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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회의 자민련 한나라당, 정치개혁안 조율 어디까지

    - 여, 지역구.비례대표 중복출마 금지 야, 선ㄱ구제관련 복수협상안 내놔 ‘정치개혁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여야가 정치개혁 작업에 분주하다.공동여당은 단일안 마련에 매진하고 있다.야당도 선거제도개선안을 내놨다.그러나 선거구제 등 민감한 현안을 둘러싸고 여야 각당은 동상이몽(同床異夢) 속에 서로 다른 셈법을 구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여당 공동여당의 정치개혁안 재협상이 쉽지 않다.‘뜨거운 감자’인 선거구제 변경,지구당 폐지 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당의 단일안 마련에 어려움을겪고 있다. 재협상 이틀째인 11일 국민회의 이상수(李相洙) 정동채(鄭東采),자민련 허남훈(許南薰) 김학원(金學元)의원이 참석한 양당 정치개혁특위 4인소위에서도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양당 수뇌부간 4자회담으로 결단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돈다. 국민회의 이의원은 선거구제와 관련,“우리 당이 중선거구제로 기울어 있다”면서 “1개 선거구에서 3명을 뽑는 ‘1구(區)3인(人)’을 원칙으로 하되일부 특구에 한해 ‘1구2인’ 또는‘1구4인’을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예를 들면 유권자가 적은 제주는 ‘1구2인’으로,그 반대인 서울 관악·동작 선거구는 합해서 ‘1구4인’지역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민련은 시큰둥하다.‘1구3인제’로는 자민련 후보가 득을 볼 수없다는 계산이다.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충청지역 의원들의 반발로 당내 교통정리조차 쉽지 않다. 그러나 양당은 이날 일부 사안에는 의견을 모았다.지역구 후보의 비례대표후보 중복출마 허용 방안을 백지화했다.중복입후보가 중진에게만 유리할 수있다는 우려다.특정정당의 권역별 비례대표 상한선도 당초 50%에서 3분의 2쯤으로 상향조정키로 했다.독점금지 조항이 위헌과 국민의 선택권 침해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한나라당 정치구조개혁특별위원회는 11일 선거제도안을 마련했다.가장 민감한 선거구제에 대해서는 복수안을 제시했다.1안은 소선거구제다.2안으로 3∼6인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 검토안을 내놓았다.선거구제와 관련,선택의 폭을 넓혔다. 변정일(邊精一)정치구조개혁특위위원장은 “소속의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소선거구제 선호도가 훨씬 높다”면서 “그러나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지지도 많다”고 소개했다.변위원장은 “앞으로 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서도 본격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해 중대선거구제로의 변경 가능성을 내비쳤다. 의원정수는 여당안과 같은 270명 내외로 정했다.지역구와 전국구의 비율은228대 42로 현행과 같은 5.5대 1로 했다.비례대표의 경우 권역별 비례대표를 두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하고 의석배분은 득표율에 따라 결정키로 했다.지역구·전국구 중복 입후보는 금지했다.‘1인2표제’의 여당안에 대해서는 반대,‘1인1표제’를 주장했다.투표시간은 현행대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2시간 연장하는 여당안에 반대했다. 박찬구 최광숙기자
  • [‘99 지구촌 점검] 자원 무기화(5)-식량

    21세기에도 식량 무기화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인류 생존을 위협할 전망이다. 곡물의 장기적인 수급 불안과 몇몇 국가에 집중된 생산 불균형 현상이 식량무기화와 인류의 기아상황을 더욱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지난 4월 ‘식량생산량 전망’에 따르면 올 예상생산량은 지난해 비해 1.5% 줄어든 18억5,000만t으로 2,700여만t의 감소가 예상된다.지난해도 전년도에 비해 2,900만t이 줄어드는 등 생산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곡물 비축량은 3억3,000만t 규모.21세기초엔 위험수위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도 있다.수요증가를 따르지 못하는 완만한 생산증가,경작지 감소와 기상이변으로 인한 생산감소가 식량공급의 불안정을 자극한다. 수급 불안정 상태에서 생산·소비의 불균형은 식량무기화 경향을 더욱 부추긴다.FAO는 올해 개발도상국의 곡물수입량이 선진국의 수입량보다 3배가량많은 1억5,120만t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선진국들은 자급상태인데 비해 개도국들은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개도국의 식량수요는 연평균 1%씩 늘고 있어 국제곡물시장을 압박하고 있다.특히 개도국들은 수입을 몇나라에 의존하고 있다.세계곡물시장에서 밀 60%,쌀 65%,콩 90%가 각각 3대수출국에 의해 공급되고 있다. 식량 부국(富國)이 생존을 담보로 식량 빈국을 흔들어대는 ‘식량제국주의’의 출현도 불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다.연 1,000만명 수준인 아프리카와 아시아지역의 아사자 수가 식량을 담보로한 기업논리,정치논리에 따라 더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곡물 메이저’라 불리는 미국의 카길,프랑스의 드레퓌스 등 5대 국제곡물상사들의 시장 독점현상도 급격한 가격 상승과 식량무기화 현상을 부채질 한다.세계 전체 교역량의 70∼80%를 차지하는 이들 메이저들은 곡물 보관시설과 항만 하역시설을 독점하면서 가격을 움직이고 주요 국가의 농업정책에도영향을 미친다. 월드워치는 “세계인구의 4분의 1에 불과한 선진국이 세계 곡물생산량의 40% 가량을 소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개도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곡물의 수요증가가 식량대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경고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지적재산권 반대” 카피레프트운동 확산

    윌리엄 미첼 매사추세츠공대(MIT) 건축·도시계획 대학원장은 그의 저서 ‘비트의 도시(City of Bits)’에서 “미래 사회에서는 경제·사회·정치·문화적 행위의 상당 부분이 사이버 스페이스 안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한다.상품 거래도,인간간의 만남도,정치도,예술 창작도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는 사회.이러한 미래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질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모든정보와 지식을 공유하여 ‘사이버 유토피아’를 만들자는 것이 카피레프트(copyleft)운동의 이념이다. 카피레프트운동은 지적재산권(copyright)에 반대하는 개념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카피레프트 정신은 오랫동안 축적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창작품에 대한 권리는 상업적으로 독점될 수 없다는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그 밑바닥에는 선진국이나거대 기업의 지적재산권 독점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지적 공유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좌파적 이념과 맥이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카피레프트의 보호를 받는 소프트웨어는자유롭게 복제하고 소스코드를 개작·변형하거나 분배할 수 있다.인터넷에서는 실제로 ‘카피레프트’ 표시를 붙인 소프트웨어 등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카피레프트를 처음 주장한 사람은 미국의 리처드 스톨먼 MIT 교수다.그는지난 84년 GNU(GNU Is Not Unix)프로젝트와 자유소프트웨어연합(FSF)을 창설하며 카피레프트운동을 시작했다.GNU프로젝트는 소프트웨어의 상업적 독점에 반대하며 프로그램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운동이다. GNU프로젝트 아래 FSF는 컴퓨터 운용체계에서부터 응용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100% 카피레프트의 보호를 받는 소프트웨어체계를 개발하고 있다.스톨먼은 “70년대 컴퓨터를 연구할 때는 프로그래머들이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정보를 공유했다”고 말한다.그러나 80년대 들어 컴퓨터대중화로 거액의 돈을버는 프로그래머들이 등장하며 소프트웨어의 지적재산권이 강화됐다.카피레프트운동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반발이라고 할 수 있다. 카피레프트운동은 컴퓨터의 새로운 운영체계(OS)인 리눅스(Linux)가전세계적으로 뜨며 큰 힘을 얻고 있다.91년 핀란드의 리누스 토발즈에 의해 개발된 리눅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Windows)와 마찬가지로 컴퓨터를 작동시키는데 필수적인 기본 운영체계다.리눅스는 카피레프트정신에 따라 소스코드가 공개되고 프로그램의 복제·수정·배포에 제한이 없다. IBM·휴렛패커드·컴팩 등 대형 컴퓨터회사들이 잇따라 리눅스를 OS로 한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섬으로써 리눅스는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리눅스의 ‘공유와 나눔의 철학’은 그동안 공급자 중심의 시장상황에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업계의 이단아 취급을 받았던 리눅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최근 1∼2년 사이에 급증하며 10%에 이르렀다. 한국에도 리눅스코리아가 지난해 3월 설립됐다.한동훈 리눅스코리아 대표는 “한국에서의 리눅스의 시장 점유율은 90년대 중반이후 매년 100%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리눅스의 확산은 한국의 카피레프트운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에서 카피레프트운동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20대와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다.그들은 ‘정보연대 SING’,‘진보네트워크센터’ 등의 단체를 만들어활동하고 있다.오병일 진보네트워크 기술팀장과 김지호 정보연대 SING 대표는 “카피레프트운동이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으로 힘을 얻고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카피레프트운동은 아직 폭발적인 힘은 얻지 못하고 있다.한국에서의 카피레프트운동은 더욱 초보 단계다. 김지호 대표는 “94년부터 96년 까지는 한국의 카피레프트운동이 비교적 활발했다.그러나 그당시 대학생으로 카피레프트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이 군대·취업문제 등에 직면하며 활동이 약간 위축되고 있다.더욱이 한국에는 미국과 같은 시민운동이나 재단의 지원도 거의 없다.재단설립 등 지원센터의 설립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카피레프트운동은 소프트웨어에만 한정하지 않고 책·미술·음악 등 다른창작물로도 확대되고 있다.‘구텐베르크 프로젝트’는 저작권 시효가 지난책 등을 인터넷을 통해 무료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정보선진국들과 기업들은 지적재산권을 강화하고 있다.지적재산권 옹호자들은 카피레프트운동이 정보사회의 무정부주의(anarchism)를유포시키고 있다고 비난한다.그러나 카피레프트 운동가들은 지적재산권의 디지털 상업주의가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열린 공동체 구축과 자유로운 정보유통을 막고 있다고 지적한다.이러한 논란 속에 지적재산권자의 독점이라는 견고한 틀에 조그만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이창순기자 cslee@*창시자 스톨먼은 카피레프트운동을 창시한 리처드 스톨먼은 신화적 해커 출신이다.84년 GNU프로젝트와 자유소프트웨어연합(FSF)을 창설했다.빗질도 잘 하지않은 덥수룩한 머리의 MIT 괴짜 교수다.그는 GNU 전도사,카피레프트의 성자라는 말을 듣고 있다.90년대 초 리눅스를 개발한 핀란드의 해커출신 리누스 토발즈와 함께 리눅스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리눅스 세계의 정신적 지주인 그는 리눅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70년대부터 MIT에서 컴퓨터를 연구해 오고 있다.카피레프트 정신에 철저한 그는 지난해 토발즈와함께 전자개척재단(EFF)에서 주는 ‘개척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카피레프트'란 카피레프트(copyleft)는 저작권(copyright)의 반대 개념이다.좋은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공동개발하자는 취지로 소프트웨어의 독점적 상업화에 반대하는 움직임으로부터 시작.지적재산권을 반대하고 지식·정보의 공유와 표현의자유를 지향한다.그러나 창작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인정한다.이 때문에 불법복제나 해적행위와는 다르다.지적재산권 인정은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사가윈도를 상업적으로 독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공개된 자유 소프트웨어를 누군가 변형해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저작권을 행사할 뿐이며 상업화는 반대한다.
  • 美·日 정상회담 무얼 남겼나

    3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의 초점은 경제문제였던 만큼 단순 손익계산을 따지면 일본의 적자(赤字)다. 미국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일본에 요구해온 경제개혁 조치에 조금이나마양보를 얻어내 체면은 세웠다. 정상회담 전부터 선진7개국(G7)회의와 미·일 재무장관회담 등을 통해 세계경제에서의 일본역할을 강조한 미국의 압박작전이 주효한 듯 하다. 양국은 먼저 일본 경제구조에 대해 ▲규제완화 ▲자유로운 경쟁 ▲투자확대 등 3개 사항의 합의를 봤다. 먼저 규제완화 부문에서 양국 정상은 일본에 10분야 66개항,미국에 5분야 30개 항목이 부과된 공동보고서를 확인했다. 미국의 최대관심은 세계2위 규모의 일본 통신시장 개방이다. 단가가 높아 미국 통신업체 등의 원성이 잦았던 일본전신전화(NTT)의 접속료를 추가로 내리는 데 일본측이 합의했다. 올해에는 지난 2년간의 인하율 1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유통완화에선 일본 자치단체의 대형점포 진출규제권을 멋대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일본정부가 감시토록 했다. 자유경쟁 부문의 경우 ‘미일독점금지협정’체결을 통해 어떤 기업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을 경우 해당국 당국에 통보,조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 부문에선 일본은 외국자본의 원활한 직접투자를 위해 회계제도를 국제수준으로 개정하는 외에 경영부진 기업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 도산법 개정도 서두르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일부 진전을 보기는 했지만 철강 등 민감한 통상마찰에 대해서는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일본의 철강수출이 아시아 경제위기 이전수준을 넘어설경우 수입억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정상회담 직후의 회견에서상대국에게 보복관세 등의 조치를 암시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21세기 확고한 미일동맹관계를 다짐받고 미국에줄 ‘선물보따리’를 풀었으나 그 내용물이 미국을 흡족하게 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황성기기자 marry01@
  • [사설] 자치경찰에 거는 기대

    지방자치시대의 숙원인 자치경찰제도가 내년중 도입된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이같은 방침을 지난 1일 있은 전국지방의회의장단과의 오찬석상에서밝혔다.이어 경찰청은 자치경찰제시안(試案)을 확정 발표했으며 최종법안을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자치경찰제는 김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또한 그것이 자치시대 지역주민들의 숙원이라는 것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시안의 골격은 국가경찰제에서 완전히 독립하는 순수 미국식은 아니다.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이 역할과 기능을 나눠 갖고 유기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일본식 절충형이다.전국적 업무인 공안·대규모집회시위·대간첩작전·광역사건사고 등은 국가경찰 몫으로 돼 있다.방범·교통 일반수사는 자치경찰 업무다.우리는 국토가 좁아 지역주민의 하루 생활권역이 전국에 걸친다.따라서시안과 같은 절충형이 현실적이라 보여진다. 그렇다고 처음 도입되는 제도에 쟁론이 없을 수 없다.무엇보다 경찰의 지휘와 통제권을 누가 쥐느냐가 가장 민감한 쟁점이다.시안에서는 경찰위원회제도를 도입해합의제로 운영토록 하고 있다.그런데 경찰위원회 위원과 지방경찰청장 임면권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못내렸다.사실 이 문제는 중요한 사안이며 어려운 문제다.합의제 운영은 어느 누구의 독점적 통제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가 함축돼 있다.특히 자치단체장의 직접적이며 정치적이고 자의적인 경찰권 행사를 각별히 경계한 듯하다.분명히 어느 누가 과도하게 권한을 갖는 것은 옳지 않다.하지만 중앙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기득권 고수 논리가 반영돼서는 안된다.그 해법은 두말할 것 없이 자치수요(自治需要)에 충실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것이 돼야 한다. 민감한 쟁점은 또 있다.경찰의 수사권 독립 여부다.경찰이 자치경찰제 도입을 계기로 해묵은 숙제를 다시 끄집어냈다.경찰이 이번에는 작심하고 벼르는 것 같다.논리에 빈틈이 없다.이를 반박하는 검찰도 한치의 양보가 없다.어떻든 이번에는 두 기관 사이의 우격다짐 같은 싸움은 아니어야 한다.공론에부쳐 공명하고 설득력 있는 결론을 도출해 내야 함을 강조한다.국민에게 밥그릇 싸움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그랬다간 얻으려 하는 것은 얻지 못할 것이며 지키려 하는 것은 지키지 못할 것이다.경찰은 국민의 경찰,검찰은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문제를 다루어주기 바란다.자치경찰제 도입은 경찰사에 큰 획을 긋는 개혁적 사안이다.그에 맞게 경찰의 책임의식과 복무자세도 변혁돼야 한다.국민이 진정으로 믿고 의지하는 민중의 지팡이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그렇지 않은 개혁은 공허한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 [외언내언] 옥류관 서울분점

    북한 최대 냉면음식점인 평양 옥류관(玉流館) 서울분점이 3일 서울 역삼동에서 문을 열었다.서울분점은 평양냉면 맛을 내기 위해 사리·육수·양념은물론 냉면그릇과 수저 등 일체를 북한에서 계속 들여온다고 한다.냉면 관련재료를 모두 북한에서 공수해 오고 평양냉면의 비법을 전수받은 조총련 소속 재일동포 조리사가 서울에 상주하며 직접 조리한다고 하니 마침내 냉면 본고장 평양의 옥류관 냉면맛을 보게 됐다.92년 9월 제8차 총리회담 지원단원으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 옥류관 냉면맛을 잊지 못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남다른 감회가 크다. 이번 서울분점 개설은 남북교역업체인 ㈜옥류관과 조선옥류무역의 독점계약 체결에 따른 것이며 서울분점은 북한측에 상표이용과 기술을 제공받는 대가로 매출액의 1.5%를 로열티로 지불하기로 했다.또한 북한당국은 상호(商號)이용 권리를 명백히 하기 위해 우리 특허청에 상표등록까지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비록 냉면분점 개설이라는 작은 부분이지만 남북경제협력의 형식과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성과로 여겨진다.서울에 북한 영업점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 옥류관 서울분점이 처음으로 남북교류 활성화에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더욱이 아무런 협의채널이 없는 상황에서‘남북간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열게 됐다는점을 고려하면 서울분점 개설은 값진 의미로 평가된다.냉면 사리와 육수의원활한 공급을 위해 평양에 식품공장을 설립하고 양강도에 메밀 계약재배 농장을 만드는 방안까지 북측과 협의하고 있어 단순한 냉면분점 이상의 남북교류 효과도 갖는다.이번 옥류관 냉면분점 개설은 민족음식인 냉면을 분단민족이 같이 맛봄으로써 단일민족의 공감대를 다지고 남북한 음식문화 교류의 물꼬를 트게 됐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특히 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이 반세기 전에 먹었던 평양냉면을 직접 먹어볼 수 있어 망향의 그리움을 덜어주는 정서적 효과도 기대된다.고향은 갈수없어도 고향냉면을 먹으면서 향수를 달랠 수 있기 때문에 실향민들에게 인기가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우리의 전통혼례에서 국수가락을먹는 것은 국수가 갖는 화합동류(同類) 의식의 친밀성 때문이다.지난 69년 미·중 관계를작은 탁구공으로 뚫었듯이 냉면가락에 남북관계 개선과 화합을 위한 한가닥기대를 거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평양 옥류관 냉면의 서울 등장이 민족정서 복원과 화해와 화합의 상징적 이정표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정부조직법 개정안등 싸고 막판진통 국회 표정

    제 203회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3일 여야는 정부조직법개정안을 둘러싸고 막판까지 힘겨루기를 계속했다.특히 여야 지도부는 향후 6·3재선과 정국 주도권을 감안,총무회담을 ‘원격조종’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총무회담 국민회의 손세일(孫世一),자민련 강창희(姜昌熙),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마라톤회담을 통해 핵심 쟁점을 둘러싼 절충을 시도했다.3당 총무는 오전 11시3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시작된 1차회담을 점심을 거르면서까지 1시간20여분 동안 계속하는 등 산고(産苦)를 거듭했다. 한나라당 이 총무는 회담 도중 수행비서에게 핸드폰을 건네받아 당 지도부와 수시로 협상전략을 숙의했다.1차회담 직후 국민회의 손 총무와 자민련 강 총무는 회담장 옆 의원식당에서 식사를 때웠으나 이 총무는 당사로 직행,여당의 협상안을 둘러싸고 지도부와 논의하는 등 급박하게 움직였다. 오후 2시 다시 만난 뒤에도 여야 총무는 쉽사리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국민회의 손 총무와 한나라당 이 총무는 회담 도중 세 차례씩 회담장을 빠져나가 국회총재실과 원내기획실 등에서 당 지도부에게 협상진행 상황을 보고했다.진통이 계속되자 여야 총무는 한나라당 의원총회 직후인 오후 6시쯤 3차 총무회담을 다시 가졌다. 국민회의 손 총무는 “마지막 순간까지 타협을 시도하겠다”고 말해 국회의 정상운영을 강조했다.손 총무는 특히 “노사정위법,정부조직법,국가공무원법은 국회의장에게 이미 직권상정을 요청했고 병역실명제법도 조만간 직권상정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그러나 한나라당 이 총무는 “국정홍보처를 해외홍보처로 바꿔야 한다”며 “청와대의 인사독점 현상이 우려되는 중앙인사위 폐지 주장도 여당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한나라당은 막판 협상 과정에서 개방형 임용제의 범위를 ‘올해 10%,내년까지 20%’라는 여당안을 잠정 수용하는 대신 기존 협상안 가운데 여성부 신설 조항을 여당쪽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2시에 열리려던 국회 본회의는 정부조직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상태로 저녁 늦게까지 계속 미뤄졌다. 행정자치위 오전 10시로 예정된 행자위 전체회의는 비(非)행자위 소속을포함한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이 회의장 내 위원장석과 여당 의원 자리를 ‘점거’하는 바람에 계속 지연됐다.국민회의 이상수(李相洙)간사는 “여당이단독처리하지 않을 테니 실력행사를 하지 말고 간사회의나 전체회의를 통해논의하자”고 주장했다.그러나 한나라당 이해봉(李海鳳)간사는 “여당이 법안심사소위에서 유연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데 회의는 무슨 회의냐”며맞받았다. 자민련 소속인 이원범(李元範)위원장이 “야당이 회의를 일방적으로 막지말고 진지하게 대안을 내놓고 정정당당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상임위 정상화를 종용했으나 한나라당의 거부로 불발에 그쳤다.여야가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언노련 간부 10여명이 회의장에 들어가 ‘공보처 부활기도 결사반대’라는 유인물을 뿌리기도 했다. 각당 표정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오후 합동의원총회를 갖고 원내전략을 숙의했다.한나라당도 총무회담이 계속 진통을 겪자 오후 4시10분쯤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당 지도부는 오전과 오후 여의도당사와 국회 총재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총재단회의를 열어 협상전략을 조율했다. 박찬구 추승호 박준석기자 ckpark@
  • 노사정위원회 법제화-오늘 정부조직법등 처리 총력전

    3일 국회에서는 정부조직법개정안과 공직자 병역신고 및 공개법(병역실명제) 등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격돌이 예상된다.여야 3당 총무는 쟁점법안 처리를 하루 앞둔 2일 비공식 접촉을 갖고 절충을 시도했으나 해법을 찾지 못했다.특히 정부조직법을 놓고 여당은 ‘강행처리’를,야당은 ‘실력저지’를 재확인하는 등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야 움직임 국민회의 손세일(孫世一)·자민련 강창희(姜昌熙)·한나라당이부영(李富榮)총무는 1일에 이어 휴일인 2일에도 비공식 접촉을 갖는 등 숨가쁘게 움직였다.3당 총무는 밤늦게까지 전화접촉을 갖는 등 국회 파행을 막기 위한 막바지 절충을 시도했다.그러나 ‘강행처리’와 ‘실력저지’라는서로의 입장차를 전달하는 선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에 따라 소속의원 전원에게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표결처리에 대비했다.당직자들의 표정에서도 서상목(徐相穆)의원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는 긴장감이 흘렀다.여당 원내기획실직원들은 휴일인데도 대부분이 출근했다. 한나라당도 정부조직법을 실력저지한다는 당론을 재확인하고,저지조를 편성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법안처리전망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 만큼 쟁점법안을 표결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조직법의 경우 3일 오전 행정자치위 전체회의에서 핵심 쟁점인 공무원개방임용제의 비율을 20%로 낮추고,결원 발생시 단계적으로 충원하기로 한수정안을 가결한 뒤 본회의 처리를 강행하기로 했다.한나라당이 당초 정부조직법 처리에 최대한 노력한다고 약속한 만큼 고승덕(高承德)변호사 후보사퇴를 이유로 물리력을 동원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이 상임위 통과를 실력 저지할 경우 안건을 국회의장이 본회의에직권상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공무원 인사권 독점을 우려,중앙인사위의 대통령 직속화에 반대하고 있다.또 계약직 공무원의 개방임용 비율을 10% 이내로축소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공무원사회의 불안·동요,현정권의 편중인사를이유로 들고 있다.이총무는 “여당측의 입장이 변경되지 않을 경우 내일 열리는 행정자치위와 본회의에서 실력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역실명제법 마련에는 여야의 견해차가 없다.한나라당은 3일 열리는 국방위에서 병적 관련 세부자료를 영구보관토록 하고,개인의 질병으로 면제된 경우에도 필요하면 공공기관이 면제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도록 하는 수정안을낸 뒤 이 법안을 정부조직법과 분리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충분한 논의를 위해 다음 임시국회로 법안처리가 넘어갈 가능성도있다. 일각에서는 임시국회 회기를 연장하는 절충안이 제기되고 있다.고승덕 후보사퇴 파동으로 가열된 정치권이 냉각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동형 최광숙기자 yunbin@
  • [기고] 물관리에선 ‘정치’는 배제돼야

    국회가 지난 1월에 통과시킨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의 후속조처가 가시화되고 있다.환경부장관과 한강 연안의 5개지방자치단체장이 한강수계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유역관리의 필수요건인 오염물질 총량규제의 실시,상·하류간 갈등해소를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상수원지역 주민에 대한 지원 확대,수계별 관리체제와 이를 통한 재원관리 등이 구체적으로 명문화될 것이다.1월의 한강수계법의 성공은 앞으로 이 위원회 운영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보인다. 국회가 통과시킨 법은 다행히 한강수계의 전반적 관리를 포함하고 있다.한강수계를 하나의 통합체계로 보는 이 법은 그 전에 존재한 다른 법들보다 몇 수 우위이며 ‘사후 약방문’보다 사전 예방적 관리가 돋보인다. 필자는 차제에 한강수계위원회가 한강관리의 최고 책임기관으로서 한강 연안의 상·하수도 사업관리를 맡는 공사(公社)를 발족해 전문 경영인의 리더십 아래 수자원기업으로 운영될 것을 바라고 있다. 환경부장관과 5개 지자체 시장·도지사들은 이사회의 역할을 담당하며 전문경영인은 한강발원지로부터 인천 앞바다에 이르는 한강연안의 상·하수도 사업관리를 담당하며,상·하수도 요금책정은 한계비용과 평균비용을 고려,전문경영인이 이사회의 동의를 구한다면 공사는 준(準)민영화된,아니면 반(半)민영화된 조직이 될 것이다. 또한 수량과 댐관리는 건교부·수자원공사가 계속해 관리하고 수질은 환경부가 관리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분담도 잘 이뤄져 견제와 균형의묘(妙)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제안하는 공사·건교부·환경부의 역할분담론은 미국의 현재 제도이기도 하다.미국은 지방정부의 상·하수도사업은 준민영화,지역화하고 있고내무부는 수량·댐을 관리하며 환경청은 수질조사·기준책정·규제 등을 담당한다. 시민들이 마시는 물과 하수를 처리하는 일은 독점사업이 되기 때문에 민주주의 요소가 필요하다.그래서 시장·도지사들이 시민대표성을 갖게 하고 그들이 각각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어 전문경영인을 임명하면 한강관리와 민주주의는 아름다운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한강연안의 5개 지방정부는 지난 10개월동안 한강 상·하류지역의 비용분담을 연구·논의해왔고 또한 몇개의 비용분담 공식(formula)을 제안하게 되었다.5개 지방정부를 대표한 전문가들은 자문위원으로 지금까지 지방자치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전문가다운 협의를 통해 비용분담의 공식을 만들어냈다. 한강 수계관리는 낙동강과 금강,영산강 등 수계관리의 모델로도 원용될 수있다.서울·경기·인천·강원·충북의 상·하수도사업소에서 일하는 사람은새 공사에서도 그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한다면 큰 충격없이 우리나라 물관리는 혁명적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물론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도태되는 관리도 생겨나겠지만 그것은 불가결한 창조적 비애가 아니겠는가? 우리나라의 환경관리는 기존의 지방자치단체로 나누어져서는 효율적이고,생산적으로 되기 어렵다.상·하류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정치적인 알력을 해결하기 어렵다.때문에 물관리에서는 ‘정치’를 배제해야 한다.새로운 한강수계위원회의 위원(시장·도지사)은 어쩔 수없이 정치적이겠지만 한강 관리에서,시민들의 생명수인 강의 관리에서 정치적일 필요는 없다. 가야할 길은 멀지만 새로 구성될 한강수계관리위원회는 우리나라 강의 혁명적인 관리를 위해 조그만,그러나 거대한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 [崔然鴻 서울시립대 도시행정대학원 교수]
  • 日 국가주도의 기업문하 청산-서구식 자본주의로 환골탈태를

    일본식 자본주의는 종말을 고했는가.앵글로 색슨족의 서구식 자본주의보다우수하다고 자랑하던 소위 일본식 자본주의가 지금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수년간 경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평생고용 보장을 자부하던 기업문화가 사라져 근로자들은 전후 최고의 실업률에 전전긍긍하고 있다.오늘날 일본이 처한 문제는 무인가.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 마이클 포터 교수와 히토쓰바시대학 국제기업전략대학원 다케우치 히로타카 교수는 ‘포린 어페어스’지5·6월호에 기고한 ‘일본의 진짜 병을 치유하는 길(Fixing What Really Ails Japan)’이란 논문에서 “일본은 국가주도의 기업문화를 청산하고 창의력과 경쟁에 바탕을 둔 서구식 자본주의로의 환골탈태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다음은 이 논문의 주요내용이다. 2차대전 후 일본이 이룩한 경제부흥에 대해 어떤 일본인들은 자본주의의 새롭고 우월한 전형을 만들어냈다고 자랑했다.그런데 지금 일본은 경기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얼마 전까지도 약간의 개혁이 필요하나 전반적인경제기조는 튼튼하다고 여겼다.최근에 와서야 그들은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일본경제에 대한 진단은 첫째 90년대부터 거품경제가 붕괴한 것과 둘째 정부의 과도한 규제,셋째 내수진작에 실패한 관료주의가 일차적으로 지적된다. 경기를 자극시키고 자본흐름을 회복시키는 거시경제측면의 개선책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핵심적인 문제는 진정한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 기존의 국가경영식 경제의 틀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문제는 바로 정부가 경쟁은 좋지 못한 것이라는 잘못된 신념을 가진 탓에국가전체의 경쟁력과 부에 해를 입혔다는 것이다.현재 일본이 당하는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가진 경쟁력이란 개념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녔던 생각은 어떤 기업도 경제에 방향을 제시할 만한 시각과 정보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정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이 때문에 정부는 수출주도 정책을 이끌면서 사양산업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독점에 대해 미온적이었으며,카르텔을 용인하기까지 했다.이런 일본 정부정책은 50년대 재봉틀,60년대 철강,70년대 조선,80년대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효과를 보기도 했다.정부가 강력히 제시한 에너지효율기준은 보다 효과적인 제품을 고안하도록 자극하기도 했고 기술개발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정책이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발전했던 분야,즉 60년대 모터사이클,70년대 오디오장비,80년대 자동차,90년대 게임소프트웨어 분야와 로봇,팩스기기,가정용에어컨 분야를 보면 정부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치않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정부의 보호하에 키워진 기업이 아닌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위를 확보한 분야를 가진 기업들이 살아남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지금까지도 경제위기에 단편적이고 그때그때 즉흥적인 처방으로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하고 소비세율을 낮추며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처방보다는 규제개혁을 과감히 버리고 규제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더 근본적인 처방이 될 것이다. 물론 오늘날 일본문제의 원인 가운데는 응용학에 치우쳐 기초과학을 도외시한 결과 기본학문에 대한 훈련이 덜된 인력을 배출하는 대학을 지적할 수 있다.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정보공학과 마케팅,인터넷등의 중요성에 소홀했다. 일본 지도자들은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문제에 용기있게 부딪쳐 나가기보다는 대개 국민 일치감을 이끌어내고 경제정책의 안정성,계속성을 중요시하며질서있는 정권교체에만 신경을 써왔다. 전후 집단주의를 통해 부흥했던 일본은 이제 정부가 기업활동을 일일이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 스스로가 창의력과 과감한 경쟁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서구식 자본주의로의 환골탈태를 이루어야 한다.
  • 韓·美, 다국적기업 조사 첫 공조

    다국적기업 앞에서는 정부끼리도 손잡는다(?). 세계적인 거대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독점적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거의 동시에 조사를 벌이고 있는 미국과 한국 정부가 서로 긴밀한 공조체제를 갖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4∼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 변호사협회(ABA) 초청 독점금지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한 공정거래위원회 이남기(李南基)부위원장은 29일“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독점적 불공정행위 혐의에 대해 MS사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미 법무부가 역시 MS사의 불공정행위를 조사하고 있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노력에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서 서로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자고 제안해왔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미 정부가 자국 기업을 조사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편을든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고무적”이라며 “옛날 같으면 주한 미국대사관 등을 통해서 은연중 압력을 가해올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공정위가 조사중인 MS사의 한국시장에서의 독점적 가격남용 행위에 대한 혐의 입증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나아가 앞으로 국제화시대에 다국적기업들의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와 관련한 정부간 공조체제가 본격적으로 구축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위원장은 “조 클라인 미 법무부 차관보가 MS와의 재판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말과 함께 양국 정부가 힘을 합쳐 소비자 이익을 보호하고 신장시키자고 제안했다”며 “양국 정부는 서로가 요청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필요한정보와 자료,조언 등을 교환할 수 있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는 MS사가 전세계 컴퓨터 운영체계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점을 악용,운영체계인 ‘윈도’프로그램에 자사의 인터넷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강제로 끼워 판 혐의로 지난해 5월 연방정부 및 20개주정부로부터 제소된 이후 9개월째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한국 공정위는MS사가 ‘윈도 98’의 판매가격을 대만이나 중국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으로 판매한다며 국내 컴퓨터조립업체 및 유통업체들이 반발하자 지난달 하순부터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 [대한광장]KAL機 사고와 IMF

    KAL기 사고문제와 관련해서 당혹스러운 것은 왜 대한항공은 계속된 비행기사고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느냐 하는 것이다.정부에서 운영하는 공기업에서 비능률이 발생하고 있다면 수긍하겠으나 대한항공은 사기업인데 어떻게 그런 실패가 되풀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유쾌하지 못한 비유이지만 이 문제는 우리경제의 IMF 추락과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IMF 경제위기는 ‘자기책임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우리의 사회·경제운영 시스템때문에 발생하였다.즉 관치주의형 시스템 실패의 결과였다.KAL기 사고는 한마디로 계열사 임직원이 ‘자기가 한 일에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기업경영체제’,즉 재벌체제의 시스템 실패의 결과이다. 우리나라 재벌의 경영방식은 한마디로 ‘오너(owner) 족벌체제’의 ‘원시적 정글경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재벌경영의 특징은 대체로 다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경영에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다.회계보고도 믿을 수 없고 경영정보가주주에게조차 제대로 보고되지 않고 있다.경영정보는오직 경영권을 가진 오너에게만 독점된다.둘째 계열회사간 상호출자,상호지급보증의 방법으로 금융권이나 주주 또는 고객의 돈을 쉽게 동원할 수 있는 제도적 메커니즘이 존재하고 오너는 내부거래를 통하여 그가 마음먹은 용도대로 그 돈을 쓸 수 있다. 이렇게 계열사 경영을 장악한 오너는 계열사 최고경영자를 자신의 가족으로 임명하고 초계열 기업적 차원의 경영체제를 구축한다.이것이 우리나라 재벌경영의 세번째 특징인 족벌경영이다. 재벌 계열사에 속한 임직원은 자기가 속한 법인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가아니면 오너나 그 가족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가? 이것은 매우 당혹스러운질문이지만 그러나 재벌문제의 핵심을 짚는 질문이다. 계열사 임직원들은 때로는 ‘오너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해서 자기가 속한 계열기업에 해가 되는 일조차 거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재벌계열사 임직원 중에서 힘있는 부서에 배속되거나 승진하는 사람은 족벌가족에 봉사하는 사람이지 단위계열사의 차원에서 구체적 기업경영 또는 기술적 업무에 전문성을 가진사람이 아니다. 오너를 둘러싼 힘있는 부서와 관련된 관료주의가 나타나게 된다.계열사 임직원이 재벌내부 관료집단들에 의해서 조정되거나 또한 능력평가를 받게 되다보니 경영이 부실해져도 책임의 소재가 불분명해지게 된다.당연히 단위기업차원의 경영에서 혼란이 발생하게 된다. 오너에게 너무 많은 중요한 의사결정권이 집중되다 보니 결재과정이 지체되고 잘못된 결정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중요한 결정은 오너가 하고 세부적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하다보니 개별 계열기업 차원의 기업경영과 그룹차원의 오너의 의사결정이 따로 노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자연히 전문경영인은 중요한 결정을 오너에게 미룰 수밖에 없다. 더욱이 오너는 ‘명령하지만 책임지지 않는’ 막강한 존재에까지 떠받쳐 있다.즉 오너가 내린 잘못된 결정의 책임이 엉뚱하게 관련 전문경영인에게 문책되는 일조차 발생할수 있다.이런 상황에서는 계열사 차원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과감한 경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기조차 힘들다.재벌이 개혁되지 않으면 재벌계열기업 경영의 비효율성은 제거될 수 없다.경영자가 오너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경영성과를 가지고 단위기업의 주주에게책임지는 체제가 확립되어야 한다. 재벌체제에서 대한항공은 계속 비행기사고를 경험해왔고 많은 재벌이 부실화되었으며 우리경제는 IMF 경제위기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성섭 숭실대교수 경제학
  • 불명예 퇴진 前 대한항공 趙重勳회장

    조중훈(趙重勳)회장은 평소 ‘창업자에게 은퇴란 없다’는 말을 즐겨 썼다. 사업의 기본은 정확한 판단과 타이밍이란 점도 강조했다.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빈틈없는 상황판단을 바탕으로 한 결단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런 그가 이날 불명예 퇴진함에 따라 그토록 중시했던 ‘타이밍’을 스스로 놓친 꼴이 됐다.지난 97년 정부의 간접적인 일선퇴진 요구를 묵살함으로써 스스로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다.아울러 ‘창업자에게 은퇴란 없다’는 지론도 이제는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 조회장은 지난 66년 박정희(朴正熙) 정권의 압력으로 대한항공의 전신인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항공과 인연을 맺었다.그 뒤 33년만에 정부의 압력으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남으로써 대한항공과 인연을 끊게 됐다. 그는 지난 88년 아시아나항공이 등장하기 전까지 정권과 밀착관계를 유지하며 대한항공을 외형상 세계 10대 항공사로 키웠다.그러나 독점이란 이름아래 서비스 개선은 늘 뒷전이었으며 항공기 조종사들의 상벌규정을 만들어 무리한 운항을부추겼다.또 승객의 안전을 도외시한 채 수익성만 좇는 경영으로일관해 지난 30년간 숱한 항공사고를 냈다. 조회장은 신용제일주의를 경영철학으로 삼았지만 끝내 고객과의 신용은 지키지 못했다. 박건승기자
  • 항공산업 2015년까지 세계10위 진입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국내 우주항공산업 수준을 세계 10위권으로 끌어올려 중소형 항공기와 전투기,차세대 헬기 등을 독자 개발하기로 했다.또 2005년까지 국내 기술로 저궤도위성과 발사체를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는 22일 오전 관계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주재로 제2차 항공우주산업개발 정책심의회를 열어 산업자원부가제출한 이같은 내용의 ‘항공우주산업개발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회의에서 박태영(朴泰榮) 산자부 장관은 2003년까지 독자적인 실용위성 설계능력을 확보하고 2005년에는 저궤도위성과 발사체를 독자 개발하겠다고 밝혔다.이어 2015년까지 국내 항공산업을 세계 10위권으로 진입시킨다는 목표아래 부품소재 개발기반과 효율적인 생산·연구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보고했다. 산자부는 신설될 항공산업 통합법인에게 정부사업에 대한 독점권을 보장해주고 개발비도 군수사업은 전액,민수사업은 50%를 예산에서 지원하기로 했다.또 통합법인의 공공성을 감안,경영정상화 시점까지 한시적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이 대출금의 상당액을 출자전환토록 유도키로 했다. 진경호기자
  • [시론] 항공산업의 국가적 상징성

    항공산업은 자국민은 물론 불특정 다수의 외국인 생명을 담보로 하는 특수성과 함께 소속 국가의 대외신인도를 대표하는 고도의 공공성(公共性)을 지닌다.때문에 ‘안전’은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강조되는 경영의 요체다.추락사고 등의 참사가 잇따라 발생하면 문제가 해당기업에 그치지 않고 즉시국가적 파장으로 확산되는 것이 다른 제품생산업체와 뚜렷이 구분되는 항공업의 특성이다. 특히 대한항공(KAL)의 경우 KOREAN으로 시작되는 상호나 태극마크에서 잘 알 수 있듯 비록 사기업이긴 하나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와 관련된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큰 기업이다.정부는 지난 60년대 초부터 항공산업을 중점 육성,외화획득과 함께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의 정책수단으로 활용했다.KAL의 독점체제를 허용하고 외국운항소득에 대한 법인세와 연료인 유류(油類)특별소비세 등 각종 조세감면혜택을 주었던 것이다.해외출장 공무원은 의무적으로,일반국민들은 그야말로 순박한 애국심으로 국적기를 이용했다.KAL이 급성장할 수있었던 배경이다.이러한 범국민적 지원과 일방적 특혜조치는 해당기업이 사회적·도덕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그 나라의 대외신인도를 높일 때 비로소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고 정부 정책도 당위성(當爲性)을 발휘할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국민들이 이미 잘 알듯이 KAL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던 것으로평가받고 있다.다른 항공사들과 자주 비교되는 불친절은 차치하고라도 98년이후만 하더라도 불과 1년4개월 사이에 무려 12건의 사고가 발생했다.오랜독점체제와 족벌경영에서 비롯된 일방통행식 권위주의와 관료주의가 조직을경직시킴으로써 항공의 절대요소인 안전문제가 소홀해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의 경우 대형사고 발생시 항공사 폐쇄나 경영진 퇴진은 상식적인 일이다.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최근 KAL 사고와 경영권 문제에 관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언급은 대내외적인 국정(國政)운영의 최고책임자로서 마땅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쉽게 말해 인명피해나 국가신인도 추락과 관계가 없는 것이라면 구태여 경영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사기업 경영권간섭이란 재계 일각의 반응도 항공업의 특수성은 전혀 고려치 않은 단견이란 지적을 면할 수 없다.또 정부가 특정인을 지목한 것도 아니고 전문성 위주의 경영체제로 인명과 국가신인도를 중시토록 강조한 것은 시장경제를 혼란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사려깊은 자세임을 올바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오너(소유주)경영체제의 문제도 불필요하게 확대해석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일이다.무조건 오너체제는 나쁘고 전문경영인은 좋다는 식의 이분법(二分法)적 사고는 정답이 아니다.기아그룹의 경우 오너 대신 전문경영인이 회사를맡았지만 위기를 맞았다.대한항공은 어떤가.오너의 목소리가 항공업계 세계12위의 대규모 회사 전체를 일방적으로 지배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주인은 있되 전문경영인과 근로자 등 모든 조직구성원의 화합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 경영이 이뤄져야만 지속적이고 건전한 기업발전이가능한 것임을 강조한다.창업주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으로 신임사장을 바꾼 대한항공이 이번 체제 변화를 계기로 기업도 살리고 대외신인도도 회복하길 당부한다. [禹弘濟 논설실장]
  • 외신대변인 공정위 宋喆復씨

    “Quite well(상당히 잘 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송철복(宋喆復·44)외신대변인이 요즘 입에 달고 다니는 ‘외국어’다.“구조조정이 제대로 돼가고 있는 거냐”는 외신기자들의 연이은 문의에 대답도 정형화된 것.물론 “무슨 근거로 하는 말이냐”는 질문이 으레 뒤따라 진땀을 빼기 일쑤다. 경향신문 외신부기자 출신인 송대변인이 기자를 상대하는 일은 ‘기본’에불과하다.“외신대변인중 가장 다양한 업무영역을 개척하고 있다”(朴東植공보관)는 말을 듣고 있다. 얼마전 발간된 공정위 소개용 ‘영문 브로셔’도 그의 작품이다.최근에는공정위 관련 주요법령에 대한 영문 해설판을 만들어 외신기자단에 배포했다. 지난 2월에는 과거 홍콩특파원으로 일한 인연을 살려 대만의 유력 경제일간지인 ‘경제일보’에 전윤철(田允喆)위원장의 인터뷰를 주선,우리나라의 경제개혁 실상을 알리기도 했다. ‘집안살림’에도 열성이다.지난달 직원들을 상대로 ‘올바른 언어사용법’을 강의해 큰 호응을 얻었다.보도자료에서 ‘관(官) 냄새’를 빼는 요령도줄기차게 지도하고 있다.“미처 감지하지 못했던 사실을 외국인이나 언론의관점에서 깨우쳐준다”(朱舜埴독점정책과장)는 평가다. 요즘 ‘벌이고 있는’ 일을 묻자 송대변인은 “단발성이 아닌 기획성 홍보기법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그가 붙인 이름으로는 ‘프로그램 홍보’다. 김상연기자 carlos@
  • [사설] KAL, 이대론 안된다

    대한항공(KAL)이 또 사고를 냈다.어이 없고 기막힌 일이다.포항공항에서 아찔한 활주로 이탈 사고를 낸 지 겨우 한달이 지났을 뿐이다.지난 97년 여름229명의 사망자를 낸 괌공항 추락 참사 이후 2년이 채 못되는 사이에 10번째 사고를 일으킨 것이기도 하다.화물기였기에 망정이지 여객기였더라면 얼마나 많은 인명피해를 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항공사고는 국내사고도 국제적 관심사가 되는 터에 해외에서 대형 사고를줄줄이 빚음으로써 가뜩이나 불신 받는 국적(國籍) 항공기의 이용률이 뚝 떨어지게 됐다.국적 항공기는 나라의 얼굴인데다 KAL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형 항공사인 만큼 이번 사고가 우리 국가신인도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된다.선진국에서라면 이처럼 큰 사고를 자주 내는 항공사는 벌써 장기간의 운항정지나 면허취소 조치를 당했을 것이다. 충격이 크지만 우선 사고 원인의 철저한 규명과 함께 사후 수습에 만전을기해야 겠다.괌 참사와 달리 이번 상하이(上海) 상공에서의 KAL추락사고는현지에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입혔다.국제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사고처리과정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직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대한항공의 잦은 사고는 대형사고의 우려를 자아냈던 것이 사실이다.따라서 이번 사고는 예고된 불상사라고 할 수 있다.KAL의 잦은 사고는 내부적 원인이 큰 것으로 지적돼 왔다.오랜 독점체제에서 체질화한 무리한 운항과 지나치게 비대해진 회사조직에서비롯되는 관리상 허점 및 안전불감증등 총체적으로 잘못된 타성의 결과라는것이다.홍콩의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은 “권위주의적 조종실 분위기,미숙한영어실력,공군 파일럿 출신 조종사들의 조종기술 과시로 인한 불필요한 위험감수” 등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사고가 날 때마다 책임회피에 급급해서대외적으로는 관제탑이나,공항시설,혹은 돌풍을 핑계대고 조직 내부에서는경영진이 책임을 지기보다 조종사나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기업풍토도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무엇으로 밝혀지든 이처럼 문제가 돼 온 국내 항공사의 조직과 운영체계에 대수술이가해져 다시는 인재(人災)로 인한 항공사고가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KAL이 최근 막대한 돈을 들여 안전대책을마련했음에도 또 사고가 났다는 것은 그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다.당국 또한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건교부는 사고 직후 독립적인 항공사고 조사기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괌 참사 이후 대통령직속 안전대책기구를 신설하기로 했던 약속도 아직 가시적 성과가 없는 상태이다.이번 사고를 계기로 근본적인 항공안전대책이 수립돼야 할것이다.
  • 한국사회발전시민실천協 정치개혁 심포지엄

    지역감정 및 당내 민주주의 결여 등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는 모두 ‘정치시장의 독과점’때문이며 이의 해소를 통해 진정한 정치개혁이 가능하다는주장이 제기됐다.이같은 분석의 틀은 한국사회발전시민실천협의회(대표 邊衡尹)가 16일 오후 개최한 ‘정치개혁,이대로 좋은가?’란 제목의 창립 1주년심포지엄에서 등장했다.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들은 이런 틀에서 지역감정을 ‘특정지역에 기반한 소수 정치인에 의한 독과점 현상’이라고 규정했다.김일영(金一榮)성균관대 한국정치과 교수와 이성복(李成福)건국대 정외과 교수는 지역감정 해소책으로국민회의 당론인 소선거구제와 정당명부제의 결합을 원칙적으로 찬성했다.그러나 몇가지 전제조건을 걸었다. 김교수는 비례대표 의석 비율이 높을수록 지역주의 완화효과가 크므로 국민회의가 내건 지역 및 비례대표 의석비율 1 대 1을 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당명부가 독점정치가의 측근들로 채워지는 것을 막고 ‘젊은 일꾼’의수혈통로로 기능하도록 후보의 일정지분을 시민단체와 전문가집단에게 할애하고 구체적 인물선정도 해당단체에 일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교수는 또정당명부제 실시로 지역구가 광역화되는 데 따른 지구당 사무실 증설을 막기 위해 지구당 사무실 폐지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곁들였다. ●내각제는 지역주의 이용 우려 [金一榮 성균관대 교수·정치학] 내각제가 지역주의와 정경유착을 통한 정치적 독점구조를 심화시켜 국가사회 발전의 해독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대통령제를 보완해서 써야 한다는목소리도 나왔다.내각제가 정당간 연합의 방식으로 지역주의를 완화시킬 것이란 일각의 주장과는 다른 내용이다.두 교수는 우선,특정지역에 기반을 둔정당들이 지역감정을 자신의 정치적 자원으로 계속 이용하기 위해 그것을 온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또 여타지역들도 지역감정을 이용한 정치적 조직화를 통해 연립정부 내 일정지분 확보를 위해 덤빌 수 있어 한마디로 ‘3김없는 3김정치’가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정권장악을 위해 연립 파트너를 수시로 바꿈으로써 정치권이 불안정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대통령제 보완대책으로 김교수는 허울뿐인 총리직을 없애고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부통령제를 두자고 강조했다.부통령제를 통해 지역연합을 꾀하면 임기가 보장돼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불안정을 피할 수 있고 차기주자가조기에 가시화돼 예측가능한 정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허울뿐인 총리보다 부통령제로 [李成福 건국대 교수·정치학] 이교수는 중·대선거구가 지역감정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중·대선거구는 또 미디어 선거를 가능케 해 선거비용 등 정치비용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심포지엄에서는 또 정치개혁의 제1단계는 당내 민주화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국민회의가 추진하는 정당명부제와 젊은 일꾼 수혈론이 결실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당의 중요정책이 당수와 몇몇 측근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김교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자신의독점권을 포기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당내 독점정치가들이 자신의 독점권을 버리려 하지 않을 때는 시민사회단체가 압력을 가해적어도 지역구후보만큼은 반드시 경선을 통해 뽑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나병식(羅炳植)민주개혁국민연합 상임집행위원장 등은 시민사회단체의 추천을 받은 전문가를 특위에 일정비율 참여시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추승호기자 chu@
  • LG화학, 불타지않는 바닥재 세계최초 개발

    담뱃불을 비벼 끄거나 시너를 부어 태워도 흔적조차 없는 획기적인 바닥재가 국내 기술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LG화학은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LG데코빌 종합전시장에서 1년6개월간의연구끝에 개발한 불에 타지않는 바닥재인 ‘LG새티스’ 상품화 보고회를 가졌다. 열경화성 수지인 멜라민수지와 열가소성 수지인 폴리염화비닐(PVC)을 결합시켜 만든 LG새티스는 방염성(防炎性)외에도 내(耐)마모성이 기존 PVC 바닥재보다 2.5배 강하고 오염물질이나 약산,알코올 등의 약물에도 내성이 강하다. LG화학은 미국 W사와 P사가 모두 5,000만달러의 기술이전료를 제시했고 미국 A사는 미국지역 독점공급 계약을 제의해 왔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출시와 동시에 미국 및 유럽지역에 대규모 수출상담을 진행하는등 전세계 시장을 목표로 시장개척에 들어갔으며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중국,대만 등에서 특허를 출원했다. 김환용기자 dragonk@
  • 되돌아본 ‘DJ노믹스’ 1년/독일 질서자유주의/한국경제정책연구회

    지난 1년간 새 정부의 경제정책 색깔이 심심치 않게 도마에 올랐다.진보적인 성향의 학자나 노조측에서는 정부 정책이 “기업위주와 해고 만능의 미국식 신자유주의로 치우쳐 있다”고 비판했다.재벌측에서는 “복지를 내세우고 고용자제를 요청하는 것으로 봐서는 유럽식 복지주의로 흐르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최근 본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 정부 정책사조의 본류는 미국과 영국식 신자유주의이지만 여기에 독일식 질서자유주의가 강하게 접목돼 새 정부의경제정책이나 ‘DJ노믹스’로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경제정책의 틀을 짠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진순(李鎭淳)원장은 “신 정부 정책의 구성요소를 보면 미국과 영국의 신자유주의가 60%,독일식 질서자유주의 요소가 40%정도”라고 밝혔다.노조나 재벌 양측이 서로 반론을펼 수 있는 부분이 새 정부 정책에는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영미식 신자유주의 가운데서도 미국보다는 영국의대처 전 총리의 신자유주의가 더 반영되어있다”고 말했다.복지정책에서 정부 정책의 실패를 고치려는 방향으로 선회한 영국이,성장위주 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100여년 전부터 법과경제질서가 확립돼 자유방임적인 정책을 취하는 미국보다 영국 정책이 우리에게 보다 친근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현 정부가 특히 독일식 질서자유주의를 취한 대목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재벌의 내부거래 규제 등 독과점규제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노·사·정 위원회의 도입 ▲실업자와 빈곤층에 대한 지원 ▲지난해 의도적인 경기부양에반대한 부분 ▲시민단체의 역할을 강조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정확히 독일식 질서자유주의를 답습한 것은아니다.서울대 안병직(安秉直)교수는 ▲재벌개혁에서 정부가 앞장 선 부분이나 ▲노조파업해결에 정부가 개입한 것 ▲노·사·정 위원회 등에서 노조의지나친 우대 등은 질서자유주의의 이념에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안 교수는 “앞으로 정부는 인기를 다소 잃더라도 시장경제원칙에 더 충실하고 노조의 대우도 낮추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또 “새 정부 경제정책이 복지 부문을 강조하고 있으나 실업자 지원을 제외하고는 국민연금 등의 경우 자신의 부담이 많아 재정지원이많은 유럽식 복지주의와는 다르다 ”고 밝혔다. 이상일기자 bruce@- 독일의 질서자유주의란 “기근의 와중에서도 쌀을 바닷속으로 버리는 일이 일어난다.독점이나 부분독점이 시장을 지배하는 경우 재고를 이런 식으로 폐기하는 것은 드문 일이아니다.” “자유방임하면 경쟁이 생기고 노동과 재화가 합리적으로 분배될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자유방임 정책은 ‘상호 결합해 경쟁을 배제하는자유’도 보장해주었다.” 독일의 질서자유주의(Order-Liberalism)는 이런 독점과 자유방임 경제의 문제점에서 출발한다. 질서자유주의는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urg)학파의 지도자였던 발터 오이켄(Walter Eucken)이 주창한 사상이다.대공황과 나찌지배체제에서 오이켄은다음 두가지를 주목했다.첫째 이익단체 등 사적(私的)경제권력의 비대한 성장과 둘째 사적 경제권력의 압력으로 국가의 힘이 빈껍질이 되어가는 현상이다.따라서 그는 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하되 독과점규제 등 시장질서 수립과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정부는 또 중소기업,노약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질서자유주의는 2차대전후 독일(구 서독)경제정책의 줄기를 이루었다. 질서자유주의는 정부규제 축소와 가격기구 활성화 등에서는 신자유주의와공통된 면을 갖고 있다.그러나 신자유주의는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축소를 주장하는 점에서 저소득층의 보호장치를 강조하는 질서자유주의와 다르다. - 새정부 경제철학 산실 한국경제정책연구회 신정부 경제정책 철학의 줄기를 잡은 것은 ‘낙성대연구소’를 무대로 활동한 ‘한국경제정책연구회’였다.서울대 안병직(安秉直.64.경제학)교수 주도로 지난 87년 사단법인 형태로 출범한 이 연구소는 원래는 한국근대경제사연구팀을 위한 장소였다. 여기에 안 교수가 회장,제자인 이진순(李鎭淳)당시 숭실대 교수(50.현 한국개발연구원장)가 간사로 한국경제정책연구회를 조직,낙성대연구소에서 회동했다.성장위주의 한국경제정책이벽에 부딪쳤다는 인식에서 새로운 한국경제의 정책 모델을 연구하자는 취지였다. 경제정책연구회는 안 교수 제자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들이 주축을 이루었지만 다른 학교 학자들도 가세했다.윤원배(尹源培) 당시 숙명여대교수(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와 김태동(金泰東)당시 성균관대교수(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외에 숭실대 조우현(曺尤鉉),경희대 장의태(張義泰),연세대 이제민(李濟民),방송통신대 박덕제(朴德濟),경북대 김석진(金石鎭),원주 상지대 황신준(黃愼俊)교수 등이 참여했다.관리로는 유일하게 이근경(李根京)당시 세제심의관(현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참여해 토론을 벌였다.새 정부 출범전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모였다. 새 정부의 브레인 역할을 한 ‘중경회(中經會)’의 회원이며 나중에 새 정부의 요직을 맡은 이진순,김태동,윤원배씨 외에 대부분의 경제정책연구회 회원들은 학문적 관심에서 모였을 뿐 정치적 연계가 없었다.일부 교수는 그후국민회의와 다른 노선에 서기도 했다.다만 이 KDI원장은 모임 초창기부터 연구성과를 당시 정치를떠나있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했다. 수년간 낙성대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뤄진 경제정책연구회의 활동이 DJ와 직접적인 연계를 가졌던 것은 아니다.그러나 그 성과가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철학에 한 축을 형성하게 된 데는 이 원장의 역할이 있었다. 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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