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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 가을 적시는 아리아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 가을 적시는 아리아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1838~1875)의 오페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카르멘’이다. 비제가 작곡한 최고의 오페라가 카르멘인 것은 맞지만 그가 ‘낭만주의의 화신’으로 불리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오페라는 따로 있다. 국립오페라단이 15일부터 18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국내 초연하는 ‘진주조개잡이’는 비제의 재능과 낭만주의적 영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음악들로 가득하다. 비제가 이 오페라를 작곡한 것은 1863년으로 그의 나이 스물다섯 살 때였다. 당시 그는 이미 네 편의 오페라를 완성했고 또 다른 한 편을 작곡 중이었다. 파리 리리크 극장의 매니저 레옹 카르발로는 그해 4월 극장의 중요한 후원자인 발레프스키 백작을 위해 비제에게 3막 오페라의 작곡을 의뢰했다. 당대 유명작가들인 외젠 코르몽과 미셸 카레가 기존에 있던 작품에서 장소를 멕시코에서 실론 섬으로 옮기고, 종교적 설정을 힌두교로 바꾼 대본에 곡을 완성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단 5개월. 비제는 이전에 써놓은 다른 작품들에서 전주곡, 독창곡, 이중창곡, 합창곡을 가져와 신비로운 이국주의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로 작품을 완성해 그해 9월 30일 테아트르 리리크 극장에서 초연했다. 급히 각색된 대본에 곡을 붙인 것이니 내용이나 구성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하고 허술할 수밖에 없었다. 다소 뻔한 전개에 관객들의 반응은 미지근했고 평단에서는 독창성이 없다며 혹평 일색이었지만 작곡가 베를리오즈와 극작가 알레네는 비제의 출중한 음악성에 찬사를 보냈다. 이 작품은 훗날 멜로디와 환상적인 기악편성으로 비제의 음악적 재능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알려지게 된다. 이국적 화려함과 우아함이 돋보이는 이 오페라의 여러 대목은 19세기 프랑스 오페라 중 가장 아름다운 장으로 꼽힌다. 1막 주르가(바리톤 공병우·제상철)와 나디르(테너 헤수스 레온·김건우)의 이중창 ‘신성한 사원에서’는 오래전에 한 여인을 사랑했지만 그 감정을 털어버리고 영원히 친구로 남기로 맹세한 두 남자가 여인에 대한 감정을 온전히 다스리지 못한 채 차츰 갈등이 고조될 것임을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다. 나디르가 부르는 ‘귀에 익은 그대 음성’은 19세기 프랑스 오페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리아로 꼽힌다. 2막에서 마을의 재앙을 다스리는 임무를 부여받은 여사제 레일라(소프라노 나탈리 만프리노·홍주영)가 부르는 ‘어둠 속에 나 홀로 남았네’는 흐르는 듯한 기악편성으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한 비제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3막에선 레일라와 주르가의 이중창 ‘떨려, 망설여져’가 비극을 한층 더 부각시킨다. 극은 사랑보다는 우정을 택한 주르가가 마을 사람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쓰러지는 것으로 끝난다. 연출을 맡은 장 루이 그린다(모나코 몬테카를로극장장)는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지만 단순히 대본을 따라가는 것보다는 아름답고 우아한 멜로디의 음악에 전념하도록 무대를 연출했다”면서 “부드러운 조명, 회전하는 무대장치, 간결한 의상은 인물들의 대립되는 캐릭터를 더욱 두드러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정은채 화보 공개, 감탄 나오는 명품 미모 ‘샤넬 여신’

    정은채 화보 공개, 감탄 나오는 명품 미모 ‘샤넬 여신’

    정은채, 고혹미 담은 화보 공개..감탄 나오는 명품 미모 ‘샤넬 여신’ ‘정은채 화보’ 배우 정은채의 고혹미를 담은 화보가 공개됐다. 정은채는 패션 매거진 ‘스타일 조선’ 특별판을 통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 샤넬과 함께한 하이 쥬얼리 화보를 선보였다. 공개된 화보 속 정은채는 특유의 세련되고 단아한 분위기와 함께 대체 불가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마치 중세시대의 여왕을 연상하게 하는 우아한 포즈와 실루엣을 뽐내며 한껏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느낌을 강조했다. 특히 정은채는 시크하고 럭셔리한 의상과 다양한 하이 쥬얼리 스타일링을 완벽 소화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정은채의 아름다움을 부각시켜준 쥬얼리는 모두 ‘샤넬 리옹 하이 쥬얼리 컬렉션’ 제품으로 알려졌으며, 샤넬 쥬얼리만의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정은채와 샤넬이 함께한 이번 화보는 스타일 조선일보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제공=샤넬 워치 앤 화인 주얼리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동정] 김현웅 법무장관, 송현규 교수, 이성호 안전처차관, 차인준인제대총장

    [동정] 김현웅 법무장관, 송현규 교수, 이성호 안전처차관, 차인준인제대총장

    ●김현웅(사진) 법무부 장관은 오는 17일 오후 서울 남산 백범광장과 산책로에서 열리는 제2회 다링(DaRing) 행사에 참가한다. 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와 삼성 에스원이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는 걷기대회를 통해 성금을 모으고, 피해자의 극복 수기를 들으며 범죄피해자 지원의 공감대를 쌓는 자리다. ●송현규(47)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가 대한화학회가 선정하는 Sigma-Aldrich 화학자상 수상자에 뽑혔다. 이 상은 실험화학 분야에서 연구업적이 탁월하며 독창성과 창의성이 있는 화학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시상은 15일 오후 5시 대구 EXCO에서 열리는 대한화학회 추계 학술대회 총회에서 열린다.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은 15일 울산 지역축제인 울산마두희축제 현장을 찾아 안전관리실태를 점검했다. 이어 이 차관은 울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로 이동해 올해 8월 ‘대규모 화학물질 취급시설 정부합동안전점검’에서 지적된 사고위험요인과 안전관리 미비점이 개선됐는지 확인했다. ●차인준 인제대 총장은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중국 상하이 공상외국어대학 한국어경연대회와 중국 서안외사대학 인제한국어문화센터 개관식에 참여해 중국 유학생 유치와 교류 확대를 활동을 펼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은채, 고혹미 물씬…중세 여왕 같은 우아함 발산

    정은채, 고혹미 물씬…중세 여왕 같은 우아함 발산

    배우 정은채의 고혹미를 담은 화보가 공개됐다. 정은채는 패션 매거진 ‘스타일 조선’ 특별판을 통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 샤넬과 함께한 하이 주얼리 화보를 선보였다. 공개된 화보속 정은채는 특유의 세련되고 단아한 분위기와 함께 대체 불가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마치 중세시대의 여왕을 연상하게 하는 우아한 포즈와 실루엣을 뽐내며 한껏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느낌을 강조했다. 특히 정은채는 시크하고 럭셔리한 의상과 다양한 하이 주얼리 스타일링을 완벽 소화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정은채의 아름다움을 부각시켜준 주얼리는 모두 ‘샤넬 리옹 하이 주얼리 컬렉션’ 제품으로 알려졌으며, 샤넬 주얼리만의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사진 제공 : 샤넬 워치 앤 화인 주얼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가갸날’을 다시 기억한다/안혜련 참문화사회연구소장

    [옴부즈맨 칼럼] ‘가갸날’을 다시 기억한다/안혜련 참문화사회연구소장

    달력에서 빨간날을 찾는 건 즐거운 일이다. 10월 달력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던 때가 있었다. 파란 가을 하늘에 빨간 고추잠자리가 날아다니듯 1, 3, 9일 모두 빨간날이어서 절로 그림이 됐다. 하지만 쉬는 날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1991년부터 국군의 날과 한글날이 까만 날이 됐고, 2013년 다행스럽게도 한글날은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돼 빨간색을 되찾게 됐다. 깊어 가는 가을, 10월 9일 한글날의 의미를 되짚으려는 것은 언어와 문자가 의사 소통과 정보 전달의 도구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언어와 문자는 형식이자 내용이자 정신이다. 언어와 문자는 인간 정서의 바탕을 이루고 사고를 규정하고 그 사회의 정신을 반영하고 이끌어 간다. 언어 사용 습관이 특히 아이들의 정서와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글날은 일제강점기였던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위축된 민족 정신을 북돋기 위해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한 것이 시초다. 조선어연구회의 한글날 제정은 민족 정체성을 찾고 주권 회복을 염원하는 실천적 항일운동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이후 훈민정음 해례본에 ‘음력 9월 상한’에 제정됐다는 기록에 따라 양력 10월 9일로 확정됐다. 2015년 10월 9일 서울신문은 한글날을 어떻게 조명하고 있을까. “언어가 사라지면, 민족은 힘을 잃는다”는 기고(26면), 외국인들이 참여한 한글날 행사 사진(8면), “세대불문 신조어·줄임말 넘쳐… 점점 파괴되는 한글”(8면), 강북구 직원 조례·공문서 우리말 교육(14면) 등의 기사가 있지만, 한글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성의 있는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한글은 문자 창제의 원리와 배경, 만든 이와 만든 시기가 분명한 유일한 문자이고, 매우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문자다. 이렇듯 훌륭하고 편리한 우리말 우리글을 소중히 여기고 잘 가꾸어 나갈 의무와 책임이 우리에게는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새로 짓는 건물이나 신상품 이름은 근거도 알지 못할 외래어라야 고급스럽고 세련돼 보이고, 학식 있는 말이나 글에는 한자나 영어 단어가 당연히 섞여야 되고, 시대와 소통하는 사람으로 보이려면 줄임말 몇 개 정도 대화에서 흘려 주어야 하니,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서울신문이 한글날을 맞아 특집이나 기획까지는 아니어도 한글의 멋과 힘을 보여 주는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하면 좋았을 것 같다. 한글이나 세종대왕과 관련해 어린이들이 가 보면 좋을 장소들을 알려 주면 좋았을 것 같다. 10대가 잘못 쓰는 어휘와 어법들, 20대에게 어려운 존대법, 휴대전화 문자 이용 시 많이 틀리는 맞춤법 같은 것을 정리해 주면 좋았을 것 같다. 한글을 이용한 디자인 작품이나 멋스러운 한글 서체 몇 점 보여 주면 좋았을 것 같다. 지금부터 569년 전 세종대왕이 어리석은 백성을 불쌍히 여겨 스물여덟 글자를 만들어 반포했던 그 뜻깊은 날, 89년 전 일제강점기하에서 국어학자들이 민족의 명운을 염려하며 주권 회복의 결의를 다졌던 그 슬펐던 날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오늘 또 다른 의미에서 ‘어리석은 백성’이 될지 모른다. 2016년 10월 9일 570번째 한글날, 서울신문 1면이 백성을 위하는 세종대왕의 지극한 마음을 담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훈민정음) 서문’으로 장식되는 것을 기대해도 좋을까.
  • “마음 어루만지는 힘, 음악 그 자체에 있죠”

    “마음 어루만지는 힘, 음악 그 자체에 있죠”

    뮤지컬 ‘원스’(Once)의 배우들이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선율로 가을밤을 사랑으로 물들이고 있다. ‘가이’ 역의 톰 파슨스와 ‘걸’ 역의 메건 리오든이 그 주역이다. 이들은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음악이 지닌 치유의 힘’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뮤지컬 ‘원스’는 2006년 아일랜드에서 제작된 동명의 인디 영화가 원작이다.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꿈은 포기한 길거리 가수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 여성의 운명 같은 만남과 끌림의 시간들을 아름다운 음악 속에 담아내 큰 성공을 거뒀다. 뮤지컬은 영화와 주된 이야기만 같을 뿐 세부적으론 다르다. 남녀 주인공의 성격도 다르다. 영화에선 걸과 가이 둘 다 삶이나 정신적 수준이 동등한 반면 뮤지컬에선 가이가 훨씬 더 우울하거나 비참하고, 걸은 가이를 응원하고 격려해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영화에선 가이, 걸 두 사람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뮤지컬은 캐릭터들을 영화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톰) ‘원스’의 백미는 배우들의 연주와 노래다. 다른 뮤지컬들과 달리 오케스트라 없이 12명의 배우가 무대에서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한다.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만돌린, 아코디언, 베이스, 드럼 등 16종류의 악기가 동원되고 배우 1명이 평균 5개의 악기를 연주한다. “뮤지컬은 보통 배우들이 연기를 하다가 갑자기 노래를 불러 매끄럽지 않거나 가식적인 면이 없지 않아요. ‘원스’는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라이브 공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연극, 라이브 콘서트, 뮤지컬 모든 걸 한 무대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메건)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그리고 인터미션 때 배우들이 기타와 아코디언, 만돌린, 첼로 등으로 즉흥 연주를 하며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어우러지는 시간을 갖는 점도 독특하다. 배우들의 노래가 작품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오디션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배우들은 배역마다 요구되는 음역대를 충족시켜야 하고 연주와 노래 실력도 겸비해야 한다. 톰은 오디션에서 ‘원스’ 노래 중 음역대가 높은 ‘리브’(Leave)와 ‘세이 잇 투 미 나우’(Say It To Me Now)를 기타로 연주하며 불렀고 메건은 ‘더 힐’(The Hill)을 피아노로 연주하며 불렀다. 메건은 “음악, 움직임, 연기 모든 것이 갖춰져야 오디션을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은 ‘녹음실’ 장면에서 부르는 ‘‘웬 유어 마인즈 메이드 업’(When Your Mind’s Made Up)을 베스트 노래로 꼽았다. “가장 힘을 쏟는 부분도 녹음실 장면이에요. 공연 속 인물들이 만든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판가름 나는 순간이기 때문에 긴장도 돼요. 음악적으로도 고난이도예요. ‘원스’의 대다수 음악이 4분의4 박자인데 그 음악만 5분의4 박자예요. 템포가 자칫 빨라지거나 늦어질 수 있어 집중하지 않으면 리듬이 바로 엉켜 버려요.” ‘원스’는 2012년 3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독창적인 연출과 진솔한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해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수상했고 그래미상, 드라마데스크상, 올리비에상 등 뮤지컬에 주어지는 모든 상을 휩쓸었다. 국내에선 지난해 말 윤도현, 전미도가 출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로 먼저 소개됐으며 아일랜드 더블린 오리지널팀의 내한 공연은 처음이다.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6만~13만원. (02)577-1987.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시론] 노벨문학상, 다시 문학의 본질을 물을 때/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시론] 노벨문학상, 다시 문학의 본질을 물을 때/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를 다룬 ‘체르노빌의 목소리’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탐사보도 전문기자다. 사람들이 ‘문학’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시나 소설이나 희곡을 알렉시예비치는 거의 쓰지 않았다. 그의 주요 작품은 모두 분류상으로는 산문(논픽션)의 영역에 속한다. 알렉시예비치의 작품들은 전쟁이나 재난 같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 낸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깊은 고난을 당하면서도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민중들의 목소리를 복원했다. 하나의 거대한 역사적 사건에 휩쓸렸던 시민 수천 명을 일일이 인터뷰한 기록을 바탕으로 그 사건의 실체를 보여 줌으로써 공식 기록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인간적 진실을 폭로했다. 스웨덴 한림원이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보여 준 기념비”라고 선정 이유를 밝힌 것은 적확하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이 낮은 자들의 목소리를 발굴하고 복원하는 데 힘쓴 ‘산문작가’에게 수여됐다는 사실로부터 우리는 ‘무엇이 문학이고, 또 좋은 문학인가’라는, ‘문학의 본질’에 대한 힘찬 질문을 되던질 필요가 있다. 해마다 노벨문학상이 한국문학을 비껴가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문예지(그래 봐야 1만부 내외에 불과하지만)를 운영하는 출판사가 ‘독창성 부재’를 충격적으로 해소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의도적 표절’이니 ‘결과적 표절’이니 하는 말놀음에 사로잡혀 독자들을 좌절시키고, 국내 최대의 문학 출판사가 일급 작가의 작품을 냄비와 라면을 동원하면서까지 팔아 치우려고 아등바등하는 타락적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그 길밖에 없어 보인다. 알렉시예비치는 좋은 문학의 두 가지 조건을 떠올리도록 만든다. 우선, 목소리가 없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돌려주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다. 침묵을 강요하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압력에 대한 저항 없이 문학은 전혀 훌륭할 수 없다. 시인 이성복의 표현을 빌리면 문학은 “입이 없는 것들”에게 입술을 대여함으로써 존재한다. 문학은 언어로 이룩한 또 다른 정부다. 이 정부는 가난한 자, 여성, 이방인, 장애인, 성적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한다. 그 과정을 통해 시민 가치의 영역을 확장한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침묵을 강요받은 수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집적해 드러냄으로써 그 일을 멋지게 해냈다. 그러나 작품이 ‘표현’의 경지를 보여 주지 못한다면, 역사라면 몰라도 문학으로서는 아직 부족하다. 실제로 읽어 본 알렉시예비치의 작품은 상상의 산물인 허구보다 사실의 집적인 역사에 가깝다. 차라리 ‘문학-다큐멘터리’라고 부르는 편이 그 성격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어째서 스웨덴 한림원은 다큐멘터리에 ‘문학상’을 수여한 것일까. 사실 알렉시예비치는 ‘서사 코러스’라는 벨라루스 문학의 한 전통을 계승했다. ‘서사 코러스’는 일종의 ‘대화소설’ 비슷한 장르로, 어떤 사건을 등장인물 자신의 목소리로 기록하는 데 쓰인다. 그는 이 전통을 수용하고 더욱 발전시켜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수천 가지 개별적 목소리들의 점묘화로 그려 내는 데 성공했다. ‘소비에트 당의 집단적 목소리’가 아니라 ‘개인들의 집체적 목소리’를 담으면서, ‘사실의 역사’가 아니라 ‘감정의 역사’를 기록하는 데까지 끌어올렸다. 이로써 그는 서사시도, 소설도, 다큐멘터리도 아닌 ‘언어의 새로운 배치도’를 세계에 제안했다. 알렉시예비치의 작품들은 권력의 횡포에 맞서 인간됨의 가치를 수호하고 확장하려는 결연한 의식과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 자국의 문학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정립하려는 치열한 자기성찰이 하나로 합쳐져 만들어진 아름다운 건축물 같다. ‘서사 코러스’를 받아들여 한층 세련되게 손질한 ‘목소리 소설’을 생각하니, 문득 ‘열하일기’와 같은 우리 산문의 유산이 떠오른다. 조선시대까지 우리는 ‘문’(文)을 통해 세상을 기술하면서 동시에 감동을 거기에 결부해 왔다. ‘문’(文)에서 ‘문학’(文學)으로 넘어오면서 우리 안에서 그 거대한 세계가 사라져 버렸다. 한국문학이 세계로 다시 나아가고자 할 때, 주요한 체크 포인트가 하나 생긴 느낌이다.
  • [영화 多樂房] ‘슬로우 웨스트’ 닳고 닳은 현상금 사냥꾼 순수한 소년을 닮아가다

    [영화 多樂房] ‘슬로우 웨스트’ 닳고 닳은 현상금 사냥꾼 순수한 소년을 닮아가다

    고집 센 엑스맨부터 섹스 중독자, 악랄한 노예 주인, 괴짜 뮤지션까지 마이클 패스벤더는 그간 끝없는 변신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입증해 온 배우다. 마치 ‘한계’라는 단어 자체에 도전하듯 블록버스터와 저예산영화, 극과 극의 캐릭터를 오가면서도 언제나 기대치를 뛰어넘는 그의 연기력은 매번 영화팬들의 감탄과 찬사를 자아냈다. 그런 그가 배우의 영역을 넘어 제작자로 지평을 넓힌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한 명의 캐릭터가 아니라 작품 전체에서 패스벤더의 감각과 손길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영화사(DMC)에서 처음 내놓은 ‘슬로우 웨스트’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19세기 말,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슬로우 웨스트’는 우연히 동행하게 된 두 남자의 위험한 여정을 따라간다. 여자 친구 로즈를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부터 온 열여섯 살의 제이, 닳고 닳은 현상금 사냥꾼 사일러스는 각기 다른 목표와 가치관, 성격을 가진 인물들로 두 캐릭터의 대비는 제목처럼 꽤나 ‘느린’ 영화의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얀 얼굴만큼이나 때 묻지 않은 영혼의 소유자 제이는 겉으로는 아름답지만 폭력과 비정한 인간들로 가득 찬 서부에서 오직 사랑의 힘을 믿으며 전진해 나가는 반면 사일러스는 로즈에게 걸린 현상금을 타기 위해 제이를 이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수차례 죽을 고비를 함께 넘기면서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은 점차 사라지게 되고, 사일러스는 제이에게 조금씩 동화된다. 상반된 성격의 두 사람이 동행하며 서로 닮아가는 이야기는 많지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그것도 웨스턴 장르에서 어른이 소년의 영향을 받아 변화되는 이야기는 흔하지 않다. 명백히 장르적 컨벤션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반적으로 신선하고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이러한 발상과 변주 때문이다. 또한 ‘슬로우 웨스트’는 이들의 관계를 아주 독창적인 형식으로 풀어낸다. 가령 영화는 사일러스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지만 영상은 그를 만나기 전까지 제이의 여정을 압축해서 보여 준다. 즉, 영화는 사일러스의 시점으로 진행되면서도 그가 알 수 없는 제이의 이야기를 보여 주는 장면들을 반복해서 등장시키는데, 이러한 시점의 교차는 두 사람이 물리적으로 공유할 수 없는 경험까지도 함께 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만듦과 동시에 어떤 지점에서는 두 사람을 겹쳐 놓기도 한다. 누구의 것인지 부러 혼란스럽게 연출된 꿈 장면이 대표적이다. 제이의 공포, 사일러스의 욕망일 수도 있는 로즈에 관한 꿈 이후 두 사람은 더욱 특별한 유대를 갖게 된다. ‘슬로우 웨스트’는 이처럼 새로운 서부극을 보여 주고자 했던 패스벤더의 열정과 도전 정신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진취적인 영화를 환영하는 선댄스영화제가 이 작품에 심사위원대상을 안겨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제작자로서 패스벤더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지난 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뮤지컬 ‘원스’ ... 영화보다 풍성하고 정교한 치유의 선율

    뮤지컬 ‘원스’ ... 영화보다 풍성하고 정교한 치유의 선율

     뮤지컬 ‘원스’(Once)의 배우들이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선율로 가을밤을 사랑으로 물들이고 있다. ‘가이’ 역의 톰 파슨스와 ‘걸’ 역의 메건 리오든이 그 주역이다. 이들은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음악이 지닌 치유의 힘’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뮤지컬 ‘원스’는 2006년 아일랜드에서 제작된 동명의 인디 영화가 원작이다.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꿈은 포기한 길거리 가수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 여성의 운명 같은 만남과 끌림의 시간들을 아름다운 음악 속에 담아내 큰 성공을 거뒀다. 뮤지컬은 영화와 주된 이야기만 같을 뿐 세부적으론 다르다. 남녀 주인공의 성격도 다르다. 영화에선 걸과 가이 둘 다 삶이나 정신적 수준이 동등한 반면 뮤지컬에선 가이가 훨씬 더 우울하거나 비참하고, 걸은 가이를 응원하고 격려해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영화에선 가이, 걸 두 사람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뮤지컬은 캐릭터들을 영화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톰)  ‘원스’의 백미는 배우들의 연주와 노래다. 다른 뮤지컬들과 달리 오케스트라 없이 12명의 배우가 무대에서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한다.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만돌린, 아코디언, 베이스, 드럼 등 16종류의 악기가 동원되고 배우 1명이 평균 5개의 악기를 연주한다. “뮤지컬은 보통 배우들이 연기를 하다가 갑자기 노래를 불러 매끄럽지 않거나 가식적인 면이 없지 않아요. ‘원스’는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라이브 공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연극, 라이브 콘서트, 뮤지컬 모든 걸 한 무대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메건)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그리고 인터미션 때 배우들이 기타와 아코디언, 만돌린, 첼로 등으로 즉흥 연주를 하며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어우러지는 시간을 갖는 점도 독특하다. 배우들의 노래가 작품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오디션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배우들은 배역마다 요구되는 음역대를 충족시켜야 하고 연주와 노래 실력도 겸비해야 한다. 톰은 오디션에서 ‘원스’ 노래 중 음역대가 높은 ‘리브’(Leave)와 ‘세이 잇 투 미 나우’(Say It To Me Now)를 기타로 연주하며 불렀고 메건은 ‘더 힐’(The Hill)을 피아노로 연주하며 불렀다. 메건은 “음악, 움직임, 연기 모든 것이 갖춰져야 오디션을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은 ‘녹음실’ 장면에서 부르는 ‘‘웬 유어 마인즈 메이드 업’(When Your Mind’s Made Up)을 베스트 노래로 꼽았다. “가장 힘을 쏟는 부분도 녹음실 장면이에요. 공연 속 인물들이 만든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판가름 나는 순간이기 때문에 긴장도 돼요. 음악적으로도 고난이도예요. ‘원스’의 대다수 음악이 4분의4 박자인데 그 음악만 5분의4 박자예요. 템포가 자칫 빨라지거나 늦어질 수 있어 집중하지 않으면 리듬이 바로 엉켜 버려요.”  ‘원스’는 2012년 3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독창적인 연출과 진솔한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해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수상했고 그래미상, 드라마데스크상, 올리비에상 등 뮤지컬에 주어지는 모든 상을 휩쓸었다. 국내에선 지난해 말 윤도현, 전미도가 출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로 먼저 소개됐으며 아일랜드 더블린 오리지널팀의 내한 공연은 처음이다.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6만~13만원. (02)577-1987.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고전 텍스트 그대로… 감동과 울림 그대로

    고전 텍스트 그대로… 감동과 울림 그대로

    세기말과 새 세기를 건너오던 10년 남짓 전부터 한국사회에 인문학 열풍은 뜨거웠다. 대학과 연구자들의 인문학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한 채 고사 직전에 이르렀건만 대중의 인문학만큼은 최전성기를 맞았다. 곳곳에서 인문학 강좌가 열리고, 각종 인문학 관련 책들이 쏟아졌다.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한계도 함께 드러냈다. 삶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은 인문학이 주는 통찰과 사유에서 비롯되는 지혜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무한경쟁에 내몰린 현대인들은 그 속으로 깊이 들어가지 못했고 풍성해지지 못했다. 책들은 그 요구에 영합해 지적 욕망을 채우는 입문서에 그치거나 인문학조차 자기계발서의 자장 안으로 끌어들이기 일쑤였다. 민음사가 내놓은 새로운 인문학 시리즈 ‘민음생각’은 인문학 고전을 직접 읽을 것을 주문한다. 입문서나, 발췌한 편역자의 해석이 아닌 백년, 천년의 역사를 뚫고 살아남은 텍스트의 원형을 대면함으로써 그 감동과 울림을 직접 경험할 것을 요구하며 4종을 먼저 내놓았다. 정치가이자 사상가로서 로마 마지막 공화정을 이끌었던 키케로의 연설을 모은 ‘설득의 정치’와 함께 페리클레스, 리시아스, 데모스테네스 등 그리스 민주주의를 위해 시민들에게 자신의 사상을 역설한 내용을 모은 ‘그리스의 위대한 연설’이 시리즈의 첫 문을 열었다. 각자의 입장과 논리를 정연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밝히는 연설과 토론, 거기에 기초한 타협이 정치의 필수 요소임을 2000년 전 민주주의와 수사학의 출발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볼테르의 ‘불온한 철학사전’은 제목처럼 마치 실제 사전인 듯 간통으로부터 시작해 식인종, 돈, 무신론, 입맞춤, 도서관, 신, 광기, 지옥, 흡혈귀, 진리, 미덕까지 90개의 단어를 골라 개념 및 쓰임을 자세히 설명한다. 종교박해의 상징으로 분류되며 프랑스, 스위스 등에서 금서로 지목돼 불태워지기까지 했다. 계몽주의자 볼테르가 보여주는 지적 사유의 유쾌함이자 인권 문제와 종교자유에 대한 통렬하고도 신랄한 비판이기도 하다. 1939년 하버드대 음대생 필독서이자 스트라빈스키의 시학 강의 교재였던 ‘음악의 시학’은 인문학이 더이상 ‘문사철’(文史哲)만이 아니라 예술까지 포함한 ‘문예철’(文藝哲)이 되어야 함을 보여주기 위해 민음사가 내놓는 일종의 선언이다. 20세기 음악의 거장 스트라빈스키가 클래식 음악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된 힘이었던 독창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상상’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모차르트, 브람스, 차이콥스키 등 대가들의 음악세계를 유려하게 짚어 본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황교안 국무총리 “한글이 없으면 우리 겨레도 없다”

    황교안 국무총리 “한글이 없으면 우리 겨레도 없다”

    한글날인 9일 황교안 국무총리는 “한글이 없으면 우리 겨레도 없다”고 강조했다. 황 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에서 “한글은 우리 겨레를 하나로 묶어주고 문화민족으로 우뚝 서게 해준 우리 모두의 자랑”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황 총리는 그러면서 “우리가 나라를 빼앗겼을 때 우리의 말과 글도 모진 탄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일제 강점기부터 한글을 가꾸는 데 일생을 바치신 외솔 최현배 선생은 ‘한글이 목숨’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한글은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문자로서 누구나 배우기 쉽고, 쓰기에도 편하다”면서 “우리가 정보기술 강국으로 발전하고 국민이 정보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도 한글이 그 토대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지구촌 곳곳의 한류 열풍과 함께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는 나라도 많아지고 있다”면서 “우리 모두는 세계인들이 높이 평가하는 한글에 대해 더 큰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총리는 또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말과 문자가 홍수를 이루고 비속어 사용도 빈번해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범국민 언어문화개선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품격 있는 언어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우리의 말과 글은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라며 “한글날이 우리 모두가 한글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JCB카드, 회원들 대상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할로윈 파티’ 프리미엄 이벤트 진행

    JCB카드, 회원들 대상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할로윈 파티’ 프리미엄 이벤트 진행

    국제 신용카드 브랜드사인 ‘제이씨비카드 인터내쇼날 코리아’(이하 JCB카드)는 ‘하나투어’ 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이하 USJ)과 공동으로 한국에서 발급되고 있는 JCB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JCB회원만을 위한 USJ 할로윈 파티(http://www.jcbcard.kr/jcb/content/board/event_view_109.html)’를 10월29일(목)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본 파티는 매년 일본에서 발급받은 JCB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해 온 이벤트로서 일본이외의 지역에서 발급받은 JCB카드 회원에게 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일 18시30분부터 22시까지는 JCB카드 회원만을 위한 할로윈 이벤트가 개최될 예정이다. 본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현재 하나투어에서 판매하고 있는 오리지널 전용상품을 JCB카드로 결제하면 입장 및 파티 초대권(*크레덴셜 바우처)을 선착순 80명에게 증정한다. 크레덴셜 바우처란, JCB가 제공하는 USJ 할로윈 파티(JCB가 USJ를 대여하여 기획한 파티) 초대권으로서 당일 USJ내의 각종 어트랙션을 JCB회원 전용으로 이용 할 수 있다. JCB카드 관계자는 “JCB카드가 지금까지 타브랜드와 차별성이 없는 단순결제 수단으로 인지되어 왔으나, JCB카드만이 갖고 있는 독창적인 특징을 살린 서비스를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리고자 본 행사를 기획”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아가겠다”라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해외여행 | 먹고 또 먹는 타이베이③용캉지에永康街- 두근두근, 맛있는 보물찾기

    해외여행 | 먹고 또 먹는 타이베이③용캉지에永康街- 두근두근, 맛있는 보물찾기

    ●용캉지에永康街 두근두근, 맛있는 보물찾기 용캉지에 인근은 예부터 교수나 학자들이 즐겨 살던 동네다. 조금은 깐깐한 취향의 주민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용캉지에의 골목마다 작지만 알찬 찻집, 커피숍, 빵집 등이 들어찼다. 덕분에 여행자들도 골목골목 맛집을 탐방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아이스크림 빠바이펀하오 아이스 8% ice 2013년에 용캉지에에 문을 연 아이스크림 전문점이다. 모던하게 꾸민 실내에서 더위를 피해 아이스크림과 휴식을 즐기기에 그만. 저렴한 아이스크림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고급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젤라또 중 인기 메뉴는 말차 아이스크림인 쉔미모차玄米抹茶와 소금 아이스크림인 쉬에옌허이탕雪鹽黑糖이다. 두 가지 맛을 반반으로 즐겨도 된다. MRT 동먼역 5번 출구에서 도보 3분 台北市大安區永康街凱旋路13巷6號 12:00~22:00 TWD60~100 +886 2 2395 6583 zh-tw.facebook.com/8.percent.ice 총좌빙 티엔진총좌빙 天津蔥抓餅 총좌빙蔥抓餅과 총요빙蔥油餅은 한국의 호떡, 파전과 비교되는 타이완의 간식거리다. ‘파 총蔥’자를 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두 파가 들어가며 기름에 구우면 총좌빙, 기름에 튀기면 총요빙이라고 한다. 총좌빙과 총요빙 자체는 은은한 파 향기 외에 특이한 맛이나 냄새가 없다. 그래서인지 계란, 햄, 치즈 등을 입맛에 맞게 첨가해 먹기도 한다. 대표적인 집이 용캉지에에 자리한 티엔진총좌빙이다. 사실 이 집은 늘 줄을 서서 먹는 집이라 그냥 지나칠래야 지나치기가 힘들다. 기본 총좌빙 한 개에 TWD25. 호기심을 채우기에도 부담이 없다. 총좌빙 본연의 맛을 느끼려면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는 이펀一份을 주문하자. 풍부한 재료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계란, 치즈, 햄이 모두 들어간 쫑후이總匯를 선택하면 된다. 향신료의 냄새가 싫다면 지오청九層塔을 빼는 게 좋다. 빙수 망꿔황디 芒果皇帝 망고 빙수 전문점. 용캉지에의 유명 망고 가게인 쓰무시思慕昔, Smoothie House의 인기에 가려졌지만 못지않은 맛을 자랑한다. 인기 메뉴는 우유 빙수에 망고를 올린 망꿔빙新鮮芒果冰과 우유 빙수에 딸기를 올린 차오메이빙新鮮草莓冰. 편안한 테이블과 의자,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를 원한다면 망꿔황디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MRT 東門 동먼역 5번 출구에서 도보 2분 台北市大安區永康街2巷2之1號 10:00~22:30 망꿔빙, 차오베이빙 TWD180 +886 2 3322 6009 www.kingmango.com.tw 타이완 전통 요리 펑성쉬탕 豐盛食堂 용캉지에에 자리한 타이완 전통 요리 레스토랑이다. 커지아客家: 중국 남부에 흩어져 사는 한족 출신의 중국인는 한족과는 차별화된다. 그들 언어로 커지아는 하카이며, 공식적인 영어 명칭도 ‘HAKKA’다. 요리에 독창적인 손길을 더해 소박하면서도 매력적인 식단을 선보인다. 메뉴판은 따로 없다. 주방 옆에 메뉴를 적어 놓은 이름패를 보고 메뉴를 고르면 된다. 이름패 아래에는 요리 재료를 진열해 놓았다. 커지아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는 바이짠투지白斬土雞. 토종닭을 담백하게 삶은 요리다. 굴에 간장과 마늘을 넣어 익힌 쑤안니커蒜泥蚵, 수세미와 조개를 요리한 거리쓰과蛤蜊絲瓜, 재첩에 끓인 간장을 부은 빠이자이蛽仔, 쓰무유라는 생선의 뱃살을 구운 지엔쓰무유두煎虱目魚肚 등 소박하지만 입맛 당기는 요리가 가득하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를 놓은 식당 분위기는 점잖다. 테이블 크기가 널찍해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다. 군데군데 화려한 패브릭 장식은 포인트가 된다. 식사시간이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몰린다. MRT 동먼역 5번 출구에서 도보 2분 麗水街1-3號 11:30~14:00, 17:00~21:00 바이짠투지·지엔쓰무유두 싯가, 쑤안니커 TWD160, 거리쓰과 TWD180, 빠이자이 TWD100 +886 2 2396 1133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 Travie writer 이진경 사진 Travie photographer 노중훈 취재협조 타이완 관광청 www.taiwan.net.tw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 숨결 되살려 복간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 숨결 되살려 복간

    ‘596년 전 출간→행방불명→재발견→간송 전형필 입수→영인본 제작→국보 지정→복간본 대량 출간….’ 극적 운명을 겪으며 전해온 훈민정음 해례본이 원본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복간본으로 나왔다. 해례본을 소장하고 있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기획하고 교보문고에서 제작을 맡아 1년 넘게 공동작업했다. 훈민정음학 연구자인 김슬옹 미국 워싱턴글로벌대 한국어교육과 교수가 해례본에 대한 해설서를 집필했고, 영어 해설서도 붙였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1446년 조선의 4대 임금 세종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훈민정음의 원리와 사용방법을 적은 책으로,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다. 국보 제70호이며 세계기록문화유산이다. 출간 이후 500년 가까이 단 한 권도 발견되지 않다가 1940년 극적으로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뒤 간송 전형필(1906~1962)이 기와집 수십 채에 이르는 사례금을 주고 입수했다. 이후 일제강점기 한글 말살과 문화재 약탈의 고난과 한국전쟁까지 거치며 어렵게 살아남았다. 원본을 사진 찍어 제작한 영인본만 1946년, 1957년 두 차례 만들어졌을 뿐이었다. 그것도 연구자용이어서 해례본 원본이 갖고 있는 질박한 느낌과 정교함 등은 직접 느낄 방법이 없었다. 전인건 간송재단 사무국장은 “직접 해례본을 한 장씩 넘겨가며 한글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원본의 사침안정법과 자루매기라는 전통 제본을 따랐음은 물론, 단순한 원형 복제가 아닌 손때와 얼룩, 빛바램 등까지 담아낸 현상 복제라는 점에서 596년 전 숨결까지 함께 복원된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소장 해례본에 없는 표지의 경우에도 ‘동국정운’ 원본을 참고해 제목 글자의 글꼴과 크기 등 고증을 거쳐 재현했다. 3000부 한정 제작에 가격은 25만원으로 만만치 않다. 허교 교보문고 편집장은 “복간본을 공공도서관, 단체 등에 일부 기증할 계획이며 추후 좀 더 대중적 가격의 보급판 제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오인환

    국립현대미술관은 6일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로 오인환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올해의 작가 후보로 선정된 오인환은 지난달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올해의 작가상 2015’전에서 공간적 의미의 사각지대를 사회·문화적 맥락으로 확장한 작품 ‘사각지대 찾기’를 선보이고 있다. 심사위원단은 “명료한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면서 작가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현대사회의 주요 이슈를 다뤘다”고 평했다.
  •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 “고객 서비스도 즐겁게 해야”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 “고객 서비스도 즐겁게 해야”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이 지난 24일 문화공감홀에서 진행된 렛츠런 고객만족 Custom Satisfaction(CS) 페스티벌에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고객 중심 경영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CS 페스티벌은 8월 말부터 CS표어 및 고객만족 실천성과 자료를 취합해 본부 및 주관부서별 예선을 거쳐 최종 본선참가팀을 확정했으며, 참가 팀의 CS표어 영상소개를 시작으로 팀의 고객만족 실천성과를 구연하는 본선 1부, 직무별 서비스 개선사례를 퍼포먼스와 역할극으로 보여주는 본선 2부와 15년도 신입사원의 특별 뮤지컬 공연으로 구성되었다. 주제와의 연관성, 독창성, 창의성, 노력도의 항목에 각 25점을 배점하여 내,외부 심사위원이 부문별 3팀을 선정해 총상금 560만원을 시상했다. 전직원이 참여하여 고객의 가치를 이해하고 서비스를 점검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디어 발굴하여 고객만족 서비스 문화를 조성하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남자가 여자보다 ‘창의력’ 높다 (연구)

    남자가 여자보다 ‘창의력’ 높다 (연구)

    흔히 남성은 이성적, 여성은 감성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기발함과 창의력은 어느 쪽이 더 강할까?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진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창의적이며, 이것이 회사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빨리 승진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온라인을 통해 무작위로 80명의 실험참가자를 선발한 뒤 이들에게 확산적 사고 또는 수렴적 사고 능력을 포함한 글을 읽게 한 뒤 창의력을 평가하게 했다. 확산적 사고란 문제 해결 과정에서, 정보를 광범위하게 탐색하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미리 정해지지 않은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사고를 뜻하며, 수렴적 사고는 문제해결을 위해 지식과 원리, 논리법칙 등을 동원하여 가장 적합한 해결책이나 답을 모색해 가는 사고방식을 뜻한다. 실험결과 창의력은 ‘고전적인 남성의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즉 과감한 결정역과 경쟁력, 위험부담, 야망 등의 성향을 가진 남성이 협동이나 이해 등의 성향을 가진 여성에 비해 창의력이 높았다는 것. 두 번째 실험에서는 역시 무작위로 선정한 실험참가자 169명에게 건축가나 패션디자이너와 관련된 글을 읽게 하고, 이들의 작품을 담은 사진 3장을 보여준 뒤 ▲창의력 ▲독창성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 등과 관련한 점수를 매기게 했다. 역시 결과는 남성 건축가가 여성 건축가의 작품에 비해 더 창의력이 높고 독창성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마지막 실험에서는 실험참가자 125명에게 두 가지 보고서를 읽게 했다. 하나는 위험부담이 크고 하나는 위험부담이 비교적 적은 보고서였다. 그 결과 같은 남성의 보고서라 해도 위험부담이 더 큰 보고서가 더욱 창의적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여성에게는 이러한 차이가 적용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듀크 대학교의 데본 프라우드풋 박사는 “성별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창의력은 회사 내에서 남성과 여성의 승진 속도와 급여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는 왜 여성이 창의적인 기업의 주요 보직에서 멀어져 있는지를 알게 한다”고 분석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보기 싫은 공사장 가림벽 학생 창의력으로 가린다

    은평구의 공사장 가림벽이 지역 고등학생들의 창의력으로 채워진다. 구는 예일디자인고와 디자인 공동협약을 체결하고 디자인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지역 내 공사장 가림벽을 학생들의 재능 기부로 디자인하면서 새로운 도시 환경을 만들고 학생들에게는 재능을 펼칠 공간과 기회를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공사장 가림벽은 구의 상징인 비둘기와 북한산만으로 꾸며 단순하고 빈 공간이 많아 불법광고물이 붙는 등 문제점을 낳기도 했다. 구는 새 디자인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달 예일디자인고 학생들이 그린 다양하고 독창적인 작품 14건을 구청 로비에 전시하면서 선호도를 조사했다. 이 중 호응도가 큰 작품 3건을 선정해 시상하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 디자인 재능기부가 디자인고의 위상과 자긍심을 높이면서 구 도시브랜드 가치도 올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예일디자인고와 긴밀히 협력해 도시 환경을 변화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열린세상] 경영판단과 책임추궁/홍복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경영판단과 책임추궁/홍복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회사의 경영자는 늘 배임·횡령 등 형·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에 노출돼 있다. 법률상 타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자에 대한 엄격한 의무와 책임 구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금융기관의 임직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소송의 규모만 보더라도 무려 9694명, 약 2조 2000억원에 이른다. 또한 회사는 사적 단체임에도 주주·채권자의 고발, 검찰의 기소로 경영자의 횡령·배임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책임 추궁이 따르는 것은 매우 복잡한 기업의 의사결정에는 실패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성공한 투자에 대해서는 아무리 큰 잘못이 있더라도 묵인된다. 그러나 100번의 성공이 한 번의 실패로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많다. 수시로 급변하는 기업 환경과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적어도 다른 기업에 앞서는 독창적인 기획과 과감한 실행이 필수 불가결하지만 실패의 위험이 수반된다. 경영자가 소극적인 대책만을 강구한다면 경영의 활력을 잃게 되고 회사의 존립마저도 위태로울 수 있다. 따라서 경영자는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위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신속히 단행할 수밖에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실패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경영자(이사)의 의사 결정에 따른 책임은 민사책임이건 형사책임이건 법원이 최종적인 판단을 한다. 그러나 경영자의 판단 자료는 그 당시에 입수한 것에 국한되고, 그 결과를 알 수 없다. 만약 법원이 사후적인 자료를 근거로 하여 결과만을 보고 경영자가 내린 경영 판단을 심사한다면 경영자의 결정과 법원의 판결은 다르거나 모순될 수밖에 없다. 경영 판단은 실제 결과를 알 수 없는 사전적인 결정인 데 반해 이에 대한 사법심사는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사후적 심사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사가 내린 경영 판단이 당시에 타당했는지를 법원이 사후적으로 판정하는 것은 법원에 마치 경영에 대한 감독기관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과 다름없고, 이는 자본주의의 원리와 맞지 않는다. 그래서 각국은 입법 또는 판례에 의해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 추궁 소송에서 경영 판단의 원칙을 인정하고 있다. 경영 판단의 원칙은 “이사가 권한 내에서 한 결정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고, 회사에 이익이 된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인 판단으로 내린 것이라면 법원은 이사의 행위를 금지·취소하거나 또는 이사에게 배상 책임을 과하려고 내부적 경영에 간섭하거나 이사의 판단에 갈음해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영 판단의 원칙은 사법심사를 자제하는 사법소극주의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경영 판단의 원칙이 민사상의 손해배상 책임과 관련해 인정돼 온 것임에도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계를 중심으로 이사들의 경영 판단은 존중돼야 하며, 이를 무시하고 형사상 배임죄를 추궁하는 것은 사법권의 남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며칠 전 내려진 이석채 전 KT 회장의 1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그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경영 판단이 존중돼 이사가 책임을 면하려면 몇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이사들의 행위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배돼서는 안 된다. 둘째, 자신 또는 제3자의 이익이 아니라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 내려진 결정이어야 한다. 셋째, 결정이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며 무모한 독단적 결정이 돼서는 안 된다. 따라서 경영 판단 자체만으로는 이사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없다. 그동안 법원이 이사들이 경영 판단의 원칙을 주장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사들의 책임을 인정한 것은 위의 전제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식회사의 경영은 회사와 주주의 이익이 우선돼야 한다. 이를 최소한으로 담보하기 위해 상법은 이사의 선량한 관리자 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경영은 오너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경영되고 있어 이사의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가 태반인 것이다. 회사와 주주를 위한 경영도 하지 않고, 경영권의 자율성과 경영 판단만을 강조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오너나 지배주주가 아니라 회사와 주주 중심의 경영이 돼야 한다. 하루빨리 경영 풍토가 개선돼 경영자의 판단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 [포토 다큐] 태초의 불 깃든 소박미…사람 사는 온기를 담다

    [포토 다큐] 태초의 불 깃든 소박미…사람 사는 온기를 담다

    “흙과 불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지요. 제가 느끼는 흙은 곧 사랑입니다. 그리고 불은 열정입니다. 흙과 불은 곧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요.” 도예가 지산(芝山) 이종능(57)의 흙에 대한 철학이다. 그는 1958년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태어나 토기 파편과 토우들을 논밭에서 주워 장난감 삼아 지내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대학을 다니던 시절 지리산 여행 중 비가 내린 후 본 형형색색의 흙에 매료돼 갖게 된 관심을 계기로 도예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그는 과거를 대표했던 도자기를 답습해야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졌고, 백자, 청자가 그 시대의 도자기였듯이 이 시대는 이 시대의 도자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흙의 흔적, 세월의 느낌, 간절한 기도로 표현되는 새로운 도자기의 탄생을 염원하며 자신의 도자기 이름을 ‘토흔’(土痕)이라 짓고 도자기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다. 1989년에 일본, 제주도, 대만, 태국 등 남방문화권 도자기 흐름을 연구했으며, 이후에도 3년간 중국, 몽골, 실크로드의 명요, 명차, 산지를 찾아 북방문화권의 흐름도 추적했다. 그리고 중국 남송의 명요, 건요, 길주요 등지를 답사하며 태토, 파편, 가마구조 등을 연구해 어느 계파와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는 토흔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완성하게 된다. 토흔은 비대칭의 소박미를 추구한다. 태초의 그 색을 불 속에 그대로 간직하면서 우리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이러한 그의 작품세계는 거짓을 용납하지 않는 정직함에서 나온다. 도예는 그의 생활이자 삶 자체다. 현재 살고 있는 경기도 퇴촌에서 가마를 만들 때도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았으며,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문하생 한 명 없이 모든 작업을 스스로 해내고 있다. 2004년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 23명(AIG, 3M회장 등)의 부부 찻그릇을 제작함으로써 국제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07년 영국 대영박물관의 ‘달 항아리’ 특별전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DC 한국문화원 K갤러리에서 오는 10월 5일까지 전시회가 열린다. “지난 30년이 도예 전반부였다면 이제 남은 시간에는 작품 하나하나에 작가의 이야기, 사람 사는 온기를 담고 싶다”면서 “내년쯤 온두라스, 아이티, 탄자니아 등에 도자기를 보급하며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일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능은 “도예가는 직업이 아니라 인생 마지막까지 함께 가는 길동무”라고 얘기한다. 한국의 전통 속에서, 하지만 한국에만 얽매이지 않는 그는 흙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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