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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 1명 20만 ~ 40만원’ 구급차 매수한 병원장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알코올 중독자 등 정신질환자를 자신들의 병원으로 이송하도록 사설응급환자이송단을 사주하고, 대가로 3년간 모두 4억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서울·경기지역 8개 요양·정신병원 병원장 등 9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사설 응급환자이송단 대표 및 직원 75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정신병원장 최모(45)씨 등 9명은 2009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3년간 사설 응급환자이송단을 상대로 환자 1명당 20만~40만원씩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하고 이를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송단 대표 양모(55)씨 등 75명은 8개 병원에 환자 1500여명을 몰아주고 모두 4억여원의 금품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에 대비해 출동일지 및 응급처치료 영수증을 작성하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밖에 간호조무사 출신인 정모(31·여)씨는 이들 병원 관계자와 공모해 전문의가 아님에도 알코올 중독환자 등을 무료 상담하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상담의뢰자를 이들 병원에 입원하도록 알선하고 대가로 모두 68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송단은 병원 등을 통해 환자이송 요청을 받을 경우 환자와 가까운 병원에 이송하되 거리에 따라 요금을 받도록 한 현행 법 규정을 무시하고 거리에 관계없이 8개 병원에만 환자를 몰아주고 대가를 챙겨왔다. 또 사설 법인인 응급환자이송단은 구급장비가 갖춰진 이송차량을 확보하고 응급구조사 등을 채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관할 보건소에서 허가를 받는다. 하지만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응급구조사를 승차시키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구급장비를 제거한 채 구급차량을 운행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관할 보건소는 연 1회 이상 구급차량 내 구급장비 보유 여부, 이송일지 작성 여부 등을 점검해야 하지만 이송단 대표가 제출하는 서류만 확인하는 등 방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경기권 내 또 다른 4개 요양·정신병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카페 발레파킹 차량 도난… 누구 책임?

    카페에 가려고 건물 공용 주차장에 발레파킹(대리주차)을 맡겼다가 고급 외제차를 도난당했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서울중앙지법 민사99단독 양환승 판사는 18일 “주차관리업체 대표와 건물 소유 회사가 함께 자동차 소유주에게 18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카페 주인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원고인 김모(45)씨는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지상 7층, 지하 4층짜리 건물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별도 옥외 주차장은 없고 기계식 주차장을 관리하는 업체가 따로 있었다. 김씨는 건물 주차요원에게 두달 전 중고로 1억 1250만원에 구입한 벤틀리 승용차의 주차를 맡겼다. 주차요원은 건물 내부에 있는 기계식 주차장이 아닌 인도에 불법 주차해 놓은 뒤 열쇠를 관리실에 걸어 놨다. 하지만 30분 뒤 열쇠와 자동차가 사라졌다. 재판부는 주차관리업체와 건물 소유 회사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차요원이 불법 주차를 했고 밖에서 잘 보이는 곳에 차량 열쇠를 걸어 놓는 등 주차 대행 및 차량 보관의 업무상 주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과실 탓”이라며 주차관리업체에 책임을 물었다. 또 “건물 소유 회사가 카페 주인으로부터 매달 100만원씩 주차관리비를 받는 등 건물 입점 업체들로부터 별도의 주차관리비를 징수해 왔다.”면서 “주차요원과 주차관리업체를 지휘 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페 주인에 대해서는 “방문객들이 주차장을 이용하는 입점 업체의 하나에 불과한 데다 주차요원이나 주차관리업체와 아무런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면서 “김씨도 카페 주차장이라기보다는 건물 주차장에 보관한다는 의사로 차를 맡겼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깔깔깔]

    ●잘못 짚었네 한 부부가 네 명의 아들을 두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첫째부터 셋째까지는 모두 빨간 머리에 키가 큰 반면 막내 아들은 검은 머리에 키가 작았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갑자기 위독해져 병상에 누워 아내를 향해 마지막 힘을 내며 물었다. “여보, 내가 죽기 전에 솔직하게 털어 놓아 봐요. 막내 아들이 내 아이가 맞는 거요?” 그러자 아내는 눈물을 훔치며 대답했다. “모두 신성한 것들에 맹세한건데, 그 애는 당신의 아이가 맞아요.” 그 말에 남편은 안심한 표정으로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그러자 아내가 조용히 눈을 감으며 대답했다. “주여, 그가 다른 세 아들에 대해서 질문하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라디오로 읽는 천명관 신작 ‘몬스터’

    라디오로 읽는 천명관 신작 ‘몬스터’

    EBS ‘라디오 연재소설’이 14일부터 7월 초까지 소설가 천명관의 미발간 신작 ‘몬스터’를 연재한다. 은희경, 조해진, 편혜영, 백영옥 작가에 이어 다섯 번째다. ‘몬스터’는 전쟁 직후 거리에서 앵벌이로 살아가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절망 속에서 구원을 꿈꾸는 소년의 숭고한 노력을 천명관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살아서 꿈틀거리는 듯한 사실적인 묘사로 그렸다.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던 천명관은 2003년 단편 ‘프랭크와 나’(문학동네 신인상)로 등단했고, 2004년 첫 번째 장편 ‘고래’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받았다. 기존 문학의 틀과 화법, 길들여진 상상력을 깨버리는 이야기들을 풀어내 ‘한국판 마술적 리얼리즘’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천 작가는 “신작을 EBS ‘라디오 연재소설’을 통해 낭독으로 선보이게 돼 감회가 새롭다.”면서 “앵벌이 소년에게 동전 한 닢 던져 주는 마음으로 청취자들이 작품에 몰입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작품의 낭독은 소설가 최민석이 맡는다. 최 작가는 최근 장편 ‘능력자’로 제36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으며, 현재 밴드 ‘시와 바람’의 작사와 보컬을 맡고 있다. 방영찬 PD는 “천 작가의 작품은 특유의 재미뿐 아니라 소설적 의미를 잃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면서 “후배 작가이자 밴드 보컬이기도 한 최 작가가 낭독해 두 작가의 팬들은 물론 기존 청취자에게도 색다른 감동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EBS FM의 ‘라디오 연재소설’은 출간을 앞둔 소설을 라디오에서 먼저 연재, 발표하는 프로그램으로 평소 문학을 접하기 어려운 청취자들에게 문학의 향기를 전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평일 오후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방송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9일 서울시 9급 공채… 과목별 마무리 이렇게

    9일 서울시 9급 공채… 과목별 마무리 이렇게

    서울시 7·9급 지방직 공채시험이 9일 서울여상 등 시내 중·고교에서 실시된다. 수험 전문가들로부터 9급 일반행정직 주요 과목의 마무리 대비법을 들어봤다. ●국어, ‘국어생활’ ‘국문학사’서 대부분 출제 정채영 남부행정고시학원 국어 강사는 “서울시 국어는 ‘국어 생활’과 ‘국문학사’에서 대부분 출제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국어생활 분야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는 것은 대부분 ‘어문규정’에 있다. 특히 서울시 시험에서는 ‘복수표준어’ 부분을 잘 살펴야 한다. 보통 ‘다음 중 복수 표준어가 아닌 것은?’이라고 묻고, 이에 대한 선택지로 ‘가뭄/가물, 고깃간/푸줏간, 쇠고기/소고기, 꾀다./꼬이다’ 등을 제시한다. 이런 어휘는 이번에도 출제될 공산이 크다. 또 ‘단수표준어와 복수표준어의 연결이 바른 것은?’, ‘준말이 표준어인 것은?’, ‘준말과 본말 중 둘 다를 표준어로 삼는 예는?’ 등도 출제 가능성이 크다. 복수표준어는 표준어 규정 16, 18, 19, 26항을 꼼꼼하게 익히면 해결할 수 있다. 또 사이시옷 표기 여부도 출제 빈도가 높다. ‘횟수, 툇간, 찻간, 숫자’ 등의 어휘가 옳은 표기인지의 여부가 최근 출제됐다. 특히 ‘담뱃값, 등굣길, 혼잣말, 북엇국’ 등의 표기에 유의하여 한글 맞춤법 30항을 한 번 더 암기해야 한다. 국문학사 문제는 두 가지로 나뉜다. ①작품을 시대순으로 배열하라는 것과 ②국문학사적 위치와 의의를 묻는 작가론 유형이다. 작품 시대순 배열의 대표적인 문제가 ‘서동요-청산별곡-사미인곡-어부사시사-일동장유가’ 배열문제다. 국문학사에 등장하는 작품을 무조건 암기할 것이 아니라 시대별 대표 작품 하나씩이라도 공부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작가론에서는 ‘이상의 날개’를 지문으로 ‘이상’의 문학사적 의의에 대해 선택지에서 고르라는 문제가 최근 출제됐다. 1920년대의 작가로 김소월·현진건·염상섭, 1930년대의 작가로 이상·김유정, 1940년대의 작가로 이육사·윤동주 등이 출제 가능한 작가군이다. ●영어, 다른 시험보다 어휘·문법 많이 나와 지난해 서울시 영어에서는 어휘 6문제, 문법 5문제, 독해 8문제, 생활영어 1문제가 출제됐다. 어휘와 문법이 다른 공무원 시험보다 많이 출제되는 것이 특징이다. 손재석 강사는 “‘No sooner~than’과 ‘Hardly~when/before’ 구문의 출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No sooner had he gone out than it started raining.’과 ‘Hardly had he gone out when/before it started raining.’ 문장은 모두 ‘그가 나서자마자 비가 내렸다.’는 뜻이다. 이때 앞문장은 과거완료 시제, 뒷문장은 과거시제로 쓴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또 ‘We noticed them come in.(우리는 그들이 들어오는 것을 알았다)’에서 notice는 지각동사로 to 부정사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지각동사로는 ‘feel, hear, listen to, notice, observe, perceive, see, watch’ 등이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정학, 제로기준예산제도 반드시 정리를 신용한 강사는 “수험생들이 행정학이 어렵다고 하는데, 유형이 다를 뿐 출제범위나 경향은 국가직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영(제로)기준예산제도 관련 문제가 출제 가능성이 큰데, 계획예산제도(PPBS)와의 비교, 일몰법과의 비교 등 다른 예산제도와의 비교문제도 최근 많이 출제됐다. 동기부여의 과정·내용이론은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출제됐다. 2010년에는 허즈버그의 욕구충족이원론과 해크먼과 올드햄의 직무특성이론이 출제됐고, 지난해에는 매슬로의 욕구계층이론, 애덤스의 형평성이론 등 종합문제가 출제됐다. 이외에도 신공공관리, 정책유형, 조직구조 모형, 관료제, 직위분류제는 수험장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는 최근 퇴직공직자의 취업 이후 부적절한 행위를 규제하고자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한국사, 통일신라 문제 자주 출제 “서울시 한국사에서는 조선 후기 정치사의 출제 빈도가 높다. 그 가운데 영·정조의 탕평책, 왕권강화책을 기본 전제로 역대 같은 정책을 폈던 국왕의 정책을 물어보는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선우빈 강사는 강조했다. 신라 중대의 전제왕권 강화책 관련 문제는 2001·2003·2006·2010·2011년 출제된 적이 있다. 또 통일신라에 대한 설명을 고르는 문제도 자주 출제된다. 군사조직으로 중앙에 9서당과 지방에 10정을 두었고, 신라 말기에 6두품과 선종 승려들이 호족과 연계했다는 점 등을 꼭 알아둬야 한다. ●행정법, 행정주체·행정청 구별 나올 수도 행정주체·행정소송의 가구제. 김진영 강사는 행정법에서 딱 이 두 가지는 알고 시험장에 들어가라고 조언한다. 2009년에는 서초구·국민건강보험공단·대한민국·제주특별자치도는 행정주체가 될 수 있지만, 서울특별시장은 행정청으로 행정주체가 될 수 없다는 개념문제가 출제됐다. 이번에도 행정주체와 행정청을 구별하는 단순한 문제가 반복해서 출제될 수 있고 항고소송의 피고적격인 행정청과, 당사자 소송·국가배상·공법상 계약의 피고적격인 행정주체도 정리해야 한다. 또 행정주체와 행정청을 묻는 문제는 행정소송의 피고적격을 묻는 문제로 변형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또 행정소송에서 집행정지는 인정되지만 가처분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과, 행정심판의 집행정지와 행정소송의 집행정지를 구별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행정소송법에 있는 집행정지에 관한 조문의 내용을 묻는 문제나, 집행정지에서 중요한 판례를 묻는 문제도 출제 가능성이 매우 크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도움말 에듀스파
  • [2012 런던올림픽 D-50] 4년 전엔 ‘죽기살기’ 지금은 ‘죽기’로 한다

    [2012 런던올림픽 D-50] 4년 전엔 ‘죽기살기’ 지금은 ‘죽기’로 한다

    숨이 턱에 찬다. 빳빳한 도복은 어느새 땀으로 흥건히 젖었다. 밀고 당기고 넘기고…. 상대가 손에 익었다 싶으면 어김없이 울리는 종소리. 다른 파트너가 달려든다. 다시 시작이다. 그렇게 두 시간, 쉼 없는 대련이 이어진다. 허투루 깃을 잡는 상대는 한 명도 없다. 새벽부터 태릉선수촌 뒤 불암산 자락을 뛰었고, 오전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붙였다. 끝날 것 같지 않은 혹독한 훈련. 몸은 지쳐 가지만 눈빛은 점점 매서워진다. 그 가운데 김재범(27·세계 2위·한국마사회)이 있다. 런던올림픽 남자유도 81㎏급 금메달 후보 0순위. 김재범은 대뜸 “그땐 ‘죽기 살기’여서 은메달을 땄다. 지금은 ‘죽기’다. 정말 독해져 있다.”고 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 얘기다. 대회를 10개월 앞두고 체급을 올린 탓에 세계랭킹조차 없었던 김재범은 참 잘 싸웠다. 그러나 결승에서 올레 비쇼프(4위·독일)에게 유효를 내준 걸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8강과 4강에서 연장전을 치르느라 체력이 바닥난 탓이었다. 그래도 귀국 후에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김재범은 “한국사회에서 은메달은 없는 메달이더라. 금과 은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했다. 당시의 설움과 박탈감이 지금 자신을 악착같이 채찍질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운동선수의 목표는 1등이 아니면 안 된다.”고도 했다. ●“한국에서 은메달은 의미 없더라” 마음가짐 뿐 아니라 스타일도 확 달라졌다. 베이징에서는 모든 경기가 ‘승부차기’ 같았다. 김재범은 끈질기게 버텼고, 상대는 짜증을 내다가 제 풀에 지치는 식이었다. 오죽하면 외국선수들에게 ‘미스터 파이브미닛’으로 불렸을까. 경기시간 5분을 꽉 채워 이긴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특기인 업어치기와 안다리후리기를 앞세워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인다. 큰 키(178㎝)에 팔다리가 길어 잡기 싸움에 유리하다. 본래 체급인 73㎏에서도 세계 정상급이었던 만큼 웬만한 상대들보다 잽싼 것도 강점이다. 남자팀 정훈 감독은 “4년 전에 고등학생이었다면 지금은 대학생이다. 기량 자체가 완전히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덕분에 승승장구했다. 2010년엔 수원마스터스를 시작으로 세계선수권·몽골월드컵·체코월드컵·독일그랑프리·아시안게임·코리아월드컵까지 7개 국제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이름을 떨쳤다. 지난해에도 파리그랜드슬램·아시아선수권·세계선수권 등 굵직한 대회를 휩쓸었다. 세계선수권을 2연패, 아시아선수권을 4연패(2008·09·11·12년)했다. ●‘미스터 5미닛’의 대변신 액땜까지 마쳤다. 지난해 12월 KRA코리아월드컵에서 왼쪽 어깨가 빠지고 팔꿈치 인대가 찢어졌다. 여러 대회를 치르며 단 한 번도 점수를 빼앗긴 적이 없을 정도로 잘나가던 때였다. 꼬박 100일을 재활에 매달리며 겸손해졌다. “솔직히 대회마다 우승하니까 건방지고 거만해졌다. 때마침 다쳤다. 밑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원동력이 됐다.”고 웃었다. 베이징 때와 달리 런던에 나서는 숱한 선수들이 김재범을 타깃으로 분석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 그는 “분석이 들어와도 이길 실력을 갖추겠다.”고 했다. 경쟁자를 묻자 “모두가 라이벌”이란 모범답안(?)을 내놨다. 두 번 만나 1승1패로 팽팽한 유언 버튼(영국)이 껄끄럽지만 신경쓰지 않겠단다. 톱랭커 레안드로 길헤이로(1위·브라질), 엘누르 맘마들리(3위·아제르바이잔) 등도 메달 후보로 꼽힌다. 김재범은 “걔들을 만나기 전에 깨지면 끝이다. 경기 때 정말 열심히 했느냐고 스스로 물었을 때 ‘최선을 다했어’라고 한다면 난 이긴다.”고 힘주어 말했다. ●“7월31일 닭살돋게 해주겠다.” 김재범은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 (경기날인) 7월 31일에 닭살 돋게 해주겠다.”고 했다. 자기예언이란다. 벌써 긴장한 거냐고 묻자 “벌써라니? 4년 전 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2012년을 준비했다.”고 했다.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김재범은 올림픽 금메달로 ‘그랜드슬램’의 마침표를 찍을 계획이다. ‘준비된 청년’의 시계추는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대성마이맥·티치미, 6월 모평 분석 및 2013 대입 합격전략 설명회 개최

    대성마이맥·티치미, 6월 모평 분석 및 2013 대입 합격전략 설명회 개최

    ㈜디지털대성(대표이사 최진영)이 운영하는 대성마이맥과 티치미는 오는 9일 오후 2시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6월 모의평가 분석 및 2013 대입 합격전략 설명회’를 연다. 앞서 7일 열리는 수능 모의평가(모평) 직후 개최되는 설명회로, 6·7 모평 분석 및 2013 대입에서 승리하기 위한 ‘2013 수시 및 정시 핵심 지원 전략’이 소개된다. 디지털대성은 “6월 모평은 2013 수능의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으로, 수험생들은 6월 모평 이후 철저한 분석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그에 맞는 대입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명회는 대성마이맥과 티치미의 언·수·외 대표강사인 언어 김동욱, 수리 한석원, 외국어 이명학·김찬휘 강사가 연사로 나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직접 만난다. 언어 김동욱 강사는 ‘우리는 왜! EBS 허와 실을 구분해야 하는가?’, 수리 한석원 강사는 ‘우리는 왜! 학습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가?’, 외국어 이명학 강사는 우리는 왜! 평가원 코드를 해독해야 하는가? 외국어 강사이자 입시전략가인 김찬휘 강사는 ‘우리는 왜 2013 입시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설명회 참석자 중 선착순 3000명에게 6월 모평 분석자료집, 수시전략자료집, 강좌할인쿠폰북, 수시합격예측서비스 할인권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입장은 선착순이다. 대성마이맥과 티치미는 6·7모평 당일 밤 10시 30분에 ‘6·7모평 영역별 심층 문항 분석’ 온라인 생방송도 진행한다. 문의 대성마이맥(www.mimacstudy.com), 티치미(www.teachme.co.kr), (02)5252-110, (02)569-4182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돈으로 딴 자격증… 가짜 사회복지사 2급 판친다

    돈으로 딴 자격증… 가짜 사회복지사 2급 판친다

    직장인 최모씨는 승진을 위해 딸 만한 자격증을 찾다가 ‘사회복지사 2급’이 비교적 쉽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온라인상에서 필수과목을 이수한 뒤 현장 실습은 알선업체를 통해 처리할 수 있다는 불법 과정까지도 파악했기 때문이다. 방법도 간단했다. 복지시설 운영자 통장으로 25만원만 입금하면 사실상 끝났다. 최씨는 2010년 4월 ‘S요양원에서 120시간의 현장실습을 했다.’는 허위 확인서를 손에 넣었고 6개월 뒤인 10월 한국사회복지사협회로부터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사회복지사 1급은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발급되는 자격증인 반면 2급은 현장실습과 과목 이수 등의 요건만 충족되면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실습 확인서에 기재된 실습기관 및 지도자의 존재 여부만 확인하고 자격증을 내주는 제도상의 허점을 악용했다. 1급에 비해 2급의 문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한동영)는 28일 금품을 받고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멋대로 발급해 준 복지시설 운영자와 대학 교수, 현장실습 수강생 모집 알선업체 대표 등 26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을 통해 자격증을 딴 ‘가짜 사회복지사’는 무려 1500여명에 달한다. 검찰은 2008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현장실습 확인서 280장을 허위로 발급하고 1억 5000여만원을 챙긴 E노인복지센터 운영자 백모(45)씨와 2010년 1~5월 알선업체와 짜고 허위 실습 확인서 165장을 내주고 6342만원을 받은 충북 G대학 양모(50) 교수 등 4명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범행 가담 정도가 가벼운 22명을 위조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백씨 등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따려고 찾아온 회사원 등에게 1인당 20만~40만원씩 받고 무차별적으로 현장실습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했다. 가짜 현장실습 확인서를 받은 실습생은 대부분 직장인으로 120시간 가까이 되는 현장실습 시간을 제대로 채우기 어려운 형편 탓에 알선업체를 찾았다. 검찰은 허위로 자격증을 딴 사람들을 처벌하지 않는 대신 협회 측과 소속 직장에 혐의 사실을 통보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행법상 사회복지법인이나 시설 종사자, 복지전담 공무원은 사회복지사 중에서 임용하도록 규정돼 있는 만큼 사회복지사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사회복지사 2급도 1급과 같이 국가시험제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사회복지 관련 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은 복지시설의 현장실습 실태 등을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복지사 경모(26·여)씨는 “사이버대학의 난립과 대학의 감독 부실 등으로 야기된 문제”라며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업이나 승진 도구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4대강’ 수뢰 공무원 추가 구속

    대구지법은 4대강 공사현장을 관리 감독하면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6급 공무원 이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연우 대구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씨가 뇌물로 챙긴 액수가 많고 공사를 감독해야 할 공무원이 시공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죄질이 매우 나빠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미 구속된 공무원 2명과 함께 4대강 칠곡보와 구미보 공사를 감독하면서 시공사로부터 공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9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만화는 내 사랑] (4) 이효재 한복디자이너

    [만화는 내 사랑] (4) 이효재 한복디자이너

    “여자들은 대개 예쁜 옷, 예쁜 보석, 예쁜 가방을 갖고 싶어 하잖아요. 모든 사물에 ‘예쁜’이라는 말을 차례로 붙인다면 1순위는 바로 만화예요. 밤하늘의 밝은 별과 맑은 보름달, 낮에 나온 반달은 볼 수는 있지만 가질 수는 없잖아요. 제가 볼 수도 있고 가질 수 있는 1순위, 그것도 바로 만화죠.” 서울 성북동 길상사 맞은편 2층집에는 만화방이 하나 있다. 일반에 공개된 곳은 아니지만 내부 공간이나 장서의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다. 한복 디자이너이자 보자기 예술가로 유명한 이효재(54)씨의 만화 서재다. 만화가 좋아 하나둘 사 모으다 보니 어느새 서재 벽면 천장까지 채우게 됐다. 그의 만화 읽기는 남다르다. 우선 손을 깨끗이 씻는다. 책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들은 화장실에서도 읽는다지만 그의 만화책들은 좀체 보금자리를 빠져나가는 법이 없다. “책을 몰래 가져가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꽃과 우산, 만화는 가져가도 도둑이 아니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며 웃었다. 책장을 넘기는 속도도 매우 느리다. 다른 사람이 예닐곱장을 읽을 시간에 한장을 겨우 읽는다. “그림 한칸 한칸, 대사 한줄 한줄, 캐릭터 표정 하나하나를 곱씹어가며 정독해요. 젊었을 땐 소설도 꽤 읽었는데 나이가 든 지금도 제 곁을 지켜주는 건 만화밖에 없네요.” 그에게 어릴 적 만화방에 대한 추억은 없다. 낯가림이 심하고 결벽증까지 있었던 탓에 만화방에 가지 않았다. 만화와의 첫 만남은 집으로 배달되는 어린이 신문을 통해서였다. 그는 신동우의 ‘풍운아 홍길동’과 몇몇 공상과학(SF) 만화들을 떠올렸다. “어린이 신문을 기다리는 시간이 정말 좋았어요. 만화를 보면서 그때는 불가능해 보였던 우주시대를 꿈꾸곤 했죠. 인간의 상상력을 만화로 그려내기 때문에 결국에는 과학이 만화를 쫓아올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만화를 처음 구입한 것은 어른이 되고 나서다. 20년여 전 친구의 부탁이 계기가 됐다.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이 너무 보고 싶은데 돈이 없다면서 친한 서점 주인을 통해 빌려 달라고 했다. 그 마음이 너무 절실해 보여 자기 지갑을 열어 통째로 사서 건넸다. 그때부터 틈날 때마다 만화책을 사들였다. 서점에 갈 때마다 차 트렁크를 만화로 한가득 채워 왔다. 마음에 드는 만화를 보면 완결 시리즈를 보관용, 독서용, 대여·선물용 등으로 따로 샀다. 순정 장르와 SF 장르를 즐기는 그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 그림이 예뻐야 하고 음란하거나 폭력적이지 않아야 한다. 직업상 의상이나 디자인을 소재로 한 만화를 좋아하지 않을까 했는데 고개를 가로젓는다. “직업과 취미는 달라야 해요. 직업 외 다른 세계에서는 제가 편해야 하기 때문에 직업적으로 고통스러운 것은 보지 않아요. 같은 업종 이야기는 외면하게 되죠.” 국내 작품에서는 허영만의 ‘짜장면’과 황미나의 ‘레드문’, 이미라의 ‘은비가 내리는 나라’를 필독서로 추천했다. 외국 작품에선 ‘천재 유 교수의 생활’ ‘캔디 캔디’ ‘마스터 키튼’ ‘팻숍 오브 호러스’를 꼽았다. ‘은비가 내리는 나라’는 볼 때마다 눈물을 흘리고, 그림만 봐도 행복해지는 ‘천재 유 교수의 생활’은 여행길에 꼭 동행시킨다. 그래도 단연 최고는 ‘짜장면’이다. 에피소드와 대사를 줄줄 읊을 정도다. 어깨너머로 같이 보던 남편이 이 작품을 모티브로 곡을 짓기도 했다. 그의 남편은 피아니스트 임동창(56)이다. 세상에는 아직도 만화에 대한 편협한 시선이 많다고 했더니 돌아온 답이 이렇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좋은 점을 발견하겠죠. 그것을 발견하고 안 하고의 차이이기 때문에 독립운동 하듯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요. 만화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무심하기 때문이라고 봐요.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만화를 함부로 생각하는 건 아니죠. 해석만 달리하면 세상은 천국이에요.”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문학·철학에 종말이 온다고? 읽고 쓸게 얼마나 많은데 감히!

    문학·철학에 종말이 온다고? 읽고 쓸게 얼마나 많은데 감히!

    사심 듬뿍 담아 감히 평하자면, ‘권력이란 무엇인가’, ‘피로사회’(문학과지성사 펴냄)를 잇달아 내놓은 재독철학자 한병철과 함께 올 상반기 철학 교양서 저자 가운데 최고의 뉴 페이스로 꼽을 수 있겠다.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송태욱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을 내놓은 사사키 아타루다. 한병철과 저자의 가장 큰 공통점은 스타일이다. 본인이 정말 꼭꼭 씹어 소화해 낸 것만 내놓는다. 자신만의 독해법을 드러내 보일 뿐 그걸 번드르르한 인용으로 애써 포장하려 들지 않는다. “모든 것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는 비평가나 “하나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 따위는 정보통이 되겠다는 헛된 욕망이라고 비판한다. 라캉의 말을 빌려 그것은 “향락 가운데 가장 비참한 팔루스(남근)적 향락”, 그러니까 홀로 우뚝 서겠다는 허세라는 것이다. 한병철은 똑같은 내용을 “(잡다한) 정보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이론을 내놓겠다.”는 말로 표현했다. 그래서 두 저자의 문장은 대단히 쉽다. 어려운 단어에다 말장난까지 섞어 두세번 꼬아 놓는 바람에 몇번을 봐도 헷갈리게 써 놓은 게 아니라, 누구나 알 만한 쉬운 단어로 문장을 구성했는데 읽는 사람은 오히려 멈칫멈칫 두세번 곱씹게 만든다. ‘아포리즘’이라는 표현에 딱 맞아떨어진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침이 꿀떡꿀떡 넘어갈 법하다. 저자가 이론을 제시하고 싶은 대상은 문학이다. 문학(Literature)을 넘어 문학(Literacy)이다. 시와 소설 같은 개별 문학작품을 넘어 종교, 철학, 역사에까지 확장된, 총체적으로 세상을 읽고 쓰는 행위로서의 문학이다. 모든 것을 텍스트화한다는 점에서, 그래서 모든 문제를 문학화한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던의 냄새가 짙게 배어난다. 사무엘 베케트·폴 발레리·버지니아 울프 같은 문학가들, 니체·라캉·푸코·들뢰즈 같은 철학자들이 수시로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저자의 핵심 메시지는 ‘포스트모던의 이름으로 모던의 종언을 얘기하는 모든 종말론에 대한 투쟁’이다. ‘호모 사케르’라는 개념으로 한국에서도 인기있는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을 잘근잘근 씹는 대목이나 현대 프랑스 철학이 종말론적으로 이해되는 상황에 대해 어느 데마고그가 그런 헛소리를 퍼트렸느냐는 대목에서 웃음이 난다. 일본인인 저자가 이런 얘기를 하니까 퍼뜩 ‘근대 문학의 종언’을 말한 가라타니 고진, ‘역사의 종언’을 말한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떠오른다. 저자는 “프랑스어로 된 책을 멋대로 읽고, 멋대로 쓰고, 멋대로 여기저기 가져가고” 했을 뿐 “그 사람들 책은 읽어본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뚝 잡아뗀다. 그럼에도 “문학이 끝났다, 예술이 끝났다고 소동을 벌이는 사람”들에 대해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명백히 말해 둔다. 한 술 더 떠 “철학이 끝났다고 한다면 철학과를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문학이 끝났다고 한다면 문학에 종사하는 걸 그만두었으면 좋겠다.”고까지 한다. 무슨 근거로 문학, 종교, 철학, 역사의 종말을 부인하는가. 좁게는 문학작품, 넓게는 이 온 우주를 다 포괄하는 텍스트를 읽고, 다시 읽고, 제대로 읽어버린 이상 쓰지 않을 도리가 없으니까 쓰고, 고쳐 써야 하니까, 그래서 읽고 쓰는 과정 자체가 늘 혁명일 수밖에 없으니까 종말 따윈 있을 수 없다는 게 저자의 대답이다. 얼마나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고 할 것들이 많은데 감히 문학의, 종교의, 철학의, 역사의 종언을 말하느냐는 되물음이다. 해서 책 제목은 종말론을 떠벌림으로써 은근슬쩍 자신을 구세주로 포장하는 이들에게 혹해서 구원의 기도를 올리려는 그 손을 잘라야 한다는, 저자의 단호한 외침이다. 저자는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고쳐 쓰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증명하기 위해 역사를 되돌아본다. 영국·프랑스·미국·러시아 4개 혁명 이전 혁명의 원형질이랄 수 있는 16세기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그리고 12세기 중세해석자혁명을 다룬다. 오늘날 루터에 대한 평가는 조금 각박해졌다. 라스카사스나 후스 같은 다른 개혁가에 비해 보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저자는 문헌을 읽을수록 오히려 루터의 위대함에 반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직접 읽는 게 좋겠다. 다만, 저자의 강조점은 루터가 성서를 직접 읽어 봤고, 읽은 이상 쓰지 않을 수 없었고, 쓴 이상 행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에 꽂혀 있다.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12세기 중세해석자혁명이다. 저자는 서구의 ‘근대’라는 것이 이때 발생했다고 본다. 아날학파의 ‘장기 16세기’라는 표현에 빗대자면 ‘초장기 12세기’라 부를 만한 것인데, 물적토대라기보다 일종의 사상,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저자가 12세기에 주목하는 까닭은 교회법 정비다. 교회법은 오늘날 민법으로, 교황권은 주권(Sovereignty)으로, 공의회는 의회 개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중세란 근대 계몽의 빛이 들이치기 이전의 암흑동굴이었다는 이분법을 완전히 깨부순다. 어쨌든 여기서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우연히 발견한 로마법대전을 읽었고, 다시 읽었고, 읽은 이상 쓰지 않을 도리가 없어 교회법을 새로 쓰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하디자 부부 얘기도 흥미롭게 읽힌다. 이들이 천사를 통해 받은 신의 첫 계시는, 이쯤이면 짐작하다시피 “읽으라.”였다. 읽는다는 것은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개념의 이해란 생각을 임신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가장 반여성적이라고 비판받는 이슬람교가 실은 가장 여성적이었다고 논증한다. 이렇게 보면 복음주의 기독교건 이슬람교건, 종말론적 철학이건, 그 모든 원리주의의 문제점은 열렬히 믿어서가 아니라 읽지 않아서다. 읽지 않아서, 읽더라도 제대로 읽지 않아서, 정직하게 읽어낼 용기가 없어서 생긴 일이다. 겉으로는 가장 선명하고 도덕적이고 용맹해 보이지만, 속은 가장 비겁하고 나약하기 이를 데 없다는 얘기다. 저자는 2008년 ‘전장과 영원’이라는 책으로 일본 출판계를 뒤흔들었다. 깊은 사유와 독특한 문체가 눈길을 끌면서 온갖 대중강연, 토론 자리에 불려다녔는데 이때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이 “당신은 홀연히 나타났는데 지금까지 어디서 뭘하고 있었느냐.”였다고 한다. 그 뒤 각종 출판 제의를 거절하다 출판사 편집진들과 대화한 내용을 담은 것이 이 책이다. 실제 책도 5일밤 독자들과 나누는 대화체로 꾸며져 있다. 이 책 역시 지난해 일본에서 인문서 최대 화제작이었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저자는 논의가 조금만 더 깊어지려면 “이 부분은 이미 ‘전장과 영원’에서 논했기 때문에 여기서 더 이상 깊이 들어가지 않겠다.”는 언급을 반복한다. 아무래도 ‘전장과 영원’ 번역이 필요해 보인다. 문제는 그 책이 600쪽에 이른다는 사실. 번역자는 의욕을 보이지만, 출판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낙관은 이르다. 참고로 번역자는 이 책의 저자가 안 그런 척하면서 때려대는 가라타니 고진을 한국에 많이 소개해 온 번역자다. 묘한 인연이다. 1만 35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국어-난이도차 커, 수학-기존과 비슷, 영어-듣기 비중↑

    국어-난이도차 커, 수학-기존과 비슷, 영어-듣기 비중↑

    17일 시행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시험은 성적보다는 경향과 새로운 유형에 초점이 맞춰졌다. 학생과 교사들이 ‘수준별 시험’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입시 전문가들은 A형과 B형의 난이도 차가 생각보다 컸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문제유형 역시 B형에 집중됐다. 국어 A형은 지문 길이가 기존에 비해 크게 짧아졌고, 수학은 세트형 문항이 첫선을 보였다. 영어 A형은 실용영어 중심으로 출제된 반면, B형은 학술영어의 소재와 지문이 활용됐다. 국어 A형은 현 수능보다 현저하게 난이도가 낮았다. 반면 B형에서는 범위가 고3 과정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용어나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 현 수능과 2014학년도 수능의 출제 영역이 바뀐 것도 새 유형에 영향을 미쳤다. 유종현 심석고 교사는 “듣기와 화법으로 바뀌고, 어휘어법이 문법으로, 쓰기는 작문, 비문학은 독서 등으로 바뀌면서 문제 유형이나 구성비 자체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같은 지문 내에서 A형과 B형의 질문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난이도를 조절한 사례도 있었다. 예컨대 고전시가 어부사시사를 제시한 뒤 A형은 현대어 풀이를, B형은 고어를 그대로 묻는 문항이 대표적이다. A형은 언어영역에서 가장 난도가 높은 것으로 꼽히는 과학기술 관련 제시문은 아예 사라졌고, 지문은 전반적으로 짧아졌다. 이관영 인천 인항고 교사는 “지문 대부분이 교과서에서 많이 접했던 작품들이지만, 유형은 익숙하지 않은 모양을 갖고 있다.”면서 “교과서 중심의 수업이 필수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학은 기존 수능과 큰 차이점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상황을 주고 각기 다른 단원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해야 하는 ‘세트형 문제’가 A·B형 모두에서 새롭게 선보였다. A형의 12·13번이 수학의 행렬과 그래프 단원, 미적분과 통계 기본의 통계 단원에서 출제됐다. B형의 8·9번 문항은 주어진 두 지수함수의 그래프를 이용하는 세트 문항으로 나왔다. 유석용 서울 서라벌고 교사는 “A형은 단원별로 고루 출제해 기본 개념을 확인하는 수준”이라며 “기출 문제와 유사하거나 변형하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B형 역시 기출 문제의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대수적으로 접근하던 문제에서 그래프나 직관적 사고력을 시험하는 등 약간 발전된 형태들이 곳곳에서 보였다.”고 덧붙였다. A형과 B형 공통적으로 출제된 문항 5개는 변별력을 고려한 듯 A형 수준에서는 약간 어려웠다. 입시전문 학원인 이투스청솔 측은 “A형과 B형이 같은 내용을 다루더라도 수준별로 문항 출제를 달리한 점이 특징”이라면서 “예를 들어 행렬의 계산 등을 묻는 문항에서 A형은 기본 개념 위주로 쉽게, B형은 약간 난도가 있는 수준의 문제를 출제했다.”고 분석했다. 영어는 현 수능과 달리 듣기평가 비중이 컸다. 전체 문항이 기존 50문항에서 45문항으로 줄어든 반면 듣기 평가는 17문항에서 22문항으로 늘어났다. 가장 큰 차이점이다. 평가원 측은 “A형은 실용영어, B형은 기초 학술영어의 소재와 지문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A형이 영어, 영어I의 수준에서 출제된 반면 B형은 영어II, 독해와 작문, 심화영어회화 수준까지 모두 포함됐다. 현 수능과 다른 유형은 특별히 눈에 뜨이지 않았다. 하늘교육 측은 “B형의 경우에는 현 수능에서 비교적 쉬운 문항들이 아예 출제되지 않았다.”면서 “전반적으로 중하위권 학생들이 듣기평가에 약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지방직 9급 공채 필기시험 총평

    “유형은 정형적, 출제분야는 골고루, 문제 난이도는 무난하게” 지난 12일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실시된 지방직 9급 공채 필기시험에 대한 수험전문가들의 평가다. 내년 대대적 시험제도 개편을 앞두고 출제위원들이 파격 없이 최대한 조심스럽게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국어, 어문규정 9문제… 대체로 쉬워 국어는 어문규정 9문제, 비문학 7문제, 한자·속담 4문제가 출제됐다. 대체로 쉬웠다는 평이다. 송운학 에듀윌 국어강사는 “내년부터 9급 시험에 고교졸업자도 쉽게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맞춰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던 국어문제 난이도가 쉬워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어휘, 어법을 포함한 어문규정은 매년 가장 많이 출제되는 분야다. 이번 시험에서는 어간의 말음이 ‘ㄹ’인 용언의 활용형과 어휘 ‘상기다’의 용법은 다소 낯선 유형이었다. ‘그는 땀에 전 작업복을 갈아입었다.’에서 ‘전’은 ‘(땀에) 절다’의 바른 활용형이다. 또 정답을 고르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르지는 않았지만 ‘관계가 깊지 않고 조금 서먹하다’는 뜻의 ‘상기다’라는 어휘가 생소했다. 반면 ‘들르다, 띠다, 벌리다, 담그다, 무릅쓰다, 받치다, 붙이다, 갈음, 늘이다’ 등의 어휘는 이전에도 자주 출제됐다. 또한 묵호(Mukho), 극락전(Geungnakjeon), 경포대(Gyeongpodae) 등 로마자표기법도 단골 출제됐던 것이고, 파이팅·슈퍼마켓·코냑·팸플릿 등 외래어 표기법 문제도 기초적인 수준이었다. 비문학 영역은 이전처럼 ▲글의 중심내용 찾기 ▲알맞은 접속어 ▲글의 내용 파악 및 논리적 연결 문제가 출제됐다. 모두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였다. 그나마 수험생들이 어려워할 만한 문제는 한자와 어휘문제였다.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말을 할 때 저촉(抵觸)은 법률이나 규칙 따위에 위반되거나 거스른다는 뜻으로 ‘해당’으로 바꿀 수 없다. 또 면종복배(面從腹背)는 겉으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는다는 뜻이다. ●영어, 지난해와 출제비중·유형 똑같아 이번 시험 영어는 분야별로 문법 2문제, 어휘 4문제, 생활영어·영작 4문제, 독해 10문제가 출제됐다. 지난해와 분야별 출제비중·문제유형이 똑같았다. 난이도도 거의 같았다.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 맨정신’이라는 뜻의 ‘sobriety’와 가까운 뜻을 찾는 A책형 문제 2번의 답은 보기 4번 temperance(금주, 절제)다. 또 문제 4번에서 take place는 ‘개최되다’는 뜻이고, take down은 ‘걷다, 치우다’는 뜻으로 구분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문제 13번에 derivative(파생물)와 substitute(대체물)의 뜻 차이를 묻는 문제도 출제됐다. 김현수 강사는 “공무원 영어는 기출문제·기본서를 중심으로 어휘·독해를 공부하고 난 뒤 독해를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사, 의거 80주년 윤봉길 관련 문제 한국사는 시기별로 조선시대 관련 문제가 예년과 같이 7문제(35%)로 가장 출제비중이 높았다. 또 선사시대·연맹왕국 각 1문제, 고대국가 3문제, 남북국·후삼국 각 1문제, 고려 3문제, 근현대사 3문제 등으로 출제됐다. A책형 문제 4번은 그림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옳지 않은 설명을 고르는 문제다. 북쪽을 지키는 수호신인 현무도가 등장했는데, 현무도가 발견된 강서대묘는 벽화가 그려질 수 있는 굴식돌방무덤으로 덧널무덤이라고 한 보기 2번이 잘못된 설명으로 정답이다. 문제 19번은 윤봉길 의사 관련 문제다. 1932년 4월 폭탄으로 일본군 대장을 즉사시켜, 올해가 의거 80주년이다. 이 사건의 영향을 고르는 문제의 정답은 ‘한국광복군 형성의 기초가 되었다’는 보기 2번이 답이다. ●행정법, 알기 쉬운 문제 위주로 행정법은 판례 13문제, 법령 6문제, 이론 1문제가 출제됐다. 보기의 길이가 다소 긴 문제가 있어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시자들이 있었지만 대체로 알기 쉬운 문제 위주로 출제됐다. 4번은 지난해 말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내용 중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다. 개인정보에 관한 분쟁을 조정하는 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심의위원회(보기 3번)가 아니라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다. ●행정학, 토머스 갈등관리 방안 단골 출제 행정학은 기출문제가 반복 출제돼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했다. 기초이론의 기본적 내용이 출제됐다. 신공공관리론의 대안으로서 신공공서비스론의 출제빈도가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또 갈등해결의 방안으로서의 토머스 모형도 최근 자주 출제되고 있다. 특히 예산 분야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성(性)인지예산이 출제빈도가 잦다. A책형 문제 3번은 토머스가 제시하고 있는 갈등관리 방안에 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다. 이 안에 따르면 타협이란 자신과 상대방 이익의 중간 정도를 만족하게 하는 것이다. ‘자신과 상대방의 이익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방안’이라고 한 보기 4번이 정답이다. 문제 20번은 성인지예산에 대한 문제다. 이 예산정책이 ‘성 중립적 관점에서 출발한다.’고 한 보기 2번이 옳지 않은 설명으로 정답이다. 성인지예산 정책은 성별 차이로 불평등이 발생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정책이다. 남진우 강사는 “인사, 재무, 지방행정 등 각론분야에서 법령에 관한 문제가 많이 출제가 되고 있어 법령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도움말 에듀윌
  • 건설비리 국토부도 한몫?

    건설현장 비리에는 국토해양부도 한몫했다. 국토부가 위법 건설업체들에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 바람에 시장질서가 깨졌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이 14일 공개한 ‘지방 건설공사 계약제도 운용 실태’에 따르면 국토부는 ‘시공능력 평가자료’ 내용을 허위로 제출한 건설업체 25곳이 2010년 경찰에 적발됐는데도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적발 업체 중 19곳은 이후로도 제재를 받지 않았고 6개 업체는 일부 업종만 제재를 받았는데도 국토부는 현황파악조차 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 감사원은 “국토부는 건설회사의 시공능력 평가 척도인 ‘시공능력평가액’을 조작한 건설업체가 적발되면 관할 지자체에 해당 업체에 대한 영업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행정처분을 지도·감독해야 하는데도 의무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의 방치 탓에 범법행위를 한 25개 건설업체는 영업정지는커녕 2010년 한 해에만 모두 224건의 공사 계약(계약금 총액 135억원)을 따냈다. 국토부는 또 2010년 6월 시공능력평가 자료를 허위로 제출해 영업 정지를 포함한 행정처분을 받은 54개 업체 가운데 69%인 37개 업체의 시공능력평가액을 재산정하지 않고 방치했다. 덕분에 시공능력평가액이 삭감되지 않은 위법업체들은 영업에 아무런 지장도 받지 않았다. 이에 감사원은 위법업체들에 대한 행정처분과 시공능력평가액 재산정이 이뤄지도록 조치할 것을 국토부에 요구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씨줄날줄] 섬마을 선생님/임태순 논설위원

    섬은 바다를 통해 온 세상과 연결되는 열린 공간이지만 또 바다로 인해 닫혀 있는 폐쇄된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개방, 발전의 이미지보다는 낙후, 정체의 이미지가 더 크게 다가온다. 경제개발이 막 시작되던 1960년대 섬 색시들에게 총각 선생님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특히 총각 선생님이 서울에서 왔을 때에는 더욱 그랬다. 서울은 번영의 상징이자 동경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인텔리이자 사회적 지위가 대단한 선생님과 결혼하는 것은 가난의 탈출구이자 행복의 징검다리였다. 산업화 시대 섬 색시의 도시를 향한 열망과 좌절을 노래한 것이 원로가수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다. 섬마을 선생님이 다시 세인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1972년이었다. 목포에서 뱃길로 네 시간이나 떨어진 전남 신안군 사치분교 농구단이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잇따라 도시 아이들을 격파하고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섬개구리 만세’의 신화를 일군 사람들은 부부 교사로, 이들은 생나무와 사과 궤짝으로 농구대를 만들고 농구공을 처음 만져 보는 아이들과 구슬땀을 흘려 기적을 일구어 냈다. 부부 교사의 희생과 헌신에 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감동을 받았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직원공제조합이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제1회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 수상자에 섬마을 선생님이 선정됐다. 전남 진도군 조도고 조연주 교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편부모, 조손가정 학생들을 위해 사비를 들여 저녁 급식을 제공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동아리, 독서, 봉사활동 등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덕분에 진도에서 뱃길로 한 시간 들어가는 조도에서 처음으로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하기도 했다. 세계 바둑 1인자 이세돌 프로기사는 목포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 가야 하는 전남 신안군 비금도 출신이다. 그에게 섬마을 선생님은 아버지였다. 교편을 잡다 농사를 짓던 아버지는 바둑에 대한 아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를 바둑의 길로 이끌었다. 물론 그는 서울로 바둑 유학을 와 대성했지만 아버지의 교육자적 안목, 혜안이 아니었으면 평범한 사람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오늘날 섬은 인구가 줄면서 더욱 외로워지고 고독해지고 있다. 사치분교만 해도 전교생이 78명이었지만 조도고는 28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선생님의 열정과 애정, 희생이 있으면 교육 사각지대의 섬 학생들도 빛을 볼 수 있다. 조연주 교사와 같은 섬마을 선생님이 많으면 우리는 진흙 속에서 더 많은 진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신촌 대학생 살해’ 前여친도 가담했다

    ‘신촌 대학생 살해’ 前여친도 가담했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일어난 대학생 살인 사건에는 피해자 김모(20)씨의 전 여자친구 박모(21)씨도 개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서대문경찰서는 3일 박씨를 살인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김씨를 40여 차례나 흉기로 찌르고 둔기로 때린 고교생 이모(16)군과 대학생 윤모(18)씨, 범행 현장에 있었던 고교생 홍모(15)양 등 3명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당초 알려진 이군 등 외에 박씨는 살해 현장에 없었지만 평소 이군 등이 김씨를 죽이고 싶어 하는 말을 자주 듣는 등 이군이 김씨를 죽일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박씨에게 살인 방조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블로그에 ‘진심으로 니가(김씨) 죽었으면 좋겠어.’라는 글을 남겼다. 사건 당일인 30일 이군 등은 경찰에서 “박씨에게 오늘 김씨를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군은 또 범행을 저지른 뒤 박씨의 글 밑에 ‘확인 완료’라고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군이 김씨를) 손봐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일상적인 다툼 수준일 것이라고 여겼다.”면서 “죽이겠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달 30일 “(이군에게) 그동안 심한 말을 한 것을 사과하고 컴퓨터 그래픽 카드 등을 주고 싶다.”며 오후 7시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마침 이군의 집에 과외를 하러 간 박씨, 함께 있던 홍양도 이군과 함께 김씨를 만나러 갔다. 윤씨는 경기 의정부의 집에서 흉기와 둔기, 전기선을 준비해 김씨와 약속한 장소인 2호선 신촌역 부근으로 향했다. 박씨는 금방 자리를 떴고 이군 등은 창천동 바람산공원으로 갔다. 아무 말 없이 가다가 이군과 김씨가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됐다. 김씨는 이군에게 “너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오후 8시 15분쯤 기회를 보던 윤씨가 준비한 전기선으로 김씨의 목을 감았고, 이군이 흉기로 먼저 찌른 뒤 윤씨도 함께 찔렀다. 사건은 온라인에서 가까워진 친구들이 사이가 틀어지면서 원한이 생기고 서로를 비난하다 벌어졌다. 피의자 4명은 인터넷 코스프레 사이트에서 알게 됐다. 실제 이름보다는 온라인상의 닉네임을 부르며 돈독해졌던 이들은 인터넷 밴드를 주제로 스마트폰 채팅 카카오톡방을 만들었고, 수차례 직접 만나기도 했다. 김씨는 박씨가 활발하게 활동한 사령카페 등에 반감을 가지면서 관계가 멀어졌다. 평소 이군 등의 사령에 대한 대화 흐름을 자주 끊은 것이다. 지난 2월쯤 카카오톡방 회장인 박씨가 물러난 뒤 김씨가 스스로 회장으로 나섰다. 또 지난달 초 김씨가 박씨에게 헤어지자고 통보하자 박씨와 가까웠던 이군 등은 김씨를 더 좋지 않게 보았다. 이군 등이 김씨 몰래 다른 카카오톡방을 만들자 김씨는 이군 등을 비난했다. 이군 등의 새 대화방을 “사령카페 소굴”이라 부르고, 홍양에게 이군과 헤어지라는 문자까지 보냈다. 경찰은 “여자친구까지 간섭한 사실에 이군의 원한이 깊어졌다.”고 설명했다. 이군은 또 다른 스마트폰 메신저인 틱톡에서 홍양의 소개로 같은 인터넷 코스프레 사이트 회원인 피의자 윤씨와 친해지게 됐다. 이군은 평소 윤씨에게 김씨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죽여 버리고 싶다.”고 했고 윤씨가 “돕겠다.”고 했다. 결국 살인 공모는 실행됐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문화마당] 기적의 신비/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기적의 신비/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루르드’(Lourdes,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 2009년)라는 영화가 있다. 루르드는 프랑스 남서부의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성모 발현을 공인받아 유명해진 가톨릭의 성지이다. 매년 세계 각지로부터 약 600만명의 관광객과 순례자가 찾아오는 루르드는 ‘기적의 땅, 치유의 땅’으로 일컬어진다. 1858년 14세 소녀 베르나데트 수비루가 성모 발현을 체험한 마사비엘 동굴에서 성모의 말씀대로 샘을 파, 그것을 마신 이들이 치유의 은사를 입었다는 소식이 퍼져나가면서 동굴의 샘물은 기적의 샘물이 되었고, 지금도 기적에 대한 소망을 안고 병을 치유하려는 사람들이 루르드로 모여든다. 사실 기적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신의 존재 혹은 초월적 현상 등 이성이나 논리로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유사 이래 철학, 종교, 과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규명하고자 애써 왔던 가장 본질적인 담론과 관련된 것이기도 하다. 토마스 아퀴나스 같은 신학자는 신의 존재를 논증하고자 했고, 리처드 도킨스 같은 과학자는 ‘만들어진 신’에서 불가지론을 들어 신의 존재를 부인한다. 그런 맥락에서 영화 ‘루르드’는 매우 흥미로운 텍스트이다. 영화의 주인공 크리스틴(실비 테스튀)은 전신이 마비되어 휠체어에 묶여 있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수프를 떠먹을 수도, 옷을 갈아입을 수도 없다. 그녀는 답답한 일상을 떠나기 위해 루르드로 왔고 그곳에서 침수의식과 기도를 바친다. 그런데 그녀의 기도는 그리 절실해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거의 모든 것에 냉담하고 의욕도 없어 보인다. 그런 그녀에게 기적이 찾아온다. 꿈에서 목소리를 들은 이후 그녀가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의 영화 내용은 타종교 신자들이나 신앙을 가지지 않은 이들로서는 특정 종교와 관련된 현상이라고 여겨져 그다지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면모와 재미는 이후부터이다. 사람들은 신심이 돈독해 보이지도 않는 크리스틴에게 왜 ‘기적’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의아해한다. 그들은 내가 아닌 그녀에게 일어난 기적에 대해 질투하고, 정말 기적이 맞는지 의심한다. 영화 ‘루르드’가 기적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은 이성적·논리적으로 추론되지 않는 현상에 대해 황당무계함이나 비현실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가장 영리하게 처리한 사례이다. 영화는 크리스틴의 ‘기적’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그녀를 쓰러뜨린다. 온몸을 뒤덮은 마비에서 풀려나 호감을 갖게 된 남자와 즐겁게 춤을 추던 크리스틴은 휘청하면서 쓰러진다. 지켜보던 사람들의 술렁임. 크리스틴은 부축을 받으며 휠체어에 앉아 춤추는 사람들을 지켜본다. 이 얼마나 잔인한가? 옥죄던 마비에서 벗어나 비로소 육신의 자유를 누리던 그 기쁨의 정점에서 다시 쓰러뜨리다니. 물론 본디 마비상태로 돌아간 것인지, 일시적인 피로현상인지 불확실하게 처리함으로써 보는 이들의 상상에 맡기는 전략을 택하고 있지만, 그 어떤 쪽이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기적의 신비’인 까닭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기적을 체험하는 일은 얼마나 될까? 아니, 기적이란 무엇이며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기적을 종교적 신비현상으로 접근하면 희귀하고 불가사의한 것이지만, 세속적으로 생각하면 기적은 희망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삶이 엄혹하고 고통스러울 때 기적을 바란다. 기적은 그를 고통으로부터 곧추세우고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이므로 곧 희망인 것이다. 3·11 대지진으로 쓰나미에 휩싸여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일본 소년의 축구공이 알래스카까지 떠내려 와 발견되어 소년에게 곧 전달될 것이라는 외신이 있었다. 모든 것을 쓰나미가 쓸어가 버린 줄 알았는데 대륙을 넘고 대양을 건너 소년의 소중한 추억이 살아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기적이고, 이것이 희망 아닌가. 그래서 ‘루르드’의 마지막 장면, 크리스틴의 입가에 떠오른 엷은 미소는 기적의 신비를 체험한, 기적이 희망임을 안 자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인 것이다.
  • [데스크 시각] “한국은 美·中, 어느 편인가요?”/김균미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한국은 美·中, 어느 편인가요?”/김균미 국제부장

    “중국의 군사적 부상이 위협적인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일본 간 정책 조율이 필요한데, 일본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선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다카하시 수기오 방위성 방위정책국 주임연구관) “한국이 일본과는 지정학·경제적으로 달라 대중 정책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일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한·중관계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중국의 해상능력 확장에 대해 서로 논의해야 한다.”(사카다 야수요 간다대 교수·여) 최근 일본 안보 전문가들의 최대 관심은 중국의 급부상 속에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인 것 같다. 지난주 도쿄와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를 방문하면서 만난 미국과 일본 관계자들, 특히 일본 측 전문가들로부터 받은 인상이 그렇다. 더욱이 도쿄 시내 아메리칸센터에서 ‘한·미·일 관계와 안보’를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일본의 안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중국의 부상을 최대 안보 위협으로 꼽으며,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편을 택할지에 대한 우려를 표시해 흥미로웠다. 간다대 사카다 교수에게 “왜 그런 걱정을 하죠. 그럴 만한 계기가 있었나요.”라고 되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지난 2010년 남중국해 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일본이 한목소리로 중국을 ‘비난’할 때 한국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고. “미국이나 일본처럼 드러내놓고 아세안 편을 들 수는 없었겠지만 전혀 존재감을 찾을 수 없었다. 중국 문제에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답변에서 ‘우려 섞인 서운함’마저 묻어났다. 일본 전문가들의 우려를 들으면서 함께 갔던 사람들끼리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 정책이 성공했나 보네, 미국과 중국도 일본의 걱정처럼 생각해야 할 텐데.”라며 웃어 넘겼다. 중국의 급부상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의 최대 변수로 부상한 지 이미 오래다. 국방비 증가와 해군력 확장 추세는 특히 한국과 일본, 아시아 중시 정책을 표방한 미국의 신경을 건드린다. 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3국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국제 안보 환경의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중국의 부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정부 내는 물론 학계에서도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미국은 이번 주 베이징에서 제4차 미·중 전략대화를 갖는다. 시각장애인 중국 인권변호사의 탈출 사건으로 인권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다시 떠올랐지만 안보와 경제, 인권 문제는 분리해 대응한다는 실용적 분위기가 워싱턴과 베이징에서 감지된다. 물론 최대 강국들이기에 가능한 ‘과감한’ 선택이다. 일본도 중국이 ‘잠재적 적’인지 아니면 ‘잠재적 파트너’인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놓았다. 일본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21세기 안보는 군사적 위협뿐 아니라 경제, 에너지, 환경 등으로 전선이 확대됐다. 사안에 따라 파트너가 될 수도,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면서 “경쟁과 협력의 균형을 유지하려면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올해는 한·중 수교 2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일본과 큰 차이가 있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해진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우호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때문에 약간의 우클릭 내지 좌클릭은 몰라도 누가 집권하든 상관없는 한미·한중 정책의 마지노선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안보와 경제, 인권 문제에 있어 협력과 경쟁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모호성을 유지할 필요는 있지만 정부와 대선 주자들은 장기적 비전에 근거한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이 미국편인지, 중국편인지 묻는 질문을 받더라도 걱정하지 않을 테니까. kmkim@seoul.co.kr
  • 독서실·편의점 시간당 4300원도 안된다

    독서실·편의점 시간당 4300원도 안된다

    독서실 총무, 서점 관리원, PC방 관리자. 고시촌에서 인기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다. 일도 하면서 책과 접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르바이트 수요가 많다는 것을 악용, 업주들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실에서 일하는 아르바트생의 89.3%가 최저 시급도 안 되는 4300원 미만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서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중 88.9%도 같은 답을 내놨다. 편의점이나 PC방 아르바이트의 임금 지급 여건도 마찬가지였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의 77.4%가, PC방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중 63.6%가 4300원 미만의 시급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한 아르바이트생은 “책을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이유로 주인들이 최저임금 수준 이하를 주고 있다.”며 “그나마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참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식당이나 배달·커피숍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나았다.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는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각각 29.4%, 29.4%, 29%로 비교적 낮았다. 이들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응답한 고시생 가운데 4600원 이상의 비교적 높은 시급을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55.9%, 58.8%, 29%였다. 상대적으로 시급이 높지만 일이 힘들고 책을 끼고 있지 못하는 단점이 있는 업종이다. 성별로는 남성 응답자의 46.6%, 여성 응답자의 35.6%가 최저임금 미만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임금 지급 상태가 괜찮은 편인 식당·커피숍에서 여성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시생의 78.8%, 커피숍 아르바이트의 90%가 여성이었다. ●1년이상 ‘장수생’들 임금 더 열악 특히 수험생활을 시작한 지 1년 미만인 고시생보다 1년 이상 ‘장수생’들의 임금상태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활 1년 미만 고시생 가운데 최저 시급보다 못한 임금을 받는 비율은 36.4%다. 하지만 이에 해당하는 1년 이상 고시생은 44.4%에 달했다. 이에 대해 이춘성 노무사는 “고시생활을 오래할수록 합격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질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임금보다는, 돈을 좀 적게 받아도 시험에 영향을 덜 받는 쉬운 일을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설문조사에서 ‘별도의 휴식시간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41.3%에 달했다. 또 ‘휴식시간은 있지만 일이 생기면 바로 일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2.9%, 전산상 기록만 남긴다고 응답한 비율은 1%로 나타났다. 제대로 휴식시간을 갖지 못하는 고시 아르바이트생이 65.2%인 셈이다. 근로기준법(54조)은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0명 중 4명 “주휴 수당도 없다” 특히 수험생활 1년 이상 된 수험생들이 아르바이트 중 휴식 실태가 더 열악했다. ‘휴식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응답은 수험생활 1년 미만 아르바이트생 중에는 68.6%이지만, 수험생활 1년 이상 아르바이트생은 72.8%나 됐다. 또 남자 고시생(73.2%)이 여자 고시생(68.8%)보다 아르바이트 시간 중 휴식을 잘 갖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 중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에서 휴식시간 규정이 가장 안 지켜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고시생 중 ‘별도의 휴식시간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20.3%였다. 독서실(19.8%), 식당(8%), 커피숍(7.1%), 배달(4.7%), PC방(3.3%), 서점(1.9%) 순으로 나타났다. 또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40.7%, 주휴수당이 있는지 몰랐다는 응답도 37.7%로 조사됐다. 근로기준법(55조)에 따르면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 ●고시촌 고용가이드라인 조기 마련을 안전규정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31조)에는 정기적으로 안전·보건에 관한 교육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전교육을 받았다는 응답자는 29.1%에 그쳤다. 교육을 받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62.9%에 달했다. 업종별로 독서실 아르바이트생은 81.3%가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고, 편의점(77%), 커피숍(71%) 순으로 높았다. 또 안전교육이 특히 필요한 배달 아르바이트도 안전교육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답한 고시생 가운데 70.6%가 안전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식당·PC방(각 63.6%), 서점(55.6%)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안전교육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아르바이트 고시생들의 열악한 여건에 대해 이종필 청년유니온 전 조직팀장은 “최저임금을 조사하다 보면 ‘우리 사장님도 힘든데’라면서 자기권리를 포기하는 근로자들을 많이 본다.”면서 “이렇게 사용자와 근로자 둘 간의 관계로 문제를 풀다보면 열악한 환경이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당국이 고시촌의 특수 업종에 대한 고용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지도·감독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2만~3만원 렌즈 i현미경·유전자 해독기… 첨단 과학기기 ‘스마트 혁명’

    2만~3만원 렌즈 i현미경·유전자 해독기… 첨단 과학기기 ‘스마트 혁명’

    첨단 과학기기는 다 비싼 것일까. 전문적인 과학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학회에 가입하거나 회비를 내고 과학저널을 꼭 구독해야 하는 것일까. 르네상스 이후 과학은 세분화되면서 동시에 전문화된 길을 걸었다. 좀 더 세밀한 연구를 하기 위해 점점 더 비싼 장비들이 개발됐고 이 때문에 과학은 과학자들만의 세계가 됐다. 오랫동안 당연시되던 과학계의 상식에 ‘스마트 혁명’이 도전하고 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걸쳐 수백만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이 출시된 상황에서 과학도 예외일 수는 없다. 단순히 주기율표를 보여 주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전문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앱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학자와 발명가가 되고 싶은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이런 앱에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공계 학생과 연구자들의 필수 아이템이었던 공학용 계산기가 스마트폰 앱에 자리를 내어 준 것처럼 과학 정보를 담은 두꺼운 책과 인터넷 사이트들, 고가의 장비들이 물러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i현미경(iMicroscope)은 스마트폰을 현미경으로 바꿔 준다. 앱을 다운로드받고 특별히 스마트폰용으로 제작한 렌즈를 부착하면 원하는 크기까지 확대가 가능하고, 사진으로 찍은 후 배율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도 있다. 광학현미경의 경우에는 가져다대고 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i현미경은 현미경이 비싸다는 상식도 깼다. 렌즈는 2만~3만원이면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유전자 해독기(Genetic decoder)도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종류의 DNA와 RNA 등 유전자 정보가 수록돼 있고 원하는 부분만 골라 해독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전자 해독을 하는 연구자가 자신이 밝혀낸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면 서버를 통해 즉시 전 세계의 모든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그들의 내면을 보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아이폰용 원소 정보(The Elements of IPHONE)는 화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써봐야 할 ‘강추’ 앱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원소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세세하게 적혀있고 앞으로 발견되거나 만들어질 수 있는 원소에 대한 정보도 수록돼 있다. 원소의 무게, 사용처, 안정성, 분해법은 물론 인공지능 검색엔진인 ‘울프람 알파’와도 연계돼 있어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가 등장한다. ‘울프람 알파’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앱이다. 간단한 산수부터 미적분이나 공학적 해석, 이산수학 등 전문적인 영역의 수학 문제도 가볍게 풀어준다. 특히 ‘고양이의 수명은 얼마인가?’라거나 ‘오른쪽 다리가 당기는 느낌이 들면 어떤 병을 의심해 봐야 하는가?’ 같은 고차원적이고 복합적인 질문에도 척척 답을 내놓는다. 진화된 형태의 백과사전인 셈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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