것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지안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온 어른으로서,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을 지닌 사람 냄새가 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이어 박호식 CP는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인 아저씨 삼형제와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대변하는 지안이 서로에게 위로받는 이야기를 통해 ‘드라마 속 너’가 아닌 ‘현실의 나’가 한번쯤 주변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결국 분명 존재하지만 둘러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두고, 때로는 대가 없이도 전할 수 있는 마음과 교류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그리고 나아가 작품 속 흔하고 평범한 아저씨 삼형제가 지안에게 ‘어른 사람’이 될 수 있듯, 보통 사람인 우리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존재가 되길 바란다는 게 ‘나의 아저씨’ 세상을 딛고 서 있는 이지안의 존재 이유다. ‘나의 아저씨’, 오늘(22일) 밤 9시 30분 tvN 제2화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라이브’ 첫방 염혜란, 이광수와 母子 케미 ‘생활연기의 진수’

    ‘라이브’ 첫방 염혜란, 이광수와 母子 케미 ‘생활연기의 진수’

    ‘라이브’ 염혜란의 리얼한 생활연기가 단연 돋보였다.지난 10일 첫 방영 된 tvN 새 토일 드라마 ‘라이브’(극본 노희경/연출 김규태/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지티스트)에서 비정규직 청소원 상수 엄마 역을 맡은 염혜란은 날 때부터 늘 가난했고 자식들조차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한 어머니의 모습을 현실감 넘치게 그려내며 공감대를 이끌었다. 이 날 방영 분에서 염혜란은 아들 상수(이광수)의 성공을 위해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도 돈을 부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 회사의 주식을 사야 하는 비정상적인 구조에 투자한 것. 아들이 성공하길 바라는 사소한 바람은 회사의 정체가 다단계로 밝혀지며 물거품이 됐다. 염혜란은 극 중 회사 동료의 아들이 공무원인 것, 이 때문에 동료가 정직원이 되어 월급이 소량인상 된 것, 사소한 것들이 부러운 소박하고도 현실적인 상수母를 직설적으로 그려내며 현실을 짚어냈다. 그는 생활연기의 진수를 선보이며 한 층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한편 극 말미에서 상수가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며 상수모가 그토록 원하던 ‘자랑거리’가 생긴 가운데, 현실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상수모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tvN ‘라이브(Live)’는 매주 토,일요일 밤 9시 방영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남미] 억울한 옥살이에 두발까지 잃은 청년의 사연

    [여기는 남미] 억울한 옥살이에 두발까지 잃은 청년의 사연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청년이 두 발까지 잃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졸지에 장애인이 된 청년은 "순식간에 인생이 망가졌다"며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지만 당국은 유감조차 표명하지 않고 있다. 니카라과 북부 마타갈파라는 곳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발단이 된 사건은 경미한 절도사건이다. 마타갈파에선 지난해 12월 소독기용 펌프와 시계, 농사도구 그리고 식량을 누군가 훔쳐간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추정한 피해액은 212달러, 우리돈 22만7000원 정도다. 수사에 나선 후안 라파엘 란사스(35)를 용의자로 검거했다. 지난해 12월 29일의 일이다. 란사스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폭행까지 가하면서 그의 주장을 묵살했다. 이 과정에서 발에 부상을 입었지만 그는 그대로 구치소에 수감됐다. 감염이 진행되면서 그는 걷지도 못하는 상태가 됐다. "제발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매일 하소연했지만 교도소도 란사스의 하소연을 외면했다. 그렇게 보름이 흘렀다. 부상한 발에선 썩는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돕기 위해 일어난 건 구치소에 갇혀 있던 수감자들이다. 수감자들은 떼지어 난동을 피며 "다친 사람을 치료하라"고 요구했다. 덕분에 란사스는 뒤늦게 병원에 실려 갔지만 진단은 끔찍했다. 의사들은 "감염이 너무 진행돼 치료가 불가능하다"면서 "두 발을 절단해야 한다"고 했다. 란사스가 누명을 벗은 건 두 발을 잃은 지 22일 만이다. 법원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도둑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면서 두 발까지 잃게 된 란사스의 사연은 현지 인권단체인 '니카라과 인권센터'가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인권센터는 "무리한 수사와 당국의 무관심이 한 청년의 인생을 완전히 망쳤다"며 즉각적인 배상과 지원대책을 요구했다. 사진=에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관행’으로 덮는 웹툰 플랫폼 갑질

    반발땐 연재 중단으로 보복 의혹 제기 작가에 명예훼손訴 “불공정 계약 전면 실태 조사를” 신인인 K작가는 웹툰 플랫폼 A사로부터 제작 투자를 제안받았다. 기쁨도 잠시, K작가는 계약서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당초 투자비 외에 별도의 원고료까지 약속했던 A사는 원고료 지급을 투자비로 둔갑시켰고, 작품에 대한 해외전송권과 2차 저작권 등 작가의 권리를 모두 A사에 귀속시킬 것을 강요했다. 3년 계약 기간에 투자비가 회수되지 않으면 K작가와의 계약을 10년으로 자동 연장하는 노예 계약 조항도 들어 있었다. K작가가 체결 전 계약서 수정을 요구하자 업체는 없던 일로 하자며 연재마저 취소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공정한 웹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웹툰 작가들이 공개한 사례 중 하나다. 웹툰 ‘죽는 남자’의 작가 이림(한국만화가협회 이사)씨와 ‘냄새를 보는 소녀’의 서수경(한국웹툰작가협회 부회장)씨는 공동으로 발표한 발제문을 통해 “각종 부당 계약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착취당하는 작가들이 너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작가는 “현재의 웹툰 생태계에서 갑인 플랫폼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작가들은 일방적으로 연재 중단 통보를 받거나 배분 수익 비율이 깎이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웹툰 작가들에 따르면 최근 갑질 계약과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도마에 오른 웹툰 플랫폼 ‘레진 코믹스’ 문제는 대다수 플랫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갑질 계약에 대한 다양한 증언이 나왔다. 일부 업체는 연재가 지연되면 ‘지각비’ 명목으로 작가들에게 매달 지급하는 ‘최소수익배분’(MG·미니멈 개런티)의 3%에서 최대 9%를 뜯어내기도 했다. 지각비로만 1년간 1500만원을 냈다고 주장하는 작가도 있다. 플랫폼이 자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문제 제기를 하는 작가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의혹부터 연재가 종료된 뒤에도 원고료를 지급하지 않은 사례, 작가 동의 없이 업체가 무단으로 재연재하거나 외부 사이트에 작품을 게재해 수익을 챙기는 행위까지 천태만상이었다. 대부분 업체들이 ‘업계 관행’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불공정 행위들을 당연시한다. 부당하다고 호소하는 작가들에게 돌아오는 건 계약서의 비밀유지 조항을 근거로 한 소송 으름장이다. 실제로 레진 코믹스는 최근 자사에 대한 ‘갑질’ 의혹을 제기한 웹툰 작가 2명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황정한 만화가는 “초보 작가들은 적은 돈에도 흥행이나 재연재, 해외진출, 2차 판권 등의 기회비용을 희망하며 작품에 올인한다”며 “이를 빌미로 업체들은 작가들을 최저 생계비 수준의 비용으로 창작하는 노동자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2016년 5480억원(KT경제경영연구소)으로, 2020년이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플랫폼은 24개이고 무료인 네이버와 다음을 제외한 나머지는 유료 플랫폼이다. 만화가인 이영욱 변호사는 “현재 보급된 표준계약서가 너무 간략하고 단순해 주요 계약 조항을 담지 못해 상당 부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불공정 계약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직권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정의가 환하게 빛날 때까지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정의가 환하게 빛날 때까지

    진정한 한국인 디디에 세스벤테스. 1931년 벨기에의 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다. 어릴 적 꿈은 우편배달부. 자전거를 실컷 타고 싶어서다. 신부가 되기로 결심하고 루뱅대 철학과에 들어간다. 한국인 유학생 둘을 만난다. 한국으로 오라고 권유한다. 그중 한 사람은 우리나라 국회의장이 된다. 내심 마음에 두고 있던 곳은 아프리카의 벨기에령 콩고. 당시 한국은 콩고보다 더 위험한 나라다. 좁은 문을 택한다. 1958년 한국에 온다. 첫 부임지는 부안. 거기서 한국 이름을 얻는다. 지정환. 언어는 물론 식사도 힘들다. 매일 청국장과 김치와 밥. 냄새 때문에 먹지 못해 여러 날 굶는다. 굶어 죽지 않으려면 먹는 수밖에 없다. 억지로 몇 번 먹으니 ‘구수하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습도가 높은 장마철은 지옥. 복통과 설사가 심해진다. 탈진되어 병원에 가면 링거주사 한 대를 놔주고 약이라고 주는 것은 인삼차뿐. 인삼이 맞지 않는 체질이라 오히려 증세는 더 나빠진다. 담낭 제거 수술을 받는다. 스스로 ‘쓸개 없는 놈’이라고 부른다. 가난한 주민들은 외국에서 구호물자로 온 밀가루 배급으로 살아간다. 어떻게 가난의 굴레를 끊어 낼 수 있을까 고민한다. 마침 정부에서 간척지를 개간하면 1인당 3000평의 땅을 준다고 한다. 쉬지 않고 노력해 여의도의 두 배가 넘는 땅을 개간한다. 주민들에게 나누어 준 후 건강 회복차 벨기에로 갔다가 6개월 후 돌아온다. 그사이 주민들은 고리대 노름으로 자신의 땅을 다 팔고 떠난다. 그렇게 헌신적으로 도와줬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깊은 배신감. 이제는 다시 한국인의 삶에 개입하지 않으리라. 임실로 발령이 난다. 경치는 아름답지만 몹시 척박한 땅. 자신들을 ‘원래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부르는 주민들은 환경을 탓하며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조차 않는다. 겨울로 접어들면 농작물을 팔아 마련한 돈을 술과 노름으로 탕진한다. 군수가 간곡하게 부탁한다. “떠나실 때 천주교 신자들뿐 아니라 임실군민 전체에게 뭔가 하나쯤은 꼭 남겨 주셨으면 합니다.” 다시는 개입하지 않는다 다짐했던 마음이 흔들린다. 주민들을 다독여 신용조합을 만들고 산양을 키운다. 생산된 산양유가 병원과 환자들에게 팔고도 남는다. 무엇을 할까. 치즈를 만들어 보자. 전문지식이 없이 의욕만 앞선 시도. 3년간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다. 유럽에 가서 3개월간 치즈 만드는 법을 배우고 돌아온다. 그사이 조합원 11명 중 10명이 떠난다. 실망스럽지만 포기는 없다. 하나 남은 조합원과 치즈를 만든다. 실패와 성공이 거듭된다. 치즈 판매에 나선다.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문을 두드린다. 외국인 전용상가 및 조선호텔 납품에 성공한다. 미군부대에서 불법으로 흘러나온 치즈가 전부였던 시절. 한국 최초로 만들어진 임실치즈는 서울의 특급호텔까지 유통망을 넓히며 성장한다. 누가 임실이 ‘한국 치즈의 본고장’으로 떠오를 줄 알았을까. 나라의 민주화에도 참여한다. 1970년대 유신체제에 반대하다 경찰에 잡혀간다. 강제 추방의 위기를 맞는다. 마침 농촌 발전에 관심이 많던 박정희 대통령이 ‘임실치즈로 농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신부’라는 것을 알고 추방 명령을 거둔다. 경찰들을 만나면 지정환이란 자신의 이름은 ‘정의가 환히 빛날 때까지 지랄한다’는 의미라고 일갈한다. 너무 무리했던 탓일까. 다발성 경화증에 걸린다. 벨기에로 가서 치료를 받고 돌아온 후 장애인들을 돌보는 일에 전념한다. 2002년 호암상을 받는다. 상금 1억원에 사재를 보태 ‘무지개장학재단’을 설립한다. 2007년부터 매년 장애인 학생 20~30명이 혜택을 받는다. 2016년 정부는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한다. 한국에 온 지 어언 53년. 법적으로 한국인이 된다. 남은 생애 봉사의 여정을 다 마친 후 한국 땅에 뼈를 묻으리라. 누구를 ‘위해’ 살기보다 ‘함께’ 살았다는 정환. 그는 자신을 굴삭기에 비유한다. “세상에는 버릴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나보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을 내 높이로 올려놓고, 그다음엔 더 밑에 있는 사람을 다시 그 높이로 올려놓고, 그러다 보면 세상이 달라지겠지요.” 국경을 넘어서 한국 사람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푸른 눈의 이방인. 그야말로 진정한 한국인이자 글로벌 리더다.
  • [현장 행정] 일일 동장 된 구청장…지금 만나러 갑니다

    [현장 행정] 일일 동장 된 구청장…지금 만나러 갑니다

    “현장을 다녀야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겪는 구체적인 어려움 들을 수 있죠.”서울 기온이 영하 16도까지 내려간 지난 24일 오후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파란색 점퍼를 입고 길을 나섰다. 쌍문2동의 1일 동장을 맡아 지역 사회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만나기 위해였다. 이 구청장은 매년 ‘1일 동장제’라는 이름으로 각 동을 돈다. 이 구청장은 “1년 중 상대적으로 덜 바쁜 시기가 연초인데, 현장을 직접 방문해 최대한 많은 주민의 의견을 듣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구청장의 첫 행보는 쌍문2동 주민센터였다. 이 자리에 지역사회단체장들과 만나 이야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순주씨는 “과거 퇴폐업소들이 즐비하던 방학천 일대가 청년 작가들을 위한 예술촌으로 변하고 있어 좋지만, 홍보가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방학천에 있는 구름다리의 폭을 넓게 바꿔 주민들이 그 위에서 모이고 행사를 벌일 수 있도록 하는 등 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다음 행보는 민간복지거점기관인 ‘사랑채요양종합복지센터’였다. 이 센터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23명이 머무르고 있는 곳이다. 민간복지거점기관이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순수 민간기관, 역량 있는 지역 내 종교시설, 기업체 등을 구청이 선정해 운영을 지원하는 곳이다. 한 요양보호사는 “도봉구가 아동친화도시로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만큼 노인 복지에도 신경을 써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 구청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하기 위해 최근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모든 세대가 살기 좋은 도시 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발길을 돌려 이 구청장이 향한 곳은 한 나눔가게로 지정된 순댓국집이었다. 나눔가게는 자율적으로 물품이나 서비스 기부에 참여하는 동 단위 지역의 상점이다. 신은우 대표는 “장사를 하면서 불가피하게 냄새, 소음 등으로 주변에 피해를 주는데, 돌려 드릴 방법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1일 동장을 하면서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며 “서류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주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구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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