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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홍보(세계화 이렇게 하자:14)

    ◎해외 문화원 대폭 늘려 전초기지로/전문인력 보강… 체계적인 국제교류등 시급/체류 외국인이 한국어 배울 학원 많이 설립 아침 출근시간의 지하철 3호선.옆자리에 앉은 노란 머리의 외국인이 무언가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다.살짝 훔쳐 보니 서툰 글씨로 쓴 한글 옆에 영어로 토를 단 공책을 읽고 있는 참이었다. 지하철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런 외국인들의 모습을 최근엔 종종 볼 수 있다.한국문화의 세계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세계화 추세를 뒷받침해야 할 문화정책은 그러나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한국 체류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그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방안이 적극적으로 수립되지 않고 있으며 몇몇 대학의 어학원들이 그 역할을 맡고 있을 뿐이다.오는 97년부터 국민학교 3학년에게 영어교육을 실시하도록 한 교육개혁안이 나올만큼 영어 배우기 붐이 일고 있는 것에 비하면 한국어를 세계화하는 정책은 너무 빈약한 셈이다.어문학자들은 『어학원이 없는 대학이라도 강의실 한두군데만 있으면 한국어 강좌를 시작할 수 있다』면서 이같은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사물놀이포함 극소수 현재 우리문화 내지 문화상품의 세계화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지난 10여년간 5백여회의 해외공연을 가진 「사물놀이」등 몇몇 분야만이 확고한 명성을 얻고 있을 뿐 영화,문학,연극,무용 등 많은 장르에서 아직도 진정한 세계성을 갖춘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문화가 나름의 보편적인 예술가치를 획득하고 미학적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문화예술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전략적 문화홍보 노력이 필요하다. 그 일환으로 우선 우리 문화 세계화의 전초기지라 할 해외 한국문화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현재 한국문화원이 설립돼 있는 곳은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프랑스 파리,일본 도쿄 등 3개국 4개 도시에 불과하다.이같은 숫적 열세는 84개국에 1백45개의 문화원을 두고 있는 영국이나 68개국에 1백52개의 문화원을 갖고 있는 독일의 경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가까운 일본의 경우만해도 우리의문화원에 해당하는 광보관이 31개국에 있다. 문학평론가 도정일(경희대 영문과)교수는 『그나마 설치돼 있는 해외 한국문화원도 전문인력 부재와 보잘 것 없는 예산 등으로 해외문화교류의 다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문화원 증설과 함께 기존 대사관의 문화담당관(CulturalAttache)등도 크게 보강,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문화외교에 나서야할 때』라고 진단한다. ○영상산업등 집중지원 한국문화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기 전에 우선 우리 문화를 정보화사회의 변화된 미학과 기술적 발전에 걸맞는 방식으로 표현해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관광상품을 만드는 식의 방안은 싸구려 문화상품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후기산업사회의 관건은 바로 소프트웨어산업이다.문화 자체가 생산의 소재가 되는 것이다.이 가운데서도 특히 영상산업은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큰만큼 산업적 측면에서의 세계화전략에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영화진흥공사 이무상 차장은 『영상산업 중에서도 비교우위가 예상되고 지원효과도 조기에 극대화될 수 있는 만화영화나 게임소프트웨어 분야를 「전략적 선도부문」으로 선정,집중 육성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였다.상품으로서의 한국영화 세계화와 관련해서는 「서편제」의 예에서 볼수 있듯이 차별화된 틈새시장(니치마켓)전략이 역시 가능성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수출영화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합작영화 제작에 대한 허가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올해 국내 미술계에는 1백억원의 경비가 투입될 광주 비엔날레를 비롯,각종 대형 국제전 창설붐이 일고 있다.특히 최근 들어서는 대기업의 미술문화 투자사업이 부쩍 활기를 띠며 「젊은 작가지원」을 표방한 미술관들이 늘어나고 있어 우리 미술 세계화의 전망을 한층 밝게 하고 있다.젊은 작가 육성은 그동안 미술계의 가장 시급한 과제중의 하나인 만큼 미술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공공적 성격의 미술관들은 물론 인기작가들만 선호하는 상업화랑들도 적극적인 작가육성 방안을 마련,우리 미술의 토양을 가꿔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프로야구팀보다 더 많은 표를 판다고 한다.그만큼 연극저변이 두텁다.그러나 우리의 경우 세계화에 앞서 국내기반 조차 허약하기 이를데 없다.이같이 피폐한 무대예술 현실을 감안할때 「사랑의 티켓」등 관객지원제도를 보다 활성화,연극인구를 늘리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하다.문화창조자를 돕기보다 문화수요자를 돕는 것이 문화정책의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서울 ITI총회 활용 오는 97년 서울에서 열리는 ITI(국제극예술협회)총회에는 세계 90개국 3백50여명의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이를 한국연극 세계화의 한 계기로 활용할 만하다. 한국연극협회 정진수(정진수) 이사장은 『ITI총회에 맞춰 세계 공연예술페스티벌을 개최,한국이 일방적인 문화소비국이 아닌 공연예술의 주요거점임을 부각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속춤 위주의 해외공연 정책을 펴온 한국은 필리핀이 「대나무춤의 나라」로 기억되고 있듯이 「부채춤의 나라」 정도로 인식돼온 측면이 강하다.그런만큼 우리 무용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민속공연과 별개로 창작분야에 좀 더 힘을 쏟아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 남의 저작물 편집 책자/“저작권 인정해야”/서울지법

    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재판장 채영수 부장판사)는 7일 운전면허시험문제집을 펴내는 크라운출판사 대표 이모씨(45)가 크라운출판공사 대표 성모씨(52) 등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다른 사람의 저작물이나 공개된 자료를 다시 편집한 책도 저작권이 인정돼야 한다』고 밝히고 『피고들은 원고에게 1천5백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여러권의 교재내용을 모아 편집·집필한 책이라도 편집에 있어 독창성이 인정되면 저작권 보호대상이 된다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 조작가 문신(이 세기의 인물탐구:73)

    ◎“미래가 기억해야할 위대한 예술가”/우주를 향한 기운응축… 작품마다 생명력 넘실/푸른창공·지평을 배경할때 절묘한 조화 이뤄/유별난 애향심… 지난해 마산에다 「문신미술관」건립 개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키프로스의 왕이며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조각한 말없는 조상들의 세계에 파묻혀 속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다.이 시대가 낳은 「위대한 예술가」 문신은 그의 문신미술관과 함께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 머물러있다. 마산시 추산동 52번지,합포만이 눈앞에 내려다보이는 문신미술관에 들어서면 그가 왜 「프랑스의 영광」으로 불리게 됐는지를 한눈에 당장 알아볼수 있게 된다.10여년전 그곳에 들렀을 때만해도 주변은 황폐한 황무지에 지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은 산마다 온통 작가의 숨결과 손길이 깃들여 추산동 산기슭은 고매한 명작으로 빛나고 있다. ○추산동 기슭에 정착 실제로 그의 작품들은 아름다운 광택이 나는 흑단이나 브론즈나 스테인리스스틸을 막론하고 형체외의 형체와 색채외의 색채를 구사하면서 우주의 섭리에육박하려는 의지가 강하다.수직으로 치솟은 구조는 자연스러운 시메트리를 성립하고 유성과 같은 순환의 동작은 견고한 타원형을 유지하고 있다.원과 고와 직선과 각의 대칭적 조화는 불협화음까지를 화음으로 이끄는 공간적 음률의 시각화라 할 수 있다.그래선지 그의 작품들은 푸른 창공과 바다를 배경으로한 지평선이나 수평선에 서 있을 때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것 같다. 그의 제작노트에 보면 「인간은 엄연한 현실에 살면서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꿈을 그리고 있다」고 쓰고 있다.그리고 보이지 않는 미래의 꿈은 현실의 대지에 닻을 내려 확고부동한 영토를 조성한다.예를 들어 서울 올림픽공원에 세워진 「올림픽 88」은 맴돌듯 창공을 차고 오르는 미지에 대한 희망과 설렘과 꿈의 상징일 것이다. 프랑스의 국제예술평론가인 자크 도판은 「이 예술가가 언제나 나를 감동시키는 것은 그의 위대한 독창성」이라고 지적한바 있다.그의 예술의 독창성과 세련미와 영감에 가득찬 천재성으로 인해 「문신은 미래가 기억해야할 예술가」이며 알렉산더 칼더나헨리무어 자코메디의 작품이 저마다 특성이 다르듯 문신의 작품은 그것이 「문신적인 포름」임을 명확하게 과시하고 있다고 단정한다.일찍이 근원 김용준은 「혜성같이 빛나는 문신의 개인전」이란 글에서 이와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우주를 향해 성장하는 기운을 응축하면서 유기적인 생명을 지속시키는 예술작업에 놀랐다」는 내용이 그것이다.그는 또한 「예술가는 흉중에 고고특절한 품성」을 지녀야하며 세파와 척박한 시속기에 타협하지 않는 「문신은 진정한 의미의 예술가」라고 찬사해 마지않았다.그는 일상생활에서도 유행이나 허명에 들뜨지 않아 반듯하게 자신의 행동을 지켜왔고 예술원 같은데서 동료작가들이 그의 영입을 권유할 때도 일별하지 않는채 작가는 오로지 작품으로 말한다는 신념을 지켰다.오죽하면 소설가 이병주씨는 그의 인생과 예술을 말하는 자리에서 「이 격렬한 인간을 말하다보니 나의 말에 빈곤을 느낀다」고 고백했을 정도다.밤낮을 통해 이미 신비의 세계를 구축해놓은 절세의 예술가를 짧은 지면에 거론하는 것은 여간 민망한 노릇이 아니라는 얘기다. ○불서 석공·목수일도 그는 파란의 굴곡이 심한 운명속에서 유목처럼 흘러버리지 않고 자신의 풍모자체를 예술로 만들어버린 천성의 예술가다.예술가가 아니고선 상상할 수 없는 고집과 정열과 기품이 융합되어 어둠속에서도 광명의 존재를 의심치 않았고 곤경에 처한 경우에도 자신을 스스로 일으켜세워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는다.태어날때부터 순탄치 않았으나 예술을 하기 위해 이미 설정해논 배경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그는 당연하게 감수하여 슬기롭게 대처해 나갔다. 그는 일본 규슈의 탄광에서 일하던 문찬이(56년 작고)씨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때 어머니와 헤어져 외롭고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열여섯살 되던 해 혼자서 일본에 밀항,구두닦이 극장 포스터붙이기 산부인과조수 영화사잡일등 안해본 일이 없지만 결단코 궁박에 지치지도 않았다.오히려 자신이 나가야할 방향과 내부에 도사린 무수한 광맥을 예지하고 있었고 심재인 흑단을 발견하면서 줄기차게 창작을 잉태시켰다. ○24세 연하와결혼 그 시절 그가 그린 자화상은 목덜미 부분이 벌겋게 술에 취한 색깔이 나타날 정도였으나 주변에서는 이 초상화를 보고 「자신의 화업에만 열중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풍겨나는 자기선언이며 앞날이 보장된 재능의 표출」로 해석해 주었다. 그는 일본미술학교 양화과를 졸업하고 해방과 함께 귀국, 주로 서양화·채화로 작품활동을 하다가 좀더 본격적으로 공부한다는 각오로 61년 도불, 처음 3년간은 고성의 보수 수식작업을 맡아 석공 목수 미장이로 일했고 그의 이런 기간은 곧잘 석공 목수를 거쳐 조각가가 된 로댕에 비유되기도 한다. 70년 프랑스 포르­바카레스 야외미술관의 국제심포지엄에서 13m 높이의 거대한 목조각을 선보인 것을 계기로 그는 유럽 각지의 유수한 조각전에 초대되는등 굳건한 형태적인 조형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마산에 정착한 것은 프랑스에서 영구귀국한 80년부터다.유난히 애향심이 강했던 그는 「고향은 멀리 떠나서 살면 더욱 잊을 수 없는 곳」이며 그를 낳아준 고향에 보답한다는 뜻에서 미술관건립을 계획,이거대한 작품이 고향의 번영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57세 되던해 5월, 지금의 부인인 최성숙씨와 결혼,서울대미대출신의 그는 노래하는 이미지의 그림을 그리는 동양화가로 그들은 24세의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동반자로 낙을 나누면서 미술관 건립에 힘을 합쳐왔다. 지난해 문신미술관의 화려한 개막행사와 함께 서울에서 「문신예술 50년 회고전」을 열때까지 그는 하루 10시간의 작업을 할만큼 건강체로 보였으나 실은 몇년전부터 위암을 앓아왔고 최근 다리를 다쳐 치료받는 과정에서 병이 더욱 악화되어 식이요법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더구나 혼신을 다한 미술관부근에 경관을 가로 막는 아파트공사로 우울할대로 우울해 있다.그리고 고향을 위해 할 수 있었던 보람찬 결실을 서로가 아끼고 지켜주지는 못할망정 이를 무참하게 훼손시킨 것에 실망감과 상실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경남대가 그의 미술관건립과 관련,「향토문화예술계뿐만 아니라 마산시민들에게 예술적 토양을 제공하는데 공헌」했다는 이유로 명예문학박사학위를 주는 자리에 그는 휠체어를 타고나와 좌중을 숙연케 했다. 「흙으로 돌아가는 최후의 순간까지 예술혼을 불태우며 장엄하게 산화하고자 한다」면서 「나의 전생애가 집약된 미술관을 민족예술의 성지로 가꾸고 싶다」는 내용이 그것이다.물론 훌륭한 예술가가 품은 어떤 상념은 한낱 시류에 휩쓸려 소침해 질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우리가 널리 자랑해 마지않는 세계적인 예술가다.따라서 그의 거대한 작품은 이미 「결정된 신전」이며 우주를 향해 예술가가 도달해야할 궁극의 목적은 「청명」일 것이다.또 그의 작품은 진흙속에 있더라도 여전히 단엄하고 간경하며 염려하고 정결하다. 자크 도판의 말이 아니더라도 그의 미술관은 「매혹적인 거대한 보석」으로 수목같은 싱그러운 숨결과 시적인 서정의 향기마저 흩뿌린다.「미래가 기억해야할 위대한 작가」인 그는 눈을 감으면 이제 우주가 보이는 경지다.결국 별빛같은 그의 작품들속에서 보이지 않는 미래의 꿈을 이룬 그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머리위에서 눈부신 광휘로 화려하게 빛나는 존재일 것이다. □연보 ▲1922년 마산출생 ▲1938년 도쿄 일본미술학교 졸업 ▲1945년 귀국 ▲1949년 서울 개인전(동화화랑) ▲1961년 도불,파리 라버넬성 수식작업 ▲1965년 일시귀국,홍익대 교수,재도불전(신세계화랑) ▲1967년 파리정착 ▲1970∼72년 프랑스 포르­바카레스 야외미술관 국제심포지엄서 13m의 토템제작,스위스 발르 국제예술시장전,파리 현대미술관 살롱 드메,파리 크라반화랑 개막전등 살롱전 그룹전참가 ▲1974년 서독 함부르크 개인전(맨슈화랑),이탈리아에서 국제야외조각전 ▲1976년 서울 진화랑 초대전,파리 메트르알베르 화랑 개인전 ▲1979년 파리 오를리슈드 국제공항 예술화랑및 서울 현대화랑초대전 ▲1980년 부산 국제화랑 수도화랑초대전,마산문화회관 작품전 ▲1981년 서울 개인전(미화랑) ▲1983년 서울 개인전(신세계미술관) ▲1985년 현대작가초대전(국립현대미술관) ▲1986년 서울 개인전(예화랑) ▲1987년 회화작품초대전(한국화랑) ▲1988년 88서울 올림픽 예술의 올림피아드 25m「올림픽 88」제작 ▲1989년 동구라파 순회전 ▲1990∼92년 유럽순회 회고전(자그레브 프로스토박물관,부다페스트 역사박물관,파리 현대미술관,로마 뒤브로브니크), 프랑스 예술문학영주상 ▲1993년 중앙일보미술대전 운영위원 ▲1994년 문신미술관 개관 「불빛 조각축제」, 「문신미술 50년 회고전」(조선일보 미술관) ▲1995년 경남대서 명예문학박사
  • 한의학(한국문화 세계화의 길:9)

    ◎“실용성·이론 우수”… 양의와 맞설수 있다/「동의 6년제대학」은 한국쁜… 인적자원 풍부/한·중·일 공동연구 주도… 발전기금 조성 추진 지난해 11월 중순 경희대 한의대 김병운 학장에게는 일본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날아 들었다.발신인은 이 대학에서 8년동안 수학 끝에 한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고바야시씨(38).『일본 의학계가 지금와서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일은 명치유신 때 한의학을 말살했던 점이다.당연한 결과로 일본 의학은 지금 독창성과 철학의 부재로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한의학이야말로 한국이 지니고 있는 자연과학 분야중 가장 경쟁력 있는 학문인 동시에 서양의학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전통의학을 고이 간직해온 한민족의 저력이 새삼 부럽다』는 것이 편지 내용. 또 베트남 보건성 한방국장 구엔 두안(53)씨는 지난해 10월 국내 한의계를 돌아본 뒤 이렇게 말했다.『한의학은 중국의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분명한 특장을 지니고 있다.호번하기만 한 중의학에 비해 체계가 간단명료할 뿐 아니라 실용성이 훨씬 강하다.중의학을 제치고 곧 인류 보편적인 의학으로 자리할 것을 확신한다』면서 한의학을 자국의 의료모델로 삼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구미 동양의학에 관심 금세기 이후 현대의학이 인간을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인간의 수명연장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이런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서양의학은 질병양상이 날로 복잡·다양해지면서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인체를 로봇에 비유해 간·심장·신장 등을 갈아 끼우려는 서양의학의 분석적인 방법론은 급기야 의학적 단편화,기계화,비인간화를 초래했을 뿐 암및 에이즈등 난치병의 퇴치에는 뾰족한 방도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 한의대 강성길(침구과) 교수는 『최근 미국·유럽등 선진국에서는 현대의학의 한계를 자연요법이나 민간요법으로 보완하는 이른바 「총체의학」(Holistic Medicine)이 붐을 이루고 있다』면서 동양의학적 접근법을 모색하려는 것은 세계의학계의 신조류라고 전했다. 바꿔 말하면 오랜 경험론과 체계적 이론에 근거한 우리 한의학으로서는 세계무대로 뻗어 나갈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국내 한의계는 이에 부응 하듯 이미 지난해부터 「시대를 앞서가는 세계 최고의 한의학」이라는 구호 아래 민족의학을 지구촌에 뿌리 내리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물론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하지만 늦게나마 『가장 한국적인 가치로 세계 최고를 지향』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한의계는 이러한 목표 실현에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침술 FDA공인 움직임 『중국에는 정규 5년제 「중의학원」이 30여곳 있지만 국가고시로 면허를 발급하는 체제가 아니다.또 일본의 경우 연구단체와 학회만 있을 뿐 정규대학과정이 없으며,한의사가 별도로 존재할수 있는 여건도 못된다.결국 6년제 정규대학이 11곳이나 있고 학문체계가 제일 앞선 한국이 동양의학 발전의 주도적 위치에 있다』 대한 한의사협회 허창회 회장은 바로 이 우수한 인적자원이 한의학을 「지구촌 테마」로 부상시킬 수 있는 가장 큰 동인으로 꼽았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지난 79년 침구술을 의학 발전의 중요 요소로 규정한데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이를 곧 공식적 의술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또한 민족의학의 해외전파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추진중인 한의학 세계화의 근간은 우선 세계 각국과의 협력을 통해 비교우위의 원칙을 확립한다는 것. 한국한의학연구소 홍원식 소장은 이를 위한 전술로 ▲한국·중국·일본 3국의 블록화를 통한 국제경쟁 우위 확보 ▲한방 주도국인 한국의 독자적인 대외 시장개척 등을 들고 있다. 동양 3국의 연합전선을 통한 세계무대 진출은 지난해 3월 김영삼대통령이 일본·중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동양의학 발전기금으로 5천억달러를 조성하자고 제의,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데 따른 것이다.3국 정상은 또 동양의학 공동연구 기금조성 외에 ▲한자의 국제 표준화 ▲병명 통일및 표준화된 진단기 개발 ▲공동 컨소시엄형태의 국제 전통의학연구소 설립 ▲WHO와 교류강화등을 추진키로 하고 한국은 우수한 전문인력,일본은 첨단과학기술과 연구설비,중국은 문헌·한약재등 풍부한 자원을 투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이러한 3국 협력체제는 올안 각국의 비준을 거쳐 내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5년내 20국에 봉사단 한의사협 허회장은 『한국이 먼저 컨소시엄을 제안한 만큼 이 사업의 주체는 우리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공동협력기구의 성격·연구과제·추진방향 등이 망라된 세부계획을 이미 마련해 놓았다』고 밝혀 새 의료제도 모델을 창출해내는 주도국으로서의 의욕을 보였다. 한의학의 세계화를 향한 또 하나의 전략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해외에서 「한의학 선풍」을 일으켜 한방의 우수성을 집중 홍보하자는 것. 한의사협 해외의료봉사단 권용주 단장은 『단기 의료봉사를 통해 한의학에 대한 인식을 심어준 뒤 장기근무자를 보내 현지에 한방진료소를 설립,한의학의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93년 이후 카자흐스탄공화국과 우주베키스탄공화국에 두차례에 걸쳐 단기 의료봉사단을 파견한데 이어 5년내에 20여국에 봉사단을 보낼 예정으로 있다. 또 한의학을 동남아시아권에 전파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베트남을 거점지역으로 설정,이미 양국간 전통의학 협력각서도 체결했다.베트남이 미얀마·스리랑카·인도네시아로부터 멀리는 프랑스·러시아·아프리카 프랑스령에 이르기 까지 한의학적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권단장은 이와 더불어 미국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뉴질랜드등 3곳에 해외 지부를 결성,한의학 교류 파트너를 다변화하는 교두보로 이용할 방침도 털어놨다. 한편 한의학 발전의 선결과제인 한방의 과학화및 객관화 작업은 한의학연구소와 서울대천연물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천연물과학연구소(소장 장일무)의 「전통약물 데이터베이스」는 선진국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작품.천연약물의 각종 정보를 컴퓨터 온라인 정보망으로 구축한 「신동의개발 프로젝트」로 동양 고전의학서들의 각종 처방과 약재들의 분석정보를 영역(영역)했다. 중국은 물론 일본 조차도 미처 손대지 못한 한약처방의 전산화 작업을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착수,미국·일본등 6개국에 상표등록을 마쳤다. ○전통약물정보 DB구축 지난해 말 우리나라를 찾았던 미국보건연구소(NIH) 국제담당부국장 차우씨(47)는 『한국에서 당장 사갈 것은 이것 뿐』이라고 할 정도로 선진국의 관심이 대단하다. 이밖에 한의학연구소가 지난해부터 추진중인 한방의 비과학적인 요소를 극복하려는 노력도 한의학이 세계 모든 의료사회에서 통용될수 있는 발판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연구소 신현규 선임연구원은 『한의학도 이제는 의학·약학·생화학·의공학의 도움을 받아 치료의 객관성과 과학성을 제고,보편성을 인정받아야 할 때』라며 『경락측정기및 맥진기등의 개발을 통한 진단법의 현대화와 진단요건의 표준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의계는 현행 한의학정책을 맡는 정부 주무부서가 전무하고 모든 한의대가 사립대에 편중돼 있는 현실을 지적,한의학이 인류 보편의학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대책이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희대 한의학석사과정 불가리아인 아바제바/“한방 치료과정·결과 객관화해야”/외국인 이해돕게 한의서적 영역도 서둘렀으면(인터뷰) 『한의학은 중의학에 비해 체계가 분명할 뿐 아니라 철학이 인간지향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하지만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경희대에서 한의학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불가리아인 다니엘라 아바제바씨(여·34)의 말이다. 88년 불가리아의 소피아 국립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자국의 체육성에서 스포츠손상학을 연구해온 그는 2년전 경희대에서 3개월 코스의 단기수학을 한 것이 인연이 돼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한의사 수업을 쌓고 있다. 『한의학은 공부하면 할수록 매력적인 학문입니다.처음에는 사실 침술의 효과에 회의를 품기도 했지요.하지만 경락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서는 한의학처럼 체계화되고 과학적인 의학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한의학의 독자성은 체질의학과 약침요법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나름대로 진단을 내리는 아바제바씨는 『한방 선진국에서 정통 침구술을 익혀 본국에 돌아간 뒤 독자적인 스포츠의학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털어 놨다. 그는 이어 『동구권 의사들 사이에서는 지난 91년 소피아 「세계침구학술대회」를 계기로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한국정부는 한의학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을 위해서라도 한방서적의 영역화 작업을 서둘렀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 4월 「과학의 달」 행사 다채/광복50돌 맞춰 「과거∼현대」재조명

    ◎TV 특별프로 편성·학술행사 마련 4월은 「과학의 달」.과학의 달을 맞아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이해를 넓히고 과학기술 혁신분위기를 확산시킬수 있는 각종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올해 「과학의 달」행사는 광복50주년에 초점을 맞춰 과거와 현대 국내 과학기술을 재조명하고 21세기의 꿈과 희망을 줄수 있는 행사가 집중적으로 준비되고 있는게 특징.주요행사를 소개한다. ◇4월의 문화인물 「최무선」기념행사=고려말 화약의 발명자인 최무선을 4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향리인 경북영천에 기념비를 건립하고 기념학술세미나(6일 하오2시 KOEX소회의실),기념강연회(15일 하오2시 서울과학관),자료전시회(1∼30일 국립중앙도서관 로비)등 기념행사가 다채롭게 펼져진다. ◇TV과학프로그램 상영=▲최첨단 헬리콥터 ▲채소기름으로 달리는 차 ▲초고속운전 ▲우주로부터의 리포트 ▲항법장치 고속도로등 첨단과학지식과 재미가 담긴 과학기술 프로그램 9편이 소개된다.한국과학기술진흥재단 협조로 EBS에서 매주 금·토요일하오 7시45분에 전파를 탄다. ◇학술행사=선조들의 독창성을 확인할수 있는 「전통과학기술의 재발견」세미나가 22일 상오10시부터 국립중앙과학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경주 황남동 출토 유리용융도가니및 유리구슬에 대한 연구 ▲한국수공예 공구에 관한 연구등 논문 6편이 발표된다.그밖에도 79건의 학술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린다.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17일부터 23일까지 과학주간중 국립중앙과학관과 서울과학관이 무료로 개방되고 23일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서는 어린이와 학부모가 함께 참여,모형첨성대쌓기등 13종류의 과학실험과 공작놀이를 즐길수 있는 「과학축전」이 열린다.▲조류·포유류 표본전시회(17∼30일 국립중앙과학관) ▲마르코니 라디오발명1백주년기념 특별전시회(15∼30일 서울과학관) ▲우주인 초청 강연회(16일 서울대) ▲별의 축제(15일 한강둔치)등 청소년의 과학 탐구심을 키울수 있는 행사도 마련된다.
  • “세계화정책 시의성 확인했다”/김 대통령 기자간담 내용

    ◎개혁 내실화… 국민 삶의 질 높일것/한­유럽 실질협력 틀 구축 큰 성과/북에 핵합의 파기가 부를 상황 이미 통보 김영삼 대통령은 유럽순방 마지막날인 14일 상오(한국시간 14일 하오)브뤼셀 시내 로열클럽에서 수행기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순방성과를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먼저 30분 남짓 이번 유럽순방 성과를 4가지로 요약해 설명한데 이어 이를 토대로 앞으로의 국정운영 구상을 밝힌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김 대통령의 모두발언 및 일문일답 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 대통령=이번 순방을 통해서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의 국가원수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많은 성과를 거둬 새로운 의욕을 가지고 우리 국가를 끌고 가는데 대통령으로서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이번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 참석과 5개국 순방성과를 크게 4가지로 요약할수 있습니다. ○아태중심국 인정 첫째,우리 세계화정책이 얼마나 시의적절한 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세계화정책을 세계에 당당히 알리는 기회가 됐습니다.세계 모든 나라가 알고 있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출범과 더불어 경쟁과 협력의 새 시대가 왔습니다.정부 국민 정치인 모든 계층과 근로자에 이르기까지 한덩어리가 돼 경제전쟁을 하는데 감동과 교훈을 받았습니다. 유럽근로자들이 야간근무도 감수하고 있습니다.독일 삼성전자의 경우 3교대 근무로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야간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이 전해줬습니다. 사회개발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화를 위한 우리의 개혁정책과 세계평화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밝혔습니다.이제 받기만 하는 나라가 아니라 주는 나라,돕는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통합유럽과 실질협력확대를 위한 강력한 기반을 구축했습니다.방문국 정상들과 지도급 인사들이 우리와 동반자관계를 강화하기를 강력히 희망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모든 유럽 주요국가들이 적극 지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도 한국이 들어오는 것이 이시대 당연한 흐름이라고 했습니다. ○각국 “동반” 희망 독일의 콜 총리,영국의 메이저총리가 직접 연락을 하기 위해 핫라인을 설치하자고 했습니다.세일즈외교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하며 그같은 새로운 모델이 정착되도록 해나가겠습니다. 세번째는 이번 유럽순방을 통해 한국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회가 됐습니다.문민정부의 도덕성과 정통성에 대한 높은 평가가 있었으며 한국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중심국가로 인정했습니다. 이번 순방을 통해 나는 정상 차원에서 개별외교와 다자외교를 동시에 병행했습니다.특히 아프리카등 13개 개도국지도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한국의 개발경험을 소개하고 우리 개발경험의 전수 및 자구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은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국제적 위상을 전환해야할 시기가 됐습니다. 네번째는 우리의 안보 및 통일정책에 대한 국제적 지지기반을 확대한 것입니다.북한의 불안정한 정세에 관한 일치된 평가와 함께 북핵문제와 관련,한국정부입장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냈습니다. 이같은 유럽순방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 세계화를 위한 내실있는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세계화를 위해 국력의 결집에 노력해야 하며 국민적 힘을 모아 세계화 추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또한 세계화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세계화 인재 양성정책을 추진하며 특히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성과 독창성을 갖춘 미래형 과학기술인력 양성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과학기술의 세계화를 위해 국내 연구기관을 대폭 강화하고 산학연 협동연구개발활동을 지원하겠습니다.국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혁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한국을 교통,통신,통상,기타 서비스의 세계적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장기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한국기업이건 외국기업이건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이를 위해 기업설립절차와 금융제도등 각종 경제 행정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혁하겠습니다. 아울러 통일에 대비한 절약운동을 전개하겠습니다.독일통일에서 보듯이 통일비용부담이 상당기간 우리경제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사회의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국민적 절약으로 역량을 비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얘긴 서울서 ­이번 유럽순방에 재계총수들을 많이 수행시켰는데 앞으로 경제실리외교차원에서 재계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복안은. ▲김 대통령=그런것을 포함해 모든 것을 앞으로 검토할 것입니다.이번에 경제인들이 상대국 경제인들과 만나 얘기한 것이 대단히 효과적이었으며 한·EU 경제협력의 큰 계기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됐다고 봅니다. ­국내에서는 국회가 공전되다가 여야가 협상 타결을 보았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 대통령=서울얘기는 서울가서 하지요.오늘은 유럽순방 결과만 얘기합시다. ­유럽순방에서 방문성과가 가장 컸던 나라는 어떤 나라였다고 생각하십니까. ▲김 대통령=특별히 어느나라였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EU의 중요국가인 프랑스 독일 영국 등 3나라가 역동적인 나라들로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야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왔습니다.아시아의 대표인 한국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강력히 희망했으며 나 역시 EU를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이들나라들과 매우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할 것입니다. ­북한이 영변원자로 재가동을 주장하는 등 북·미 제네바합의사항의 파기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북한이 북·미합의를 일부라도 파기한다면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김 대통령=미국 일본 등 우방들과 충분히 협의하면서 언제든지 강력하게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우리의 강력한 입장을 북한에 이미 전달했으며 만일 북·미합의가 파기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를 북한에 통보해놓은 상태입니다.미국이 직접 통보했으며 통보내용에 대해서는 사전에 우리와 충분히 협의했습니다. ­기업정책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대재벌정책도 포함됩니까. ▲김 대통령=작은 얘기에 매달리지 말고 합리적 해결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경제발전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중요한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 다매체 다채널시대(민주화에서 세계화로:11·끝)

    ◎TV로 쇼핑까지… 「정보복지」성큼/21개 케이블TV 새달 1일 방송개시/6월 무궁화호 발사… 1년뒤 위성방송 미국 펜실베이니아와 뉴욕 등지에서 여러 해를 살다 돌아온 송정섭씨(35·한화종합연구소 선임연구원)는 우리나라에서도 케이블TV가 방영된다는 소식이 더없이 반갑기만 하다.귀국한 지 1년이 넘어 어느 정도는 우리 TV문화에도 적응이 됐을 법한데도 아무리 채널을 돌려봐야 그것이 그것인 TV화면이 늘 따분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공중파TV “정보갈증”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1백50개가 넘는 케이블TV채널이 있는 미국에서 살던 때와 비교하면 몇 안되는 우리나라 공중파TV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송씨는 『특히 10대 중심의 오락프로가 천편일률적으로 방영되는 시간에는 아예 TV를 꺼버리거나 미군방송인 AFKN으로 채널을 돌린다』고 한다.그는 『드라마고 뭐고 시청자의 주의를 끌지 못하는 재미 없는 프로그램이 많을 뿐만 아니라 외국의 프로그램을 표절하는 예도 잦아 금세 식상한다』고 불평이다.『상류층이 밀집된 지역에 가면 위성방송 수신용 안테나가 수도 없이 달려 있는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나름대로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그래서 케이블TV의 방영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음악·영화감상 등 다양 다음달 1일은 정보화시대의 팡파르라고 할 수 있는 「다매체다채널시대」가 막을 올리는 날이다.KBS1·2와 MBC·SBS·EBS 등 기존의 5개 공중파채널과 뉴스·교양·오락·영화·음악·여성·어린이·교육·스포츠·교통관광·종교 등 11개 분야의 20개 전문채널,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채널 1개,그리고 케이블TV방송국의 지역채널 1개등 모두 27종의 채널이 전파를 발사한다.오는 10월1일에는 홈쇼핑·만화·바둑·문화예술·기독교 등 5개 분야의 6개 채널이 추가로 프로그램의 공급을 시작한다.방송통신대학 채널도 올해안에 신설된다. 케이블TV에 이어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우리는 본격적인 「다매체다채널시대」를 경험하게 된다.정부는 오는 6월 무궁화위성의 발사에 이어 10월 보조위성을 지구궤도에 쏘아올린 뒤 1년남짓 시험방송을 거쳐 위성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그동안 파라볼라 안테나를 따로 구입해야 볼 수 있던 홍콩의 스타TV나 AFKN을 통해서나 시청이 가능하던 CNN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수한 방송의 수신이 가능해진다.방송의 세계화가 닻을 올리는 것이다.그에 앞서 오는 5월 첫 전파를 발사하는 지역민영방송은 세계화와 더불어 국정의 주요지표인 지방화를 선도하는 촉매로 작용하게 된다. ○김 대통령의 선거공약 「다매체다채널시대」는 김영삼 대통령이 92년12월 대통령선거 때 내건 주요 선거공약 가운데 하나다.그때 정치특보이던 오린환공보처장관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김 대통령은 몇개 안되는 공중파채널로는 국민의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없다는 판단아래 이를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다.이에 따라 공보처는 「다매체다채널」을 최우선 역점사업으로 삼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지난 93년4월 5차례에 걸쳐 케이블TV의 사업추진에 관한 토론회를 갖는 등 치밀하고 꾸준한 작업 끝에 케이블TV는 지난달 5일 드디어 시험방송을 하기에 이르렀다.공보처는 지난해 8월 엄정한 심사를 거쳐 오는 5월 첫 전파를 발사할 부산·대구·광주·대전 등의 지역민방 운영주체를 선정했으며 내년에 7∼9개의 도청소재지에 지역민방을 추가로 신설한다.96년 이후에는 10개 안팎의 도시에도 민방을 설립할 계획이다. 공보처는 업체들이 회사의 운명을 걸고 뛰어든 지역민방 운영주체 선정과정에서 빈틈없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거두었다.공보처의 한 직원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는 오장관의 추상 같은 지시에 따라 업자들을 피해 다니느라고 꽤나 고생했다』고 회상한다.그렇게 공정성을 지켰기에 업자선정이 끝난 뒤에도 뒷말이 전혀 없었다. 미디어전문가들은 「다매체다채널시대」의 개막으로 우리 생활이 혁명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문화혁명」이라고 말한다.기존의 고정관념이 일거에 무너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풀이다. 고려대 원우현교수(신문방송학과)는 『소위 선택의 다양성에서 오는 시청자의 자기결정폭이 확대돼 정보체계에 대한 주관이 서게될 것』이라고 참된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다양성의 확대를 주목한다.원교수는 정보의 과중현상이 초래할지도 모르는 정보냉소주의와 정보에 대한 불감증이라는 역기능을 경계하면서도 『정보의 장벽이 무너져 세계적 틀 안에서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용자의 선택의지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고무적인 평가를 내린다.『다매체다채널은 결국 「수용자주권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그에 따르는 수용자의 정보취사선택에 대한 노력을 강조한다.종합유선방송위원회 유혁인 위원장도 『채널마다 독창성을 가진 다양한 프로그램은 시청자로하여금 자기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시청자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원교수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다매체다채널화 추진과정에서 실무를 총괄한 서종환 공보처신문방송국장은 『다양화·전문화·다층화된 국민이 값싼 가격으로 쉽게 정보복지의 혜택을 누리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다매체다채널」에 관한 철학」』이라고 밝혔다.
  • 정보화시대 리더/이상희 과학기술 자문회의위원장(신지도자론:10)

    ◎「과학­정보­문화마인드」 넘쳐야 한다/다양·독창성 웅합활 「카라얀적 능력」 필수/정보 활용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힘써야/세계구조멀티미디어화… 급변상황 예측·대응을 세기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는 1995년 이후의 세계를 「갈릴레이의 세계」로 부르는 것은 갈릴레이의 이론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데서 비롯되기 때문이다.『우주에는 「하나의 중심」이 없다』는 것이 그의 발견이다.그러면서도 우주는 질서와 조화를 이루면서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다.바로 오늘날 정보화사회도 마찬가지다. 자국중심이라는 사고도 존재할 수 없고,지구촌의 여러나라가 조화와 질서를 유지하면서 급속한 변화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의 정보화사회다.이런 정보화사회의 경쟁구도는 하드웨어전쟁에서 소프트웨어전쟁으로,물질경쟁에서 문화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나아가 운용소프트웨어와 응용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시스템의 사회기능으로 발전시켜가는 치열한 경쟁선상에 있다. 따라서 「국방」과 「교육」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고,「교통」과 「환경」을 별개로 다룰 수 없는 것이 바로 오늘날 정보화사회의 특성이다.그렇다면 이러한 역사의 큰 흐름에 걸맞는 정보화사회 지도자의 표상은 어떤 것일까. 우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절묘한 화음으로 조화시키는 「카라얀」과 같은 명지휘자가 되어야 한다.멀티미디어의 정보화사회는 오히려 각분야의 다양한 개성과 창의를 종합·조정하는 명연주가 절실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날 지도자의 마음속에는 과학 마인드,정보 마인드,문화 마인드가 살아 있어야 한다.농업사회에서는 어쨌건 많은 땅을 가진 사람이 위세를 떨쳤고,산업사회에서는 노동인력과 자본력이 큰 사람이 힘을 발휘했다.따라서 정보화사회에서는 정보를 읽고 활용하며,부가가치를 창조해낼 수 있는 두뇌의 힘이 결국 지도자의 요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도자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내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세계의 구도가 멀티미디어화되고,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세계화의 무한경쟁 속에서 총체적인 비전과 핵심적 대안을적절하게 마련할 수 있는 예견력과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더욱이 지도자는 그 시대에 걸맞는 공동선의 철학을 바탕으로 그 구성원에게 평화로운 삶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적 지도자 존 F 케네디는 누구나 희구하는 평화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평화란 견해가 다를 때는 점진적인 노력으로 합의를 이룩해가고,낡은 사회적 장애물은 무리없이 서서히 제거해가고,새로운 제도는 놀라지 않게 조용히 만들어가는 노력을 매일·매주·매달 쉬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과정,바로 그것이다』 바로 이점은 멀티미디어사회의 평화라는 화음을 도출하는 카라얀의 능력이다.이런 능력과 더불어 역사의 예견력은 지도자로서 필수적인 부분이다.마치 야구경기에서 투수가 던지는 강속구와 변화구를 정확하게 예견해서 옳은 순간에 배팅하는 타자는 홈런을 터뜨리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듯이,지도자도 빠른 속도와 무상한 변화속에 다가오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해서 국가발전의 위대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남북전쟁직전의 미국은 지역의 이해가 둘로 첨예하게 갈렸다.북쪽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노예제도가 필요없게 되었다.그러나 남쪽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노예제도가 사라지면 당장에 경제기반이 붕괴될 상황이었다.노예제도 때문에 나라가 둘로 갈라져야 하는 운명에 직면했다. 그때 미국이 분열되었으면 어떻게 되었겠는가.남쪽은 후진농업국가로 전락했을 것이다.북쪽도 농업부문이 보완되지 않음으로써 현대산업국가로 균형있는 발전이 어려웠을 것이다.지금의 미국 같은 초강대국이 결코 못됐을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링컨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바로 보았다.전쟁을 치르더라도 나라를 통일시키고 노예를 해방하는 게 역사의 장기적 발전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미래의 정보화사회에서는 링컨 이상의 미래예측력·결단력이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국방·의료·교통·에너지 등 전분야에 걸쳐 국가정보화를 추진하고,지속가능한 풍요로운 삶을 위한 환경정책을 마련하는 한편 정보화와 환경의 기본인 과학기술에 정치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미국 앨 고어 부통령은 「21세기에 걸맞는」지도자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유태인 부모는 『현실적인 배고픔을 달래주기보다는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가정의 지도자로서 도리라고 생각한다. 정보화사회의 지도자 역시 당장의 현실문제보다는 다가올 미래사회를 예견하면서,국민의 머리라는 논밭에서 고부가가치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수확할 수 있어야 한다.이를 통해 멀티미디어의 위대한 문화적 화음을 도출할 수 있는 지도자라면 이 사람이 바로 멀티미디어사회의 카라얀이 아닐까.
  • 화가 천경자/화려한 색조…꽃·뱀·여인집착(이세기의 인물탐구:68)

    ◎독창적 화풍… 한색깔 고르려 수십번씩 검토/91년 「미인도사건」뒤 잠적… 심한 우울증 앓아/묵화 능한 어머니 곁에서 그림 시작… 글솜씨도 뛰어나 천경자 「깊은 우물속에 깔린 신비한 보라색과도 같은 「한」과 「찬란한 절대 고독」의 이미지,꽃과 뱀과 여인과 화려한 파스텔조의 환상적인 색조라면 누구라도 쉽게 화가 천경자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화면은 날이 갈수록 청청하여 영혼과 빛과 눈부신 색채의 향연을 변함없이 변주하고 있다.그림 외에 글솜씨로도 유명한 그는 수필집 「한」의 경우 「한이 한없이 나간다」는 말을 유행시킬 정도였고 70년대 남태평양 풍물전을 비롯한 해외스케치전은 관람객이 줄을 짓는 이변을 낳았다.어쨌든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중에서 대중적인 인기스타가 아닌 이상 글과 그림으로 이처럼 폭넓게 회자된 인물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지난 91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이 전시한 그의 「미인도 모사품사건」이후 그는 한때 화단에서 모습을 감춰버렸다.당시 이 작품의 진위여부를 놓고 『내그림이 아니라』는 작가의 주장과 『작가의 그림이 틀림없다』는 미술계와의 팽팽한 대립속에서 작가를 믿지 못하는 세태에 심한 환멸을 느낀 나머지 그는 오랫동안 심적 타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듯했다. ○대인관계 비사교적 그의 성품은 그가 좋아하는 미모사만큼이나 민감하다.작은 바람소리 하나에도 무심하지 않아 옳지 않은 것을 동조하거나 싫은 것을 적당히 수용하는 법이 없다.대인관계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로서는 전혀 비사교적일 뿐만 아니라 사람을 가리고 낯가림이 심한 편이다.그림도 그렇다.색깔을 쓸 때도 발색을 억제하는 반대색을 쓰기 위해 연보라·남보라·황토에서 녹청을 동원하고 그것이 이 그림에서 얼마만큼 확실한 효과를 나타내는가를 까다롭게 따진 다음 이를 선택한다.그러고 나서도 멀리서,가까이서 수십번씩 견주어보고 3∼4개월이 지나 썩 괜찮다는 결론이 나올 때 비로소 화폭 앞을 떠난다. 이른바 동양적인 정조를 바탕으로 하는 그의 작품에서의 조형적 특징은 「천경자풍의 인물을 전형화」하는 데 결정적 성공을 거둔 점이다.평론가 심항섭은 동양화의 인습에서 벗어나 섬세한 감각과 신선한 착상력을 지닌 그의 그림에 대해 『화가로서의 최종적인 꿈인 자기만의 화풍을 선명히 세웠고 색채선택과 배치에도 그만의 확고한 독창성을 성취하고 있다』고 단적으로 평한다.즉 「새로운 조형적 가치실현」과 「개별적 형식의 완결」이라는 어려운 등식을 동시에 갖추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초기에는 주로 뱀(사)의 무리에서 느낀 감흥을 사실적인 기법으로 표현했고 특히 부산 피란시절에 발표한 서른다섯마리의 뒤엉킨 뱀의 「생태」는 풍경과 정물에 집착하던 화단에 커다란 충격의 논란을 던졌다.이후 초현실적인 시적 이미지들이 화면을 지배하면서 그는 자전적 요소를 띤 모티브로 아네모네·라일락·팬지·아스파라거스 같은 요요한 이향이 가득한 꽃무리 속에 화사하게 떠오른 여인의 희구를 그려내고 있다. 그의 운명은 그가 항상 예감한대로 줄기차게 쏟아져내리는 폭포수와 같진 않았다.세차게 흘러내리다가 어느 대목에선가 브레이크가 걸리듯 곤두박질치는 아픔과 정면으로 마주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는 마치 파란을 자초하는 것처럼 비치기도 했다.따라서 한이 많고 고독하다고 하지만 그의 한은 그가 스스로 선택한 한이며 고독 또한 그러하다. 어릴 때는 연극배우를 꿈꾸기도 하고 노랑·파랑·분홍색등 밀랍냄새가 코를 찌르는 오사마(왕양)크레용과 미쓰보시수채화물감을 으깨고 주무르면서 묵화·서도에 능한 어머니 박운아여사 곁에서 그는 하루종일 그림그리기를 지루해 하지 않았다. ○여동생 죽음에 충격 광주농고 졸업후 군청에 다니던 부친(천성욱씨)은 딸이 의과대학에 가기를 원했으나 그의 심성과 감성을 이해한 어머니가 패물과 논을 팔아 마련해준 여비로 어렵게 도쿄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3년만에 돌아오자 집안은 몰락했고 그의 결혼실패에 이어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의 죽음,그 불운의 소용돌이에 말려 시련을 견디고 있을 때 부친마저 세상을 떠나는 불상사가 겹쳤다.언젠가 그는 「낙인」이란 수필에서 「나의 인간성에 배어 있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적요한 낙인은 바로 부친의 불행과 이 여동생의 죽음 때문에 박힌 슬픔의 표적」임을 밝힌 적이 있다. 화가의 일생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젊은 시절에는 가정과 인간에의 정이 스민 화면에 「고통과 황홀감을 공존」시켜왔고 자녀가 모두 출가하고 평생의 반려이던 어머니마저 85년 타계후 가정도 혈육도 떨쳐버린 상황에서 그는 「꽃도 피고 가족도 많던 시절에는 생기찬 리듬감이 화면에 넘쳤으나」 이제는 대양에 뜬 섬처럼 오로지 홀로 남아 「화가」로 존재하는 자신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설령 찬란한 미래가 또 있다 하더라도 그는 「비오지 않은 가문 봄날,움트려고 파닥거리는 라일락나무 같은 과거에 더 깊은 애착과 미련을 갖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자녀는 2남2녀. 모사품사건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글은 쓰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빛과 색채의 순례자로서 그는 정밀(정밀)한 시적 정취와 아름다움을 넘어선 승화된 고독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9년전부터 살고 있는 압구정동 한양아파트의 모든 방은 그가 그린 그림만이 가득,그속에서 지난 4년간 예술원 회의에 나간 외에 올 11월1일부터 한달간 호암미술관이 초대한 화력 50년전과 80년이후 15년만의 개인전을 위한 작업에만 온통 매달려 있다.회고전 성격을 띤 이 전시에는 그가 직접 소장하고 있는 42년 선전 입선작들과 부산시절의 「생태」,최근작인 「우수의 티나」 「누가 울어」시리즈등 평생의 화업이 한눈에 펼쳐진다. 거의 하루종일 화폭 앞에 대좌한 채 이제로부터 몸속에 침잠한 예술적 기운을 한점 미련없이 출산시키는 순간이다.그 외엔 영화광이던 젊은 시절을 되살려 공포영화·공상영화를 보거나 겐자브로의 소설을 읽는다.여전히 걸어다니는 화폭처럼 화려한 옷차림을 즐기고 아침시간에 커피 한모금,지난해부터 술은 하지 않는다. ○화사한 옷차림 즐겨 그는 특유의 호남사투리로 아무리 괴롭고 슬픈 것을 말할 때도 웃고 또 별로 슬프지 않은 일도 그가 한을 담아 말하면 왠지 콧날이 시큰해지는 순수한 감동과 감상을 잃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그러나 나이에 따라 슬픔이나불행은 역시 세월의 금사망속에 망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버리고 관유온자한 자세로 자신에게 얼마나 더 충실할 수 있는가를 때때로 자문하기를 잊지 않는다. 그의 삶은 그대로 예술에 집결하고 귀결하고 있으며 그의 그림들은 「서정적인 분위기」와 「서정시적인」 내용을 함축하면서 작품 하나하나가 「천경자사」라는 하나의 커다란 물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남과 다르다.그리고 지금 「고독으로 미채(미채)된 삼림속에 그가 꿈꾸는 예술의 전당을 짓기 위해」 화폭이라는 그만의 광산에서 그는 진짜 보석을 캐내고 있는 것이다. 사치하리만큼 눈부신 색채의 범람으로 그의 화면은 한층 탁마된 다이아몬드를 구사하고 어느때는 투명한 루비며 사파이어가 그림의 창안에서 언뜻언뜻 상서로운 광채를 발한다.인물의 눈이라든가 중요한 부분에 미점으로 사용하는 금분조차도 단순히 호사스러운 치장이 아닌 것이 세상사로부터 절연된 듯한 순화된 감정과 표정은 그 자체가 그대로 「극미의 정수」이기 때문이다. □연보 ▲1924년 전남 고흥 출생 ▲1941년광주욱고녀 졸업 ▲1944년 도쿄녀미전졸업, 일본문전 무감사작가 소한천청·부산금성사사.재학중 일본문전·청금회전 입선,조전(선전)「조부상」(23회)「노부」(24회)연입선 ▲1946년 첫개인전(광주여고 강당) ▲1949년 서울개인전(동화백화점화랑) ▲1949∼52년 조선대 교수 ▲1952∼74년 홍익대 교수 ▲1953년 부산 개인전 ▲1954∼74년 홍대교수 ▲1955년 대한미협전서 「정」으로 대통령상 수상,백양회 창립멤버 ▲1960∼81년 국전 초대작가및 추천작가 심사위원 심사위부위원장 운영위원역임,국전 초대출품 ▲1963년 도쿄개인전(서촌화랑) ▲1965년 도쿄개인전(이토화랑) ▲1967년 말레이시아 초대전 ▲1969년 프랑스 파리 아카데미 고에즈 연수,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사모아 타이티 첫스케치 여행,상파울루 비엔날레 출품 ▲1970년 남태평양 풍물전 ▲1973년 현대화랑 초대전 ▲1974년 아프리카 풍물전 ▲1977년 한국현대동양화 유럽순회전 ▲1978∼현재 대한민국 예술원 정회원,이후 예술원 회원전 출품 ▲1979년 인도 중남미 풍물전 ▲1980년 개인전(현대화랑) ▲1981년 하와이등 미주지역스케치 ▲1990∼94년 권옥연 변종화 윤중식과 4인전(이목화랑),멕시코여행 오월문예상(65년) 서울시문화상(71년) 3·1문화상(75년) 예술원상(79년) 은관문화훈장(83년) 수필집 「언덕위의 양옥집」「여인소묘」「유성이 가는곳」「한」「자유로운 여자」「쫑쫑」「캔맥주 한잔의 유희」「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자서전 「내 슬픈전설의 49페이지」,기행문 「천경자 남태평양에 가다」「아프리카 기행화문집」 등
  • 농악무으뜸… 아박무·접시춤 등 창작(연변조선족 1백년:14)

    ◎오늘의 삶에서 억척의 생명력을 다시본다/민속춤/사회주의 영향 마당놀이서 무대예술로 변모 중국조선족의 예술활동을 조감해 보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로 가치있는 일이다.특히 해방전의 이주민들이 펼쳐온 놀이마당을 전통과 변화라는 시각에서 검토하는 것은 한국 전통예술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 1백년을 회고해 볼 때 중국조선족의 예술활동은 조국보다 훨씬 복잡한 변화의 과정을 밟았다.우선 해방후 중국 조선족은 소수민족으로서의 「조선족」이란 위상확립을 위해 몸부림을 쳤고 문화혁명시기에는 갖은 탄압을 받아가며 예술활동의 위축을 겪어야 했다.그리고 북한의 끈질긴 교화를 받으면서 지내오다 최근에는 한국의 영향으로 예술활동의 변화라는 파도를 타야만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에 근거를 둔 전통예술성은 굴절하지 않고 맥을 이었다.특히 이주로부터 해방까지의 예술활동 중에서 춤과 노래를 조명해 보면 조선족의 의식이 가장 잘 표출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신촌마을 농악대 유명 이 시기에 연희되었던 민속춤으로는 승무·농악무·남무·한량무·살풀이·강강술래 등이 있다.이밖에 「아박무」가 있다.구전에 의하면 「아박무」는 1923년 봄,안도현 송강 송화의 한 골짜기에서 발생했다고 한다.그러나 조국으로부터 그대로 옮겨 온 전통춤 중에서는 뭐니뭐니 해도 농악이 으뜸이다.가장 먼저 농악대가 구성되어 연희된 곳은 1928년 왕청현의 어느 마을이라고 하나 규모있고 영향력을 가진 농악대로서는 1938년 길림성 안도현의 신촌마을이다. 경남의 이주민 1백여가구가 1938년 이곳에 자리 잡았다.그들이 올 때 꽹과리·징·장구·북·소고 등 농악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도구를 휴대해 왔다.그들은 낮에는 밭을 일구고 밤에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농악을 울리며 피로를 풀고 망국의 설움을 달랬다.그후 1941년 남사당패에서 농악을 추었다는 광대 이원보씨를 전라도로부터 모셔와 본격적으로 연수를 받았다.이리하여 20명 내외로 구성된 신촌농악대는 마을 마당놀이(지신밟기)·두레굿·집돌이농악의 수준을 넘어서서 무대에로 진출하기에 이르렀다.이에 자극을 받은 농민들은 자신의 마을농악대를 조직하려는 의욕을 보이기 시작했다. 민속춤 중에서는 「쾌지나 칭칭나네」가 가장 많이 추어졌다.특히 정월보름날 줄다리기에 나가기 위한 선행놀이로서 이 춤을 추었다고 하는데 사기를 진작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해방전 동북 3성의 조선족 마을에서 주로 재인들에 의해 추어진 민속춤으로는 승무·탈춤·칼춤·학춤·사자춤·수박춤·양산도 등을 들 수 있다.물론 이것들은 전문 광대들에 의해 무대에서 추어진 것들이 태반이다. ○항일투쟁 춤도 등장 이금덕(1922·전남태생)은 이리 권번에서 노래·기악·춤을 익히고 40년대에 이주하여 「양산도춤」과 「수건춤」을 보급시켰다.김선덕은 14세 때 평양권번에 들어가 음악과 무용을 익히고 이주후 「칼춤」과 「남무」를,김재산(1890·강원도출생)은 1914년 길림성 안도현으로 이주하여 「학춤」과 「거북춤」을 퍼뜨렸다.조정숙(1928·평양출생)은 8세부터 기예를 배워 활동하다가 해방후 이주하여 「승무」 「한산춤」 「봉산탈춤」등을 추었다.이밖에 박정록과 김학천 같은 예인이 있다. 특히김학천의 「수박춤」은 유명하다.김씨네 집안에서 5백년이나 전승된 춤이라고 한다.알몸으로 허리엔 짐승가죽을 두르고 맨발로 추는 이 춤은 악기라고는 물을 담은 큰 함지안에 작은 함지박을 엎은 것인데,이를 두드리는 정도이다.이 두닥거리는 소리에 박자를 맞추어 연희자가 두 어깨를 으쓱거리며 두 손으로 자기 몸을 치면서 추는 춤이다.도중 갖가지 새소리와 짐승소리를 낸다.사냥꾼의 모의춤이라 할 수 있는 이 춤의 끝은 맹수를 정복한 사냥꾼의 희열로 끝난다. 박정록이 전수시킨 「접시춤」은 30년대부터 훈춘지방에서 추어진 것인데 이 지역에서 자생된 춤으로 알려졌다. 해방전의 중국조선족의 춤을 말하면서 항일투쟁배경에서 자생한 몇가지 춤들을 빠뜨릴 수 없다.항일 전투가 지속되는 긴박감 속에서 여성대원들이 군복을 누벼나가는 모습을 극화시킨 여성군무인 「재봉대원의 춤」을 비롯해서 「기병대 춤」「무장춤」등이 1930년대부터 항일투쟁 집단에서 연희 되었었다. 그 유명한 무용가 최승희도 중국에서 무용활동을 했다.그로인해 조선족의콧대를 한층 높여준 결과가 되었을 뿐 아니라 춤의 예술적 경지를 한층 높이는데도 몫을 했다.최승희 편력을 살필 여유는 없지만 그녀는 1912년 서울 태생으로 14세 때 도일하여 혀대무용과 발레를 배운 세계적 무용수이다.1930년 조선경성공회당에서 처음 귀국공연을 시작으로 그의 명성은 일약 아시아로부터 유럽·미국으로 번지기 시작했다.최승희가 중국에서 활동을 개시한 것은 1940년부터이다.당시 조선족이 10만여명이 살고 있었던 흑룡강성 목단강시에서 최승희가 공연을 했다. ○최승희 무용 큰 호평 최승희의 창작춤들은 한국전통의 춤사위를 되살려 새로운 감각과 창조성을 가미시킨 것으로 크게 호평을 받았다.당시 중국 경극계에서는 『노래를 위주로 했던 재래의 경극은 최승희무용의 영향을 받아 끝내는 변혁을 일으킬 것이다』라고 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마당놀이에서 출발한 농악이 섬세한 기예의 독창성을 살려 무대 「농악무」가 되었고 따라서 민속춤의 대부분이 무대극으로 공연되기에 이르렀다.이를테면 「탈춤」과 같은 여러 춤들이 무대에오르게 되자,마당놀이로서의 민속춤은 차차 위축되어 「쾌지나 칭칭나네」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사회주의가 민중의 소박한 놀이를 무대예술로 자리바꿈 시켰다는 사실은 오늘의 중국 조선족 예술활동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 아프리카 미술/영국서 순회전

    ◎고·현대 조각·회화 망라… 올가을 개막/“원시적 수준” 서구인식 크게 발뀔듯 아프리카 미술작품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아프리카 95」전이 올가을 영국에서 대대적으로 열린다.런던 로열 아카데미를 필두로 옥스퍼드 현대미술박물관,요크셔 조각공원 등 영국 전역을 순회할 이 전시회는 그동안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아프리카 미술에 대한 영국인들의 인식을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로열 아카데미 전시회의 주제는 「아프리카의 미술유산」.고대 가면이나 각종 조각품에서 현대 회화까지를 총망라할 예정이다. 전시회 주최측은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익숙한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카메룬에서는 코끼리·표범·들소등이 힘을,개구리는 다산성을 상징하고 나이지리아에서는 미꾸라지가 충성을 상징한다는 등의 기본적인 해설을 곁들인다. 일반인들에게 유치하거나 소박하기만 한것으로 잘못 인식되어온 아프리카의 전통적 미술품들은 실로 놀라울 정도로 일정한 양식을 따르고 있다.인물들은 대부분정적으로 묘사돼 있으며 이들의 얼굴은 주로 정면을 향해 있다.또 가슴·엉덩이 등이 과장되게 표현돼 있는데 이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성의 구분이 중요시되기 때문이다.얼핏 보면 이 고대 작품들은 대개 비슷비슷해 보인다.고대 아프리카인들은 작품의 독창성을 고집하기보다는 탈속,정신세계의 염원으로 조각들을 만들었기 때문이라 한다.때로 가면은 귀신을 쫓는데 쓰이는등 실용적인 면도 컸다. 그러나 요즘 제작되는 조각품들은 고대처럼 생활과 밀착되기보다는 외국 관광객들을 의식한 것들이 많아 과거같은 정신적·종교적 힘은 찾아 보기가 힘들며 간혹 상업적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아프리카 고대 미술이 원시적이라고 왜곡된데 비해 현대 회화는 서구회화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때문에 지나치게 서구화됐다는 편견에 부닥치고 있다.외견상으로 청동조각이나 그림들의 고향을 쉽게 알아채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좀더 찬찬히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내용에 있어 서구미술계의 지배적인 가치관에 대항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인종주의에대한 풍자나 아프리카 문명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이는 것이다.또 대부분의 서구 화가들이 예술만을 위한 예술에 빠져 있는 데 비해 아프리카 화가들은 대중을 즐겁게 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다.이들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대중을 칭찬하고 고무하고 때로는 비판하는 내용을 그림에 담는다.따라서 서구의 그림보다 이들의 그림은 이해도가 빠르다. 사실 19세기말만 해도 서구인들은 아프리카의 예술작품이란 원시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서 몇차례 진화를 거듭해야 유럽문명을 따라 잡을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당시 아프리카 조각품들은 기껏해야 야만인들의 원시성을 설명하는데 참고가 되기 위해 유럽이나 미국의 박물관으로 옮겨지곤 했다. 영국 전시회는 아직도 아프리카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서구인들에게 찬란한 아프리카 문화의 실상을 깨닫도록 할 것이라고 전시회 기획자들은 말하고 있다.
  • 넥타이/스카프/유명화가 작품 넣어 명품 제작

    ◎텍스타일디자인협회 기획행사/12인의 창작품사용,2백점이내 생산/두점 한세트에 10만∼15만원 판매 유명화가의 작품을 섬유제품 디자인으로 도입,고부가가치상품 개발의 길을 트는 행사가 마련돼 관심을 끈다. 한국텍스타일디자인 협회(회장 정경연 홍대 섬유미술과 교수)는 제3회 「95·96 가을 겨울」섬유디자인 정기 회원전을 갖고 기획행사로 중견화가 12명의 작품을 넥타이와 스카프로 제작,전시판매하고 있다(서울 대치동 섬유센터 전시실·18∼22일까지). 『이탈리아가 섬유수출 세계1위를 지키는 것은 텍스타일 디자인의 예술적 독창성과 장인정신에서 나오는 소량 다품종생산에 있습니다.앞으로 국가간 경제에서 예상되는 신지적재산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섬유디자인 부문의 분발이 필수적이지요』­정경연씨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섬유산업이 하드웨어부문에만 열을 쏟았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부문,즉 섬유디자인에 투자를 해야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에서 살아남는다고 주장한다. 『중견화가들의 창작품을 일반 패션용품에 연결한 것도 바로 그런 맥락입니다』예술과 대중의 폭을 좁히는 동시에 한국의 예술적 수준을 명품화시켜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자는 것이 행사의 기획 취지이다. 행사에 참가한 중견작가들은 정경연씨와 이준 하종현 김형대 서세옥 한운성 이두식 김태호 승원 송번수씨등이며 넥타이와 스카프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에 의뢰,작품당 두가지 색상으로 2백점을 넘지 않도록 수량을 한정했다. 원단 샘플작업과정등을 포함,모두 1억원의 경비가 소요된 이들 작품은 두점을 한세트로 해 10만원∼15만원대의 가격으로 일반에 판매하고 있다.판매장소는 행사기간중 전시장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선재 호암 워커힐 미술관등이다.
  • 석굴암의 석굴 등 3건/세계문화유산 등록

    석굴암의 석굴 해인사 대장경판고,종묘 등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공인된다. 문화체육부는 14일 우리민족의 문화적 우수성과 독창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는 23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이 3건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신청한다고 밝혔다.
  • “내용 보완한 개정판 성경번역본/별개 저작권 보호대상”

    ◎대법원 판결 성경번역본을 펴내면서 성경원문에 가깝도록 의미와 표현을 바꾸는 등 내용을 대폭 수정했다면 이는 새로운 저작권으로 보아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신성택대법관)는 16일 도서출판 풀빛목회사 대표 강춘오씨가 성서번역출판사인 재단법인 대한성서공회를 상대로 낸 저작권소멸확인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시,원고패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전국 대부분의 교회에서 사용중인 「성경전서」(대한성서공회 61년도판)를 둘러싼 저작권분쟁은 4년여의 법정공방끝에 대한성서공회측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한성서공회가 61년도에 펴낸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은 52년판 성경의 오역부분이나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을 국문법과 한글표현에 맞게 대거 수정,독창성이 인정된다』면서 『61년판 성경은 52년판 성경과 동일한 저작물로 보기 어려운 별개의 저작권 보호 대상』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히브리어나 헬라어로 된 성경원문에 대한 저작권은 이미 소멸된 만큼 새로운 성격의 저작권은 번역본의 작성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대한성서공회는 현저작권법에 따라 오는 2011년까지 50년동안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 신원 에벤에셀 디자인 콘테스트/유경연씨 대상 차지

    기업차원에서는 유일하게 실시되고 있는 (주)신원의 제5회 에벤에셀 패션 디자인 콘테스트에서 유경연씨(23·국제패션디자인 연구원)가 대상을 차지했다. 12일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가을·겨울 패션쇼와 함께 개최된 이 대회에는 남성복 여성복 포함,총 5백12명 출전자중 최종 진출자 53명의 아마츄어 디자이너들이 참가,열띤 경합을 벌인 끝에 대상1명,본상 3명,울마크상 1명,특선 6명,장려상·한국패션협회상 각 1명이 선정됐다. 박윤정 에스모드서울 교장과 디자이너 이영희·홍미화·박항치씨,공석붕 한국패션협회장,배천범 이대 장식미술학과 교수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석,세계패션트렌드의 이해및 표현력,독창성,상품화를 고려한 실용성,실험적 소재·부자재사용등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유씨는 『헌 군복을 연상시키는 실루엣에 동양적인 디테일을 가미해 낡은 것과 오래된 것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고 버려진 아이가 아무옷이나 걸쳐입은 듯한 자유스러움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 선진형 지역민방시대 시동(사설)

    부산 대구 광주 대전등 4개직할시 지역민방사업자가 확정 발표됐다.서울방송에 이은 지방민영방송시대가 이제 드디어 열린 것이다.그간 세간의 주된 관심은 사업자선정의 공정성에 있었다.공보처는 이에 부응해 진행과정이나 평가기준들에 투명성을 만들기에 진력해 왔다.이 노력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이로써 우리도 방송의 선진국형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사업자가 누군가라는 차원을 벗어나 어떻게 더 좋고 유효한 방송매체를 만들어 낼 것인가로 우리의 관심을 빠르게 바꿔야 한다.이점에서 보면 정책적으로나 방송사업자에게나 다시한번 다짐해 둘 일이 적지 않다.무엇보다 오늘의 TV방송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시대를 지나고 있다는 사실에 유념을 해야 한다. CATV,VOD,위성방송만이 아니라 컴퓨터DB시스템까지 새로운 매체이면서 동시에 그하나씩이 다채널화하고 있다.수용자를 향한 상업적 경쟁도 시작됐다.그리고 이경쟁은 국제화되고 있다.따라서 지역TV의 입장이라는 것이 자신의 개성과 내용의 질적수준을 만들어내는데 있어거의 연습이나 축적의 시간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상황에 있다.바로 경쟁에 나서야 하는 어려움에 당면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런가하면 우리가 이 다매체 다채널시대에 있어서도 지역민방채널을 따로 만드는 이유는 단지 채널형식의 확대라는 데 있지 않다는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지역문화의 창달과 이에 의한 지역 독창성과 창조성의 계발을 하자는데 있다.정보획득에 있어서도 지역별 성격화를 통해 보다 바람직한 지방자치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이 기본적역할구조에서 보자면 명칭과 형식은 비록 민영방송이지만 할일은 거의가 다 공영방송에 가까운 것이다. 우리는 이 역할을 기대한다.때문에 기존TV의 종속적 채널이 되어서는 안될 것임을 강조한다.정책적으로 이 문제는 지금 「지역자체프로그램 15%이상」으로만 요구하고 있다.이것은 사실상 적은 것이다.이렇게 되면 방송의 새채널이기보다는 광고나 지역리권의 채널화만 될 가능성을 갖는 것이다.따라서 정책은 더 많은 요구를 해야만 한다. 문민시대는 마치 어떤문제든 개입만 않으면 되는 시대라는 관념이 부지불식간 커져 있다.그러나 방송은 사회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제도이다.뿐만아니라 방송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금은 국가단위이기보다 국제적지역단위로 새 방송질서가 세워지는 과정에 있다.프로그램경쟁과 시청률확보에 있어 국가간 산업적 갈등까지 만들고 있다.이점에서 프로그램경쟁력 또한 국내차원만의 과제가 아니다.지역민방시대가 상업방송의 확대로만 가지 않도록 우리모두 주시해야 할 것이다.
  • 빈센티스 중기국장에 듣는다(이탈리아 중소기업 탐방:20·끝)

    ◎“GNP·수출60%이상 중기가 차지”/경공업중심 탈피위해 전자·반도체 육성/91년 첨단기술개발 지원법 첫 제정… 비용 30%까지 무상제공 이탈리아 경제를 이끌어 가는 첨병은 근로자 2백명 미만의 중소기업들이다.이탈리아는 국민 총생산의 70%와 총 수출의 60% 이상을 중소기업이 이뤄낸다.산업 전체 근로자의 3분의2는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이탈리아 공업성 카를로 빈센티스 중소기업국장은 『이탈리아를 선진국 대열에 올린 것은 중소기업이다.장인들이 회사를 세워 전통 기술과 특유의 유연성으로 경제 재건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일관성있는 중소기업정책은 없었지만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없애고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데 정부가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규모를 늘리기보다 소기업의 장점을 살리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경공업에 치우친 중소기업의 문제점을 풀기 위해 설비자금을 지원하고 산·학 연구를 통해 전자·반도체·기계 등 첨단분야의 육성에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강조했다.가족경영이 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규모 기업에 적합한 전문 경영인을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기 때문에 독자적인 개발정책에는 한계가 있지만 남북간 경제 차이를 해소하는 데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절차 간소화 ­이탈리아 산업구조의 특징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의 역할이 크다.생산과 수출의 약 3분의2 안팎을 중소기업이 이루어 내고있다.물론 올리베티(사무자동화기기),피아트,MTS(냉난방기기),베네통 등 세계 굴지의 대기업이 있지만 이탈리아의 기둥은 역시 개미군단인 중소기업들이다. ­중소기업이 발달한 배경은. ▲오래전부터 중·북부 지역은 가내 수공업을 위주로 상업이 발달,자본을 축적했다.게다가 한가지 업종에만 특화,기술을 대대로 전수해 독창성과 창의성도 높였다.지난 50년대 초 정부가 산업부흥정책을 펼친 것도 지역 단위의 산업을 국가 차원의 경제로 격상시킨 계기가 됐으며 다양한 제품을 바라는 현대 소비시장의 특성도 이탈리아 중소기업이 성장한 요인이 됐다.­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책은. ▲지난 90년까지는 거의 없었다.91년 기술개발 육성과 관련된 법률 3백17조가 중소기업 지원법으로는 처음이다.그동안 은행을 통해 자금을 지원해 주는 경우가 있었으나 법적인 장치는 없었다.3백17조는 전기·전자 등 첨단 기계를 설치하는 업체에 구입 자금의 20%를 지원하고 첨단 기술의 연구·개발에 비용의 30%까지를 무상으로 주도록 돼 있다.1조리라(5천억원상당)를 조성,한 기업당 45억리라(22억5천만원)까지 지원할 방침이다(아직 자금은 조성되지 않았다). ○1조리라 지원계획 ­중소기업의 특징과 문제점은. ▲보통 근로자 2백명 미만을 중소기업으로 보며 전체 산업근로자의 3분의 2가 중소기업에서 일한다.특히 50명 미만의 소기업이 90% 이상이다.대부분 가내 수공업에서 출발했으며 가족 경영이 지배적이다.때문에 생산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대규모 시설투자를 꺼리는 경향도 있다.생산재보다 소비재 비중이 높아 산업전반에 미치는 생산 효과가 미미한 것도 사실이다.따라서 자동차 등 기계 관련산업과 전기·전자,신소재 등 첨단산업의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구체적으로 밝히면. ▲예컨대 중소기업이 10억원을 투자해 첨단 분야를 연구한다면 성과에 따라 최고 3억원까지 세금을 면제해 준다.또 연구분야가 같으면 정부가 기업들을 한데묶어 공동 연구토록 하고 연구비도 별도 지원한다.특정 분야의 전문인력을 키워 우대가 없는 중소기업의 전문경영인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탈리아 중소기업이 전문성과 유연성은 높지만 생산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기업의 규모가 작다고 생산성이 낮은 것은 아니다.오히려 적정규모를 유지,경기변동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공작기계가 대표적이다.일본이나 독일은 수요 변동에 따라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기도 하나 이탈리아의 기계업체는 늘 80% 이상을 유지한다.자금난이나 인력난을 겪지 않는 것은 무리한 투자를 하지않기 때문이다. ○가족경영으로 충분 ­가족경영이 인력 절감 등 경영합리화면에서 바람직한 점도 있으나 근로자의 승진제한,조직의 경직성 등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하는데. ▲근로자들과 경영자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기업을 운영하고 싶은 사람은 기술을 배워 독립하면 된다.능력을 인정받으면 가족이 아니더라도 경영에 참가할 수 있다.대부분 1백명 안팎의 종업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회사경영은 가족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의 중소기업이나 정책에 관해 아는 게 있는가. ▲자세한 것은 모른다.정부가 많은 자금을 지원해 주고 세금을 감면해준다는 정도이다. ­한국과 수교를 맺은지 1백10년이 됐다.한국의 중소기업과 교류를 넓힐 계획은 없는가. ▲기업끼리 추진할 문제이다.그러나 보탬이 된다면 적극 검토해 보겠다. 빈센티스 국장은 로마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한 뒤 지난 67년 국가시험(행정고시)에 합격,공업성에서 27년간 일했으며 공업성 중소기업국장이 사실상 이탈이아 중소기업을 맡고 있는 최고 책임자이다.
  • 현지 한인기업(이탈리아 중소기업 탐방:19)

    ◎“제조업 성공 힘들다”… 무역업 선호/상관습 독특… 품질보다 인간관계 중시/거래트기 “하늘의 별따기” 친분 쌓아야/대부분 섬유·전자 등 수출입업… 이∼한국∼동남아연결 거래 많아 이탈리아에는 3천명 남짓의 한인들이 있다.절반은 성악이나 패션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며 현지에 나간 상사 직원과 가족들이 약 5백명에 이른다.이탈리아에 정착한 교민은 1천명 안팎이다. 이들은 주로 패션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며 상공업이 발달한 밀라노에 많이 산다.유학왔다 눌러 앉은 사람들도 상당수를 차지,비교적 현지인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고 생활수준도 안정됐다. 그러나 기업을 차려 크게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이탈리아 섬유 제품을 한국에 수출하거나 한국 및 동남아 제품을 소개하는 에이전트들이 대부분이다.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생산 체제를 세우는 것보다 무역쪽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정착교민 1천명 이탈리아에서 기업을 세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러나 기업을 유지하고 거래를 트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다.그 곳의 상관습에익숙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생산 효율이나 자금 사정보다 이탈리아 기업들은 경험과 인간관계를 더 중요시 한다.누구나 배울 수 있는 현재의 기술보다 개인의 독창성·창조성·성실성 등에 더 많은 점수를 준다. 밀라노 한인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상균 대원유러파 사장은 이탈리아에서 장사를 하려면 「심파테티크」란 단어를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마음이 맞아야 거래도 쉽게 한다는 뜻이다. 『가격이 싸다는 말은 안하는 게 낫다.오히려 덤핑이라는 인식만 심어준다.제품의 질이 뛰어나다는 말보다 점심을 함께 하자는 말이 더 먹혀 들어간다』 개인적인 친분 관계를 쌓고 문화적인 유대를 높이면 거래는 저절로 이뤄진다는 것이다.기술도 중요하지만 얼국장사가 더 통한다는 말이다. 박사장은 지난 70년대 말까지 천일사(태광산업이 인수)의 유럽 지사장으로 있다가 지난 81년 밀라노에 전자 부품회사를 세웠다.남들이 한국에 섬유제품을 판매,한 밑천 챙길때 그는 오히려 한국 가전업체의 수출 창구 역할을 했다.당시 이탈리아 전자부문의 기반이약한 것을 감안,전자 부품회사를 세워 현지인들에게 첨단기술을 소개하며 기반을 쌓았다고 한다. 그동안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금은 반도체 부품인 콘덴서·다이오드 등 초정밀 제품을 수입,현지 전자업체에 공급한다.생산 시설은 없지만 매출은 6천만∼7천만 달러로 교민 중 가장 성공한 사람의 하나로 꼽힌다. 대리석을 수출하는 김충렬씨는 현지인들로부터 신용과 능력을 인정받는 몇 안되는 코리안 중 한명이다.서울 공대를 졸업한 뒤 대림산업에 입사,80년대 초까지 유럽지사에서 일했다.지난 83년 베네치아에서 도시설계 및 건축학을 공부하다 이탈리아의 대리석에 매료돼 수출업체를 세웠다.현재 매출은 연간 25억원 정도다. 장인들로부터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는 김사장은 『이탈리아 사람들은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전화나 문서로 거래를 하면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직접 찾아가 설명해야 관심을 보인다』며 『거래 조건으로 사람 됨됨이를 첫번째로 보고 그 다음에 전문성이나 생산성·독창성·신용도 등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문서거래 좋아안해 패션 분야에서 한인 4인방으로 불리는 김남수·박상국·이수길·이종수씨 등은 이탈리아 기업들의 분업 및 전문성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근로자가 1백명도 안되는 기업들이 자기 상표로 세계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경우가 숱하다.오랫동안 축적된 노하우에다 한가지 업종에만 특화하는 한우물 정신 때문이다』 문어발식 확장은 고사하고 정부에 기대는 기업도 없다는 것이다. 세계적 디자이너 베르사체 밑에서 일하는 한기욱씨는 이탈리아 패션의 명성은 개성을 중시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한가지 패션이 인기를 끄는 게 아니라 수십개의 패션이 한꺼번에 선보여 동시에 유행을 이끈다.유행도 개성만큼 천차만별인 셈이다』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이탈리아 관계인들은 한국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로 전문성과 창의력의 부족,이탈리아 기업에서 볼 수 없는 자금 부족 등을 지적하고 있다.이탈리아 해외무역공사 페데리코 발마스 한국 지사장은 『이탈리아 기업은 시장의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다양하게 분출되는 소비자의 욕구를 기업의 개성과 생산의 분업화를 통해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창의성 부족” 그는 『한국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 위해서는 동종 업계의 중소기업끼리 뭉쳐 원자재를 공동으로 구입하거나 생산 및 판매를 특화해야 한다』며 『특히 대기업이나 정부의 의존도를 줄여 스스로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자기 상표를 개발,독자적인 판매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나폴리 은행의 보네트 한국지사장은 『한국 중소기업의 취약점은 독자적인 유통망이 없는 점과 경영의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지금까지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경기가 좋을 때는 이익을 함께 나눴지만 불황이 닥치면 대기업의 방패막이 역할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80년대 들어서 근로자의 임금 상승으로 대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전제,한국 정부는 소비자의 욕구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중소기업을 국제시장의 전위 부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의 관계를 하청업체가 아닌 대등한 거래 업체로 바꾸고 국제시장에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앞세운 시장 개척자로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정부 또한 장기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한편 대기업과의 공생관계가 원만히 이뤄지도록 감시자의 역할도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 일 바이어 75% “한국제품 수입 늘리겠다”

    ◎엔고영향… 전자·전기 중심/내구성 만족… 독창성 미흡 4명 중 3명의 일본 바이어들은 최근의 급격한 엔화 강세로 한국 제품의 수입을 늘릴 것을 고려하고 있다. 대한무역진흥공사가 일본 바이어 1백1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75.2%가 한국제품의 수입확대를 희망했고 65.2%는 엔고로 지난 해 한국의 전자,전기제품 중심으로 수입을 늘렸다. 이들은 지난 해 수입을 늘린 지역은 중국(26.2%),한국(25.3%),미국(12.6%)의 순이었다.중국이 엔고의 덕을 가장 많이 본 셈이다.대한 수입을 줄일 경우 그 전환국도 중국(47.5%),동남아(22.8%),대만(15.8%) 순으로 꼽았다.역시 중국이 한국의 최대 경쟁국임을 말해주는 응답이다. 일본제품을 1백으로 할 때 한국 상품의 경쟁력은 평균 83이라고 응답했다.내구성·기능성·디자인 등은 비교적 만족할만한 수준이나 독창성(74)과 애프터 서비스(74)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철강·전기전자·화학 등 중화학 공업은 비교적 높게,농수산물·섬유·플라스틱 등은 낮게 평가했다. 무공은 조사 시점이 본격적인 엔고가 진전되기 전이므로 올 일본의 대한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글 우수하다는 남의 칭찬에(박갑천 칼럼)

    칭찬은 일단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입에 발린 말인줄 알면서도 헤벌쭉해지는 것이사람의 덩둘한 마음이다.그런터에 더구나 그칭찬이 구체성을 띠면서 깊이까지 곁들인 것일때 기쁨의 돗수는 진해질 밖에 없다.그래서이런 종류의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처세술 제1조는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과학전문잡지「디스커버리」최신호가 우리 한글을 격찬하는 글을 실었다.『…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글자이며 그 독창성과 기호배합의 효율성면에서 특히 돋보인다』고 찬양한다.그러면서 홀소리(모음)와 닿소리(자음)가 쉽게 구별되고 닿소리의 꼴이 발성기관(발성기관)의 위치를 말해 준다는등 구체적인 장점에 대해서까지 언급한다.미인도 칭찬은 기뻐한다지 않던가.역시 기쁘다. 「디스커버리」지가 찬양한 점들은 훈민정음 해례의 제자해에 자세하게 밝혀져 있다.『하늘과 땅의 이치는 음양오행일 따름이니 정음 28자는 각각 그 꼴을 본떠 만드니라』로 시작하여 글자에 대한 풀이를 해나간다.어금닛소리(아음)ㄱ은 혀뿌리가 목구멍 막는 꼴을 본뜨고 혓소리(설음)ㄴ은 혀가 윗잇몸에 붙는 꼴을 본떴으며 입술소리(순음)ㅁ은 입의 꼴을 본떴다…는 따위. 세계의 글자는 지금 쓰고 있는것,잃어버린것,풀어읽어내지 못한것…등까지 쳐서 약4백종이 된다고 한다.그런 글자의 발달단계를 외솔 최현배는 넷으로 나눈다.맺음글자(결승문자)­그림글자(회화문자)­뜻글자(표의문자)­소리글자(음성문자)가 그것이다.소리글자는 다시 낱내글자(음절문자)와 낱소리글자(음소문자)로 나뉘는바 전자가 일본의 가나(가명)와 같이 한글자가 한음절을 나타내는 것이요,후자는 한글이나 알파벳과 같이 한글자가 하나의 소리를 나타내는 것이다(「한글갈」에서).한글이 문자발달단계상의 으뜸자리에 있음을 말해 주는 글이다. 한글은 그러나 알파벳­로마자보다 더 다양한 표음능력을 지녔고 하나의 글자는 하나의 소리만을 낸다는 점에서 더욱 뛰어나다.거센소리(격음:ㅋ·ㅌ·ㅍ)와 된소리(경음:ㄲ·ㄸ·ㅃ)가 구별되고「어」「으」등을 표기할수 있는것과 유럽말의 표기법을 비교해 보면 알수 있겠다.영어만 놓고 봐도 그렇다.「A」가「아·에이·애·어」로,「C」가「ㅋ·ㅅ」으로 소리나는 것과 한글의 한글자한소리(일자일음소)표기의 차이는 크지 않은가.「디스커버리」의 찬양 이전에 수많은 찬탄이 있어온 까닭이 이런데에 있었다. 훌륭한 글자는 훌륭한 말과 훌륭한 문화를 갈무리할수 있게 돼야 한다.훌륭한 것을 훌륭한 것으로서 빛내어야 할 책무는 우리들 모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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