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독창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사비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A조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재능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100㎏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128
  • 제1부 창의력을 키우자(G7으로 가는길:1)

    ◎2010년 세계 7위 경제대국 도약/WTO체제속 기술전쟁 극복이 과제/“「창조의 산실」은 자유로운 사회환경”/2IC 국가경쟁력 고도기술·정보가 결정/통제된 분위기서 독창성 발휘 기대못해 21세기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우리가 넘어야할 과제는 무엇인가.서울신문은 오는 2010년 G7수준의 선진국 진입이라는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G7으로 가는 길」을 96년 사회발전캠페인의 주제로 설정하고 제1부 「창의력을 키우자」를 오늘부터 연재한다.주2회 연재될 「창의력을 키우자」는 서울신문 특별취재단이 세계 각국의 유수한 창의력 교육및 연구개발현장을 직접 취재하여 소개하고 아울러 우리의 실태를 비교·분석한다.서울신문이 연중 계속하여 펼칠 「G7으로 가는 길」은 제1부에 이어 2·3부가 계속된다.서울신문이 엮는 「G7으로 가는 길」은 한국이 21세기 중심국 대열에 당당히 진입하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광복 50주년이었던 지난해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사에 또 하나의 커다란 획을 그었다.사상 처음으로 수출 1천억달러를 기록한 것이다.지구상에는 2백개가 넘는 나라가 있지만 수출액이 1천억달러를 넘는 나라는 10여개국 뿐이다.G7등 선진 경제 대국 9개국과 후발주자로서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을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지난 64년 수출 1억달러였던 우리나라가 그 1천배인 1천억달러를 돌파하기까지는 정확히 31년이 걸렸다.한해 평균 25%,31년동안 1천배의 수출 증가는 세계적인 신기록이다.아마도 영원히 깨지지 않을 기록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 경제는 이것 말고도 여러 기록을 갖고 있다.19 55년 연간 국민소득 3백달러 수준에서 오늘날 1만달러로 도약한 초고속 성장이 대표적인 것이다.94년을 기준으로 우리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세계 11위,교역규모 세계 12위의 상위권 수준을 달리고 있다.조선공업 생산량은 세계 2위이며 전자공업 생산량은 세계 6위로 선두그룹에 서 있다.올해는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가입,국제 사회에서의 발언권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20 10년쯤에는 G7 수준의 경제·사회적 발전을 실현시킬 작정이다.하지만 국제 사회에서 선진국의 위치를 꿈꾸며 뛰고 있는 나라는 한국만이 아니다.더욱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과 기술전쟁이라는 새로운 국제 질서 아래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는 환경 속에서 이와같은 목표는 실현 가능한 것일까. 냉전 체제가 종식된 뒤 세계 경제 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의 발전을 일종의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인상이 짙다.미국은 일본과 동아시아 신흥공업국들이 보여준 놀라운 경제성장을 주목하며 미국의 산업 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의체(APEC)등을 통한 시장 개방 압력을 강화해 왔다.이 지역의 경제 공세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새 발전전략 수립 시급 그러나 아시아 국가의 발전은 과장된 것이며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는 진단도 있다.장차 노벨상 후보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만 교수는 「아시아의 기적­그 잘못된 신화」라는 논문에서 『아시아의 성공은 투입물의 급격한 증가에 기인한 것이지 경제의 효율성에 기초한 것은 아니다』라고 장래 아시아의 가능성을 일축했다.『아시아가 성공한 것은 그동안 사장됐던 인적 물적 경제요소를 한꺼번에 투입해 기세를 올린것 뿐이지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에 의한 것은 아니며 따라서 더이상 투입물의 증가가 없으면 필연적으로 수확체감의 법칙에 봉착해 성장은 한계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과거 발전사도 이같은 분석에서 예외가 되지는 않는다.한국 경제는 높은 저축률과 정부가 주도한 인적·물적 자원등 투입물의 증가,외국 자본과 기술을 이용한 대기업 위주의 중화학 공업 육성,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출 주도 전략으로 오늘날의 성공을 이룩했다.그러나 이제 한국 경제는 수확 체감의 법칙에 따른 한계에 이르렀으며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전환기적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발전 전략의 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OECD의 한국 과학기술 조사 사업단장으로 참여했던 미국 하버드 대학 르위스 브란스콤교수(존슨대통령 과학고문)도 『한국은 단순한 양적 성장으로부터 다양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도입·모방 중심의 캐치 업(catch­up)전략에서 창의적·독자적인 혁신전략으로 넘어가야 하는 전환기적 상황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그는 특히 국가경쟁력 결정의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인 과학 기술 개발 분야의 후진성을 지적하고 전통적인 「하면된다」(can do) 정신에서 벗어나 적극성과 창의성을 극대화 하는,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근본적인 의식 개혁을 권고했다. 물론 90년대 한국의 발전은 지나간 개발 연대와 같이 단순히 양적 성장에 머무른 것만은 아니다.실례를 살펴봐도 단순가공품,경공업 제품이 주도를 하던 한국의 수출 주력 상품은 반도체 가전제품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같은 기술집약적 중공업 제품으로 바뀌었다.첨단 기술 제품인 반도체 한 품목의 수출액은 2백억 달러에 이를 지경이다.또한 독자적인 기술기반의 한 척도인 특허 분야만 해도 지난해 출원 20만건을 넘어서 세계 5위권에 들어섰다. 그러나 좀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이같은 선진 분야가 극히적고 내실도 미미하다는게 우리의 문제다.우리 경제 성장에 대한 기술 진보의 기여도는 일본 75%,미국 42%,대만 32%에 비해 훨씬 낮은 19%에 그치고 있다.전자분야 하나만 보더라도 매출액에 견준 기술사용료의 지출이 70년대 3%에서 91년 12%로 늘어 수출 증가가 오히려 기술 수입을 늘리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더욱이 미국 일본등 선진 기술 강국은 산업재산권 보호등 기술 장벽을 강화하고 경쟁상대로 떠오른 한국에 핵심기술의 이전을 기피하는등 국제 환경은 우리에게 날로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초과학 공헌도 25위 이 파고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은 핵심적이고 독창적인 기초 과학 기술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의 상황은 모방과 통제에 의존해 왔지 창의와 자율에 바탕을 둔 저변 확보를 못했다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한국의 총체적인 과학기술 능력은 세계 13위로 평가되지만 기초과학에 대한 공헌도는 25위에 머문다는 것이 과기처의 추정이기도 하다.기초과학 수준의 한 척도가 되는 연구 논문 한편의 국제 학계 평균 인용횟수는 30위로 이보다 더욱 떨어진다.세계 수준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인력 양성과 활용문제,대학의 정체,소극적인 과학기술 정책,산·학·연 연계 부족 등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많다.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새로운 체제가 대두할 때 이에 신속히 참여하고 적응할 수 있는 흡수능력을 갖추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정보실장 한석기박사는 『기존의 획일적,통제적 사회분위기로는 우리에게 필요한 창조의 시너지(상승작용)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21세기를 준비할 새로운 틀은 국민의 창의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자유로운 사고가 보장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21세기의 국제질서는 고도의 지식과 기술,정보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질높은 교육을 통한 창의적 인력 양성과 활용,자율과 독창성을 인정하고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사회제도를 갖춰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1더하기 1은 4」라는 엉뚱한 주장도 들어줄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 환경이 가꾸어져야 창의력은 자랄 수 있다. ◎전문가 진단/배병훈대우전자 회장/차의적 활동이 고부가가식 창출/인간자본 축적에 국가경쟁력 달려 우리는 어려울 때마다 산너머무지개가 시작하는 곳을 찾으려는 습성이 있다.무지개는 산너머 먼 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빛의 굴절 현상으로 둥그렇게 보이는 것이다.시작하는 곳이 따로 있는 것이다.1980년대 기업의 문제점은 기술개발능력의 부족이라고 해서 기업연구소도 수없이 만들고 그런 기업연구소들간의 협력을 하기 위해 산업기술진흥협회하는 기구도 성립했다.그러면 이제 기업의 문제점은 해소되었는가? 1987년부터 노동임금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더니 이제 대기업의 노동임금은 가히 세계적이 되었다.어찌 보면 복합적인 경제사회 요소들 중에 일부만 급격히 세계 수준이 되다 보니 경제력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중소기업의 경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 마당에 창의성이 부족하니 창의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기초과학을 진흥하고 교육개혁을 해야국가경쟁력을 회복할수 있다고 주장한다.창의성을 좇아서 2차대전후 아인슈타인이 이론연구로 여생을 보냈던 프린스턴의 고등연구원(Instite for Adv­anced Study·프린스턴 대학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독립적인 기관)을 본보기로 하여「고등과학원」을 설립해서 노벨상 수상후보자를 양성하고 서울의 주요 대학을 선별하여 연구중심대학을 만들도록 자금을 대폭 지원하면 우리가 바라는 대로 창의력이 증진되어 국가경쟁력이 제고되는 것일까?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창의성은 세계시장에 상품을 수출하고 필요한 재화를 수입하여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살 수 있게 소득을 분배하는 제혜를 창출한는 데 발휘해야 하는 창의력은 그런 의미에서 각양각색일 수밖에 없다.창의적 활동은 개인적인 활동이다.조직적이고 중앙집권적인 집단활동은 이미 창의력이 아니다. 창의성은 독창적이어야 하고 그독창성이 인류사회 복지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어야 한다.우선 남과는 달라야 한다.남과 같지 않기 위하여 남이 어떤가를 알아야 하고 그런 지식 위에 새로운것을 생각해 내야한다.그리고 그런 독창적인 생각이 인류복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증명을 해야 한다. 앞으로의 국가경쟁력은 인간자본(Human Capital)의 축적에 달려 있다.인간은 기계와는 달리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가치가 있다.미국의 라이시 노동장관의 주장대로 고부가가치의 일을 하는 사람이 세계화시대에 헤게모니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국가가 해야할 일니다. 고부가가치는 수급의 균형에서 발생하며 정보가 신속하고 편리하게 전달되는 시대의 수급의 균형은 수요자,공급자의 창의성에 의해 조절이 된다. 창의적인 활동이 바로 부가가치가 높은 활동이다.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자본도 자유스럽게 이동하고 자본은 창의적인 활동에 투자되게 마련이다.따라서 인간자본의 축적은 국민의 창의적 능력의 제고에서 이루어지고 인간자본 축적이 바로 국가경쟁력이다. □특별취재단 이중호편집부국장·취재단장 이재일과학정보부장 신연숙과학정보부차장 박건승과학정보부 고현석 〃 육철수경제부 박희준 〃 이기동국제1부 오일만국제2부 함혜리사회부〃 박상열 〃 이종원사진부 손원천 〃 김재영워싱턴특파원 이건영뉴욕특파원 황덕준LA특파원 이석우북경특파원 박정현파리특파원 강석진도쿄특파원 유민모스크바특파원
  • 기업복권 판매 “불티”/7개월간 5,400만장…즉석식 7종중최고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즉석식 기업복권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5월 첫 발행된 이후 16일까지 7개월동안 모두 6천7백만장이 발행돼 이중 5천4백만장이 팔렸다.하루 33만장이 발행돼 25만장이 팔린 셈이다.판매율이 80%에 이른다.하루 평균 판매금은 1억2천5백만원이며 지금까지의 수익금 총액은 전체 판매금의 72%를 차지하는 당첨금과 판매상 및 은행수수료 등을 제외하고도 75억원에 이른다. 발매일인 5월17일에는 1백만장이 하루만에 모두 팔리는 기록을 낳기도 했다. 이같은 발행량과 판매량은 주택·체육·기술 등 7개 즉석식 복권중 최고치로 알려져 있다.중진공은 5회차까지의 판매실적이 좋아 6회차(96년 3월까지 판매분) 1천3백만장을 발행,배송중에 있다.그결과 기업복권은 올해 총 8천만장이 발행됐으며 예상 수익금은 94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중진공은 기업복권이 이처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탈을 소재로 한 독창적인 디자인과 발행때마다 실시하는 특별한 사은행사 및 복권업계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우편배달에 의한 「회원제판매」등의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 한국문화재 세계화 발상/박정현 파리특파원(오늘의 눈)

    불국사 등 문화재 3건이 유네스코 산하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되던 지난 6일 대부분의 한국관계자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긍지와 동시에 자신들에 대한 자괴심을 느꼈다. 물론 긍지는 조상의 손길과 얼이 세계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데서 나온다.그리고 불국사등은 더이상 한국만의 문화재가 아니라 인류 모두가 보존에 참여하면서 향유권을 누리게 됐다는,수치로 평가할수 없는 가치상승도 찾을수 있다. 그러나 이제서야 비로소 우리 문화재에 국제적 가치를 부여할 정도로 게을렀다는데 자괴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김진무 문화재관리국장은 세계문화재로 결정되자 환호하면서도 『지구상에서 1백2번째로 문화재를 처음으로 등록한 사실이 창피하다』고 한탄했다. 우리 문화재의 우수성과 독창성이 요즘들어 갑자기 생겨나서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아닐 것이다.단지 우리가 조상의 유산을 살리지 못해 왔던 것일 뿐이다. 일본은 이번에 민속촌 같은 자그마한 마을을 또다시 세계문화재로 등록했다.자그마하다고 문화재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아닐 수있다. 그만큼 각나라들은 그들의 문화재에 세계적 가치를 부여하는데 경쟁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국제적 현실이다.그리고 우리가 뒤져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자랑할 것은 자랑하는 식으로 문화재 의식을 바꿔야할 때가 된 것같다. 그리고 개발과 보존논리의 상충성속에서 균형감각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이다.다시말해 문화재보호를 위해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개발제한으로 재산상의 불이익을 당하게 마련이다.그 대표적인 예로 경주를 들수 있다.문화체육부는 앞으로 경주시 유적지 전체를 세계문화재로 등록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그래선지 경주를 지나는 고속전철의 노선이 변경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그런가하면 경주시 당국은 시민에 대한 또다른 재산권 제한으로 비쳐질까봐 조심스런 입장인 듯하다. 그러나 나폴레옹시대 이후 거의 변하지 않은 파리시 전체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주택도 거리도 거의 2백년전 옛모습 그대로인 파리는 오히려 문화재 보호가 개발논리를 앞선 대표적인 사례이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총회 이모저모

    ◎각국 대표들 한국문화재 극찬 만장일치 결정/“불국사도 신청해달라” 크리어 사무총장 요청 「한국문화재의 세계화시대」가 열렸다. 유네스코 산하 세계유산위원회 제19차 총회에 참석한 한국관계자들은 환호를 지르면서도 『왜 이렇게 늦게 신청했는지 모르겠다』며 만시지탄을 안타까워 했다. ○…한국문화재의 세계문화재 결정은 회원국들의 찬조연설등 지원사격을 받아가며 만장일치로 20분만에 처리됐다.유산위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헨리 크리어 사무총장은 제안설명에서 『불국사는 한국이 신청하지 않았으나 동양불교미술의 정수라고 판단,추가하도록 한국에 요청했다』며 『종묘는 독특한 건축물로 한국문화의 상징적 건물』이라고 세계문화재로 결정해 줄것을 요청. 이어 니제르의 수석대표는 찬조연설을 통해 『한국문화는 일본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한국문화재를 세계문화재로 결정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한국문화의 높은 수준을 극찬했으며 필리핀 수석대표도 한국문화의 독창성 등을 들어가며 지정의 당위성을 역설. 총회의장인벵크만 독일문화국 부국장은 한국문화재 3건에 대해 개별적으로 찬반을 물었으나 아무런 이의제기 없이 순식간에 통과. 김현곤 유네스코주재 한국대표부대사는 연설을 통해 『앞으로 한국문화재를 인류문화재로 관리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다짐. ○…이날 총회에서는 35건의 문화재 신규가입안이 상정됐으나 4건이 결정연기 또는 기각돼 한국관계자들은 가슴을 졸였다.김진무 문화재관리국장은 『다른 나라의 문화재가 기각되는것을 보고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고 숨이 가빴다』며 『우리나라가 세계1백2번째로 문화재 등록국가가 된것은 너무 늦었다』고 말하고 『앞으로 경주시 유적지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무렬왕릉 등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기염. 이원식 경주시장은 『관광수입을 늘릴 수 있는 획기적 계기』라며 『앞으로 전체 관광객의 7∼8%밖에 되지않는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중점적으로 유치작업을 펴겠다』고 역설. 김대사는 『앞으로 유산위의 이사국으로 진출,세계문화재로 지정되는 기회를 늘리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
  • 한국문화 세계화의 공인(사설)

    석굴암과 불국사,8만대장경과 경판고,종묘 등 5건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지정됐다.우리나라 문화재가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처음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유네스코총회의 결의는 각별한 뜻을 갖는다.우리 문화재가 당당히 세계문화유산의 반열에 올라 세계적 기구와 관련인사들에 의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지정은 세계적 문화유산을 공동으로 보호·관리·선양하자는 국제기구의 노력의 일단이며 현재 95개국 4백11건이 지정돼 있다.지정된 문화재는 유네스코에서 연구·기술의 지원이 따르며 관광의 대상으로 주목을 받게 된다.따라서 유네스코의 이번 지정은 한국문화의 세계화 공인화의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석굴암과 불국사는 8세기 신라시대의 조각과 건축으로,해인사 8만대장경과 판고는 고려시대 정신문화의 상징으로,서울 종묘는 조선시대 건축양식으로 각각 세시대의 대표적 문화유산에 해당된다.시대가 다른 문화재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킨 것은 우리 문화외교의 성과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세계문화유산지정을 계기로 우리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보존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선조가 남긴 문화유산은 그 독창성과 예술성에서 세계적 평가를 받고 있다.중국문화의 위세나 일본문화의 선전공세 속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던 한국문화가 최근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이번 세계문화유산 지정은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영예를 부여하는 한편 인류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적 보존·계승의 책무도 아울러 부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과거처럼 개발의 경제논리에 밀려 문화재보호가 훼손되고 양보하는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문화재의 보존은 우리 민족문화수호의 최우선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또한 세계문화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것이 문화재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한국 과학상 수상자 발표/수학분야­최재경 물리분야­임지순

    ◎화학분야­김명수 생명과학­김유삼 과학기술처는 4일 제5회 한국과학상 수상자 4명의 명단을 발표,수학분야에 포항공대 수학과 최재경(42)교수,물리분야에 서울대 물리학과 임지순(44)교수,화학분야에 서울대 화학과 김명수(47)교수,생명과학분야에 연세대 생화학과 김유삼(52)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수학분야 최재경 교수는 미분기하학 분야 곡면 등주 부등식을 증명한 세계적인 연구성과로,물리분야 임지순교수는 반도체 초격자의 전자구조를 규명한 고체물리 연구로 상을 받게 됐으며 화학분야 김명수교수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의 반응방향과 변화거동 측정에 대한 독창적 이론과 특수실험법을 개발한 공로로,생명과학 분야 김유삼교수는 질소고정과 관련된 새로운 효소를 발견해 농업기술 개발에 전기를 마련한 성과로 수상하게 됐다. 한국과학상은 우리나라 기초과학 연구에 크게 기여한 과학자에게 격년제로 시상되는 「한국의 노벨상」으로 수상자들에게는 대통령상장과 부상 5천만원이 각각 주어진다.시상식은 내년 1월중 열릴 예정이다. ◇한국 과학상 수상자 공적 ◎최재경 포항공대 수학과 교수/세계 수학계의 난제 「등주 부등식」 증명 『새로운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 논문이 세계적인 저명학술지에 게재될때 연구자로서 조그만 기쁨을 느낍니다.연구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게 해준 학교측에 감사합니다』 수학분야 수상자 최재경교수(42·포항공대)는 77년 서울대 수학과를 나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에서 미분기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후 일관되게 등주 부등식을 연구해온 수학자. 등주부등식의 역사는 지금부터 2천8백만년전 고대 그리스시대로 올라간다.당시 카르타고로 망명하게 된 디도여왕에게 원주민들은 하나의 끈으로 둘러쌀수 있는 최대넓이의 땅을 주겠다고 제안했는데 이때 최대넓이는 정사각형이 아니라 원이라는 경험적 사실이 알려졌다. 최교수의 이번 수상논문 「비유클리드 공간속의 극소곡면의 등주부등식」은 모든 방향으로 굽어져 있는 비 유클리드공간 속에 있을때 디도여왕의 문제를 다룬 것으로 쌍곡적 비 유클리드 공간속에서 비누막이 아무리엉겨 있더라도 경계가 두개로 이뤄져 있다면 그 땅의 넓이는 쌍곡적 평면위에 있는 원의 넓이보다는 작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 수학계의 한 난제를 70년만에 해결한 것으로 평가된다. ◎임지순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반도체 초격자의 변화 「전자지도」 제시 『연구를 하느라 가족들에게 신경을 못썼는데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하고 싶습니다』 물리학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임지순 교수(44·서울대)는 74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캘리포니아 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후 매사추세츠공대·벨연구소 박사후 과정,벨코아 상임연구원을 거치는 동안 한번도 선두주자 자리를 놓치지 않은 화려한 경력의 과학자. 수상논문 「반도체 초격자의 전자구조에 관한 이론적 연구」는 책을 번갈아 쌓아 놓은 것처럼 서로 다른 반도체를 층층이 쌓을때 원래의 반도체와는 달리 전혀 새로운 성질을 나타내게 되는 것을 양자역학에 기초해 예측한 이론이다. 반도체 초격자는 실리콘을 잇는 차세대 반도체소자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임교수는 갈륨비소와 알루미늄비소로 이뤄진 초격자의 두께에 따른 전자성질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연구,가장 특징적인 성격을 두께의 함수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지도를 제시했다.이 지도는 수많은 논문에 인용돼 이 방면 연구의 안내판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물리학적 방법으로 생물의 분자구조 변화를 설명하는 생물물리를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수 서울대 화학과 교수/학계 쟁점인 이온 분해과정 이론정립 『원래 전공이 실험연구를 하는 분야라 장비확보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이온분해 반응론과 동력학」이라는 연구로 화학분야 수상자로 뽑힌 김명수 교수(47·서울대).김교수는 79년에 귀국해 87년에야 핵심장비인 질량분석기를 마련할수 있었다면서 아직도 많은 동료들이 이런 문제들로 고전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하지만 그는 이같은 애로점 덕분에 화학반응에서 확율이론처리라는 새로운 분야에 접근하게 됐다고 했다. 김교수는 먼저 우주공간에서 일어나는 분자나 원자의 빠른 반응을 연구하는 실험장치를 고안해 냈다.기존의실험적 방법은 1백만의 1초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만 측정가능했으나 그의 방법은 종전보다 1천배 정도나 빠른 나노초 시간영역까지 측정할수 있게 한 것. 그 결과 그동안 학계의 논란이 됐던 이온분해과정의 천이상태 이동 문제를 해결,이온분해 동역학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들로 인정을 받았다. 또 그가 실험에서 얻어진 결과를 이론적으로 해석해 기존의 이론이 아주 빠른 단분자반응 해석에도 적용 가능함을 최초로 입증한 확율 이론은 「킴스 시어리」라해 세계적으로 인용되고 있다. ◎김유삼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말론산의 생물학적 역할규명 첫 성공 『15년간 외롭게 한 연구에만 매달려 왔는데 이제 조금 목표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물 미생물 상호작용에 말론산 대사의 중요성」 연구로 생명과학 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김유삼 교수(52·연세대)는 아무 지원도 없이 시작한 자신의 연구경력을 더듬으며 감회에 젖었다. 김교수가 연구한 말론산은 인체의 뇌와 콩과 식물에 들어있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왔으나 구체적인 역할은 전혀 안알려졌던 물질.김교수는 콩과 식물의 뿌리세포와 질소고정 세균과의 공생관계에서 말론산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연구하면서 말론산에는 적어도 세가지 다른 대사 과정이 있다는 것과 이과정에서 3종류 5개의 새로운 효소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또 식물세포가 이들 효소가 관여하는 대사과정을 이용해 공생세균이 고정한 암모니아를 이용한다는 「말론산 셔틀 시스템」 모델을 90년 최초로 발표,말론산의 생물학적 역할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이 결과는 세계적 저널에 12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는데 『앞으로는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이를 농업생산에 이용하는게 꿈』이라고.김교수는 연세대 화학과 출신으로 워싱턴주립대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 차세대 캠핑카 마쓰다 「봉고 프렌디」(자동차 이야기)

    엔화 강세와 국내경기의 장기침체로 일본의 자동차메이커들이 판매 부진에 빠져 있다.특히 마쓰다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조업시간 단축,조직기구의 축소,원가절감,부품공용화 등을 통한 체질개선으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상반기에 회심의 RV(레저용)형 「봉고 프렌디」를 내놓았다.「봉고 프렌디」는 1박스 스타일인 기존 봉고의 차세대 모델로서 1.3박스 타입이다. 자동차와 캠핑문화를 접목시킨 이른바 오토 캠핑카라고 할 수 있다. 1.3박스 타입으로 중간 보닛을 채용하여 정면 충돌에 대한 불안감을 줄였다. 가장 큰 특징은 진동식으로 열리고 닫히는 가변성 루프다.루프에 텐트 기능을 추가해 별도의 텐트를 칠 필요가 없다.특히 루프가 완전히 열렸을 때는 실내 높이가 2m45㎝나 된다.이단 간이침대를 이용하여 성인 5∼6명이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다.낮에는 텐트기능을 하는 루프차양막을 걷으면 자연의 바람과 햇살을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시트는 실내공간의 용도에 따라 3백60도까지 돌리거나 눕힐 수 있어 간이침대 식탁 테이블 등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특히 가족간의 대화공간을 중요시한 뒷좌석 배치가 돋보인다. 「봉고 프렌디」가 쓰러져가는 마쓰다를 회생시킬 기폭제가 될 수 있을 지 아직은 알 수 없다.그러나 소비자 중심의 제품 전략이나 신 개념의 독창적인 개발의 의지는 인상적이다.
  • 한국 문학 알리기와 번역/손정숙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지하철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수단 파업이 시민들의 발을 꽁꽁 묶어 놓고 있는 프랑스 파리.이곳 퐁피두 센터에서는 지난달 30일 하오 「이방인」소설가 세명이 파리지앵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작가 오정희,이문열,최인호씨가 「레 벨제트랑제(아름다운 이방인.이곳 정부의 외국인 작가 소개 프로그램이름)」의 하나인 「작가와의 만남」에 초빙되어 이곳을 찾은것. 문화를 사랑하는 파리지앵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작가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고 1백석 남짓한 조촐한 행사장엔 때때로 웃음이 터졌다.같은날 이날코(INALCO·국립동양어대학)에서 먼저 열리기로 했던 작가와의 만남이 파업으로 취소된 터라 시운을 탓하고 있던 우리측은 길게 한숨을 돌렸다.호의섞인 문답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즈음,한 현지인이 손을 들었다.이곳에서 번역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도 읽었으며 한국문학에 관심깊다는 그가 제기한 것은 번역문제.『한국문학 불역이 특정인에게만 지나치게 치중돼 있다,번역도 독창적인 해석행위인데 한사람에게 너무 기대면 균형잡힌 소개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였다.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곳은 동양어를 집중 교육하는 앞서의 이날코를 비롯,파리 7대학,보르도,르아브르,리옹대학등 몇군데가 있다.하지만 한국어 하나만으론 밥벌이가 되지 않아 학생들은 보통 두세가지를 복수전공한다.모랑주,비셰,기유모트등 이곳의 권위있는 한국어 학자들은 대개 고전이나 어학쪽에 편중해 있어 미묘한 뉘앙스를 전하는 현대문학 번역이 쉽질않다. 한국문학을 다른 문화권에 소개하는 번역 작업에는 한국인이 나서기 보다는 그 문화를 잘 아는 현지인이 훨씬 적격이다. 좋은 문학은 곧 좋은 문체로 된 문학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통령조차 시를 왼다는 프랑스에 소개될때 문학의 문체를 결정하는 것은 원작이 아니라 번역이다. 그러나 우리 말을 외국어로 옮겨 전달해줄 번역자 양성은 제쳐둔채 노벨문학상을 말해온 게 우리의 현실이다.모처럼 소중한 한국문학행사가 펼쳐진 타국땅에서 제대로 된 번역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왔다.
  • 수출 1천억달러의 금자탑(사설)

    30일 맞은 제32회 무역의 날은 수출실적 1천억달러가 넘어서 한국수출사에 새기원을 열었기 때문에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 64년 우리가 역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한지 불과 31년만에 1천억달러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이 금자탑은 기업인과 근로자는 물론 전국민의 땀과 열정의 결정체라 하겠다.이 기념비적 성과는 한국이 국경없는 경제전쟁에서 승리,무역대국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리는 쾌거이기도 하다. 우리는 수출 1천억달러 달성을 계기로 「선진수출 입국」으로의 제 2도약을 위해 국가역량을 재 점검하고 국민역량을 결집해 나가야 하겠다.먼저 수출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고도화시켜야 할 것이다.지금까지 양위주 수출전략을 질위주 전략으로 과감히 전환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수출산업의 취약점인 자본재산업과 소재산업에 대한 기술개발과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를 크게 늘려야 하겠다.그것만이 부가가치 높은 수출산업구조를 창출해 낼 수 있다. 둘째로 수출산업의 경쟁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국내의 저렴한 노동력과 엔고 등을 이용한 가격경쟁력 의존에서 탈피하여 품질과 애프터 서비스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하여 선진국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저가품목의 수출은 후발개도국에 넘기고 하이테크 수출상품이 주종을 이루는 선진국형 수출상품구조로 변형시켜야 할 것이다. 셋째로 21세기 지구촌 시대에 걸맞은 신상품의 개발과 함께 동양문화권의 개성미를 살린 독창성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소망스럽다.다음세기는 개성과 독창성이 강조되는 소품종 내지는 주문형 수출상품구조가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이를 위해 요구되는 것은 다음세대와 세기에 맞는 디자인 개발이다. 또 환경라운드 출범에 대비하여 친환경적 상품의 개발을 서둘러 새로운 무역환경에 대처하고 최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서 논의되고 있는 부정과 뇌물제공 등 불공정한 국제거래의 제거를 위한 반부패프로그램에도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 프랑스인들 한국문학에 높은 관심

    ◎불 국립도서센터 주관 「한국문학 포럼」 열려/최인훈씨 등 초청작가 13명 앞자리에/현지 출판인·문인들 “한국문학 본격소개 계기” 28일 하오(한국시간 29일 상오) 바스티유 오페라극장 올리비에 메시엥 홀에서 열린 「한국문학포럼」행사는 현지인들의 호기심과 관심속에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전날 밤 이곳에 도착한 시인 고은 신경림 황동규씨,소설가 최인훈 김원일 박완서 오정희 윤흥길 이균영 이문열 조세희 최윤 한말숙씨 등 초청작가 13명이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것을 비롯,자문위원을 맡은 문학평론가 김윤식 김치수 이선영 윤지관씨,한국문학의 번역소개에 앞장서온 파트릭 모뤼스 성대 교수등의 모습도 보였다. 프랑스측에서는 한국문학출판에 앞장선 악트쉬드 출판사 우베르 니센 사장과 베르트랑피 편집장을 비롯해 문학전문지 마가린 리테레르 기자 시몬느 아루스,시인 알랭 제오프르라 등이 자리를 같이 했다. 행사를 주관한 프랑스 국립도서센터의 장 세바스티앙 듀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들간의 진정한 대화와 만남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문학포럼은 작품번역을 유도하고 독자층의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아시아 대륙의 오랜 지혜로 성숙해 있고 고통과 해방의 역사를 극렬하게 체험한 한국문학의 대표적 문인들이 참석해준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답사에 나선 장선섭 주불대사는 『한국문학포럼은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한국인과 프랑스인간의 이해를 높일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한국문학 소개를 맡은 모뤼스 교수는 한국문학이 특성을 「비극성,짧은 형식,역사지향』으로 요약했다. 초청대상 인터뷰,자작소설·시낭독 등으로 꾸민 비디오가 불어자막과 함께 1시간여 상영됐는데 이 비디오에서 황동규시인은 『작곡가가 되려고 화성학을 공부했다가 자신이 음치라는 사실을 알고 음악을 포기하는 대신 가장 인접한 장르인 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소설가 한말숙씨는 남편인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씨 못지 않은 솜씨의 가야금 연주를 들려주어 인기를 모았다. 지난 70년대 한국에서 생활했으며 한국문학의 열렬한팬이라고 밝힌 한 프랑스인 신부는 『한국문학 특유의 색채를 섬세하게 드러내기엔 미흡했지만 이번 행사가 프랑스에 한국문학이 적극 소개되는 디딤돌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프랑스 문화성 산하 국립도서센터에서 외국문학의 실상을 국내에 소개하고 활발한 출판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펼치는 「외국문학포럼(레 벨레트랑제)」의 일환.지난 87년 브라질을 첫 대상으로 막을 열었으며 우리나라는 25번째 초청국가다. 우리문인들은 포럼기간 동안 파리시내 퐁피두 센터,국립도서센터,작가의 집,프랑스 펜클럽 등과 보르도,몽펠리에,엑상 프로방스,라로셀,에브레,페리줴,랭 등 지방도시 및 벨기에 브뤼셀을 돌며 토론회·시낭송회·작가와의 만남 등 총 25개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문학의 독창성」「한국문학에서의 여성의 위치」「문학과 참여」「서울문화 19 95」등의 주제로 열릴 토론회에서는 아니 에르노,이자벨 라캉 등 우리 귀에 익은 프랑스 현대작가들도 참여,양국간 문화적 이해를 위한 열띤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본행사개막에 맞춰 삼성문화재단 후원으로 퐁피두센터와 주불문화원에서 한국어린이 그림책 및 원화전시회가,파리 기메박물관에서 한국문학작품 원작영화 11편이 총 22회에 걸쳐 상영돼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조각계 거목 문신 예술세계 재조명/서울 「예화랑」

    ◎내일부터 「문신 유작전」 개최/브론즈작품 등 20여점 사후 첫 전시/균형·질서의 독창적 조각품 “명성” 올해 5월24일 72세의 일기로 세상을 등진 조각계의 거목,문신선생의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29일부터 12월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예화랑(542­5543)에서 열리는 「문신유작전」에는 그의 예술세계를 살필 수 있는 20여점의 브론즈와 스테인리스 스틸작품이 망라된다. 50여년에 걸친 작품활동으로 국내를 넘어서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했으며 우리 조각사에는 큰 족적을 남긴 작가.그의 사후 첫 전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문신의 작품은 결코 어느 누구의 것도 닮지 않은 유일한 것이다.흑단·브론즈 혹은 금속이나 웅장한 대작,사람 키 크기의 작품,혹은 간단한 크기의 사물이라 할지라도 그의 작품은 자연의 가장 총체적인 하나의 법칙에 순종하고 있다.그것은 바로 균형이다』 외국의 한 평문에서처럼 그의 작품은 균형과 질서를 따라 전개되는 독창적 추상작업에서 탄생돼왔다.직선과 곡선이 교차하는 역동적 변화를 이루기도 하고 풍성한 양감으로 변주되기도 하는데 끄트머리에 이르면 좌우균제가 미묘하게 깨지는 자연스러움에 의해 완성된다. 파리 유학시절 회화에서 조각으로 전환한 그는 80년 고향 마산에 돌아와 정착했다.88년 올림픽때 올림픽조각공원에 「올림픽의 조화」를 제작,세계적인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92년에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프랑스정부가 수여하는 프랑스 예술문화영주상을 수상했다.90년대에 들어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스를 비롯,헝가리와 유고슬라비아에서 초대전을 가져 세계적인 작가로 입지를 다졌다. 92년에는 세종문화상을 수상했으며 고향사랑하는 마음으로 94년5월 마산시 합포구 추산동에 지방의 예술명소가 될 문신미술관을 완공,그의 생전의 숨결을 담아두었다.
  • 멕시코서 태권도장 운영 문대원 관장(세계속의 한국인:2)

    ◎남미에 「한국 얼」 심기 26년/유단자 심사땐 한국역사 관련 논문 필수로/사재털어 한글학교 설립… 대사관에 기증도 『차렷,묵념.국기에 경례』 『관장님께 큰 절』 아즈텍문명의 나라,선인장의 나라,낭만적인 서반아기질이 한데 어우러진 지구 반대편의 나라 멕시코.해발 2400m의 고원에 위치한 그 수도 멕시코시티 남부 누에보 레온거리의 허름한 한 2층건물에서 거침없이 새어나오는 한국말은 세계속의 한국을 새삼 실감케 했다. 오늘은 두달에 한번씩 있는 승급심사날.하얀 태권도복에 검은색부터 흰색까지 빨강·파랑·노랑색등 제각각의 띠를 두르고 두주먹을 불끈 쥔 멕시코 청소년의 파란 눈망울에는 한국말로 된 태권도용어가 하나도 낯설지 않았다. 멕시코인에게 「그랑 마에스트로」로 통하는 문대원(52)관장이 중앙에 자리를 잡자 사범의 구령으로 간단한 의식이 치러진 뒤 바로 심사가 시작됐다.오늘 심사대상은 어린이 22명,성인 14명으로 모두 36명. 사범의 한국말 구령에 따라 먼저 어린이가 급별로 나와 기본동작을 선보이고 다음에는 둘씩대련을 한다.2시간 가까이 심사가 계속되는 동안 체육관 안에 꽉 들어찬 부모도 덩달아 손에 땀을 쥐었다. 심사가 모두 끝난 뒤 문관장은 개개인을 호명하며 지적사항을 알려줬다.이어서 부모를 향해 『단을 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청소년이 이같이 절도 있고 예와 도를 중시하는 태도를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자신의 습관으로 가질 때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함께 가질 수 있습니다.이는 개인성장에 큰 도움은 물론 멕시코 장래에 큰 희망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역설하자 힘센 박수가 쏟아졌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호르헤 페레스군(12·코메르슈중학교 2년)은 『심사때 연습한대로 동작이 나오지 않았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번에 빨강띠를 따면 내년에는 단심사에 도전할 텐데…』라며 아쉬워했다.4년째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페레스군의 동생 빅터군(8·루돌프국교 4년)과 누나 아리아드나양(13·코메르슈중3)도 함께 심사를 봤다. 이 삼남매의 심사과정을 지켜본 엄마 마르탈루 솔리스씨(38)는 『애들이 태권도를 배우면서부터 몸도건강해지고 어른에 대한 예의도 발라졌으며 학교성적도 올라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그녀는 『요즘 아빠도 배우러 다니고 있다』면서 자신도 배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심사에는 이 도장 출신의 유단자 선배 10여명이 나와 후배의 심사를 도와주고 멋진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청원경찰학교의 사범을 맡고 있다는 선배 에드와르도 샤릭 델리오씨(29·2단)는 『개인방어목적으로 시작했으나 문관장이 주는 신뢰감과 그에 대한 존경심에서 태권도에 깊이 빠져들게 됐다』고 입문경위를 설명했다. 문씨가 멕시코땅에 발디뎌 태권도를 처음 전파하기 시작한 것은 19 69년5월.그로부터 2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태권도는 멕시코시티의 46개 도장을 포함,32개주 전역에 1백84개의 도장과 3만여명에 달하는 인구를 가진 대중스포츠로 성장했다.70년대까지만 해도 멕시코 전역을 휩쓸고 있던 일본의 가라데 열풍을 완전히 잠재운 것은 태권도의 우월성에 문씨의 성실성이 보태져 멕시코인에게 참정신운동으로 큰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멕시코인에게 태권도는 바로 한국을 의미하고 그 정신은 한국의 정신을 의미한다.이는 문씨가 제자를 키우며 유달리 태권도의 역사와 기본정신을 강조했기 때문이다.유단자 심사 때는 운동 이외에 반드시 한국의 역사및 정신에 관한 논문제출과 1백시간 봉사를 필수로 해온 그의 엄격하고 독특한 교습법이 유단자에게 한국을 어버이의 나라로 자연스럽게 심어왔다. 문씨는 그동안 멕시코 대통령경호실과 육군사관학교·경찰청 등의 교관을 지내면서 많은 제자를 키워 그들이 오늘날 국회의원을 비롯,장관·주지사 등 멕시코정부내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등 멕시코 지도층을 지한파로 이끄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문씨가 83년 창설,13년째를 맞고 있는 멕시코 태권도 전국대회인 「대원문컵대회」는 단순한 체육경기가 아니라 멕시코인의 전국축제형태로 발전해가고 있다.32개주 대표가 제각기 다른 도복을 입고 출전,고향의 명예를 걸고 한판 승부를 가리는 이 대회는 창작품세로 우열을 가리기 때문에 매년 독창적인 품세가 개발되며 또 각종 호신술을 음악에 맞춘 율동으로 공연하는등 많은 볼거리 때문에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멕시코에 태권도를 전파하기 시작한 지 4년만인 73년 서울태권도세계대회에 처녀출전한 멕시코팀을 3위에 입상케 하는등 문씨의 헌신적인 노력은 멕시코정부당국의 주선으로 그에게 6년만에 국적을 취득케 하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원래 멕시코정부의 이민불허정책 때문에 30∼40년을 멕시코에 살아도 국적을 얻기 힘든 현실을 감안할 때 그의 국적취득은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문씨가 그동안 멕시코정부당국이나 민간단체등으로부터 받은 표창장이나 감사장은 수를 헤아릴 수가 없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멕시코 국회에서 받은 표창장이다.「지난 25년동안 이 사회에 모범된 사회인을 배출하는 데 애쓴 공로」라고 밝혀진 표창이유는 그에게 지난 세월 어려움에 대한 보상을 의미했다. 문씨는 이같은 자신의 활동에는 국악을 전공한 부인 정한희(42)씨의 내조의 힘이 컸다고 강조했다.인간문화재 23호 가야금병창 박귀희선생의 제자로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던 정씨는 82년 결혼후에는 멕시코인과 교민에게 국악공연등을 통해 한국의 얼을 소개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정씨는 남편이 주관하는 대형 태권도대회의 중간에 국악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멕시코의 국제문화행사나 교민행사등에 자비를 들여서까지 참여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으며 후진양성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충남 합덕이 고향인 문씨는 대전중·홍성고를 거쳐 경희대 정외과 2년 재학중이던 62년 미국 텍사스대학의 교환교수로 가게된 부친을 따라 미국에 이주했다.이스턴 텍사스대 프리엔지니어링스쿨에서 전공을 건축학으로 바꿨으며 후에 텍사스공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중학교때 태권도를 시작,고등학교 2학년때 유단자가 되기는 했으나 문씨가 태권도인생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미국에 가서도 5년이 지난 67년이었다.그전까지는 태권도에 호기심을 갖는 친구의 권유로 교내에 「블랙벨트 문」 태권도클럽을 만들어 가르치는 정도였다.그 무렵 휴스턴에서 태권도도장을 운영하고 있던 미국인 친구가 마약으로갑자기 도장을 떠나 하는 수 없이 도장을 떠맡게 되면서 인생항로가 바뀌게 됐다. 멕시코에 오게 된 것은 휴스턴에서 도장을 운영하던중 멕시코 가라데도장측의 초청으로 몇차례 멕시코시티를 방문하면서 그 진지한 분위기와 멕시코인의 열의에 마음이 끌려서였다.69년 멕시코의 가라데도장에 사범으로 초빙돼온 문씨가 처음 시도한 것은 일본인 전임사범이 만들어 놓은 일본색을 없애는 작업이었다.중앙에 걸린 일장기를 태극기로 바꾸고 사범이 앉던 높은 단을 치워 사범과 수강생이 같은 높이에 서게 했다.그리고 일본말투성이로 돼 있는 운동용어를 스페인말과 한국말 혼용으로 바꿨다. 문씨의 문하생은 다음 해부터 각종 대회를 휩쓸었고 국내대회는 물론 세계대회에서까지 입상,멕시코의 국위를 선양케 되자 태권도에 대한 인식은 날로 새로워졌다.그러나 당초 5년 뒤 파트너로 지위를 격상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도장주가 지키지 않자 74년 문씨는 독자적으로 「태권도 무덕관」 도장을 차리게 됐으며 그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씨는 교민사회에 대한 애착또한 남달라 그동안 교민회장을 두차례 역임했으며 사재를 털어 한글학교를 만들어 스쿨버스 2대와 함께 대사관에 기증하기까지 했다.1년내내 전국의 도장을 돌며 심사를 봐주는등 매일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문씨는 이제 자신의 소망을 태권도와 한국고전무용을 가르치는 조그마한 학교를 설립하는 데 두고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다.
  • 성악가 김자경(인물탐구:86)

    ◎오페라와 결혼한 “영원한 프리마 돈나”/“독특한 릴릭 소프라노” 50년 미 카네기홀 진출/68년 자비로 「오페라단」 창단… 정기공연 49차례/지난 10월 국내 첫 야외오페라 무대… 최근 국악에 입문 「앵두나무 가지에 앉아 재잘거리던 파랑새가 방안으로 날아드는 꿈을 꾸고 김자경을 낳았다」는 그 어머니는 「새소리가 어찌나 맑고 투명하던지 나의 딸 자경은 노래하는 사람이 될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그리고 그 딸은 지금도 독창회 무대에 서서 「불굴의 오뚝이」「작은 거인」 「분투의 또순」을 과시하면서 자신의 할바와 의무에 최선을 다하는 의지의 원로다.얼핏듣기엔 드세고 거센 여장부의 이미지지만 실제로 그를 만나본 사람은 세속에 물들지 않은 해맑은 미소와 화사한 「이팔청춘」의 마음씨에서 우리의 「영원한 프리마 돈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지난해만해도 희수기념 독창회를 비롯,올해도 불우이웃들을 돕는 호스피스 건립기금을 위한 독창회를 열었고 연말에도 자선음악회 스케줄이 잡혀있다.벌써 19번째다.지난 75년당시 6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손수운전을 하고 돋보기 없이 글씨를 읽고 쓸수 있는 눈과 귀를 주신 신에게 보답」하는 의미에서 그는 맹인들의 개안수술을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개안수술 사람은 50여명이 넘는다.「두손을 모으고 마치 기도하듯,신을 찬미하듯 혼신을 다하는 그의 노래는 진심으로 그들이 눈뜨게 되기를 비는 순수함과 열정이 담겨있다」는 게 작곡가 김동진씨의 말이다. ○맹인 50명에 개안수술 만년의 그의 독창회중 가장 감명깊은 것은 4년전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결혼 50주년 기념」독창회라고 할 수 있다.수많은 자선음악회중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위해 노래한 이 무대는 그의 부군이자 서양화 일세대였던 심형구화백을 추모하는 자리로 「그리움」「못잊어」「그대있음에」「청산에 살리라」등 「부군에 대한 사모」의 정이 절절히 넘쳐 청중에게 찡한 감동을 안겨주었다.「나의 일생을 맡긴지 21년,2남1녀와 함께 나의 수많은 연주를 자상하게 보살펴주시더니 청천벽력과도 같이 그는 예고도 없이 떠나가버렸고 29년이란세월을 혼자서 살면서 그 파란만장한 사연을 어찌 글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그날 음악회 팸플릿에 쓴 글이다.그러나 『68년 성은 「오」씨이고 이름은 「페라」인 오페라와 결혼했고 이제는 김자경이가 오페라인지 오페라가 김자경인지 분별할 수 없이 일체가 되었다』고 일가를 이룬 예술가다운 의연함을 보이기도 했다. 김자경은 경기도 개성에서 약방을 경영하던 김영환씨와 백열소여사의 외동딸로 태어났다.3살되던해 서울에서 감리교 신학교에 다니게 된 부친을 따라 이사,이화유치원과 이화보통학교에 다니다가 다시 원산에서 루씨여학교를 나왔다.그는 노래 뿐만 아니라 운동에서 미술 수학 물리 화학등 못하는게 없었고 언제나 전교수석,어릴 때부터 오페라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아들이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도쿄여의전 진학을 결심하게 된다.그러나 도쿄로 떠나기 전날밤 그는 어머니를 붙들고 「어머니가 동생하나만 더 낳았어도 나는 성악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한탄한 것이 부모의 마음을 움직여 부친은 당장 「성악을할것」을 권해주었다. 그렇게 시작한 성악공부는 이화여전을 졸업하던해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신인음악회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했고 도미유학길에 오르기전까지 이화여고에 임시음악교사로 취직한 것이 심형구씨를 만난 계기가 된다.도쿄미술학교출신의 「멋쟁이화가」 심형구와 「만인의 애인」이자 「한국 최고의 소프라노」 김자경의 러브로맨스는 숱한 화제를 장안에 뿌리면서 41년 12월 드디어 결혼,「가정과 예술을 병행시키는 멋진 가정을 이루자」는 다짐과 함께 부군의 주선으로 김자경은 31세 되던해 오랜 숙원이던 줄리어드음악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그러나 의욕적인 출발과는 달리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무대에서 세기적인 소프라노 릴리폰즈의 노래를 듣고는 자신의 음악적 자질과 소양에 회의를 느낀 나머지 그는 한동안 심한 좌절감에 빠지고 말았다.단한번도 의심해 본적 없던 자신의 기량이 거대한 오페라가수 앞에서 무색해진 순간이었다.「메트로폴리탄의 먼지만도 못한 존재」를 자책하며 밤새도록 흐느끼고 있을 때 어디선가 비몽사몽간에 「너는 왜 세계적인 성악가만을 고집하는가.열심히 노력하여 많은 사람을 가르치고 그들을 세계무대에 세우라」라는 신의 계시가 있었다.때마침 미국에 다니러 왔던 김활란박사도 「나는 릴리폰즈보다 네 목소리가 백배 더좋다」고 격려해주었다. ○31세때 줄리어드 입학 『그래,나두 해내고야 말겠다』 그는 굳게 결심하고 그 길로 지도교수를 찾아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무대에 서겠으며 카네기홀에서 독창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교수는 놀라서 카네기홀에서 독창회를 하려면 먼저 학교측이 주최하는 오디션에서 통과해야 한다고 상기시켰다.그는 7명의 심사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벨리니의 「노르마」중 「카스타티바」를 열정적으로 불렀고 「독특한 음질의 아름다운 릴릭 소프라노」로 인정되어 1950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카네기홀 무대에 서는 영광을 누렸다. 이후 메트로폴리탄 가수들과 오페라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카르멘」에 출연,남부 60개 도시에서 80회연주를 비롯,한번 투어에 나서면 3개월이상 걸리는 전미순회공연에도 빠지지 않게되었다.그러나 좋은 일에는 흔히 마장이 생긴다고 한 것처럼 그가 「종달새처럼 푸른 창공을 마음껏 비상하며 노래부르고 있을 때」 그해 62년 여름,방학을 맞아 속초로 스케치여행을 떠났던 부군의 익사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때의 충격으로 전신마비 증세를 일으키는 등 긴 슬픔에서 헤어나기까지 실로 오랜시간이 걸렸다.그러다가 65년 봄,호화여객선 빅토리아호를 타고 세계일주 여행길에 오르면서 48세의 나이로 「퀸 오브 빅토리아」에 선발되자 당선 사례로 아르디티의 「일바치오」와 「오솔레미오」를 부르는 동안 그의 내부 깊숙이 움츠려있던 프리마 돈나의 기백과 보석 같은 기량이 서서히 되살아났다. ○“불굴의 투지” 여장부 유럽여행에서 돌아오자 그는 계획했던 대로 김자경 오페라단을 창단했다.그리고 그해 5월 창단기념공연으로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를 준비하면서 티켓을 들고 각기업체와 동창 후배들을 찾아다녔다.그러나 그들의 호의와 적극적인 협조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제작비 때문에 더이상 버틸 수 없이 창단 3년만에 문을 닫는 위기를 맞는다. 그는 자살을 생각했으나 「죽을 결심으로 뛰어들면 안될 일이없다」고 다시한번 자신을 일깨웠다.그때부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진 고초와 수난과 시련」을 거치면서 후원회와 고정관객 확보로 그의 오페단은 서서히 기반을 잡아나갔다.오페라단창단 만27년에 정기공연 49회,4년전부터 이사장직에 머물면서 지난 10월에는 1만2천명을 수용하는 잠실올림픽공원 잔디마당에서 레하르의 3막 오페라 「메리 위도우(즐거운 과부)」로 국내 처음 야외오페라를 해냈고 내년도 제50회 「카르멘」 캐스팅을 위해 최근에는 뉴욕에 다녀왔다. 호는 심설,「정신을 집중하여 노력하면 어떤 어려운 일도 이루어진다(정신일도 김석가투)」는 그의 신조는 여전히 손수 차를 몰고 지난봄에는 한양대대학원 국악과에 입학,새로 우리「민요」를 배우기 시작했다. 오페라의 줄기찬 한 흐름속에서 그는 불굴의 의지로 우뚝선채 음악성취 뿐 아니라 그늘지고 병든 이들에게 「이세상의 빛」을 실천하는 「천사」이며 그들을 위한 그의 목소리는 시들줄 모르는 「영원한프리마 돈나」로서 우리시대에 찬연한 빛을 발한다. ◇연보 ▲1917년 경기도 개성 출생 ▲40년 이화여전 졸업 ▲41년 제1회 독창회 ▲48∼50년 미 줄리어드음악학교 성악전공,「라 트라비아타」주역,뉴욕 카네기홀 독창회 ▲51∼58년 미남부 60개 도시순회공연,귀국독창회 ▲58∼83년 이대성악과 교수 ▲60년 오페라 「오델로」주역 ▲62년 국립오페라단 부단장 ▲65년 유럽지역 성악교육시찰 ▲68년 김자경오페라단창단,단장.베르디 「춘희」이후 49회 공연 ▲75년 제1회 「김자경 가곡의 밤」,국제음악인대회(IMC) 참가 ▲79년 김자경 오페라 관현악단창단 ▲81년 대한민국 예술원 정회원 ▲82년 한·미수교1백주년 기념독창회(워싱턴 케네디센터) ▲86년 김자경 오페라단 소극장 청소년부 창설기념 「노처녀와 도둑」 공연 ▲87년 뉴욕 카네기홀 독창회 ▲88년 뉴욕 카네기홀 독창회 ▲91년 결혼 50주년기념 독창회 ▲93년 홍난파선생 추모독창회 ▲94년 희수 독창회 ▲95년 호스피스 건립기금마련 독창회(19회),한양대대학원 재학중,김자경 오페라단 이사장 대한민국 예술원상·대한민국 문화훈장은관(74년)·중앙일보문화대상(76년)·국민훈장 석류장(83년)·세종문상(87년)·프랑스 문화예술훈장(92년)·문화공로패(93년)
  • 경영혁신 대상 LG전자 수상

    한국능률협회는 23일 95 경영혁신 대상 종합대상에 LG전자를 비롯해 5개 부문 10개 법인및 개인을 선정,여의도 63빌딩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능률협회는 LG전자가 독창적인 경영혁신 기법을 개발하고 최고경영자부터 현장근로자들까지 혁신을 생활화하는 한편 즐거운 직장분위기 조성을 위한 전문부서를 운영하는등 전사적으로 혁신노력을 벌인 것이 인정돼 종합대상 업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의 수상업체는 다음과 같다. ◇부문별 대상 ▲현대엔지니어링(주)(서비스부문) ▲(주)미원(제조부문) ▲(주)보성(건설부문) ◇최고경영자상 ▲구승평 LG전자 전무이사 ▲정하오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김상구 보성 회장 ◇추진자상 ▲임복소 삼성전관 경영혁신팀장 ▲박환규 미원 전략기획팀장 ◇공로상 ▲이정언 진로 이사
  • 해외서 호평… “잘 팔린다”

    ◎현대­엑센트·아반떼/대우­씨에로·에스페로/기아­스포티지·아벨라/쌍용­무쏘/북미­유럽­아주서 올 최고 20배 늘어/독창적 스타일·파격 광고… 소비자 매료 해외시장에서 한국차들이 잘 나간다.현대자동차의 엑센트 아반떼,대우의 씨에로 에스페로,기아의 스포티지 아벨라,쌍용의 무쏘 등이 주도한다. 미국의 GM이나 포드,일본의 도요타 닛산 등 세계적인 자동차사의 수출물량에 비하면 아직 멀었지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증가율도 가파르다.그러나 이윤폭이 적은 소형차에 집중되어 있어 아쉽다. 현대자동차의 대표선수는 엑센트.완전히 대외용으로 자리잡았다.국내에서 그리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해외에서는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20만7천2백83대를 팔았다. 현대자동차 전체 수출물량의 62.5%이다.지난해 8만2천4백56대의 2.5배나 된다.자동차 선진국인 북미와 서구에서만 58%인 12만3백65대가 팔렸다.북미형은 3도어로,서구형은 5도어로 특화시킨 덕도 봤다. 올초부터 주문이 3개월가량 밀려 있다.올들어 디트로이트 뉴스,LA 타임즈,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신문들에 의해 4차례에 걸쳐 좋은 차로 선정됐다. 지난 6월 수출을 시작한 아반떼는 48%인 1만9천2백34대가 서구에서 팔렸다.반면 북미에서는 71대만 나가 엑센트와 대조를 이룬다. 대우자동차는 국내에서 예상외로 고전하는 씨에로가 독보적이다.특히 유럽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지난 해 5월 국내에 선보이면서 넥시아란 브랜드로 수출을 시작했다. 지난해 6천1백33대에 그쳤으나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20배 가까이 늘어난 11만4천6백74대가 나가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스타일 성능 등도 현지에 어필을 했지만 파격적인 판매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다.독일에서의 「입술 광고」,영국에서의 「레이디 드라이브 캠페인」,「대우차 모니터제」등이 대표적이다. 독일에서는 지난 2월 입술광고가 나간지 열흘만에 대우자동차의 인지도가 47%를 기록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업계에서는 세계 처음으로 1년간 차를 무료로 대여해주는 자동차 모니터제에는 2백명을 선발하는 데 40만명이 지원,화제를 모았다.우리나라에서도 한다. 동구를 생산거점기지로 육성하는 대우자동차의 체면도 세워주고 있다.이 지역에선 국산차 가운데 베스트셀러카다.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2만3천9백19대를 팔았다. 기아자동차는 아벨라와 스포티지 덕분으로 미국에서 강하다.아벨라는 포드에 주문자상표 방식으로 아스파이어란 브랜드로 팔린다.국산차중 미국내 베스트셀러카다.지난달 말까지 3만8천7백75대가 수출됐다. 그러나 미국 포드의 1천개가 넘는 딜러망을 통해 팔리기 때문에 다른 차종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총 수출대수는 5만8천4백79대의 66.3%로 대표적인 미국용이다.세피아도 미국서만 1만4천2백10대를 팔았다. 수출 지프의 대표 제품인 스포티지는 올들어 10월말까지 전체 수출물량의 44%인 9천8백18대가 미국에서 팔렸다.미국 3대 자동차 전문지의 하나인 카 앤 드라이브에서 호평도 받았다.동구에서도 강세를 보인다.6천26대가 나갔다.지프인 탓도 크다. 쌍용자동차의 수출전략제품으로 개발된 4륜구동 무쏘는 스포티지와는 달리 유럽이 주무대이다.지난해 5천6백76대를 판데 이어 올해는 연말까지 9천5백대를 수출할 계획이다.지난달 말까지 6천5백82대가 팔렸다. 영국의 더타임스와 오토카지로부터 영국의 베스트셀러 지프인 디스커버리를 추월할 수 있는 차라는 격찬을 받아 고무되어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의 증가속도도 빠르다.아시아에서는 지난해 1백84대에 그쳤으나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4백35대를 팔았다.아프리카에는 지난해 3백41대를 수출했다.그러나 올들어서는 벌써 1천3백45대가 팔렸다.
  • 천경자 회고전(외언내언)

    원로 여류화가 천경자씨의 시적인 채색화들은 화려하면서도 고독하고 쓸쓸하면서도 화사한 여인의 내면심경을 섬세하게 드러내 보인다.굴곡 심한 삶과 정서적 갈등을 화면으로 승화시켜온 그는 초기에는 뱀을 자주 그렸다.뱀을 그리게된 밑바닥사연에는 「여인의 한」이 서려 있다. 사랑에 실패하고 가난에 찌들었던 젊은 시절,그는 무섭고 징그러운 뱀을 그리면서 삶에 대한 공포를 잊으려고 노력했다.훗날 천경자씨는 『25살이라는 젊은나이에 삶에 지치고 절망해서 뱀이라도 그려야 할 것 같아 35마리의 뱀이 우글거리는 「생태」를 그리면서 좌절을 극복한적이 있다』고 고백했었다.그래서 한때 「뱀의 화가」로 불리기도 했다.나이가 들고 생활이 안정되면서 소재가 다양해졌지만….그러나 예나 이제나 즐겨 다루는 것은 여인·꽃·나비·새·초원의 동물 등 정감어린 소재들이다. 천경자씨의 성품은 매우 민감하다.작은바람소리 하나에도 무심하지 않아 옳지 않은 것에 동조하거나 싫은 것을 적당히 수용하는 법이 없다.그런 성품때문에 미술계를 한바탕 흔들어 놓았고 자신도 고통을 겪었다.이른바 「미인도 사건」.91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전시한 천경자씨의 「미인도」를 놓고 작가자신은 가짜라고 주장했고 미술계는 진품이라고 우겨 엄청난 파문이 일어났다.진위는 아직도 가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작가를 믿지 못하는 세태」에 환멸을 느껴 한동안 붓을 꺾기도 했었다. 눈이 부시도록 강렬한 색채로 신비와 환상의 세계를 한껏 펼치는 천경자씨.그는 누가 뭐래도 한국채색화의 새로운 공간을 빚어낸 뛰어난 화가다.또 그의 작품들은 이미 한국현대미술의 한 유형이 되어 살아있는 미술사를 창출하고 있다. 천경자씨가 1942년 선전을 통해 데뷔한 이후 50년이 넘도록 그려온 대표적인 정수들을 모은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다.주제는 「천경자­꿈과 정한의 세계」.섬세한 감각과 신선한 상상력으로 한국화의 독창적 경지를 개척한 그의 회고전은 이채로우면서도 뜻깊은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 전자카드 기술 개발/수출산업 집중 육성

    전자(IC)카드 산업이 오는 20 00년대의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된다. 통상산업부는 2일 IC카드의 세계시장 규모가 올해 14억개에서 20 00년에는 50억개로 늘어 연간 2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IC카드 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관련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통산부는 이를 위해 사업비 3억원(정부출연 1억원,민간부담 2억원)을 들여 IC카드의 표준화를 비롯한 기술개발 과제를 발굴하고 국내 관련 연구소·학계·업계가 공동으로 IC카드 관련 기술개발 종합추진 전략을 마련,추진키로 했다.이 사업에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한 독창적인 IC카드용 보안·암호체계의 개발도 포함돼 현재 내무부가 추진하는 주민카드를 비롯한 각 분야의 카드 사업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문화 날개론」/안영모

    ◎97년 미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한국실이 문여는데… 뉴욕 센트럴 파크의 울창한 숲을 배경에 깔고 우뚝 서 있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수많은 방문객들로 언제나 붐비는 관광명소다.한해 5백만명,휴관일을 빼면 하루평균 1만3천여명의 방문객들이 찾는다니 가히 세계 최고의 박물관이란 평가를 받을만하다. 화창한 가을 햇살이 쏟아진 지난달 22일 하오,주말이라 그런지 박물관 주변은 어느때보다 붐비고 활기차 보였다. 『한국 전시실은 어디 위치해 있죠?』대학 학부생인 듯한 젊은이 너댓명이 안내인에게 묻고 있었다.마음씨 넉넉해 보이는 중년의 여자안내인이 컴퓨터를 두드리더니 『미안합니다.한국전시실은 없군요.하지만 너무 실망하지 말아요.2층 동양미술관으로 가는 발코니에 몇점의 도자기가 전시돼 있으니 감상해 보세요』 일행중에 동양계 두어명이 끼어있는 것을 보니 유학온 한국 젊은이들이 미국 친구들과 어울려 조국의 문화현장을 감상하고 이를 자랑하려 했던 모양이다. 한국예술에 대한 기대를 안고 찾아온 젊은이들이 실망을 안고 발길을 돌린 바로 이틀 뒤인 24일,그 실망감을 충분히 보상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가 박물관에서 열렸다. 「1997년 말 한국유물 전시실 개관」.바로 이 계획을 위한 협약 서명식이 조촐하게 거행됐다.박물관장과 재정지원을 맡은 한국국제교류재단 및 삼성문화재단 대표들이 협약서에 서명,박물관당국과 한국내의 유관기관간에 끌어온 17년간의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서명식은 간소했으나 뜻깊었다.한국문화를 중국이나 일본의 아류 정도로 평가해온 분위기와는 달리 이날 서명식에 나온 박물관 고위인사들은 한국문화의 독창적 우수성을 인정하고 한국실 설치가 늦었지만 현명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동양문화에 대한 서구인들의 호기심이 고조돼 온 지난 20여년동안 일본은 막대한 경제력을 동원,세계 유수의 박물관마다 일본유물 전시실을 재빨리 들여앉혀 놓았다. 동양문화의 종주격인 중국은 그 문화유산의 무게와 함께 홍콩 대만과 해외 화교들의 통 큰 투자로 어느 곳을 가나 엄청난 규모의 전시실을 과시하고 있다. 동양3대국의 하나라는 우리는 이 분야에관한한 완전히 소외된 국외자로 남아왔다.세계 굴지의 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오는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의기소침해질 뿐이다. 그 씁쓸한 심정은 이내 한탄과 울화로 변한다.하지만 누굴 탓하겠는가.그것은 우리의 탓일 뿐이다. 우리가 일본처럼 미리 서두르지 못한데는 경제력의 한계,해외문화소재에 대한 안목 부족등 많은 이유가 있었다.이젠 사정이 달라져 그 분야에 눈을 돌렸으나 불행히도 우리를 기다리는 문화공간은 벌써 동이 난 지경이다. 메트로폴리탄의 경우도 바로 그랬다.없는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일부 중국실 벽을 헐어내고 하늘만 보이는 공간에 지붕을 덮는 난공사를 거쳐야만 할 형편이다.그러니 규모면에서 중국·일본과는 비교가 안된다. 그러나 서울대의 안휘준 교수는 규모면에서의 비교열세론을 단호히 거부한다.『우선 메트로폴리탄에 우리 유물실이 항구적으로 설치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뿐더러 좌우에 들어찬 중국·일본 유물에 비추어 우리의 작은 백자는 언뜻 왜소해 보일지 모른다.그러나 그 백자가 피워내는 심오한 예술성에관람객들은 감탄할 것이다』 이번 한국실 설치는 또다른 측면에서 뜻이 있다.외국박물관에 영구적 전시실을 설치하는데는 많은 예산이 요구된다.그 재정조달을 공공기관과 개인기업이 공동부담한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같은 형태의 「합작」은 협상이나 사후관리(모니터링)면에서 공공기관이 갖는 행정력과,재정적 후원자로서 기업이 갖는 경제력이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좋은 예를 제시했다. 자기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것은 고상한 예술활동을 넘어서서 실용적인 국가이익,다시 말해서 그나라 상품에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다.지난 91년 일본이 엄청난 예산을 투입,유럽에서 「일본문화 대축제」를 가진 직후 대유럽수출고가 껑충 뛴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메트로폴리탄은 결코 우리의 유일한 대상이 아니다.영국의 대영박물관,프랑스의 기메 박물관에도 멀지않아 한국유물전시실이 설치될 것이다. 『한국전시실을 찾으신다고요? 물론 있고 말고요』­굴지의 외국박물관을 찾는 방문객들은 멀지 않은 장래에 안내인들의 자신에 찬 안내말을듣게 될 것이다.
  • “남북 언어 이질화 극복 힘써야”/이 총리,한글날 기념사

    5백49돌 한글날 기념식이 이홍구 국무총리를 비롯한 3부요인과 허웅 한글학회 이사장 등 한글단체 관계자,문화예술계 인사등 3천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9일 상오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홍구 국무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는 독창적인 우리 민족문화의 새 지평을 연 위대한 문화창조였다』며 『지난 반세기동안 남북분단으로 훼손된 민족의 동질성과 공동체의식을 회복하는데 있어 우리의 말과 글이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깊이 되새겨 남북간 언어이질화를 극복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선천성 기형 연구 토대마련/노벨의학상 수상 3인의 업적

    ◎발생학계 선구자… 10년전부터 물망/안면·눈·언어장애 유발원인 첫 규명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한 미국의 에드워드 루이스와 독일의 크리스티아네 누슬라인 폴하르트,그리고 미 프린스턴대학의 에릭 비샤우스등 3명은 유전학계와 발생생물학계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왔던 사람이다. 이들은 일찍이 남들이 기피해왔던 발생학부분에 관심을 보여 이미 10여년전부터 노벨의학상 수상이 점쳐져 왔었다. 특히 누슬라인 폴하르트 교수는 초파리를 가지고 「바디플랜」이라 불리는 최첨단 의학실험에 성공해 학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이 분야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연세의대 허만욱 교수(생화학)는 『일반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학이나 생화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이디어의 독창성 등으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왔다』며 『이들의 수상은 지금까지 이분야에서 말없이 일해왔던 많은 학자들에게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자 3명은 선천성장애를 다루는 소아학과 기초의학에서 그동안 실험의 필수적인 기본틀을마련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들은 신체의 각 부분이 어떤 유전자에 의해 발생하며,어떤 형태로 선천기형이 유발되는가의 과정을 최초로 구체적인 지도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안면·눈·언어장애 등을 일으키는 「바덴버그신드롬」을 의학적으로 규명해내기도 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