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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 쟤 누구야?… ‘샛별’ 원정대 충무로에 떴다

    어머 쟤 누구야?… ‘샛별’ 원정대 충무로에 떴다

    충무로 신예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뜨겁다. 중견 배우들 사이에서도 녹록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전에 없던 캐릭터를 연기하며 관객들의 눈길을 붙잡는다.●걸그룹 잊어라… 정수정 첫 영화 데뷔 첫 번째 타자는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애비규환’의 정수정이다. 대중들에게는 걸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로 잘 알려졌다. 2009년 에프엑스로 데뷔한 이래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 등 시트콤, 드라마에서 활약을 이어 왔지만 스크린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5개월차 임신부인 토일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남자친구를 찾아 나선다는 내용의 코믹극에서 이질감 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임신부 역을 소화하려고 일부러 살을 찌우고, 화장기 없는 얼굴을 고수한 정수정은 “나 임신했어”라는 말도 마치 “나 돈가스 먹었어”처럼 자연스럽게 말하는 결기 어린 인물을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냉미녀’로 널리 알려진 배우 정수정의 평소 이미지와도 살풋 겹치지만, 엉뚱하고 무모한 모습이 더해져 더욱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됐다.●노정의, 표정·눈빛으로 선배들 제압 같은 날 개봉한 영화 ‘내가 죽던 날’에 출연한 노정의도 주목할 만하다. 사망한 아버지가 연루된 범죄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채택돼 외딴섬에서 지내다 어느 날 홀연히 유서 한 장 남기고 사라지는 소녀 세진이 그가 맡은 역할이다. 홀로 감내한 상처가 많은 역할의 특성상 표정으로 많은 언어를 대신해야 하는 세진을 여운 있게 잘 드러냈다는 평가다. ‘내가 죽던 날’을 연출한 박지완 감독은 노정의를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가만 있을 때 짓는 표정과 인사를 할 때 웃는 표정의 차이가 ‘정세진 같다’고 느꼈다”며 “굉장히 똘똘하고, 이야기에 대한 이해가 있는 친구”라고 말했다. 2011년 채널A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로 데뷔해 연기 경력만 어느덧 10년차다.●이연, 퀴어 멜로서 다양한 매력 발산 지난달 말 개봉한 전주국제영화제와 서울여성국제영화제에서 화제작으로 주목받은 ‘담쟁이’의 이연이 선보이는 매력도 다채롭다. 은수, 예원 커플이 은수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시작으로 현실의 벽을 마주하게 된다는 내용의 퀴어 멜로 드라마인 ‘담쟁이’에서 이연은 절망적인 현실 속 사랑을 지키려는 예원 역을 맡았다. 사랑에 대한 순애보와 함께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귀여운 면까지 다양한 모습을 연기했다. 극 중 동성 연인인 우미화와의 연기 호흡도 매끄럽다. 차기작으로 김미영 감독의 ‘절해고도’에 캐스팅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충무로 달구는 여성 신인들… 정수정·노정의·이연

    충무로 달구는 여성 신인들… 정수정·노정의·이연

    충무로 신예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뜨겁다. 중견 배우들 사이에서도 녹록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전에 없던 캐릭터를 연기하며 관객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첫 번째 타자는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애비규환’의 정수정이다. 대중들에게는 걸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로 잘 알려졌다. 2009년 에프엑스로 데뷔한 이래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 등 시트콤, 드라마에서 활약을 이어 왔지만 스크린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5개월차 임신부인 토일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남자친구를 찾아 나선다는 내용의 코믹극에서 이질감 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임신부 역을 소화하려고 일부러 살을 찌우고, 화장기 없는 얼굴을 고수한 정수정은 “나 임신했어”라는 말도 마치 “나 돈가스 먹었어”처럼 자연스럽게 말하는 결기 어린 인물을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냉미녀’로 널리 알려진 배우 정수정의 평소 이미지와도 살풋 겹치지만, 엉뚱하고 무모한 모습이 더해져 더욱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됐다.같은 날 개봉한 영화 ‘내가 죽던 날’에 출연한 노정의도 주목할 만하다. 사망한 아버지가 연루된 범죄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채택돼 외딴섬에서 지내다 어느 날 홀연히 유서 한 장 남기고 사라지는 소녀 세진이 그가 맡은 역할이다. 홀로 감내한 상처가 많은 역할의 특성상 표정으로 많은 언어를 대신해야 하는 세진을 여운 있게 잘 드러냈다는 평가다. ‘내가 죽던 날’을 연출한 박지완 감독은 노정의를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가만 있을 때 짓는 표정과 인사를 할 때 웃는 표정의 차이가 ‘정세진 같다’고 느꼈다”며 “굉장히 똘똘하고, 이야기에 대한 이해가 있는 친구”라고 말했다. 2011년 채널A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로 데뷔해 연기 경력만 어느덧 10년차다.지난달 말 개봉한 전주국제영화제와 서울여성국제영화제에서 화제작으로 주목받은 ‘담쟁이’의 이연이 선보이는 매력도 다채롭다. 은수, 예원 커플이 은수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시작으로 현실의 벽을 마주하게 된다는 내용의 퀴어 멜로 드라마인 ‘담쟁이’에서 이연은 절망적인 현실 속 사랑을 지키려는 예원 역을 맡았다. 사랑에 대한 순애보와 함께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귀여운 면까지 다양한 모습을 연기했다. 극 중 동성 연인인 우미화와의 연기 호흡도 매끄럽다. 차기작으로 김미영 감독의 ‘절해고도’에 캐스팅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유통기한 경과, 냉동제품 냉장보관...경기도, 추석 불량식품 23t 적발

    유통기한 경과, 냉동제품 냉장보관...경기도, 추석 불량식품 23t 적발

    유통기한이 15개월 지난 식품을 보관하거나 냉동해야하는 재료를 냉장 보관하는 등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식품 제조·가공·판매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달 14~25일 학교급식 납품업체, 추석 성수식품 제조·가공업체 등 360곳을 수사해 44곳(48건)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적발량은 23t에 달한다. 이번 수사는 추석연휴를 대비해 소비 증가가 예상된 중대형 성수품 제조·가공업체와 학교급식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과 영세업체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위반 내용은 ▲유통기한 경과 제품 보관 11건 ▲보관 기준 위반(냉동제품 냉장보관 등) 5건 ▲자가품질검사 미실시 11건 ▲영업자준수사항 위반 11건 ▲기타 10건 등이다. A떡 제조업체는 2018~2019년 생산한 송편 5종 약 945㎏을 냉동실에 폐기용 구분 없이 보관하다가 수사망에 걸렸다. 유통기한이 15개월이나 지난 송편도 있었다. B돈가스 제조업체는 냉동실에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과 원료육 약 1.8t을 정상 제품과 구분 없이 함께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C음료제조업체는 음료제조에 쓰는 레몬농축액 등 냉동 농축액 12종(약 5.3t)을 냉장실에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도는 보관온도 미준수, 유통기한 경과 등으로 적발된 부정불량식품을 모두 폐기하도록 조치했다. 유통기한이 경과한 제품이나 원재료를 판매 목적으로 보관하거나 ‘폐기용’ 표시 없이 보관하면 식품위생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냉동제품을 냉장온도에 보관하는 등 보관 기준을 위반하면 식품위생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인치권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이번 수사대상 업체들은 대량으로 식재료를 관리·공급하기 때문에 안전한 식품 생산·유통을 위한 위생관리가 특히 중요한 곳”이라며 “적발된 업체들은 관련 법규에 따라 엄격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단독] 매일 괴성 지르는 아들에게 ‘아빌리파이’ 밖에 줄 수 없었다

    [단독] 매일 괴성 지르는 아들에게 ‘아빌리파이’ 밖에 줄 수 없었다

    코로나19 자가격리 9일차인 지난달 9일 발달장애인 이윤호(22)씨는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밥을 먹다 돌연 엉엉 울었다. 답답한 듯 가슴 부위를 주먹으로 때리던 윤호씨는 어머니 김남연(53)씨에게 “미안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표현을 ‘아프다, 봐 달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사회적 연령 1세 10개월인 윤호씨는 ‘미안해’라는 반향어(주변 사람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현상)로 모든 의사소통을 한다. 김씨는 아들의 ‘미안해’를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달리 해석한다. 윤호씨의 도전적 행동은 격리 기간에 비례해 점점 과격해졌지만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아빌리파이’(정신신경용제)를 먹이는 것뿐이었다. 김씨는 “자가격리 기간 중 외부의 도움과 관심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지난 9월 1일 시작된 모자의 11일간 자가격리 일상을 매일 오후 7시 전화 인터뷰해 어머니의 시선으로 재구성했다.자가격리 1일차 윤호가 특수학교에서 밀접접촉자가 돼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윤호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혹시 아이가 검사에 저항할까 봐 주변 사람들이 어르고 붙잡아 겨우 검사를 마쳤다. 감염을 막기 위해 집안 문마다 비닐막을 쳤다. 윤호만 양성이면 어쩌지. 낯선 곳에 혼자 입원하면 난동을 부릴 텐데. 감염되더라도 내 발로 같이 병원에 들어가야 하나 걱정하다가 밤을 지새웠다. 자가격리 2일차 다행히도 윤호와 나 둘 다 음성이었다. 그러나 자가격리는 이제 시작이다. 아이는 아침부터 학교에 가자고 성화다. 외출복을 입겠다고 옷을 꺼내 드는 아이와 두 시간 넘게 실랑이를 했다. 윤호는 벌써부터 답답한지 가슴을 세게 친다. 아이가 ‘미안해’(아파)라고 해 가슴을 보니 멍이 들었다. 잠들 때까지 칭얼댄다. 자가격리 3일차 윤호의 밤낮이 뒤바뀌고 생활도 뒤죽박죽됐다. 오전 3시에 깨 몇 시간 동안 소리를 질러 댄다. 이웃에서 항의할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겨우 잠들었던 윤호가 오전 6시부터 밖으로 나가자고 보챘다. 살이 더 찔까 봐 간식으로 달랠 수도 없다. 격리가 시작된 이후 윤호는 하루 4끼를 먹는다. 이미 몸무게가 95㎏을 넘었다.자가격리 4일차 윤호가 종일 집안을 서성인다. 말할 수 있는 단어도, 할 수 있는 놀이도 없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게 유일한 활동이다. 점심을 먹은 지 1시간도 안 돼 다시 밥을 달라고 조르다가 자기 몸을 막 때렸다. 아빌리파이를 먹여 진정시킨 뒤 윤호가 좋아하는 뽀로로 동요를 들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내 삶은 아예 없어졌다. 자가격리 6일차 아이의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오전 5시부터 “나가”라며 종일 소리를 지르다가 저녁 무렵엔 무기력하게 바뀌었다. 이럴 때 갑자기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에 덜컥 겁이 났다. 자가격리 전에는 도전적 행동이 나올 경우 집 밖으로 피신했다가 집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를 보고 윤호의 화가 가라앉으면 들어왔지만 지금은 도망 나갈 수도 없다.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윤호는 수십 번씩 자기 배를 꼬집고 양쪽 옆구리와 허벅지를 때렸다. 긁어 댄 발등은 이미 피투성이다. 자가격리 7일차 윤호가 1분에 한 번꼴로 집 밖으로 나가자고 괴성을 질러 댔다. 나도 지칠 대로 지쳤다. 자가격리 7일 만에 성동 정신건강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윤호 상태에 대해 조언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실망감만 들었다. 의례적인 자가격리 확인 전화였다. 전화를 건 센터 관계자는 자신은 발달장애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했다.자가격리 8일차 종일 “나가”만 반복하는 아이에게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하자 그때부터 본인 피부를 짝짝 소리 나게 때리기 시작했다. 집안에 울리는 그 소리가 너무 스트레스다. 진정제를 평소보다 일찍 먹이고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 자가격리 9일차 윤호가 눈뜨자마자 자해를 시작하더니 그 좋아하는 밥을 먹다가도 큰 소리로 운다. 이러다 폭력적 행동을 할까 봐 잔뜩 긴장했다. 윤호가 흥분한 채 내 손을 잡는 건 도전적 행동의 징조다. 나도 “엄마 손 잡는 거 아니야”라고 크게 소리를 지르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누구라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조언을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전화 걸 곳이 없다. 자가격리 10일차 코로나19 재검사를 받았다. 자가격리 후 첫 외출이지만 윤호는 보건소에서 난동을 부렸다. 주변 남자들이 제압했다. 윤호는 검사 뒤에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뛰어다녔다. 집에 오자마자 윤호가 내 등을 할퀴어 피멍이 들었다. 자가격리 11일차 오전 9시 윤호가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통보받았다. 드디어 낮 12시부터 격리가 해제됐다. 마음 편하게 처음으로 둘이서 동네를 산책했다. 마트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돈가스와 만두를 잔뜩 샀다. 끔찍한 상상이지만 만약 내가 자가격리가 되면 윤호가 어떻게 될지 불안해진다. 자가격리 이후 거리두기 2.5단계가 끝나고 오랜만에 등교한 첫날부터 윤호는 선생님을 꼬집고 주변 애들을 때렸다. 자가격리 중 심해진 윤호의 도전적인 행동이 점점 악화돼 걱정스럽다. 활동지원사는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며 막 자가격리가 끝난 우리 집에 방문하는 것을 거절했다. 오늘도 홀로 돌봐야 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단독] 매일 괴성 지르는 아들에게 ‘아빌리파이’밖에 줄 수 없었다

    [단독] 매일 괴성 지르는 아들에게 ‘아빌리파이’밖에 줄 수 없었다

    코로나19 자가격리 9일차인 지난달 9일 발달장애인 이윤호(22)씨는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밥을 먹다 돌연 엉엉 울었다. 답답한 듯 가슴 부위를 주먹으로 때리던 이씨는 어머니 김남연(53)씨에게 “미안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표현을 ‘아프다, 봐 달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사회적 연령 1세 10개월인 이씨는 ‘미안해’라는 반향어(주변 사람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현상)로 모든 의사소통을 한다. 김씨는 아들의 ‘미안해’를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달리 해석한다. 이씨의 도전적 행동은 격리 기간에 비례해 점점 과격해졌지만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아빌리파이’(향정신성 약)를 먹이는 것뿐이었다. 김씨는 “자가격리 기간 중 외부의 도움과 관심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지난 9월 1일 시작된 모자의 11일간 자가격리 일상을 매일 오후 7시 전화 인터뷰해 어머니의 시선으로 재구성했다.자가격리 1일차 윤호가 특수학교에서 밀접접촉자가 돼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윤호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혹시 아이가 검사에 저항할까 봐 주변 사람들이 어르고 붙잡아 겨우 검사를 마쳤다. 감염을 막기 위해 집안 문마다 비닐막을 쳤다. 윤호만 양성이면 어쩌지. 낯선 곳에 혼자 입원하면 난동을 부릴 텐데. 감염되더라도 내 발로 같이 병원에 들어가야 하나 걱정하다가 밤을 지새웠다. 자가격리 2일차 다행히도 윤호와 나 둘 다 음성이었다. 그러나 자가격리는 이제 시작이다. 아이는 아침부터 학교에 가자고 성화다. 외출복을 입겠다고 옷을 꺼내 드는 아이와 두 시간 넘게 실랑이를 했다. 윤호는 벌써부터 답답한지 가슴을 세게 친다. 아이가 ‘미안해’(아파)라고 해 가슴을 보니 멍이 들었다. 잠들 때까지 칭얼댄다. 자가격리 3일차 윤호의 밤낮이 뒤바뀌고 생활도 뒤죽박죽됐다. 오전 3시에 깨 몇 시간 동안 소리를 질러 댄다. 이웃에서 항의할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겨우 잠든 윤호가 오전 6시부터 밖으로 나가자고 보챘다. 살이 더 찔까 봐 간식으로 달랠 수도 없다. 격리가 시작된 이후 윤호는 하루 4끼를 먹는다. 이미 몸무게가 95㎏을 넘었다.자가격리 4일차 윤호가 종일 집안을 서성인다. 말할 수 있는 단어도, 할 수 있는 놀이도 없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게 유일한 활동이다. 점심을 먹은 지 1시간도 안 돼 다시 밥을 달라고 조르다가 자기 몸을 막 때렸다. 아빌리파이를 먹여 진정시킨 뒤 윤호가 좋아하는 뽀로로 동요를 들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내 삶은 아예 없어졌다. 자가격리 5일차 자해나 타해를 할 때 덜 다치게 하려고 매일 아침 윤호의 손톱을 확인한다. 집안을 배회하던 아이가 화장실에서 물장난을 해 물바다가 됐다. 오늘도 배변 뒤에 제대로 닦지 못해 여러 번 몸을 씻겼다. 격리 중에 속옷만 하루에 10번은 갈아입는다. 자가격리 6일차 아이의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오전 5시부터 “나가”라며 종일 소리를 지르다가 저녁 무렵엔 무기력하게 바뀌었다. 이럴 때 갑자기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에 덜컥 겁이 났다. 자가격리 전에는 도전적 행동이 나올 경우 집 밖으로 피신했다가 집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를 보고 윤호의 화가 가라앉으면 들어왔지만 지금은 도망 나갈 수도 없다.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윤호는 수십 번씩 자기 배를 꼬집고 양쪽 옆구리와 허벅지를 때렸다. 긁어 댄 발등은 이미 피투성이다.자가격리 7일차 윤호가 1분에 한 번꼴로 집 밖으로 나가자고 괴성을 질러 댔다. 나도 지칠 대로 지쳤다. 자가격리 7일 만에 성동 정신건강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윤호 상태에 대해 조언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실망감만 들었다. 의례적인 자가격리 확인 전화였다. 전화를 건 센터 관계자는 자신은 발달장애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했다. 자가격리 8일차 종일 “나가”만 반복하는 아이에게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하자 그때부터 본인 피부를 짝짝 소리 나게 때리기 시작했다. 집안에 울리는 그 소리가 너무 스트레스다. 진정제를 평소보다 일찍 먹이고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 자가격리 9일차 윤호가 1분에 한 번꼴로 집 밖으로 나가자고 괴성을 질러 댔다. 나도 지칠 대로 지쳤다. 자가격리 7일 만에 성동 정신건강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윤호 상태에 대해 조언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실망감만 들었다. 의례적인 자가격리 확인 전화였다. 전화를 건 센터 관계자는 자신은 발달장애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했다. 자가격리 10일차 코로나19 재검사를 받았다. 자가격리 후 첫 외출이지만 윤호는 보건소에서 난동을 부렸다. 주변 남자들이 제압했다. 윤호는 검사 뒤에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뛰어다녔다. 집에 오자마자 윤호가 내 등을 할퀴어 피멍이 들었다. 자가격리 11일차 오전 9시 윤호가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통보받았다. 드디어 낮 12시부터 격리가 해제됐다. 마음 편하게 처음으로 둘이서 동네를 산책했다. 마트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돈가스와 만두를 잔뜩 샀다. 끔찍한 상상이지만 만약 내가 자가격리가 되면 윤호가 어떻게 될지 불안해진다. 자가격리 이후 거리두기 2.5단계가 끝나고 오랜만에 등교한 첫날부터 윤호는 선생님을 꼬집고 주변 애들을 때렸다. 자가격리 중 심해진 윤호의 도전적인 행동이 점점 악화돼 걱정스럽다. 활동지원사는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며 막 자가격리가 끝난 우리 집에 방문하는 것을 거절했다. 오늘도 홀로 돌봐야 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추석 연휴 추천 여행지…강원도 가볼만한 곳

    추석 연휴 추천 여행지…강원도 가볼만한 곳

    코로나19 정국 가운데서도 추석 연휴 공항 이용 승객 수는 96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감염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힐링을 도모할 수 있는 ‘추캉스’ 최적의 여행지로 강원도 속초와 고성이 각광받고 있다. 가족과 함께 사람이 북적이던 도심지에서 벗어나서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이 한눈에 들어오는 강원도에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힐링 여행지 ‘추천’ ◆‘철새의 도래지‘ 송지호 송지호는 맑은 호수뿐만 아니라 울창한 송림이 있어서 천천히 여유를 즐기면서 걷기 제격인 장소다. 송림이 우거진 송지호 산소길을 걷고 있으면 코로나로 인해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게 해준다. 이곳은 철새의 도래지로도 유명해 철새관망타워가 있을 정도. 관망타워에서는 총 89종 240여 점의 박제를 전시한 조류박제전시관, 송지호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옥외전망대, 망원경이 설치된 전망타워 등을 갖추고 있다. ◆영화 ’동주‘ 촬영지… 고성 왕곡마을 6.25전쟁 이후 거의 다 폐허가 됐지만 유일무이하게 그대로 보존된 마을이다. 19세기 전후에 건립된 북방식 전통한옥과 초가집 군락이 원형을 유지한 체 잘 보존돼 왔기에 전통민속마을로서의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인정돼 2000년 1월 국가민속문화재 제235호로 지정 관리돼 오고 있다. 카페에서 즐기는 ‘힐링’ ◆고성 소울브릿지 카페… 해양심층수로 만든 ’브런치‘ 드넓은 바다와 맑은 하늘이 맞닿은 풍경이 통 창을 통해 한눈에 들어오는 ‘뷰맛집’, 카페 소울브릿지에서는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철칙으로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브런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전날 미리 예약을 해야만 맛 볼 수 있는 브런치는 고객들의 건강을 생각해 미네랄이 풍부한 강원도 고성 청정수역의 해양심층수로 만들었으며 사이드 메뉴인 제철 샐러드와 제철 과일은 예약 시간에 맞춰 바로 구매해 신선함을 더욱 높였다. 브런치 메뉴로는 아메리칸 블랙퍼스트, 수플레 팬케이크, 크루아상 샌드위치, 치즈파니니 샌드위치, 허니브레드 등이 있으며 브런치 이외에도 시간대 별로 매장에서는 갓 구워낸 빵과 제철 과일 오디를 넣어 만든 오디에이드 등 다양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최근 떠오르고 있는 크로플 역시 다양한 토핑을 더해 소울브릿지 만의 맛을 더했다.보존료, 유화제, 방부제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새벽에 직접 반죽해 빵을 구워내고 있는 소울브릿지는 아기들도 먹을 수 있는 ‘아기빵’과 건강을 걱정하시는 어르신들도 드실 수 있는 ‘건강빵’을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다. 꿀팁으로 카카오채널 친구 추가 시 1년 10% 할인해드리는 멤버십 제도로 활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가족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강원도는 역시 ‘막국수’ 고성 백촌막국수 고성의 별미로 꼽히는 요리 중 하나는 막국수다. 고성 백촌리에는 막국수 하나로 유명한 맛집이 있다. 백촌막국수 메뉴는 막국수, 메밀국수 곱빼기, 편육이 전부다. 다른 지역 막국수와 비교해 양념장이 따로 나온다. 양념장을 풀기 전에 동치미 국물과 함께 나온 메밀면을 먹으면 마치 평양냉면을 먹는 것처럼 슴슴하고 담백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밑반찬으로 나온 명태회무침과 같이 먹으면 메밀면의 고소함과 명태의 시원함을 같이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양념장을 풀어 겨자와 함께 곁들이면 양념의 강렬함이 베인 막국수 맛을 느낄 수 있다. ◆ “백종원도 반했다”…고성 장미경양식 고성군 거진읍에는 장미경양식이 있다. 이곳은 백종원의 3대천왕과 신서유기에도 소개된 적 있는 경양식 돈가스전문점이다. 방송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룬 이곳에 가면 옛날 어렸을 때 먹었던 추억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한 접시에 담긴 돈가스와 같이 샐러드, 콘옥수수, 김치, 단무지는 과거로 회상할 수 있는 비주얼을 연상케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베를린 인싸 되기? 베지테리언으로 살아 봐

    베를린 인싸 되기? 베지테리언으로 살아 봐

    獨인구 10%인 800만명이 비건채식주의자 위한 레스토랑 많아밀로 만든 고기, 두유로 만든 햄맛과 멋 다 잡은 코스 요리까지 육식파도 고기가 그립지 않더라나는 고기파다. 고기는 안 가리고 다 잘 먹는다. 삼겹살을 좋아하고, 엄마가 만들어 주는 떡갈비는 일주일도 넘게 먹을 수 있다. 서울 우래옥에서 먹는 불고기를 평양냉면만큼이나 사랑하고, 아무렇게나 굽는 한우는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다. 바싹 익힌 한우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 이런 내가 베지테리언과 사귀게 되다니. 나를 ‘과격한 육식주의자’라고 놀리던 친구는 말했다. “고기 못 먹어서 어떻게 만나. 너 고기 못 먹으면 히스테리 장난 아니잖아. 아무래도 오래 못 가겠는데?” 나도 이 연애가 엄청 힘들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잘 지낸다. 아직까진. 베를린에선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비건(채식주의자) 레스토랑도 자주 간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비건 레스토랑은 먼저 가자고 조를 정도다. 이유는? 맛있어서다. 먹을 만한 정도가 아니라 눈이 동그래질 만큼 맛있다. 남자친구는 치즈와 우유, 생선까지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인데, 우리는 채식보다 더 엄격한 기준의 비건, 즉 유제품과 달걀을 재료로 쓰지 않는 레스토랑에도 자주 간다.단골로 가는 비건 레스토랑은 집에서 멀지 않은 베트남 음식점 ‘안 다오’다. 그곳에서 세이탄(Seitan·밀로 만든 식물성 고기)이 들어간 쌀국수와 비건 햄과 두부, 야채들이 들어간 카레우동과 밥을 즐겨 먹는다. 돌솥 같은 그릇에 국물이 자작하게 담긴 ‘카포’는 콩으로 만든 새우와 그린 바나나, 각종 야채, 견과류 등이 들어 있는 음식이다. 유기농 콩으로 만든 요구르트와 두유로 만든 조림 국물은 우리네 생선조림처럼 혀에 착 붙는다. 밀로 만든 고기는 진짜 고기처럼 쫄깃쫄깃하고 두유로 만든 햄도 굳이 말하지 않으면 일반 햄과 별로 다르지 않은 맛이다. 베를린에서 즐겨 가는 단골집이 비건 음식점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웃긴 일이었다.●베를린 ‘주류문화’가 된 채식 남자친구가 아니었다면 베를린에서 이렇게 채식이나 비건 레스토랑을 자주 가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발을 들이고 나니 채식의 문턱이 그 어느 도시보다 매우 낮다는 걸 실감한다. 실제로 베를린은 ‘유럽 비건의 수도’로 손꼽힌다. 동물 복지와 환경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소수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수가 채식을 일상화하고 있다. 독일 전체 인구 중에는 10% 해당하는 800여만명이 채식 인구다. 그 중심에 베를린이 있다. 베를린에서 채식은 이미 ‘주류문화’가 됐다. 진짜 베를리너가 되려면 베지테리언이 돼야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당신도 베를린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혹은 그녀가 베지테리언일 확률은 반 이상이라고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장담한다. 그렇다면 베를린은 어떻게 채식과 비건의 수도가 될 수 있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의 시점에서 얘기하자면, 베를린에는 채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정말 많다. 채식주의자와 비건을 위한 전문 음식점도 많지만 일반 레스토랑도 ‘채식 메뉴’를 잘 갖추고 있다. 육식주의자인 나와 채식주의자인 남자친구가 어느 레스토랑에서나 서로 먹고 싶은 걸 사이 좋게 고르고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베를린에서는 채식주의자들이 고기가 안 들어간 메뉴를 찾아 멀리 발품을 팔거나 힘들게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동네 음식점 가듯이 언제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전 세계 비건을 위한 식당 가이드 앱 ‘해피카우’는 이런 ‘비건 프렌들리’ 식당이 베를린에 600여군데 있다고 밝혔다. 채식주의자와 비건을 위한 전문 식당은 200여군데에 달한다.●팔레스타인·이스라엘인 함께 운영하는 ‘카난’ 채식 및 비건 전문 음식점 중에는 지향하는 콘셉트나 의도가 단연 돋보이는 곳이 많다. 그중 한 곳은 채식 전문 식당인 ‘카난’(Kanaan)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의 그 ‘가나안’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건 두 오너 때문이다. 지금도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적의 두 사람이 함께 문을 열어 화제가 됐다. 이스라엘인 오즈 벤 데이비드와 팔레스타인인 잘릴 다빗이 음식을 통해 평화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후무스와 팔라펠을 메인 메뉴로 두고 있다. 후무스는 종류만 7가지에 달한다. 우유와 달걀을 이용한 채식 메뉴가 대부분이고 우유 대신 두유로 만든 요구르트 소스의 후무스 버거 등 비건 메뉴도 잘 갖추고 있다. 이곳이 특별한 건 또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난민과 성 소수자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에서도 큰 이슈가 되는 난민과 인종차별, 성차별적 문제를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적극 해결하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에 필요한 식재료 공장을 만들어 어려움에 처한 현지인들을 지속적으로 돕는다. 음식도 맛있다. 강황이 들어간 매콤한 버섯 후무스와 팔라펠 플레이트는 둘이 먹어도 충분할 만큼 양도 많고 맛있다. ●쓰레기 제로 추구하는 ‘프레아 레스토랑’ 독일에선 명품이나 비싼 옷 입고 티 내는 걸 촌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부자들도 잘사는 티를 잘 안 낸다. 베를린 거리에는 그냥 아래위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다닐 뿐이다. 내가 베를린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채식을 하는 건 매우 고급스럽고 바람직한 습관이라 여긴다. 육류를 먹지 않음으로써 동물들이 비윤리적인 환경에서 사는 걸 막을 수 있고, 지구 환경을 보호할 수 있으며, 자신의 건강도 지킬 수 있으니 채식만큼 쉽고 적합한 것이 없다고들 생각한다. “왜 베지테리언이 됐어?” 남자친구를 만난 첫날 물어봤던 것 같다. “동물을 비윤리적으로 사육하고 고기를 얻는 공장식 육류 산업에 반대하기 때문이야. 내가 쓰는 돈이 그곳으로 가는 게 싫어. 고기를 안 먹은 건 열네 살 때부터인데, 그렇다고 고기를 아예 안 먹는 건 아니야. 아이들이 먹다 남긴 치킨이나 고기는 일부러 먹기도 해. 버려지려고 죽은 애들이 아니니까.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사냥꾼에게 잡힌 고기도 맛은 봐. 걔네는 행복하게 살다가 간 거잖아.” 먹다 남긴 고기를 가끔 그가 먹을 때, 즐거워서 먹는 게 아니란 건 이미 표정에서 알겠다. 도저히 못 먹겠는 건 그도 남긴다. 하지만 원래 음식을 안 남기고 먹는 스타일이라 버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더구나 그게 고기라면 남이 주문한 음식이라도 버리지 않으려고 대신 먹는다. 나도 가급적이면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고 애쓴다. 베를린의 레스토랑은 음식의 양이 기본적으로 많아서 고기 메뉴를 시키면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다 못 먹을 것 같으면 그냥 채식 메뉴를 시킬 때도 있다. 남기지 않는 것,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 또한 베를린에서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쓰레기를 줄이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제로’로 만들자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확산하는 이유다.미테 한복판에 있는 ‘프레아’(FREA)는 ‘세계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식재료는 가까운 산지에서 포장되지 않은 상태로 공급받고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테이블에는 일회용 냅킨 대신 부드러운 면 손수건을 놓는 식이다. 음식은 모두 채식과 비건 메뉴로 돼 있으며 일체의 동물성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헤이즐넛을 이용해 만드는 커피와 쌀로 만든 우유, 직접 만드는 사워도 빵과 파스타 등 더 건강하고 질 좋은 재료를 만드는 데 열심이다. 음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는 것이 기본 취지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쓰레기는 레스토랑 내에 설치된 음식물 처리 기계를 통해 퇴비로 만든다.베를린의 힙스터들이 모이는 ‘프레아’에서 머리를 앙증맞게 옆으로 묶은 남자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음식을 고른다. 건강식 샐러드와 홈메이드 파스타 혹은 구운 감자가 메인으로 나오는 점심코스는 16유로. 적당한 가격에 폼 내기도 좋아서 서울에서 친구가 오면 당장 데려가고 싶은데, 여행은 언제나 가능해질까. 채식 어렵다고? 베를린 마트 ‘비건 패티’ 즐겨 봐●비건 음식이 파인다이닝을 만났을 때 ‘러키 리크’ 남자친구를 만난 지 1년, 베를린에서 산 지 7개월이 된 기념으로 모처럼 근사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러키 리크’ 레스토랑은 비건 음식을 파인다이닝 콘셉트로 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베를린에서 꼭 가 봐야 할 비건 레스토랑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베를린에서 더 많은 비건 음식과 레스토랑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터라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이었다. 저녁에만 열고 코스요리로만 내기 때문에 아무 때나 가긴 버거웠다.2011년에 오픈한 ‘러키 리크’는 두부나 콩을 이용한 단순한 비건 음식이 아니라 실제 소고기처럼 느껴지는 스테이크, 일반 치즈와 전혀 분간이 안 가는 비건 치즈 등을 독창적으로 선보이며 입소문을 탔다. 비트를 구워 만든 스테이크가 어떻게 진짜 스테이크 같은 맛을 내는지 너무 궁금했다.‘러키 리크’의 메뉴는 딱 한 가지. 샐러드, 수프, 두 가지의 메인 음식, 디저트로 구성된 메뉴에서 3코스, 4코스, 5코스로 고를 수 있다. 우리가 간 날 메뉴에는 스테이크가 없었다. 대신 아스파라거스로 만든 슈니첼(독일식 돈가스)과 여러 가지 곡물과 야채로 바삭하게 만든 슈니첼이 메인으로 있었다. 아스파라거스 슈니첼은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뻔한’ 맛이 났지만, 곡물 슈니첼은 바삭바삭한 식감이 진짜 고기를 씹는 것 같았다. 아몬드로 만든 리코타 치즈도 진짜 치즈 같고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우유 없이 만들었다는 걸 알아채기 어려웠다. 소문대로 러키 리크는 비건 음식을 먹을 때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2% 부족한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만족스러웠다.●하나의 유행, 일상의 방식으로 통하는 ‘채식’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겐 환경과 동물 보호를 위한 설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채식을 즐길 수 있으려면 고기 맛이 ‘별로’ 그립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능동적인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다. 고기 굽는 소리나 냄새만 맡아도 침이 고이는 사람들이 신념만 가지고 채식을 하기엔 너무 고행이 따를 테니까. 유럽의 비건 마켓 ‘베간츠’의 창업자인 얀 브레딕도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비건 푸드가 비(非)비건 음식보다 맛있지 않으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고 했는데, 그 말에 무척 공감이 갔다. 고기가 그립지 않은 비건 음식, 과연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 매번 햄버거를 사 먹는 게 지겨워서 집에서 만들어 먹은 적이 있다. 패티는 슈퍼마켓 ‘레베’에서 샀다. 남자친구는 비건 버거로 유명한 ‘비욘드 버거’ 패티를, 나는 소고기 패티를 샀다. 베지 버거는 가히 패티계의 혁명이라 느껴질 맛이었다. 일반 고기와 차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고, 식감은 더 부드럽고 가벼웠다. 이 놀라운 맛은 이미 빌 게이츠도 투자할 만큼 획기적인 제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이 ‘식물성 고기’의 한 가지 단점이라면, 일반 고기 패티가 2유로대인데 이 비건 버거는 5유로가 넘는다는 것. 진짜 고기이고 가격까지 저렴한데도 더 비싼 비건 패티를 사 먹고 싶은 건 맛 경쟁력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게는. 베를린에 와서 고기가 들어간 메뉴를 시키고 남기는 반복을 줄였다. 고기를 끊겠다는 생각을 아직 해 본 적은 없지만, 고기를 먹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비건 음식을 먹는 것이 힘들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베를린에서 채식은 이제 그냥 하나의 유행, 일상의 방식으로 통한다. 그중 비건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져서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고 비건 패션과 뷰티 아이템, 비건 투어 프로그램 등 라이프 스타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뷰티 제품은 베를린에서 음식만큼 관심이 높은데, 이곳의 흔한 드럭 스토어인 데엠과 로스만에만 가도 동물성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비건 뷰티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대형 숍들은 식물성 100%의 자체 비건 브랜드 제품도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한다. 베를린에서 산 뒤에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도 거의 반 이상 줄었다. 전에는 쳐다도 안 보던 비건 음식과 채식에 맛을 들이고 있는 요즘, 나는 조금씩 진짜 베를리너가 돼 가는 기분이 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1980년 시민군 ‘생명’ 된 주먹밥… 2020년 빛고을 명물로 ‘부활 꿈’

    1980년 시민군 ‘생명’ 된 주먹밥… 2020년 빛고을 명물로 ‘부활 꿈’

    40년 전 광주 어머니들은 계엄군에 맞서 싸우는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뭉쳐 건넸다. 흰 쌀밥에 소금으로 간을 한 주먹밥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생명’이나 다름없었다. 외부로부터 고립된 1980년 5월 18~27일 10일간은 공포와 두려움 속에 버틴 나날이었다.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등지에서 장사하던 아주머니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로변과 주택가 골목 등지에 솥단지를 내다 걸고 밥을 했다. 아주머니들은 “밥 먹고 힘내 이겨내자”며 밥을 뭉쳐 나눠 줬다. 광주의 ‘주먹밥’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 지역에서 주먹밥이 ‘나눔’과 ‘연대’를 상징하는 음식으로 통하는 이유다.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즈음해 주먹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한 협동조합은 ‘주먹빵’을 만들어 ‘1980년 5월’의 공동체 정신을 나누고 있다. 5·18이 음식으로 부활한 격이다. 광주시도 이런 의미가 깃든 주먹밥과 주먹빵을 지역 대표음식으로 만들기 위해 레시피 개발과 판매점 확대에 나섰다. 자치구도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주먹밥 메뉴를 개발·보급하는 등 힘을 보탠다. ●광주 주먹밥 전문점 1호 ‘밥콘서트’ 19일 낮 12시쯤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근 ‘밥콘서트’에는 20~30대로 보이는 남녀 2명이 ‘5180 주먹밥세트’를 시켜 놓고 자리를 잡았다. 상추와 튀김, 김가루를 묻힌 주먹밥이 맛깔스럽게 차려졌다. 한 손님은 “주먹밥세트는 당근·오이·삼겹살 등 식재료가 한데 섞이면서 맛도 좋지만 색깔도 예쁘다”며 휴대전화 카메라를 눌러 댄다. 밥콘서트는 모두 16종의 주먹밥 메뉴와 차돌박이편백찜, 불고기뚝배기 등 다양한 곁들임 메뉴를 판매한다. 대표 메뉴인 5180 주먹밥세트는 매일 주먹밥 2종류와 상추튀김, 멸치국수, 떡볶이, 샐러드 등이 곁들여진다. 가격은 5180원(부가세 제외)이다. 무등산나물주먹밥, 주먹밥과 달걀로 눈사람 모양을 꾸며낸 낙지볶음주먹밥, 여럿이 함께 먹을 수 있는 플라워주먹밥, 아이들의 입맛을 고려한 돈가스주먹밥 등도 있다. 밥콘서트는 지난 2월 초 문 연 ‘광주 주먹밥 전문점 1호’다. 그러나 이틀 만에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하면서 애로를 겪고 있다. 청년 셰프 권영덕(31) 대표는 “주먹밥을 광주 상징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뛰어들었으나 감염병 여파로 손님은 크게 늘지 않는다”며 “그러나 미래를 보고 새로운 메뉴 개발과 맛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은 아시아문화전당·충장로·오피스 빌딩 등과 이웃해 젊은층이 많이 오가 이들의 입맛 공략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2만여명이 오가는 호남의 관문 호남고속철(KTX) 광주송정역사 2층 대합실에도 주먹밥을 파는 ‘광주주먹밥·오백국수’점이 있다. 특히 외지인들이 드나드는 만큼 광주 주먹밥을 전국으로 알리기에 안성맞춤이다. 국수를 곁들인 주먹밥세트가 주메뉴다.최근 광주를 다녀간 김희택(57·서울 동작구)씨는 “서울행 열차 출발 시간이 빠듯해서 주먹밥을 시켜 먹었다”며 “김가루와 멸치·참치·깨소금·참기름 등이 섞인 주먹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역에서는 주먹밥이 간편 대용식으로 인기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 3월 중순, 광주 서구의 한 식당에는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이 새벽부터 몰려들었다. 코로나19 극복에 고군분투하는 대구 의료진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보내기 위해서였다. 어머니들은 1980년 5월에 그랬던 것처럼 맛깔스런 주먹밥 도시락 518개를 만들었다. 반찬은 연잎줄기 나물·제육볶음·바나나·방울토마토·삶은 브로콜리였다. 도시락엔 ‘힘내요 대구! 응원해요 광주!’란 응원 엽서를 동봉했다.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40년 전보다 고급 재료가 훨씬 많이 들어가 맛도 뛰어나고 당시 나눔과 연대의 정신까지 담았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전문가 11종과 시민공모 20종의 레시피를 개발해 8곳에 보급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취임한 이후 ‘상상과 나눔’이 깃든 주먹밥을 브랜드화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5월 광주대표음식 페스티벌과 100인 토론회를 갖고 주먹밥, 상추튀김, 무등산보리밥, 송정리떡갈비, 오리탕, 육전, 계절한정식 등 7개 종목을 대표음식으로 선정했다. 같은 해 6~7월 전문가가 참여, 11종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힘난다찰주먹밥, 힘난다주먹밥, 묵은지불고기주먹밥, 깍두기볶음주먹밥, 떡갈비주먹밥, 매콤낙지주먹밥, 애웁닭주먹밥, 나물비빔주먹밥, 멸치주먹밥, 햄꽃주먹밥, 계란주먹밥 등이다. 이어 주먹밥 레시피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공모전과 전문점 1곳·판매점 8곳을 지정했다. 올해부터는 광주디자인진흥원 주도로 이미지 브랜드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전문점을 육성하고 판매업소를 확대한다. 전일빌딩 245 4층에 주먹밥 체험관을 운영하고 ‘광주마케팅 청년트럭’의 주먹밥 판매 등도 지원한다. 또 포장 디자인과 창업 컨설팅 지원, 주먹밥 페스티벌, 온·오프라인 홍보 등으로 주먹밥을 널리 알린다.●마을협동조합, 오월주먹빵도 출시 ‘오월주먹빵을 아시나요.’ ‘5·18 스토리’를 입힌 주먹빵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밀·보리 주산지인 광주 광산구 본량 마을 주민들은 지난 3월 ‘본빵협동조합’을 구성했다. 33명이 4900만원을 모았다.지역에서 나는 우리밀과 보리를 소비하고, 빵을 판 수익금은 마을 축제비용으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역의 한 제빵사가 재능기부로 제빵기술을 익히면서 모두 4종류의 빵을 개발했다. 마을 인근 건물을 임대해 제빵기를 들여놓고 훈련을 거듭했다. 3개월 만인 지난 6일 처음으로 ‘오월주먹빵’을 만들어 냈다. 빵 속은 양파와 느타리버섯 등을 다져 넣었다. 겉은 씹는 맛이 날 정도로 적당히 딱딱하고 속살은 부드러운 감칠맛이 난다. 제빵과 재료 준비 작업에는 보통 주민 조합원 5~10명이 번갈아 가면서 참여한다. 오월주먹빵은 입소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합 측은 이날 하루 동안 주먹빵 700개를 만들어 675개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8개들이 한 세트가 2만원, 낱개는 2500원이다. 광산구 공익지원센터가 빵에 스토리를 입히고 마케팅을 지원한다. 센터는 최근 처음 출시된 빵에 ‘오월주먹빵’이란 이름을 붙였다. 주먹빵 포장지에는 5·18 당시 가슴 먹먹한 사연을 새겨 넣었다. “쫓아오는 공수부대를 피해 건물 2층 미용실로 뛰어들었다. 미용실 주인은 ‘내 아들’이라며 공수부대원을 쫓아냈다. 아주머니가 수협건물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 얼굴이라도 뵐 생각에 농성동 집으로 갔다. 속옷을 갈아입고 아버지께 큰절을 드리고 나오려는데 아버지가 눈물을 흘렸다. ‘어디를 가는 것이냐’ ‘엄마를 찾아서 금방 올게요’ 거짓말을 하고 집을 나섰다” 등이다 공익지원센터는 사연 33개를 한국현대사료연구소가 1990년 발간한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에서 뽑아냈다. 노란색 포장지마다 한 문장씩을 새겨 넣었다. 빵 8~10개들이 1세트를 사면 사연이 각각 다른 포장지가 눈에 띈다. 구매자에겐 빵 외에 ‘오월서한’ 33개 전부를 정리한 사연 묶음집, 5·18민중항쟁 10일간 시간대별 기록 등도 함께 배달된다. 광주의 오월을 알리는 자료가 빵 포장지에 담겨 자연스레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공익지원센터 홍보팀 김창헌씨는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할 때 마을사업설명회, 참여자 모집, 서류 보충 등 허드렛일을 지원했다”며 “오월주먹빵 판매가 잘되면 노인 부업과 자녀 일자리 마련 등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日 전국민 10만엔 지원금 늑장 지급 논란

    日 전국민 10만엔 지원금 늑장 지급 논란

    전문가 “새달 말부터 7월초 입금 유력”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대응 차원에서 전 국민에게 10만엔(약 115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고질적인 늑장행정 때문에 당초 정부 목표인 ‘5월 중 지급’이 이뤄지는 곳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이미 지원금 집행이 이뤄지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된다. 14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수도권 핵심부인 도쿄도 23구를 포함해 간토 지역 주요 도시들의 절반 정도가 다음달 이후에나 개인에 대한 실제 지급에 들어갈 방침이다. 도쿄도 23구 중 이달 중 지급을 계획 중인 곳은 미나토구, 분쿄구, 나카노구 등 3곳에 불과하다. 다른 대부분 지역에서는 6월 이후에나 실제 송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경제전문가는 “10만엔이 전국민에게 도달하는 시점은 6월 하순에서 7월 초순 사이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5월 중 지급을 강조했던 만큼 지연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제한 및 휴업 등으로 국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정부 당국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말 도쿄도 네리마구에서는 50대 돈가스 식당 주인이 코로나19에 따른 절망적 상황을 비관, 스스로 분신해 사망하기도 했다. 이날 일본 정부는 지난달 16일부터 전국 47개 광역단체에 발령돼 온 ‘긴급사태’를 신규 감염자 수 감소세가 뚜렷한 39개 지역을 대상으로 해제했다. 도쿄도·가나가와현·지바현·사이타마현 등 수도권 4곳과 오사카부·교토부·효고현 등 간사이 중심지 3곳 및 홋카이도 등 8개 광역단체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해제 지역에서도 대규모 행사 개최나 일부 유흥업소 이용 등은 제한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청년 상인·취약층 함께 웃는 ‘관악 행복나눔 도시락’

    청년 상인·취약층 함께 웃는 ‘관악 행복나눔 도시락’

    청년 운영 업체 28곳서 도시락 만들어 다자녀·독거노인 등 300곳 매일 배달 가게 매출 유지·주민 상생 ‘일석이조’“힘겨운 상황에서도 꿈을 펼쳐 가는 청년 소상공인을 응원합니다.”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서림동의 한 작은 치킨 가게.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이 가게의 일일 아르바이트생이 됐다. 가게 주인인 옥모(33)씨가 노릇노릇 튀긴 치킨을 기름에서 꺼내면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한 박 구청장이 정성스럽게 도시락 상자에 담았다. 박 구청장이 방문한 치킨 가게는 지난 1일부터 새롭게 시행한 ‘관악 청년 소상공인 행복나눔 도시락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주문이 들어온 도시락은 70여개, 60여만원 상당이다. 옥씨는 주문보다 더 많은 도시락을 포장했다. 혹시 도시락이 더 필요한 가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이날 박 구청장과 옥씨가 함께 만든 치킨 도시락은 다자녀 가정, 독거노인 등 지역사회 취약계층에게 전달됐다. 옥씨는 “코로나19로 가게 사정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안정적으로 매출도 올리고 좋은 일에도 동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해당 사업을 위해 시비 7600만원을 확보하고 19~39세 청년 소상공인 대상으로 28곳의 업체를 모집했다. 청년 소상공인은 한 끼에 8000원 정도 하는 도시락을 만든다. 메뉴도 비빔밥, 떡볶이, 국밥, 돈가스 등 다양하다. 이 도시락은 5개 종합사회복지관(선의·봉천·중앙·신림·성민)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장애인,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300여 가구에 배달된다. 이번 사업으로 청년 소상공인은 한 달에 200만~300만원의 매출을 유지할 수 있고 취약계층 300여 가구는 한 달 동안 주 5회, 하루 한 끼의 도시락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박 구청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황이 어려워진 청년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동시에 지원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며 “청년들에게 경제적으로 힘을 실어 준다는 이유 말고도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여 사회 참여를 독려하는 상생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4년째 대학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장모(29)씨 역시 “올해 지난해 대비 매출이 70% 급감해 폐업 위기였다”며 “다행히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고비를 넘겼다”고 했다. 그는 “제 능력으로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점도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구청장은 “앞으로도 청년을 비롯한 지역 소상공인과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으로 탄탄한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광주주먹밥 대중화 나선다

    광주 대표 음식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광주주먹밥’의 대중화와 전국화가 추진된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디자인진흥원과 공동으로 5·18민주화운동 때 시민들이 나눴던 ‘광주주먹밥’ 브랜딩 지원사업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다양한 광주주먹밥 상품 개발과 브랜드화,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을 통한 전국적인 확산에 목표를 뒀다. 광주주먹밥은 광주 7대 광주 대표 음식 가운데 하나로, 광주시는 지난해 전문가 레시피 11종과 시민공모 레시피 20종을 개발했다. 이같은 레시피는 무등산나물주먹밥, 낙지볶음주먹밥, 플라워주먹밥, 돈가스주먹밥, 5180주먹밥세트 등 다양한 메뉴로 탄생했고, 현재 시내 9개 판매업소에서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근의 광주주먹밥 전문점(1호점) ‘밥콘서트’는 5180주먹밥세트를 비롯한 16종의 주먹밥 메뉴와 차돌박이편백찜, 불고기뚝배기, 해물찜 등 다양한 곁들임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위성호 광주디자인진흥원장은 “젊은층 등 소비자 기호에 맞는 새로운 상품개발을 통해 대중화와 전국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시와 디자인진흥원은 이를 위해 최근 각계 전문가와 관련업계가 참여하는 광주주먹밥 브랜딩지원단을 구성하고 1차 운영위원회를 갖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광주주먹밥의 사업화를 위해 레시피의 표준화, 매뉴얼화와 함께 신상품 개발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광주주먹밥의 판매 촉진과 대중화·전국화를 위해 다양한 홍보마케팅도 펼친다. 광주주먹밥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캐릭터 및 포장디자인 개발과 전문점의 공간구성 가이드라인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 박람회 행사 등을 통한 홍보마케팅과 함께 온라인 홍보를 위한 홈페이지 및 SNS 채널을 운영하고, 현재 9개소인 광주주먹밥 판매점도 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다음달 1일부터 1개월간 금남로에 위치한 ‘전일빌딩 245’ 4층에 광주주먹밥 체험관을 마련해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들이 무료로 맛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시 관계자는 “주먹밥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광주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박원순 서울시장 “긴급재난지원금, 이제 야당이 화답할 차례”

    박원순 서울시장 “긴급재난지원금, 이제 야당이 화답할 차례”

    박원순 서울시장은 22일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결정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이 지체되고 있다”며 “절박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썼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전 국민 100%에게 지급하되 고소득자의 자발적 기부로 재정 부담을 줄이는 절충안을 마련했다고 들었다”면서 “이제 야당이 화답할 차례”라고 적었다. 박 시장은 “야당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오직 국민만을 위해 합의에 서명해 주기 바란다”면서 “4·15 총선의 민의는 대통령과 행정부, 여당과 야당이 뜻을 모아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위기에 빠진 국민을 보호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골목상권 붕괴를 막고 자영업자들을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난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코로나 보릿고개’가 절박한 현실로 닥쳤다”며 “그중에서도 골목상권의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고 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골목상권 붕괴는 초읽기가 될 것”이라며 “자영업자가 무너지면 순환고리가 끊어지고 이것은 곧 가계경제의 파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 시장은 “가락동 골목길의 작은 가게들에서 상인들은 힘겹게 견디고 있었다”며 “운영한 지 8년째라는 한 작은 카페는 평소 동네 엄마들의 사랑방이었지만 겨우 테이블 하나에만 손님이 있었고 그 옆의 돈가스 전문점도 평소보다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 70만 자영업자들이 이 깊은 고난의 강을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함께 손잡고 건너는 방법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가정간편식 유해물질 검사… 안전기준 재정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2일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급증한 가정간편식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오염도를 조사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안전 기준을 재정비한다. 가정간편식이란 완전 조리 또는 반조리된 형태의 가정식 제품으로, 바로 섭취하거나 간단히 조리해 섭취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식품이다. 조사 대상은 도시락, 김밥, 햄버거, 샐러드 등 ‘바로 섭취하는 식품’, 즉석밥, 죽, 국, 찌개, 순대, 냉동만두 등 ‘단순가열 후 섭취하는 식품’, 삼계탕, 곰탕, 육수, 불고기, 닭갈비, 돈가스 등 ‘끓여서 섭취하는 식품’, 다듬기, 자르기 등 최소한으로 손질돼 직접 조리 후 섭취할 수 있는 ‘밀 키트 제품’, 영유아가 섭취하는 이유식, 퓌레 등이다. 식약처는 “내년 11월까지 시중에 유통되는 해당 제품들을 수거해 납,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과 곰팡이 독소, 벤조피렌, 다이옥신류, 폴리염화비페닐류 등 유해물질 56종에 대한 오염도를 검사하고 품목별 섭취량을 반영해 안전한 수준인지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종 조사·평가 결과는 식품 유형별 안전기준을 재평가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어린이와 노인이 필수 예방접종을 제때 할 수 있도록 안전수칙을 마련하고 사전 예약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하기로 했다. 예방접종 시 의료기관 준수 사항, 접종 대상자와 보호자가 병원 방문 시 준수해야 할 수칙을 담은 ‘안전한 예방접종 안내서’를 조만간 배포한다. 의료기관은 접종 대상자에게 손소독, 마스크 착용 등 안전수칙을 안내하고 사전 예약을 통해 다른 외래 환자와 마주치지 않도록 ‘예방접종은 오전, 외래진료는 오후’로 시간을 조정한다. 다음달 말부터는 접종 대상자와 보호자가 각 의료기관에서 접종 가능한 백신과 오전 중 가능한 시간을 확인해 예방접종 도우미 누리집과 유선으로 사전예약이 가능하도록 하고 6월 말에는 모바일로도 예약할 수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스타벅스 매일 가야했나…자가격리 위반 20대 고발

    스타벅스 매일 가야했나…자가격리 위반 20대 고발

    서울 서초구가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 지시를 받고도 외출해 스타벅스와 음식점에 여러 차례 간 20대 여성을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초구에 따르면 잠원동에 사는 27세 여성 A씨(서초구 36번 확진자, 8일 확진)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감염병예방법이 개정 시행됨에 따라 4월 5일부터는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할 경우 처벌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강화됐다. 그전에는 법정형이 300만 원 이하 벌금이었다. A씨는 미국에서 지난달 24일 입국했으며, 엿새 뒤 서초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다음 날인 3월 31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한 것은 3월 27일부터여서 이때는 이 여성에게 자가격리 의무가 없었다. 또 A씨는 3월 31일 편의점에, 4월 1일 오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약국에 갔고 저녁에는 스타벅스 강남대로 신사점에서 1시간 넘게 머물렀다. 3일 저녁에는 똑같은 스타벅스에서 2시간 넘게 시간을 보냈고 고깃집에도 들렀다가 밤에는 편의점에 갔다.자가격리 통보받고도 똑같이 돌아다녀 그러다 A씨는 귀국 시 탔던 미국발 비행기에 동승 한 승객 중 확진자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 돼 4월 4일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이때부터는 A씨도 방역 당국의 지시에 따라 자가격리를 준수할 법적 의무가 생겼다. 그러나 A씨는 통보 당일 오후에도 똑같은 스타벅스와 고깃집에 갔다. 다음날인 5일에는 오후 4시 21분쯤, 오후 8시 20분쯤 2차례에 걸쳐 똑같은 스타벅스에 갔다. 이어 6일에도 같은 스타벅스 매장과 돈가스집, 그리고 같은 고깃집에 갔다. A씨는 자가격리 해제 예정을 앞두고 7일 다시 검사를 받았으며 8일 확진돼 보라매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취약계층에 ‘청년 사장 도시락’… 코로나 넘는 맞춤복지

    취약계층에 ‘청년 사장 도시락’… 코로나 넘는 맞춤복지

    지난 2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위치한 음식점 ‘탐라꿀순이’ 매장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송파구가 이달부터 새롭게 시작한 청년과 취약계층 연계 복지서비스 ‘마을&청년과 함께, 살 만한 송파’(이하 살 만한 송파) 사업 참가업체로,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기 위한 도시락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도 이날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건용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한 채 도시락 준비와 포장을 도왔다. 이날은 사장 주세준(33)씨와 함께 음식점을 운영하는 가족들이 총출동해 돈가스, 우엉조림, 호박나물 등 반찬 4가지와 소고기뭇국으로 구성된 도시락 40개를 만들었다. 11년째 외식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주씨는 “손수 만드는 도시락인 만큼 이용자들이 질리지 않도록 다양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제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완성된 돈가스 40개 중 20개는 오금동주민센터로, 나머지 20개는 10개씩 거여1·2동주민센터로 전달됐다. 이곳에서 청년 배달 봉사자들이 도시락 5개씩을 보온 가방에 나눠 담아 배달에 나섰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배달 봉사자가 수혜자에게 전화나 문자로 사전에 연락을 한 뒤 집 문앞에 도시락을 놔두고 멀리서 다시 도착 사실을 알린다. 이후 수혜자가 도시락을 잘 수령하는지 확인하는 것까지 봉사자의 임무다. 음식의 변질을 막기 위해 수혜자가 수령하지 않으면 도시락은 봉사자가 회수하는 것이 원칙이다.오금동주민센터에서 도시락 5개를 건네받아 배달에 나선 봉사자 국민주(24)씨는 “구 홈페이지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 관련 소식을 확인하다가 우연히 참가자 모집 공고를 보고 자원했다”면서 “예전에는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안전한 일상을 위한 지자체와 지역 사회의 역할에 관심이 생겨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살 만한 송파’ 사업은 코로나19 사태로 각종 복지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무료급식 등을 이용하지 못해 결식 우려가 있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구가 관내 청년들과 힘을 합쳐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하는 사업이다. 구가 관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청년 사장들로부터 식사거리를 구매해 청년 봉사자들이 직접 비대면 방문 배달을 하는 내용이 골자다. 매주 화·목 2회에 걸쳐 직접 만든 도시락을 전달한다. 청년 소상공인 업체 8곳과 배달 봉사자 52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단순히 취약계층에게 도시락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이 활동 주체가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박 구청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의 식사를 챙기고 지역 경제 침체로 위기에 빠진 청년 소상공인에게 매출 확대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관내 청년들에게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키우도록 돕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지역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 봉사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자신이 사는 마을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높임으로써 이후에도 지역 발전을 위해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을 돕는 것을 넘어 사업 참여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생협력의 의의를 인정받아 최근 서울시 청년청 공모사업에 선정돼 시비 85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서울시는 송파구를 시작으로 모두 11억원을 들여 강남, 강동, 강북, 관악, 광진, 구로, 금천, 도봉, 동대문, 서대문, 서초, 성북, 양천, 영등포, 용산, 중랑구 등 모두 17개 자치구에서 청년 소상공인 긴급지원 사업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살 만한 송파 사업은 관내 27개 동 중 20개 동을 모두 8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한다. 만 19~39세 청년을 대상으로 송파청년네트워크, 구청과 동주민센터에서의 모집 공고 등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다. 도시락을 전달받는 수혜 대상자 260명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식사 지원이 필요한 가구 중 각 동주민센터의 추천을 받아 추려냈다. 지난달 30일 첫 봉사를 시작해 오는 6월 26일까지 사업을 진행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진행 여부에 따라 일정은 변동될 수 있다. 송파구는 이 밖에도 취약계층의 식사 공백을 매꾸기 위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가락, 마천, 삼전, 송파종합, 잠실, 풍납 등 관내 경로식당 6곳에서 식사를 해결했던 저소득층 노인 415명을 대상으로 주 1~2회 즉석밥과 반찬 등 대체식을 전달하면서 안부를 확인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또 지역아동센터 19곳을 통해 한부모가정 및 저소득층 어린이 546명에게 학교가 개학하기 전까지 주 2회 대체식을 지원하고 장애인가정 15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밑반찬 배달 사업도 기존 주 1회에서 주 2회로 확대 실시한다. 박 구청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위기 상황에도 끼니를 거르는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복지 사업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6일 만에 고개숙인 배민… “4월 수수료 절반 돌려주겠다”

    6일 만에 고개숙인 배민… “4월 수수료 절반 돌려주겠다”

    ‘꼼수 인상’ 논란 사과·개선 약속했지만 여전히 “5.8% 수수료 체계는 합리적” 소상공인 “月매출 155만원 이하만 해당” 배달전문업체 타격 커 “수수료 2배 뛰어” 소비자들도 “결국 음식값 오를 것” 걱정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이 지난 1일부터 입점업체들에 대한 수수료 부과 방식을 변경한 것을 두고 “수수료 인상을 위한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말 요기요, 배달통을 소유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면서 국내 배달 앱 시장을 장악한 배민이 수수료를 인상하는 횡포를 부린 것이라는 여론이 힘을 얻자 김범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6일 “코로나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 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공식 사과했다. 김 대표는 “서비스 개선책을 만들고 (업주들의) 당장의 부담을 줄여드리기 위해 4월 오픈서비스 비용은 상한을 두지 않고 내신 금액의 절반을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자기 배만 불리는 민족이 되면 안 된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일단 고개를 숙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독과점 기업의 갑질이라는 여론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배민 측은 여전히 이번 제도 개편이 합리적 배달 수수료 체계의 확립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배민은 이달부터 월 8만 8000원을 내면 음식점 목록 상단에 가게 이름이 노출되는 ‘울트라콜’ 정액 광고를 없애고 배민 서비스를 통한 배달 매출의 5.8%를 수수료로 받는 ‘오픈서비스’ 제도를 시작했다. 자금 동원력이 있는 한 매장이 수십 개의 울트라콜 광고를 중복해서 노출하는 기존의 ‘깃발꽂기’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새 제도하에서는 52.8%의 업체가 수수료 감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등 자영업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바뀐 가격 정책으로 기존보다 적은 수수료를 내는 구간은 월 매출 155만원 이하의 영세업체일 뿐 대부분의 소상공인은 수수료율 인상 피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배민의 새 수수료 체계하에서 가장 큰 타격을 보는 쪽은 배달전문업체다. 배민에 등록돼 있는 업체들은 배달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와 일반 홀 서비스에 집중하는 식당으로 나뉜다. 홀 서비스 위주의 식당은 배달을 통한 매출의 비율이 적은 편이어서 월 8만 8000원의 광고료가 총배달 매출의 수수료(5.8%)보다 비쌀 수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돈가스집을 운영하는 A씨는 “배달주문이 한 달에 20건 내외여서 새 수수료 제도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배달 매출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문업체들은 새 제도가 큰 부담이 된다. 서울 강북구에서 닭꼬치집을 운영하는 B씨는 “전체 매출 1000만원 가운데 배민을 통한 배달 매출이 약 400만원인데, 기존에는 월 8만 8000원만 냈지만 바뀐 제도로 수수료가 20만원 이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장마다 이해관계가 다르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업체들의 매출이 상승한 시점에 하필 새 수수료 제도를 도입한 것이 갑질로 여겨졌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배달 음식 가격이 오를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치킨업체 가맹점주는 “치킨, 중국집 등 배달 전문 업체들의 타격이 큰 만큼 수수료를 반영해 세트 메뉴의 구성을 바꾸는 등 변화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논란이 배민의 독과점 여부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니스랩 문정훈 교수는 “‘배달앱’ 자체를 산업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배달 중계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로 볼 것인지가 핵심”이라면서 “전자에 해당할 경우 독과점에 해당하는데, 민감한 시기에 수수료 논란이 불거져 공정위로선 매우 쉽지 않은 판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우리 동네 이거 알아?] 라돈측정기 빌려드려요/윤수경 기자

    “우리 집 라돈 농도, 라돈측정기 빌려 확인하세요.” 라돈을 아시나요. 라돈은 토양, 건축자재에 존재하는 무취, 무미의 방사능 기체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규정에 따르면 라돈은 폐암 유발 1급 발암물질이며 전 세계 폐암 발생의 3~14%가 라돈에 의한 것이라고도 하죠. 그런데 2018년 이 인체에 유해한 라돈이 침대 매트리스에서 검출돼 많은 사람이 불안해했던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그래서 관악구에서는 구민이 직접 매트리스의 라돈을 측정할 수 있도록 ‘라돈측정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21개 동 주민센터 모두 각 3대의 라돈측정기를 구비하고 있어 원하는 주민은 누구나 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1000원의 대여료만 내면 1박 2일 동안 라돈측정기를 대여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측정법도 안내해 주고요. 또한 라돈 가스의 실내 유입을 막아 실내공기 중 라돈 농도를 낮추는 것도 중요한데요. 기계 환기설비를 설치하거나 오래된 건물의 갈라진 벽이나 틈을 메꾸면 라돈가스의 실내 유입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이고 손쉬운 라돈 저감 방법은 ‘환기’라고 합니다. 주기적인 환기를 통해 생활 속 라돈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보는 건 어떨까요. 실내공기 중 라돈을 측정하고 싶으시다면 관악구(02-879-6262) 또는 한국환경측정대행업협회(www.kaet.or.kr/02-894-5910)에 문의하시면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yoon@seoul.co.kr
  • 광주 대표음식 주먹밥 상품화 확대

    광주시가 지역 대표 음식의 하나로 육성하는 주먹밥 상품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동구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인근에 주먹밥 전문점 ‘밥 콘서트’가 최근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밥 콘서트는 ‘5180 주먹밥 세트’와 무등산 나물 주먹밥, 플라워 주먹밥, 돈가스 주먹밥등 16가지 주먹밥 메뉴를 취급한다. 주먹밥 세트 메뉴는 주먹밥 2종류에 광주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상추 튀김을 비롯해 멸치국수, 떡볶이, 샐러드가 곁들여진다. 1980년 시민들이 주먹밥을 나눴던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성을 고려해 가격을 5180원으로 책정했다. 권영덕 밥 콘서트 대표는 “광주에서 주먹밥이 갖는 의미와 가능성을 믿고 전문점을 차리게 됐다”며 “광주의 맛과 멋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앞서 전문가 레시피 11종과 시민공모 레시피 20종을 개발해 8곳의 판매업소에 보급했으며, 이들 업소에서는 차별화된 주먹밥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Focus人] “야한 거 싫어하는 사람 있나요?” 남성잡지 맥심 첫 여성편집장 이영비

    [Focus人] “야한 거 싫어하는 사람 있나요?” 남성잡지 맥심 첫 여성편집장 이영비

    “엉덩이가 크고 예쁜 여자가 수영복을 입든 청바지를 입든 본인이 입고 싶어서 나온 건데, 일부 사람들은 이런 걸 애들이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왜 안 되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포즈는 되고 어떤 건 안 되고, 그 기준들이 법적으로 정해진 것도 아닌 모호하거든요. 맥심은 법이 규제하는 테두리 안에서 그 모호한 영역의 가장 밖에 있는 매체인 거 같아요.” 한 때 ‘털 난 중년 아저씨’로 오해까지 받으며 수많은 악플과 비난 속에서도 묵묵히 11년째 맥심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맥심 코리아 이영비(38) 편집장. 그녀는 맥심 최초의 여성 편집장이자 최연소 편집장이기도 하다. 그녀 이후 2016년 미국 맥심도 엘르 출신 여성 편집장을 데려오기도 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자신도 야한 거를 좋아한다는 그녀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극적이고 섹시한 것에 끌리게 돼 있어요. 일을 하면서 표현 수위에 있어 법이 제한하는 테두리 안에서 최대치로 밀고 가고 싶었죠”라며 “독자들에게 내가 발견한 재밌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고 에디터들과 같이 작업하면서 사람들의 취향을 공유해 나가는 과정이 즐거웠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 일을 해 올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1995년 영국에서 창간됐고 1997년 미국판 창간을 시작으로 2002년 한국판을 창간한 가장 핫한 남성잡지 중 하나인 맥심. 독자들이 원하는 바로 그 ‘핫’함을 찾고 달구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그녀는 “다른 잡지들은 인생을 좋게 만드는 건강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맥심은 불량식품 같지만 인생에서 빠지면 뭔가 아쉬운 양념 같은 존재다”라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비유적으로 설명했다. 지난 22일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맥심코리아 사무실에서 그녀를 만났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Q) 맥심에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2003년에 교환학생으로 미국에서 1년간 공부했다. 하루는 친구가 파티한다고 집에 초대했는데 그 집 화장실에 미국 맥심이 꽂혀 있었다. 애들 집 어딜 가도 맥심은 항상 있었다. 보자마자 맘에 들었다. 고상한 척 안 하고 가식 없이 기발하게 웃겼다. ‘잘린 손가락 붙이는 법’ 같은 유용한 팁도 있고 우리나라의 패션 잡지와는 발상부터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책이라는 고상한 물체에 이런 장난스런 이야기들을 가득히 찍어내도 되나?’ 하는 문화 충격을 받았지만 맥심의 애독자가 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한국에 와서 전공인 신문방송을 살려 왠지 우아(?)하게 살 수 있을 거 같은 KBS 라디오PD에 지원했지만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고 ‘너랑 딱 맞을 거 같다’던 친구의 말처럼 운 좋게 같은 해 맥심에 지원해 들어오게 됐다. (Q) 여성 편집장으로 발탁된 사연2010년 편집장 됐다. 당시 회사 소유 문제로 조직이 거의 와해됐었다. 편집장은 공석이었고 연차 높은 선배들은 떠나고 후배들만 남았던, 곧 없어질 것 같던 회사의 편집장 자리를 맡게 된 거다. 운 좋게 다시 판매율이 올라가 기사회생했는데 그게 지금까지 오게 될 줄 몰랐다. 맥심은 여자에게 매력적인 남자를 만드는 가이드북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여자 시각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이후로 다른 나라 맥심에도 여자 편집장이 부임하는 경우가 꽤 많이 생겼다.(Q) 편집장이 여자라는 사실에 대한 놀람과 우려에 대해네이버에 맥심 이영비 편집장 관련 악플들을 보면 욕이 엄청나게 많다. ‘털 난 중년 아저씨일 줄 알았는데 20대 파릇파릇한 여자라서 감정이 오묘하다’라는 댓글도 있다. 물론 털 난 중년 아저씨는 아니지만 성별을 떠나 젊은 세대들이 공유하고 있는 재밌는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은 아는 사람이 맥심 편집장이 되는 게 가장 맞지 않나 생각한다. (Q) ‘전체관람가’ 잡지란 말에 놀라는 분들도 많은데‘전체관람가’로 출간되는 게 사실이다. 비유를 해보자면, 주부지의 타깃은 결혼한 기혼 여성들이다. 즉, 성인이다. 주부지에 섹스, 부부생활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주부지를 ‘전체관람불가 성인지’ 분류에 넣지 않는다. 맥심도 마찬가지다. 타깃은 남자며 실제 주요 독자층도 20~30대 남성이다. 그 나잇대 남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다룬다고 해서, 성에 관한 담론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10대에게 유해하다고 간주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맥심은 남성 잡지다. 남성들이 보기에 남성들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다룬다. 표지가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인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Q)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다는 비판에 대해맥심 화보를 찍을 때마다 여성 전체를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일부 페미니즘 진영의 공격을 받곤 한다. 하지만 내가 봐온 여자들은 성적 매력을 당당하게 어필하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일종의 철학을 하나같이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맥심을 성적 대상화의 사회악으로 보는 일부 남성혐오집단의 공격이나 악플 등에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이는 걸 많이 봐왔다. 대형 일부 서점에서 진열된 책을 보고 어머니들이 뭐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여러 가지 취향에 대해서 본인이 보고 싶지 않다고 그걸 못하게 하고 비난하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Q) 맥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나 비난에 대해서대중이란 표현을 써서 모호하지만 대중은 그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하지 못했을 때 거센 비난을 한다. 그건 어느 매체건 마찬가지다. 이념적으로 혹은 법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했다기보다는 그 당시의 상황이 맥심에게 불운하게 돌아갔다고 생각하고 있다. 많이 반성하고 조심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케이스들이 쌓이다 보면 아무래도 사람이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그게 조금 안타깝다. 아이템을 선정하고 진행함에 있어 속된 말로 ‘쫄게’된다. 사람들이 쏟아내는 비난도 어쨌거나 저희 매체의 역사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Q) UFC 마니아로 알려져 있는데사람들은 원초적으로 누가 더 센지를 궁금해한다. 호랑이와 사자, 지네와 전갈 등을 싸움 붙이는 이유다. UFC는 제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지만 폭력적이란 시각이 아닌 원초적으로 누가 더 센지에 대해 끌리는 측면이 있다. 센 남자들을 보면 약간 매혹되는 게 있다. 하지만 여자가 유혈 낭자한 UFC를 즐겨본다고 하면 특이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아직도 많기에 소위 ‘남성적인’ 취향의 여자들이 그걸 잘 드러내지 못하기도 한다. 실제로 정기구독자의 5~10%는 여성이고 매달 한두 개는 여성독자의 상담이 들어온다. 남녀의 취향 경계는 이미 흐려지고 있다. 편견을 걷고 들여다보면 남자에게 재밌는 건 상당수의 여자에게도 재밌다. (Q) 섹시함의 기준이 남성과 다를 수 있다. 여성 입장에서의 섹시함이란기본적으로 맥심 모델 콘테스트에 나온 분들은 본인의 얼굴과 몸매에 자신감을 갖고 있고 그것이 어느 정도 대중에게 어필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많은 카메라와 사람들 앞에서도 자연스럽고 자신 있는 포즈와 표정을 취한다. 소속사에서 키우는 연예인들, 속칭 “너 뜨려면 맥심 나와야 돼”라고 말하면서 인형처럼 똑같은 얼굴 표정으로 카메라 앵글을 바라보는 사람들과는 많이 다르다. 뭔가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것이 명확한 친구들이 맥심에게 잘 맞는 거 같다. 그런 것들이 또한 맥심이 생각하는 섹시함의 기본인 거 같다.(Q) ‘44 사이즈 모델은 쓰지 않겠다’라고 한 적 있는데“맥심은 육덕진 여자를 좋아하시죠?”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육덕진 이미지를 갖고 있는 여성 모델들이 나왔을 때 실제로 잡지 판매율이 높은 편이다. 그 의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여성을 예쁘고 섹시하다고 느끼는 거라고 생각한다. 모델 본인 스스로도 ‘넌 살을 빼야 돼’, ‘아이돌처럼 새다리가 돼야 돼’라는 외부적인 기준에 맞추지 않고 자신의 상태가 만족스럽고 맘에 들어서 나올 때 바로 그 모습이 진정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섹시하고 예쁜 여자를 다루는 매체로서 이런 외부의 기준들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인드가 맥심의 방향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Q) 역대 최고령 모델인 송해씨를 표지로 선정한 이유역대 맥심에 나오신 분들 중 최고령이다. 아마 그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거 같다. 남자 아이콘이란 인터뷰 코너가 있는데 여자 표지모델을 선정하듯이 남성들의 롤 모델을 선정하고 섭외해서 백커버로 들어간다. 송해 선생님은 방송의 살아있는 역사이시다. 그 지나온 시간만으로도 너무 멋있는 거 같다. 표지모델 섭외에 너무 흔쾌히 응해주셨다. 영화 대부 콘셉트였는데 눈물도 흘리시고 연기도 너무 잘해 주셨다.(Q) 국내외 연예인 중, 기억에 남는 표지모델과 그 이유는최근에 작업했던 200 특집호가 제일 재밌었던 거 같다. 저희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스 맥심 모델 엄상미, 김소희를 비롯해서 한지나, 예린, 꾸뿌 등이 나온 표지였다. 빨간색, 하얀색 비키니를 입고 같이 파티하고 놀고 싶은 예쁜 여자 친구들이 폭죽을 터뜨리고 환화게 웃는 모습을 연출했다. 모델들이 저희가 원하는 콘셉트를 가장 심플하고 정확하게 표현한 거 같았다. 제작진들도 상당히 즐거웠다. (Q) 소녀 이미지가 강한 연예인의 화보 촬영 시 마찰은 없는지원치 않으면 벗기지 않는다. 본인이 미니스커트까지만 입겠다고 하면 그 이상 권하지 않는다. 물론 아이돌 소속사들도 그들이 원하는 이미지가 있다. 당연한 거다 하지만 맥심도 맥심이 원하는 이미지가 있다. 그 사이에서 어떤 접점을 찾아보지만 아예 접점이 없으면 저희들도 하지 않는다. 일단 맥심에 나오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기본적인 마인드 자체가 자신의 가장 섹시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친구들이다. 실제로 그런 친구들이 섭외된다.(Q) 세월호 참사로 예정보다 늦게 배포했는데당시 윤태진 아나운서 표지였는데 너무 귀엽고 발랄하게 잘 나왔다. 맥심은 재밌는 것들을 소개하고 고민 없이 보고 웃을 수 있는 그런 매체다. 여러 국가적인 국난이 있어도 발행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는 너무나 안타깝고 비극적인 참사라 그땐 기분이 좀 그랬다. ‘장례식장에서 북치고 노래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학생이 구조됐다라는 오보가 당일에 뒤집혀져 이런 분위기에서 우리만 웃자고 잡지를 내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좀 늦추게 됐다. 판매가 잘 됐어도 마음이 편치 않았을 거 같다. (Q) 표지모델과의 마찰로 에디터 중 한 분이 표지 모델로 나왔는데두 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촬영 다 끝낸 표지모델이 나오지 않겠다고 했다. 당시 미국 출장 중이었는데 전화받고 바로 귀국했다. 이미 계약서에 사인도 다 했고 출판해도 문제 될 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틀 후면 인쇄기가 돌아갈 급박한 상황 속 문득 떠오른 생각이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이걸 그냥 콘셉트로 가는 건 어떨까하고. 독자들에게 무슨 변명 따위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우리 해프닝 자체를 맥심의 커버로 남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란 위험한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론 그 에디터분이 굉장히 연기를 잘해줬다. 조명 쓰러져 있고 쓰레기 굴러다니고 망한 촬영장 콘셉트였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덕분에 맥심이란 매체가 그 일을 계기로 전화위복 됐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그 모델 분께 감사한 마음이다. 비록 모델료는 돈가스 사주는 걸로 대신했지만. (Q) 만드는 사람이 재밌어야 보는 사람도 재밌다. 직원 간 소통은 어떻게아무래도 만드는 콘텐츠가 자유롭다 보니깐 직원들끼리 주고받는 대화의 범위나 양 그리고 자유도 자체가 높다. 그렇다고 위아래가 없는 건 아니다. 휴가 신청 올라오면 다 오케이다. ‘놀고 싶으면 노세요’라는 의미다. 평소 업무 강도가 높다보니깐 자유도 자체를 높여 놓는 편이다. 옆돌기를 하든 불쇼를 하든 남한테 피해만 안 주면 상관하지 않는다. (Q)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연예인요즘은 사람들이 정말 뭘 좋아하고 뭘 보고 싶어 하는지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유튜버 개인 팬덤이 두터운 친구들과 같이 작업을 하는 게 장사하는 입장에서도 물론 좋지만 연예인들보다 더 흥미로울 때가 더 많다. 외모를 떠나서 그렇게 자신의 콘텐츠가 풍부한 친구들과 작업하는 게 재밌고 즐겁다. 연예인 중에선 개인적으로 배우 김혜수씨가 맥심에 나오면 참 멋있겠다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아마 안 하실 거 같다. (Q) 가장 의미 있었던 작업은 2017년 10월호 광마 마광수 추모 특집호다. 그가 사망한 달 모든 기획을 정리하고 표지부터 후반부 기사들을 특집으로 꾸미고 추모 특집을 준비했다. 상큼하고 섹시한 맥심 여자 표지 모델이 아닌 마광수 얼굴이 표지로 나가면 판매가 저조할 것도 예상했다. <즐거운 사라>가 당대에 판금되고 저자와 출판사 사장이 구속까지 될 정도의 텍스트인가, 우리 사회는 이 텍스트를 감옥에 가두고 숨겨야 하는 것인가, 지금의 한국에서도 그 기준은 여전히 유효한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맥심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던지고 싶었다. 맥심뿐 아니라 세상의 많은 콘텐츠 제작자들은, 그의 문학과 사고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마광수라는 인물의 불행한 개인사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Q)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일을 하면서 우리 사회에 경직된 ‘벽’이 얼마나 많은지 절감했다. 얼마 전 유튜브로 90년대 뉴스를 봤다. 당시 사회 문제시되던 오렌지족의 행태란 게 수입차 타고 락카페 가는 정도였다. 지금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 것들이다. 결국 세상은 나아간다. 맥심과 함께 하는 동안에도 세상은 변했다. 티팬티를 입거나 왁싱을 하면 무슨 외국 포르노 배우 보듯 하던 시선도 많이 사라졌다. 논란의 대상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이게 왜 나빠?”라고 생각해보는 게 맥심 편집장 이영비의 목표라면 목표다. 또한 내외부적인 어려움 없이 매달 마감을 쉬지 않고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맥심이라는 편견도 많고, 미움도 많이 받고 사랑도 많이 받으면서 10년 넘게 만들어 오고 있다. 독자들이 내가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최근 200호 특집을 했는데 300호 갈 때까지, 제가 죽어 없더라도 맥심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여행수첩]

    [여행수첩]

    대한항공이 오스트리아 빈 구간을 운항한다. 오스트리아 항공, 루프트한자 항공 등을 이용해 뮌헨이나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갈 수도 있다.빈의 음식은 대부분 독일과 헝가리, 오스만튀르크의 영향을 받았지만 ‘비너슈니첼’④만큼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빈에서 시작해 전 유럽으로 대중화됐다. 슈니첼이란 계란옷을 입혀 굽거나 튀긴 고기 요리를 뜻하는 독일어로 우리나라 돈가스와 비슷하다. 비너슈니첼은 송아지 고기를 납작하고 얇게 다진 뒤 밀가루와 계란, 빵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겨 낸 것이다. 여기에 레몬즙을 뿌리고 라즈베리 소스 등에 찍어 먹으면 상큼함이 더해진다.슈니첼 외에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이 하나 더 있다. 프란츠 요제프 황제를 비롯한 고기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타펠슈피츠⑤다. 부드러운 소 엉덩이살과 다양한 채소, 소뼈를 넣어 삶은 뒤 국물에서 재료를 건져 소스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빈 시내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는 이 두 가지 전통요리를 쉽게 맛볼 수 있다.빈의 커피는 2011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이고 명물이다. 빈에는 프로이트가 빈에 살 때 애용했던 카페 란트만(Landtmann)을 비롯해 2000개가 넘는 카페가 있는데 지금도 이처럼 유서 깊은 카페가 150여곳에 달한다고 한다. 빈엔 ‘비엔나커피’ 메뉴가 없다. 진한 에스프레소 위에 생크림이 올라가 있는, 우리가 비엔나커피라고 부르는 이 커피의 진짜 이름은 멜랑지다. 멜랑지 커피 한잔과 함께 초콜릿 케이크인 자허토르테⑥나 애플파이의 일종인 아펠슈트루델을 먹다 보면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낭만적인 도시가 이곳 빈임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다. 구도심에 자리한 그랜드 페르디난드 호텔은 성 슈테판 성당을 비롯해 빈 대부분의 명소에 도보로 2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곳에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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