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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너리티 리포트] (6)외국인 이주노동자

    [마이너리티 리포트] (6)외국인 이주노동자

    저는 올해 서른다섯살 된 이주노동자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왔죠. 이름은…, 그냥 퐁(Pong)이라고만 할게요. 불법체류자여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주세요. 산업연수생으로 합법적으로 왔는데 3년이란 체류 허가기간이 지나 버렸어요. 불안한 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제 꿈을 위해 좀더 많은 돈을 여기에서 벌어야 해요. 오늘은 제 얘기보다는 동생들의 딱한 사정을 말해 볼까 해요. 아이들의 이름은 홍(24·Ha Van Hung)과 콩(21·Nguyen Thanh Cong). 친동생은 아니지만 같은 하노이 출신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려고 의형제를 맺었죠. 동생들은 저와 달리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온 지 얼마 안되는 합법 체류자입니다. 홍의 아버지는 택시운전사, 콩의 아버지는 의사예요. 베트남에 돌아가서도 한국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지닌 평범한 젊은이들입니다. 지난달 말이었습니다. 함께 플라스틱 사출성형업체에서 일하는 홍과 콩이 “큰일났다.”고 사색이 돼서 달려 왔습니다.“형, 우리 추방당하게 생겼어. 사장이 우릴 쫓아내서 불법체류자가 됐대.”그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빚을 내 인력송출회사에 500만원 이상 주고 한국에 온 것인데. 저 자신이 불법체류자라는 사실도 잊은 채 도움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로 달려 갔습니다. ●“저질 인간쓰레기야.” “홍과 콩은 인간쓰레기예요. 온갖 이유를 만들어 이 회사 저 회사 전전하면서 한국기업에 피해를 주는 악질 철새들이에요. 쓰레기들은 출국시켜야 한다니까요.” 고용안정센터의 외국인담당 공무원은 동생들의 사정을 설명하고 도와주러 찾아간 인권센터의 활동가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게 외국인 노동자 담당 공무원이 할 소리입니까. 법규는 바뀌었지만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은 철저히 사장님들의 대변인 노릇을 합니다. 실상은 이랬습니다. 동생들은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규정된 시간을 넘겨 1시간 이상 잔업을 했습니다. 물론 초과근무 수당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합법체류자라고 해도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죠. 문제는 토요일이었어요. 저녁 7시까지 일을 했는데 사장이 잔업을 더 하라고 시킨 모양입니다. 분노가 폭발한 베트남 노동자 6명이 전원 잔업을 거부했는데 이 일로 사장의 눈 밖에 났죠. 회사는 고용안정센터에 동생들이 지시를 어기고 멋대로 일하기를 거부했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강제출국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서류에는 ‘이유 없는 작업 거부자로 추방’이라고 기록돼 있었습니다. 회사가 ‘허위보고’를 했지만 고용안정센터에서는 사실 확인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을 처리해 버린 겁니다. ●“법이 변했다고요. 현실은 변한 게 없어요.” 다행히 우리를 위해 애써줬던 그 인권센터 선생님 덕분에 동생들은 추방 대신 사업장 변경 조치를 받았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죠. 살인적인 야근에 잔업을 하다가도 사장에게 잘못 보여 출국당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거든요. 외국인도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법률책에만 나오는 얘기일 뿐이죠. 동남아시아 같은 데서 온 사람들은 주말이건 휴일이건 시키면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일만 해야 한다고 대부분 사장님들은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합법적인 신분인 제 동생들이 이럴진대 저 같은 불법 이주노동자들은 오죽할까요. 열심히 일해도 임금을 떼이기 일쑤고 추방을 각오하지 않는 한 두드려 맞아도 꾹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성폭력에 시달리는 여자 이주노동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 회사들이 우리를 쓰는 것은 당연히 임금이 싸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우리는 사람이지 기계나 노예는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도 예전엔 우리처럼 외국에 나가서 일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한번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 보시면 어떨까요. ●만(萬)자 돌림 삼형제의 소망 얼마 전 저희 삼형제는 그 고마운 인권센터 선생님한테서 한국이름을 얻었어요. 저는 만수, 한자로는 ‘萬壽’로 쓰지요. 오래 살라고 지어 주셨어요. 홍은 ‘오랫동안 변치 말라.’고 만석(萬石), 콩은 ‘오랫동안 이곳에 터잡고 살라.’고 만기(萬基)예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에는 좋은 분들도 많습니다. 동생들은 새로 들어간 공장에서 이름 덕을 많이 본다고 하네요. 같이 일하는 한국 아주머니들이 친근하게 “만석아.”“만기야.” 하고 불러 준다며 좋아하더군요. 저희 삼형제는 이제 함께 삽니다. 한달에 70만원이 조금 넘는 임금으로 주말에 외식 한 번, 영화 관람 한 번 할 수 없는 처지이지만 각자 꿈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한국에서 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동생들과 함께 좋은 기억을 안고 한국을 떠나고 싶습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피해신고 꺼리다 불익만 키워” 이주노동자들과 관련 인권단체, 민주노동당 등의 ‘노동허가제’ 도입 등 주장에 정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노동부 외국인력고용팀 이상근 사무관을 통해 정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이 사무관은 “고용허가제는 불법과 합법 여부를 불문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면서 “현재 국내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민노당 등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노동허가제’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합법적 신분으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한 덕에 실제로 외국인근로자 인권유린과 근로자들의 사업장 이탈 등 부작용이 뚜렷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잔업 강요와 수당 미지급 등에 대해서는 “고용안정센터나 노동부 근로감독관에 신고하는 것만으로 고용주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신고율은 적은 것으로 안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정부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이 스스로 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체불임금이나 노동착취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것은 이주노동자의 인권은 물론 국가신인도와 관련이 있는 만큼 문제가 많은 산업연수생제는 예정대로 2007년 폐지할 것”이라면서 “고용허가제로 제도가 일원화되면 부작용이 충분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전문가에 듣는 ‘독소조항’ 국내 이주노동자들은 ‘산업연수생제’와 ‘고용허가제’ 등 두가지 제도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두 제도 모두 인권침해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주노동자 인권단체와 민주노동당은 대대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1993년 11월 처음 시행돼 내년 1월 사라지는 산업연수생제는 출발부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현지의 민간송출기관이 노동자들을 모아 한국에 보내다 보니 브로커를 통한 수백만원대의 돈거래가 기승을 부리는 등 온갖 비리가 만연했다. 또 이주노동자에 대한 교육을 명분으로 저임금과 인권유린이 심하게 일어나 상당수 노동자들이 사업장에서 이탈, 불법체류자가 됐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국내 고용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2004월 8월 시작된 고용허가제에도 개선해야 할 대목이 많다는 지적이다. 현재 고용허가제에서는 ▲회사가 망했을 때 ▲장기간 또는 극심하게 임금이 체불됐을 때 ▲심각한 인권유린과 고용계약 위반이 확인됐을 때에만 사업장을 바꿀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우삼열 사무국장은 “임금의 20% 이상이 지급되지 않아야 심각한 계약위반에 해당한다고 정해놓는 등 황당한 규정이 많다. 이는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동을 실질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기본 계약기간 3년에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게 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 목사는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야 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사업주에게 아무런 항의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련단체들과 민주노동당은 개선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인구의 1%를 넘어선 시점에서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노동허가제’ 실시를 한 목소리로 요구한다. 고용허가제와 노동허가제를 병행하는 싱가포르처럼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허가증을 제공해 그들 스스로 일자리를 고를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최현모 사무국장은 “혈통주의에 따른 편협된 사고로 이주노동자들을 값싼 노동력으로만 취급하는 우리의 의식구조를 바꾸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오는 6월 ‘외국인근로자 고용 및 기본권 보장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노동허가제 시행이 핵심으로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일반 노동허가와 특별 고용허가 이원화 ▲10년 만기 노동비자 발급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민노당 홍원표 연구원은 “사업주와 내국인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등 이해 당사자들이 노사정위원회 형식으로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실질적인 이주노동권 개선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윤상림 - 검사장 연결고리 밝혀야

    거물 브로커 윤상림씨의 수표가 현직 검사장에게 들어간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윤씨가 2002년 사용한 100만원짜리 수표 1장이 황희철 법무부 정책홍보실장에게 건네졌다고 한다. 윤씨와 현직 검찰 간부의 돈거래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전직 검사장, 현직 판사, 변호사 등 법조인과의 돈거래는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우리는 검찰 내부 인사와도 금품수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었다. 압수된 윤씨의 수첩에는 현직 검찰간부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하지 않은가. 무엇보다 윤씨와 황 검사장의 관계부터 철저히 밝혀야 한다. 돈거래와 함께 청탁할 수 있는 사이인지 규명하는 게 순서다. 황 검사장은 처남인 부산 H건설 이모 사장이 딸의 입학선물로 준 돈이라고 해명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윤씨에게 100만원짜리 수표를 10만원짜리로 바꿔줬다고 한다. 이에 윤씨는 “모르겠다.”며 함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다. 수표가 건네진 시점은 황 검사장이 평택지청장으로 있을 때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범죄정보담당관, 검찰1과장을 지내 실력자로 통했다. 윤씨가 동향인 황 검사장에게 접근했을 공산이 크다 하겠다. 이같은 얘기는 수사 초기부터 조금씩 흘러 나왔다. 그럼에도 검찰은 쉬쉬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확인해 줬다. 지난 2월 초 검사장 인사를 한 후 알았다는 게 검찰의 얘기다. 황 검사장은 사시23회 동기생 가운데 선두로 승진했다. 이해찬 총리가 부적절한 인사와 골프를 함께 쳤다는 이유로 사퇴를 종용받고 있는 형국이다. 황 검사장 이외에 다른 간부도 더 연루됐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남에겐 엄격하고 자기네 식구에게만 관대해서는 안 된다. 이번 수사는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 검사장에 윤상림 수표 유입…검찰총장 “철저 수사”

    브로커 윤상림(54·수감)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윤씨의 100만원권 수표 1장이 현직 검사장에게 유입됐다고 13일 밝혔다. 이와 관련, 정상명 검찰총장은 이날 임채진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전화를 걸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2002년쯤 윤씨가 사용한 100만원권 수표 1장이 당시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이던 황희철 법무부 정책홍보실장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을 잡았다. 조사 결과 이 수표는 황 실장이 처남 이모씨에게서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지역 H건설 대표인 이씨는 2004년 포스코건설의 부산 망미동 아파트 토목공사 수주 대가로 윤씨에게 2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황 실장은 수표를 건네받은 경위에 대해 “당시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딸에게 선물을 사주라며 처남이 100만원짜리 수표 3장을 줬다. 그 안에 윤씨에게서 받은 수표가 들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 돈의 일부로 검찰 직원을 시켜 컴퓨터 LCD 모니터를 샀다.”고 해명했다. 이씨는 “윤씨에게 100만원짜리 수표를 10만원짜리 10장으로 바꿔준 적이 있다.”고 수표를 입수한 경위를 설명했다. 윤씨는 100만원권 수표에 대해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황 실장이 윤씨와 한두 차례 접촉한 적이 있었던 점에 비춰 100만원이 청탁 대가 등으로 건네진 것이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또 황 실장과 윤씨 사이에 다른 돈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브로커 천국’ 코리아] (중) 브로커는 ‘오뚝이’

    [‘브로커 천국’ 코리아] (중) 브로커는 ‘오뚝이’

    브로커는 한 번 적발되더라도 몇 년 뒤 다른 사건으로 다시 등장하곤 한다. 윤상림씨도 그랬고, 법조브로커 김모씨와 박모씨 등도 마찬가지다. ●한번 브로커는 영원한 브로커 윤씨는 지난 1997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돼 처벌을 받았다. 당시 폭력조직 부두목의 형에게 접근해 “판·검사를 잘 알고 있으니 동생을 석방시켜 주겠다.”며 5000여만원을 뜯어냈고, 축산업자들한테는 군납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4000여만원어치의 돼지 등을 제공받았다. 그런 윤씨는 8년 동안 오히려 인맥을 넓혀가며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희대의 브로커’로 다시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2002년 경기도 부천 범박동 ‘신앙촌 재개발 비리’로 처벌받은 법조브로커 김모씨도 재작년 같은 지역의 이권사업과 관련, 업체의 청탁을 받고 관공서에 로비를 한 혐의로 다시 수사 대상에 올랐다. 해당 업체 사장은 “김씨가 법조계 등에 발이 넓다고 소문이 나 고용했는데 효과는 미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브로커 박모씨는 이른바 ‘진승현 게이트’의 장본인인 진씨가 구명로비를 벌일 때 진씨측으로부터 법조계 로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처벌을 받았지만 최근 금융업체로부터 수백억원대의 불법대출을 받은 사실 때문에 수사기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브로커 입은 ‘자물쇠’ 브로커의 재등장은 브로커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증거다. 군인단체 관련 브로커를 수사했던 한 검사는 “브로커는 절대 돈을 누구에게 줬는지 얘기하지 않는다. 그 사람들도 나와서 또 비슷한 밥벌이를 찾아야 하는데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말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그렇게 입을 닫은 채 감옥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사람들은 ‘저 사람은 믿을 만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브로커에 대한 수사가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다른 검사는 “브로커 수사는 증거가 확실하지 않으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현금으로만 주고받아 계좌추적에도 나오지 않고, 진술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브로커는 아니지만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의 경우에서도 이같은 사례를 똑같이 찾아볼 수 있다. 정씨는 검찰 수사와 한보청문회 등에서 로비 대상에 대해 “모른다.”만 연발,‘모르쇠’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모 건설브로커는 “브로커의 생명은 절대 돈을 주고받은 사람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나름대로의 직업윤리다.”라고 말했다. ●“돈 명목은 채권·채무” 브로커들은 수사 과정에서 설령 계좌추적 등을 통해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도 언제나 채권·채무를 정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때로는 가짜 차용증까지 등장한다. 윤씨 역시 돈거래 사실이 나오면 “빌려준 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 뒤 해당 인사들을 회유, 비슷한 진술을 유도하고 있다. 어차피 브로커들에게 돈을 건넨 인사들은 브로커들과의 돈거래 내용이 켕기는 상황이어서 브로커들과 같은 입장에서 수사에 임하기 때문에 브로커 수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돈거래 명목과 행방 등을 밝히는 것은 오롯이 수사팀의 몫으로 남게 된다. 이같은 브로커의 특성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재작년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1021명 가운데 전과가 있는 사람은 모두 483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전과9범 이상이 1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과 1범이 8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시 말해 브로커로 적발되는 사람은 초범이거나 아예 브로커로 뼈가 굵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한 특수부 검사도 “사실 브로커로 걸리는 사람은 초짜라고 봐도 된다. 브로커로 한번 걸리면 다음부터는 준비를 철저히 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변호사법 위반 사건을 담당했던 한 판사는 “직업 브로커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어차피 ‘직업’을 바꾸지 않는다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관련된 얘기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법조팀 newworld@seoul.co.kr
  • [브로커 천국 코리아] (상) 만연하는 ‘사회악’

    [브로커 천국 코리아] (상) 만연하는 ‘사회악’

    브로커 윤상림씨 사건은 검찰과 경찰, 관가 주변에 기생하는 브로커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돈과 권력을 등에 업은 브로커들은 사건과 행정의 정당한 처리를 저해하고 건전한 사회 분위기를 해치는 독버섯 같은 존재다.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는 것은 돈과 권력, 연줄에 약한 사회의 그릇된 현실 때문이다. 불빛을 좇는 부나방같이 권력 주위를 맴도는 브로커들 세계를 파헤친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 근처의 한 커피숍. 오후 늦은 시간이었지만 20여명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주인에게 “사건이 있는데 비용 때문에 변호사를 쓸 수는 없고, 상담할 사람이 없느냐.”고 묻자 구석에 앉아 있는 정장 차림의 50대 남성 두 명을 소개시켜 줬다. 자신들을 부동산중개업자라고 소개한 이들은 친지가 폭행사건으로 구속됐는데 나올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걱정하지 마라. 검찰에 아는 사람이 많다.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중 한 명은 “특별히 손을 쓰는 게 아니다.”면서도 “그래도 사람 사이에 정이라는 게 있지 않느냐.”고 은근히 돈을 요구해 왔다.“돈을 얼마나 준비해야 하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그는 “사건 내용을 정확히 알아보고 결정할 일”이라면서 명함을 건네고 다음 약속 날짜를 잡았다. ●서초동 주변, 법조브로커 점령 서초동 인근 커피숍에는 이같은 법조브로커들이 많다. 한 생활정보지에 서초동의 한 커피숍을 초특급 매물로 소개하면서 ‘브로커·상담민원인 등으로 항시 북적거림’이라는 문구를 집어넣을 정도다. 한 변호사는 “서초동에 브로커가 많은 것은 변호사 사무실이 많아 사건 얘기를 해도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의 의심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인근의 또 다른 커피숍에서도 50대로 보이는 두 남자가 최근 있었던 검찰 인사를 화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 명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얘기를 꺼내자 상대편은 “이미 얘기가 다 끝났다.”며 큰소리로 웃으면서 대답했다. 이들의 대화는 채 30분이 넘지 않았고, 돈이 든 것으로 보이는 봉투를 은밀하게 주고받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특급호텔은 건설브로커 무대 서초동이 법조브로커들의 주 무대라면 서울 강남 유명 호텔들의 커피숍은 건설브로커들이 점령한 지 오래다. 한 건설업자는 “특히 Y호텔에서 거래하자고 하는 사람의 90%는 건설브로커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건설브로커들은 주로 토지의 용도를 변경해 주겠다거나 고도제한을 해제해 주겠다며 거액을 요구하며 접근한다. 지난 24일 오후,Y호텔 커피숍에는 토지 구매건으로 만나는 개발업자와 브로커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각각 40대와 50대로 보이는 두 명의 남자는 커피를 주문한 뒤 곧장 사업 얘기로 들어갔다. 한 사람이 “이 건은 높이가 좀 낮다. 원래 91가구에서 66가구로 줄었다. 그래도 걱정할 필요없다.5년 동안 끌었던 건인데 3,4월 안에는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다 손을 써놓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른 사람은 “알겠다. 돈은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도와 달라.”고 대답했다. 반대편의 또 다른 남성 두 명은 관련 서류를 꺼내 놓고 서울 송파구 인근의 부지에 관한 얘기를 1시간 넘게 심각하게 이어갔다. 브로커로 보이는 한 명은 투자자로 보이는 남성을 상대로 “투자 이익만 860억원이 넘는다. 일단 선수금으로 360억원만 내면 알아서 해주겠다. 이미 작전이 다 짜져 있으니까 걱정할 것 없다.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운신의 폭이 좁아지니까 빨리 결정해 달라. 대가는 돈으로 받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분을 땅으로 나눠 달라.”고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매년 2000여명 적발 추정 국내에서 활동하는 브로커의 숫자를 정확하게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만 브로커들을 처벌하는 변호사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되는 범법자들의 숫자를 통해 추정해볼 뿐이다. 지난 2004년 발생한 변호사법 위반 사건은 801건으로 집계됐다. 공범을 포함한 변호사법 위반 사범은 1021명이었다. 알선수재 사범은 48명이 적발됐다. 물론 이들을 모두 브로커로 볼 수는 없지만 브로커 관련 범죄자 1000여명 정도가 적발된 셈이다. 윤상림씨처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되는 브로커까지 합치면 매년 2000명 이상의 브로커 사범이 처벌을 받는 것으로 수사기관은 추정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2004년 발생한 801건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중 272건이 서울에서 발생했고, 부산과 대구 대전 광주 순이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가 71건으로 10%대에 육박하고, 강남구가 24건으로 뒤를 이었다. 브로커들에게 서초구의 비중은 부산에서 발생한 77건과 맞먹는 점에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종로·중구 등 관공서와 특급호텔이 밀집한 지역에서도 각각 12건씩이 발생, 이들 지역에서 브로커와 의뢰인의 돈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로커들이 근절되기는커녕 점점 더 활개를 치는 것은 건전하지 못한 사회 구조 때문이다. 이런 불건전한 토양에서 “내가 누구와 친한데….” “청와대 ○○특보인데, 비밀리에 정치자금을 세탁하고 있다.”는 감언이설을 내세운 사기범들도 덩달아 설치고 있다. 상지대 사회학과 홍성태 교수는 우리 사회의 브로커 범람 현상에 대해 “진정한 법에 의한 법치가 이뤄지지 않고 투명하지 못한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사회 시스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법조팀 newworld@seoul.co.kr
  • 崔경찰청차장 “나를 조사하라”

    崔경찰청차장 “나를 조사하라”

    최광식 경찰청 차장은 23일 브로커 윤상림 사건과 관련,“본인과 경찰의 명예를 실추한 행위에 대해 국가인권위윈회 제소와 형사고소·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차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언제라도 검찰에 출석할 것이며 검찰은 조속히 나를 직접 조사하라.”면서 “지금까지 윤씨 수사에서 나타난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행태들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법적 대응의 대상은 검찰을 비롯해 23일자 신문에 최 차장과 윤씨와 돈거래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2곳을 포함한다고 최 차장은 밝혔다. 최 차장은 “윤씨와 친구 박 사장은 결코 아는 사이가 아니며 박 사장과 나의 수천만원 돈거래는 대출금 상환 절차를 대신 해달라고 단순히 부탁하며 작년 2월 박사장에게 돈을 보낸 것 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 차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지만 검찰의 수사나 내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사퇴할 수 없다는 인사 규정상 사표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유권해석으로 사퇴를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의혹에 대해 명쾌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퇴하는 것은 오히려 온갖 억측만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면서 “‘경찰 흠집내기’에 이용당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온갖 수모를 참아왔다.”고 심경을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경찰 명예회복” 정면돌파 선언

    자진사퇴 여부로 주목받았던 최광식 경찰청 차장이 23일 ‘정면돌파’를 선언함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표면적으로 더욱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특히 최 차장은 검찰에 대해 인권위원회 제소는 물론 소송까지 제기할 뜻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최대한 서둘러 최 차장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일선 경찰관들은 최 차장의 대응 방침을 환영했다.●최 차장 “나를 조사하라” 검찰에 맞불 최 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기와 경찰조직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인권위원회 제소, 민·형사상 소송 제기 입장을 밝혔다. 검찰에는 조속히 자기를 조사해 달라고 했다. 최 차장은 “나와 내 가족의 계좌 13개 중 보험과 청약 등을 제외한 통장은 단 2개”라면서 “2개의 계좌를 추적하면 명확해질 것을 검찰이 의혹만 부풀렸다. 브로커 윤상림(구속)씨와의 돈거래는 이미 밝힌 대로 2000만원을 빌려준 것이 전부고 양심에 비추어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 차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에 누를 끼치는 것 같아 몇 번씩이나 사퇴할 생각을 했다.”면서 고민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설령 경찰조직 전체의 자존심과 명예에 일시적으로 상처를 주는 한이 있더라도 진실을 밝혀야 고 강희도 경위의 원혼을 달래고 실추된 경찰의 명예를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 차장은 이날 청와대에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공무원 인사규정상 수사나 내사를 받고 있는 공무원은 사퇴를 못한다는 규정에 따라 사실상 사퇴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 차장의 대응에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경찰청 직원은 “대부분 경찰은 최 차장이 검찰 표적수사의 희생양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검찰 “최 차장 서둘러 조사할 것” 최 차장의 발언에 대해 검찰은 한점 의혹 없이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는 원칙적인 대답을 내놓았다.검찰은 또 최 차장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차장이 ‘흠집내기’ 등을 거론하며 검찰 수사를 비난한 데 대해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는 “검찰은 지금까지 법 절차에 따라 원칙대로 수사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속도는 검찰 외부에서 말할 문제가 아니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검찰도 검찰 최고위 간부가 윤씨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경찰간부가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조만간 자살한 강희도 경위 대신 최 차장의 부탁을 받고 윤씨에게 2000만원을 입금했다는 기업인 박모씨를 재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유영규 박경호기자 whoami@seoul.co.kr
  • 자살 강경위 최차장 돈 심부름 했을까

    검찰이 윤상림(54·수감)씨와 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돈거래 흔적을 포착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최 차장이 지인인 박모씨를 통해 윤씨의 차명계좌로 2000만원을 송금했으며 이 때를 전후해 6개월 동안 윤씨와 최 차장이 수십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해 4월 강희도 경위는 박씨에게 2000만원을 송금했다. 두차례 오고 간 돈의 액수가 일치하는 등 강 경위가 최 차장의 심부름꾼 역할을 했다는 추정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19일 박씨를 불렀으나 박씨는 “2건의 거래는 관계가 없다.”고 진술했다. 자살한 강 경위도 이 부분을 의식한 듯 2000만원에 대한 해명을 유서에 자세히 썼다. 하지만 검찰은 강씨를 불러 조사하려 했던 이유가 돈 문제를 추궁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최 차장 측근인 강씨로부터 최 차장과 윤씨가 만나게 된 경위 및 다른 의혹 등을 듣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최 차장이 박씨를 통해 윤씨의 차명계좌로 돈을 보낸 시기는 윤씨가 기획부동산 업자인 이모(48·여·구속)씨 부부에게 사건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은 때와 겹친다. 이씨 부부는 빚을 갚으라며 행패를 부리는 김모씨에 대한 처리를 윤씨에게 부탁했고, 윤씨는 지난해 4월 임재식 전북경찰청장과 이씨 부부의 면담을 주선했다. 김씨 사건은 전북청 광역수사대에서 처리됐다. 최 차장은 이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또 윤씨의 또다른 청부수사건인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H건설 청부수사 사건에 대해서도 뒤를 봐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윤씨가 H건설의 군장성 뇌물공여 의혹을 특수수사과에 수사의뢰한 뒤 수사무마를 미끼로 이 건설사로부터 9억여원을 뜯어낸 사건이다. 이렇듯 최 차장과 관련된 의혹이 이미 2000만원 부분을 넘어선 상황에서 검찰은 강씨를 불러 사건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었을 것으로 풀이된다.검찰은 검·경 수사권 논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검찰이 확인되지 않은 수사정황을 일부러 흘리고 있다는 경찰 일부의 주장도 일축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석연치않은 경찰청 차장 비서의 자살

    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수행비서인 강희도 경위의 자살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석연치 않다. 최 차장이 ‘거물 브로커’ 윤상림 사건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있는 데다 강 경위마저 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강 경위는 유서에서 검찰에 대한 불만 외에는 뚜렷한 자살이유를 밝히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강 경위는 지난 21일 고향인 강원도 원주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다음날이다. 강 경위는 브로커 윤씨가 최 차장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 최 차장을 대신해 돈 심부름을 한 사람으로 지목받고 있다. 최 차장은 윤씨와의 돈거래 사실에 대해 친구 P씨를 통해 빌려줬다고 해명했다. 강 경위는 유서에서 “가끔 전화가 오긴 했지만 윤상림씨를 잘 모른다.”면서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최 차장의 친구 P씨에게 돈을 보냈다.”고 새로운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번 자살사건은 브로커 윤씨와 최 차장, 최 차장의 친구 P씨와 강 경위의 돈거래 외에도 수사권조정과 관련된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얽혀 있어 복잡하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일선 경찰에서는 “수사권 조정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검찰의 표적수사가 강 경위의 죽음을 불렀다.”면서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경찰이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는 것은 최 차장이 그동안 수사권 조정의 경찰측 실무역할을 맡아 왔던 데다 검찰이 윤씨 사건 수사에서 전직 검사장 등 검찰출신이 연루된 부분을 소홀히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윤상림 사건은 정치권, 법조계, 경찰, 재계 등 사회지도층이 얽히고설킨 비리사건이다. 따라서 검찰은 엄중수사를 통해 모든 사실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행여 윤씨 사건 수사를 검찰식구 보호 등 내부 인사 챙기기나 수사권조정과 관련한 지렛대로 활용해선 안 된다. 지금도 많은 국민들은 사회 유력인사들이 브로커 윤씨에게 왜 돈을 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도 수사권조정이란 선입견을 갖고 물타기를 시도해선 안 된다.
  • “尹씨 자금거래 최소 1000억”

    법조 브로커 윤상림씨의 불법 로비 의혹사건이 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수행비서인 강희도씨의 자살사건 등으로 파문이 번지면서 한나라당이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정국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22일 “윤씨의 자금거래 규모가 최소 1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하며 윤씨 사건을 ‘윤상림 게이트’로 규정하는 등 본격적 정치쟁점화에 나섰다. 한나라당 ‘윤상림게이트 진상조사특위’ 주성영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최측근 인사 2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제보가 있어 확인 중”이라며 “윤씨와 이들 두 사람간의 통화내역, 윤씨의 청와대 출입기록, 이들의 골프장 출입기록 등을 입수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또 이날 회견에서 “검찰에서 확인한 윤씨의 강원랜드 카지노 환전액만 250억원”이라면서 “여기엔 1000만원 미만의 환전액이 포함되지 않았고, 이와 별도로 각종 로비에 사용했을 자금까지 감안하면 윤씨의 자금거래 규모는 1000억원대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앞서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씨가 청와대에 여러차례 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그가) 청와대에 출입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공보 담당 원내부대표는 전화통화에서 “확인 안된 내용을 사실인 양 주장하는 것은 정치공세”라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수사 결과를 먼저 지켜봐야 하며, 미진할 경우엔 국정조사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수행비서인 강희도(40) 경위가 21일 오전 고향인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 내호리 상촌부락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강 경위는 최근 윤씨와 최 차장간 돈거래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장을 받은 상태였다. 전광삼 유영규 황장석기자 hisam@seoul.co.kr
  • [사회플러스] 전병헌의원·윤씨 돈거래 조사

    브로커 윤상림(54·구속)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19일 열린우리당 대변인 전병헌 의원이 윤씨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아파트 내부수리를 하는 과정에서 윤씨가 업체를 소개해 줬고 공사비용 5000만원을 윤씨를 통해 업체에 건넸다. 이 가운데 1030만원을 지난해 4월 윤씨의 실명계좌로 이체했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윤씨에게 수고비를 주거나, 시세보다 싼 가격에 공사를 맡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오늘의 눈] 고위층의 욕심이 키워낸 윤상림/박경호 사회부 기자

    브로커 윤상림씨 사건은 여느 브로커 사건과는 다른 흥미로운 점이 있다. 브로커라면 청탁하는 사람에게 돈을 받아 자신이 일부를 갖고 나머지는 로비에 쓰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윤씨가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만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 볼 때 윤씨는 브로커가 아니라, 말하자면 갈취범이다. 윤씨가 돈을 거래한 사람은 법조계와 경찰, 재계의 최고위층까지 포함돼 있다. 김모 변호사 등 전·현직 고위 판·검사들과 변호사 10여명, 대기업 임원들이 그들이다. 최광식 경찰청 차장은 돈을 빌려줬다고 해명하고 있다. 윤씨는 고위층 인사들에게 “투자로 재산을 불려주겠다.”거나 “급전을 빌려주면 이자를 붙여주겠다.”며 당당히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가 고위층들에게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고위층들은 윤씨를 대단한 ‘거물’로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억대의 돈을 내어주기 어려웠을 것이다. 윤씨의 허세에 속아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마디로 윤씨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한 것 아닌가. 알려진 윤씨의 행각은 한마디로 ‘호가호위’(狐假虎威)다. 군·검·경, 정·관계 인사들의 경조사 자리를 찾아다니며 얼굴을 익혔다. 한번 쌓은 친분은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 데 이용했다. 대기업 임원의 상가에서는 국회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워 그 임원을 사귀었다. 이렇게 알게 된 대기업 임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중소건설업자들에게 돈을 받아 챙겼다. 윤씨와의 돈거래 때문에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개인적인 채무고 청탁이나 대가는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한다. 오히려 윤씨에게 돈을 떼였다고 변명한다. 그게 사실이라도 브로커에 농락을 당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윤씨의 허세에 놀아난 이들은 어찌 보면 윤씨가 저지른 사기행각의 ‘공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윤씨에게 떼인 것은 돈이 아니라 자신들의 양심이다. kh4right@seoul.co.kr
  • “현직판사 2명 尹씨에 1억대 송금”

    브로커 윤상림(54)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15일 서울과 지방에 근무하는 두명의 현직 판사가 지난해 5월 윤씨의 계좌로 각각 수천만원씩 모두 1억여원을 송금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 판사를 불러 윤씨와 거액의 돈거래를 한 경위와 법관 인사나 재판 등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일부 전직 판사들의 법관으로 재직하면서 윤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가 사표를 내고 변호사로 개업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 부분도 조사 중이다. 대법원은 윤씨에게 돈을 건넨 현직 판사들을 윤리감사관실에서 자체 조사해 두 판사와 윤씨가 순수한 채권채무관계로 돈거래를 한 것으로 결론냈다. 판사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윤씨로부터 “경기도 하남시에 건설한 아파트 분양이 잘 안됐다. 두 달 뒤에 갚을 테니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윤씨 계좌로 입금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명 중 한 판사는 퇴직금을 중간 정산한 돈을 빌려주고 차용증까지 써 줬으나 상환 약속 기한이 6개월이 지나도록 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이들 판사들이 배석판사와 단독판사로 근무할 때 재판장인 부장판사 등과 점심 식사를 하며 자신을 호텔업협회장이라고 소개하고 친분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윤씨, 경찰2명과 돈거래 포착”

    브로커 윤상림(53·구속)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21일 윤씨가 현직 경찰관 2명과 수천만원대의 돈거래를 한 단서를 잡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관들이 이 돈을 승진 등 인사청탁 명목으로 윤씨에게 건넸는지 캐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윤씨를 사기 등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수사 결과 윤씨는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 전 대표 송재빈씨 외에도 TPI 주주회사였던 밸류라인벤처 전 대표 윤모씨가 2003년 12월 손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협박을 당하자 윤씨에게 접근,“경찰 간부를 통해 투자자들을 처벌받게 해주겠다.”면서 300여만원을 뜯어냈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신연숙칼럼] 權·經·言의 제자리

    [신연숙칼럼] 權·經·言의 제자리

    안기부 불법도청 테이프 파문은 권력, 재계, 언론 유착의 적나라한 실상을 드러내 보였다. 불법도청과 검은 돈거래의 가증스러운 모습에 국민들은 분노하다 못해 허탈감마저 느껴야 했다. 경제계는 협박을 하며 손을 벌리니 마지못해 정치자금을 줘왔다는 핑계를 더이상 댈 수 없게 됐다. 정치인들도 대가성 없는 순수한 정치자금의 존재를 주장할 염치가 없을 것이다. 재벌 총수가 검사의 떡값까지 챙기고 있는 모습은 쓴웃음마저 나오게 한다. 이번 파문을 보면서 권력, 경제, 언론의 ‘제자리’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영역이동의 자유야 제한될 수 없겠다. 그러나 각 영역의 핵심들이 자신에게 할당된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수행할 때라야만 사회의 조화롭고 건강한 발전이 보장된다. 이번 사건은 ‘제자리’를 못 지켰거나, 옳지 못한 방법으로 권력강화나 영역이동을 기도한 데서 발생한 대표적 불상사로 회자될 것이다. 홍석현씨의 경우를 보자. 그는 이른바 X파일이 공개되자 기자회견에서 “왜 이런 테이프가 공개됐는지 나름대로 짐작하는 데가 있지만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음모론의 제기다. 그의 말대로 언론이 어떤 정치적 의도와 결탁해 도청 테이프를 공개했는지는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녹음된 대화의 주인공 홍씨가 ‘현직 주미대사’가 아니었다면 사건이 이토록 커졌을까. 물론 그가 아니라도 폭발력 있는 ‘내용’은 수두룩했다. 그러나 유엔사무총장 야심을 불쑥불쑥 내비치고, 차기 대권후보, 국무총리설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언론사주 출신 ‘주미대사’가 검은 거래의 중심에 없었어도 이번 사건이 이토록 큰 파장을 낳을 수 있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홍씨는 재벌가 출신으로 언론사주 역할에 충실했어야 했다. 언론을 발판삼아 대사직에 진출하고, 대사직을 발판삼아 유엔사무총장과 그 이상을 꿈꾸었을 때 그를 찾아온 것은 재앙뿐이었다. 무리한 영역이동의 종말은 이미 현대그룹 정주영씨의 1992년 대통령선거 출마에서 목격했다. 엄청난 선거자금 동원과 낙선, 그 이후 현대가 겪은 간난은 다 알려진 바다. 보다 유사하게 제3공화국 시절 사주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에 입각한 한 언론사의 쇠퇴도 언론계에서는 자주 회자된다. 경제, 언론이라는 제자리를 못지킨 대가는 그렇게 컸다. 이번 파문에서 MBC의 태도 또한 언론의 ‘제자리’에 충실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엄청난 내용의 X파일을 일찌감치 입수하고도 공개에 주저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나자 몸을 사렸다가 경쟁사의 선공에 반격하는 양상이 되면서 보도경쟁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돼 버렸다. 언론들은 이제 와서야 국민의 ‘알권리’를 외친다. 삼성은 언론들을 통신비밀보호법 등을 걸어 고발할 것이라 한다.MBC는 과연 법의 제재를 걱정했어야 할까. 우리나라는 언론관련 사건에서 판례가 빈약하다. 여러부담을 이유로 소송이 흐지부지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진 언론의 ‘제자리’는 법정 투쟁의 결과에 힘입은 바 크다. 불법도청 사건만 해도 미국은“취재원이 불법으로 정보를 얻었더라도 언론사가 이를 합법적으로 입수했다면 이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는 연방대법원 판결을 받아놓고 있다. 우리 언론도 보다 적극적인 보도와 법적 대응을 통해 ‘제자리’를 확보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어느 언론도 선정적, 추측성 보도는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언론자유의 영역을 확대하는 몸싸움에는 당당히 나서기를 소망해 본다.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계좌추적 정·관계 부당개입 규명

    대검은 감사원이 행담도개발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를 16일 요청해 옴에 따라 수사요청서와 감사자료가 도착하는 대로 자료를 검토한 뒤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수사할 내용이 많지 않다면 일선 청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날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과 오점록 전 도로공사 사장 등 4명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그러나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과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장, 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 등은 수사요청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결국 검찰수사는 정·관계 인사들의 부당한 개입이나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밝히는 데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검찰은 감사원이 갖고 있지 않은 계좌추적권을 가동해 행담도개발 추진과정에서 오간 자금의 흐름을 쫓아 불법적인 돈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조만간 압수수색도 벌여 필요한 증거확보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관계 인사들의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수석의 경우 행담도 개발에 깊숙이 관여하긴 했지만 인사를 관장하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한 권한 남용을 했다고 보기는 힘든 측면도 있고 문 전 위원장이나 정 전 비서관의 경우도 비슷하다. 또한 행담도 개발의 ‘또 다른 축’인 캘빈유 싱가포르 주한 대사 등의 조사는 외교문제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검찰은 그러나 사할린 유전개발 의혹과 달리, 행담도 개발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됐고 거액의 자금거래 등이 있어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수사를 통해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시의원 1000만원 수수혐의 수사

    서울 마포구 아현2지구 재건축조합장이 조합설립 인가를 위해 서울시의원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조합장은 청계천변 재개발 특혜의혹과 관련해 구속된 양윤재(56) 전 행정2부시장도 면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2일 재건축조합장 김모(58)씨가 2002년 12월 서울 C웨딩홀 주차장에서 부동산업자를 통해 서울시의원 백모(63)씨에게 현금 1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조합장 김씨 등 2명을 상대로 진술을 확보한 뒤 백씨를 소환했다. 백씨는 “쇼핑백에 든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2시간 뒤 돌려줬고 영수증도 받았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백씨가 받았다는 ‘영수증’ 작성 시점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 백씨 주장과 다른 2004년 12월로 나왔고 돈거래 시점 6개월 뒤 조합설립인가가 난 점에 주목,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마포구청 재건축업무 담당자와 만나 4차례에 걸쳐 식사를 접대한 사실도 밝혀내고 금품제공이나 향응 접대 여부를 캐고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검찰 오일게이트 수사 방향은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사업 투자의혹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의 선택은 ‘속전속결’이다. 정치권에서 숱한 의혹이 나온 상태라 미적거리면 불필요한 오해만 불러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金총장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검찰은 13일 이례적으로 감사원의 수사요청 즉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 배당하고, 김세호 건설교통부 차관 등 핵심 관련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며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임을 예고했다. 지검 특수부장 3명이 오는 18일 모두 바뀌는 데다 총장 취임 후 ‘첫 작품’이라 신중을 기할 것이란 예상을 깬 것이다. 대검은 2∼3일 걸리던 자료 검토 시간을 대폭 단축, 곧바로 사건을 지검에 넘겼다.18일부터 현 대검 홍만표 중수2과장이 특수3부장으로 새로 부임해 수사를 맡게 된다. 검찰은 홍 과장이 강원 삼척 출신임에도 평창 출신인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이 연루된 이번 사건 수사를 과감히 맡겼다. 정면승부를 걸어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야당의 특검법안 제출도 검찰을 다급하게 하고 있다. 정치권의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움직임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터에 특검 도입은 검찰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론 “특검이 발효될 때까지 수사를 하다 자료를 넘기면 된다.”고 말하지만, 내심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먼저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허문석·전대월 신병확보 숙제 발빠른 수사 방침은 사건의 핵심 관련자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핵심 인물인 코리아크루드오일(KCO) 허문석 대표가 감사원 감사를 받다 인도네시아로 떠나 돌아오지 않고 있고, 하이앤드 전대월 대표도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면 감사원에 이어 검찰도 부실수사란 오명을 뒤집어써야 할 처지다. 이에 검찰은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나름대로 충분한 내사를 진행, 사건의 윤곽과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차관 등에 대한 전격 출금 조치가 이를 증명한다. 철도공사 등 주요기관이나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광재 의원 개입여부도 밝혀야 검찰 수사의 성패는 철도공사가 전씨에게 주기로 한 ‘사례비’ 120억원의 성격과 최종 귀착지를 규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 사례비는 불분명한 돈거래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전씨는 유전업체 인수 사업을 추진하는 데 이 돈이 들어갔다고 주장하지만, 그 내역을 밝히지 못했고, 철도공사도 제공 이유를 속시원하게 털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정치권은 불명확한 돈의 흐름이 로비자금이나 실세 비자금이라 의심하고 있다. 돈을 쫓다 보면 이 의원이 사건에 개입했는지가 확인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박혁규의원 자택에서 廣州시장 1억원 받아”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박상길)는 15일 경기도 광주지역 아파트 건설 인허가와 관련, 구속된 김용규 광주시장이 한나라당 박혁규 의원 자택에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을 포착, 수사중이다. 김 시장은 2002년 11월∼지난해 7월 광주시 오포읍 조합아파트 사업자측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현금 5억원을 받았고, 이 가운데 1억원을 박 의원의 자택에서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의 구속영장에 포함된 범죄일람표에는 업체측이 2002년 11월말 김 시장측에 1억원을 제공하고 한달여쯤 뒤인 같은해 12월부터 지난해 1월 사이에 박 의원 자택인 광주시 실촌읍 S아파트에에서 두번째 1억원을 건넸다고 적혀있다. 검찰은 김 시장이 받은 5억원 중 일부가 박 의원에게도 전달됐는지 여부를 캐고 있다. 검찰은 혐의 사실이 확인될 경우 박 의원을 소환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S아파트는 내 집이 맞지만 거기에서 돈거래가 있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전면 부인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최소 3~4명 커닝한 학급도”

    경찰이 이동통신회사로부터 정보를 넘겨받아 새로 밝혀낸 광주지역 부정행위 가담자들은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 휴대전화를 빌려쓴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1일 접촉한 8명의 관련자 가운데 5명은 전화기를 빌려줬거나, 수험생이 아니었다. 휴대전화를 빌려준 사람은 친구나 후배들이었다. 부정행위 가담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광주 S고의 3학년 한 반에서는 최소한 3∼4명이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친한 친구로부터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1대 1 방식으로 정답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주고받았다.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담임은 “그렇게 사전에 주의를 줬건만 정말 못믿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가담자 A(18)군은 학교 성적이 반에서 6∼7등 수준이다. 다음은 A군과의 일문일답. 휴대전화는 누구 것인가. -시험전날 반 친구인 B(18)에게 “쓸 일이 있다.”며 부탁해 휴대전화를 빌렸다. 그 친구는 이번 일과 아무런 연관도 없고 아무 것도 모른다. 답안을 누구에게 보냈나. -수능 시험을 치르기 전 우연히 친한 친구를 만났다. 한참 얘기를 하던 친구가 “영어 듣기만 좀 부탁한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친구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답을 보낸 친구들이 여럿인가. -절대 아니다. 약속한 친구에게만 보내줬다. 문제를 푼 뒤 영어 듣기 부문에서 16문제만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사전에 모의했거나 돈거래가 있었나. -결코 그런 차원이 아니다. 친구가 도와달라고 해서 도움을 준 것뿐이다. 돈을 받거나 조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심경은. -갑갑하고 답답해 미치겠다. 이렇게 일이 커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경찰에서 모든 것을 말하겠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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