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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뮤지컬 ●고곤의 선물 10~21일 아르코예술극장대극장. 천재 극작가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피터 셰퍼의 역작. 지난해 11월 공연 때 전회 기립박수를 받아 화제가 됐다. 정동환, 서이숙 등 출연. 2만 5000~3만 5000원. (02)889-3561. ●다락방 8~28일 아르코예술극장소극장. 은둔형 외톨이를 소재로 한 일본 극작가 겸 연출가 사카테 요지의 블랙코미디. 아르코예술극장이 기획한 사카테 요지 페스티벌의 첫번째 작품이다. 2만원. (02)889-3561. ●웨이트포유 30일까지 대학로예술마당3관. 옛 애인을 잊지 못하는 거리의 음악가와 가수가 꿈인 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포크록과 팝 등 다양한 라이브음악으로 펼쳐보이는 콘서트뮤지컬. 3만원. (02)554-3357. ■ 클래식·국악 ●한옥에서 듣는 우리음악 ‘가락(家)’ 13일 오후 4시 은덕문화원. 단소 연주자 이동신의 최옥삼류, 전용선류 산조 연주. 2만원. (02)733-8374. ●더 히스토리(The History) 1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현대합창, 뮤지컬, 국악 등을 아우르는 여성합창단 서울레이디스싱어즈의 창단 20주년 기념공연. 2만~8만원. (02)2061-2301~4. ●사랑이 머무는 곳에 1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사회복지법인 평안의집 후원회가 마련한 무의탁 어르신 돕기 자선음악회. 6만~10만원. 1588-7890. ●소프라노 김선영 독창회 16일 오후 7시30분 부암아트홀.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소프라노 김선영이 들려주는 노래. 전석 1만원. (02)391-9631. ■ 전시 ●한·일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2009 25일까지 진화랑. 김산영, 박향숙, 박현수, 윤미래, 한준희와 가네코 나오, 무라오 마사노리, 슈지 지아키, 도키마쓰 하루나 등 20~40대 한·일 현대작가 10명의 작품 40여점.(02)738-7570. ●말하는 손-현대금속공예의 세계 20일까지 서울대미술관. 서울대 미대 출신 금속공예가들의 모임인 서울금공예회 소속 작가 70명과 브루스 메트게프 등 외국 공예작가 19명의 작품 200여점. (02)880-9502. ●10번째 커팅 에지-포트폴리오 10일까지 LG패션플래그쉽스토어, 25~30일 서울옥션. 30일 진행될 10회 경매에 앞선 프리뷰. 도성욱과 이동재, 윤종석 등 역대 경매 참가자 38명과 10회 경매에 참여하는 송진화, 지용현, 곽수연 등 작품 90점. (02)2075-4451. ■ 대중음악 ●노라조 아이스크림 갈라진 쇼 12일 오후 8시, 13일 오후 3시·7시30분, 14일 오후 6시 홍대 V홀. 5만원. 1566-5977. ●엠씨더맥스 라스트 콘서트 13일 오후 6시, 14일 오후 5시 연세대 대강당. 6만 6000~7만 7000원. (02)517-0394. ●홍경민-스타스 온 스테이지 9~12일 오후 8시, 13일 오후 4시·8시, 14일 오후 5시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5만 5000~6만 6000원. (02)2230-6601.
  • [프로야구] 불멸의 종범神 “요즘 야구가 재밌다”

    [프로야구] 불멸의 종범神 “요즘 야구가 재밌다”

    1위 두산과 3위 KIA가 맞붙은 3일 광주구장. 3회초 무사 1·2루에서 두산 정수빈이 KIA 선발 로페즈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 직구를 끌어당겼다. 총알타구는 1루수 최희섭의 글러브로 빨려들어 갔다. 최희섭은 침착하게 유격수 이현곤에게 공을 던져 2루주자를 아웃시켰다. 볼을 다시 받아 1루주자 오재원까지 잡았다. 순식간에 3아웃을 당한 두산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삼중살은 올 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49호. KIA가 기선을 제압했다. 1회 김원섭이 두산 선발 정재훈에게 시즌 첫번째(통산 37호)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빼앗았다. 이어 2사 1·2루에서 나지완의 좌전안타로 2-0. 5회말 이재주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날아났다. 두산도 만만치 않았다. 정수빈이 6회초 내야안타로 포문을 열자 임재철이 2루타로 화답했다. 임재철도 김동주의 내야안타로 홈을 밟아 2-3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KIA의 집중력이 한 수 위. 7회말 1사 1·2루에서 맏형 이종범이 두산 오현택을 상대로 좌중간을 꿰뚫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렸다. 서른아홉의 나이에도 KIA팬들에게 ‘종범신(神)’으로 추앙받는 까닭을 알 만한 대목. 원광대 출신 사이드암 오현택은 신고선수로 입단 뒤 처음 1군 마운드에 섰지만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결국 KIA가 5연승을 넘보던 두산을 5-2로 눌렀다. KIA로선 두산전 6연패를 끊어 더 의미있는 승리. 반면 지난달 30일 1위에 등극했던 두산(29승17패2무 승률 .604)은 SK(32승16패4무 승률 .615)에 선두를 내줬다. 이종범은 “요즘 야구가 재미있다.”면서 “(1개만을 남겨놓은) 500도루나 1000득점 같은 기록을 의식하면 더 안 되는 것 같다. 내일 경기 전에 후배들에게 좀 도와달라고 해야겠다.”며 활짝 웃었다. 대구는 도미니카 출신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의 독창회. 크루세타는 1·2회 히어로즈의 1~6번을 모조리 삼진으로 잡았다. 1993년 OB 박철순(8월31일 해태전), 2001년 SK 조규제(9월12일 롯데전)와 경기 개시후 연속타자 탈삼진 타이. 타선도 연이틀 11안타를 몰아쳤다. 0-0으로 맞선 4회말 박진만의 투런홈런 등으로 4점을 얻었다. 6·7회에도 3점씩을 보탰다. 10-2, 삼성의 완승. 히어로즈는 6연승 뒤 2연패. SK는 꼴찌 롯데를 2-1로 꺾고 닷새 만에 선두에 복귀했다. 롯데는 6연패 및 문학 9연패. 잠실에선 17안타씩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한화가 LG에 11-10으로 이겼다. LG는 5연패.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문화행사 알림방]

    8일 수암골 일대서 개막공연 ●청주민속예술제 8~10일 청주의 대표적 달동네인 수동 수암골 일원에서 청주민예총 주최로 개최된다. ‘골목길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풍물 및 전통공연, 벽화그리기, 사물놀이, 국악 가요 공연 등이 펼쳐진다. 수암골은 한국전쟁 피란민들이 터를 잡고 생활하면서 형성된 곳으로 옛 골목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제주종합경기장서 9일 개최 ●KBS 열린음악회 9일 오후 7시30분 제주시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제주 개최를 기념해 열린다. 가수 손담비, SG워너비, 솔비, 설운도, 이은미, 김혜연, 테너 김남두, 바리톤 서정학 등이 출연한다. 방송은 24일 오후 5시35분 KBS 1TV. 10일 伊가곡·추억의 팝송 열창 ●조영남 독창회 40주년 기념 콘서트 10일 오후 6시 광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조영남이 이탈리아 가곡과 추억의 팝송 등을 열창한다.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함께 연주한다.
  • 현직판사가 예술의전당 무대에

    현직 판사가 국내 공연예술의 최고 무대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서게 돼 화제다.법원 내에서 ‘노래하는 판사’로 유명한 서울고등법원 정강찬(43·연수원 23기)판사가 주인공이다. 그는 오는 1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자단체인 ‘클럽예가’가 불우 청소년을 돕기 위해 주최하는 신년음악회에 테너로 출연해 성악 실력을 선보인다. 현직 판사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솔리스트로 서는 경우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프로 음악인들로 구성된 클럽예가의 유일한 일반인 특별단원인 정 판사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재능에 눈을 뜬 것은 지난 2004년 피아니스트 서혜경 교수를 만나면서부터. 정 판사는 2004년 교통사고 피해 어린이를 돕기 위한 서 교수의 자선 음악회에 찬조 출연했고, 이게 데뷔 무대가 됐다. 이후 그는 틈틈이 짬을 내 프로들에게 노래를 배웠고 지난해 2월에는 350석 규모의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첫 독창회를 열기도 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올핸 제야의 종 대신 베토벤 들을까

    올핸 제야의 종 대신 베토벤 들을까

    2008년의 끝으로 향하는 흐름을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지만, 공연계는 제야음악회 프로그램을 속속 내놓으며 이미 연말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예매를 시작한 곳도 있어 한 해의 마지막 날을 입맛에 맞는 공연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면 서둘러야 할 듯하다. 세종문화회관은 대극장에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오르가니스트 조인형, 카운터테너 이동규, 재즈 가수 윤희정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꾸미는 음악회를 마련했다.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휴식시간에 진행되는 ‘나에게 쓰는 소망엽서’ 이벤트는 세종문화회관이 제공하는 엽서에 새해 소망과 받을 주소를 쓰면 1년 후에 엽서를 발송해 준다.31일 오후 10시.(02)399-1114~6. 화제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배경이 된 성남아트센터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제야음악회를 마무리한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피아니스트 이루마와 비올리스트 박두리,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와 ‘돈 주앙’의 주역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성남시향, 소프라노 신지화,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박기천, 바리톤 권용만이 상임지휘자 김봉의 지휘로 ‘합창’ 중 4악장 ‘환희의 송가’를 협연한다. 수준 높은 공연을 부담없이 선사한다는 전략에 따라 입장료를 1만~2만원으로 책정했다.31일 오후 10시.1544-8117. 예술의전당은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로랑 프티지라르가 지휘하는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와 그란데오페라합창단의 연주로 제야음악회를 준비했다. 첼리스트 양성원, 피아니스트 이용규, 팝페라 가수 로즈장까지 최고 수준의 아티스트가 출연한다. 입장료는 RS석 7만원,AB석 4만원으로 통일하고 제야의 카운트다운, 소망풍선 띄우기, 불꽃놀이 이벤트 등을 알차게 준비한 것이 특징이다.31일 오후 9시30분.(02)580-1300.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열리는 제야음악회도 독특하다.30일 오후 8시와 31일 오후 10시 두 차례 열리는 제야음악회에서 지난여름 ‘데뷔 40주년 독창회’를 가졌던 조영남이 이번에는 친동생인 테너 조영수 부산대 교수와 한무대에 선다. 앞선 ‘독창회’에서는 협연이 무산됐던 두 형제가 호흡을 맞춰 대중음악과 가곡, 가스펠 등으로 따뜻한 무대를 선보인다. 고양문화재단 1577-776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테너 안형일 서울대 명예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테너 안형일 서울대 명예교수

    푸치니가 토스카니니보다 나이가 아홉살 위였지만 둘은 아주 절친한 친구사이였다. 그만큼 서로 싸우기도 자주했다. 어느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둘은 무척 삐쳐 있었다. 푸치니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빵을 보냈다. 그런데 실수로 토스카니니에게도 빵을 보냈던 것. 이 사실을 뒤늦게 안 푸치니가 토스카니니에게 서둘러 전보를 쳤다.‘크리스마스 빵 잘못 알고 보냈음, 지아코모 푸치니’ 며칠 후 토스카니니한테 전보가 왔다.‘크리스마스 빵 잘못 알고 먹었음,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푸치니가 출세한 것은 어쩌면 토스카니니 덕분이다. 푸치니가 37세때 만든 ‘라보엠’이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1896년 토리노에서 초연되면서 명성을 얻었으니 말이다. 잠시 감상해보자. 어스름한 달빛 2층 가난한 시인 로돌프의 어둡고 침침한 방, 아래층에 사는 아가씨 미미가 들어온다. 미미는 폐결핵 환자. 둘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미미가 나가려는데 열쇠를 떨어뜨려 잃어버린다. 둘은 방바닥을 더듬거린다. 로돌프가 열쇠를 찾지만 재빨리 감춘다. 계속 찾는 척하던 로돌프는 미미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른다. ‘그대의 찬 손, 내손으로 따뜻하게 덥혀 주리다. 지금은 어두워서 열쇠를 찾기 어렵지요, 다행히 조금 있으면 밝은 달님이 떠오를 거예요.(나가려던 미미를 제지하며)잠깐만 기다려줘요, 아가씨. 그 동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사는지, 내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나는 시인이지요. 가난하지만 글을 쓰는 기쁨으로 산답니다. 당신이 저 문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의 선율 이야기의 보석을 당신의 아름다운 두 눈이 모두 훔쳐가버렸어요.’ ‘라보엠’에 나오는 아리아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이다. 음역이 ‘하이C’까지 올라가는 어려운 노래로 테너의 절정감을 만끽할 수 있다. 푸치니의 천재성과 음악적 특징이 잘 조화를 이루면서 그의 오페라 중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꼽는다. 이 노래에 대한 화답으로 ‘나의 이름은 미미’라는 아리아도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1959년 10월 서울오페라단에 의해 국립극장에서 초연됐다. ●60년동안 1000여회 무대에… ‘라보엠´과 깊은 인연 우리나라 테너계의 대부격인 안형일 서울대명예교수.1926년생이니 올해 83세인 셈. 전설의 테너 라우리 볼피(Giacomo Lauri-Volpi,1892~1979) 이후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쩌렁쩌렁한 혼의 목소리로 무대를 휘어잡는 현역은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 그래서 안 교수를 ‘한국의 볼피’라고 부른다. 안 교수는 ‘라보엠’과 유독 인연이 깊다. 한국에서 초연됐던 1959년에 처음 주역을 맡은 이후 10여차례 ‘라보엠’의 로돌프 역할을 했다. 또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토스카’‘투란도트’ 등에도 단골로 주역을 도맡았다. 이래저래 서울대 재학때부터 지금까지 60년동안 무대에 선 것만 1000여회에 이르러 이 방면에도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가 이 가을을 맞아 아름다운 선율로 또한번 노익장을 과시한다. 내일(28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영원한 테너 안형일 교수와 제자들-골든 보이스, 가곡과 오페라의 밤’이라는 제목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라보엠’의 ‘그대의 찬 손’과 한국가곡 등 모두 다섯 곡을 부를 예정이다. 모스틀릭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로 박상현·김홍식씨가 지휘하며 박성원 나승서 손성래 황건식 등 유명 테너 10여명이 출연한다. 서울 관악구 낙성대 인근의 자택에서 안 교수를 만났다. 피아노 건반을 누르며 목청을 가다듬는 모습이 나이보다는 20살 정도는 젊어 보였다. 그런 까닭을 묻자 “그냥 매일 집에서 노래를 부르고 시간 나면 동네 헬스장에 나가고, 집식구와 둘이 오붓하게 지내고…”라고 하면서 웃는다. ●윗몸일으키기 자주 하며 꾸준히 노래 연습 ▶8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노래를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대학 때부터 (노래를)했으니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성악가는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무대에 서든 안서든 늘 연습을 해야지요. 거의 빠지지 않고 하루에 한번 몇곡씩 부르는 것이 습관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몇년은 더 노래할 자신 있습니다. ▶무대에 선 지 어느덧 60년 가까이 됐습니다. -대학 졸업은 1953년이고 대학재학시절부터 노래를 불렀으니 그럭저럭 60년이 됐지요. 오페라에서 처음 주역을 맡은 것은 1957년입니다. 그러니까 31세때 베르디의 ‘리골레토’에 출연했지요. 당시 서울오페라단 단장이기도 했던 음악가 현제명씨가 ‘안형일은 목소리가 좋은데 왜 주역을 안 시키느냐.’고 해 주역을 맡게 됐지요. 이후 ‘춘희’‘춘향전’ 등을 거쳐1959년부터 ‘라보엠’의 주역을 맡았지요.‘라보엠’은 음색도 맞고 해서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합니다. 안 교수는 잠시 그림을 그리듯 회상에 젖는다. 시인 로돌포, 화가 마르첼로, 철학자 코르리네, 음악가 쇼나르 등 보헤미안 기질을 가진 네 사람이 모인 2층 다락방, 그들의 방랑생활과 우정, 비련의 사랑… ●28일 제자들과 ‘골든 보이스´의 밤 ▶이번 무대는 제자들이 마련한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2년 전 제자들이 황금빛 목소리라는 ‘골든 보이스’ 라는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작년에도 같은 제목으로 공연을 가졌지요. 앞으로는 제자뿐만 아니라 우리 성악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힐 생각입니다. ▶그 동안 길러낸 제자만 해도 아주 많을 텐데요. -한국의 테너는 대부분 제자라고 보면 맞을 겁니다. 대학교수만 50~60명은 됩니다. 제자 중에 73세도 있고, 또 제자의 제자도 대학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 등에서 이름을 떨치는 제자도 많지요. 이번 무대에 같이 오르는 제자들이 그렇습니다. ●음악학교 들어가려 혼자 월남… 가족과 생이별 ▶실향민인 것으로 압니다. -우리 마을에는 예술가들이 많이 태어났습니다. 백남준, 함석헌, 김소월, 이승훈 등이 평북 정주 출신이지요. 중 3때 최용린 음악선생의 권유로 레슨을 받았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부농이셨는데 레슨비용을 돈대신 쌀로 지불했습니다. 그렇게 3년을 공부하고 음악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서울로 혼자 월남했지요. 안 교수는 이 부분에 이르자 가족 생각이 난 듯 “누가 6·25가 터질 줄 알았나. 생이별이 됐지 뭐. 나중에 누이가 살아 있다는 걸 알고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는데 6·25 전에 월남했다는 이유로 북한에서 받아주지 않았다.”면서 눈시울을 적신다. 1946년 본격적인 음악공부를 위해 해주에서 밀선을 타고 서울에 도착한 그는 허름한 판잣집 단칸방에 살면서 남대문 시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다가 미군 대령집 ‘하우스보이’ 생활을 했다. 어느날 몰래 노래 연습을 했는데, 이를 들은 미군 대령이 칭찬을 하며 매주말 미군 장교 정기모임 때 노래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음악공부를 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겠다고도 했다. 이후 서울대음대 테너 이상준 교수의 문하에서 성악공부에 전념했다.6·25가 발발하자 해군정훈음악대 합창단에 들어가 유엔 참전국 부대를 방문해 위문공연을 다녔다. 전쟁이 끝나면서 제대를 한 그는 정신여고와 숙명여고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 그러다가 현제명씨와 김연준 한양대총장의 권유로 한양대 음대 창설멤버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6년 후에는 김성태 선생의 거듭된 요청에 모교인 서울대교수로 옮겼다. 그가 많은 제자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은 인생살이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이겨낸 경험을 바탕으로 언제나 부드럽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편안하게 해주는 성품 덕분이다. 지금도 대학교수 제자들이 자주 찾아와 한수 지도를 받는다. 그의 자녀들은 모두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남 종선씨는 테너, 차남 종덕씨는 작곡가(상명대교수), 맏며느리 임희정씨는 피아니스트, 둘째며느리 박선하씨는 소프라노 등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으며 딸 종숙씨도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서울 동대문·광장시장 등지에서 40년 넘게 포목상을 하면서 아이들을 교육시킨 부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 성악 수준은 세계적입니다. 국제 콩쿠르를 거의 휩쓸다시피해서 한국사람들을 못나오게 할 정도입니다. 앞으로 10년후면 이탈리아나 독일 사람들이 한국으로 유학오게 될 것입니다. 음악학교도 가장 많고요. 일본의 경우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선 사람이 아직까지 못나오고 있지요.” 그는 평소 윗몸일으키기 운동을 자주한다. 소리를 잘 내려면 복부 횡격막 근육을 긴장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두차례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앞으로 4~5회정도의 독창회도 자신있다고 강조한다. 노(老)성악가의 아름다움은 끊임없는 노력에서 우러나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안형일은 누구 ▲1926년 평북 정주 출생 ▲1945년 정주고등학교 졸업 ▲1953년 서울대 음대 졸업 ▲1960년 한양대 음대 조교수 ▲1966년 서울대 음대 교수 ▲1974년 이탈리아 로마산타체칠리아국립음악원 졸업 ▲1983년 이탈리아 가곡연구회 회장 역임 ▲1983년 국립오페라단장 역임 ▲1992년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 ▲1995년 추계예술학교 대우교수 ▲1996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1997년 국립오페라단 자문위원장 #상훈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서울시문화상, 한국음악대상, 대한민국예술원상, 국민훈장 목련장, 예총예술문화상 등. #주요공연 카르멘, 춘희, 리골레토, 춘향전, 라보엠, 루치아, 토스카, 아이다, 파우스트, 나비부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라조콘다, 노르마 등. 이밖에 KBS 교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서울아카데미심포니 등 다수 협연. 일본교향악단 협연. 일본, 미국, 태국, 독일, 네팔, 타이완 등 각국 순회공연. 국내외 각종 연주회 1000여 회 출연. #저서 이태리가곡집 전8권, 중·고등학교 음악교과서 등.
  • 한양대 교수 신영조& 세계적 테너 김우경

    한양대 교수 신영조& 세계적 테너 김우경

    스승과 제자가 한 무대에 선다. 내년 2월 정년을 맞아 33년간의 교직생활을 매듭짓는 신영조(65) 한양대 교수의 정년 기념음악회 ‘신영조와 젊은 그들’에서다. 지난해 세계3대 오페라극장 중 두 곳에서 데뷔식을 치르며 세계적인 테너로 떠오른 제자 김우경(32)씨는 스승의 무대에 서기 위해 지난 3일 뮌헨에서 날아왔다. “솔직히 30년 이상 차이나고 매일 세계무대에 서는 제자들과 한 무대에 서려니 부담스럽죠. 그래도 신영조가 늙긴 했지만 원숙한 맛이 있구나 해주셨으면 합니다.”(신)“어제 제가 긴급입수한 소식인데 선생님께서 요즘 윗몸일으키기에 산까지 타시며 몸을 만든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저희도 게을러서 못하는데 대단하시죠.”(김) 교단에 선 지 올해로 33년째인 신 교수. 그를 거쳐간 학생만도 400여명에 이른다.45년간의 음악인생에서 무대보다 교단에 더 오래 섰던 그는 독일 유학 중이던 1975년 슈투트가르트 오페라극장 오디션에 합격했다.33살때의 일이다. 제자 김우경씨처럼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하고 싶다는 미련은 없었을까.“당시 유학 온 이후로 5년간 한번도 한국에 가보지 못했는데 오페라 ‘파우스트’에 출연해 달라는 제의가 왔어요. 공연을 하고 다시 돌아가려 하니, 고 김연준 한양대 이사장이 어딜 가냐며 교수 자리를 제안하셨죠. 그래서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됐어요. 몇년간은 성악의 본고향에서 노래하고 싶다는 갈등이 일었지만 제자들을 두니 여의치가 않더군요. 하지만 지금도 저는 ‘테너 신영조’가 더 좋습니다.”(신) 김우경씨는 지난해 1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 입성했다. 소프라노 홍혜경씨와 ‘라 트라비아타’의 주역으로 선 것. 같은해 9월엔 런던의 로열 오페라극장에서 ‘리골레토’의 만토바 공작으로 데뷔해 세계 음악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스승은 제자의 철두철미한 자리관리 능력에서 싹을 발견했다고 했다.“4년간 한번도 레슨에 빠지지 않았어요. 물병 하나 가져와 50분간 레슨을 받는데 한번도 시간 안에 끝내지 않고 매일 더 봐달라고 해요. 그러니 유학간 지 7년 만에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거지요.” 그런 그도 스승에게 크게 혼난 적이 있다. 대학교 2학년 시절 몰래 성악대회에 나갔을 때다.“당시 음대에서는 선배들이 1,2학년은 초년생이라 해서 콩쿠르에 나가거나 대곡을 연습하는 걸 허용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처음 개최되는 대회가 있기에 욕심이 나서 나갔죠. 갔더니 학교 교수님이 심사위원으로 계셨어요. 이후 선생님께 전화가 20∼30통이 와 있더라고요.‘내 제자 아니다.’하셨죠. 이제 끝났다 싶어 선생님 자택인 삼성동 빌라, 그것도 보이지도 않는 차도 앞에 3시간도 넘게 무릎 꿇고 있었습니다.”(웃음) 이들은 지난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다시 조우했다. 제자가 스승을 손수 초대했다. 스승은 “눈물이 다 났다.”며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으로 꼽았다.“객석에서 우시는 걸 봤어요. 식사하러 가서도 눈가가 글썽글썽하시더라고요.2004년 10월에 극장과 계약을 맺고 처음 전화를 드렸더니 당신도 어안이 벙벙하셔서 반응이 없으세요. 저도 꿈인지 생시인지 몰랐으니까요. 나중에 들으니 학교 교수님들 방마다 두들기고 들어가 자랑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제가 큰 무대에서 활동하게 된 것도 다 선생님 덕분이니 외려 제가 선생님이 자랑스럽죠.” 김우경씨는 로열 오페라극장과 2011년까지 계약을 맺었다. 올 10월 ‘라 보엠’에 이어 2010년에는 ‘장미의 기사’,2011년에는 ‘리골레토’를 공연한다. 올 11월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독창회를, 내년 2월에는 도쿄에서 지휘자 정명훈씨와 함께 베르디의 ‘메퀴엠’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 교수는 정년 후에도 후배들에게 물려 주고 싶은 작업에 몰두할 생각이다. 내년에 개최 예정인 ‘한국 가곡 콩쿠르’다.“우리 가곡은 다양한 레퍼토리가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일본의 음악 수준이 가장 높지만 가곡은 우리보다 뒤떨어져 있죠. 외국 성악가들도 참가해 경합할 수 있는 콩쿠르를 만들 생각이에요.”(신)제자도 스승의 생각을 따라간 듯 올 10월에 음반 ‘한국 가곡’을 발매한다.‘얼굴’‘가고파’‘못 잊어’ 등 우리 가곡 13곡을 담았다.“음반제작사에서 처음엔 이태리의 칸초네 등을 제의했는데 제가 다 거절하고 한국 가곡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외국 레이블에서 동양 사람을 데려다가 한국 가곡을 낸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죠. 하지만 옛날부터 ‘그리운 금강산’ 같은 우리 가곡을 부르면 ‘야, 이거 베르디, 푸치니랑 똑같네.’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 가곡은 내가 제일 잘 불러야겠다는 생각에 꼭 내고 싶었습니다.”(김) 어느 새 한 마음이 된 스승과 제자의 무대는 2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신 교수의 제자인 소프라노 황신녕·현명희씨, 테너 허영훈씨도 함께 한다.(02)780-5054.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마포문화회관 전문공연장으로

    마포구 대흥동 마포문화체육회관이 첨단 음향설비와 무대장치 등을 갖춘 전문 공연시설 ‘마포아트센터’로 재탄생한다. 7일 마포구에 따르면 마포문화체육회관은 최근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기존 745석이던 좌석을 781석으로 늘리고 노후화된 객석과 음향시설을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180석 규모의 공연장과 200㎡ 면적의 전시장도 마련해 유·소년층을 겨냥한 소규모 공연과 전시·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유아놀이방과 티켓박스, 카페테리아, 분장실, 대기실도 확충해 명실상부한 전문 공연장의 면모도 갖췄다. 지난 2002년 건립된 마포문화체육회관은 지하2·지상5층에 연면적이 1만 8902㎡에 이르는 대규모 복합 문화시설물이지만 무대와 음향시설이 전문 공연을 펼치기엔 부적합해 민방위 교육 등 구청이나 유관단체 행사장으로 사용돼 왔다. 당초 취지인 복합 문화공간으로서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초부터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에 나서는 한편, 마포문화재단을 출범시켜 공연 기획과 시설 관리 등을 전담시켰다. 박평준 마포문화재단 상임이사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유치하되, 수요자를 더욱 세분화해 각계각층의 욕구에 부합하는 공연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1일 피아니스트 서혜경과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52일에 걸친 개관 기념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6월1일까지 이어지는 개관 기념 페스티벌에서는 피아니스트 백혜선 독주회(5월9일)와 바리톤 최현수 독창회(5월20일) 등 클래식 공연뿐만 아니라 양희은(5월30일∼6월1일)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풍성하게 펼쳐진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34년 교수생활 마감하는 성악가 엄정행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34년 교수생활 마감하는 성악가 엄정행

    나무에도 연꽃이 핀다.‘목련(木蓮)’이다. 한결같이 북쪽을 향해 꽃이 핀다. 왜? 떠나간 님이 애절하게 그립다. 유배지에서조차 임금을 향한 신하의 충절이 변함이 없다. 그래서 ‘북향화’라 한다. 목련은 또 ‘옥수’ ‘옥란’ ‘목란’ 등으로 불리며 오랜 세월 우리의 정서와 친숙해 있다. ‘오-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사랑 목련화야/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과 같고/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길 잡이 목련화는/새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얼이로다∼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값있게 살아가리라´ ●국민가곡 목련화 60번만에 OK 국민가곡으로 널리 애창되는 ‘목련화’의 노랫말이다. 탄생 배경에는 흥미로운 사연이 있다.1974년 경희대학교 개교 25주년 때였다. 교육자이자 경희학원 설립자인 조영식(87) 박사가 이를 기념해 ‘4반세기 칸타타’라는 시를 썼다. 이 가운데 ‘목련화’가 있었다. 작곡가 김동진 선생이 이에 감동하고 제2악장 첫머리의 아리아로 작곡했다. 그러자 당시 경희대 음대 강사였던 테너 엄정행이 이 악보를 받아들고 매일같이 김동진 선생한테 직접 찾아가 “이 부분은 부드럽게, 이 부분은 힘있게 부르라.”는 가르침과 함께 스스로 고쳐 부르기를 무려 60번이나 했다. 이 때문에 엄정행의 별명이 한때 ‘60번’이었다. 결국 추운 겨울을 모질게 이겨낸 외로운 꽃눈처럼 불후의 명곡 ‘목련화’는 이렇게 화려하게 피어났던 것이다. 성악가 엄정행 교수.‘목련화’와 함께 대학강단에 선 지 올해로 꼭 34년째.1943년 2월12일생이니 이달을 끝으로 정들었던 대학강단을 떠난다. 그동안 교육자이자 성악가로 활동하면서 레코드 22종,CD 9장을 냈다. 또 1년에 평균 90회를 넘는 공연을 해왔으니 어림잡아 나흘에 한 번꼴로 무대에 선 셈이다. 탄광촌이나 어촌 등 전국 구석구석 안 가본 데가 없다. ●대학강사급 이상 제자 50여명 길러내 대학강사급 이상의 애제자만 50여명에 이른다. 특히 하석배 계명대교수에 대해서는 “아주 훌륭한 성악가”라고 칭찬이 자자하다. 엄 교수는 이제 교육자의 길을 마감하고 홀가분하게 제2의 성악가의 길로 접어든다. 나름대로 감회가 깊을 듯싶어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돌아보니 어느새 30여년 세월이 흘러갔더군요. 언제 나이 먹었는지 제 자신이 깜짝 놀랐습니다. 정신연령은 아직 30대, 체력은 40대인데 말이죠, 허허. 그러나 앞으로도 노래를 계속 더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지요. 그래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예정입니다. 정년퇴임은 또다른 새로움이요, 배움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원 환우를 위한 음악회로 사회봉사 최근 경희의료원에서 ‘환우를 위한 신년 음악회’를 열었다. 피아노 서혜경, 첼로 이종영 교수 등과 함께 수준 높은 연주와 노래로 환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던 것. 이에 대해 “(엄 교수 자신이)지난해 경희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아 완쾌된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달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사회봉사 참여방법을 모색하고자 동료 교수들과 마련한 행사였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오는 21일에도 이와 비슷한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정년퇴임과 관련, 기념 음악회 같은 행사가 없느냐고 하자 “안 그래도 후배 제자들 100여명이 나서겠다고 했지만 노래하는 데 무슨 정년이 있느냐.”며 극구 말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최소 70세까지, 아니 그 이후라도 체력과 정열이 있는 한 계속 무대에 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유학파들이 많은 음악계에 비유학파인 엄 교수가 많은 제자들을 길러낼 수 있었던 것도 남다른 열정에서 비롯된다. 퇴임후 예술고교를 설립하려는 뜻도 이와 다름 아니다. “요즘에는 50대 나이보다 오히려 몸의 컨디션이 더 좋습니다. 일년 중 노래가 잘 될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방학 때인 1∼2월,8월,12월 등입니다. 이젠 긴 방학을 맞았으니 노래에만 전념할 수 있지요. 게다가 지난해 뇌에 이상이 생겨 지옥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으니 의욕도 더욱 생기는 것 같습니다.” 30여년 섰던 강단을 떠나면서 지난 세월 뒤돌아보며 잠시 쉴 법도 한데 이달부터 독창회로 전국투어에 나서는 것도 이같은 열정에서 출발한다. 인기 비결에 대한 질문에도 “무대에 쉬지 않고 섰다. 무대만큼 좋은 선생이 없다. 그게 바로 큰 재산이다.”면서 “많은 관객들과 호흡하고 어느 한 무대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는 원래 배구선수로 활동을 했을 정도로 체력 또한 남다르다.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그는 양산중학교 음악선생이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음악과 친숙하게 지냈다.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을 암기할 정도로 음악적 재질도 있었다. 하지만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선생의 권유로 배구선수에 뽑혔다. 이어 체육특기생으로 동래고에 입학하면서 장차 배구선수로 가는 듯했다. ●음악교사 아버지 영향으로 성악과 인연 배구에서 성악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대학입시를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배구시합이 9인조 경기였는데 갑자기 새로운 경기방식인 6인조 국제식 배구로 바뀌었던 것. 신장 174㎝로는 장신이 유리한 6인조 배구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때마침 아버지가 “음악에 소질이 있으니 음대에 진학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다. 원래부터 체육대에 진학하려고 경희대를 생각했던 터여서 아버지의 권유대로 곧바로 생각을 바꿔 경희대 음대에 응시, 합격했다. 하지만 방황이 계속됐다. 동급생들 대부분이 1∼2년 레슨을 받은 데다 이탈리아 칸초네 몇곡 정도는 기본으로 부를 줄 알았다. 이런 생각이 들자 대학 1년 내내 체육대학 근처에서 맴돌았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나라 초창기 테너가수였던 이상춘 교수로부터 “너는 운동을 해서 몸도 좋고 소리에 힘이 있으니 이를 악물고 해봐라, 틀림없이 대성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음악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예그린악단에서 활동을 했다. 여기에서 지금의 부인(서울대 성악과 출신, 소프라노)을 만났다. 이어 대학원을 졸업하던 해인 1968년 서울 명동 국립예술극장에서 제1회 독창회를 열었다. 이 무렵 아이가 태어나자 우선 생활이 급해졌다. 신세계 백화점에서 악기상도 하고 부인과 함께 양장점도 해보고 커피숍도 운영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5년이었다. 1972년 어느날,MBC FM에서 장일남 선생이 제작한 우리 가곡을 우연히 듣게 됐다. 한동안 떠나 있던 성악에의 열정이 되살아났다. 엄정행은 장 선생을 찾아가 다짜고짜 녹음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의가 가상해 보였던지 다행히 허락을 해주어 12곡을 녹음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된 레코드는 때마침 붐을 이루던 FM방송과 텔레비전 전파를 자주 타게 되었다. 그때는 방송국에 음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터라 매일 방송국의 턴테이블에서 신나게 돌아갔다. 전국적으로 엄정행이라는 이름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첫 창작집을 품에 안고 돌아와 아버지가 마련해 준 전축에다 걸어놓고 밤새도록 들으며 울기도 했다. 이렇게 음악인생을 시작한 그는 오늘날의 엄정행을 있게 만든 ‘목련화’를 만났다. “암담했던 시절에 가곡 레코드 취입도, 목련화의 탄생도 결코 쉽지 않았지요. 돌아보니 제게 주어졌던, 동료 선후배들과 같이 했던 간단치 않은 삶의 노정이 새삼 되새겨집니다. 추운 겨울을 헤치고 온 봄의 길잡이 목련화처럼 순결하고 더욱 향기로운 무대를 만들어 가야지요.”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3년 경남 양산출생 ▲동래고·경희대 음대 졸업 ▲68년 경희대 대학원 성악 음악학 석사. 제1회 독창회(명동예술극장) ▲74년 청주대·경희대 강사. 가곡 ‘목련화’ 앨범 제작 ▲76∼2008년 2월 경희대 교수 ■ 주요 음반 데뷔30돌 기념앨범-내 마음의 강물, 한국가곡(10집), 이탈리아가곡(3집), 성가집(6집), 기타반주 애창곡(1집), 애창곡(2집), 한국가곡-나의 인생 나의 노래 ■ 주요 저서 목련꽃 진 자리 휘파람새는 잠도 안 자고(95년), 예술가의 삶-목련화에 새긴 영혼(98년)
  • 메조 소프라노 이지민 10년만에 고국 무대에

    메조 소프라노 이지민 10년만에 고국 무대에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에서 흑인영가 ‘깊은강(Deep River)’까지…. 메조 소프라노 이지민이 오랜만에 한국 무대에 선다.1998년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에 ‘카르멘’으로 출연한 뒤 꼭 10년만이다. 그녀는 그동안 ‘심플리 솔풀(Simply Soulful)’이라는 가스펠 모음집으로 흑인영가의 본고장 미국에서부터 바람을 일으켰다. 음반에 참여한 ‘주빌리 싱어즈’ 및 브로드웨이 뮤지션들과 뜻을 모아 만든 ‘이지민과 친구들(Geeminn Lee&Friends)과는 가스펠 쇼를 만들어 미국을 순회하고 있다. 9·11 참사 2주기에는 공식 추모집회에서 독창자로 공연했다. 그런가 하면 여전히 헨델의 ‘메시아’나 로시니와 페르골레지의 ‘마태수난곡,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아’, 브람스의 ‘알토 랩소디’처럼 종교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정통 콘서트에도 솔로이스트로 자주 초청받는다. 러시아 마린스키 오페라와 미국 뉴욕 그랜드 오페라, 워싱턴 오페라 카메라타, 뉴저지 스테이트 오페라의 ‘카르멘’과 ‘나비부인’,‘세빌리아의 이발사’,‘아이다’,‘피가로의 결혼’,‘리골레토’,‘노르마’에도 출연했다. 경원대 성악과 2학년 시절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났고, 이후 미국에서 활동하며 경력을 쌓은 그의 인생역정이 그의 레퍼토리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 독창회에서도 차이콥스키와 레온카발로, 로시니, 비제, 생상의 오페라 아리아와 ‘깊은 강’ 같은 흑인영가, 그리고 ‘인 더 가든’ 같은 심플리 솔풀에 수록된 가스펠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선보인다. ‘이지민 초청 독창회’는 26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라믹아트홀에서 열린다. 피아노는 한지은. 전석 2만원.(02)3411-4668.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오페라 쉬고 콘서트 열며 내 삶 가꿀래요”

    소프라노 조수미가 오페라 무대에 서는 모습을 당분간 볼 수 없을 것 같다.20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조수미와 위너스’ 콘서트 기자회견을 연 조수미는 “내년부터는 오페라 무대보다 일반 관객들과 교감할 수 있는 콘서트나 독창회 무대에 자주 서고 싶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에 치여 개인적인 삶을 돌보지 못했다는 그는 “오페라 무대에 서면서 가장 힘든 게 집을 오래 떠나 있는 것이었다.”며 “이제 나만의 공간과 시간을 갖고 삶을 아름답게 가꾸며 음악인생을 더욱 깊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 콩쿠르에서 입상한 후배 성악가들과 함께 꾸미는 ‘조수미와 위너스’ 콘서트는 광주에서 첫 무대를 연데 이어 22일(군포),23일(부천),24일(대구),27일(성남),29일(수원),30일(부산),31일(고양) 지방 투어를 끝내고 내년 1월 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다. 그는 내년 5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세계의 가곡을 들려주는 독창회도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수미는 이날 ‘조수미와 위너스’에 출연하는 소프라노 손지혜, 테너 이정원, 바리톤 강형규 등과 15분간 쇼케이스를 펼쳤다. 그는 고달팠던 유학 생활과 국제 무대 데뷔 과정이 떠올랐다며 “나도 힘들 때 선배가 있었다면 하는 생각과 후배 한분 한분이 다 멋진 연주를 펼쳐 대견스럽기도 해서 눈물이 났다.”고 첫 공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유니버설뮤직과 5년간 전속 계약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조수미는 “제 첫 음반이자 지휘자 카라얀의 마지막 앨범인 ‘가면무도회’를 낸 곳도 바로 유니버설뮤직이었다.”며 “앞으로 더욱 왕성한 음반작업을 통해 여러분이 영원히 기억하는 아티스트로 남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내년 ‘세계 민요집’ 등을 비롯해 1년에 하나씩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성가와 캐럴이 수놓는 겨울밤

    성가와 캐럴이 수놓는 겨울밤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듣기 편한 성가와 캐럴을 레퍼토리로 내세운 아늑한 무대가 열린다. 미국과 유럽의 오페라 무대를 누비던 소프라노 홍혜경은 귀에 익은 레퍼토리로 독창회를 열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을 찾은 프라하소년소녀합창단은 낯설지만 쉬운 세계 각국의 캐럴들을 빼어난 앙상블로 소개하는 자리를 갖는다. ●원숙한 기교의 캐럴 한국이 낳은 세계적 소프라노 홍혜경의 독창회는 지난 2003년 이후 4년 만이다. 서울 외에 지방 2개 도시도 순회, 지역 클래식 애호가까지 배려했다. 무대는 19일 오후 7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23일 제주도 문예회관,27일 울산 현대예술관에서 잇따라 열린다. 홍혜경은 1982년 한국인 최초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했다.2년 뒤 오페라 ‘티토 황제의 자비’의 세빌리아 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래 20년이 넘도록 175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하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의 주역으로 입지를 견고히 해왔다. 그녀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어떤 배역이 주어지든 완벽한 캐스팅이라는 찬사를 받아오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열리는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는 아름답지만 다가서기 힘든 오페라의 아리아가 아니다.‘아베 마리아’‘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고요한 밤’‘기쁘다 구주 오셨네’ 등 클래식팬이 아니더라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성가·캐럴 등 17곡으로 채워졌다. 연주는 장윤성의 지휘로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맡았다.3만∼15만원.(02)2650-7481. ●깨끗하고 맑은 캐럴 60년 전통의 프라하소년소녀합창단의 공연 또한 세 차례다.1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21일 서울 열린극장 창동에 이어 22일 서울 예술의전당이 그 무대다. ‘프라하의 아이들(밤비니 디 프라하)’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이 합창단은 1945년 창단된 체코슬로바키아 라디오 어린이 합창단이 전신이며 1975년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활동해 왔다.‘프라하의 아이들 소년소녀합창학교’의 우수 졸업자 중 평균 연령 14∼15세의 학생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공연에서 유럽 각국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슈베르트의 ‘천사들의 합창’,‘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거룩한 밤’ 등 크리스마스에 듣고 싶은 다양한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2만∼8만원.(02)548-448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보험에서 성공한 첫 성악가 되는게 꿈”

    “보험에서 성공한 첫 성악가 되는게 꿈”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영산아트홀에서 클래식 음악회가 열렸다. 대한생명 정성락(38) 설계사가 1년 동안 함께한 고객 400명을 초청한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은 정씨가 유럽에서 활동하던 성악가라는 것을 안 한 고객이 비용의 절반을 지원해서 만들어진 ‘첫 한국무대’였다. 절반은 대한생명이 지원했다. 장로회 신학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정씨는 1995년 결혼과 함께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로 유학을 떠났다. 외환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틈틈이 여행가이드와 통역 등으로 돈을 벌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어려움을 견뎌내고 뉴욕 브루클린 콘서바토리(음악학교)와 필라델피아 장로교회 음악감독, 오스트리아 그라츠 주립오페라단 상임단원 등으로 활동했다. 그가 귀국을 결심한 이유는 부모의 건강악화였다. 국내에서 서울 마포의 한 교회 성가대 지휘자와 교회음악원 교수로 음악활동을 하던 그는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쳐 지난해 9월 대한생명 남성전문설계사에 지원했다. 그의 고객은 독일 유학시절 여행가이드로 만났던 출장객, 여행객들이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계속 연락을 유지해 왔던 것이다. 그는 “세계적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도 한때 생계를 위해 보험설계사를 했다.”면서 “보험업에서 성공한 최초의 성악가 출신 설계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우리시대 최고의 테너 파바로티 타계

    ‘천상의 목소리’로 불려온 세계적인 테너 가수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7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파바로티는 6일 오전 5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모데나에 있는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그의 매니저 테니 롭슨이 밝혔다 지난해 7월 췌장암 수술을 받은 파바로티는 지난달부터 고열증세로 병원에 입원하는 등 병세가 악화됐다. 롭슨은 “파바로티가 췌장암과 길고 힘든 사투를 벌였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면서 “평소 그가 자신의 삶과 작품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낙천적이었다.”고 전했다. 1935년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제빵업자의 외아들로 태어난 파바로티는 61년 레지오 에밀리아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로돌포 역으로 오페라 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파바로티는 72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공연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자리를 굳혔다. 파바로티는 어린 시절 음악보다는 축구에 더 관심이 많은 소년이었다. 파바로티가 음악가의 길을 걷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람은 오페라 애호가인 아버지. 아버지가 소장한 베냐미노 질리, 티토 스키파, 주세페 디 스테파노 등 유명 테너들의 음반을 즐겨 들으며 파바로티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워갔다. 파바로티를 세계적인 성악가로 자리잡게 한 것은 72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펼친 도니체티의 ‘연대의 딸’ 공연이다. 그는 이 공연에서 수차례 하이C(3옥타브 도)를 불러 ‘하이C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88년 독일 오페라하우스에서 가진 ‘사랑의 묘약’ 공연에서는 박수가 무려 1시간7분이나 쏟아졌고 165번의 앙코르를 받아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파바로티는 다양한 레퍼토리에다 완벽한 벨칸토 창법, 극적인 역할까지 두루 소화하면서 대중으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성악가가 됐다. 타고난 미성에 쭉쭉 뻗는 힘찬 고음을 구사한 파바로티에 대해 시사주간지 타임은 “태어날 때 하느님이 목에 키스를 했다.”며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파바로티는 90년 로마월드컵축구 전야제 때 ‘3테너 콘서트’를 연 것을 비롯,90년대 이후에는 대규모 관중을 동원하는 야외공연을 자주 열었다. 또한 정통 성악가이면서도 종종 대중가수들과 함께 공연했다. 지난 91년 런던 하이드파크 공연 때는 무려 15만명의 관객이 모여 화제를 낳았다. 그의 마지막 공연이 된 지난해 2월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는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중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러 3만 5000명의 관중을 사로잡았다. 한국에는 지난 77년 이화여대 독창회를 비롯해 93,2000,2001년 네 차례 내한공연을 가졌다. 파바로티의 말년은 음악 외적인 요소로 얼룩졌다. 지난 2003년에는 35세 연하의 개인비서 니콜레타 만토바니와 결혼식을 올려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파바로티는 전성기가 지난 뒤 오페라 무대를 떠나 간간이 자선공연이나 콘서트에 출연하면서 ‘고급이미지로 돈을 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20세기 최고의 성악가로 사랑받아 온 파바로티의 타계로 인류는 너무나 아름다운 목소리 하나를 잃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 in] 연말 대중가요 공연 ‘풍요속 빈곤’

    12월이 되면 으레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엔 시야를 가득 채우는 공연 현수막과 포스터가 차고 넘친다. 그 많은 공연이 한날 한시에 막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얼핏 보면 가수들의 공연이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 보면 ‘풍요속의 빈곤’이 여실히 드러난다.12월이 한해 중 가장 큰 공연호황기라는 이유 때문에 준비없이 대박을 노리는 일부 공연기획사들의 관행은 한탕주의와 제살 깎아먹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음반 판매가 부진하고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음원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 손쉽게 음악을 골라 듣는 편리성과 경제성까지도 시스템화됐다. 이런 가운데 공연 관람료는 호황을 누리던 지난 2000년에 비해 무려 40% 가까이 인상됐으니, 웬만큼 검증된 공연이 아니고서야 공연장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빠듯한 지갑에서 10여만원을 꺼내 공연장을 찾는 일. 가수에 대한 애정과 공연문화를 향한 열정도 뜨거워야겠지만 그렇더라도 경제적 여건이 발목을 잡을 것임은 묻지 않아도 알 일이다. 우리 대중음악 공연계의 메커니즘도 해마다 발전해 볼거리로 넘쳐난다. 그에 발맞춰 가수들의 개런티도 고공 행진을 거듭하며 공연기획사의 숨통을 죄고 있다. 우리 공연계의 하드웨어-음향, 조명, 특수효과 등의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그동안 투자에 박차를 가해 관객의 눈높이를 높여 놓았다. 응당 수천명의 유료 관객이 들지 않으면 공연은 투자비도 건지지 못하는 악순환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 정작 하드웨어는 혁혁한 발전을 거듭했으나 가수들이 쏟아내는 소리는 기술의 진보 속도를 누르는 감동과 성찰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것이 오늘 우리 대중가요 공연이 ‘풍요 속 빈곤’이라는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시월에 눈내리는 마을’ ‘이문세-독창회’(좋은콘서트 제작) ‘박강성 세가지 소원’(라이브플러스 제작) 같은 공연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흥행까지 성공한 좋은 사례다. 양희은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30·40대 팬들의 예매율이 가장 높았다는 사실도 ‘현란한 무대’가 중심이 아니라 가수가 내뿜는 ‘소리의 깊이’가 관객을 부르는 큰 요소임을 증명해 보인다. 지난 92년이었던가.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는 200여명의 관객이 촘촘히 어깨를 기대고 보잘 것 없는 무대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광석의 기타 소리에 얹어진 그의 울림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이유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으랴.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www.writerkang.com
  • 조선·에도시대 민예품 국내 첫선

    1916년 해인사 3층 석탑 앞에서 중절모를 손에 들고 선 한 남자의 사진이 있다. 후일 외국인으로서 한국미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미학자이며 실천가인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의 청년 시절 모습이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우리 도자기의 아름다움이나 석굴암 조각의 가치 등 조선미의 실용적 아름다움을 이론적으로 전개함으로써 일제 강점기 우리 문화의 가치와 조선인의 긍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애썼던 인물이다. ‘민예(民藝)’라는 용어를 만들고 민예운동을 이끌었으며, 조선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민중의 삶이 담긴 공예품들을 수집하고 활발한 저작활동을 펼치며 민족의 다양성을 존중하려 했다. 조선미에 대한 깊은 심미안과 애정을 가졌던 야나기의 수집품을 선보이는 ‘문화적 기억-야나기 무네요시가 발견한 조선 그리고 일본’전이 10일부터 내년 1월28일까지 서울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그의 유명한 컬렉션을 국내에선 처음으로 공개하는 전시다. 한국의 민예품으로는 조선 도자기뿐 아니라 목기, 석기, 짚공예 등 한국미를 대표하는 야나기의 컬렉션 87점이 소개된다. 일본미를 대표하는 컬렉션은 에도시대의 도자기 등 민예품 77점과 현대 일본 공예가들의 작품 36점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야나기 무네요시 모습을 담은 사진, 조선민족미술관을 설립하기 위한 기금마련 독창회를 개최했던 아내 가네코의 공연 영상물 등 관련자료 60여점도 전시된다. 미술관측은 “야나기의 문화적 삶, 열정, 사상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야나기의 시선으로 조선을 돌아봄으로써 우리가 알지 못했던 참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02)2020-2055.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책꽂이]

    ●백화점의 탄생(가시마 시게루 지음, 장석봉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1852년 근대 자본주의의 문화수도 파리에서 문을 연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의 창업자 부시코 부부 이야기. 이를 통해 백화점이 어떻게 ‘욕망의 쇼윈도’‘자본주의의 꽃’이 됐는지를 보여준다. 부시코 부부는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백화점의 상술과 문화전략을 만들어낸,‘소비자본주의’를 발명한 천재상인이었다.1만 1000원.●남인희의 길 이야기(남인희 지음, 삶과꿈 펴냄) 예로부터 도로는 국가발전의 중요한 인프라로 인식돼 왔다. 도로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대표적인 민족은 로마인이다. 중국의 진시황이 5000㎞의 만리장성을 쌓기 시작한 기원전 3세기에 로마는 도로건설의 시발점이라 할 아피아 가도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우리가 길다운 길을 갖게 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다. 길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담긴 에세이.1만 5000원.●역사를 뒤흔든 위인과 악인 100, 그들의 어머니(다이어그램 그룹 지음, 황종호 옮김, 하서 펴냄)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자신의 어머니를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어머니’라고 표현했다. 갱단 두목 알 카포네의 어머니는 아들을 항상 ‘착한 아이’로 생각했다. 스탈린의 어머니는 아들이 성직자가 되기를 원했던 신앙심 깊은 여성이었고, 조지 워싱턴의 어머니는 미국 독립전쟁 중에 아들이 집으로 돌아와 농장 일이나 돌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명인의 어머니와 그 배경을 가벼운 에피소드를 통해 만나본다.9500원.●평양기생 왕수복 10대 가수 여왕되다(신현규 지음, 경덕출판사 펴냄) 기생 출신으로 최초의 유행가수가 된 왕수복 평전. 평양 기성권번 기생학교를 나온 그는 정오에 평양에서 공연하고 비행기를 타고 경성에 내려가 저녁엔 다시 청중 앞에 설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광복 전후 고향 평양에 머물면서 납북 또는 월북 인사로 취급된 그는 1930년대 대중가요사에서 정당한 위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공훈배우의 칭호를 얻은 그는 북한에선 매우 드물게 개인적인 창작으로 독창회를 여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1만원. ●힘 빼는 기술(우에하라 하루오 지음, 이소영 옮김, 영림카디널 펴냄) 스모에 ‘히키와자’라는 기술이 있다. 먼저 있는 힘을 다해 상대를 밀어붙이면 상대 선수도 이에 질세라 온힘을 다해 밀어내려 하고, 그런 상대의 항력이 극에 달했을 때 순식간에 밀어붙이던 힘을 빼거나 상대선수의 몸을 잡아당기는 기술을 말한다. 히키자와가 성공하려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힘과 물러나는 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래 에너지인 해양온도차발전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는 ‘물러서는 미덕’이 사라진 사회를 안타까워한다.1만원.
  • [문화소비 양극화] 국민 69% “양극화 공감”

    [문화소비 양극화] 국민 69% “양극화 공감”

    외환 딜러인 김경식(38·가명)씨의 달력에는 봤거나 보려는 공연 일정이 빼곡히 차 있다.4월 둘째주에만 메조소프라노 안네 소피 폰 오터 독창회,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독주회,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3편을 봤다. 그가 지난해 본 공연은 80여편, 티켓을 사는데에만 600만원을 넘게 썼다. 공연 DVD와 음반, 서적 구입비까지 합치면 한해 문화생활비는 무려 1000만원에 육박한다. 김씨는 “문화는 내게 휴식이자 활력소이기 때문에 돈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고 했다. 이수정(31·가명·서울 강남구)씨는 올초 내한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여섯 번이나 봤다. 그것도 전부 20만원이나 하는 R석에서였다. 소문난 뮤지컬 마니아인 그는 ‘필’이 꽂히면 앞뒤 가리지 않고 공연장을 찾는다. 이씨의 문화비는 한달 20만원꼴. 수도권 시립합창단원으로 일하며 버는 수입에 비하면 적지 않은 돈이지만 이씨는 “공연에서 얻는 만족감이 훨씬 크다.”고 한다. 사회복지사가 장래희망인 여고 2학년 선영이(17·서울 영등포구)는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닌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조금씩 돈을 모아 2∼3개월에 한 번 정도 영화를 보러 간다. 그것도 조조할인으로만. 선영이네는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이다. 건설 현장에서 뛰는 아버지는 요즘 경기가 나빠서인지 쉬는 날이 잦다.TV나 인터넷을 빼면 영화 보러 가는 게 선영이가 누리는 유일한 문화 생활이다.“가정 형편도 어려운데 극장 가는 것을 사치스럽다고 하는 어른들도 있어요. 하지만 친구들과 같이 가는 게 재밌고, 무엇보다 영화를 보면 학교에 가서 할 이야기가 생기거든요.” 2006년, 문화를 향유하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얼굴들이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헌장제정위원회(위원장 도정일)가 오는 5월 공표 예정인 ‘문화헌장’초안은 ‘모든 시민은 계층, 지역, 성별, 학벌, 신체조건, 소속집단, 종교, 인종 기타에 의한 어떤 차별도 받음이 없이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평등한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문화를 맘껏 즐기는 ‘마니아층’과 생계에 찌들어 문화생활을 엄두도 못내는 ‘소외계층’이 공존한다. 수십만원대를 넘는 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등 공연의 고가화는 이같은 문화 양극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학력과 소득에 따른 문화소비의 양극화는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전국 가구 가계 수지동향’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국 가구 중 소득이 상위 10%에 해당하는 계층의 교양·오락서비스 지출금액은 월 평균 25만 7500원으로 하위 10%의 3만 1400원보다 8배가 많았다. 또 학력별로도 대학원졸 가구가 14만 2000원으로 무학 가구의 2만 1700원보다 6.5배 많았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17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문화 향수 및 인식’에 대해 전화 설문한 결과 69%가 ‘문화소비의 양극화 주장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정치·사회에서 문화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문화향수 욕구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부나 문화 생산자, 기업 등이 문화는 누구나 누려야 한다는 공공성을 인식해 문화 양극화를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녀 홍지민기자 coral@seoul.co.kr
  • 친구끼리 적금들어서라도 사야 직성풀려

    친구끼리 적금들어서라도 사야 직성풀려

    서울 마포에서 사업을 하는 최병억(44)씨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공연장에 간다. 뮤지컬을 즐겨보는 그가 관람에 쓰는 비용은 30만∼40만원. 종종 거래처 사람들이나 회사 직원들과도 동행한다.“5∼6년 전부터 공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는 최씨는 지난해 인터넷 예매사이트 티켓링크가 실시한 ‘문화마니아 선발대회’에서 우수고객으로 뽑히기도 했다. 김치호(52·예금보험공사 금융분석부장)씨는 20여년 전 그림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틈날 때마다 전시장을 찾는 미술 애호가다. 하지만 수억원대를 호가하는 유명 화가의 작품에만 치중하는 국내 미술계 풍토가 늘 못마땅했다. 그러다 최근 지인 50여명과 함께 ‘유망미술작가 해외진출 후원모임’을 만들었다. 회원들은 다달이 10만원에서 50만원까지 형편대로 후원금을 내고, 연말에 후원금에 상당하는 그림을 가져간다. 김씨는 “젊은 작가들에게 해외 진출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은 물론 매달 일정액으로 그림을 가지는 일석이조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를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으로 즐기는 ‘문화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밥은 굶어도 보고 싶은 공연이나 전시, 영화는 꼭 봐야 직성이 풀리는 이들이다. 수십만원을 웃도는 티켓의 고가화 추세도 이들의 욕구를 가로막지 못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고소득자들인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다른 분야의 지출을 줄여서라도 좋은 공연을, 좋은 자리에서 즐기고 싶은 문화적 욕구가 남들보다 강할 뿐이다. 클래식 공연기획사 CMI의 여지희 차장은 “예전엔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제일 비싼 좌석을 구매한 뒤 정작 공연은 보러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요즘은 몇달 전부터 친구들끼리 적금을 들어 R석 티켓을 사는 마니아 관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연 내용만 좋으면 표값이 아무리 비싸도 공연장은 관객들로 북적댄다. 지난달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 내한 독창회의 경우 VIP석이 33만원, 가장 싼 C석이 7만 7000원으로 다른 내한 독창회보다 갑절이나 비쌌지만 관객의 호응은 뜨거웠다. 장르를 불문하고 천정부지로 치솟던 티켓 가격은 지난해부터 기세가 한풀 꺾였다. 명품 마케팅, 고가 마케팅 트렌드가 후퇴하면서 공연기획사들도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반 관객들에게 10만원 이상의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반면 소비보다는 투자 개념이 강한 미술 경매시장의 경우는 사정이 좀 다르다. 경매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지난 2월23일 서울옥션 100회 경매에서는 조선시대 철화백자 1점이 국내 최고가인 16억 2000만원에 낙찰됐다. 김치호씨는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선 다양한 가격대의 그림이 거래되는 경매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대지의 노래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아트사이드. 현대 분청도자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온 작가 변승훈의 개인전. 사각형의 편편한 접시에 한지를 덧대어 구워낸 ‘만다라’연작과, 분청을 구워 거대한 나무형상으로 조립한 ‘나무’ 연작,10여년 작업여정을 보여주는 드로잉 작품 등을 선보인다.(02)725-1020. ■ 꿈꾸는 도시 우리들의 실낙원 4월17일까지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한길북하우스. 도시 속에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불안정한 삶과 심리를 다양한 시점으로 포착해낸 이흥덕의 열세번째 개인전. 이번 전시에선 ‘도시’를 모티프로 한 전작 ‘서울 Cafe’,‘지하철 연작’을 비롯하여, 작가의 삶의 터전인 분당에서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 신작들도 여러점 소개된다.(031)949-9305. ■ 이진경 초대전 23일부터 4월1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 무의식에 담겨 있는 삶의 편린들을 달을 매개체로 하여 화면에 담아내온 재불 추상화가 이진경이 ‘영혼의 노래’ 시리즈 등 최근작 30여점을 선보인다.(02)544-8481. ●뮤지컬■ 지하철1호선 7월30일까지 학전그린소극장.12년 장기 운행해온 극단 학전의 대표작. 독일 그립스극단의 원작을 김민기 연출가가 1990년대 한국 사회현실에 맞게 번안했다.3000회를 맞아 28∼30일 3일간 역대배우들이 출연하는 특별공연이 열린다. 화∼금 7시30분, 토 4시·7시30분, 일 4시.1만 7000∼2만 8000원.(02)763-8233. ■ 벽을 뚫는 남자 4월2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8시, 일 3시·7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자유자재로 벽을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소심한 남자의 인생 역전기. 임도완 연출, 박상원 엄기준 등 출연.4만∼7만원.1588-7890. ■ 미스터 마우스 4월2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뇌수술로 천재가 된 바보 인후의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는다. 이현규 연출, 서범석 김태한 출연.3만원.(02)747-2070. ●어린이■ 하마가 난다 23일∼4월26일 화목금 2시·4시30분, 수 11시·3시, 토일 1시·3시30분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라이트형제와 조선시대 정평구의 이야기.2만원.(02)382-5477. ■ 꾸러기 제동이와 엔젤머신 24일∼5월14일 화∼금 3시, 토 12시·2시, 일 1시. 심술궂은 제동이의 착한어린이 변신기. 청담동 시어터드림.2만∼2만 5000원.(02)3443-3073. ●클래식■ 체칠리아 바르톨리 독창회 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인 메조 소프라노의 첫 내한 무대. 지휘자 정명훈 피아노 반주. ■ 캐나디언 브라스 내한공연 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금속이라는 차가운 이미지를 넘어 따스함과 유머를 전해주는 금관주자 5명의 환상적인 연주. ■ 오혜숙 첼로 독주회 23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쇼스타코비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등 연주. ●연극■ 주공행장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조선시대 금주령을 내린 왕에게 한잔 술을 권하는 소년 주공의 이야기. 극단 미추 20주년 기념작이다. 배삼식 작·손진책 연출, 윤문식 김종엽 출연. 화∼금 7시30분, 토 4시·7시30분, 일 3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1만 5000∼3만원.(02)747-5161. ■ 상당한 가족 4월16일까지 화∼목 7시30분, 금·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 배우 인생 45주년을 맞은 전무송이 딸(현아), 아들(진우)과 함께 서는 무대. 사위 김진만이 연출을 맡았다.1만 5000∼3만원.(02)741-6779. ■ 선착장에서 4월2일까지 화∼금 7시30분, 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6시 소극장 축제. 섬이라는 단절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광기를 그린 작품으로 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박근형 작·연출, 엄효섭 이규회 등 출연.1만 2000∼2만원.(02)741-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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