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독재 정부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시청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90
  • 비센테 폭스 멕시코대통령 인터뷰

    [멕시코시티 연합]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8일 “멕시코와 한국은 발전 잠재력이 무한한 국가”라며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물론 한국과의 통상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코카콜라 멕시코법인 사장 출신으로 지난해 7월 제도혁명당(PRI)의 71년 장기일당독재를 무너뜨린 폭스 대통령은 이날연합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다음은 회견 요지. ◆제도혁명당의 71년 장기독재 체제를 무너뜨리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룬 비결은. 멕시코 국민이 변화의 필요성을 어느 때보다 강하게 느꼈기 때문이다.정직한 정부와 민주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삶의 질 개선 등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가 변화를 불렀다. ◆부패척결과 빈곤추방,범죄와의 전쟁 등 폭스 대통령의 3대 개혁은 어떻게 추진될 것인가. 부패척결과 치안확보는 새정부 개혁정책의 최우선 순위인 동시에 아주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범죄척결 국민운동’과 ‘부패와의전쟁 및 행정투명성 위원회’를 설치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멕시코 수출액이2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양국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한국-멕시코 경제협력관계를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멕시코는 변혁의 물결에 휩쓸린 지구촌의 변방국이 아니라 주역이 되고자 한다.그런 점에서 멕시코와 한국은 상호 통상의 증진을 통해 변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한국은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한 교역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특히 멕시코와 한국이 발전 잠재력이 무한한 국가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론을 제기할 수 없다.멕시코가 북미자유협정(NAFTA) 및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이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통상분야를 확대해 왔듯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통상관계도 넓혀갈 계획이다. ◆과나화토 주지사 시절 한차례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있다.한국 방문 계획이 있는지. 한국은 오랜 전통과 문화를지닌 국가이며 국민 모두가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려는 의욕으로 가득차 있다. 앞으로 수개월 이내에 방한이 가능하도록 일정을 조정중에있다.한국을 반드시 방문할 예정이다. ◆멕시코 국영석유회사(PEMEX)의 정유시설 현대화 사업에 한국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한국 시공업체들에 대한 인상은. 페멕스는 자산 구성비율이나 기술개발 측면에서 실질적 변화를 필요로 하는 만큼 경영효율화에 대한 평가작업과 함께 전문경영체제를 도입중이다.이런 목적에만 부합된다면 (한국업체들의 참여를 포함한)어떤 노력도 지지를 받을 것이다.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곧 한국을 답방한다. 한반도 분단상황과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의견은. 세계화된 세상에서도 각국은 문화적·민족적 동질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재화와 용역,정보 등의 교류는 국경의 개념을 갈수록 희박하게 만들 것이다.남북간의 교류 확대가 결국은 국경을 없애면서 통일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기고] 言心이 지배하는 사회

    일찍이 언론인 천관우 선생은 한국의 신문이 연탄가스에 중독되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잠든 사이에 스며든 가스에 취하여 비명 한번 못 질러보고 어리둥절하고 있는 상태’로 비유했던 것이다.그러면서도 피닉스처럼 죽지 않고 반드시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하였다.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시작하던 박정희 정권때 일이다. 선생의 예언처럼 드디어 신문이 오랜 의식 불명 상태에서깨어났다.선생의 기대만큼보다는 오래 걸렸지만 말이다.그런데 이게 정상으로 회복된 게 아니라 후유증이 몹시 심각하다. 마치 터미네이터나 에일리언처럼 괴력을 지닌 괴물로 둔갑해버렸다.선생은 언론인 자신들의 단결된 힘에 의해 깨어날 것이라고 했다.이게 문제였다.깨어나야 된다는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민혁명의 기운으로 갑자기 깨어나게된 것이다.그 후로 괴력이 붙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조폭을능가하는 난동자로 변해버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과거의 기억을 깡그리 잊어버렸다는 사실이다.민족을 배신하고 친일을 했던 사실,독재정권에 부역하며 배를살찌웠던 사실,광주민중항쟁을 매도했던 사실 등을 말이다.오히려 항일투쟁을 했고,독재정권에 저항했고,민주화에기여했다고 큰소리를 친다.그리고 정부의 하는 일은 맹목적으로 비난하면서 그게 언론의 소임이라고 강변한다.이 난폭한 괴물을 방치하고서는 나라 일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그래서 신문개혁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희한한 것은 이 괴물이 제 옛 주인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그래서 이 괴물은 야당과 한 통속이 되어서이 나라 정치를 쥐락펴락하면서 민족의 장래를 벼랑 끝으로내몰고 있다.따라서 이 괴물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려는 어떤처방도 야당은 기를 쓰고 반대한다.지금 이대로가 좋은 것이다.괴물의 난동으로 사람들이 다치고 도시가 폐허가 되건 말건 그 주인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 그만이고,괴물은 오로지 주인을 위해 충성을 다한다.그래야 저도 행세할 수 있기때문이다. 그런데 이 괴물은 이미 주인의 상투 끝에 올라 있다.“명백하게 정당성을 결여한 언론 탄압이므로 세무조사 중단을 요구한다.” 야당 총재의 국회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나온 발언의 한대목이다.국민 대다수가 언론사 세무조사를 지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단을 요구한다.대단한 배짱이 아닐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들이야 무슨 생각을 하고 있건 선거에임하는 정치인들에게 그건 아무런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소위 여론이란 것을 독과점하고 있는 세 신문의 도움만받으면 당선은 떼논 당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래서민심(民心)은 중요하지 않다.언심(言心)만 얻으면 된다.민심이야 언심을 따르게 되어 있다. 불행하게도 이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부인할 수 없는 우리국민의 수준이다.민심이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있으면 괴물은 더 이상 난동을 부리지 못한다. 괴물이 끊임없이 난동을부리는 것도,야당이 초법적 망언을 일삼는 것도 민심이 흩어져 있는 상태에서 우왕좌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와 언론이 3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다 우리들탓이다. 그러나 줏대없는 민심만 탓할 일도 아니다. 괴물이난동을 부린 게 언제부터인데 그동안 하세월을 방치해두고있다가 이제 와서처방전을 들이대느냐는 얘기다.과연 정부가 괴물을 붙들어 매놓고 성공적으로 수술을 할 수 있을까?그럴 힘과 의지가 있느냐 말이다.지금으로서는 회의적이다. 관영 매체들에 대한 개혁에는 미적지근하면서 영(令)이 서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민심은 흐르는 것이다.줏대없이 보이다가도 확실한 비전을보여준다면 흩어져 있는 민심은 모일 것이다.관영 매체에 의지하려는 미련을 버리고,사회정의 차원에서 신문개혁의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주며 실행에 옮긴다면 힘은 실리게 되어 있다.음모론 따위의 상투적인 수사에 주눅들 필요없다.정부는정부대로,시민단체는 시민단체대로 제각기 해야 할 일을 하는 것,그것만이 괴물을 정상으로 되돌려놓는 확실한 방법이다. 김동민 한일장신대교수·언론학
  • [매체비평] 언론개혁 국민힘으로 실천을

    지난 3일 KBS 심야토론 ‘언론사 세무조사,어떻게 봐야 하나’가 방영된 후 KBS 인터넷 게시판은 네티즌들의 논쟁으로 시끄러웠다.신문개혁 찬성론부터 ‘고흥길의원 1대4로 잘 싸웠다’는 반대론까지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다.KBS와 MBC가 지난 연말부터 시작하여 편성한신문개혁 관련 프로그램은 6건.그동안 언론의 ‘시선’밖에서 외롭게 신문개혁을 주장해온 언론관련 시민단체 입장에서 보면 높이 평가할 일이다.‘100분토론’과 ‘심야토론’‘PD수첩’ 등을 통해 신문개혁 요구가 공유되고 국민적 의제로 발전해갔으면 했고,토론회가 한회 한회 더해질 때 반긴 것도 사실이다.그런데 지난 3일 심야토론 후TV를 끄며 느낀 ‘공허함’은 무엇일까. 대통령이 신문개혁 관련 발언을 한 이후 국세청이 언론사 세무조사에들어가는 등 정부는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방송사들도 신문개혁을거들고 나섰다.당연히 몇몇 신문사들은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그런데 정작 독자들은 어떤가.일제하의 친일,권위주의 정권하의 친독재,87년 6월항쟁 이후 권언유착,그리고 신문지면의 파행과 왜곡,신문판매에 있어 불공정 거래의 관행,신문광고시장의 무질서 등등.신문불신의 원인에 사주들의 부도덕성은 기름을 쏟아부어 불신의 불을 훨훨타오르게 만들었다.신문이 개혁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없다. 그런데 대통령이 언론 관련 발언을 한 후 해괴한 현상이 나타났다.한목소리로 신문개혁을 주장하던 독자들 사이에 틈새가 벌어진 것이다. 지역감정에 음모론이 또다시 고개를 치켜들기 시작했다.사실 ‘음모론’이라는 것이 ‘그럴 듯하게 만들면 먹히는 것’으로 ‘혹시 정부가 언론사들과 짜고 신문개혁열망을 지역감정 안에 가두기 위해서…’식의 음모론도 가능하다.정부가 언론 ‘짝사랑’ 실패의 아픔을 딛고 ‘할일’은 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 일단 환영하면서도 뒤가 찜찜하다.헤어지겠다고 수십번 싸우고 나서도 다시 만나는,찰떡 궁합 남녀의 이별을 긴가민가 바라보는 심정이다.권언유착.이 단어의 ‘노익장’ 때문에 그들(정부와 언론)의 이별이 잠깐의 ‘부부싸움’이 아닐까 의심스럽기 그지 없기에.그러나 우리가이런 식의 음모론을 만들지 않는 것은 ‘음모론’이 싫기 때문이다.음모론은 민주적 토론을막고 비판문화를 비난문화로 전락시킨다.계속된 토론회에서 국민들은 ‘음모론’이 비판되고,신문개혁과 지역감정 등 민감한 이슈들이정면에서 다루어지는 등 가려운 곳이 시원해지기를 바랬다.왜 정부는그동안 신문개혁을 외면했는지 알고 싶었다.그런데 아직도 국민들은‘가려운 곳’이 남아 있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우리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자.오랫동안 신문개혁을 그리워했으면서 막상 무엇인가 해야 하는 시점에 서자 지역감정운운하고 갑자기 몇몇 신문을 야당지로 추켜세우며 ‘음모론’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우리는 누구인가.문제는 실천이다.앉아서 바라보기만 하니까 말이 많아지는 것이다.독자는 독자대로,정부는 정부대로,시민단체는 시민단체대로,언론사내 젊은기자들은 기자들대로 각자 자기가 선 자리에서 할 일을 찾아야 한다. 대통령이 나서거나 방송에서 토론회 몇 번 한다고 신문이 개혁되는가. 문제는 국민여론이고 독자들의 실천이다.정간법 개정이든,하다못해공론의 장으로서의 언론발전위 설치도 국민대중의 단결된 지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최민희 민주언론시민聯 사무 총장
  • 와히드, 불명예퇴진 전철 밟나

    무능,부패,스캔들,그리고 마침내 탄핵?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대통령(60)이 각종 스캔들로 국민 저항에 직면한 뒤 탄핵 위기에 몰려 사임한 필리핀의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 전철을 밟을지에 관심이모아지고 있다. 아미엔 라이스 국민협의회(DPR) 의장은 1일 와히드 대통령의 탄핵을위한 국민협의회 특별총회를 긴급 소집하겠다고 밝혔다.DPR은 국회의원 500명과 이익단체,지방정부 대표자 2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인도네시아 3대 정당도 이날 와히드 대통령이 부패에 연루됐다는 의회 특별위원회의 부패 스캔들 조사보고서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대통령에게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로 했다.국회전체 500석 가운데 각각 153석과 120석,58석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PDIP),골카르당,통일개발당(PPP) 등은 해명 요구와 함께 와히드 대통령에대한 징계 여부를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의사당 주변 등 자카르타 시내에는 대학생등 수천여명이 운집,전경과 대치하며 와히드 사임을 요구하는 대규모시위를 벌이고 있다. 98년수하르토 장기집권체제를 무너뜨린 민주화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부패 스캔들 한마디로 공금횡령 혐의.지난해 1월 국가식품조달청(BULOG)의 기금 400만달러를 자신의 안마사 출신 측근 등에게 나눠주고브루나이 국왕이 분리독립운동으로 황폐화한 아체지역의 구호기금으로 지원한 200만달러를 측근에게 맡겨 관리케 한 혐의다.이른바 ‘블록게이트’와 ‘브루나이게이트’로 불리는 이 스캔들에 대해 와히드는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해왔다. ◆탄핵 가능성 500명 의회의원 가운데 와히드의 국민각성당(NAP)의석은 11%.부통령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이끄는 민주투쟁당의 31%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와히드에 불리하다.그러나 메가와티는 2004년인 와히드의 임기를 채워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오는 등 조심스런입장을 보이고 있어 탄핵에까지는 이르진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었다.그러나 이날 의회가 조사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깨고 견책 투표까지 상정,탄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국 전망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와히드 대통령의 지난 15개월 집권기간은 정정불안의 연속이었다.독단적 개각으로 정적들을 양산했다.또 2억1,000만 인구의 경제는 98년 아시아위기이후 악화일로.이리안 자야,아체 등 분리독립운동도 더욱 격화됐다.45년만의 첫 직선 선거에서 와히드를 밀어준 아미엔 라이스 등 정치인들도 “와히드는 인도네시아를 잘못 이끌었으며 와히드 정부에서더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다”며 등을 돌린 상태다. 최대 변수는 국민적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메가와티 부통령.부패 스캔들 이후 힘의 균형이 메가와티 쪽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메가와티는 와히드를 조심스럽게 지지하고 있지만 98년 수하르토의 독재를종식시킨 피플파워가 또한번 재연된다면 와히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중국 군주정치 성공사례 분석 2권

    만주 여진족이 한족(漢族)을 다스린 중국의 마지막 왕조 청(淸)나라의기틀을 다진 강희제(康熙帝)와 그의 넷째아들 옹정제(雍正帝)는 여러면에서 대조적이다. 강희제는 관대한 정치를 편 인간적인 군주인 반면 옹정제는 가장 양심적인 독재군주였다.어느 쪽이 바람직한 통치자의 길일까.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사학자 조너선 스펜스와 일본의 동양사학계 거두 미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가 쓴 전기 ‘강희제’와 ‘옹정제’(이상 이산)는 그 장단점을 음미하게 해준다. 강희제는 병자호란 25년 후인 1661년 만7세 때 즉위해 무려 61년동안국경을 넓히고 인두세를 동결하는 등 화려한 업적을 쌓은 덕에 중국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로 평가받는다.자식 문제만이 골칫거리였다. 자녀 56명 중 절반이 성인이 되기 전에 숨졌다.유일한 적자인 둘째를 2세 때 황태자로 책봉했으나 관료들에게 둘러싸여 정치보스로 크면서 안하무인이 되는 바람에 두차례나 폐위시켜야 했다. 옹정제(雍正帝)는 45세 때 제위에 올라 “천하가 다스려지고 다스려지지 않고는 나 하나의 책임이다.이 한몸을 위해 천하를 고생시키는일은 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실천했다.13년동안 새벽4시부터 밤12시까지 일하며 초인적인 정력으로 의지를 펴나갔다. 백성들의 고통 위에서 관료들이 명성과 실익을 동시에 누리는 보스정치와 부정부패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영향력이 큰 정치보스들을제거하고 새 인재들을 발탁했다.밀정을 통해 관료들을 감시하며,관료들과 천자가 직접 의견을 주고받는 주접(奏摺)제도를 적극 활용했다.매일 수십통을 읽고 답장을 써야 했다.신하의 알현 신청은 거절하고 편지를 쓰도록 했다. 강희제는 먼 곳까지 원정과 사냥을 즐겼으나 옹정제는 하루만 쉬어도일이 밀리기 때문에 베이징 밖으로 나가볼 여유가 없었다.지방관들에게 근무지 수당인 양렴은(養廉銀)을 주되 그 외에는 한푼도 취하지못하도록 했다. 여론이란 유력자들의 이익 대변에 불과하다며,명령을내릴 때 도리에 맞는지만을 생각했다.황태자도 일찍 책봉하지 않았다.그러나 천하의 모든 일을 황제 혼자서 책임지고 처리하는 방식은옹정제가 아니면 불가능했다.그가사망하자 관대한 정치가 되살아났다.옹정제의 개혁 덕택에 청조는 100년이상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독재도 잘만 하면 좋은 정치가 될 수 있겠지만,선의의 독재를 경험한대중은 독재가 아니면 다스려질 수 없도록 틀지워진다는 역설적인교훈을 저자는 도출해낸다. 김주혁기자 jhkm@
  • [대한광장] 한국정치의 사망과 도둑공화국

    우리 정치는 평가나 비평의 대상이 못되는 것 같다.문제는 있지만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을 때 평가나 비평이 가능한 법인데 일상으로접하는 정치는 오직 비난의 대상일 뿐이다.그러나 지금은 비난도 힘겹다.나는 육두문자를 제외하고는 우리 정치를 비난할 수 있는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하겠다.따지고 보면 독재정치에도 일정한 원칙과기준은 있는 법이거늘 이렇게 원칙없고 엉망인 정치,이렇게 국민을능멸하는 전망없는 정치를 동서고금을 통해 듣고본 적이 없다.그래서한국정치는 죽었다. 시야를 조금 넓혀보면 재미있는 대비가 눈에 띈다.사회는 점점 민주화되고 있는데 정치는 뒤로만 가는 현상이 분명하지 않은가.지금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켜 나가는 단계에 있다.성과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재벌개혁과 금융개혁 등 경제개혁이나 여러 분야의 사회개혁이 추진되고 있다.행정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남북관계는 더욱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거꾸로 가는것은 유독 정치뿐이다.그러니 정치가 사회 민주화의 흐름에 순응한다면 얼마나 많은 발전이 가능할까 하는 상상을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정치가 독재정치인 것 같지는 않은데 독재정치보다 더 나쁜 점수를 받고 있다.독재정치보다 무능하고 독재정치보다 더 미운 짓만골라서 하기 때문이다.언감생심 우리 정치에 철학이라고 할 것까지는없더라도 이렇다 할 기준이나 원칙이라는 것이 있는가. 우리 정치의앞날에 비전이나 전망이라는 것이 있는가.우리 정치의 방법에 협상이나 토론이나 타협이라는 것이 있는가.아니면 국민들의 불편한 마음을조금이나마 헤아리는 알량한 배려라도 있는가. 이도저도 아니라면 속된 말로 생산성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날이면 날마다 죽어라고 싸움질만 하는 저질 3류영화를 언제까지 계속 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현 정부 출범 후 두 차례의 정치제도개혁이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 자체가 별로 변한 것은 없다.반면 정치행태는 한없이 나빠졌다.정당은 있지만 국회는 없고 정쟁은 있지만 토론은 없다.정치의 대리인들인 정치가들의 목소리는 크되 정작 정치의 주인인 국민들은 없어져 버렸다.두 번째의 제도개혁에서는 그나마도 시민운동단체들의강력한 저항에 걸려 선거법 일부가 개정되고 선거구가 대폭적으로 줄어들었다.정치권 혼자서는 개혁할 의사도 없고 능력도 없다는 것이입증된 셈이다. 그 사이에 권력형 비리니 의혹사건이니 해서 몇차례 조사과정이 있었다.고관대작의 부인들이 연루된 고급옷 로비사건,2,000억원 대의불법대출이 문제가 된 정현준게이트,정권 실세의 개입 여부로 청문회가 진행된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1,000억원이 넘는 안기부의 국고횡령스캔들 등등.그러나 어느것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정권이국민을 두려워하거나,투명하거나,유능한 정권이라는 조건 세 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 충족시켰더라면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정치만 살아 있었어도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을 것이다.정권은 무능하고 정치는 죽었음이 재확인된 셈이다. 안기부예산의 횡령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이다.알려진 대로 안기부공개예산 6,000억원중 15%인 1,000억원대의 자금을 여당선거에 전용한 것이라면 이완용에 필적할 사건이다. 이것이야말로 그들 언어로 ‘이적행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이것은 단순한 예산전용이 아니라 국고횡령이라는 범죄행위이며,더 정확하게는 국민혈세를 도둑질한 대역죄에 해당한다.어떻게 이런 도둑놈의 발상이 가능한지 이해하기 어렵다.그런데 이번에도 흐지부지될모양이다.정부와 검찰,여당과 야당이 하는 일들이 도무지 일관성이없고 미덥지가 않다.권력집단의 미필적 공범관계라는 말로밖에는 설명이 어렵다.무능한 정부와 죽은 정치가 다시 국민들 가슴에 못질을하려는 것인지. 국고를 1,000억원 이상 도둑질 당했으면서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나라.오직 ‘도둑공화국’에서만 가능한 일이다.무능한 정부와 죽은정치가 도둑질을 조장하는 셈이다.이런 도둑공화국에서 ‘개혁’은무엇을 하자는 것이고 ‘상생’은 또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인가.죽은정치의 부활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답답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대화 상지대교수·정치학
  • [기고] 친일파 재산 비호 더 이상 없다

    우리나라 법정에선 친일 매국의 대가로 얻은 재산이 사유재산이란법리에 의해 보장돼 왔다.매국노 이완용의 재산도 사(私)소유권이라고 해서 자손만대에 걸쳐 법적으로 보장돼 왔다.항일투쟁을 통해 세운 나라라고 하면서 항일에 거역한 민족반역자들의 기득권이 보호되어 온 것이다.이러한 국적불명의 재조 법조계에서 그 사권(사유재산권)보장이란 형식적 허구의 법리를 깬 판결이 나왔다. 지난 16일 서울지방법원 14부(판사 이선희 오현규 서정)는 친일파매국노인 이재극의 상속인의 재산청구소송에서 기각판결을 내렸다.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이재극은 1905년 을사조약 체결에 협력하였으며,일제강점(합병)후에는 일제로부터 친일매국의 공로(?)로 거액의 합방 하사금과 남작 작위까지 받은 자이다.이러한 행적으로 미루어 봐이재극은 1948년 반민법의 처벌대상자임은 분명하다.그러나 그동안한국의 법원은 매국노 이완용 재산도 보호해 왔다.그러한 친일파 재산의 보장을 옹호하는 법리를 보면 개인의 사유재산권 보장이란 면에초점을 둔다. 가령 친일파 재산이라도 반민법은 한시법으로서 이미실효되었으니 그 재산은 누구의 것이며 어떻게 취득,조성됐는지는 따질 일이 아니라는 논법인 셈이다. 참으로 그럴까? 우리의 상식이나 민족적 양심에 비춰봐도 납득이 안될 일이다.우선 무엇보다 법은 올바른 것이어야 한다는 정의(正義)감정에 거슬린다.이번 판결은 이제까지의 그러한 법리의 허구를 깨버린것이다. 아무리 사권(私權)이라고 해도 정의를 무시 또는 초월해서존재할 수는 없으며,헌법 전문에 정한 항일구국·민족자주의 건국정신과 헌법 101조의 민족반역자 처벌과 그에 의거한 반민법 규정이 엄연히 국법으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위반하여 매국노의 재산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헌법의 전문에는 임시정부의 ‘법통계승’을 밝히고 있는데 1941년 제정한 임시정부 ‘건국강령’에는 부일반역자 처벌과 그 재산의 몰수를 명시하고 있다.헌법 101조와 그에 따른 반민법은 건국이념에 따른 것이다.그런데 이 법의 정신과 법규정을 통째로 배척한 채친일파의 재산을 옹호하는 것은 형식논리의 허구를 내세워 실질적 정의를 유린하고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반민법이 친일파의 훼방으로 말미암아 실시되지 못하였다고 해서 매국노의 반민족행위가 합법화된 것은 아닐 뿐더러 반민족적 매국행위대가로 취득한 재산이 합법적 보호법익으로 둔갑한 것도 아니다.마치살인행위가 살인범의 방해로 처벌받지 않았다고 해서 죄가 안되는,합법이 될 수는 없는 것과 같다.미국 연방최고법원도 헌법규정에 위반한 계약약관을 법원이 집행하게 하는 것을 법원이 스스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사법적 집행이론’이란 법리를 일찍부터 판시해 왔다. 독일 헌법재판소도 나치의 반인륜 범죄 처벌의 경우와 같이 실질적정의를 따라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을 우선한다고했다.외국의 법리를 들 것도 없이 법원이 민족반역자의 재산을 감싸온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한편 그동안 법원의 ‘친일파재산 비호’판결은 우리 법조계의 친일잔재 온존현상과 무관치 않다.해방후 국내 사법부가 일제하의 사법관료를 주축으로 재편성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1960년 4·19혁명으로 사법부의 일제잔재 청산의 절호의 기회를 맞았으나 이듬해 5·16쿠데타로 죄절되고 말았다.이후 사법부 관료는 그야말로 군정관료로서,또는 법(法)기술자로서 군사독재에 복무해 왔다. 일부 기개있는 법조인의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나마도 1970년대의 ‘사법파동’이란 진통을 겪고 1972년 유신헌법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사법부를 완전히 장악하면서 사법부의 희미한 독립의 숨통마저 끊어 버렸다.결국 1993년 문민정부의 사법개혁 논의가 있기까지사법부 자체에 의한 민주화 개혁시도는 없었다. 이번 판결의 유지여부는 수구적인 분위기 속에서 얼마나 국민적 지지를 얻어낼 것인지,또 사법부의 민족적 민주적 법인식이 이루어지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우리가 이번 일을 강건너 불보듯 방관한다면 언젠가 또다시 친일파의 재산을 비호하는 형식논리의 도깨비 방망이가백주에 위세를 떨치게 될지도 모른다. [한상범 동국대교수·헌법]
  • 파월 국무지명자 청문회발언 의미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콜린 파월 차기 미 행정부 국무장관 내정자가 상원 인사청문회를 통해 한반도에서 대북 포용정책은 배제할 수없다는 자세를 보여 주목되고 있다. “북한이 정치·경제 안보상의 우려를 해소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포용정책을 계속 수용하겠다”는 파월의 말은 미 정권이 20일부터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바뀌더라도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한반도 정책에큰 방향 전환은 없을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결국 클린턴 행정부가 지금까지 펴온 대북정책이 실책이 아니었고앞으로도 그같은 정책이 계속 필요할 것임을 인정,포용정책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해준다. 그러나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파월의 발언은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이란 큰 줄기는 유지하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엄격한 상호주의가 적용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북한이 이제까지 클린턴 행정부와 협상해온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묶어두겠다는 의도다.북한이 북·미합의를 지켜야만 미국도 이를 지키겠다는 일종의 협박인 것이다. 이날 예상 밖으로 비교적 부드러운내용으로 발표된 파월의 성명은차기 행정부 안보팀 내에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찾기 등 한반도에서 이뤄져온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를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로 깨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이 취하고 있는 화해 노력을 지원하고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선언,포용정책 기조가 가져온 결과를 계속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이틀 전 조지 W 부시 차기 대통령이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포용정책 유지 가능성’을 내비친 것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부시팀이 그토록 비난해오던 포용정책 기조를 언급하게 된 것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윌리엄 코언 국방장관 등 클리턴 행정부의 안보팀들로부터 안보브리핑을 받은 이후부터.파월 자신도 “올브라이트 장관이 북한과의 대화 상황을 일깨워줬다”고 언급했다. 이 점은 앞으로 열릴 북미 미사일회담에 희망을 던져주기도 한다.파월의 말은 북미대화의 핵심 과제인 미사일회담과 관련,모종의 중대한 진전이 있었지만 클린턴 대통령에게 시간이 부족해 이를 소화하지못했다는지난해말의 추론을 새 안보팀이 받아들이고 있음을 암시한다.클린턴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이 코앞에 닥쳤음에도 북한행을 고집,이같은 추론을 불렀다. 그러나 파월의 말이 한 쪽에서 ‘포용정책 계속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다른 쪽은 북한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재차 촉구하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한다. 철저한 상호주의의 원칙의 천명은 영변에서 금창리로 이어져오던 의혹의 연속을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며,미사일 등 첨단무기 개발 의혹은 국가미사일방어망(NMD) 구축이란 구체적 대응력으로 무력화될 수있음을 북한에 경고한 것이기도 하다. hay@. *파월 성명 요지. 한국이 추구하는 역사적인 화해를 지지하며 촉진되도록 도울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독재자가 통상적 자위개념보다 훨씬 많은 재래식 군사력을 계속 배치하거나 미사일 무기들을 개발하는 한 태평양 우방들과 함께 경계상태를 지속할 것이다. 럼스펠드 국방장관 지명자와 협력해 대북 관계를 전면 검토할 방침이다.남북한의 긴장완화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확대하는 주요한관건이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대화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확신한다.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알려준 대북 협상의 현황을 염두에 두고 한반도 정책에 활용할 계획이다.북한이 북·미 기본합의를 준수하는 한 우리도 이를 지킬 것이다.북한이 정치·경제·안보상의 우려들을 시정한다면 포용절차도 계속 수용할 방침이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인준되면 부시 당선자의 요구에 따라 미군의군사력을 포괄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방위태세는 동서 양쪽에 대한의무를 충족시키도록 하며 대서양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태평양은 한국과 일본 위주로 충분한 군사력을 확보해야 한다.걸프 지역의억지력과 군사력 부분도 감당해야 한다. 주한미군 3만7,000명은 한국의 정예부대와 함께 태평양에 대한 우리의 결의와 이익을 나타내는분명한 신호다.일본에 주둔한 육·해·공군과 해병대도 마찬가지다. 유럽 주둔 병력은 강력한 우방군과 함께 분명하고도 명확한 이익을감당할 수 있다.
  • ‘에스트라다 대통령 탄핵재판’무기연기

    필리핀에 ‘시민혁명’이 재연되나. 지난 16일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비밀계좌에 대한 조사가 상원에서 부결되고,탄핵재판의 검사(하원의원) 11명과 상원의장의 사임으로 그에 대한 탄핵재판이 무기 연기되자 ‘민초’들의 정권 퇴진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는 폭력과죽음이 더 이상 없도록 다 함께 기도하자”며 국민을 달랬다. 그러나야권과 종교계, 시민단체 등 반(反) 에스트라다 세력의 강력한 반발로 정국 수습은 쉽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태 악화부른 상원 표결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초 탄핵재판에 회부된 직후 6,600만달러의 비자금을 가명으로 6개 은행 비밀계좌에 예치해둔 사실이 밝혀졌다.이에 탄핵재판을 맡은 검사들은상원에 그의 계좌를 조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그러나 상원은 16일 실시한 투표에서 11대 10으로 이를 부결시켰다. 탄핵안은 탄핵재판 판사를 맡고 있는 22명의 상원의원 중 3분의 2이상인 15명이 찬성해야 가결된다.하지만 검사들의집단 사임으로 탄핵재판은 사실상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번지는 소요,돌아서는 민심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부정축재를 밝힐중요한 증거인 은행계좌에 대한 조사가 좌절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수도 마닐라를 비롯,세부·바콜로드·다바오 등 주요 도시에서는 이날 수천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폭죽을 쏘며 격렬하게 철야 시위를 벌였다.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주요 지지세력인 중·하층민들의 민심이반도 가속되고 있다.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과 일부 상원의원,학생,야당 지도자들을 포함한 수천명은 독재자 페르디난도 마르코스를 축출했던 86년 시민혁명의 성지에서 철야 촛불 기도회를 열고 정궈퇴진을 외쳤다.80년대반 마르코스 시위를 이끌었던 가톨릭 지도자 하이메 신 추기경도 친(親) 에스트라다 상원의원들의 ‘부도덕성’을 비난하면서 폭력사태를경고했다. ■무너지는 경제 일부 재계 지도자들도 철야 기도회에 가담했다.그들은 탄핵재판이 진행되면서 외국인 투자가 줄고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필리핀 경제가 큰 타격을받고 있다고 걱정했다. 사실 에스트라다 대통령 취임 1년간 필리핀의 경제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페소화는 취임 당시인 98년 7월 달러당 41페소에서 99년 7월엔 37페소로 회복됐다.그러나 지난해 말 그의 탄핵문제가 불거지면서페소화는 계속 하락세로 이어져 17일 현재 달러당 55페소까지 내려앉았다. ■“쿠데타 가능성” 필리핀에 대한 투자유치를 위해 홍콩을 방문 중인 피델 라모스 전 대통령은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탄핵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경우 군사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확실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쿠데타가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친위 쿠데타가 더 가능성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육철수기자 ycs@. *필리핀 대통령 에스트라다 혐의. 시민혁명의 위기로까지 몰린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은 98년11월부터 99년 9월까지 친구인 루이스 싱송 일로코수르 주지사를 통해 도박조직 두목들로부터 모두 800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탄핵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싱송 지사는 가방에 돈을넣어 에스트라다에게 보냈다고 폭로했다.돈가방을 전달한 증인도 확보된 상태.에스트라다도 일부 돈을 받았다는 점은 시인했지만 도박조직의 돈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에스트라다는 담배 재배업자들에게 정부보조금 1억3,000만페소를 지원하고 그 대가를 받았고 부인·정부·자녀들 명의로 공식 발표된 자산 이외의 재산을 비밀리에 소유함으로써 위증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클라리사 오캄포 이퀴터블 PCI은행 부행장은 탄핵재판에서 에스트라다가 비밀계좌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에스트라다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게임업체인 BW 리소시즈사의 증시조작 혐의에 대한 증권거래소측의 조사에 개입하기도 했고 필리핀 게임오락국에 압력을 행사,한 게임사의 사업권을 내주기도 했다. 대학을 중퇴한 ‘B급’ 영화배우 출신인 에스트라다는 98년 초 대통령 선거 유세 때부터 여성편력,음주,카지노 업계와의 연계설에 시달렸다.그러나 빈곤탈출을 국가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부패척결과 탈세근절이란 구호로 부동표를 흡수,집권에 성공했다. 강충식기자chungsik@. *필리핀, 86년 당시 상황은. 86년 2월 부정선거로 네번째 권좌에 오르려했던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축출과정은 시민혁명의 전형이다. 마르코스는 선거에서 이겼지만 시민들의 거센 저항을 피할 수 없었다.시위의 구심점은 83년 8월 암살된 야당지도자인 베니그노 아키노전 상원의원의 부인 코라손 아키노 여사.수만명의 시민들은 연일 거리로 뛰쳐나와 ‘코리(코라손의 애칭)’를 외쳐댔다. 선거가 끝난 뒤 보름이 지난 86년 2월22일 군 핵심부마저 반 마르코스 전선에 합류했다.당시 엔릴레 국방장관과 피델 라모스 참모총장서리는 “마르코스를 반대하고 아키노를 지지한다”면서 국방부를 점거했다.군중들도 국방부에 몰려들면서 이들에게 지지를 보냈다. 정부군은 마지막 수단으로 탱크를 들이댔지만 하이메 신 추기경의호소로 시민들은 맨몸으로 인간띠를 이룬 채 탱크에 맞섰다.정부군은인간띠를 넘지 못하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일부 정부군은 반정부군에 가담했다.반정부군은 TV방송국까지 점령,대세를 장악했다. 그러나 마르코스는 25일 취임식을 강행했고,코라손도 이날 시민들의환영속에 대통령에 취임했다.한 나라에 두 대통령이 등장하게 된 것.시민들과 반정부군은 대통령궁인 말라카냥궁을 향해 밀려갔다.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마르코스는 취임 9시간만인 25일 오후 10시쯤 미군 헬기로 대통령궁을 탈출해 괌으로 달아났다. 그는 89년 5월 망명지 하와이에서 쓸쓸히 눈을 감았다. 마르코스가축출된 지 14년여가 지난 지금 필리핀은 제2의 시민혁명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충식기자
  • [김삼웅 칼럼] 누가 언론개혁 가로 막는가

    독재시대에는 ‘언론의 자유’가 화두였는데 민주시대에는 ‘언론의횡포’가 문제다. 우리 신문은 언론의 자유가 요구될 때는 책임을 내세우고 언론의 책임이 필요할 때는 자유를 주장한다. 흔히 신문을 제4부라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최고의 권부다. ‘밤의 대통령’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이다. 신문은 입법·사법·행정부를 마음대로 비판해도 ‘3부’는 신문을 비판하지 못한다. 비판은커녕 눈치보거나 영합에 급급해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3부 수장은 선출직이거나 임기제인데 언론 사주는 종신 또는 세습제다. 3부는 각종 감사와 상호견제를 받는데 사주는 초월적 존재처럼 군림한다. 신문사가 아무리 불공정거래를 해도 국세청은 외면한다. 탈세를 해도 세무조사를 하지못한다. 방계회사 세무조사도 ‘언론탄압’으로몰아치기 때문이다. 정치인·관리들이 허위보도의 피해를 입고 승소가 뻔한데도 소송을 취하한다. ‘후환’이 두려워서다. 재벌기업의세습을 질타하면서 자신들은 세습을 일삼고, 불편부당을 사시로 내걸고는 대선때 특정후보를 지지 또는 반대하고, 경영과 편집의 분리를말하면서 사주가 사설의 논조까지 간섭한다. ‘민족언론’을 내세우면서 남북화해를 방해하고 지역주의를 부채질한다. 노동자를 위하는척하면서 자기회사 노동조합은 무력화시킨다. 신문이 공정보도와 공익을 제대로만 대변한다면 독선과 부패하기 쉬운 국가권력을 견제하는 힘을 갖는 것은 백번 좋은 일이다. 그게 아닌 데서 언론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언론개혁은 시대과제다 김대중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언론개혁을 언급한 것을 두고 수구언론은 일제히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항변한다. 재벌신문으로 꼽히는 신문은 “일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좌파적인소유구조개편을 정부가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밝혀야 할 것”이라며 음모론적 시각을 보이며, 족벌언론의 소리를듣는 신문은 “‘언론개혁’이란 미명아래 포퓰리즘적 수법을 동원해언론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저의”라고 포퓰리즘적 시각으로 접근한다. ‘언론개혁’에 대한 요구는 언론계는 물론 시민단체와 일반국민에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 그동안 수없이 제기된 언론개혁을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거대수구언론이 거부하고 이들의 눈치보기에급급한 정부와 국회가 이를 외면해왔을 뿐이다. 최근 한국기자협회가 실시한 ‘신문개혁관련 여론조사’는 일반 국민과 현직기자 86.9%가 국세청의 언론사세무조사 실시에 찬성하고,일반국민의 85.1%가 공정거래위의 신문시장 불공정거래 단속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소유지배구조 개선과 편집권 독립을 골자로 하는 정간법개정 필요성은 기자들의 93.5%가 찬성했으며 사회각계가 참여하는 국회언론발전위원회설치에 58.3%가 지지했다. 이런 여론을 두고 ‘좌파적’이니 ‘포퓰리즘적 수법’이니 하는 것은 그야말로 민심을 왜곡하는 ‘위험한 언론관’이다. 언론은 성역일수 없다. 투명하지 않은 경영과 무책임한 비판을 일삼는 수구언론이개혁되지 않고는 국가발전이 불가능하다. 오늘의 시대정신은 개혁을 통한 경제살리기와 남북화해로 갈라진 민족을 하나로 묶는 일이다. 일제 때 독립운동을 방해하고 군사독재시대에 민주화를 용공으로 몰았던 수구언론이 더 이상 민족적 과업에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제도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언제까지사주와 여기에 영합하는 소수 간부들의 전횡에 묶여 언론이 불신의대상으로 전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뢰성 회복위해서라도 최근 일부 수구언론이 대북관련 공조를 서둘고 있다는 소식이다. 광고·판매시장 쟁탈에 아귀(餓鬼)싸움을 하면서도 대북문제는 ‘입맞춰서’남북화해를 방해한다면 씻기 어려운 죄악이다. 이들은 북한인권론을 내세워 남북화해를 역류시키려 한다. 남쪽의 인권에는 침묵하거나 억압자 편에 섰던 언론이 언제부터 그렇게 인권의 기수가 된 것인지 가소롭다. 본심을 벗겨보면 내놓고 남북화해를 거부하기 어려우니까 엉뚱하게 북쪽 인권을 제기한 것이다. 최근 조사한 언론매체의 신뢰성 분석에 따르면 국민이 여론매체 가운데 가장 신뢰하는 것은 텔레비전 〉라디오 〉인터넷 〉신문의 순위다. 신뢰도에서 신문이 꼴찌다. 신문 종사자들이 부끄러워 하고 각성해야 할 때이다. 이런 처지에서도 언론개혁을 거부한다면 ‘보신주의’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 김삼웅 주필 kimsu@
  • [대한광장] 모두가 聖人뿐인 사회

    “모두가 스스로 성인(聖人)이라고 말하는데 그러면 누가 뭇 새(鳥)의 암수를 가려낼 것인가” 이는 시경(詩經)정월조에 나오는 말이다.수많은 새가 무리지어 지저귀는데 그 중에 어느 것이 암컷이고,어느 것이 수컷인지 도무지 구분하기 어려워진 현상을 인간사회에 빗대어 노래한 경구이다. 시경을 쓴 지 2,000년이 훨씬 지난 요즘 우리사회가 돌아가는 형상역시 새떼의 아귀다툼과 크게 다를 바 없음이 기이하다.다들 자기만옳고 자기만 현명하다고 우기며 유아독존 식으로 행동한다.자기 편주장은 무조건 옳고,자기 편은 무조건 최선이라는 ‘패거리 문화’마저 활개친다.남의 잘못은 무섭게 몰아치면서도 자기(편)의 흠은 한사코 감추려들거나 정당화한다.입으로는 상생의 정치를 부르짖으며 행동으로는 상극의 길을 치닫는 정치권이 이같은 ‘패거리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그 단적인 예가 민생이 어렵고 제2의 경제위기마저 우려되는 가운데 모처럼 만난 새해 벽두의 여야 영수회담이다. 준비해 두었다는 듯이 일국의 대통령에게 막말을 퍼붓고 상대방의말이채 끝나기 전에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걸어 내려왔노라고,개선장군처럼 무용담을 소개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고려장(高麗葬)을 치른 소년의 고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새해 덕담치고 최극상의 덕담이 이것말고는 또 없었을까.요즘들어언론매체를 통해 매일 듣고보는 장면이 이러하다 보니 일반 국민의심성 역시 시나브로 참새 심성을 닮아가는 듯하다. 우리는 착하고 옳은데 문제는 상대편에만 있다고들 말한다.내 잘못은 모두 부모 탓,사회 탓,정부 탓으로만 돌리려 든다.기업도산도 정부 탓이고,은행부실도 정치 탓이며,농가부채도 정책 탓뿐이다.도대체남의 탓만 있지 내 탓, 내 잘못은 하나도 없다. 또 그렇게 생각하고행동하도록 부추기는 세력이 정치권 중에 생겨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사회에 엄청난 도덕적 파탄 위기가 닥쳐 오는 것이다. 만약 이같은 사고방식과 풍토가 관습화하면 아무도 우리 미래에 희망을 걸 수 없는 나락의 길뿐이다.당면한 경제위기 보다도 더 무서운것이 도덕적 위기의식의 실종이다.옳고그름에 대한 기준이 흔들리고,좋고나쁨에 대한 판단이 제 각각이며,위아래 앞뒤 좌우에 대한 해석도 가지각색인 사회를 우리 모두 한번 생각해 보자. 그 와중에 나만 살고 우리 편만 편안하면 된다든지,한술 더 떠 ‘상대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사고방식이 판친다면 지금의 사회구조에 희망이 있을 것인가.생각할수록 무질서 무정부 무도덕의 사회에 대한 공포로 오싹 소름이 끼친다. 이제야말로 우리 모두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3C원칙’에 충실하지않을 수 없다.문제가 생기면 맨 먼저 쟁점사안을 ‘상식(Commonsense)’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자초지종을 냉정히 알아보고 잘잘못을과학적으로 따지는 지혜가 필요하다.이 사회 보통사람들이 공유하는일반적인 지식과 이해력·판단력이 바로 문제해결의 첫 열쇠가 되어야 한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토론(Conference)’에 부쳐야 한다.열번이고 스무번이고 서로 따지고,무엇보다 상대편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우격다짐과 주먹다짐에 의존하기 전에 누가얼마만큼 잘못했는지 냉정히 판단하기 위한 토론문화의 정착은 그래서 필요하다. 그럼에도 서로가 납득할 만한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할 때 ‘민주주의는 타협(Compromise)이다’라는 처방이 남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민주주의란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판을 살려 나가는 상생의 제도이다. 우리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고루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감에 있어 도그마(교조·敎條)대신 상식,독선 대신 토론,독재 대신타협의 정신을 배양하고 실천할 때이다. △김성훈 중앙대 교수·전 농림부장관
  • 칠레軍政, 반체제 인사520명 고문후 水葬·火葬

    [멕시코시티 연합] 칠레의 군정시절(1973∼1990) 실종된 반체제인사 가운데 520여명이 고문 끝에 살해돼 바다에 수장되거나 안데스 산악지역에 유기되고 일부는 화장됐다는 충격적 보고서가 제출돼 실종자유족들과 국민들을 경악시키고 있다. 이 보고서는 그동안 실종자 행방 확인에 미온적이던 칠레 군부가 가톨릭 교회 및 인권단체들과 공동으로 6개월간의 조사 끝에 작성,지난주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에게 제출한 것. 인권단체와 실종자 유족은 군부의 잔혹행위 시인과 확인으로 군정피랍자 및 실종자들의 행방이 드러나자 입을 다물지 못하는 표정이었으며,현재 납치와 살인 혐의로 조사가 진행중인 군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처벌을 더욱 거세게 요구했다. 라고스 대통령은 이날밤 칠레 방송매체를 통한 발표에서 “보고서에언급된 180명 가운데 130명은 칠레 전역의 호수와 강 또는 바다에수장됐고 나머지는 산악지역에 함부로 버려져 산짐승들의 먹이가 됐다”고 밝혔다. 라고스는 이어 “아직 600여건의 실종사건이 미완으로 남았듯이 우리는 많은 시신을 영원히 찾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는 피노체트군정이 저지른 만행에 ‘진정한 공분’을 느끼며,나머지 사건 해결을위해 군부의 ‘결단과 용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인권단체들은 군정시절 피노체트 전 대통령이 만들었던 ‘죽음의 특공대’ 등 군경 정보기관에 납치돼 희생된 반체제 인사는 3,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이들의 행방과 관련자들의 처벌을 강력히요구하고 있다.
  • [대한광장] 파리에서 본 한국 30년

    해마다 맞는 신년이건만 올해는 감회가 남다르다.파리에서 한국학을가르친 지 30년째라는 개인적 이유에다 프랑스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지난달 29일 프랑스·독일 합작방송 ‘아르테’는 불국사와 석굴암 불상,종묘 등 유네스코가 지정한 우리 세계문화유산을 심층 보도했다.임진왜란 때의 훼손 실태와 두 차례 복구 등 역사적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문화적 가치 평가를 덧붙였다. 이 프로를 보노라니 프랑스에서의 한국 이미지 변화와 그와 관련된개인적인 삶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1972년 파리국립동양어대학에서시작,지금 파리7대학교 한국학과에 몸담기까지 한국 역사,고전·현대문학,한문 등을 가르치고 논문을 지도하는 동안 30년이 지나갔다.프랑스 문물을 최대한 배워서 한국에서 후진양성에 힘쓰겠다는 계획으로 접어든 유학길이 뜻하지 않게 한국학 교수로 변신한 여정은 아이러니라기보다는 ‘운명’ 같다.힘든 때도 많았지만 한국을 프랑스의가슴에 심는 데 한몫했다는 점에선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몇가지 기억을 통해한국 이미지가 프랑스에서 어떻게 부각되어 왔는지를 더듬어 보고자 한다.197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한·불관계는많이 변화해 왔다. 독재에서 민주화로 가는,프랑스에 비친 한국의 위상 변화에 수많은 우여곡절이 따른 것은 부정하지 못할 사실이다. 내가 유학온 70년대 초만 해도 체류자는 대부분 유학생 및 외교관이었다.당시 프랑스에서 한국 이미지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은 개발도상국 혹은 중국과 같은 문자를 사용하는 나라”정도였다.1974년에대한항공이 항로를 열고 외환은행을 비롯한 여러 회사의 지점이 들어오면서 인식의 지평을 넓혀줄 토대가 만들어졌다.그러나 ‘독재국가’라는 이미지 때문에 좋은 일로 입에 오르내리지는 못했다.이런 시각은 80년 광주민주화 항쟁때 정점에 달했고 때론 낯부끄러운 질문도많이 받았다. 정치적 오명을 만회하는 유일한 수단이 문화였다.이 역시 간헐적이고 개별적인 공연에 그쳐 큰 반응을 얻기엔 미약했다.그러다 86년 한·불수교 100주년 기념 문화행사와 88올림픽을 계기로 상황이 반전되었고 90년대 들어서눈에 띄게 나아졌다. 해마다 해외문학을 알리는 행사인 ‘벨 에트랑제’가 25주년을 맞은지난 1995년 프랑스는 한국문학에 애정을 쏟았다.시인 고은 황동규를 비롯,소설가 박완서 최인훈 이문열 조세희 윤흥길 등 한국 문인 13명을 초대했다.이 중에는 내가 번역하여 프랑스에서 절판이 될 정도로 호평받은 ‘바람의 넋’의 저자 오정희가 포함되어 개인적으로도뜻깊은 행사이기도 했다. 영화 쪽으로 기억을 돌리면 더 풍요롭다.1993년 퐁피두센터에서 ‘한국영화 70년제’가 열렸다.개관 프로그램의 하나인 ‘서편제’가반응이 좋아 파리시내 개봉관에서 재상영되었다.특히 판소리는 관심의 핵이었다.잔잔하게 퍼지던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은 1999년 ‘파리가을축제’때 ‘한국영화 파노라마’로 이어졌다.‘문화국가’의 수도에서 한국 문화의 독창성을 널리 알리는 신호탄이었다.지난해 주불한국문화원 개원 2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파리 시네마테크’에서열린 ‘춘향뎐’시사회는 장사진을 이뤘고,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한이함께 입장하고 김대중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으면서 한국 관련 방송횟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토론프로도 자주 열리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30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1997년 경제위기때 유네스코 대표부를 축소해 한국 문화를 알릴 길이 좁아진 상황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발전이다.이는 정치적 민주화에 힘입은 것도 사실이지만 문화외교의 구실도 무시못할 것이다. 그 속엔 한국의 외교관 및 문화단체 그리고 숨어서 일한 개인들의 노고가 깔려 있다. 문제는 앞으로이다.이곳에 거주하는 모든 한국인이 ‘문화외교관’자세로 ‘한국 열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도 세계화 혹은 미국화라는 경제 중심의 근시안적 정책개발에서 벗어나 문화를 통한 국력신장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자문해 본다. ■이병주 파리7대학 교수·한국학
  • 대한매일 신년특집/ 대한매일의 어제 오늘 내일

    구한말 항일·민족언론의 필봉을 드날린 대한매일신보는 격동의 한세기를 지나오면서 우리 현대사만큼이나 질곡과 영욕의 역사로 얼룩져 왔다.일제하에서는 총독부 기관지로 친일보도에 앞장섰으며,해방후 독재정권 하에서는 권력의 대변지로 충실했다.그러나 반세기만의정권교체를 계기로 창간 당시의 제호를 되찾고 다시 태어났다.소유구조 개편을 통한 공익정론지로의 변신을 꾀하는 대한매일의 어제와 오늘,그리고 내일을 정리한다. *어제. 대한매일은 구한말 대표적 민족지인 대한매일신보의 항일정신을 계승한 국내 최고(最古)의 공익 정론지다.1904년 7월18일 영국인 베델(한국이름 裵說)과 애국지사 양기탁(梁起鐸)선생이 창간한 대한매일신보는 잘 알려져 있듯이 구국항일운동의 구심점이었다.일제가 강제로 체결한 을사보호조약이 무효임을 만천하에 밝혔고,국채보상운동을 주도했으며,‘처처의병(處處義兵)’이란 고정란을 두어 항일의병투쟁을고무했다.암울한 시기에 국권수호의 보루이자 민족자존의 희망이었던 것이다.그러나 대한매일신보는 1910년 8월일제가 이 땅을 강점하면서 조선총독부의 기관지 ‘매일신보’가 되는 치욕을 겪었다. 해방후 매일신보는 미군정청을 거쳐 정부로 귀속돼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바꾸었다.이후 서울신문사의 주주총회 및 간부 인사는 공보처의 직접적인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1952년 4월 정관개정에 따라공보처장이 공식적으로 서울신문사 회장에 앉게 되었다.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일은 1960년 자유당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계속됐다. 이승만 독재정권 시기 서울신문은 우리 현대사와 영욕을 같이 했다. 이승만 정권 초창기 한때는 좌경·진보적인 성향을 보였다.특히 제헌국회가 친일파 처단을 목적으로 구성한 반민특위의 활동을 극구 지원·옹호하는 등 민족문제에 관해 여타 어느 신문보다도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이승만 독재정권 하에서 정권의 대변지로 전락한 이래 역대정권의 ‘홍보지’노릇을 해왔다.이런 연유로 ‘4·19’당시 성난 시위군중에게 사옥이 불탔으며,민주화운동이 불붙기 시작한 80년대 후반에는 한동안 대학가·재야진영으로부터 취재거부를 당하기도했다. 이로 인해 서울신문의 구성원들은 만성적인 정체성 위기에 시달려 왔으며,해바라기성 언론의 전형으로 불리기도 했다.결국 집권자가 경영진을 임명하는 구조하에서 언론 본연의 비판·감시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신문사 경영 역시 악순환을 거듭하였다.이는신문 판매·광고에 바탕을 둔 신문사 경영원칙이 시장논리보다는 정부의 계도지 보급정책에 주로 의존했기 때문이다. *오늘. 이러한 서울신문이 50여년 굴절의 역사를 접고 새로 태어났다.1998년 11월11일 서울신문은 ‘대한매일’로 제호을 바꾸고 재창간을 선언했다.▲공익을 앞세우는 신문 ▲국민복지에 앞장서는 신문 ▲민족화합을 앞당기는 신문 ▲2000년대에 앞서가는 신문이라는 다짐을 실천해가며 대한매일은 새로운 시대를 힘차게 열어가고 있다. 제호를 회복하며 다시 태어난 대한매일은 지난 2년여동안 공익 우선의 민족정론지로서 언론의 소임을 다했다.그것은 먼저 지면을 통해나타났다.특히 근현대사의 왜곡을 바로 잡고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일련의 장편 기획기사들은적극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일제하 친일파들의 반민족 행각을 자료와 증언으로 고발한 ‘친일의군상’,독재정권과 맞서 민주·인권투쟁을 벌이다 민주제단에 몸을바친 민주투사들의 투쟁사를 조명한 ‘민주열사 열전’,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시민들이 세운 장면 정권을 재조명한 ‘제2공화국과 장면’,일제하 단신으로 침략자를 처단하거나 총독부 등 일제 침략기관에 폭탄을 던지고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의·열사들의 항일투쟁기를 복원한 ‘의열 독립투쟁’,재미언론인 문명자씨의 40년간에 걸친 극비 취재파일을 단행본 출간에 앞서 발췌연재한 ‘문명자회고록’,그리고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지의 항일유적지를 현지답사·증언을 통해 재조명한 ‘해외 항일유적지를 찾아서’등은 최고의 민족정론지에 값하는 뜻깊은 시리즈였다고 할 수 있다. 재창간 이후 거듭된 일련의 ‘정직한 역사 되찾기’작업은 각종 출판사업으로도 구체화했다.지난 99년 창간 95년과 백범 김구선생 서거 50주년을 맞아 펴낸 ‘백범 김구전집’(전12권)이 그 대표적인예이다.백범 암살 반세기만에 나온 이 전집은 백범에 관한 국내외 문헌자료를 총망라한 역작으로 꼽힌다. 대한매일의 또 하나의 얼굴은 ‘행정뉴스’면이다.공직사회의 소식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하는 ‘행정뉴스’면은 맨 뒷면에 넣어,1면과 같은 체제로 편집해 ‘1면이 둘인 신문’으로 자리잡았다. 특화된 내용이 돋보여 지난 98년 5월 선 보인 이래 열독률이 꾸준히높아지고 있다. 행정뉴스 면은 단순히 공직사회 소식을 전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공직사회의 구조적 문제점과 애환·비리 등을 낱낱이 짚어 건전한공직사회를 선도하는 지면으로 평가받았다. *내일. 지난 한세기 동안 ‘영욕의 역사’를 밟아온 대한매일은 이제 새로운 한 세기를 맞아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우선 ‘원죄’와도 같은 공적 소유매체로서의 틀을 벗고 ‘독립언론’‘공익언론’으로 거듭나고자 몸부림 치고 있다.99년 12월30일 자매지 ‘스포츠서울’이분사되어 21세기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이끄는 ‘스포츠서울21’로 새 출발한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편집국장을 편집국 기자들이 직선하는 등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본사 편집국장은 편집인을 겸한,신문편집의 실질적인 총책임자로 편집국장 직선은 공정보도를 가능케 하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편집국장 임기는 1년으로,임기가 끝난 뒤에는 중간평가를 통해 연임할수 있도록 해 편집권 독립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 편집국장 직선제를 관철한 대한매일은 이제 위상 재정립 작업의 핵심이라 할 소유구조 개편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균등 무상감자후 유상증자’등을 골자로 한 소유구조 개편안은 언론개혁 차원에서범사회적으로 공감대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민주주의를 표방한 국가가운데 정부가 언론사를 소유한 곳은 없다.정부의 언론사 소유는 시대에도 맞지않을 뿐더러 오히려 후진성을 드러내는 것이다.연합뉴스와 대한매일의 정부소유 구조개편 문제는 현정권의 공약사항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대한매일은 소유구조 개편을 통해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과감한 지면혁신을이뤄나갈 계획이다.그동안 대한매일 지면이 독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제작자 위주의 ‘일방적 제작방식’이었다면,앞으로는 독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쌍방향식 제작태도’로의 일대전환을 가져올 것이다.특히 남북관계 개선으로 종래의 적대적 대북보도 태도는 일대 전환을가져왔다.아울러 지방화시대와 시민사회의 성장으로 인한 지면의 다양화 역시 시대적 요청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한매일은 98년 재창간을 계기로 ‘공익정론지’를 지면제작의 모토로 표방했다.이는 국내 대다수의 언론이 사주나 정치권 등 언론사 내외의 압력으로 인해 공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자성에서 나온 것이다.향후 소유구조 개편을 계기로 대한매일은 명실공히 공익정론지로 거듭나 시대를 이끌고 독자에게 사랑을 받는 고급지로 발돋움할 것이다. 정운현 김종면기자 jwh59@
  • 아듀 2000! 뉴스메이커/ 페루 前대통령 후지모리

    “페루와 페루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은 희망,아직 안 버렸습니다.” ‘도망친 사무라이’ 알베르토 후지모리(61) 전 페루 대통령이 지난25일 밝힌 ‘야무진’ 꿈이다.일본계 이민 2세로 90년 대통령에 당선,10년간 페루를 통치했던 그는 부정부패혐의로 국민들의 외면을 받으며 지난 11월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그는 재임초기 인플레와 좌익 게릴라를 단칼에 퇴치하며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계엄령을 선포하고 헌법의 효력을 정지시키는등 독재자로 군림했다.지난 5월3일에는 재선만을 허용한 헌법을 무시하면서 3선을 강행해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그러나 ‘몰래 카메라’에 찍힌 최측근 국가정보부장의 야당위원 매수사건과 비밀자금운용 등의 비리가 잇따라 밝혀지면서 국민저항이심해지자 후지모리는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 이후 귀국하지 못하고 그동안 간직했던 일본국적을 꺼내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체류중이다.하지만 망명설만은 극구 부인하고 있는 중. 끝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최근 자서전 쓰기에 열을올리고 있는 후지모리에 대해 페루는 국제체포영장을 발부해서라도 본국으로소환해야 한다고 잔뜩 벼르고 있다. 이진아기자 jlee@
  • [대한포럼] 언론부터 개혁해야

    개혁이 지지부진하다.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정부·여당의 일관성없는 자세가 가장 큰 원인이다.그러나 개혁에 저항하는 야당과 수구언론의 책임도 그에 못지 않게 크다.개혁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경제가 흔들리면 언론은 개혁을 다그치고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진정시켜 경제안정에 힘을 보태야 마땅하다.하지만 대다수 언론은야당과 한통속이 돼 정부를 공격하면서 개혁의 발목을 잡고 경제위기론을 증폭시키는 데 열을 올렸다.그 결과 국민들은 ‘개혁 피로증’에 걸리고 경제위기는 현실이 됐다.언론이 나라를 이런 쪽으로 몰고나감으로써 노리고 있는 궁극적 목적을 알 만한 국민들은 익히 알고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 정부는 걸핏하면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당시 일선 기자들은 정부의 그같은 뻔뻔함에 크게 반발했다. 언론이 자유롭게 보도와 논평을 할 수 있어야만 언론에 대해 사회적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언론의 사회적 책임’은 자유로운보도와 논평을 전제로 한다.그럼에도 정치권력은 ‘보도와 논평의 자유’는 철저히 봉쇄하고 사회적 책임만을 일방적으로 강요했던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언론은 ‘보도와 논평의 자유’를 거의 방종에 가까울 정도로 만끽하고 있다.오늘날 우리 언론이 누리고 있는이같은 ‘자유’는 언론 스스로 쟁취한 것이 아니다.독재권력에 맞서언론 본연의 사명에 헌신한 선배 언론인들과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몸을 던져 투쟁한 국민들의 희생이 쟁취한 결과물이다.그럼에도 언론은 보도와 논평의 자유는 한껏 누리면서도 사회적 책임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역설(逆說)치고는 너무도 지나친 이같은 역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논평과 의견은 자유지만,사실은 신성하다”는 일반 원칙을 언론이모르지는 않을 것이다.논평이 정당성을 지니려면 보도만은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그러나 언론 현실은 어떤가.야당이 폭로성 발언을 하기무섭게 언론은 사실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즉각 그것을 중계·증폭시킨다.폭로성 발언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더라도 ‘아니면 말고’식으로 넘어가면 그만이다.야당과 언론은 정부·여당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사실만으로도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카더라 방송 중계’도 더없이 편파적이다.얼마전에 불거져 나온 한나라당의 ‘대선문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적대적 언론인의 비리 수집·활용’ 등 한나라당의 언론장악 기도가 드러났음에도 대다수 언론은 사설 등을 통해 질책만 하고 넘어갔다. 지난해 여당인사가 관련된 문아무개 기자의 ‘언론문건’이 불거졌던 때 언론이 벌였던 소동과는 너무도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한마디로 말해서,언론은 현 정부와 여당을 우습게 보고 있는 것이다.그렇다고 언론이 정치권력을 두려워했던 과거로 회귀하자는 말은 아니다.개혁에 저항하는 수구언론을 이대로 두고서는 정부의 개혁 노력은 한낱 헛된 꿈으로 그치고 말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정부가 진정으로 개혁을 추진할 의지가 있다면 언론부터 개혁을 해야 한다.최근 언론개혁시민연대와 한국기자협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현직기자 87.6%가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지지하고,93.5%가 소유구조 개선과 편집권 독립을 뼈대로하는 ‘정기간행물법 개정’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언론개혁을 위한 단서가 새삼 확인된 것이다. 정간물법 개정은 국회에 맡기더라도,정부는 당장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서 그 결과를 공개하고,탈세 등 불법사실이 드러나면법에 따라 사주(社主)를 엄정하게 문책하면 된다.그리고 탈세범에 불과한 언론사주를 곧바로 사면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장윤환 논설고문 yhc@
  • [대한시론] 재벌과 정치

    지금 우리의 최대 문제는 무엇인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부패이다.부패 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정경유착의 구조적 모순 때문이다.정경유착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반세기동안 재벌,그와 야합한 정상배,일부 관료 등 3두마차가 이끈독재의 산물이다. 그런데 여기서 박정희시대와 그후에 재벌의 자세가 아주 달라지는점을 주목하게 된다.박정희정권에선 글자 그대로 박정희란 최고권력자가 재벌에게 호통을 쳤다.그런데 박정희 피살후 신군부가 등장하고는 재벌이 점차로 정치를 넘보고 리모트 콘트롤하는 세태가 되었다. 마침내 1990년대 어느 재벌 총수는 “기업은 일류인데 정치는 삼류이하”라고 망발하며 건방을 떨었다. 재벌 총수가 이 정도로 큰소리 치게 된 배경은 일년 걸러 하게 되는 선거,국회의원선거-대통령선거-지방의회의원선거-지방자치단체장선거로 각 정당과 정치인이 재벌의 뒷문고객으로 전락해 그 총수 앞에서 머리를 들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신군부가 87년 6·10시민항쟁에 양보해 개헌하면서 공직선거를 토막치기 식으로 떼어 실시해위험부담을 분산한 전략전술로 말미암아 법제도가 기형적으로 조각난 것이다.이러한 낭비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치고남을만도 한데,아직도 바보놀이는 지속된다. 정치·경제상 모순구조의 문제점은 내외의 비판자가 지적하듯이 정경유착-재벌 특혜와 시장독점,그를 비호하는 반민주적 관치(官治)독재-에 있었다.이미 영어로 ‘재벌’이란 단어가 고유명사가 되었듯이 한국에서 재벌은 독특한 권력유착 수법으로 지칠줄 모르고 확장해나가는 거대한 괴물이 되었다.IMF관리이전 재벌의 황금시기인 1994년 한국의 GDP(국내총생산)가 305조원,정부 일반회계 예산이 43조원일당시 6대 재벌 매상고가 이미 이 금액을 초과했다. 그런데 재벌의 돈벌이 방식과 기술은 생산이 아니라,주로 유통구조속에서의 특혜융자로 돈을 불리는 것을 비롯해 비생산적 토지매수나투기,국내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등의 수법이었다.이러한 재벌의 행태를 야유하여 재벌이 아니라‘죄벌(罪閥)’이라고 했다(지동욱의‘한국의 족벌·군벌·재벌’에서). 그래서 외환위기 극복과 부패구조 전반의 청산을 위한 개혁은 당연히 재벌 문제로 초점이 모아졌다.김대중정부 출범후 재벌은 이제까지의 위기돌파 기법을 살려서 정부개혁에 ‘발목잡기’와‘시간끌어 김빼기’작전으로 나왔다.한편으론 전경련 자문위원단이라고 해서 키신저부터 일본의 군벌 우익인 세지마 류조까지 동원하면서 울타리를 치기도 했다.국내정치에서는 야당을 유력한 동맹군으로 활용하고 수구우익의 후견역도 적당히 하면서 막후실력자에서 정치의 정면으로 얼굴을 내보이게 되었다. 이러한 재벌의 위세에 언론계나 학계 또는 어떤 지식인도 감히 불경죄의 발언을 삼가고 있다.노태우정권 당시 전두환에 대한 국회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참고인과 증인으로 나온 재벌총수들에게 쩔쩔매며 아첨하던 추악한 꼴이 그대로 정치인의 모습이고 언론인과 학자들의 대개 모습이라고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이런 판국이니 재벌총수나거기에 기생 또는 공생하는 부류는 한편 불안하면서도 느긋하다.재벌총수 자녀의 변칙상속과 불법 재산증식이 자행되어도 매운소리할 언론이나 지식인이 점점 사라져간다.이런 분위기 속에 개혁은 어떻게되나? 지금 개혁 드라이브가 재벌 편을 드는 정상배와 일부 관료때문에 헛바퀴를 돈다.그러나 이런 상태로 시간을 죽이고 있을 순 없다.정치는 집권투쟁이게 마련이지만,문제는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내세우는 정책과 대안에 대해 책임질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국민은 언제이고그러한 정치인에게 책임을 따져야 한다. 무엇보다 정경유착이 초래한 부패구조를 그대로 놓아 두고선 우리가 살아 남을 수 없다.족벌체제 유지를 위해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들먹이는 낯간지러운 궤변에 속아서도 안된다.그러한 기만 발언에 대해선 그 정체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물론 부패기득권을 누리는 부류는어느 시대,어느 사회에서고 그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한 적이 없다는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그러면 DJ만을 쳐다보면서 개혁이 안된다고 헛소리를 하면서 시간을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한 상 범 동국대 교수·헌법학
  • 대한매일 선정 국제 10대뉴스

    ◆ 北-美 '반세기만의 건배'. 북한과 미국간 55년 적대관계 청산을 위한 초석이 세워졌다.매들린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10월 23일 미 행정부 최고위 관리로 북한을 공식 방문,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등 현안을 논의했다.앞서 10월 10일 조명록(趙明祿)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을 예방했다. ◆ 美대선 초유의 법정공방. 제 43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사상초유의 법정공방으로 얼룩졌다.11월 7일 투표실시 이후 35일간 지속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간 수검표를 둘러싼 맞소송전은 미 사회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12월 12일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부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으나 민주주의의 교과서라는 미국 민주주의는 큰 상처를 입었다. ◆ 인간 게놈지도 '쇼크'. 인간 생명의 비밀을 담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6월26일 5개국 공동 컨소시엄 인간게놈 프로젝트(HGP)와 미국 생명공학기업 셀레라 제노믹스사는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게놈지도의 초안 완성을 발표했다.불치병 및 노화 치료,신약 개발을 위한 신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인간복제 가능성에 대한 도덕적 논란을 가열시켰다. ◆ 위기의 美 신경제. 첨단기술의 발달로 생산성이 향상,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보장한다는 이른바 ‘신경제’(New Economy) 신화가 시험대에 오른 한해였다.상반기 IT(정보통신기술) 업종과 닷컴기업들에 대한 고수익 기대로 주가가 폭등했으나,하반기 닷컴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美경제의 하강국면이 시작되면서 ‘신경제 거품론’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전개됐다. ◆ '푸틴의 러시아' 출범. ‘푸틴의 러시아’가 출범했다.전직 KGB 요원 블라디미르 푸틴은 3월 26일 러시아 대선에서 승리,대통령에 취임했다.이후 그는‘강력한 러시아의 부활’을 기치로 국내외에 강권 통치 스타일을 선보이고있다.그러나 8월 13일 러시아 최신예 전략 핵잠함 쿠르스크호가 바렌츠해에서 침몰,승무원 118명 전원이 사망해 푸틴의 인기에 치명타를가했다. ◆ 反 세계화 거센 물결. 세계화의 물결만큼이나 반세계화 시위도 거세게 전개된 한해였다.지구촌 비정부기구(NGO) 단체 및 노동자들은 ‘강대국 위주의 세계화·신자유주의 반대’를 외치며 9월 체코 프라하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연차총회와 10월 서울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12월 프랑스 니스의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 쿠바 난민 소년 세계 언론 주목. 쿠바 ‘난민소년’엘리안군(7)의 양육을 둘러싼 미국·쿠바 긴장사태가 전세계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엘리안은 미국행 밀항선을 탔다가 어머니를 잃고 표류중 구조돼 미국땅에 발을 디딘 지 7개월 만인 6월 28일 미 대법원의 송환 결정으로 고국으로 돌아갔다.송환에 반대한 플로리다주 쿠바 이민자들은 대선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리기에 이르렀다. ◆ 독재 무너뜨린 유고 '피플파워'. 유고의 ‘피플 파워’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13년 독재 철옹성을 무너뜨렸다.세르비아민주당(DOS)이 주축이 된 야당연합은 9월 26일집권 사회당이 밀로셰비치의 승리를 선언하자 불복,야당 후보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의 승리를 선언하고 대규모 시민봉기를 주도했다.10월 5일 연방의회 의사당이 시위대에 점령되면서 코슈투니차 대통령시대가 열렸다. ◆ 타이완 50년만의 정권교체. 3월 18일 실시된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독립 지지파인 야당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49)후보가 중국의 전쟁 위협에도 불구하고 승리,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국민당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의 뒤를 이어 새 총통에 취임한 천수이볜 총통이 독립문제로 갈등을 빚고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양안관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 멀기만한 중동평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충돌이 최악의 유혈사태를 낳았다.9월 28일 이스라엘 우익 리쿠드당 총재 아리엘 샤론이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 알 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면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유혈충돌로 300여명이 사망하고 3,000여명이 부상했다.대부분 희생자는팔레스타인 민간인들.양측간 감정이 극도로 악화돼 그 동안의 평화협상 타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 ‘남북협력시대‘ 국제세미나

    6월 남북 정상회담으로 시작된 남북관계 진전을 어떻게 지속시키고꽃피워 나갈 수 있을까.22일 제주도 서귀포 KAL호텔에서 열린 국제세미나 ‘남북 협력시대의 한반도,과제와 전망’ 이틀째 전체 토론에서 참가자들은 “새로운 지역 질서 형성의 측면에서 한반도문제의 접근이 필요하고 한민족 공동체 건설과 역동적인 외교 역할의 모색이과제”라고 지적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수석부의장 金玟河)가 주최하고 대한매일이후원한 세미나 주요 토론내용을 간추렸다. ◆지역 질서와 한반도문제=하용출(河龍出)서울대 교수는 ‘정상회담이 지역 질서 재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각에서 남북문제를 지역 질서 변동의 틀에서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동북아지역의 새로운 질서 수립’ 측면에서 풀어 나가자는 견해다.2001년도 남북간 핵심 과제는 경협 과정에서의 경비 조달과 긴장 완화 등 군당국간 협의로 정리했다.하 교수는 “북한에 원자력발전소를 지어주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서 보듯 국제 사회의 새로운 비용 분담체제 마련은 발등의불”이라며 “재원 마련의 측면뿐 아니라 대북 협력과 관련한 국내적 비판 세력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점이 의의”라고말했다. 김창진(金昌珍)아태평화재단 연구위원도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국가적 이미지와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면서 에너지와 농업 협력을 발판으로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민족 공동체건설=권병현(權丙賢)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햇볕정책이란 명분으로 한반도문제 주도권을 찾아온 외교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남북 정상회담으로 쌓아올린 금자탑이신기루처럼 사라지는 듯한 최근의 현상을 주시해야 한다”고 문제를제기했다. 권 이사장은 이를 “북한 인권문제 등 남북 대화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을 피해가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풀이했다.일부 정책추진이 회유정책의 색깔을 띠자 보수주의자들이 그 틈을 파고 들어이용한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단기적으로 남북간 논쟁·갈등 거리가되더라도 정면 돌파가 필요하고 당당하게 제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남북관계도 재외교포를 포함한 한민족 공동체의 과정으로 보고 21세기의 커다란 생존전략으로서 한민족 공동체를 건설해 나가는과정으로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막스 평통 러시아협의회장도 재러 한인들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공동체 건설의 시급성에 동감했고 김용제(金龍劑)건국대 교수는 “외교안보문제와 관련,국내외 전문 지식인의 네트워크 구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변화=김영수(金英秀)서강대 교수는 정상회담 이후 북한 정부가 ‘인민’의 민심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은 달라진 현상이라고 말하면서 중국식 개방,자유 등에 대한 선호가 학생들 사이에서번져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올 가을부터 평양 등에서의 식량배급 재개는 주민 통제책으로서 이해된다”면서 “지역간 경제 불균형의 심화 등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덕민(尹德敏)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한 경제의 생산력이 10년 전보다 50% 이상 떨어진 상황에서 중국식 개방 또는 개발 독재를 펼수 있는 공간은 없다”고 밝혔다.윤 교수는 “북한이 대외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내적으론 대중 동원을 통한 생산력 증가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북한 상황에 맞는 협력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일본 시즈오카대 교수도 “북한이 경제난과 내부적인 단속 등을 위해 제2의 ‘고난의 행군’을 시작하지 않을까 하는 분석이 일본 내에서 적지 않다”고 전했다. ◆외교의 역할=김세택(金世澤)전 오사카총영사 등은 강대국들의 이해가 교차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십분 발휘해서 한국이 지역균형자로서의 위치를 확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사회를맡은 안병준(安秉俊)연세대 교수는 “평화체제로 가는 과정에서 국민 화합을 이끌고 4강을 비롯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는 방안 마련이과제”라고 정리했다. 서귀포 이석우기자 swlee@
  • [네티즌 칼럼] 노동이 부끄러운 사회

    어렸을 때 선생님은 우리 국민이 평등하다고 가르쳤다.당장 옆집과집 크기를 비교해도 차이가 나고,옷 입은 것도 차이 나고,도시락 반찬도 차이 나는데 무슨 평등인가 싶었다.의아해 하는 우리에게 선생님은‘기회의 평등’을 말했고,그제야 평등의 현실적 의미를 이해할수 있었다.아,우리도 열심히 일하고 돈 벌어서 저축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말이구나. 그러나 요즘 이 말을 자신있게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을까.학생들은곧이곧대로 받아들일까.우리 사회는 극심한 불평등의 늪에 빠져 있다.작금의 경제 불평등은 통계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심하다고 한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은 그렇다 쳐도 서민대통령을 자부하는 김대중정부에서도 나날이 불평등이 심각해지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더구나 이빈부 격차는 단지 부모 대에서 끝나지 않고 교육을 통해 자식에게까지 대물림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한달에 수백만원짜리 개인과외를 받는 학생과 십만원짜리 학원도 가기 어려운 학생이 경쟁할 때 누가 이길지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나는 이 시대 정치인·관료등이 가장 잘못한 것이 서민에게서 노동의 가치를 빼앗고 희망을 빼앗아간 것,그리고 공동체 가치는 뒷전에내팽개친 채 자신만 잘 살려고 발버둥치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부모는 자식에게‘성실한 노동’을 말하지 않는다.젊은이들도성실한 노동보다는 한탕 벌이에 더 마음을 쓴다.공동체·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됐다. 아이들은 선생님한테서만 배우는 게아니다.부모로부터 삶의 자세를 배우며,친구들과는 더불어 사는 법을배우고 가르친다.교육의 참뜻은 그런 것이다. 이렇듯 노동이 부끄러운 일로 치부되고,공동체가 사라진 데에는 물질만능주의 사조의 탓도 있지만 무분별한 시장만능주의,경쟁제일주의만을 외친 집권세력에도 큰 책임이 있다.구조조정을 한다지만 실제 잘려나간 사람은 힘없는 노동자들뿐이었다.잘린 노동자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어 말도 못할 정도의 노동강도와 저임금에 시달리거나 아니면 실업자가 되어 거리를 헤맨다.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는 더불어사는 소중함보다 언제 어디서든 나만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극한의 생존법칙만이 자리잡은 것이다. 야당은 또 어떤가.북한이 우리 민족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이제 냉전을 종식하고 서로 평화를 만들어나가야 할 동포임에도 불구하고,북한에 대한 지원 얘기만 나오면“우리도 어려운데…”라면서 트집을 걸고 시작한다.어려울수록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우리 전통은 어디 가고 오히려 국민의 이기주의만 부추기는 것이다. 이렇게 병든 사회를 그냥 내버려두면 10년,20년 후 우리 사회는 끔찍한 폭력이 난무하고 공동체는 완전히 사라진 사회가 될 것이다.성실한 노동을 통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없다면 가진 것이라곤 맨 몸뚱이밖에 없는 젊은이들이 택할 수 있는 길은 극단적인 한탕주의,즉폭력과 약탈밖에 없는 것이다.오늘날 중남미 국가에 만연한 폭력에주목해야 할 이유다.위정자들은 이제부터라도 노동이 부끄럽지 않고자랑스러운 사회,죽기살기의 경쟁이 아니라 뒤처진 자를 배려하는 공동체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써야 한다. 문득 8∼9년 전에 상영된 참교육 영화의 가슴 뭉클한 장면이 떠오른다.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묻는다.“영어의 L자로 시작하는,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 단어가 뭔지 아니?” 정답은 Love(사랑),Liberty(자유),그리고 Labor(노동)이다. 김종철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