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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의학(한국문화 세계화의 길:9)

    ◎“실용성·이론 우수”… 양의와 맞설수 있다/「동의 6년제대학」은 한국쁜… 인적자원 풍부/한·중·일 공동연구 주도… 발전기금 조성 추진 지난해 11월 중순 경희대 한의대 김병운 학장에게는 일본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날아 들었다.발신인은 이 대학에서 8년동안 수학 끝에 한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고바야시씨(38).『일본 의학계가 지금와서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일은 명치유신 때 한의학을 말살했던 점이다.당연한 결과로 일본 의학은 지금 독창성과 철학의 부재로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한의학이야말로 한국이 지니고 있는 자연과학 분야중 가장 경쟁력 있는 학문인 동시에 서양의학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전통의학을 고이 간직해온 한민족의 저력이 새삼 부럽다』는 것이 편지 내용. 또 베트남 보건성 한방국장 구엔 두안(53)씨는 지난해 10월 국내 한의계를 돌아본 뒤 이렇게 말했다.『한의학은 중국의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분명한 특장을 지니고 있다.호번하기만 한 중의학에 비해 체계가 간단명료할 뿐 아니라 실용성이 훨씬 강하다.중의학을 제치고 곧 인류 보편적인 의학으로 자리할 것을 확신한다』면서 한의학을 자국의 의료모델로 삼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구미 동양의학에 관심 금세기 이후 현대의학이 인간을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인간의 수명연장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이런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서양의학은 질병양상이 날로 복잡·다양해지면서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인체를 로봇에 비유해 간·심장·신장 등을 갈아 끼우려는 서양의학의 분석적인 방법론은 급기야 의학적 단편화,기계화,비인간화를 초래했을 뿐 암및 에이즈등 난치병의 퇴치에는 뾰족한 방도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 한의대 강성길(침구과) 교수는 『최근 미국·유럽등 선진국에서는 현대의학의 한계를 자연요법이나 민간요법으로 보완하는 이른바 「총체의학」(Holistic Medicine)이 붐을 이루고 있다』면서 동양의학적 접근법을 모색하려는 것은 세계의학계의 신조류라고 전했다. 바꿔 말하면 오랜 경험론과 체계적 이론에 근거한 우리 한의학으로서는 세계무대로 뻗어 나갈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국내 한의계는 이에 부응 하듯 이미 지난해부터 「시대를 앞서가는 세계 최고의 한의학」이라는 구호 아래 민족의학을 지구촌에 뿌리 내리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물론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하지만 늦게나마 『가장 한국적인 가치로 세계 최고를 지향』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한의계는 이러한 목표 실현에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침술 FDA공인 움직임 『중국에는 정규 5년제 「중의학원」이 30여곳 있지만 국가고시로 면허를 발급하는 체제가 아니다.또 일본의 경우 연구단체와 학회만 있을 뿐 정규대학과정이 없으며,한의사가 별도로 존재할수 있는 여건도 못된다.결국 6년제 정규대학이 11곳이나 있고 학문체계가 제일 앞선 한국이 동양의학 발전의 주도적 위치에 있다』 대한 한의사협회 허창회 회장은 바로 이 우수한 인적자원이 한의학을 「지구촌 테마」로 부상시킬 수 있는 가장 큰 동인으로 꼽았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지난 79년 침구술을 의학 발전의 중요 요소로 규정한데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이를 곧 공식적 의술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또한 민족의학의 해외전파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추진중인 한의학 세계화의 근간은 우선 세계 각국과의 협력을 통해 비교우위의 원칙을 확립한다는 것. 한국한의학연구소 홍원식 소장은 이를 위한 전술로 ▲한국·중국·일본 3국의 블록화를 통한 국제경쟁 우위 확보 ▲한방 주도국인 한국의 독자적인 대외 시장개척 등을 들고 있다. 동양 3국의 연합전선을 통한 세계무대 진출은 지난해 3월 김영삼대통령이 일본·중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동양의학 발전기금으로 5천억달러를 조성하자고 제의,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데 따른 것이다.3국 정상은 또 동양의학 공동연구 기금조성 외에 ▲한자의 국제 표준화 ▲병명 통일및 표준화된 진단기 개발 ▲공동 컨소시엄형태의 국제 전통의학연구소 설립 ▲WHO와 교류강화등을 추진키로 하고 한국은 우수한 전문인력,일본은 첨단과학기술과 연구설비,중국은 문헌·한약재등 풍부한 자원을 투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이러한 3국 협력체제는 올안 각국의 비준을 거쳐 내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5년내 20국에 봉사단 한의사협 허회장은 『한국이 먼저 컨소시엄을 제안한 만큼 이 사업의 주체는 우리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공동협력기구의 성격·연구과제·추진방향 등이 망라된 세부계획을 이미 마련해 놓았다』고 밝혀 새 의료제도 모델을 창출해내는 주도국으로서의 의욕을 보였다. 한의학의 세계화를 향한 또 하나의 전략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해외에서 「한의학 선풍」을 일으켜 한방의 우수성을 집중 홍보하자는 것. 한의사협 해외의료봉사단 권용주 단장은 『단기 의료봉사를 통해 한의학에 대한 인식을 심어준 뒤 장기근무자를 보내 현지에 한방진료소를 설립,한의학의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93년 이후 카자흐스탄공화국과 우주베키스탄공화국에 두차례에 걸쳐 단기 의료봉사단을 파견한데 이어 5년내에 20여국에 봉사단을 보낼 예정으로 있다. 또 한의학을 동남아시아권에 전파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베트남을 거점지역으로 설정,이미 양국간 전통의학 협력각서도 체결했다.베트남이 미얀마·스리랑카·인도네시아로부터 멀리는 프랑스·러시아·아프리카 프랑스령에 이르기 까지 한의학적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권단장은 이와 더불어 미국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뉴질랜드등 3곳에 해외 지부를 결성,한의학 교류 파트너를 다변화하는 교두보로 이용할 방침도 털어놨다. 한편 한의학 발전의 선결과제인 한방의 과학화및 객관화 작업은 한의학연구소와 서울대천연물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천연물과학연구소(소장 장일무)의 「전통약물 데이터베이스」는 선진국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작품.천연약물의 각종 정보를 컴퓨터 온라인 정보망으로 구축한 「신동의개발 프로젝트」로 동양 고전의학서들의 각종 처방과 약재들의 분석정보를 영역(영역)했다. 중국은 물론 일본 조차도 미처 손대지 못한 한약처방의 전산화 작업을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착수,미국·일본등 6개국에 상표등록을 마쳤다. ○전통약물정보 DB구축 지난해 말 우리나라를 찾았던 미국보건연구소(NIH) 국제담당부국장 차우씨(47)는 『한국에서 당장 사갈 것은 이것 뿐』이라고 할 정도로 선진국의 관심이 대단하다. 이밖에 한의학연구소가 지난해부터 추진중인 한방의 비과학적인 요소를 극복하려는 노력도 한의학이 세계 모든 의료사회에서 통용될수 있는 발판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연구소 신현규 선임연구원은 『한의학도 이제는 의학·약학·생화학·의공학의 도움을 받아 치료의 객관성과 과학성을 제고,보편성을 인정받아야 할 때』라며 『경락측정기및 맥진기등의 개발을 통한 진단법의 현대화와 진단요건의 표준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의계는 현행 한의학정책을 맡는 정부 주무부서가 전무하고 모든 한의대가 사립대에 편중돼 있는 현실을 지적,한의학이 인류 보편의학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대책이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희대 한의학석사과정 불가리아인 아바제바/“한방 치료과정·결과 객관화해야”/외국인 이해돕게 한의서적 영역도 서둘렀으면(인터뷰) 『한의학은 중의학에 비해 체계가 분명할 뿐 아니라 철학이 인간지향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하지만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경희대에서 한의학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불가리아인 다니엘라 아바제바씨(여·34)의 말이다. 88년 불가리아의 소피아 국립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자국의 체육성에서 스포츠손상학을 연구해온 그는 2년전 경희대에서 3개월 코스의 단기수학을 한 것이 인연이 돼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한의사 수업을 쌓고 있다. 『한의학은 공부하면 할수록 매력적인 학문입니다.처음에는 사실 침술의 효과에 회의를 품기도 했지요.하지만 경락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서는 한의학처럼 체계화되고 과학적인 의학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한의학의 독자성은 체질의학과 약침요법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나름대로 진단을 내리는 아바제바씨는 『한방 선진국에서 정통 침구술을 익혀 본국에 돌아간 뒤 독자적인 스포츠의학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털어 놨다. 그는 이어 『동구권 의사들 사이에서는 지난 91년 소피아 「세계침구학술대회」를 계기로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한국정부는 한의학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을 위해서라도 한방서적의 영역화 작업을 서둘렀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 국립발레·합창단 「까르미나 브라나」 합동무대

    ◎발레·합창·관현악 어우러진 작품 국립발레단(단장 김혜식)과 국립합창단(단장 오세종)이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1주일 동안 합창발레 「까르미나 브라나」를 국립중앙극장 대극장에서 합동공연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국내 무대에 올려지는 「까르미나 브라나」는 발레와 합창이 관현악과 어울어지는 작품.64년 미국 켄터키 오페라단에 의해 초연된 이래 르네상스풍의 사랑스런 여성 이미지와 힘차고 역동적인 남성의 이미지가 잘 조화되어 있다는 평을 받고있다. 캐나다 그랑 발레단의 예술감독인 페르난드 놀트가 안무했고 올해는 김혜식 단장과 오세종 단장이 공동예술감독을 맡았다. 주역무용수로는 국립발레단이 내세우는 주목받는 무용수 이재신과 강준하를 비롯해 한성희·신무섭·김용걸·나형만·문영철 등이 출연하고 합창 솔리스트로는 김관동 연세대교수·김선일 서원대 교수,그리고 차세대 기대주인 김수진·박연희·권흥준 등이 나온다. 25개 장면 가운데 2분여 동안 바베큐 막대기에 매달려 「구워진 백조」의 비애를 온 몸으로 표현하는남성 무용수의 독무,지난해 이 작품에 출연해 호평을 받은 소프라노 김수진의 독창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까르미나…」는 「보이렌 수도원의 노래」라는 뜻의 라틴어로 중세시대의 사회상,사랑,유희,자연 등을 11∼13세기 음유시인 특유의 운명론의 입장에서 익살스럽게 풍자한 시가집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 중기 전용백화점 설계/「범건축」 출품작 당선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채재억)은 31일 (주)범건축(대표 강기세)이 출품한 작품을 서울 목동에 짓는 한 중소기업 전용백화점의 설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이미지가 독창적이고 내부공간의 기능성을 잘 살린 점이 평가받았다. 중진공이 선정한 5개 업체를 대상으로 건축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선정했다.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소비재뿐 아니라 중간재와 부품류도 판매할 전용백화점은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싸고 질 좋은 물건을 공급하게 된다. 양천구 목동에 대지 2천9백85평,건평 2만평 크기로 지상 6층의 백화점과 15층의 사무실이 들어선다.
  • 4월 「과학의 달」 행사 다채/광복50돌 맞춰 「과거∼현대」재조명

    ◎TV 특별프로 편성·학술행사 마련 4월은 「과학의 달」.과학의 달을 맞아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이해를 넓히고 과학기술 혁신분위기를 확산시킬수 있는 각종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올해 「과학의 달」행사는 광복50주년에 초점을 맞춰 과거와 현대 국내 과학기술을 재조명하고 21세기의 꿈과 희망을 줄수 있는 행사가 집중적으로 준비되고 있는게 특징.주요행사를 소개한다. ◇4월의 문화인물 「최무선」기념행사=고려말 화약의 발명자인 최무선을 4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향리인 경북영천에 기념비를 건립하고 기념학술세미나(6일 하오2시 KOEX소회의실),기념강연회(15일 하오2시 서울과학관),자료전시회(1∼30일 국립중앙도서관 로비)등 기념행사가 다채롭게 펼져진다. ◇TV과학프로그램 상영=▲최첨단 헬리콥터 ▲채소기름으로 달리는 차 ▲초고속운전 ▲우주로부터의 리포트 ▲항법장치 고속도로등 첨단과학지식과 재미가 담긴 과학기술 프로그램 9편이 소개된다.한국과학기술진흥재단 협조로 EBS에서 매주 금·토요일하오 7시45분에 전파를 탄다. ◇학술행사=선조들의 독창성을 확인할수 있는 「전통과학기술의 재발견」세미나가 22일 상오10시부터 국립중앙과학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경주 황남동 출토 유리용융도가니및 유리구슬에 대한 연구 ▲한국수공예 공구에 관한 연구등 논문 6편이 발표된다.그밖에도 79건의 학술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린다.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17일부터 23일까지 과학주간중 국립중앙과학관과 서울과학관이 무료로 개방되고 23일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서는 어린이와 학부모가 함께 참여,모형첨성대쌓기등 13종류의 과학실험과 공작놀이를 즐길수 있는 「과학축전」이 열린다.▲조류·포유류 표본전시회(17∼30일 국립중앙과학관) ▲마르코니 라디오발명1백주년기념 특별전시회(15∼30일 서울과학관) ▲우주인 초청 강연회(16일 서울대) ▲별의 축제(15일 한강둔치)등 청소년의 과학 탐구심을 키울수 있는 행사도 마련된다.
  • 만화영화/유망 문화상품 부상… 우리의 현주소 점검

    ◎연 1억불 수출 80%가 하청제작/영화수출의 95%… 일·미 이어 3대 제작국/한국적 해학·익살다룬 「홍길도95」곧 선봬/기획·녹음 등 경험 부족… OEM방식 못벗어/고유 캐릭터 적극 개발… 전략품목 육성 시급/올해 「영상만화대상」첫 제정…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 미국 월트 디즈니의 「라이온 킹」이나 일본 도에이(동영)의 「드래곤 볼」 신화를 우리는 만들어낼 수 없을까. 흑백텔레비전 세대에서부터 요즘 「비디오 키드」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의 무한한 꿈의 원천이 되어온 애니메이션(만화영화).하지만 만화영화는 이제 더이상 어린이들만을 위한 오락창구 정도의 역할에 그칠 수 없게됐다.미래산업의 총아인 영상산업,그 중에서도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총체적 전략문화상품」으로 떠오르면서 각국이 경쟁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만화영화는 한국영화 해외수출 총액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90년이후 수출신장률이 매년 10%를 넘고있다.거의 유일하게 국제 경쟁력을 갖춘 영상산업 분야인 셈이다.국내 만화영화 업계는 86년 중반부터 OEM(주문자 상표부착 제작방식)수출의 전진기지로 자리잡아 현재는 연간 매출액이 1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비록 80% 가량이 하청주문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한국은 일본·미국에 이어 세계 3대 만화영화 제작국임에 틀림없다.국내 애니메이션업체중 꾸준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메이저급 프로덕션은 「대원」「세영」「동양」「한호흥업」등 10개 안팎이며 1백명 가까운 직원을 거느린 중소 프로덕션도 20∼30개나 되는 등 모두 5백여 업체가 만화영화 작화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한때 세계 만화영화작품중 80%의 밑그림을 그려 해외에 수출하기도 한 「애니메이션 강국」이었다.미국 월트 디즈니사가 제작해 폭발적 인기를 끈 만화영화「미녀와 야수」의 애니메이션 밑그림도 한국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우리의 애니메이션 제작기술은 마치 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정작 가장 중요한 기획부분(시나리오 작성,캐릭터 디자인,배경설정)과 후반부 녹음작업 등의 경험은 거의 없으며 미국·일본 등 발주업체들이 지정해준 연출안대로 원화(KEYDRAWING)와 동화(INBETWEENDRAWING)를 그리는 단순 수작업만 하고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 작가의 원작을 토대로 완성도 높은 장편 창작만화영화가 만들어진 예는 별로 없다.그동안 미국과 일본의 기형적인 하청제작 구조에 길들여져 만화영화 구성작가나 감독 등 전문인력 양성을 소홀히 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한국만화영화의 해외진출은 지난해 개봉돼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던 「블루 시걸」이 남미·홍콩·미국·독립국가연합 등에 수출을 추진중인 정도가 고작.당초 미국 메이저영화사인 콜럼비아를 통해 50만달러 정도의 값으로 전세계영화시장에 배급되리란 예상은 영화의 완성도가 기대에 못미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엔 미국이나 유럽의 하청물량도 중국·필리핀 등 저임금국가로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우리 애니메이션업계에 빨간불만 켜져있는 것은 아니다.최근 국내 애니메이션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현재 제작중인 장편 만화영화만도 5편에 이른다.「아마게돈」「홍길동95」「붉은 매」「헝그리 베스트5」「슈퍼 차일드」등이다. 이 가운데 SF애니메이션「아마게돈」은 기존 만화영화와는 여러 면에서 차별화된다.영화사,컴퓨터게임,캐릭터업체 등이 컨소시엄 형태의 「제작위원회」를 구성,제작하는 선진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글자꼴인 「아마게돈체」를 개발해 자막에 활용하는 등 세계화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아마게돈」의 총기획을 맡고 있는 김혁씨(32)는 『일본 등에서 흔히 활용되는 제작위원회 방식은 자본동원이 용이하고 애니메이션과 관련산업을 연결하는 종합문화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쉽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애니메이션 장면 수를 디즈니 수준인 초당 24프레임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본수준인 초당 17프레임까지는 만들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 고유의 캐릭터 홍길동이 만화영화「홍길동95」(돌꽃컴퍼니 제작)로 만들어져 전세계에 배급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지난 67년 한국 최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풍운아 홍길동」을 토대로 새로 만드는 「홍길동95」는 입모양과 대사가 정확히 들어맞는 「선녹음」방식을 택하고 있는 점이 특징.『비록 일본의 제작기술과 배급망에 의존하는 한계는 있지만 차돌바위·호피·곱단이 등 우리만의 캐릭터와 주제로 세계만화영화시장의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것이 제작사측의 각오다.월트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가 60여년이 넘도록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독창적인 캐릭터의 개발은 필수적인 일.특히 「홍길동」캐릭터는 한국적 해학과 익살이 담긴 가장 「인간화된」인물이란 점에서 해외수출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또한 정부는 올해 ▲제1회 대한민국 영상만화대상 제정 ▲외국 견본시 및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참여 적극 지원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개최 ▲만화영화 시나리오 공모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만화영화산업 육성의지를 보이고 있어 애니메이션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작년까지만해도 「연소자 관람가」 등급만이 허용됐던 만화영화(비디오포함)가 최근 일반영화와 마찬가지로 연소자 관람가·불가,중학생이상·고등학생이상 관람가 등 4개등급으로 구분 심의받을 수 있게된 것 또한 만화영화 진흥차원에서 바람직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지원도 우리 만화영화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은 주장한다.우리 만화영화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만화영화산업에 대한 준제조업 수준의 지원 ▲국내 TV방송사 등 대기업과의 적극연계 ▲극영화와 똑 같은 영화진흥기금 활용 및 각종 영화제 출품 기회 부여 ▲외국과의 합작강화 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영화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제작비 30%,국내촬영 30%의 합작영화조건은 보다 탄력성있게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또한 정부지원에 앞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만화영화의 기획·구성작가·감독 등 전문인력의 양성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만화영화「둘리의 배낭여행」을 제작하고 있는 선우엔터테인먼트의 방상연 PD(28)는『이제 우리 애니메이션업계도 토털 마케팅 개념을 도입할 때』라며 『특히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부수사업은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엄청난만큼 본격적인 수출주도 산업으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제의 「블루시걸」제작 김종성 용성시네콤 대표/“「메이드 인 코리아」로 우뚝서고 싶었어요”/고급인력 없이 세계적 수준 역부족/정교한 제작기술로 선진장벽 깨야 『노예처럼 하청생산에만 매달려 있는 현실을 벗어 던지고 「메이드 인 코리아」가 당당하게 찍힌 순수 국산 만화영화로 세계시장에 우뚝 서고 싶었습니다.하지만 결과적으로 짜임새가 부족하고 매끄럽지 못한 작품에 그쳤음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국내 최초의 본격 성인용 만화영화「블루시걸」을 기획 제작한 용성시네콤 대표 김종성씨(42)는 「블루시걸」의 좌절은 우리 애니메이션이 안고있는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 대표적 사례라고 말한다. 『우리 만화영화상품의 세계화를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은 「디렉터급」의 고급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가칭「만화영화공사」같은 기구를 세워 애니메이션기획자나 감독,작가 등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되리라 생각해요』 미·일 등 만화영화 선진국들의 높은 벽을 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정교한 컴퓨터 애니메이션기술이 보편화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10분 길이의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3억원 가까운 비용이 들지만 우리 컴퓨터 기술이 세계수준이어서 외국의 컴퓨터 응용영화에 비해 크게 뒤지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2조8천억원에 이르는 세계 만화영화·컴퓨터게임 프로그램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컴퓨터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개발에 힘쓸 경우 우리 만화영화는 한층 국제경쟁력을 갖춘 상품이 될 것입니다』
  • “세계화정책 시의성 확인했다”/김 대통령 기자간담 내용

    ◎개혁 내실화… 국민 삶의 질 높일것/한­유럽 실질협력 틀 구축 큰 성과/북에 핵합의 파기가 부를 상황 이미 통보 김영삼 대통령은 유럽순방 마지막날인 14일 상오(한국시간 14일 하오)브뤼셀 시내 로열클럽에서 수행기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순방성과를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먼저 30분 남짓 이번 유럽순방 성과를 4가지로 요약해 설명한데 이어 이를 토대로 앞으로의 국정운영 구상을 밝힌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김 대통령의 모두발언 및 일문일답 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 대통령=이번 순방을 통해서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의 국가원수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많은 성과를 거둬 새로운 의욕을 가지고 우리 국가를 끌고 가는데 대통령으로서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이번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 참석과 5개국 순방성과를 크게 4가지로 요약할수 있습니다. ○아태중심국 인정 첫째,우리 세계화정책이 얼마나 시의적절한 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세계화정책을 세계에 당당히 알리는 기회가 됐습니다.세계 모든 나라가 알고 있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출범과 더불어 경쟁과 협력의 새 시대가 왔습니다.정부 국민 정치인 모든 계층과 근로자에 이르기까지 한덩어리가 돼 경제전쟁을 하는데 감동과 교훈을 받았습니다. 유럽근로자들이 야간근무도 감수하고 있습니다.독일 삼성전자의 경우 3교대 근무로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야간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이 전해줬습니다. 사회개발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화를 위한 우리의 개혁정책과 세계평화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밝혔습니다.이제 받기만 하는 나라가 아니라 주는 나라,돕는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통합유럽과 실질협력확대를 위한 강력한 기반을 구축했습니다.방문국 정상들과 지도급 인사들이 우리와 동반자관계를 강화하기를 강력히 희망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모든 유럽 주요국가들이 적극 지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도 한국이 들어오는 것이 이시대 당연한 흐름이라고 했습니다. ○각국 “동반” 희망 독일의 콜 총리,영국의 메이저총리가 직접 연락을 하기 위해 핫라인을 설치하자고 했습니다.세일즈외교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하며 그같은 새로운 모델이 정착되도록 해나가겠습니다. 세번째는 이번 유럽순방을 통해 한국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회가 됐습니다.문민정부의 도덕성과 정통성에 대한 높은 평가가 있었으며 한국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중심국가로 인정했습니다. 이번 순방을 통해 나는 정상 차원에서 개별외교와 다자외교를 동시에 병행했습니다.특히 아프리카등 13개 개도국지도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한국의 개발경험을 소개하고 우리 개발경험의 전수 및 자구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은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국제적 위상을 전환해야할 시기가 됐습니다. 네번째는 우리의 안보 및 통일정책에 대한 국제적 지지기반을 확대한 것입니다.북한의 불안정한 정세에 관한 일치된 평가와 함께 북핵문제와 관련,한국정부입장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냈습니다. 이같은 유럽순방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 세계화를 위한 내실있는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세계화를 위해 국력의 결집에 노력해야 하며 국민적 힘을 모아 세계화 추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또한 세계화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세계화 인재 양성정책을 추진하며 특히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성과 독창성을 갖춘 미래형 과학기술인력 양성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과학기술의 세계화를 위해 국내 연구기관을 대폭 강화하고 산학연 협동연구개발활동을 지원하겠습니다.국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혁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한국을 교통,통신,통상,기타 서비스의 세계적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장기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한국기업이건 외국기업이건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이를 위해 기업설립절차와 금융제도등 각종 경제 행정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혁하겠습니다. 아울러 통일에 대비한 절약운동을 전개하겠습니다.독일통일에서 보듯이 통일비용부담이 상당기간 우리경제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사회의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국민적 절약으로 역량을 비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얘긴 서울서 ­이번 유럽순방에 재계총수들을 많이 수행시켰는데 앞으로 경제실리외교차원에서 재계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복안은. ▲김 대통령=그런것을 포함해 모든 것을 앞으로 검토할 것입니다.이번에 경제인들이 상대국 경제인들과 만나 얘기한 것이 대단히 효과적이었으며 한·EU 경제협력의 큰 계기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됐다고 봅니다. ­국내에서는 국회가 공전되다가 여야가 협상 타결을 보았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 대통령=서울얘기는 서울가서 하지요.오늘은 유럽순방 결과만 얘기합시다. ­유럽순방에서 방문성과가 가장 컸던 나라는 어떤 나라였다고 생각하십니까. ▲김 대통령=특별히 어느나라였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EU의 중요국가인 프랑스 독일 영국 등 3나라가 역동적인 나라들로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야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왔습니다.아시아의 대표인 한국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강력히 희망했으며 나 역시 EU를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이들나라들과 매우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할 것입니다. ­북한이 영변원자로 재가동을 주장하는 등 북·미 제네바합의사항의 파기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북한이 북·미합의를 일부라도 파기한다면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김 대통령=미국 일본 등 우방들과 충분히 협의하면서 언제든지 강력하게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우리의 강력한 입장을 북한에 이미 전달했으며 만일 북·미합의가 파기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를 북한에 통보해놓은 상태입니다.미국이 직접 통보했으며 통보내용에 대해서는 사전에 우리와 충분히 협의했습니다. ­기업정책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대재벌정책도 포함됩니까. ▲김 대통령=작은 얘기에 매달리지 말고 합리적 해결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경제발전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중요한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 전위무용가 홍신자(이세기의 인물탐구:70)

    ◎거침없이 도전하는 성격… 독창적 춤사위 창출/“어릴때 죽은 언니 추모”… 73년 「제례」로 무대 데뷔/40세 넘어 연하 미술학도와 결혼… 2년전 안성에 캠프 차리고 정착 홍신자 뉴욕 타임스의 전속춤 비평가 제니퍼 더닝은 홍신자를 향해 『조각가의 조형감각을 지닌 안무가이며 인간심리의 예리한 실험자』라고 말한다.84년 「나선형의 자세」를 세번째로 공연했을때 공연평에 인색한 잭 앤더슨은 『시각예술가로서의 홍신자는 또 한사람의 시인』임을 지적했고 『몇가지 작은 동작만으로 죽음의 사자로 변신할 수 있을 만큼 그의 춤은 참으로 거대한 카리스마의 모습』이라고 호평했다.1주일에 평균 7백∼8백편 이상의 엄청난 양이 공연되는 뉴욕에서 중요 신문의 평을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다.그러나 홍신자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뉴욕인들에게 그때마다 신선한 혁명을 보였고 그곳 매스컴들로부터 밀착되고 호의적인 평을 받는 몇안되는 예술가중의 한 사람이다. 중국의 저명한 춤비평가이자 중국 국립예술아카데미의 우장핑은 「세계 무용사를 만든 인물들」로 홍신자를 선정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기라성같은 이사도라 던컨·마사 그레이엄·머스 커닝햄·폴 테일러·알윈 니콜라이속에 홍신자는 「동양 전통미학에 뿌리를 둔 서양 전위무용의 꽃」으로 다뤄지고 있다.한국의 홍신자 이전에 세계적 예술가의 반열에 오른 그는 86년 K­1TV가 마련한 신년특집 다큐멘터리에서 「세계정상의 한국인 홍신자편」으로 방영된바 있다. 그의 명성과 활동을 재론할 필요는 없다. ○동양 전통미학에 뿌리 영문학도에서 춤을 추기엔 너무나 뒤늦은 나이인 27세에 무용학도로 변신했고 호텔 접수일과 고양이 먹이를 주는 아르바이트로 명문 알윈 니콜라이무용학교와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졸업,33세 되던해인 73년에 「댄스 시어터 워크숍」에서 어릴때 죽은 언니를 추모한 「제례」를 추어 당당하게 신인 안무가로 변신했다.그때도 뉴욕 타임스와 댄스매거진은 『아무도 홍신자의 앞날을 의심할 사람은 없다』고 못박았다.「제례」는 전통적인 한국의 「곡」으로 시작되어 촛불에 만장을 사르고 모호한 탄식을 허공에 퍼뜨리는 것으로 끝난다.이 작품은 한국서도 국제현대음악협회(ISCM)가 초청하여 같은 해 명동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졌고 전위무용에 생소한 한국무용계에 아연한 긴장과 충격,찬반양론의 시비를 빚기도 했다. 그의 춤은 형식과 기교에 얽매이지 않는다.「무용의 힘을 아는 자는 신과 함께 있는 자」라고 한 쿠르트 작스의 명언대로 육체와 영혼이 조화된 「우주적 감각」이 특징이다.그의 극미한 거동조차도 춤의 흐름이며 그의 운기는 객석에까지도 고뇌의 현란한 열기를 흩뿌린다. 그러나 모든 사람의 시선과 관심의 대상이 됐을때 그는 돌연 인도로 가버렸다.76년부터 3년간 춤에 대한 회의와 삶의 근본적인 의미에 파고들었으나 「나만이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진리쪽에서도 나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는 다시 뉴욕에 복귀했다.결혼 같은 건 하지 않고 원도 한도 없이 하고싶은 것을 마음껏 하다가 「40세가 되기전에 자살」하겠다고 공언했던 그는 나이 사십이 넘어 열두살 연하의 젊은 미술학도와 결혼했고 딸 희야를 임신하자 「여자의 몸매는 바로 이렇게완성된다」는 메시지를 내걸고 만삭의 몸으로 무대에 올라 「입에서 꼬리까지」를 초연,하나의 덩어리(매스)로 무대를 구르면서 「돌도 웃는다」는 경이의 경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결코 「평범 무미건조한 사람이 되지 않을것」이라는 패기와 인내심으로 그는 예술이 할 수 있는 모든 행위에 거침없이 도전해 왔다.그리고 「홍신자만의 독창적 세계」를 창출해 내었고 그만의 독특한 무용언어인 적멸로써 작품들을 형상화 시키고 있다.따라서 「깨어 있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자유로움의 깨달음을 주고 창작정신의 퇴적화 현상을 일시에 휩쓸어버린 회오리바람」으로 부상되었다. ○뉴욕 빈민가서도 생활 아무도 홍신자의 삶을 흉내 낼 수는 없다.주변의 시선에 아랑곳 없이 가장 자유로운 행보를 펼쳤고 아마 앞으로도 그는 그럴 것이다.물론 하루 아침에 오늘을 이룩한 것은 아니다.혹은 기적적 행운이 뒤따른 것도 아니다.쥐들이 득실거리는 뉴욕의 빈민가 스탠턴에서 더 이상 어린 딸을 키울 수가 없어 고국의 시댁에 아이를 맡겨야 했고 토큰 하나와 말라빠진 샌드위치로 연명하면서 불과 10년전까지만 해도 그의 장래에 대한 희망은 검은 연기에 휩싸인 검탄(검탄)과도 같았다.그 무렵 하와이 볼캐노 정글에 틀어박혀 그는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묻기를 멈추지 않았고 그 자신은 무용가 명상자 아내 어머니 그 모든 것이며 그 모든 것에서 완전히 해방된 자유로운 생명의 불꽃임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그의 무용에 영향을 준 것은 인도에서의 스승인 라즈니쉬였다.그는 「완전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라.나 자신이 춤추기전에 삶의 펄펄 끓는 에너지가 나를 통해서 춤으로 흘러나오게 하라」고 가르쳤다.「춤은 무엇을 증명하거나 제시하거나 등의 아름다움과 팔다리의 기교를 과시해선 안된다.무엇인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하면 춤은 보이지 않고 춤추는 자의 몸매만 보이게된다」그래서 광대한 우주공간인 우라노스에 날아오른 신비의 피닉스(영조)처럼 불에 타죽고 나서도 다시 탄생하기 위해 그는 수십번씩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그가 추구하는자유로운 삶이란 허례나 가식이 배제된 명징의 세계이며 그의 맨 끝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이다.「자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겸허해지고 솔직해진다.나의 비천함을 다 알고 있는 스승에게 무엇을 더 감출 것이 있겠는가」.그러나 자유를 찾아 떠나고 또 떠났지만 가족이라는 굴레와 고향에 다시 돌아오기 위해 어둡고 긴 갱도를 혼자서 방황하고 있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딸 희야는 중학교 1년 그는 지금 안성에 있다.2년전 고국정착을 선언하고 경기도 안성군 죽산면 용설리,저수지를 끼고 올라간 척박한 야산에 토담으로 된 무용캠프를 치고 그에게 명상과 내면의 춤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움직임속의 정지」를 전수하고 있다.지난 5월에는 예술의 전당서 「돌도 웃는다」는 뜻의 그의 래핑스톤 무용단을 이끌고 「풀루토(명왕성)」를 공연,11월 뉴욕 공연에서는 「미니멀리스트이자 맥시멀리스트로서의 홍신자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무용캠프 강좌에 들어간 그는 그가 바라던대로 자연속에 묻혀 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정신의 춤을 추구하게 되었다.그의 예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남편 이상남씨(재미화가)는 그의 공연을 도맡아 판타스틱한 무대를 만들어주고 딸 희야(중1)도 부모의 자유와 자연스러운 삶을 자랑스럽게 이어가고 있다. 물론 그는 또 어떻게 변할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유성이며 소용돌이 치는 회오리 바람이다.다만 춤이 빠진 홍신자란 상상 할 수 없을 뿐이다.그는 춤추기 위해 태어났고 무대에서 춤추다가 쓰러질지도 모른다.그리하여 그의 육신이 사라질때도 그의 푸른 영혼은 폭풍속의 나무처럼 끝없이 흔들리면서 아마 그때도 「나선형의 자세」로 춤추게 될것에 틀림없다. □연보 ▲1940년 충남 연기출생 ▲1963년 숙명여대 영문과 졸업 ▲1966년 도미,뉴욕정착 ▲1970∼71년 알빈 니콜라이 무용연구소 입소 ▲1972년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졸업 ▲1973년 뉴욕대 입학,케이 다케이와 그룹활동, 뉴욕 댄스시어터 워크숍서 「제례」로 안무가및 무용수 데 뷔 ▲1975년 홍콩 아트페스티벌 초청공연,공간 1백호기념 초청 「이사도라 던컨의 춤」및황병기 작곡 「미궁」발표 ▲1976∼79년 인도정부 장학생으로 인도체류 ▲1981년 래핑스톤무용단 창단기념 「입에서 꼬리까지」 뉴욕 초연 ▲1982년 오하이오 더 유니언 인스티튜트 무용학 박사학위 ▲1985년 호암아트홀 개관 초청공연 ▲1986년 미국 샌디에이고 패시픽 링아트 페스티벌 「ISLE(섬)」참가 ▲1988년 미국 웨슬리언대 개최 국제음악제 존 케이지와 「네개의 벽」참가 ▲1989년 독일 베를린예술원초청 「붉은 노을」,중국문화부초청「섬0공연 ▲1990년 제16회 중앙문화대상 수상,북경 아시안 게임 서울시립무용단 「2001년」안무 공연 ▲1992년 스페인 세비야 EXPO참가 ▲1993년 플럭서스 서울 공연 백남준 비디오작업출연,사단법인 래핑스톤(웃는 돌)설립 0▲1994년 「풀루토」서울및 뉴욕공연
  • 한복패션/동양적 선·색살린「하이패션」창출(한국문화 세계화의길:6)

    ◎창조·기술·비즈니스 연결 공동작업 필요/전문 세일즈맨 양성… 디자인 판촉도 강화 「할아버지의 바지저고리와 목도리를 연상시키는 투박한 재킷,가마니를 짠듯한 실크·울의 허리선이 높은 코트.색동색 무늬가 돋보이는 원피스」….93년 3월 세계패션의 메카 프랑스 파리. 장 폴 코르티에·이브 생 로랑·지아니 베르사체 등 세계 패션계를 이끌고 있는 기라성 같은 디자이너들의 화려한 컬렉션에 집중되던 언론과 패션전문가들의 시선이 한국에서 온 생소한 이름의 디자이너 이신우와 이영희를 비추기 시작했다. 『아직 세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특히 선과 색이 무척 아름답다』­프랑스 국영2TV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파리패션계를 노크하고 있다』고 호기심과 경계심 어린 반응을 보였다. ○이신우·이영희씨 진출 두 사람이 파리무대에서 첫선을 보인 옷의 기본은 색동으로 대표되는 한국적인 복식미의 선과 색을 살린 것. 20년간 한복의 현대화 작업을 해온 이영희씨는 파리로 입성하기 직전 양장디자이너로 변신,한복의 활용폭을넓혀 파리로 나온 것이다. 93년 10월에는 진태옥씨가 가세했다.그리고 지난해 봄에는 홍미화씨가 한국 특유의 정서인 해학을 느낄수 있는 옷들을,가을에는 안피가로 장광효등 남성 디자이너들까지 뛰어들었다. 컬렉션기간중 지면을 아껴온 파리의 패션전문지와 일간지들은 이영희씨의 의상을 한마디로 자연을 닮은 「바람의 옷」이라고 표현했다. 한국미 과시의 절정은 지난해 3월 이신우씨의 파리컬렉션에서 였다. 고구려 고분벽화 문양을 응용해 여성의 내재된 강한 힘을 표현한 이신우씨의 옷은 『고대아시아의 영광이 찬양한 아름다운 옷』이란 평을 받았으며 6백여벌의 주문을 받았다.이어 10월 진태옥씨는 우리 전통 혼례옷인 활옷을 서양의 진과 매치시켰다.실크 소재의 붉은색 바탕에 정교하게 십장생 수를 놓은 재킷 조끼등이 하이라이트였다. 일본의 원로 패션평론가 히로시 다나카는 진씨에게 편지를 보내 『한민족의 역사성에 대한 깊은 사색이 투명한 미의식에 의해 승화된 작품세계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범국가적 지원 따라야 한국의섬유산업은 지난 30년간 수출입국의 견인차 노릇을 해온 효자산업이다.그러나 근년들어 반도체·자동차등의 수출이 늘며 사양산업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푸대접을 받는 처지가 됐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세계 4대섬유수출국이다).이에 국내의 뜻있는 디자이너들은 한국복식의 선과 색을 살려 고부가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하이패션쪽으로 방향전환을 시도,과감히 파리 입성을 한것이다. 냉혹한 세계패션 무대에서 우리 디자이너들이 어느 정도 파리 패션계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수 있었던 것은 90년대 이후 급부상한 동양풍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지아니 베르사체등 내로라 하는 디자이너들이 너도 나도 중국이나 몽골의 대륙적인 분위기를 자신의 작품속에 응용했다.또한 자기민족 고유의 것이 세계화의 지름길이라는 「에스닉 이노베이션」의 분위기속에 그나마 성과를 올린 것이다. 그러나 파리 입성은 결코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되고 있다. 「기모노 볼레로」­.이 말은 일본의 디자이너들이 세계무대에서 이미 「자포니즘」으로 확고히자리를 잡은 속에 앞으로 우리의 노력이 얼마나 더 치열해져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충격적인 단어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패션지 「마리클레르」가 한 한국디자이너의 한복저고리 응용작을 보고 「기모노 볼레로」로 잘못 소개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지금 우리패션계에서는 세계패션시장의 스타로 떠오른 한국인 디자이너가 없고 국가적 지원도 전무한 상태에서 파리진출을 시도하는데 대해 「무모성」을 우려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품기획·마케팅 취약 상품기획이나 마케팅 분야가 취약하기 짝이 없는 상태에서 디자이너 개인이 거대한 세계시장에 도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창조」와 「기술」 「비즈니스」­이세가지가 세계화 시대의 한국패션이 나가야할 길이라면 우리의 디자이너들은 이런 면에서 너무 준비가 없이 홀로 뛰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패션관계자는 『우리 디자이너들은 현지 홍보자에게만 의지하는 실정이며 광고·홍보·마케팅 등 사전 조사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탓에 독창적인한국패션의 디자인은 인정받으면서 정작 외국여성들의 인체비례등 신체조건을 잘 파악치 못해 재고를 늘린다는 것. 국제 바이어들에게 수주전을 펴는 전문세일즈맨을 두는등의 실질적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디자이너들이 파리컬렉션에 참가하는 비용은 한번에 1억∼3억원정도. 돈만있으면 너도 나도 나갈수 있어 실속없이 외국인들의 주머니를 불린다는 소리도 듣고 있다. 겐조등이 유럽시장 진출에 성공한이후 지난 81년 일본 통산성은 11명의 디자이너를 선발, 미국 뉴욕 진출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을 썼다. 85년 프랑스에 유학, 세계적 패션업체인 파리의 기라로시사 여성복 수석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이미경씨(35)는 『실크등 고급스런 소재와 꼼꼼한 바느질,한복의 선등이 파리에서 주목 받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지나치게 한국적인 옷을 내세우기보다는 독특한 선과 색으로 우회적인 공략을 해야한다고 한국패션의 세계화 전략방안을 말한다. 패션평론가 김청씨는 『60년대 국제복장학원의 최경자씨가 아리랑드레스를 만들어 한국패션의 세계화를 시도했다면 30년이 지난 지금은 보다 세계인의 정서를 수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디자인이 나와야할 시기』라며 『한국적인 것을 구체화시키는 공동작업에 힘을 모을 것』을 강조한다. 국내디자이너들을 보면 디자이너 O씨는 모시나 삼베 실크등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날염하는데만 매달려 있다.또 디자이너 S씨는 도장찍듯 문양을 찍어나가는 작업만 하고 있다.그러나 이런 분산된 작업으로는 세계시장을 뚫을 수 없다. 작업내용들을 하나로 모으고 체계화시켜야한다. 패션은 문화산업이다.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사치라는 인식에 머물고 있다.패션산업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동시에 한국의 정신과 이미지등 유형무형의 것을 수출하는 길임을 생각할때 국가적인 지원과 관심은 시급해진다. ◎파리 패션계 입지다지는 진태옥씨/“전통적 고전미 현지 정서에 접목”/활옷·십장생 문양 응용해 호평받아(인터뷰) 『한국적인 것이 과연 무엇인가.또 어떻게 국제적인 감각으로 이를 수용해 유럽인들의 미의식을 파고 드는가가 늘 숙제였습니다』 30년 이상을 양장 디자인에 몰두하면서 지난 93년 가을이래 파리라는 세계무대에 자신의 작품을 제시,입지를 다지고 있는 진태옥씨.김영삼대통령의 유럽순방 수행경제인으로 선정돼 2일 장도에 오른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청담동 작업실에서 만나보았다.22일 열리는 「95가을·겨울 파리프레타포르테(기성복)컬렉션」마무리 준비가 겹쳐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패션은 고부가가치의 산업입니다.우리 문화의 세일즈작업을 패션디자이너들이 맡았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지난 가을 조선시대 결혼예복인 활옷을 응용,특유의 붉은 색상을 재현하고 십장생등 문양을 손수 수놓은 작품을 일부 제시해 현지 언론의 관심을 끌었던 진씨는 『활옷을 응용한 재킷과 조끼상품에 십장생의 의미를 담은 설명서를 부착했는데 동양의 신선사상에 호기심을 갖는 상류층 유럽여성들에게 어필한것 같다』고 밝혔다.현지 미국 뉴욕의 도프굿맨 백화점 등에서 1천∼1천5백달러(재킷)의 고가에 팔린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진씨는 『「고전적」요소를 「아방가르드한」상품으로 재현한 활옷응용과 같은 작품으로 디자이너 「진태옥」의 정신세계와 한국문화의 정수를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고 자평하고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 시장에 어울리는 보편적인 옷을 선보이는 디자이너로 인정받을때 진정한 「문화의 세계화」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 다매체 다채널시대(민주화에서 세계화로:11·끝)

    ◎TV로 쇼핑까지… 「정보복지」성큼/21개 케이블TV 새달 1일 방송개시/6월 무궁화호 발사… 1년뒤 위성방송 미국 펜실베이니아와 뉴욕 등지에서 여러 해를 살다 돌아온 송정섭씨(35·한화종합연구소 선임연구원)는 우리나라에서도 케이블TV가 방영된다는 소식이 더없이 반갑기만 하다.귀국한 지 1년이 넘어 어느 정도는 우리 TV문화에도 적응이 됐을 법한데도 아무리 채널을 돌려봐야 그것이 그것인 TV화면이 늘 따분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공중파TV “정보갈증”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1백50개가 넘는 케이블TV채널이 있는 미국에서 살던 때와 비교하면 몇 안되는 우리나라 공중파TV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송씨는 『특히 10대 중심의 오락프로가 천편일률적으로 방영되는 시간에는 아예 TV를 꺼버리거나 미군방송인 AFKN으로 채널을 돌린다』고 한다.그는 『드라마고 뭐고 시청자의 주의를 끌지 못하는 재미 없는 프로그램이 많을 뿐만 아니라 외국의 프로그램을 표절하는 예도 잦아 금세 식상한다』고 불평이다.『상류층이 밀집된 지역에 가면 위성방송 수신용 안테나가 수도 없이 달려 있는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나름대로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그래서 케이블TV의 방영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음악·영화감상 등 다양 다음달 1일은 정보화시대의 팡파르라고 할 수 있는 「다매체다채널시대」가 막을 올리는 날이다.KBS1·2와 MBC·SBS·EBS 등 기존의 5개 공중파채널과 뉴스·교양·오락·영화·음악·여성·어린이·교육·스포츠·교통관광·종교 등 11개 분야의 20개 전문채널,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채널 1개,그리고 케이블TV방송국의 지역채널 1개등 모두 27종의 채널이 전파를 발사한다.오는 10월1일에는 홈쇼핑·만화·바둑·문화예술·기독교 등 5개 분야의 6개 채널이 추가로 프로그램의 공급을 시작한다.방송통신대학 채널도 올해안에 신설된다. 케이블TV에 이어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우리는 본격적인 「다매체다채널시대」를 경험하게 된다.정부는 오는 6월 무궁화위성의 발사에 이어 10월 보조위성을 지구궤도에 쏘아올린 뒤 1년남짓 시험방송을 거쳐 위성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그동안 파라볼라 안테나를 따로 구입해야 볼 수 있던 홍콩의 스타TV나 AFKN을 통해서나 시청이 가능하던 CNN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수한 방송의 수신이 가능해진다.방송의 세계화가 닻을 올리는 것이다.그에 앞서 오는 5월 첫 전파를 발사하는 지역민영방송은 세계화와 더불어 국정의 주요지표인 지방화를 선도하는 촉매로 작용하게 된다. ○김 대통령의 선거공약 「다매체다채널시대」는 김영삼 대통령이 92년12월 대통령선거 때 내건 주요 선거공약 가운데 하나다.그때 정치특보이던 오린환공보처장관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김 대통령은 몇개 안되는 공중파채널로는 국민의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없다는 판단아래 이를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다.이에 따라 공보처는 「다매체다채널」을 최우선 역점사업으로 삼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지난 93년4월 5차례에 걸쳐 케이블TV의 사업추진에 관한 토론회를 갖는 등 치밀하고 꾸준한 작업 끝에 케이블TV는 지난달 5일 드디어 시험방송을 하기에 이르렀다.공보처는 지난해 8월 엄정한 심사를 거쳐 오는 5월 첫 전파를 발사할 부산·대구·광주·대전 등의 지역민방 운영주체를 선정했으며 내년에 7∼9개의 도청소재지에 지역민방을 추가로 신설한다.96년 이후에는 10개 안팎의 도시에도 민방을 설립할 계획이다. 공보처는 업체들이 회사의 운명을 걸고 뛰어든 지역민방 운영주체 선정과정에서 빈틈없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거두었다.공보처의 한 직원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는 오장관의 추상 같은 지시에 따라 업자들을 피해 다니느라고 꽤나 고생했다』고 회상한다.그렇게 공정성을 지켰기에 업자선정이 끝난 뒤에도 뒷말이 전혀 없었다. 미디어전문가들은 「다매체다채널시대」의 개막으로 우리 생활이 혁명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문화혁명」이라고 말한다.기존의 고정관념이 일거에 무너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풀이다. 고려대 원우현교수(신문방송학과)는 『소위 선택의 다양성에서 오는 시청자의 자기결정폭이 확대돼 정보체계에 대한 주관이 서게될 것』이라고 참된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다양성의 확대를 주목한다.원교수는 정보의 과중현상이 초래할지도 모르는 정보냉소주의와 정보에 대한 불감증이라는 역기능을 경계하면서도 『정보의 장벽이 무너져 세계적 틀 안에서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용자의 선택의지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고무적인 평가를 내린다.『다매체다채널은 결국 「수용자주권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그에 따르는 수용자의 정보취사선택에 대한 노력을 강조한다.종합유선방송위원회 유혁인 위원장도 『채널마다 독창성을 가진 다양한 프로그램은 시청자로하여금 자기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시청자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원교수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다매체다채널화 추진과정에서 실무를 총괄한 서종환 공보처신문방송국장은 『다양화·전문화·다층화된 국민이 값싼 가격으로 쉽게 정보복지의 혜택을 누리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다매체다채널」에 관한 철학」』이라고 밝혔다.
  • 명사들 이웃사랑 콘서트/새달 8일 의사·교수·기업인 등 참여

    ◎수익금 산재근로자·장애인에 기부 순수 음악인은 아니지만 아마추어로서 상당한 실력을 갖춘 각계 명사들이 아름다운 선율로 산업재해 근로자 및 장애인들에게 사랑과 격려를 전하는 자선무대가 마련된다. 오는 3월 8일 하오 7시30분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산업재해 근로자를 위한 제1회 명사음악회」가 그것. 산업재해를 당해 요양중인 근로자와 재활훈련을 받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이번 음악회에는 중앙병원 안과과장 김용제박사,고려대 경제학과 김원년 교수,증권거래소 홍인기 이사장,삼성석유화학 박웅서 사장,민자당 오세응 의원 등이 출연한다. 이번 명사음악회에서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줄 김용제박사는 미국 웨인주립대 의과대학 재학시절 그랜드 래피드 심포니 콩쿠르에서 1위에 올랐을만큼 만만치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미 두차례 독창회를 가진바 있는 김원년 교수(테너)는 조두남의 「그리움」과 아담스의 「거룩한 성」을 들려주며 음반 「홍인기 애창곡집」을 내기도 했던 홍인기이사장(테너)은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과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중 「별은 빛나건만」을 부른다. 박웅서 사장(테너)은 이수인의 「고향의 노래」와 카딜로의 「무정한 마음」을 들려준다. 2부에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임명진 하프 앙상블,테너 박세원,소프라노 유미숙 등이 출연해 정통 클래식 음악을 선사한다.
  • 대기업은 중기업종 잠식말라/김대통령 강조

    ◎중기의 고유기술 개발 부축/시·도마다 신보조합 설립/올부터/사채발행·유상증자 전액허용 김영삼 대통령은 9일 『대기업이 여러분야의 업종에 진출,기업을 선단식으로 경영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설 땅을 좁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상오 청와대 영빈관에서 중소기업 지원시책에 관한 신경제추진회의를 주재,『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 대기업·유관기관·국민들의 협력이 절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중소기업은 이제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당당한 경쟁의 주체로 발전해야 한다』고 밝히고 『앞으로 중소기업 스스로가 기술개발과 품질개선 노사화합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의 개념은 중소기업 스스로 일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금융지원 확대 ▲신용보증제도 개혁 ▲구조개선사업을 통한 자동화와 정보화 촉진 ▲고유기술 보유를 위한 지원강화등을 지시했다.김 대통령은 지방자치단체가 그 지방의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이것이 가능하도록 관련업무를 지방에 과감히 이양 할 것도 함께 시달했다.
  • 정보화시대 리더/이상희 과학기술 자문회의위원장(신지도자론:10)

    ◎「과학­정보­문화마인드」 넘쳐야 한다/다양·독창성 웅합활 「카라얀적 능력」 필수/정보 활용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힘써야/세계구조멀티미디어화… 급변상황 예측·대응을 세기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는 1995년 이후의 세계를 「갈릴레이의 세계」로 부르는 것은 갈릴레이의 이론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데서 비롯되기 때문이다.『우주에는 「하나의 중심」이 없다』는 것이 그의 발견이다.그러면서도 우주는 질서와 조화를 이루면서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다.바로 오늘날 정보화사회도 마찬가지다. 자국중심이라는 사고도 존재할 수 없고,지구촌의 여러나라가 조화와 질서를 유지하면서 급속한 변화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의 정보화사회다.이런 정보화사회의 경쟁구도는 하드웨어전쟁에서 소프트웨어전쟁으로,물질경쟁에서 문화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나아가 운용소프트웨어와 응용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시스템의 사회기능으로 발전시켜가는 치열한 경쟁선상에 있다. 따라서 「국방」과 「교육」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고,「교통」과 「환경」을 별개로 다룰 수 없는 것이 바로 오늘날 정보화사회의 특성이다.그렇다면 이러한 역사의 큰 흐름에 걸맞는 정보화사회 지도자의 표상은 어떤 것일까. 우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절묘한 화음으로 조화시키는 「카라얀」과 같은 명지휘자가 되어야 한다.멀티미디어의 정보화사회는 오히려 각분야의 다양한 개성과 창의를 종합·조정하는 명연주가 절실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날 지도자의 마음속에는 과학 마인드,정보 마인드,문화 마인드가 살아 있어야 한다.농업사회에서는 어쨌건 많은 땅을 가진 사람이 위세를 떨쳤고,산업사회에서는 노동인력과 자본력이 큰 사람이 힘을 발휘했다.따라서 정보화사회에서는 정보를 읽고 활용하며,부가가치를 창조해낼 수 있는 두뇌의 힘이 결국 지도자의 요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도자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내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세계의 구도가 멀티미디어화되고,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세계화의 무한경쟁 속에서 총체적인 비전과 핵심적 대안을적절하게 마련할 수 있는 예견력과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더욱이 지도자는 그 시대에 걸맞는 공동선의 철학을 바탕으로 그 구성원에게 평화로운 삶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적 지도자 존 F 케네디는 누구나 희구하는 평화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평화란 견해가 다를 때는 점진적인 노력으로 합의를 이룩해가고,낡은 사회적 장애물은 무리없이 서서히 제거해가고,새로운 제도는 놀라지 않게 조용히 만들어가는 노력을 매일·매주·매달 쉬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과정,바로 그것이다』 바로 이점은 멀티미디어사회의 평화라는 화음을 도출하는 카라얀의 능력이다.이런 능력과 더불어 역사의 예견력은 지도자로서 필수적인 부분이다.마치 야구경기에서 투수가 던지는 강속구와 변화구를 정확하게 예견해서 옳은 순간에 배팅하는 타자는 홈런을 터뜨리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듯이,지도자도 빠른 속도와 무상한 변화속에 다가오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해서 국가발전의 위대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남북전쟁직전의 미국은 지역의 이해가 둘로 첨예하게 갈렸다.북쪽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노예제도가 필요없게 되었다.그러나 남쪽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노예제도가 사라지면 당장에 경제기반이 붕괴될 상황이었다.노예제도 때문에 나라가 둘로 갈라져야 하는 운명에 직면했다. 그때 미국이 분열되었으면 어떻게 되었겠는가.남쪽은 후진농업국가로 전락했을 것이다.북쪽도 농업부문이 보완되지 않음으로써 현대산업국가로 균형있는 발전이 어려웠을 것이다.지금의 미국 같은 초강대국이 결코 못됐을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링컨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바로 보았다.전쟁을 치르더라도 나라를 통일시키고 노예를 해방하는 게 역사의 장기적 발전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미래의 정보화사회에서는 링컨 이상의 미래예측력·결단력이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국방·의료·교통·에너지 등 전분야에 걸쳐 국가정보화를 추진하고,지속가능한 풍요로운 삶을 위한 환경정책을 마련하는 한편 정보화와 환경의 기본인 과학기술에 정치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미국 앨 고어 부통령은 「21세기에 걸맞는」지도자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유태인 부모는 『현실적인 배고픔을 달래주기보다는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가정의 지도자로서 도리라고 생각한다. 정보화사회의 지도자 역시 당장의 현실문제보다는 다가올 미래사회를 예견하면서,국민의 머리라는 논밭에서 고부가가치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수확할 수 있어야 한다.이를 통해 멀티미디어의 위대한 문화적 화음을 도출할 수 있는 지도자라면 이 사람이 바로 멀티미디어사회의 카라얀이 아닐까.
  • 「사랑의 미로」 「타향살이」 1순위

    ◎동요는 「새야새야」 민요는「신고산타령」/남북음악교류때 공연예상 가요 북한에서도 한국민들이 애창하는 몇몇 노래가 불려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남·북한간의 음악교류가 이루어질 경우 무리없이 공연 대상물로 선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노래를 구체적으로 보면 먼저 가요쪽에서는 「사랑의 미로」와 「타향살이」가 꼽히고 있다. 「사랑의 미로」는 가사가 일부 바뀌긴 했지만 김정일의 애창곡인데다 평양서 발간된 「외국 민요집」에 수록돼 있어 실제로는 북한서 공인된 거의 유일한 남한가요로 파악되고 있다. 「타향살이」는 「사랑의 미로」와는 달리 북한 당국에 의해 강력히 규제되고 있으나 노년층에서 많이 불려직 있어 「민족정서의 공유」라는 측면에서 공연 대상물로 선정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에서는 이 가요가 「애수와 비애에 찬 노래」라고 소개되고 있다. 동요로는 「새야 새야」가 남·북한에서 모두 불려지고 있다. 평양에서 발간되는 문예잡지를 종합해 보면 이 「새야 새야」는 음조만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다를뿐 가사는 남쪽 지방의 가사와 똑같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이 노래를 『…가사에는 갑오농민전쟁의 승리와 새 생활을 갈망하는 인민들의 소박한 염원,그리고 성공하지 못한 농민봉기에 대한 애끊는 동정이 반영돼 있다.이것은 선율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었는데 모두가 부드럽고 서정적이며 구슬픈 정서로 일관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민요로는 「신고산 타령」이 대표적인 노래로 지적되고 있다. 북한에서 이 「신고산 타령」은 여성독창,제창,가야금 병창 등으로도 많이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 조선낫/옹기/기와/「전통과학의 신비」 숨어있다

    ◎조선낫/독특한 담금질 기법으로 특유의 강도유지/옹기/잿물발라 구워내 통기성·정화능력 뛰어나/기와/기하학적 분합기법 응용… 내구성 월등 낫·쇠스랑·옹기·기와….이름없는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져 조상 대대로 애용돼 왔던 전통 생활용품들에는 어떤 과학적 비밀이 숨어있는 것일까. 국립중앙과학관(관장 권갑택)이 현지조사 및 과학적 분석과정을 거쳐 3일 공개한 「전통과학기술 조사연구」에 따르면 낫은 70년대에야 현대과학에 의해 발견돼 자동차,고강도기계등 첨단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특수조직을 갖고 있어 특유의 강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또 옹기는 납이 전혀 검출되지 않는 무공해제품이면서 통기성과 정화능력이 뛰어나 요즘의 「바이오」용기에 해당되며 기와 역시 내구성이 개량기와보다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와 같은 발견은 아직 아무런 연구의 손길도 닿지않은채 방치돼 온 많은 전통과학기술들이 본격적으로 탐구될 경우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한국만의 독창적 기술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도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는 의미에서 주목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예로부터 「조선낫」은 「왜낫」보다 작업범위가 넓고 오래 쓸 수 있다는 말을 들어왔는데 이는 우리 낫이 치밀하면서도 낫등에서 낫날에 이르는 부위별 조직과 그에 따른 강도가 서로 다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이같은 조직과 강도는 조상들이 스스로 터득한 독특한 표면경화처리(담금질)기법에서 얻어진 것이다. 낫은 불에 달군 쇠를 치는 적절한 온도를 눈으로 가늠해 8회 이상의 단조공정을 거치며 특히 담금질할 때 달군 쇠의 빛깔이 황혼빛에 오는 순간 몇차례 단계적으로 등부분으로부터 날부분에 이르기까지 순간적으로 물에 담그게 된다. 전통 옹기는 납성분의 유약을 쓰는 요즘 용기들과는 달리 잿물을 사용하며 이에따라 옹기를 구워낼 때 화학반응으로 결정수가 빠져나가 틈을 형성,통기성과 정화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이는 바로 옹기가 요즘 말하는 바이오그릇,즉 숨을 쉬는 그릇임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전통기와도 분석됐는데 특히 암키와와 수키와를 만들 때의 기하학적분할기법이 주목을 받았다.즉 기와제작시 암키와는 원통형으로 만들어 정확하게 4등분하며 수키와 역시 원통형으로 만든뒤 정확히 2등분,원을 2등분할·4등분할 하는 기하학적 분할기법을 응용한 슬기를 엿볼 수 있다.
  • 화가 천경자/화려한 색조…꽃·뱀·여인집착(이세기의 인물탐구:68)

    ◎독창적 화풍… 한색깔 고르려 수십번씩 검토/91년 「미인도사건」뒤 잠적… 심한 우울증 앓아/묵화 능한 어머니 곁에서 그림 시작… 글솜씨도 뛰어나 천경자 「깊은 우물속에 깔린 신비한 보라색과도 같은 「한」과 「찬란한 절대 고독」의 이미지,꽃과 뱀과 여인과 화려한 파스텔조의 환상적인 색조라면 누구라도 쉽게 화가 천경자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화면은 날이 갈수록 청청하여 영혼과 빛과 눈부신 색채의 향연을 변함없이 변주하고 있다.그림 외에 글솜씨로도 유명한 그는 수필집 「한」의 경우 「한이 한없이 나간다」는 말을 유행시킬 정도였고 70년대 남태평양 풍물전을 비롯한 해외스케치전은 관람객이 줄을 짓는 이변을 낳았다.어쨌든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중에서 대중적인 인기스타가 아닌 이상 글과 그림으로 이처럼 폭넓게 회자된 인물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지난 91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이 전시한 그의 「미인도 모사품사건」이후 그는 한때 화단에서 모습을 감춰버렸다.당시 이 작품의 진위여부를 놓고 『내그림이 아니라』는 작가의 주장과 『작가의 그림이 틀림없다』는 미술계와의 팽팽한 대립속에서 작가를 믿지 못하는 세태에 심한 환멸을 느낀 나머지 그는 오랫동안 심적 타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듯했다. ○대인관계 비사교적 그의 성품은 그가 좋아하는 미모사만큼이나 민감하다.작은 바람소리 하나에도 무심하지 않아 옳지 않은 것을 동조하거나 싫은 것을 적당히 수용하는 법이 없다.대인관계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로서는 전혀 비사교적일 뿐만 아니라 사람을 가리고 낯가림이 심한 편이다.그림도 그렇다.색깔을 쓸 때도 발색을 억제하는 반대색을 쓰기 위해 연보라·남보라·황토에서 녹청을 동원하고 그것이 이 그림에서 얼마만큼 확실한 효과를 나타내는가를 까다롭게 따진 다음 이를 선택한다.그러고 나서도 멀리서,가까이서 수십번씩 견주어보고 3∼4개월이 지나 썩 괜찮다는 결론이 나올 때 비로소 화폭 앞을 떠난다. 이른바 동양적인 정조를 바탕으로 하는 그의 작품에서의 조형적 특징은 「천경자풍의 인물을 전형화」하는 데 결정적 성공을 거둔 점이다.평론가 심항섭은 동양화의 인습에서 벗어나 섬세한 감각과 신선한 착상력을 지닌 그의 그림에 대해 『화가로서의 최종적인 꿈인 자기만의 화풍을 선명히 세웠고 색채선택과 배치에도 그만의 확고한 독창성을 성취하고 있다』고 단적으로 평한다.즉 「새로운 조형적 가치실현」과 「개별적 형식의 완결」이라는 어려운 등식을 동시에 갖추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초기에는 주로 뱀(사)의 무리에서 느낀 감흥을 사실적인 기법으로 표현했고 특히 부산 피란시절에 발표한 서른다섯마리의 뒤엉킨 뱀의 「생태」는 풍경과 정물에 집착하던 화단에 커다란 충격의 논란을 던졌다.이후 초현실적인 시적 이미지들이 화면을 지배하면서 그는 자전적 요소를 띤 모티브로 아네모네·라일락·팬지·아스파라거스 같은 요요한 이향이 가득한 꽃무리 속에 화사하게 떠오른 여인의 희구를 그려내고 있다. 그의 운명은 그가 항상 예감한대로 줄기차게 쏟아져내리는 폭포수와 같진 않았다.세차게 흘러내리다가 어느 대목에선가 브레이크가 걸리듯 곤두박질치는 아픔과 정면으로 마주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는 마치 파란을 자초하는 것처럼 비치기도 했다.따라서 한이 많고 고독하다고 하지만 그의 한은 그가 스스로 선택한 한이며 고독 또한 그러하다. 어릴 때는 연극배우를 꿈꾸기도 하고 노랑·파랑·분홍색등 밀랍냄새가 코를 찌르는 오사마(왕양)크레용과 미쓰보시수채화물감을 으깨고 주무르면서 묵화·서도에 능한 어머니 박운아여사 곁에서 그는 하루종일 그림그리기를 지루해 하지 않았다. ○여동생 죽음에 충격 광주농고 졸업후 군청에 다니던 부친(천성욱씨)은 딸이 의과대학에 가기를 원했으나 그의 심성과 감성을 이해한 어머니가 패물과 논을 팔아 마련해준 여비로 어렵게 도쿄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3년만에 돌아오자 집안은 몰락했고 그의 결혼실패에 이어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의 죽음,그 불운의 소용돌이에 말려 시련을 견디고 있을 때 부친마저 세상을 떠나는 불상사가 겹쳤다.언젠가 그는 「낙인」이란 수필에서 「나의 인간성에 배어 있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적요한 낙인은 바로 부친의 불행과 이 여동생의 죽음 때문에 박힌 슬픔의 표적」임을 밝힌 적이 있다. 화가의 일생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젊은 시절에는 가정과 인간에의 정이 스민 화면에 「고통과 황홀감을 공존」시켜왔고 자녀가 모두 출가하고 평생의 반려이던 어머니마저 85년 타계후 가정도 혈육도 떨쳐버린 상황에서 그는 「꽃도 피고 가족도 많던 시절에는 생기찬 리듬감이 화면에 넘쳤으나」 이제는 대양에 뜬 섬처럼 오로지 홀로 남아 「화가」로 존재하는 자신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설령 찬란한 미래가 또 있다 하더라도 그는 「비오지 않은 가문 봄날,움트려고 파닥거리는 라일락나무 같은 과거에 더 깊은 애착과 미련을 갖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자녀는 2남2녀. 모사품사건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글은 쓰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빛과 색채의 순례자로서 그는 정밀(정밀)한 시적 정취와 아름다움을 넘어선 승화된 고독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9년전부터 살고 있는 압구정동 한양아파트의 모든 방은 그가 그린 그림만이 가득,그속에서 지난 4년간 예술원 회의에 나간 외에 올 11월1일부터 한달간 호암미술관이 초대한 화력 50년전과 80년이후 15년만의 개인전을 위한 작업에만 온통 매달려 있다.회고전 성격을 띤 이 전시에는 그가 직접 소장하고 있는 42년 선전 입선작들과 부산시절의 「생태」,최근작인 「우수의 티나」 「누가 울어」시리즈등 평생의 화업이 한눈에 펼쳐진다. 거의 하루종일 화폭 앞에 대좌한 채 이제로부터 몸속에 침잠한 예술적 기운을 한점 미련없이 출산시키는 순간이다.그 외엔 영화광이던 젊은 시절을 되살려 공포영화·공상영화를 보거나 겐자브로의 소설을 읽는다.여전히 걸어다니는 화폭처럼 화려한 옷차림을 즐기고 아침시간에 커피 한모금,지난해부터 술은 하지 않는다. ○화사한 옷차림 즐겨 그는 특유의 호남사투리로 아무리 괴롭고 슬픈 것을 말할 때도 웃고 또 별로 슬프지 않은 일도 그가 한을 담아 말하면 왠지 콧날이 시큰해지는 순수한 감동과 감상을 잃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그러나 나이에 따라 슬픔이나불행은 역시 세월의 금사망속에 망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버리고 관유온자한 자세로 자신에게 얼마나 더 충실할 수 있는가를 때때로 자문하기를 잊지 않는다. 그의 삶은 그대로 예술에 집결하고 귀결하고 있으며 그의 그림들은 「서정적인 분위기」와 「서정시적인」 내용을 함축하면서 작품 하나하나가 「천경자사」라는 하나의 커다란 물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남과 다르다.그리고 지금 「고독으로 미채(미채)된 삼림속에 그가 꿈꾸는 예술의 전당을 짓기 위해」 화폭이라는 그만의 광산에서 그는 진짜 보석을 캐내고 있는 것이다. 사치하리만큼 눈부신 색채의 범람으로 그의 화면은 한층 탁마된 다이아몬드를 구사하고 어느때는 투명한 루비며 사파이어가 그림의 창안에서 언뜻언뜻 상서로운 광채를 발한다.인물의 눈이라든가 중요한 부분에 미점으로 사용하는 금분조차도 단순히 호사스러운 치장이 아닌 것이 세상사로부터 절연된 듯한 순화된 감정과 표정은 그 자체가 그대로 「극미의 정수」이기 때문이다. □연보 ▲1924년 전남 고흥 출생 ▲1941년광주욱고녀 졸업 ▲1944년 도쿄녀미전졸업, 일본문전 무감사작가 소한천청·부산금성사사.재학중 일본문전·청금회전 입선,조전(선전)「조부상」(23회)「노부」(24회)연입선 ▲1946년 첫개인전(광주여고 강당) ▲1949년 서울개인전(동화백화점화랑) ▲1949∼52년 조선대 교수 ▲1952∼74년 홍익대 교수 ▲1953년 부산 개인전 ▲1954∼74년 홍대교수 ▲1955년 대한미협전서 「정」으로 대통령상 수상,백양회 창립멤버 ▲1960∼81년 국전 초대작가및 추천작가 심사위원 심사위부위원장 운영위원역임,국전 초대출품 ▲1963년 도쿄개인전(서촌화랑) ▲1965년 도쿄개인전(이토화랑) ▲1967년 말레이시아 초대전 ▲1969년 프랑스 파리 아카데미 고에즈 연수,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사모아 타이티 첫스케치 여행,상파울루 비엔날레 출품 ▲1970년 남태평양 풍물전 ▲1973년 현대화랑 초대전 ▲1974년 아프리카 풍물전 ▲1977년 한국현대동양화 유럽순회전 ▲1978∼현재 대한민국 예술원 정회원,이후 예술원 회원전 출품 ▲1979년 인도 중남미 풍물전 ▲1980년 개인전(현대화랑) ▲1981년 하와이등 미주지역스케치 ▲1990∼94년 권옥연 변종화 윤중식과 4인전(이목화랑),멕시코여행 오월문예상(65년) 서울시문화상(71년) 3·1문화상(75년) 예술원상(79년) 은관문화훈장(83년) 수필집 「언덕위의 양옥집」「여인소묘」「유성이 가는곳」「한」「자유로운 여자」「쫑쫑」「캔맥주 한잔의 유희」「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자서전 「내 슬픈전설의 49페이지」,기행문 「천경자 남태평양에 가다」「아프리카 기행화문집」 등
  • 농악무으뜸… 아박무·접시춤 등 창작(연변조선족 1백년:14)

    ◎오늘의 삶에서 억척의 생명력을 다시본다/민속춤/사회주의 영향 마당놀이서 무대예술로 변모 중국조선족의 예술활동을 조감해 보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로 가치있는 일이다.특히 해방전의 이주민들이 펼쳐온 놀이마당을 전통과 변화라는 시각에서 검토하는 것은 한국 전통예술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 1백년을 회고해 볼 때 중국조선족의 예술활동은 조국보다 훨씬 복잡한 변화의 과정을 밟았다.우선 해방후 중국 조선족은 소수민족으로서의 「조선족」이란 위상확립을 위해 몸부림을 쳤고 문화혁명시기에는 갖은 탄압을 받아가며 예술활동의 위축을 겪어야 했다.그리고 북한의 끈질긴 교화를 받으면서 지내오다 최근에는 한국의 영향으로 예술활동의 변화라는 파도를 타야만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에 근거를 둔 전통예술성은 굴절하지 않고 맥을 이었다.특히 이주로부터 해방까지의 예술활동 중에서 춤과 노래를 조명해 보면 조선족의 의식이 가장 잘 표출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신촌마을 농악대 유명 이 시기에 연희되었던 민속춤으로는 승무·농악무·남무·한량무·살풀이·강강술래 등이 있다.이밖에 「아박무」가 있다.구전에 의하면 「아박무」는 1923년 봄,안도현 송강 송화의 한 골짜기에서 발생했다고 한다.그러나 조국으로부터 그대로 옮겨 온 전통춤 중에서는 뭐니뭐니 해도 농악이 으뜸이다.가장 먼저 농악대가 구성되어 연희된 곳은 1928년 왕청현의 어느 마을이라고 하나 규모있고 영향력을 가진 농악대로서는 1938년 길림성 안도현의 신촌마을이다. 경남의 이주민 1백여가구가 1938년 이곳에 자리 잡았다.그들이 올 때 꽹과리·징·장구·북·소고 등 농악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도구를 휴대해 왔다.그들은 낮에는 밭을 일구고 밤에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농악을 울리며 피로를 풀고 망국의 설움을 달랬다.그후 1941년 남사당패에서 농악을 추었다는 광대 이원보씨를 전라도로부터 모셔와 본격적으로 연수를 받았다.이리하여 20명 내외로 구성된 신촌농악대는 마을 마당놀이(지신밟기)·두레굿·집돌이농악의 수준을 넘어서서 무대에로 진출하기에 이르렀다.이에 자극을 받은 농민들은 자신의 마을농악대를 조직하려는 의욕을 보이기 시작했다. 민속춤 중에서는 「쾌지나 칭칭나네」가 가장 많이 추어졌다.특히 정월보름날 줄다리기에 나가기 위한 선행놀이로서 이 춤을 추었다고 하는데 사기를 진작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해방전 동북 3성의 조선족 마을에서 주로 재인들에 의해 추어진 민속춤으로는 승무·탈춤·칼춤·학춤·사자춤·수박춤·양산도 등을 들 수 있다.물론 이것들은 전문 광대들에 의해 무대에서 추어진 것들이 태반이다. ○항일투쟁 춤도 등장 이금덕(1922·전남태생)은 이리 권번에서 노래·기악·춤을 익히고 40년대에 이주하여 「양산도춤」과 「수건춤」을 보급시켰다.김선덕은 14세 때 평양권번에 들어가 음악과 무용을 익히고 이주후 「칼춤」과 「남무」를,김재산(1890·강원도출생)은 1914년 길림성 안도현으로 이주하여 「학춤」과 「거북춤」을 퍼뜨렸다.조정숙(1928·평양출생)은 8세부터 기예를 배워 활동하다가 해방후 이주하여 「승무」 「한산춤」 「봉산탈춤」등을 추었다.이밖에 박정록과 김학천 같은 예인이 있다. 특히김학천의 「수박춤」은 유명하다.김씨네 집안에서 5백년이나 전승된 춤이라고 한다.알몸으로 허리엔 짐승가죽을 두르고 맨발로 추는 이 춤은 악기라고는 물을 담은 큰 함지안에 작은 함지박을 엎은 것인데,이를 두드리는 정도이다.이 두닥거리는 소리에 박자를 맞추어 연희자가 두 어깨를 으쓱거리며 두 손으로 자기 몸을 치면서 추는 춤이다.도중 갖가지 새소리와 짐승소리를 낸다.사냥꾼의 모의춤이라 할 수 있는 이 춤의 끝은 맹수를 정복한 사냥꾼의 희열로 끝난다. 박정록이 전수시킨 「접시춤」은 30년대부터 훈춘지방에서 추어진 것인데 이 지역에서 자생된 춤으로 알려졌다. 해방전의 중국조선족의 춤을 말하면서 항일투쟁배경에서 자생한 몇가지 춤들을 빠뜨릴 수 없다.항일 전투가 지속되는 긴박감 속에서 여성대원들이 군복을 누벼나가는 모습을 극화시킨 여성군무인 「재봉대원의 춤」을 비롯해서 「기병대 춤」「무장춤」등이 1930년대부터 항일투쟁 집단에서 연희 되었었다. 그 유명한 무용가 최승희도 중국에서 무용활동을 했다.그로인해 조선족의콧대를 한층 높여준 결과가 되었을 뿐 아니라 춤의 예술적 경지를 한층 높이는데도 몫을 했다.최승희 편력을 살필 여유는 없지만 그녀는 1912년 서울 태생으로 14세 때 도일하여 혀대무용과 발레를 배운 세계적 무용수이다.1930년 조선경성공회당에서 처음 귀국공연을 시작으로 그의 명성은 일약 아시아로부터 유럽·미국으로 번지기 시작했다.최승희가 중국에서 활동을 개시한 것은 1940년부터이다.당시 조선족이 10만여명이 살고 있었던 흑룡강성 목단강시에서 최승희가 공연을 했다. ○최승희 무용 큰 호평 최승희의 창작춤들은 한국전통의 춤사위를 되살려 새로운 감각과 창조성을 가미시킨 것으로 크게 호평을 받았다.당시 중국 경극계에서는 『노래를 위주로 했던 재래의 경극은 최승희무용의 영향을 받아 끝내는 변혁을 일으킬 것이다』라고 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마당놀이에서 출발한 농악이 섬세한 기예의 독창성을 살려 무대 「농악무」가 되었고 따라서 민속춤의 대부분이 무대극으로 공연되기에 이르렀다.이를테면 「탈춤」과 같은 여러 춤들이 무대에오르게 되자,마당놀이로서의 민속춤은 차차 위축되어 「쾌지나 칭칭나네」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사회주의가 민중의 소박한 놀이를 무대예술로 자리바꿈 시켰다는 사실은 오늘의 중국 조선족 예술활동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 사회발전을 향한 지방자치/숭실대기독사회연구소 엮음(화제의책)

    ◎지방자치의 문제점·향후 과제 분석 전문가와 사회운동가,시민사회의 각 영역별 활동가들이 현 단계의 지방자치 문제점과 시정방안,향후 과제와 운동방향을 짚어본 글 모음. 지방자치의 당위와 현실,지자제의 발전과 시민사회의 역할,의원들이 보는 지방의회의 현실,지역사회의 발전과 주민참여운동 등 4개 주제로 나눠 논문 19편과 토론 3편을 실었다. 시민사회와 사회발전운동가들의 체험·견해 위주로 엮어 지자제를 삶의 질과 사회구조를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보는 글들이 주종을 이룬다. 예컨대 경제정의실천연합 신대균사무처장은 「시민의 입장에서 본 오늘의 지방자치제」란 논문에서 『그동안 시·구의회들이 내무부가 만든 지침대로 활동해왔지 독창적으로 조례를 만든 일은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따라서 시민들이 시·구의회 기능에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처장은 일본·독일등지를 예로 들어 주민참여가 행정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정도는 돼야 한다고 제의했다.서울과 각구의 예산을 보면 주택­교통­상·하수도 순으로 많이 책정돼 있는데 가령 주민들이 원한다면 녹지공원 조성이나 복지정책에 더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한울 9천원.
  • 「정보화시대 역설경영학」 발간/손영규 뉴욕시립대 교수

    ◎“경영의 근본 되새겨야 기업 발전”/「고객 만족의 극대화」를 경영목표로 잡아야 『무한경쟁시대에 기업을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경영의 근본원리로 되돌아 가야 합니다』 최근 「정보화시대의 역설경영학」(문이당 간)을 펴낸 손영규(손영규)뉴욕시립대교수는 『경영의 많은 관행들이 그동안 진리에서 너무 많이 벗어났다』고 전제하고 『역설을 통해 경영의 근본원리로 되돌아 가도록 하기 위해』 책을 냈다고 말했다. 저서에서 그는 「한국은 미국이다」「이익을 좇으면 이익을 놓친다」「높은 생산성을 경계하자」「값싸고 품질 좋아도 안 팔린다」「변화와 실패를 사랑하자」「헌것이 새것보다 낫다」「조직이 기업을 망치고 있다」「기존측정방법을 무시하면 기업이 잘된다」「안 보일수록 측정하자」 등의 숱한 역설로써 기존 경영기법이 무시하기 쉬운 부분들을 지적하고 있다. 『세상이 제대로 돌아갈 때는 원리가,거꾸로 돌아갈 때는 역설이 힘을 발휘합니다.예수나 부처의 역설이 참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진리이듯 성실히 노력하는 기업들에 이 역설들은 진리입니다』 손교수는 최근 리엔지니어링,총체적 품질관리(TQM),적시공급(JIT) 등 경영정보기술이 넘쳐나는 것에 대해 『결코 독창적이지 못한 각색물로서 대증요법적 성격때문에 장기 효과가 불투명한데도 만병통치약처럼 남발되고 있다』면서 경영의 근본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기업은 「홍익인간」을 경영이념으로 하고 고객을 왕으로 생각해 「고객만족의 극대화」를 경영목표로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뉴욕바룩대 종신교수이기도 한 손교수는 생산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상이라 할만한 「알프레드 보딘상」을 비롯,「메리트상」「유진 그랜트상」「로비 에버델상」 등 많은 상을 받은 정보기술경영 분야의 권위자.그는 고도정보화시대를 맞아 주부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면서 주부들에게도 자신의 책을 한번 읽어보기를 권했다.
  • 기존의 노래 새롭게 해석/가요계에 리메이크 바람

    ◎새로운 분위기 연출… 리바이벌과 구별/015B·이승환·김건모 등 가요·팝 편곡 「요즘 가요에는 주인이 없다」 가수들 사이에 리메이크 음악이 주목받으면서 「이 노래는 누구 곡」이라는 식의 주인붙이기가 무의미해져 가고 있다. 신세대 그룹 015B의 최근 앨범 타이틀 곡은 「단발머리」와 「슬픈인연」.원래 「단발머리」는 조용필의 곡이었고 「슬픈인연」은 나미의 곡이었다.그러나 센스있는 015B가 전자악기로 새롭게 편곡,「자신들의 노래」로 만들어냈다. 「하숙생」은 최희준이 30여년 전에 발표한 스탠더드 팝.이 곡을 최근 젊은 가수 이승환이 스윙감각으로 부르자 전혀 다른 노래가 됐다. 지난 92년 발랄한 댄스곡으로 나왔던 「낭랑 18세」는 광복 다음해인 46년 백난아가 불렀던 것.이를 신예가수 한서경이 신세대 감각에 맞게 리메이크헤 TV의 인기가요 순위 10위권까지 진입했다. 지난해 하반기엔 「깜보」 김건모가 스티비 원더의 「사랑한다 말하려 전화했어요(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를 라이브 앨범에다 실어 외국곡까지 리메이크의 대상으로 끌어들였다. 리메이크는 미국에서는 오래전에 보편화된 현상.92년 빌보드 차트에서 14주동안 1위를 지켜 최장기 기록을 세운 휘트니 휴스턴의 「언제나 당신만을 사랑할래요(I Will Always Love You)」도 컨트리뮤직 가수 달리 파튼이 먼저 불렀던 것이다.지난해 인기를 끈 셀린느 뒤옹의 「사랑의 힘(Power Of Love)」(제니퍼 러시)이나 올포원의 「맹세(I Swear)」(존 마이클 몽고메리)도 리메이크 곡.특히 「맹세」는 원곡이 나온지 한달여만에 재빨리 리메이크돼 빌보드 차트 1위까지 점령하는 성과를 올랐다. 그러나 우리 가요계에서는 그동안 리메이크가 『이미 있던 노래를 포장만 바꾸는 것이어서 아무래도 품이 덜 드는 방법』으로 인식돼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해왔다.그럼에도 독창적인 멜로디 만들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이미 있는 노래를 가지고 손쉽게 새로운 분위기로 엮어낼수 있는 리메이크는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리메이크에 대한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MBC 예능팀 주철환 PD는 『리메이크는 단순한리바이벌과는 다르다.노래하는 가수가 달라지는 정도가 아니라 트로트를 랩으로 고쳐부르는 식으로 장르를 바꾸기도 하는것』이라면서 『옛날 노래를 요즘 감각에 맞춰 「새롭게」 해석해내는 것이 리메이크』라고 말했다.
  • 불상·불화 2점/보물로 지정

    문화체육부는 10일 밀양 천황사 석불좌상을 보물 제1213호,대구 파계사 영산회상도를 보물 제1214호로 각각 지정했다. 밀양 천황사석불좌상은 상·중·하대의 대좌와 몸체부로 이뤄진 통일신라시대 불상중 현존 유일의 사자좌를 갖춘 작품으로 독창적인 구상력과 정교한 기법,세련되고 우아한 양식등 신라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파계사 영산회상도는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보살 등 여러 성중이 시립한 군집도 형식의 18세기초 불화로 정확한 조성년대와 조성자를 파악할 수 있고 능숙한 붓놀림과 밝고 화사한 채색조화등 수준높은 품격을 갖춰 조선시대 불화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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