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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10대 뉴스] 무관중 올림픽·긴장의 우크라·기후재앙… 고립과 단절에 얼어붙다

    [국제 10대 뉴스] 무관중 올림픽·긴장의 우크라·기후재앙… 고립과 단절에 얼어붙다

    2021년은 코로나19 공포와 방역의 일상화로 전 세계가 고립과 단절을 경험했다. 공급망 마비와 인플레이션이 초래됐고 올림픽은 관중 없이 열렸다. 미중·미러 갈등이 고조되며 신냉전 우려가 높아졌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은 트럼프식 일방주의를 되돌렸고 각국 정상들은 기후회의에서 머리를 맞댔다. 다음은 서울신문이 꼽은 올해의 10대 지구촌 뉴스다. ■코로나 변이 출현 2년째 팬데믹 악몽… 지구촌, 다시 빗장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잇따른 등장으로 전 세계는 올해도 팬데믹(대유행)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발견된 델타 변이는 올해 우세종으로 자리잡았고, 지난달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보고된 오미크론 변이는 높은 전파력으로 ‘위드 코로나’로 나아가던 세계에 다시 빗장을 걸게 했다. 각국은 코로나 백신 1·2차 접종 완료와 부스터샷(추가 접종)으로 대응했고, 세계 주요 제약사가 개발한 먹는 치료제는 최근 긴급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2년 가까이 장기화한 방역 피로감에 각국에서는 백신 반대 시위가 끊이지 않았고 선진국과 저개발국 간 백신 불평등 문제도 초래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2억 8000만명, 누적 사망자는 540만명에 이른다.■바이든 정권 출범 트럼프 불복, 美 민주주의 치욕의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하는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를 저지하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하는 과정에서 5명이 사망한 지난 1월 6일은 ‘민주주의 치욕의 날’로 기록됐다. 상원에서 부결됐지만 트럼프는 역대 처음으로 임기 중 두 번째 탄핵 소추를 당했다. 우여곡절 속에 같은 달 20일 바이든은 46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사회 통합·국제사회 리더십 회복·코로나19 대응 등을 기치로 내세웠고, 파리기후변화협정 복귀·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취소·남부 국경의 장벽 건설 중단 등 트럼프식 일방주의를 되돌렸다. 또 첫 여성·유색인종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첫 흑인 국방장관인 로이드 오스틴, 첫 동성애자 장관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 다양성을 강조한 내각을 꾸렸다.■中 역사결의 채택 마오 반열 오른 시진핑, 장기집권 발판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로 규정하는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공산당 100년 역사상 세 번째 결의를 통해 시 주석은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올라섰다. 내년 가을에 열릴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자회의(당대회)에서 그의 3연임이 무난히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시 주석의 임기 연장 작업은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추진됐다. 2018년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종신 집권의 기틀을 마련했고 지난해 열린 19기 5중전회도 공작 조례를 의결해 상무위원(7명)이 나눠 가졌던 중앙위원회 소집 권한을 국가주석 한 사람에게 몰아줬다. 이는 독재자의 출현을 막고자 덩샤오핑이 고안한 집단지도체제가 무너지고 있음을 뜻한다.■2020 도쿄올림픽 첫 무관중 올림픽… 기시다 내각 출범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연기됐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올여름 사상 처음으로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국내 올림픽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올림픽 개최를 강행했다. 하지만 폐막 후 일본의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8월 말 2만 5000명대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민심 악화로 당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연임을 포기했다. 이후 여당 총재가 총리가 되는 구조에 따라 자민당 총재로 당선된 기시다 후미오 총리 체제로 10월 4일 내각이 출범했다. 이어 10월 31일 4년 만의 중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이 크게 승리하면서 기시다 내각 2기가 시작됐다. 기시다 내각이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 등에 나서면서 한국 등 주변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獨 슐츠 연립정부 출범 16년 만에 막 내린 ‘메르켈 시대’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16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1989년 동독 정부 부대변인으로 정계에 발을 들인 메르켈은 1990년 기독민주당(CDU) 의원으로 연방하원에 입성한 데 이어 가족부·환경부 장관 등을 거쳐 2005년 독일 역사상 첫 여성이자 동독 출신 총리가 됐다. 메르켈은 ‘무티’(독일어로 ‘엄마’)라 불리며 따뜻하고 포용적이며 유연한 리더십으로 독일과 유럽연합(EU)을 이끌었다는 칭송을 받는다. 정치 노선을 떠난 실용주의적 태도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대 유럽 부채위기, 2015년 유럽 난민 사태, 2020년 코로나19 등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다. 메르켈의 퇴임 이후 독일은 올라프 슐츠 총리가 이끄는 ‘신호등(사회민주당·녹색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가 출범했다.■아프간 美 철군 20년 만에 장악한 탈레반 ‘공포정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친서방’ 정부를 무너뜨리고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다. 이로써 9·11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미국의 침공으로 시작된 아프간 전쟁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되며 20년 만에 막을 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 정부 붕괴에 대한 우려에도 미군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지난 4월부터 아프간 정세는 급변했다. 탈레반은 8월 15일 수도 카불에 입성했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국외로 도망쳤다. 공포에 질린 시민들이 탈출을 위해 공항으로 몰리는 사이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은 이를 노린 테러를 벌였고 미군 13명이 숨지기도 했다. 국제사회가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승인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아프간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미중·미러 충돌 대만·우크라이나, 新냉전 화약고로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 주요국과 러시아·중국이 일촉즉발의 대치를 이어 가며 전 세계를 ‘신냉전’의 긴장감으로 몰아넣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17만 5000여명의 병력을 집결시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무언의 경고를 보내고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수차례 공군기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함은 물론 니카라과와 수교를 맺으며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켰다. 미국은 미중 정상회담과 미러 정상회담, G7 정상회담 등을 잇따라 열며 러시아와 중국에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 경고하는 한편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과 경제 제재 등 대응에 나섰다.■미얀마 군부 쿠데타 민주화 운동 유혈진압… 수치 징역형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승리로 끝난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며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얀마 시민들은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와 냄비와 깡통을 두드리는 평화시위로 군부에 맞섰다. 민주화를 요구하던 시민 1300명 이상이 군의 유혈진압에 목숨을 잃었다. 쿠데타 직후 군부는 민주화 투쟁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가택연금하고 뇌물죄 등 10여개 죄목으로 재판에 넘겼다. 이달 초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징역 2년형이 선고됐으나 다른 혐의에 대한 재판이 남아 있어 형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국제사회는 미얀마 사태에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쿠데타가 미얀마 내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인플레 공포 꽉 막힌 공급망·치솟은 물가에 ‘비명’ 올해 초 반도체 부족 사태에서 촉발된 공급망 혼란이 공산품 전반으로 퍼지며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 코로나19 재확산에 각국 공장과 항만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제품 생산과 화물 운송도 차질을 빚었다. 팬데믹으로 억눌려 온 소비 욕구가 상품으로 쏠려 물동량 수요가 폭발한 반면 공급망 정체가 이어지면서 물가상승 압박이 거세졌다. 미국 물가 상승률은 39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고,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도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예외적이던 일본마저 생산자물가가 41년 만에 최대폭으로 뛰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예정보다 2배로 높이고, 내년 중 기준금리를 최소 3차례 인상할 전망이다.■COP26 기후합의 인류 덮친 이상기후… 머리 맞댄 지구촌  강력하고 예측 불가능한 기상재앙이 1년 내내 인류를 괴롭혔다. 7월에는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등 남유럽은 최악의 산불에 속수무책이었다. 서늘하던 북미 서부엔 극심한 폭염이 덮쳤고 따뜻한 겨울 기온에서 비롯된 초강력 토네이도가 이달 초 켄터키 등 미국 중부를 초토화시켜 90여명이 숨졌다. 한층 더 심하고 잦아진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지난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가 열렸다. 197개국은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유지하자는 파리 협정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국제 탄소시장 운영 지침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석탄 사용을 폐지하는 합의에는 실패했다.
  • [국내 10대 뉴스] 변이에 멈춘 일상회복, 투기·비리에 분노… ‘K콘텐츠’ 덕에 견뎠다

    [국내 10대 뉴스] 변이에 멈춘 일상회복, 투기·비리에 분노… ‘K콘텐츠’ 덕에 견뎠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기습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희망은 미뤄졌고, 군 성폭력 사건과 잔혹한 스토킹 범죄 및 아동학대 사건은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천문학적 이익을 가로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LH 땅투기 사건은 다락같이 치솟는 집값에 ‘영끌’, ‘빚투’로 내몰린 서민들을 허탈하게 했다. 방탄소년단(BTS), 윤여정,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해가 갈수록 더욱 커지는 K콘텐츠의 힘이 그나마 국민을 웃게 했던 2021년의 국내 주요 뉴스를 되짚어 봤다.■두 전직 대통령 사망 ‘역사의 심판’ 남은 노태우·전두환 12·12쿠데타를 일으킨 두 전직 대통령이 삶을 마감했다.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 10월 26일, 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월 23일 사망했다. 전씨의 독재에 맞섰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올 한 해 전씨의 동료인 노씨, 전씨까지 모두 세상을 떠나면서 현대사의 한 페이지가 완전히 넘어가게 됐다. 전씨는 친구이자 동료인 노씨가 사망한 지 29일 만에 뒤를 따랐다. 노씨는 별세 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지만, 전씨는 자신의 과오에 대한 일말의 사과나 반성을 남기지 않았다.■대선 후보 선출 ‘비주류 대선후보’ 이재명·윤석열 등장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월 10일 경기도지사 출신의 이재명 후보를,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 후보를 11월 5일 선출하며 내년 3월 9일로 예정된 20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현재 이·윤 후보의 양강 구도가 뚜렷한 가운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 후보는 모두 국회의원을 지내지 않아 여의도 정치를 경험해 보지 않은 비주류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대선에서는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사상 최초로 ‘0선’ 대통령이 선출된다. 비주류 정치인들이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로 등장한 것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새로운 시대에 대한 열망이 함께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K콘텐츠 열풍 새 역사 쓴 윤여정, BTS, 오징어게임 K콘텐츠 바람은 팬데믹을 뚫고 더욱 거세게 불어 2021년 정점을 찍었다. 4월 윤여정이 물꼬를 텄다. 한국계 이민자 가족 이야기를 다루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미국 영화 ‘미나리’에서 열연한 그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이뤄냈고, 우아한 조크로 세계를 휘어잡았다.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황동혁 감독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K콘텐츠의 위상을 한껏 뽐냈다. 케이팝의 대명사가 된 방탄소년단(BTS)은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 ‘마이 유니버스’로 모두 합쳐 12주간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했고 11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아시아 뮤지션으로는 최초로 대상을 거머쥐었다.■K방역 위기 델타·오미크론에 멀어진 위드코로나 델타에 오미크론까지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집단면역은 허상이 됐다. 지난달 1일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 또한 델타변이로 인해 47일 만인 12월 18일 중단됐다. 백신 접종으로 얻은 면역력이 정부 예측보다 빨리 떨어지면서 위중증 환자가 하루 1000명대까지 급증했고, 중환자 병상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탓에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로 내몰렸다. 코로나19 전의 일상을 맞을 줄 알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거리두기를 조정하고, 결국 4단계 거리두기보다는 조금은 완화된 상태로 다시 일상이 경직됐다. 내년에도 코로나19와의 지난한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미크론 변이에 이어 또 다른 변이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역과 일상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맞춰 나갈지가 과제로 떠올랐다.■공급망 대란 요소수·반도체 품귀에 산업 현장 ‘비상’ 경유차용 요소수, 차량용 반도체 품귀 등 공급망 이슈가 산업 현장을 마비 직전까지 몰고 갔다. 그동안 중국에 요소수 수입을 의존하고 있었으나, 지난 10월 수출 제한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경유차 운송이 어려워져 ‘운송대란’이 펼쳐질 뻔했고, 건설장비 가동이 중지돼 전국 건설현장도 한 차례 멈췄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국내 자동차 공장도 가동이 둔화되고 있다. 올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17년 만의 최저치인 348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차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지려면 내후년쯤은 돼야 할 것으로 내다본다.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납기 등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부품공장들이 도산하는 등 하도급 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암호화폐 열풍 ‘기대와 우려 사이’ 비트코인 고공행진 올 초 30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이 지난달 8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올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고공행진을 이어 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됐고 현재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은 암호화폐거래소만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등록된 사업자는 모두 29곳이고 이 가운데 원화마켓 사업자는 업비트, 코빗, 코인원, 빗썸 등 네 곳이다. 암호화폐 시장 활황을 바탕으로 거래소들은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내년에는 주류 경제에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그동안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 온 ‘변동성’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부동산 투기  성난 민심에 불붙인 LH직원 땅 투기 지난 3월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의 폭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후보지 땅투기 의혹이 세상에 드러났다. ‘부동산 폭등’으로 가뜩이나 성난 민심에 불을 붙였고 4·7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원인이 됐다. LH 사장을 지낸 변창흠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4월로 예정됐던 신도시급 신규택지 지정이 8월로 연기됐다. 국회의원의 땅투기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25명이 적발됐다. 정부는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는 ‘LH 해체’ 수준의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개편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대장동 의혹  4인방에서 더 못 나가는 대장동 수사 지난 9월 불거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특혜 의혹은 대한민국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검찰은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4차장을 팀장으로 한 전담수사팀까지 꾸려 사건을 파헤쳤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의 핵심 인물을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라는 의혹을 받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물론 이른바 ‘윗선’ 수사는 연말까지 손도 대지 못했다. 특히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수사 동력은 꺼져 가는 분위기다. 알선수재 의혹을 받은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50억 클럽’ 로비 의혹 수사도 방향을 잡지 못했다. ■법정 간 수능 생명과학Ⅱ 정답 취소… 수험생 승소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을 통지하기 하루 전, 서울행정법원이 생명과학Ⅱ 과목 20번의 정답 확정을 정지시키면서 수험생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11월 18일 수능 직후 수험생들은 이 문항 조건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조건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풀 수는 있다”고 맞섰다. 수험생 92명이 12월 2일 평가원을 상대로 정답 확정 처분 취소 소송을 내자 일주일 후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교육부는 손 놓고 있다가 부랴부랴 대입 수시모집 일정까지 줄줄이 미뤄야 했다. 15일 법원이 교육부의 손을 들어 주고, 교육부가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이 과목 응시자 6515명 모두 정답 처리됐다.■공군 여중사 사망 잇단 군내 성폭력에도 대책은 ‘뒷북’  국방부가 지난 십수년 동안 군내 성폭력 근절을 외쳤지만 실상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한 해였다. 지난 5월 충남 서산의 제20전투비행단 영내 관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이예람 중사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중사는 같은 부대 장모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뒤 이를 부대에 알렸음에도 안팎의 회유와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17일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 중사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국방부가 이 중사 사건 이후 ‘성폭력 특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접수된 사건은 모두 80건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최근 시행령을 개정해 소규모 부대에서도 성고충상담관을 배치하겠다고 나섰지만 뒷북 대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 [국내 10대 뉴스] 변이에 멈춘 일상회복, 투기·비리에 분노… ‘K콘텐츠’ 덕에 견뎠다

    [국내 10대 뉴스] 변이에 멈춘 일상회복, 투기·비리에 분노… ‘K콘텐츠’ 덕에 견뎠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기습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희망은 미뤄졌고, 군 성폭력 사건과 잔혹한 스토킹 범죄 및 아동학대 사건은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천문학적 이익을 가로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LH 땅투기 사건은 다락같이 치솟는 집값에 ‘영끌’, ‘빚투’로 내몰린 서민들을 허탈하게 했다. 방탄소년단(BTS), 윤여정,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해가 갈수록 더욱 커지는 K콘텐츠의 힘이 그나마 국민을 웃게 했던 2021년의 국내 주요 뉴스를 되짚어 봤다. ■두 전직 대통령 사망 ‘역사의 심판’ 남은 노태우·전두환12·12쿠데타를 일으킨 두 전직 대통령이 삶을 마감했다.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 10월 26일, 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월 23일 사망했다. 전씨의 독재에 맞섰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올 한 해 전씨의 동료인 노씨, 전씨까지 모두 세상을 떠나면서 현대사의 한 페이지가 완전히 넘어가게 됐다. 전씨는 친구이자 동료인 노씨가 사망한 지 29일 만에 뒤를 따랐다. 노씨는 별세 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지만, 전씨는 자신의 과오에 대한 일말의 사과나 반성을 남기지 않았다. ■대선 후보 선출 ‘비주류 대선후보’ 이재명·윤석열 등장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월 10일 경기도지사 출신의 이재명 후보를,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 후보를 11월 5일 선출하며 내년 3월 9일로 예정된 20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현재 이·윤 후보의 양강 구도가 뚜렷한 가운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 후보는 모두 국회의원을 지내지 않은 비주류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대선에서는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사상 최초로 ‘0선’ 대통령이 선출된다. 비주류 정치인들이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로 등장한 것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새로운 시대에 대한 열망이 함께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K콘텐츠 열풍 새 역사 쓴 윤여정, BTS, 오징어게임K콘텐츠 바람은 팬데믹을 뚫고 더욱 거세게 불어 2021년 정점을 찍었다. 4월 윤여정이 물꼬를 텄다. 영화 ‘미나리’에서 열연한 그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이뤄냈고, 우아한 조크로 세계를 휘어잡았다.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황동혁 감독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K콘텐츠의 위상을 한껏 뽐냈다. 케이팝의 대명사가 된 방탄소년단(BTS)은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 ‘마이 유니버스’로 모두 합쳐 12주간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했고 11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아시아 뮤지션으로는 최초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부동산 투기 성난 민심에 불붙인 LH직원 땅 투기지난 3월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의 폭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후보지 땅투기 의혹이 세상에 드러났다. ‘부동산 폭등’으로 가뜩이나 성난 민심에 불을 붙였고 4·7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원인이 됐다. LH 사장을 지낸 변창흠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4월로 예정됐던 신도시급 신규택지 지정이 8월로 연기됐다. 국회의원의 땅투기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25명이 적발됐다. 정부는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는 ‘LH 해체’ 수준의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개편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변이의 습격 델타·오미크론에 멀어진 위드코로나델타에 오미크론까지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집단면역은 허상이 됐다. 지난달 1일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 또한 델타변이로 인해 47일 만인 12월 18일 중단됐다. 백신 접종으로 얻은 면역력이 정부 예측보다 빨리 떨어지면서 위중증 환자가 하루 1000명대까지 급증했고, 중환자 병상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탓에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로 내몰렸다. 코로나19 전의 일상을 맞을 줄 알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거리두기를 조정하고, 결국 4단계 거리두기보다는 조금은 완화된 상태로 다시 일상이 경직됐다. 내년에도 코로나19와의 지난한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장동 의혹 4인방에서 더 못 나가는 대장동 수사지난 9월 불거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특혜 의혹은 대한민국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검찰은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4차장을 팀장으로 한 전담수사팀까지 꾸려 사건을 파헤쳤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의 핵심 인물을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라는 의혹을 받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물론 이른바 ‘윗선’ 수사는 연말까지 손도 대지 못했다. 특히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수사 동력은 꺼져 가는 분위기다. ■공급망 대란 요소수·반도체 품귀에 산업 현장 ‘비상’경유차용 요소수, 차량용 반도체 품귀 등 공급망 이슈가 산업 현장을 마비 직전까지 몰고 갔다. 그동안 중국에 요소수 수입을 의존하고 있었으나, 지난 10월 수출 제한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경유차 운송이 어려워져 ‘운송대란’이 펼쳐질 뻔했고, 건설장비 가동이 중지돼 전국 건설현장도 한 차례 멈췄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국내 자동차 공장도 가동이 둔화되고 있다. 올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17년 만의 최저치인 348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차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지려면 내후년쯤은 돼야 할 것으로 내다본다.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납기 등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부품공장들이 도산하는 등 하도급 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법정 간 수능 생명과학Ⅱ 정답 취소… 수험생 승소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을 통지하기 하루 전, 서울행정법원이 생명과학Ⅱ 과목 20번의 정답 확정을 정지시키면서 수험생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11월 18일 수능 직후 수험생들은 이 문항 조건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조건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풀 수는 있다”고 맞섰다. 수험생 92명이 12월 2일 평가원을 상대로 정답 확정 처분 취소 소송을 내자 일주일 후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교육부는 손 놓고 있다가 부랴부랴 대입 수시모집 일정까지 줄줄이 미뤄야 했다. 15일 법원이 교육부의 손을 들어 주고, 교육부가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이 과목 응시자 6515명 모두 정답 처리됐다. ■암호화폐 열풍 ‘기대와 우려 사이’ 비트코인 고공행진올 초 30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이 지난달 8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올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고공행진을 이어 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됐고 현재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은 암호화폐거래소만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활황을 바탕으로 거래소들은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내년에는 주류 경제에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그동안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 온 ‘변동성’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군 여중사 사망 잇단 군내 성폭력에도 대책은 ‘뒷북’국방부가 지난 십수년 동안 군내 성폭력 근절을 외쳤지만 실상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한 해였다. 지난 5월 충남 서산의 제20전투비행단 영내 관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이예람 중사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중사는 같은 부대 장모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뒤 이를 부대에 알렸음에도 안팎의 회유와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17일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 중사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국방부가 이 중사 사건 이후 ‘성폭력 특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접수된 사건은 모두 80건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최근 시행령을 개정해 소규모 부대에서도 성고충상담관을 배치하겠다고 나섰지만 뒷북 대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 기자회견에 ‘그 매체’ 안 부른 푸틴… 이유는 “깜빡해서”

    기자회견에 ‘그 매체’ 안 부른 푸틴… 이유는 “깜빡해서”

    507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례 연말 기자회견장에 러시아의 유력 반정부 성향 매체인 ‘노바야 가제타’ 기자는 보이지 않았다. 노바야 가제타가 초청받지 못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가운데 크렘린 측은 “초청하는 것을 깜빡했다”고 해명했다. 26일(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국영TV ‘로시야1’(러시아1)의 주말 국정 홍보 프로그램 ‘모스크바·크렘린·푸틴’에 출연해 노바야 가제타가 초청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것은 (정치적 고려가 아닌) 인적 요인 때문이었다”며 “이렇게 시인하는 게 잘못일 수 있지만, 정말로 그들을 부르는 걸 잊었다”고 답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 “지난주까지 크렘린에서 연락을 받지 않은 언론사 대부분은 대통령 공보실에 적극적으로 연락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 이틀 전 노바야 가제타가 떠올랐지만 불행히도 너무 늦었다”며 “기자회견 사흘 전에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페스코프 대변인은 다만 노바야 가제타의 부재로 질문을 못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3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라디오 ‘에코 모스크비’ 기자가 2006년 살해당한 노바야 가제타 소속 기자 안나 폴리코브스카야와 2015년 테러로 사망한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와 관련 ‘배후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푸틴 대통령에게 했기 때문이다. 소련 붕괴 이후인 1993년 창간된 노바야 가제타는 주 3회 발행되는 신문으로 탐사보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 1999년 러시아 연방보안국의 모스크바 아파트 테러 개입 의혹, 체첸전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인종청소 등을 폭로했고 현재도 크림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정 간섭 등에 비판적인 논조를 취하며 러시아 내 몇 안 되는 독립 언론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언론 장악 이후 노바야 가제타는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고 있으며 2000년부터 2009년까지 무려 6명의 기자가 의문의 살해를 당했다. 노바야 가제타 편집장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지난 10월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는 부패와 독재 권력을 막는 수단”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힌 바 있다.
  • 李·尹, 토론회 신경전

    李·尹, 토론회 신경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토론회를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윤 후보가 지난 25일 “토론을 하면 싸움밖에 안 나온다”며 ‘토론 무용론’을 제기한 가운데 이 후보는 26일 “민주주의와 정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맞섰다. 이 후보는 이날 KBS 시사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진리를 탐구하는 과학에는 이견이 없지만 정치라는 건 본질이 이해관계 조정”이라면서 “조정 과정을 피해 버리면 정치는 존재할 수 없게 된다”며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론 무용론’을 꺼내 든 윤 후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겨냥해 “평생 권한이 있는 사법관으로 살아서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고는 자칫 잘못하면 독재로 갈 수 있어 문제”라고도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서도 “논쟁이 벌어지고 서로 설득하고 타협하는 걸 회피하면 정치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괴로울지 몰라도 즐겨야 한다”고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처럼 이 후보와 민주당은 최근 윤 후보를 토론장으로 끌어내고자 총공세를 펴고 있다. 이 후보가 성남지사와 경기지사를 지내며 국정운영 실무 경험을 쌓은 데다 정치권에서 달변가로 꼽히는 만큼 토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윤 후보는 토론 경험이 많지 않은 정치 신인으로 경선 과정에서 토론에 임하면서 잇단 실언과 네거티브 공방으로 곤혹을 치렀다. 윤 후보로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토론을 최대한 적게 진행하려는 전략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서 진행자가 ‘이 후보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하실 수 있는 시간을 주시라’고 요청하자 “토론을 하면 서로 공격 방어를 하게 되고 자기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토론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또한 “이 나라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뽑기 위해 그 사람의 어떤 사고방식이나 이런 것을 검증해 나가는 데에 정책 토론을 한다는 게 별로 그렇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 경선 때 (토론을) 16번 했지만, 그 토론 뭐 누가 많이 보셨나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 이재명 “朴사면, 어쩔 수 없는 측면 이해해야…건강 고려한 듯”

    이재명 “朴사면, 어쩔 수 없는 측면 이해해야…건강 고려한 듯”

    “朴 사면 안 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었다”“대통령이 여러 의견 합쳐서 결정한 듯”“뭐라고 논평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실망스럽다는 분도 있어…대선 영향은 잘 모르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형식적으로 보면 부정부패 사범에 대해 사면권을 제한하기로 했던 약속을 어긴 것처럼 보일 수 있기도 하다”라면서도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측면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대통령의 사면권은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상황은 변하는 것이고 국민의 의지도 변화하기 때문에 상황이 바뀔 경우에도 과거의 원칙이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한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사면 발표 당일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도 메시지 수위를 놓고 고심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지위가 높을수록 책임도 더 크게 져야 한다는 것이 제 기본 입장”이라며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도 저는 안 하는 것이 맞는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변하는 것…과거 기준 적용하면 혼란” 다만 “대통령께서 저희가 내는 그런 의견과 국민의 목소리, 역사적 책무 등을 다 합쳐서 그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느냐”며 “그런 상태에서 저희가 뭐라고 논평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이 후보는 “저에게도 ‘탈당한다, 그러나 이재명은 지지한다’ 등 문자가 몇 개 온다. 실망스럽다는 분들도 계신다”고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대통령께서 특히 건강을 많이 고려하지 않으셨을까 싶다”며 “건강 문제가 심각한 사태로 진행됐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생각하면 상당히 걱정된다. 저 같아도 정말 고뇌가 많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이번 사면이 대선에 미칠 영향, 유불리와 관련해 “잘 모르겠다. 현상이라고 하는 건 언제나 위기 요인 또 기회요인도 있고, 유불리가 혼재하는 것인데 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도 과연 전체적으로 유리하게 작동할지 불리하게 작동할지는 잘 판단이 안 서고 있다”며 “판단하면 뭐 하겠나. 이미 벌어진 일인데”라고 말했다.한편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법정 토론 외의 토론에 불응하는 것을 두고 “국민이 판단할 기회를 봉쇄하겠다는 것”이라며 “사법관으로 평생 살아서 권한 있는 사람이 행사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사고는 자칫 독재로 갈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尹 토론 불응에 “국민 판단 기회 봉쇄” 비판 그는 “(윤 후보가) 극단적으로 과태료 내고 토론에 안 나올 수도 있다. 500만원 내면 안 나와도 된다”며 “토론 안 해도 되는데, 유튜브 방송 등에 저쪽이 안 나와서 우리 출연도 안 된다는 입장이 많다. 그건 좀 풀어주시면 어떻겠느냐”고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에 대해선 “저희가 많이 올라갔다기보다는 상대가 떨어진 측면이 많다”며 “골든크로스라기보다는 데드크로스일 가능성이 많다. 반대로, 얼마든지 (윤 후보가) 다시 복구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장동 특검 논의에 대해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부분, 이재명 부분을 따로 떼어내서 하자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일괄적으로 합의해서 하나의 특검으로 조건 달지 말고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추미애 “민주화 수입? 윤석열, 공짜 대선 밥상에도 예의 지켜라!”

    추미애 “민주화 수입? 윤석열, 공짜 대선 밥상에도 예의 지켜라!”

    秋, 尹 ‘민주화운동 외국서 수입’ 발언 맹폭“민주화 운동 수입됐다는 삐딱한 시선 검증”“尹 누리는 대선 밥상, 국민 피흘리며 차린 것”“검찰총장이 징계 받고도 숟가락 들고 나타나”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80년대 민주화 운동은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이라고 말한 데 대해 “민주화 운동이 수입됐다고 하는 삐딱한 시선 검증”이라면서 “공짜 밥상에도 예의를 지켜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의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가 누리는 대선 밥상은 국민이 피흘리며 차린 것이지 수입해서 차려진 것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추 전 장관은 “광주 민주화 운동 이후에도 1987년 6·10 민주항쟁으로 독재권력이 빼앗아 간 대통령 직접 선출권을 되찾아왔다”면서 “2016년에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에 저항해 1000만 촛불시민이 정권을 퇴진시키는데 성공했다. 위대한 촛불시민은 독일 에버트 인권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은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이 수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직접 징계를 내렸던 윤 후보를 겨냥해 “중립을 지켜야 할 검찰총장이 징계를 받고도 직무를 버리고 숟가락만 들고 국민이 차린 밥상에 나타났다”면서 “그런데 국민 은혜를 모르고 도리어 가르치려고 하는데 검찰당의 본색의 티가 난다”고 비난했다.尹 “민주화운동 외국서 수입한 이념” 앞서 윤 후보는 전날 오후 전남 순천에서 열린 전남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현 정부 주축으로, 80년대에 민주화 운동을 하신 분들도 많이 있지만 그게 자유민주주의 운동에 따라 하는 민주화 운동이 아니고 어디 외국에서 수입해온 그런 이념에 사로잡혀서 민주화 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걷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 시대에는 민주화라고 하는 공통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이해가 됐지만, 문민화가 되고 정치에서는 민주화가 이뤄지고, 사회 전체가 고도의 선진사회로 발전해나가는데 엄청나게 발목을 잡아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만큼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소수의 이권, ‘기득권 카르텔’이 엮여서 국정을 이끌어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문재인 정권을 비판했다. 국힘 “추미애 尹 표적 감찰하고 징계” 한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당시 추 전 장관의 징계에 대해 지난 10일 “추미애 전 장관은 조국 사태 이후 윤 총장을 쫓아내기 위해 표적 감찰을 했고 아무 실체도 없는 ‘감찰 사유’로 검찰총장 직무정지 명령을 내렸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들은 그때 문재인 정권과 추 전 장관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내팽개친 채 얼마나 무도한 일을 하는지 똑똑히 봤고 윤석열 당시 총장에 대해 성원과 지지를 보내줬다”고 덧붙였다. 
  • 野 “공수처 무차별 불법 사찰” 항의 방문… 김진욱 “자료 제출 검토”

    野 “공수처 무차별 불법 사찰” 항의 방문… 김진욱 “자료 제출 검토”

    국민의힘은 2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일부 언론인 및 야당 의원 등에 대해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을 두고 ‘무차별적 불법 사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 논란에 ‘독재정권 게슈타포’, ‘사찰 공화국’이라며 날을 세우고, 김진욱 공수처장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불러 긴급현안 질의를 개최하자고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사전 협의 없는 회의에 응할 수 없다며 간사인 박주민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회의에 불참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가 통신자료를 들여다본 언론인, 야당 정치인, 민간인만 해도 오늘까지 7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사찰 공화국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야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민주당이 20대 국회에서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으로 할 때 독재정권의 게슈타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지금 그렇게 가고 있다”면서 “단순 통신사찰이 아니다. 대선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의원은 “야당 의원에 대한 (공수처의) 통신자료 확보가 사찰인지는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 수사 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공수처를 항의 방문했다. 김 처장이 병원 진료로 자리를 비워 야당 의원들이 3시간가량 기다린 후 면담이 이뤄졌다. 김 처장은 면담에서 공수처의 자료 조회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이번 논란에 김 처장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 처장은 공수처의 통신 자료 조회에 대해 “피의자와 통화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보려고 통신사에 조회한 것”이라며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야당이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난색을 표하던 김 처장은 ‘문제가 없도록 개인정보를 최소화해서 자료를 제출하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법사위 현안질의에 출석하라는 요구에는 “여야가 합의해 자리가 만들어지면 출석해 최선을 다해 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날 처음으로 공수처 존폐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국회 여소야대 의석 구조를 거론하며 공수처 폐지에는 소극적 입장을 보여 왔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서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때문에 국회의원에 대한 사찰은 국민에 대한 사찰이기도 하다”며 “이런 식이라면 일반 국민도 사찰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공수처의 존폐를 검토해야 할 상황이 아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수처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정권교체로 공수처의 폭주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 입 연 푸틴 “중국과 함께 무기 개발…서방, 러 안보 보장해야”

    입 연 푸틴 “중국과 함께 무기 개발…서방, 러 안보 보장해야”

    러-서방 갈등 증폭 상황서 직접 밝혀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에 “누구도 위협 안 해”“러, 중국과 상호 신뢰하며 세계안정 기여”“유럽 가스가격 폭등은 러시아 책임 아냐”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냉전 수준으로 커진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 “서방은 러시아로부터 자신들의 안보를 보장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러시아에 안보를 보장해줘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중국과 첨단 기술 무기를 함께 개발한다”고 직접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 있는 전시관 모스크바 마네주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문 앞에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가 아니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등 서방에 러시아의 안보 보장 방안을 제시한 푸틴은 “공은 서방으로 넘어갔다”라면서 “내년 1월 제네바서 미국과 안보보장 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의 공격 가능성과 관련, “러시아는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가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푸틴은 중국과의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러시아는 중국과 첨단 기술 무기를 함께 개발한다”면서 “러시아는 중국과 상호 신뢰하고 있으며 세계 안정에 함께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푸틴 “비우호적 행보에 단호히 대응”“자국 안보·주권 지킬 행동할 권리 있어” 이날 푸틴의 발언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러시아와 미국, 유럽 국가들의 긴장이 1991년 소비에트연방(소련) 해체 이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안보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 접경에 10만명이 넘는 병력을 포진해 유럽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이를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 크림반도를 군사력으로 병합한 것과 같은 사태의 조짐으로 경계한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동유럽 확장, 우크라의 나토 가입 추진 등 서방의 위협에 대응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을 그간 밝혀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지난 22일 푸틴 대통령은 “서방 동료들의 명백히 공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우리는 적합한 군사·기술적 조치를 취하고, 비우호적 행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자국 안보와 주권을 보장하기 위한 행동을 할 충분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 확보를 위해 타국의 안보를 희생해선 안 된다’는 유라시아 대륙 안보의 ‘불가분성’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러시아 국경 인근 접근과 관련, 미국으로부터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보 보장을 받길 원한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우리에겐 장기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면서 동시에 “어떠한 법적 보장도 믿을 건 못 된다. 왜냐하면 미국은 여러 이유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국제조약에서 손쉽게 탈퇴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푸틴 “무력 충돌, 절대 우리 선택 아냐”서방 “러, 벨라루스 난민 이용 유럽 위협”  푸틴 대통령은 “무력 충돌과 유혈은 절대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 우리는 문제들을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길 원한다”면서 “하지만 최소한 분명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명확히 규정된 법적 보장을 원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리는 러시아 인근으로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이 전개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루마니아에 이미 배치됐고 폴란드에도 배치될 예정인, (미국의 유럽 MD 시스템에 속한) 발사대 MK-41은 토마호크 공격미사일 발사를 위해 변형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일 이 (군사)인프라가 더 이동하고 미국과 나토의 미사일 시스템이 우크라이나에 나타나면, 이 미사일들이 모스크바까지 비행하는 시간은 7~10분으로 줄어들 것이고, 만일 극초음속 미사일이 배치되면 5분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인 벨라루스를 위성국가로 삼아 동유럽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서방 언론에서는 벨라루스가 국경을 맞댄 나토 동맹국이자 유럽연합(EU) 회원국 폴란드에 중동 이주민들을 밀어 넣은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에서 난민들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그런 주장을 일축해왔다.푸틴, 유럽 가스 가격 폭등에 “유럽 문제를 러시아 책임이라니 부당” 이러한 전방위 갈등 속에 최근 들어서는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자원을 무기화한다는 우려까지 사고 있다. 러시아 국영기업 가즈프롬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보내는 주요 가스관 가운데 하나의 가동을 중단해 가스값 급등을 부채질했다. 러시아가 추운 겨울에 맞춰 유럽을 정치, 사회적으로 흔들기 위해 가스공급을 조절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순전히 상업적 이유로 이뤄진 조치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최근 유럽 내 가스 가격 폭등과 관련해 “러시아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 있는 전시관 모스크바 마네주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유럽의 가스 문제를 도울 준비가 돼 있지만, 가스 문제는 유럽이 자체적으로 일으킨 것이며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유럽의 가스 가격 급등과 전혀 관련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등 가스프롬과 장기 계약을 맺은 국가들은 현재 훨씬 낮은 가격을 누리고 있고, 심지어 이웃 국가에 가스를 판매해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독일로 가는 일부 러시아산 가스가 최종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재판매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올해로 17번째를 맞는 이 회견은 지난해와 달리 글로벌 취재진 507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면으로 열렸다.
  • 이집트 민주화의 아이콘, 징역 5년… 역행하는 ‘아랍의 봄’

    이집트 민주화의 아이콘, 징역 5년… 역행하는 ‘아랍의 봄’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이집트 시민혁명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민주화 운동가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시민사회 탄압과 인권침해를 서슴지 않는 이집트 군부정권이 이집트의 시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집트 법원은 20일(현지시간) 민주화 운동가인 알라 압델 팟타흐(40)에게 테러 단체에 가입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인권변호사 무함마드 알 바커와 민주화운동가인 블로거 무함마드 이브라힘은 각각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팟타흐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30년 독재를 무너뜨린 2011년 이집트 시민혁명 당시 정치 블로거로 활동하며 시위를 이끌었다. 2013년 군부의 쿠데타 이후 새 헌법과 집시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다 체포돼 2015년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19년 5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들 셋은 그해 9월 반정부 시위를 이끌다 다시 체포돼 ‘사전 구류’라는 명목으로 또다시 2년 넘게 수감생활을 해 왔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이들이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재판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팟타흐의 가족들에 따르면 이들의 변호사는 보안 공무원 앞에서만 사건 기록을 열람할 수 있으며 피고인들을 변호하는 발언을 할 수 없다. 팟타흐는 수감 중에 구타를 당했으며 책을 읽거나 감방 밖을 걸어다니는 것조차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싹을 틔운 ‘이집트의 봄’은 불과 수년 만에 저물어 갔다. 2012년 사상 첫 민주적인 선거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이 들어섰으나 과도한 이슬람 근본주의 정책을 펴다 이듬해 당시 국방장관이던 압둘팟타흐 시시 현 대통령의 쿠데타로 축출됐다. 시시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들을 대상으로 초법적인 감금과 고문을 자행하고 2017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과거 독재자의 전철을 밟고 있다. “이집트의 인권 상황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보여 준다”(독일 외무부), “인권 운동가들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미국 국무부) 등 이번 판결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졌다. 10년 전 거센 민주화 물결이 일었던 아랍 국가들 중 일부는 아직도 정치적 혼란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아랍의 봄’이 시작됐던 튀니지는 지난 7월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총리를 해임하고 의회 기능을 정지시키며 권력을 장악하자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카다피 정권을 축출한 리비아는 2014년부터 이어져 온 내전을 수습하고 오는 24일 대통령 선거를 치를 예정이나 복잡한 진영 간 갈등 속에 선거가 연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이집트 민주화의 아이콘, 징역 5년 선고...거꾸로 가는 ‘아랍의 봄’

    이집트 민주화의 아이콘, 징역 5년 선고...거꾸로 가는 ‘아랍의 봄’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이집트 시민혁명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민주화 운동가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시민사회 탄압과 인권침해를 서슴지 않는 이집트 군부정권이 이집트의 시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집트 법원은 20일(현지시간) 민주화 운동가인 알라 압델 팟타흐(40)에게 테러 단체에 가입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인권변호사 무함마드 알 바커와 민주화운동가인 블로거 무함마드 이브라힘은 각각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팟타흐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30년 독재를 무너뜨린 2011년 이집트 시민혁명 당시 정치 블로거로 활동하며 시위를 이끌었다. 2013년 군부의 쿠데타 이후 새 헌법과 집시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다 체포돼 2015년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19년 5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들 셋은 그해 9월 반정부 시위를 이끌다 다시 체포돼 ‘사전 구류’라는 명목으로 또다시 2년 넘게 수감생활을 해 왔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이들이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재판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팟타흐의 가족들에 따르면 이들의 변호사는 보안 공무원 앞에서만 사건 기록을 열람할 수 있으며 피고인들을 변호하는 발언을 할 수 없다. 팟타흐는 수감 중에 구타를 당했으며 책을 읽거나 감방 밖을 걸어다니는 것조차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싹을 틔운 ‘이집트의 봄’은 불과 수년 만에 저물어 갔다. 2012년 사상 첫 민주적인 선거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이 들어섰으나 과도한 이슬람 근본주의 정책을 펴다 이듬해 당시 국방장관이던 압둘팟타흐 시시 현 대통령의 쿠데타로 축출됐다. 시시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들을 대상으로 초법적인 감금과 고문을 자행하고 2017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과거 독재자의 전철을 밟고 있다. “이집트의 인권 상황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보여 준다”(독일 외무부), “인권 운동가들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미국 국무부) 등 이번 판결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졌다. 10년 전 거센 민주화 물결이 일었던 아랍 국가들 중 일부는 아직도 정치적 혼란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아랍의 봄’이 시작됐던 튀니지는 지난 7월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총리를 해임하고 의회 기능을 정지시키며 권력을 장악하자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카다피 정권을 축출한 리비아는 2014년부터 이어져 온 내전을 수습하고 오는 24일 대통령 선거를 치를 예정이나 복잡한 진영 간 갈등 속에 선거가 연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설강화’ 국민청원·협찬취소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예고까지(종합)

    ‘설강화’ 국민청원·협찬취소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예고까지(종합)

    ‘안기부 미화’ 등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주말드라마 ‘설강화’가 청와대 국민청원과 협찬·제작지원 철회에 이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될 전망이다. 청년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오는 22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에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이설아 공동대표는 입장문에서 “국가폭력을 미화하는 듯한 드라마가 버젓이 방영되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수출까지 되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시민선언은 지난해 6월 창설된 청년단체로 홍콩과 대만, 벨라루스, 미얀마 등 세계 각지의 민주항쟁을 지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공동대표는 “‘설강화’는 수많은 민주화 인사를 이유 없이 고문하고 살해한 국가안전기획부 직원을 우직한 열혈 공무원으로 묘사해 안기부를 적극적으로 미화하고 있다”며 “또 간첩이 민주화 인사로 오해받는 장면을 삽입해 과거 안기부가 민주항쟁을 탄압할 당시 ‘간첩 척결’을 내걸었던 것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군부독재에 온몸으로 맞서던 이들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라며 “(다른) 군부독재 국가들에 국가폭력 또한 미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설강화’가 파급력이 큰 채널을 통해 송신된다는 것은 역사적 경험을 겪지 못한 세대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준다”며 “스타의 편을 들고자 무작정 국가폭력 미화 행위까지 정당화하게 되는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법원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희생당한 시민들에 대한 모독행위를 할 수 없게끔 중단시키고, 국가폭력을 용인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첫 회가 방송된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1·2화에서는 간첩인 수호를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해 여대 기숙사에 숨겨주는 내용이 방송됐다. 그러나 지난 3월 시놉시스가 유출됐을 당시부터 간첩이 민주화운동 청년으로 오인받아 주인공의 보호를 받고, 이를 쫓는 안기부 직원을 ‘대쪽’ 같은 인물로 묘사한 설정 등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안기부를 미화한다는 논란이 제기돼왔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인사들을 간첩으로 몰아 고문하고 탄압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민주화 진영에 북한의 간첩이 침투해 반정부 활동을 부추겼다는 식의 독재정권의 선전을 마치 사실인 양 그리고 있다는 문제 제기다. 이 때문에 시놉시스 유출 당시 제기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물론 첫회 방송 직후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국민청원까지 모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논란이 커지면서 ‘설강화’에 제작 지원을 하거나 소품 협찬, 장소 협조를 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한 불매 운동도 전개되고 있다. 그 결과 ‘설강화’에 대해 제작 지원이나 협찬을 취소하겠다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현재 ‘설강화’는 방송과 동시에 글로벌 OTT 플랫폼인 디즈니+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 ‘설강화 방영 중단’ 국민청원, 첫날 20만명 동의 넘어

    ‘설강화 방영 중단’ 국민청원, 첫날 20만명 동의 넘어

    JTBC 드라마 ‘설강화’의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19일 청원 게시 당일에 답변 기준인 동의 20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방영 전 이미 시놉시스 공개로 한차례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이 된 바 있으며,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해당 드라마의 방영 중지 청원에 동의했다”고 소개했다. ‘설강화’는 앞서 지난 3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역사왜곡 논란 당시에도 제작 단계에서 이미 비슷한 우려가 제기돼 국민청원 동의 20만명을 넘긴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지나친 역사왜곡 등 방송의 공적책임을 저해할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번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지난 논란) 당시 제작진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면서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또 “간첩인 남자주인공이 도망가며, 안기부인 서브 남주인공(장승조)이 쫓아갈 때 배경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다”라며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 당시 사용된 노래이며, 그런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를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당 드라마는 OTT 서비스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다수의 외국인에게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기에 더욱 방영을 강행해서는 안된다”라며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의 방영은 당연히 중지되어야 하며, 한국문화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방송계 역시 역사왜곡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청원은 올라온 당일 청와대·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설강화’는 지난 3월 시놉시스가 일부 유출되면서 민주화 운동을 비하하고, 안기부를 미화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았다. JTBC는 앞서 두 차례 입장문을 발표해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비롯됐고, 파편화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JTBC는 ‘설강화’가 역사 왜곡을 담지 않을 것이라며 드라마 제작과 방영을 예정대로 진행했는데 지난 18일 첫 회가 방영된 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미 ‘드라마 곳곳에 역사 왜곡이 심어져 있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첫 회에서 여주인공인 영로(지수 분)를 비롯해 여대생들이 모여있는 호수여대 기숙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대선을 앞둔 독재정권의 정치 공작과 ‘대동강 1호’로 불리는 간첩을 쫓는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민주화 투쟁과 학생운동 등 시대 배경을 반영한 모습도 그려졌다. 남자 주인공 수호(정해인)는 재독교포 출신 대학원생으로 등장해 영로와 짧은 로맨스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6개월 후 북에서 받은 임무를 수행하는 간첩 신분임이 드러났다. 안기부는 수호를 ‘대동강 1호’로 의심하고, 결국 덜미가 잡힌 수호는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며 호수여대에 잠입했다. 드라마는 그런 수호를 발견한 영로의 모습으로 엔딩을 맞으며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도 수호를 감싸줄 것이란 전개를 예고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간첩을 쫓는 안기부의 일부 등장인물이 강직한 인물로 그려지는 데 대해 당시 독재정권의 수족 역할로 민주화운동을 탄압하던 안기부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남파 간첩이 접촉을 시도하는 인물이 야당 대표의 측근으로 설정된 데 대해서도 민주화 진영이 북한과 내통한 것으로 묘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논란의 확대 재생산을 막으려는 JTBC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JTBC는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네이버 콘텐츠 홈의 ‘TALK’ 창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설강화’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의 글 40여건도 비공개 처리한 상태다. 방송사가 방영 중인 드라마의 화제성을 높이기 위해 시청자들의 소통 채널을 늘리려고 애쓰는 것과 반대되는 조치인 셈이다. JTBC는 앞서 ‘설강화’는 민주화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연출을 맡은 조현탁 감독 역시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이 들어가 있는데 그런 부분은 정치적이나 이념적인 것보다는 어떤 사람 자체에 대해 굉장히 깊고 밀도 있게 들여다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 靑 “백신 이상반응 피해보상, 우리나라 1위…압도적으로 많아”

    靑 “백신 이상반응 피해보상, 우리나라 1위…압도적으로 많아”

    “청소년 백신 이상반응 피해보상, 폭넓게 인정할 것”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청소년들이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학부모들이 독려해달라고 당부하며, 이상반응을 폭넓게 인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15일 박 수석은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학부모들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과도한 걱정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수석은 “이상반응에 대해서는 피해보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보상을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2800여 건의 이상반응 피해보상을 했다. 미국은 1건, 스웨덴은 10건이다”고 전했다. 이어 박 수석은 “특히 청소년의 경우 의료적으로 명백히 인과성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폭넓게 인정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수석은 당정이 코로나 손실 보상과 관련해 ‘선(先) 지원, 후(後) 정산’ 방식을 검토하기로 한 것과 관련, “정부가 책임진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드릴 필요가 있다”면서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 수석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면서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방법도 생각할 수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 정부가 고민 중”이라고만 답했다.청소년 방역패스 반발 확산…“강제하면 안 돼” 10대 靑청원 청소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도입 방침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앞서 한 고등학생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백신 접종을 강요하고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역패스 반대 청원에 대한 답변 반박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고3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 A씨는 “이 청원을 올리게 된 이유는 이번에 도입하게 된 방역패스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청원을 올리기 전, 지난번 고2 학생의 청원 내용과 그에 대한 답변이 올라온 것을 모두 정독했다. 그런데 정부는 방역패스가 왜 논란이 되고 있는지 그 포인트를 잘못 짚은 것 같다”며 “저희는 ‘백신 접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방역패스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우려하고 반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백신 자체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 아니며 백신을 맞는 것은 방역을 위해 어느 정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 역시 인정한다”면서도 “문제는 국가에서 백신을 강제로 접종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말로만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하지, 솔직히 정말 국민이 최우선이라면 방역패스는 도입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달리 말하면 미접종자는 기초적인 식사 외에는 밖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강제로 억압하는 건 독재정치”라고 일갈했다. 또 A씨는 “백신만이 정답이 아니다”라며 “위드 코로나 이전에는 방역패스가 없었음에도 거리두기 강화 등의 대처로 지금처럼 코로나가 심각하게 퍼지지는 않았다”고 꼬집었다.정은경 “백신이 가장 효과적인 방역 수단” 앞서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대구에 거주하는 고등학교 2학년생으로 소개한 청원인이 ‘백신패스(일명 방역패스) 다시 한번 결사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바 있다.  청원인은 돌파감염 사례 등을 들어 백신을 맞아도 안심할 수 없고, 정부가 추가 접종을 강요한다며 방역패스에 대해 반대했다.해당 청원은 36만명 이상이 동의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0일 답변을 했다. 정 청장은 “정부 방역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국민 생명을 지키고, 피해를 최소화하며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백신이 서로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역 수단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원인께서 방역패스를 반대하는 이유로 ‘돌파 감염’을 언급하셨듯이, 백신접종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분들도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청장은 “그러나 백신접종의 예방효과는 분명하다. 백신접종은 감염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위중증·사망을 예방하는 효과가 90%에 이른다”고 말했다.
  • 패권경쟁의 새 격전지 된 중남미… 美 벌어진 틈타 차이나머니 공세

    패권경쟁의 새 격전지 된 중남미… 美 벌어진 틈타 차이나머니 공세

    그간 미국의 ‘뒷마당’으로 여겨진 중남미 국가들이 글로벌 패권 경쟁의 새 격전지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부터 불법 이민·마약 등으로 파열음을 내는 사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들의 벌어진 틈을 정교하게 파고들었다. 14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하겠다고 발표한 니카라과 정부에 코로나19 백신 100만회분을 기부한다고 약속했다. 수교 협상차 방중한 니카라과 정부 대표단은 지난 12일 백신 20만회분을 받아 돌아갔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의 아들인 라우레아노 오르테가 대통령 보좌관은 트위터에 “중국의 연대와 협력, 우정, 우애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좌파 게릴라 출신인 오르테가 대통령은 미국과 악연도 깊다. 1979년 미국이 지원하던 독재 정부를 뒤엎고 1985년 정권을 잡았으며, 1990년 실각했다가 2007년 재집권했을 때도 미국과 갈등을 겪었다. 지난달 7일 치러진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된 직후에는 미국으로부터 각종 제재가 이어지며 시종 관계 개선이 이뤄지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온두라스 대선에서 승리한 시오마라 카스트로 당선인은 선거 공약이던 ‘대만 단교, 중국 수교’를 일단 접고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유지하면서 몸값을 높이는 분위기다. 미국이 카스트로 당선인에게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다양한 ‘채찍과 당근’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온두라스는 미국에서 들어오는 이민자들의 송금이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1에 달한다. 그럼에도 온두라스가 미국이 후원하는 대만을 포기하겠다고 밝히자 백악관의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에 중남미 국가들은 이웃이라기보다 부패·독재·마약 문제 등으로 안정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해 멕시코와 칠레, 페루 등 회원국에 타격을 입혔다. 올해 초 미 정부가 엘살바도르 고위 관료들을 ‘부정부패 블랙리스트’에 올리자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미국은 늘 ‘복종 아니면 멸종’만 요구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은 중남미 독재자들을 상대로 비자 취소부터 해외금융기관 거래 차단까지 전방위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묻지마 투자’는 이들 국가에 운신의 폭을 넓혀 주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중남미를 압박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시 주석이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듯한 형세다. 미 육군전쟁대학 전략문제연구소의 에번 엘리스 교수는 “중국이 서구사회로부터 고립된 독재자들에게 비상구를 열어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 슈퍼 독재의 시작? 슈퍼맨으로 재탄생한 독재자 베네수엘라 대통령

    슈퍼 독재의 시작? 슈퍼맨으로 재탄생한 독재자 베네수엘라 대통령

    국제사회에서 독재자 비판을 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슈퍼 히어로로 재탄생했다. 베네수엘라의 공중파 국영방송은 최근 애니메이션 '슈퍼 비고테(콧수염)' 에피소드 1탄을 방영했다. 빨간 옷에 파란 망토를 휘날리는 주인공은 누가 봐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다. 에피소드 1은 '지구 어딘가'에 있는 악당이 베네수엘라 공격을 위해 누군가 전화통화를 하다가 공격단추를 누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름이 나오지는 않지만 헤어스타일을 보면 악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그가 단추를 누르자 백악관처럼 생긴 악당의 소굴에서는 전투기 1대가 출격한다. 강력한 자력 빔을 발사하는 전투기가 베네수엘라 상공에 날아들자 베네수엘라 곳곳에선 전기가 나가기 시작한다. 애니메이션에선 수술실에 전기가 나가자 수술 중이던 환자가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 비명을 지르는 장면 등이 등장한다. 지난 2019년 3월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전국적인 정전과 판박이 사태다. 베네수엘라가 대혼란에 빠지자 어디선가 등장하는 구원자는 슈퍼 히어로 슈퍼 비고테. 주인공은 비행기를 한 방에 박살내고 베네수엘라를 구해낸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슈퍼 비고테에게 '엄지척'으로 감사를 표시한다. 애니메이션 슈퍼 비고테는 '에피소드 1'로 방송돼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임을 시사했다.기록을 살펴보면 슈퍼 비고테라는 이름은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등장한 마두로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처음 쓴 표현이었다.  2019년 에콰도르에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자 당시 에콰도르 대통령 레닌 모레노는 기자회견에서 배후 세력으로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지목했다.모레노 당시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콧수염을 움직이면 (다른 나라) 정부가 흔들린다"고 말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에콰도르에서 발생한 일이 내 책임이라고? 그렇다면 이제 어떤 나라를 흔들지 생각 중"이라면서 "나는 슈퍼맨이 아니라 슈퍼 비고테"라고 말했다. 중남미 언론은 "사망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과거 자신의 인형을 만들어 판매한 적이 있다"며 "베네수엘라의 독재자가 정권을 이어 최고 권력자 영웅화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 [대만은 지금] 메이리다오 사건 42주년, 대만이 5·18민주화운동 영화 튼 이유

    [대만은 지금] 메이리다오 사건 42주년, 대만이 5·18민주화운동 영화 튼 이유

    대만 인권위, 광주민주화운동 다룬 영화 상영...대만 민주화운동 회고 감찰원장 "한국엔 민주화 영화 많지만 대만엔 거의 없다" 대만이 한국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를 보며 대만 민주주의 역사를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만 인권위원회는 10일 메이리다오 사건(1979년 대만 민주화 사건) 42주년을 맞아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광주비디오:사라진 4시간'을 상영했다.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가오슝 시장 출신인 천쥐 감찰원장 겸 인권위원회 주임은 이날 "한국과 대만의 민주화 운동에는 많은 유사점이 있다"며 "42년 전 12월 10일 저녁에 발발한 메이리다오 사건이 떠올라 감정이 좀 복잡하다"고 말했다.천쥐 감찰원장은 영화를 통해 당시 한국의 독재자가 어떻게 국민을 탄압했는지 볼 수 있었고, 민주주의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느꼈다고 밝혔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자신은 메이리다오 사건으로 감옥에 있었지만, 2015년 광주를 직접 방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천 원장은 특히 국립5·18민주묘지가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묘지에서 많은 인파를 봤으며, 한국 교사가 학생들에게 당시 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모습도 봤다고 말했다. 천 원장은 이어 "한국은 역사 바로 세우기에 적극적인 데 비해, 대만은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사회는 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한 사회의 열렬한 기대와 지지가 솔직히 부족하다"면서 "현재 메이리다오 사건을 말하면 젊은 세대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대만의 민주화 운동 교육은 '잊는 것이 최고'라는 식이다. 이를 다시 언급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천 원장은 또 대만에서 주목받은 한국 영화 '택시운전사'와 '화려한 휴가'를 언급하며 대만 인권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택시 운전사, 화려한 휴가 등 감동적인 영화가 있지만 대만의 과거 민주화 운동을 묘사한 영화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민주화 운동이 한국과 많은 유사점이 있지만 대만 사회는 여전히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반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메이리다오 사건은 세계 인권의 날인 1979년 12월 10일 대만 잡지 '메이리다오'가 남부 가오슝시에서 주최한 민주화 시위를 일컫는다. 당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관련자들이 투옥됐다.시위대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외치며 국민당 정부의 독재 금지와 계엄령 해제를 주장했다. 당시 장징궈 정부는 이를 폭력 반란 사건으로 불렀다. 이때 정부에 의해 억압된 이들은 현 여당인 민주진보당 창당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대만에서 228사건 이후 최대 규모의 정부와 민간의 충돌로 현재 대만 민주화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천 감찰원장은 메이리다오 핵심 인물로서, 반란죄로 기소돼 사형수가 될 처지였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압력을 받은 정부는 무기징역으로 감형했고, 천 원장은 6년여 복역 후 석방됐다. 
  • [서울광장] 역대급 비호감 대선은 아니다/김상연 부국장 겸 정치부장

    [서울광장] 역대급 비호감 대선은 아니다/김상연 부국장 겸 정치부장

    이번 대선을 두고 사상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고들 말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 ‘비호감 대선’의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주요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호감도보다 높게 나온다. 하지만 1987년 직선제 이후 치러졌던 모든 대선에서 이런 항목을 묻는 여론조사를 했다면 과연 호감도가 비호감도보다 높은 후보가 있었을까. 아쉽게도 여론조사 기법이 선거에 도입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호감도를 묻는 질문은 더욱 최근의 일이어서 수치로 확인할 도리는 없다. 다만 추측건대 역대 모든 대선에서 이 항목을 물어봤더라도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대선 때마다 저잣거리에서 들리는 소리는 대부분 “눈을 씻고 봐도 찍을 ×이 하나도 없다”였기 때문이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과거를 미화하는 습성이 있다. 안 좋았던 일은 지우고 좋았던 일만 남기는 쪽으로 뇌 스스로 기억을 편집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지긋지긋하게 싸우다 헤어진 연인을 떠올리며 문득 재회를 바라는 심리 같은 것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돌이켜보면 과거에도 우리는 완벽한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한 후보가 별로 없었다. 이번 대선에서 비호감을 구성하는 요인으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우 친족 간 욕설, 성남시장 재직 시 대장동 특혜 의혹 등이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경우 부인과 처가 관련 의혹, 검찰총장 재직 시 고발사주 의혹 등이다. 이 의혹과 논란들은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역대 대선을 통틀어 최악의 비호감 요인이라고 규정할 과학적 근거도 없는 게 사실이다. 욕설의 경우 역대 대선후보의 사적 통화를 모두 몰래 녹음했다면 과연 욕이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을까. 욕을 한마디도 안 한 후보가 없으리란 법도 없지만, 더 심한 욕을 내뱉은 후보가 없으리란 법도 없다. 대장동 특혜 의혹의 경우 후보가 경제적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중죄에 해당되지만, 의혹만으로 역대 최악의 비호감 요인으로 단정하긴 힘들다. 벌써 잊어버렸는지 모르지만, 과거 유력 대선후보 중에서도 비자금 사건 등 초대형 비리 의혹을 받은 경우가 있었다. 고발사주 의혹도 사실이라면 국기문란의 중죄이지만, 의혹만으로 역대 최악의 비호감 요인으로 단정하긴 힘들다. 벌써 잊어버렸는지 모르지만, 과거 대선에서 현직 법무부 장관 등 정부 기관장들이 모여 지역감정을 부추기자고 모의하다가 들킨 사건도 있었다. 후보의 부인과 처가 관련 의혹도 사실이라면 심각한 사안이지만, 의혹만으로 역대 최악의 비호감 요인으로 단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과거 모든 대선후보의 부인과 처가를 먼지 털듯 샅샅이 파헤쳤다면 과연 순백의 도덕성만 드러났을까. 지금 국민들 눈에 후보들의 비호감 부분이 들어차는 것은 과거보다 사회가 투명해졌고 인터넷 등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약점을 숨기기 힘들어졌으며 ‘민주’, ‘독재’ 같은 거대담론이 사라져 사생활 문제가 상대적으로 커 보이기 때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지금 후보들의 의혹들이 가볍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수사 결과 티끌만 한 위법이라도 확인된다면 추상같이 죄를 물어야 할 것이다. 국운을 좌우할 지도자와 그 가족의 도덕성 역시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 문제는 과거 대선후보의 수준과 순위를 매기듯 하며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고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다. 조금 있으면 대통령이 돼 나라를 이끌어 갈 후보들을 최악의 형편없는 인물로 낙인찍어 버리면 반드시 이익을 보는 세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낙인찍기의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 된다. 정치혐오증으로 투표소에 가기 싫어지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5년을 불만 속에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교적 무난해 보이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대신 이 후보와 윤 후보를 국민과 당원들이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후보의 경우 강고한 기득권을 타파하고 나라의 케케묵은 부조리를 뜯어고칠 것 같은 추진력이 기대된다. 윤 후보의 경우 역겨운 내로남불에 철퇴를 가하고 공정을 실현시킬 것 같은 정의감이 기대된다. 이런 호감 요인들은 어쩌면 이들의 모든 비호감 요인들을 상쇄하고도 남을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 유권자들이 할 일은 ‘비호감’ 레퍼토리가 미만(彌滿)한 저주의 바다에서 ‘호감’의 등대를 바라보는 것이다. 뇌는 기억을 편집한다.
  • 문대통령 “민주주의, 포퓰리즘·가짜뉴스 도전에 직면”

    문대통령 “민주주의, 포퓰리즘·가짜뉴스 도전에 직면”

    “개인·표현의 자유 보장하되, 모두를 위한 자유와 조화” “가짜뉴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킬 자정 능력을 키워야”문재인 대통령은 9일 밤 “인류는 민주주의와 함께 역사상 경험한 적이 없는 번영을 이뤘지만 포퓰리즘과 극단주의, 불평등과 양극화, 가짜뉴스, 혐오와 증오 등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민주주의를 지켜낼 방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이틀에 걸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화상으로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 첫날 본회의(Leaders’ Plenary) 첫 세션 발언자로 나서 “개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확고히 보장하되, 모두를 위한 자유와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하며 가짜뉴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킬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함께 이뤄낸 성공적인 경험을 토대로 민주주의 증진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기여해 나갈 것”이라며 민주주의 증진을 위한 기여 의지를 천명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부정부패야말로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이라며 “청탁방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 공익신고자 보호제도, 돈세탁 방지법 등 한국의 반부패 정책 성과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개도국과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한국이 반세기 만에 전쟁의 폐허를 딛고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체제를 극복하면서 가장 역동적인 민주주의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고 기여해 나가겠다”고 했다.미중, 미러 갈등이 임계치로 치닫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규합한 이번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중국 내 인권 문제나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미국 등의 ‘외교적 보이콧’과 연결지어 해석될수 있는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다. 최대 우방이자 ‘가치동맹’으로 엮인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테이블 복귀나 경제적 측면에서도 협력이 절실한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데 따른 고민의 산물로 풀이된다. ‘회의 참석 자체가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에 전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아시아 지역 민주주의 선도 국가인 우리나라가 참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중국이나 러시아도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 ‘군부독재 타도’ 시위로 징역형 받은 대학생…40년 만에 무죄

    ‘군부독재 타도’ 시위로 징역형 받은 대학생…40년 만에 무죄

    1980년 전두환 군부 독재를 비판하며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았던 대학생이 40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대전지법 형사8단독 차주희 부장판사는 9일 김규복(69) 목사의 계엄법 위반죄 재심을 열어 이같이 선고하고 “피고인은 헌법의 수호자인 국민으로서 헌정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해 헌법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려는 정당행위를 했다.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간 수고 많았다”는 말도 덧붙였다.1971년 연세대에 입학한 김 목사는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학생운동을 하다 복학생 때인 1980년 전두환 군부가 장악한 정부에 동조하는 교수들을 겨냥해 ‘연세대 어용교수 자성을 촉구하는 선언문’ 초안을 작성해 2000부를 인쇄한 데 이어 총학생회 사무실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유인물 1만여부를 제작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15일 오후 2시쯤 연세대생 1000여명이 서울 신촌로터리∼신촌역에서 벌인 시위를 주도했다. 김 목사는 또 1980년 6월 반정부 도심시위 개최를 논의하는 옥내 집회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이듬해 수도경비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계엄법 위반죄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을 받았다. 이 판결은 그대로 묻혀 있다 검찰이 사건 기록을 다시 살피는 과정에서 발견하고 지난 3월 재심을 청구했다. 김 목사는 대전신학대와 장로교신학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대전 대화공단 한복판에 빈들장로교회를 개척해 사역하다 은퇴했다. 그는 선고 후 “그 상황에 다시 처하더라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고 전두환 대통령 등 신군부가 1979년 12월 12일 군사 반란으로 군 지휘권을 장악하고 이듬해 5·18일 민주화 운동을 압살한 행위가 군형법상 반란죄와 형법상 내란죄 등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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