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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 총각과 결혼하세요”...베트남 유학생에 결혼 권유한 문경시[이슈픽]

    “농촌 총각과 결혼하세요”...베트남 유학생에 결혼 권유한 문경시[이슈픽]

    농촌 미혼 남성과 베트남 유학생경북 문경시, 만남 주선 사업 추진“명백한 성차별, 인종차별”반발에 부딪혀 결국 중단 경북 문경시가 농촌 총각과 베트남 유학생의 만남을 주선하는 사업을 추진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중단됐다는 사실이 4일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서 문경시가 발행한 국제결혼 관련 홍보물을 발견했다. 홍보물은 ‘인구증가를 위한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추진 협조문’이라는 제목으로, 이 홍보물은 행정사합동사무소로 보내졌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협조문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문경시로 공문을 보냈고, 시는 지난달 4일 공문을 통해 문경시가 발행한 문서가 맞다고 밝혔다. 해당 공문에는 “농촌의 인구 증가와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혼인 연령을 놓친 농촌 총각과 베트남 유학생의 자연스런 만남을 통한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를 추진코자 하오니 많은 협조를 바란다”며 맞선과 교제, 출산, 보육과 관련한 문경시의 지원 내용이 담겼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인 문경시가 추진한 사업은 그 자체로 이주여성에 대한 성차별, 인종차별”이라며 “뿐만 아니라 세금으로 운용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을 민간 행정사에 요청한 것은 매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업적 국제결혼의 문제를 관리 감독해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그 역할을 방기하고,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베트남 유학생, 아무 남자하고도 결혼할 수 있는 대상인 것처럼 만들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뜻을 함께할 단체 및 개인을 모집한 뒤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익인권법재단 등 64개 단체와 개인 143명이 서면으로 뜻을 함께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레티마이투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진정 취지를 설명했으며 이후 베트남유학생들의 발언과 한국이주여성연합회 왕지연대표, 충북폭력피해이주여성상담소 정승희 소장, 유엔인권정책센터 임현희 팀장,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고기복 대표 등이 발언이 이어졌다. 베트남 유학생 A씨는 “우리 유학 비자를 가진 베트남 학생들은 꿈을 이루고자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다”며 “모든 베트남인들이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해서 한국에 왔다고 여기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베트남 유학생 B씨는 “지방자치단체가 인구감소, 저출산, 노령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일”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대책이 농촌총각과 베트남 유학생의 결혼을 추진하는 것이라니 너무도 모욕적이며 베트남 유학생 당사자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경시는 베트남 유학생은 마치 경제적 지원과 비자문제 해결만 된다면 아무 남자하고도 결혼할 수 있는 대상인 것처럼 만들었다”며 “이는 여성을 농촌의 출산도구쯤으로 여기는 성상품화이며, 특히 내국인 여성의 대체하는 방식으로 베트남 여성을 지목한 것은 명백한 인종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백소윤 변호사는 진정 내용을 요약해 발표했으며 진정인과 대표 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또한 문경시장의 사과와 공무원에 대한 인종차별 방지 교육도 요구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문경시는 “해당 사업을 중단하고 국가인권위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호주에 쥐가 얼마나 많으면…민물고기 입속에서 쥐 대거 나와

    호주에 쥐가 얼마나 많으면…민물고기 입속에서 쥐 대거 나와

    호주 남동부 지역에서 낚시로 잡은 커다란 민물고기 입속에 방금 전 집어삼킨 것으로 보이는 쥐가 열 마리나 들어있는 모습이 공개돼 현재 이곳에 쥐가 얼마나 많은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데일리메일 호주판 2일자 보도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주 더보에 사는 낚시꾼 애런 그레이엄은 얼마 전 지역 매쿼리강에서 낚시를 하다가 몸길이 80㎝에 달하는 민물 대구인 머리 코드(Murray cod·학명 Maccullochella peelii)를 낚았다.그레이엄은 “기존에 잡히던 머리 코드의 몸길이는 보통 40~55㎝이지만, 최근 호주 남동부에서 쥐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이들 물고기의 크기 역시 2배로 커졌다”고 말했다. 이는 물고기가 한번에 몇백 마리의 쥐가 먹이를 찾기 위해 강을 헤엄쳐 건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엄은 물에 빠져 죽는 쥐들로부터 나는 냄새가 너무 지독해서 낚시에 성공하자마자 물고기 속에 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그레이엄에 따르면, 올해 머리 코드의 평균 몸길이는 65~70㎝로 기존보다 더 크고 뚱뚱하다. 그는 자신이 물에서 낚는 머리 코드의 수 역시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하루 평균 20마리를 잡고 있는데 이전에는 하루 5~10마리가 정상이었다”면서 “어떤 날에는 42마리를 잡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이 강에서 낚시를 해왔지만 이렇게 잘잡히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쥐들이 강을 헤엄쳐 건너는 현상이 워낙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어 쥐들이 물을 건너는 움직임을 흉내내 물고기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머리 코드는 쥐 때문에 멸종할 우려가 있다. 왜냐하면 쥐를 잡기 위한 대책으로 쥐약을 살포했을 때 그 영향이 쥐를 잡아먹는 이들 물고기에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한편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지난 8개월간 지역 사회로부터 쥐떼 창궐을 종식시키기 위한 압박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고독성 쥐약인 브로마디올론을 5000ℓ 정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 쥐약은 현재 호주에서 농업용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호주 작물보호제∙동물약품관리청(APVMA)이 사용을 승인하면 주정부는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호주 농무부는 이번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5000만 호주달러 규모의 정부 대책 일부분으로 이런 조치를 발표하면서도 이 쥐약은 피해 전역에 쥐를 살상하기 위해 네이팜탄을 쏘는 것과 맞먹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독극물은 주거 환경에서 사용을 승인한 퍼스 전역의 올빼미와 뱀 같은 포식자들로부터 높은 수준으로 검출됐다고 에디스코완대 연구진은 지적한 바 있다. 연구를 이끈 에디스코완대의 로버트 데이비스 박사는 “브로마디올론의 승인은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다. 잠재적으로는 먹이사슬 전체까지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면서 “이 쥐약을 도입하면 다음 번 쥐떼 창궐에는 피해가 훨씬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빼미와 솔개, 뱀 그리고 큰도마뱀과 같은 상위 포식자가 사라지면 자연의 유해조수 구제 능력 역시 모두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농부들은 현재 브로마디올론의 대체 쥐약인 인산아연을 사용해 쥐를 박멸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주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스 박사 역시 “두 쥐약 중에서는 인산아연이 더 낫다는 데 동의한다. 브로마디올론 사용을 승인하는 나라는 서방 세계에는 아마 없을 것”이라면서 “만일 APVMA의 승인이 떨어지면 호주에서 브로마디올론 사용이 허가되는 사례는 2016년 이후 처음이 된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깊은 수면’ 0분… 30대男 평균 수면점수의 절반도 안 돼

    ‘깊은 수면’ 0분… 30대男 평균 수면점수의 절반도 안 돼

    정보기술(IT) 업체 개발자인 홍모(39) 차장은 오전 5시 30분 스마트폰 알람에 천근 같은 눈꺼풀을 억지로 떴다. 5분, 10분 전 두 차례 알람이 지난 뒤였다. 지난밤 12시 무렵 잠자리에 들었던 홍 차장은 가족들이 깰세라 숨죽인 채 씻고 현관을 나섰다. ●4차례 환승 ‘파김치’… 맞벌이 육아로 탈출구 없어 출근길 그의 마음을 무겁게 누른 건 전날 목욕을 하지 않고 아빠와 더 놀겠다고 떼를 쓰던 여섯 살, 네 살 두 아들에게 인상을 쓰며 소리 지른 기억이다.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아빠 눈치를 보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몰려 왔다. 오랜 전세살이를 끝내고 2017년 경기 김포신도시에 생애 첫 집을 마련한 홍 차장은 시내버스→김포경전철(고촌역)→9호선(김포공항역)→3호선(고속터미널역)→마을버스로 서울 양재동 회사까지 총 4차례 환승한다. 일명 골병라인이라 불리는 김포경전철을 타고 떠밀려 환승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파김치다. 시간 빈곤자인 그가 가족들에게 아빠, 남편 역할을 하기 위해 줄일 수 있는 건 수면 시간밖에 없다. ●서울 직장인 6시간 12분 수면… 1년 새 30분 줄어 2일 서울신문이 매일 2시간 안팎의 장거리 통근을 하는 직장인 2명의 동의를 받아 수면의 질과 스트레스 지수, 심박수 등 생체정보를 측정한 결과 둘 다 수면장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의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4일 출근길을 동행한 홍 차장의 전날 수면 시간은 5시간 46분. 수면 중 깬 시간을 빼면 5시간 6분이었다. 그는 “저녁 8시 집에 도착해 가족과 식사 후 두 아들을 씻기고 집안 정리를 하다가 취침했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에 기록된 수면 시간은 ‘깊은 수면’ 0분, ‘얕은 수면’ 3시간 40분, ‘렘수면’ 1시간 26분이다. 건강 앱으로 측정된 그의 수면 점수는 36점(100점 만점). 30대 남성의 평균인 70점에 훨씬 못 미친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홍 차장의 수면 상태와 주간졸림증척도(ESS)를 판독해 수면장애와 수면호흡장애가 의심된다고 진단했다. 주 교수는 “깊은 수면이 0분인 점과 홍 차장이 정상 범주로 써낸 ESS 결과(4점)를 보면 스스로 수면장애 상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홍 차장은 흡연 이력이 없고 음주 횟수도 많지 않지만 하루 평균 3~4잔의 커피를 마신다. 주 교수는 “커피에 의존하는 습관이 수면 상태를 악화시킨다”며 “지속적인 수면호흡장애는 대사성 질환이나 뇌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여의도까지 편도 1시간 50분을 출근에 쓰는 김지환(41·가명)씨의 스트레스 지수는 출근과 퇴근 시점에 최고치에 달했다. 그의 몸은 장거리 통근의 부담을 전하고 있다. 흡연과 음주를 전혀 하지 않는 김씨의 수면 시간은 4시간 30분 안팎. ‘깊은 수면’이 전체의 8.3%인 22분에 그쳤다. 서울신문이 데이터분석업체 케이스탯리서치와 함께 서울의 아파트 거주 통근자 11만 4918명의 출근시간별 수면 시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일 1시간 이상 출근하는 직장인의 수면 시간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출근 시간이 1시간 30분 이상인 직장인의 수면 시간은 2019년 6시간 42분에서 지난해 6시간 12분으로 30분 줄었다. 1시간~1시간 30분 미만 직장인도 2019년 6시간 54분에서 지난해 6시간 36분으로 18분 감소했다. 반면 출근 시간이 30분~1시간 미만인 직장인은 큰 변화가 없었다. 홍승봉(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짧은 장거리 통근자들은 수면 리듬이 깨지기 쉽고 수면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도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박재홍·이태권·고혜지 기자 maeno@seoul.co.kr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 ‘깊은 수면’ 0분… 30대男 평균 수면점수의 절반도 안 돼

    ‘깊은 수면’ 0분… 30대男 평균 수면점수의 절반도 안 돼

    정보기술(IT) 업체 개발자인 홍모(39)씨는 오전 5시 30분 스마트폰 알람에 천근 같은 눈꺼풀을 억지로 떴다. 5분, 10분 전 두 차례 알람이 지난 뒤였다. 지난밤 12시 무렵 잠자리에 들었던 홍씨는 가족들이 깰세라 숨죽인 채 씻고 현관을 나섰다. ●4차례 환승 ‘파김치’… 맞벌이 육아로 탈출구 없어 출근길 그의 마음을 무겁게 누른 건 전날 목욕을 하지 않고 아빠와 더 놀겠다고 떼를 쓰던 여섯 살, 네 살 두 아들에게 인상을 쓰며 소리지른 기억이다.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아빠 눈치를 보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몰려 왔다. 오랜 전세살이를 끝내고 2017년 경기 김포신도시에 생애 첫 집을 마련한 홍씨는 시내버스→김포경전철(고촌역)→9호선(김포공항역)→3호선(고속터미널역)→마을버스로 서울 양재동 회사까지 총 4차례 환승한다. 일명 골병라인이라 불리는 김포경전철을 타고 떠밀려 환승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파김치다. 시간 빈곤자인 그가 가족들에게 아빠, 남편 역할을 하기 위해 줄일 수 있는 건 수면 시간밖에 없다. ●서울 직장인 6시간 12분 수면… 1년 새 30분 줄어 2일 서울신문이 매일 2시간 안팎의 장거리 통근을 하는 직장인 2명의 동의를 받아 수면의 질과 스트레스 지수, 심박수 등 생체정보를 측정한 결과 둘 다 수면장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의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4일 출근길을 동행한 홍씨의 전날 수면 시간은 5시간 48분. 수면 중 깬 시간을 빼면 5시간 6분이었다. 그는 “저녁 8시 집에 도착해 가족과 식사 후 두 아들을 씻기고 집안 정리를 하다가 취침했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에 기록된 수면 시간은 ‘깊은 수면’ 0분, ‘얕은 수면’ 3시간 40분, ‘렘수면’ 1시간 26분이다. 건강 앱으로 측정된 그의 수면 점수는 36점(100점 만점). 30대 남성의 평균인 70점에 훨씬 못 미친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홍씨의 수면 상태와 주간졸림증척도(ESS)를 판독해 수면장애와 수면호흡장애가 의심된다고 진단했다. 주 교수는 “깊은 수면이 0분인 점과 홍씨가 정상 범주로 써낸 ESS 결과(4점)를 보면 스스로 수면장애 상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홍씨는 흡연 이력이 없고 음주 횟수도 많지 않지만 하루 평균 3~4잔의 커피를 마신다. 주 교수는 “커피에 의존하는 습관이 수면 상태를 악화시킨다”며 “지속적인 수면호흡장애는 대사성 질환이나 뇌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여의도까지 편도 1시간 50분을 출근에 쓰는 김지환(41·가명)씨의 스트레스 지수는 출근과 퇴근 시점에 최고치에 달했다. 그의 몸은 장거리 통근의 부담을 전하고 있다. 흡연과 음주를 전혀 하지 않는 김씨의 수면 시간은 4시간 30분 안팎. ‘깊은 수면’이 전체의 8.3%인 22분에 그쳤다. 서울신문이 데이터분석업체 케이스탯리서치와 함께 서울의 아파트 거주 통근자 11만 4918명의 출근시간별 수면 시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일 1시간 이상 출근하는 직장인의 수면 시간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출근 시간이 1시간 30분 이상인 직장인의 수면 시간은 2019년 6시간 42분에서 지난해 6시간 12분으로 30분 줄었다. 1시간~1시간 30분 미만 직장인도 2019년 6시간 54분에서 지난해 6시간 36분으로 18분 감소했다. 반면 출근 시간이 30분~1시간 미만인 직장인은 큰 변화가 없었다. 홍승봉(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짧은 장거리 통근자들은 수면 리듬이 깨지기 쉽고 수면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도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박재홍·이태권·고혜지 기자 maeno@seoul.co.kr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 4시간 출퇴근 홍차장, 수면장애 앓고 ‘골골’

    4시간 출퇴근 홍차장, 수면장애 앓고 ‘골골’

    정보기술(IT) 업체 개발자인 홍모(39) 차장은 오전 5시 30분 스마트폰 알람에 천근 같은 눈꺼풀을 억지로 떴다. 5분, 10분 전 두 차례 알람이 지난 뒤였다. 지난밤 12시 무렵 잠자리에 들었던 홍 차장은 가족들이 깰세라 숨죽인 채 씻고 현관을 나섰다. ●4차례 환승 ‘파김치’… 맞벌이 육아로 탈출구 없어 출근길 그의 마음을 무겁게 누른 건 전날 목욕을 하지 않고 아빠와 더 놀겠다고 떼를 쓰던 여섯 살, 네 살 두 아들에게 인상을 쓰며 소리 지른 기억이다.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아빠 눈치를 보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몰려 왔다. 오랜 전세살이를 끝내고 2017년 경기 김포신도시에 생애 첫 집을 마련한 홍 차장은 시내버스→김포경전철(고촌역)→9호선(김포공항역)→3호선(고속터미널역)→마을버스로 서울 양재동 회사까지 총 4차례 환승한다. 일명 골병라인이라 불리는 김포경전철을 타고 떠밀려 환승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파김치다. 시간 빈곤자인 그가 가족들에게 아빠, 남편 역할을 하기 위해 줄일 수 있는 건 수면 시간밖에 없다. ●서울 직장인 6시간 12분 수면… 1년 새 30분 줄어 2일 서울신문이 매일 2시간 안팎의 장거리 통근을 하는 직장인 2명의 동의를 받아 수면의 질과 스트레스 지수, 심박수 등 생체정보를 측정한 결과 둘 다 수면장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의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4일 출근길을 동행한 홍 차장의 전날 수면 시간은 5시간 46분. 수면 중 깬 시간을 빼면 5시간 6분이었다. 그는 “저녁 8시 집에 도착해 가족과 식사 후 두 아들을 씻기고 집안 정리를 하다가 취침했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에 기록된 수면 시간은 ‘깊은 수면’ 0분, ‘얕은 수면’ 3시간 40분, ‘렘수면’ 1시간 26분이다. 건강 앱으로 측정된 그의 수면 점수는 36점(100점 만점). 30대 남성의 평균인 70점에 훨씬 못 미친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홍 차장의 수면 상태와 주간졸림증척도(ESS)를 판독해 수면장애와 수면호흡장애가 의심된다고 진단했다. 주 교수는 “깊은 수면이 0분인 점과 홍 차장이 정상 범주로 써낸 ESS 결과(4점)를 보면 스스로 수면장애 상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홍 차장은 흡연 이력이 없고 음주 횟수도 많지 않지만 하루 평균 3~4잔의 커피를 마신다. 주 교수는 “커피에 의존하는 습관이 수면 상태를 악화시킨다”며 “지속적인 수면호흡장애는 대사성 질환이나 뇌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여의도까지 편도 1시간 50분을 출근에 쓰는 김지환(41·가명)씨의 스트레스 지수는 출근과 퇴근 시점에 최고치에 달했다. 그의 몸은 장거리 통근의 부담을 전하고 있다. 흡연과 음주를 전혀 하지 않는 김씨의 수면 시간은 4시간 30분 안팎. ‘깊은 수면’이 전체의 8.3%인 22분에 그쳤다. 서울신문이 데이터분석업체 케이스탯리서치와 함께 서울의 아파트 거주 통근자 11만 4918명의 출근시간별 수면 시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일 1시간 이상 출근하는 직장인의 수면 시간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출근 시간이 1시간 30분 이상인 직장인의 수면 시간은 2019년 6시간 42분에서 지난해 6시간 12분으로 30분 줄었다. 1시간~1시간 30분 미만 직장인도 2019년 6시간 54분에서 지난해 6시간 36분으로 18분 감소했다. 반면 출근 시간이 30분~1시간 미만인 직장인은 큰 변화가 없었다. 홍승봉(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짧은 장거리 통근자들은 수면 리듬이 깨지기 쉽고 수면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도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박재홍·이태권·고혜지 기자 maeno@seoul.co.kr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 번지는 과수화상병… 쑥대밭 농가는 화병

    번지는 과수화상병… 쑥대밭 농가는 화병

    전국에 과수화상병 경보가 울렸다. 치료제가 없어 한번 걸리면 과수원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과수화상병이 충남·북과 경기, 강원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올 177건… 충주 사과나무 피해 커 1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1~5월 말까지 전국에서 177건의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충북이 112건으로 가장 많고, 경기 35건, 충남 29건, 강원 1건 등이다. 전년보다 충북은 72건 줄었지만, 경기는 25건, 충남은 28건 증가했다. 특히 과수화상병 청정지역이던 충북 단양군과 경기 남양주시에서도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서 농정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에서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사과 주산지로 유명한 충주시다. 지난해 357건이 발생해 과수원 192㏊가 매몰된 충주는 올해도 가장 많은 81건을 기록 중이다. 과수화상병이 심상치않자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22일부터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충주의 한 사과 과수원 주인 A(47)씨는 “올해 1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했던 과수원 2곳이 화상병에 걸려 매몰됐다”면서 “충주 과수원을 모두 매몰하는 방법으로 잠복 중인 균을 모두 없앤 뒤 다시 사과농사를 짓게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지자체와 과수농가들은 초비상이다. 충북도는 134명을 투입해 오는 18일까지 긴급 예찰구역을 발생 과수원 반경 2㎞에서 5㎞로 확대했다. 발생원인이 오리무중이고 치료제마저 없기 때문에 과수화상병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은 나무에 잠복한 균이 적정 기후를 만나 발현되거나 균이 비바람이나 벌, 전지가위 등을 통해 번지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라면서 “현재로선 조기 발견을 통해 감염나무를 즉시 매몰하는 게 확산을 막는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나무 묻는 게 최선… “예방약 내년쯤 성과” 발병하면 과수원은 쑥대밭으로 변한다. 100그루 이상 과수원은 6그루 이상 발생, 100그루 이하 과수원은 5% 이상 발생 때 모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묻어야 한다. 폐원된 과수원은 3년간 과수 농사를 짓지 못한다. 보상금은 나무수령 등을 따져 국비로 지급되는 데 대략 1㏊당 2억 1000만원정도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예방약 개발을 위해 시험 연구 중이라 내년쯤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는 예방약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농가들은 예찰을 강화하고 전지가위 등 농기구들을 소독해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잎과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는 과수화상병은 1793년 미국에서 최초 보고됐다. 국내에선 2015년 경기도 안성의 배 농장에서 처음 발병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공천 자격시험·할당제 폐지… 공정 실현이냐 또 다른 소외냐

    공천 자격시험·할당제 폐지… 공정 실현이냐 또 다른 소외냐

    엑셀·자료해석 능력 등 평가 항목 제시여성·청년·호남 등 할당제도 전면 폐지“특정인만 혜택… 공개 경쟁으로 뽑아야” 당내 신선한 평가 속 실현 가능성엔 의문노동자 등 현장 출신 의원 배출 막을 수도“할당제 대안 내놓으면 긍정적 논쟁 가능”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청년 돌풍’을 몰고 온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파격적 공약으로도 정치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기존 여의도 문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치인 자격시험’, ‘할당제 전면 폐지’ 등은 당내에서는 물론 외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청년세대의 공정 열망을 등에 업고 그가 정치권에 새로 도입하려는 제도들은 공정을 실현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소외를 낳을까.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공약 중 하나로 ‘공천 관련 자격시험제’ 도입을 약속했다. 당이 공천하는 후보들이 ‘일정한 역량’을 보유하도록 연간 몇 차례 시험을 보겠다는 것이다. 공약집에는 ‘자료해석 능력, 독해 능력, 표현력, 컴퓨터 활용능력’ 등을 평가 항목으로 제시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전날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요즘 2030 청년 직장인들 중 엑셀 못 쓰는 사람 없다”면서 “우리 당에 세금을 받아 일하는 선출직 공직자가 있다면 최소한 그런 능력은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엑셀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젊은 세대가 보편적으로 갖춘 ‘기초 능력’을 정치인들도 어느 정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정치인 자격시험 공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바른미래당 대표 출마 선언 당시에도 그는 “청년들은 9급 공무원을 놓고도 무한 경쟁을 한다”면서 지방의원들도 그에 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비슷한 공약을 냈다. 정치인 자격시험은 10년 경력의 ‘청년 정치인 이준석’의 특화 공약인 셈이다. 여기에는 기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청년 세대의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을 가졌다는 청년들의 눈에 비친 정치권은 무능한 곳이며, 그 원인은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불투명한 공천 시스템에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에서 상대적으로 정치적 약자인 여성·청년·호남을 위한 할당제를 모두 폐지하겠다며 이 제도들을 “특정인만을 위한 혜택”이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도 ‘공개 경쟁’으로 뽑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이 같은 공약들이 신선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당직 임명은 물론 공천까지도 친소관계가 작동하는 여의도에서 당대표 후보가 이런 메시지를 낸 것 자체가 상징적 변화란 것이다. 다만 현실 가능성에 대해선 다수가 의문을 표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 공천은 의원들이 관여하는데 갑자기 시험을 본다고 하면 의원들이 수용하겠나. 또 외부에서 우리가 모셔 와야 하는 영입 인재는 어떡할 거냐”면서 “대표가 되면 결국 현실과 타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인의 능력을 컴퓨터 활용능력 등으로 따지고 공천을 공무원시험에 비교하는 시선 자체가 정치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 같은 발상대로라면 사무직 노동자나 대학생, 공무원 생활과 거리가 먼 생산직 노동자 출신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배출되기 어렵다. 할당제 폐지도 국민대표 기관인 의회의 구성을 단조롭게 만들며 경쟁에서 이긴 승자들만의 공간으로 만들 우려가 크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할당제 폐지를 당대표가 얘기하는 순간 감당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여성이 절반이지만 목소리를 충분히 못 내니 할당이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 “호남 할당제 대신에 석패율제 도입을 주장한 것처럼 청년·여성에 대해서도 대안을 내놓는다면 긍정적 논쟁이 가능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강병철·이근아 기자 bckang@seoul.co.kr
  • 정치인 능력, ‘엑셀’이 좌우? 이준석표 공약에 정치권 충격

    정치인 능력, ‘엑셀’이 좌우? 이준석표 공약에 정치권 충격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청년 돌풍’을 몰고온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파격적 공약으로도 정치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기존 여의도 문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치인 자격시험’, ‘할당제 전면 폐지’ 등은 당내에서는 물론 외부 전문가들 사이 평가도 엇갈린다. 청년세대의 혁신 열망을 등에 업고 그가 정치권에 새로 도입하려는 제도들은 공정을 실현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다른 소외를 낳을까.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공약 중 하나로 ‘공천 관련 자격시험제 도입’을 약속했다. 당이 공천하는 후보들이 ‘일정한 역량’을 보유하도록 연간 몇 차례 시험을 보겠다는 것이다. 공약 자료에는 ‘자료해석 능력, 독해 능력, 표현력, 컴퓨터 활용능력’ 등을 평가 항목으로 제시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전날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요즘 2030 청년 직장인들 중 엑셀 못 쓰는 사람 없다”면서 “우리 당에 국민세금을 받아 일하는 선출직 공직자가 있다면 최소한 그런 능력은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엑셀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젊은 세대가 보편적으로 갖춘 ‘기초 능력’을 정치인들도 어느 정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정치인 자격시험은 이준석 ‘시그니처’ 공약 정치인 자격시험 공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바른미래당 대표 출마 선언 당시에도 그는 “청년들은 9급 공무원을 놓고도 무한 경쟁을 한다”면서 지방의원들도 그에 준하는 노력을 해야한다며 비슷한 공약을 냈다. 정치인 자격시험은 10년 경력의 ‘청년 정치인 이준석’의 특화 공약인 셈이다. 여기에는 기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청년 세대의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을 가졌다는 청년들의 눈에 비친 정치권은 자질 논란은 끊이지 않는 곳이며, 그 원인은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불투명한 공천 경쟁 시스템에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이 여성·청년·호남 등 할당제 전면 폐지를 공약하며 “특정인만 혜택을 보는 제도”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당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 선발도 ‘공개 경쟁’으로 뽑겠다고 했다.당내에서는 이 같은 공약들이 신선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당직 임명은 물론 공천까지도 친소관계가 작동하는 여의도에서 당대표 후보가 이런 메시지를 낸 것 자체가 상징적 변화란 것이다. 다만 현실 가능성에 대해선 다수가 의문을 표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 공천은 의원들이 관여하는데 갑자기 시험을 본다고 하면 의원들이 수용하겠나. 또 외부에서 우리가 모셔와야 하는 영입 인재는 어떡할 거냐”면서 “대표가 되면 결국 현실과 타협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할당제 대안 내놔야 긍정적 논쟁 가능” 정치인의 능력을 컴퓨터 활용능력 등으로 따지고 공천을 공무원 시험에 비교하는 시선 자체가 정치에 대한 이해 부족이란 지적도 있다. 이 같은 발상대로면 사무직 노동자나 대학생, 공무원 생활과 거리가 먼 생산직 노동자 출신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배출되기 어렵다. 할당제 폐지도 국민 대표 기관인 의회의 구성을 단조롭게 만들며 경쟁에 이긴 승자들만의 공간으로 만들 우려가 크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회가 변화하는 중이지만 아직 할당제 폐지를 당대표가 얘기하는 순간 감당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여성이 절반이지만 목소리를 충분히 못내니 할당이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 “호남 할당제 대신에 석패율제 도입을 주장한 것처럼 청년·여성에 대해서도 대안을 내놓는다면 긍정적 논쟁이 가능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강병철·이근아 기자 bckang@seoul.co.kr
  • 엮고 꿰니 풍경 와우… 찍고 먹고 핫플 원더풀

    엮고 꿰니 풍경 와우… 찍고 먹고 핫플 원더풀

    바야흐로 로컬(지역)의 시대다. 이른바 ‘중앙’(中央)의 틀에서 벗어나 지역 고유의 삶과 문화를 톺아보려는 시도들이 늘고 있다. ‘관광두레’는 그중 하나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용 중인 지역 관광 활성화 사업이다. 지역의 관광 공동체 발굴부터 사업화 계획, 창업과 경영 개선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기존 공간을 재해석하고, 덜 알려진 구슬 같은 관광지들을 엮어 보배로 만들어 내는 일, 그러니까 ‘묶어 주고 이어 주기’가 관광두레의 모토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지역 주민들이 만든 프로그램 중엔 독특하고 재밌는 것들이 꽤 많다. 이번 여정은 강원 일대에서 명자깨나 날리고 있는 관광두레를 찾아간다.●청년 농부들의 의기투합… 농업·관광 결합한 ‘두레’ 평창 미탄(美灘)의 청옥산으로 먼저 간다. 관광두레 ‘WOW:미탄’(와우미탄)을 찾아가는 길이다. 작지만 강한, ‘강소농’ 청년 농부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동맹체다. 청옥산 농원, 산너미 목장, 연화 농장, 어름치 마을 등이 회원이다. 와우미탄은 농업에 관광이 결합된 형태다. 사업장은 청옥산 육백마지기 자락에 매달려 있다. 육백마지기는 이 일대 풍경의 주인과도 같은 곳이다. 너무 유명해져 발디딜 틈 찾기도 쉽지 않다. 한데 많은 관광객들이 밀려드는 것에 견줘 정작 지역의 향기를 느낄 만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관광객 입장에선 토속 먹거리나 체험 프로그램이 없어 아쉬웠고, 주민 입장에선 가방 가득 먹을 걸 싸와서는 쓰레기만 잔뜩 만들고 가는 관광객들이 야속했다. 이재용(35) 청옥산 농원 대표에 따르면 “차박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도회지에서 먹을 것을 사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미탄우체국으로 배송한 뒤 현지에서 수령하는 방법까지 고안해 냈다”고 한다. 주민과 관광객들 사이에 긴장 관계가 형성된 건 그 때문이다. 와우미탄 회원들은 육백마지기에 머물며 관광객들을 상대로 필요한 게 뭔지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가 반영된 것이 ‘미탄소풍’이란 프로그램이다. 여행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토속 프로그램들과 와우미탄 연계 이벤트가 한가득이다. 주민 입장에선 지리적 이점을 한껏 활용하고, 관광객들로선 여행의 풍요를 만끽할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열매 냄새 NO!… 옆으로 뻗은 청옥산 은행나무 숲 청옥산 농원은 은행나무 숲으로 이름난 곳이다. 평창 남쪽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꽤 ‘힙’한 편이다. 한데 이름에서 어딘가 옛 세대의 여운도 느껴진다. ‘뉴트로’(새로움의 뉴+복고의 레트로)를 중시한 주인장의 의도가 담긴 듯하다. 여기 은행나무는 외형이 독특하다. 보통의 은행나무처럼 위로 솟구치지 않고 옆으로 가지를 펼쳤다. 언뜻 관목처럼 보이기도 한다. 배나무를 연상하면 좀더 알기 쉽겠다. 이 은행나무들은 모두 개량종이다. 약재로 쓰이는 잎을 따기 쉽도록 키를 낮추고 옆으로 가지를 펼치게 했다. 열매에서 나는 쿰쿰한 냄새도 없다. 지난해 떨어진 은행이 바닥에 가득해도 숲엔 싱그러운 공기만 머문다. 대신 관리는 어렵다. 옆으로 뻗어나가는 가지들이 서로 얽히거나, 심지어 다른 나무를 죽이기도 한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가지치기를 해 줘야 하는데, 이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동력을 투입해야 한다. 은행나무 숲의 면적은 1만평(약 3만 3000㎡) 정도다. 숲 조성 초기엔 한일월드컵 개최 연도에 맞춰 2002그루를 심었는데, 현재 1500그루가 남았다. 은행나무 숲은 산책로와 캐리어 책방, 공연 무대, 해먹과 캠핑 의자를 놓은 힐링 공간 등으로 이뤄졌다. 대부분 ‘인증샷’ 남기기 좋은 공간들이다. 흔히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가을을 최고라 생각하겠지만, 다양한 채도의 연둣빛과 만나는 요즘 풍경도 그 못지않다. 은행나무 숲 끝자락엔 카페가 있다. 오미자차 등 지역 특산물로 만든 다양한 음료를 맛볼 수 있다. 백태와 오미자, 찰수수, 쥐눈이콩 등의 농산물도 판다. 청옥산 농원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다.●‘시크’한 흑염소 보며 멍~ 차박 명소 된 산너미 목장 이웃한 산너미 목장은 요즘 ‘차박’의 명소로 급부상한 곳이다. 3대째 이어진 흑염소 목장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곳인데, 임성남(34)·성환(31) 형제가 4대째 가업을 이으면서 관광형 목장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아직 흑염소 농축액 등 축산 가공품이 매출 1위지만 차박이나 캠핑, 산상 음악회 등 관광 분야의 매출도 급속히 늘고 있다. 두 형제의 목표는 농장을 ‘팜크닉’(농장의 영어 팜+소풍의 피크닉), ‘카크닉’(자동차 카+피크닉)의 명소로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육십마지기 트레킹, 산나물 체험, 흑염소 관람 등의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도시의 여행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산너미 목장은 면적이 18만평(약 60만㎡)에 이른다. 직접 돌아보지 않고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이 공간에 800여 마리의 흑염소를 방목하고 고랭지 배추와 무, 감자 등을 기른다. 이 목장의 흑염소들은 주인을 닮아선지 ‘개성’이 강하다. 관광객들의 시선을 굳이 피하진 않지만, 바짝 접근하는 것도 거부한다. 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녀석들의 일상을 ‘멍’하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궂은 날엔 제 집에 처박혀 지낸다. 관광객 ‘영업’을 위해 몇 마리쯤 나와 주면 좋으련만 제멋대로다. 임성남씨에게 대관령의 양떼목장처럼 ‘관광형 흑염소’로 활용하면 많은 돈을 거머쥘 수 있지 않냐고 넌지시 물었더니 완강하게 머리를 저었다. “지금처럼 흑염소의 일상을 존중하는 ‘산너미 스타일’로 기르겠”단다. 근미래에 개성 강한 흑염소의 습성이 어떻게 바뀔지 퍽 궁금하다.차박 사이트는 관리실 겸 카페 옆에 있다. 주변에 화장실, 개수대, 샤워실 등을 갖췄다. 온수도 제공된다. 다만 주말 등 사람이 몰릴 때는 불편할 수 있는 규모다. 임씨는 “다행히 내방객들 스스로 지구를 덜 불편하게 하기 위해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어서 문제될 건 없단다. 상수도 시설은 없다. 하지만 임 대표는 “농장 안에 있는 샘물을 정화, 소독해 공급한다”면서 수질에 대한 은근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 목장의 최고 볼거리는 ‘육십마지기’와 ‘양달소나무’다. 육십마지기는 산자락 중턱의 완만한 구릉지를 일컫는다. 농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육백마지기보다 규모가 작다는 뜻에서 지어 준 별명이 그대로 이름이 됐다. 육십마지기까지는 관리실에서 30분 남짓 걸어 올라야 한다.●육십마지기 양달소나무서 굽어본 ‘산평선’ 백미 ‘양달소나무’는 ‘육십마지기’ 중간쯤에 있다. 다른 곳과 달리 늘 햇볕이 머무는 양지에 홀로 서 있어서 예부터 양달소나무라 불렀다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홀로소나무’로 알려져 있다. 양달소나무는 수령이 150년 정도다. 임 대표에 따르면 바람이 가장 센 곳에 있는데도 여태 가지 하나 부러진 적이 없다고 한다. 주변의 낙우송 등이 돌풍에 맥없이 넘어질 때도 소나무는 늘 굳건했단다. 소나무 앞에 서면 어마어마한 바람이 불어 온다. 과장 좀 보태 몸이 날릴 정도다. 바람 센 강원 두메 풍경의 정수를 보는 듯하다. 한발 뒤에서 보면 언덕 끝자락과 멀리 산군들의 마루금이 잇닿아 있다. 지평선에 비유하면 ‘산평선’쯤 되려나. 목가적이면서도 장쾌한 경관이다. 육십마지기 일대는 초원이다. 관목 등이 뿌리 내리기 전에 흑염소들이 다 뜯어 먹으니 저절로 풀밭만 남았다고 한다. 이 시원한 공간에서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거나, 마루금을 좁힌 산을 보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때리며’ 쉰다. 아, 산너미 목장을 찾았다면 목장 여기저기에 산재한 돌탑을 헤아려 보길 권한다. 숫자는 400개 정도라는데, 아버지가 밑도 끝도 없이 “쌓아라”해서 두 형제가 10년 가까이 “왜 쌓는지도 모른 채 쌓았”단다. 이유를 궁금해하던 아들들을 전북 진안 마이산 등 돌탑 명소로 데려간 아버지는 그저 “이렇게 쌓아라”라고 했다지. 그 사연이 참 ‘웃프’다. 연화농원은 토종다래와 명이나물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산너미 목장과 인접해 있다. 토종다래는 풋대추와 비슷한 토종 과일이다. 단맛이 강하고 껍질째 먹을 수 있다. 연화농원에서는 다래를 활용한 수제청, 젤리 등 가공상품도 맛볼 수 있다. ●동강·기화천 만나 물 맑은 ‘어름치 마을’ 생태체험 마하리엔 어름치 마을이 있다.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갖춘 생태관광마을이다. 어름치 마을은 동강과 기화천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있다. 마을 이름은 물 맑은 곳에만 사는 어름치(천연기념물 259호)에서 따왔다. 마을에서 다양한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강 래프팅은 익히 알려진 ‘스테디 셀러’이고, 칠족령 트레킹과 백룡동굴 탐사 프로그램도 찾는 이들이 많다. 생태 펜션, 캐러밴 등 숙박시설도 잘 갖춰진 편이다. 다만 민물고기 생태관과 집라인, 11m 높이의 스카이 점프대 등은 운영이 중단됐다. 평창군에서 운영권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운용 계획 없이 문만 닫은 상태라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힙한 간이역 나전역 카페서 ‘곤드레라테’ 한잔 평창과 이웃한 정선 북평면에는 ‘나전역 카페’가 있다. 정선 일대에서 가장 ‘힙’하다고 소문난 카페다. 정선선의 간이역인 나전역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폐역을 카페로 만든 경우는 있어도, 여전히 열차가 서는 역을 카페로 활용한 건 드문 경우다. 정선역과 아우라지역 중간에 있는 나전역은 1969년 문을 열었다. 강원 일대 대부분의 간이역들이 그렇듯, 나전역도 석탄산업의 사양화와 인구 감소 등을 겪으며 퇴역의 길을 걸었다. 2015년에 관광열차 A트레인이 오가면서 겨우 명맥은 이었지만 멀어진 사람들의 관심까지 되돌리지는 못했다.나전역이 젊은 여행자들의 ‘핫플’이 된 건 레트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감각적인 카페로 변신한 이후다. 나전역 인근에 들어선 로미지안 가든 등 웰니스 명소들도 ‘흥행’에 보탬이 됐다. 카페 주인장은 정현인(52) 목사다. 목회를 이끄는 현역 목사가 카페를 운영하는 모습이 이채롭다.나전역 카페에선 지역 특산물로 만든 독특한 메뉴를 낸다. 시그니처 메뉴는 곤드레라테다. 커피 위에 곤드레 분말이 함유된 크림을 얹어 낸다. 곤드레떡, 곤드레파이도 있다. 나전역 주변에서 소풍 온 기분을 내려는 젊은이들은 곤드레 피크닉 세트를 선호한다. 곰취크루아상, 곤드레와 베이컨 등으로 맛을 낸 아란치니, 곤드레라테 등으로 구성됐다. 나전역이 있는 북평면은 무려 304종에 이른다는 정선의 토속음식 특화지구다. 다만 이제 막 ‘토속음식 맛 전수관’이 생기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단계여서 옛 음식을 맛볼 만한 공간은 많지 않다. 지역 주민의 관심과 정책 지원이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정선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토속음식전수관에서 정선의 다양한 음식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나전역 바로 앞에 있다.●울산바위 안주 삼아 ‘으뜸두레’ 몽트비어 원샷 속초 쪽에선 몽트비어가 ‘핫플’이다. 설악산 울산바위가 훤히 보이는 자리에 터를 잡았다. 몽트비어를 상징하는 로고 역시 울산바위다. 몽트비어는 수제맥주 동호인들이 운영하는 농업법인이다. 2년 연속 ‘으뜸 두레’에 선정될 만큼 내공이 단단하다. 지난해부터 지역상생 프로젝트로 속초 응골딸기마을, 양양 곰마을영농조합 등과 함께 딸기, 복숭아로 수제맥주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과일 맥주는 달달하면서도 상큼해 여성들이 특히 환호한다고 한다. 지금은 주력 상품 반열에까지 올랐다. 샤인머스캣 맥주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경북 상주의 샤인머스캣 농가와 협업한 결과물이다. 몽트비어 김진용 이사장은 “앞으로도 맥주 원료인 홉의 재배량을 늘리고 이를 활용해 토속 맥주 생산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평창·정선·속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산너미 목장의 차박 가격은 2인 기준 평일 4만 5000원, 주말 6만원이다. 주말엔 목장에서 나는 고구마와 감자, 라면, 즉석밥, 흑염소 진액 등을 제공한다. -평창군에서 관광택시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1인당 5만 1000원을 내면 6시간 동안 평창의 명소들을 돌아볼 수 있다.
  • “스페인어에 수화까지” 기저귀 찬 멘사베이비

    “스페인어에 수화까지” 기저귀 찬 멘사베이비

    기저귀를 찬 두살 배기 여자아이가 미국의 최연소 멘사 회원이 됐다. 스페인어를 배우며, 수화도 이해한다는 카셰 퀘스트가 그 주인공. 전 세계 수재들의 비영리 국제모임인 멘사는 1946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설립된 뒤 줄곧 고지능을 입증하는 수단 중 하나로 꼽혀왔다. 미 폭스11뉴스는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퀘스트가 미국의 평균 IQ 100보다 훨씬 높은 146으로 멘사에 가입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퀘스트의 엄마는 “17개월부터 모든 철자와 숫자, 색깔을 식별했고, 땅의 모양과 위치만 보고도 미국 50개 주를 모두 구분할 정도로 아이의 기억력이 매우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투정을 부릴 때는 평범한 두 살짜리와 비슷하다는 퀘스트에게 엄마는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가능한 한 어린 시절을 그대로 보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에서도 말레이시아 국적의 3세 소년 무하마드 하리즈 나드짐이 IQ 142점을 받아 멘사에 합류했다. 멘사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인구 상위 2% 수준의 IQ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리즈의 어머니는 ”멘사 테스트를 받기 전부터 독해와 수학 영역에서 독보적인 능력을 보였기 때문에 아들이 매우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리즈 역시 평상시에는 평범한 아이와 같다. 하리즈의 어머니는 “레고와 찱흙 놀이, 뛰어노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청소년 학교생활·사회 신뢰 나빠져…‘집콕’으로 가족관계는 더 좋아졌다

    청소년 학교생활·사회 신뢰 나빠져…‘집콕’으로 가족관계는 더 좋아졌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생활이나 사회에 대한 신뢰가 나빠졌다고 밝힌 청소년들이 크게 늘었다. 반면 ‘집콕’이 이어지면서 가족 관계는 오히려 좋아졌다고 답한 청소년들이 많아졌다. 지난해 청소년들의 여가 시간도 전년보다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생활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한 비율(48.4%, 9~24세 기준)이 긍정 비율(11.4%)의 4배 이상이었다. 사회 신뢰에 대해서도 부정적 답변(43.7%)이 긍정 답변(8.3%)의 5배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가족 관계에 있어선 되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한 비율이 22.1%로, 부정 답변(9.6%)의 2배 이상이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확산되면서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해 친구 관계는 소원해졌지만, 반대급부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족 관계는 돈독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신체활동 시간 일주일에 2시간뿐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여가 시간은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지난해를 비교해 초·중·고등학생(초등학교 저학년 제외)의 여가활동 시간이 ‘1시간 미만’은 16.2%에서 9.8%로, ‘1~2시간’은 27.2%에서 19.8%로 줄었다. 그러나 ‘2~3시간’은 22.0%에서 23.3%로, ‘3~4시간’은 14.2%에서 18.0%로, ‘4~5시간’은 8.6%에서 10.9%로, 그리고 ‘5시간 이상’은 11.9%에서 18.2%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청소년(13~18세)의 주중 평균 수면시간은 약 8시간 4분이었다. 신체활동 시간은 일주일 평균 2시간에 그쳤다. 학습 시간을 보면 초·중·고등학생(초등학교 저학년 제외) 10명 중 4명(36.6%)은 평일 학교 정규수업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추가로 공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교육을 받은 초·중·고등학생은 전체의 66.5%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대비 7.8% 포인트 하락했다. ●청소년 인구, 총인구의 16% 청소년이 느끼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좀 나아졌다.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중·고등학생의 비율인 ‘스트레스 인지율’은 2019년 39.9%에서 지난해 34.2%로 5.7% 포인트 하락했다. 또 최근 1년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중·고등학생의 비율인 ‘우울감 경험률’도 28.2%에서 25.2%로 3.0% 포인트 내려갔다. 다만 여전히 4명 중 1명은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소년(13~24세)들이 느끼는 사회 불안 요인으로 2018년엔 범죄 발생(30.1%)이 1위였다. 그러나 지난해엔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종질병이 32.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범죄 발생(22.6%), 경제적 위험(10.1%) 등이 뒤따랐다. 올해 청소년(9~24세) 인구는 830만 6000명으로 총인구의 16.0%를 차지했다. 1982년 1420만 9000명(36.1%)이었던 청소년 인구는 2060년엔 445만 8000명(10.4%)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초·중·고 다문화 학생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14만 7000명으로, 2013년(5만 5780명)의 3배 규모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생가 바로 옆에 집 지은 ‘후기 안도현’… 낙향 아닌 상향을 꿈꾸다

    생가 바로 옆에 집 지은 ‘후기 안도현’… 낙향 아닌 상향을 꿈꾸다

    ●초로의 귀향, 새로움의 출발 안도현을 만나러 경북 예천으로 간다. 그가 40년 가까이 살았던 전주 쪽에서 이병초·박태건 시인이 출발했고, 나는 나대로 서울을 떠나 그가 새롭게 안착한 모천회귀의 공간에 닿았다. 예천을 가로지르는 내성천의 굽이를 천천히 바라보면서 그의 집에 들어섰는데, 커다란 유리창 안으로 그가 오수(午睡)에 빠져 있는 게 보인다. 그 고요에 압도당해 나는 전주 쪽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시인의 낮잠을 방해하지 않기로 한다. 그러나 그 고요는 그가 차근한 노동으로 마련했을 돌담과 텃밭, 비닐하우스, 닭장, 연못, 꽃과 나무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였을 것이다. 낮은 대문 앞에는 “안도현 시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인이 베푼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여기 심었습니다”라고 쓰인 작은 비석과 함께 전북산(産) 팽나무가 지금은 비록 앳되지만 한 뼘씩 늘씬하게 자라 가고 있었다. 일행이 도착했고, 강릉 사는 딸네 집에 갔던 시인의 아내 박성란 선생도 돌아와 하룻밤 식구는 이제 다섯 명이 됐다. “귀향하고 나서 한 해가 어느새 훌쩍 지났네요. 나무와 꽃들을 마당 앞뒤로 심었고 돌담을 쌓았고 텃밭을 마련했습니다. 밭에 거름더미도 만들고 비닐하우스도 작게 지었어요. 정말 많이 바빴어요.” 어디 그뿐이랴. 시인은 그 사이사이로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를 하고, 아침저녁으로 새소리를 들으며 동식물들의 행적을 눈으로 귀로 따라갔다. 아파트라는 문명의 허공에서 수십 년 살다가 지상에 발을 디딘 결과가 이렇게 풍요롭고 즐겁기만 하다. 귀향 무렵 외손녀도 보았으니 이제 영락없이 할아버지가 된 초로(初老)의 시인은 경사를 겹으로 맞이한 것이다. 그렇게 돌아온 예천은 ‘후기 안도현’의 넉넉하고 새로운 출발점이 돼 줄 것이다.●“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인의 존재론 안도현은 1961년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에서 태어났다. 지금 집을 지은 곳은 자신이 태어난 생가 바로 옆이다. “고향을 떠나 스무 살 이후 전북 지역에서 40년간 살다가 작년 초에 고향으로 돌아와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말년의 생애를 살러 낙향(落鄕)한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새로운 시와 생명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상향(上鄕)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생각과 실천은 그의 고향에 흐르는 내성천처럼 격한 탁류가 아니라 잔잔하고 투명한 시냇물이 돼 많은 이들의 기억으로 전이돼 갈 것이다. 그리고 시인은 그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시간과 기억과 사물을 담으면서 그네들에게 새로운 생각과 마음과 이름을 선사해 갈 것이다. 안도현은 1981년 대구매일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약관 스무 살 때의 일이다. 물론 그는 십대 때부터 성숙한 소년 문사였다.“고등학교 때 문예반에 들어가면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처음 접한 문학은 마약 같은 것이어서 학교 공부를 제쳐 놓고 시를 읽고 쓰는 일에 푹 빠져 버렸습니다.” 그는 그때 겉으로 보기에는 말썽을 피우지 않는 얌전한 학생이었지만 마음속에는 삶과 문학에 대한 오기로 뭉쳐져 있었다고 회상한다. 그가 다닌 대구 대건고에서는 시인 도광의 선생이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지금도 문단에 나와 활동하는 대건고 출신 선후배 문인들이 제법 많다. 그러다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면서 확연하게 한국 현대시사로 진입하게 된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1985)은 그를 우리 시단과 역사 속에 각인한 문학사적 사건이었다. “그 시절 저를 포함해 젊은 시인들이 가졌던 시와 역사를 향한 열정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제게도 시인이 어떤 존재인가를 알게 해 준 ‘불의 시대’였지요.”그 ‘불의 시대’를 건너 시인은 천천히 작고 느리고 외따로 존재하는 것들의 가치를 발견해 간다. ‘불꽃’의 시대에서 ‘나무/꽃’의 시대로 옮겨 간 것이다. 특별히 ‘바닷가 우체국’ 이후 안도현은 자연에 대한 감각이 눈에 띄게 점증하면서 자신만의 시적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 그의 시가 지닌 섬세한 감수성과 탁월한 언어 감각은 이때부터 아름다운 서정성으로 많은 독자를 사로잡아 갔다. 소소하고 쓸쓸한 존재자들에 대한 세심한 발견을 통해 현실 경험과 그것의 상상적 치유 과정을 깊이 있게 노래한 결과였다. 이처럼 시인은 따스한 화해의 세계를 지속시키면서도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몸을 바꾸는 순간을 드러내면서 허공의 물기가 한밤중 순식간에 나뭇가지에 맺혀 꽃을 피우는 순간까지 잡아내게 된다. 그 결과가 결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 둘 수 있게 되었다’라는 구절에 가닿게 된 것이다. 그의 열한 번째 시집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 둘 수 있게 되었다’(2020)는 오랜만에 전해진 ‘시인 안도현’의 편지 같은 존재다. 한때 절필 선언 후 살아온 날들이 담긴 이번 시집을 독자들은 오래도록 기다렸을 것이다. “나무나 꽃과 대화하고 서로 알아보면서 이곳에서 인생을 완성에 가깝게 한번 만들어 보려고요. 거창하게 모천회귀라고까지 할 건 없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안긴 어머니 품 같기는 합니다.” 그는 이러한 시간이 담긴 이번 시집을 두고 “여건과 환경이 바뀌면서 모든 것을 세심하게 관찰하게 됐고 그에 따라 시도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이번 시집의 ‘시인의 말’을 통해 “갈수록 내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안도현이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니? 안도현이 안 쓰면 누가 쓰나? 나는 그 말이 이제 그가 시를 ‘쓰는’ 단계에서 시를 ‘사는’ 단계로 이월하는 순간을 담아낸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둘레를 얻었고/그릇은 나를 얻었다//그릇에는 자잘한 빗금들이 서로 내통하듯 뻗어 있었다/빗금 사이에는 때가 끼어 있었다/빗금의 때가 그릇의 내부를 껴안고 있었다”(그릇)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자신이 버리기 어려운 허물을 고백하고 반성하지 않는가? 이제 좀 고독해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들려주는 그는 자신이 사랑했고 평전까지 집필했던 백석(白石)이 노래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인의 존재론을 고향 예천에서 구상하고 완성해 갈 것이다. 그 믿음이 이제 시를 ‘살아가는’ 힘을 줄 것이다.●잔잔하고 투명한 시냇물 같았던 봄날 시인이 고향에 돌아와 우선으로 한 일은 돌담이나 텃밭이라는 형상으로도 나타났지만, 예천의 자연과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알리는 잡지 ‘예천산천’ 창간으로도 결실을 이뤘다. 그는 이 계간 잡지의 편집인을 맡았다. “예천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그래서 역설적으로 막무가내의 개발로부터 소외돼 온 곳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보존된 것들이 있을 수밖에 없지요. 고향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나 아직도 남아 있는 예천의 자연과 문화 유적들을 잘 지켜 가려고 합니다.” 그동안 안도현은 인간과 인간이, 인간과 자연이, 자연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노래해 온 시인이다. 그러한 그의 시선이 이제 고향의 작고 느리고 아름다운 사물과 순간과 기억 속에서 더욱 고귀한 삶의 이법을 포착하고 발견해 가는 성취를 이루어 갈 것이다.“내성천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모래 강입니다. 폭도 매우 넓은 귀한 강이지요.” 그런데 상류에 갑자기 영주 댐이 건설되면서 모래사장은 풀밭으로 급속도로 변해 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모래가 제법 많다. 시인은 어릴 적 여름이면 매일 이 강변에서 살았다고 한다. “내성천 곁에 살게 됐으니 내성천을 원형대로 복원하는 데 헌신하려고 합니다.” 이제 내성천의 역사와 기억을 담은 그의 시와 글과 삶의 흔적들이 안도현의 ‘예천 시대’를 열어 갈 것임을 내비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고향 예천은 안도현에게 아득한 과거이자 첨예한 미래다. 다음날 우리 일행은 시인의 안내를 따라 도정서원에 들렀다. 선조 때 좌의정을 지낸 정탁(鄭琢) 선생의 위패를 모신 곳에서 우리는 내성천의 살가운 흐름을 더 가까이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이틀 동안 안도현의 고향 예천의 아름답고 잔잔하고 투명한 봄날을 누렸다. 그야말로 “오동꽃 핀 줄 모르고/5월이 간”(식물도감) 순간이 우리의 몸안에 남은 것이다. 이제 예천에서 외롭고 높고 쓸쓸한 ‘후기 안도현’의 시가 탄생해 갈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전주로 서울로 향했다. 고향의 자연과 역사에서 발견하는 시와 삶을 그리고 있을 안도현의 다음 세계가 더욱 아름다운 화폭으로 나타날 것을 마음 깊이 고대하면서 말이다. “뒷산에/핑계도 없이/와서//이마에 손을 얹는/먼 물소리”(우수(雨水))를 한껏 들을 수 있었던 따뜻하고 화창한 예천의 봄날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잠들어 있는 비디오테이프 옛 추억을 살려드립니다”…중랑구 이색 서비스 눈길

    “잠들어 있는 비디오테이프 옛 추억을 살려드립니다”…중랑구 이색 서비스 눈길

    “우리 애들 어릴 때 모습 담긴 거라 버리기 꺼려졌는데 디지털로 변환하니 아이들과 함께 보며 옛일을 추억할 수 있어 좋네요.” 서울 중랑구가 비디오테이프 영상을 디지털로 변환해 주는 서비스를 연중 제공하고 있어 주민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구는 재생할 방법이 없어 보관만 하고 있는 비디오테이프를 디지털 영상으로 변환하는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결혼식, 돌잔치 등 가정 대소사를 오래도록 추억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한 달여간 156명, 271건의 변환 요청이 들어왔을 정도로 주민의 반응도 뜨겁다. 영상변환을 원하는 주민은 비디오테이프와 16GB 이상 USB, 신분증을 지참하여 중랑구민회관 3층 중랑문화원으로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점심시간 낮 12시~오후 1시 제외)에 방문하면 된다. 비용은 비디오테이프 1개당 5000원이며 1인당 최대 2개까지 신청 가능하다. 변환은 직접 촬영한 영상만 가능하며 콘서트, 드라마 영상 등은 불가하다. 신청 후 약 일주일 정도 기다리면 비디오테이프 영상이 담긴 USB를 받을 수 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가족들과 더욱 돈독해질 수 있는 이번 서비스에 구민 분들의 많은 관심과 신청 부탁드린다”며 “디지털 영상을 통해 그리운 시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담긴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임산부가 부르면 밤에도 부릉~ 편안하고 든든한 ‘광진맘택시’

    임산부가 부르면 밤에도 부릉~ 편안하고 든든한 ‘광진맘택시’

    “만삭인 임산부나 어린아이를 동반한 주민은 운전하기가 힘들고, 규모가 작은 승용차가 불편할 수 있습니다. 갈수록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하다 ‘광진맘택시’를 도입했죠.” 서울 광진구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자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광진구의 가임 여성 한 명당 출산율은 2019년 기준 0.652%로 서울시 평균(0.717%)보다 낮으며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도 하위에 속한다. 1인 가구가 많은 화양동에 위치한 화양초의 학생 수는 날로 감소돼 ‘폐교’라는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광진맘택시’를 도입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지난 4일 동부교통 컨소시엄(i.M택시)과 ‘광진맘택시 운영 위·수탁 협약식’을 체결하고 시승 행사를 가졌다. 이날 광진구청 주차장에 한 만삭의 임산부를 태운 흰색 대형 승용차가 등장했다. 교통약자인 임산부 및 영아가정 주민이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갈 때 이용할 수 있는 ‘광진맘택시’가 첫선을 보인 것이다. 뒷자리에 올라탄 김 구청장은 임산부 등의 이용자들이 택시 이용에 불편함은 없을지 직접 시승을 하며 꼼꼼히 살폈다. 차량 내부에는 비말차단막이 설치됐고, 매 운행 시 내부 소독해 실내가 쾌적했다. 김 구청장은 “이런 서비스를 통해 우리 구에서만큼은 주민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큰 행복이 일상의 수많은 고충으로 퇴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구에서 지원하는 구민 체감형 사업들이 임산부와 영아가정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광진맘 택시 이용 대상은 지역 임산부와 12개월 이하 영아자녀 가정으로 가정당 7만원의 택시 이용권을 제공한다. 신청은 지난 3일부터 동 주민센터 또는 이메일로 받고 있다. 신청 후 i.M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입하면 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 예약없이 즉시 호출할 수 있으며 야간이나 공휴일에도 이용할 수 있다. 병·의원, 한의원, 보건소, 약국, 산후조리원 방문 외에 임산부 요가, 아기 마사지 등 건강관리 목적으로 이동 시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광진구는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임산부에게 청소, 세탁 등 가사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는 ‘임산부 가사돌봄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임신부와 아이의 건강한 식생활을 돕고자 친환경 인증을 받은 신선농산물, 축산물, 가공식품 등을 지원하는 ‘임신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이정수의 원픽] 올여름 플레이리스트에 꼭! 자유로운 ‘킴보’의 목소리

    [이정수의 원픽] 올여름 플레이리스트에 꼭! 자유로운 ‘킴보’의 목소리

    해마다 수백 명의 아이돌이 데뷔하지만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아이돌은 극히 소수에 그친다. 케이팝이 전 세계로 뻗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아이돌 음악을 평가절하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아이돌 음악 중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숨은 보석’을 찾아 4주마다 소개한다.때 이른 무더위가 성큼 찾아온 요즘 날씨를 예견이라도 한 걸까. 듣기만 해도 더위가 씻기는 듯한 노래 한 곡이 때마침 등장했다. 올여름 손선풍기만큼 가까이에 두고 들어 보라고 강추하고 싶은 곡은 여성 듀오 킴보가 지난 10일 발매한 디지털 싱글 ‘왓에버’(WHATEVER)다. ●스피카 해체 뒤 다시 만난 김보아·김보형 킴보라는 이름이 생소한 사람들에겐 이들의 본명 김보아(왼쪽)와 김보형(오른쪽)이 좀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실력파 걸그룹으로 손꼽혔던 스피카에서도 특히 출중한 보컬 실력을 뽐내던 두 사람이라고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얼굴을 떠올릴 듯하다. 스피카 해체 뒤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두 사람은 프로듀싱팀 스윗튠의 회사에 새로 둥지를 틀었고 지난해 4월 킴보로 다시 데뷔했다. 그러고는 대중과 노래로 만나지 못했던 시간들을 만회하려는 듯 쉴 틈 없이 신곡을 선보이며 활발한 음악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이번 ‘왓에버’ 활동 역시도 예상보다 빠른 컴백이었다. 정규 1집을 발매한 지 약 두 달 반 만에 내놓은 신곡이니 말이다. 16일 서면으로 만난 킴보는 “작업해 둔 곡이 많은데 ‘왓에버’가 5월에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며 “저희가 곡을 자주 내서 팬분들이 좋아해 주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도입부 경쾌한 드럼과 시원한 브라스 사운드의 흥겨운 조화는 ‘왓에버’가 5월을 지나 여름 끝 무렵까지도 듣기 안성맞춤인 노래는 걸 알린다. 두 멤버의 보컬은 처음엔 가볍게 말을 걸 듯 다가오더니 이내 깊이를 더하며 노래에 힘을 불어넣는다. 중저음과 고음을 자유자재로 오가고, 서로 다른 색이 겹쳐지기도 하면서 이들 보컬의 풍부한 매력을 발산한다.●경쾌한 드럼·브라스 사운드 속 풍부한 보컬 가사에는 오래된 연인 사이의 진폭이 작아진 감정을 그렸다. 처음처럼 뜨겁게 끓는 사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권태기의 위기는 아니다. 어떤 다툼 뒤에 ‘이게 사랑이 맞을까’ 싶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렴 어때’라며 지금의 관계를 긍정한다. 쉽게 틀어질 사이가 아니라는 신뢰가 쌓였기에 어쩌면 처음보다 더 예쁠 수도 있는 사랑. 오랜 연인에 대한 이야기임에도 청량한 음악과 잘 어울리는 이유다. ●“상업성 부담 덜고 자유로운 음악… 행복한 삶” 그렇다면 10년 가까이 함께해 온 두 사람에게 서로는 어떤 존재일까. 김보아는 “킴보를 시작하면서 서로에게 더 집중하게 됐고 더욱 돈독해졌다”며 “평생 친구가 됐으면 좋겠고 그럴 것 같다는 얘기를 엊그제도 했다”고 말했다. 김보형 역시 “음악 얘기를 할 때 마음이 참 잘 맞는다. 일로 만난 인연이지만 평생 친구를 얻은 것 같다”고 했다. 상업성에 가장 초점을 맞춰야 했던 스피카 때와 달리 부담감을 덜고 자유롭게 작업하게 됐다는 이들은 “이렇게 점점 무르익어 가는 아티스트가 된다면 참 행복한 삶이 될 것 같다”고 음악을 하는 즐거움을 전했다. 이들이 느낀다는 자유로움이 나른한 리듬을 타고 듣는 사람에게까지 기분 좋게 전달되는 것 같은 ‘왓에버’를 지난해 여름 발표된 ‘99(구구)’와 함께 올여름 플레이리스트에 넣어 보길 자신 있게 권한다. tintin@seoul.co.kr
  • [여기는 중국] “너희가 감히!” 출입금지 만리장성 성벽에 앉은 외국인 논란

    [여기는 중국] “너희가 감히!” 출입금지 만리장성 성벽에 앉은 외국인 논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만리장성을 훼손한 외국인 관광객의 신상이 누리꾼들에 의해 온라인 상에 공개돼 논란이다.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달 30일 만리장성의 일부 성벽에서 외국인 관광객 두 명이 출입금지 구역인 벽 위에 올라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30일은 중국의 황금 연휴로 꼽히는 노동절 휴가가 시작된 첫 날이었다. 당시 온라인 상에 공개된 사진 속 외국인 두 명은 ‘출입금지’라는 푯말 뒤로 만리장성 성벽 위로 올라서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등의 모습이었다. 이 남성들이 무단 진입한 성벽은 외부인에게 미개방한 지역으로, 벽돌의 훼손 정도와 파손이 심각하다는 점에서 시급한 복구가 필요한 지점이었다. 특히 자칫 외부인의 진입 시 무너진 벽돌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할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장성 보수관리 담당부서 측은 해당 지역에 대해 “등반이나 휴식 등을 취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라면서 “장성 보수에 앞서 역사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점에서 관광객의 진입을 금지해오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논란이 된 남성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은 현장에 있었던 중국인 관광객에 의해 촬영된 후 곧장 온라인 상에 유포됐다.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웨이보 등 중국 SNS에는 “이런 비문명적인 행동이 어떻게 용납될 수 있는지 모른다”,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의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사례를 엄격하게 적발하고 그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누리꾼들의 조사 결과, 논란이 된 외국인 관광객 남성 두 명은 세네갈 출신의 외국인 관광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경우에도 문화 유산 훼손 사례자들을 엄벌, 블랙 리스트를 작성해 입장 금지 등의 처분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지난 2016년부터 자국민 관광객 중 문화 유산 훼손을 반복한 사례를 꼽아 블랙리스트로 관리 감독해오고 있다. 비매너 행위로 처분을 받는 사례로는 성벽에 낙서하는 행위와 고의 파손 등 7가지가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아직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블랙리스트 관리 및 신상 공개에 대한 명문 규정은 미비한 상태다. 문제는 중국에서 외국인 관광객에 의한 만리장성 훼손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8년 외국인 관광객 4명이 출입이 금지된 만리장성 구간에 불법 침입 후 성벽을 넘어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에 진입하는 등의 논란이 있었던 것. 이들 외국인 관광객은 일반인 진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기 위해 성벽을 넘던 중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성벽 내부 구역에서 고립됐다가 구조 시도 4시간 만에 구조에 성공,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던 바 있다. 이 같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지에서의 비매너 행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을 관리 감독할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지적돼 왔다. 만리장성 관리사무소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장성을 훼손하는 사례에 대해, 실명과 출신지역 등 개인 신상을 공개하고 추후 입장권 구매 제한 조치라는 엄격한 관리 규정을 시행해오고 있지만 이 역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조치들이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꿈 키우고 상상 실현하는 ‘서초도서관’

    꿈 키우고 상상 실현하는 ‘서초도서관’

    ‘꿈과 끼를 키우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 도서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서초청소년도서관’. 고층 빌딩들과 아파트 단지 사이로 책장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의 알록달록한 건물이 눈길을 끈다. 평일 오후임에도 도서관 3층에 마련된 어린이자료실은 독서 삼매경에 빠진 어린이들로 가득 찼다. 지하 1층 ‘스마트메이커팩토리’에서는 이용객이 예약한 작업물을 출력하느라 3D 프린터가 분주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개관한 서초청소년도서관이 다양한 도서뿐 아니라 4차산업 관련 장비를 갖춘 어린이·청소년 특화도서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초청소년도서관은 도서 2만 5000여권(비도서 272점)을 보유하고 있다. 9일 도서관 측에 따르면 개관 이후 하루 평균 550여명(주간·야간)이 도서관을 찾는다. 도서관이 운영하는 ‘독서퀴즈(AR) 영어독서 프로그램’은 인기 만점이다. 프로그램은 영어 읽기 레벨테스트(SR)를 통해 영어독해 능력을 파악한 후 본인 수준에 맞는 책을 읽고 독서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퀴즈에 대비해 자연스럽게 책을 많이, 자세히 읽게 된다는 게 도서관 측의 설명이다. 도서관은 영어 도서 3500권을 보유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만난 이보배(37)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의 영어 수준을 파악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영어책을 많이 빌리러 오게 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7세 이상 도서관 회원이면 신청할 수 있으며, 현재 2기 모집이 마감됐다. 3기는 오는 10월 모집할 예정이다. 스마트메이커팩토리는 도서관의 ‘핫플레이스’다. 3D프린터, 레이저커팅기, 의류용프린터, 컵프린터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춰 어린이·청소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디지털갤러리, 가상현실(VR) 체험, 코딩교실, 미디어테이블 등 미래산업에 적응하는 교육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하버드대학이 아닌 동네 작은 도서관이었다’라는 빌 게이츠의 말처럼 제2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가 자라는 서초청소년도서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초구는 내년에 ‘숲’을 테마로 한 ‘방배숲도서관’이 개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서초구의 모든 권역(반포·내곡·서초·양재·방배)에 구립 공공도서관이 세워진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투기투자의 경계선? 블록체인 생태계 핵심?… 코인, 넌 대체 누구냐

    투기투자의 경계선? 블록체인 생태계 핵심?… 코인, 넌 대체 누구냐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세계 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내재 가치를 부정하던 각국 정부도 암호화폐를 중앙은행의 통제하에 두기 위한 연구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됐다고 입을 모은다. 또 ‘투기냐, 투자냐’의 논쟁은 암호화폐를 둘러싼 주제 중 극히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블록체인 생태계의 핵심 개념으로 암호화폐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송합니다´(문과여서 죄송합니다)를 절로 외치게 하는 낯선 용어들과 개념들 사이에서 암호화폐란 도대체 무엇인지, 암호화폐는 우리를 어떤 미래로 데려다줄지도 짚어 봤다.통상 암호화폐를 지칭하는 단어로 코인과 토큰이 섞여 사용된다. 엄밀히 말하면 둘은 다른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은 거래 수수료나 채굴 보상 등을 위해 자체 지불 수단을 사용하는데, 이 플랫폼 메인넷에서 사용하는 지불 수단을 코인이라고 부른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코인의 대표적인 예다. 코인이 자체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갖고 운용된다면 토큰은 코인의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빌려서 운용된다. 플랫폼 메인넷은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토큰은 이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까닭이다. 흔히 언론에서 “코딩 초보자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하는 암호화폐는 토큰을 말한다. 시중에 거래되는 ‘잡코인’ 대다수가 이더리움이 제공하는 오픈 소스, 토큰 발행 프로토콜을 활용해 만들어 낸 토큰들이다. 토큰은 발행 이유, 즉 서비스 모델에 따라 유틸리티와 시큐리티, 페이먼트 토큰 등 세 가지로 다시 나뉜다. 유틸리티 토큰은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특정 플랫폼에서 발행한 토큰으로, 해당 네트워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재화에 대한 이용 권리를 갖고 있다. 백화점 상품권이나 골프장 회원권 등과 같은 개념이다. 시큐리티 토큰은 증권형 토큰이라고도 한다. 네트워크에 대한 법적인 소유권을 의미하며, 특정 네트워크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에 청구와 의사 결정의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주식, 증권, 부동산 지분 등과 유사하다. 국내에선 거래소 등록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마지막으로 페이먼트 토큰은 상품의 결제 수단이나 송금 등에 사용하는 지불형 토큰이다. ●블록체인이 꽃 피울 미래의 금융 생태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존 금융기관에 대한 충격과 불신이 터져 나왔던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개발하면서 중앙의 통제에서 벗어나 모든 거래 참여자가 정보를 검증하는 방식을 택했다. 정보의 블록을 체인처럼 순서대로 엮어 모두가 해당 데이터에 대한 정보의 장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인 블록체인의 출발이었다. 중앙 금융기관을 배제한다는 것은 화폐 위조를 관리·감독해 주는 책임 기관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은 체인처럼 연결된 조작 불가한 정보의 기록들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이 ‘십시일반 운영하는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 루이비통, 까르띠에, 프라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손잡고 블록체인 플랫폼 ‘아우라’에 대한 컨소시엄을 구축한 것도 블록체인의 기술적 특성을 활용해 명품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짝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대체불가 토큰’(NFT)도 이와 같다. NFT는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해 무한 복사가 가능한 디지털 정보 중에서도 ‘원본’의 가치를 부여하는 수단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여자친구이자 가수인 그라임스가 최근 NFT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그림 파일을 판매해 20분 만에 580만 달러(약 65억원)의 수익을 거둬 화제가 됐다. 또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어른이 잘못된 길을 알려 줘야 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자 블록체인 전문매체 ‘블록미디어’가 이를 다룬 기사를 NFT로 ‘박제’해 1이더리움(약 27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특정 플랫폼에서 생기는 수익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개개인이 나눠 갖는 상생경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2일 “블록체인 기술의 대표적인 특징은 데이터의 불일치가 발생할 경우 인터넷 투표 기능이 동작해 다수결에 의해 데이터를 맞춰 나가도록 돼 있는 것”이라면서 “정보를 독점한 소수가 권력을 갖는 게 아닌 조합 형태의 기업이나 금융회사를 끼지 않고 결제, 송금, 예금, 대출, 투자 등 모든 금융 거래를 직접 할 수 있는 참여자 중심의 ‘디파이’(탈중앙화된 금융시스템)와 직접민주주의까지도 기술적으로 가능해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박용범 단국대 자율형블록체인 연구소장은 “기존의 현금 없는 사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돈에 조건을 거는 ‘스마트 컨트렉트’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예컨대 가상자산으로 대금을 지불한 뒤 계약일이 지나야 돈이 활성화되도록 조건을 건다거나 차비로만 사용 가능한 화폐를 제공하는 등 용처나 상황에 맞게 돈을 통제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블록체인의 장밋빛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으로 인한 혁신적 변화의 대전제가 탈중앙화인데, 현재의 가상자산을 보면 탈중앙화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금융기관이라는 기존의 거래 청산 주체에 대한 불신으로 시작했지만 되레 소수의 채굴자라는 검증되지 않은 청산 주체로 옮겨 간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탈중앙화를 외치는 암호화폐가 국가나 기업으로 편입될 때 가치를 인정받고, 가격이 치솟는 것 역시 이러한 딜레마를 보여 준다는 얘기다. ●한은도 디지털화폐 연구 “발행 전제는 아냐”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0년 지급결제보고서’에서 내년 1월까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모의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BDC가 사용되는 가상환경을 조성한 뒤 제조, 발행, 유통, 환수 등 중앙은행의 업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위변조 방지를 위한 보안기술 등을 CBDC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지 여부를 점검하고, 향후 다른 금융기관이나 정보기술(IT) 업체들과 함께 유통 과정에서의 송금, 대금 결제 등 서비스 프로세스를 실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한은은 “발행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개인정보 침해, 민간은행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위기 등 단점도 명백해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까닭이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CBDC가 상용화되면 진정한 의미의 ‘현금 없는 사회’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현금 없는 사회가 시중은행, 카드사 등 민간 금융기관이 현금 보관이나 지급 역할을 대행하는 것인 반면 CBDC를 이용하면 화폐를 은행 계좌에 보관하는 대신 개인 고유의 블록체인 지갑에 보관하고, 카드 결제 대신 지갑 간 전송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어 금융기관의 역할까지 개인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중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연구에 착수해 지난해 10월 베이징, 선전, 쑤저우, 청두 등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 3억 달러(약 3300억원)를 발행하고 CBDC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가상환경에서 CBDC를 개발·실험하는 ‘이 크로나’(e-Krona)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유럽중앙은행(ECB)도 CBDC 관련 연구를 위해 회원국 중앙은행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디지털 유로의 필요성과 설계 요건, 원칙, 구조 등을 검토한 보고서를 내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일본은행 등도 실험에 착수했다. 박승호 샌드스퀘어 대표는 “CBDC가 자리잡으면 세금 처리, 회계, 기업 간 거래 등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신규 사업 모델이 등장해 새로운 디지털금융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가치 분석평가 기준이 부재하다는 현행 암호화폐 시장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융시장의 ‘빅브러더’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승주 교수는 “암호화폐의 존재 이유는 추적이 어렵다는 것인데, 정부 입장에서는 탈세나 지하경제 같은 부작용을 걱정하는 만큼 익명성 기능을 제외한 디지털화폐를 발행해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2030 암호화폐 광풍, 최소 규정 필요하다

    암호화폐(가상화폐) 광풍이 복마전 양상이다. 관세청은 어제 암호화폐를 이용한 환치기로 국내에서 아파트를 불법 매입한 중국인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를 해외에서 사서 국내에서 팔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한 불법 송금이다. 암호화폐 시장은 이상 과열과 널뛰기를 넘어 도박판이 된 듯하다. 지난 20일 상장된 아로와나토큰은 거래 시작 30분 새 50원에서 5만 3000원으로 급등하더니 이틀 만에 반 토막이 났고 어제는 8000원대에 거래됐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는 200여개, 2월 기준 실명 인증 계좌만 250만개다. 하루 거래량이 20조원 규모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거래 규모를 웃돈다.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에 따라 암호화폐거래소는 9월 24일까지 은행으로부터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 계좌를 받아 신고해야 한다. 거래소가 내부 통제,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을 제대로 갖췄는지에 대한 판단은 은행 몫이다. 그동안 금융 당국이 각종 감독 규정으로 은행 업무를 지시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책임을 회피한 전형적인 부작위다. 암호화폐는 상장이 쉽고 거래는 멈춤이 없다. 주식시장에 상장하려면 실적, 기술력, 미래 전망 등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암호화폐는 상장규정이 없고 거래소가 자체 기준에 따라 사업계획서를 검토한다. 주식시장에서 하루 변동폭은 ±30%이며 주말 등에는 휴장하지만 암호화폐거래소는 가격 제한폭이 없고 24시간 운영된다. 관련 공시 제도도 없어 ‘깜깜이 투자’가 방치되고 있다. 투자는 자기 책임하에 해야 한다. 모든 투자 상품은 기대수익이 높으면 위험도 크다. 투자자들은 현 가격이 본질적 가치를 반영하는지 아니면 오를 때 올라탔다가 떨어지기 전에 빠져나올 생각인지 자문해야 한다. 빠져나오는 타이밍을 놓쳐 손실을 본다면 고스란히 본인의 책임으로 남는다. 투자자 책임이 원칙이지만, 정부의 방치를 정당화할 수 없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어제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가져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코인 폐인’이 속출하는데 제도권 여부를 따지는 건 안이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암호화폐나 가상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이라며 “무형이지만 경제적 가치가 있으니까 시장에서 거래되는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 ‘가상자산’이 시장에서 ‘폭탄 돌리기’ 양상이니 문제다. 여당이 관련 투자자를 보호하려고 시도하는 이유다. 정부는 ‘보호할 수 없다’고 하기보다 안전성 기준, 공시 규정 등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장을 감독해야 한다.
  • 추미애 “외눈, 국어사전에 있어” 이상민 “옹고집”

    추미애 “외눈, 국어사전에 있어” 이상민 “옹고집”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를 옹호하면서 언급한 ‘외눈’ 발언이 장애인 비하 발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잘못을 지적받았는데도 계속 억지 주장을 하는 건 옹고집일 뿐 지혜롭지 않다”고 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도 “장애 비하 발언이 맞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재차 촉구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정치 편향 논란에 대해 “자유로운 편집권을 누리지 못하고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시민 외에 눈치 볼 필요가 없이 양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해 이·장 의원 등으로부터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며 사과와 시정을 요구받았다. 이 의원은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하며, 장 의원은 발달장애인 동생이 있다. 이에 추 전 장관은 26일 페이스북에서 국어사전상 ‘외눈’의 의미를 언급하며 “외눈은 시각장애인을 지칭한 것이 아니며 장애인 비하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과 이 의원이 문맥을 오독해 제 뜻을 왜곡한 것”이라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절름발이’, ‘난장이’ 등도 국어사전에 있다”면서 “비하, 차별, 혐오냐 아니냐의 판단 기준은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의원도 “아무리 차별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서 차별이 차별이 아니게 되지는 않는다”며 사과를 거듭 요청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도 성명을 통해 “추 전 장관의 (비하) 의도가 없었다는 해명은 ‘의도가 없으면 사용해도 된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추 전 장관은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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