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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남한에서 개발한 항암제, 이북 아버지 산소에 바칠 날 손꼽아”

    “내가 남한에서 개발한 항암제, 이북 아버지 산소에 바칠 날 손꼽아”

    북한에서 인정받았던 수재 의대생은 1990년대 졸업 직후 ‘고난의 행군’ 한복판에 서게 된다. 제대로 환자를 치료하고 마음껏 의학을 연구하겠다는 포부를 가졌던 그는 기근과 전염병이 창궐하는 북한의 열악한 현실에 좌절했다.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북한에서 힘들게 쌓아 올린 경력을 뒤로하고 남한으로 넘어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남한 정착 13년이 지난 현재 자신의 한의원을 운영하고, 봉사활동으로 의술을 펼치고, 대학원에선 우수 논문을 발표하며 북한에서 못다 이룬 포부를 실현하고 있다. 의료인이자 의학자로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자신이 개발한 항암제를 북한에 묻힌 아버지에게 바칠 꿈을 갖고 있다는 박지나(44) 친한의원 원장을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한의원에서 만났다.박 원장은 인민학교(초등학교)부터 고등중학교(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고등중학교 3학년 때는 ‘7·15 최우등상’을 받았다. 전국의 우수 학생을 모아 아홉 차례 시험을 치르게 한 뒤 상위 216명에게 주는 상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산고급중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날인 7월 15일을 기념해 제정한 상이라고 한다. 이 상을 받으면 중앙당과 교육부, 중앙사로청이 발행하는 대학 추천서를 받게 된다. 수능에 해당하는 대입 시험은 면제받고 대학별 입학시험만 보면 된다. 박 원장은 김일성종합대학이나 평성이과대학을 꿈꾸기도 했지만 결국 의대에 진학했다. 집안 성분이 발목을 잡은 탓이었다. 박 원장의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이북 지역 부농이었는데, 해방 이후 북한 정권의 토지개혁 당시 타도 대상으로 몰렸다. 북한에서 성분이란 족쇄가 다소 느슨해진 것은 1980년 중반 들어서부터다. 성분을 너무 따지다 보니 국가적 인재를 쓸 수가 없어 김일성 주석이 ‘성분을 안 보고 인재를 쓰겠다’고 선언했고, 이후 대학도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형제들은 모두 뛰어났지만 성분 때문에 쥐 죽은 듯 살았습니다. 제 언니도 대학에 가지 못했죠. 저와 사촌 동생들이 졸업할 때 돼서야 겨우 의대에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도 김일성종합대학과 같은 최고 명문대는 꿈도 못 꿨죠.”박 원장은 의대에서 한의학을 전공했다. 타의로 진학했지만 대학에서도 1등은 이어 갔다. 당시 북한 의대는 우수 학생을 추려 학업과 연구를 병행시키고 대학 졸업과 함께 석사 학위를 주는 과정이 있었다. 한 해 400명 졸업생 중 박 원장을 포함해 석사까지 취득한 졸업생은 4명에 불과했다. 성분 제약 속에도 의대 엘리트 코스를 밟은 박 원장은 졸업 후 북한의 비참한 사회 현실과 열악한 의료 환경에 맞닥뜨리게 된다. 북한에서는 의대를 졸업하면 정부가 배정하는 병원에서 일해야 한다. 박 원장은 내과에 배치됐다. 당시는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으로 북한 경제가 최악이던 가운데 기근과 전염병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던 고난의 행군 시기였다. “제 첫 번째 환자는 쥐가 매개하는 전염병인 출혈열 환자였습니다. 발병 2~3일 내에 수액만 강력 투여하면 사망하지 않는 병이었죠. 제가 출혈열이라고 진단했는데 다른 의사들이 안 믿었습니다. 남한에선 흔한 수액을 투여하면 그만이지만 북한에선 구하기 어려운 것이라 신중을 기한 겁니다. 갓 졸업한 저를 우습게 본 것도 있을 거고요. 결국 환자는 숨졌습니다. 서른둘밖에 안 된 두 아이의 엄마였는데, 장례식에 가 보니 서너 살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이 엄마 죽은 줄도 모르고 길에 나와 놀고 있더라고요. 그때 충격을 받아 며칠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습니다.” 결국 박 원장은 탈북을 결심한다. “의대에서 죽도록 공부하며 어떤 환자가 와도 다 고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부풀어서 병원에 출근했는데 처방을 하면 약이 없습니다. 약이 없어 죽어 간 환자가 너무 많습니다. 성분이 안 좋아서 인정은 못 받고 이용만 당한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대학 때부터 하던 연구도 마저 하고 싶었습니다.” 2007년 남한에 도착한 박 원장은 생각지도 못한 벽에 부딪힌다. 북한에서 취득한 자격이 인정되지 않아 남한에서 다시 한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했던 것이다. 낮에는 파출부 등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힘들게 모은 자료로 공부하던 박 원장은 두 차례 낙방 끝에 2011년 남한 한의사 자격을 취득하고 한의원을 열었다. 탈북민 한의사로서 수차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대한한의사협회가 운영하는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서 주말 자원봉사를 하며 한의혜민대상 공로표창 대상도 받았다. 박 원장은 북한에서 한의학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 양방 내과에서 근무했다. 북한에서는 양의학과 한의학 전공생에게 양·한방을 모두 가르친다. “북한 양의사는 한의학의 기본을 이해하고 한의사도 양의사 못지않게 양의학 지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북한 의료 체계가 ‘양진한치’, 양방으로 병을 진단하고 한방으로 치료한다는 원칙에서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남한의 의학 교육과 의료 시스템은 양방과 한방을 이원화하고 있는데 동서 의학의 장점을 두루 취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양·한방을 모두 아는 전문가가 환자 상태에 따라 최선의 치료 방법을 판단해야 하는데 한국 사회에는 그런 전문가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환자들은 양의원과 한의원을 오가며 돈은 돈대로 쓰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며 정부도 보험 재정을 낭비하게 돼 안타깝습니다.” 북한에서 전염병이 극심했던 시기에 의사로 근무했던 박 원장은 북한이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의료 자원이 부족하기에 전염병이 발생하면 감염원과 감염 경로를 확실하게 차단한다”며 “독재 정권이기에 환자를 정확하게 고립시키고 완치될 때까지 감금하다시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선 내부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면 통제가 어렵겠지만 코로나19처럼 외부에서 유입되는 전염병은 국경 봉쇄만 하면 되니 차단하기 쉬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북한에 가장 시급히 지원해야 할 물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원장은 ‘쌀’이라고 답했다. “북한이 중국을 통해 식량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국경을 봉쇄하면서 식량난이 심해졌습니다. 쌀값이 10~20배는 뛰었다고 합니다. 코로나에 걸려서 죽는 게 아니라 굶어서 죽게 생겼다는 말도 나온다고 합니다.” 박 원장은 지난 2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의 공천관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한국당 공관위가 내놓은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모당 미래통합당의 반발로 백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했다고 한다. “집안 성분보다는 능력에 따라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갈망해 남한에 왔는데 남한 사회도 점점 안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느껴 공관위에 참여했습니다. 공관위원들이 밤을 새우며 지원자 500명의 서류를 다 읽고 채점했습니다. 열심히 했는데 하루아침에 공관위가 해산되는 걸 보고 권력의 무자비함을 느꼈습니다. 공관위원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소신을 지켰기에 부끄러움은 없습니다.” 박 원장은 경희대 한의대 석사를 취득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 현재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인삼에서 추출한 성분의 대장암 치료 효과를 연구한 석사 논문은 지난 4월 SCI급 학술지에 등재됐다. 박사 논문도 한약재 성분의 항암 효과를 주제로 할 계획이다. 박 원장의 아버지는 그가 대학 3학년 때 위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는 그때부터 암을 끝까지 연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제 인생은 의료인의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과 남한에서 죽도록 공부를 하며 이런저런 고난을 겪었지만 저의 희로애락은 언제나 의료와 의학에서 나왔습니다. 가장 기뻤던 일도, 가장 슬펐던 일도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생겼습니다. 탈북민이라고 신기해서 주목받는 게 아니라 실력 있고 환자에게 사랑받는 한의사로, 한의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언주 “어느 국민이 ‘국민 스트레스’ 추미애 응원?…김두관 대통령병”(종합)

    이언주 “어느 국민이 ‘국민 스트레스’ 추미애 응원?…김두관 대통령병”(종합)

    “친문에 머리 조아린 김두관 대통령병”“한때 ‘리틀 노무현’ 金 한심하기 짝이 없어”“與, 친문 세력들한테만 잘 보이면 경선 통과”“盧정신 운운한 자들 선거공학적 계산 그만”“文, 秋 경질해야…秋 내세워 국기문란사태 덮고 가자는 ‘악마의 속삭임’에 속지 마라”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국민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응원한다’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국민이 추미애를 응원한다는데 어느 ‘국민’을 두고 하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맹목적인 친문들만 국민인가. 김두관 의원이 대통령병에 걸려 국민의 뜻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과거 헌법 정신을 주장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대통령으로서 작금의 국기문란사태를 수습해달라”면서 “‘국민 스트레스’ 추미애를 즉각 경질하고 검찰의 수사를 더 이상 방해하지 말고 그냥 맡겨달라”고 강조했다. 李 “조국·김경수 타격 입으니김두관, 친문에 잘 보이려 기를 써” 이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김 의원이 가끔 얼토당토 않은 말들을 하며 친문한테 잘 보이려 기를 쓰는 듯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전 의원은 “민주당은 전략적으로 PK(부산·경남) 출신을 대선주자로 낙점해 왔는데 조국(전 법무부 장관)은 조국 사태로, 김경수(경남도지사)는 드루킹건으로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 지금 민주당에는 PK 주자가 마땅치 않다”면서 “민주당에서는 친문 세력들한테만 잘 보이면 경선 통과가 쉽게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김 의원이 차기 여권의 대통령 후보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력 대선후보들이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타격을 입으면서 김 의원이 그 틈새에 대선 욕심을 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호남은 ‘따논 당상’이라 생각하고 TK는 공략해도 잘 안 넘어오니 중간지대에 있는 PK나 충청도를 대선주자를 내거나 수도 이전 같은 큰 이슈로 공략해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국민과 함께 추미애 장관을 응원한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검찰총장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추미애 무조건 지지한다고시대의 부름 받을 성 싶나” 이 전 의원은 김 의원의 글을 소개하며 “김 의원은 한때 ‘리틀 노무현’이라 불릴 정도로 주목을 받았는데 지금과 같이 권력에 머리나 조아리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면서 “그렇게도 대통령 주자로 뜨고 싶은가”라고 조소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진정한 뜻을 읽지 못한 채, 민주주의의 정신을 파괴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추미애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한다고 시대의 부름을 받을 성 싶은가”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민주당 내 자칭 민주화 세력들, 소위 노무현 정신 운운하는 자들에게 촉구한다”면서 “제발 눈앞의 선거공학적 계산 그만하라. 정신 차리고 당을 깨부수든지 당을 박차고 나오든지 해라”고 촉구했다. 그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라면서 “당신들이 외쳤던 민주주의는 국민을 팔아 권력을 잡고는 국민의 이름으로 독재를 하는 ‘인민민주주의’, ‘인민독재’를 말하는 것이었나”고 반문했다.李 “文, 추미애 뒤에 숨지 말고秋 해임하고 결자해지하라” 이 전 의원은 또 문 대통령을 향해 ‘퇴임 후가 두려운가요’란 글에서 “더 이상 추미애 뒤에 숨지 말고 추미애를 해임해 결자해지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감사원을 통해 드러난 월성 원전 중단에 대한 정부 조작과 개입을 언급하며 “국회와 언론을 다 장악해서 국기문란이 일어나도 지나갈 줄 알았는데 윤 총장이 검찰을 들쑤실까 겁이 난 것이냐. 검찰이 (원전 수사) 그걸 수사하려 드니 직무배제 명령하고 온갖 이유로 탄압하고 급기야 검란까지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민주화 이후 최악의 국기문란이자 민주주의 파괴 상황”이라면서 “들키고도 이렇게 뻔뻔하게 나온 권력자들이 있었나”라고 쏘아붙였다.“최악의 국기문란, 민주주의 파괴” “들키고도 뻔뻔한 권력자들 있었나” “권력의 온갖 단물 빨아먹고 난 뒤文과 더 이상 관계 없다며 선 그을 것” 이어 문 대통령의 윤 총장을 임명할 당시 “살아 있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말고 수사하라”는 당부 말씀에 충실해달라며 “추미애를 앞장 세워 국기문란사태를 덮고 가자는 ‘악마의 속삭임’에 속지 마라”고 요청했다. 이 전 의원은 “권력의 온갖 단물 빨아먹고 난 뒤에는 문 대통령과 더 이상 관계 없다며 큰 선을 긋고 있을 것”이라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도 바뀐 세상에 적응하게 돼 있다. 안 그러면 자기가 적폐로 몰릴 테니까”라고 경고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누리 교수 초청 ‘제4회 수요일 아침.덕수궁 포럼’ 개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누리 교수 초청 ‘제4회 수요일 아침.덕수궁 포럼’ 개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대표의원 조상호, 서대문4)은 25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교육혁명-경쟁교육에서 연대교육으로’를 주제로 정기 정책포럼인 ‘수요일 아침.덕수궁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는 “지금 한국사회는 ‘거대한 무력함’에 사로잡혀 있으며, 이는 군사독재가 끝나고 정권이 바뀌면 우리사회가 응당 변할지 알았던 것들이 여전히 변화가 없는 것에서 오는 무력감이며, 결국 문제는 구조적인 것에 있었다는 것에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성찰과 책임의식이 필요한 부분”이라 했다. 또한, 코로나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로 ‘코로나 블루’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자신은 ‘코로나 옐로’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고 했다. 코로나가 우리 사회에 아주 중요한 옐로 카드를 줬다며, ‘내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건강해야 하고,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 즉 모든 사람이 건강하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건강할 수 없다는 것을 경고한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교육을 뜻하는 단어 ‘Educate’는 아이들의 개성과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육은 아이들 머리에 지식을 집어넣는 ‘주입식 교육’이다”라고 주장한다. “강한 자아, 사회적 자아를 만드는 대신 과한 경쟁을 앞세운다” 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제는 물질만능주의 경쟁교육에서 탈물질주의, 생태주의를 지향하는 연대교육으로 가야하며, 이것을 정치권에서 깊이 고민하고 성찰해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서울시의원 공부모임인 이 포럼에는 다수의 서울시의회 의원이 참석했다. 참석한 의원들은 한국사회의 불편한 진실과 집권 여당의 책임의식에 귀와 눈이 번쩍 뜨이는 강의였다며 열띤 질문과 토론을 이어갔다. 이번 포럼을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기획부대표 이병도 의원(기획경제위원회,은평2)은 “우리 사회에 대한 성찰과 그러한 성찰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 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며 ”교수님의 강연은 현재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무엇을 해야하는 가를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자인 김누리 교수는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의 저자이며,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출연 당시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해 각종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SNS에서 화제가 된 유명인사이다. 최근에는 정부 정책자문위, EBS방송 및 각종 특강에서 대한민국 교육개혁에 대해 한국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노동자 권리 보호하는 노동위원회의 미래/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열린세상] 노동자 권리 보호하는 노동위원회의 미래/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지난 11월 13일은 자신을 불꽃처럼 태우고 세상을 떠난 전태일 열사의 50주기였다. 그는 50년 전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를 혹사하지 말라”고 외쳤다. 경제 발전이 최우선 과제였던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의 근로기준법은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무능한 법이었기에 이를 개선하려는 탄원이 무산되자 자신의 몸과 함께 쓸모없는 근로기준법을 화형시켰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은 노동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식인, 대학생, 무엇보다 노동자들 스스로 당시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흐름은 1979년 YH무역 여성 노동자들의 신민당사 농성을 통해 결국 박정희 유신독재체제를 종식시키는 나비효과로 이어졌고, 1987년 노동자대투쟁에서 정점에 이르게 된다. 같은 해 6월 전국적인 민주항쟁 이후 7~8월 2개월간 3000여건의 노동쟁의가 발생하는 등 경제 민주화 투쟁을 계기로 노동조합 조직화 또한 급속하게 확대됐다. ‘87년 민주화운동’과 노동자대투쟁의 결과로 얻어진 성과 중의 하나가 노동자 개인 권리구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당해고 구제기능이 노동위원회에 부여된 것이다. 1953년 노동위원회법 제정으로 설치된 노동위원회가 노동조합의 보호를 넘어 본격적으로 개별 노동자 보호 역할을 시작하게 된 중요한 계기다. 노동위원회는 노동계와 사용자, 법률가 등으로 구성된 공익위원 이렇게 3자로 구성된 준사법적 행정기관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구제하고 노동분쟁을 해결하는 공적인 기관이다. 노동쟁의, 복수노조, 부당노동행위 등 집단적 노동분쟁과 부당해고, 차별시정 등 개별적 노동분쟁에 대한 조정과 심판을 업무로 하고 있다. 2019년 노동위원회가 처리한 사건은 1만 7281건으로 2018년 1만 4224건 대비 21.5% 늘었다.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자의 권리의식 신장, 신설 노조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매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부당해고 등 심판사건이 1만 4653건으로 약 85%이다. 2019년도 부당해고 등 심판사건에 든 시간은 평균 56일로 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법원으로 간 경우 1심 판결에만 304일이 걸린 것에 비추어 보면 상당히 신속하게 판정이 되고 있다. 신속한 권리구제는 노동위원회의 가장 큰 장점이다. 더욱이 사건의 95% 이상이 소송 없이 노동위원회에서 종결됐다. 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4.6%밖에 되지 않는다. 행정소송을 제기한 4.6% 사건의 90% 또한 노동위원회에서 판정한 대로 법원에서 확정되고 있다. 노동위원회에서 판정한 사건은 겨우 0.46%만이 법원에서 뒤집어질 만큼 신뢰성도 높다. 이러한 노동위원회의 성과에 힘입어 정부는 지난달 20일 사업주가 고용상 성차별을 했거나 직장 내 성희롱 피해가 있었음에도 조치의무 등을 다하지 않은 경우에는 피해자가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국회로 송부했다. 1989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노동위원회의 업무로 확대한 이후 또 하나의 중요한 노동자 개인 권리구제가 확장된 셈이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담당 기관이 고용노동부와 인권위원회 등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어 정작 권리구제를 받아야 하는 노동자들이 어느 곳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지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이번 법개정으로 준사법적 행정기관인 노동위원회가 직장 내 성희롱 판단의 전문적 기구로서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심판 기능 확대는 향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의 기능 확대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노동문제 해결과 노동자 권리구제에서 노동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노동위원회에 거는 기대에 부응하여 노동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제고됨으로써 더욱 믿을 만한 사회문제 해결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 야당 거부권 없애는 이낙연 “공수처법 악용 더는 안 돼”…野 폭발직전(종합)

    야당 거부권 없애는 이낙연 “공수처법 악용 더는 안 돼”…野 폭발직전(종합)

    李 “野, 공수처법 소수의견 존중 규정 악용”“법사위원들, 국회법 절차 따라 처리하라”“文 독대서 추미애-윤석열 언급 없었다”신동근 “머뭇거릴 이유 없다…연내 출범”野, 강경 투쟁노선 언급…“투쟁 시간 온다”홍준표 “‘국민의짐’ 조롱, 무투쟁 노선 때문”국민의힘 헌재 항의 방문 “위헌 조속 결정해”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지연에 대해 야당을 겨냥해 “공수처법의 소수 의견 존중 규정이 악용돼 국민의 기다림을 배반하는 결과가 됐다”면서 “이제 더는 국민이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며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키는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바꾸면서까지 밀어붙이기를 강행하자 강경 투쟁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무법천지 나라를 구하기 위한 전면 투쟁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전 국민의힘 출신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국민의짐’ 조롱은 무투쟁 노선 때문”이라고 가세했다. 李 “공수처, 국민 기다려온 시대적 과제” 이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공수처는 우리 국민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대적 과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법제사법위원회가 의원들의 지혜를 모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달라”며 공수처법 개정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이 대표는 “올해 정기국회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며 공수처법을 비롯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공정경제 3법 등 미래입법과제를 발표했다. 현재 국회 법사위에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 방식을 바꾸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국회에서 당 소속 법사위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어 “소수 의견을 존중하려고 했던 공수처법이 악용돼 공수처 가동 자체가 저지되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고 강조했다.김종민 “더 못 물러서, 올해 공수처 출범”“25일 법사위-본회의 의결까지 마칠 것” 김종민 최고위원은 “넉 달 넘게 야당과 협상하고 존중하고 대화한 결과가 후보 추천 무산”이라며 “더는 물러설 수 없다. 25일 법사위 법안소위부터 시작해 본회의 의결까지 마쳐 올해 안에 공수처 출범까지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더는 인내할 수 없어 절차를 밟겠다고 하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깡패짓’이라고 했다고 한다”면서 “밥상을 엎어버려 새로운 상을 차리는 것이 깡패짓인가, 밥상을 엎는 게 깡패짓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이라는 국민 염원에 부응하려면 공수처는 올해 안에 출범해야 한다”며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고 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 18일 3차 회의 후 추가 회의는 없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기존 추천위를 되살려 빨리 처장 후보를 낼 계획이다. 현행법상 추천위원 2명 이상이 반대하면 후보자를 낼 수 없도록 보장한 야당의 비토권을 약화한 뒤 기존 추천위를 통해 최대한 단기간에 후보 추천 절차를 마무리 짓겠단 것이다. 법사위원인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수처법 개정, 추천위 존속”이라며 “법 개정 시 기존 추천위는 여전히 존속하게 된다. 만약 새로 처음부터 추천위를 구성하는 것으로 가면 또 얼마나 공수처 출범이 지연될지 모를 일”이라고 밝혔다. 역시 법사위원인 박주민 의원도 KBS 라디오에 출연, “남은 카드는 법 개정 카드밖에 없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국민의힘, 힘 실리는 강경투쟁론 정진석 “독주 지켜볼 수만 없다” 민주당의 공수처법을 개정해서라도 야당의 거부권을 삭제하려 하자 국민의힘에서 강경 투쟁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제1야당이 너무나 무력하고 존재감이 없다는 원성이 자자하다”며 “우리가 공산주의 일당독재에만 존재한다는 위성정당, 꼭두각시 정당, 관제 야당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더는 저들의 독주와 민생 파탄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우리 당의 입장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제원 의원도 “무법천지가 된 나라를 구하기 위한 전면 투쟁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공수처법 개정안이 민주당의 폭거로 날치기 통과되는 순간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당 밖에 있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 역시 “‘국민의 짐’이라고 조롱받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온갖 악정과 실정에도 2중대 정당을 자처하는 지도부의 정책과 무투쟁 노선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지도부에서도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이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기류가 감지된다.주호영 “함부로 법 바꿔 공수처장 임명시 어떤 일이 있어도 막겠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함부로 법을 바꿔 공수처장 같지 않은 처장을 임명하려 한다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좌시하지 않고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나라를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게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하나”라고 되물으면서 “대통령부터 여러 사람이 법에 거부권이 보장돼 있어 우리가 동의하지 않은 공수처장은 뽑힐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여권을 성토했다. 배준영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명분마저 잃은 공수처를 끝내 강행한다면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밝혔다.국민의힘 법사위원 헌재 항의방문“공수처법 위헌 결정, 의도적 늦추나” 헌재 사무처장 “신속히 판단하겠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일방 처리한 공수처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헌재가 차일피일 판단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을 만나 “헌재가 공수처법 위헌 여부에 대한 결정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는 것 아니냐”며 “‘코드 인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헌법과 원칙, 보편적 상식 차원에서 조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공수처법 관련 평의는 어제도 늦게까지 진행됐다”며 “위헌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겠다”라고 답했다고 법사위원들은 전했다.이낙연, 文 독대서 개각 관련“구체적인 사람 얘긴 안했다” “전세난 얘기는 없었다” 한편 이 대표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보도와 관련, “(그런 언급은) 없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또 ‘독대 당시 전세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개각 논의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자리나 사람을 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단독] “태국의 민주화 운동 지지” 주한 태국대사관에 대자보

    [단독] “태국의 민주화 운동 지지” 주한 태국대사관에 대자보

    최근 주한 태국대사관에 “태국 시민들의 군주제·군부 독재 종식 요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붙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대자보를 붙인 정의당 국제연대 당원모임은 “민주화를 염원하는 태국 시민들과 연대하기 위한 행동”이라며 반발했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정의당 국제연대 당원모임은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주한 태국대사관 정문에 영어와 한국어로 태국 시민들의 항쟁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이들은 “과거 군부 독재와 공안 탄압에 맞선 역사가 있는 한국에서도 태국 시민들과 연대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주한 태국대사관의 수사 요구로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폐쇄회로(CC)TV에 찍힌 3명을 특정하고자 당원모임 관계자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신원을 파악 중이며 정식 입건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초 주한 프랑스대사관에 협박성 전단을 붙인 외국인 남성들이 외교사절에 대한 협박 혐의로 검거된 바 있다. 경찰은 정의당 당원모임 측의 대자보에 대해서는 경범죄처벌법 위반이나 옥외광고물 위반 등의 혐의 적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 태국대사관 측은 경찰에 재발 방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모임 운영위원인 보리씨는 “태국 정부가 한국에서 수입한 물대포를 시위대 진압에 사용해 민주화 시위를 더욱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단독]태국대사관에 붙은 민주화 지지 대자보, 경찰 내사…“시민연대 수사 부당”

    [단독]태국대사관에 붙은 민주화 지지 대자보, 경찰 내사…“시민연대 수사 부당”

    최근 주한 태국대사관 정문 앞에 “태국 시민들의 군주제와 군부독재 종식 요구를 지지한다”는 대자보가 붙자,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대자보를 붙인 정의당 국제연대 당원모임은 “민주화를 염원하는 태국 시민들과 연대하기 위한 행동”이라며 반발했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정의당 국제연대 당원모임은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주한 태국대사관 정문에 영어와 한국어로 태국 시민들의 항쟁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연대 자보를 붙였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한 자보에서 이들은 “군주제 개혁이 항쟁의 화두로 떠오른 것은 누적된 독재와 부패에 대한 태국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기 때문”이라면서 “태국 정부는 수백만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는 커녕 물대포를 동원해 잔혹한 진압으로 대응한다.(…) 과거 군부 독재와 공안 탄압에 맞선 역사가 있는 한국에서도 태국 시민들과 연대를 모색하겠다”며 태국 정부에 시민들에 대한 탄압 중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13일 정의당 국제연대 당원모임 측에 주한 태국대사관의 수사 요구(진정)로 내사에 착수했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3명을 특정하기 위해 당원모임 관계자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신원을 파악 중이며 정식 입건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혐의 적용 등은 조사 이후 결정할 것”라고 밝혔다.앞서 이달 초 주한 프랑스대사관 벽에 협박성 전단을 붙인 외국인 남성들이 외교사절에 대한 협박 혐의로 검거됐지만, 당원모임이 게재한 대자보는 성격이 다르다. 경찰은 경범죄처벌법 위반이나 옥외광고물 광고물 위반 등 혐의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 태국대사관 측은 경찰에 “재발 방지를 원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모임 운영위원인 보리씨는 “경찰은 ‘태국 대사관의 입장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출석을 거절하니 ‘정식 소환서를 보내겠다’고 했다”면서 “태국 정부가 한국에서 수출한 물대포를 시위대 진압에 사용하고 있어 태국 민주화 시위를 더 외면하기 어렵다. 문제를 알리고자 상징성이 있는 주한 태국대사관에 자보를 게재한 것은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며 수사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북한의 美 대선 ‘무시’ 이유는…내년 연합훈련 전후 행동 나서나

    북한의 美 대선 ‘무시’ 이유는…내년 연합훈련 전후 행동 나서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이 2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소식도 전하지 않은 채 조용하다. 정부는 김 위원장 잠행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 북미 관계 전략을 고심하며 관망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13일에도 코로나19 방역 소식 등을 전하며 지난 8일 사실상 확정된 미 대선 결과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조야에서는 북한이 바이든 당선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도발을 택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몇 주 안에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는 것을 목격할 수도 있다”며 “차기 대통령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와카스 아덴왈라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 아시아 분석가도 “북한은 종종 다양한 미사일 시험을 수행함으로써 계속 의미있는 존재로 남기 위한 시도를 한다”며 “이는 북한 현안을 (미국의) 핵심 외교정책 우선순위로 남게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바이든 당선인을 향해 ‘미친개’, ‘치매 말기’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국면에서 김 위원장을 ‘폭력배’, ‘독재자’라고 규정한 뒤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잠행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조혜실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과거 미 대선 이후 낙선자의 승복으로 승패가 확정된 이후 보도가 됐던 사례도 있다”며 “중국이나 러시아 등 다른 주변국들의 동향도 다각도로 살펴보면서 정부로서는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준비하며 불복에 나서면서 향후 결과를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북한은 내년 예정된 8차 당대회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방향을 지켜보며 북미 관계 노선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김 위원장이 바라는 ‘탑다운’ 방식이 아닌 ‘바텀업’ 협상 방식을 선호하는 만큼 이에 대응하는 시나리오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내년 3월 한미 연합훈련을 기점으로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우선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대외전략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연합훈련에 반발해 온 북한이 내년 첫 연합훈련이 시작되는 3월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만일 한미가 그동안 규모를 줄여 온 훈련을 다시 강도늘 높여 진행한다면 전략무기 도발로 맞대응할 수 있다. 당장의 도발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이미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핵무기 개발을 완성했기 때문에 예전처럼 미국 압박 차원에서 굳이 전략무기를 꺼내들 필요가 없다”며 “내년 연합훈련이 북한 전략 결정에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상황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조 대변인은 “무엇보다 저희가 강조하고 싶은 말은 정세 유동성이 높은 시기에 남북이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트고, 신뢰를 만들어 남북의 시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견지에서 북측이 신중하고 현명하게, 또 유연하게 전환의 시기에 대처해 오기를 기대한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강조해 드린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지난 12일 “북한은 미 정권교체기를 틈탄 도발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코로나19 은폐 의혹 무시…아끼는 개 ‘황금동상’ 만든 대통령 누구?

    코로나19 은폐 의혹 무시…아끼는 개 ‘황금동상’ 만든 대통령 누구?

    코로나19 은폐 의혹에도 불구,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기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시내 한복판에 아끼는 개의 황금 동상을 제작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중앙아시아셰퍼드 황금 동상을 세우고 호화 기념식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열린 동상 제막식에 직접 참석해 해당 견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막식에는 유명 가수와 안무가들이 총출동해 동상을 둘러싸고 화려한 공연을 펼쳤다.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가바트 원형 교차 한가운데 우뚝 선 높이 12m짜리 황금 동상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유서 깊은 고대 견종 중앙아시아셰퍼드를 형상화했다. 구소련이 원산지로 일명 '알라바이'라 불리는 중앙아시아셰퍼드는 4000년 전부터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목축견으로 길러졌다. 투르크메니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 서식하고 있다.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지난해 관련 책을 집필하기도 했을 만큼 중앙아시아셰퍼드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남다르다. 2017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새끼 중앙아시아셰퍼드를 선물하며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아들은 해당 견종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준비도 끝마쳤다. 코로나19 은폐 의혹에는 아랑곳 않는 기이한 행보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팬데믹 이후 줄곧 '코로나19 제로'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로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공식적으로 보고된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다. 하지만 이런 정부 주장과 달리 실제로는 코로나19가 상당 수준 번졌을 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1일 자유유럽방송(RFE)은 병원마다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넘쳐, 시민들이 아파도 병원에 가기를 꺼려한다고 전했다. 병원에 갔다가 행여 코로나19에 전염될까 싶어 아파도 집에 있는 사람이 많다는 설명이다. 또 코로나19와 비슷한 폐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들 시신이 특수 비닐가방에 담겨 유가족에게 전달되고 있으며, 묘지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상황을 주시하던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8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독립 조사 허용을 요구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확진자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그러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긴 사람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임에는 분명하다. 한편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의 기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코로나19 우려를 무시한 채 대규모 인원이 집결하는 승마 행사를 강행해 국제 사회의 비난을 샀다. 중앙아시아 최빈국 중 하나인 투르크메니스탄은 풍부한 천연가스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2006년 취임 후 15년째 장기집권하고 있는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의 독재 속에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역사가 발전하려면 기득권 넘어선 새로운 미래 선택해야

    역사가 발전하려면 기득권 넘어선 새로운 미래 선택해야

    역사란 무엇인가? 이것은 영국이 낳은 역사학계의 거두 E H 카가 지은 책 이름이지만 또한 역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과연 역사란 무엇일까? 카는 오랫동안 유럽에 뿌리내린 실증주의 역사관을 부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사가와 역사의 사실은 서로에게 필수적이다. 사실을 갖지 못한 역사가는 뿌리가 없는 쓸모없는 존재다. 역사가를 갖지 못한 사실은 죽은 것이며 무의미한 것이다. 따라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대답은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의 지속적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이다.” 그렇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왜 대화가 필요한가?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반드시 과거를 지배하려고 한다. 현재의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의 지배자에게 과거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지배자의 시각으로 해석된 과거가 돼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과거가 지배자에 의해 오염되지 않도록 과거와 현재는 늘 대화해야 한다. ●기득권 유지 위한 낙관주의가 전쟁 초래 이러한 문제의식은 카가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시대를 다룬 또 다른 책 ‘20년의 위기: 1919~1939’에도 반영돼 있다. 그는 20세기 초반에 인류가 겪은 두 대전의 원인을 탐구하면서 지배자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전쟁을 초래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기득권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뜻이다. 사실 모든 인류역사는 투쟁의 역사다. 정의를 위한 투쟁이든 계급투쟁이든 인민의 자주성을 위한 투쟁이든 종류와 무관하게 투쟁의 역사인 것이고, 그 모든 투쟁은 기득권과의 투쟁인 것이다. 즉 모든 역사는 기득권을 둘러싼 투쟁의 역사다. 우리가 식민 지배를 벗어났을 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친일파 청산이었다. 식민 지배의 가장 큰 기득권이 친일파였기 때문이다. 그 후 군부가 기득권 집단으로 등장했다. 다시 그 후에는 재벌, 종교, 언론, 사학, 지역토호 등이 신흥 기득권의 범주로 재등장했다. 종교집단의 퇴행, 언론기관의 권력화, 만연된 사학비리에서 시대착오적인 기득권을 발견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자. 우리 사회는 32년간 군부독재와 치열하게 싸워 군부 기득권을 청산했다. 반면 사학비리와 30년 이상 싸웠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재벌, 종교, 언론의 기득권은 상호 연결돼 몸집을 불리고 있는 데다 드물지 않게 정치적 방어막까지 구축하고 있어 해결이 더욱 어렵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2019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조국 사태의 실체는 무엇일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권력의 힘을 빌려 국정농단을 자행한 사실을 미리 포착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오직 법치만을 생각하는 공직자의 엄정한 자세로 일벌백계의 준엄한 수사권을 행사한 사건일까? 그렇게 믿고 싶다. 만약 조 후보자에 대해서 일백 번의 압수수색을 감행했던 윤 총장이 자신의 장모와 아내가 연루된 사건에 대해서도 일벌백계의 준엄한 수사권을 발동한다면 말이다. 다시 이번 여름에는 의사 파업의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정부가 공공의료 확대를 추진하자 의사협회가 파업에 나섰고 전공의와 의대생이 가세해 응급실까지 비워 버렸다. 환자의 목숨이 투쟁의 수단이 돼 버린 것이다. 결국 정책이 원점으로 돌아갔는데 의대생들이 의사 국시를 거부하다가 시험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렇게 되자 병원장 등 선배 의사들이 의사 수급 불균형을 강조하면서 시험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의사 증원에 반대하던 의사들이 의사 국시 거부로 인한 일시적인 의사 부족에 목을 매다니, 이것이 의료의 논리인지 돈의 논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교육과정으로 돌아가 보자.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은 문과와 이과로 나뉜다. 문과에서 공부 잘하면 법대를 지망하고 이과에서 공부 잘하면 의대를 지망한다. 다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그렇다. 그러니 적어도 대한민국 교육에서 법대와 의대는 적성이나 취향과는 무관하게 오직 성적만 좋으면 선택할 수 있는 무적성 비취향의 전공인 셈이다. 의대생은 국시와 전공의 과정을 거쳐 의사 선생님이 되고 법대생은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과정을 거쳐 판검사님이 된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5급 공무원 자격을 받는데 2년의 사법연수원 과정을 마치고 판검사로 임용되면 2급인지 3급인지 4급인지 아리송한 대우로 전격 점프한다. 이 파격적인 대우에 과거 군사독재의 지배 논리가 개입됐다. 그래서 묻고 싶다. 이 과정에 숭고한 법의 정신이나 법정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인용되는 형평성이나 공정성의 철학이 작용하고 있는가? 이 과정에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중에서 어떤 구절이 작용하고 있는가?지금도 여전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이 벌이는 실랑이가 국정을 압도하고 있다. 이 실랑이가 일견 지루한 것도 사실이지만 한 꺼풀 걷어내면 검찰개혁의 속살이 보인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무소불위의 특권으로 무장한 검찰의 기득권을 제거하는 것이다. 검찰의 기소독점권 폐지, 검찰권 남용에 대한 민주적 통제, 검사에게 주어진 각종 특혜의 폐지가 핵심이다. 그렇다면 검찰개혁으로 직행할 일이고 검찰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될 일인데 왜 이렇게도 시끄러울까. 과문의 소치인지 모르겠지만, 인류역사에서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은 집단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기득권은 속성상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내려놓도록 강제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득권 집단의 힘이 강할 때는 기득권의 포기를 상상할 수 없다. 물론 그 집단의 힘이 가장 약한 경우에조차도 마찬가지다. 마르크스가 인류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말했을 때 그 본질은 기득권을 둘러싼 투쟁이며 기득권은 포기될 수 없는 것이기에 불가피하게 투쟁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기본권 신장·富 세습 통제도 진보의 흐름 기득권에는 권력적 기득권과 비권력적 기득권의 두 유형이 있다. 권력적 기득권에서 파생하는 파생적 기득권도 있다. 왕권 승계, 대통령선거, 군부독재 등이 권력적 기득권이라면 이에 기생하는 정보기구의 정보정치, 검찰기구의 무소불위의 권력행사, 권력과 재벌의 정경 유착은 파생적 기득권에 해당한다. 반면 종교와 언론, 검사와 의사의 특권은 비권력적 기득권에 속한다. 역사가 진보한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권력적 기득권의 핵심인 세습왕권의 소멸로 확인됐다. 대통령의 권력 행사가 지속적으로 통제되는 것도, 인권을 포함한 모든 기본권이 신장되고 제도화되는 것도, 상속과 증여를 통해서 부의 세습을 통제하는 것도 진보의 흐름이다. 권력적 기득권에 이어 비권력적 기득권 또한 제한되거나 소멸되는 시대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권력적 기득권인 군부독재가 사라지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권력의 진공상태를 검찰이 파생적 기득권의 기회가 도래한 것으로 오판하지 말기 바란다. 또한 식민지배와 군부독재에서 시민혁명이나 노동혁명의 과정이 없이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청산되지 못한 비정상적인 특권이 판검사나 의사에게 계속 보장될 것으로 오판하면 안 될 것이다. 기득권은 그것이 권력적이든 비권력적이든 시대착오적이고 반사회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했다. 인간은 창과 칼로 승부하던 삼국지 정치를 넘어 민주주의를 발견하고 의회정치를 발명할 정도의 지혜로 무장했다. 또한 인간은 체계적인 교육과 학습, 반성과 성찰을 통해 스스로 발전시켜 온 종족이다. 그러므로 기득권에 집착한 투쟁을 고집할지 아니면 그 역사를 넘어설지 선택해야 한다. 지혜로운 자라면 응당 기득권에 집착한 역사를 버리고 기득권을 넘어선 새로운 미래를 선택할 것이다. 그래야 역사가 발전한다. 상지대 총장
  • ‘北 도발의 법칙’… 바이든 향해 전략무기 꺼내나

    ‘北 도발의 법칙’… 바이든 향해 전략무기 꺼내나

    北, 클린턴·부시·오바마 취임 후 도발 반복“제재 강화 우려에 한동안 관망 유지할 것”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북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 미 행정부와의 관계를 정립해야 하는 북한이 도발을 통해 주도권 선점을 시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은 내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랐다는 분석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선 국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는 등 ‘상황 관리’에 주력했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폭군’, ‘독재자’로 표현한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북한은 새 관계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그동안 새로운 미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공화·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도발을 반복했다. 북한은 1992년 11월 빌 클린턴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이듬해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다. 2004년 11월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이듬해 2월 ‘핵무기 보유 선언’과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2008년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듬해 4월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를 발사했고 5월엔 2차 핵실험을 이어 갔다. 2012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하자 12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와 함께 두 달 뒤 3차 핵실험을 했다. 제45대 대선 국면인 2016년 9월 5차 핵실험을 이어 간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17년 6차 핵실험과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연이어 발사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번에도 북한이 도발을 감행해 몸값 불리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해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남겼다. 다만 북한이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등 심각한 내부 상황에서 굳이 외부 변수를 새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자칫 제재를 더 조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한동안 관망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한미 연합훈련을 다시 강화하는 등 구체적 행동이 있을 때 전략무기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바이든 ‘통합 메시지’로 文정부 공격하는 野

    바이든 ‘통합 메시지’로 文정부 공격하는 野

    “민주당 아닌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미국 조 바이든 당선자의 발언이 우리나라 야권 일각에서 격한 환영을 받고 있다. ‘통합의 정치’를 앞세운 바이든 당선자의 말을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면서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전 세계적으로 비상식적인 국가 지도자들이 판을 치는 요즘 이번 미 대선에서 이념의 차이를 떠나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후보가 당선된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어 “바이든 당선자의 발언 중 ‘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당을 떠나 전체)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통합의 메시지가 특별히 와닿는다”며 “오늘의 미국 정치·사회 상황에서 매우 적절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권 의원은 아울러 “정치·사회 상황이 미국 이상으로 분열적인 오늘의 우리나라에서 그 원인 대부분을 제공한 우리의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지금이라도 바이든 당선자의 이 말을 깊이 되새겨 보기 바란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분열된 나라가 제대로 발전한 예는 역사상 없다”고 덧붙였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대선 결과는 ‘바이든의 승리’라기보다 ‘트럼프의 패배’가 더 정확한 분석”이라며 “불공정, 반민주, 반헌법, 반인권, 반시장” 등을 트럼프 행정부의 특징으로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이어 “트럼프의 미국과 현재의 대한민국은 데칼코마니처럼 ‘복붙’”이라며 “이번 미국 대선으로 미국의 민주주의가 건재한 것을 확인했다. 다음 대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살아있다고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내 편’만 살찌우고 ‘네 편’은 말살하는 정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다. 독재다”며 “‘깨어있는 시민’의 ‘행동하는 양심’이 미국처럼 정권교체의 문을 활짝 열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화합과 포용과 관용이라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포퓰리즘으로 점철된 트럼프 정치는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도 트럼프식 정치선동이 작동하고 있다”며 “문 정권과 ‘대깨문’들의 국민 편가르기와 자폐적 진영논리, 증오와 적개심의 동원, 대중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증오가 더 큰 증오를 낳고 적개심이 더 강한 적개심을 낳는 대깨문과 태극기의 상호 악순환의 정치가 대한민국 공동체를 근본부터 파괴하고 있다”면서 “진영간 적개심과 분노에 의존하는 문 정권의 분열의 정치도 이젠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당선자는 7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의 야외무대에서 승리 연설을 하면서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설의 상당 부분을 화합과 단합을 역설하는 데 할애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민주당원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통치하겠다며 “붉은 주와 푸른 주를 보지 않고 오직 미국만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붉은색과 푸른색은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징색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유승민 “美, 선거로 정권에 퇴출명령…우리도 할 수 있어”

    유승민 “美, 선거로 정권에 퇴출명령…우리도 할 수 있어”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8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독재, 분열, 증오의 정치를 했을 때 미국 국민들은 민주적 선거로 정권에 퇴출 명령을 내리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 잡았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독선, 무능, 위선, 불법, 분열의 정권을 끝내고 통합과 포용의 새로운 민주공화정을 열기 위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국민들도 해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 비핵화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지난 4년간 한미동맹은 시험대에 서 있었다. 트럼프 정부는 동맹을 돈으로 계산해서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했고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며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 김정은을 상대로 비핵화 쇼만 했을 뿐 북한 비핵화는 더 요원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바이든이 이끌어갈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확고한 원칙을 지키고 일관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길을 새로 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 비핵화, 한미동맹, 한중 관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김정은에게 끌려다니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무장을 위한 시간만 벌어주고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가짜평화쇼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조국, “천상천하 유검독존은 통하지 않는다” 검찰 비판

    조국, “천상천하 유검독존은 통하지 않는다” 검찰 비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SNS)에 “일부 정당, 언론, 논객들이 소리 높여 ‘검(檢)비어천가’을 음송하고 있다”면서 검찰을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조선 세종때 지어진 서사시인 ‘용비어천가’에 빗대어 “해동 검룡(檢龍)이 나르샤 일마다 천복(天福)이시니 고검(古檢)이 동부(同符)하시니, 뿌리 깊은 조직은 바람에 아니 흔들리니 꽃 좋고 열매 많다네”라고 썼다. 그는 “독재정권의 수족에 불과했던 검찰은 정치적 민주화 이후 점차점차 확보한 수사의 독립성을 선택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막강한 ‘살아있는 권력’이 되어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는 것은 순수한 의미의 권력형 비리를 캐내는 것”이라며 “그런데 순수한 의미의 권력형 비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 사례가 최근 있었고,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검찰권을 남용하지 않느냐는 우려에 휩싸여 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의 쌍검을 들고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에 맞서기도 한다”면서 “특히 검찰과의 거래를 끊고 검찰개혁을 추구하는 진보정부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폐지된 2013년 12월 이후에도 검찰 구성원 상당수는 체화된 이 원칙을 고수하며 조직을 옹위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며 “‘해동검국’(海東檢國)도 ‘동방검찰지국’(東方檢察之國)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천상천하 유검독존(唯檢獨尊)’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면서 검찰은 정의(正義)를 정의(定義)하는 기관도, 전유(專有)하는 기관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시 입법자들이 우려했던 ‘검찰파쇼’가 도래한다고 우려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의 권력과 전현직 조직원이 누리는 꽃과 열매는 엄격히 통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검찰 공화국’ 현상을 근절하고 ‘공화국의 검찰’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항상적 감시, 법원의 사후적 통제 그리고 주권자의 항상적 질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프랑스대혁명의 근본정신이기도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태국연대 이어가는 정치권···정의당 “태국민주화 1020주축…주목해야”

    태국연대 이어가는 정치권···정의당 “태국민주화 1020주축…주목해야”

    “‘자유, 평등, 우애’의 세 손가락 경례를 태국 국민들에게 연대의 인사로 보내드리겠다” 3일 정의당이 태국 민주화운동 국제연대 토론·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정의당도 코로나19 위기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며, 그것이 한국의 진보정당인 정의당과 태국의 민주화 활동가들이 함께 연대하는 길”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김 대표는 “정의당에게 태국의 민주화 요구는 조금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또 태국의 민주화 운동을 현재 1020세대, 젊은 세대가 주축이 되어 하고 있는 것이 아주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보다 많은 민주주의가 태국에서 인간의 자유와 함께 누려지기를 바란다”며 “국가 위기의 책임을 특정세대나 가지지 못한 국민에게 강요하지 않고, 모두가 평등한 사회로 태국 사회가 발전해나가기를 바라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의당 부설 정의정책연구소와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류호정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7월부터 최근까지 격화되고 있는 태국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기획됐다. 특히 태국 민주화 운동의 승리를 기원하며 적극적인 연대와 지지를 보내는 차원에서 추진됐다. 이날 김종철 정의당 대표, 이정미 전 대표, 류호정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창준위원장이 사회를, 성공회대 박은홍 정치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박 교수는 “타이 청년들의 직접행동은 반봉건과 반독재라는 다분히 근대적 이슈를 다루고 있지만 여성인권과 같은 탈근대 이슈를 동시에 다루고 있어, 이들의 행동주의는 정치혁명이자 사회혁명이다.”라고 평가할 전망이다. 토론자는 정환승 한국외대 태국어통번역학과 교수,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 이도영 정의당 국제연대당원모임 운영위원, 황정은 국제전략센터 사무국장 등이 맡았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팬케이크 아저씨’에서 ‘히틀러’까지… 두 얼굴의 스가 총리

    ‘팬케이크 아저씨’에서 ‘히틀러’까지… 두 얼굴의 스가 총리

    스가 요시히데(72·자민당 총재) 일본 총리는 다른 정치인에 비해 친근한 느낌의 별명이 많다. 지난해 나루히토 일왕 즉위에 맞춰 새 연호(레이와)를 공개하는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얻게 된 ‘레이와 아저씨’, 술을 전혀 못 하는 그가 즐겨 먹는 달콤한 음식과 조합된 ‘팬케이크 아저씨’, 휴대전화 요금을 낮추겠다고 공언하면서 생겨난 ‘가격인하 아저씨’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지난 9월 16일 총리 자리에 오른 이후에는 ‘아저씨’의 이미지를 뒤엎는 부정적 수식어들이 부쩍 늘었다. ‘신자유주의의 화신’으로 공격받는가 하면 나치 독일의 ‘히틀러’에 비유되기도 한다. 8년 가까이 집권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로부터 일본의 조타수 자리를 물려받은 지 약 50일. ‘총리 스가’를 7개의 특징으로 알아본다. ①“열심히 해서 보여 주는 것밖엔 방법이 없다” 자민당은 지난달 13일 새로운 총리 홍보 포스터를 공개했다. 붉은색 바탕에 큼직한 스가 총리 사진을 넣어 정권의 캐치프레이즈인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강조한 이 포스터는 17만장이나 인쇄됐다. 기존 물량의 1.7배다. 스가 총리는 이 포스터를 가리키며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우리의 신념이 전국에 퍼질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일을 열심히 한다’는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현재 자리까지 온 그가 아베 전 총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가장 현실적인 포인트다. 외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각각 총리와 외무상을 지낸 최고의 ‘금수저’ 정치인인 아베 전 총리는 물론이고 과거 총리 시절 컵라면 가격에 대한 질문에 “400엔?”이라고 터무니없는 답변을 했던 아소 다로 부총리 등에게는 없는 자신만의 장점이다. 진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유권자의 환심을 사는 데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합리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가 주도한 문제투성이의 ‘고향세(稅)’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 일본 언론인은 “스가 총리는 시골(아키타현) 출신이면서 태생적 연고도 없고 부동표가 넘쳐나는 대도시(요코하마시)에서 중의원 8선을 한 사람”이라며 “자신이 어떻게 해야 유권자들이 박수를 치는지 선천적·후천적으로 매우 잘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②민생과 개혁… 실용주의 속도전 드라이브 스가 총리는 휴대전화 요금 인하와 불임치료 건강보험 적용 등 생활체감형 민생 정책을 간판으로 내걸고 정권 출범 직후부터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디지털 후진국’ 문제를 총괄할 ‘디지털청’ 설치를 비롯해 중앙부처 간 칸막이 행정 타파, 낡은 도장 문화 혁신 등은 개혁의 핵심 과제들이다. 헌법 개정 등 아베 정권의 이념적 구호에 지쳐 있던 국민들은 이런 모습에 큰 박수를 보냈다. 첫 달 내각 지지율이 조사기관별로 60~70%대를 기록했던 데는 ‘민생’과 ‘개혁’을 앞세운 정권의 실용주의가 한몫했다. ③순풍의 돛 꺾어 버린 학술회의 임명 거부 파문 하지만 10월이 되면서 정국 분위기가 급변했다. 취임한 지 불과 2주일 만에 일본학술회의 임명 거부 파문이 터졌다. 지난달 1일 학술회의 신규 회원을 임명하면서 이 단체가 추천한 후보 105명 중 6명을 탈락시키고 99명만 임명한 게 화근이 됐다. 특히 제외된 6명은 모두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을 지내던 때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했던 인물들이었다. 학계와 야권은 행정관료에 이어 학자들까지 길들이려는 정권의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아베 정권 때도 없었던 일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임명에서 제외된 한 교수는 “히틀러 같은 독재자가 되려는 것이냐”라고 했다. ④강권적 권력 행사는 결코 아베 못지않아 이번 일은 관방장관으로서 내각인사국을 장악하며 정권에 이의를 제기하는 관료를 해임과 좌천으로 찍어 눌렀던 그의 이미지를 다시 부각시켰다. 그가 총무상 시절 NHK 개혁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담당 과장을, 관방장관 시절 ‘고향세’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담당 국장을 멀리 한직으로 쫓아내 버린 것은 유명한 일이다. 요라 마사오 마이니치신문 전문편집위원은 “전후의 역대 총리들은 ‘권력은 억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는 자세를 지켰지만, 아베 전 총리는 권력을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 일본이 정체된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만큼 이념을 앞세우는 편은 아니지만, 권력을 (강하게) 휘둘러야 한다는 생각에서는 같다”고 평가했다. 권력자로서 “어떠한 일본을 만들어 갈지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평가는 그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전체적인 조화와 일관성을 찾아볼 수 없는 개별 정책의 묶음만 갖고서 어떻게 국가를 이끌어 갈 것인가”라는 목소리는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동일하다. 특히 강경 우파들은 “국가관이 확고히 서 있지 않은 인물”이라고 비판한다. ⑤독단적 판단과 만기친람형 통치 지향 꼼꼼한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정권의 안살림을 총괄하는 관방장관을 8년 가까이 지냈기 때문에 역대급 ‘만기친람형’ 총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는 초기 정책 추진 과정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총리 원맨 정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아베 전 총리는 큰 그림을 좇다 보니 세부 정책은 관방장관이나 비서관 등에게 일임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스가 총리는 반대다. 모든 걸 자기가 꼼꼼히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여기에다 수틀리면 거칠게 인사권을 행사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관저 안팎에서 “스가 총리에게 제대로 간(諫)하는 사람이 없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⑥“흙수저 출신이 더 무서워”… 신자유주의 논란 현재 진행 중인 임시국회에서 주요 논란이 되는 것 중 하나는 스가 총리의 신자유주의적 사고 방식과 정책 방향이었다. 지난 9월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자조(自助)→공조(共助)→공조(公助)’의 3단계 개념을 새 정권이 지향하는 사회상으로 강조한 게 큰 시빗거리가 된 바 있다. 개인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 개념에 대해 야권은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를 더욱 확산시키려는 의도”라고 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국회에서 “총리의 이념은 경쟁과 효율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라며 “이는 쇼와시대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시골 흙수저’ 출신인 스가 총리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사회의 생존 본능이 몸에 뱄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신자유주의적 사고로 연결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고향세’ 정책에 이의를 제기했다가 스가 당시 총무상에 의해 밀려났던 히라시마 아키히데 전 국장은 아사히신문에 “지방을 중시한다면서 거꾸로 지방교부세 제도의 개편을 주장했던 인물”이라고 밝혔다. 지방교부세는 지자체 간 재정능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앙정부가 주는 지원금 성격의 돈이다 보니 지자체의 살림이 좋아지면 자연스레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스가 당시 총무상은 “경쟁하고 노력해 잘살게 된 지자체가 보답받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전형적 신자유주의 발상을 보였다. ⑦내년 9월에 한 번 더…3년 풀타임 총리 재도전 스가 총리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아베 전 총리의 사퇴에 따라 갑작스럽게 치러진 선거에서 뽑혔기 때문에 전임자의 잔여 임기만 적용된다. 당내 7개 파벌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그가 앞으로 10개월 남짓 동안 파벌들을 확실한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지금도 1등 개국공신에 해당하는 ‘니카이파’ 정도를 제외하고는 ‘아소파’ 등을 중심으로 경계와 불만의 시선이 가득하다. 내년 9월 풀타임 3년 임기(2024년 9월까지) 총재 당선을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국민들의 응원이다. 가시적인 정책 성과를 통해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내년 여름 이전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중의원선거에서 대승해 자신의 장기 집권으로 이끌고 가는 것. 당분간 스가표 정치·행정의 수렴점은 이것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태국, 혼자가 아냐”...태국민주화 운동가와 손잡는 정치권

    “태국, 혼자가 아냐”...태국민주화 운동가와 손잡는 정치권

    ‘국제연대’에는 소홀했던 정치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태국과의 연대 움직임이 커지는 상황이다. 태국에서는 지난 7월부터 학생들을 중심으로 군부정권과 쿠데타 세력을 옹호하는 왕실을 비난하며 왕실의 권력 제한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태국인들은 2016년 서거한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재임 시절만 해도 왕실을 신성시 여겼으나 새로 취임한 와치랄롱꼰 국왕이 일년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내며 부를 쌓으면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왕실이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를 감싸자 왕실의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정의당은 오는 3일 ‘태국 민주화운동 국제연대 토론·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종철 정의당 대표를 비롯해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준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이와 함께 발제자로 박은홍 성공회대 교수, 토론자로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 등이 참석한다. 더불어 이날 간담회에는 네티윗 초티파이선 태국 민주화 시위 주도 학생운동가를 화상으로 연결해 현지 상황을 듣고 연대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의당은 당내 국제연대 당원모임을 통해 연대하고 있기도 하다. 당원모임은 ‘태국 시민들의 군주제와 군부독재 종식 요구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당원모임은 성명에서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태국인들의 정당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태국 왕실과 정부, 군부는 권력을 둘러싼 강고한 카르텔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 분노와 유감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도 태국과 연대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전용기 의원은 지난달 30일 태국 민주화 운동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디, 태국에도 민주화의 봄이 오기를’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태국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상황들이 1980년에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너무나도 똑같다”고 했다. 전 의원은 이같은 지지 성명을 한국어와 태국어로 동시에 게재했다. 이에 태국 국민들도 전 의원 페이스북에 영어와 태국어 등으로 “태국 민주화를 지지해주셔서 감사하다” “용기를 내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 1일 오전까지 댓글 700여개가 달렸고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 의원의 태국 민주화 지지 성명을 공유했다. 민주당은 지난 28일 태국 현지 민주화 운동가들과 화상 간담회를 가졌다. 태국 왕실을 비판한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단 이유로 최대 15년형인 왕실모독죄로 기소된 태국활동가 차노크난 루암삽과 함께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초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대선 족집게’ 노샘프턴 주민 …“성격 보고 투표하지 않아”

    초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대선 족집게’ 노샘프턴 주민 …“성격 보고 투표하지 않아”

    2020년 미대선 초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의 노샘프턴 카운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20년 이후 이 카운티 승자가 미국 대선을 이기는 풍향계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세 번의 예외는 있었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두 번 연속 지지했다가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돌아선 곳이다. 미국 3141개 카운티 가운데 오바마에서 트럼프로 돌아선 곳은 206곳에 불과하다. 노샘프턴 카운티 주민들의 속내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성격을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고 31일(현지시간)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이스턴 시 법원에 마련된 조기투표장에는 유권자들이 길게 늘어서 우편투표 용지를 우체통에 넣고 있다. 도시의 그림같은 풍경 속에 트럼프 대통령과 도전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사인 보드가 비교적 골고루 세워져 있다. 선거인단이 20명인 펜실베이니아주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겨야만 하는 경합주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는 노샘프턴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3.5%포인트 차인 5464표차로 이기면서 주 전체로는 0.72%포인트 차(4만 4332표)의 신승을 거두었다. 노샘프턴 카운티는 제조업과 농업지역으로 인구 30만이다. 인구 76%가 백인이지만 최근 인근 뉴욕과 뉴저지에서 히스패닉과 흑인의 유입이 급증하면서 인구가 급격히 다양해지고 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등록 유권자는 421만, 공화당 등록 유권자는 351만이다. 그러나 제3후보 및 무등록 유권자가 130만명에 이른다. 앞서 2016년엔 민주당 등록 유권자 422만, 공화등 등록 유권자는 330만, 무등록 유권자가 120만이었다.바이든에게 이미 투표했다는 기업 분석가 셀린 먼로(48)는 “트럼프는 우리를 분열시키고, 독재자처럼 행동하면서 우리의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훼손시키는 등 지도력 부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이사 온 흑인 여성인 먼로는 “선거는 항상 두 명의 나쁜 사람 가운데 덜 나쁜 사람을 뽑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4년을 더 한다고 생각하니 역겹다. 건강보험, 경찰의 폭력성, 노동자·유색인종·소수소자의 권리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우려한다”고 말했다. 반대 쪽에 있는 사람이 중학교 교사 킴 부셰(58)다. 그는 트럼프와 공화당 후보에게 이미 투표했다고 밝혔다. 부셰는 “나는 성격을 보고 투표하지 않고 경제와 야당을 보고 투표한다. 바이든 쪽에는 정부가 더 많이 통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과 같은 사회주의자들이 너무 많이 얼씬 거린다”고 주장했다. 낙태와 모두를 위한 건강보험을 지지한다고 밝힌 백인 여성인 부셰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와 중동에서 성취한 것은 환상적이지만 3년 반 동안 언론의 공격을 받아왔다”고 대변했다. 정치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31일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바이든이 전국적으로 7.8%포인트 우위를 보이지만 펜실베이니아에서는 4.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직접 방문유세를 했다. 바이든은 기후변화를 호소하면서 부동표 잡기에 나섰다.공장 노동자 로버트 프라이(32)는 기독교인의 의무로서 처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를 걱정하지만 낙태와 동성 결혼에 대한 기독교의 가치를 지키고자 공화당에 투표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바이든의 말이 오락가락해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트럼프와 바이든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면서 “트럼프는 과장하는 고집쟁이이지만 팬데믹을 잘 못 다루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과는 달리 펜실베이니아에는 2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고, 8800여명이 사망했다. 실업률은 8.15%로 팬데믹 이전의 두 배에 이른다. 풀뿌리 시민 활동가 이반 가르시아는 “히스패닉 공동체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편 투표의 순수성에 대해 공격하기 때문에 대부분 직접 투표하는 중요 그룹”이라며 “모든 투표는 집계되어야 하고, 11월 3일 이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하원 민주당 후보인 타라 즈린스키(45)는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은 매우 독립적이고 고집이 세기 때문에 무엇을 하라는 말을 듣는 것을 싫어한다”며 “그게 이 카운티가 중요하고, 펜실베이니아가 경합주로 남아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홍콩매체 “美, 홍콩시민 반중 시위 부추겨놓고 뒤통수”

    최근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이 반중 운동가들의 망명을 거부해 논란이 된 가운데 홍콩 언론이 “미국이 사전에 망명을 허용할 것처럼 밝혔다가 뒤통수를 쳤다”며 맹비난했다. 자신에게 쓸모가 없으면 민주 활동가들의 신변 위협에 신경쓰지 않는 국제사회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편집장인 욘덴 라투 명의의 칼럼 ‘미국은 어떻게 홍콩 활동가들을 배신했나’를 통해 미국 영사관이 실은 4명의 활동가에게 망명을 허용할 것처럼 언질을 줬다가 막상 현장에서는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들 4명 가운데 최소 1명은 미국 시민권자였다. 그가 사전에 영사관에 전화로 망명을 타진하자 미국 영사관 직원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활동가가 “다른 동료들과 동행하겠다”고 하자 영사관 측은 “그들도 영사관 진입을 허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오후 이들이 미국 영사관을 찾아가자 “망명은 오직 미국 영토 안에서만 허용된다”며 모두 돌려보냈다. SCMP는 이들의 망명 시도를 28일 보도했다. 칼럼은 “남을 뒤에서 조종하려고 하는 미 정부 관리와 정치인들은 지금껏 ‘홍콩 시위대가 독재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들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믿게 해놓고는 정작 망명 신청은 거절했다”면서 “조슈아 웡처럼 서구 미디어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 망명을 신청했다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다른 서방국가의 부추김에 속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홍콩 활동가들이 이제 차갑고 냉혹한 배신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편집장은 “미 영사관에서 벌어진 일은 ‘자유의 전사를 돕겠다’던 온갖 수사에도 실제 미국이 이들을 도울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면서 “미국에 있어 홍콩 활동가들은 ‘쓸모있는 바보’에서 ‘순진한 바보’가 됐다”고 꼬집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 재선돼야” 홍콩·대만·베트남·일본인들 “중국 싫어”

    “트럼프 재선돼야” 홍콩·대만·베트남·일본인들 “중국 싫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년 철저히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신고립주의를 표방해 왔다. 유럽 지도자들을 약해빠졌다고 비난하고 멕시코인들을 강간범으로, 아프리카 대륙을 통째로 비하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홍콩 주민들을 비롯해 대만, 베트남 등 남아시아 국가와 동북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일본 국민들은 중국의 역내 영향력이 지금처럼 커져선 안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고 있다고 영국 BBC가 31일(현지시간) 짚었다. 홍콩 주민들이 베이징 당국의 통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트럼프 재선을 바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에리카 유엔은 “4년 전 그가 당선됐을 때 미국이 미쳐간다고 생각했다”면서 “난 늘 미국 민주당을 지지해왔는데 그럼에도 지금은 많은 홍콩 시위대원들과 함께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을 하면서도 시위에도 빠지지 않는다는 그녀는 홍콩 주민들이 보기에 미국 대통령의 최우선 임무는 “중국 공산당(CCP)을 세게 때리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도 홍콩에 대한 중국의 처분을 “응징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불한당”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엔은 현 트럼프 행정부야말로 “CCP가 세계에 해악이란 점을 처음으로 작심한” 정부라고 단언했다. 이어 “오바마와 클린턴 행정부가 왜 이 점을 깨닫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너무 말뿐이었으며 CCP가 민주화의 길을 선택해 현대 사회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이 이미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녀도 홍콩이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꼴이 될 것이란 점을 인정했다. 유엔은 “우리는 단기적으로 고통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기꺼이 희생할 것”이라면서 특히 젊은 시위 참가자들이 자신의 뜻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홍콩 주민의 절반 가까이는 코로나19 대처에 낮은 평가와 함께 박한 점수를 주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1940년대 이후 대립해 온 대만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제재를 발동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박수를 보내는 일도 자연스럽다. E커머스 분야에서 일하는 빅터 린은 “트럼프의 태도는 우리에게 좋은 일이다. 그런 동맹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군사와 무역 등 대외관계에서 그런 확신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큰형님”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몇달 동안 두 나라 정부는 쌍무무역 합의를 마무리지으려 노력해 왔다. 린은 “대만 대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을 갖는 방향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는 중국이 화를 낼까봐 “이런 도발적인” 조치에까지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이든은 원래 중국과 보조를 맞춰나가는 것을 선호하는 지도자이기 때문에 최근 표현이 강경해졌더라도 중국의 침공이 임박했다고 걱정하는 대만 국민들의 귀에는 와닿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최근 트럼프가 대만의 군사행동을 지지한다고 거듭 강조해 최근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재선을 바라는 사람이 바이든의 당선을 바라는 사람보다 많은 유일한 나라임을 보여줬다.50년 전에 미국을 몰아냈던 베트남은 이제 미국은 용서받았으며,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하고 있다. 언론인이며 블로거인 린 응구옌은 이 나라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두 부류, 그저 재미있고 유명한 사람이라 좋아하는 이들과, 중국과 베트남 공산 정권에 강경하게 맞설 수 있는 인물이라 지지하는 사람들로 나눴다. 두 후보 모두 베트남 전략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의 갈등과 충돌에 즉시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 응구옌 빈 후 같은 정치활동가는 트럼프야말로 “가차없음이란 관점, 심지어 침공에 대해 용감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이런 점이 전임자들과 다른 점이며 중국을 제대로 다루려면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빈은 트럼프가 집권했을 때 세상은 비로소 “중국과 공산주의 국가자본주의의 위험을 깨달았다”면서 베트남에서의 정치경제 개혁과 공산당 일당독재를 끝장내야 한다는 열망이 싹텄다고 단언했다. 개인적으로는 CCP에 대한 미국의 강경책이 지역 내 전체는 물론 궁극저으로 하노이 정권에까지 잔물결을 일으키길 바란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전통적인 혈맹인 일본.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많은 일본인들이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두 나라 관계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했다. ‘랜덤 요코’란 블로거로 활동하는 이시히 요코는 “트럼프는 우리의 우방이다. 그를 지지하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국가안보 때문”이라면서 중국 군용기와 군함들이 일본 영공과 영해를 자주 침범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녀는 “미국 지도자가 중국과 공격적으로 맞서 싸워주길 우리는 정말로 원한다. 난 트럼프만큼 노골적으로 얘기하고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그녀는 미국이 베이징 당국에 맞서주길 원하는 아시아 다른 나라들, 지역들과 일본이 준동맹, 혹은 유사동맹(quasi-alliance)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많은 일본인들이 미국을 좋게 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 것으로 확신하는 일본인은 25%도 되지 않는다고 방송은 전했다. 다른 아시아 이웃들과 다르게 많은 일본인은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이 하지 않았던 식으로 우방들과 함께 하면서 범태평양 파트너십 과정에 다시 동참하고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도쿄 당국과 더 밀접해지길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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