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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사들 ‘뿌리찾기’ 마케팅

    카드사들이 ‘뿌리 찾기’에 나섰다. 회사 설립의 근원이 된 초창기 고객을 발굴, 최고의 VIP 고객으로 모시겠다는 전략이다. 카드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한 이 고객들은 장기간 사용하면서도 좀처럼 연체를 하지 않아 카드사 입장에서는 가장 고마운 고객들이다. 현대카드는 오는 25일 경기 여주 캐슬파인골프장에서 다이너스카드 회원 120명을 초청, 무료로 골프대회를 연다. 참가자는 현대다이너스카드를 꾸준히 쓰는 고객 중에서 선발한다. 우승자 등 3명은 스페인에서 열리는 ‘다이너스 2006 프로암 클래식’에도 무료로 참가한다. 이달 말까지는 다이너스의 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연회비 100만원짜리 ‘블랙카드’와 30만원짜리 ‘퍼플카드’ 등 VIP시장을 주도해온 현대카드가 돌연 다이너스 회원을 극진하게 대접하는 이유는 다이너스카드가 현대카드의 모태이기 때문이다. 역사로 치자면 외환카드를 빼놓을 수 없다. 외환은행은 197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자카드의 정식 멤버가 돼 외환비자카드를 내놓았다. 당시 한국은 가맹점을 찾아볼 수 없는 카드시장의 불모지였다. 해외여행도 자유롭지 못했던 당시에 상류층들은 외환비자카드를 발급받은 뒤 해외에 나가서 ‘폼나게’ 카드를 긁었다. 이처럼 로열티가 높은 고객을 많이 확보한 외환카드는 30년 가까이 축적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VIP 고객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외환카드의 VIP고객은 다이아몬드1,2, 골드, 실버, 블루로 나뉘는데 최고급 VIP는 연체이자 면제, 무이자 할부, 연회비 면제 등 24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외환카드 관계자는 “얼마나 오랫동안 연체없이 카드를 많이 사용했느냐가 VIP 선정의 가장 중요한 잣대”라면서 “50만명에 이르는 VIP 회원의 대부분은 초창기부터 꾸준히 카드를 써온 고객들이다.”라고 말했다. 2002년 12월 동양-아멕스카드를 인수해 출범한 롯데카드도 아멕스 회원들을 특별 관리한다. 비록 지금은 롯데백화점카드에서 흡수한 고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가입이 유난히 까다로웠던 아멕스카드 고객들이 VIP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최근 다른 카드사들도 미국 아멕스사와 제휴한 카드를 내놓고 있지만 애초 독점계약을 맺었던 우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면서 “아멕스 회원의 충성도를 유지하기 위해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美 펀드 직접판매 불허’ 성과

    ‘美 펀드 직접판매 불허’ 성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은 시애틀 3차 협상을 통해 핵심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상대방의 ‘패’를 펴놓고 속내를 읽는 자리였다. 협상 쟁점들이 보다 명확해지고 구체화됐으며 상대방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는 기회가 됐다. 미국이 연내 타결 의지를 분명히 강하게 밝힘에 따라 양측은 앞으로 남은 4·5차 두차례 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이끌어내기 위해 협상속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용 가능한 대안을 모색, 내놓아야 하는 만큼 보수적으로 짜여진 1차 관세양허안과 서비스 유보안에서 거품을 걷어내는 실질적인 협상이 진행된다.‘진짜 협상’은 지금부터다. ●금융·통신·환경 등에서 일부 성과 금융서비스의 경우 국경간 거래 허용 대상으로 비소비자 금융 중 수출입 적하보험, 재보험, 우주선 발사보험 등만 논의하기로 한 것도 성과다. 또 미국 자산운용사가 국내에서 직접 펀드를 설립하고 모집·광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도 성과로 평가된다. 아울러 농협 공제(보험상품)에 대해 미국측은 더 이상 문제삼지 않기로 한 대신 우체국 공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만이다. 양국은 해당 국책금융기관을 선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협상 초반 불거진 독점·공기업에 대해 이견은 FTA협정상의 의무를 매우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부과하기로 의견접근을 보았다. 통신분야의 경우 우리측 요구로 규제기구가 정부로부터 독립돼야 한다는 미국측의 문안을 삭제키로 해 정부의 통신산업에 대한 관리·감독이 종전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구제·자동차등선 이견 여전 ‘산넘어 산´ 일부 분야의 세부사항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농산물·섬유, 무역구제, 자동차, 개성공단 문제 등 핵심사안에서는 실질적인 진전이 거의 없었다. 미국은 무역구제 완화를 요구한 우리측 제안을 거부했다. 미국은 우리의 배기량별 자동차세제의 폐지도 계속 요구했다.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에 대해서는 정치적 성격으로 인해 논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투자 분과에서 일시 세이프가드 조항 도입과 분쟁 해결절차의 적용대상을 제한하자는 우리측 제안에 대해서도 미국은 기존의 반대입장을 고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당구스타 재닛 리 경기 생중계

    스포츠채널 MBC ESPN은 ‘검은 독거미’로 불리는 재미교포 2세 당구스타 재닛 리의 방한에 맞춰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그가 참가하는 여자 포켓볼대회 ‘트릭샷 매직 챌린지’(13일)와 ‘엠프리스컵 대회’(14일)를 독점 생중계하고,16∼17일 ‘한·미 국가대항 대회’도 생중계한다. 또 12일 오전 11시에는 재닛 리의 일상과 인간적 면모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검은 독거미 재닛 리를 만나다’를,10월1일 오전 11시에는 대회 하이라이트와 고국 활동을 밀착취재한 다큐멘터리 ‘검은 독거미, 재닛 리의 고국방문기’를 방영한다.
  • [열린세상] 합의제식 국정운영 필요하다/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오륙도 사오정’에서 시작해 지난봄 부장 승진의 의미와 배경을 풀어내던 녀석이 전화를 받은 것은 계곡물에 담가 놨던 소주 한잔하고, 막 끓어오르기 시작한 어죽을 한 술 뜬 때였다. 잠깐 다녀가야겠다는 사장님의 긴급호출이었다. 한밤중이 돼서야 돌아온 친구의 표정은 예상과 달리 득의양양이었다. 별것도 아닌 일로 휴가 망쳤다는 투덜거림이 오히려 명랑했고, 그래도 내가 없으니 뭔가 차질이 있는 것이 고맙고 반갑더라는 취지의 장광설이 한참이나 이어졌다. 엊그제 신임 교육부장관이 내정됐다. 사실상 공석 상태가 시작된 7월21일부터 치면 거의 한달 반 만이다. 부총리직으로 격상된 2001년 1월 이후만을 보면 약 9개월(전체는 약 14개월)이었던 평균 재임기간이 참여정부 들어서는 6개월도 채 안 된다. 관료들은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이 들리기도 하지만, 이 정도면 겁나는 상황이 아닌가? 설마 ‘백년대계’를 도모하는 그 큰 장관직과 그 누구든 장관이 있으나 없으나 별 문제가 없지는 않을 터이고, 오너가 아닌 월급쟁이들, 특히 공무원들에게 제일 민감한 부분이 ‘자리’인데 말이다. 대통령의 인사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야당과 언론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통령과 여당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 모습은 안쓰럽기조차 하다. 선거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여당은 국민 정서와 여론을 이유로 극구 반대하고, 청와대는 늘 적정한 인사라는 해명과 함께 장관 임명은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속한다는 명분을 제시하면서 강행하는 분란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장관 임명권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인가? ‘원래부터 특정한 대상 또는 주체에게만 주어져 있는’이라는 국어사전적인 뜻에 따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고유권한’을 여당을 포함해 누구와도 협의할 필요도 없고, 어떤 견제도 받지 아니하는 독점권한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군주제 하에서라도 적절한 개념이 될 수 없다. 대통령 중심의 정부 형태에서 대통령 단임제는 ‘민주적 정당성과 권한 및 정치적 책임의 크기 간의 비례관계 유지’라는 민주주의 원리의 핵심 명령을 헌법 규범과 제도에 의해 담보하지 못한다. 많은 부분이 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구도나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등의 유동적인 정치상황에 달려 있다. 인사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결정권한은 제도적으로 확정돼 있는데, 대통령의 권력자산과 정치적 책임의 주체로서의 위상은 임기가 지남에 따라 급격하게 위축되고, 결국 단임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은 개인의 인격화된 책임과 역사에 대한 책임으로 변화된다. 국정운영의 공과에 대한 평가와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여당의 몫이다. 또한 선거를 통해 확보한 민주적 정당성의 크기가 임기 중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하는 것도 대개는 낙관적인 가정이고 희망사항일 뿐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요즘같이 집권 후반기에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극히 저조한 상황에서는 더욱 심화되고, 이 경우 여당의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다음 두 가지뿐이다. 장관 등 요직에 대한 인사권을 포함해 권력을 공유하는 일종의 합의제식 국정운영 방식을 도모하거나, 아니면 책임의 단절과 분리를 위해 공조체계를 파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이 강요되는 정국이 헌법의 예상범위 안에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현재의 정치 현실에 맞추어서 민주헌정제도의 운용방향을 고민해 보면 답은 자명하다. 국정의 안정성과 효율성만을 고려해도 전자가 더 나은 것은 물론이다. 더욱이 대통령 스스로 소위 레임덕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여당이 장관 인사와 관련해 적극 반대의견을 개진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정치적 책임의 크기에 부합되는 당연한 권한지분의 행사다. 이에 대한 반박의 논거로 주장될 수 있는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권한’은 없다.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 의약품·농산물·車·위생검역 최대 목표

    미국은 5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에 임하면서 ‘속내’를 비쳤다.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주요 도전과제로 의약품과 자동차, 농산물, 위생검역(SPS)을 꼽았다.미국이 FTA를 통해 반드시 얻어내야 할 분야를 제시한 것이다. 기업규제와 공기업의 시장가격 적용 등도 새롭게 들고 나와 쟁점화하고 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택배·통신·법률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이들 4개 분야를 지목하면서 “농산물은 관세장벽이 높을 뿐 아니라 쿼터제 등 시장 접근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이례적으로 관심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특히 자동차는 비관세 장벽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커틀러는 “자동차 분야는 높은 관세와 함께 차별적인 세금, 불투명성 등 비관세 장벽까지 종합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자동차 시장 개방은 미국뿐 아니라 다른 외국 차량들도 진출이 확대될 수 있게 대화가 많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는 미국 자동차업체뿐 아니라 미국 현지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제기할 수 있는 불만까지 고려한 전략적 발언으로 통상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자동차 원산지 검증·계산법을 놓고 두 나라는 첫날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미국측은 순원가법의 채택을 주장하고 있다. 순원가법은 자동차 완제품이 미국 내에서 조립돼도 미국내 발생 비용과 역외 부품 등 해외 조달비용을 따져 완제품의 일정 원가비율에 따라 미국산으로 인정할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실제 적용에는 어려움이 많다. 반면 우리나라는 역외 부품 조달비율을 따져 원산지를 추정하는 공제법으로 맞서고 있다. 미국은 반덤핑이나 전문직 비자쿼터 문제에 대해서는 국내법 개정 사안이라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면서도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자동차세제 개편이라는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의약품은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에 대한 세부사항을 FTA 협상을 통해 다뤄 나간다는 입장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이해가 걸려 있는 신약의 특허권 강화에 특히 관심을 보여 우리 협상팀이 어떻게 방어해 낼지 관심사다. 농산물은 쌀을 포함해 예외없는 개방을 강하게 요구하는 한편 우리측의 세이프가드 도입 요구에 반대하고 있다. 막판까지 양국 모두 최대의 협상카드로 쓸 공산이 크다. 위생검역 역시 수입위생 절차와 관련된 것으로 농산물과 관련이 많다. 미국은 기업규제와 공기업 문제도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기업규제는 반독점법 관련 규정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외국기업에 동일하게 비차별적으로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한국 정부가 대기업 집단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은 아니라고 해명했다.독점·공기업에 대해서는 공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비독점적 시장에서 상대방 국가의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기업에 대해 어떤 의무를 규정할지에 양국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쟁점으로 남아 있다. 택배의 경우 페덱스 등 다국적 기업이 이미 국내시장에 진출해 있지만 국내 소규모 화물 택배시장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어 이번 기회에 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걷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법률시장의 경우 개방단계별 시기를 앞당기는 문제를 집요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공기업, 상업적 대상 아니다”

    |시애틀 연합뉴스|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우리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5일 오후(현지시간) 시애틀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3차 협상 전략 및 입장을 밝혔다. ▶첫날 자동차 분야 쟁점은. -원산지를 검증, 계산하는 방법이다. 미국은 자동차 교역에서 한·미간 불균형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에서 제조되는 다른 나라 자동차가 혜택을 받는 문제를 의미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자동차 원산지를 검증할 때 우리는 ‘공제법’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이 기업집단 규제를 요구했나. -미국은 기업집단의 공정경쟁상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집단들은 출자총액제한제도·공정거래법 등으로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을 정도다. 미국의 주장은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독점·공기업 문제는 어떤가. -양국간 공기업의 독점적 지정·운영에 대해선 이론이 없다. 단 공기업이 영업할 때 상업적 고려, 즉 시장가격을 준수해야 하느냐가 논점이다. 공기업에 어떤 의무를 규정할지 합의되지 않았다. 다만 공기업이 지정·설립 취지에 맞으면 상업적 고려는 예외라는 식으로 정리됐다. 공기업은 정부가 위임한 사항을 수행할 때 의무를 지켜야 하며 내외국간 차별을 해선 안 된다. ▶미국이 교육시장에 관심이 많은가. -커틀러 미국 대표가 한국에서 치러지는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에 관심 있다고 했는데 인터넷 교육 또는 SAT 같은 ‘원격교육’에 대해 우리나라 법령이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이 분야를 법령으로 규제하는 게 좋으냐는 정책적 판단의 문제다.
  • “협상대상은 양국제품에 국한”

    ▶이번 협상의 주안점은. -농산물, 섬유, 상품분야 관세 개방안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미국측의 섬유 분야 관세 개방안이 매우 소극적인데. -한국 정부와 기업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는 걸 안다. 협상을 통해 많은 진전이 있길 바란다. ▶2차 협상과 비교해 의약품 분야에서 달라진 점은. -한국 정부와 의약품 건강보험 선별등재(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에 대한 세부 사항을 FTA 협상에서 다루기로 했다. 입법 예고가 끝나는 이달 중순부터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될 것이다. ▶양국 협상단의 공통 관심 분야는. -경쟁, 전자상거래, 지적재산권 등을 들 수 있다. 지적재산권은 과거 두 나라의 통상 현안이기도 했지만 한국 정부의 복제품 단속 등 지재권 강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공감하는 대목도 있다. ▶미국 입장에서 도전해야 할 과제는. -의약품, 자동차, 농산물, 위생·검역(SPS) 등이 난제다. ▶재벌 규제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미국의 요구는 한국 정부가 반독점법 관련 규정을 대기업, 중소기업, 외국기업에 동일하게 비차별적으로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또 반부패 조항을 중소기업까지 동일하게 적용하길 바란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문제에 대한 입장은. -한국 정부는 원산지·통관 분과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취급하길 바란다. 미국의 입장은 명확하다.FTA는 미국과 한국 제품에 한해 적용되는 것이다.
  • “이번 협상은 ‘힘쓰기’… ‘배지기’는 다음에”

    |시애틀 연합뉴스|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우리측 수석대표는 4일 낮(현지시간) “한·미 FTA 3차 본협상은 씨름으로 치면 ‘힘쓰기’”라며 힘겨운 협상이 될 것임을 내비쳤다. 김 수석대표는 관세 개방안의 쟁점과 관련,“우리측은 제조업이 경쟁력이 있어 이 분야에 관심이 있고, 미국은 농업시장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표와의 일문일답. ▶3차 협상의 주요 현안은. -3개 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교환한 관세 개방안(양허안)을 양국의 이익이 서로 균형되게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둘째, 서비스·투자 개방 유보안은 상대방의 진의 타진 등 확인할 부분이 많다.2차때 의약품 분야 협상이 열리지 못한 만큼 이번 협상에서는 서비스 분야 협상을 열심히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1·2차 협상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통합협정문의 일부 쟁점을 합의해야 하는데 큰 진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관세 개방안과 서비스·투자유보안 협상에 주력할 것이다. ▶미국이 공기업 분야에 대해 집요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양국이 서로 독점적 권리를 가진 공기업을 지정할 권리를 인정하고 공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데는 원칙적으로 의견이 같다. 하지만 공기업의 상업적 지위와 독점적 지위 남용 방지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입장을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2차 협상을 씨름에서 ‘샅바싸움’으로 비유했는데 3차 협상은. -지금은 ‘힘쓰기’ 단계다.‘배지기’는 다음 협상이 될 것이다.
  • 현정은회장 ‘시련의 계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심기가 요즘 편치 않다. 북한이 대북사업에서 현대를 배제시키려는 움직임을 잇따라 보이기 때문이다. 이 틈을 타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은 독자 방북에 나서는 등 옛 친정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아산 이강연 개성사업단장은 지난 4일 유니코종합건설 윤종일 사장과 만나 개성 골프장 개발사업을 공동진행키로 합의했다. 현대아산측은 자본금 5000만원에 불과한 이 중소업체의 실체에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윤 사장이 이미 북측과 골프장 사업권 계약을 맺고 돌아와 떨떠름한 표정으로 일단 손을 잡았다. 대북사업에 관한 현대의 독점적 지위가 급격히 흔들리는 것이다. 유니코종건처럼 북한과 ‘직거래’하는 기업이 계속 늘어날 경우, 대북사업의 틀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대북사업에서 현대를 따돌린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난데없이 롯데관광측에 금강산 관광사업을 맡아줄 것을 제안, 현 회장을 당혹케 만들더니 이 요구를 지금껏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얼마 전 북한을 다녀온 김윤규 전 부회장의 행보도 심상찮다. 양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롯데관광으로의 사업자 변경 연관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현 회장은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려고 고심하면서도 이렇다 할 ‘정보 파이프라인’이 없어 답답한 표정이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가 공식 제기한 ‘현대건설 구사주론(舊社主論)’의 진위도 명확히 파악되지 않아 답답함을 더한다. 훗날 불거질 부실 책임론을 막기 위한 선수치기, 현대건설 매각가를 올리려는 전술, 범 현대가에 대한 경고 등 관측만 무성하다. 현대측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나 정몽헌 회장이 사재를 출연하는 등 현대건설을 살리려고 당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정부나 채권단이 더 잘 안다.”면서도 정확한 정부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미 FTA 3차협상 쟁점 및 전망

    한·미 FTA 3차협상 쟁점 및 전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6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닷새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양국 협상단은 공식적인 협상일(7일, 현지시간 6일)보다 하루 앞서 개성공단 한국산 인정 문제 등을 논의하는 원산지·통관 협상을 시작으로 사실상 3차 협상에 돌입했다. 양국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가 첫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일 시애틀에 도착한 김종훈 수석대표는 공항에서 “3차 협상에서는 양허(개방)안과 서비스·투자 유보(개방 제외)안, 통합협정문 쟁점 사항에 대한 논의 진전 등 3가지가 초점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개방안과 서비스 유보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도 5일 3차 협상 개막에 맞춰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원산지 규정이나 섬유 세이프가드를 현행처럼 유지하겠다는 미국 입장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쌀과 섬유, 의약품, 자동차, 개성공단 등 기존 쟁점 이외에 지적재산권, 반덤핑, 공기업, 통신 등 분야에서 새 쟁점들이 협상장을 달굴 전망이다. 한편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 60여명도 시애틀 현지에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지재권 보호기간 70년 vs 50년 지적재산권 문제는 출판물 등 저작물은 물론 특허권 등 의약품 협상 등과도 맞물려 있어 뜨거운 불씨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1998년 통과된 이른바 ‘미키마우스법’에 따라 저작권 보호기간을 70년으로 연장하는 등 자국 수준의 엄격한 저작권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저작물을 잠시 내려 받는 것도 저작권 침해로 간주하는 ‘일시적 복제권’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내법 대로 ‘저작자 사후 50년’을 유지할 것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반(反)덤핑 제재 문제도 핫이슈다. 한국측은 국내 산업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미국의 반덤핑 제재를 완화하고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도 철회하라고 미국측을 강하게 압박한다는 입장이다. 독점·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개방 문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2차 협상때 우체국 보험 등 정부 지원 문제를 언급한 미국측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농협 공제 등 정부 지원과 독점적 지위 등도 문제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기술표준 정부지정 문제도 시비를 걸어올 것으로 보인다. 전기·수도·가스 등 국민기초생활 관련 분야도 미국측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쌀, 섬유, 개성공단 제자리 예상 미국측은 한국의 대표적 취약산업인 농산물, 그중에서도 쌀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지렛대로 뼈 없는 쇠고기의 재수입, 낙농가공품 관세의 대폭 삭감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는 농산물의 관세철폐 기간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각각의 양허안을 제시했다. 따라서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예외 취급’을 요구한 284개 농산물 품목 중 미국이 얼마나 양보할지가 관건이다. 입장차이만 확인한 자동차 분야도 난항이 예상된다. 배기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국내 자동차세제 기준을 가격이나 연비로 바꿀 것을 요구해온 미국은 여기에다 자동차 표준 제정시 ‘작업반’ 구성 등 공세의 고삐를 한층 조일 태세다. 한국은 미국이 20% 수준의 높은 관세로 보호하는 픽업트럭의 관세 폐지를 물고 늘어진다는 입장이다. 우리의 몇 안되는 공략 분야인 섬유는 미국측이 원산지 규정(얀 포워드)을 내세워 중국산 원사(原絲)를 쓴 상당수 한국산 제품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려 하고 있어 협상 진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개성공단 한국산 인정 문제는 북한 미사일·핵문제 등 정치적 변수까지 가세, 전망이 불투명하다. 단 한국측은 재료의 60% 이상이 한국산(남한산)으로 이뤄지면 한국산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첫날부터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北은 이중계약, 통일부는 우왕좌왕

    개성 골프장 건설 사업을 둘러싼 북한의 비상식적 행태와 이를 방치한 정부의 대응이 한심하다. 북은 엄연한 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을 제쳐두고 다른 남측 기업과 별도의 사업계약을 맺었다. 이중계약을 한 것이다. 이에 현대측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 기업과 골프장 건설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개성 골프장 사업은 현대아산이 지난 2000년 북측 아태평화위와 맺은 7대 사업권 계약에 포함된 사항이다. 골프장을 짓더라도 현대가 짓거나, 제3의 사업자가 현대와 계약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북측은 이에 아랑곳 않고 대구의 한 부동산개발회사를 따로 접촉해 별도 계약을 맺었고,4000만달러의 임차료 협상까지 끝냈다고 한다. 지난 해에도 북측은 김윤규 현대 부회장 퇴출을 문제 삼아 금강산 관광을 몇 달씩 중단한 바 있다. 개성 관광 역시 현대를 제쳐 두고 롯데관광과 따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50년 독점권이든, 수천만달러의 합의서든 언제라도 휴지조각 취급하려 드는 것이다. 이래서야 어떤 기업이 북측과 협력사업을 벌일 수 있겠는가. 딱한 것은 우리 정부다. 한마디로 갈팡질팡이다. 엊그제 하루만 해도 통일부는 개성 골프장 사업에 대한 현대아산의 법적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차관이 번복하는 혼선을 빚었다. 북과 민간기업이 맺은 합의사항이니 정부가 간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가 바탕에 깔려 있다. 이는 대북사업의 리스크를 민간기업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다. 이래서는 북측의 돈타령에 우리 기업들이 속절없이 휘둘리게 된다. 남북협력사업의 근간이 무너진다. 남북협력의 다각화 필요성은 분명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원칙과 신뢰다. 정부는 대북사업의 원칙과 기준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 [업계소식-새상품] 北조선우표사 독도우표 국내 예약판매

    우표 독점판매권을 위임받은 홍콩 고선필름은 통일부가 최근 북한 조선우표사가 발행한 `독도의 생태환경´ 우표 세트에 대한 판매를 승인함에 따라 예약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선필름은 국내 대리사인 HF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인터넷 사이트(www.dprkpost.com)에서 구매 주문을 받은 뒤 다음달 15일부터 배급 발송을 시작한다. 추첨을 통해 80명에게 독도 및 금강산 여행권을 준다. 1세트 가격 1만8000원.
  • [클릭이슈] 로비스트 양성화

    [클릭이슈] 로비스트 양성화

    ‘합법적 로비는 민주정치의 필수 요건’ VS ‘대국민 의식 미성숙’. 최근 ‘바다이야기’ 파문을 둘러싸고 상품권 및 사행성 게임물 인·허가 과정과 입법 과정에서 불법 로비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로비스트 제도를 양성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과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는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로비활동 공개 및 로비스트 등록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비활동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로비스트 등록을 의무화하고 로비스트 법인을 설립하는 한편, 활동을 공개함으로써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로비스트제 도입에 찬성하는 쪽은 로비의 긍정적 기능을 활용하고 음성로비를 근절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쪽은 시기상조론을 내세우며 특정집단의 로비력만 강화한다고 반박하는 등 찬반이 엇갈렸다. 찬성론자들은 로비스트 제도가 도입되면 국가 정책결정 과정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가 증진되고 국가의 독점적 지위가 약화돼 시장 자유화를 증대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제자로 나선 조승민 고려대 평화연구소 연구원은 “로비가 제도화되면 정치 시장에서 수요자의 활동이 보장되고 수요자의 의사가 지속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면서 “국민은 정책결정 과정에서 어떤 이익집단이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도입을 주장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제도가 도입되면 여러 명의 전문 로비스트들이 활동할 경우 경쟁을 부추기고 더욱 불법적인 로비활동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로비제는 엄격한 권력분립이 확립돼야 가능한데 지연·혈연·학연이 지배하는 한국 사회에서 시기상조라는 반론을 폈다. 토론자로 나선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선진국과 정치문화 차이가 클 뿐만 아니라 한 집단이 압도적인 지위를 이용해 독점적인 이익을 관철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공 의원은 “로비스트법이 제정된다고 정·경간 검은 커넥션이 제거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준호 국가청렴위 제도개선기획팀장은 “로비를 양성화하면 부패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만큼 정책투명성 평가 등 감시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9·11 음모론’ 은 양치기 소년 효과?

    ‘9·11 음모론’ 은 양치기 소년 효과?

    정보가 독점된 폐쇄사회도 아닌 자유롭고 투명한 미국 사회, 그것도 디지털이 지배하는 21세기의 첨단 정보환경에서 음모론은 왜 창궐하는가. 시사 주간지 타임 최신호가 9·11 5주기 특집을 통해 음모론 확산의 정치·사회적 배경을 짚고 나섰다.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9·11 음모론의 핵심은 9·11이 알카에다의 소행이 아니라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고 중동 침공의 구실을 찾기 위한 조지 부시 행정부의 기획이라는 것. 이같은 음모론은 주류 언론의 외면과 부시 정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을 매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차 원인은 부시 정부 ‘신뢰위기’ 음모론 확산의 1차적 원인 제공자는 부시 정부라는 게 일치된 견해다. 음모론은 5년전부터 제기됐지만 신봉자가 늘어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난달 미 여론조사기관 스크립스 하워드가 101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36%가 음모론에 대해 ‘개연성이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부시 정부가 겪고 있는 ‘신뢰의 위기’와 연결짓는다. 이라크 침공의 구실이 된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WMD) 정보가 조작으로 판명난 상황에서 9·11 발표 역시 허구가 아니라고 누가 장담하겠느냐는 것이다. ●반권위적이고 상식에 호소 음모론이 갖는 고유의 매력도 있다.9·11 음모론에 기름을 부은 동영상 ‘루스 체인지’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문에서 출발한다.19명이나 되는 납치범들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공항의 보안검색을 통과한 뒤 여객기에 탑승, 세계에서 방공망이 가장 잘 갖춰졌다는 미국 대도시 상공에서 어떤 군사적 방해도 없이 2시간 안에 4대의 비행기를 계획대로 추락시킨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냐는 것이다. 타임은 음모론이 ‘정부의 공식 해명과 전문가 진술은 잊고 오직 당신의 두 눈과 두뇌를 믿으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반권위적인 호소에 기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앞뒤가 완벽한 사건은 없다 너무나 명백해서 어떤 모호함도 찾을 수 없는 사건이란 세상에 없으며, 거대한 사건의 배후에는 그에 걸맞은 규모의 원인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 인간 본성이라는 것이다. 실제 9·11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당혹스러울 만큼 극적 세련됨을 결여하고 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작은 원인들이 거대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사회는 삶에 대한 예측불가능성을 증폭시킴으로써 사람들을 불안에 빠뜨린다. 결국 9·11처럼 거대한 재난에 대한 해석은 배후의 거대한 음모를 필연적으로 요청한다는 얘기다. ●음모론은 미국적 애도방식? 음모론이 9·11처럼 거대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남긴 사건에 대한 미국적 애도방식이란 견해도 있다. 거대한 상실의 고통과 함께 과거가 이해할 수 없는 상태로 남아 있는 한 미국인들은 슬픔과 공포를 덜기 위해 존 F 케네디의 죽음에서처럼 음모론에 의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타임은 심지어 “루스 체인지를 시청하는 동안 사람들은 독립적이고 관행을 거부하며, 반권위주의적인 미국식 전통에 참여하는 듯한 느낌마저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방송가 ‘HD 콘텐츠’ 경쟁 불붙나

    방송가 ‘HD 콘텐츠’ 경쟁 불붙나

    방송가에 고화질(HD) 콘텐츠 바람이 불고 있다. 케이블·위성방송은 물론,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까지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될 조짐이다. 그러나 아직도 HD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이 일부에 국한돼 있고,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HD 전환·송출,HDTV 수상기와 수신기 등 인프라 보급도 풀어야 할 과제다. ●HD 콘텐츠, 영화부터 시작 지상파들이 뉴스·드라마·다큐멘터리 등을 중심으로 HD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위성 등도 최근 HD 콘텐츠에 눈돌리고 있다. 특히 2010년까지 150개 정도의 채널을 HD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운 케이블업계는 온미디어·CJ미디어·지상파 계열 등 MPP(복수방송채널사업자)를 중심으로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국내 최초의 디지털캐이블채널인 온미디어의 스토리온은 지난달 5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HD전용관’을 편성, 국내외 최신 흥행영화를 방영하고 있다.CJ미디어의 CGV CHOICE는 이달부터 국내 최초로 HD PPV(개별 프로그램 유료시청)서비스를 시작했다.‘왕의 남자’‘태풍’‘캐리비안의 해적’ 등 최신 영화들을 중심으로 DVD보다 화질·음질이 뛰어난 HD 영화를 집중편성했다.CGV CHOICE 관계자는 “HD PPV서비스는 SO에게 양질의 HD 콘텐츠를 제공하고, 시청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최신 영화를 고화질로 안방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 MPP는 영화를 시작으로, 드라마 등으로 HD 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다. 위성·DMB도 HD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24시간 HD 채널인 스카이HD는 최근 세계 최대의 HD채널 보유자인 미국 붐HD네트워크와 제휴,2년간 매일 오후 6∼8시 스포츠·패션·음악·예술·공연·영화·라이프스타일 등 7개 장르의 콘텐츠를 독점 공급한다. 스카이HD 홍금표 대표이사는 “HD 콘텐츠가 현저히 부족한 상황에서 붐HD와의 제휴를 통해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MB TU미디어는 지난해 직접 투자, 제작한 HD영화 ‘물음표’를 1일에 이어 8일 2부작으로 방영한다. HD로 제작된 만큼,DMB 전통 콘텐츠가 아니라 케이블 영화채널 OCN에도 제공, 이달 중순 방송될 예정이다. ●PP·SO의 HD전환·송출등 숙제 산적 HD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우선 HD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편성해 전환, 송출할 수 있는 채널들이 아직 제한적이고 SO들도 HD 중심의 전송 플랫폼을 갖춰야 한다. 이와 관련, 방송위원회는 SO와 PP의 디지털방송 전환 및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모두 88억원을 융자, 지원키로 하고 14일까지 사업자를 공모한다. 또 HD 콘텐츠를 볼 수 있는 HDTV 수상기와 셋톱박스(수신기) 등 인프라 보급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최근 LCD나 PDP 등 HDTV 수상기가 보급되고 있지만 여전히 아날로그나 SD(표준화질)급 TV를 보는 가구가 많고, 수십만원대에 이르는 HD용 셋톱박스와 기본형보다 2배 이상 비싼 시청료도 여전히 부담이다.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M 유시화 과장은 “HD 콘텐츠와 인프라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하는 문제”라면서 “올 하반기부터 MSO들이 HD용 셋톱박스를 출시할 예정이라서 HD 콘텐츠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한국영화, ‘괴물’ 이후가 중요하다

    개봉후 신기록 행진을 계속해 온 영화 ‘괴물’이 드디어 한국영화 역대 흥행 정상에 올랐다.‘왕의 남자’가 기록한 관객 1230만 755명을 그저께 넘어선 것이다. 한국영화사에 새 지평을 연 감독·제작자와 출연배우들, 스태프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국영화가 ‘관객 1000만명’선을 거듭 돌파한 데 이어 기존의 흥행 최고기록이 다섯달만에 바뀐 것은 분명 경사스러운 일이다. 그런데도 ‘괴물’이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관객 수를 늘려나가자 축하의 말보다는 우려·불만·비난의 목소리가 더 많이 나오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그 목소리들은 대략 두가지를 지적한다. 한 영화가 스크린 수를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점과, 그럼으로써 관객들이 그 영화에만 몰리는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본말이 뒤바뀐 주장이라고 본다.‘괴물’이 신기록을 세운 원인은 관객이 보기를 원해서이지 스크린을 독점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뜻이다. 초반에는 마케팅 작전이 먹혔을지 모르나 새 기록을 세운 날에도 280개 스크린을 차지한 걸 보면, 영화를 찾는 관객이 꾸준히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쏠림 현상’도 왈가왈부할 대상은 아니다. 관객은 화제작을 선택해 관람할 권리를 당연히 가진다. 중요한 건,1200만명을 넘어선 관객 중에는 평소 영화관을 찾지 않는 사람이 적잖다는 사실이다. 이제 영화계는 ‘괴물’에 대한 불평을 멈추고 넓어진 영화시장을 어떻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은 하나뿐이다. 영화를 잘 만들면 되는 것이다.
  • 美 “쌀관세 10년내 폐지”

    美 “쌀관세 10년내 폐지”

    미국은 다음주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을 앞두고 예상대로 쌀 등 자국산 농산물 모두에 대해 늦어도 10년내 관세를 철폐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는 결국 쌀 등 우리측 취약 농산물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10년내에 관세를 철폐할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쌀 등 민감품목은 관세 철폐 예외 대상으로 하고, 다른 농산물의 관세 철폐기간은 최대 15년 이내로 제시했다. 이렇듯 두 나라가 분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힘겨운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또 자국의 취약품목인 섬유에 대해서는 10년내 관세 철폐 입장을 밝힌 데 비해 우리 정부는 5년내 철폐를 주장, 농산물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측, 농산물의 16.9% ‘기타 항목’으로 제시 통상교섭본부는 1일 ‘한·미 FTA 3차 협상 대응방향’ 자료에서 “미국이 우리측 농산물에 대해 ‘즉시 철폐-2년내 철폐-5년내 철폐-7년내 철폐-10년내 철폐’등 5단계 관세 철폐일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우리측은 농산물에 대해 최장 15년내 관세 철폐를, 쌀 등 민감품목은 관세 철폐 예외대상인 기타품목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우리측은 1531개 농산물 개방대상 품목 가운데 미국이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쌀, 콩, 쇠고기, 닭고기, 고추, 마늘, 양파, 사과, 배, 포도, 감귤, 복숭아, 딸기, 인상, 꿀 등 284개 품목 16.9%를 관세 철폐 예외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특히 쌀과 쇠고기는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섬유·금융도 험로 예고 미국은 반면 자국의 취약 분야인 섬유에 대해 ‘즉시 철폐-3년내 철폐-5년내 철폐-10년내 철폐-기타품목’ 등 5단계의 보수적인 개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우리측 관심품목 상당수가 ‘기타’ 항목에 분류돼 있다. 우리측은 ‘즉시 철폐-3년내 철폐-5년내 철폐’ 등 예외없는 관세 조기철폐 입장을 견지했다. 우리측은 또 미국이 외국화물에 부과하고 있는 물품취급수수료 및 항만유지수수료 면제를 강력 요구했다.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 국내 자동차세제의 폐지 불가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달 31일 가장 늦게 교환한 금융서비스 유보안을 놓고 양국은 3차협상에서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간다. ●공기업·경쟁분과 인력 보완 우리측은 간호사 등 양국간 전문직 자격의 상호인정과 미국비자면제프로그램과는 별도로 2만명가량의 ‘전문직 비자쿼터’ 설정을 제안했다. 미국측은 이민법 관련 사항에 의회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신 분야에 대한 외국인 지분은 현행대로 49%선에서 묶어야 한다는 당초 입장을 고수했다. 지적재산권과 관련, 인터넷 소프트웨어·출판물의 일시적 복제, 기술적 보호조치,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책임강화 등은 국내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국제 기준에 맞게 제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는 미국이 국책은행과 독점·공기업이 담당하고 있는 일부 상업적 기능에 대해서도 개방 압력을 가해옴에 따라 기획예산처 등으로부터 전문인력을 긴급 수혈했다. 3차 협상은 6일부터 9일까지 시애틀에서 열리며 4차 협상은 11월 한국에서 열린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괴물 드디어 정상 서다

    괴물 드디어 정상 서다

    개봉 초부터 타이틀 그대로 각종 기록을 괴물처럼 내뱉던 ‘괴물’(제작 청어람)이 최다관객 기록을 2일쯤 세울 것으로 보인다..‘괴물’은 지난달 31일까지 1223만 8450명의 관객을 모아 지난 4월 ‘왕의 남자’가 세운 최다관객 기록 1230만 1289명에 바짝 다가섰다.2일부터는 일본에서 250개 스크린을 통해 개봉하는데 벌써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 기록제조기 ‘괴물’이 남긴 것은 ‘괴물’은 괴수 영화의 장르적 특성, 할리우드에 비해 미숙한 컴퓨터그래픽에 대한 불신 등에도 불구하고 개봉일 최다관객동원 기록을 세우기 시작해 기록을 줄줄이 경신해왔다. 여름방학을 낀 개봉 시기, 국내외 영화 중 유례가 없이 전국 1640여개 스크린 중 620개에 걸린 점, 괴수영화 속에 녹인 ‘가족애’ 코드,12세 관람가의 낮은 등급까지 흥행의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단시간에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왕의 남자’ 기록을 넘어 1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 총매출액은 900억원 정도가 예상된다. 제작비의 9배에 달하는 규모다. 해외 수출액은 70억원, 지상파·케이블 등 부가판권 수익은 35억원을 냈다. # 괴물을 통해 풀어야할 숙제는 ‘괴물’에 대해 좋은 영화다, 나쁜 영화다라는 논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 ‘괴물’이 던진 여러 논란을 기점으로 한국영화에 쌓인 숙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은 스크린쿼터 문제다. 최영재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국장은 “한 해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를 2개나 냈다는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이것을 한국영화 경쟁력의 근거로 삼고 스크린쿼터 축소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산업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스크린쿼터를 20%로 축소하면 한해 매출 1277억원, 고용 2439명의 감소 효과가 난다. 매해 1000만 관객 동원 영화가 나와도 중·장기적으로 볼 때 영화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형기 시나리오작가는 “거대배급사의 스크린 점령, 마케팅의 힘이 아니었다면 괴물의 연이은 성공이 가능했을까 생각해볼 문제”라고 화두를 던졌다.‘괴물’이 스크린을 독점했다는 것은 관객에게 그만큼 선택의 폭이 제한된다는 의미를 갖는다.‘시간’을 연출한 김기덕 감독이 “국내 개봉을 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괴물’의 독식 논란에 불을 질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휴대전화, 삭제한 개인정보 술술~

    휴대전화, 삭제한 개인정보 술술~

    앞으로는 휴대전화에 신용카드나 은행계좌 번호, 업무상 기밀, 심지어 불륜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을 절대 남겨선 안될 것 같다. 미국의 한 유부남은 자신의 외도 행각을 부인이 눈치채자 휴대전화를 통해 애인에게 ‘헤어지고 싶냐. 그럼 좋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한참 뒤 그는 휴대전화를 바꾸면서 옛것을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인 이베이에 290달러를 받고 팔았다. 물론 그는 모든 개인정보를 삭제한 뒤 넘기라는 이베이의 요구를 충실히 따랐으므로 아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의 문자 메시지 내용은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 매클린에 있는 트러스트 디지털사에 의해 완벽하게 복구됐다고 AP통신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호기심 많은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이를 큰 어려움 없이 해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 회사는 이베이에서 구입한 중고 휴대전화 10대에서 그의 문자 메시지를 포함, 무려 2만 7000쪽(A4용지 기준) 분량으로 인쇄할 수 있는 엄청난 정보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정보 가운데는 은행계좌 번호는 물론 누군가의 컴퓨터 패스워드, 한 기업의 수백만달러 운송계약 기안, 다른 기업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보상금에 관한 이메일,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 업체의 제휴관계 문서, 독점 판매를 희망하는 일본 기업인이 보낸 이메일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인들은 평균 18개월마다 한번씩 새 휴대전화로 바꾸는데, 특히 이베이 등에 대당 170∼400달러쯤 받고 팔아치우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개상들은 중고 휴대전화기를 판매하기 전에 플래시 메모리에 저장된 정보를 완벽하게 지워야 하지만 절대 복원되지 않도록 지우기 위해선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업체들은 대충 삭제하는 방법을 택하곤 한다. 또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이들 정보를 완전하게 삭제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서를 이들 업체에 제공하는데 이를 항상 간편하게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물론 원천적으로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삭제하는 기술은 이미 개발돼 있지만 별도의 비용이 든다. 이 얘기를 전해들은 캘리포니아주 프레스노의 딤 옴스테드는 “내 휴대전화가 좋은 사람에게 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겠네요.”라며 씁쓸해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사이버보안 자문관이었던 하워드 슈미트는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노출됐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17)‘패밀리비즈니스’ 특성 알아야

    [인디아 리포트] (17)‘패밀리비즈니스’ 특성 알아야

    |뉴델리 이석우특파원|뉴델리 외곽에 있는 옛 무굴왕조 유적지 굽타미나르 바로 옆에는 ‘인디아 아트 & 수공예품점’이 있다. 박물관으로 착각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곳 주인 옴 프라카슈 와그라왈은 인도에서 손꼽히는 보석상이다. 전형적인 상인카스트의 일원인 그는 수백억원대 현금을 굴리는 큰손으로 유명하다. 대대로 수공예품점과 골동품 가게, 보석상을 운영하는 인도의 상인 카스트들이 그러하듯 그도 사업을 대대로 이어왔다. 인도 국립박물관에 골동품을 몇점 기증한 것도 집안 대대로 수공예품과 골동품, 보석상을 운영해 온 까닭에서다. 1000여평 남짓한 그의 상점은 보석과 각종 골동품, 카펫 등으로 꽉 찬 느낌이다. 뉴델리 토박이인 그의 두 아들도 가업을 돕고 있는데 큰아들은 미국에서 유학을 했다. 와그라왈의 부인 산체나의 집안도 자이푸르에서 보석상 집안. 큰며느리 집안 역시 뉴욕에서 보석상을 하고 있다. 비슷한 카스트와 자티(직업의 세분)에 따라 결혼하며 생존 공간을 넓혀나가는 인도인들의 생존방법을 엿볼 수 있다. ●상인 카스트의 철옹성 유대 인도 곳곳에 종적 횡적으로 묶여있는 혈연·인맥집단이 이들의 사업을 돕는다.“가족과 혈연 및 카스트로 단단하게 묶여있는 전통이 세계를 휘어잡는 인도 상인들의 힘”이라고 현동화 전 한인회장은 지적했다. 아프바스 로디 가(街)에 있는 그들의 집에는 4개의 빌딩이 나란히 붙어있고 4촌,8촌 40여명이 한 곳에 모여살고 있었다. 인도의 전형적인 상인 카스트들은 지금도 와그라왈 집안과 비슷하다. 대대로 가업을 물려주고 비슷한 직업을 가진 자티끼리 혼인을 맺는다. 가족과 친척들이 거의 모두 달라붙어서 ‘패밀리 비즈니스’를 운영한다.‘볼리우드’라 불리는 영화산업도 마찬가지다. 이런 시스템은 어려서부터 가업과 사업에 눈뜨게 하고 끈끈한 인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이같은 인적 네트워크는 젊은 세대들이 쉽게 한 방면에 전문가가 될 수 있게 돕는다. 가족과 혈연을 통해서 정보와 비법을 전수하는 것이다. “이같은 시스템은 다양한 종교와 인종, 전쟁과 식민지의 거친 환경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인도인들의 생존전략중 하나며 화교 상인들의 유대를 무색케 한다.”고 첸나이 촐라 셰라톤에서 일하는 화교 왕샹은 지적했다. 뉴델리와 첸나이 주재 코트라대표를 역임한 이운용 영산대 인도연구소 소장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진출할 때 “혈연과 같은 직업을 중심으로 세습화된 특정 커뮤니티가 특정 산업 혹은 지역의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지를 잘 살펴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통망 장악에 무이자로 결속 컴퓨터 부품을 예로 들자면 뭄바이를 중심으로 제인(Jain)이란 성을 가진 커뮤니티가 전국적인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다. 각 지역의 현지 상인들보다 이들이 전국적인 컴퓨터 부품 도소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유통회사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제품들이 이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들은 자신의 커뮤니티내에서 6개월 이상씩 무이자 신용거래를 주고 받기도 하기 때문에 한국기업에도 동일한 거래 조건을 주장한다. 자본력이 약한 한국 중소기업이 이 조건을 수용한다면 상당한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정 커뮤니티에 장악된 유통망, 그들만의 정보 교류와 신용 교류 등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인도에서 승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다. jun88@seoul.co.kr ●인도의 상인카스트는 상인카스트는 인도 인구의 2% 정도를 차지(일부 문헌은 6%라고 주장하기도 함)하며 가문의 이름으로 통칭된다. 주요 상인카스트로는 마르와리(marwari), 제인(jains), 구자라티 바니아(banias)와 보라(vohras), 펀자비 힌두 카트리(khattris), 체티아(chettiars), 코마티(komatis), 파시(parsee) 등이 있다. 인도에 정착한 유대인 혈통인 마르와리는 전체 인구의 1%도 안 되는 1000만명에 불과하지만 인도 전역의 유통망을 장악, 국부의 절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가문의 특징은 개인보다 가문의 명예와 존속을 지상명제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배우자를 맞이하느냐에 가문의 명예와 번영이 달려있다고 여긴다. 딸을 결혼시킬 때 엄청난 다우리(지참금)를 딸려 보내고 초호화 예식을 베푼다. 얼마 전 미탈철강의 미탈 회장이 파리에서 결혼식 피로연에 500억원을 쓴 것도 이런 관습에 따른 것이다. ■ [기고] 현지업체와 독점계약 서둘지 말라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한국 기업들의 진출 시도가 늘고 있다. 이곳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대다수 조직력과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에 한정된다. 중소기업들의 성공 사례는 찾기 쉽지 않다. “인도에 입이 몇개인데, 중산층만 해도 한국 인구보다 많은데….”하는 식의 접근으로는 인도 시장은 멀기만 하다. 제품의 질도 뛰어나고 가격경쟁력도 갖췄다고 자부하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어디에서 어떤 어려움에 맞닥뜨릴까. 먼저, 물류 비용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데서 출발한다. 워낙 지역이 광활해 일단은 지역별로, 거점도시별로 세분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보다 훨씬 넓은 인도의 한 주에서 특정 제품의 구매력이 우리보다 작은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여기에 거점도시 간의 거리가 멀어 물류비가 가격경쟁력을 상쇄시키곤 한다. 부피나 중량이 큰 제품 공장을 뭄바이에 세워 남부지역까지 공략하려 한다면, 차라리 한국 본사에서 수출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만큼 물류비용이 원가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는 곳이 인도 시장이다. 더욱이 중간 마진까지 감안하면 가격경쟁력은 물론, 대금 회수라는 정말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된다. 인도 거래처에선 마케팅과 사후보상(AS) 비용을 요구하는데 이것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신뢰에도 금이 가고 비용도 급증하게 된다. 인도 시장을 조사한 중소기업들은 대개 현지업체에 판매 관련 독점권을 주고 생산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상행위 관습이 다른 지역에서 단기간에 신뢰를 쌓기는 어려운 일이다. 현지 딜러에게 상품을 싼값에 공급했지만 영업이 제대로 되지 않자 마케팅 비용까지 추가로 지원해 주었지만 성과가 없어 고민하는 기업주들이 많다. 딜러를 바꾸려 해도 이미 계약해 놓은 독점 판매권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오류 가운데 하나는 세계화라는 깃발 아래 너무 성급하게 움직이고 인도라는 나라 전체를 너무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대충 몇군데 둘러보고 몇명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시장 조사를 마친 뒤 법인 설립과 공장 부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자주 접한다. 그리고 제품 질과 가격경쟁력으로 자신감을 보이지만 물류비와 각종 세금 및 노동법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인도를 전체 시장으로 보기보다는 북인도와 남인도로 나누고, 가능하다면 한 주만이라도 먼저 공략하는 게 올바르다고 조언한다. 본인들이 직접 발로 뛰면서 접근할 수 있는 지역에서 시행착오를 겪어 경험을 쌓고, 그 뒤에 사업 범위를 확대하라는 것이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 중에는 인도 내수시장을 우회 공략하는 것도 있다. 한국을 비롯한 제3국에 수출 시장이 있다면 일단 인도를 생산 기지로 삼아 수출을 한다. 그러면서 생산 기반을 안정시킨 뒤에 인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각종 설비 및 원자재를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고 법인세 감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 수출할 정도로 품질이 높다는 인식을 현지 소비자들에 심어줄 수 있다. 이밖에도 수출이 잘되는 제품이라고 소문이 나면 딜러들이 제발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결제 조건을 유리하게 하면서 내수 판매를 조금씩 시작할 수 있다. 인도는 분명 한국보다는 시장도, 구매력도 크다. 하지만 단순히 머릿수만을 보고 접근했다가는 낭패하기 쉽다. 인구가 많은 만큼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하고 공략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을 인식하고 달려들어야 한다. 이는 인도 공략을 위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세인 듯하다. 김형득 영산대 인도硏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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