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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B급이 저급? 그 ‘FUNFUN’함에 세계가 들썩

    [커버스토리] B급이 저급? 그 ‘FUNFUN’함에 세계가 들썩

    싸이가 한류인가, 아니면 한류가 싸이를 만들었나. ‘강남스타일’이 한국 스타일인가 혹은 싸이식 ‘B급스타일’일 뿐인가. 싸이 현상을 진단하는 별별 분석이 다 나온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대체 왜 싸이이고, ‘강남스타일’인가. 서울신문이 최종판을 준비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이성규 뮤즈어라이브 대표, 이진섭 팝칼럼니스트에게 질문을 던지고 조합해 토론 형식으로 꾸몄다. 싸이 현상 지상토론, ‘강남스타일’처럼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보자.” →사람들은 왜 싸이에 열광할까. 어떤 숨은 코드가 있는 것인가. -설동훈 전북대 교수(이하 훈) 싸이가 뜬 게 아니라 ‘강남스타일’이 떴다. ‘겨울연가’로 배용준, 최지우가 인기를 끈 것과 같다. 코믹함만이 이유가 아니다. 인류의 공통 정서에 호소하는 음악성, 중독성 있는 춤, 공감을 끌어내는 장면 등이 절묘하게 결합됐다. 대중이 보편적 정서인 ‘재미’(fun)에 중독된 것이다. -이동연 소장(이하 연)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결합된 강한 비트와 단순한 후크 멜로디가 인기비결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이런 사운드에 익숙하다. 또 카우보이식 춤과 말춤의 원형은 글로벌한 공감대를 갖는다. 사회병리현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물신주의, 속물적 인간관계, 자극적 쾌락이 지배하는 저속한 사회의 병리를 수면 위로 들춰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년 전 대마초 사건과 병역 문제로 지탄 받던 싸이는 사라져 버리고 애국자 싸이, 국민가수 싸이가 등장했다. -이성규 대표(이하 규) 사실 싸이가 이전에 내놓은 곡들도 유머러스하면서 섹시한 코드와 강렬한 퍼포먼스를 담고 있다. 그런데 ‘강남스타일’만 떴다. 불황기에 섹시·유머 코드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지는 데다, 복고에 대한 향수가 중첩되는 것도 요인이 된 셈이다. -이진섭 팝칼럼니스트(이하 섭) 요즘 사람들은 특정 유형의 메시지에 열광한다. 감동적이거나 극사실주의 같은 세밀한 작업, 기괴하고 망측하지만 예전에는 시도하지 못했던 음악·영화, 원형과 패러디의 선순환 콘텐츠, 진지함과 코믹함의 결합 등이다. ‘강남스타일’의 경우 마지막 두 가지에 해당한다. 타이밍과 콘텐츠, 유머 코드라는 삼박자도 맞아 들어갔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 있는데. -훈 유튜브는 뮤직비디오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는 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유행을 이끌어 낸 핵심은 재미와 감동이다. 사회학자들은 유행을 집합행동으로 파악하는데 ‘강남스타일’ 집합행동을 끌어낸 동력도 그것이다. -규 유튜브만의 위력이 아니라,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의 복합적 위력이라는 설명이 정확하다. 상호작용성에는 디지털 팬덤 현상이 포함됐다. 기존 팬덤 현상과 달리 소비자는 적극적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이다. 예컨대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 확산 과정에는 팬 라이팅(Fan Writing)으로 불리는 리액션이나 패러디 영상이 역할을 했다. 유튜브 영상 가운데 수천만건을 돌파한 영상의 공통점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평범한 인물 ▲결함 있는 남성성 ▲유머 ▲단순성 ▲반복성 ▲기발하고 엉뚱한 콘텐츠 등이다. ‘강남스타일’은 이 여섯 가지 디지털 문법을 담고 있다. →‘강남스타일’은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전략적으로 대처한 상품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섭 (전략상품은) 아니라고 본다. 싸이는 10년 전부터 자신의 콘셉트에 일관성을 지녀 왔다. 다만 우리는 싸이의 음악적 프로덕션라인이 지난해 MBC ‘무한도전’ 출연 이후 변화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꾸준함과 노력 등도 어필의 요소가 됐다. 싸이의 음악은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콘텐츠는 아니었지만 유튜브 공개 뒤 반응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빠르게 대처한 것이 눈에 띈다. -훈 언뜻 보면 ‘강남스타일’은 아마추어의 엉성한 모방 복제품에 불과한 ‘키치’(kitsch·저속한 작품) 또는 B급 문화 상품처럼 여겨지지만 실상 전문가가 공들여 만든, 고도의 음악성과 안무를 갖춘 독창적 문화상품이다. →그렇다면 ‘B급 문화’가 아니라는 것인가. -훈 둘 다 B급처럼 보이지만 B급이 아니다. 아무리 봐도 연예인 같지 않은 싸이의 외모를 기준으로 보면 B급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웃음). 그 외모로 ‘강남스타일’을 외치니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 싸이 스스로 캐릭터를 ‘양아치’로 잡았는데 그것을 B급이라고 할 수 있나. -연 B급이 맞다. 싸이의 출신성분이 부유하지만 천성은 ‘키치’한 저속한 B급 문화의 전도사다. B급 문화가 하층계급의 것이라거나 A급보다 수준이 낮다는 생각은 낡았다. B급 문화는 우리 안의 비밀스러운 욕망을, 속으로 하고 싶은 일탈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한 것을 말한다. 또 ‘강남스타일’은 패러디가 갖는 풍자정신을 갖고 있지 않다. 그저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사나이의 물오른 쾌락만 전해질 뿐이다. 자본주의의 속물 감정을 찬양하는 노래로 단정할 수 없는 건 은유적 공간인 강남을 무대로 벌이는 ‘풀어헤쳐진 감정’ 때문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한류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 것이 적절할까. -섭 ‘강남스타일’은 한국인의 힘으로 한국 노래를 전 세계에 퍼뜨렸다는 면에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한류가 통했다고 묶는 것은 현 정부의 성과주의적 망상과 비슷하다. 싸이 신드롬은 한류와 K팝이 동남아에 어느 정도 뿌리를 내렸던 결과다. 지난 7월 ‘강남스타일’이 공개된 뒤 전 세계의 검색어 유입률과 추이를 보면 말레이시아를 기점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지역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후 호주·유럽·미국에서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콘텐츠를 대중이 찾을 때까지 한류와 K팝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탄력을 받은 뒤에는 싸이의 콘텐츠 자체가 가진 매력과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 -규 ‘강남스타일’은 K팝의 이전 확산 경로에 의존하지 않았다. 동남아를 제외한 지역에선 ‘강남스타일=K팝’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K팝은 영미권에서 마니아만 소비하는 다양한 음악 장르 중 하나일 뿐 보편적이지 않았다 ‘강남스타일’은 이미 구축된 K팝 팬의 도움을 얻긴 했지만 신드롬까지 이어질 때는 K팝의 위력이 작용했다고 보기 어렵다.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얼마나 갈지도 궁금한데. -연 일회성에 그치는 유행가지만 올해까지는 갈 것이다. 올 11월 MTV어워즈와 내년 2월 그래미상 시상식이 분기점이다. 싸이스러운 스타일은 현재진행형이다. 글로벌 스타로 크려면 미국 주류 팝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YG는 글로벌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섭 K팝은 성공을 백업해 줄 콘텐츠가 부족하다. 싸이 또한 브랜드를 지속시키려면 해외 뮤지션과 협업을 통해 입지를 굳혀 가야 한다. 정리 최여경·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커버스토리] ‘뭘 좀 아는 놈’ 한국의 X세대, 인종·성·나이의 벽 허물다

    [커버스토리] ‘뭘 좀 아는 놈’ 한국의 X세대, 인종·성·나이의 벽 허물다

    뮤직비디오 조회 수 2억건을 돌파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제는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인기 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강남스타일’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강타한 사회문화적인 배경은 무엇일까. ‘강남스타일’ 신드롬의 핵심에는 바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자신이 자리한다. 이 곡의 작사·작곡을 직접 한 싸이는 1977년생으로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인 1990년대에 사춘기를 보낸 대표적인 X세대다. 경제적인 풍요 속에 자라난 그들은 팝과 가요를 마음껏 듣고 나이트클럽에서 ‘마카레나’에 맞춰 몸을 흔드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는 세대다. 대학가에 개인주의가 유행하고 해외 문화에 익숙하며 공부를 잘하는 것만큼 잘 노는 것이 각광받던 때다. 강남을 중심으로 압구정 오렌지족처럼 세련되고 ‘잘 노는 오빠’들이 등장했다. 싸이는 이러한 문화적인 배경의 핵심에 있다. 강남 8학군에서 자란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1990년대 대중문화를 향유하면서 자랐고, 제대로 놀 줄 아는 ‘뭘 좀 아는 놈’(‘강남스타일’ 가사 중)이었다.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하며 외국어와 해외 팝에도 익숙했던 싸이는 미국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으로 X세대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강남스타일’의 말춤은 1990년대 국내에서 유행한 춤을 안무에 접목시킨 것이다. ●경제적 풍요·해외문화 익숙·당당한 X세대 하지만 싸이가 데뷔 때부터 국내 가요계에서 주류를 차지했던 것은 아니다. 펑키한 음악과 코믹한 댄스로 ‘엽기 가수’로 주목을 받은 그는 잘생긴 외모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무장한 기존의 남성 솔로 가수들의 통념을 깼다. 그의 음악은 물론 가수로서의 행보 자체가 가요계에서는 ‘B급 문화’(키치 문화)였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싸이는 부유한 강남 출신이지만 고급스러움보다는 코믹하고 우스꽝스러운 비주류의 키치 문화를 내세우면서도 저급하지 않은 아티스트로서의 경계를 영리하게 잘 타고 있다.”면서 “주류와 금기에 반기를 드는 B급 문화는 국가를 막론하고 경계심을 풀어주는 보편적인 정서이며 인종과 성별, 나이를 넘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끄는 문화 코드로 작용한 것 같다.”고 싸이 열풍을 풀이했다. 싸이의 잘난 척하지 않으면서 잘 노는 이미지가 국내외에서 각광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싸이는 데뷔곡 ‘새’와 ‘연예인’, ‘챔피온’ 등 대중적인 히트곡을 발표한 뒤에도 방송형이 아닌 콘서트 위주로 활동하는 공연형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역량을 발휘하며 자신의 음악적 개성과 창의성을 살린 ‘싸이표’ 음악을 계속 발표해 왔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아이돌 그룹들이 가요계는 물론 방송, 영화, 뮤지컬 등 대중문화계의 주류로 급부상했지만 싸이는 공연형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았다. 결국에는 그의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음악이 팝시장에서 빛을 본 셈이다. 마치 찍어낸 듯한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가수가 아닌 자생적 아티스트로서 그는 전략도 남달랐다. 그는 방송 의존도가 절대적인 아이돌이 런던올림픽을 피해 컴백을 미룬 지난 7월 중순, 6집 앨범을 발표하고 정면 승부수를 띄웠다. 마침 아이돌 가수의 홍수에 지친 가요계에 공백이 생겼고, 싸이는 이런 대중들의 음악적 갈증을 해소했다. 싸이는 K팝의 미국 진출에 있어서도 기존의 형식을 파괴했다. 그동안 국내 가요계의 가수, 제작자들은 한결같이 미국 진출을 숙원사업으로 꼽았고, 국내에서 성공한 수많은 가수들이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기존의 국내 아이돌 가수들은 현지 전문가와 손잡고 미국 팝 팬들의 입맛에 맞춘 음악과 춤, 의상 등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접근했다. 신인 가수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 등 현지의 미디어 출연과 콘서트의 게스트로 노출을 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들이 팝시장의 위에서부터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싸이는 유튜브를 통해 아래로부터 자생적으로 확산되는 형태로 미국 시장에 접근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미국에 신인 가수로 진출한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가수들은 팝스타들과 차별화에 실패해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오히려 싸이는 한국적인 색깔을 강조했고 한국어로 된 가사와 독창적인 춤 등에 글로벌한 감각을 보태 개성적인 콘텐츠로 성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수익 100억대… K팝시장 파급효과 1조원대 물론 그가 코믹한 콘셉트만으로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강남스타일’은 코믹 댄스뿐만 아니라 중독성 있는 팝적인 요소와 요즘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쉽고 대중성 있는 음악을 표방한다. 여기에 한국 문화를 잘 아는 유능한 프로모터가 싸이의 미국 진출에 날개를 달아 줬다. 본래 ‘강남스타일’의 판권만 구입하려고 했던 미국의 유명 프로모터 스쿠터 브라운은 한국의 장동건, 전지현 등을 할리우드에 진출시킨 이규창(미국명 큐 리)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는 싸이를 상당히 재미있는 가수라며 협업할 것을 권유했다. 이씨와 싸이 사이에는 가수 윤도현이 다리 역할을 했다. 한 아이돌 가수의 홍보 담당자는 “싸이의 미국 열풍은 저스틴 비버를 키워 낸 프로모터인 스쿠터 브라운의 방송 장악력과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기존의 기획사들도 미국의 거물급 방송 제작자들에게 공을 수년째 들였지만, 싸이는 단번에 해결한 셈”이라고 말했다. 포미닛, 비스트 등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홍승성 대표는 “‘강남스타일’ 열풍은 싸이의 독창적인 콘텐츠에도 있겠지만, 뉴미디어의 영향력과 높아진 K팝의 수준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10~20년 전부터 국내 음반 제작자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거둔 경험이 밑거름이 됐고 현지 관계자들과 교류하면서 쌓아 놓은 K팝의 영향력이 작용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의 몸값(1년 전속모델료)은 현재 4억~5억원선으로 앞으로 더 치솟을 전망이다. ‘강남스타일’로 싸이가 벌어들인 수익은 현재까지 1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보다 광고 단가가 큰 글로벌 광고와 음반사업까지 진행될 경우 싸이의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에 이어 아이튠스까지 석권하면서 싸이에게 돌아갈 수익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의 경우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의 조회수가 1000건이 되면 0.5달러를 받는 수준인데, YG는 이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싸이 개인이 아닌 ‘강남스타일’이 K팝 시장 전체에 끼칠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강남스타일’의 경제적 가치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기타와 색채의 어울림…그남자, 그여자의 하모니

    기타와 색채의 어울림…그남자, 그여자의 하모니

    ‘더 스토리 오브 프레이야 밸리’ 展 열려… 음악 사운드에 색채의 옷을 입혀 눈에 보이는 소리를 전시한다? 즉, 청각의 시각화라는 독특한 시도로 기대를 모으는 ‘더 스토리 오브 프레이야 밸리(The Story of Freyja Valley)’ 기획전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삼청동 카페 길로 유명한 서울 종로구 팔판동 ‘룩 앤 이트 갤러리 카페’(Look & Eat Gallery Café)에서 개최되는 이번 미술전시회는 화가 아내인 박캔디 씨와 음악가 남편인 홍정현 씨, 두 부부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만들어낸 작품들로 채워진다. 특히 이번 전시회가 시작되는 21일에는 오프닝 행사가 진행되며, 특별히 아나운서 이숙영 씨의 축사 및 뮤지션들의 공연과 축하파티 등이 예정돼 있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Juan뮤직 음향연구소 소장으로 오랜 시간 음악가로 활동해 온 홍정현 씨가 직접 깎고 다듬어 제작한 순수 수제기타에,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프레이야 아뜰리에를 운영하며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박캔디 씨의 그림이 더해져, 볼 수 없는 소리를 눈으로 보고 느끼게 해줄 이번 전시회는 ‘아름다움, 사랑, 풍요, 전투’를 상징하는 여신 ‘프레이야’의 이야기를 담는다. 홍정현 씨가 악기의 공명원리를 이용해 놀라운 소리를 만들어 냈다면, 박캔디 씨는 그 공명이 들려주는 소리를 통해 그녀의 작품 세계를 그려낸다. 박캔디 씨의 ‘기타 그리기’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작가노트는 이번 작품들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으며, 또 그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지 서언(序言)을 전하고 있다. 그 다음 이야기는 모두 앞으로 전시될 작품들에 고스란히 녹아있을 것이라고. 국내 대표적인 락밴드 디아블로의 기타리스트 락(최창록), 김수한 씨는 “지금은 미술 작품으로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지만, 기타라는 악기로서의 성능도 매우 뛰어나다.”면서도 “다양한 장르에서 범용적으로 쓰이기에 좋을 듯 하다. 이 핸드메이드 기타의 매력인 빈티지한 사운드에서 퀸의 ‘브라이언 메이’를 연상케 하는 그런 느낌의 기타다.”라고 직접 연주 소감을 전했다. 또한 류영열 음악감독(GS홈쇼핑)은 “공명구조의 독창성만으로 이처럼 놀라운 소리를 만들어낸 홍정현 씨에게 찬사를 보내며, 미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음악인의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이처럼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된 기타는 그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의 감성과 듣는 사람의 감동까지 보다 예술적인 모드로 이끌어주는 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이야 밸리 전(展)은 이들 ‘부부의 하모니’ 그리고 ‘빛(색채)과 소리의 조화’를 통해 탄생했다. 이 위대하고 아름다운 어울림이 ‘분열과 단절, 양극화’로 대변되는 현대 대한민국 사회에 커다란 울림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인터넷뉴스팀
  • 크레신, 이어폰·헤드폰 업계 최초 디자인 공모전 시상식 열어

    크레신, 이어폰·헤드폰 업계 최초 디자인 공모전 시상식 열어

    최근 기업들의 기술력이 상향 표준화 되면서 이어폰·헤드폰 업계의 경우도 뛰어난 음질이나 다양한 기능 못지 않게 최근 들어 디자인도 중요한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 하면서 디자인 우수한 제품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기업 성패의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이어폰·헤드폰 전문기업 크레신(회장 이종배, www.cresyn.com)이 업계 최초로 ‛제1회 크레신 수퍼 디자인 어워드 ’공모전에서 총 10개의 입상자를 발표하고 지난 12일 이에 대한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업계에서는 처음 진행된 공모전으로 지난 6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두 달간 이어폰·헤드폰 컨셉 디자인을 주제로 미래의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는 대학생 및 구직자들을 독려하고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참신하고 역량 있는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자 마련되었다. 응모 결과 총 215개의 작품이 접수된 가운데 주 소비층인 젋은 대학생들의 참여율이 예상외로 높아 이례적으로 최종 21.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처음 시도한 공모전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크레신 이종배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사실 공모전을 처음 준비하면서 이렇게 재능 있는 젋은 친구들이 많이 참여할 줄은 상상을 하지 못했다.”며“창의적이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담아낸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어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크레신 이종배 회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진과 올 초 세계적 권위의 디자인상 독일 레드닷 어워드의 제품디자인(Red Dot Award : Product Design) 심사위원에 선임된 홍익대 국제 디자인 전문대학원 나건 교수가 참석해 시상식의 공정성을 더했다. 또한 이번 시상식 행사는 크레신 이종배 회장의 환영사에 이어 심사를 맡은 나건 교수의 총평 및 시상식 등의 순서로 진행 되었고 ▲주제 적합성 ▲상품화 가능성 ▲심미성 ▲독창성 등 4개 부문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은 10개의 입상자들을 대상으로 상장과 총 1000여만원의 상금을 시상했다. 대상은 ‘카멜레온(Chameleon)’이라는 작품명으로 자신의 개성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헤드폰의 디자인을 꾸밀 수 있도록 표현한 경희대학교 산업디자인과 박지강, 김도희 팀이 받았다. 이와 함께 ‛Plus+Plus’라는 작품명으로 때에 따라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연출이 가능하도록 표현한 국민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박대관, 홍익대 국제 디자인 전문대학원 전지나 팀에게 최우수상이 돌아갔다. 대상에게는 상장 및 상금 500만원, 최우수상은 상장 및 상금 200만원이 수여 됐고 우수상 및 장려상 수상자들에게도 별도의 상장과 상금 외에 입사 지원시 가산점 부여 등의 특전이 주어진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전략마케팅부 백운택 부장은“최종 선정된 10개의 작품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가장 비중 있게 고려해서 선정했다.”며“예상과 달리 참신하고 좋은 작품들이 많아 내년에 진행될 2회가 더 많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크레신은 이번 공모전 시상식과 함께 SNS나 블러그 등을 통해 젋은 층과의 긍정적 소통을 강화하고 이들의 눈 높이에 맞춘 마케팅 실현을 위해 열정과 창의력을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크레신 서포터즈에 대한 시상식도 함께 진행했다. 우승팀과 우승자에게는 자사 프리미엄급 헤드폰 ‛피아톤 PS320’과 일본 여행 2인 상품권을 증정했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이종배 회장을 비롯 입상자들 및 서포터즈,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스탠딩 파티를 가졌다. 크레신 이종배 회장은 “이번 행사가 열정과 패기로 가득찬 젋은 친구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무대로 더욱더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뉴스&분석] 삼성 vs 애플 등 글로벌 특허전쟁 치열한데

    [뉴스&분석] 삼성 vs 애플 등 글로벌 특허전쟁 치열한데

    삼성과 애플이 전 세계 9개국에서 벌이고 있는 ‘글로벌 특허 전쟁’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지식재산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도 특허 출원 건수만 놓고 보면 세계 4~5위의 ‘특허 대국’이지만, 정부와 기업·학계의 전반적인 특허 관리 역량은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일 서울신문이 최근 발간된 ‘2011 지식재산통계연보’의 심판 종류별 청구 및 처리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특허무효심판(기존 등록 특허의 무효 여부를 다투는 소송)이 청구돼 심사 결정이 진행된 특허 580건 가운데 64.5%인 374건이 무효 판정을 받았다. ‘특허 심판대’에 오른 특허 3건 가운데 2건은 독창성을 인정받지 못해 ‘가짜 특허’로 낙인찍혀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의 특허 무효율은 미국(20%대), 일본(50% 안팎) 등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허 출원 건수가 늘면서 무효율도 이에 비례해 높아지고 있다. 2001년만 해도 45.9%에 머물렀지만, 2009년 71.6%까지 치솟았다. 2010년에도 무효심판이 청구된 특허의 67.3%가 ‘효력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특허의 수’라는 양적인 면에만 집착해 독창성이 떨어지는 부실 특허를 양산하는 사회적 풍토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어렵게 얻어낸 특허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산업계의 특허 관리 역량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실제로 무효 판정을 받은 특허의 30% 정도는 특허 자체의 독창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게 특허 업계의 분석이다. 평소 기업들이 전문인력을 육성해 자신들의 특허에 대해 법원과 특허청, 소송 당사자에게 정확히 설명만 해도 특허가 무효가 되는 불상사는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특허로 새로운 보호무역 장벽을 쳐 나가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특허 전문인력을 대폭 양성하겠다.”고 구호만 외치고 있는 정부도 문제다. 특허 소송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제기돼 온 ‘특허 소송 시 변리사 공동 대리(공동 소 제기)’와 같은 해묵은 이슈조차 변호사들의 반대로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홍국선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우리보다 기술이 앞선 선진국도 지식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개발자들이 기술 연구에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도 제도를 대폭 손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지영·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이달의 과학자 이기암 서울대 교수

    이달의 과학자 이기암 서울대 교수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5일 이기암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를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9월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 교수는 수학에서 실생활 활용도가 높은 분야인 ‘편미분 방정식’의 세계적 석학이다. 편미분 방정식은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할 때 다양한 조건에 따라 풀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피는 학문으로, 물리학·재료공학·열역학 등 자연과학은 물론 경제학·금융공학 등 사회과학 연구에도 필수적이다. 이 교수는 기하학적 성질 등을 응용한 독창적 방법으로 이 분야의 난제를 해결해 온 업적을 인정받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성악 인생 50년 테너 박인수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성악 인생 50년 테너 박인수 교수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는 과연 어떤 것일까. 아마도 ‘라보엠’이라는 말에 별로 토를 달지는 않을 터. 가난한 보헤미안 연인들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라보엠’의 백미는 단연 ‘그대의 찬 손’이다. 한 대목 잠시 음미해 본다. ‘그대의 조그만 손이 왜 이다지도 차가운가요! 내가 따뜻하게 녹여 줄게요~ 저는 시인입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백만장자랍니다. 저는 꿈이 많답니다. 시와 노래의 아름다운 낭만적인 낙원에서 살지요. 그러나 갑자기 그대의 눈길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놨습니다. 자 이제 이름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 아리아는 성악을 하는 테너 가수라면 누구나 ‘로망’으로 여기고 있다. 이 노래, 그러니까 오페라 ‘라보엠’에 100여회 출연, ‘그대의 찬 손’을 수없이 불러 ‘한국의 도밍고’, ‘전설의 스텐토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50인의 목소리)라는 별명이 붙은 성악가가 있다. 1938년생, 우리 나이로 치면 74세임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서 쩌렁쩌렁하게 여전히 감동을 선사한다. 오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데뷔 50주년 기념음악회를 연다. 성악가가 50주년을 기념한다는 것은 실로 드문 일이다. 그에 걸맞게 김성빈, 김성준, 김성진, 류정필, 박현재, 신동원, 양인준, 왕승원, 윤상준, 이병삼, 이상규, 이성민, 정규남, 정의근, 정호윤 등 내로라하는 테너 성악가 제자들이 참여해 스승의 50주년을 기념한다. 누굴까. 클래식과 가곡을 접목한 ‘향수’로 대중들에게도 유명한 테너 박인수 백석대학교 석좌교수가 주인공이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줄리어드 스쿨과 줄리어드 오페라센터를 거쳐 미국과 캐나다, 남미와 유럽에서 주역 테너로서 성공을 거두었다. 20여년간 모교인 서울대에서 제자들을 양성했고 300여회의 오페라 주역과 2000회를 훌쩍 넘는 콘서트로 오늘날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여 우리나라 테너 음악계의 큰 스승으로 여겨진다. 소낙비가 내리던 지난 4일 오전 서울 방배동 백석대학교 연구실에서 박 교수를 만났다. 50주년 기념 음악회 얘기부터 나왔다. “그러니까 1962년 대학교 다닐 때였지요.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으로 첫 독창회를 했습니다. 낭만주의 예술가곡의 시대를 연 슈만의 사랑과 서정적 선율이 돋보이는 노래를 불렀던 당시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참 좋은 노래입니다.” 50주년을 맞는 소감을 물었다. 편안한 웃음으로 대답한다. “구약성서에 ‘희년’(禧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50년마다 돌아오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복되고 기쁩니다. 인생에 채무가 있다면 그것을 청산하는 홀가분한 마음도 있고요.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쌓은 업보를 내려놓는 기분입니다. 아울러 노래 인생 50년을 맞이하면서 제자들과 같이 무대에 선다는 것 또한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 대한 설명이 더 이어진다. 모두 1, 2, 3부로 나뉘어지는데 1부에서는 박 교수의 제자들이 나와 ‘그대의 찬 손’, ‘별은 빛나건만’, ‘남몰래 흐르는 눈물’ 등을 부른다. 2부에서는 박 교수가 독창으로 ‘클레멘타인’, ‘메기의 추억’, ‘아 목동아’ 등을 부른다. 3부에서는 제자들과 함께 ‘그리운 금강산’, ‘향수’, ‘새타령’, ‘진도아리랑’ 등 우리의 가곡과 민요를 열창한다. 2년 전부터 제자들이 앞장서서 준비한 무대여서 성악계에서는 큰 잔치로 이미 소문 나 있다. 그는 제자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베푼다. “성악 하는 사람들은 원래 나이 50대면 끝난다고 하지요. 하지만 저는 70이 넘었는데도 노래를 하잖아요. 벨칸토 창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거기에다 나름대로 터득한 플러스알파까지 제자들에게 가르칩니다. 제 나이 60대에 많은 고민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다들(제자) 노래를 잘합니다.” 그는 순수와 대중음악의 벽을 허물면서 진정한 화합의 목소리로 주목을 받아 왔다. 까닭에 지금도 후학 양성과 끊임없는 콘서트로 노익장을 과시한다. ‘테너 박인수’ 하면 생각나는 것이 국민가요 ‘향수’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1989년 당시 파격적으로 대중 가수 이동원씨와 함께 불렀다. “그 노래를 불러 잃은 것도 많고 얻은 것도 많습니다. 당시 이동원씨와는 일면식도 없었는데 재즈하는 김준의 소개로 만났지요. 이동원씨가 정지용의 시집을 갖고 와서 ‘향수’를 처음 접했습니다. 시가 너무 좋더군요. 이미 김희갑씨가 작곡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로 녹음하자고 승낙했습니다.” 하지만 의욕과는 달리 오페라 가수가 대중가수와 함께 음반을 냈다는 이유로 비난과 질타를 받았다. 당시 몸담고 있던 국립오페라단에서 ‘성악을 모독했다’는 말까지 들었다. 온갖 시련을 견디다 못해 결국 그는 국립오페라단을 제 발로 걸어나와야 했다. 그런 과정에서 ‘향수’ 음반이 1년 만에 130만장이 팔리는 흥행기록을 세우면서 그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향수’는 좋은 시이자 훌륭한 노래입니다. 문학적으로 보나 음악적으로 보나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지요. 저 개인적으로 ‘향수’를 부르고 나서 얻은 것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성악가로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졌잖아요(웃음).” 그는 음악의 본질에 대해 “100% 듣는 사람 위주로 가야 한다. 마음에 감흥이나 즐거움, 감동을 받는 음악이 돼야 존재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향수’ 이후 그는 가수 이문세, 안치환 등과 함께 노래를 하고 음반을 냈다. 클래식을 대중화시키는 일,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을 듣게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기꺼이 대중가수들과 합류했던 것. 화제를 과거로 돌렸다. 어떻게 해서 성악을 했을까. 그러자 “성악은 첫 번째도 소리요, 두 번째도 소리, 세 번째도 소리”라고 강조하면서 잠시 회고한다. “아버지가 노래를 아주 잘하셨습니다. 트로트, 발라드, 이탈리아 민요까지 불렀어요. 저도 따라 불렀는데 ‘울려고 내가 왔던가’란 노래는 지금도 생각납니다. 이것저것 부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래가 좋아지더군요. 초등학교 5학년 때 합창반 오디션도 보고 중학교 때에는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지요. 고등학교 때 멋과 낭만이 있는 마도로스 영화를 감상하고 난 뒤 친구와 함께 마도로스의 꿈을 실현시키려고 부산으로 갔습니다.” 노래와는 담을 쌓으려고 했지만 ‘박인수는 노래를 해야 한다.’는 주변의 권유가 빗발쳤다. 결국 마도로스의 꿈을 접고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노래 레슨을 받아 서울대 음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1967년 대학을 졸업할 무렵 국립오페라단에서 오페라 ‘마탄의 사수’ 주인공으로 출연했으나 너무 잘하려고 욕심을 내는 바람에 크게 실패했다. 방송과 여러 신문에서 혹평이 쏟아졌다. 음악을 그만둘 생각으로 전 재산을 투자해 간장 대리점을 차렸다. 장사가 신통치 않자 시장통에 음식점을 냈다. 그것도 얼마 못 갔다. 돼지와 양송이도 길러봤지만 사업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가 고교 시절 친구를 만나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 계기가 돼 리어카 하나를 사서 서울 신촌 뒷골목에서 동생과 함께 포장마차를 운영했다.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동생과 함께 술 마시는 날이 더 많았다. “언젠가 리어카를 장만해 준 친구가 찾아왔어요. 술 한잔 하더니 ‘야, 너는 음악해야 돼. 포장마차 장사하기엔 너무 아까워’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75만원이 든 통장을 주더라고요. 친구의 진심어린 권유로 용기를 얻고 1969년 시민회관(현재 서울시의회)에서 라보엠을 공연했습니다. 예상밖에 대박을 터뜨렸지요. 혹독하게 비판했던 언론에서도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다음 해에 미국에서 초청을 받는 등 사실상 새로운 음악인생을 시작했지요.” 이후 미국과 캐나다, 남미 등 순회공연에서 오페라 주인공을 맡으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박인수와 음악친구들’이라는 타이틀로 매년 200회의 공연을 하면서 대중들과 함께했다. “성악은 조물주가 준 훌륭한 악기입니다. 잘 사용하면 최고가 되고 잘못하면 악성이 나오지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우리의 민요와 판소리를 오페라에 접목시켜 세계화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대의 찬 손’이 아니라 ‘그대의 따뜻한 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인수 교수는 오페라 ‘라보엠’ 주인공만 100회 넘어… ‘향수’로 대중적 인기 193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동고를 나와 서울대 음대를 졸업했다. 이후 미 뉴욕 줄리어드 음대, 맨해튼 음악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를 지낸 뒤 현재 백석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1962년 슈만의 ‘시인의 사랑’으로 데뷔했으며 1967년 국립오페라단 ‘마탄의 사수’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으나 쏟아지는 혹평을 견디다 못해 간장 대리점, 음식점, 포장마차 등의 사업을 했다. 1969년 서울 시민회관에서 라보엠 공연으로 재기했다. 이후 현재까지 라보엠 주인공으로만 100여회 출연했다. 1989년 성악가로서는 보기 드물게 대중 가수 이동원과 함께 ‘향수’를 불러 인기를 끌었다.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년 200여회의 공연을 할 만큼 식지 않는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1997년 문화체육부 한복애용자 표창 대상, 2011년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 레이디 가가·톰 크루즈가 좀비라면?…이색 초상화 화제

    레이디 가가·톰 크루즈가 좀비라면?…이색 초상화 화제

    수많은 유명인사를 좀비로 나타낸 이색 초상화가 해외 언론에 소개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각)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캐나다의 예술가 롭 스케토(43)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왕세자는 물론 데이비드 베컴과 빅토리아 부부, 윌 스미스, 숀 코너리, 도널드 트럼프 등의 유명인사를 ‘좀비화’ 시켰다. 이 밖에도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최근 이혼한 톰 크루즈는 물론, 한 시대를 주름잡은 여배우인 마릴린 먼로나 오드리 헵번, 그리고 스릴러 영화의 거장인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과 같은 옛 유명인사들도 그 예술가에 의해 좀비로 재탄생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이 같은 유명인사들을 그린 초상화를 모아 ‘좀비우드’라는 삽화책을 출간하기도 했으며, 수년 전부터는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한 일반인들에게 좀비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다. 그가 그린 초상화들을 보면 인물의 얼굴에는 고름이 차고 썩어 문드러진 살로 뒤덮여 있어 끔찍하기 그지없다. 자신을 ‘좀비 예술가’로 소개하고 있는 사케토는 “다른 대부분의 예술가들처럼 대여섯 살 때인 아주 어린 나이부터 좀비와 괴물들과 같은 것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하는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로 표현할 수도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이런 특정한 작품을 계속할 수 있어 자신도 엄청나게 운이 좋은 편이라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전 세계에 있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집안에 내가 그린 독창적인 작품을 걸고 있다는 것은 영광이다.”고 말했다. 주로 수채화로 작업한다는 사케토는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무시무시하게 바꾸기 위해 고심하며 한 작품을 그리는 데 최대 8시간까지 걸려본 적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해당 웹사이트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기고] 기초연구는 토목공사가 아니다/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기초과학회연합체회장

    [기고] 기초연구는 토목공사가 아니다/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기초과학회연합체회장

    기초연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예산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08년 1조 9000억원이었던 기초연구 예산은 2011년 3조 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에서 기초연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30.7%로 높아졌다. 특히 올해 개인 기초연구 지원 예산은 2008년에 비해 두배 이상인 800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사회적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바짝 따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과 연계된 개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당장 먹고 살기도 어려운 마당에 선진 창조형 연구개발과 노벨상은 배부른 꿈이라는 얘기다. 기초연구 성과에 대한 인식도 논란거리다.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내야만 성과로 인정을 받고, 상업적으로 개발된 평가와 지수들이 만능의 잣대가 되고 있다. 우리말로 써서 우리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은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에게 정말 필요한 성과가 더 중요하다는 기본은 사라졌다. 심지어 정부가 기초연구의 선정과 수행 과정은 물론 성과까지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초연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기초연구는 당장 성과를 만들어내는 토목공사가 아니다. 미래의 기술 개발에 유용할 수도 있고, 노벨상 수상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지식의 증진이 최우선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고유한 사회·문화적 전통을 지키는 능력을 갖춘 고급 인력의 양성도 중요하다.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벽을 낮추는 융합연구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기초연구의 영역이다. 무엇보다도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가 선진국의 상징이며 의무이고, 사회의 진정한 품격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공감대가 절실하다. 기초연구의 성과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 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과도 중요하다. 그러나 유일한 목표일 수는 없다. 우리 것이 무시된 세계화는 공허한 거품이다. 인문·사회뿐만 아니라 자연과학에서도 마찬가지다. 21세기 과학기술 시대에 걸맞은 독창적인 세계관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말과 우리 글로 표현된 기초연구 성과가 세계적인 성과 이상으로 중요한 이유다. 성과에 대한 평가가 단순하지 않다는 현실도 받아들여야 한다. 지원 방식도 바꿔야 한다. 진짜 창조적인 기초연구는 방종에 가까운 사고와 행동의 자유가 전제돼야만 한다. 정부가 진도를 관리하고, 연구비의 용처까지 일일이 확인한다면 진짜 창조적인 기초연구는 불가능해진다. 기초연구의 연구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길 수밖에 없다면, 선진국을 향한 기초연구는 아예 포기해야 한다. 기초연구는 어느 정도의 비효율을 감수해야 한다. 연구비의 관리를 대학에 맡기는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학계의 뼈를 깎는 반성과 적극적인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실제 학계의 윤리는 위험한 수준이다. 알량한 학자적 양심과 자존심만 강조할 상황이 아니다. 표절, 연구비 횡령·유용, 연구실의 비민주적 운영이 설 자리가 없도록 개선해야 한다. 정부가 아니라 학계 스스로의 자발적인 자정 노력이 있어야 한다. 연구 윤리를 바로 세우는 것이 훌륭한 성과를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래야만 기초연구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통해 선진 사회를 만들 수 있다.
  • 프랑스혁명 격랑 속 애끊는 사랑 이야기

    프랑스혁명 격랑 속 애끊는 사랑 이야기

    “처음이야 이런 밤은. 찬바람 불던 하늘이 춥지도 않고 따뜻해~.” 시드니 칼튼 역의 류정한이 강한 중저음에 애절한 독창을 담아 무대를 휘어잡았다. 뒤이어 루시 마네트 역의 최현주가 격정적인 감정을 품은 선율로 무대를 흠뻑 적셨다. 형형색색 조명이 무늬를 달리하며 불을 밝히는 동안 국내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은 18세기 프랑스 혁명이란 낯선 시대를 배경으로 목숨 바쳐 사랑한 연인을 그리워하며 열창을 이어갔다. 관객들은 숨죽인 듯 노랫소리에 귀기울였다.“‘맨 오브 라만차’ 이후 처음으로 가슴이 설렜고 눈물이 났다.”던 최용석 프로듀서의 고백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실감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물 건너온 ‘두 도시 이야기’는 아시아에선 일본에 앞서 국내에서 초연됐다.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해 2007년 미 플로리다에서 초연됐고, 2008년부터 브로드웨이를 점령했다.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지난 24일 개막한 공연은 오는 10월 7일까지 이어진다. 프랑스의 망명귀족인 찰스 다네이와 그의 아내 루시, 그리고 그녀를 사랑한 변호사 시드니의 이야기가 런던과 파리를 오가며 펼쳐진다.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끄는 22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연주는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혁명의 서막을 알리는 ‘웨이 잇 오트 투 비’와 ‘유일 네버 비 얼론, ‘더 프라미스’ 등 클래식하고 고혹적인 뮤지컬 곡들이 관객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KBS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에서 멘토로 활약했던 임혜영은 여주인공 루시역에 최현주와 함께 더블 캐스팅됐다. 맑고 섬세한 고음과 프리마돈나의 관록은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염세적 알코올 중독자이지만 루시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시드니역은 ‘오페라의 유령’ 이후 국내 뮤지컬계를 대표해 온 류정한과 ‘노트르담 드 파리’의 윤형렬이 함께 맡았다. 류씨는 “국내 초연이라 부담감은 크지만 공연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힐링’(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어떻게 살고 희생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두 도시 이야기는 달콤한 목소리가 자아내는 감미로운 분위기로 사랑은 물씬한데 혁명은 그저 시대적 배경 수준으로 비중이 크지 않아 아쉬웠다. 화려한 의상과 음악, 뮤지컬 특유의 훌륭한 연출 등 눈요깃감은 충분하다. 5만~12만원. (02)2230-6601.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런던 아이’ ‘허스토리’ 등 신선… 국수주의적 관점은 경계해야”

    “‘런던 아이’ ‘허스토리’ 등 신선… 국수주의적 관점은 경계해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이문형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센터소장)는 29일 제53차 회의를 열고 런던올림픽과 관련한 서울신문 지면 평가 및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서울신문이 독창적인 코너로 신선한 시각을 선보였지만 국수주의적인 관점으로 기사를 다루거나 심도 있는 해설이 적은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대부분 서울신문의 ‘런던 아이(eye)’와 ‘허스토리’ ‘올림픽과 나’ 등 기획성 칼럼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런던 아이’는 김민희·조은지 기자가 올림픽 현장에서 보고 듣고 접한 다양한 상황을 이야기하듯 풀어 쓴 칼럼이었으며 ‘허스토리’는 여자 선수들의 뒷얘기를 다룬 코너였다. 런던올림픽이 최초의 양성평등 올림픽으로 치러지는 점에 착안했다. ‘올림픽과 나’는 칼럼니스트들이 올림픽을 즐기는 방법과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한 기고물이었다. ●“런던서 직접 올림픽 보는 느낌” 김형진(변호사) 위원은 “스포츠 뉴스에 대한 신문 보도는 실시간 중계를 하는 TV와 차별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서울신문이 ‘런던 아이’ 등의 코너를 마련한 것은 성공적인 접근이었다.”고 평가했다. 표정의(전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도 “서울신문만의 콘텐츠인 ‘런던 아이’ 등은 영국 문화와 올림픽 진행 상황을 심도 있게 전해 마치 영국에서 직접 올림픽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8월 24일자 24면에 게재된 ‘런던 아이-외국의 한국인 감독님 은메달까지만 봐 드릴게요.’를 들며 신선한 시각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런던올림픽 양궁에 출전한 40개국 중 16개국의 지도자가 한국인이란 정보를 재치 있게 소개해 흥미를 끌었다는 것이다. 이들 칼럼이 연성의 주제만 다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위원은 “‘런던 아이’를 집필한 기자가 모두 여기자여서인지 일부 내용은 소소한 잡담처럼 보이기도 했다.”며 “좀 더 큰 주제로 대국적인 내용을 다뤘다면 어땠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아람 오심’ 타임키퍼 비판 지적 올림픽과 같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다룰 때는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인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김 위원은 여자 펜싱 에페 준결승에서의 신아람 오심 논란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타임키퍼’(시간기록원)가 16세 여학생이란 비판이 제기됐는데 다른 경기도 비슷한 또래의 자원봉사자들이 진행하는 만큼 ‘음모론’으로 몰고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또 대다수 언론이 잉글랜드와의 축구 8강전에서 승리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잉글랜드는 올림픽 축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만 흥분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신문이 8월 7일자 30면 ‘데스크 시각’을 통해 “약소국 콤플렉스를 버리자.”고 제안하는 등 새로운 시각을 보였지만 신아람 등 일부 선수를 다룰 때는 국수주의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외국 선수 보도·분석성 기사 부족 서울신문 보도가 메달리스트와 한국 선수 위주로 치우쳐 정작 감동적인 이야기를 남긴 외국 선수들에 대한 보도는 미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표 위원은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육상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국 선수 소식이 거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스포츠 기사를 보면 ‘잘 싸웠다’ ‘꺾었다’ 등의 전투적인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신문도 선수를 영웅화하고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식의 표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의 특성상 중계식 보도보다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분석 기사가 많아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됐다. 이문형 위원장은 “한국이 올림픽 종합 5위에 올랐지만 우리 국민이 과연 세계 다섯 번째의 행복을 느끼고 있는가는 의문”이라며 “한국이 사격과 양궁, 무술 등 전투와 관련한 종목에서는 강하지만 기초 종목이 약한 원인 등을 학계 설명을 곁들여 상세히 다뤘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표 위원은 “조준호가 유도 준결승에서 심판 판정이 번복돼 졌을 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독자로서 궁금했다.”며 “그러나 서울신문도 당시 상황만 전달했을 뿐 자세한 설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여자 사격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김장미가 학창 시설 소총에서 권총으로 종목을 바꿨다는 기사, 잉글랜드 축구팀이 단일팀을 구성했다고 했지만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빠진 ‘반쪽팀’이었다는 기사 등을 흥미롭게 읽었다고 돌아봤다. 손성진 서울신문 편집국장은 “지나치게 금메달 중심의 보도를 하지 않았나 반성했다.”며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우리를 이긴 상대도 칭찬하는 아량을 지면에 반영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리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삼성전자는 강남스타일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삼성전자는 강남스타일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가 장안의 화제다. 이 노래는 우리나라 안에서 인기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면서 아이돌 위주였던 K팝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30대 중반의 가수 싸이는 보편적인 댄스 음악에 중독성이 강한 말춤을 결합하여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었고 이를 재미있는 뮤직비디오에 담았다. 또한 해외 현지의 유통망을 통해 앨범이나 음원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을 지양하고 유튜브와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을 전개하여 구전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내세워 갑자기 떠오른 한류 스타라면 삼성전자는 ‘삼성 스타일’에 따라 착실하게 글로벌 정보기술(IT) 제조업체로 성장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IT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인데, IT 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가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등의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올라 있기에 우리나라 IT 산업의 든든한 장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삼성전자가 미국 법정에서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 패하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기존의 ‘삼성 스타일’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제조 역량에서는 세계 최고이지만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덩달아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역량 또한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다. 반면에 삼성전자의 경쟁자인 애플은 자체 운영체제인 iOS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만들고 앱스토어와 결합하여 강력한 모바일 생태계를 형성, 생태계 내에서 리더 지위를 차지하였다. 만약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스마트폰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로 형성되는 모바일 생태계에서 디바이스에서만 강점을 갖는 틈새 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애플이나 구글이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TV, 자동차 산업 등 다른 생태계와의 융합을 통해 생태계를 횡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 음악만 내놓았다면 지금처럼 해외에서 주목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싸이의 음악에 말춤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더해졌을 때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삼성전자가 단순 제조업체를 넘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의 리더로 성장하려면 조속히 하드웨어에 플랫폼 역량을 더해야 한다. 기능성을 중시하고 진지함을 고수하는 삼성전자의 스타일도 변화가 필요하다. 아이폰 사용자의 충성도를 연구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애플은 주로 사용자의 즐거움이나 경험에 소구하여 애플에 충성스러운 애호가들을 확보한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제품의 기능이나 기술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공리적인 접근을 주로 한다. 애플과의 특허 재판에서 삼성전자가 대부분 하드웨어적인 기술이 아니라 디자인에서 당한 것도 삼성전자의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는 설명해준다. 그런데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재미없었다면 ‘강남스타일’ 노래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렇게 빨리 전파될 수 있었을까? 싸이의 음악이 해외에서도 단기간에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 유머와 즐거움이었던 것처럼, 삼성전자도 이제는 제품의 기능을 강조하기보다는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제품에 유머와 감성을 섞는 스타일로 변모되어야 한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IT 산업의 대표주자이며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이기도 하다. 아무리 제조업이 영원하다고 해도 삼성전자가 하드웨어와 기능을 중시하는 공장 스타일에 머물러 있다면 이는 삼성전자로서도 불행하고 국가적으로도 아쉬운 일이 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사옥을 강남으로 이전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싸이처럼 강남 스타일로 거듭나야 한다. 단 싸이와는 달리 명품 A급으로 승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장 스타일이냐 아니면 강남스타일이냐, 삼성전자의 변신을 기대한다.
  • [삼성, 美 특허소송 패배] 美, 애플 ‘디자인 특허’만 인정… 배심장 1인에 의존 ‘편견’ 소지

    [삼성, 美 특허소송 패배] 美, 애플 ‘디자인 특허’만 인정… 배심장 1인에 의존 ‘편견’ 소지

    한국·유럽에서와 달리 애플이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데 대해 미국 배심원들이 자국 업체에 지나치게 유리한 해석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플에 가히 ‘완승’이라고 할 평결을 내린 것은 앞서 서울중앙지법이 삼성전자에 ‘판정승’을 안긴 것과는 정반대의 결정이다. 양국 소송의 최대 쟁점이었던 애플 제품의 독특한 외관에 대해 한국 법원은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미 배심원단은 애플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는 양측 법원이 ‘트레이드 드레스’라는 개념에 대해 엇갈리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드레스란 다른 제품들과 구분되는 외형이나 느낌을 뜻한다. 제품이 전체적으로 독특한 이미지를 줄 경우 지적재산권으로 보호할 만한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창성(Originality) 보호를 중시하는 미 특허법에서는 트레이드 드레스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상대적으로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 제품에 대한 어느 정도의 모방이 불가피했던 국내 산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해 이를 제한적으로 적용한다. 이런 경향은 이번 소송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또 다른 쟁점인 삼성의 필수표준 특허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법원과 미국 법원 배심원단은 엇갈린 판단을 내렸다. 이 역시 ‘프랜드’ 조항을 얼마나 광범위하게 적용할지에 대한 관점이 달라서였다. 프랜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을 줄인 말로, 일단 어떤 특허기술이 표준 기술로 자리 잡으면 특허권자는 이를 적정한 로열티를 받고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법원은 “프랜드 선언을 했다고 해서 금지 처분 자체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애플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판결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미 배심원단은 애플이 삼성과 크로스 라이선스(특허 공유) 계약을 맺은 업체가 생산한 부품을 이용해 스마트 기기를 만든 만큼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특허 소진’ 논리를 받아들였다. 업계에서는 미 배심원들이 자국 기업의 유불리를 따져 평결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애플 본사가 위치한 ‘안방’인 데다, 재판이 열리는 법원도 실리콘밸리에 속한 새너제이에 있는 점 등을 들어 배심원들이 애플에 우호적인 성향을 가졌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이 각자 25시간씩 주어진 변론 시간 대부분을 애플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써버려 정작 자신의 논리를 주장하는 데 소홀했던 점도 패인으로 꼽힌다. 이에 앞서 미국 상무부는 가전업체 월풀의 주장을 받아들여 한국산 세탁기에 최고 82%의 관세를 부과하는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다. 신일본제철은 지난 6월 포스코를 상대로 ‘영업비밀 기술정보를 사용해 방향성 전기강판을 제조, 판매하는 행위 등을 금지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경기 침체를 이유로 각국이 사실상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심영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전자와 정보기술(IT), 자동차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가 특허 분쟁 등 경쟁국의 직간접적인 압박을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삼성, 美 특허소송 패배] 삼성 “모서리 둥근 디자인에 독점권은 특허법 오용” 애플 “베끼기는 올바르지 않다는 게 법원의 메시지”

    삼성전자는 미국 소송 배심원단의 평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완패를 당하자 당황했다. 그러나 불편한 기색을 감추고 곧 이어질 1심 판결에서도 패소할 경우를 대비해 항소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삼성은 24일(현지시간) 평결에 대한 공식입장을 통해 ‘애플의 승리’가 아니라 ‘소비자의 손실’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 평결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줄이고 혁신을 제한할 것이며 잠재적으로 제품 가격을 더 높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모양 디자인에 대한 ‘독점권’을 한 회사(애플)에 주도록 특허법이 오용됐다고 비판했다. 또 여러 회사가 수없이 개선하는 기술 소유권을 애플에 귀속시킨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제품을 사는 소비자는 자신이 무엇을 사는지 알고 있다.”며 시장에서 양사 제품이 혼동될 가능성을 부정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단기에 끝낼 수 있는 싸움이 아니지 않으냐.”면서 “호들갑을 떨 분위기는 결코 아니고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애플은 완승의 일성으로 “베끼기는 올바르지 않다는 게 법원의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법정 현장에서 배포한 보도문을 통해 “재판에서 제시된 수많은 증거는 삼성의 베끼기(copying)가 우리가 알았던 것보다도 더 심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번 소송이 특허나 돈보다 더 큰 ‘가치’에 관한 것이었다며 “우리는 독창성과 혁신에 가치를 두고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인생을 바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플래시몹·천재무용가… 춤, 영화가 되다

    플래시몹·천재무용가… 춤, 영화가 되다

    춤을 소재로 한 영화는 일단 볼 만하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풍부한 볼거리로 일정한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신분 차이를 넘어서 춤으로 맺어진다.’는 공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스텝업’ 시리즈가 4편까지 나온 것은 그 방증이라 할 만하다. ●‘스텝업4:레볼루션’ 힙합·현대무용·발레 접목 최근 개봉한 ‘스텝업4:레볼루션’도 확실하게 춤에만 초점을 맞췄다. 유튜브 조회수 1000만건을 돌파하면 상금 10만 달러가 떨어지는 영상 콘테스트가 열렸다. 댄스팀 ‘몹’(MOB)의 리더 션(라이언 구즈먼)은 해안 도로변, 미술관 등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깜짝 퍼포먼스 플래시몹을 펼쳐 유튜브에 올린다. 한편 호텔업계 거물의 외동딸인 에밀리(캐서린 매코믹)는 전문 무용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딸이 호텔의 후계자가 되길 바랄 뿐이다. 호텔 클럽에서 만난 션과 춤을 매개로 친해진 에밀리는 션의 플래시몹에서 영감을 얻어 몹에 동참한다. 함께 활동하는 몹 멤버와의 불화나, 에밀리 아버지의 호텔 사업 확장에 따라 철거 위기에 몰린 션의 동네를 살리기 위한 퍼포먼스 등 에피소드들이 펼쳐지지만 역시 온몸을 짜릿하게 만드는 감동의 볼거리는 춤이다. 도로를 점령하고 춤추는 플래시몹,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에서 사람이 튀어나와 춤을 추는 장면, 시의회에서 정장을 빼입은 멤버들이 절도 있는 몸짓을 보여주는 장면 등 줄줄이 이어지는 퍼포먼스는 관객의 정신을 쏙 빼놓기에 충분하다. 적어도 춤이라는 장르로만 제한한다면, 힙합과 현대무용, 발레를 적절히 접목한, 한 편의 공연예술을 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피나’에선 獨 무용가 피나 바우슈 부활 춤이 역사를 바꾼 천재무용가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맛보고 싶다면 빔 벤더스 감독의 ‘피나’(30일 개봉)를 찾아봐도 좋다. 독일의 여류 무용가이자 안무가 피나 바우슈(1940~2010)의 뜨거운 예술혼을 3D 영화로 부활시켰다. 바우슈의 무용단인 부퍼탈 탄츠테아터에 소속된 무용수들의 열정적인 춤이 스크린을 채운다. 봄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폭력적인 군무로 드러낸 ‘봄의 제전’을 비롯해 인간의 외로움과 갈망을 다룬 ‘카페 뮐러’, 남녀 관계에서 발생하는 욕망과 잔인함을 담은 ‘콘탁트호프’, 비바람 속에서 자신의 내면세계와 싸우며 사랑을 갈구하는 격렬한 춤 ‘보름달’까지, 바우슈의 대표작 4개를 담았다. 부퍼탈 무용수들이 간간이 등장해 난해한 작품을 설명하는 친절함을 덧댔다. 무엇보다도 영화의 미덕은 ‘영상혁명’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무용수의 거친 호흡과 미묘한 표정, 손끝의 떨림까지 고스란히 잡아냈다는 점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7개 사찰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충북 보은 법주사 등 7개 사찰이 세계유산 잠정목록 대상 사찰로 선정됐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전통사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자 문화재청 등과 연구·검토한 끝에 법주사, 공주 마곡사, 해남 대흥사, 순천 선암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양산 통도사 등 7개 사찰을 잠정목록 등재 대상 사찰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브랜드위원회는 “건축 환경적 진정성, 보존성, 독창적 가치 등이 우수한 사찰을 우선적으로 추천하되 불교사적 중요성을 고려했다.”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론] 한국외교의 구조적 비관론과 신뢰 회복/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시론] 한국외교의 구조적 비관론과 신뢰 회복/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이어진 2011년 한국 외교의 화두는 북한과 중국을 한 축으로 하고 한국-일본-미국을 다른 축으로 하는 한반도 ‘신냉전’ 시대의 도래였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방한 불필요’ 발언, 일본 민주당 정부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으로 이어진 2012년의 화두는 ‘신냉전’ 체제의 내부 균열이라 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간의 공고한 안보공조체제가 요구되지만 극단으로 치닫는 최근의 동북아 상황은 한국외교의 비전 부재와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감소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장과 이익을 주장하고 이해를 구하려면 무엇보다 한국 외교에 대한 구조적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 구조적 비관론의 핵심은 한국 외교의 태생적 한계론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이 한국 외교의 발목을 잡아 한국이 국제정치에서 독창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일견 한국 외교의 기본전제는 자국 이익 추구임을 잊지 말자는 타당한 조언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 외교에 대한 소극적· 폐쇄적 태도는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외교가 국제정치의 구조적 변화라는 큰 파도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 변화의 파도를 적절히 타고 넘느냐는 외교력은 정부의 능력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교의 구조적 비관론이 위험한 이유는 일단 자국 외교에 대한 무기력증이 퍼지기 시작하면 외교는 더이상 국익의 대외적 추구 수단이 아니라 국내 정치용 도구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최근의 정치사를 돌아보면 정권 말기에 시도한 ‘충격외교’는 정권의 정통성을 회복하거나 대중의 지지도를 높이는 기대효과를 달성하기보다 공들여 구축했던 대외협력관계만 틀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가 많다. 1990년대 후반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장담했던 김영삼 정부는 이후 일본 하시모토 정권과 어업협정 개정 샅바싸움에서 어선납포외교에 당하고 아시아 통화위기 때에는 일본 측에 지원을 요청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에도 국민의 정책 지지가 정권 평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독도 방문 다음 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3.6%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 지지도는 6월 31.4%, 7월 28.2%로 떨어지다가 8월 16일 31.5%로 약간 회복했다. 하지만 58% 이상은 여전히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한·일 간 ‘외교전쟁’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외교는 기본에 충실한 외교라는 점을 다시 부각시켰다. 외교는 내치의 수단이 아니라 바깥세상(外)과 사귀는(交) 일이다. 모든 관계가 그렇듯 사귐이 깊어지고 지속되는 데 있어 가장 큰 자산은 신뢰다. 이명박 정부는 그간 견지해 왔던 보편주의의 언어로 설명하던 외교정책 기조를 임기 말 들어 한국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급선회해 한국 외교에 대한 신뢰와 정체성의 상실을 초래했다. 한·미동맹을 대북 억지력에 기초한 군사동맹에서 범세계안보에 기여하는 가치동맹으로 격상하고, 북한 인권문제를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인권의 보편적 틀에서 논의했다.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원리에 입각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며 ‘글로벌 코리아’ 외교를 주창해온 이명박 정부는 최근 노무현 정부의 신일본독트린과 비슷한 주권외교로 선회했다. 결국 한국 외교의 지속성과 신뢰에 대한 문제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2월 대선에서 어느 당이 집권하건 새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편주의에 입각한 한국 외교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노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강남구민, 궁금하면 스캔하세요

    강남구민, 궁금하면 스캔하세요

    강남구가 서울 자치구 중에서는 처음으로 지역의 각종 정보가 담긴 QR(Quick Response)코드를 직원들이 손쉽게 만들어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다. 구는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함에 따라 부서별로 산발적으로 생성해 이용하고 있는 QR코드와 모바일 콘텐츠를 하나로 통합한 ‘강남구 QR코드 발급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16일 밝혔다. QR코드 발급 시스템은 QR코드 주제관리, QR코드 대량생성, 모바일 지도 관리, 모바일 명함관리 등으로 꾸며져 전문지식이 없는 직원도 QR코드를 생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모바일 웹페이지도 손쉽게 생성할 수 있어 편리한 업무추진이 가능하다. QR코드는 강남구 대표 QR코드와 산업, 문화, 관광 등 부서별·주제별 QR코드 등으로 세분화해 독창적으로 디자인했다. 구는 시스템을 통해 QR코드가 담긴 직원용 모바일 명함 생성도 가능하도록 했다. 지역에 있는 무인민원발급기와 가로판매대 등 시설물의 관련 정보도 QR코드 형태로 부착해 관리할 방침이다. 특히 주민이 원하는 정보를 QR코드에 담아 행정서비스가 한단계 높아질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구는 구정 홍보물인 책자·포스터 등 각종 인쇄물에 QR코드를 넣어 주민들이 스마트폰에서 QR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각종 인쇄물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국내외 관광객을 위해 문화관광지도와 외국인 투어지도, 가로수길지도 등 각종 지역의 정보도 QR코드를 통해 손쉽게 볼 수 있게 했다. 신연희 구청장은 “직원들이 QR코드 발급 시스템을 활용해 업무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생성하면서 다양한 행정서비스가 가능해졌다.”면서 “앞으로 QR코드 시스템을 활용해 정확하고 신속한 구정 소식을 제공하고, 주민들과의 소통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특허소송 삼성측 첫증인… 애플에 반격

    미국 애플사와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첫 증인을 내세워 반격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에서 삼성전자 측 증인으로 출석한 2명의 컴퓨터 과학자들은 애플 측이 주장하는 자사 기술에도 선행 기술이 존재한다는 취지로 증언해 애플의 독창성을 공격했다. 애플의 ‘러버 밴딩’과 유사한 터치스크린 기술이 아이폰이 출시된 2007년 이전에 이미 개발됐다는 것이다. 러버 밴딩은 사용자가 스크롤을 끝까지 내렸을 때 화면이 튀어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전까지 애플 측 증인들이 제기하는 주장을 반대신문하는 데 주력해 왔다. 최근 2주 동안 애플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아이폰, 아이패드의 디자인과 기술을 베껴 특허를 침해했을 뿐 아니라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깎아내렸다며 공세를 폈다. 한편 소송을 담당한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중 갤럭시에이스, 갤럭시S i9000, 갤럭시S Ⅱ i9100 등 3개 종류의 스마트폰을 최근 심리에서 제외했다. 이 밖에 법정에서는 아이폰을 그대로 모방해서는 안 되며 장점을 배워야 한다는 내용의 삼성전자 이메일이 공개됐다. 이 이메일은 2010년 3월 2일 이성식 삼성전자 디자인팀 상무가 임원들에게 보낸 것이다. 이 상무는 갤럭시S 디자인 개발을 담당했다. 이메일에는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언도 공개됐다. 이 상무는 “최 부회장이 사용자경험(UX)에서 과거의 방식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면서 “물론 애플이 하니 우리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사용자 편의성을 중심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15일 광복절 맞는 독립기념관·문화재청·행안부] 가장 오래된 애국가 음반 공개

    [15일 광복절 맞는 독립기념관·문화재청·행안부] 가장 오래된 애국가 음반 공개

    광복절을 앞두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애국가 음반이 공개됐다. 독립기념관은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광복 전인 1942년 애국가 2종과 무궁화가가 수록된 음반 ‘애국가’를 선보였다. 이 음반은 재미한족연합위원회가 국치일을 폐지하고 독립을 쟁취해 ‘승리의 날’로 삼자는 취지에서 국치일인 1942년 8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선전문과 함께 1달러에 배포했다. 위원회는 또 LA시청에서 태극기 현기식을 가졌다. 독립기념관에 따르면 외국 공관에 태극기를 게양한 것은 처음이다. 애국가 2종 중 하나는 작곡가 안익태의 곡조를 사용한 현재의 애국가로 나성(LA)한인청년연합승리창가대의 합창으로 녹음됐다. 나머지 1종은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랭사인’의 곡조에 맞춰 부른 ‘옛 애국가’로 재미 성악가 이용준씨의 독창으로 연주됐다. 또 다른 버전의 애국가로 추정되는 ‘무궁화가’도 연합창가대의 합창으로 녹음돼 함께 실렸다. 독립기념관은 1997년 미주 흥사단에서 음반을 기증받았으나 심하게 손상돼 그동안 재생하지 못하다가 올해 동국대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의 기술로 재생에 성공해 일반에 공개하게 됐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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