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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헤어초크 대통령 訪韓 앞서 교민 초청

    ◎“獨 생활 어려운점 없습니까”/자상한 말씨 위로… 양국 가곡연주 和氣 【베를린=南玎鎬 특파원】 金大中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한국을 국빈방문하는 로만 헤어초크 독일대통령이 31일 한국교민들을 위한 모임을 주재했다. 베를린의 베레뷔 대통령궁으로 재독 한인대표 200여명을 초청한 것이다. 이같은 초청행사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헤어초크 대통령과 한국교민의 만남은 대통령궁 안 대연회장에서 1시간20분동안 계속됐다. 헤어초크 대통령은 우리 교민들과 일일이 대화를 나누면서 같이 기념사진을 찍고 사인도 해주었다. 특히 “해외생활의 어려움은 없습니까”라면서 자상하고 따뜻한 말씨로 교민들을 위로,참석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국의 최근 상황,그리고 한국문화도 환담의 주제였다. 이날 특별한 만남에는 김관숙 베를린한인회장과 李祺周 주독대사,金勝義 베를린총영사,孫渭壽 주독공보원장 등도 함께 참석했다. 또 전 베를린음대 강사인 피아니스트 한희숙씨의 피아노 연주에 이어 도이치 오페라단에서활약하고 있는 성악가 연광철씨의 ‘방랑자(슈베르트)’와 ‘신고산’ 등 양국 가곡 독창이 있었다. 헤어초크 대통령은 독일연방대통령으로는 세번째로 한국을 방문한다.
  • 미술/‘독창적 색깔내기’ 거듭된 변신(한국문화 50년:10)

    ◎영욕의 세월속 대중적 지지는 아직도 먼 얘기 우리의 근현대미술사는 근현대역사만큼이나 숨가쁘게 진행돼 왔다. 동시에 영욕도 누려왔다. 척박한 환경속에서 미술문화의 기초를 세웠는가 하면 최근에는 ‘우리 미술의 세계화’라는 구호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대중적 지지는 아직도 취약하기만 하다. 광복후 미술계 역시 다른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해방공간에서 극심한 좌우 갈등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하다 건국을 맞았다. 그러나 49년에는 새롭게 우리만의 독자적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를 창설,지난 81년 폐지될 때까지 신인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했다. 이는 파행적 운영으로 갖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피폐한 우리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큰 기여를 했다. 50년대 한국미술가협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창립에 이어 61년에는 대한미술협회와 한국미술가협회가 한국미술협회로 통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60년대 들어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와 파리비엔날레 등 외국의 유수 미술제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또 독자적인 미술관으로서 역할에 비중을 둔 국립현대미술관(덕수궁)이 개관됐다. 70년대 들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던 미술계는 한편으로 서울대파와 홍익대파로 갈리는 등 고질적 병폐를 낳기도 했지만 동아 중앙 등 민전(民展)의 등장으로 활기를 띠었다. 이후 81년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국전이 30회로 폐지됐다. 그러나 5공이 들어서면서 미술인들에게도 수난시대가 열렸다. 급박하게 돌아가던 시대상황에 따라 ‘민족미술인협회’의 창립과 함께 민중미술사건으로 미술인들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던 것이다. 월·납북작가 해금으로 남한의 현대미술사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던 월·납북미술인들이 빛을 보기 시작한 때도 80년대 말이다. 90년대 들어서는 ‘그리운 산하’라는 이름으로 북한미술전이 예술의전당에서 열렸고 그동안 핍박을 당했던 민중미술이 ‘민중미술 15년,1980∼1994’란 이름으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다. 또 한국미술의 해외진출이 활발히 이뤄졌고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이 들어서면서 특별상을 수상,한국미술의 위상을 세계에 높였다. 95년 ‘미술의 해’에 광주비엔날레가 조직돼 97년까지 두차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그러나 IMF이후 미술계는 70년대로 돌아간 것처럼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 公州 아시아 1인극 메카 꿈꾼다/새달 4일부터 3회 1인극제

    ◎일본·인도 등 6개국 13편 공연/소민연극상 첫 수상자 문장원옹 서구극에 밀려 독창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 1인극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3회 공주 아시아 1인극제’가 9월4일부터 6일까지 충남 공주민속극박물관 극장과 놀이마당,고마나루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이 연극제는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제모습을 잃어가는 아시아지역 1인극의 상호교류를 통해 문화적 자생력과 긍지를 되찾으려는 취지로 아시아1인극협회 한국본부가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올해엔 일본 인도 베트남등 아시아지역 6개국 13개 작품이 참가한다. 해외초청작 가운데 말레이시아 탄 아이 수안의 ‘시간이 흐르면…’은 서로 떨어져 있는 두 친구가 편지와 전화로 대화하는 삶을 그린 작품. 일본 고규미의 ‘사상화(相思花)’는 재일교포 3세인 고규미씨의 시각으로 바라본 조국과 자신의 의지를 무언인형극으로 풀어내고 있다. 1,2회 때도 참가,어린이 인형극을 공연했던 일본의 미야하라 다치오는 ‘원숭이’와 ‘축제의 밤’ 등 성인을 위한 인형극을 공연한다.황푹시(베트남)의 ‘북소리’와 쉬리 아쇼크 챠텔지(인도)의 ‘인생’,‘연’,그리고 질러 라만 존(방글라데시)의 ‘투쟁’ 등도 눈길을 모으는 작품들. 국내작으로는 공주민속극박물관 관장인 심우성씨가 분단된 조국의 통일전선에서 원통하게 희생된 한쌍의 젊은이를 추모하는 ‘결혼굿’과 욕망과 아집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게 된 사람이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한국마임협의회장 유진규씨의 ‘빈 손’ 등 6개 작품이 소개된다. 소리꾼 장사익씨가 참가,9월6일 하오5시 노래잔치도 벌인다. 전통 연극인을 대상으로 ‘소민연극상’을 선정했는데,첫 수상자로 문장원옹(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유 인간문화재)이 선정됐다.(0416)855­4933
  • 한국 대표할 축제 아이디어 없나요/문화부 15일까지 공모

    문화관광부는 우리 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잘 표현하고 국내외 관광객이 함께 할 수 있는 한국대표축제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오는 15일까지 공모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응모대상은 기존축제의 개선 및 확대발전 또는 신규축제의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1회성,소비성 축제가 아닌 지역경제와 연계된 축제여야 한다고 문화부는 설명했다. 응모방법은 아이디어명과 아이디어 제공자 이름,주소,연락처,아이디어 내용 등을 담아 우편(서울 종로구 세종로 82­1 문화관광부 관광개발과 축제담당자 앞) 또는 PC통신 천리안 ‘go torrdd3’,E메일 ‘tdd2@www.mct.go.kr’로 제출하면 된다.
  • 향토축제 나눔의 마당으로/沈雨晟 공주민속극박물관장(서울광장)

    고장마다 펼치고 있는 이른바 향토축제가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1년에 300여가지의 축제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역사성 있는 민속제의 성격을 띤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새롭게 꾸며진 ‘문화제’ 또는 ‘예술제’라는 것이 주종을 이룬다. 하긴 우리 민족은 자고로 축제를 생활속에 심어온 남다른 데가 있는가 싶다. 상고시기 축제에 관한 최초의 기록으로는 중국의 옛 문헌 ‘삼국지·위지동이전’(三國志·魏志東夷傳)을 꼽는데 “…부여에서는 은력(殷曆) 정월에 하늘굿을 올리며 온 나라 사람들이 며칠을 먹고,마시고,노래하고,춤춘다…”했다. 이 밖의 자료를 종합해 보면 대개 정월,5월,10월 등의 일정한 때에 제사를 곁들인 공동체의 잔치를 펼치고 있다. 한 해의 시작인 정월,씨뿌리기를 끝낸 5월,추수를 마친 10월의 축제는 모두가 일의 시작과 마무리에 있으니 단순히 먹고 놀아난 것이 아님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더 큰 수확을 염원하고,다지고,구가하는 가운데 내일의 평안함과 태평까지를 기리는 삶의 일정표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저 먹고,마시고 깨부수는 난장판으로 아는 풍조로 해서 본디의 축제정신이 왜곡되고 있다. 한편 축제 가운데는 국가적 규모의 큰 것이 있어 향토축제와 대비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것은 점점 나라가 주관하는 특별한,또는 연례적 기념일로 분류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그렇다면 그저 지방에서 열리는 것이라면 향토축제일까. 그렇지 않다. 한 지역의 유서깊은 전통문화에 뿌리를 둔 향토성에 기초한 것이어야 하는데 요즘의 실상은 분별이 없다. 물론 향토성이 있는 축제만이 축제라는 주장은 아니다. 예컨대 ‘강변 팝송잔치’는 ‘○○예술축제’로 부르는 것이 걸맞다는 의견이다. 또 한가지 흉금없이 논의되어야 할 일이 있다.향토축제의 본보기로 대접받고 있는 ‘신라문화제’와 ‘백제문화제’를 보자. 다분히 회고취향에 따라 열심히 옛 모습을 재현하려는 데까지는 그래도 좋다. 각기 제 나라 임금과 장수를 추모하고 숭앙하는 의식도 있음직하다. 그런데 이 모든 행사의 저변에 신라와 백제의 옛과 오늘이 서로 대결·질시하고 있으니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신라문화제와 백제문화제,나아가서 고구려문화제는 3국의 분열상을 재현·음미하자는 것이 아니다. 독창적이면서 다양한 문화를 확인하는 가운데 그의 총합체인 찬란한 민족문화를 더욱 뼈대있게 하려는 ‘울력 정신’이 발양되는 것이어야 한다. 오늘의 고질적 병폐인 동·서 갈등의 뿌리는 신라와 백제의 이질성에서 온것이 아니라,해당시기 일부 봉건적 지배층과 외세의 합작으로 비롯된 것임을 우리네 민초들은 이미 알고 있다. 전통시대 신라와 백제의 마을과 마을에서 벌였던 축제의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한마디로 ‘나’가 아닌 ‘우리’로 통하는 공동체 의식이었다. 그래서 3국은 결국 하나가 되어 고려·조선으로 이어졌는데 다시금 외세의 농간으로 원통하게도 분단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분단시대의 신라문화제와 백제문화제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 올해로 39년째 맞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가 이제는 ‘경연’이란 두 글자를 떼어 버리고 ‘우리민속큰잔치’로 거듭나야 하듯이 식민시대 유물인 관료적인 권위의식과 말초신경적 시샘을 훌훌 털어버리고 통일지향적 넉넉함이 의젓이 되살아나는 따사로운 나눔의 마당이어야 할 것이다.
  • “사도세자는 丈人이 죽게했다”

    ◎소장사학자 이덕일씨 ‘사도세자의 고백’서 이색 주장/“정변 꾸민다” 영조에 허위고변/혜경궁 홍씨 ‘한중록’ 집필이유는 친정몰락에 대한 한 풀기위한 것 사도세자를 뒤주에 넣어 죽인 사람은 부인 혜경궁 홍씨의 아버지인 홍봉한이며 그녀가 ‘한중록’을 쓴 이유도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한 친정을 변명하기 위해서였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독창적인 시각의 역사평설을 주로 써온 소장사학자 이덕일씨(38)는 최근 펴낸 ‘사도세자의 고백’(푸른역사)에서 각종 사료를 근거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씨는 “사도세자는 정신병자이고 영조는 정신병자에 가까운 이상성격자로 두 성격이 부딪쳐 ‘뒤주의 비극’을 낳았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은 ‘한중록’에 대한 이성적인 비판 없이 이뤄진 역사의 오류”라고 주장한다. 그는 ‘영조실록’‘어제장헌대왕(사도세자) 지문’‘홍재전서’‘천의소감’ 등의 사료를 분석,사도세자를 죽이는데 앞장선 인물은 홍봉한이며 혜경궁 홍씨는 정조가 죽은 뒤 친정을 옹호할 목적으로 ‘한중록’을 썼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노론에 속한 홍봉한은 사도세자가 소론의 영수 조재호와 손잡고 정변을 꾀하는 것으로 꾸며 영조에게 고변한 뒤 뒤주로 세자를 죽이라는 아이디어를 그에게 제공했다는 게 이씨의 설명. 혜경궁 홍씨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기전 조재호를 부르자 이같은 사실을 아버지에게 바로 알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도제자가 죽은 뒤 승승장구하던 혜경궁 홍씨의 친정세력은 영조가 승하하자 사도세자의 아들이자 세손인 정조를 폐하고 은전군을 추대하려다 실패했다. 이로 인해 그들은 정조 즉위와 동시에 멸문지화를 당했다. 이씨는 혜경궁 홍씨가 ‘한중록’을 쓴 것은 사도세자의 죽음이 아니라 친정이 몰락한데 대한 한을 풀기 위해서였다며 “이 노회한 정치인은 이같은 집필작업을 뒤주사건이 난 지 40년이 훨씬 지난 뒤에야 착수했다”고 말한다. 한편 이씨는 현재 방영중인 MBC TV의 사극 ‘대왕의 길’에 대해서도 비판의 말을 던진다. ‘대왕의 길’은 사도세자와 노론의 갈등,사도세자의 무인적 기질에 대한 조명 등 기존의 드라마와는 분명히 다른 세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기본적인 역사인식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엄정한 사료해석없이 ‘한중록’에 의존함으로써 혜경궁 홍씨와 그 친정을 사도세자의 적이 아니라 세자의 편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인간’ 주제 40년 작업/중진 황용엽 개인전

    ◎고통이 있어 삶은 아름답다/우울한 색조 일관 초기화풍 탈피/아픈체험 잊은듯 관조의 美 넘실/무속이미지·민화 차용 독창성 구가 ‘인간’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40여년동안 작업해온 중진 서양화가 황용엽씨(67)가 15일부터 오는 8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화랑(735­8449)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황씨는 앙상한 인간형상과 그것을 둘러싸고 얽히고 설킨 선묘로 인간의 실존상황을 호소력있게 다뤄온 작가. 서구사조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미술계의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화면을 구축한 많지 않은 구상 작가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양출신의 실향민으로 6·25 동란의 상흔을 간직하고 있는 작가는 오랜기간 우울한 색조 속의 왜곡된 인간형상을 통해 고통스러운 삶과 존재의 한계 상황을 표현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년 사이 그의 작업에서는 이런 어두운 화풍이 조금씩 변모했다. 과거의 아픈 체험에서 벗어나 삶에 대한 관조와 고통 이전의 아름다웠던 삶에 대한 향수가 은은한 조형언어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이번 전시에서 이같은 경향의 근작들이 선보인다. 특유의 중첩된 선묘에 의한 화면의 밀도를 추구하며 무속적 이미지와 민화적인 형상을 구성적으로 적절히 응용,회화의 깊이와 독창성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이번 전시작품의 특징이다. 우리 민족 모두의 서러운 삶의 역사적인 맥락과 작가 개인의 자전적인 삶의 조건들이 중첩되는 지점에서 이루어진 그의 체험이 이제 보다 원숙한 예술작품의 형태로 그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속 깊이 자리잡은 그리움의 정서가 보는이들에게 커다란 공명으로 다가온다. 황씨는 평양에서 태어나 평양미술학교를 중퇴하고 월남,홍익대 미대에서 수학했다. 화단에 데뷔한 후 어떠한 단체에도 관여하지 않은 야인적인 작가이지만 그는 개인전 발표를 통해 누구보다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며 지난 90년 조선일보사 제정 제1회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95년 조선일보사 초대전 이후 3년만에 갖는 이번 전시회는 통산 20번째 개인전. 미발표 근작 40점이 전시된다. ‘어느 날’ ‘꾸민 이야기’ ‘삶이야기’ 등12호 미만의 소작 위주로 꾸며지는 이번 전시는 작품들이 주는 친근한 이미지를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무형문화재의 존재 이유/沈雨晟 공주민속박물관장(서울광장)

    중요 무형문화재를 지정하기 시작한 것이 1964년이니 어언 30여년전의 일이다. 그것은 금세기 초 서구문물의 일방적 유입으로 기존의 가치관이 송두리째 흔들리자 전승문화가 생활 밖으로 밀려나면서 자초한 자기상실을 극복키 위한 일종의 긴급조치였다. 다양한 무형의 문화유산 가운데 민족문화의 노른자위가 되는 소중한 것들을 선별·지정하여 그를 보존하므로써 새롭게 창출될 한국문화의 맥을 잡는 받침대가 되고자 한 이 조치는 남모를 안간힘이었다. 문화란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흡사 톱니바퀴에 치는 윤활유에 비유되는 것이라 하겠는데 언제부터인가 문화니 예술이니 하면 일상생활과는 별개의 다소 사치스런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 뿐인가. 이 문화를 논할 때 ‘불변하는 원형’을 내세우고 있음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문화란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변천과 함께 변할 수 있으며,자생적 생명력을 지니는 것일진대 그러한 속단은 문화를 회고적인 것으로 고착시킬 염려가 있다. ○전승문화 원형보존 의무 우리가 1964년 이래 중요 무형문화재를 지정함에 있어 그의 지정근거가 된 원형이란 것도 해당분야 기·예능보유자가 인정 될 무렵 보유하고 있던 것이니 역시 전승과정에서의 한 ‘꼴’을 원형으로 삼아 더 이상 인멸·변질되지 않도록 하자는데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문화식민지 아픈 과거 이런 때에 생각이 깊지 못한 사람들은 남의 나라에 없는 무형 문화재 지정을 자랑삼기도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동양 3국으로 일컫는 일본,대만,우리나라(중요 무형문화재 지정순서)가 무형문화재 지정의 종주국(?)이 되었음은,이 세 나라의 지난 역사 가운데 스스로 주인 노릇을 못한 부끄러운 과거가 있었던 증거임을 어찌 깨닫지 못한단 말인가. 가장 무서운 정신적 문화식민지를 거친 여독으로 일본도 대만도 우리나라도 독창적 자기문화가 일실되고 보니 60년대초,서둘러 중요 무형문화재의 지정이란 방편으로 자구책을 펴게 되었던 것임을 어찌 아직도 모를까. 여기에는 이 사업의 주관처인 문화재 관리당국의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한다. 중요 무형문화재 기·예능보유자는 자신이 무형문화재의 보유자로 인정된 근거가 된 원형에 충실한 전수교육에 일념해야 할 터인데,일단 관리당국의 지시·감독이 철저치 못했다. 기능분야 예능분야 할 것없이 원형의 보존보다는 새롭고 유행스런 것의 개발에 더욱 신경을 쓰니 본디의 인정이유가 무색케 되고 말았다. ○‘현대화’는 전문가의 몫 기·예능보유자가 할 일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설정한 원형의 보존에 충실해야 한다. 그를 바탕으로 오늘의 것으로 재창출하는 일은 인정된 보유자가 아닌 해당분야 전문가들의 몫이다. 이제는 그런 구별을 하지 않아도 될 단계에 이르렀다면 중요 무형문화재를 별도로 지정할 이유가 없어진다. 좀 이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문화재 관리당국이 얼마만큼 앞을 내다보는 안목으로 무형문화재 정책을 펴 나가느냐에 따라 우리도 이른바 선진국들처럼 구태여 무형문화재의 지정 없이도 독창적 문화를 주체적으로 꽃피울 수 있는 날을 앞당기게 될 것이 아닐까 한다.
  • 순수 국내파 테너 김재형씨/차세대 성악계 頂上예약

    ◎서울시립교향악단 무료공연/3일 ‘세미클래식 산책’ 독창/하루 10시간이상 연습/풍부한 성량·감미로운 음색/내년 6월 독일 유학 예정/스위스 오페라단 가계약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음색에,풍부한 성량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를 누비고 있는 테너 김재형씨. 73년생. 만 25세. 입단하기 어렵다는 국립합창단원인데다 최근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에 중견테너 신동호씨와 주인공에 더블 캐스팅되기도 했다. 그는,흔하디 흔한 유학파도 아니고 유명 국제 콩쿠르 우승자도 아니다. 서울서 대학(서울대 성악과)을 졸업한 순수 국내파다. 평범하기 이를데없는 이런 경력을 갖고 동년배중 단연 돋보이는 연주자로 자리매김한 비결은 무엇일까? 풍부한 성량에 따뜻한 감성의 목소리,반듯한 외모도 한몫을 해내고 있지만 하루 10시간 넘게 연습하면서 발성법을 수없이 바꾸는 등 요즘 젊은이 답지않은 끈기 덕분이다. “운이 좋은 편입니다.중앙콩쿠르 우승으로 병역특례를 받아 국립합창단원으로 계속 노래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행운아란 말로 겸손해하는 김씨는 3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처음으로 마련하는 일반 시민을 위한 무료공연 ‘세미클래식 산책’에 독창자로 나선다. 또 서울 예술의전당이 7월24일 올릴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판투테’에서도 페르란도에 캐스팅돼 한창 연습중이다. 꾸준한 연습으로 레퍼토리를 넓히면서 장래설계도 마치 설계도를 보는듯 꼼꼼하게 그려놓고 있다. 내년 6월 병역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독일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이에앞서 스위스 루체른 시립오페라단이 99년 여름축제기간동안 공연할 ‘코지판투테’와 ‘호프만 이야기’출연을 위해 내년 1월 연습에 합류한다. 이는 지난해 여름휴가기간을 이용해 참가했던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국제 콩쿠르에서 김씨를 눈여겨본 에이전시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루체른 시립오페라단 단원 입단도 가계약 해놓았다. 우리말과 함께 독어로 녹음해 둔 그의 삐삐 인삿말을 들어보면 오늘의 그의 눈부신 활약이 단지 행운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독어 녹음은 유럽에서의 활동에 대비한 작은 실천으로,장래에 대한 치밀함을 엿보게 한다. 고교3년때노래를 시작,본격적으로 성악에 입문한지 이제 7년. 웬만한 가곡은 물론이고 단역을 제외하고도 8개 오페라 무대에 주역으로 섰다. “지난달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시립오페라단의 ‘호프만 이야기’ 공연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20대부터 중년의 목소리를 내야하는데다 다양한 기교까지 가미된 배역이라 힘들었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았거든요.” 졸업후 합창단원 월급과 출연료를 꼬박꼬박 모아 유학자금을 스스로 마련했다는 김씨는 틈틈이 축구 야구 스키 등으로 체력관리도 소홀하지 않은 당찬 신세대다. 변성기를 거쳐야하는 음악적 특성때문에 다른 분야에 비해 뒤늦게야 빛을 발하게 되는 성악계에서 이례적으로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은 그의 행보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 ‘지역문화발전론’/김문환 교수 著

    ◎“삶의 질 이렇게 높여라”/생활문화 활성화 모색/日 足利市 등 외국 개발사례 소개/전통문화와 ‘현대’ 접합방안 제시 “지금까지의 문화행정은 문화재 보호나 예술진흥을 중심으로 한 좁은 의미의 정책개념에 머물러 온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이는 일,즉 생활문화라는 영역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지방행정이나 정책의 분야는 물론 사회과학의 영역에 속하지만 그것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인문학적 발상 없이는 이룰 수 없다” 서울대 미학과 김문환 교수(한국문화정책개발원 원장)가 지방자치 시대 지역문화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 시론서(試論書) ‘지역문화발전론’(문예출판사)을 펴냈다. 김교수가 이 책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지역문화, 시민운동으로서의 지역문화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특성을 살려 경쟁력 있는 문화예술을 특화·발전시키고 정보화시대에 맞는 도시문화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외국의 다양한 지역문화 개발 사례,특히 일본의 지역문화정책을 깊이 있게 살핀다. 일본의 아시카가시(足利市)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아시카가의 공자묘를 고리로 중국 제령시와 자매도시 교류를 하고 있다. 이것은 곧바로 문화적 뿌리에 대한 교육으로 이어진다. 또 시모다시(下田市)에서는 페리제독과 흑선의 내항지라는 역사적·지리적 특성에 착안해 미국의 뉴포드시와 자매도시 관계를 맺어 흑선축제 등의 이벤트로 지역문화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경쟁력 있는 지역문화환경을 만드는 데 제1조건은 독창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밭 한가운데 세워진 바흐 홀로 유명한 미야키(宮城)현 나카싱덴죠(中新田町)가 그 좋은 예다. 이 바흐 홀은 농촌으로 세계일류의 음악가들을 불러 들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통해 지역을 재발견하고 문화발전과 함께 지역의 산업진흥도 꾀한다. 이밖에 인구의 과소화라는 문제를 안고 있던 나가노현 기소후쿠시마(木會福島)가 국제음악제로 소생했고,도야마현 도카무라(利賀村)도 국제연극촌 만들기로 마을을 일으켜 세우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와 관련해이 책은 부천시의 지역문화 특화방안을 제시한다. 부천에서 가장 먼저 현대화의 물결을 수용한 곳은 소사동이다. 김교수는 이 소사에 철도건설 자료 등 역사문물을 전시할 수 있는 시립박물관을 세우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복사골예술제가 열리지만 복사꽃이 살아 있는 현장은 없다는 게 그의 지적. 수원의 딸기,안양의 포도와 함께 경기삼미(三味)중 하나로 손꼽히던 소사의 복숭아를 되살리는 정책이 문화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부천시는 궁시장(弓矢匠),줄타기,장말도당굿 등 국가가 지정한 중요 무형문화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김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전통예능과 현대적인 교예(巧藝)와의 접합을 시도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북한에서 종전의 서커스를 대신해 만들어낸 ‘교예’는 그들이 중시하는 민중성 원리를 잘 드러내고 있는 예술로,이같은 접목 시도는 통일문화 형성에도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지역문화의 발전과 관련,민족문화유산에 대한 교육을 중시한다. 그가 참고로 삼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텔 아비브 대학의 디아스포라 박물관. ‘디아스포라’란 흩어진 백성이란 뜻으로 유대민족의 오랜 유랑생활과 고난의 역사,그리고 세계 문화와의 접변 등을 내포하는 개념이다. 야외교육과 박물관 탐방교육으로 실효를 거두고 있는 이곳은 세계 140개국에 걸쳐 500여만명의 해외동포를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특히 본받을 만한 시설이다. 우리의 지방자치는 이제 제2기를 맞았다. 그렇지만 문화분야에서는 아직도 지방자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김교수는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는 ‘정치’와 무관하지 않되 ‘생활정치’ 즉 시민들의 삶의 질을 돌보는 정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 차세대 선두 테너 김영환 독창회

    폭발적인 음색의 테너 김영환씨가 30일 하오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창회를 갖는다.‘근육질의 테너’라고 불릴만큼 우렁찬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테너 기근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음악계에서 단연 부각되고 있는 기대주. 서울대 음대와 이탈리아 피렌체국립음악원 출신인 김씨는 지난 88년 이탈리아 유학중 엔리코 카루소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하면서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국내 무대에는 94년 서울시립오페라단의 베르디 오페라 ‘에르나니’ 주역을 맡아 특유의 풍부한 성량으로 눈길을 모으며 데뷔했다. 이후 국내외 무대에서,특히 베르디 오페라에 적격 성악가로 손꼽히고 있다. 95년 하와이 호놀룰루 심포니와 베르디의 ‘레퀴엠’을,지난해엔 일본 도쿄에서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오페라 ‘리골레토’ 주역을 맡았다. 이번 공연은 첫 독집 앨범 ‘나폴레타노’(삼성뮤직)출반에 맞춰 갖는 무대로 ‘오 솔레미오’ ‘돌아오라 소렌토로’ 등 음반 수록곡과 오페라 아리아 10곡을 부른다. 반주는 김덕기씨가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는다.오페라 무대에만 주로 출연해온 김씨가 모처럼 꾸미는 솔로 무대다.598­8277.
  • 해마다 6·25는 찾아오듯이/특집방송도 ‘연례행사’ 수준

    ◎일부 프로그램만 차별성으로 승부 6·25전쟁 48주년을 맞아 각 방송사가 다채로운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한다.하지만 특집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 독창적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이산가족 만남,황장엽 인터뷰,국군포로 등의 내용은 방송사간 중복 편성되기도 했다. KBS가 24일 북한 억류 국군포로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잊혀진 전사들­국군포로’편과 MBC의 ‘국군 포로’(25일)는 비슷한 포맷이다.조창호·양순용씨 등 귀환자들이 출연,지워졌던 이름들을 하나씩 살려내며 대응책을 찾아보는 시사적 의미 외에는 새로움을 찾아볼 수 없다.어느 한쪽이 따라간 느낌이다. MBC가 22일부터 사흘간 생방송하는 ‘이제는 만나야 한다’ 프로도 SBS가 지난 15일∼19일 사이에 마련했던 ‘분단50년,혈육을 찾습니다’와 비슷한 구성이다.이산가족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본다는 주제로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10일까지 이산가족의 명단과 사연을 접수한 MBC,중국인 연수생이 전한 편지로 이산가족들의 애환을 달래준 SBS의 틀은 소재의 측면 외에는 대동소이하다. 황장엽씨가 북한의 상황과 지금의 감회 등을 얘기해주는 ‘어제의 분단,내일의 통일’이라는 SBS 프로는 19일 방송된 KBS특집의 재판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이런 진부한 풍경 속에 MBC의 2부작 드라마 ‘이방인’은 참신한 시도로 보인다.탈북자 가족이 남한에 정착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주제로 26일 방영될 ‘이방인’은 접근 방식이 특이하다.이전의 특집극이 과거의 상처에 머물렀다면 ‘이방인’은 처음으로 현재의 문제를 포착,통일 이후 민족동질성 회복방법을 모색한다는 이색적인 드라마다.다른 방송사와의 차별점을 확보한 기획이다. 그리고 이북에 두고온 아내와 자식을 생각,47년을 혼자 살면서 청렴한 의사로 살다간 오치관씨의 삶을 다룬 ‘왕룡사 홀아비의 47년 망향가’(KBS 23일)도 개성 있는 시도로 보인다. 케이블TV A&C코오롱이 22일부터 방영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인간과 전쟁’ 7부작이나,아리랑TV(채널 50)의 비무장지대에 생태계 밀착 취재도 어느 정도 특화에 성공한 프로그램이다.
  • 괴짜 피아니스트 임동창씨 이번엔 ‘명상’으로 파격 시도

    ◎참선의 ‘數識觀’ 응용 독창적 음악 창조/기존 양식·틀 벗어난 돌발적 소리 향연 국악과 피아노의 만남,즉흥연주 등 그동안 실험적인 작업으로 우리 음악계에 충격을 던져온 컬트 피아니스트 임동창씨(42)가 이번엔 명상음악으로 또 한번의 파격을 시도한다. 참선할 때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수를 세는 방식의 일명 수식관(數識觀)을 응용한 독창적인 음악을 창조,‘메디테이션(명상)’이란 이름으로 최근 음반을 출시했다.삼성뮤직. ‘얼 다스름’과 ‘이 뭐꼬?’ 등 2장으로 구성된 이 음반은 종전의 음악적 양식이나 틀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그의 말 그대로 ‘돌발적’인 소리의 향연이다.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봤지만 음악에 대한 갈증은 갈수록 더하면 더했지 풀리지 않았다.아마도 음악의 근본에 대한 갈망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음악 이전의 소리,나아가 온갖 질서로 규정당한 음악적 현실 이전의 그 무엇에 관심을 갖게 됐고,그것이 명상음악으로 드러나게 됐다는 것. ‘얼 다스름’은 작곡자이자 연주자인 자신은 물론,듣는 이들도 음악을통해 명상의 세계로 입문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프로그램.음반에서 나는 소리에 맞춰 수를 세는 방식으로 1,2,3∼10,9,8∼1까지 세는 1단계에서 차츰 난이도를 높여 1∼100,99∼1의 10단계 까지 10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이때 소리는 특별한 악기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다양한 생활도구,즉 크고 작은 놋쇠그릇과 사기그릇 홍두깨 다듬이 등을 두드려 냈다.특별한 음악적 취향이나 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자아 탐구의 연습곡’인 셈이다. 이에 비해 일종의 퍼포먼스를 형상화한 듯한 ‘이 뭐꼬?’는 연적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먹 가는 소리,창호지 위에 붓 스치는 소리로 서주를 장식한 뒤 2트랙부터 피아노를 등장시켰다.우리 전통가락에서 가장 기교적이랄 수 있는 칠채장단에,피아노 음을 대비시켰다.라와 시 단 두개의 음만으로 표현한 가락이 꽤나 흥겹고 변화무쌍하다. 앨범 끝곡은 그의 솔로 피아노로 마무리했다.이 음반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을 수 있는 기존의 음악형식을 갖춘 곡이다.이 명상음반은 ‘수식관’‘음악 이전의 소리’등 버거운 단어들이 여기저기 등장하지만 감상은 의외로 간단하고 쉽다.심각할 것도,어려울 것도 없이 편안한 자세로 소리에 마음을 맡기면 그만이다. 고교졸업후 입산수도,서울시립대 음악과 진학,국악과의 만남,즉흥연주,그리고 영화 연극음악 등 다채롭고도 독특한 그의 이력은 스스로 지은 호가 ‘그냥’일만큼,한군데도 범상치않은 괴짜 그 자체다.임씨는 음반출시에 맞춰 23일 하오7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선식(禪食)디너를 곁들인 뮤직 이벤트 ‘얼다스름 판’도 마련한다.
  • 소프라노 박미혜씨 데뷔 10년 기념 독창회

    ◎1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외국인 100여명 초청 ‘문화사절단’ 역할” 청아한 목소리의 주인공 소프라노 박미혜씨(37·경희대 음대교수)가 한국무대 데뷔 10년을 기념하는 독창회를 열면서 주한 외국인들을 대거 초청,‘문화사절단’의 역할을 해 내겠다고 나섰다.17일 하오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주한 외국인들을 초청해 우리의 음악수준과 함께 음악을 사랑하는 문화국민이란 인식을 심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음악회,특히 개인 독창회나 독주회가 으례 집안잔치로 끝나고 마는데 이를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충분히 즐길 만한 ‘문화상품’으로 꾸미겠다는 것.이날 참석할 주한 외국인은 어림잡아 100명선이 될 것 같다. 독창회치곤 규모나 레퍼토리가 만만치 않다.우선 김덕기씨가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모테트합창단이 협연한다.피아노가 대부분인 독창회에서 이례적인 일. 레퍼토리는 더욱 화려하다.헨델의 ‘기뻐하라 종달새’부터 모차르트,슈트라우스,베르디,구노 등 바로크시대부터 낭만파까지,너무 욕심(?)낸 게 아니냐는 주위의 걱정을 들을 만큼 폭넓다. “천편일률적인 독창회에,듣는 제가 식상할 정도예요.서정성 짙은 우리 가곡에서 오페라의 드라마틱하고 웅장한 아리아까지,연주자인 저는 물론이고 관람객들까지 절정의 순간으로 몰아붙일 작정이예요” 독창회에선 드물게 무대장치를 별도로 하고 고풍스런 바로크 음악의 제맛을 내기 위해 그랜드피아노를 축소해 놓은듯한 옛날 건반악기 하프시코드 반주도 곁들인다. 성악도에겐 꿈의 무대인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 우승(87년)을 시작으로 88년 서울올림픽 국제음악제서 모스크바 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朴씨.국내 데뷔 10년을 계기로 현실과 유리된 무대위에서만의 성악가가 아니라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갖는 예술가가 되겠다는 각오다. 음악을 통한 외교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이번 독창회를 영상물로 제작,해외에 보내고 현재 이탈리아와 공동 제작중인 오페라 ‘성웅 이순신’공연 참가로 계속된다.
  • 메트 韓國室/任英淑 논설위원(外言內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뉴욕,아니 미국의 자랑이다.대영박물관,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이곳의 소장품은 총 200만점.약탈 문화재가 많은 유럽의 박물관과 달리 구입품과 기증품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깍쟁이로 이름 높은 뉴요커(뉴욕시민)가 ‘메트’로 부르는 이 박물관에 쏟은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뉴욕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이곳을 꼭 찾는다.그래서 한해 관람객이 550만명을 넘는다. 그러나 메트에서 한국인들은 착잡한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우리 귀중한 문화재가 2층 복도 난간에 초라하게 전시된 탓이다.어엿한 독립 전시실을 갖추고 제 대접을 받는 일본과 중국 유물을 보고 난 후엔 못난 후손의 부끄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7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독립된 한국전시실(약 48평 규모)이 문을 열므로써 그 부끄러움은 이제 사라지게 됐다.마침 미국을 방문중인 金大中 대통령도 이곳을 찾아 문화외교를 펼쳤다.필립 몬테벨로 관장이 말했듯이,메트 한국실은 앞으로 “한국만의 독창적인 예술적 성취를 서구 사회에 재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메트의 한국실 개관 기념전시회에는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을 비롯 한국이 대여한 120여점과 메트 소장 한국유물 20점이 선보이고 있다.이 전시회는 오는 99년 1월말까지 계속된다. 앞으로 메트 한국실이 미국내 공공박물관과 공동으로 한국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전시회를 마련해 순회전시회를 갖는다면 더욱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미국 16개 도시 18개 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문화재는 1만5천점 정도로 추산된다.미네소타 박물관과 피바디 박물관에 각각 5000여점,스미소니언 박물관에 3300여점이 있다.보스턴 박물관,하버드대학 포그박물관 등은 수장량은 많지 않지만 질적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트 소장 한국유물(약 200점)은 도자기(130여점)에 치중해 있으므로 미국내 다른 박물관과 연계해 특별전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개관 기념전을 그렇게 마련했더라면 더욱 뜻 깊었을 것이다.그런 전시회에 보완해야 할 유물이 있어 국내 소장품을 보내야 한다면 우리문화계 인사들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 20세기 문화·예술인 20명 선정/타임·CBS 공동 주관

    ◎만화 심슨가족 주인공 ‘심슨’ 뽑혀 눈길/피카소·채플린·비틀스·원프리도 포함 【뉴욕 AP 연합】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에서 파블로 피카소와 프랭크 시내트라,스티븐 스필버그,봅 딜런 등을 금세기 삶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20인의 예술가와 연예인으로 선정,발표했다. 미 CBS방송과 공동으로 각 분야의 ‘금세기 인물’을 선정해 발표해 온 타임은 사회 지도층 인사와 학자, 언론인 및 각 분야 전문가와의 협의를 거쳐 인물의 위대성보다는 문화에 대한 영향력을 기준으로 문화·예술분야의 인물 20인을 선정했다. 2주전 타계한 시내트라는 미국 대중음악의 핵심을 규정한 금세기의 가수로 선정됐으며,피카소는 20세기 모든 예술운동에 손길을 미친 거장이자 변화무쌍한 슈퍼스타로 꼽혔다. 문화·예술분야의 인물 20인 중에는 특히 만화 ‘심슨가족’의 주인공 바트 심슨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는데 타임측은 바트 심슨이 모든 사람에게서 발견될 수 있는 귀여운 개구쟁이 이미지로 금세기의 대중문화를 구현해 냈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밝혔다. 타임은 또 트럼펫 연주자 루이 암스트롱이 현란한 연주가 독창적인 가창법과 어우러지면서 미국 특유 음악의 원조로,영화배우 말론 브랜도는 가공되지 않은 정직성과 사색적인 매력으로 연기를 바꿔놓은 인물로 뽑혔다고 말했다. 여류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은 관객을 사로잡는 안무로 현대무용의 신세계로 이끌었으며 TV 사회자 오프라 윈프리는 특유의 온정적이고 친숙성있는 모습으로 TV토크쇼의 포맷을 바꾼 점 등이 높이 평가돼 문화·예술계 인물 20인에 포함됐다. 이들 이외에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소울 가수 아레사 프랭클린과 시인 T.S.엘리엇,비틀스,디자이너 코코 샤넬, 배우 찰리 채플린,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등도 금세기 문화·예술계 주요인물의 반열에 함께 올랐다. 한편 타임은 20세기에 인간의 삶과 정신을 바꿔놓은 10대 논픽션 저서로 알렉스 헤일리의 ‘말콤 X의 자서전’,안네 프랑크의 ‘한 어린소녀의 일기’,시몬느 보봐르의 ‘제2의 성’,벤저민 스포크 박사의 ‘육아상식’ 등을 선정했다.
  • 과학기술원 金鍾煥 교수(세계 최고에 도전한다:17)

    ◎‘1.2㎡의 기술전쟁’ 로봇 축구 쿠베르탱/지능제어·영상처리 센서 등 첨단분야 섭렵/로봇 월드컵 창설 경기규칙 공인받아 일본은 로봇기술력에서 단연 세계 최고란 평가를 받고 있다.비록 정보통신이나 컴퓨터 기술은 미국에 뒤졌지만 차세대 과학기술의 핵심요소인 로봇 분야에서는 가장 앞선 나라라고 자부한다.그런 일본이 최근들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1평위의 기술전쟁’으로 불리는 마이크로 로봇 축구의 종주국 지위를 한국에 내 줘야 했기 때문이다.최소한 마이크로 로봇 축구 분야에서는 ‘앞서가는 한국에 뒷북치는 일본’이란 표현이 딱 들어 맞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金鍾煥 교수(41·전기전자공학과)는 우리나라를 로봇 축구의 종주국으로 뿌리 내리게 한 주역이다.그래서 그에게는 ‘로봇 축구의 쿠베르탱’이란 별명이 붙었다.영국의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97년 9월18일자)는 그를 ‘로봇 축구의 아버지(the father of robot football’로 표현했다. 金교수는 지난 96년 ‘마이로소트(MIROSOT·Micro Robot Worldcup SoccerTournament)’란 마이크로 로봇 월드컵 축구대회를 창설했다.그리고 손수 축구를 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을 제작하고 대회 규칙도 만들었다. 95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 마이크로 로봇 미로찾기대회에서 자신이 만든 로봇 ‘키티’가 우승을 한 것이 ‘마이로소트’ 창설의 계기가 됐다.金교수는 우리 청소년에게도 세계 젊은이들과 함께 과학기술력을 겨룰 도전의 장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9개국 24팀 참가 성황 처음에는 ‘로봇 의자 나르기 대회’를 생각해 보았지만 기술력을 판가름하는 데 적합치 않아 그만 두었다.그러다 고안해 낸 것이 로봇 축구대회.온나라가 월드컵 유치전으로 후끈 달아 올라 있던 때였다.월드컵 붐을 타고 한껏 인기를 끌고 있는 축구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로봇의 결합.이는 매우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그때까지 세계 어디에도 2대 이상의 로봇이 상대방에 맞서 함께 목표를 달성해 내는 대회가 열린 적이 없었다.물론 일본이 주도하는 ‘마이크로 로봇마우스 대회’와 같은 경기는 있긴 했다.하지만 이는 단 1대의 로봇이 미로라는 고정상황을 해결하는 경기에 지나지 않았다.반면 로봇 축구는 여러대의 로봇이 협력해 가며 다양한 상황변수에 맞춰 목표를 달성하는 게임이어서 로봇 마우스 대회보다는 훨씬 진보한 지능 로봇이 필요하다. “로봇축구는 과학기술인에게 많은 연구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로봇 축구팀을 만들려면 인공지능이나 지능제어,통신,영상처리,초고속전산,반도체,센서 분야를 두루 섭렵해야 합니다.로봇 끼리 협동작업을 하게 하려면 분산지능과 연산기법 연구도 필수적이지요” 96년 11월 치른 첫 대회는 ‘우리가 해 낸 세계 최초’란 수식어가 조금도 아깝지 않은 행사였다.미국·일본·영국·프랑스 등 저마다 앞선 로봇 기술을 자랑하는 9개국에서 24개 팀이 참가신청을 해 왔다 “월드컵대회의 열기만큼 로봇 기술의 자존심 싸움도 뜨거웠지요.참가팀들은 첨단기술을 총동원한 마이크로 로봇 월드컵 축구대회가 로봇과 미래의 과학발전을 앞당기는 데 큰 몫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더구나 이런 경기를 한국이 주도했다는 데 한결같이놀란 표정이었지요” 金교수는 경기가 끝난 뒤 33개국 9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세계로봇축구연맹(FIRA)’을 출범시켰다.다행스럽게도 金교수가 제정한 로봇축구 경기규칙은 독창성을 인정받아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의 공인을 받았다.더 나아가 프랑스 월드컵 축구가 열리는 오는 6월29일부터 7월3일까지 현지에서 20개국 82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FIRA 로봇월드컵대회’를 개최하게 하는 데도 성공했다. ○日에 주도권 뺏길수도 지난해 8월 3일부터 29일까지 미국·유럽 등에서 열린 ‘마이로 소트 월드투어’는 각국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한달여 동안 계속된 이 로봇 축구순회경기는 CNN·AFP 등 외신을 타고 국내에 소개됐다.가는 곳마다 현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한국의 과학사절로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본이 다급해졌다.‘로봇 왕국’임을 자처하는 일본은 부랴부랴 ‘로보컵’이란 이름의 마이크로 로봇 세계대회를 만들었다.“일본은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마이크로로봇 축구대회를 FIRA컵과 로봇컵으로양분시키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습니다.기술력이나 아이디어의 우수성만 믿고 있다가는 일본에 주도권을 내 주게 되는 상황이 올지 모를 일이지요” 金교수는 요즘 이런 까닭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외국과 달리 국내 로봇 축구 열기는 여전히 미미한 편이다.로봇 축구를 시연해 달라는 초청사례는 많지만 우리나라가 처음 만들어 국제대회로까지 성장시킨 이 로봇 축구대회를 육성하고 지원하려는 곳도 없다.게다가 최근에는 한국과학재단에 공학연구센터 지정 신청을 했으나 다른 대학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거절당하는 바람에 정부예산은 한푼도 지원받지 못하게 됐다. 金교수 연구실에는 마이크로 로봇 축구기술을 배우려고 한달에 2∼3개팀의 외국 교수와 학생들이 찾아온다.이들은 FIRA본부가 4평도 안되는 金교수 개인연구실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한결같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로봇 축구 역시 우리 후손들이 자랑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남길 바랄 뿐입니다”­종주국에 걸맞는 상설전시관이라도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게 그의 소망이다. ◎로봇 축구 어떻게/위치파악·전술 짜내는 등 고도기술 요구/내장 CPU·중앙컴퓨터 지령받아 작동 마이크로 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달리 크기가 수㎝에서 수㎛정도로 매우 작다.주로 미시(微視)세계의 작업환경에서 사람 돕는 일을 한다.예컨데 지름이 매우 작은 파이프 안에서 정밀검사 작업을 하거나 인체혈관안에 들어가 질병을 치료하기도 한다.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려면 초소형 구동(驅動)장치,정밀센서 등의 첨단 기술이 필수적이다.또한 로봇이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려면 첨단 지능제어 기술이 충족되어야 한다. 마이크로 로봇 축구는 탁구대 절반 넓이의 경기장에서 로봇 3대가 탁구공크기만한 공을 상대방의 골문에 차 넣어 승부를 가르는 경기.골키퍼 1대와 선수 2대가 한 팀을 이뤄 전·후반 5분씩 경기를 펼친다.축구장 면적은 가로 130㎝,세로 90㎝이고 마이크로 로봇은 가로·세로·높이가 7.6㎝ 이하로 제한된다.로봇은 오렌지색 탁구공(지름 4.27㎝)을 드리블하거나 같은 편끼리 패스하는 과정을 거쳐 높이 12㎝,가로 30㎝의 미니 골대에 슛을 날린다. 마이크로 로봇 축구는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공과 상대방을 인식하는 센서기술 △주컴퓨터와 선수를 연결하는 무선통신기술 △로봇을 재빠르게 움직이게 하는 제어기술 △공과 선수의 위치 및 움직임을 파악하는 인공지능 △전체 로봇의 위치를 계산해 전술을 짜내는 프로그램 등 갖가지 첨단 기술이 동원된다.마이크로 로봇에 요구되는 각종 기술력을 측정해 볼 수 있는 경기인 셈이다. 탁구대 외곽에는 로봇을 조종하는 무선컴퓨터가 놓이며 경기장 천장에는 공과 상대를 인식하는 비전카메라가 설치된다.사람은 꼭 필요한 작전만 무선통신으로 지시할 뿐 로봇은 대부분 자체 내장한 중앙처리장치(CPU)나 경기장 밖 중앙컴퓨터의 지령을 받아 이동한다. 로봇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은 경기장 천장에 설치된 비전카메라가 맡는다.비전카메라가 로봇들의 움직임을 찍어 주컴퓨터에 넘기면 이를컴퓨터가 분석,로봇에 명령한다. 로봇 축구경기도 실제 축구경기처럼 반칙이 있으며 이에 따른 벌측도 선언된다.이 경기에는 주로반복된 학습과정과 지능제어 이론이 적용된다.전문가들은 로봇 축구가 갈수록 지능화하면서 오는 2010년 쯤이면 일반인들도 발로 뛰는 로봇 축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金鍾煥 교수 약력 △81.=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87.8=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92.9∼93.8=미국 퍼듀대학 교환교수 △95.10=국제소형로봇축구대회(MiroSot) 창설 △96.11=‘인공 진화 및 학습에 관한 국제학술회의(SEAL)’ 창립 △97.6=세계로봇축구연맹(FIRA) 창설 △97.8=자랑스런 신한국인상(과학기술부문·대한민국) △97∼현재=국제 전기·전자공학회(IEEE) 로봇 및 자동화 학술대회 공동위원장 △97.6∼현재=FIRA 사무총장 겸 집행위원장
  • 피아니스트 김대진“바쁘다 바빠”/김남윤 바이올린연주 닷새간 협연

    ◎7일엔 바리톤 최현수 독창회 반주 늦봄 피아니스트 김대진씨가 땀흘리게 됐다.정상급 연주자들이 저마다 함께 연주해달라고 손짓들이다.하루는 바이올린과,하루는 성악과 손발을 맞추며 ‘내조’의 중요성을 과시한다. 우선 6일부터 시작하는 김남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한국 바이올린계 대모 김씨가 맘먹고 준비한 무대다.5일(6·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당,10·21·23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동안 하루 3,4곡씩 모차르트 소나타 18곡을 모두 소화한다.줄리어드 음악원에서 모차르트 협주곡으로 연주학박사를 받은 김대진씨가 탐나는 동반자감이었을 것은 불문가지.김남윤씨는 김씨를 “같이 모차르트 하기 너무나 즐거울 피아니스트”라고 평했다.391­2822. 곧바로 7일엔 바리톤 최현수씨 독창회로 날아간다(하오 7시30분·예술의전당 콘서트홀).최씨는 차이코프스키·베르디·파바로티·마리오 델 모나코 콩쿠르 등을 휩쓴 국제적 경력의 바리톤.두말 필요없는 국내 정상급인데도 대중 인지도가 실력 급수에 못미치는 편.이번 무대는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등 말러의 명가곡을 생으로 들을 기회.이탈리아,미국의 진귀한 가곡들도 들려준다.최씨의 스승인 최고령 현역 황병덕씨가 찬조,베르디 아리아 ‘프로벤자 고향으로’ 등을 들려준다.598­8277.
  • 삶의 발자국 1·2/황문평 지음(화제의 책)

    ◎대중 문화의 역사 평전형식으로 정리 “1940년 초가을 태평로 부민관 무대에서는 새하얀 플란넬 양복 차림의 남인수가 ‘애수의 소야곡’을 부르고 있었다.…그 해 오케 레코드사에서는 ‘남인수 걸작가요집’을 만들어 시판했다.이 특별 앨범에는 당시 일본 닛카츠(日活)영화사의 간판스타 도도로키 유키고(轟由起子)의 일본말 해설이 곁들여졌다.그는 타이틀곡인 ‘애수의 소야곡’을 ‘조선의 세레나데’라고 극찬했다” 한국 대중연예계의 산 증인인 지은이(78)가 7년간의 작업 끝에 내놓은 이 책은 우리 대중문화의 역사를 평전 형식으로 정리한 ‘인물 연예사’다. 이 책에는 가요·연극·영화·무용 등 대중문화 각 분야를 이끌어온 1세대연예계 선각자들이 총망라돼 있다.최근 타계한 우리 영화계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김기영 감독에 대한 회고도 눈길을 끄는 대목.김감독은 인간의 악마적 본성이나 성욕을 상징과 환상을 섞어 표현,독창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했다.대표작 ‘하녀’를 비롯 ‘산녀’‘화녀’등이 그런 계열의 작품이다. 지은이의 회고담한 자락.“김기영은 옆구리에 늘 입센 희곡집을 끼고 다녔다. 그의 고집스런 성격이나 색다른 심미안은 퍽 인상적이었다.…김기영의 첫작품 ‘죽엄의 상자’(55년)는 이색적인 연출솜씨로 화제가 됐다.이 영화를 계기로 최무룡과 강효실 커플은 결혼에 이르렀다.1956년 그의 두번째 작품‘양산도’에서 신인 여배우 김삼화를 발탁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엥카(演歌)여왕 미소라 히바리가 세상을 떠났을 때 요미우리·아사히 등 일본의 유수지들은 모두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설을 실었다.그 하나의 예에서 보듯 그들과 우리의 ‘딴따라’관은 큰 차이가 있다.지은이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대중문화의 자기정체성을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봐야할 때라고 말한다.선전 2권 각권 1만5천원.
  • 각광받는 한국어학교(黑龍江 7천리:31)

    ◎韓·中 수교뒤 韓國 기업 늘자 한국어 붐/하얼빈에만 200여개 기업 진출/한족 학생들 한국어학교 등록 러시/기업서도 조선족보다 한족 채용 늘어 ‘12·9운동’ 기념행사때 탕원현(湯原縣) 조선족중학교를 찾았다.1931년 12월9일 6천여명 북경 대학생들이 “일본 제국주의를 타도하자!”,“내전을 정지하고 일치하여 항전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데모를 했다.국민당 정부는 30여명을 체포했다.이 과정에서 400여명의 학생들이 부상했다.이에 전국적인 운동이 일어났다.그로부터 12월9일은 중국 사람들한테는 애국애족의 날이 됐다. 탕원현 조선족중학교는 가목사지구에서 둘밖에 없는 탕왕(湯旺)조선족향소재지 탕왕진에 자리잡고 있다.다른 하나는 화천현 성화조선족향이다.지난 52년에 건립되어 3천360명이 졸업했다.90년에 탕왕향의 조선족들이 헌금해서 지은 학교청사는 4층인데 건평은 2천980㎡,12개 학급에 재학생은 482명,46명의 교원이 있다고 강진수(姜鎭洙·44) 교장이 소개했다. 필자는 ‘12·9운동’기념 애국주의 가요무대가 벌어지던 널따란 회의실 앞에서 두 번째 줄에 자리를 잡았다.맨 앞줄에는 선생님들과 악대가 앉았다.강교장이 트럼펫을 들고 악대 중앙에 앉아 있었다. 작고 나즈막한 무대 정면에는 ‘탕원조중(12·9)기념 애국주의 가요무대’라는 빨간 글이 씌어진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4개 학년에 직업학급까지 전교 13개 학급의 학생 530명이 무대에 올랐는데 출연종목은 합창,독창,무용 등 다양했다.여학생들이 입은 한복은 아마 어머니가 시집올 때 입었던 것인 모양으로 열이면 열이 제각각이다.노래제목을 통계해보니 연변노래가 8수,중국노래가 12수,북한노래가 12수,한국노래가 4수이고 그외 미국,일본 등 나라의 노래가 있었다. 강교장의 말에 따르면 탕왕향의 한족이 겨우 4천명인데 비해 탕원현의 조선족은 1만6천명으로 그중 탕왕향에만도 9천명이 살아 민족의 비례가 절대적인 우세라는 것이다.또 조선족들이 마을마다 집거해 살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한어 실력이 뒤진다고 했다. 놀라운 것은 맨 마지막에 출연하는 직업고중(職業高中)의 한족 학생들이다.초급중학교를 졸업하고 온학생들이라서 처녀티가 났고 체격이나 인물이 조선족 아이들에 비하여 빼어나 보였다.41명 학생중에 남자는 겨우 둘,20세 미만의 처녀애들이 모델을 고른 듯 한결같이 고운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오르니 기분부터가 달랐다. 가요무대가 시작되기 전에 직업고중학급에 잠깐 들러서 수업을 구경하기도 했다.박창근(朴昌根·53) 선생님이 조선말로 강의를 하는데 여학생들이 용케도 이해를 하는 것 같았다. ○조선말 익혀 한국기업 배치 박창근 선생은 말했다. “조선족이 한어를 배우면 열에 아홉은 발음이 똑똑하지만 한족 아이들이 조선말을 배우면 열에 아홉은 대개 발음이 문제됩니다.애들이 문법은 상상외로 잘 해요.여름에 열명 학생을 졸업시켜서 대련의 한국기업에 배치했습니다” 한족을 대상으로 한 직업고중을 해온지가 벌써 2년이 된다고 한다.처음엔 10명 학생을 받아들여 시험적으로 가르쳤는데 성공했다.첫 입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한국기업으로 가자 올해엔 직업고중에 들어온 한족학생이 무려 100명도 넘었다. 한족을 대상으로 한국어학교를 꾸리기로는 5년전 길림성 서란시 조선족직업중학교에서 시작한게 처음이다.당시 산동성 연해도시들에서 10여명 한족학생들이 찾아와 한국어를 배우려고 요청하게 되어 한국어반을 설치했다.개학하자 소문을 듣고 학생들이 몰려들어서 50명으로 급증,지금까지 이 학교에서만 해도 150명을 졸업시켰다. 중·한수교 이후 한국기업의 대거 진출과 더불어 발해만지역과 동북3성지역 한족사이에서 한국어가 각광을 받게 되고 그래서 한국어학교가 급증하게 된 것이다.그런데 오히려 조선족들의 모국어를 중요시하는 풍조는 약해졌다.동강시 임강향 부천,부화,부광 세 조선족촌에는 마을마다 학교가 있고 가르치는 선생이 조선족이면서도 조선어과문을 취소한지가 벌써 10년도 넘는다고 한다.중국에서 한어를 잘하면 되지 조선어를 해서 뭘하느냐가 그들의 이유다. 며칠뒤 하얼빈에서 신길상성의 김병건 사장을 만나서 탕원현 조선족중학교를 소개했다.김사장은 말했다. ○현지 진출기업 10% 성공 “기업의 목적은 이익창출입니다.그러면서도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가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요.사회에 대한 기여가 없다면 기업은 더욱 잘 되지 않게 됩니다.그러나 우리와 같이 금방 걸음을 뗀 기업은 곤란합니다.적어도 창업한 기간이 5년은 되어야 이익이 나서 기여할 수가 있습니다.하얼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200여개인데 그중에서 20개가 겨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답니다.한국기업은 장학금을 줄만큼 성장하지 못했지요.앞으로 되겠지요.솔직이 말씀드리면 취직에서는 감정상 동포를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같은 조건이면 한족을 쓰는 것이 오히려 기업경영에서는 이익입니다.시장경제에서는 능력이 원칙입니다.중국은 한족사회입니다.조선족이 발을 붙이기가 쉽지를 않아요” 김사장은 동포를 알아주고 도와주고 활용하여 잘 살게 하는 것이 한국기업인의 바람이고 의무이긴 하지만 동포들이 한국기업에 갖는 기대는 너무 큰 것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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