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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4) 민주화 무풍지대’ 중동 산유국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4) 민주화 무풍지대’ 중동 산유국

    어디에서도 소형차를 찾아볼 수 없고, 어디에나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곳.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선 중동을 휩쓸고 있는 민주혁명의 긴장감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아랍의 봄’은 없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북아프리카로 가려던 관광객과 해외투자가 행선지를 자신들 쪽으로 돌리고 있다며 즐거운 표정을 숨기지 않을 정도다. 민주화 요구가 중동을 뒤흔들지만 걸프만 인근 산유국엔 먼나라 얘기일 뿐이다. ●“지혜로우신 술탄·왕세자 덕택에…” 아부다비의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인터뷰하던 와엘 사브 회장의 블랙베리 전화기가 울렸다. 레바논 출신으로 아부다비 유력 가문 소유의 대기업인 마즈코프 전문경영인인 그는 잠깐 통화를 하더니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곧이어 문틈으로 하얀색 전통 복장을 입고 명품 선글라스와 시계로 치장한 남성이 보였다. 회장도 꼼짝 못하게 하는 이 남성은 바로 ‘왕족의 개인사무실 매니저’였다. 쉽게 말해 왕족의 재산관리인이다. 이들은 왕족의 재산을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하기 때문에 왕족 못지않은 권세를 누린다. UAE에서 왕족이나 그들의 대리인들에게 사전 예약이란 없다. 가고 싶을 때 가고 오고 싶을 때 온다. 인터뷰를 재개하려는데 왕족의 개인 고문은 양해도 없이 한국에서 찾아온 기자가 흥미롭다며 사브 회장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아부다비의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답변을 마저 이어가던 사브 회장의 말을 가로채더니 한참을 아랍어로 떠들어댔다. 말인 즉슨, “지혜로우신 우리 술탄 셰이크 할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과 그의 아들이신 왕세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빈 술탄 알나하얀의 지혜와 영도로 안 좋은 사태에서 벗어났다.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산유국 지배계급은 석유라는 생산수단을 독점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을 통제한다. 생산에 따른 재화 분배도 국가, 즉 왕족 차지다. 막대한 오일머니 일부를 국민들에게 배분함으로써 혁명의 싹을 잘라 버린다. 국민들은 석유 중심 경제구조를 대체하거나 도전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국민들은 “현명하시고 위대한 우리 지도자”만 외치며 왕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를 수십 년. 이제 걸프 산유국 국민들은 오일머니의 단맛에 취해 변화도, 개혁도 잊은 채 1년 내내 쇼핑과 휴가를 즐기며 ‘석유의 가을’을 누리고 있다. 적어도 UAE 515만명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마르크스가 꿈꿨던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필요한 만큼 분배하는’ 공산주의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물론 외국인들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가난한 사람들은 정부가 건립하는 상가를 무료로 분양받거나 서민용 주택을 무료로 제공받는 등의 방법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내국인’ 가운데 먹고사는데 곤란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은 물론 해외 유학까지 무상이고 취업도 쉽다. ●유학까지 무상 교육… 일 안해도 월급 정부 공무원으로 취업하기만 하면 곧바로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스폰서제도’ 덕분에 막대한 돈을 앉아서 벌 수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이 법인이나 지사 등을 설립할 때 반드시 자국민 스폰서를 지정하도록 한 덕분에 멋들어진 서명 한 번이면 해마다 막대한 배당을 챙길 수도 있다. 기야스 괴켄트 아부다비 중앙은행 수석경제학자도 스폰서제도를 정부가 세계화를 시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UAE 국민들은 인생의 쓴맛도 모르고 사회비판의식도 없다. 돈만 많고 예의 없는 족속이 돼 간다. 한 한국 기업의 현지 사무소 직원은 아부다비에 있는 한 영화관에서 목격한 장면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직원이 몇 번이나 정중하게 재료가 다 떨어져서 팝콘을 팔 수 없다고 하는데도 내국인 젊은이는 ‘팝콘을 달라’고 소리치며 ‘시위’를 하고 있었다. 몇십 분 동안 지치지도 않고 그러고 있더라. 과자 사 달라며 떼 쓰는 유치원생을 보는 것 같았다.” ●아이폰·블랙베리 함께 가진 젊은이들 두바이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은 “이곳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 가운데 누구도 성적이 하위권으로 떨어질까 걱정하지 않는다. 그건 언제나 자국 학생들 몫이기 때문이다.”고 귀띔했다. 코트라 두바이지사 박정현 과장은 “내국인들은 공공기관에 주로 취업한다. 근무시간은 똑같이 8시간이지만 근무 강도가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의 경우 채용 할당제 때문에 자국민을 채용한 뒤 월급은 그대로 지급하고 출근을 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유인 즉슨 일을 잘하지도 못하는 데다 열심히 하지도 않고 직장 분위기만 해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UAE 국민들 중에서도 지위 차이는 있다. 육체노동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가 그 기준선이 된다. 대부분 힘들게 일할 필요도 없고 돈도 넘쳐나니 이곳 젊은이들은 쇼핑을 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으로 하루를 보낸다. 이들은 어떻게 먹고 마시고 놀지 고민할 뿐이다. 대형 쇼핑몰이나 커피숍에서는 삼삼오오 모여앉은 젊은이들이 대낮에 몇 시간씩 수다를 떠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시욕도 엄청나다. 세계 최고층인 부르즈 칼리파, 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인 아부다비 ‘그랜드 모스크’ 등 뭐든 세계 최고여야 직성이 풀린다. 한 국내 대기업 아부다비 본부장은 “주말이면 두바이 번화가는 두바이나 아부다비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번호판을 단 고급 차량들로 넘쳐난다.”면서 “대부분 환락시설에서 질펀한 음주 가무를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귀띔했다. 아이폰과 블랙베리를 함께 갖고 다니는 내국인이 적지 않은데 사용법도 독특하다. 블랙베리는 이메일을 보내고 받는 데 쓰고 아이폰으로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즐기는 식이다. 심지어 번호가 똑같은 아이폰을 두 대나 들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한 여행가는 “대학생들이 자동차를 시원하게 유지하기 위해 강의를 듣는 두 시간 내내 에어컨을 켜두곤 한다.”고 꼬집었다. 보수적인 사회분위기를 보여주듯 UAE 여성들은 대부분 눈이나 얼굴만 남기고 전신을 가리는 전통의상인 니카브를 입고 있다. 하지만 소비욕구에서는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천편일률적으로 검은색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끝부분에 화려한 금박 자수를 입혀 멋을 냈다. 특히 핸드백은 과시욕구를 충족시키는 필수품목이다. UAE는 최소 몇 백만원 하는 루이뷔통·구치 등 명품 핸드백의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외국인 노동자가 유일한 혁명 열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UAE의 돈줄을 쥔 건 내국인이지만 국가를 움직이는 건 인구 80%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이다. 한 한국 기업인은 “정부 고위 관료 중에도 외국인이 상당수”라면서 “심지어 경찰과 군대까지도 자신들은 관리자 구실만 할 뿐 실질적인 업무는 모두 외국인을 고용해서 운용한다.”고 전했다. 고위직 상당수는 영국계와 인도계가 차지하고 있다. 대학에는 이집트에서 건너온 학자들이 부지기수고 집단 거주지에 모여 사는 하층노동자 대부분은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출신들이다. 지금까진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군림하는 위치에 있는 내국인들. 하지만 석유자원이 고갈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지금처럼 흥청망청 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마땅한 노동 경험도 없는 이들의 생활상을 볼 때 앞으로도 UAE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한국기업 관계자는 “몇 년 전 이주노동자들이 며칠 동안 파업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하루도 안 돼 말 그대로 국가 시스템이 마비돼 버렸다.”면서 “UAE에서 민주혁명이 일어난다면 그건 내국인이 아니라 이주노동자들 몫이다.”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에는 두바이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버스 여러 대가 파손되는 등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UAE 정부도 하층 노동자들을 잠재적 위협 세력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두바이에선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여 노점상 350명을 포함한 500여명을 체포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국 사설군사업체 블랙워터 창립자인 에릭 프린스가 아부다비 왕세자 요청으로 정원 800명 규모로 용병 특수부대를 만들었으며 이들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시위 진압이라고 지난달 14일 보도했다. 개혁이 필요할 때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면 언젠가 남에 의해 개혁을 강요당하게 된다. 아부다비를 떠나기 위해 공항에 앉아서 언젠가 UAE 국민들은 자신들 땅에서 이방인이 돼 버린 아메리카 원주민 같은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옆자리에 한 청년이 앉았다. 흰색 전통의상을 입고 아이폰과 블랙베리를 함께 들고 있는 게 영락없는 UAE 사람이다. 그런데 머리엔 야구모자를 쓴 게 눈길을 끈다. 이 청년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허름한 옷차림을 한 노인에게 자기 자리에 앉으라고 권한다. 노인이 괜찮다고 사양했다. 이 젊은이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UAE 젊은이답지 않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글 사진 아부다비·두바이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하프타임]

    北 축구, 中과 A매치서 0-2 패 오는 9월 시작하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 대비해 팀을 재정비 중인 북한이 8일 중국 구이양에서 열린 중국과의 축구 A매치 평가전에서 0-2로 완패했다. 전반 37분 덩저우샹에게 선제골을 내주었고 이어 3분 뒤 가오린에게 헤딩 추가골을 얻어맞았다. 북한은 이로써 중국과의 A매치에서 최근 3연패, 역대 전적 5승4무9패로 열세를 이어갔다. 북한은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윤정수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아 브라질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고 있다. 독일에서 활약하는 북한의 스트라이커 정대세(보훔)는 참가하지 않았다. 추신수 이틀 연속 안타 행진 추신수(29·클리블랜드)가 이틀 연속 안타를 때렸다. 추신수는 8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미네소타와의 홈경기에서 6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241로 약간 올렸다. 클리블랜드는 9회 1사 1루에 등판한 마무리 크리스 페레스가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면서 1-0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한국계 포수 최현(23·미국명 행크 콩거)은 탬파베이와의 경기에서 9번 타자로 나섰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232로 깎였다. 에인절스가 1-4로 졌다. 스포츠서울 ‘이것이 야구다’ 발간 스포츠 전문 ‘스포츠서울’이 프로야구 30년을 움직인 야구인 100인의 명언과 생생한 사진 200장이 수록된 ‘이것이 야구다’(1만 5000원)를 최근 발간했다. 스포츠서울 인기 코너인 ‘한마디’를 책으로 엮은 ‘이것이 야구다’는 1장 ‘황홀한 출발에서 위대한 도전까지’에서 연대순으로 굵직한 역대 명장면을 소개했고, 2장 ‘너는 내 운명 라이벌 열전’에서는 역대 최고 호적수 간의 숨 막히는 대결 순간을 되새겼다. 역대 진기 명기와 은퇴 스타들이 남긴 마지막 한마디, 해외파 선수들의 영광과 좌절의 순간, 현장에서 못다 한 뒷이야기도 담았다. NBC 2020년까지 올림픽 독점중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8일 스위스 로잔에서 미국 NBC 방송과 43억 8200만 달러(약 4조 7000억원)에 2020년 올림픽까지의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로써 NBC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2018년 동계올림픽, 2020년 하계올림픽을 미국 내에서 독점 중계하게 됐다. 이번 계약에는 NBC 외에 FOX와 ESPN도 가세해 세 방송사가 프레젠테이션까지 펼치며 치열하게 경합을 벌였다.
  • “금강산 중국 관광객 月100~200명 그쳐”

    북한이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 독점권을 제한하는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발표하는 등 대남 압박에 나선 가운데, 중국 여행사를 통한 금강산관광은 지난해 월 평균 100~200명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관광 등 대북 사업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6일 “북측 조치는 이미 예견됐던 것이며, 현 상황에서 남측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중국 여행사 등을 통해 관광 활성화를 꾀하려 하고 있지만 중국 측은 금강산관광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남측의 금강산관광 사업이 중단되자 관광을 재개할 것을 전방위로 요구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 중국 여행사들의 북한 단체관광이 시작됐고 중국 측은 평양관광과 함께 외금강 등 금강산관광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3~5월 중국 여행사들을 통해 금강산관광에 나선 중국인은 월 평균 100~200명선에 지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중국 여행사들이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금강산관광객을 모집해도 호응이 별로 없어 매월 100~200명 정도 참가하는 상황”이라며 “현대아산 측이 성수기 때 매월 1만~2만명을 보냈던 것을 고려하면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규모가 작고 수지도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 측의 금강산관광은 평양을 거쳐 가기 때문에 버스로 5시간이 걸리는 등 이동이 쉽지 않고, 중국인들이 금강산관광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지 않다.”며 “남측에서는 금강산관광이 상징적 의미가 있어 대규모 관광객을 모집해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측은 남측이 빠지면 금강산관광 운영이 쉽지 않기 때문에 별도 법까지 발표하면서 관광 재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나라 투자자나 관광객을 끌어들이려고 해도 피격사건 등으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어렵기 때문에 남측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금강산특구법 제정…현대그룹 독점권 제한

    북한이 북측 지역을 통한 금강산 관광을 가능하게 하는 법을 제정함으로써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이 제한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남한이나 외국의 기업과 개인이 금강산 지구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이 지난 5월 31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정령 발표로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4월 말 북한이 금강산국제관광특구를 독자적으로 신설해 주권을 행사키로 했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남측의 금강산관광 재개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2) 이집트의 마피아 ‘낙타상인’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2) 이집트의 마피아 ‘낙타상인’

    이집트 관광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은 어디일까. 십중팔구 피라미드일 것이다. 카이로 서쪽 기자지구에 나란히 자리한 피라미드 3기는 그 웅장한 위용만으로도 보는 사람들을 압도한다. 그렇다면 관광객들에게 이집트에 대한 이미지를 망쳐 놓는 것으로 악명 높은 곳은 또 어디일까. 정답은 이 또한 피라미드다. 비밀은 피라미드 주변 상권과 부동산, 심지어 구걸행위까지 틀어쥔 ‘낙타주인’들에 숨어 있다. 피라미드는 카이로 시내 가운데를 관통하는 나일강 서편 가장자리에 자리잡고 있다. 입장권을 받아들고 피라미드 구역으로 들어선 관광객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건 낙타나 말이 끄는 마차를 한 번 타라고 권하는 이들이다. 분위기에 취한 관광객들이 한번에 10달러나 되는 돈이 아깝지 않아 낙타나 마차에 몸을 싣는다. 그들은 사막으로 한번 나가보지 않겠느냐며 관광객을 유도한다. 사막의 모래바람을 꿈꾸며 “OK”라고 하는 순간 악몽은 시작된다. 외딴곳으로 가서는 갑자기 50달러나 되는 바가지 요금을 내지 않으면 사막 한가운데에 버리고 가겠다는 식으로 표정이 돌변한다. 사막으로 향하는 낙타 행렬을 보면서 현지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불쌍한 외국인들. 또 걸려들었군.” 피라미드 주변에선 조악하게 생긴 기념품을 파는 어린이나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집요하게 물건을 들이민다. 관광객들이 싫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 곳곳에서 관광객들은 짜증을 낸다. 그래도 물건 사라는 목소리는 개의치 않는다. 주차장 쪽으로 가면 이번엔 남루한 행색을 한 꼬마들이 맨발로 관광객을 졸졸 따라오며 애절한 눈빛으로 구걸을 한다. ‘낙타주인’과 기념품 상인, 어린 거지는 사실 한 가족이거나 친척관계다. 그들은 모두 한패다. 어릴 때부터 학교가 아니라 구걸과 기념품판매로 시작해 가업을 물려받는 이들을 카이로 시민들은 무식하고 돈만 많은 족속들로 치부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피라미드 주변에 형성된 고급주택과 숙박시설 가게 등이 대부분 이들 소유라는 점이다. 맨발이나 남루한 행색은 모두 영업을 위한 소품에 불과하다. 사실 그들은 엄청난 부자다. 하루에 20명 정도만 낙타에 손님을 태워도 웬만한 공무원 한 달 월급에 맞먹는다. 오후 4시부터는 피라미드 관람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낙타주인’들은 공무원 한 달 월급을 손에 쥐고 칼퇴근해서는 시내에 있는 고급 술집으로 향한다. 이들이 술집에 들어서는 순간 돈냄새를 맡은 여성 종업원들은 ‘낙타주인’을 차지하려고 한바탕 전쟁을 벌이기 일쑤다. ‘낙타주인’들은 일종의 마피아다. 수십년 넘게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피라미드 주변 상권을 독점하고 있는 이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당시에도 정권과 결탁한 행태로 악명을 떨쳤다. 지난 1월 25일 민주화시위가 일어난 뒤 낙타를 탄 무리들이 시위대를 공격해 충격을 준 적이 있다. 바로 친절하게 웃으며 관광객들에게 낙타를 타라고 권했던 바로 그들이었다. 당시 ‘낙타주인’들은 시위대 때문에 관광수입이 줄어든다며 불만스러워했는데 당시 집권당 사무총장 사프와트 엘셰리프가 그런 심리를 이용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려고 ‘낙타주인’들을 동원했다. 엘셰리프는 최근 구속됐고 현재 수사당국은 폭행 가담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낙타주인’들은 중동에 만연해 있는 부패와 탈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민주혁명으로 세상이 바뀌었다. 앞으로도 좋은 시절을 누릴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당장 관광객이 줄어 벌이가 신통찮아졌다. 피라미드 앞 공터는 지난해만 해도 관광버스로 가득 찼지만 올해 들어선 파리만 날리고 있다. 피라미드 주변에서 만난 한 늙은 낙타주인은 시위대를 ‘25’(시위가 일어난 25일을 가리킴)라고 부르면서 “타흐리르 때문에 먹고살기 너무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카이로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포털 광고 비즈니스 다음 -SK컴즈 제휴

    국내 포털 시장의 절대 강자 NHN을 잡기 위해 2, 3위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SK커뮤니케이션즈의 공동 전선이 광고 비즈니스 협력으로 포문을 열었다. 다음은 이미 국내 4위 업체인 야후와도 광고 제휴를 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2~4위 기업이 손을 잡은 셈이다. 포털 업계의 주 수익원인 검색 광고 시장에서 독주하는 NHN를 겨냥한 하위 업체들의 반격이 어느 정도 폭발력을 가져올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다음과 SK컴즈는 지난 4월 교환한 포괄적 업무 제휴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라 검색 광고 공동 판매와 운영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다음 관계자는 “NHN의 압도적인 광고시장 영향력에 대항할 만한 힘이 생겼다.”면서 “이달 말 콘텐츠 서비스까지 연동되면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NHN의 독점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그간 꾸준히 있어 왔다. 실제로 지난해 NHN의 광고 매출은 1조 1000억원으로 전체 온라인 광고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독점 논란은 NHN으로서도 매우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면서 “정당한 실적이라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독점임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NHN의 독점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반에 깔려 있는 정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제휴가 NHN 견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최찬석 KTB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제휴로 검색 광고 영업력이 배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두 회사가 경쟁력 있는 상품에 집중하는 효율적인 시스템 운용을 함으로써 비용 절감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휴처럼 혁신적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시장 쏠림 현상을 견제하는 정도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두 회사의 서비스 연동 시스템 구축이 마무리된 후인 3~4분기에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좌클릭’ 한나라 비정규직도 챙긴다

    반값 등록금, 소득세·법인세 감세 철회 등 정책 ‘좌클릭’을 시도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우리 사회의 최대 난제인 비정규직 해법 마련에 착수했다.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계와 진보정당이 독점하다시피 한 이슈여서 한나라당 내 이념 논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1일 “등록금 인하 정책이 가닥이 잡히면 비정규직 해법을 본격적으로 찾겠다.”면서 “임금 격차 해소와 근로 조건 차별 시정에 대한 대책을 체계화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줄이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정규직 채용 비중을 높이는 기업에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정책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식 정책위부의장도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너무 복잡한 사안이라 힘들겠지만, 집권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 경선 당시 5대 민생 공약을 내걸었는데, 비정규직 확산 방지 및 차별 시정이 추가 감세 철회에 이어 두 번째 핵심 공약이었다. 당 관계자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공약대로 정책 개혁 프로그램이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장파를 뒤에서 받치고 있는 정두언 전 최고위원은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는 복지는 위선”이라며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있 다. 그는 “근로 시간이 월 60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자가 10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비정규직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면서 “이들에게 4대보험을 적용하면서 보험료를 감면해주는 법을 새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감세 문제도 정 전 최고위원이 법인세 감세 철회 법안을 발의한 뒤 공론화됐고, 사실상 철회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가 공론화되면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은 “현 정부의 일자리·노동·복지 정책 기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면서 “차별 철폐라는 명분에는 동의하지만 회사를 압박해 정규직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기득권층으로 변한 정규직의 양보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국방부 조직개편안 대토론회

    국방부 조직개편안 대토론회

    국방부가 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한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에 대한 대토론회는 군 안팎의 찬성과 반대 입장을 더욱 명확히 확인한 자리가 됐다. 국방부가 창군 이래 처음으로 조직 개편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 전부였다. 예비역 장성들 중 상당수는 일방적인 설명회라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개편안에 반대하는 안병태 전 해군참모총장과 이한호 전 공군참모총장으로부터 각각 추천을 받아 토론자로 참석한 김혁수 예비역 해군 준장과 한성주 예비역 공군 소장 등은 개편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예비역 준장은 “각 군 총장이 계룡대와 용인, 부산, 오산을 왔다 갔다 하면서 무슨 작전을 지휘할 수 있느냐. 길바닥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부와 합참의 인적 구성이 특정 군 위주로 편성돼 합동성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면서 “군사력 건설과 군사력 운용이 특정 군에 의해 결정되는데 무슨 합동성이냐.”고 말했다. 한 예비역 공군 소장은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은 통합군제다. 군령권과 군정권을 한 명의 군인에게 독점시키면 문민인 국방장관의 권한을 능가할 뿐만 아니라 정치 개입이 수월해지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신양호 예비역 육군 소장과 한광문 예비역 육군 소장은 국방부 개편안에 대해 지지하는 의사를 밝혔다. 신 예비역 소장은 “전쟁 경험이 없는 후배들이 전쟁을 지휘하는 교리를 통합하는 능력을 갖추려면 지금 시작해도 3년이란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한 예비역 소장은 “상부지휘구조 기능 조정은 국방장관의 고유 기능이므로 장관이 고유의 기능을 이렇게 저렇게 배분할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반박했다. 자유 토론자로 나선 이한호 전 공군총장은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기 때문에 개혁을 하는 것이 아니냐. 그렇다면 ‘국방개혁 2020’ 만들 때 전작권 전환을 모르고 있었느냐.”고 비판했다. 양측의 공격적인 모습에 대학생 모임인 ‘안보누리’ 운영진 김연주씨는 “국민과의 소통이 정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통합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예비역 군인 70여명과 시민단체·학계·정계 인사 40여명, 인터넷 신청 국민 20여명, 대학생 60여명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NHN 광고액 1조 돌파… ‘KBS+SBS’ 보다 많아

    인터넷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온라인 시장의 막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연간 광고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상파 방송사인 KBS와 SBS의 광고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다. 이는 NHN이 인터넷 광고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해 NHN의 광고 매출이 1조 1000억원으로 국내 전체 광고시장의 14%를 차지했다고 30일 밝혔다. 단일매체 중 광고로만 1조원이 넘는 연간 매출을 낸 곳은 NHN이 처음이다. NHN의 실적은 전통적인 강자였던 지상파 방송사나 신문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 광고시장 규모는 총 1조 9000억원으로 MBC가 광고매출 82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S가 5800억원, SBS가 5000억원 순이었다. NHN의 광고 매출은 KBS와 SBS를 합한 것보다 많았다. 업계에서는 이런 결과가 온라인 광고시장 전체의 약진이 아닌 NHN의 독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탈북자 출신 조명철 대외경제정책硏소장 인터뷰

    탈북자 출신 조명철 대외경제정책硏소장 인터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지난 20~26일)을 놓고 말들이 많다. 최대 관심사였던 북·중 경협과 관련해 우리 언론에서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는 형국이다. 특히 28일과 30일로 각각 예정돼 있던 북한 신의주 일대의 황금평 임가공 산업단지 개발 착공식과 중국 훈춘~북한 나선시를 잇는 도로 착공식이 돌연 연기되면서 양국 정상 간 이견이 노출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인 조명철(5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29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은 황금평과 나선 특구를 동시에 개발하는 것이 대외적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이라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북한의 개혁·개방 의지에 따라 황금평·나선 특구 개발 등에 대한 중국의 대북 지원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소장은 지난 2일 마감된 통일부 통일교육원장(1급) 공개모집에 지원했다. 탈북자 출신 첫 고위 공무원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의 황금평과 나선 특구 개발은 어떤 식으로 진행돼 왔나. -나진·선봉(나선) 지역은 1991년 12월에 경제자유무역지대로 지정됐지만, 그동안 개발이 지지부진해 2009년에 다시 경제특별시로 지정됐다. 중국의 동북 지역 개발과 유사한 측면이 많아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지난 3월에는 북한이 나진항의 독점 개발 이용권을 중국에 넘겨주는 등 중국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황금평은 본래 신의주 최대 곡창지대로 압록강 하류의 섬이다. 앞으로 황금평 지역(여의도 면적의 1.2배 정도)을 중국 기업에 100년간 임대하는 방식으로 물류와 서비스·임가공 등의 산업을 발전시켜 자유무역지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고위공무원 통일교육원장 공모 지원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기간에 두 지역의 착공식이 연기됐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황금평과 나선 특구를 동시에 개발한다는 점에 중국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특히 황금평 개발에 대해서는 중앙과 지방정부, 현지 기업 입장이 모두 다르다. 중앙정부는 그런 형태의 개발이 대외적으로 북한의 영토를 침탈하려 한다는 이미지로 비칠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반발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랴오닝성(遼寧省)은 오히려 황금평 개발에 긍정적이다. 황금평 개발이 북한 대외 개방의 상징적 역할을 하게 되면 국제적 관심사가 되고 국제 자본이 투입될 여지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현지 기업들은 부동산 개발, 분양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중앙정부와 북한이 북·중 경협에 대해 입장 차가 큰 것으로 봐도 되나. -북한과 중국이 양국 간 경협에 대해 입장 차를 보이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 나선 지역은 지린성(吉林省)과, 황금평은 랴오닝성 경제 개발과 각각 관련돼 있어 이들은 서로 다른 대상이다. 중국이 두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지만, 중앙정부에서 동시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두 지역의 개발 문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앞으로 상당한 논의를 거쳐 결정할 사안이다. ●“北·中경협 정부주도로 갈 것” →과거 북·중 경협 논의가 이번 방중으로 보다 진전됐는지. -예전에는 영세한 동북기업들이 양국 간 경협을 주도했다. 그런데 기업들의 교역 수단이 열악해 사실상 경협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국제적인 대북 제재와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는 2003년 20%에서 2009년 50% 이상으로 오히려 확대됐다. 중국은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된 점을 역이용해 북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과 중국 간 경협 강화는 정부 주도로 갈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점차 관여하고 투자해 기업 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그러면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본다. →중국의 시각이 예전과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에는 중국도 저개발 국가였기 때문에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북한과는 경쟁 관계였기 때문에 북한 투자에는 비협조적이었다. 동북 지역에 투자할 몫을 북한에 투자하면 오히려 불이익을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경제가 성장한 중국이 ‘물주’가 돼 북한에 투자한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경제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이 中 대규모 투자 변수 →이번 착공식 연기가 북·중 경협과 남북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중국이 북한과의 교역을 늘리고 투자를 하는 건 북한 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고 그에 상응하는 특혜를 제공하지 않으면 중국이 북한의 개혁 특구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는 이번 착공식 연기 배경에는 경협의 문제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 등이 연동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앞으로 개혁·개방에 있어, 중국 입장을 고려해주는 방향으로 행동할 때 중국의 대북 지원 규모가 달라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북한이 중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만 있다면, 향후 6자회담에서 남북 관계가 진척돼 중국의 투자가 대규모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조명철은 ▲1959년 평양 출생 ▲남산고등중(평양), 김일성종합대학 졸업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교수 ▲1994년 귀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경제실 연구위원 ▲국가안전보장회의 자문위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
  • [CEO 칼럼] 오디션과 신용회복/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CEO 칼럼] 오디션과 신용회복/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은 지금 오디션 열풍에 휩싸여 있다. 지난해 모 TV 프로그램에서 허각이라는 무명가수가 우승한 이후 가수, 아나운서, 연기자, 오페라 스타 등을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공중파와 케이블 TV에서 방영 중이다. 일부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신청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일부는 순식간에 인기 스타로 발돋움했다. 부익부 빈익빈을 걱정하는 사회에서 별다른 배경 없이도 실력과 노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가 눈앞에서 실현되는 현장에 대중들이 열광한다. 혹자는 이런 게 바로 공정사회가 구현해야 할 세상의 모습이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디션 열풍 뒤에는 경쟁을 부추기고 여기서 승리하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라는 경쟁 만능주의의 그림자 또한 어른거리는 듯하다. 경쟁이 없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일단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참가자에게 동일한 기회를 주고 같은 출발선상에 설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는 무척 긍정적이다. 기회를 모든 이들에게 균등하게 부여하는 룰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1등과 승자만이 기억되고 이들이 모든 결과를 독점한다면 이 또한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종 격투기 선수 표도르와 일반인들이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한다면 이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의문이다.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에 체급이 구분된 것처럼 처지와 여건에 맞는 칸막이가 필요하다. 특히나 사회적 약자에게는 힘을 키워 한 단계 높은 다음 칸으로 손쉽게 넘어가고 올라설 수 있도록 튼튼한 사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공정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지난 40여년간 은행에 근무하면서 경쟁, 성공, 발전, 혁신 등과 같은 가치에 친숙한 생활을 해 왔다. 특히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늘 은행장이라는 조직의 수장 입장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은행을 만들기 위한 경쟁 드라이브를 걸면서 살아왔다. 최근 서민들의 신용회복과 소액금융지원을 담당하는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이 되면서 부지불식간에 재기, 나눔, 배려, 격려 등도 경쟁 못지않게 우리 사회에 요구되는 높은 가치임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탈락자가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는 오디션 열풍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경쟁사회에서 한두 번의 탈락자에겐 패자부활전이라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재기의 기회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신용회복지원 신청을 위해 위원회를 방문한 고객들을 자주 만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경쟁을 위한 출발선에 서 보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다양한 사연과 삶의 이력을 가진 고객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TV 인간극장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빚 때문에 말 못할 고통을 받고 있으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고객들을 대할 때마다 감동을 받는다. 빚 청산을 위해 파산과 면책이라는 손쉬운 길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아이들에게 못난 아빠가 되고 싶지 않아 다달이 다만 5만원, 10만원씩이라도 빚을 갚아 나가고 싶으니 위원회가 도와달라는 40대 가장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숙연한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상담 현장에서 만난 고객들이 공통으로 하소연하는 것은 실수에 의해서든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서든 경쟁의 장에서 한번 벗어나게 되면 다시 제자리로 찾아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불행했던 과거를 떨쳐 버리고, 미래를 위해 가족의 행복한 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혼자만의 힘으론 이를 헤쳐 나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라는 낙인과 취업에서의 차별 등 사회적 편견이 재기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참에 이들이 제2, 제3의 인생을 위한 오디션에 당당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응원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난 진보적 중도…보·혁장점 ‘정책믹스’ 정치인 해야할 일”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난 진보적 중도…보·혁장점 ‘정책믹스’ 정치인 해야할 일”

    여야의 정책 대결이 뜨거워지고 있다. 각 당에서 정책을 매개로 ‘노선 투쟁’이 빚어지고 있는 데 따른 영향도 크다. 마침 양당 지도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서민 정책’을 놓고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이주영,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이 대결의 선봉에 서 있다. 앞으로 1년 동안 당의 정책은 차기 총선과 대선의 밑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자리다. 특히 이들이 잡는 방향타는 각각 진행 중인 당내 노선 투쟁의 향방을 가를 수도 있어 더욱 민감하다. 그 중요성을 반영하듯, 두 의장의 사무실은 ‘축하 난’으로 가득했다. 특히 야당의장의 방에 여야, 재계, 관계 가릴 것 없이 쏟아진 축하는 그 미묘한 위상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한나라 반값등록금 정책 환영 →반값 등록금 정책이 이슈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어떻게 다른가. -한나라당이 3년 반 동안 나 몰라라 하다가 이제라도 들고나온 것 자체는 환영한다. ‘반값 등록금 여야정협의체’를 빠른 시간 내에 만들 것을 제안한다. 우선 6월 임시국회 안에 등록금 재원 5000억원을 추가경정 예산으로 편성하고 등록금 관련 5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5대 법안은 ‘등록금 상한제법’,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 개선법’, 장학금 확대법, ‘지방교육재정확대법’, ‘교육재정확대법’이다. 민주당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소득구간 10분위 중 가장 낮은 1분위(연소득 1238만원) 이하에게 등록금 전액인 700만원 지원 ▲정부에서 현재 지원하고 있지 않은 소득구간 2~4분위(3270만원) 학생에게 등록금 절반인 350만원 지원 ▲소득 5분위 이하에게 30%인 210만원 지원 등의 정책도 담고 있다. ●한·미 FTA 우격다짐으로 안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입장은. -한·미 FTA는 우격다짐으로 할 게 아니다. 6월 임시국회에 상정하지 말아야 한다. FTA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대안 마련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미국 국회에서도 한·미 FTA 체결로 실직하게 될 자국 노동자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해 주는 무역조정지원(TAA) 연장 법안을 FTA와 연계해 처리하지 않으면 상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민 공감대도 필요하다. →대안만 마련되면 한·미 FTA는 통과시키는 건가. -참여정부 시절 협상 선이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 FTA는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 경제성 효과 평가를 민주당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명의로 추진할 것이다. 상정 전에 부문별 경제성 평가를 한번 더 할 필요 있다. 특히 미국 의회의 움직임과 연계돼야 한다. 이익의 균형이 깨졌는데 미국이 여름 국회에서 조정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전략적 차원에서 재재협상이 필요하다. ●대북정책 진정성 있게 접근해야 →한나라당 일각에서 대북정책 기조 수정 요구도 나온다. 민주당은 어떤가. -남북 대화를 해야 한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평화가 돈이고 경제다. 이명박 정부가 남북 대화를 안 한 결과는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나타났다. 금강산 사업이 없어지면서 강원 경제가 망가지는 것을 접경지역 국민들이 느낀 것이다. 선명성 경쟁이 아니라 대세다. 가야 할 방향과 대세에 누가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느냐가 중요하다. →북한인권법 처리 방침은. -정부·여당이 먼저 입장을 정리한 통일안을 가져와야 한다. 북한인권법은 알려진 내용이 사실과 많이 다르다. 인권재단 설립이 주요 내용인데 통일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서로 재단을 가지려고 각을 세우고 있다. →소득세 및 법인세 추가 감세 문제에 대한 입장은. -부자 감세를 즉각 철회하고 법인세도 대기업 특혜 조항을 재검토해야 한다. →대여(對與) 정책협의 원칙은. -‘상선약수.’ 흐르는 물처럼 낮은 데로 임해 강을 만들고 바다를 만들 것이다. 원칙을 지키면서 ‘악센트’ 있는 정책을 펴고 싶다. 지켜야 할 원칙은 지키되 양보할 건 과감히 양보할 것이다. 그동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로서 한나라당 주성영 간사와 한번도 다툰 적이 없다. 정부는 야당과도 당정협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과의 소통을 원하면 먼저 야당과 소통해야 한다.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법안)은 어떤 건가. -우리 사회의 기회균등을 위한 부분이다. 재벌기업, 사법개혁 분야는 물러설 수 없다. 금산분리는 견제와 균형을 위한 필수 장치다. 지난 3년간 특혜를 받지 못한 중산층 서민들의 가슴에 너무 많은 멍이 들었다. 생활고와 연결되면 하나둘씩 밖으로 표출될 것이다. 이대로 가면 민심이 폭발할 것 같은 느낌도 있다. →중요한 시기이다. 어떤 부분에 주력할 건가. -거대 담론도 중요하지만 여성으로서의 섬세함과 포용력은 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육아·보육·전세난·대학등록금·물가대란 등 민생고·생활고가 모두 여성의 문제와 직결된다. →민주당은 어떤 정책 노선을 지향해야 하나. -‘민생 진보’다. 보수, 진보의 축을 따지는 것은 의미 없다. MB노믹스로 혜택받지 못한 서민·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신뢰 있게 지속적으로 펴가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당이 추구하는 진보다. 정책에는 진보와 보수가 없다. 시대가 요구하고 국민이 바라는 정책이 무엇인지, 어느 정당이 진정성 있게 담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정책이 특정 대선 후보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2007년 대선에서 다음 대통령 선거는 복지가 화두일 거라고 예측했다. 복지 화두는 국민소득 2만~3만 달러로 넘어가는 모든 나라가 겪은 공통 어젠다다. 세금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꿔 줄 시기가 왔다. ‘세금=미래=보험’이란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정책 노선은 어떻게 잡을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건 진보적 중도다. 오바마 정부를 예로 들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당연히 진보적인 사람이지만 정책은 반드시 진보적이지 않다. ‘정책 믹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보와 보수의 장단점은 국민이 판단할 것이고 양쪽의 장점을 어떻게 배합하느냐가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김진표 원내대표와는 어떤 점이 통하나. -김 원내대표가 처음 전화를 걸어와 “박 의원은 내가 갖고 있지 못한 부분을 갖고 있기에 서로 보완이 되지 않겠냐.”고 하더라. 김 대표 하면 관료 출신의 중도적 성향이라고 하는데 대표가 된 이후 (진보 성향이) 강해진 것 같다. 상대적으로 내가 좀 더 부드러워져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첫 여성 당 정책위의장인데, 여성 정치인의 현 주소는. -우선 굉장히 부담스럽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여성 정치인의 상징적 인물이지만 박 대표와 정책은 연결고리가 쉽게 맺어지지 않는다. 국회를 정쟁이 아닌 정책의 대결 장소로 바꾸고 싶다. 정책 대결이 생활정치로 연결되고 이것이 정치의 본질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2008년 통합민주당 시절 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했다. 다시 지도부로 만나니 어떤가. -담금질을 통해 사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손 대표를 통해 느낀다. ‘우리 사람이다’란 단어를 쓰게 된 계기는 지난해 겨울 천막농성 때다. 천막 속에서 진정성 있게 생활하는 모습이 의원들에게 감동을 줬다. →손 대표가 지금 잘하고 있다고 보나. -손 대표가 신임 지도부들을 모아 놓고 “나는 독점할 생각이 없다. 많이 듣고 논의해 가는 구조로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좀 더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어떨까 싶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박영선 프로필 ▲1960년 경남 창녕 출생 ▲수도여고, 경희대 지리학과, 서강대 언론대학원 졸업 ▲MBC 보도국 기자, 앵커, 경제부장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열린우리당 대변인 ▲17, 18대 국회의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 지원실장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민주당 FTA대책 특위 위원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국회 사법개혁특위 검찰소위 위원장 ▲민주당 정책위의장
  • “농·수·축산물 가격 오를 때는 빨리 내릴 땐 천천히…가격 결정 투명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올릴 때와 내릴 때 반영 기간이 다르다.”면서 “무엇보다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87차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기업의 이윤 추구도 중요하지만 공익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당부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럴 때 신뢰받는 사회가 될 수 있다.”면서 “특히 과점적·독점적 위치에 있는 기업들이 공익적 생각을 하면 훨씬 우리 사회가 좋아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농·수·축산물 가격이 오를 때는 빨리 오르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가격 결정 구조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실제 산지의 농어민들은 유통업자들만큼 과실을 제대로 얻지 못하는 현상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생산량과 수요량의 균형이 맞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뛰는 것은 투기성이 있다.”면서 “국내적으로도 유통 과정에서 투기적 요인이 없는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생산자뿐 아니라 소비자 입장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양쪽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각하(閣下) /이춘규 논설위원

    최고권력자 황제는 제국 군주의 존호다. 동양 황제의 어원은 중국 건국신화의 ‘삼황오제’(三皇五帝)에서 비롯된다. 하위개념 왕은 상나라·주나라 군주가 칭했다. 왕을 칭하는 자가 많아 가치가 폭락하자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나라 시황이 황제(皇帝)라고 처음 칭한다. 황제 난립시대도 있었지만, 청나라까지 사용된다. 당 고종은 ‘천황’(天皇)이란 칭호도 사용했다. 우리는 고조선부터 왕을 사용했다. 조선 고종은 대한제국 황제로 칭해졌다. 각하(閣下)는 관직·외교에서 사용하는 경칭 중 하나다. 많은 나라에서 최고권력자나 고위관리가 각하(excellency)로 호칭된다. 주로 외교 의전용으로 사용된다. 외국의 군주 이외에도 대통령 등 국가원수나 각료, 그리고 대사에서 영사까지 고위 외교사절에 대한 경칭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귀족에 대한 경칭으로도 사용된다. 국제 외교에서는 각하를 영어인 오너러블(honorable)로도 표현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건국 초기에는 각하라는 호칭이 폭넓게 사용됐다. 인촌 김성수는 부통령에게도 각하를 사용하자 1955년 비민주적이라면서 각하 호칭 폐지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엔 대통령만이 독점하게 된다. 1979년 10·26 때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차지철 경호실장을 겨냥해 “각하, 이런 버러지 같은 놈을 데리고 정치를 하니….”라고 했다는 진술이 있다. 현장에 있던 가수 심수봉이 “각하, 괜찮으세요.”라고 했다는 법정진술도 전해지며 각하가 부각됐다. 문민정부까지 사용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청와대는 각하라는 호칭을 폐기했다. 각하가 권위주의적이기 때문에 ‘대통령님’이라고 하겠다고 당시 박지원 청와대 대변인이 밝히자 청와대 출입기자나 국민들은 정권 교체를 실감하는 용어로 받아들였다. 이후 참여정부로 이어지며 대통령님이라는 호칭이 굳어지고 각하는 잊혀지는 듯했다. 그러나 지금 사회 일각에서는 각하라는 호칭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지도자 동지’ ‘위대한 영도자’ ‘혁명의 수뇌부’라는 경칭과 함께 ‘김정일 각하’라고 칭한단다. 북한에서 각하는 ‘외교 관계에서 지위가 높은 인사들에게 쓰는 공식적인 존칭’이기는 하다. 그런데 북한의 대남 심리전 방송이 김일성 주석 사망 다음 날인 1994년 7월 9일 ‘친애하는 김정일 각하’라고 호칭한 뒤 가끔 매체들이 사용한다. 사회주의권 국가들은 권위적인 직책명을 배격하는데, 이례적이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호텔’ 톱 10은?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호텔’ 톱 10은?

    해외로 여행을 떠날 때 장소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숙박을 해결할 호텔이다. 미국의 한 사이트가 최근 세계의 특이한 호텔 10을 선정해 보도했다. 1.피지섬 해저호텔 ‘포세이돈 언더씨 리조트’(Poseidon Undersea Resorts) 해저 12m에 있으며 천정이 유리벽으로 되어 있어 마치 수족관 같은 호텔이다. 남태평양 투명한 푸른바다를 감상할 수 있으며 객실 외에 레스토랑, 도서관, 결혼식장 등을 갖추고 있다. 1주간 숙박료는 1명 당 1만 5000달러(약 1600만원). 2. 스웨덴 ‘솔트 앤 실 호텔’(Salt & Sill Hotel) 물 위에 떠있는 호텔이다. 흰색을 테마로 한 실내는 매우 편안한 느낌을 주며 북유럽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특히 수면에 비치는 석양이 절경이다. 숙박료는 1박 싱글 250달러(약 27만원) 3. 인도 나무위 호텔 ‘그린 매직 트리 하우스’(Green Magic Tree House) 인도 케라라 정글 한가운데 있는 나무 위 호텔. 지상 25m에 있으며 바람이 불면 약간 흔들린다. 객실에는 모든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으나 전기를 사용할 수 없어 등유 램프를 사용한다. 철저한 자연주의 호텔로 새 소리를 들으며 눈을 뜨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숙박료는 1박 240달러(약 26만원) 4, 오스트리아 하수관 호텔 ‘스웨이지 파이프 호텔’(Sewage Pipe Hotel) 공원에 하수관이 놓여져 있으며 이것이 객실이다. 강 부근에 자리잡고 있어 조용하고 한적하다. 객실 내 화장실이 없어 근처 편의시설이나 나무 등을 이용(?)해 볼일을 해결한다. 숙박료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내고 싶은 만큼 내는 특이한 시스템. 5. 독일 교도소 호텔 ‘알카트라즈 호텔’(Alcatraz Hotel) 원래는 형무소였던 건물을 호텔로 바꿨다. 객실은 독방. 형무소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있어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여행자에게 추천. 숙박료는 50유로(약 7만 6천원) 6. 네덜란드 구명보트 호텔 ‘캡슐 호텔’(Capsule Hotel ) 과거 해저 유전 채굴 기지에서 사용되던 구명보트를 호텔로 바꾼 것. UFO 같은 모양의 객실 내부는 의외로 넓다. 객실에 따라 옵션이 다르며 숙박료는 70유로(약 10만원)~120유로(약 22만원). 7. 캐나다 얼음 호텔 ‘호텔 디 글레스’ (Hotel de Glace) 두께 1m가 넘는 얼음으로 덮인 호텔. 내부의 기온은 -3도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식사나 음료도 얼음 접시와 컵으로 제공된다. 물론 숙박도 가능하며 얼음 침대 위에 모피를 깔고 침낭 안에서 잔다. 숙박료는 두명 기준 318달러(약 34만원). 8. 네덜란드 타워 호텔 ‘유로마스트 TV타워’(Euromast TV Tower) 유로마스트는 1960년 지어진 높이180m의 텔레비전 탑이다. 전망대에 룸과 레스토랑 등이 있으며 매우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상당히 흔들리는 것이 단점이며 숙박료는 385유로(약 59만원) . 9. 터키 동굴 호텔 ‘더 빌리지 케이브 호텔’(The Village Cave Hotel ) 터키의 카파도키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암석 유적지대로 세계 문화 유산에도 등재돼 있다. 카파도키아에 있는 동굴 호텔 ‘빌리지 케이브 호텔’은 암석 내 있으며 소박해 보이나 터키의 분위기를 잘 드러낸다. 숙박료는 2명 기준 70유로(약 10만원). 10. 네덜란드 비행기 호텔 ‘에어플레인 스위트’(Airplane Suite) 과거 정치인들을 태우고 다니던 정부 전용기를 개조했다. 2명 밖에 묶을 수 없기 때문에 기내를 모두 독점해 사용할 수 있으며 전화 한 통화로 종업원을 부를 수 있다. 옵션으로 비행 교습 등을 받을 수 있다. 숙박료는 1박 495달러(약 53만원)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한은에 제한적 조사권… 재벌 세금감면 혜택 반대

    →금융회사에 대한 단독조사권을 한국은행에 주는 한은법 개정안은. -내가 발의한 법안인데 당론으로 법 통과를 추진하겠다. 한은이 거시 경제 차원에서 금융의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제한적 조사권’을 줘야 한다. 이 법안은 현재 기재부·금융위·금감원의 반대로 아직 계류돼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6월 국회에서 처리할 건가. -반대한다. 정부가 낸 개정안은 금산분리 완화가 골자다. 지주회사 체제로 갈 경우 재벌가에 세금감면 혜택까지 주는 내용이 가장 큰 문제다. 더 논의가 필요하다. 금융지주회사법은 내부 대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쪽으로 손봐야 한다.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우리금융 인수 문제도 이미 시기가 늦었다. →저축은행 국정조사 문제와 개선책은. -부산저축은행에 더해 삼화저축은행까지 포함한 국정조사를 요구할 것이다. 금융기관의 감독기관 체제를 바꿔야 한다. 금융감독원이 가지고 있는 독점적 감독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
  • [사설] 부품업체 알박기식 파업엔 단호 대처 하라

    정부가 일주일째 불법 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던 부품업체 유성기업에 대해 공권력을 전격 투입했다. 불법 파업에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한 것은 항간에서 우려하는 ‘알박기식 파업’ 을 용인하지 않고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일각에서는 민노총이 기업 한 곳을 파업하게 해 전체 산업을 망가뜨리는 알박기식 파업을 조장할 것이란 얘기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유성기업처럼 부품 공급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부품업체들이 10곳가량 된다고 한다. 사태가 일단락된 만큼 업계는 생산 차질에 따른 피해를 추스르는 데 힘을 모아야 하고 정부는 앞으로도 알박기식 파업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이번 파업은 연간 매출액이 2000억원가량인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외형이 81조원대에 이르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송두리째 엉망진창이 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었다. 수만개의 자동차 부품 가운데 몇개를 생산하는 협력업체가 자동차 산업 전체를 볼모로 삼아 무리한 요구를 관철시키려 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부품 국산화율이 97%에 달하고, 일본으로부터 조달하는 핵심 부품이 거의 없어 일본 대지진의 충격에서도 피해 나갈 수 있었던 게 우리 자동차업계였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발목이 잡혀 곤욕을 치르고 있지 않은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부품산업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경쟁체제를 유도하는 등 부품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물론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려면 국내 완성차에 맞는 부품을 주문해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적극 검토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생산량에 대한 약속 없이 무작정 주간 2교대와 월급제만 요구하는 유성기업 노조와 같은 억지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부품업체의 일탈로 국내 완성차 업계 전체의 생산과 수출뿐 아니라 3000여곳의 협력업체가 또다시 공포에 떠는 일은 없어야 겠다. 부품 단가만 후려치는 대기업의 횡포도 이번 기회에 정리해야 한다.
  • [지방시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5년의 단상/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지방시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5년의 단상/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며칠 전 제주의 한 언론이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주도에 위임됐던 경관 관리 책임이 도로 총리실(지원위원회)로 환원돼 제주도의 특별자치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제주는 ‘해군기지’와 ‘영리병원’ 등 굵직한 이슈가 많은 곳이라 대중적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이 기사는 상당히 주목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된 경관 관리 권한을 움켜쥔 특별자치도의 ‘개발 만능주의’가 난개발을 부추기면서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벌써 5주년이다. 특별자치 시행 5년을 맞아 제주자치도는 정부와 공동으로 5년 종합평가에 대한 연구에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매년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이 체감하는 특별자치도는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특별자치호’가 왜 이 지경이 됐을까. 그간 제주 도정의 주요 정책과제 중 하나는 거의 매년 특별법을 개정하는 것이었다. 개정의 주요 내용은 ‘권한을 더 이양해 달라.’는 것. 도민들도 특별자치만 되면 대한민국의 자치시범도가 될 것이며, 더 잘살 수 있게 될 것이란 장밋빛 희망 속에 이런 도정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권한 이양이라는 분권 논리의 이면에는 ‘내국인 카지노’나 ‘케이블카’ 등 그동안 도정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왔던 개발 드라이브 정책이 감춰져 있다. 물론 이는 제주만의 일이 아니다. 올해는 대한민국에서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겉은 성년이되 실제는 아직도 어린아이 수준이거나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현실을 목도한다. 전국적으로 ‘개발지상주의’가 지역 유권자의 표심을 결정하는 주요 담론으로 통한다. 이는 이른바 ‘지역균형개발’이라는 이데올로기로 포장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그동안 ‘지방분권’은 ‘균형발전’과 함께 지방자치의 주요한 두 가지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지방분권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논리적 수단으로만 작용, 균형발전이 토건형(土建型) ‘개발 등권주의’ 양상으로 귀결될 위험을 내포해 왔다. 또 지방분권이 중앙-지방사무의 합리적 배분이라는 관점보다는 중앙정부의 일을 얼마나 더 가져오느냐의 ‘관-관 분권’으로 인식, 권력분점 양상으로 이해되어 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권력 수단으로서 분권에 대한 인식은 지방의 소위 ‘성장연합세력’의 기득권 논리와 맞물려 지방의 정책독점, 권력독점의 또 다른 논리로 작용한다. 개혁 정책이었던 분권이 개혁되어야 할 지방의 권력구조와 기득권 유지 수단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역설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은 더하다. ‘자율’과 ‘참여’의 지방자치 정신은 사라지고 그 대신에 독점과 배제를 통한 지방권력화로 이어져 ‘참여에 의한 협치’라는 지방분권의 기본정신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해 온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일이다. 결국 진정한 자치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지속가능한 지역개발의 비전과 소통의 거버넌스를 실천할 수 있는 지역리더와 참여자치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할 역량있고 깨어 있는 지역주민이 없는 이상,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한동안 빛보다는 그림자를 더 자주 드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공급처 대부분 독점구조… 부품조달 다변화를

    일본 대지진에도 끄떡없던 한국 자동차업계가 중소 부품업체인 유성기업의 파업에 휘청거리는 이유는 뭘까. 이를 알려면 한국 자동차 업계의 부품 조달 시스템을 뜯어볼 필요가 있다.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가 고리처럼 연결돼 있어 한 곳이 자연재해나 노사 분쟁으로 가동이 중단되면 완성차 업체에까지 여파가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유성기업 사태를 계기로 자동차 부품조달 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넉넉한 재고 물량 확보, 거래처 다변화는 글로벌 기업 도약의 필수조건이라며 완성차업계는 물론 정부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보통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부품은 2만여개다. 3000여개의 협력업체에서 생산하는 부품들이 마치 레고 블록을 맞추듯 하나씩 결합해 한 대의 자동차가 완성된다. 국내 자동차 업체는 엔진 등 핵심부품 외에 상당수 부품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중소기업으로부터 납품을 받는다. 이들 기업은 완성차 업체와 끈끈하게 연결돼 있다. 이는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및 부품 국산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부품마다 2~3개 기업이 집중 생산한다. 유성기업도 여기에 속한다. 많은 기업에서 이를 생산하게 되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없어 피스톤 링 등의 경우 유성기업과 대한이연이 독점 구도를 형성해 왔다. 이런 한국 자동차업계의 부품조달 구조는 지난 4월 일본 대지진 때 빛을 발했다. 일본 부품업체들이 지진 피해를 입어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 업체들은 국산화 덕택에 별 피해 없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구도가 이번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아킬레스건이 됐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는 유성기업이 파업을 하자 이번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발목이 잡힌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3개월가량의 재고량 확보와 부품 거래처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은 생산량에 따라 2~3일 정도 앞두고 협력업체에 주문하는 것이 많다.”면서 “책상보다 큰 부품을 몇 천개씩 쌓아둘 수 있는 공간과 물류비용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대부분 부품은 이틀 이상 재고를 쌓아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문제는 부품 조달체계보다는 법을 준수하지 않는 파업 관행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 대지진 등을 계기로 선진 자동차 회사들은 해외 협력업체 개발과 해외 공장의 현지 부품 조달 비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정부 “불법 파업” 강경… 경찰 공권력 투입 검토

    고용노동부가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유성기업(자동차 부품업체)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조기 공권력 투입의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 실제 경찰은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공권력 투입 여부와 시점을 하루 또는 이틀 내로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빠른 대처는 노사 간의 입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는 데다 자동차산업 전반이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지난 18일부터 파업을 시작한 유성기업 노조가 다른 직원들을 회사 밖으로 내몰고 사업시설을 점거한 것은 업무 방해이므로 명백한 불법 파업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장 헬기타고 공장 살펴 고용부가 불법 파업으로 판단함에 따라 경찰은 인지사건으로 공권력 투입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오후 조현오 경찰청장은 헬기를 타고 아산으로 향해 유성기업 공장 상공에서 10여 분간 머물며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조 청장과 경찰 수뇌부는 이 자리에서 공권력 행사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아산경찰서는 사측이 노조 집행부를 고소함에 따라 김성태(41) 노조위원장 등 핵심 주동자 9명을 검거하기 위해 체포영장 발부를 신청했다. 경찰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인 유성기업의 농성장 안에서 주변 사업장의 금속노조원들도 함께 농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인당 연봉이 7000만원이 넘는 회사의 불법 파업을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면서 “파업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조속히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토록 강력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유성기업이 거의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피스톤링’ 때문에 자동차 산업 전반의 생산 공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고용부가 ‘긴급조정’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업시설 점거는 업무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노동쟁의의 규모와 성격이 중대하여 국가경제를 해칠 때 고용부는 노동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긴급조정을 발동해 쟁의 행위를 즉시 멈출 수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아직 노사 간의 자율 합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긴급조정을 발동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사업장을 점거한 노조가 사업주 측과는 소통을 단절한 반면 아직 고용부와는 대화 통로를 열어 놓은 상태여서 공권력을 곧바로 투입하기보다는 우선 대화를 통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유성기업 노사는 지난해 1월, 하루 8시간씩 맞교대하는 ‘주간 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지만 올해 들어 11차례 특별교섭에서 결렬되면서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근로자들은 10시간씩 맞교대로 일하고 있으며 시급제다. 사측은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분에 대한 논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유성기업의 경우 지금껏 노조의 요구 사항이 대부분 받아들여져 노사 갈등이 풀렸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사측이 직장폐쇄까지 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생산 중단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유성기업 주가는 이날 상한가(14.86% 상승· 종가 3015원)를 기록하며 ‘파업의 역설’을 보여줘 관심을 모았다. 이경주·김진아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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