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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두 연결고리 찾기 총력

    잃어버린 두 연결고리 찾기 총력

    ‘철피아’(철도 마피아)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정·관계 로비 의혹의 진원지인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 AVT사와 경쟁 관계였던 팬드롤코리아를 압수수색하는가 하면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식(구속·44) 서울시의원 관련 사건도 곧 이첩된다. 하지만 ‘영남대 라인’을 비롯한 로비 종착지는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의 자살로 연결 고리가 끊어져 온전하게 실체를 규명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팬드롤코리아가 철도시설공단 고위직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AVT가 감사원과 철도시설공단에 로비를 벌이는 과정에서 팬드롤코리아도 맞로비를 했다는 것이다. 팬드롤코리아는 AVT와 함께 국내 레일체결장치 시장을 양분하는 회사로 2012년까지 관련 사업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실제로 2004년 개통된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건설이 시작된 1992년부터 12년간 연간 200억원대의 부품을 독점적으로 납품했다. 하지만 2012년 호남고속철도 사업에서는 배제됐다. 감사원이 ‘부적격’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검찰은 ATV로부터 거액을 받고 이 과정에 영향을 끼친 혐의 등으로 감사원 김모 감사관을 이미 구속한 바 있다. 검찰은 두 업체의 로비 대상이 겹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어 김 전 이사장의 자살로 끊어진 연결 고리에 대한 단서가 팬드롤코리아 수사에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이사장의 자살로 수사의 한 축이 무너져 팬드롤코리아 수사 시기를 조금 앞당겼다”고 말했다. 따라서 곧 AVT 이모 대표와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권영모(구속)씨에 대한 수사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권씨는 이 대표에게서 수억원의 금품을 받고 이 가운데 일부를 김 전 이사장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를 부인하는 상태다. 그러나 권씨, 김 전 이사장과 함께 영남대 라인으로 꼽히는 전 철도시설공단 궤도처장 최모씨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 그가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실무를 총괄했던 만큼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검찰 안팎에선 보고 있다. 김 의원의 경우 AVT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이 이첩되는 대로 검찰은 대가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서울메트로 임직원에 대한 로비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KRTC 수사도 주목된다. 검찰은 KRTC가 건당 수십억원대인 철도 관련 설계·감리 용역을 계속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KRTC는 옛 철도청 산하 한국철도기술공사가 2004년 민영화한 회사다. 철도고와 철도대학, 철도청 출신 인사가 여럿 포진해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다시 뛰는 한국경제] 대우조선해양, LNG 운반선으로 조선 불황 타개

    [다시 뛰는 한국경제] 대우조선해양, LNG 운반선으로 조선 불황 타개

    대우조선해양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조선 업황 부진을 타개할 차세대 선종으로 보고 관련 기술 개발과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LNG 운반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조선소들 가운데 LNG선을 건조한 경험이 가장 많고 LNG-RV(LNG 재기화 선박) 최초 건조 등 기술력과 건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대우조선해양이 LNG선에 집중하는 이유는 고유가가 지속되고 셰일가스가 개발되면서 천연가스 붐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최초로 멤브레인형 LNG선을 도입했다. LNG선에는 모스형과 멤브레인형이 있는데 1990년대 중반까지는 선상에 둥근 구(球)를 얹어놓은 듯한 모스형이 대세였다. 그러다 대우조선해양이 1992년 화물창이 이중으로 설치돼 안전성이 뛰어난 멤브레인형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결국 세계시장 주류는 멤브레인형으로 바뀌었다. 이외에도 대우조선해양은 2005년 1월 독자기술로 LNG-RV를 세계 최초로 건조한 바 있다. 이 선박은 환경 파괴를 유발하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기존 LNG 육상처리기지를 대체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모두 8척의 LNG-RV를 인도해 LNG-RV 건조독점권도 확보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다시 뛰는 한국경제] SK건설, 이라크·칠레 등 해외 플랜트 시장 진출

    [다시 뛰는 한국경제] SK건설, 이라크·칠레 등 해외 플랜트 시장 진출

    SK건설이 해외 플랜트 시장 진출로 수익성 제고와 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2월 현대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공동으로 60억 4000만 달러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이어 칠레에서는 12억 달러짜리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공식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계와 조달, 시공, 운전을 도맡아 하는 이번 플랜트 공사 수주로 SK건설은 이라크와 칠레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게 된다. 또 SK건설은 매그놀리아 LNG와 지난 2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찰스호 인근에 연산(1년 생산량) 340만t 규모의 천연가스 액화플랜트를 짓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SK건설의 MOU 체결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메이저사들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액화플랜트 시장에서 국내 건설업체로는 처음으로 EPC(상세설계, 조달, 시공) 공사를 따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처럼 SK건설이 수주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칠레 레드 드래곤 화력발전소, 미국 루이지애나 천연가스 액화플랜트 등 3개 플랜트의 총 수주 예상액은 42억 8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외에도 SK건설은 지난해 12월 이집트에서 독일 린데사와 공동으로 36억 달러짜리 에틸렌·폴리에틸렌 생산시설 공사를 수주했는데 이 역시 글로벌 메이저 건설사들만이 수행했던 공종의 공사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애플 ‘전자책값 담합’ 4천130억 원 토해내나

    애플 ‘전자책값 담합’ 4천130억 원 토해내나

    애플이 4억 달러(4천13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소비자들에게 토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책 값을 출판사들과 담합해 고가로 책정한 혐의로 반독점법 조사를 받아 오던 애플이 이러한 금액을 환불하는 조건으로 당국과 합의할 의향을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법원 전자기록공개열람시스템(PACER)을 통해 공개된 소송 서류에 따르면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낸 미국 33개 주와 준주(準州·territory)의 검찰총장 등 원고 측은 피고 애플과 이런 내용의 잠정합의에 이르렀다고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통보했다. 소송 비용 등을 포함한 전체 잠정합의 금액은 4억5천만 달러(4천650억원)에 이른다. 원고 측의 손해배상청구액은 8억4천만 달러(8천670억원)였다. 이에 앞서 작년에 열린 별도 재판에서 뉴욕 연방지방법원은 애플이 5개 주요 출판사와 담합해 가격 조작에 가담함으로써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는데, 애플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애플의 항소는 뉴욕에 있는 제2구역 연방항소법원에 계류중인데, 그 결과에 따라 이번 잠정합의의 실제 효력이 달라진다. 이번 합의가 조건부로 이뤄진 것이고 애플이 항소를 취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애플의 항소가 인용된다면 애플은 이번 잠정합의에 따른 4억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또 항소법원이 1심 판결을 무효화하고 파기환송해 다시 재판을 열도록 명령하는 경우에는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환불해야 할 금액이 5천만 달러로 줄어든다. 만약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항소법원이 판단할 경우에는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돈을 되돌려 줄 필요가 없어진다. 항소심 판결은 내년이 되어야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고 측은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해 1심 법원이 예비 승인을 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애플은 이번 사건에 대해 가격 조작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애플에 큰 재정적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잠정합의에 따른 환불금액보다 훨씬 많은 1천500억 달러(155조 원)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다만 재판 결과가 애플의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 이번 잠정 합의가 효력을 발휘하게 되면 2010년 4월 1일부터 2012년 5월 21일까지 해칫, 하퍼콜린스, 맥밀런, 펭귄, 사이먼&슈스터의 전자책을 구입한 소비자들 중 상당수가 일부 환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번 잠정합의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강력한 회사들도 다른 이들과 똑같은 규칙에 따라 사업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철피아 비리’ 납품업체 추가 압수수색

    ‘철도 마피아’(철피아)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철도 부품업체 팬드롤코리아가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로비한 정황을 포착하고 16일 서울 강남구 본사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팬드롤코리아는 AVT와 함께 국내 레일체결장치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팬드롤코리아 이모 대표의 자택과 철도건설 용역업체인 KRTC 등 업체 3∼4곳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회사 경영 과정에서 개인 비리 등 혐의점을 확인하고자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팬드롤코리아가 2012년 AVT와 납품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발주처인 철도시설공단 임직원들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VT에 대한 기존 수사가 김광재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의 자살로 제동이 걸리자 팬드롤코리아 수사 계획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KRTC가 건당 수십억원대인 철도 관련 설계·감리 용역을 계속 수주하는 과정에서 금품 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KRTC는 옛 철도청 산하 한국철도기술공사가 2004년 민영화한 회사다. 철도고와 철도대학, 철도청 출신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관련 사업을 독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머독, 미디어 공룡에 군침… “82조원에 타임워너 인수”

    21세기폭스와 뉴스코퍼레이션을 소유하고 있는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타임워너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성사되면 뉴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거대 미디어 공룡이 탄생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21세기폭스가 지난달 타임워너에 800억 달러(약 82조 3600억원) 인수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워너 이사회는 이달 초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NYT는 “체이스 캐리 21세기폭스 사장이 지난달 초 제프 뷰크스 타임워너 회장을 만나 제안했고, 타임워너 이사회가 이달 초 ‘독자적으로 남고 싶다’면서 거절했다”고 전했다. 폭스(FOX)뉴스를 소유하고 있는 21세기폭스는 타임워너를 인수하더라도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폭스뉴스의 경쟁자인 CNN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 경우ABC를 소유하고 있는 월트디즈니나 CBS가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 인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타임워너 주식은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 20% 폭등했고, 폭스 주가도 1% 이상 상승했다. 폭스는 공식 인수제안서에서 타임워너 주가보다 25% 높은 주당 85달러를 인수가로 책정했다. 타임워너가 인수안을 거절했지만, 미국 언론은 인수 논의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타임워너 주주의 70%가 폭스 주식도 갖고 있는 만큼 주주들의 압박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폭스와 타임워너도 각각 골드만삭스와 센터뷰 파트너스, 씨티그룹을 자문사로 고용하는 등 사실상 인수·합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퍼트 머독은 지난해 뉴스코퍼레이션에서 21세기폭스를 분리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더타임스 등을, 21세기폭스는 폭스뉴스와 20세기폭스필름 등을 소유하고 있다. 타임워너는 세계 최대 종합 미디어기업으로 타임, 포천 등 잡지와 HBO, TBS 등 방송사를 소유하고 있다. 21세기폭스와 타임워너의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양사의 총매출은 650억 달러에 이르며, 미디어업계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與 비박 지도부, 첫날부터 친박 원색 비난

    與 비박 지도부, 첫날부터 친박 원색 비난

    지난 14일 저녁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한 비박(비박근혜)계가 15일 동이 트자마자 친박(친박근혜) 주류를 향해 ‘포화’를 퍼부었다. 예상보다 빠른 비박계의 공세에 친박은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숨을 죽였지만, 상황에 따라선 전면적인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당대회 득표 3위로 기염을 토했던 비박계 김태호(왼쪽)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존재감이 없지 않았느냐. 청와대 눈치 보는 모습으로, 권력에 눈치 보는 모습으로, 대통령 이름 팔아 마치 덕을 보려는 모습으로 국민 눈에 비쳤다”고 친박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뒤 “계파나 파벌 뒤에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그런 모습으로 비쳤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 반성의 키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의 출장소가 새누리당이라는 표현도 있지 않은가. 그건 결과적으로 대통령한테도 도움이 안 되고, 대통령도 지지도가 많이 떨어지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원총회에서도 “권력의 눈치를 보면 부메랑이 돼 모두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수평적 당·청 관계를 강조했다. 비박인 이인제(오른쪽) 최고위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친박을 주장하는 분들의 의식에 좀 문제가 있다”며 친박을 노골적으로 겨냥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자기가 더 가깝다, 자기만이 박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는 것보다 더 황당한 생각이 어디 있느냐”면서 “대통령을 만들려고 누구나 다 땀 흘리고 노력했는데 자기가 더 가깝다며 독점하려는 생각은 아주 전근대적인 생각”이라고 비난했다. 친이명박계인 김용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구중궁궐에 앉아 국민 민심을 먹고 사는 당의 의견을 깡그리 무시하거나, 아예 안중에도 없던 모습을 보였다”며 사실상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새로운 당·청 관계, 2기 내각의 출범을 이야기하는 마당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거취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새로운 출발,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새로운 관계 설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김 실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전날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신임 대표에게 대패하면서 사실상 유일한 친박계 최고위원이 된 서청원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비롯해 모든 일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인 이완구 원내대표와 윤상현 사무총장 등은 의기양양한 비박계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서슬에 위축된 모습이었다. 불과 하룻밤 만에 세상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수리비·보험료 거품 뺄 ‘車 대체부품 인증제’ 쉽지 않을 듯

    자동차 보험료의 거품을 뺄 것으로 기대되는 ‘자동차 대체부품 품질 인증제’의 조기 정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영국과 스페인 등 선진국과 달리 대체부품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되레 소비자와 정비업체, 부품업체의 외면이 예상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유럽의 자동차 부품시장은 55~57%가 ‘순정부품’(OEM)으로 유통되고, 43~45%는 독립적인 판매 채널을 통해 ‘비순정 부품’(Non-OEM·대체부품)이 사용되고 있다. 유럽에서 대체부품이 활성화된 이유는 보험사와 소비자, 정비업체, 부품업체 간 상이한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보험계약 단계에서 대체부품을 이용하겠다는 계약자에게는 아예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으며, 사고가 났을 때 순정부품이 아니라 대체부품을 사용하겠다는 보험 가입자에게 일정 금액을 되돌려주고 있다. 특히 자동차 수리를 목적으로 대체부품을 사용할 때는 디자인 특허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유럽연합(EU)의 법규를 따르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차량 조립뿐 아니라 부품 교체에 대해서도 디자인권을 설정하며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대체부품의 활성화가 사실상 봉쇄된 셈이다. 국내 보험업계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수리비로 5조 2000억원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부품 비용은 2조 2000억원에 육박했다. 스페인 최대 손해보험사인 마프레의 자동차보험 기술연구소인 마프레-세비스맵의 이그나시오 후아레스 소장은 “재활용 부품은 순정 부품보다 30% 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자동차보험사 66곳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비영리 연구기관 태참(THATCHAM)의 이안 커티스 제품평가 매니저는 “부품 인증제는 보험사와 정비업체, 소비자 모두에게 대체 부품의 품질과 적합성에 대한 신뢰를 준다”면서 “우수한 대체부품이 순정부품의 가격 상승도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오늘의 눈] 검찰의 기소하지 않을 권리/이성원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검찰의 기소하지 않을 권리/이성원 사회부 기자

    “전화 한 통 없네요. 사건이 배당된 지 벌써 3개월이 다 돼 갑니다” 최근 선창규(55)씨와의 통화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2009년 광우병 소고기 파동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웠을 때 그는 광우병 의심 소고기를 유통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축산업 분야에서 일가를 이뤄온 그였지만 이 사건으로 모든 생활이 파탄 났다.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확인되지 않은 검찰발 기사가 대한민국을 뒤덮었고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미 그는 광우병 의심 소고기를 유통한 파렴치한이 됐다. 선씨는 결국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금은 조세포탈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선씨는 억울함을 풀어보고자 자신을 수사했던 검사들이 증거를 조작하고 불법 압수수색을 펼쳤다는 혐의로 지난 4월 17일 이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됐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였다. 고소 시점으로부터 3개월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검찰은 고소인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다. 현직 부장검사 2명을 상대로 ‘백’ 없고 힘없는 그가 법적 다툼을 벌인다는 게 애초부터 무리였을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는 검찰을 믿었다. 모든 검사들이 자신을 수사했던 검사들 같지는 않을 거라는 최소한의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의 부당성을 밝히려면 검찰에 의지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도 있었다. 불행하게도 그의 기대는 수포로 돌아갈 확률이 커 보인다. 검찰은 서울신문이 5월 16일자로 검사들의 증거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이례적인 사건이 아닐 뿐만 아니라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검사는 “일정대로 사건을 처리할 뿐 고의로 수사를 하지 않고 있거나 축소하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검찰의 속사정이야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분명한 건 석 달이 다 돼 가도록 고소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모든 검사들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거나 검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4개월가량 검찰을 출입하며 느낀 건 검찰의 편향성은 분명히 존재해 보인다. 법무부가 경찰이 가져온 구속영장 신청서를 찢고 폭언을 한 김모 검사에 대해 견책 처분을 내린 것부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의혹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에게 ‘혐의 없음’으로 면죄부를 준 것까지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최근엔 피살된 송모씨의 뇌물장부에 등장하는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에 선을 긋고 있다. 한국 검찰은 수사지휘권과 영장청구권,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다.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막강한 권한이다. 권력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드러낼 수 있지만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음으로써도 더 막강한 힘을 악용할 수 있다. 수사하지 않을 권리, 기소하지 않을 권리가 제 식구 감싸기에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찰은 진심으로 되짚어 봐야 한다. lsw1469@seoul.co.kr
  • 무리뉴 ‘월드컵 3, 4위 결정전 과연 필요한가?’

    무리뉴 ‘월드컵 3, 4위 결정전 과연 필요한가?’

    ”선수들은 우승을 하러 대회에 나서는 것이지, 3,4위를 차지하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 월드컵 3, 4위 결정전에서 네덜란드가 개최국 브라질을 3-0으로 꺾고 3위에 오른 가운데 첼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이 최근 월드컵 3, 4위 결정전 그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인터뷰가 화제가 되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야후스포츠와 가진 독점인터뷰를 통해서 축구계의 독설가로 유명한 그 답게 군더더기 없고 솔직한 그의 의견을 주장했다. 그는 “준결승전에서 지면 선수들이 하고 싶은 것은 집에 가서 울거나, 집에 가서 가족과 휴가를 떠나는 것이다”라고 말문을 연 뒤 “선수들은 우승을 하러 대회에 나서는 것이지 3,4위를 차지하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나는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진 뒤에, 다른 패배한 팀과 3,4위를 정하기 위해 경기를 갖는 걸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도 준결승전에서 진 선수가 다른 패자와 경기를 갖지는 않는다”고 말하며 월드컵 3,4위전을 다른 축구 대회 그리고 다른 종목의 스포츠와 비교해서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무리뉴 감독은 “나는 그것이(월드컵 3,4위 결정전) 정말 안 좋은, 매우 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I think it is very bad, it is really, really very, very bad)라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무리뉴 감독의 이와 같은 의견에 대해 축구팬들은 SNS 상에서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반적으로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주로 눈에 띄는 상황이다. 사진= 월드컵 3, 4위 결정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무리뉴 감독(야후스포츠 캡쳐) 이성모 객원기자 London_2015@naver.com 트위터 https://twitter.com/inlondon2015
  • 미8군 사업권 미끼 32억 사기…황장엽 수양딸 징역 5년 선고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박정수)는 미군 관련 사업권을 주겠다며 투자자들에게 수십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기소된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수양딸 김숙향(72)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지인 윤모씨와 함께 “미8군 용역사업권을 취득했으니 고철 수거, 매점 운영, 육류 독점납품 등 사업권을 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3명에게서 보증금·소개비 명목으로 총 32억 5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윤씨가 내연관계인 미8군 군사고문 A씨의 도움을 받아 사업권을 취득한 것처럼 행세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사업 수익금 중 일부를 탈북자 및 북한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는 황장엽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고자 한다”면서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액이 거액인데도 김씨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아직도 사업이 성사될 것이라며 억지 변명을 하는 점, 피해자들이 강한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황 전 비서가 1997년 탈북했을 때 수양딸로 입적돼 2010년 황 전 비서가 별세할 때까지 곁을 지키며 뒷바라지한 유일한 법적 가족으로 현재 ‘황장엽 민주주의 건설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기고] 융합행정과 행정한류의 확산/박경국 안전행정부 제1차관

    [기고] 융합행정과 행정한류의 확산/박경국 안전행정부 제1차관

    대한민국이 2014년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세계 1위 국가로 선정됐다. 전 세계 193개 유엔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전자정부 발전지수와 온라인 참여지수 등을 측정하는 평가에서 2010년, 2012년에 이어 연속 3회 1위를 달성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받았다. 이번 결과는 단순히 정부만의 노력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합심해 이뤄낸 쾌거라고 본다.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국민성, 우수한 정보통신기술을 갖춘 경쟁력 있는 기업들과 함께 전자정부 사업에 집중 투자해 지금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우리 전자정부는 명실상부하게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2년 후에 있을 유엔 평가 4회 연속 1위 달성과 같은 가시적인 목표보다는 더 새롭고 장기적인 목표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즉 전자정부 모델이 ‘다음 계단으로 오르는 수준’이 아니라 ‘다음 층으로 도약(quantum jump)하는 수준’의 목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려면 행정 내부 효율화나 대국민 서비스 개선 등과 같은 전자정부의 기존 역할을 계속 이행하는 것은 물론 더욱 새로운 비전의 제시가 필요할 것이다. ‘융합행정’을 위한 전자정부 모델이 그 답이다. 어느 나라 정부나 그 존재 이유는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해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다양한 정부조직들을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관료제의 속성에서 기인하는 정부조직들 간의 칸막이와 갈등이 사회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간혹 오히려 사회 문제의 원천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불편한 상황에 대해 그동안 안정적인 정부조직 운영이란 목적을 앞세워 이를 불가피하고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21세기는 이른바 ‘통섭(統攝·consilience)의 시대’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에 전문적, 독점적으로 관리돼 오던 여러 분야의 정보와 지식들을 서로 창조적으로 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시대다. 이는 정부 부문에도 적용돼 여러 부처가 칸막이를 넘어 공유·협업하는 융합행정을 통해서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사회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정부 분야에서도 융합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개별 부처 차원이 아닌 범정부적 차원에서의 ‘클라우드’나 ‘정보시스템 연계·통합’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기관이 생성한 방대한 양의 정책지식은 앞으로 서로 모두 연결되고 통합적으로 관리돼 범정부적으로 공동 활용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민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정책수요를 발굴하는 미래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전자정부 모델이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융합행정이란 비전과 그를 위한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우리 전자정부 모델을 확산시켜 문화한류에 버금가는 ‘행정한류’를 선도하는 우리나라의 또 다른 아이콘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공정위, KT 부당내부거래 의혹 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KT 본사와 계열사인 KT캐피탈의 부당내부거래 혐의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KT와 계열사들이 KT캐피탈로부터 부당 대출을 받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9일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시장감시국 서비스업감시과에서 KT와 KT캐피탈에 조사 인력을 파견해 KT 그룹의 부당내부거래 혐의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KT캐피탈이 그룹 계열사인 KT M&S 등에 약 500억원가량을 대출해 줬는데 그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를 가리기 위한 조사다. 공정위는 KT그룹이 투자 사업을 펼치면서 KT캐피탈로부터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다 썼는지에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KT는 지난해 8월에도 공정위로부터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KT가 기업 메시지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직후에 업계에 있던 기존 중소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공정위가 KT의 불공정 거래 여부를 조사했었다. 공정위는 올해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에 맞춰 공기업이 독점력을 활용해 불공정 행위를 일삼는 관행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공기업이 필수 설비를 이용해 하부 경쟁시장을 독점화하거나,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민간 경쟁업체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 퇴직 임원이 재직하는 회사를 거래 단계에 끼워 넣어 부당하게 이익을 챙겨주는 ‘통행세’ 관행, 하도급 업체에 공사 대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 행위 등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지방자치 20년-민선 6기의 과제] (5) 선거 제도 이것만은 고치자

    [지방자치 20년-민선 6기의 과제] (5) 선거 제도 이것만은 고치자

    지방선거 제도 이대로 둘 것인가? 지난 6·4 지방선거를 치른 유권자 대다수가 던진 의문이다. 선거 전 큰 이슈가 됐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제도도 그대로 유지된 데다 교육감 직선제는 유권자들의 뜻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의문시되고 있다. 또 누구인지도 모른 채 투표하는 1인 7표제, 단체장 3선 연임 제한 등에 대해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당리당략과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해 개혁뿐 아니라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개혁도 중요하지만 기존 제도의 장점을 살린 보완적 개선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은 지난 대선 때부터 이번 지방선거까지 논란만 거듭하다 기존대로 남게 됐다. 공천 찬성론자는 정당공천을 하지 않으면 지방토호세력과 미검증 인물이 대거 등장해 책임정치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을 폈고, 반대론자는 공천의 대가로 금품 및 향응 거래가 이뤄지고 지방정치가 중앙에 예속될 수 있다며 폐지를 촉구했다. 여야 모두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한목소리로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없애야 한다고 했지만 결국 원점으로 회귀했다. 정당공천이 유지되면서 돈으로 후보 자리를 사고파는 ‘공천 거래’도 사라지지 않았다. 새누리당 소속 유승우(경기 이천) 의원 부인은 1억원의 공천 헌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새누리당은 유 의원을 제명하고 출당 조치했다. 같은 당 박상은(인천 중·동·옹진군) 의원의 아들 집에서도 거액의 돈뭉치가 발견돼 검찰이 공천 헌금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처럼 정당공천은 ‘검은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다 지방자치의 다양성과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높이려면 중앙정치의 예속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당공천 폐지뿐 아니라 지방분권 등 다양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일례로 미국은 후보자의 정당공천을 주마다 다르게 하고 있다. 주 정부가 선거를 관장하면서 정당공천 여부를 결정한다. 강재호 부산대 행정대학원장은 “새로운 인물 발탁과 사전 검증 등을 위해 정당공천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지금처럼 정당별로 기호(새누리당 1번, 새정치민주연합 2번 등)를 일괄적으로 배정하지 않고 지역별로 후보자 추첨을 통해 기호를 결정하면 줄투표와 묻지 마 투표는 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상향식 공천제’도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돈 경선으로 전락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예비 후보는 경선 비용을 자신이 부담했다. 당내 경선 비용은 국고 보전이 안 되기 때문이다. 민의를 반영하는 것도 좋지만 돈 없는 후보는 공천을 신청할 엄두조차 못 냈다. 반면 일부에서는 국민의 선거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공천 비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부패 인사의 정치권 진입을 막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돈 경선 우려와 정치 신인의 또 다른 차단벽, 국회의원 내정설 등은 과제로 남았다. 단체장 3선 연임 제한은 한발 더 나아가 재선 연임 제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 사퇴한 일부 단체장이나 이번 선거를 통해 3선에 성공한 단체장(50~60대 초반)은 벌써 중앙무대(국회) 입성을 노려 빈축을 사고 있다. 업무 공백은 물론 ‘공직 독점’이라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3선 연임 제한을 재선 연임 제한으로 줄이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선만 해도 8년으로 자신의 공약을 실현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다. 3선(12년)을 하면 독재가 되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1인 7표제’ 혼란도 현실로 나타났다. 무효표가 대량 발생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효표가 당락을 결정한 후보들 간 표차보다 2~3배 이상 많은 것은 제도상의 허점으로 볼 수밖에 없다. 1, 2차로 나뉜 투표 방식은 번거롭고, 고령층은 두 번에 나눠 7회 기표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 이는 많은 무효표 발생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강 원장은 “후보자를 한눈에 보고 찍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또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광역과 기초로 나눠 시일을 두고 두 차례 투표해 제대로 된 일꾼을 뽑는 방법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무효표 방지를 위한 후보 사퇴 시한 규제와 선거운동원 및 차량 제한 등의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제소당한 카카오톡 ‘선물하기’

    제소당한 카카오톡 ‘선물하기’

    하루가 다르게 시장이 커지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선물하기’를 놓고 기업 간 불화가 불거졌다. 카카오가 제휴 기업을 배제한 채 독자적으로 사업을 하려 하자 카카오 ‘선물하기’에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해 온 대기업 계열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카카오 선물하기는 카카오톡 가입자끼리 이모티콘 형태의 모바일 상품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4일 SK플래닛은 KT엠하우스, 원큐브마케팅과 함께 지난 3일 공정위에 카카오를 제소했다고 밝혔다. 함께 계약이 해지된 CJ E&M은 제소 대열에서 빠졌다. 불화는 카카오가 이들 업체와의 구매 대행 계약을 해지하고 커피 체인점이나 빵집, 편의점 등과 직접 계약한 뒤 상품권을 유통시키면서 시작됐다. SK플래닛은 이날 낸 성명서를 통해 “국내 82%의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을 가진 카카오가 모바일 상품권 시장에 지배력을 전이해 시장을 독점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약 26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모바일 상품권 시장의 약 90%는 카카오톡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또 카카오를 통해 이들 업체가 올린 매출은 총매출의 50~9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SK플래닛 관계자는 “2010년 283억원에 불과했던 시장을 함께 키워 온 만큼 카카오의 일방적 계약 해지는 용납할 수 없다”며 “합리적 이유 없이 2011년 이후 계속적인 거래 관계에 있는 모바일 상품권 사업자에 대해 일방적으로 거래를 중단한 행위는 부당한 거래거절 행위이자 시장을 혼자서 먹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소비자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선물하기는 카카오가 직접 파는 상품권이 아니기 때문에 짧은 유효기간과 복잡한 환불 절차에 대한 고객 불만을 해결해 줄 수 없었다”면서 “특히 미환급금 구조로 업체들이 낙전 수입을 얻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미환급금은 카카오 선물하기 등을 통해 선물 쿠폰을 보냈지만 받은 이가 유효기간 내에 이를 사용하지 않아 사라지는 돈이다. 사용 기한이 지나도 환급 절차를 밟으면 90%를 돌려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 절차가 까다로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9월 미래창조과학부 자료에 따르면 그해 상반기 동안 쌓인 미환급금은 205억 8700만원이었다. 이 돈은 고스란히 모바일 상품권 제공 업체의 수입이 된다. 이에 대해 제공 업체 측은 “미환급금 등 환불과 관련한 이용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6월 미래부와 사용 기간 연장, 구매자 자동환불, 환불절차 간소화가 담긴 환불가이드 등을 마련해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계약 연장에 대한 재협상을 요청했지만 카카오가 전혀 대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사를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카카오가 얻는 이득은 뭘까. 카카오에서는 이번 조치로 크게 이득을 보는 게 없다고 말한다. 카카오 측은 “유통 수수료 10%가 단독 수익이 되지만 추가로 고객 관리 비용이나 거래업체 수수료가 빠져나가 수익은 그 전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모바일 상품권 유통 수수료는 보통 카카오가 4~5%, 운영업체는 5~6%를 가져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노대래 “일부 공기업 퇴직자에 일감 몰아줘 시장 교란”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갑의 횡포를 부리거나, 계열사 및 퇴직자 재직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공기업을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노 위원장은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업무현황을 보고하고 “독점적 발주자, 수요자인 일부 공기업이 계열사나 퇴직자의 재직회사 등에 일감을 몰아줘 민간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면서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공기업 등의 불공정 관행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현재 공기업의 비정상적 거래 관행에 대해 현장 직권조사를 벌이고 있다. 노 위원장은 “하도급법 위반의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들이 거래 단절을 우려해 신고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도급법 위반행위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규모 유통업체의 비정상적 유통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특약 매입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에 대한 적정 분담 기준도 올해 안에 제시하겠다”고 전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지방자치 20년-민선 6기의 과제] (3) 기초의회의 기능 회복 방안

    [지방자치 20년-민선 6기의 과제] (3) 기초의회의 기능 회복 방안

    전국 243개 지방의회가 개원 준비로 뜨겁다. 17개 광역의회와 달리 226개의 기초의회는 마을 공동체 현안을 주민 스스로 결정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 때문에 출범 당시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분권의 상징으로서 큰 기대를 모았다. 기초의회는 실제로 효율성 위주의 관료적 행정에 민주적 절차의 중요성을 일깨운 교육장으로서 긍정적 역할을 해 왔다. 그럼에도 새로운 원 구성을 코앞에 둔 지금 의회에 대한 평가는 밑바닥을 맴돌고 있다. 최근엔 기초의회 무용론과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을 정도다. 20년을 넘긴 기초의회가 생활 민주주의 실현이란 긍정적 기능에도 불구하고 ‘옥상옥’, ‘예산 낭비’란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의 무관심과 불신 탓이다. 이런 이유로 2009년 여야가 기초의회 폐지에 합의했으나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유야무야됐다. 의회의 위상과 역할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방행정 체제와 관련 제도, 의원의 전문성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우선은 ‘강 집행부, 약 의회’란 구조적 한계가 의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가로막고 있다. 단체장이 예산 편성권과 의회사무기구의 인사권을 독점하는 구조에서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본연의 기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광주 북구의 한 기초의원은 “예산심의 때 100만~200만원을 깎기도 힘들다. 복지비가 전체 예산의 65%, 나머지는 공무원 인건비 등으로 이미 정해진 예산을 손질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초의원은 “좁은 지역사회에서 학연·혈연 등이 얽혀 자기 소신과 철학을 갖고 단체장에 대한 비판과 견제를 반복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분위기 때문에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는 농어촌 군 단위 지역일수록 심각하다. 전남의 한 기초의원은 “형님·동생으로 맺어진 인연으로 집행부의 정책과 예산·사업 등을 비판하고 견제하려면 주변의 눈치를 봐야 한다”며 “이 때문에 불요불급한 사업예산을 삭감할 때도 ‘자기 검열’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의원의 자질과 도덕성, 전문성 결여 등은 지방자치제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10~11월 인구 50만명 이상 지역의 기초의회 24곳 등 모두 47개 지방의회에 대해 실시한 청렴도 조사 결과 10점 만점에 5.7점(주민 4.96점)으로 낙제점을 기록했다. 권익위는 주민과 사무처 직원, 시민단체, 출입기자 등 1만 4644명을 대상으로 ▲특정인에 대한 특혜 제공 경험 ▲심의·의결 관련 금품·향응·편의 제공 경험 ▲선심성 예산 편성 ▲인사 청탁 개입 ▲외유성 출장 등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주민은 외유성 출장(3.76점), 선심성 예산 편성(4점 31점), 연고에 따른 업무 처리(4.34점)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꼽아 낮은 점수를 매겼다. 언론 등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의원들의 관광성 해외 연수, 인사 청탁과 이권 개입, 각종 불·탈법 연루 등이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그러나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 의원행동강령 조례를 제정해 운영 중인 기초의회는 전국의 20%에 남짓한 50여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의원의 전문성 결여 역시 제대로 된 감시 기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행정 공무원은 담당 업무에 대해 고도의 전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반면, 이를 감사 또는 조사해야 할 의원은 그렇지 못하다. 이 때문에 각종 감사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이뤄지기 일쑤고, 대부분 기초의회의 조례 제정 건수도 집행부 발의에 비해 10분의1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광주 북구의회 최기영(51) 의원은 “정책개발과 조례 발의 등을 위해선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만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를 쫓아다니다 보면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다”며 “보좌진 확보 등 시스템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의원이 소속된 정당의 상위 계층인 광역, 국회의원과의 관계도 모호하다. 법적으로는 수평·독립적이지만 막상 선거철이 되면 이들의 당선에 전력투구해야 하는 것도 생활자치에 전념해야 할 기초의원에겐 큰 부담이다. 한 기초의원은 “지역 일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도 주민들은 이 같은 공적인 활동의 가치를 높게 쳐 주지 않는다”며 “이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주민의 무관심과 불신으로 이어져 참여정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당이 독식한 지역의 기초의원들은 이런 어려움 외에도 같은 당 소속의 단체장을 비판하거나 견제하기가 힘든 구조다. 이에 따라 전국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는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 정치권은 묵묵부답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노스페이스 평창동계올림픽 후원

    노스페이스 평창동계올림픽 후원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후원사로 선정됐다.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는 2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스포츠의류 부문 공식후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영원아웃도어는 자원봉사자 등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5만 1000여명에게 파카·셔츠·신발·장갑·모자·양말·가방 등 노스페이스의 스포츠의류를 협찬한다. 또한 동계올림픽 조직위의 지식재산권 사용·독점 제품 공급·프로모션 활동·스폰서 로고 노출 등의 권리를 갖게 된다. 영원아웃도어는 1997년부터 노스페이스 브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 [정병석 경제산책] 조선의 국가개조론 논의

    [정병석 경제산책] 조선의 국가개조론 논의

    영조 13년(1736년) 10월 유수원이라는 관료이자 학자가 저술한 ‘우서’(迂書)라는 국가개조론이 조정에서 논의되었다. 이 책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며 조선의 국력이 극도로 쇠퇴하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 있는 시기에 문벌 중심의 신분제, 관료제, 산업정책 등을 전면적으로 개혁하자는 획기적인 부국안민 제안이었다. 이를 읽어본 영조는 다른 학자들의 저술이 선현들의 책에서 발췌하여 멋진 문구로 표현한 데에 지나지 않으나 이 책은 자기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것을 저술하였으니 참으로 귀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 “나는 일을 행할 수 있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행하여지지 못할까 두려워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 사람은 말이 아닌 글로 이를 기술하니 실로 나보다 훌륭하고 뛰어난 것이다”라고 칭찬한다. “그러나 그중에는 오활하여 시행할 수 없는 것이 많다”고도 했다. 조선시대에 많이 쓰였던 ‘우활/오활’(迂闊)이라는 단어는 실정에 맞지 않아 실용의 가치가 없다는 의미이다. ‘迂書’라는 제목도 그런 평가를 예상하여 비판을 피하기 위해 저자 스스로 조심스럽게 붙인 것이리라. 유수원의 주장이 허황된 제안인가? 1730년대에 저술된 그의 정책은 오늘날의 경제학 이론으로 판단해도 매우 획기적인 것이다. 그는 조선 국력쇠퇴의 원인으로 신분제의 문제를 지적하며, 폐쇄적인 신분제의 족쇄를 폐기하고 모든 백성에게 평등한 기초 교육기회를 부여하되 일정한 시험을 치러 그 적성에 따라 관리를 선발하고 농·공·상의 적합한 직업에 종사하게 하자고 제안한다. 당시 중국은 교역이 활성화되어 개인이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할 수 있어 전문화되고 생산이 급증했음을 지적한다. 조선도 분업과 전문화를 토대로 자기 직업에만 전념하게 해야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의 부강, 백성의 생활향상을 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1776년에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밝힌 분업과 전문화, 자유경제활동과 시장경제의 장점 등을 훨씬 앞서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도 그의 국가개조론이 조선에서 채택되지 못한 것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유수원 본인은 유력한 사대부 가문의 출신이면서 과거에 급제했어도 노론 소론의 당쟁에 피해를 입어 지방수령으로 맴돌다가 자신의 청각 장애가 심화된 상태에서 이 책을 저술한 것이다. 당쟁의 와중에서 소론계인 저자 본인이 역모혐의로 처형되자 저서도 마찬가지의 운명을 맞게 된 것이다. ‘우서’는 사장되어 존재 자체가 잊혀지고 획기적인 국가개조론은 출판 보급될 기회도 갖지 못한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자. 조선 최고의 경세가의 하나로 꼽히는 유형원의 ‘반계수록’은 1670년에 집필이 완료되고 많은 학자가 거듭 상소를 올려 이를 시행하자고 건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정에서는 오활하여 시행할 수 없다고 답변한다. 반계수록이 영조의 지시로 경상도 감영에서 목판으로 발간된 것은 100년의 세월이 경과한 후의 일이다. 획기적인 국가개조론이 제안되어도 기득권층이나 정치적 이해가 다른 계층이 출판 자체를 막고 이를 외면한다면 나라 발전을 기할 수 없다. 조선은 국가에서 인쇄 출판을 독점하였다. 또 서적을 유통하는 서점을 설치하자는 건의도 조정에서 여러 차례 논의하고도 사대부들의 반대로 좌절된다. 국가에서 독점 인쇄하는 서적을 무상으로 배급받을 수 있는 관료들은 자유로운 서적 유통을 위한 서점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또 다른 계층과 지식 정보를 나누고 싶은 의사도 없었을 것이다. 조선에서 17세기 이후에 계속 제기된 실학파의 국가개조론 등을 수용하여 신분제를 타파하고 상공업을 활성화하는 등 제도를 쇄신하였다면 조선은 경제력이 배가되어 아시아를 주도하는 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최근에 제기되는 국가개조를 위한 논의에서도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다양한 견해를 포용하며 사회적 합의를 모색해보는 그런 여건이 조성되기를 염원한다.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별나라 아이의 눈에 비친 지구인 교실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별나라 아이의 눈에 비친 지구인 교실

    외계인 전학생 마리/이진하 지음/정문주 그림/현북스 펴냄/104쪽/1만 1000원 선생님의 뒤를 요상한 여자 아이 하나가 졸졸 따라온다. 토마토 꼭지처럼 한 움큼의 머리카락을 하늘 높이 묶고 가방 대신 검은색 비닐봉지를 달랑 든 채다. 아이는 첫 마디부터 반 아이들을 황당하게 한다. “나는 ‘마루마’라는 별에서 온 마리야.” 하지만 정작 마리에게 지구인의 교실 풍경은 황당한 것투성이다. 지구인들은 왜 수업시간에 입 한 번 떼지 않는지, 쉬는 시간은 왜 10분밖에 안 되는지, 왜 학교에선 배우고 싶은 건 배울 수 없는지, 왜 조회 시간엔 교장선생님만 말해야 하는지…. 반대로 아이들에게 마리는 ‘이상한 아이’에서 ‘만능 해결사’가 되어 간다. 슬픈 아이에겐 슬픔을 먹어주는 찰흙 인형 만드는 법을 일러주고, 친구와 싸운 아이에겐 화해 공책을 쥐어 주고, 왕따를 주도하는 아이는 호들갑을 떨어 물리쳐 준다. 발언을 독점하는 ‘독재자’ 교장 선생님 대신 말하고 싶은 아이들을 위해 학생 발언단까지 모집한다. 교장 선생님의 미움을 사지 않으려는 선생님들의 방해 공작이 치밀한 가운데 다가온 운동장 조회 시간. 다들 눈치만 보는데 누가 앞으로 나설까. ‘가만히 있는 것’을 ‘정상’으로 여기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마리는 스스로의 주장대로 ‘외계인’이자,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골칫거리’다. 하지만 변하지 않을 것 같던 권위적인 선생님과 수동적인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세상을 바꾸는 건 특별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며 자주 입을 다물었다”는 작가는 “어쩌면 마리 같은 친구를 오래전부터 만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마리는 누군가 용기를 내주길 바라기 전에 스스로 한 발 재겨 딛는 것이 행복의 열쇠임을 일러주러 지구에 왔는지도 모르겠다. 초등 3학년부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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