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독재 정부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상당구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김지은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볼륨감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전공노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87
  • “언론인들은 멸종 위기 인종” 브라질 보우소나루 또 막말

    “언론인들은 멸종 위기 인종” 브라질 보우소나루 또 막말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연일 막말을 쏟아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언론인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인종과 같다”며 신문을 읽는 것을 독을 마시는 것에 비유했다. 그는 “정보는 물론 중요하지만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는 그렇지 않다”며 “언론을 신뢰하는 사람이 갈수록 준다. 신문을 읽는 것은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많이 보도하는 브라질 언론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브라질기자협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정보는 현대사회의 필수품이며 저널리즘은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정치인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며,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막말 이력은 화려하다. 걸핏하면 여성을 비하하고 난민·원주민 등을 차별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독재정권을 옹호했다. 브라질의 과도한 개발이 아마존 위기를 불렀다고 비판한 스웨덴 10대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꼬맹이”라고 조롱하고, “난 독재와 고문을 찬성한다”며 대놓고 옹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원주민을 기생충으로 비하하고 빈곤·범죄를 없애기 위해 빈곤층의 출산율을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난민들을 인간쓰레기로, 여성 의원에게 “강간할 가치도 없다”는 막말을 퍼부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소수의견도 활발해야 건강한 사회… 사법의 정치화 경계해야”

    “소수의견도 활발해야 건강한 사회… 사법의 정치화 경계해야”

    “소수의견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지 보여 주는 척도다.” ‘미스터 소수의견’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위대한 반대자’였던 김이수(67) 전 헌법재판관은 지난달 26일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신년 인터뷰에서 소수의견과 민주주의 사회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관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과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 등 당시 뒷얘기를 비롯해 최근 정치적 양극화 현상에 대한 의견을 가감 없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치적 의견이 갈수록 양극화한다. 극단화 해소를 위한 실마리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합리적 보수·진보가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든다는 느낌이 든다. 배제와 혐오, 차별이 넘쳐난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만든 부정적 유산이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나도 뚜렷한 방책은 없지만, ‘상대방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생각해 보는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다. 무조건 반대쪽 사람의 말은 근거도 없다고 하지 말고 들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배제와 혐오, 차별을 내면화하게 된다. 남북 분단과 전쟁,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행한 죽음과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 등을 거치면서 상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축적되지 않았나 싶다.” -정치적 극단화 와중에 정치의 사법화, 또 그 반대로서 사법의 정치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가 정책은 정치적 공론장을 통해야 한다. 타협이 힘들다는 이유로 혹은 부담스럽다는 핑계로 사법부에 떠넘기는 게 정치의 사법화다. 낙태죄나 간통죄, 호주제, 양심적 병역거부 모두 그런 식이었다. 이견을 조율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현안을 해결하는 역할을 정치가 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고소·고발부터 하고 보는 게 일상이 돼 버렸다. 헌법재판소나 법원으로서는 정치 쟁점을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고, 어느 순간부터 법원이 정치 현안을 판단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됐다. 그런 과정이 심해지면 사법의 정치화가 이뤄진다. 통진당 사건은 정치의 사법화인 동시에 사법의 정치화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헌법재판소나 법원도 그렇고 검찰과 경찰 등 법을 다루는 기관은 권력 행사를 절제해야 한다. 그걸 헌법학에서는 ‘과잉금지의 원칙’ 혹은 ‘비례의 원칙’으로 표현한다. 이를 위반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 된다.” -많은 이들이 김이수 헌법재판관 하면 ‘미스터 소수의견’이라는 별명을 떠올린다. “헌법재판관 시절 혼자서 낸 소수의견만 8건이었다. 그래도 사적으로는 다른 재판관들과 잘 지냈지만 2014년 12월에 통진당 해산을 결정한 정당 해산 심판 사건에서는 많이 외로웠다. 8대1로 혼자만 의견이 다르니 상의할 사람이 없었다. 결정문 초안에 ‘쓸모 있는 바보들’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구절을 봤는데 반대 의견을 쓰는 나를 가리킨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 표현을 바꿔 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집필자는 끝내 그 표현을 포기하지 않았다.” -소수 발언을 하기 어려운 사회에서는 창의적인 생각도 쓴소리도 힘들 것 같다. “2017년 6월 헌법재판소장 청문회 당시 자유한국당 등에서 ‘통진당 해산을 반대한 재판관은 헌재소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나를 비난했다. 그 정도 토론조차 허용할 수 없나 자괴감이 들었다. 다양한 생각을 보장하고 소수의 생각이 주눅 들지 않도록 보호하는 게 민주사회다. 소수의견이 활발하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는 뜻이다. 다수의견만 강요하는 사회는 독재로 빠진다.” -법원행정처에서 통진당 지방의원직 박탈 소송 판결 방향을 지시하는 문건을 만들었다는 게 ‘사법농단’ 와중에 드러나기도 했다. “‘사법농단’ 사건은 법원 내부에서, 그것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 조직을 중심으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 사건이어서 충격을 더한다. 핵심 의혹은 대체로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재판 거래,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 판사 사찰 등이다. 대체로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이나 판사 사찰은 사실인 듯하다. 재판 거래 역시 시도 자체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것만으로도 국민의 신뢰는 손상될 수밖에 없다. 재판은 결론에 이르는 과정도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개방성을 가져야 하고 그러려면 용기와 절제가 모두 필요하다. 좋은 재판을 위해서는 재판에 대한 평가, 특히 시민사회의 평가가 활발해져야 한다. 법관들 역시 허심탄회하게 재판에 대한 평가를 들을 필요가 있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는 만장일치가 나왔다. “몇 차례 고비가 있었다. 촛불집회도 그렇고,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탄핵안이 가결되는 등 국민 여론이 확연히 드러난 게 중요했다. 탄핵 심판은 초기에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는 분위기였다. 중간에 ‘최순실이 국정에 광범위하게 개입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문화·체육 등 일부 분야에 국한됐다면 탄핵까지 갈 건 아니지 않느냐는 논의도 있었다. 막판에는 대리인단이 법정을 모욕하는 변론 태도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박 전 대통령에게는 확실히 불리하게 작용했다.” -광화문에서 ‘탄핵은 사기’라며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가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 “집회에서 나오는 말을 보면 이것저것 눈치 안 보고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도 거리낄 게 없다. 표현의 자유는 확실하게 누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표현이 도를 넘을 땐 오히려 스스로 설득력이 없어진다. 오히려 표현의 자유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얼마나 제대로 자기 목소리를 내느냐, 그리고 사회가 그걸 얼마나 보장하느냐 하는 점이다. 소수의견에 더 귀를 열어 주고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 책임을 느끼는 사회가 다원적인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최근 논란이 된 한기총 집회를 어떻게 보나. “1972년부터 교회를 다녔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인권 증진에 기독교가 큰 역할을 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언행을 보면 과연 기독교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려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교회를 정치집단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는 게 아닌가 싶어 매우 걱정스럽다.” -헌법재판관에서 물러난 뒤로 어떻게 지내나. “퇴임하자마자 보름 넘게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여행했다. 업무상 해외에 간 걸 빼면 부부가 함께 여행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재작년부터 길고양이도 거둬서 키우는데 몸은 까맣고 발만 하얀색이라 이름을 ‘흰발이’로 지었다. 판소리를 1년 넘게 배우다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맡으면서 접었는데 다시 배울 생각이다.”-격무 속에서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2002년부터 집 근처 호수공원에 나가 뛰기 시작했다. 2003년 봄에는 호수마라톤대회 하프마라톤에 출전했다. 2013년에 처음 완주를 했는데 당시 기록이 5시간 5분이었다. 지금까지 19번 완주했다. 지금도 일주일에 네댓 번 호수공원에 가서 6~7㎞를 뛴다. 마라톤은 늙어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사실 나이가 들면 그 재미를 더 잘 알게 된다. 내 목표는 75세까지 꾸준히 7㎞를 뛰는 거다. 무리하지만 않으면 상당히 오래 할 수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하태경 ‘한끗’ 말실수… 유승민 “손학규엔 ‘폴더인사’하더니”

    하태경 ‘한끗’ 말실수… 유승민 “손학규엔 ‘폴더인사’하더니”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의 ‘위험한’ 말실수가 회의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의 위트 있는 대응은 자칫 어색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바꿨다.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보수당의 제8차 비전회의에서 하 위원장은 발언 도중 유승민 위원장을 ‘유시민’으로 잘못 말했다.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과정에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론과 달리 ‘기권표’를 던진 것과 관련한 발언 도중 나온 실수였다. 하 위원장은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은 헌법기관으로 당론을 존중할 수는 있어도 표결권은 양심에 따라 해야 한다. 정당 역시 의원의 양심에 따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금 의원을 출당시키라고 맹공을 퍼붓고, 수석대변인도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더불어독재당’을 하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하 위원장은 이어 “금 의원을 보면서 옆에 계신 유시민, 아니 유승민 대표가 떠올랐다”고 했다. 하 위원장의 말실수에 장내는 순간 웃음바다가 됐다. 하 위원장은 “금 의원은 민주당의 유승민이 됐다. 우리 국민의 의원을 국민이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이 보수 진영에서 꾸준히 개혁 목소리를 내온 것에 빗댄 설명으로 보인다. 유 위원장은 자신의 발언 차례에 “새보수당이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돼야 한다”는 의지를 다진 뒤 “아까 하 위원장이 농담으로 이름을 잘못 얘기해서 저도 농담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제가 초선 때 각종 TV 토론에 출연하면서 이 사람(유시민)을 만나서 진보에 참 괜찮은 사람이다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최근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그 사람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며 “왜 하 위원장께서 농담을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다음에는 극히 조심해달라”고 점잖은 말투로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지난번 손학규 대표 앞에서 말씀하실 때는 90도 폴더 인사를 하더니 오늘은 악수만 한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하 위원장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겸연쩍게 웃었다. 한편 정병국, 지상욱 의원 등이 참석한 이날 비전회의에서는 전날 공수처법 통과와 문재인 정부 비판 등 발언이 이어졌다. 하 위원장은 비전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8인(오신환·유승민·유의동·이혜훈·정병국·정운천·지상욱·하태경)이 다음달 5일 새보수당 창당 이전에 바른미래당을 탈당할 것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국가기구의 권력화·공무원 ‘차별적 특권의식’ 개선돼야

    국가기구의 권력화·공무원 ‘차별적 특권의식’ 개선돼야

    검찰이 조국 교수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국면이 바뀌었다. 지난 넉 달 동안 구속에 공을 들여 온 검찰은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그러나 조국 교수 구속영장보다 중요한 것은 조국 교수에 대한 검찰의 높은 관심이 다른 유사 사건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패스트트랙 관련 자유한국당 의원 수사, 나경원 의원 사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건, 임은정 검사가 고발하고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사건 등이 그렇다. 이 불균형은 공무원인 검찰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군부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검찰이 다시 채우려는 것인가?공무원은 현대국가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공무원 없이는 국가가 작동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무원의 본질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많다. 특히 공무원의 집합체인 관료조직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문제점과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 이런 점에서 민주주의의 역사는 독재권력과의 투쟁의 역사인 동시에 관료제와의 투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관료제는 매우 오래된 제도인데 베버는 전문성과 합리성을 기반으로 한 관료제의 장점을 역설했지만, 국가 목적의 실현을 위해 복무해야 할 관료조직이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하는 권력조직으로 자립하면서 수단과 목적이 전치되는 문제점 또한 빈번하게 지적되고 있다. 관료제를 구성하는 공무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 국가기관에 종사하며 공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통상적으로 공무원은 일반직 공무원을 지칭하지만 판사, 검사, 군인, 경찰 등 법률에 의해 임명되는 특정직 공무원 역시 국가의 중요한 공무원이다. 특정직 공무원 중에서도 군인은 매우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른 분단국가에서 국가안보를 책임진다는 점 때문에 군대의 존재 가치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 점을 악용하여 군부는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자립했고, 국가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지위를 넘어 스스로 국가권력이 돼 버렸고, 목적과 수단이 전치되어 국가의 일부인 군대가 국가에 군림하는 군부정치로 타락해 버렸다. 군부정치를 배경으로 중앙정보부나 국가안전기획부, 국군보안사령부나 국군기무사령부와 같은 특수기구가 득세했다. 그러나 군부정치가 끝나면서 특수기구의 시대도 끝났다. 최근 검찰개혁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가 검찰개혁을 위해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을 국정과제 13번으로 정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으며 현재 이 법안들이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의 절차를 밟고 있다. 검찰개혁은 지난여름에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의 국정과제 수준을 넘어 국민이 합의한 국가적 과제로 격상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또 하나의 특정직 공무원 집단인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화를 막아야 한다는 합의가 작용하고 있다. 검찰은 군부정치 시절 군부에 억압받으면서 동시에 군부에 종속되어 군부독재에 봉사하는 군부의 하위 파트너에 불과했다. 그 시절 검찰에 대한 특수기구의 통제력은 확고했다. 개인 검사든 집단으로서의 검찰이든 이들은 국민의 정당한 권력기관으로서 부당한 군부독재에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억압에 순응하면서 군부가 제공하는 이익을 특권적으로 향유했다. 그러다가 민주화 과정을 거쳐 군부정치가 소멸되고 특수기구의 통제력이 약화된 권력의 진공상태에서 검찰이 권력의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시도가 지금의 상황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검찰의 이러한 시도는 반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이며 또한 반국민적이자 반역사적이다. 군부는 왜 문민통제의 원리에 반하여 권력을 탐했을까? 국가안보를 위한 군부의 역할이 분단 상황에서 사회안보로 확장되면서 권력과 접속되었기 때문이다. 군부가 보유한 무장력은 권력에 접속하는 무기가 되었다. 검찰은 왜 무소불위의 권력을 추구할까? 군부독재 권력에 공백이 발생하자 권력의 하위 파트너로서 권력의 향수를 기억하고 있는 검찰이 그 향수를 좇아 권력과의 접속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군부와 검찰은 모두 강고한 조직을 무기로 높은 엘리트주의적 특권의식으로 무장되어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권력의 유혹에 매우 취약하다. 그러므로 국가 관료제 안에서 불가피하게 등장하는 권력기구를 국민의 시각에서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노력은 지극히 당연한 과제이다. 정부 역시 국민을 국가의 주인으로 설정하고 권력기관의 민주적 개혁을 국정과제로 제시하였다. 여기에는 검찰과 군부, 감사원과 경찰은 물론 최근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예산배정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로 논란이 되는 기획재정부의 개혁까지 포함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구 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관료제를 구성하는 공무원의 선발과 임용의 방식에서 특권적이고 불평등한 요소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것이다. 이것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근거 없는 특권의식과 비민주적인 엘리트 의식으로 뒤틀린 공무원의 양산을 막기 어렵다. 예를 들어, 공무원 선발방식은 복잡하고 갈래가 많지만 공통적인 문제점은 선발과정이 불평등하고 차별적이라는 사실이다. 일반직 공무원 시험에서 9급, 7급, 5급의 차이를 두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과거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공무원이 되는 길이 열려 있었으므로 고급인재를 확보한다는 목적에서 대학생에게 더 높은 직급을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시험이 대학생을 전제로 하므로 임용 직급에 차이를 둘 이유가 없다. 특히 행정고시, 외무고시, 입법고시 등의 이름으로 특권층 공무원을 양산하는 것이 문제다. 고시제도의 폐단 때문에 고시가 시험으로 바꿨지만 실제로 바뀐 것은 전혀 없다. 법조 인력을 양성하는 과거 사법고시의 폐단은 더욱 심각했다. 행정고시와 마찬가지로 합격 후 5급을 부여한 후 2년의 사법연수원 과정을 거쳐 판검사로 임용되면 3급 상당의 공무원 지위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특권적 지위를 보장했다. 판검사에 대한 과도한 특별대우는 군부독재 시절 군부와 법조계의 유착과 부당거래의 산물인데, 이로 인해서 특권의식은 더욱 조장되었다. 재판권을 독점한 판사의 권위나 수사권을 독점한 검사의 권위는 그들의 양심적 전문성에 의해서 보장되는 것이지 차별적 대우와 특권의식에 의해서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검사가 9급이라고 수사에 불응하는 피의자가 어디 있겠으며 판사가 9급이라고 재판을 거부할 피고가 어디 있단 말인가! 공무원을 국민의 공복이라고 부르고 영어로 ‘시빌 서번트’(civil servant)나 ‘퍼블릭 서번트’(public servant)로 표현하는 이유를 다시금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공무원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지위가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는 역할이며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공무원에 대한 특권적 인식부터 개선되어야 하며 공무원 선발과 임용, 직급 부여와 대우 등에서 특권의식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통제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군림하는 차별적 특권의식에서 봉사하는 양심적 전문성으로서의 전환, 이것이 현대국가에서 공무원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이다.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그러므로 특정 국가기관이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고 특권적으로 권력화하려는 경향을 차단하는 것은 국가의 매우 중대한 책무이다. 특히 군부정치가 퇴조한 상황에서 군부의 아류에 불과했던 검찰이, 군부와 달리 무장력도 없고 국가안보의 이데올로기도 없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법무부 산하 일반 행정기구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권력화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잘못된 욕심인지 국민이 분명하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고 국가는 국민의 국가가 된다. 상지대 총장
  • 유승민 “조국 사태로 기존 진보 몰락…대구 동구을 출마”

    유승민 “조국 사태로 기존 진보 몰락…대구 동구을 출마”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28일 “개혁 보수의 희망과 씨앗을 유지하기 위해 보수 정치의 역사를 쓰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이날 대구 인터불고 엑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가 보수라는 이름을 최초로 쓰는 이유는 보수가 가장 밑바닥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진정한 보수 정치가 어떤 것이란 걸 국민에게 보여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보수당으로 대구 동구을에 출마한다”며 “대구는 자유한국당 지지가 가장 강한 곳으로 개혁 보수인 새로운보수당에 험지다. 어려움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며 “그 바람이 전국적으로 흩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새로운 보수당을 어렵게 시작한다”고 했다. 이어 “당 이름에 왜 ‘보수’라는 단어를 넣느냐는 말이 많았다”며 “이제까지 대한민국 보수 정당은 보수라는 단어를 써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과 보수 통합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이 진짜 변화의 길을 가겠다면 오늘 당장에라도 합치는데 자유한국당은 지난 3년간 조금이라도 변화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며 “친박 정권 실세인 황교안 대표가 있는 자유한국당은 도로친박당으로 탄핵의 길과 정면 배치된다”고 답했다. 유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려면 낡은 집을 부수고 새로운 집을 지어야 하는데 무작정 기다릴 수가 없기 때문에 저희는 저희 길을 가자고 결심했다”며 “보수 통합 시한은 2월 초까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창당이 완료되고 지도부가 정해지면 대화는 가능하겠지만 지금 상황은 자유한국당 대표와 만나서 결실 있는 성과나 공감을 할 상황은 아니다”고 하면서도 “한국당과의 물밑 대화는 다양하게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는 지난 27일 선거법 개정안 가결과 관련해 “여야 합의는 오랜 관행이었고, 군사 독재 시절에도 이렇게 선거법을 밀어붙인 적은 없다”며 “시간이 지나면 민주당도 비례 민주당을 만들 수밖에 없고, 의석 몇 개를 더 얻겠다고 민주당 들러리를 서고 단식을 한 정의당이나 바른미래당 당권파들은 닭 쫓던 개가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공정, 정의는 민주당의 것이었다”며 “조국 사태로 기존 진보가 몰락했다.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제대로 된 보수를 우리가 보여줄 때다”고 다짐했다. 신당 창당 뒤 안철수계 의원들의 합류에 관해 “‘변화와 혁신’(이하 변혁) 소속 의원들의 거취가 1월 말에서 2월 정도에 결정될 것”이라며 “그분들은 새로운 보수당 동참을 몇 가지 선택지 중에 하나로 꼽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당은 지도부가 젊고 참신해 지도부 면면만 봐도 새로운 보수당이라는 게 느껴졌으면 좋겠다”며 “제가 보는 3대 원칙 중에 그 가치관이 투철한 20∼30대 가운데 자랑스러운 보수를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자유한국당 “의회민주주의 사망… 대통령이 선거법 거부해야”

    자유한국당 “의회민주주의 사망… 대통령이 선거법 거부해야”

    심재철 “선거법 상정과 처리 원천 무효”문희상엔 “권력의 시녀”… 헌법소원 예고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제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의회민주주의 사망”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27일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된 직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한국당 입장을 발표했다. 심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는 오늘 사망했다”고 운을 뗀 뒤 “좌파독재를 꿈꾸는 민주당과 추종 세력이 국회의 모든 준법절차를 무시하고 위헌 선거법을 불법 날치기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력의 시녀인 문 의장은 예산안 날치기, 선거법 수정안 무단상정에 이어 불법 날치기 처리에 의사봉을 두드리며 협조했다”며 “헌정사는 당신을 최악의 국회의장,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한 국회의장으로 기록할 것이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 4월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법안과 오늘 불법 처리된 수정안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국회법이 정한 원안의 수정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상정과 처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문 의장이 의결한 회기 자체가 불법”이라며 “날치기 처리도 불법이고 원천 무효”라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선거법 수정안의 위헌성을 주장하면서 “한국당은 헌재에 헌법소원을 곧바로 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선거법 수정안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도 촉구했다. 심 원내대표는 “내용은 위헌이고 처리의 전 과정이 불법인 법안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법안이 정부에 이송되면 문 대통령은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고, 오늘 국회에서 발생한 권력의 폭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 전 회기 결정 안건에 앞서 선거법 개정안 표결이 이뤄지는 것에 반발하며 문 의장의 의장석 진입을 몸으로 막아서기도 했지만 개회를 저지하지는 못했다. 선거법 통과 직후에는 문 의장을 향해 “문희상 역적”을 외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위성사진으로 본 2010년대 세계 주요 사건

    위성사진으로 본 2010년대 세계 주요 사건

    올 연말은 2019년이 끝나는 시점이기도 하지만 2010년대 10년이 마무리되는 연말이기도 하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2010년대에 수많은 사건으로 세계 곳곳 모습이 바뀌어버렸다. 우주기술업체 MAXAR는 최근 이렇게 달라진 지구촌 강산의 모습을 위성 사진으로 공개했다. AP통신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이를 종합해 2010년대의 굵직한 사건들을 돌아봤다.허리케인2010년대에 수많은 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했지만 2016년까지는 미국 본토에 상륙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7년엔 이런 미국의 운이 다했다. 2017년 하비, 이르마, 마리아 등 강력한 허리케인 3개가 미국 곳곳을 강타해 4주 동안 2650억 달러(약 307조 6650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하비는 68명을 사망하게 했으며, 1200억 달러(139조 3200억원) 재산 피해는 2005년 카트리나에 이은 두번째를 기록했다.기름유출2010년 4월 미국 멕시코만 인근 해역에서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륨(BP)을 위해 시추 작업을 하던 딥워터호라이즌의 굴착장비가 폭발해 11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원유 최소 1억 갤런(약 3억 7854만 리터)이 유출됐다. 유출된 기름은 멕시코만에 쏟아져 들어왔고 복구 노력으로 2016년엔 정상으로 돌아온 듯 보였다. 하지만 연 평균 63마리였던 돌고래 죽음이 2011년엔 335마리가 죽었고 이후 5년 간 연평균 200마리가 죽었다.빙하 감소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지구 빙하는 3억 8600억톤이 녹아 사라졌다. 이로 인해 얼음이 물 약 924조 갤런(약 3497조 리터)으로 변했으며 이 양은 미국 땅 전체를 약 36㎝ 깊이로 덮을 수 있을 정도다.산불지난 10년 간 세계 곳곳에서 경악할 규모의 산불이 일어났다. 최근엔 브라질과 호주에서 국가, 대륙 규모의 숲을 불태운 산불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 파라다이스 교외에서 캠프파이어가 일으킨 산불은 이 지역 역사상 최악이었다. 85명이 숨지고 건물 1만 9000채가 파괴됐다.이슬람국가(IS)의 탄생과 몰락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IS 는 2014년 시리아와 이라크의 혼란 상황에서 등장했다. 무장세력은 빠르게 도시를 장악하기 시작해 두 나라 땅 3분의 1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국가를 선포하고 세계에서 추종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미국 주도 국제 연합의 군사 작전으로 IS는 2019년 3월 이라크 국경지대의 마지막 근거지를 잃었다.아랍의 봄튀니지의 한 과일 판매업자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극심한 가난에 빠뜨린 아랍 국가들의 사회 체계에 항의하고 2010년 12월 스스로 몸에 불을 질러 숨졌다. 이 죽음은 튀니지에 거대한 시위를 일으켰고, 물결은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 예멘으로 퍼졌다. 기본권, 독재자 퇴출, 빈곤과 실업 해결이 이들의 요구였다. 이들은 구심점이 없었지만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튀니지 벤 알리 등 독재자들을 끌어내렸다. 그러나 리비아, 수단, 예멘 등에서 일어난 국가 분열은 결국 내전으로 치달았다. 이집트에선 군부의 지원을 받는 정부가 민주화 시위를 진압했다. 시리아에선 독재정부가 러시아 등 외세를 등에 업고 수년 간 국민 수십만명을 참혹하게 학살했다.동일본 대지진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지진과 거대한 쓰나미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을 비롯한 동일본 전역을 강타했다. 사망과 실종이 2만여명, 이재민 16만명이 발생하고 이 중 4만명은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자문자답] 한국에서도 툰베리가 나올 수 있을까

    [자문자답] 한국에서도 툰베리가 나올 수 있을까

    정치교육에 대한 기본 원칙조차 없어특정 이념이나 가치관을 주입해선 안 돼교육도 ‘다양성’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5피트(152cm)의 거인.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9년 올해의 인물로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를 꼽았다. 툰베리는 금요일마다 학교 대신 스웨덴 의회 앞으로 향했다.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기 위해서다. 지난 8월에는 무동력 보트로 대서양을 건넜고, 그로부터 한 달 뒤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툰베리에게서 영향을 받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이 기후보호운동에 동참했다. 10대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한국에서도 툰베리 같은 ‘작은 거인’이 나올 수 있을까? 10대가 사회를 이끄는 한 축으로 우뚝 서려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힘의 원천은 교육에서 길러지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정치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여기서 정치교육이란 학생들에게 좌우 진영 논리를 심는 게 아니다. 시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주장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핀란드에서 30대 여성 총리가 나오는 등 유럽에서 젊은 정치인이 대거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청소년기부터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잘 마련돼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 교실에는 정치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조차 없다. 최근 몇몇 학교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그제야 공론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10월 서울 인헌고에서는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한 교사가 반일 구호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9월에는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정부의 선전 효과를 노리고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는 발언을 해 직무에서 배제됐다. 어느 학교에서는 시험 문제를 ‘조국 사태’와 관련 지어 출제하는 바람에 재시험을 치렀다.이처럼 갈등의 골이 깊게 팬 후에야 우리도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교육청은 17일 사회 현안에 대한 교육 원칙을 마련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불참을 선언한 보수 교육계를 제외하고 각 교육계 교사들이 모여 정치교육의 기준을 세웠다. 뼈대는 독일의 바이텔스바흐 협약을 모델로 만들었다. 바이텔스바흐 협약은 주입식 교육을 금지하고, 논쟁적 사안을 논쟁 그 자체로 다루며 정치적 행위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즉 사회 현안을 다루되 학생들에게 특정 이념이나 가치관을 주입하는 방식은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보이텔스바흐와 함께 자주 참고되는 정치교육으로 영국의 ‘시티즌십 교육’(시민교육)이 있다. 중학교 학생들에게 영국 민주주의가 운영되는 방식을 가르치고,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이 역시 교사의 생각을 주입해선 안 된다는 대전제가 있다. 단정적인 언어뿐만 아니라 표정이나 몸짓으로도 주관적 판단을 드러내선 안 된다. 다만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선 중립적 태도가 더 나쁘다고 본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안이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교사가 학생들에게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의 결론도 이와 같다. 정치 교육은 중요하지만, 교사의 중립적 태도가 그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그렇다면 이제 다 같이 고민해봐야 할 지점은 하나다. 중립이란 무엇인지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 분명 교사가 어떤 것도 판단하지 않거나 양비론적 태도에 머무르는 걸 의미하지는 않을 테다. 산술적 중립은 공정성을 핑계로 가치판단을 유보하는 것에 불과하다. 정치교육이란 본디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데 있다. 민주사회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시민이 모여 토론을 통해 타협을 이룬다. 때문에 교육도 ‘다양성’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교사는 다양한 가치관과 그 근거를 풍부하게 알려주고, 판단의 몫은 학생에게 맡기면 된다. 일각에서는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는 청소년을 지나치게 미성숙한 존재로 여기는 시각이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 민주주의의 열망을 품고 변혁을 이뤄낸 주역들 사이에는 중고생이 있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2016년 국정농단으로 민주주의가 훼손된 때에도 어린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다. 정치교육에는 ‘작은 거인들’의 생각을 존중하는 어른의 자세도 포함되어야 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한국당, 예고했던 주말 장외집회 취소…“황교안 대표 지시”

    한국당, 예고했던 주말 장외집회 취소…“황교안 대표 지시”

    황교안 대표 입원도 영향…27일 전단지 홍보 나서 자유한국당이 오는 2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 예정이던 장외집회를 취소하기로 했다. 이는 전날 새벽 피로 누적 등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황교안 당 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28일 오후 1시 개최 예정이었던 ‘2대 독재악법 3대 국정농단 심판 국민대회’는 민주당의 쪼개기 국회 총력 저지를 위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 대표의 지시사항”이라며 “당장 임시국회가 열리고, 주말에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한 듯 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한국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단일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의 본회의 상정도 예상되자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확산하기 위한 장외집회를 예고한 바 있다.대신 27일 전국 253개 당협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문재인 정권의 ‘3대 게이트’ 의혹을 규탄하는 대국민 홍보전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27일 오전 11시 전국 지역구의 중심가에서 한국당의 주장을 담은 전단을 동시에 배포하는 여론전을 편다. 한편 황교안 대표는 지난 11월 청와대 앞에서 8일간의 단식투쟁을 한 뒤 계속된 장외집회 등으로 피로가 누적된 데 더해 계속된 가부좌 자세와 추위에 발목 복사뼈 아래 염증이 생겨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봉호 시흥을 예비후보, “민주화운동경력을 흉악범죄자 왜곡보도 사과하라”

    김봉호 시흥을 예비후보, “민주화운동경력을 흉악범죄자 왜곡보도 사과하라”

    경기 시흥시 을 더불어민주당 김봉호 예비후보자의 민주화운동 경력을 왜곡해 반사회적인 흉악범죄자로 오인하도록 표현한 KBS의 한심한 보도 작태를 규탄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8일자 KBS 뉴스 ‘예비후보자 164명 범죄전력자…성범죄 등 흉악범죄 7명’ 제목 보도 중 “성범죄·방화 등 흉악범죄 전력 예비후보자 7명”이라는 소제목 밑에 실명으로 김봉호 예비후보자에 대한 왜곡된 내용이 보도됐다. 보도에는 “김봉호 경기도 시흥시(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는 상해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이듬해인 1987년 특별 사면됐다”라는 내용으로, 마치 김 예비후보가 폭력범·흉악범인 양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악의적인 기사내용이 실렸다. 출마선언을 하루 앞두고 나온 왜곡된 보도가 특정세력의 기획에 의한 의도적인 후보자 흠집내기 보도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이 사건은 1986년 당시 학생운동을 하던 김봉호 예비후보자가 “전두환 군사독재 철폐 위원장”과 경희대 총학생회 “언론협의회의장”으로 있으며 반정부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집시법 위반으로 수배되었다가 검거 과정에서 공안형사와 몸싸움으로 인해 쌍방 상해가 있었던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 사건으로 구속된 김봉호 예비후보자는 이듬해인 1987년 특별사면돼 2007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번 KBS의 악의적인 보도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한 자랑스러운 사건을 폄훼하고 흉악범죄 사건으로 오인할 수 있게 악의적으로 편집해 보도, 마치 민주화운동 유공자인 김 예비후보를 비롯한 많은 민주화 투쟁 동지들을 범죄자로 격하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KBS가 보도에서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범죄 전력을 상세히 보도하는 이유로 ‘유권자 국민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서’라고 밝힌 것처럼 진정 국민의 선택을 도우려면 전후 사정을 살펴 정확한 사실을 바르게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봉호 후보는 KBS에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씨줄날줄] 아시아의 인어/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시아의 인어/박록삼 논설위원

    한국 수영에는 박태환(30) 이전에 그가 있었다. 고작 열다섯 살 나이에 벼락처럼 등장해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배영 200m, 배영 100m, 혼영 200m 세 종목에서 모두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은 처음이었다. ‘아시아의 인어’로 통했다. 최윤희(52)다. 가슴 속 울화가 쌓여만 가던 시절, 전두환 독재정권은 스포츠로 국민의 눈을 가리고자 했고, 국민은 또 다른 이유로 스포츠에서 위안을 얻었다. 1980년대 막 대중화가 시작한 컬러TV는 ‘최윤희’라는 스타 탄생의 중요한 매개체였다. 수영 금메달리스트이자 연예인 못지않은 빼어난 미모까지 겸비했기에 단숨에 ‘국민 여동생’이자 ‘국민 영웅’으로 등극했다. 그는 4년 뒤 서울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2개를 더 따냈다. 옛 기억을 도두보려는 습성을 감안한다 쳐도 요즘의 김연아(29), 손연재(25) 같은 스포츠 스타도 그 시절 그의 인기 앞에서는 한 수 접어야 할 만큼이었다. 그는 수영선수로 은퇴하자마자 섬뻑 TV 광고모델, 방송 리포터, 패션쇼 모델 등으로 활약하다 1991년 록그룹 ‘백두산’의 리더 유현상(65)과 비밀리에 깜짝 결혼했다. 당시에는 극히 드물었던 열세 살 차이의 이들 부부는 결혼 직후 온갖 악소문에 시달려야 했고, 모든 루머를 씻어낸 뒤에도 오랫동안 유현상은 ‘국민 도둑남’ 취급을 받았다. 그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됐다. 국가대표 체육인 출신 문체부 차관으로는 박근혜 정부 때 박종길 전 차관에 이어 두 번째다. 일각에서는 깜냥이 되지 않음에도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에 참가한 것에 대한 ‘보은 인사’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최 신임 차관으로서는 조금 억울할 수도 있겠다. 2007년 꿈나무 발굴을 위한 ‘최윤희스포츠재단’을 창립, 운영했고 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했으며, 대한체육회 이사이자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7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출자회사인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로 선임돼 국민생활체육 저변 확대에 힘썼다. 즉 오랜 시간 스포츠 행정인으로서 이력을 다져 왔다.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것은 늘 좋은 성과를 내놓는 것이다. 문체부 2차관의 주된 업무는 최 차관이 익숙한 체육 분야뿐만이 아니다. 관광 산업의 진흥 과제가 있고, 정부와 국민의 소통 가교 역할 또한 해야 한다. 체육 분야에도 엘리트 체육을 축소하고 생활체육을 확대하며 체육계 내부의 폭력과 성폭력 근절, 체육인들의 인권보호 등의 과제가 있다. 삐딱한 세간의 시선을 훌훌 털고 ‘아시아의 인어’처럼 우아하게 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youngtan@seoul.co.kr
  • 장외집회 봉쇄되자 국회 밖으로 스스로 걸어나간 황교안

    장외집회 봉쇄되자 국회 밖으로 스스로 걸어나간 황교안

    국회 사무처, 전날 폭력사태 우려 출입문 봉쇄황교안 “지금 대한민국 꼴을 보면 분통 터진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당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가 국회 사무처에 의해 막히자 국회 정문 밖으로 스스로 걸어나갔다. 17일 오후 국회 경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규탄대회를 앞두고 국회 사무처는 전날 폭력 사태가 또 발생할 것을 우려해 오전부터 국회의 각 출입문을 봉쇄했다.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진행된 규탄대회는 전날보다 대폭 축소된 채로 시작됐다. 황교안 대표는 규탄대회에서 “지금 밖에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자유시민과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고자 했지만 국회 사무처의 봉쇄로 이 자리 함께 하지 못한 여러 동지가 계신다”면서 “이제 우리가 밖으로 나가 그분들과 함께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선 지지자들과 함께 국회 잔디밭을 가로질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 모여 있는 한국당 지지자들에게 합류했다. 한국당은 이날 장외집회에 모인 인원이 3만명인 것으로 추산했다. 황교안 대표는 자리를 옮긴 뒤 단상에 올라 “지금 대한민국의 꼴을 보면 분통이 터지고 가슴이 찢어진다”며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해 욕하지 말라, 욕할 가치도 없다”고 비판했다.그는 “지금 선거법이 무너지면 자유민주주의가 끝나는 것”이라며 “자기들 마음대로 국회를 구성해 180석, 200석을 만들어서 뭐 하겠다는 것이겠나, 자기 멋대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부를 장악하고, 사법부도 자기 사람으로 잔뜩 채운 뒤 하나 남은 입법부마저 차지하면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이 무너진다”면서 “그러면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것 아니냐. 좌파 독재가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선거법을 통해 문재인 정권이 합법적으로 좌파 독재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면서 “선거법을 자기 마음대로 뜯어고쳐서 합법적으로 독재의 길을 닦는 것을 우리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3대 게이트가 열리는 날 이 정권은 끝장 난다”면서 “우리들이 반드시 이 부정부패를 밝혀내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자”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국당 “정세균 총리 지명, 삼권분립 파괴이자 의회 시녀화”

    한국당 “정세균 총리 지명, 삼권분립 파괴이자 의회 시녀화”

    새보수당 “정세균, 사퇴해 헌법 가치 지켜야”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하자 자유한국당은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의회를 시녀화하겠다는 독재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같이 밝힌 뒤 “70년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이요, 기본적인 국정 질서도 망각한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보여주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권력의 견제를 위해 삼권분립 원칙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으며, 국회의장은 입법권의 수장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국회의장의 신분과 역할이 이러한데도 지명을 한 대통령이나 이를 받아들인 정세균 전 의장이나 두 사람 모두 헌법, 민주에 대한 개념 상실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전 대변인은 또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 밑 국무총리로 만들고, (문희상) 현 국회의장은 대통령에게 충성하며 정권의 입맛에 맞춰 의사봉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독재다. 삼권분립이 무너진 독재,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 독재, 오직 대통령만 보이는 독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즉각 전 국회의장 정세균 의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라. 정세균 의원도 구차한 정치 연명을 위해 국회를 행정부에 갖다 바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한 뒤 “청문회까지 오는 것이 수치”라고 했다. 새로운보수당도 정세균 총리 지명을 비판하고 나섰다. 권성주 새보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입법부 수장을 지낸 인사를 행정부 2인자로 앉히겠다는 건 헌법에 명시된 삼권 분립의 원칙을 파괴하고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세균 전 의장은 후보 사퇴를 통해 국회의 마지막 위상과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정세균 후보자 지명은 헌정 사상 첫 국회의장 출신 총리 발탁이다. 정세균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이낙연 총리에 이어 또다시 호남 출신 총리가 된다. 전북 진안 출신의 정세균 후보자는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페퍼다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전북대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지냈고, 참여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내는 등 부처 통솔 및 현장 경험으로 ‘경제 총리’에 적임이라는 평이다. 정세균 후보자는 15대부터 20대까지 내리 6번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고향을 지역구로 두다 2012년 19대 국회 때부터 ‘정치 1번지’ 종로에 뿌리를 내렸다. 새정치국민회의에서 김대중 당시 총재 특보를 지냈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장, 민주당 대표 등 당 최고위직을 잇달아 역임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운영위원장,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상임위에서 활동했다. 20대 국회 전반기인 2016∼2018년 국회의장을 지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 대통령 “정세균,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적임자”

    문 대통령 “정세균,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적임자”

    차기 총리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더불어민주당 6선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발탁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국회의장 출신 총리 후보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며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세균 후보자라고 판단했다”고 지명 이유를 국민에게 직접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경제를 잘 아는 분으로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며 참여정부 산업부장관으로 수출 3000억달러 시대를 열었고, 6선 국회의원으로 당대표와 국회의장을 역임한 풍부한 경륜과 정치력을 갖춘 분”이라며 “무엇보다 온화한 인품으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항상 경청의 정치를 펼쳐왔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장 출신이 내각 2인자인 총리가 되는 것을 둘러싼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총리로 모시는데 주저함이 있었지만,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고 협치하면서 국민 통합·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환경이 여러 가지로 어렵지만 후보자는 화합하고 협력하며 민생과 경제를 우선하도록 내각을 이끌고 국민들께 신뢰와 안정감을 드릴 것”이라며 “훌륭한 분을 지명하게 돼 감사드리며 ‘함께 잘사는 나라’를 이루는데 크게 기여해 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이 정 전 의장을 지명한 것은 여권의 대표적 ‘경제통’이자 대야 관계가 무난한 그를 ‘협치 총리’로 내세워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이낙연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얼굴’을 맡아야 한다는 여권의 요구까지 감안된 인선으로 보인다. 전북 진안 출신인 정 전 의장은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17년을 재직하는 등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췄다. 노무현 정부 시절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당의장(당대표)을 맡다가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입각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 ‘협치 실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가운데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직을 수행하며 협치를 모색한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 전 의장은 처음부터 청와대가 ‘플랜A’로 염두에 뒀던 후보다. 지역구(서울 종로)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데다 입법부 수장 출신이 내각 2인자로 들어가는 ‘명분’이 약하다고 판단한 정 전 의장이 고사하면서 추천했던 인물이 앞서 유력하게 거론됐던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다. 하지만 진보·개혁 진영의 반발 속에 김 의원이 고사하자 청와대는 다시 정 전 의장을 설득했다. 끝내 ‘김진표 카드’가 보류되자 정 전 의장도 결심을 굳혔고, 청와대는 지난 11일 검증에 착수했다. 당초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가닥이 잡힌 후 발표하는 방안이 유력했지만, 국회 상황이 불투명해지자 청와대가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만큼 내각을 지휘할 총리가 교통정리가 돼야만 국정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에 대해 “저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신망을 받고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자리에 서든 계속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주시리라 믿는다”고도 했다.이 총리의 쓰임새에 대해 여권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권에서는 이 총리가 비례대표 후순위를 받아 전국 유세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과 우세하지만, 한편으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에 출마한다면 맞불 카드로 써야 한다는 요구가 만만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 총리가 당초 예상보다 조금 일찍 여의도로 복귀함으로써 민주당 지도부도 총선 판을 짜면서 다양한 옵션을 가질수 있게 됐다. 입법부 수장 출신이 행정부의 ‘2인자’가 된다는 점에서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입법부 수장을 했던 정 전 의장을 행정부의 2인자로 삼겠다니, 3권분립 정신을 이렇게 짓밟아도 되나”라며 “유신독재 시절에나 있음 직한 발상이다. 이런 식이라면 인준 투표 때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은 비교적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정 전 의장의 국무총리 임명에 대한 찬반 여론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찬성 47.7%, 반대 35.7%로 집계됐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국 “2대 악법 저지”… 민주 “黃 독재 시대”

    한국 “2대 악법 저지”… 민주 “黃 독재 시대”

    장외 투쟁 재개 황교안 “죽기를 각오” 이인영 “황 대표 체제 이후 식물국회”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이 16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주말 내내 설전을 이어 갔다. 한국당은 토요일 장외 투쟁으로 보수 세력을 결집하며 쟁점 법안 저지 총투쟁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한국당 집회를 ‘황교안 야당 독재 시대’라 이름 붙이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15일에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24시간 농성을 이어 가며 ‘문재인 정권 3대 게이트’ 규탄과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을 통째로 삼키려는 청와대, 더불어민주당과 그 하수인들에 맞서 국민들이 일어섰다”면서 “자유한국당은 국민과 함께 ‘3대 국정농단’ 전모를 밝히고 ‘2대 악법’을 저지해 자유대한민국을 반드시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지난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사태 이후 두 달 만에 서울 광화문에서 ‘文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를 열고 대규모 장외 투쟁을 벌였다.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필두로 약 20만명(한국당 추산)이 거리로 나서 보수 세력을 과시했다. 황 대표는 현장에서 “행정부·사법부는 장악됐고, 입법부 하나 남았다”면서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고 말했다.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황 대표 체제가 시작되면서 우리 국회는 정확하게 식물국회가 됐다”면서 “조심스레 대화와 타협의 가능성을 모색하던 한국당 의원들의 시도는 번번이 투쟁 근본주의자, 전직 공안검사인 황 대표에게 거칠게 봉쇄됐다”고 했다. 이어 “공안 정치를 연상케 하는 ‘황의 독재’ 구시대 정치가 우리 국회를 파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도 논평에서 “한국당이 장외로 나가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황 대표는 다시 한 번 ‘죽기를 각오’했다. 벌써 몇 번째인지 셀 수조차 없다”며 “단 한 번이라도 민생과 개혁을 위해 죽기를 각오했다면 이 중차대한 시기에 거리를 헤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차기 총리 정세균 유력… 이르면 20일 발표설

    차기 총리 정세균 유력… 이르면 20일 발표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 인선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6선 정세균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20일쯤 인선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시기는 다소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15일 “전직 입법부 수장이 총리를 맡는 게 타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분’을 놓고 고민하던 정 의원이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르면 20일 발표설’은 이번 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등 국회 상황이 가닥 잡힐 것으로 보이는 데다 문 대통령이 23일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만큼 그전에 매듭지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반면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국회의장 출신이 총리로 가는 데 대한 반대 등 모든 변수에 대한 고려는 끝났고, 최종 검증에서 돌발 변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정 의원을 지명할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본격 검증은 지난주 시작됐는데 서둘러도 3주가 걸린다”고 했다. 인선 발표가 이달 말이나 1월 초에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 의원은 애초 청와대가 ‘플랜A’로 생각했던 후보다. 정 의원이 추천했던 인물이 김진표 의원이고, 진보진영의 반발 속에 김 의원이 고사하자 청와대는 정 의원을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입법부 수장을 했던 정 전 의장을 행정부 2인자로 삼겠다니, 유신독재 시절에나 있음 직한 발상”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인준 투표 때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및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사표가 지난주 수리됐다. 후임에는 이명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가 거론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오월의 어머니 “12·12 오찬 전두환, 이 시대를 참담하게 만들었다”

    오월의 어머니 “12·12 오찬 전두환, 이 시대를 참담하게 만들었다”

    “너무 충격적이네요.” 1979년 12·12 사태를 일으킨 지 40년이 된 지난 12일 전두환씨가 당시 가담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는 소식을 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인 정현애(67) 오월어머니집 이사장은 “우리가 아직도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광주 남구에 위치한 오월어머니집에서 정 이사장을 만난 날, ‘치매를 앓고 있다’는 전씨는 서울의 고급 식당에서 오찬을 즐기고 있었다. 전씨 측은 “12·12 사태와 무관한 친목 모임으로 우연히 날짜를 정했다”고 해명했다. 정 이사장은 이에 대해 “쿠데타 주인공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죄도 하지 않는다면 그 후손들도 불행할 것”이라면서 “전씨는 자신들 가족이나 미래를 위해서도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전씨는 40년 전과 똑같은 것 같다. “지난 3월 전씨가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를 찾았을 때 내심 기대를 했다. 하지만 재판을 마치고 나오는 전씨를 향해 어머니들이 ‘내 아들 살려내라’고 외치는 데도 그냥 가더라. 그 순간이라도 조금만 태도를 달리 했다면 ‘희망적인 세상에 살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을 텐데 정말 실망스러웠다.” -얼마 전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가 다녀갔다. 전씨와는 다른 행보다. “노씨 방문이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진정으로 사과하는 것인지는 아직까지 모르겠다. 그날(지난 5일)은 오월어머니집 손님으로 온 거니까 얘기를 들은 거다. 광주에 오는 게 “매우 조심스러웠다”고 여러 번 말하더라. 어떻게 만나서 얘기를 해야 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 오월어머니집은 5·18 등 민주화 운동 관련 항쟁에서 가족이 희생됐거나 스스로 투쟁 대열에 앞장섰다가 피해를 입은 어머니들의 쉼터로 2006년 문을 열었다. 누구에게나 개방이 된 공간이다 보니 평소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 노씨도 사전 연락 없이 지난 5일 이곳을 방문했다. 방명록에는 ‘아픔과 희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주시는 터전을 느낀다’는 노씨의 글이 적혀 있었다. -노씨와는 어떤 대화를 나눴나. “‘진정성이 있으려면 분명히 뭘 잘못했는지 밝혀야 하고 진실 규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씨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면 재헌씨처럼 자식들이라도 부모를 설득해야 하는데 전씨 아들들은 그런 모습조차 없다. 비교된다’고 했다.” -내년이면 5·18 항쟁도 40주년을 맞는다. 더 늦어지기 전에 사과를 해야 할 텐데, 사과의 방법도 중요할 것 같다. “우선 5·18민주묘지에 와서 사과하고, 5·18 관련 단체 등 광주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들 앞에서도 직접 사과하면서 그 모습을 언론으로 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국민들도 ‘저런 모습이 역사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구나’라는 것을 깨달을 것 같다.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믿으려 하는 사람들에게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대통령 의지만 있다면 헌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전문에 5·18 정신이 담긴다면 진상 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이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당사자 명예회복도 본인들 원하는 수준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5·18 정신을 설명해달라. “생명 존중이다. 하늘로부터 내려온 신성한 기본권인 생명을 지켜주는 것이 민주정부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방해한 불의의 세력에 대해서는 저항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마음으로 열흘을 보냈다.” 정 이사장이 말한 ‘열흘’은 1980년 5월 17일 광주 ‘녹두서점’ 주인이자 남편인 김상윤(현 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씨가 끌려간 뒤 27일 자신이 계엄군에 의해 체포될 때까지의 기간을 가리킨다. 녹두서점은 1970년대 유신독재 시절 ‘금서’를 보급한 헌책방으로 민주인사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던 곳이다. 상황이 긴박해지면서 서점에 찾아오는 학생, 시민, 민주인사들이 부쩍 늘었고 광주 소식을 묻는 전화도 빗발쳤다. 전남 장성 삼계중학교 교사였던 정 이사장은 시간대별로 이 상황들을 정리하고, 물이나 약품을 사서 현장에 보내거나 허기져서 오는 학생들에게는 주먹밥을 만들어 줬다. 훗날 녹두서점이 5·18 항쟁의 ‘상황실’로 불린 이유다. 지난 5월 ‘녹두서점의 오월’이란 책도 나왔다. 조만간 웹툰으로도 나온다. -남편이 끌려가서 정신이 없었을 법도 한데 오히려 남편의 공백을 메웠다. “5월 19일 학교에 출근했다가 남편이 살아 있지 못할 것 같다는 위기의식이 들어 조퇴를 하고 광주로 돌아왔는데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상황이 너무 살벌하다는 것을 느꼈다. 군인들이 시민들을 두들겨 패고 있었다. 죽은 사람은 화장실로 옮겨졌다는데, 화장실로 가보니 핏자국이 선명했다. 그때는 눈물을 흘릴 수도 없었다. 불의의 폭력에 의해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황일지를 쓰기로 마음먹었나.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이 느닷없이 죄 없는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민주회보’로 이름 붙였다가 ‘투사회보’로 바꿔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그런데 5월 21일 계엄군이 집단발포를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조치에 일단 흩어지기로 했는데 ‘시민들 옆에서 물이라도 떠줘야겠다’는 심정으로 다시 남았다. 죽어도 어쩔 수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애도를 표시하자는 차원에서 조기를 게양하고 검은 리본을 달라고 했다. 우리 마음이 한마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지금의 ‘촛불’도 5·18항쟁에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결국 5월 27일 붙잡혔다. “상무대로 끌려갔는데 ‘당신 죄목이 이거요’라면서 A4용지 3~4장을 들이밀더라. 자금·식사·용품 지원, 전화 연락 등 그동안 녹두서점에서 한 모든 행동이 적혀 있었다. 계속해서 저를 감시한 것이다. 그날 저한테 최고 사형, 적게 나와도 징역 10년형을 받을 거라고 했다.” -다행히 유치장에서 풀려났다. “100일 정도 갇혀 있다가 석방됐다. 중학교 교사가 인도적 차원에서 밥해준 걸 내란 음모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웃음). 역사 교사답게 교과서에 나온 내용대로 답변하면서 꼬투리 안 잡히려고 했다.” -남편도 1년 넘게 수감 생활을 했다. “그때는 남편을 사형시킬 것 같아 노심초사했다. 1980년 10월 다시 교단에 선 다음, 낮에는 수업하고 밤에는 탄원서 쓰면서 석방운동했다. 다행히 남편도 이듬해 12월 풀려났는데 지금도 고문 후유증이 심하다.”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성고문 증언도 나오고 있다. “17건 정도 밝혀졌는데 충분치 않다. 차마 말씀을 못하시는 분들까지도 치유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다. 최근 진상규명위 준비단에도 성폭력 조사단원은 이 분야 전문성을 갖춘 연배 있는 여성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5·18항쟁에서 여성의 역할을 재조명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당시 여성들이 총만 안 들었지, 정보 수집부터 물품 공급, 시체 염하는 일까지 많은 역할을 했다. 항쟁 이후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구속자 석방운동에 나섰다. ‘내 자식 살려내라’, ‘내 남편 살려내라’고 울부짖는 여성들에게 무서운 게 있었을까.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지는 동력이 어머니들의 피맺힌 절규에서 비롯됐다.” 글 사진 광주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차기 총리에 정세균 전 의장 유력

    차기 총리에 정세균 전 의장 유력

    여권 “정 의장 결심 굳혀… 검증 돌발변수 없으면 지명” 천정배 “유신독재때나 있음직한 발상… 인준투표 반대” 문재인 대통령이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 인선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6선 정세균 의원이 차기 총리 후보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20일쯤 인선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시기는 다소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15일 “전직 입법부 수장이 총리를 맡는 게 타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분’을 놓고 고민하던 정 (전) 의장이 최근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20일 발표설’의 근거는 이번 주 선거법을 비롯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등 국회 상황이 가닥 잡힐 것으로 보이는 데다 문 대통령이 23일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으로 출국하는 만큼 그전에 총리 인선 여부를 매듭지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국회의장 출신이 총리로 가는 데 대한 반대 등 모든 변수에 대한 고려는 끝났고, 최종 검증에서 돌발 변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정 (전) 의장을 후보로 지명할 것으로 안다”면서 “본격 검증은 지난주쯤 시작했을텐데 서둘러도 3주는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인선 발표가 이달 말이나 1월 초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려면 공직사퇴시한인 1월 16일 전에 사퇴해야 하지만, 비례대표로 출마한다면 3월 16일 이전에만 물러나면 된다. 정 의원은 애초 청와대가 ‘플랜A’로 생각했던 후보로 알려졌다. 기업인(쌍용그룹 임원)과 참여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해 현장과 정책을 두루 아는 데다 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지낸 중량감, 무난한 대야 관계 등 집권 후반기 통합·경제 총리 콘셉트에 맞기 때문이다. 정 의원이 추천했던 인물이 김진표 의원이고, 진보진영의 반발 속에 김 의원이 고사하자 청와대는 정 의원을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회 일부에서 ‘입법부의 수장’을 역임한 정 의원이 총리를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입법부 수장을 했던 정 전 의장을 행정부 2인자로 삼겠다니, 유신독재 시절에나 있음 직한 발상”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인준 투표 때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는 여야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굳이 ‘청문 정국’을 만들어 위험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이낙연 유임 카드’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나온다. 한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및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사표가 지난주 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후임에는 이명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가 거론된다. 이 변호사는 2000년 판사로 임관했다가 2005년 검사로 전직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팀장, 대검 특별감찰팀장 등을 역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국당, 주말 장외집회서 “문 대통령이 의혹의 몸통” 강조

    한국당, 주말 장외집회서 “문 대통령이 의혹의 몸통” 강조

    ‘조국 사태’ 두 달 만에 대규모 광화문 장외집회‘文정권 3대 농단’ 규탄…패스트트랙 저지 강조 자유한국당이 주말인 1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과 청와대의 ‘하명수사’, ‘감찰 무마’ 의혹 등에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이날 ‘문(文)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장외집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두 달 만에 처음 열렸다. 당원과 지지자들은 집회 장소인 세종문화회관 앞부터 250여m에 달하는 인도와 차도를 가득 메웠다. 한국당에 따르면 이날 집회 참가자는 소속 의원과 당원, 국민을 포함해 20만명이다. 참가자들은 ‘선거농단 감찰농단 문정권을 심판하자’ ‘친문인사 국정농단 청와대가 몸통이다’ ‘3대 게이트 밝혀내고 대한민국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혹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한국당은 이날 집회에서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표결하려는 데 맞서 대국민 여론전을 펼쳤다. 또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및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우리들병원 거액 대출 의혹을 규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연결 고리를 강조했다. 이날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는 연설 내내 국회에서의 수적 열세를 강조하며 패스트트랙 저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황교안 대표는 20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표현을 세 차례나 반복하는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황교안 대표는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은 독재의 완성을 위한 양대 악법”이라며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 정부의 국정농단을 하나하나 밝혀내 국민에게 폭로하겠다”면서 “다 드러나면 문재인 정권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문 대통령을 향해 “국정농단에 대해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답해줄 것을 요구한다. 문 대통령이 어디까지 알았는지 국민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촉구했다.심재철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자잘한 군소정당은 이득을 보고 한국당은 손해 보게 만드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내 표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국민은 내가 투표할 때 이 표가 어디로 갈지 알아야 한다”면서 “짬짜미하고 있는 집단을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라고 하지만, 몸통은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의 하명 수사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도 연단에 올랐다. 김기현 전 시장은 “경찰이 안 되는 죄를 억지로 씌워서 제게 못된 짓을 하다 들통이 났다. 문 대통령의 30년 친구 송철호 울산시장을 구하기 위해서 그 짓을 한 것”이라며 “백원우, 조국은 중간연락책일 뿐 배후에는 확실한 몸통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한국당은 이날 집회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반대 여론을 확인했다고 보고 강경 투쟁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 대통령 “특권의 정치·경제 불평등 겸허히 돌아봐야”

    문 대통령 “특권의 정치·경제 불평등 겸허히 돌아봐야”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흐른 지금, 또 다른 특권의 정치가 이어지고 번영 속의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이 신분과 차별을 만들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겸허히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초청 오찬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뿌리이기 때문”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이 태극기들 들고 독립 만세를 외쳤고 이름도 없는 보통 사람들이 나라를 지키고자 나섰다. 왕조의 백성이 민주공화국의 국민으로 거듭난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시헌장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이라고 천명했고, 제3조에 ‘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 빈부 및 계급 없이 일체 평등으로 함’이라고 명시했다”며 “10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민주공화제를 진정으로 구현하고, ‘일체의 평등’을 온전히 이루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반성 위에서 본다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의 길도 명확하다. 함께 이룬 만큼 함께 잘 사는 것이고, 공정과 자유, 평등을 바탕으로 함께 번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그날 함께했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3·1 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은 영원히 빛날 것”이라며 “‘함께 잘 사는 나라’, ‘평화의 한반도’ 또한 함께해야만 이룰 수 있는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얼마 전 발표된 ‘2019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0명 중 84명이 우리 역사와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한다. 2016년 조사보다 8%가 높아졌다”며 이전 정부보다 국민들의 자긍심이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3·1 운동의 정신 속에서 분단과 전쟁, 가난과 독재를 이겨내고 당당하고 번영하는 자주독립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새로운 100년 미래 세대들이 3·1 운동의 유산을 가슴에 품고 당당한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리고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계봉우 지사와 황운정 지사의 유해를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봉환한 일, 중국 충칭 광복군 총사령부를 복원한 일 등을 거론하며 “뒤늦게나마 국가가 마땅히 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유관순 열사의 훈격을 높여 새로 포상했고 여성독립유공자의 발굴에 힘을 쏟았다”며 “여성들의 헌신과 희생이 정당하게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상룡 선생 기념관 건립과 임청각 복원도 2025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임시정부기념관은 2021년 완공 예정”이라며 “이념과 세대를 초월한 임시정부의 통합 정신을 기리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