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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모든 흔들리는 눈망울 위에(김주대 지음, 걷는사람) 봄밤 나무를 도륙한 자는/ 나무의 잘린 목에서 해마다 피어나는/ 영혼 같은 저 꽃이 얼마나 두렵겠는가?/ 아직까지/ 봄을 이겼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인간의 연약함과 존엄을 동시에 비추는 시집. 1990년대 최루탄을 마시며 시를 배운 까닭에 김주대 작가의 시는 언제나 흔들리는 존재들 곁에 서 있다. 가난한 사람들, 노동자들, 병든 아이와 그 곁을 지키는 보호자, 그리고 역사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진 사람들까지. 시인은 그들의 눈망울을 오래 바라보며 우리가 쉽게 지나쳐 온 삶의 장면들을 시로 기록한다. 144쪽, 1만 2000원. 페이백 - 슬픔마저도(민도연 지음, 북레시피) 얼마 뒤 악마가 잡혔다. 민지를 으슥한 창고로 데리고 들어가는 그 악마의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찍혀 있었던 것이다. 딸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렸지만, 법이 그 악마를 단죄해 주리라 믿었다.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돈과 권력 앞에 무너진 정의와 처절한 사적 제재를 다룬 장편 스릴러. 피해자가 겪은 육체적 고통을 가해자에게 되돌려주는 고전적인 복수극의 공식을 넘어 남겨진 자가 감내해야 했던 지독한 슬픔과 상실감까지 그대로 되돌려주는 내용을 담았다. 흔히 복수는 답이 아니라고 하는데, 주인공의 복수는 슬픔을 잊는 답이 됐을까. 416쪽, 2만원. 나 안 할래(이현아 지음, 차야다 그림, 책읽는곰) “난 안 할래.” 하우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에요. 조금이라도 어려워 보이거나 잘할 자신이 없으면 어김없이 그렇게 말하지요. 노래 부르기 시간에는 억지로 기침하고요. 글쓰기 시간에는요. 화장실에서 꾸물꾸물 한참이나 있다 와요. 그러고는 시간이 모자란다고 핑계를 대지요. “나 안 할래!”에서 “나도 해 볼래!”로 어린이의 ‘자기효능감’을 키워 주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어렵고 재미없는 건 쉽게 포기하는 주인공 하우의 사례를 통해 실패에도 무너지지 않고 새로이 도전하게 하는 ‘회복 탄력성’에 관한 이야기도 담았다. 문해력 교육가인 최나야 서울대 교수의 알찬 지침도 수록했다. 68쪽, 1만 1000원.
  • “티눈 제거 2500번, 말이 되나”…7억 보험금 판결에 민심 들끓었다 [두 시선]

    “티눈 제거 2500번, 말이 되나”…7억 보험금 판결에 민심 들끓었다 [두 시선]

    7년 동안 2500번이 넘는 티눈 제거 시술을 받고 7억원대의 보험금을 받은 가입자 손을 대법원이 다시 들어주자 댓글창이 들끓었다. 법원은 이미 확정된 판결의 효력을 뒤집기 어렵다고 봤지만, 여론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반면 일각에서는 “횟수만 보고 사기로 몰 게 아니라 보험사와 병원 책임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A보험사가 가입자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숫자 충격만이 아니었다. 대법원이 본 쟁점은 ‘2575차례가 상식적인가’보다, 이미 계약이 유효하다는 확정판결이 나온 뒤 시술 횟수와 보험금이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다시 무효로 돌릴 수 있느냐에 있었다. 그 결과 대법원은 기존 확정판결의 효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가입자 B씨는 2016년 보험계약 체결 뒤 2018년 말까지 417차례의 냉동응고술을 받았고 이후 2020년 1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2100여차례의 시술을 추가로 받았다. 전체 시술 횟수는 2575차례이며 받은 보험금은 총 7억7000만원에 달했다. 보험사는 다시 소송에 나서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 계약을 맺은 만큼 무효”라고 주장했다. 1·2심은 첫 사건 변론 종결 뒤 추가 시술이 이어지고 보험금 수령 규모도 커진 점을 새로운 사정으로 보고 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는 계약 당시 부정 취득 목적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추가 자료일 뿐 확정판결의 효력을 깨뜨릴 새로운 사실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 “발이 남아나냐”…상식 앞세운 분노 댓글 여론은 압도적으로 비판적이었다. “판사는 2575번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느냐”, “7년 동안 주말까지 포함해 거의 매일 시술받은 셈인데 발이 남아나냐”, “이 정도면 의사도 함께 들여다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단순히 판결 하나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사법 판단이 현실 감각과 너무 멀어졌다는 분노가 강하게 묻어났다. 특히 댓글 다수는 이번 사례를 개인 일탈이 아니라 전체 가입자 부담 문제로 연결했다. “저런 사람에게 매달 보험료를 대주고 있다”, “결국 선량한 가입자 보험료만 오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숫자가 워낙 비현실적으로 보이다 보니, 법리보다 먼저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이냐”는 상식의 벽에 부딪힌 셈이다. ◆ “횟수보다 진위 따져야”…보험사 책임론도 반면 다른 시선도 있었다. “횟수가 많다고 무조건 사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진짜 티눈 치료가 맞는지, 실제 냉동응고술이 이뤄졌는지를 따져야지 보험사가 횟수만 보고 돈을 안 주는 건 횡포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보험사가 약관과 소송 전략으로 다투다 법리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시선도 여기 포함된다. 실제 이번 판결도 그런 법리 구조 위에 있다. 대법원은 치료 횟수의 비정상성 자체를 정면으로 판단했다기보다, 이미 끝난 확정판결을 뒤집을 정도의 새로운 사정이 있었는지를 봤다. 여론은 “상식”을 봤고, 법원은 “확정판결의 효력”을 봤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더 크게 부딪혔다. 결국 이 사건은 두 갈래 민심을 남겼다. 다수는 “상식이 졌다”고 느꼈고 일부는 “보험사도 떳떳하지 않다”고 봤다. 다만 댓글창의 무게추가 어디에 실렸는지는 분명했다. 독자들은 법리보다 먼저 ‘티눈 제거 2575차례’라는 숫자에서 판결의 이해 여부를 판단했다.
  • [단독] 서학개미 불러온다더니… “RIA, 시기·설계 다 뒷북”

    [단독] 서학개미 불러온다더니… “RIA, 시기·설계 다 뒷북”

    국장 옮기면 세금 깎아주는 제도올 1~2월 해외 투자분 소급 적용기존 투자자 상당수가 혜택 제외절세계좌 투자자도 조건 안 맞아美증시 물려 섣불리 손절 어려워입법 혼선… 출시 직전 일정 확정증권사들 계좌 유치에 나섰지만‘대기성 계좌’가 늘어날 가능성도 “국장으로 오면 세금 깎아준다길래 알아봤죠. 그런데 올해 미국 주식을 많이 샀다고 혜택이 없다네요.” 기술주 위주로 투자했던 직장인 A씨(32)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개설하려다 포기했다. 지난 1월 미국 주식을 5000만원 넘게 사들인 거래가 반영돼 지금 코스피 시장에 돌아와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설명을 들어서다. 그렇다고 중동 불안으로 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 손실을 감수하고 해외 주식을 팔기도 부담스러웠다. A씨는 “상품은 3월에 내놓고 과거 거래까지 따지면 사실상 돌아오지 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부가 해외 주식 투자자(서학개미)를 국내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RIA가 시행 첫 주부터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구조가 복잡한 데다 기존 투자자 상당수가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면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RIA는 쉽게 말해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으로 옮기면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지난해 12월 23일 이전에 보유한 해외 주식을 매도해 원화로 바꾼 뒤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투자하면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차익의 22%)를 최대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비과세해 준다. 복귀 시점에 따라 5월까지는 100%, 7월까지는 80%, 12월까지는 50% 등으로 혜택이 줄어드는 구조다. 문제는 ‘올해 투자 금액’을 따지는 방식이다. 예컨대 작년 12월 기준 해외 주식을 5000만원 들고 있는 상태에서 올해 초 해외 주식을 추가로 5000만원어치 샀다면 이후 국내로 자금을 다 옮겨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올해 산 해외 주식만큼 공제 한도(5000만원)에서 빼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주요 지수가 하락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매도에 나설 경우 손실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관리 편의상 기준을 단순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과거 투자까지 반영하는 방식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금저축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해외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더 큰 제약에 부딪힌다. 이들 계좌는 세제 혜택을 받는 대신 돈을 장기간 묶어두는 구조다. 반면 RIA는 해외 주식을 팔고 자금을 빼 국내 주식에 다시 투자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연금저축을 통해 해외 주식을 샀는데 RIA 혜택을 받으려고 연금저축에서 자금을 빼는 순간 그동안 미뤘던 세금을 한꺼번에 내야 한다. 쉽게 말해 ‘돈을 빼면 불이익이 생기는 계좌(연금 저축 등)’와 ‘돈을 빼야 혜택을 주는 제도(RIA)’가 충돌하는 셈이다. 한 투자자는 “연금이나 ISA는 장기 투자용이라 일부 종목이라도 파는 순간 손해가 클 텐데 이렇게 투자한 금액은 RIA 혜택을 차감할 때 제외해 줬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도입 과정에서도 혼선이 있었다. 지난 19일 관련 법안 처리가 지연되며 출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가, 증권사 질의를 통해 출시 직전에야 일정이 확정됐다.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와 이벤트를 앞세워 계좌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자금 유입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RIA로 들어온 자금은 최소 1년 이상 묶이는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자금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계좌만 개설되고 자금은 들어오지 않는 ‘대기성 계좌’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이달(1~24일)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199억 달러로 매도 금액(188억 달러)을 여전히 웃돌고 있다.
  • [차현진의 박람궁리] 가상자산 사업, 무엇이 중헌디

    [차현진의 박람궁리] 가상자산 사업, 무엇이 중헌디

    회사는 법인격과 주주(지배구조)와 사업 범위로 구성된다. 은행에 대한 규제도 결국은 지배구조나 사업 범위를 제한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둘 중 어떤 것을 우선하느냐는 나라마다 다르다. 미국은 사업 범위 규제를 우선한다. 그 시작은 1784년 뉴욕은행의 설립이다. 이 은행 정관에는 ‘상품 매매와 중개 사업은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훗날 초대 재무장관이 된 알렉산더 해밀턴 변호사가 그 정관을 만들었다. 그는 다른 사람의 돈을 맡은 은행은 책임성이 크므로 사업 범위 제한을 통해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 원칙을 금산분리라고 한다. 건국 직후 뉴욕은행은 독점 은행이었으며, 대주주들은 대부분 해밀턴이 이끌던 연방파였다. 토머스 제퍼슨이 이끄는 공화파 성향의 상인과 수공업자, 농민은 대출받기가 어려웠다. 그러자 공화파의 에런 버가 꼼수를 부렸다. 당시 뉴욕시에 창궐했던 황열병을 줄이기 위해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겠다면서 ‘맨해튼 컴퍼니’를 세웠다. 트로이의 목마였다. 1799년 설립된 맨해튼 컴퍼니는 수도회사다. 하지만 정관에는 “유휴 자금은 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떤 금융 거래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숨어 있었다. 그것을 근거로 본업은 제쳐 두고 은행업으로 직행했다. 돈줄이 말랐던 사람들에게 맨해튼 컴퍼니는 구세주였고, 공화파의 인기는 폭발했다. 덕분에 1800년 대선에서 제퍼슨은 대통령, 버는 부통령이 됐다. 그 ‘맨해튼 컴퍼니’가 지금은 JP 모건 체이스 은행으로 남아 있다. 미국 은행계를 이끄는 이 굴지의 은행은 금산분리 원칙 밖에서 탄생한 사생아다. 그 씁쓸한 경험 때문에 미국은 은행의 사업 범위에 관해 엄격하다. 예를 들어 1970년대 후반 저축은행들이 은행처럼 지급결제 서비스를 취급하게 해 달라고 성화할 때 의회는 그 요구를 받아들였다. 대신 은행과 똑같이 지급준비의무를 부과했다. 저축은행을 은행으로 취급할지언정 은행업의 영토는 건드리지 않았다. 지배구조도 부차적인 문제였다. 한국은 반대다. 사업 범위보다 지배구조를 중시한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는 것을 막는다는 이유로 은행 주식의 보유와 의결권을 제한한다. 반면 증권사가 은행처럼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CMA)하고 유사 예금(IMA·발행어음)을 취급하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우리 정부는 은행업 영토 훼손을 오히려 자본시장 발전이라고 믿는다. 미국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접근법이다. 은행 규제에 관한 한미 간의 접근 방식 차이가 최근 가상자산업을 두고 다시 드러나고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구조법(CLARITY Act)을 두고 의회가 진통을 겪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자의 대출과 이자 지급이 은행업의 선을 넘으며 금융 불안을 초래한다는 반론 때문이다. 한국의 관심은 전혀 다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만들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나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자의 지배구조가 핵심 쟁점이다. 기존 주주의 주식 처분까지 거론된다. 그러다 보니 이용자 보호와 금융안정에 허점이 생긴다. 우리나라의 소상공인들은 영업난에 허덕이면서도 수표의 부도만은 피하려고 사력을 다한다. 수표를 부도냈다가는 엄중한 형사 처벌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부정수표단속법의 힘이다. 그 법은 공룡급 핀테크의 신종 지급수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2년 전 티몬 캐시와 위메프 포인트라는 지급수단이 물거품이 되었을 때도 엄한 처벌이 없었다. 이용자만 땅을 쳤다. 장차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용자 보호와 금융 안정을 고려하지 않는 금융혁신은 사상누각이다. 미국식 금산분리의 핵심은 은행 영업의 테두리 즉 넘나들지 말아야 할 선을 명확히 긋는 것이다. 한국식 금산분리는 그 경계선에 관해 무감각하다. 지배구조에만 관심을 둔다. 그 습관이 가상자산 사업에도 이어진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의 지배구조는 열심히 따지면서 과연 무엇을 엄히 지키도록 하고 감시할지에 관해서는 소홀하다. 이용자 보호와 금융 안정이 물건너간다. 차현진 호서대 디지털금융경영학과 교수
  • 트럼프와 셀카 찍더니 유료 유도…100만 홀린 ‘금발 여군’의 기막힌 수익 모델 [핫이슈]

    트럼프와 셀카 찍더니 유료 유도…100만 홀린 ‘금발 여군’의 기막힌 수익 모델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활주로를 걷고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셀카를 찍은 ‘금발 여군 인플루언서’가 사실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인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제시카 포스터’라는 이름의 이 계정이 불과 4개월 만에 100만명 넘는 팔로워를 끌어모았지만 실제 군 복무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계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걷는 장면, F-22 랩터 전투기 앞 사진, 사막 작전 사진 등을 연이어 올리며 주목받았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와 함께 있는 이미지도 잇따라 게시했다. 해당 계정은 그럴듯한 외모와 연출로 많은 이용자를 실존 인물이라 믿게 만들었다. 하지만 허점도 적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육군은 포스터의 복무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게시물 속 군복에서도 계급 표식이 뒤섞이는 등 오류가 반복해서 드러났다. 그런데도 계정은 빠르게 퍼졌고 일부 이용자는 정체가 드러난 뒤에도 이를 실존 인물로 믿는 반응을 보였다. ◆ 트럼프 옆 ‘금발 여군’, 결국 돈 되는 계정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계정을 최근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기만적 수익화 전략’ 사례로 짚었다. 군인 이미지와 친트럼프 정서를 결합해 관심을 끈 뒤, 성인 콘텐츠 유료 플랫폼으로 이용자를 넘겨 수익을 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계정은 한때 온리팬스와 연결됐다가 삭제됐고 이후 AI 생성 캐릭터 활동을 허용하는 팬뷰(Fanvue) 쪽으로 이용자를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뷰는 공식 안내에서 AI 생성 콘텐츠 업로드를 허용하되 명확한 공개 표시와 비기만성 원칙을 요구하고 있다. ◆ “허위정보·정치 선전에도 악용될 수 있다” 조안 도너번 보스턴대 교수는 이런 계정이 제작이 쉽고 변형도 무한하다며 익명 계정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허위정보 유포나 정치 선전에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 사례를 단순한 온라인 낚시를 넘어 정치 메시지와 수익 모델이 결합한 새 유형의 AI 계정으로 해석했다. 이번 사례는 생성형 AI가 단순 합성을 넘어 군인 이미지와 정치 팬덤, 유명인 친분 연출까지 결합해 대중의 신뢰를 손쉽게 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이 아무리 진짜처럼 보여도 그것만으로는 더 이상 실존을 증명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제 문제는 이런 가짜 인물이 관심을 끄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론을 흔들며 돈벌이 수단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 돈 내고 출근한다? 중국 ‘가짜 출근’ 체험 서비스 등장 [여기는 중국]

    돈 내고 출근한다? 중국 ‘가짜 출근’ 체험 서비스 등장 [여기는 중국]

    출근은 하지만 월급은 없다. 오히려 돈을 내고 출근해야 하는데도 지원자가 몰린다. 25일 중국언론 지무신문에 따르면 중국에서 등장한 ‘가짜 출근’ 체험 서비스가 화제다. 단순한 장난에서 시작됐지만 수요가 폭발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도시 생존 방식으로까지 해석되고 있다. 항저우 빈장구의 한 오피스 빌딩. 겉으로 보면 평범한 사무실이다. 누군가는 헤드셋을 끼고 회의에 참여하고, 누군가는 모니터를 보며 마우스를 움직인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이 회사 직원이 아니다. 돈을 내고 ‘출근 체험’을 하는 이용자들이다. 이용 방식은 간단하다. 하루 이용료는 30위안, 주간은 99.9위안, 월 이용료는 300~400위안 수준이다. 대학 졸업 예정자를 위한 100위안 할인 상품도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야근비’까지 붙어 겉으로 보면 실제 회사 생활과 거의 차이가 없다. 이 사업 아이템은 한 번의 농담에서 시작됐다. 이 회사는 원래 온라인 쇼핑몰 기업이었고, 사무실에 빈 자리가 많았다. 지인의 자녀가 회사 생활을 미리 체험해보고 싶다고 하자 가볍게 던진 말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후 온라인에 체험자 모집 글을 올리자 예상보다 큰 반응이 쏟아졌다. 2025년 여름 여러 소셜미디어(SNS)에서 소개되며 빠르게 퍼졌고, 올해 3월 다시 화제가 되면서 문의가 이어졌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려는 이들만이 아니다. 콘텐츠 제작자, 재택근무자, 스타트업 초기 멤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업무 환경을 빌리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사무실에서는 각자 자신의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름은 ‘가짜 출근’이지만 완전히 쉬는 공간은 아니다. 비용이 저렴한 데다 실제 근무 환경과 비슷한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올라간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예상치 못한 문제도 생겼다. 대표는 ‘가짜 출근’이 실제 고용 관계로 오해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가 가족에게 취업했다고 말하거나, 4대보험이나 인턴 증명서 발급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회사 측은 이를 모두 거절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온라인에서 “요즘 젊은세대는 기발하다”, “일반 스터디카페보다 훨씬 저렴하고 좋은 것 같다”, “또 다른 형태의 공유 오피스 같은 건가?”라는 신선하다는 반응과 “이 사회에 가짜가 너무 많다”, “제정신이 아니다” 등의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겉으로는 ‘취업 놀이’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취업난과 재택근무로 인한 고립감, 그리고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다는 젊은 세대의 욕구가 겹쳐 있어 씁쓸함을 남긴다.
  • 대통령 핵심 정책, ‘부실 설명’ 금융위[경제 블로그]

    대통령 핵심 정책, ‘부실 설명’ 금융위[경제 블로그]

    국내시장복귀계좌(RIA) 등 이른바 ‘환율안정법’이 여야 합의로 처리된 날, 정작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국민성장펀드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법안은 국회 문턱에서 멈춰 섰습니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제도가 뭔지 담당 부처인 금융위원회의 설명이 부실하다”는 것이었지요. 문제는 BDC 설명에서 시작됐습니다. 금융위는 “개인이 비상장 벤처·혁신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스닥·코넥스도 있는데 뭐가 다른가”라고 되묻자 설명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쉽게 말해 ‘코스닥·코넥스 → 이미 상장된 기업’입니다. BDC → 상장 직전, 덩치 키우는 ‘스케일업 기업’입니다. 즉, BDC 취지는 아직 증시에 못 올라온 기업에 투자하는 길을 만들겠다는 건데, 이 차이를 제대로 못 짚어주면서 논의가 공회전했습니다. 결국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가 답답하다”며 대신 정리해줬습니다. “우리 시장에 ‘상장 직전 기업에 투자하는 시장’이 없어서 만드는 거 아니냐”는 취지의 설명이었습니다. 금융위가 해야 할 제도 도입 배경과 목적을 국회가 대신 풀어준 셈입니다. 국민성장펀드와의 관계도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두 제도(국민성장펀드·BDC)를 나란히 놓고 “투자자라면 어디에 돈을 넣겠느냐”고 물었습니다. BDC같은 비상장 투자 특성상 자금이 오래 묶이고 위험이 큰 만큼, 높은 수익률이나 강한 세제 혜택이 필요한데 현재 설계로는 어느 쪽도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세소위원장이자 재경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BDC는 위험한 비상장 기업에 투자시키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습니다. 금융위는 여기서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대신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BDC는 수익성이 없는 기업에 억지로 투자하는 제도가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일반인 투자 기회를 넓히려는 것”이라며 “금융위는 설명을 정확히 해 달라”고 했습니다. 오죽하면 박수영 소위원장이 회의를 정리하면서 “오늘은 위원들이 더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 측 반성을 촉구한다”고 질타했을까요.
  • [사설] 중동發 비상대응체제… 위기 돌파 총력전에 한뜻 동참을

    [사설] 중동發 비상대응체제… 위기 돌파 총력전에 한뜻 동참을

    정부가 범부처 비상대응체제 가동에 들어간 것은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민 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 석유사업법 제정 이후 처음 빼든 석유 최고가격제마저 2차 고시에서는 대폭적인 상향이 불가피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제 에너지 기구들도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이라면서 세계경제에 미칠 충격을 경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수송과 난방이 아니더라도 석유화학 제품을 쓰지 않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전쟁의 추이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 대응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재정경제부는 비상대책으로 최고가격제 조정과 유류세 인하, 공급망 대응 등 최대한의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석유 최고가격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유류세를 내려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대응 계획에는 강도 높은 석유류 절감 및 에너지 절약 조치가 들어 있다. 공공기관에 자동차 5부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상황이 악화되면 민간에도 의무 시행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민간 확대에 앞서 5부제를 공공주차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주문하기도 했다. 국민에게도 비상대응체제가 남의 일일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주도해야 마땅한 정유업계가 기름값 담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 대통령도 “국민 고통을 악용한 부당한 돈벌이는 법과 원칙에 따라 발본색원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경제주체가 하나가 되어도 국가적 위기를 떨치기란 쉽지 않다. 정부는 ‘4월 원유 수급 위기설’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부당이득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한다. 일탈이 있었다면 뼈를 깎는 반성을 거쳐 위기 극복의 리더로 역할을 하기 바란다. 중동전쟁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말 바꾸기는 불확실성을 심화시켜 세계경제를 깊은 골짜기로 몰아넣고 있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번 위기는 과거 오일쇼크와 러우 전쟁에 따른 천연가스 공급 충격을 모두 합친 수준”이라고 했다. 중동 석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상정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오일쇼크도, 외환위기도, 금융위기도 모두 국민의 단합으로 이겨낸 대한민국이다.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동참한다면 지금의 위기도 돌파하지 못할 것이 없다.
  • [최광숙 칼럼] ‘승자 독식’ 민주당식 민주주의와 헌재의 운명

    [최광숙 칼럼] ‘승자 독식’ 민주당식 민주주의와 헌재의 운명

    지난 주말 BTS가 서울 광화문에서 4년 만의 ‘완전체 컴백’ 공연을 펼쳤다. 국악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한국적인 무대도 좋았지만 리허설 도중 발목을 다쳐 의자에 앉은 리더 RM 주위에서 펼쳐진 군무는 더 감동적이었다. BTS가 세계 대중음악 역사에 기억될 만한 무대를 선보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국 정치권은 요즘 우리 사회를 퇴행시키는 법 제정으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 여당은 ‘사법 3법’으로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들어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길로 가고 있다. 야당은 견제 역할은커녕 ‘윤어게인’ 세력과 절연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 자멸의 길을 걷고 있다. 여야 모두 국민과 대한민국에 대한 지독한 배신이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는 국가 권력이 어느 한 곳에도 집중되지 않는 입법, 사법, 행정 삼권분립에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집권당을 고리로 입법과 행정이 융합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 일방 주도의 입법과 행정의 결합은 없었다. 여기에 사법 3법으로 사법부까지 장악해 국가 권력을 하나로 모으는 ‘과업(?)’을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 바야흐로 ‘승자독식 시대’의 문이 열렸다. 승자독식 시대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법 3법 등으로 생긴 사법체계 균열에 권력이 스며들 여지가 커지면서 집권세력 및 특권층만 좋을 것이라는 우려가 앞선다. 죄를 저질렀어도 수사·기소·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판검사, 경찰을 법왜곡죄로 걸 수 있다. 대법관 증원에 따라 여권 인사에게는 유리한 판결이 나올 수 있다. 헌재에서 대법원 판결을 취소할 수 있는 재판소원으로 죄지은 권력자들은 한 번 더 재판받으려 할 것이다. 사법 3법을 동원할 경우 무협지에 나오는 ‘만독불침’(萬毒不侵·어떠한 독에도 당하지 않는다) 경지에 이르러 마침내 어떠한 벌도 피해 갈 수 있는 ‘사회적 특수계급’이 등장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결국 철회했지만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은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소원 검토는 예고편일 뿐이다. 우리 헌법은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제11조 2항)”고 했지만, ‘유권무죄’(有權無罪)의 사회적 특수계급이 나오면 이 헌법 조항마저 형해화될 것이다. 재판소원제는 권력자에게는 무죄 판결이라는 막판 역전승을 거둘 수 있는 비장의 카드이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소송 비용과 확정 판결 지연으로 ‘소송지옥’에 빠지게 된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나오는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은 더욱 평등하다’라는 문구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법 적용의 이중잣대 문제는 두고두고 걸림돌로 남게 될 것이다. 누구나 사법 3법을 통해 자신의 구제를 호소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돈 많은 파렴치한 범죄자 또는 권력자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국민적인 사법적 정의는 무너질 공산이 크다. 이것이 민주당식 민주주의이고 법치주의인가. 사법 3법의 위헌 논란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어 볼 수 있는 기관은 헌법재판소다. 사실상 4심제 도입으로 우리 사회의 질서와 정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된 만큼 승자독식 시대 헌재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헌재는 태생적으로 정치적으로 취약한 구조다. 재판관을 대통령·국회·대법원장이 3명씩 지명하다 보니 여권의 뜻이 반영될 여지가 많다. 대법관과 달리 국회 동의도 필요 없어 ‘코드 인사’도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 누가 임명했는가에 따라 재판관들의 정치 성향이 헌재 결정에 거의 그대로 반영되다시피 한다. 헌법상 대법원과 헌재는 대등한 관계지만 재판소원제 시행으로 헌재가 실질적인 대한민국의 최고법원이 됐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덥석 재판소원을 받아 위상이 강화됐는지 몰라도 심판의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국민 불신만 키울 것이다. ‘항룡유회’(亢龍有悔)란 말이 있다. ‘너무 높이 올라간 용은 후회할 수 있다’는 의미다. 권력에 취해 무작정 밀고 나가는 민주당과 헌재에 하고 싶은 말이다. 하늘 끝까지 오른 용이 결국 급전직하로 추락하는 것을 우리는 동서고금 역사를 통해 무수히 목격했다. 최광숙 대기자
  • 檢수사 노하우 실종 위기… 산업스파이도 10조 담합도 못 잡는다 [보완수사 리포트-진술 너머의 진실을 찾아서]

    檢수사 노하우 실종 위기… 산업스파이도 10조 담합도 못 잡는다 [보완수사 리포트-진술 너머의 진실을 찾아서]

    ‘재계 저승사자’ 중앙지검 공조부빵플레이션 주범 제분 담합 적발 국가 기밀 유출부터 방산·금융 등지검별 각 분야 수사 노하우 구축“수사력 손실, 민생 경제 대응 약화 돈 있는 사람 처벌 더 어려워질 것”현대 범죄는 더 이상 지문과 혈흔만 남기지 않는다. 0과 1로 이뤄진 디지털 코드 속에 국가 핵심 기술을 숨기고, 복잡한 회계 장부와 다층적인 지배구조 뒤에 거대 담합의 꼬리를 감춘다. 2회는 기술유출 등 과학수사, 담합 등 공정거래수사에 집중했다. 수사 기관의 전문적 노하우가 사라지면 이익을 얻는 것은 범죄자고, 피해를 입는 것은 일반 국민이다. 난연우레탄 혼합기에 원료를 투입한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 공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경찰은 화재 원인을 특정하지 못한 채 업체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송치했다. 대구지검은 곧장 보완수사에서 착수했고,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의 화재분석팀을 현장에 투입했다. 정밀 검증 결과 유력한 원인으로 꼽혔던 자연 발화나 화학적 폭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믹서기 접지선이 불량한 점을 포착했다. 접지 불량으로 발생한 정전기가 분진 형태의 원료와 맞닿으며 폭발했다는 ‘스모킹 건’을 찾아낸 것이다. 결국 대표는 억울한 누명을 벗었고, 검찰은 지난해 6월 접지 관리를 소홀히 한 설치업자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약식기소해 벌금 500만원이 확정됐다. 검찰은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과학수사 등 노하우가 통째로 사장될 것을 우려한다. 보완수사라는 검증의 보루가 사라지면 애써 구축한 수사 전문성을 활용할 기회조차 박탈될 수 있다. 과학수사를 담당했던 한 부장검사는 “아는 만큼 보이는 곳이 바로 과학수사”라며 “이 분야만큼은 전문성이 곧 수사력”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대검 과학수사부를 필두로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수사부,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 등을 구축해 전문분야 수사 노하우를 쌓아 왔다. 특히 산업기술에 상대적으로 이해도가 높은 이과 출신 검사들과 경력이 있는 검사들을 배치해 기술유출 범죄 전문가로 양성해왔다. 성과는 통계로 증명된다. 대검 과학수사부 산하 기술유출범죄 수사지원센터의 지원으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술유출 사범 283명을 입건하고 83명을 구속기소했다. 실형선고율은 2022년 11.0%에서 지난해 18.9%까지 상승한 반면, 무죄율은 17.6%에서 9.1%로 줄었다. 최근 검찰은 산업스파이를 엄단하며 국부 유출을 막아냈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의 핵심 기밀을 유출한 전직 직원 등 10명을 기소했다. 삼성전자가 5년간 1조 6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10나노대 D램 공정 기술이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유출된 범죄다. 기술 유출로 CXMT는 중국 최초로 10나노대 D램 양산에 성공했고, 이에 따라 2024년 기준 감소한 삼성전자 매출만 5조원에 달한다. 국가 경제에 발생하는 피해액은 최소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유출범죄를 수사했던 차장검사는 “보완수사가 사라지면 눈앞에서 국부가 유출돼도 손을 쓸 수 없는 수사공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사 노하우가 민생 경제를 지키기도 한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렸던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기업 수사를 전담했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서민물가를 상승시키는 담합 수사에서 성과를 냈다. 지난 2월 7개 제분업체의 5조 9913억원 규모 가격 담합 사건에서 제분 6개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관련자 20명을 기소했다. 또 3개 제당사의 3조 2715억원 규모의 담합을 수사해 13명을 재판에 넘겼고,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입찰 과정에서 6776억원의 담합을 적발해 10개 법인 관계자 19명을 기소했다. 밝혀낸 담합 규모만 10조원에 육박한다. 그동안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공조부와 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 금융조사부 등과 연계해 기업수사 생태계를 구축했고, 수사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남부지검도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며 자금 추적 전문가와 기업 회계 분석에 특화된 검사들을 키워 시장교란 범죄에 엄격히 대응했다. 서민 경제를 지키던 인력들이 사라지면서 시장 질서가 어지러워 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조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자칫 돈 있는 사람들은 더욱 더 처벌하기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 오늘부터 공공 車5부제… 4회 위반 땐 ‘징계’

    오늘부터 공공 車5부제… 4회 위반 땐 ‘징계’

    전기·수소차 등을 제외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가 25일 0시부로 의무화됐다. 중동 정세가 악화되며 정부가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키로 한 데 따른 조치다. 일단 민간은 자율 참여가 원칙이지만 향후 원유 수급 위기가 격상되면 강제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고령층의 대중교통 무료 이용 시간 제한 등도 검토 중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공공부문 5부제를 즉시 시행하고 재택근무 등 추가 수요 절감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부 산하 공공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국공립대, 국립병원, 시도교육청 등이 대상이다. 위반 시 최초 경고, 4회 이상 적발 시 징계하기로 했다. 민간은 우선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원유 수급 위기가 ‘경계’ 단계로 높아지면 의무화로 전환된다. 대중교통 수요도 분산한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에는 출퇴근 시간 조정을 독려하고 고령층의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제한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기후부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12가지 국민 행동 요령도 발표했다. 전기차와 휴대전화 낮 시간대 충전, 세탁기와 청소기는 주말에 사용 등이 포함됐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에너지 수급 대책이 중점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유사의 기름값 담합 의혹에 대한 일벌백계를 언급하면서도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 협조도 절실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차량 5부제와 관련해 “(민간 의무화 전의) 중간 단계쯤으로 공영주차장에서 살짝 제약하는 것도 한번 검토해 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중교통 이용 권장 방침과 관련해선 “(고령층의) 무료 이용을 출퇴근 피크 시간에 한두 시간만 제한하는 (것은 어떠냐)”라고 의견을 물었다. 그러면서도 “다만 노인이라도 출퇴근하는 분도 계셔서 구분하기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냥 놀러 가는 사람은 제한하는 것도 한번 연구해보시라”고 지시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야권 일각의 노인 폄하 주장에 대해 “노인 복지를 줄이자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폐쇄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3곳을 거론하며 “지금 상황이 어떨지 모르니 그것은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보겠느냐)”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전기료에 큰 영향을 주는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비 중인 원전을 추가 가동, 원전 이용률을 현재 73%에서 8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가 상승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의 빠른 편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전쟁 추경’은 직접 지원을 늘리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오는 27일 유가 최고가격제 2차 조정을 앞두고 유류세 인하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유류세를 깎아주면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금으로 주는 것보다는 지역화폐로 취급해서 그걸로 동네 골목 상권에서 전통시장에서 영세 소상인들한테 돈을 쓰면 돈이 빨리 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이번 주 중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 성폭력 소멸시효 바뀌자 54년 전 사건 재판대…‘코미디 황제’ 코스비 286억 배상 [핫이슈]

    성폭력 소멸시효 바뀌자 54년 전 사건 재판대…‘코미디 황제’ 코스비 286억 배상 [핫이슈]

    성폭력 피해 관련 민사 소멸시효 규정을 손질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법 개정이 54년 전 사건을 다시 법정에 세웠다. 그 결과 한때 미국 TV 코미디계를 대표하던 빌 코스비는 1925만 달러, 우리 돈 약 286억 원의 배상 평결을 받았다. AP통신과 피플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이번 민사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23일(현지시간) 코스비가 도나 모싱어에게 피해를 입힌 책임이 있다고 보고 총 1925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평결했다. 배상액은 과거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한 1750만 달러와 향후 고통에 대한 175만 달러로 나뉜다. 배심원단은 징벌적 손해배상 여부를 따지는 추가 절차도 남겨뒀다. 모싱어는 소송에서 1972년 당시 코스비에게서 아스피린으로 알고 받은 알약을 와인과 함께 먹은 뒤 의식을 잃었고 이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코스비의 민사상 책임을 인정했다. 코스비는 재판에서 직접 증언하지 않았고 기존 입장대로 관계가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판단은 형사 재판이 아니라 민사 소송에서 나왔다. 특히 이번 소송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캘리포니아주의 성폭력 관련 민사 소멸시효 규정 개정이 있다. 캘리포니아는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과거 성폭력 사건의 민사 청구를 되살릴 수 있도록 법을 손질했다. 개정안에는 올해 말까지 일부 청구를 다시 낼 수 있도록 한 내용도 담겼고 이번 사건도 이런 제도 변화의 영향으로 다시 법정 판단을 받게 됐다. ◆ 법 바뀌자 멈췄던 소송 시계 다시 움직였다 이번 평결의 핵심은 단순히 유명 방송인이 거액 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는 데만 있지 않다. 법이 바뀌자 오랫동안 묻혀 있던 사건도 다시 심판대에 오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성폭력 피해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문제 제기가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소멸시효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코스비 측은 즉각 반발했다. 변호인은 이번 평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이번 사건은 배심 평결로 끝나지 않고 추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를 둘러싼 법적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코스비는 2018년 다른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했지만, 2021년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이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해당 유죄 판결을 뒤집으면서 출소했다. 2022년에는 또 다른 여성과 관련한 민사 사건에서도 책임이 인정돼 배상 판결을 받았다. ◆ 한 시대 풍미한 스타, 다시 법정 한복판에 코스비는 오랜 기간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 같은 인물로 통했다. 가족 시트콤과 방송 활동으로 큰 인기를 누리며 한 시대를 대표하는 코미디 스타로 자리 잡았지만, 여러 폭로와 소송이 이어지면서 그의 이름은 이제 성공 신화보다 법적 논란과 함께 더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번 평결은 그런 추락을 다시 확인한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사건은 50년이 넘게 지난 일도 법 개정에 따라 다시 판단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서 의미가 작지 않다. 코스비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법정 다툼은 더 이어질 전망이지만, 이번 평결만으로도 미국 사회에 작지 않은 파장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 내부 라인 있다더니…9억 날린 중국 ‘한정판’ 집착녀 [여기는 중국]

    내부 라인 있다더니…9억 날린 중국 ‘한정판’ 집착녀 [여기는 중국]

    평소 명품 한정판을 선호한다는 한 중국 여성이 내부 라인이 있다는 말만 믿고 9억원이 넘는 거액의 사기를 당했다. 24일 중국 언론 신문방에 따르면 상하이에 거주하는 푸씨가 한정판 명품을 더 쉽고 빠르게 구매하려다 함정에 빠졌다. 중국 명품 시장은 말 그대로 전쟁터라 인기 제품일수록 매장에서 “품절입니다”라는 말부터 듣기 일쑤고, 원하는 물건을 사려면 다른 제품까지 사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틈을 파고든 게 바로 ‘내부 채널’이라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직원 라인을 통해 한정판을 빼준다는 식이다. 푸씨 역시 이를 믿었다. 상대는 자신을 리치몬트 상하이 지사의 직원이라고 소개했다. 리치몬트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까르띠에, 끌로에, 몽블랑, 피아제, 반클리프&아펠 등 시계와 보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사기범은 푸씨에게 까르띠에, 반클리프 등 고급 브랜드의 한정판 제품을 내부 경로로 구해줄 수 있다며 접근했다. 푸씨는 과거 이 여성과 함께 브랜드 행사에도 참석한 적이 있어 의심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실제 직원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까지 봤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거액 거래 전에 이미 몇 번의 거래가 문제없이 진행됐다. 지난 8월 20일에는 1만 7400위안(약 330만원) 반지를 당일 배송받았고, 9월 2일에는 18만 위안(약 3420만원) 팔찌, 9월 4일에는 3만 7000위안(약 700만원) 상당의 귀걸이까지 모두 당일에 문제없이 구매했다. 몇 번의 거래가 성사되자 의심은 사라지고 무한 신뢰만 남았다. 이후 사기범은 “곧 가격이 오른다”는 말로 푸씨의 구매를 부추겼다. 푸씨는 약 한 달 동안 회사 계좌와 개인 계좌로 까르띠에 고급 시계를 포함한 여러 브랜드의 한정판 제품을 주문했고 총 428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8억 1320만원에 해당하는 거액을 송금했다. 평소 아무리 늦어도 한달이면 제품이 도착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달랐다. 한달이면 된다던 배송은 반년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그 사이 시즌 한정판 제품은 이월 상품이 되며 그 가치가 떨어졌다. 뒤늦게 무역회사를 확인하자 해당 여성은 직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의 주문 역시 회사와 직접 거래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매장에서 물건을 산 뒤 푸씨에게 배송한 것이었다. 구매 명단 어디에도 푸씨의 이름은 없었다. 회사 측은 “직원에게 한정판 우선 구매권은 없다”며 매장 운영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결국 ‘내부 채널’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신뢰를 쌓은 뒤 거액을 유도한 전형적인 사기 구조였다. 전문가들은 “명품 시장에서는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압박이 심해 비공식 거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철저하게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에서는 허탈과 냉소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역시 명품은 가난한 사람은 못 속인다”, “그 정도 돈이면 매장에서 VVIP로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굳이?”, “줄 서서 사는 건 재미없고 내부 거래로 먼저 받는 게 체면이냐”라며 중국인들의 체면 소비 심리를 꼬집었다. 이어 “그 돈으로 금을 샀으면 값이 많이 올랐을 텐데”, “아무리 돈이 많아도 싸게 사려는 욕심은 똑같구나”라고 지적했다.
  • 청년이 연출하는 OPCD… 도봉, 카페 음악감상회[현장 행정]

    청년이 연출하는 OPCD… 도봉, 카페 음악감상회[현장 행정]

    “청년 음악인들이 도봉구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쭉쭉 뻗어나가길 바란다.” 오언석 구청장은 지난 20일 방학동 카페 ‘카미노’에서 열린 ‘OPCD(오픈창동) 포크블렌드‘에서 “구에서만 1000명이 넘는 청년 음악인들이 활동 중이다”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감상회에는 청년 음악인 3명을 비롯해 주민 50여명이 참석했다. 23일 구에 따르면 ‘포크블렌드’는 카페라는 일상적인 공간에 음악을 더해 주민과 청년 뮤지션이 만나는 2026년 OPCD 지역 특화 프로젝트다. 이날 무대에 오른 3명의 아티스트는 자작곡을 포함해 세 곡씩 선보여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무대를 연 이지구(30·본명 이유지)씨는 11년 차 도봉구 주민이다. 이씨는 “가까운 곳에 음악을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심적으로 많이 위로되고, 내가 음악인으로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들게 해준다”고 감사를 전했다. 뮤뭉(32·본명 황지후)씨 역시 “여러 무대에서의 시행착오 등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쌓으며 창작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도봉구는 2022년부터 국내 신진 청년 음악인을 육성하기 위해 음악 거점 공간 OPCD 지원을 확대했다. 공공기관 중 최고 수준의 창작 환경을 구축해 녹음실 대여부터 공연 기획까지 여러모로 지원한다. 지난해 12월까지 음악 창작 및 교류 활동을 49회 운영해 총 838명의 뮤지션이 혜택을 입었다. 특히 지역 대표 음악 축제인 OPCD 스테이지가 4회 연속 개최되며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공연에만 3000여명의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마지막 공연을 펼친 신인 가수 영도(23·본명 김도영)씨는 “OPCD의 지원 덕분에 음악 활동에서 드는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전문적인 녹음실이나 스튜디오 공간을 비롯해 고성능의 장비를 쉽게 빌릴 수 있어, 좋은 퀄리티의 음반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 구청장은 “지금은 주민들께 이런 문화가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꾸준히 자리매김한다면 도봉구만의 독보적인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창동을 중심으로 청년 음악인들이 성장하는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 [단독] “죽어 버려” 대표 상습 폭언에… 직원들은 짐 쌌다

    [단독] “죽어 버려” 대표 상습 폭언에… 직원들은 짐 쌌다

    직원에게 수시로 고성과 욕설 폭언“산재 발생 땐 공상 처리 유도” 증언2020년 이후 산재 승인 단 1건뿐 74명의 사상자가 나온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 사건과 관련해 유족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고개를 숙였던 업체 대표가 평소 직원들에게 입에 담기 힘든 폭언과 인격 모독을 일삼아 왔다는 의혹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23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안전공업 내부 동영상에는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가 직원들에게 고성과 욕설이 섞인 폭언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에서 손 대표는 “이XX들이 정신나간 짓거리를 하고 말야”, “나가버려 이XX들아”, “뭐하러 회사 출근하냐”며 고함을 질렀다. 수년 간 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사무실에서 매일 같이 (손 대표의) 역정을 들어야 했다”며 “‘니들은 볼일 보고 물 내리는 돈도 아깝다’, ‘컴퓨터 전기세도 아깝다’, ‘내일부터 나오지마 XX들아’와 같은 모욕적인 언사가 비일비재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심지어 최근에는 특정 직원이 들을 수 있도록 ‘생각이 없으면 죽어버려야지 왜 사냐, 안 그러냐’와 같은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손 대표의 막말 등을 견디지 못한 일부 팀장급 직원들이 잇따라 회사를 그만뒀고, 일부 사원은 퇴사를 각오하고 육아휴직을 선택할 정도로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손 대표의 이런 고압적 태도가 안전관리 부실과도 직결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노조 측에서 수차례 환경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손 대표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흐지부지됐다는 주장이다. 직원 B씨는 “회사 분위기상 대표 승인이 없으면 어떤 일이든 진행이 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안전과 환경 관련 건의에는 대표가 크게 관심이 없었다. 막무가내식 업무 지시 역시 매번 현장의 혼란을 키웠다”고 했다. 평소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회사가 공상 처리 등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공상 처리는 노동자가 산재보험을 신청하는 대신 사업주와 노동자가 직접 합의하는 비공식적 보상 방식이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강압적으로 산재를 못하게 하진 않지만 회유를 한다”며 “공상으로 처리해서 휴직하면서 월급과 성과급을 준다”고 말했다. 실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안전공업 산재 신청 및 승인은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업무상사고 1건(2022년)에 그쳤다. 서울신문은 손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하고 메시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안전공업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휴대전화를 모두 압수수색 당했다. 경영진도 우리 연락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부채관리 넘어 자산 형성까지… ‘포용 투자’ 논의 시작해야 할 때[2026 투자 격차 리포트]

    부채관리 넘어 자산 형성까지… ‘포용 투자’ 논의 시작해야 할 때[2026 투자 격차 리포트]

    기존 서민형 ISA, 수익 나야 혜택 봐‘아이자립펀드’는 세수 논란에 표류영·미, 저신용·저소득자 정책계좌로장기간 안정적인 자산 축적 유도해CMA우대금리·교육+투자 모델 등우리 금융시장도 구현할 여력 충분 벌어지는 격차를 메우기 위해선 정책과 제도의 개입이 불가피하다. 자산 격차도, 정보 접근 격차도, 이에 따른 투자 성과 격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포용금융이 정책 화두로 떠올랐지만 정작 ‘포용투자’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자기 책임 원칙’과 ‘투자자 보호’의 줄다리기 속에서 포용 투자에 대한 논의는 늘 후순위로 밀렸다. 23일 서울신문이 주요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의 포용금융 상품을 분석한 결과 당국이 추진하는 포용금융 대전환은 자본시장을 비껴가 있다. 대부분 정책은 저금리 대출이나 채무 조정 등 ‘부채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민의 자본시장 투자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예산을 투입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들의 포용금융 계획 역시 대출 중심 구조다. KB금융(17조원), 신한금융(15조원), 하나금융(16조원), 우리금융(7조원), NH농협금융(15조원) 등이 향후 수년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대부분 은행·저축은행·카드 등 대출 중심 계열사를 통해 집행된다. 증권사가 제출한 계획은 사회공헌 프로그램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포용금융’이 사실상 ‘포용대출’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자본시장에 서민형 상품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라면 가입이 가능한 서민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일반형보다 세제 혜택을 강화했다. 일반형은 손익통산 후 200만원까지 비과세지만 서민형은 40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사후적인 세제 혜택은 이익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자본시장에서도 포용금융을 구현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우대금리를 적용하거나 초보 투자자 전용 상담 창구를 운영하는 방안, 금융교육과 연계한 소액 투자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 상품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어 정책 설계가 쉽지 않지만, 교육과 결합한 투자 지원 모델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저신용·저소득자를 위한 투자 상품을 출시한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의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다. 2000년대 초반 도입된 정책으로, 정부가 출생 아동에게 일정 금액(저소득층 최대 500파운드)을 지급해 투자 계좌를 개설하도록 하고 추가 납입도 가능하도록 했다. 계좌에 쌓인 돈은 성인이 될 때까지 인출을 제한해 장기 투자 효과를 유도했다. 미국에서도 일부 주를 중심으로 ‘베이비 본드’를 실시하고 있다. 저소득 가구 아동에게 투자 계좌를 만들어 장기간 자산을 축적하도록 하는 제도다. 국내에서도 이런 논의가 시작 단계다. 국정과제로 제시된 ‘우리아이자립펀드’가 대표적이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만 18세까지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투자금을 운용해 청년층의 초기 자산 형성을 돕겠다는 취지로, 정부 입장에서는 18년 동안 묶이는 돈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세수 부족 문제로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투자 상품 특성상 일정 수준의 진입 장벽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예적금과 달리 투자 상품은 구조가 복잡하고 손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무분별한 접근이 오히려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컨대 사모펀드의 경우 일반 투자자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에 투자하려면 3억원 이상(레버리지 200% 이상 펀드는 5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익률이 높다는 건 그만큼 위험하다는 것”이라며 “불공정하다고 보기보다는 투자자 보호 장치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상품보다는 투자 역량을 키우는 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이달 초부터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에서는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재무 진단 프로그램인 ‘청년 모두를 위한 재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산이나 부채, 소득·지출 현황을 입력하면 재무 상태를 분석해 지출 관리나 자산 형성 전략을 제시해 준다. 청년들은 이를 기반으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은행 지점 등에서 추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데스크 시각] 모두가 ‘코스피 6000’ 누리려면

    [데스크 시각] 모두가 ‘코스피 6000’ 누리려면

    코스피가 뛰면 함께 부자가 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시장 안으로 한 걸음만 들어가 보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누군가는 몇 번의 거래로 자산을 불리고, 누군가는 수십 차례 사고팔고도 마이너스다. 누군가는 프라이빗뱅커(PB)와 자문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고, 누군가는 투자 사기 리딩방에서 “이번이 마지막 복구 기회”라는 말에 흔들린다. 같은 시장이지만 같은 게임은 아니다. 서울신문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취재 과정에서 만난 20대 청년은 바이오주에 1500만원을 넣고 수익률 -42%를 기록했다. 전 재산이었다. 반면 부모에게 5억원을 증여받아 수십억을 운용하는 자산가는 PB를 통해 자산을 나누고 장외 투자 기회까지 얻었다. 한쪽은 소문을 따라 움직였고, 다른 한쪽은 정보와 네트워크 속에서 움직였다. 돈의 차이는 정보의 차이였고, 이는 수익률 격차로 이어졌다. 거래 방식도 달랐다. 자산가는 적게 사고 오래 들고 갔고, 소액 투자자는 수십 번 사고팔았다. 조급함이 ‘폭풍 매매’를 낳고, 결과는 더 나쁜 수익률로 돌아왔다. 정보와 자문에서 밀려난 개인은 사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리딩방 피해자 가운데는 550만원 손실 뒤 “복구”를 믿고 9100만원을 더 넣기도 했다. 투자 격차는 단순한 손익을 넘어 빚과 생계 불안으로 번진다. 우리는 이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린다. 공부를 안 해서, 조급해서라고 말한다. 맞다. 하지만 절반의 진실이다. 왜 그들은 조급할 수밖에 없는가. 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는가. 이 질문을 외면한 채 개인만 탓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가장 쉬운 방식이다. 구조는 분명하다. 정보는 돈을 따라 흐른다. PB센터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 아니다. 일정 자산 이상이 돼야 비로소 사람이 붙는다. 그 안에서는 투자뿐 아니라 세금, 상속, 자산 이전까지 함께 설계된다. 반면 소액 투자자는 앱과 유튜브에 의존한다. 자산가는 기다릴 수 있지만, 소액 투자자는 기다리기 어렵다. 그래서 더 자주 움직이고, 그 선택이 결과를 더 악화시킨다. 시장 공정성 문제도 있다. 증권사 임직원의 차명거래가 반복되고, 적발돼도 내부 징계에 그치는 사례가 이어진다. 시장이 공정하다는 믿음이 흔들리면 개인은 단기 투기에 기댄다. 이쯤 되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개인은 실패했는가가 아니라, 왜 시장은 이렇게 작동하는가다. 그런데 정책은 여전히 한 박자 늦다. 포용금융을 말하면서도 대출과 채무조정에 머문다. 빚을 줄여 주는 것과 자산을 늘릴 기회를 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방향을 바꿔야 한다. 투자 기회 접근성을 정책 의제로 올려야 한다. 취약계층과 청년이 제도권 투자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바우처 같은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무료 정보는 넘치는데 검증된 정보는 돈이 있어야만 접근 가능한 구조를 방치한 채 리딩방만 단속하는 건 반쪽짜리 처방에 불과하다. 장기·분산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적립식 투자와 ETF 같은 수단을 확대하고 단기 매매 중심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 시장 공정성을 복원해야 한다. 내부자 거래와 차명거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투자는 원래 불평등하다. 하지만 그 불평등이 고착되면 시장은 격차를 확대하는 기계가 된다. 주가지수 6000을 말하는 시대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이 시장은 누구를 위한 시장인가. 모두가 들어올 수 있는 시장과 모두가 기회를 얻는 시장은 다르다. 개인 하기 나름이라고만 치부할 일은 아니다. 불장은 끝날 수 있다. 이 파티를 이어 가려면, 모두가 즐길 수 있으려면 시장의 문을 여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금이라도 기회가 공정하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백민경 디지털금융부장
  • 양천 오목공원, 돈 걱정 없는 ‘낭만 결혼식’ 열어요

    양천 오목공원, 돈 걱정 없는 ‘낭만 결혼식’ 열어요

    서울 양천구는 ‘2026년 오목공원 정원결혼식’ 참여자 예비 신혼부부를 추가 모집한다고 22일 밝혔다. 결혼 비용의 급등으로 예비부부의 어려움이 커지자, 구에서 공공 공간을 무료로 개방한 것이다. 추가 모집은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다. 예식은 오목공원의 회랑(통로형 공간)과 중앙정원에서 개최되며, 봄·가을(5월~6월, 9월~10월) 중 지정된 토요일에 총 8회 운영한다. 하루 한 쌍씩 여유롭게 예식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예식 당사자가 직접 기획하는 ‘맞춤형 예식’이 가능하고 대관료는 전액 무료다. 신청은 ‘양천구 통합예약포털’에서 할 수 있다. 공고일(3월 17일) 기준 양천구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예비 신혼부부 또는 부부의 부모가 신청할 수 있다. 구는 전산 추첨을 통해 총 8쌍을 뽑고, 예비 대기자 16쌍을 함께 선발할 예정이다. 기타 세부 사항과 일정은 양천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구는 이외에도 예비부부와 신혼부부를 위해 ▲구청 종합민원실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시작을 기념하는 ‘Re:포토부스’ 운영 ▲무주택 (예비)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지원 ▲임신 준비부터 출산·양육까지 전 과정을 담은 종합 안내서 ‘올케어 북’ 제공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특별한 예식을 꿈꾸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오목공원에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첫걸음을 내딛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결혼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정년 짧아지고 수명 길어지고… 당신의 노후는

    정년 짧아지고 수명 길어지고… 당신의 노후는

    우리나라 성인의 48%가 자신의 집에서 임종을 맞기를 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과반수가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한국의 노년빈곤율은 OECD의 2배가 넘고 노후 자산의 80%가 부동산에 묶여 있다. 2030년 대한민국은 전례 없는 돌봄 공백 위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약학 및 통계학 전문가인 저자는 “요양원으로 떠밀리는 노후가 아니라 내 집에서 나이 들기 위해서는 제도, 관계, 주거, 의료 등 다차원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노쇠가 본격화되는 75세 이전까지는 운동, 돌봄, 재활 등 종합적인 관리를 통해 충분히 신체능력을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장기요양보험제도는 사후적인 대응에 집중돼 있고 자격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 돌봄제도 역시 재활과 가정으로의 복귀보다 단기적 치료와 입원에 집중돼 있어 돌봄인력 역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노인 대다수가 어쩔 수 없이 요양병원으로 향하게 되는 이유다. 책은 일본 ‘커뮤니티 케어’의 사례와 함께 동네에서 취미공동체와 새로운 정체성을 찾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탄탄한 노후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다층연금체계 설계법, 부동산을 활용해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 노후대비의 핵심은 단순히 돈을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다. 건강관리를 통해 돌봄 필요를 줄이고, 복지제도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법적·의료적 대비와 주거 환경 및 관계망을 구축하는 개인적 대비가 모두 필요하다. 재정 계획이 제도적 준비와 제대로 연동되지 않거나 몸이 건강해도 지속 가능한 주거 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면 결국 삶의 주도권이 흔들린다. 저자는 “정년은 짧아지고 수명은 길어지는 시대에 스스로 최소한의 노후 안전망을 구축해 자신의 삶을 결정할 힘을 길러야 한다”면서 “준비된 사람만이 존엄한 노후를 맞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전쟁 추경’도 현금성 지원 재현되나… 지역화폐 유력 검토

    ‘전쟁 추경’도 현금성 지원 재현되나… 지역화폐 유력 검토

    지난해 31조 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전 국민에게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같은 현금성 지원이 올해도 재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전쟁 추경’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화폐’를 활용한 직접 지원 방식을 주문하면서다. 기획예산처는 현금성 지원을 상수로 놓고 어떤 방식을 택할지 검토에 돌입했다. 정부 관계자는 18일 “지역화폐와 소비쿠폰을 포함해 현 상황에 대응할 최적의 구성을 계속 찾아가는 단계”라며 “현 정부 기조가 지역균형성장인 만큼 전국에 일률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은 검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처는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과 기업,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목표 아래 실제 추경에 포함될 각 부처 사업을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경제 상황이 좋아진 곳은 엄청나게 좋아지고 있다. 문제는 대다수 취약 동네는 더 나빠지는 상황”이라며 “결국은 소득 지원 정책을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추경을 한다면 지방에 더 대대적으로, 획기적으로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지급 수단은 ‘지역화폐’다. 소득 수준과 거주 지역에 따라 지원 금액에 차이를 두기가 쉽고,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소비쿠폰도 소득과 지역에 따라 15만~55만원 범위 안에서 차등 지급했었다. 당시 예산은 12조 2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2021년 코로나19 확산기 지급된 국민지원금의 예산 규모는 약 11조원이었다. 전쟁 추경의 총규모는 20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 중 절반인 10조원가량은 대국민 현금성 지원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전 ‘돈 풀기 추경’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추경 규모를 10조원대로 줄이고 지원금 사용처를 제한하는 ‘목적형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주유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유류 쿠폰 형태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소비쿠폰 외에도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유류비 지원(에너지 바우처)과 화물차·대중교통·농어업인 유가보조금 지원, 중소기업 등 수출기업 지원 예산 등은 추경안에 모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 전에 더불어민주당, 청와대와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추경안을 최종 조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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