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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영민 “文, 속도조절 당부”… 당청, 검찰개혁 엇박자

    유영민 “文, 속도조절 당부”… 당청, 검찰개혁 엇박자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수사청 설립을 비롯한 검찰개혁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던 날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검찰에서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의 검찰개혁을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이 이견을 표출하면서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얻어낸 당정청’이라던 당청 관계가 시험대에 놓였다. 유 실장은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개혁 속도 조절론’에 대한 대통령 의중을 묻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유 실장의 답변을 듣고 깜짝 놀란 민주당 소속 김태년(원내대표) 운영위원장은 “대통령의 정확한 워딩이 ‘속도 조절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잖아요”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실장은 “제가 그 자리에 있었는데 정확한 워딩은 그게 아니었지만, 그런 의미의 표현을 하셨다는 것”이라며 ‘속도 조절’이란 표현은 없었지만, 취지는 분명하다고 확인했다. 이후 파장이 커지자 유 실장은 이날 오후 늦게 회의가 끝나기 전에 “확인 결과 (대통령의) 표현에 속도 조절은 아니고, 검찰개혁 잘 안착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워딩에 없다는 거 다시 확인드리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 실장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 민주당 강경파가 주도해 온 검찰 수사권 박탈을 놓고 청와대와 당의 견해가 제법 크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신현수 민정수석 사의 파동을 촉발한 검찰과의 갈등을 최대한 억누르며 민생 중심의 국정을 운영하려 하지만,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의 뜻대로 이참에 수사청을 설립해 검찰의 힘을 완전히 빼려 하고 있다. 속도 조절론은 지난 22일 박 장관이 국회에서 “올해 시행된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차원의 대통령 말씀이 있었다”고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수사·기소 완전 분리 등 검찰개혁 2단계를 추진하는 민주당은 “당정 간, 당청 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속도 조절론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전달받은 바 없다”거나 언론의 오역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강경한 분위기를 읽은 박 장관은 이날 대전 중구 대전보호관찰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언론에서 속도 조절론이라는 표현으로 뭉뚱그려 다루는 듯하다”면서 “제가 대통령의 당부를 속도 조절로 표현한 적 없고, 대통령께서도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속도 조절론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강경파를 독려했다. 추 전 장관은 “어느 나라에서도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지고 심지어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고 있지 않다”며 “국회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법전편찬위원회 엄상섭 위원이 조만간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방향으로 나가야 함을 강조했으나 어언 67년이 지나 버렸다”며 “이제 와서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면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 버린다”고 덧붙였다. 추 전 장관은 오후에 또 글을 올려 “수사청을 설치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할 것이란 우려는 기우”라고도 했다. 대통령이 현직 장관에게 검찰개혁 과정에서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하는 걸 막으라고 지시했는데 전직 장관이 ‘그런 걱정은 기우’라고 한 것처럼 들릴 소지가 있다. 속도 조절에 대한 당청 간 온도 차가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들은 현직 장관마저 선을 긋고 나서면서 레임덕 우려까지 나온다. 신 수석의 사의 파동부터 속도 조절론 이견까지 볼 때 당청 관계가 변화하기 시작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기 말 권력의 축이 청와대에서 민주당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속도 조절을 당부했는데 추 전 장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대통령의 말을 막아서니 이 정부의 특기인 쇼인지 아니면 진정한 임기 말 레임덕의 방증인지 모를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청와대가 비공개 당청 협의도 아닌 국회 운영위에서 다시 한번 속도 조절 취지를 강조한 만큼 민주당의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청와대가 명확한 속도 조절 메시지를 발신한 만큼 민주당으로서도 계속 맞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로서는 계획대로 3월 초에 법안을 발의하고, 본격적인 논의는 일단 4월 보궐선거 이후로 미뤄 둘 가능성이 크다. 한 여당 의원은 “6월 통과는 쉽지 않고 수사권 조정 안착 상황을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수사청법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발의하고, 6월 국회에서 통과시키되 유예기간 1년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수사청을 법무부 산하에 설치하고 논란이 됐던 영장청구권은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유영민 “文, 檢개혁 속도조절 당부” 김태년 “정확한 워딩 아니잖아요”

    유영민 “文, 檢개혁 속도조절 당부” 김태년 “정확한 워딩 아니잖아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24일 더불어민주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수사청(가칭) 설립을 비롯한 검찰개혁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던 날 속도조절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유 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에 대한 대통령 의중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하자 깜짝 놀란 민주당 소속인 김태년(원내대표) 운영위원장이 “대통령의 정확한 워딩이 ‘속도 조절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잖아요”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실장은 “제가 그 자리에 있었는데 정확한 워딩은 그게 아니었지만, 그런 의미의 표현을 하셨다는 것”이라며 ‘속도조절’이란 표현은 없었지만, 취지는 분명하다고 확인했다. 지난 22일 박 장관이 국회에서 “올해 시행된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차원의 대통령 말씀이 있었다”고 언급하자 언론에서는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 등 검찰개혁 2단계를 추진하는 민주당은 “당정 간, 당청 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속도조절론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전달받은 바 없다”거나 언론의 오역이라고 했다.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비공개 당청 협의도 아닌 국회 운영위에서 다시 한번 속도조절 취지를 강조한 만큼 민주당의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수사청법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발의하고, 6월 국회에서 통과시키되 유예기간 1년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수사청을 법무부 산하에 설치하고 논란이 됐던 영장청구권은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언론에서 속도조절론이라는 표현으로 뭉뚱그려 다루는 듯하다”면서 “제가 대통령의 당부를 속도조절로 표현한 적 없고, 대통령께서도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속도조절론에 선을 그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어느 나라에서도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지고 심지어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고 있지 않다”며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면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 버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명확한 속도조절 메시지를 발신한 만큼 민주당은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둔 지지층의 요구를 감안해 일단 법안을 발의하되 본격적인 논의는 선거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 여당 의원은 “6월 통과는 쉽지 않고, 수사권 조정 상황을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민영 기자 min@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수사청 쟁점 세가지…법무부 산하·1년후 시행·영장청구권 없음으로 가닥

    수사청 쟁점 세가지…법무부 산하·1년후 시행·영장청구권 없음으로 가닥

    “현실적으로 행안부 아닌 법무부 산하가 가장 적합” 수사청, 내년 6월 문열듯…일각 주장 영장청구권 없어  더불어민주당이 수사청을 법무부 산하에 설치하고 1년 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각에서 주장했던 영장청구권은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의 수사청법 등을 이달 말~다음달 초에 발의하고, 상반기 중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24일 민주당 검찰개혁특위에 따르면 여당은 수사청 신설 법안에 최후 쟁점으로 남아있던 세가지를 정리했다. 법무부 혹은 행정안전부 산하로 하거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처럼 독립기구로 둘지를 두고 고민했지만 법무부 산하에 두기로 합의했다. 검개특위는 전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참석하는 비공개 당정에서 이러한 내용을 공유했다. 특위 소속 한 의원은 “법무부 산하로 둘 경우 검찰에 장악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법무부 산하가 가장 적합하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시행 시기는 국회 통과 1년 후로 잡았다. 특위 소속 한 의원은 “수사청이 새로 생기는것뿐만 아니라 검찰 조직·인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 등 형사사법체계가 완전히 바뀌는 만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특위 의원이 “혼란을 줄이기 위해 1년은 짧다. 2년 정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지만 다수 의원은 1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검개특위는 6월 국회에서 통과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만큼 수사청은 내년 6월에 문을 열게 된다.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검경수사권 조정도 지난해 1월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1년 이후인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영장청구권은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특위 관계자는 “특위에서 수사청에 영장청구권을 주자는 논의를 구체적으로 한 적이 없다. 개별 의원의 생각일뿐”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검개특위 수사기로분리TF팀장인 박주민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헌법 사안”이라며 “법률을 개정하거나 새로 만든다고 해서 검사의 영장청구권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속도조절 주문에도 불구하고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3법은 2월말 3월초에 발의하고, 상반기 중에 국회에서 법을 통과하겠다는 논의와 인식 공유가 있었다”며 “당청, 당정간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속도조절론을 비판하고 나섰다. 추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어느 나라에서도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지고 심지어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고 있지 않다”며 “국회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법전편찬위원회 엄상섭 위원이 조만간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방향으로 나가야 함을 강조했으나 어언 67년이 지나 버렸다”며 “이제 와서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면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 버린다. 아직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도 무엇을 더 논의해야 한다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재명 의협 때리기…‘간호사 의료행위 허가’로 이낙연·정세균과 차별

    이재명 의협 때리기…‘간호사 의료행위 허가’로 이낙연·정세균과 차별

    이재명 “공공의대 반대투쟁 후 의사면허 재시험 허용”이낙연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우회 지적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3일 ‘의사면허취소법’에 반발한 대한의사협의회의 총파업 예고에 “의사면허 정지추진과 동시에 간호사에게 임시로 의료행위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백신접종 국면에서도 ‘간호사 의료행위 허가’ 과감한 주장으로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주권 국가에서 누구나 자기 이익을 주장할 수 있지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어기지 말아야 할 법이 있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전문직과 다른 특별대우를 요구하며 면허정지제도를 거부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국민이 부여한 독점진료권으로 국민을 위협하는 경우까지 진료독점을 유지시킬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와 정 총리도 의협의 총파업 예고에 엄중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에서 “만약 불법적인 집단행동을 한다면 정부는 단호히 대처하는 게 마땅하다”라고 했다. 정 총리도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만일 의협이 불법 집단행동을 현실화한다면 정부는 망설이지 않고 강력한 행정력을 발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이 지사는 “의사의 불법파업으로 의료체계 유지가 어려운 긴급한 경우에 간호사 등 일정자격 보유자들로 하여금 임시로 예방주사나 검체채취 등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허용해 주시기 바란다”고까지 언급한 것이다. 특히 이 지사는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준 정 총리와 의정협의체를 추진한 이 대표를 우회적으로 겨냥해 “의사협회가 이처럼 안하무인, 국민경시에 이른 것은 의사협회의 집단불법행위가 쉽게 용인되고 심지어 불법행위를 통한 부당이익조차 쉽게 얻어온 경험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공공의대 반대투쟁 후 의사면허 재시험 허용이 대표적이다. 사익을 위한 투쟁 수단으로 부여된 기회를 포기했다면 원칙적으로 기회를 재차 부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지사의 강한 주장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간호사에게 임시로 의료행위를 허용하자는 것은 지금 의협과 진짜로 전쟁을 하자는 것”이라면서 “자기 정치를 할 수는 있지만, 내부 총질까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수술실 CCTV 설치법안을 두고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무원(국회)이나 임명직 공무원(복지부 등)들이 국민의 뜻에 어긋나도록 수술실CCTV 설치를 외면하는 것은 위임의 취지에 반하며 주권의지를 배신하는 배임행위”라며 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국회를 비판한 바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이재명 “백신접종, 간호사가”…“어느 간큰 간호사가 사망 책임지나”

    이재명 “백신접종, 간호사가”…“어느 간큰 간호사가 사망 책임지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의사의 파업에 대비해 간호사들의 코로나 백신접종을 제안하자 의사단체장이 극렬하게 반발했다. 이 지사는 23일 의사협회가 교통사고를 포함한 모든 범죄에 금고형 이상을 받으면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법안에 총파업을 예고하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의사에게 면허로 의료행위 독점권을 부여하고, 이들이 국민건강보호책임에 충실할 수 있도록 ‘화타’에게조차 면허없는 의료행위를 금지한다”면서 “의사협회는 국민이 부여한 특권을 사적이익을 얻는 도구로 악용중”이라고 비판했다. 또 코로나 위기에 의사협회가 의사 외에는 숙련 간호사조차 주사 등 일체 의료행위를 못하는 점을 이용해 백신접종을 거부하여 방역을 방해하겠다는 것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의대 반대투쟁 후 의사면허 재시험 허용처럼 의사들이 불법행위를 통한 부당이익조차 쉽게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 백신주사는 현행법상 의사만 할 수 있는데, 의사협회의 불법파업이 현실화되면 1380만 경기도민의 생명이 위험에 노출된다”면서 “의사의 불법파업으로 의료체계 유지가 어려운 긴급한 경우에 간호사 등 일정자격 보유자들로 하여금 임시로 예방주사나 검체채취 등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허용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이에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이 지사가 표 장사하려고 나섰다고 그의 제안을 폄훼했다. 임 회장은 이 지사가 의사들의 부당이득이라고 비판한 의사 국가고시 재시험에 대해 “코로나 환자가 많아지면서 의사 부족으로 인한 위기감을 느낀 정부가 물밑대화를 수없이 제안해서 정부여당이 무릎 꿇은 모습으로는 안 비치게 해달라고 사정사정 해놓은 걸 가장 잘 알면서 이 따위 소리나 한다”고 한탄했다. 또 이 지사가 의사들의 독점진료권을 비판한 것은 “이재명이 원하는게 무자격자에게 진료를 받는 것인가”라며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성 쇼크)가 와서 불과 30분도 안되서 죽을 수도 있는 코로나 백신 접종은 경미한 의료행위니 간호사가 할 수 있게 하자고 하는가”라고 성토했다. 어떤 간큰 간호사가 환자 사망시 감옥에 가고 적어도 4~5억원쯤 배상액이 드는 일을 하겠느냐면서 정부가 배상 책임을 지더라도 민사보상까지 하지는 못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 지사가 국민의 아픔을 이용하고, 국민의 분열을 조장한다면서 코로나 검사는 자주 하는 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의협 총파업 예고에... 이재명 “간호사에 의료행위 임시 허용해야”

    의협 총파업 예고에... 이재명 “간호사에 의료행위 임시 허용해야”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가 의료법 개정안에 반발해 파업을 예고하자, 이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의사협회가 불법 파업을 하면 의사면허를 정지시키고, 동시에 의사의 불법파업으로 의료체계 유지가 어려운 긴급한 경우에 간호사 등 일정자격 보유자들로 임시로 예방주사나 검체채취 등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2일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전문직과 다른 특별대우를 요구하며 면허정지제도를 거부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국민이 부여한 독점진료권으로 국민을 위협하는 경우까지 진료독점을 유지시킬 이유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국민주권국가에서 누구나 자기이익을 주장할 수 있지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어기지 말아야 할 법이 있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의사에게 면허로 의료행위 독점권을 부여하고, 이들이 국민건강보호책임에 충실할 수 있도록 ‘화타(중국 한나라의 명의)’에게조차 면허 없는 의료행위를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의사협회는 국민건강을 위해 국민이 부여한 특권을 국민생명을 위협해 부당한 사적이익을 얻는 도구로 악용 중”이라며 “의사협회는 국회가 변호사 등 다른 전문직들처럼 중범죄로 처벌되는 경우 일시면허정지(면허 취소라지만 수년 내 면허부활)를 시키려 하자, 백신접종거부를 내세우며 대국민 압박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적극적 협조로 코로나위기를 힘겹게 이겨나가는 이때 의사협회가 의사 외에는 숙련 간호사조차 주사 등 일체 의료행위를 못하는 점을 이용해 백신접종을 거부하여 방역을 방해하겠다는 것은 불법”이라며 “더구나 국민이 준 특권으로 국민을 위협해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는 것은 불법 이전에 결코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코로나백신주사는 현행법상 의사만 할 수 있는데, 의사협회의 불법파업이 현실화되면 1380만 경기도민의 생명이 위험에 노출된다. 의사협회의 불법부당한 위협으로 정당한 입법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의사면허정지 추진과 동시에 의사의 불법파업으로 의료체계 유지가 어려운 긴급한 경우에 간호사 등 일정자격 보유자들로 하여금 임시로 예방주사나 검체채취 등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허용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변창흠 “대기업, 상생 협력 땐 중고차 사업 활성화”

    변창흠 “대기업, 상생 협력 땐 중고차 사업 활성화”

    현대차를 포함해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 중고차 매매업과의 갈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기업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중고차 사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토부 장관이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내비친 것은 처음이다. 변 장관은 “얼핏 보면 대기업 생산업체가 중고시장까지 진출해서 상생을 없애는 걸로 볼 수도 있겠지만 만일 상생협력한다면 오히려 중고차 사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조건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을 허용하되, 중소기업 보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논란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2013년 중고차 매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 진출을 근본적으로 막았지만, 지난해 11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고차 매매업을 더는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기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본격화됐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참여하면 고객 신뢰 회복과 함께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미국, 유럽처럼 다양한 중고차 연계산업과 전문서비스가 활성화돼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고차업계는 “완성차가 참여하면 기존 중고차 매매업자의 생존이 어려워진다”며 중고차 매매업을 다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다만 “우리의 생존이 보장되고 현대차의 독점을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상생안이 나오면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서울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우상호 “안철수, 답하라…검찰과 의사 특별대우 바로잡아야”

    우상호 “안철수, 답하라…검찰과 의사 특별대우 바로잡아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는 22일 이번 기회에 의사들의 특별대우도 바로잡아야 한다며 최대집 의사협회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를 동시에 저격했다. 우 후보는 중범죄(금고이상의 형)를 범한 의사에 대한 면허취소를 다룬 의료법개정안에 의사협회가 ‘백신접종 협조 거부’ 등을 내세우며 강력 반발한 것과 관련해 “변호사도 회계사도 모두 적용되는 자격제한이 의사들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 후보는 “기소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로부터 비롯된 과도한 검찰권 행사를 바로잡는 것이 그렇게도 혼란하고 힘든 시간이었다”면서 “이번에는 또 다른 기득권인 의사들의 특별대우를 바로잡는 문제다”라며 개혁에 따른 저항이 만만찮겠지만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후보는 반발에 앞장서고 있는 최대집 회장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끝없이 지지했던 인물이었다”며 “이런 최대집 의협회장의 무대포 반발에도 불구하고 상식있는 다수 의사들은 개정안에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의협 집행부 등 일부 정치의사들의 주장이 마치 전체 의사들의 의견인 것처럼 왜곡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득 매일 해가 뜨면 시작하는 발언이 정부비판밖에 없는 의사 출신 안철수 후보에게 묻고 싶다”며 안 후보를 거론한 뒤 “박근혜를 지지했던 최대집 회장의 의료법 개정에 대한 의견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상식 있는 다수 의사들의 생각에 동의하는지 말하라”고 요구했다. 우 후보는 의협반발을 이용해 ‘개혁’, ‘적폐’ 어느 쪽인지 묻는 것으로 안 대표를 공격하는 한편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한편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장이 의료법 개정안을 ‘의사면허 강탈법’, ‘의사노예 양산법’이라고 비판하며 찬성을 요청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의사뿐 아니라 국회의원, 장관 등도 법을 어기면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은 국회의원들은 온갖 잘못을 저질러도 의원을 계속한다고 지적했지만, 의원도 100만원 이상 벌금이나 금고형 이상 실형을 선고받게 되면 의원 자격이 박탈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코로나19와 항공산업의 위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열린세상] 코로나19와 항공산업의 위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피해를 당하지 않는 산업이 없을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산업의 하나는 항공산업이다. 많은 나라가 국경을 봉쇄하고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형편에서 관광과 화물수송을 못 하게 되니 새로운 비행기의 제작도 크게 줄었다. 미국 보잉사의 차세대 여객기인 보잉 777 X의 개발도 지연됨에 따라 작년 전반기 적자만 12조원이 넘는다. 항공산업도 우주산업 못지않게 선진국들이 독점하다시피 하는 영역이다. 첨단 전투기를 미국,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까지 스스로 생산하고 있고 한국도 블랙이글 에어쇼를 하는 A50 전투기를 스스로 제작할 정도까지 올라섰으니 대단한 성과다. 국가 예산이 워낙 많이 들어가다 보니 A50 전투기를 국산화해야 하나 마나 고민하던 시절에 필자에게도 자문을 해 왔는데, 추진해야 된다고 의견을 낸 것은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결정이었다. 20여년 전 일인데 국가가 전략 목표를 갖고 추진해 왔기에 우리는 우리의 전투기로 아름다운 에어쇼를 구경하게 됐고, 실전에도 사용되는 전투기를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민간 여객기 분야는 사정이 다르다. 대형 민간 여객기 분야는 미국과 프랑스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당분간은 그 어느 나라도 미국의 보잉과 프랑스의 에어버스를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중형 여객기 시장은 브라질과 캐나다의 중형 여객기가 태반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가 생산하는 MRJ는 100석 규모의 중형 여객기를 완성했지만, 가격이 비싸 수출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도 미래의 국가 동력산업으로 중형 여객기 생산을 꿈꾸고 있으나 가야 할 길이 멀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일본은 항공산업에 한이 맺힌 나라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기동력이 미국이 놀랄 만큼 탁월해서 가미카제 특공대로도 쓰였던 ‘제로 전투기’를 갖고 있었고, 미국은 전쟁 초반에 제로 전투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래서 일본을 항복시키고 나서 미국의 맥아더 원수는 항공산업 자체를 전면적으로 닫게 했고, 7년 후에야 겨우 문을 다시 열었다. 그러다 보니 70년이 지난 지금도 대형 여객기는 미국으로부터 사들여 쓰고 있다. 그러면서도 민간 여객기 생산의 꿈을 접지 못한 일본은 부품산업을 발전시켜 가며 항공산업을 지속해 왔기에 순국산 중형 여객기를 보유하게 됐다. 보잉 여객기의 문짝 부품부터 수주해 만들기 시작해서 이제는 미국의 최신예 여객기 보잉 787의 양 날개를 미쓰미시가 만들고 있다. 총공정의 35%를 일본이 만들고 있어 ‘메이드 인 재팬’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일본이 비록 대형 여객기는 생산하지 못하지만 부품산업을 발달시켜 보잉사와 에어버스사에 납품하며 핵심 기술인 엔진 부분까지 접근하고 있다. 일본의 경험을 보면 중형 여객기를 미래에 생산하려는 한국의 산업 전략이 있다면 부품산업부터 폭을 넓혀 가며 항공기 전체 구조물 설계와 생산에 다가가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가 만연하면서 세계 항공업계가 큰 손실에 직면에 있고, 도산 직전에 있는 회사들도 많다. 차세대 여객기인 보잉 777 X의 개발이 지연됨에 따라 일본의 부품회사인 미쓰비시와 가와사키도 수백억원의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보잉 여객기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의 중소형 부품회사들도 실력을 인정받아 안정적인 부품 수출을 해 왔고 심지어는 러시아 여객기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도 폐업 위기에 내몰려 있다. 주요국 대열에 들어가려면 중형 여객기를 생산해 내수에도 사용하고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국가로 발전해야 한다. 우주산업도 마찬가지이듯이 항공산업도 수익 창출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항공산업 부품업체들이 줄도산의 위기 내몰렸다는 소식에 한국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본이 보잉 787의 날개를 생산하고 엔진의 블레이드 부품까지 생산하는 것은 돈도 벌고 미래에 대형 민간 여객기 생산에 공동 참여하려는 국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항공산업은 첨단기술산업이다. 한국 정도의 국력을 가진 나라에서 차세대 후손들이 국산 여객기를 생산하려면 부품산업부터 육성하고, 그 종류를 늘려 가며 대형 여객기 개발 공동 참여의 꿈도 꿔야 한다.
  • [허백윤의 아니리] 도전과 노력이 빚어낸 콘체르토

    [허백윤의 아니리] 도전과 노력이 빚어낸 콘체르토

    지난달 2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콘체르토: 대립과 조화’에서 대금 연주자인 김정승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대금과 첼로,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초연으로 흥겨운 무대가 이어지던 중 김 교수는 대금을 불며 동시에 비트박스를 선보인 것이다. 지난 2년간 새로운 대금 소리를 고민한 그가 대금 비트박스를 공개한 첫 무대였다. 뻥 뚫린 대나무에 취구로 바람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대금의 원리는 신라시대 만파식적 설화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전형적인 전통악기라 현대음악과 안 어울릴 수도 있고 반면에 전통과 첨단의 조화가 더욱 독창적으로 다가갈 수 있기도 하다”는 게 김 교수의 도전정신을 불러낸 대금의 양면성이었다. 색깔이 뚜렷한 만큼 어떤 색을 더하느냐에 따라 금방 새롭고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대금 비트박스는 미국 플루티스트 그레그 파틸로의 ‘플루트 비트박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호흡이 쉽지 않아 플루트 연주자들도 일부만 시도했다. 김 교수는 “대금이 플루트보다 취구가 다섯 배나 커 훨씬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대신 파워풀한 테크닉으로 역동적인 연주를 들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무대에서 자신감을 얻은 그는 다른 악기들과의 협연을 비롯해 비트박스 비중을 더 많이 늘린 대금 작품을 하고 싶다는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빛과 다양한 장르 음악을 활용하며 강렬한 음악세계를 보여 준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씨는 술대로 현을 튕기는 탄현악기인 거문고를 활로 그어 연주한다. 그는 “점을 찍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독점할 수 있는 선을 연주하는 데 대한 동경이 있었다”면서 “장난스럽게 한 번 그어본 소리가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았다”고 했다. 박씨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넓은 시각을 가지려 했으니 그 소리를 신선하고 즐겁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우연한 발견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도 다양한 소리를 얻기 위해 많은 도전을 거쳤다. 활로 선을 연결해 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면서 대아쟁부터 바이올린, 첼로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현악기의 활을 다 가져가 거문고에 그어봤다. 그리고 비올라 활이 자신이 표현하려는 음악과 가장 잘 어울린다는 걸 찾아냈다. “활대가 충분히 길고 단단해 연주할 때 무게도 좋고 소리도 저의 음악과 정서적으로 가장 잘 맞는다”고 했다. 활로 연주할 땐 거문고를 반대로 돌려놓으면서 “과연 이것을 거문고 연주라 할 수 있는가”라며 스스로를 ‘돌연변이’ 같다고도 했지만 도전은 활로 이어지는 거문고 소리만큼 깊은 울림을 준다.거문고 연주자 이정석씨는 “이렇게 매력 있는 악기가 무대에서 소외되면 안 된다는 안타까움”에 거문고를 그야말로 씹고 뜯고 맛보기 시작했다. 심금을 울리는 거문고는 독주 악기로 오랜 시간 사랑받았지만 정작 큰 무대에선 소리가 너무 작게 튕겨 나갔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6년 동료 연주자들과 ‘거문고 팩토리’를 꾸려 이런저런 실험을 했다. 같은 중저음대 악기들로 다채로운 앙상블을 만들어 내기 위해 악기를 자르고 들어 올렸다. “‘선비 악기’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 허리에 매고 기타처럼 연주도 했고, 높은 음역대를 내는 실로폰 거문고, 활을 사용하는 첼로 거문고 등을 만들며 거문고로 할 수 있는 실험은 웬만큼 다 해봤다”고 소개했다. 그는 6현 거문고에 전자 음향 픽업 장치를 단 전자 거문고를 주로 쓴다. 거문고 소리가 전자 기타 같은 음색을 내며 더 크게, 더 오래 이어진다. “당시만 해도 ‘나쁜 짓’ 한다고 손가락질받았는데 이젠 많은 연주자들이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어 좋다”는 그는 거문고 원리를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한 악기 개량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미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연주자들에게 정해진 틀을 벗어나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들을 털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오히려 간단했다. 지금,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다. 그 도전과 노력에 담긴 진심이 만들어 내는 세상과의 협주곡은 객석에 고스란히 감동을 준다. baikyoon@seoul.co.kr
  • 현대차 전기차에 SK·中 배터리 단다

    현대차 전기차에 SK·中 배터리 단다

    점유율 세계 1위 CATL 절반 이상 수주SK이노, 파우치형 생산·화재 없어 호평이재용·정의선 회동에도 삼성SDI 탈락업계 “현대차·기아 中 진출 발판 마련”현대자동차·기아의 전기차 배터리 3차 수주전에서 SK이노베이션과 중국 CATL이 공급사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배터리 회동’ 이후 협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최종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2023년 이후 출시하는 전용 플랫폼(E-GMP) 전기차 3차 물량의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과 CATL을 선정해 최근 통보했다. 수주 규모는 당초 예상(20조원)보다 적은 총 9조원대로, CATL이 절반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9년 발주한 1차 물량(10조원)은 SK이노베이션이 독점했고, 지난해 2차 물량(16조원)은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이 공동 수주했다. 1차 물량은 ‘아이오닉 5’에, 2차 물량은 내년 출시될 ‘아이오닉 6’에 들어간다. 이번 수주 물량은 2023년 이후 출시될 기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3종 등에 탑재된다. 다만 2024년 출시될 ‘아이오닉 7’ 배터리의 주요 공급사는 이번에 선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E-GMP 배터리 3차 수주전은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CATL 등이 참여한 4파전으로 진행됐다. 현대차·기아는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이번에도 납품사를 복수로 선정했다. 삼성SDI는 SK이노베이션과는 달리 ‘각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해 왔고, 배터리 셀과 팩 사이 모듈 관련 기술이 현대차·기아가 생각한 것과 차이가 있어 고배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기아가 선호하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점과 아직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없다는 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아 1차에 이어 다시 선택받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된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패소하면서 향후 10년간 미국의 현대차·기아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할 순 없지만,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 완성 전기차 유통은 가능하다. 현대차와 관계가 끈끈한 LG에너지솔루션도 3차 공급사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화재와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설립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화재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LG를 배터리 공급사로 낙점하는 건 현대차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현대차가 아이오닉 7 공급사 선정을 미룬 것도 LG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7에 탑재될 배터리를 현대차와 LG가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산 CATL 배터리가 국산 전기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CATL은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점유율 24.0%로 LG에너지솔루션(23.5%)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중국산 배터리 사용량을 늘리는 것 같다”고 봤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자국 기업이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 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중국 진출 포석’… CATL 배터리 공급 늘리는 현대차

    ‘중국 진출 포석’… CATL 배터리 공급 늘리는 현대차

    현대자동차·기아의 전기차 배터리 3차 수주전에서 SK이노베이션과 중국 CATL이 공급사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배터리 회동’ 이후 협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최종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2023년 이후 출시하는 전용 플랫폼(E-GMP) 전기차 3차 물량의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과 CATL을 선정해 최근 통보했다. 수주 규모는 당초 예상(20조원)보다 적은 총 9조원대로, CATL이 절반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9년 발주한 1차 물량(10조원)은 SK이노베이션이 독점했고, 지난해 2차 물량(16조원)은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이 공동 수주했다. 1차 물량은 ‘아이오닉 5’에, 2차 물량은 내년 출시될 ‘아이오닉 6’에 들어간다. 이번 수주 물량은 2023년 이후 출시될 기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3종 등에 탑재된다. 다만 2024년 출시될 ‘아이오닉 7’ 배터리의 주요 공급사는 이번에 선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E-GMP 배터리 3차 수주전은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CATL 등이 참여한 4파전으로 진행됐다. 현대차·기아는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이번에도 납품사를 복수로 선정했다. 삼성SDI는 SK이노베이션과는 달리 ‘각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해 왔고, 배터리 셀과 팩 사이 모듈 관련 기술이 현대차·기아가 생각한 것과 차이가 있어 고배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기아가 선호하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점과 아직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없다는 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아 1차에 이어 다시 선택받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된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패소하면서 향후 10년간 미국의 현대차·기아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할 순 없지만,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 완성 전기차 유통은 가능하다. 현대차와 관계가 끈끈한 LG에너지솔루션도 3차 공급사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화재와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설립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화재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LG를 배터리 공급사로 낙점하는 건 현대차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현대차가 아이오닉 7 공급사 선정을 미룬 것도 LG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7에 탑재될 배터리를 현대차와 LG가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산 CATL 배터리가 국산 전기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CATL은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점유율 24.0%로 LG에너지솔루션(23.5%)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중국산 배터리 사용량을 늘리는 것 같다”고 봤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자국 기업이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 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서울광장] 병법 제로의 검찰개혁 전쟁/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병법 제로의 검찰개혁 전쟁/박홍환 논설위원

    충북 증평군 증평읍 전통시장에서는 쇠망치 두드리는 소리가 정겹다. 대장간 전통기능 국내 1호 전승자인 대장장이 최용진씨의 반세기 가까운 일터 증평대장간에서 울려 퍼지는 ‘퉁, 탕, 치~익’ 하는 리드미컬한 담금질 소리다. 화로 속에서 시뻘겋게 달궈진 쇳덩이는 최씨의 장단 맞춘 손을 거치며 어느새 호미며, 낫이며, 칼 등으로 벼려진다. 그가 무계획적으로 쇠망치를 내리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쇠의 성질을 감안해 강약과 완급을 미세하게 조절해 가며 담금질을 해 준다. 무작정 힘으로 쳐대기만 해서는 쇳덩이가 깨져 버려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는 대장간 일을 ‘쇳덩이에 혼을 불어넣는 과정’이라고 요약했다. 쇳덩이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담금질이란 사람으로 비유하면 마음을 바꿔 주는 것이라는 그의 설명을 곱씹어 보면 대장간 일 속에도 세상사 이치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어디 그뿐이랴. 국내 유명 골프 교습가인 임진한 프로는 레슨받으려 찾아온 아마추어 골퍼들의 힘이 잔뜩 들어가 뻣뻣해진 팔을 만져 보며 “강약을 조절해야 좋은 샷이 나온다”고 힘 빼기를 가장 먼저 주문한다. 힘으로만 휘둘러서는 골프공은 좌탄, 우탄, 상탄, 하탄 등 골퍼가 조준했던 방향과는 전혀 무관하게 제멋대로 날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그렇다. 지금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는 여권의 모습이 꼭 ‘골린이’, 즉 아마추어 골퍼나 초짜 대장장이의 어설픈 힘자랑과 닮아 있다.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불꽃이 튀기는데도 막무가내로 힘으로 휘두르기만 하니 성과는 없고, 힘만 빠지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최상의 승리’라는 병법(兵法)의 기본조차도 모르는 것 같다. 요즘 여의도 정가, 서초동 법조타운의 화두인 ‘검수완박’만 해도 그렇다. 검수완박은 ‘TMI’(Too Much Information·너무 많고 잡다한 정보)나 ‘내로남불’같은 축약 신조어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뜻이다. 수사권을 완전히 빼앗아 개혁의 걸림돌인 검찰을 무력화하자는 여권 열렬 지지층의 논리다. 한 친여 단체가 올 초 여당 의원들을 상대로 이른바 ‘검수완박 서약문’을 받아 논란이 됐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결국 검수완박을 내용으로 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법안을 상반기 내 처리하기로 했다. 검찰에 허용된 6대 범죄, 즉 부패범죄, 경제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공직자 범죄(4급 이하), 대형참사 등의 수사마저 중대범죄수사청에 넘기고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만 담당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수사 및 기소의 완전한 분리가 검찰개혁의 궁극적 목표라는 데에는 반론을 제기할 필요를 못 느낀다.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수사편의주의, 기소독점주의의 남용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의 독점권을 깨뜨렸을 때 많은 국민들이 환영한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검찰에서 수사권을 완전히 떼내고, 오로지 기소와 공소유지만 맡게 하는 것은 구호에 맞춰 순식간에 결정할 일이 아니다.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이 뒤집히는 사안을 충분한 공론화와 국민적 합의 과정 없이 의석수로 밀어붙인다면 그 부작용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와 월성원전 수사 등으로 사사건건 현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검찰이 아무리 못마땅해도 이건 아니다.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도 이런 막무가내식 검찰개혁과 무관하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전쟁으로 인한 피해로 국가가 파탄나 버린다면 그건 병법도 아니다.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최상의 승리라고 했다.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이길 수 있는 판을 짜는 것이 명장의 덕목이라고도 했다. 검찰개혁으로 친다면 현 정부 초기의 전폭적인 국민적 지지라든가, 검찰 내부의 순응 분위기 등 승전의 기회는 많았다. 하지만 조국·추미애 전 장관, 박범계 현 장관으로 이어지는 검찰개혁 전쟁의 수뇌부는 그 기회를 온전히 이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검찰과의 끊임없는 충돌로 국민에게 피로감만 안기면서 ‘권력수사 방해’ 프레임에 걸려들어 명분마저 잃었다. 대장장이 최씨는 절대 힘으로 쇳덩이를 두드리지 않는다. 달궈진 쇠의 속성을 너무도 잘 알기에 강약과 완급을 조절해 담금질을 하는 것이다. 검찰개혁은 지금 달궈진 쇳덩이나 다름없다. 살살 다뤄도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안타깝다. stinger@seoul.co.kr
  • [손재권의 실리콘밸리 투데이] 클럽하우스 열풍에 왜 페이스북·PD·아나운서가 긴장할까

    [손재권의 실리콘밸리 투데이] 클럽하우스 열풍에 왜 페이스북·PD·아나운서가 긴장할까

    美·아시아 등 전 세계 다운로드 급증눈 뜨면 클럽하우스 ‘클하 폐인’ 등장음성으로 실시간 쌍방향 소통 플랫폼PD·아나운서의 여론 중계 기능 대체초대장 있어야 유명인들과 대화 가능 희소성·독점성으로 차별화 성공 평가2021년 실리콘밸리는 ‘소셜 오디오’ 앱 클럽하우스(Clubhouse)로 뜨겁게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탄생한 앱인데 현재 추정 가입자 수는 약 600만명에 이른다. 창업 1년도 안 됐지만 기업가치가 1억 달러를 넘어서며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고 실리콘밸리 거물급 밴처캐피털(VC)들부터 소규모 독립 투자자들까지 클럽하우스 투자 러시 현상을 보였다. ●2세대 소셜미디어 혁명 이끌까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도 클럽하우스 다운로드가 급증하고 있으며 벌써 ‘중독’ 현상을 보일 정도로 파괴력을 보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카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아닌 ‘클럽하우스’를 켠다는 ‘클하 폐인’이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까지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서비스였으나 일론 머스크의 클럽하우스 대화 내용이 유출되며 가입자가 폭증했다. 일명 ‘클럽하우스 신드롬’은 10년 전인 2011년 트위터, 페이스북이 ‘아랍의 봄’의 소통 수단이 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된 소셜미디어 혁명을 연상케 한다. 제2차 소셜미디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10년 전과는 경제 및 기술 양상과 의미가 크게 달라졌다. 클럽하우스 확산은 사회적, 기술적 맥락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소셜 오디오 앱’의 인기로만 해석할 수는 없을 것이다.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한국 인터넷 발전에도 적잖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각본·편집 없이 콘텐츠 공급 가능 왜 클럽하우스는 2세대 소셜미디어 혁명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까. 첫째, 클럽하우스는 쌍방향 소통을 실시간으로 구축한 최초의 소셜 플랫폼이란 의미 때문이다. 1세대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신문사와 방송국의 여론 형성을 대체했다면 2세대 클럽하우스는 기자와 방송국 PD, 아나운서의 여론 중계 기능을 대체할 가능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클럽하우스의 핵심 기능은 매우 단순하다. ‘사람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유튜브처럼 영상 콘텐츠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잘 갖춰진 섬네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도 아니다. 대화방의 제목과 대화 내용만으로 클럽하우스를 개설할 수 있으며 대화 공간이 열리면 모두가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는 ‘리얼타임 쌍방향’ 미디어다. 클럽하우스는 크리에이터와 청취자를 긴밀하게 연결했다. 손을 든 청취자가 모더레이터에 의해 선택되면 1초도 안 돼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연예인이나 언론 노출도가 높은 인기 스타트업의 최고경영자(CEO), 정치인 등은 대중이 쉽게 접하기 어려웠지만 클럽하우스에서는 손만 들면 이들과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테슬라 CEO인 머스크가 지난달 31일 클럽하우스에 등장한 후 중국과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 사용자가 폭발, 거의 하루 새 300만명에서 500만명으로 급증했다. 누구나 목소리만 있으면 별다른 기술 없이도 콘텐츠 공급자가 될 수 있다. 각본이 필요하고 녹음·녹화가 끝난 이후에도 편집이라는 과정이 동원돼야 하는 유튜브나 팟캐스트에서는 배제됐던 이른바 ‘재야의 고수’들이 클럽하우스에 등장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균일하고 깨끗한 음질이 더해지면서 빠른 속도로 소비자들을 빨아들이는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언론사 기자, 아나운서, PD들이 긴장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신문사, 방송사 등이 가진 ‘여론 독점’ 현상을 무너뜨렸다면 클럽하우스는 기자, PD, 아나운서 등이 가진 ‘여론 중계’ 기능을 잠식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인플루언서와 독자 사이에서 여론을 ‘중계’하던 기성 언론의 역할이 줄어들 가능성이다. 둘째, 기존 1세대 소셜미디어가 대중성, 확장성으로 파고들었다면 이 앱은 ‘희소성’을 이용하는 것이 다르다. 소셜미디어 콘텐츠는 너무 많고 가짜뉴스가 많기 때문에 이제 이용자들은 독점적이고 즉자적이며 희소한 콘텐츠에 몰입한다. 이 앱은 초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고 현재 애플 아이폰 이용자들만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기록’이 가능한 다른 플랫폼과는 달리 클럽하우스에서는 녹음이 안 된다. 이처럼 클럽하우스의 ‘희소’하고 ‘독점’적인 특징은 그동안 인터넷 산업, 소셜미디어 성장 역사와 다른 방향이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 인터넷은 산업을 민주화, 대중화시키며 성장했다. 블로그는 신문과 언론 산업을 파괴적으로 혁신했으며 잡지도 인스타그램의 성장 이후 무력화됐다.●클럽하우스, 비즈니스 모델이 관건 유튜브는 TV 산업을, 팟캐스트는 라디오 산업을 혁신했다. 인터넷은 기존 미디어가 할 수 없던 ‘피드백 루프’를 만들면서 성장했다. ‘피드백’을 추구하는 것은 성장하고 싶어 하고 주변 사람들의 인정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 중 하나다. 누구나 ‘포스팅’을 할 수 있게 하면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용자들은 어디에 ‘포스팅’을 하면 더 주목을 받는지 ‘선택’했고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의 승자는 구글과 페이스북이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인터넷’이 망가짐에 따라 네트워킹 효과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과 그룹에 특정 세력을 위한 가짜뉴스가 창궐, 민주주의에 해를 가하기 시작하면서다. 중국이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통제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자국 인터넷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면서 ‘개방’과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생겼다. 콘텐츠의 폭발적 증가가 ‘퀄리티’ 성장을 담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인터넷에 올라간 창의적 아이디어는 순식간에 카피돼 여기저기 포스팅됐으며 이는 콘텐츠 퀄리티가 낮아지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어 냈다. 각종 사이트 블로그 게시물은 기사 짜깁기에 불과한 사례가 많았다. 클럽하우스는 이처럼 이용자들이 점차 ‘희소’하고 독점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찾게 된 상황에서 등장했다. 인터넷은 더이상 자유롭지 않고 무료가 아니며 중립적이지 않다. 오히려 비용을 일부 지불하더라도 ‘퀄리티’ 콘텐츠를 찾고 있으며 클럽하우스는 이를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과연 클럽하우스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주류 소셜미디어로 성장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이 여부는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갖추느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무료인 클럽하우스는 향후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팁, 티케팅 이벤트, 유료구독 방식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 출신의 클럽하우스 창업자 폴 데이비슨과 로한 세스는 투자받은 자금 일부를 직접 인플루언서들에게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점은 이용자들을 ‘무료’로 끌어들인 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글과 사진, 영상으로 막대한 광고 수익을 얻은 페이스북 등 1세대 소셜미디어와 다른 점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여러 번 도마에 올랐고 한국에서도 최근 ‘또 다른 권력집단’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누구나 모더레이터가 될 수 있고 어떤 종류의 주제도 가능한 열려 있는 플랫폼인 만큼 이에 따르는 명과 암은 계속해서 드러날 것이다. ●빠르게 성장하지만 넓은 확산 힘들다 2세대 소셜미디어의 또 다른 특징은 재빠른 카피캣의 등장이다. 독보적이지만 독점적 영향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카피캣들이 이미 등장했거나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실제 트위터와 페북 등이 클럽하우스 등장에 가장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발빠르게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트위터는 지난해 말 라이브 오디오 기능을 제공하는 스페이시스(Spaces)를 공개했다. 페이스북도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앱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존 사업자들이 클럽하우스의 ‘인수’를 시도한다고 해도 ‘반독점’ 이슈 때문에 쉽지 않은 것도 현실적 이유다. 중국은 클럽하우스를 차단했는데 이는 곧 ‘중국판 클럽하우스’의 등장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도 로컬 앱 등장은 ‘시간문제’다. ‘우버 앱’이 전 세계에 ‘우버’로 퍼진 것이 아니라 로컬 사업자를 탄생시켰듯, 클럽하우스는 세계 각국 언어와 문화에 맞는 음성 기반 소셜앱 탄생을 촉발할 것이다. 이와 함께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클럽하우스와 같은 음성 기반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향후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단 점을 포착, 빠르게 사업기반을 넓히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기존 팟캐스팅 네트워크와 기술을 확보하고 조 로건이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가족과 같은 유명인과 독점계약을 체결하거나 유명 크리에이터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애플도 팟캐스트 구독 서비스 출시를 모색하고 있으며 아마존 뮤직과 오더블(Audible)도 팟캐스트 사업에 투자했다. 2021년부터 ‘오디오’를 중심으로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더밀크 대표
  • ‘코로나 책임론’ 씻기 나선 中, “코로나19 책임 전가 말라”

    ‘코로나 책임론’ 씻기 나선 中, “코로나19 책임 전가 말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국제조사 결과를 명분삼아 ‘감염병 기원 책임론’ 씻기에 나섰다.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나왔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향해 “(자국 내 확산) 잘못을 떠 넘기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7일(현지시간) 주영 중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기자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우리는 코로나19를 정치화하고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일부 국가의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감염병 발생 이후 중국은 개방적이고 투명한 태도로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했다”며 “중국은 이번(WHO 전문가팀의 기원 조사)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영국을 포함한 WHO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하반기 세계 여러 곳에서 발병했다는 증거와 보고서가 많이 있다”며 “이것은 관련 국가와 지역에 시급하게 연구팀을 파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존슨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투명성 부족이 누구의 책임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증거는 우한에서 기원했다고 가리키는 듯하다”고 답했다. 앞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등을 조사하고자 중국을 찾은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 조사팀은 9일 “첫 집단감염 지역인 후베이성 우한이 감염병 발원지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한편, 대만이 구입하기로 한 독일 바이오엔텍 코로나19 백신 500만회분 계약이 보류된 것을 두고 중국의 압력 때문이라는 주장이 대만 고위 관료에게서 제기됐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천스중 대만 위생복리부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백신 협상안을 발표하려고 하려던 찰나에 바이오엔테크가 협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세력의 개입을 우려한다”며 “어떤 사람들은 대만이 너무 행복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류 결정 이면에 중국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바이오앤텍은 중국 제약업체 상하이 푸싱의약과 코로나19 백신 독점 개발 및 영리화 계약을 맺었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격하게 따른다면 대만에 백신을 공급할 권한은 푸싱의약에 있다. 이에 ‘바이오앤테크가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회사는 기존 입장을 바꿔 대만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엔테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세계 사람을 위해 팬데믹 종식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이런 전세계 약속의 일환으로 대만에 우리 백신을 공급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오르나, ns홈쇼핑 통해 ‘씨벅톤 오일’ 선보여

    ㈜오르나, ns홈쇼핑 통해 ‘씨벅톤 오일’ 선보여

    ㈜오르나(대표이사 이민정)는 오는 22일 ns홈쇼핑을 통해 ‘씨벅톤 오일’을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씨벅톤 오일에 함유한 ‘씨벅톤(SEA-BUCKTHORN)’은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음식 재료 1001’을 통해 해외언론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열매로 노벨상 수상자를 위한 음식(디저트)으로도 소개된 바 있다. 씨벅톤은 오메가7(불포화지방산)인 팔미톨레산이 많고 파이토케미컬,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등 190여가지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4가지 오메가(오메가3, 오메가6, 오메가7 및 오메가9) 지방산을 모두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식물성 식품 중 하나로 높은 팔미톨레산 함량을 자랑한다고 한다. 씨벅톤 오일은 핀란드 베리 전문기업 아롬텍의 EU인증 유기농 씨벅톤 오일을 국내에서 식물성 캡슐을 사용해 생산됐다. 이를 위해 오르나는 아롬텍과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아롬텍은 20여개국에 원료를 수출 중인 기업으로, 원료 고유의 영양소를 유지하는 CO2 초임계 추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씨벅톤 오일은 500mg 30캡슐(1개월 사용분) 포장으로 구성돼 있다. 현기운 오르나 부장은 “ns홈쇼핑을 통해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씨벅톤 오일은 기존의 분말제품과 달리 캡슐로 만들어 휴대와 복용이 간편하다”고 말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美노스다코타주 ‘앱스토어 독점금지법’ 무산… 한숨 돌린 애플·구글

    애플과 구글을 겨냥해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 발의된 ‘앱마켓 독점 금지 법안’이 주상원에서 부결됐다고 CNBC 등 현지 언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주 차원에서 이뤄진 첫 입법견제 시도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일단 우위를 점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비슷한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노스다코타주에서 부결된 ‘법안 2333’은 애플과 구글이 개발자 또는 앱·콘텐츠 회사들에 자사 앱마켓에만 입점하도록 강요하는 것을 막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또 인앱결제 시스템을 강요할 수 없고, 앱스토어를 개방하도록 했다. 앱스토어가 개방되면 애플과 구글이 통행세처럼 걷던 30%의 수수료를 받기 어렵게 된다. ‘법안 2333’은 앱마켓을 통한 미국 내 매출이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에 해당하는 기업은 애플과 구글뿐이다. 구글은 자사 앱스토어인 구글플레이 외 앱스토어를 설치할 수 있게 했지만, 애플은 다른 앱스토어 접근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어 애플이 법안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애플은 자사 앱스토어가 악성코드, 사기 등에서 안전하도록 보호해 준다고 홍보전을 펼쳐 왔다. “개인정보 유출, 보안, 안전성을 과소평가한 법안 2333은 당신이 알고 있는 아이폰을 파괴할 정도로 위협적인 법안”이라면서 인앱결제 강제·30% 통행세 등이 사용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안 2333 부결에 애플과 구글을 한숨을 돌렸지만, 비슷한 입법안이 조지아·애리조나·매사추세츠·미네소타·위스콘신 등에서 추진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주의회들이 빅테크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고 인터넷에서 그들의 힘을 제한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한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앱·콘텐츠 회사들의 반발도 강해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미국에서는 애플의 수수료 정책에 반발해 별도 결제시스템을 구축한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한 뒤 ‘앱 통행세’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에픽게임즈는 앱 퇴출 직후 애플과 구글 등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고, 플랫폼 업체에 맞대응할 ‘앱 공정성 연합’(CAF)도 결성했다. 음원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 데이팅 앱 ‘틴더’의 운영사 매치그룹 등이 참여했다. 지난해 공개된 미국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 보고서는 애플과 구글의 앱마켓 독점력이 막대한 이익을 준다고 밝혔다. 지난해 애플과 구글은 앱마켓 수수료로만 330억 달러(약 36조 3000억원)를 번 것으로 추산된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마윈이 세뱃돈 준대” 설날에 은행으로 몰려든 中노인들

    “마윈이 세뱃돈 준대” 설날에 은행으로 몰려든 中노인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세뱃돈을 준다는 헛소문이 돌면서 중국 노인들이 은행에 몰려가 줄을 서는 일이 벌어졌다. 15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음력 새해 첫날인 12일 밤 장시성 푸저우시의 여러 은행 지점들이 노인들로 북적였다. 경찰이 조사에 나선 결과 이들은 ‘마윈이 노인들에게 200위안씩 훙바오(세뱃돈)를 뿌린다’는 헛소문을 믿고 찾아온 것이었다. 이날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 인터넷에서는 “마윈이 노인들에게 돈을 준다. 60세 이상 노인이 사회보험카드를 갖고 은행에 가면 200위안을 받을 수 있다. 기한이 지나면 소멸된다”는 내용이 급속히 퍼졌다. 푸저우시 공안은 은행 앞에 모인 노인들에게 진상을 설명하고 집으로 돌아가도록 설득했다고 밝혔다.‘훙바오 200위안’ 소문의 진원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디지털 화폐 실험을 위해 춘제(중국 설)를 앞두고 ‘디지털 훙바오’ 200위안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며 베이징 시민 중 추첨을 통해 5만명을 뽑아 총 1000만 위안(약 17억원)을 나눠주는 실험이다. 개인당 받는 금액이 200위안이다. 이는 중국이 법정 디지털 화폐를 정식으로 도입하기 위해 벌이는 실험이다. 지난해 10월 선전에서 1차 공개 실험이, 12월 쑤저우에서 2차 공개 실험이 각각 진행된 바 있다. 중국 내 최고 갑부의 상징인 마윈의 위상과 이러한 ‘디지털 훙바오’ 실험이 겹쳐 헛소문이 돈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한편 마윈은 지난해 10월 열린 금융포럼에서 당국이 앤트그룹 같은 핀테크 기업에 전통적 규제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도발적 어조로 정부를 비판했다가 역풍에 휩싸여 큰 위기를 맞았다. 정부 비판 직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던 앤트그룹 상장은 전격 취소됐고 이후 당국은 반독점, 개인정보 보호 등 여러 명분을 앞세워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등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사업 관련 규제를 강화 중이다. 그간 중국 안팎에서는 마윈의 ‘실종설’, ‘구금설’, ‘도피설’ 등이 난무했다. 지난달 마윈이 농촌의 교사들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내 신변에 이상이 있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그가 향후 중국에서 전과 같은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실종설’ 나돌던 마윈, 中 휴양지 하이난서 골프”

    “‘실종설’ 나돌던 마윈, 中 휴양지 하이난서 골프”

    중국 금융 당국을 정면으로 비판한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최근 중국 휴양지 하이난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한 그가 수감이나 자산 압류 같은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윈은 최근 수 주간 하이난 남쪽 선밸리 골프 리조트에서 골프를 치며 시간을 보냈다.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최근 몇 달간 마윈의 행방을 둘러싸고 싱가포르 도주설,가택 연금설,수감설 등이 난무했다”고 설명했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열린 상하이 금융 포럼에서 당국이 앤트그룹 같은 핀테크 기업에 전통적 규제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 직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던 앤트그룹 상장은 전격 취소됐다. 이후 당국은 반독점, 개인정보 보호 등 여러 명분을 앞세워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등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사업 관련 규제를 강화 중이다. 마윈이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실종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농촌 교사들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내 신변 이상 우려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마윈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고 해서 그가 다시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의 예전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상하이증권보는 지난 2일 1면에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논평을 게재하면서 마화텅 텐센트 회장과 왕촨푸 비야디 회장,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등을 거론했지만 마윈은 거론하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진핑이 이끄는 공산당의 불투명성을 고려했을 때 마윈의 최후가 어떨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관영 매체가 발표한 중국 기술 기업인 명단에서 그가 빠진 것은 당과 그의 관계가 약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설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아랍 소녀의 꿈, 붉은 행성에 인류의 ‘희망’ 쏘아올리다 [김정화의 WWW]

    아랍 소녀의 꿈, 붉은 행성에 인류의 ‘희망’ 쏘아올리다 [김정화의 WWW]

    한국시간으로 10일 새벽, 아랍에미리트(UAE)가 쏘아올린 화성 탐사선 ‘알 아말’이 붉은 행성에 도달했다. 지난해 7월 20일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약 7개월간 4억 9350만㎞를 비행한 결과다. ‘희망’이라는 뜻의 아말은 아랍권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화성 탐사선이다. 전 세계에서도 궤도 진입까지 성공한 건 미국과 구소련, 유럽우주국(ESA), 인도에 이어 다섯 번째다. 서울 시민보다도 적은 인구(약 963만명)의 소국이 중동 역사상 우주에서 가장 먼 거리에 닿은 것이다. 수십년간 주요 강대국이 독점하다시피 한 우주 개발 분야에서 이들이 이룬 쾌거에 모두가 주목했다. 사라 알 아미리(34) 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은 이런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낸 핵심 인물이다. 불과 서른살의 나이에 장관으로 발탁됐고, 5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지구인의 우주 개발사에 한 획을 그었다.“우주는 내 운명” 어린 시절 꿈 이룬 30대 여성 장관 이란에서 태어나 UAE로 이주한 뒤 수도 아부다비에서 자란 아미리는 어릴 때부터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웠다. 12살 무렵,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은하의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된 게 계기였다. 그는 “수치로 이해할 수 없는 별, 태양계, 행성, 거기 존재하는 것에 매료됐다”고 돌아봤다.아미리는 샤르자 아메리칸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컴퓨터가 작동하는 방식과 설계에 흥미를 느꼈다. 그렇다고 우주 탐사의 꿈을 잃은 건 아니었다. 그는 “당시엔 우주 개발 프로그램이 없었다. 늘 꿈꿨지만, 실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2009년, 현재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로 통합된 아랍에미리트 고등과학기술연구원(EIAST)에서 엔지니어 직종의 면접을 보면서 우주가 자신의 운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미리는 “우주는 당신의 두뇌에 도전한다. 이 세계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행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개인과 여러 종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정말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에 도달하게 한다”며 “이런 질문에 답하는 유일한 방법은 과학”이라고 말했다.이번 화성 탐사선 프로젝트(Emirates Mars Mission, EMM)는 올해 건국 50주년을 맞은 UAE의 숙원 사업이다. UAE는 석유가 고갈된 이후의 미래를 고민하며 줄곧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2014년부터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총리 주도로 본격적인 우주 개발이 시작됐고, 아미리도 그 중 하나로 참여했다. 그가 EISAT에서 맡은 첫 번째 프로젝트가 2009년 한국 위성 벤처기업 쎄트렉아이와 함께한 소형 지구 관측 위성 ‘두바이샛 1’ 개발이었다. 2013년엔 ‘두바이샛 2’를 만드는 등 인공위성, 무인항공기 개발 업무를 하다가 2016년에 에미리트 과학위원회의 책임자로 임명됐고, 2017년 장관직까지 올랐다.‘롤러코스터’ 업무 성공엔 젊고 유능한 인재 있었다 물론 화성 탐사선 개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우주 개발 기술이 부족한 MBRSC 연구원들은 지난 6년간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의 대기우주물리학연구소와 애리조나주립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등과 협력했다. 팀원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롤러코스터’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한다. 중요한 고비가 이어지고, 계속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아미리도 “경쟁에 늦게 합류한 나라인 우리를 보고 사람들이 ‘미쳤다’고 생각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했다. 그럼에도 ‘희망’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EMM은 하늘과, 미래를 바라보도록 했다”며 “우리는 화성에 대한 전 세계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가 주목받은 건 아미리가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 과학자라는 점 때문이다. 이는 국민 평균 연령이 30대일 정도로 ‘어린’ 국가 덕이다.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높다. 아미리는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 연사로 초청받았을 때 20대 후반이었지만 “팀 내에서 내 나이는 많은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작업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15~29세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일반적으로 아랍권 국가에서 여성의 취업이나 사회 참여가 쉽지 않을 거란 생각도 깼다. UAE는 첨단과학부 내 연구진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의 참여율이 높다. EMM 개발팀에서도 여성 비율이 34%였다. 과학자뿐 아니라 의사, 회계사, 교사, 은행원 등 여성은 직종을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미리는 ‘중동에서 여성으로 일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대학 과학 분야의 졸업생 대부분이 여성이며, 우주 프로그램에서도 직원 절반이 여자다. 전세계적인 성차별과 불평등은 이곳에서 볼 수 없다”며 “아이러니하게도 국제 단체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내가 유일한 여자인 경우가 많더라”고 꼬집었다.최초로 화성 기후 측정…“과학엔 한계 없다” 코로나19의 전세계 대유행에도 탐사선 개발에 성공한 그는 지난해 영국 BBC가 뽑은 ‘올해의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바이러스는 우리가 개인으로 성찰하고 성장하는 세계를 절대적인 고요함에 빠져들게 했다”며 “연약한 세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7년에는 글로벌 지식 컨퍼런스 TED 강연에서 에미리트인 최초로 연설했다. 아미리는 “나는 도전을 선택했다”며 “시도해본 적 없지만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나에겐 실패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화성에 도달한 아말은 앞으로 지구인의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임무를 맡았다. 이때까지 화성 탐사선이 주로 지질학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최초로 화성의 연간(Martian year) 날씨와 기후를 파악할 계획이다. 화성 시각으로 1년(687일)간 55일마다 한 번씩 화성을 돌며 3가지 장비로 상·하층부 대기와 표면 등을 관측한다. 첫 번째 탐사 데이터는 오는 9월,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이용하도록 공개된다. EMM 팀은 12월경 상세 분석 결과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안 블래치포드 영국 과학박물관장은 “아말은 화성 기후와 관련해 가장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그림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아미리에게 과학은 국제 협력을 이루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그는 “UAE의 프로젝트가 과학, 공학, 수학 분야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며 “과학은 한계도 없고 국경도 없다. 인류 모두의 이익을 위한 개인의 열정만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사라 알 아미리는 누구 · Sarah bint Yousef Al Amiri 1987년 이란 출생, 이후 UAE로 이주2008년 두바이 샤르자 아메리칸대 컴퓨터공학 학사2009년 에미리트 첨단과학기술연구원(EIAST) 근무2011년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 근무2014년 샤르자 아메리칸대 컴퓨터공학 석사2017년~ 첨단과학기술부 장관2020년 화성 탐사선 ‘아말’ 개발 및 발사    영국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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