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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 길섶에서/ 자기표절

    ‘나태한 젊음보다 부지런한 노년이 낫다’고 한다.연륜에따라 더 원숙해지거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신선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한 소설가가 나이 들면서 새로운 경지의 작품을 계속 발표하는 것을 보면 경이롭다.젊은 시절보다 더유려한 글로 다양한 소재를 감동있게 그려낸 작품을 읽노라면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탐구력과 정열이 부러워진다. 예술가는 20대에 걸작을 생산하고 이후에는 하향세를 걷거나 젊은 시절 작품을 재탕하는 일도 없지 않다고 한다.20년이고 30년이고 비슷한 그림을 계속 그리는 화가도 적지 않다. 이를 ‘꾸준한 탐구’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일종의 재탕이자 ‘자기표절’이라고 할 수도 있다. 창의성 없이 자신의옛지적(知的) 상품을 계속 우려먹고 있는 것이다. 남의 작품 표절뿐만 아니라 자기표절을 줄이려면 얼마나많은 독창성,천착과 노력이 필요할 것인가.다작(多作)을 경계하고 늙어서는 절필(絶筆)한 원로 수필가는 아마도 자기표절을 경계한 것이리라. 이상일 논설위원
  • “베니스영화제” 새조류·화제작 없어 ‘졸작대회’

    올해 열린 베니스 영화제는 내세울 게 없다. 영화기간 내내 ‘이것이다’하고 주목할 만한 새로운 조류는 형성되지 않았다.또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화제작도 없었다. 한마디로 세계3대 영화제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졸작 대회’였다는 것이 중평이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한국영화는 3년 연속 진출해 좋은 반응을얻었고 다른 영화제와 마찬가지로 할리우드 영화가 베니스영화제를 잠식했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60%나 늘어난 유료 관객수가 그나마 위안으로 작용했다.베니스 영화제는 칸,베를린영화제와 달리일반 관객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주최측은 “관객마저 줄어들었다면 큰 일날 뻔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쟁부문에서는 인정을 받는 감독들이 초청된 ‘베니스 58’과 젊은 감독들이 독창성을 겨루는 ‘현재의 영화’로 나뉘어 총 41편의 영화가 소개됐다. ■3년 연속 진출한 한국영화=‘거짓말’‘섬’에 이어 ‘베니스58’부문의 ‘수취인불명’과 ‘현재의 영화’부문의 ‘꽃섬’등 2편이나 진출한 한국영화는 대체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꽃섬’은 각자 상처를 안은 세 여인이 슬픔이 사라지는꽃섬을 향해 떠나는 로드 무비. 공식 시사회장은 비록 ‘수취인불명’만큼 관객이 들어차지는 않았지만 일부 관객이 눈물을 흘리는 등 나름대로 감동을 자아낸 작품으로 평가됐다.독일에서 온 한 관객은 “독창적이며 환상적인 동화”라고 평했다.프랑스 영화배급사 애드비탐의 디렉터 그레고리 프랑소와는 “송일곤 감독의 연출력은 동시대 젊은 감독중 최고”라고 극찬하기도 했다.그리스 영화평론가 앙겔로 폴로블리스키는 “동양적인 색채로 유럽감성을 끌어내는 이미지가 어색하고 질질 끈 것이 흠이지만 감정을 끌어내는 솜씨는 인정할만 하다”고 말했다. 알베르토 바르베라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가장 오래된 영화제지만 지난 10년간 국제 경쟁보다 국내 영화에 치중해온 탓에 칸에 많이 밀렸다”면서 “경쟁 부문을 2개로 나누는 등 새롭게 개편,칸과 다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베니스를 잠식하다=가장 많은 영화를 내놓은 나라는 역시 미국으로,모두 11개 작품이 진출했다.프랑스 영화는 10개,이탈리아는 8개가 상영됐다. ‘베니스58’에는 ‘타인들’‘웨이킹 라이프’‘불리’,‘현재의 영화’부문에는 ‘하나의 일에 대한 13개 대화’란미국 영화가 비교적 인기를 끌었다.조니 뎁이 출연한 ‘지옥으로부터’,‘트레이닝 데이’,‘A.I’‘사랑의 승리’등 비경쟁부문 할리우드 영화의 홍보전도 시끌벅적했다. 한편 최근 몇년간 베니스를 장식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불참,영화제 집행위를 매우 실망시켰다.경쟁 부문에 진출한 할리우드 영화가 너무 적은데 대한 불만이라는 전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우디 알렌 등 거장의 빈자리와 빈약한 새흐름을 대신해 영화제를 채운 것은 할리우드 스타들이었다. ‘타인들’의 니콜 키드먼을 위시하여 ‘옥전갈의 저주’의헬렌 헌트,샤를리즈 테론 등이 ‘디바 파워’를 과시한 데이어 덴젤 워싱턴,에단 호크도 신작의 홍보장으로 베니스를적절하게 이용했다. 베네치아 윤창수특파원 geo@. ■“베니스영화제” 빈곤속 돋보인 작품들. ‘비포 선라이즈’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신작 ‘웨이킹 라이프’는 경쟁부문의 유일한 애니메이션.실사로 영화를 찍은 다음 컴퓨터로 다시 색을 입히는 기법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내용 탓에 평가가 엇갈린다. ‘키즈’의 래리 클락 감독이 10대 문제를 다룬 ‘불리(Bully)’는 통상적인 섹스,마약,폭력 문제를 또 들고 나왔다는반응.하지만 친구를 살해하는 십대들의 마비된 도덕성은 여전히 충격을 안겨준다.역시 십대들의 섹스를 적나라하게 담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멕시코 영화 ‘당신의 엄마 역시(Y tu mama tambien)’는 비평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영화제 공식 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필름 데일리’가 매긴 평점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은 호야오 보텔로 감독의 ‘당신은 누구(Quem es tu)?’다.16세기 포르투갈의 전설을 다뤘다.주인공은 폐결핵에 시달리는 13살 소녀.스페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할리우드진출작 ‘타인들’,켄로치 감독의 ‘네비게이터’,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이 평점에서 그 뒤를 이었다.
  • ‘꽃섬’으로 베니스영화제 진출 송일곤감독

    “폴란드란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 덕에 한국적 이야기를 세계 보편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 아닐까요.” 단편영화 ‘소풍’으로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데 이어 첫 장편영화 ‘꽃섬’으로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송일곤 감독(30)은 국제영화제로부터 ‘총애’받는 이유를 이렇게 풀이했다. “상업적으로 비대해진 칸은 진정한 작가보다는 대가 위주로 작품을 선정하는 반면,베니스는 강력하게 예술 영화를 옹호하죠.” 송 감독은 영화 ‘에어리언’의 세트 디자인을 참조할 정도로 우울하고 무겁지만,사람의 삶이 가깝게 느껴지는 폴란드의 우츠 국립 영화학교를 5년여 동안 다녔다.폴란드에서의유학경험은 IMF로 실직한 가장의 이야기를 담은 ‘소풍’,각자 상처를 간직한 세 여인의 로드 무비 ‘꽃섬’을 낳았다. 칸영화제 수상 덕에 ‘시네 파운데이션’이라는 기금으로프랑스에서 3개월간 머물며 영화의 후반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영화 및 각종 문화시설을 마음껏 무료입장할 수 있는 ‘황금패스’와 함께 칸이 지목한,세계 각국의 신인 감독들과 파리의 대저택에서 지냈다. “칸의 수혜를 받아도 작가주의 영화는 돈을 못 구해 세계어디서나 고생이더라구요.” 제작비 4억여원의 저예산 디지털 영화인 ‘꽃섬’은 “눈물과 웃음이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강원도 정선,지리산 구례,남해 등을 지난 겨울 떠돌며 찍은 영화의 촬영지는 여행을 좋아하는 송 감독이 이미 예전에 들렀던 곳들이다.자신을 ‘유목민’이라 생각한다는 그는 대부분의 돈을 술값과 여행비로 쓴다고 털어놓았다. “앞으로 블록버스터 같은 대규모 상업영화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본의 논리와 타협하지 않고 만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주 어려운,관객들이 이해 못 할 영화는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창수기자 geo@. ■베니스영화제…이탈리아 리도섬서 29일 개막. 세계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제58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29일 이탈리아 리도섬에서 개막,11일간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해 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장편 경쟁부문이 두 개로 나뉘었다는 것.작가로 인정받는 감독들이 초청된 ‘베니스 58’과 젊은 감독들이 독창성을 겨루는 ‘현재의 영화’로 나뉘어 진행된다. ‘비포 더 레인’으로 유명한 밀코 만세비치 감독의 ‘먼지’를 개막작으로 모두 14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한국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이 ‘베니스58’부문에,송일곤 감독의 ‘꽃섬’이 ‘현재의 영화’부문에 진출했다.또권일순 감독의 ‘숨바꼭질’,홍두현 감독의 ‘노을소리’,조선족인 장뤼 감독의 ‘11세’는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 “일등상품 부족이 수출부진 원인”

    ‘D램,TFT-LCD(박막 액정표시장치),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 단말기,셋톱박스,초고속 인터넷,LNG선,여자골프,냉연강판,폴리에스테르 섬유,인삼’ 삼성경제연구소는 22일 ‘한국의 10대 일등상품’이라는보고서에서 이들 상품을 우리나라의 일등상품으로 선정했다.세계시장 점유율,수출액,기술·품질수준,독창성 등을기준으로 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수출부진은 일등 품목이 반도체 등일부에 편중돼 있고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경쟁력있는 일등상품이 적기 때문이며 세계 1위인 제품 대부분은 섬유·직물 등 경공업제품이고 첨단제품은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등 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일등상품 가운데 냉연강판,폴리에스터섬유,인삼등은 재도약하느냐 탈락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다면서 반도체 분야는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TFT-LCD는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고대만업체의 추격을 따돌려야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CDMA 단말기의 경우 판매가의 5.25∼5.75%를 외국회사에 지급하는 등 단말기의 원천기술과 핵심부품을 해외에의존하고 있는 것이 한계이며 초고속인터넷 분야는 전송장비의 국산화율이 낮고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로 심각한 적자상태에 빠져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여자골프가 세계 정상에 도달한 것은 섬세한 손감각,짧은하체비율과 이에따른 안정적인 무게중심 등 좋은 신체적조건을 갖고 있는데다 인내심,감정절제,승부근성 등에서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연구소는 일등상품 창출을위해서는 기업의 노력외에 산업 경쟁력,효율적 인프라,자율과 창의의 사회분위기 등이 갖춰져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기업위축이 계속될 경우 새로운 일등상품은 고사하고기존 일등상품들의 쇠퇴마저 걱정된다고 밝혔다.또 산업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세계 일류상품 발굴·육성’ 방안은시의적절하지만 현실성 없고 접근방법에도 문제가 있다고말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오주 광주시의장 부부 나란히 석사

    오주(吳洲)광주시의회 의장과 부인 남영숙(南英淑)씨가오는 25일 전남대 행정대학원과 농과대 대학원에서 나란히석사학위를 받는다. 오 의장은 ‘광주비엔날레의 발전 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95년 첫 행사부터 지난해 3회 대회까지 성공적으로치러낸 ‘광주비엔날레’를 기획·운영·조직구조·재정·환경·독창성 측면 등에서 분석,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또 예술인,문화예술전문가,관료집단,시민단체 등이 공동참여해 제3회까지 이어져온 행사가 지역발전과 국제적 행사로 영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다. 부인 남씨는 농과 조경학과 대학원에서 ‘장미의 화색에따른 이미지 조사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아 만학의 부부석사가 탄생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경복궁인근 문화전시회 2題

    한국을 생각하면 문화적으로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김치인삼 불고기? 한복 설악산? 한글 태권도 불국사? 탈춤 종묘제례악?한국 문화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10가지 이미지를 주제별로 분류해 소개하는 ‘한국의 문화 이미지’기획전이 25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막된다.9월17일까지. 제1부에서는 ‘한국의 맛’을 주제로 김치와 인삼,불고기 등 한국 대표음식의 관련자료와 유물들을 전시한다.김치 담그는 과정,불고기 조리 도구,인삼 재배과정 등을 한 눈에 볼수 있다.특히 일본의 기무치와 한국의 김치가 어떻게 다른지도 느끼게 해준다. 제2부 ‘한국의 미’에서는 한복의 고운 색상과 옷맵시,설악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선보인다.제3부 ‘한국의 기(技)’에서는 한글,태권도,불국사와 석굴암 등 우리민족문화의 독창성과 창조성,과학성을 말해주는 항목들이 전시된다.4부에서는 ‘한국의 예(藝)’를 주제로 탈춤,종묘제례악,한국이 낳은 세계적 예술인 등 우리 예술문화와 관련한 자료와 유물을 전시,한국인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과 재능을 과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인들에게 민족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외국인들에게는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또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평양 일대를 중심으로한 이른바 낙랑지역 유물 500점을 보여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9월 2일까지. 이번 전시에는 평양성 석암리 9호분에서 출토됐다는 금제허리띠고리(국보 제89호)를 비롯해 목마(木馬·오야리 19호분출토),각종 명문 기와,금속무기는 물론 조작 시비가 끊이지않는 이른바 봉니(封泥·흙도장)도 여러 점 선보인다.이들유물은 각종 책자나 논문에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다.‘진솔선예백장’(晋率善穢佰長)이란 글자가 적힌 청동도장(보물제560호·경북 영일군 출토·호암미술관 소장)등 국내 다른지역의 낙랑 관련 출토품 150여점과,청동세발솥(靑銅鼎·평양 낙랑토성 출토)등 일본에서 빌려와 국내 처음 전시되는낙랑 유물 39점도 찬조출연한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발굴단이 촬영해 국립중앙박물관이소장한 유리원판 사진자료중 당시 유적 풍경이나 생생한 발굴 장면을 담은 낙랑 관련 자료도 함께 공개된다. 두 박물관 모두 경복궁 옆에 위치해 있어 한꺼번에 둘러볼수 있다. 김주혁기자 jhkm@
  • 2002월드컵 개막식 연출자 연극연출가 손진책씨 선정

    연극 연출가인 손진책씨(54·극단 미추 대표)가 2002 월드컵축구대회 개막식 연출자로 선정됐다. 월드컵축구대회조직위원회는 17일 손씨가 한국적 정신과문학성을 살린 독자적 연극세계를 구축한 점을 평가해 개막식 문화프로그램의 연출을 맡겼다고 밝혔다.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 부회장인 손씨는 88서울올림픽성화봉송 행사와 2000서울연극제를 성공적으로 지휘한 국내의 대표적인 연출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일본을 비롯해 북유럽과 러시아 미국 등에도 널리 알려져있으며 백상예술대상 연출상(89·94년),국립극장이 선정한‘올해의 연출가상’(96년)을 받는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연극뿐 아니라 마당극과 뮤지컬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해왔고 행사 진행에도 뛰어난 안목과 식견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다. 조직위는 “월드컵 개막식이 우리 문화의 독창성을 부각하고 첨단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을 접목시켜 문화한국의 이미지를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병선기자 bsnim@
  • ‘친구‘ 4色 패러디 뜬다

    영화 ‘친구’를 모방한 프로그램들이 넘쳐나고 있다. iTV는 21일 오후 6시10분 ‘친구’를 패러디한 같은 제목의 개그 드라마를 방송한다. 코미디언 최양락이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연기한 동수역을,이경래가 유오성이 연기한 준석역을 맡는다.황기순,최형만이 각각 상택과 중호역으로 나온다.또 준석의 부인인 영화속 여주인공 진숙역으로는 최양락의 실제 부인인팽현숙이 나설 예정이다.영화 ‘친구’의 부산 사투리 대신 개그 드라마 ‘친구’에서는 충청도 사투리를 쓴다. KBS2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수요일 오후11시)의 ‘영화 패러디 친구’코너는 영화 ‘친구’의 형식을 그대로옮겼다.코미디언들이 4명의 고등학생 역할을 해내면서 촌철살인의 풍자를 한다. 영화 ‘친구’가 불러일으킨 분위기에 편승한 프로그램도있다. KBS2 ‘야!한밤에’(화요일 오후10시50분)의 ‘보고싶다친구야’코너는 연예인들 사이의 친분을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개그맨 이경규가 진행하며 ‘신인간성 테스트’라는 부제로 방송되는 이 코너에서는 연예인들이 밤12시쯤에전화로 친한 친구들을 불러낸다.늦은 밤에 전화를 받고 달려오는 친구들의 숫자와 면면을 통해 연예인들의 인간성을알아본다. SBS ‘토요일은 즐거워’(토요일 오후6시)의 ‘해양구조단 친구’코너는 부산의 사고뭉치 고등학생들을 해양구조단 훈련을 통해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이다.고등학생들이 뱉어내는 걸쭉한 부산 사투리가 영화 ‘친구’의 분위기를그대로 전한다. 방송진흥원의 이기현 박사는 “패러디도 독창성있는 창작물”이라고 전제한 뒤 “영화 ‘친구’를 모방한 프로그램들이 진정한 의미의 패러디인지는 의문스럽다”면서 흉내내기나 베끼기,재탕,삼탕 등은 아류문화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한가지 문화상품이 유행하면 비슷한 분위기의 프로그램들이 양산되는 것은 근본적으로 소재 결핍과 방송제작자의아이디어 궁핍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박사는 “인기연예인에만 의존하는 베끼기와 흉내내기는 모방이나 표절로 문제가 될 수도 있으므로 방송이 유행을 무작정 따르기 보다는 새로운 소재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지역문화의 해 추진위원장 “거창한 축제보다 특성화 지원”

    “지역문화가 천편일률적이고 도식화돼 있다고 많이 지적합니다.실제로 이번에 지방에서 독창성에 대한 강한 욕구를 확인했습니다.중앙에 대한 피해의식도 생각보다 크더군요.‘지역문화의 해’사업은 중앙과 지방이 서로를 설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 한가지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2001 지역문화의 해 추진위원회 이중한(李重漢)위원장은 10일 상반기 사업에 대해 이같이 자평했다. 그는 “지역축제를 좀더 조직화하자는 데 대해 지역에서 저항이 많았던 것은 서로간에 방법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면서 “의사소통의 기회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잘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추진위는 상반기에 소규모 지역특성화와 컨설팅 등 발굴·지원사업 274건을 선정,그 가운데 81건에 대한 지원을 끝냈고현장탐방 등 기반조성사업을 적극 추진해 지역문화 발전을촉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하반기에는 나머지 193건의 지원을 통해 발굴지원사업 중심으로 지역주민의 참여의식과 공동체의식 함양 등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대규모 축제보다 밑바닥의 작은 사업을 지원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상반기 지원사업 결과 보고서 발간을 통해 사업결과를 정책에 반영시키는 등 활용도를 높일계획이다. 이위원장은 “지역문화도 유물과 아파트처럼 전통과 현대중에서 어느 쪽을 중시할 것이냐 하는 문제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국가도 나서야 겠지만 결국은 해당주민들이 결심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주혁기자 jhkm@
  • 르메르 佛축구감독 “한국은 만만찮은 상대”

    “한국은 일본과 함께 아시아 최강의 팀이다”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 참가를 위해 입국한 로저 르메르 프랑스 축구대표팀 감독은 28일 대구파크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전에서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을 몇점차로 이길 자신이 있나. 축구는 스코어를 예측할 수 없다.최근 한국전적을 볼 때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아시아 축구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나. 일본 한국은 아시아 최강이다.프랑스가 최근 일본에 5-0으로 이겼지만 이는홈경기 덕택이었다. ■우승후보로서 결승전 상대를 예측한다면. 좋은 팀들이 많아 우승을 장담하지 못하겠다. ■앙리,지단 등이 빠졌는데 이들을 대체할 선수는. 지단은지단일 뿐 그를 대신할 선수는 없다.카리에르,말레 등 더젊은 선수들이 왔다. ■프랑스와 브라질의 차이점은. 독창성 있고 수준 높은 경기를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다.다만 프랑스는 팀워크가 좋고 브라질은 경험이 많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네티즌 칼럼] 누구를 위한 미술비평인가?

    미술작품은 작가의 독창성과 미적 정서를 표현한 것으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어떤 감동을 불러 일으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그러한 미술작품이 존재하는 한 그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분석 결과물로서 미술비평이 동반한다.이것이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또는 예술적 가치를 구분하기 위한 일반적인 수단이라고 한다면,작품을 분석한 비평문에 대하여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미술비평의 문제점은 하루 이틀 전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그러나 미술비평은 감상자가 작품의 미적(美的) 가치를 기준하는데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잣대로서 자칫 왜곡된 지식전달과 과장된 담론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설자리를 잃게 할 수도 있어 재삼 주의가 필요하다. 작가의 개인전 전시알림책(팸플릿) 꼭두머리는 대부분 미술비평가라는 이름을 내건 사람들의 평문으로 채워진다.하나같이 있는 말,없는 말을 다 끄집어 내어 마치 금세기에 한 명나올까 말까하는 작가처럼 치켜세운 글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도대체 금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하는 작가들이왜 이렇게 많은지. 미술비평을 한답시고 펜자루 굴리는 자들은 글재주 하나는있는 셈이다.자신들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 하면 그들은 미술언론을 통해 무차별 반론을 편다.대개 잘 나가는 비평가라 하면 미술언론과 연결이 잘 되어 있다.따라서 언론을 통하여 자신들을 합리화하고 싫은 소리 한 사람들을 매도하기 일쑤다. 수년 전 미술밭에서 비평가들이 자신들에게 싫은 소리 몇 마디 했다는 이유로 끼리끼리 모여 작가들 작품전 서문을 써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적이 있다.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미술비평은 어떠한 의미로든 작품이 가지고 있는 시각 이미지에 대한 분석과 감상이며 또한 평가이다.뿐만 아니라 작가의 작업관을 이해하고 작품의 미적 가치를 가늠하는 창조적인 작업이다. 따라서 미술비평이라고 하면 구체적으로는 분석과 감상과 평가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이 타당하다.작품의 옳고 그름을 고루 지적하여 작가에게는 창작활동에 도움을,감상자들에게는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우리 미술밭의 작가와 비평가는 먹이사슬처럼 묘하게 얽혀있다.되지 못한 생각을 품고 있는 작가들이 있으면,그들과함께 하는 비평가들도 있게 마련이다.미술비평 문제는 비평가 자질도 문제지만 작가들에게 더 문제가 많다.저명한(?)비평가를 등에 업고 자신의 작품을 그럴듯한 비평문으로 포장하여 감상자 앞에 내 놓고 무엇을 얻겠다는 말인가. 이재수 한남대 강사 kabn@kabn.net
  • [우리 지자체 최고] (4)전남 함평군 고효율 축제

    ‘6만여 마리의 나비와 함평천 10만여평에 만발한 유채꽃의 앙상블’ 지역축제의 대명사로 떠오른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는 버려진 하천에 나비를 접목,무에서 유를 창출해낸 ‘동화의 나라’다.이 동화의 나라를 체험하려는 발길은 해마다늘고 있고 그에따라 지역의 수입도 증가하고 있다.특히 축제를 위해 자운영을 대대적으로 심어 화학비료를 덜 씀으로써 함평산 농산물은 청정농산물로 인식돼 비싼 값을 받고 있다. 함평 나비축제는 99년 첫회때 60만명,이듬해 2회때 83만명을 끌어들여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우선 나비상품 브랜드인 ‘나르다’를 붙인 관광상품과 로열티 수입 3억5,000여만원,입장료 2억3,600여만원,향토음식점과 농산물 판매 등 직접수입만 19억여원을 올렸다.여기에 언론의 각종보도를 홍보비로 계산하고 농산물판매액 증가분을 금액으로 환산한 간접수입은 122억여원으로 집계됐다.두번의 축제에 들어간 돈은 5억9,000여만원뿐. 따라서 축제의 성공비결을 찾으려는 행정기관 등의 벤치마킹 행렬이 줄을 이었다.이제는 학생들의 수학여행 견학지로도 빠지지 않는다.그래서 임시로 함평천 둔치에 마련된 행사장을 자연학습 체험장으로 꾸몄다.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살아있는 나비도 판다. 축제기간 중 생태관에서는 살아있는 나비 60종 5만여마리를 관찰할 수 있다.알에서 애벌레,번데기로 변신하는 나비의 일생을 엿볼수 있다.그림으로만 보던 식물 134종 1만여그루도 심어져 있다.하늘소,풍뎅이 등 국내 곤충 표본 2,853종 2만8,560마리와 외국 곤충표본 5,000종 5만마리도 선보인다. 생태학습장에서는 개구리·뱀·미꾸라지·붕어·잉어·자라·거북이를,가축체험장에서는 송아지·토끼·병아리·반달곰을 만날 수 있고 친환경농업 체험장에 들러 모심기와논갈이도 해볼 수 있다. 함평군이 이 축제를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은 대단하다.우선 축제를 알리기 위해 함평 길목인 함평읍 수산봉과월야면 외치제에 나비 철쭉동산을 꾸몄고 서울과 광주 등외지의 백화점에는 생태학습장을 개설,친환경농법을 알리고 캐릭터상품도 판매했다. 청와대 나비 날리기,통일전망대 통일호랑나비 날리기,새천년2,000마리 나비 날리기 등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2003년 말이면 대동면 운교리 38만여평에 함평 자연생태공원이 완공된다.이곳엔 나비·곤충 자연사전시관,한국자생란,나비·곤충 생태관,우리꽃 생태학습장,산림욕장 등이 들어선다.올해는 나비축제를 소재로 한 소설 ‘나비처럼날다’가 출간되고 내년에는 이를 시나리오로 한 영화도나온다. 이석형(李錫炯)군수는 “함평은 나비축제의 성공을 계기로 생태체험 관광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며 “앞으로는 관련 지식·정보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이를 친환경농법으로 연계해 주민소득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함평 남기창기자 kcnam@. *전남 함평군 고효율 축제 성공비결은. 함평 나비축제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나비’를 소재로 삼았다는 아이디어의 독창성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어린이날 축제를 시작함으로써 밖으로 나가야 하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파릇파릇해진 이름모를 각종 야생초목을 비롯해 자운영과 무·갓·유채가 어우러진 꽃밭.이같은 대자연 속에서 걷기만 해도 도심의 묵은 때가 사라지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란 판단은 적중했다. 특히 나비를 따라 뛰노는 아이들 곁에서 아빠도 나비와꽃을 만지고 개구리와 토끼를 보면서 어릴적 추억을 자랑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또 곤충과 양서류 등 자연생태 학습장,우리꽃 체험장,가축체험장 등에 들러 자꾸만 사라져가는 우리 것을 일러주기에도 그만이었던 것. 이렇듯 ‘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 학습장’은 찾아온 사람들에게 그저 놀고 먹는 축제가 아닌 ‘보고 느끼고 공부하는 학습여행 축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함평 남기창기자
  • 인터넷업계 특허권 분쟁 몸살

    인터넷 업계가 특허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터넷 관련 기술과 서비스 개발이 봇물을 이루면서 특허권 획득을 통한 업체들의 권리행사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특히 원천기술보다는 응용기술과 사업 아이디어가 결합한‘영업방법’(Business Method·BM)에 대한 특허출원이 최근 들어 급증,업체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98년부터 전자상거래 관련 특허출원이 급증세에 있다.98년 664건,99년 1,133건에서 지난해 9,805건으로 늘었다.이 가운데 기술(컴퓨터·네트워크 등)과 사업모델(마케팅·서비스 등) 아이디어가 결합된 BM 출원은 지난해 8,302건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했다.99년보다 1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BM 특허를 받으려면 출원한 시점부터 2년∼2년6개월이 걸린다.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출원신청에 대한 심사결과가 쏟아진다.업체간 논란이 불붙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이때문이다. 업체들이 BM 특허를 놓고 경쟁하는 이유는 특허 획득이 마케팅·투자유치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 권리행사가 광범위해 사업확장에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출원만으로도 사업선점 및 홍보효과를 높일 수있다. 보안솔루션 업체 잉카인터넷은 자사가 99년 특허출원한 개인보안서비스 ‘엔프로텍트’를 안철수연구소가 모방했다며최근 이를 중지하라는 경고장을 보냈다. e메일을 보내면 이를 실제 우편으로 전달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는 사이버링크는 경쟁업체인 월드포스팅이 최근 ‘네트워크망을 이용한전자우편 및 서면우편 전송방법’에 대한 특허를 획득하자자사의 BM특허를 침해했다며 이의신청을 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한글키워드 서비스는 이미 98년 ‘인터넷 주소의 자국어표기 서비스 시스템’으로 특허출원된 상태여서 심사 결과에 따라 심각한 분쟁이 예상된다.최근 프리챌 네띠앙 등 인터넷업체들이 커뮤니티 포털사이트에 상점을 입점시키는 서비스를 잇따라 시작했지만,대학포털 젝시캠퍼스가 지난해말 ‘커뮤니티와 기업의 전자상거래를 매개하는 방법’으로 특허출원한 내용이어서 분쟁소지가 많다.또 JPD인터넷은 최근 한글과컴퓨터의 PDF솔루션 ‘EZPDF’가 자사 제품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고소장을 냈다. 전문가들은 업체들의 기술 향상과 사업 확장을 위한 특허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업계 관계자는 “인터넷기업들이 수익모델을 아직 못찾고 있는 상황이어서 BM 특허 획득을 통해 고유 영역을 확보해 두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특허출원이 봇물을 이루면서경쟁업체간 소송 등 이해관계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특허청 관계자는 “기술력과 독창성 등이 결여된 마구잡이식 특허출원은 경쟁력을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새 영화

    ◇아드레날린 팍팍 샘솟게 하는 ‘똑 떨어지는’ 코미디를 찾는다면,‘비밀의 화원’(21일 개봉)이 적격이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맨발의 피크닉’을 통해 코미디물에 탁월한 감식안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명랑만화 속에서 방금 퍼낸 듯한 익살과 유머가 전편에 넘실댄다.5억엔이 든 돈가방을 손에 넣기 위해서 시시각각 불가능에 도전하는 여주인공의 코믹연기가 폭소지뢰를 터뜨린다. ◇‘패스워드’(원제 Antitrust·21일 개봉)는 실리콘밸리의 빛과 그림자를 소재로 끌어온 스릴러다.개인정보를 낱낱이 꿰고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보권력자, 지식이문학처럼 공유돼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젊은 주인공들의 모습이 디지털시대를 사는 관객들에게 호소력있게 다가온다. 감독은 ‘슬라이딩 도어즈’로 독창성을 인정받은 피터 휴잇.
  • “노래하라, 산과 들의 서정을”

    한국의 실경산수를 이야기하면서 오용길(55·이화여대 조형예술대 교수)을 빼놓을 수는 없다.그의 작업 역정은 우리실경산수화가 변화, 발전해온 궤적과 거의 일치한다. 숱한화가들이 너나 없이 서구적 조형세계로 줄달음쳤어도 그는오로지 실경이라는 화두만을 부여안고 현대미술의 격랑을헤쳐왔다. ‘현대성의 유혹’을 이기고 실경의 세계에 든 지 20여년. 비록 고루하다는 말을 들을지라도 그는 지금도 여전히 실경산수의 영토를 지키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20∼26일)과 청작화랑(20일∼5월4일)에서 동시에 열리는 ‘오용길 개인전’은 바로 작가의이러한 존재의의를 확인해주는 자리다. 오용길은 두드러진 명승이나 특별한 풍광만을 그리지 않는다.전국의 산과 들이 모두 그림 소재다.전남 구례 산동마을의 노란 산수유꽃,쌍계사 입구의 화사한 벚꽃,광양의 청매실농원….이런 것들을 카메라에 담거나 스케치를 한 뒤 아주 사실적인 기법으로 감동을 재현해낸다.이번에 선보이는‘봄의 기운’‘북한산 여름’‘가을서정’‘밤의 도동항’‘울릉도기행’‘정선기행’ 등이 그런 작품들이다. ‘봄의 기운’은 이른 봄 남도의 산골에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꽃을 그린 것이고,‘북한산의 여름’은 북한산의 암골미(岩骨美)가 솔숲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울릉도의 우람한 바위산이 달빛에 일렁이는 구름과 조화를 이룬 ‘밤의도동항’도 눈길을 끄는 작품.1,000호 크기의 ‘울릉도 기행’과 함께 구도의 웅장함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작이다. 오용길 그림의 생명은 편안한 서정성에 있다.수묵담채의화면은 늘 밝고 경쾌하며 화려하다.이른바 졸(拙)하다거나소박함과는 거리가 있다. 이에 대해 미술평론가 김상철(공평아트센터 관장)은 “가벼운 장식취미로 흐를 여지가 다분하지만 그의 그림은 의외로텁텁하고 질박하며 명징하다”고 평한다. 오용길은 객관적인 자연을 그리되 “내 방식대로 관찰하고표현한다”는 점에서 퍽 주관적인 그림을 그리는 작가다. 단순히 실경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주관적으로이상화한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종종 실제보다 더 형형색색으로 보인다.“전통산수화에서는 자연을정신적인 귀의처로 이해하고 그렸지만,이제는 자연이 하나의 주변환경으로바뀐 만큼 동시대에 맞는 화법이 필요하다”는 게 작가의말.그는 머리 싸매고 보지 않아도 되는,감성적으로 와 닿는 ‘쉬운’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기 작품을 찾는 것 같다고 했다. “나의 그림은 사생의 맛을 강조하다보니 기발함이나 독창성의 면에서는 ‘서운한’ 점이 많을 것입니다.어떨 땐 그림의 객기도 부려보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군요.” 김종면기자 jmkim@
  • 거리의 시인들&조이박스 내일 합동 콘서트

    통렬한 사회비판적 메시지로 젊은 세대들의 인기를 모아온 힙합그룹 ‘거리의 시인들’과 신인그룹 ‘조이박스’가함께 무대를 꾸민다.7일 오후6시 남대문 메사팝콘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흑백 콘서트’. 랩 메탈 펑키 록 재즈 클래식 등 장르를 넘나들며 이른바‘프리팝’(Free Pop)을 구사하는 ‘거리의 시인들’은 이번 무대에서도 그들만의 독창성을 한껏 발휘한다.올초 데뷔앨범을 내고 빠르게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는 ‘조이박스’는 5인조 모던록그룹.무려 3시간이 넘는 공연에 찬조출연할 얼굴들도 화려하다.포지션 박혜경 플라워 박효신 등이 게스트로 나온다.(02)538-3200황수정기자 sjh@
  • IT 신기술개발 올 100억 지원

    정보통신부는 12일 정보통신(IT) 신기술과 중소·벤처기업기술개발을 위해 올해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통부는 △혁신적인 개념에 기초한 창의적 아이디어 △기능의 확장·개선·통합에 의한 독창적 시제품 개발 기술 △특허·컴퓨터프로그램 등 지적재산권으로 출원 또는 등록된기술을 대상으로 우선 선정할 계획이다.선정된 과제에 대해선 최고 1억5,000만원의 시제품 개발비는 물론 기술정보 제공 등을 병행 지원할 방침이다. 기술개발 과제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평가,출연형태로 지원하므로 담보제공 등의 부담이 없으며 개인 또는 창업 3년 이내의 IT 중소·벤처기업이 지원대상이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홈페이지(www.iita.re.kr)에서 다운받아 다음달 13일까지 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 우편이나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박대출기자 dcpark@
  • [대한광장] 한국 희곡의 미래

    한불문화상 제2회 시상식이 지난달 15일 파리 포부르-생트오노뢰에 있는 엥테랄리에 서클에서 열렸다.이 상은 프랑스에 한국문화(문학 미술 조각 음악 무용 등)를 널리 알리는데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한다.작년에는 프랑스생고뱅회사가 기증한 상금으로 네 명의 수상자를 뽑았다.올해는 카르푸 후원으로 6명이 영광을 안았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에르베 페조디에와 한유미씨가 함께번역한 희곡 ‘맹진사댁 결혼’(원작 오영진)과 ‘초분’(원작 오태석)이다.그 의미는 희곡이 번역되었다는 데 그치는게 아니다. 프랑스극단이 이 작품을 올해에 공연할 예정이어서 문화선전의 효과가 곱절로 늘어난다.다양한 극작 활동을해온 페조디에는 프랑스 연극의 대사호흡이나 억양을 잘 고려해 번역한 점이 돋보였다.심사위원 7명도 이 점을 인정해만장일치로 수상을 결정했다.아마 프랑스어로 공연하더라도관객이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게다가 ‘맹진사댁결혼’은 희극이어서 우리 특유의 해학을 맘껏 자랑하면서웃음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유럽문화 전통에서 희곡은 한나라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척도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비록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밀려 관객수는 많이 줄었지만 역사와 함께 호흡해온 장르다.프랑스인 16%가 요즘도 꾸준히 공연장을 찾을 정도다. 지금까지 한국 극단이 프랑스에 공식초대를 받고 공연한 적이 드물고 한국 희곡이 프랑스에서 불어로 공연된 적도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크다.한국극단의 첫 공식 초대공연은 1989년 아비뇽 국제연극제에서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다.한국어로 아비뇽 아르모니극장서 10일동안 공연했다.‘고도를 기다리며’는 사뮈엘 베케트가 파리에서 쓴 희곡으로 1950년에 출판,1953년 로제 블랭이 연출하면서 무명작가인 베케트를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시킨 대표작품이다. 원작이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프랑스 국립극장인 ‘코미디프랑세즈’에 자주 오르는 레퍼토리인지라 프랑스 관객들에겐 한국 연극의 수준을 간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자리였다. 더구나 임영웅씨가 연출한 이 작품이 당시 한국에서 많은연극상을 휩쓴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 연극의 얼굴’이라고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었다.게다가 아비뇽 연극제가 지구촌의 대표적 연극잔치인지라 그 반응이 궁금했다. 외국 관객들과 각국 광대들의 열정이 거리와 공연장을 가득메우고 있었다.작품이 무대에 오르자 호기심 반 기대 반 하며 함께 작품을 보던 프랑스 연극애호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주인공으로 나온 전무송 주호성의 열연으로 언어를 모르는 관객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주었다.좋은 원작에 연출가의창의력과 배우들의 열연이 어울려 또 하나의 ‘고도’가 나온 셈이다. 그 후 주목을 받은 한국 작품으로 자유극단의 ‘피의 결혼’(가르시아 로르카 작)과 ‘햄릿’(셰익스피어)을 들 수 있다.‘피의 결혼’은 파리의 테아트르 뒤 몽드에서 공연하여무대장치와 의상뿐만 아니라 판소리까지 곁들여 이 작품의비극성을 절묘하게 엮어냈다.90년대 초반 한불 문화교류의일환으로 일주일동안 ‘테아트르 드 롱푸앵’에서 공연한 ‘햄릿’역시 성황이었다.두 작품 모두 극단 대표인 이병복씨의 한국미를 살린 무대장치와 의상이 주는 독창성이 빛났다. 여기에 연출가 김정옥씨의 서구 연출기법 감각이 가세해 큰호응을 받았다.공연장은 프랑스 관객들의 감탄으로 가득 찼다.언어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불어자막 사용도 한몫했다. 새삼스레 케케묵은 추억을 떠올리는 것은 연극 나아가 예술이 지닌 ‘보편적 언어’로서의 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얼마전 한국 신문을 통해 ‘지하철 1호선’‘난타’등 한국공연물의 해외시장 진출이 화제임을 알았다.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런 한두 작품의 ‘반짝성 나들이’가 아니라 계속적인 수출일 것이다.제2·제3의 ‘지하철 1호선’이 나오기 위해선 한국 공연계에 창작품이 많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정책적인 지원이 끊이지 않아야 한다.비록 당장엔 돈이 보이지 않는 연극이더라도 먼 훗날을 보고 거름을 뿌리는 자세로. ■이 병 주 파리7대학 교수·한국학
  • ‘사라져가는 것들’에 보내는 헌사

    국립민속박물관장을 지낸 민속학자 김광언 인하대 사범대교수(62).그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우리 선조들의 생활방식을 못내 아쉬워하며 평생을 이 분야 연구로 일관했다.관련 저서만 17권.이번에 3권을 보탰다. ‘디딜방아 연구’(지식산업사)는 박물관에나 가야 찾아볼 수 있는‘구시대 유물’에 대한 애정의 산물이다.곡물을 빻는 디딜방아를 1969년 처음 만난 뒤 30여년동안 국내는 물론이고 아프리카·남아메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를 뒤져 자료와 사진 등을 수집했다.디딜방아의역사와 지방별 차이,풍속도와 문헌에 나타난 내력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외국과 비교도 했다. 디딜방아는 한나라(BC206∼AD220)초기 중국 사람들에 의해 발명돼 4세기 이전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해외 문물을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한 걸음 진전시키는 독창성을 발휘했다.종주국인 중국에서조차 두 틀의 외다리방아를 나란히 놓고 쓰는 판에,우리는 두다리방아를 개발한 것.세계에서 유일하다. 이를 놓고 연암 박지원은 ‘과농소초’(課農小抄)에서 중국의외다리방아에 비해 우리 두다리방아는 나무 구하기가 어렵다는 등 매우 불편하다며 9가지 나쁜 점을 늘어놓았다.저자는 연암의 사대주의적 발상을 비판하며 고능률 등 9가지 좋은 점을 제시했다.조상들의 방아에대한 애정은 지극했다. 방아머리 방아허리 방아다리라 부르는 등 사람의 몸처럼 여겼다. 입방아 엉덩방아란 말도 썼다. 방아로 돌림병을막는 풍습은 전국적이었다. ‘뫼에 올라 산전방아 들에 내려 물방아… 칠야심경 깊은 밤에 우리님은 가죽방아만 찧는다’는 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에서도 알 수있듯이 옛적에는 디딜방아 찧는 행위가 남녀의 교합을 연상시켰다.그런 이유로 안채 부근에는 세우지 않았다. 현암사의 한국문화예술총서 제16권으로 나온 ‘우리생활 100년-집’에서 김교수는 장독대와 굴뚝이 밀려나고 부엌에서 주방으로,마루에서 거실로,뒷간에서 화장실로 바뀌어가는 우리 주거생활의 변천을 살펴본다.물장수와 나무장수 등 잊혀져가는 15가지 생업의 세계도 소개한다. ‘민속놀이’(대원사)에서는 347가지 놀이를 전파 과정과 함께 설명한다.귀에 못박히도록 들어온 ‘민족 고유의 전통놀이인 윷’이 인도의 ‘파치시’란 놀이에서 전래됐고 북아메리카 원주민들도 이 놀이를 즐겼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연구가 사라져가는 우리 것들에 대한 조사(弔詞)라고말한다.우리가 편리함을 얻은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김주혁기자 jhkm@
  • [대한광장] ‘기메박물관’ 재단장의 교훈

    유럽 최대 규모의 아시아예술박물관인 ‘기메박물관’이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5년동안의 보수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한국을 비롯해 캄보디아 인도 중국 일본 등 14개국의 수준 높은 옛 문화가 다시 파리 센강변에 그 자취를 뽐낼 수 있게 된 셈이다. 우리를 뿌듯하게 하는 것은 한국 전시관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는점이다.한국관이 1곳에서 3곳으로 늘었고 전시공간도 이전보다 5배나확장된 108평이나 된다.박물관이 갖고 있는 1,000점의 한국 문화유산중 346점을 우선 전시하고 나머지 작품도 교대로 선보인다고 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박물관에 들어서면 양쪽에 17세기 조선시대의 ‘묘지기 석상’이 관람객들을 맞는다는 사실이다.마치 박물관의수호신인양 늠름하게 자리잡고 있다.약간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 석상하나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아직 공간이 좁은 한국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심어주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을 준다.보수 이전에는 그 자리에크메르의 석불상들이 서 있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우리문화의 입지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이살갗에 와 닿는다.가볍게 보고 스쳐갈 수있는 석상 하나가 ‘문화 대사관’노릇을 톡톡히 한다고 생각하니 새삼 문화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런 눈부신 변화는 한국 하면 중국의 아류거나 일본의 식민지 정도로 인식하는 기존의 편견을 불식하기에 충분할 것이다.특히 고려청자는 이웃에 있는 중국관의 송나라 자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신비로운 비색과 독특한 제조기법,섬세한 선의 곡선 등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잡아끈다.여기에는 물론 문화전파 경로를 배려한 박물관 측의전시관 배치도 한몫했다. 전시관 화살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중국 문물이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사실을 되새기게끔 해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고려시대 회화의 특징인 불교 회화 부문에서 최고 경지에 도달한 작품이 두점이나 걸린 것을 보고 6년전 서울 호암갤러리고려불화전시회에서 느낀 벅찬 감동을 파리에서 다시 맛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금불상, 신라 토기,조선시대 김홍도의 풍속화와 8폭 병풍에담긴 ‘평안 감사 행차도’, 조선시대 왕족 이청의 ‘죽도(竹圖)’등이 곳곳에 배치되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번 한국관 확장은 우리문화의 독창성과 특수성을 프랑스 혹은 유럽,나아가 세계 만방에 알리는 첨병 구실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한국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을 때 이런 문화적 자긍심이 정서적으로 따뜻한 위로를 가져 줄 것이다.아울러 해외 교민들도 자부심을 갖고 떠나온 조국에 대한 사랑을 새록새록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큰 변화의 이면에는 프랑스 최초의 주한외교관인 플랑시,1960년대 한국대사를 지낸 상바르 등 소장품을 기증한 프랑스인들의 노력도 숨어 있다.그리고 부족한 인원과 재정 등 열악한 조건에서도 묵묵히 한국문화를 알리려고 노력해 온 한국문화원의 ‘20년 땀’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1등 공신이라면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재정적인뒷받침과 지속적인 관심이다.지난해 10월 대영박물관의 한국실 개설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인 기메박물관 사례는 한국의 문화정책 방향에 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문화분야는 그 효과를 길게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기메박물관 재단장에서 확인하게되는 것이다.“박물관은 미래를 향한 기억이다”라는 말이 있듯 기메박물관에 대한 지혜로운 투자가 앞으로 거둘 효과는 아무리 강조해도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올해 문화부 예산이 전체 예산의 1%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문화예산은 적은 편이 아니다. 다만 그동안의 문제는 그 혜택이 소수에게 돌아가거나 당장 돈이 될것 같은 분야에 치중해온 데 있다고 할 것이다.이제부터라도 정책 방향을 박물관이나 도서관 등 인프라 구축에 비중을 늘려서 국민 대부분이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그것이 문화민주화를 앞당기는 길이 아닐까. 이병주 파리7대학 한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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