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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美 안보협의회/청와대면담 이모저모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를 비롯한 한·미간 주요 안보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럼즈펠드 “회의 진전 있었다” 노 대통령은 접견실에 들어선 럼즈펠드 장관을 보자,“6개월 만에 만나게 됐다.”고 반기면서 “고된 여행이었을텐데 건강해 보인다.”고 말했다.이에 럼즈펠드 장관은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한국말로 “안녕”이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노 대통령이 한 건전지 회사의 광고문을 인용,“아무리 뛰어도 힘이 빠지지 않는 건전지와 같다.”고 럼즈펠드 장관의 역동적인 활동을 치하하자,럼즈펠드 장관은 “그러길 바란다(I hope so),고맙다.”면서 “특별히 대통령이 접견해 줘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면담에 앞서 참석했던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회의와 관련,“오늘 훌륭한 회의를 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방금 기자회견을 하고 왔는데,다른 어떤 회의보다 충실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접견실에는 정상회담 때처럼 노 대통령과 럼즈펠드 장관의 자리가 나란히 배치돼 눈길을 끌었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사례를 보니 의전상 미·일·중·러 등 4강의 외교·국방장관 면담 때는 대통령과 나라히 좌석을 배치했더라.”라면서 전례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면담에는 조영길 국방장관,김종환 합참의장,한승주 주미대사,청와대 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반기문 외교보좌관,김희상 국방보좌관이 배석했다.미국측에선 토머스 허버드 주한대사,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토머스 파고 태평양사령관,리언 러포트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배석했다. ●부드러워진 럼즈펠드? 미국 정부내 강경파를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진 럼즈펠드 장관이 한국에 와서는 부드러워진 측면도 보였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SCM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 등에서 북한에 대해 기존의 강경 발언을 자제,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자 회견 도중 한 외신 기자가 북한의 핵개발 시도 움직임을 묻는 질문에 “북한 현황 평가는 내가 직접 하는게 아니고 정보기관에서 하는 것이다.”면서 “북한은 폐쇄된 사회이므로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고 답했다. 그는 그동안 “국민을 굶주리는 독재 국가”“핵 무기 수개 개발 추정” 등의 발언으로 북한에 대한 ‘불신’을 여지없이 드러내 왔다.“북한이 무기를 갖고 있어도 안전보장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북한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각국이 외교적 해법을 열심히 해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짬을 내 연합뉴스,KBS와 각각 회견을 갖고 “한국측의 추가 파병에 감사한다.”고 거듭 밝히는 등 한·미간 동맹관계를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측도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또 반미 기류가 일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지 않는 방향으로 순화된 표현을 쓴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포드 행정부 시절인 1975년부터 77년까지 국방장관을 역임하면서 76년 판문점에서 발생한 8·18 도끼 만행 사건을 수습한 럼즈펠드 장관의 현재 국방부 집무실에는 당시 상황을 찍은 사진이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 문소영 기자crystal@
  • 이강훈선생 영전에/ “통일이 참된 독립, 일깨워준 동지”

    “민족이 누란의 위기에 빠져 있어!어서 이 병실에서 나가 민족을 구하는 일에 나서야 하는데….” 100세를 넘긴 연세에도 여전히 독서를 하시며 병실을 찾은 이 아우에게 필담을 전하시던 이형! 이 사람 또한 백수를 바라보는 나이이나 빈소를 찾아 “광복은 되었지만 아직 독립된 나라는 아닌 만큼 우리가 힘을 합해 진정한 자주독립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시던 생전의 말씀을 되새기며 돌아왔습니다. 우리 두사람이 말문을 트고 막역한 사이가 될 수 있던 것은 우리만의 공통점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첫째로 아직 10대에 역사적인 3·1운동에 참여했다는 동류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둘째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부여한 소임을 수행할 기회를 부여받았다는 동지의식을 가졌습니다.하지만 두사람의 사이를 묶어둔 더욱 큰 동인은,민족 장래에 대한 현상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식의 동질성에 있습니다. 광복 후 환국하신 백범(김구)선생님께서 “분단된 조국인 한 아직 독립을 이루었다 말할 수 없다.그러므로 조국통일을 위한 노력은 이 시대의 ‘새로운 독립운동’이다.”라고 수없이 강조하신 말씀에 우리는 전적으로 생각을 같이하였습니다.이승만정권 이후 역대 독재정권으로부터 갖은 탄압과 불이익을 강요받을 때마다 이형은 이 아우에게 자주독립한 통일조국에 대한 신념의 불꽃을 다시 지펴주시곤 했습니다.이토록 가장 든든한 조언자이자 동지인 이형을 보내는 이 아우의 마음은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광복회장직을 수행하면서도 ‘광복된’나라가 아니라,진정한 의미로 ‘광복될’나라를 위함에 있음을 강조하신 이형!이형의 소천을 계기로 이땅에 생존한 광복회원이나 지도층이 이러한 ‘이강훈식 광복정신’을 받들어 ‘남북’ 및 ‘보혁’ 또는 ‘동서’의 빗장을 푸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 곧 이 시대의 애국운동이요,새로운 독립운동임을 자각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실로 간절합니다.이제는 고인이 되신 이강훈 형의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비오며…. - 신창균 ‘백범정신’ 공동대표 올해 95세인 신창균 대표는 1948년 백범과 함께 평양의 ‘남북지도자회의’에 다녀오는 등 평생을 독립운동과 통일운동에 바쳐왔다.
  • [열린세상] 북한의 민주화를 위하여

    지난주 안식년 연구차 체류하고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정치학과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북한문제에 관한 특강을 하였다.강연에서는 지난해 8월과 지난 3월 두만강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 조사한 자료와 지난 7월과 9월 2차례에 걸쳐 평양과 인근 지역을 방문한 경험들을 디지털 카메라 사진과 함께 발표하였다.최근 북한에 대한 관심 탓에 1시간 강연에 이어 40분의 질의 응답도 시간이 부족하여 정작 북한 핵문제는 내년 2월에 보다 큰 규모의 학술회의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20세기 미국의 국제정치학은 현실주의 이론을 중심으로 국제문제를 분석 설명하고 예측하였다.현실주의에 대해 이상주의는 도덕과 법 그리고 제도에 의한 평화를 구축하고자 끊임없이 상호 의존과 자유주의적 대안을 제시해왔고,현실주의 역시 체제의 균형과 억제이론을 중심으로 신현실주의의 비전을 제시해왔다.그러나 이 모든 이론들이 물질적 요소를 중심으로 국가의 생존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의 산물인 냉전의 불안정한 평화는 설명했지만 소련 및 동유럽사회주의체제의 해체로 도래한 탈냉전의 새 시대를 예견하지 못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한지 14년이 지났건만 국제정치학자들은 아직도 그 당시의 충격과 자괴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코소보 내전 등 민족분쟁이 지구촌 곳곳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9·11사건 이후 대 테러전쟁은 조만간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의 최대 안보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학자들의 고민과 상실감은 그만큼 더 깊어진 것 같다.국내 정치적 요소가 새삼 강조되고 보다 정교한 정책결정과정이론이 개발되는 동시에 정체성과 가치관,문화와 상호작용 등을 중시하는 구성주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으나 요동치고 있는 국제사회를 명쾌히 규명하기엔 역부족이다.이러한 지적 풍토에서 현존하는 마지막 스탈린식 체제이자 동양적 전제군주제 요소가 가미된 북한체제는 최적의 연구 대상이 아닐 수 없다.더욱이 현실주의와 네오콘의 영향을 받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민주주의 평화론에 기반한 민주화 정책추진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향후 북한문제는 더욱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우리 국내에서 북한문제는 냉전적 대결과 전쟁 억제 등 안보차원과 영토적 통일에 대한 관심에서 민족화해와 교류협력 등 탈냉전의 남북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 다루어져왔다.굳이 국제정치이론으로 설명하자면 신(新)현실주의에서 신(新)기능주의로 전환되어 정책이 추진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햇볕정책이 시행된 지 6년이 되도록 아직까지 한반도에는 군사적 긴장상태가 상존하고 있으며,체제로서의 북한 수령독재는 유지되고 있다.국제정치이론이 냉전 해체에 기여하지도,예측하지도 못했듯이 우리의 학계나 정부도 북한체제의 향방에 대해 아무런 예측이나 기여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보다 북한 지도층이나 사회 전반의 정체성과 문화를 체험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황장엽 비서는 망명 이후 지금까지 북한문제의 해결책으로 북한사회의 민주화를 제시하고 있다.그가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하여 그의 주장을 되풀이했지만 국내외의반응은 한물간 망명객의 넋두리 정도로 흘려버린 것만 같아 안타깝다. 북한 군사력은 남한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거나 북한 경제력이 남한의 20분의1도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전쟁불가론을 주장하는 햇볕론자들은 아이로니컬하게도 냉전시기 현실주의론자들의 기본 가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신남북관계를 주도한다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변화 방향을 중국이나 베트남식 개혁으로 상정하고 있다면 남북관계와 상관없이 북한 지도부가 중국이나 베트남의 경험을 배우면 그게 더 빠른 길이다.체제변화와 관련한 규범과 가치,그리고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우리 정부는 본격적으로 북한 민주화에 대한 황장엽 비서의 제안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으며,학계도 이와 관련한 체계적 연구를 통해 냉전 해체 이후 미국 국제정치학계가 겪었던 자괴심을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유 호 열 고려대교수 비교정치학
  • [사설] 화염병으로 노동권 쟁취 못한다

    9일 밤 서울 도심에서 노동자들과 경찰 사이에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난무하고 부상자가 속출하는 충돌이 빚어졌다.경찰과 노동계는 과격시위의 책임을 상대편에 떠넘기고 있으나 1년 8개월 만에 시위 현장에 화염병이 다시 등장했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현상임에 틀림없다.충돌의 원인이 무엇이든 화염병 등 폭력적인 수단으로 요구사항을 관철하겠다는 노동계의 투쟁방식은 잘못됐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를 뿐이다. 정부는 화염병을 투척하고 몽둥이를 휘두르는 등 폭력 시위에 적극 가담한 노동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한다.법과 질서를 수호해야 할 정부로서는 당연한 책무다.그럼에도 “사람이 죽어가는데 대책이 없으니 격앙될 수밖에 없다.”는 민주노총 관계자의 말도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최근 노조 간부들이 자살이나 분신 등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해 가며 손배소와 가압류 해제,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요구했음에도 정부는 사용자와 노동계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모습만 보여 왔다.오락가락하는 노동정책과 미온적인 대처방식이 노동계를 투쟁 일변도로 내몬 것이다. 사용주측의 책임도 적지 않다.많은 사용자들은 아직도 노조를 공권력을 빌려 제압해야 할 적대세력으로 간주하고 있다.게다가 최근 대선자금 수사에서도 확인되듯이 비자금 조성,정경유착 등 개발독재 시대의 폐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사용자측이 이처럼 투명하지 못한 경영 형태를 고수하는 한 노동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우리는 사태 해결을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댈 것을 촉구한다.노동계의 요구는 얼마든지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사안이다.대화와 타협만이 일자리도 지키고 경제도 회생시킬 수 있다.
  • “조중동 비대화… 족벌제국 형성”/佛르몽드 한국언론시장 비판 “독립언론 바라는 여론 높아”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유력 일간 르몽드는 5일 ‘지나치게 비판적인 신문에 대응하고 싶은 한국 정부’라는 제하의 서울발 특파원 기사에서 조선·중앙·동아 등 주요 일간지 3사의 언론 과점을 비판했다. 또 이들 3대 주요 일간지들은 경제계 권력층과 보수파의 시각을 전하고,국영 TV채널들은 정부 입장을 전파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독립언론 출범을 바라는 여론이 높다고 전했다. 르몽드는 “한국의 언론은 때로 명예훼손을 초래할 정도의,부러운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한국 언론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각 200만부 이상의 신문을 발행하는 조선·동아·중앙 등 3개 인쇄매체가 관련 시장의 3분의2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점과 정부의 KBS·MBC 지배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르몽드는 언론 과점을 비판하는 진영에서 속칭 ‘조·중·동(르몽드는 조·동·중으로 표기)’으로 불리는 조선·동아·중앙 3사가 “노무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전쟁을 벌이는 언론 및 족벌 제국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 3사는 87년 민주화가 시작된 후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 과거와 마찬가지로 보수진영과 재벌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몽드는 “권력과 조·중·동의 관계는 과거 건전했던 적이 없었다.”며 “지난 61년부터 87년까지 군사독재 시절에는 검열에 순응하며 권력에 협력한 대가로 세금을 거의 면제받았다.”고 전했다. 르몽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노 대통령과 이 일간지 3사의 반목 등을 전하며 한국에는 독립 언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인터넷 매체의 확산으로 이들 신문의 언론 독점이 흔들리고 있으며 언론계에 새로운 정치적,세대간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lotus@
  • [사설] 통일부 장관의 위증 묵과할 수 없다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남북교류와 관련,거짓 증언을 했다.정 장관은 통일부가 9월16일 제주 민족평화축전에 북한팀이 참가하는 대가로 220만달러 이내의 금품을 주기로 한 남북교류 사업을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10월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를 부인했다.그는 “사업승인이 완전히 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정 장관의 위증은 국무위원의 심각한 범법 행위일 뿐만 아니라 뒷거래를 하는 잘못된 남북 교류 협력 사업의 행태가 여전함을 드러냈다. 정 장관은 이 행사를 유치하고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의 요청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국회의원과 통일부 장관이 야합하여 국회와 국민을 속인 꼴이다.참으로 어이가 없다.통일부는 남북교류를 총괄하는 정부기관이다.그런 통일부가 한 국회의원의 요구에 따라 거액의 참가비 뒷거래를 숨겼다니 통일부의 위상은 도대체 어느 수준인가.민족의 최대 현안인 남북관계와 통일문제를 맡고 있는 통일부의 각성이 필요하다. 남북교류에서 뒷거래를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북한의 독재체제와 남북관계의 특수성으로 볼 때 어느 정도의 비밀과 뒷거래는 있을 수 있었다.그러나 5억달러 대북 송금사건의 교훈은 이제 남북관계에서 투명한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북한도 남북교류의 대가로 뒷돈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북한의 그러한 요구도 문제지만 남북교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북한과 뒷거래를 하는 남한도 문제다.불투명한 뒷거래는 국민들의 불신만 키워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국민들의 지지와 합의를 바탕으로 남북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정 장관의 위증은 남북관계에서 국민을 속이는 뒷거래가 더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 되어야 한다.
  • “군사정권과 맞선 시절이 가장 황홀”원로 인권변호사 이돈명 씨

    “요즘은 하루를 더 살면 그만큼 더 행복해지는 것 같아.” 원로 인권변호사인 이돈명 변호사는 평생 가장 행복한 때를 바로 지금이라고 했다.“박정희 정권 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한 셈이지.내가 살아서 이 땅에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걸 보니,사는 게 그저 즐거울 따름이야.” ●가슴 뜨거워 늘 행복했던 70∼80년대 반면 ‘가장 황홀했던 시절’은 70∼80년대라고 했다.의외였다.70년대 중반부터 시국·공안사건을 도맡으면서 갖은 고초를 겪은 그가 아닌가.오원춘 사건,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구로동맹파업사건 등 가시밭길 같은 시국을 헤쳤던 때였다.지난 86년 10월엔 수배중이던 재야인사 이부영씨(열린우리당 의원)를 숨겨줘 옥고를 치르기도 했지 않은가. 이 변호사의 ‘황홀’은 이렇다.“법정에 서서 군사정권의 잔혹함을 비판하며 겨레의 내일을 불 밝히던 시절이 아닌가.돈 한푼 못벌어도,몸은 힘들어도,가슴이 뜨거워 늘 행복했다네.”그가 걸어온 ‘황홀한 길’은 올해말 ‘이돈명 평전’에 담겨 출간될 예정이다. 전남 나주 출신인이 변호사는 1952년 정규학력을 거치지 않고 독학으로 고등고시에 합격했다.10년간 판사로 재직했다.그러나 군사독재가 갈수록 포악해지자 법관의 역할에 회의가 들었다.법복을 벗고 방황했다.빚은 늘어만 가고 식솔들은 끼니를 걱정했다.“손수레도 드나들 수 없는 골목길 단칸방에서 배고파 울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정신이 번쩍나더군.” ‘먹고 살려고’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한평 남짓한 사무실에 다른 사람이 쓰다버린 책상이 고작이었지만,돈벌이는 엄청 잘됐다.판사 월급의 20배는 족히 벌었다.빚을 모두 갚고,서울 효자동에 98평짜리 집도 샀다.아담한 정원도 꾸며 평안하게 살아가나 싶었다. ●30년 곁눈질 안한 ‘유죄변호사’ 1975년.인생을 바꿔놓은 해가 찾아왔다.김지하 시인의 필화사건이 터졌다.침묵하던 지식인들은 명동성당에 모였다.유신헌법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구국선언이 발표됐다.김대중 의원,함석헌 선생,윤보선 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이 변호사도 강신옥·조준희 변호사와 함께 거리로 나섰다.“법률가는 법을 수호하는 사람들인데엉터리 헌법으로 국민들을 심판해야 되니,도저히 낯이 뜨거워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어.” 뒤늦게 뛰어든 인권변호사의 길이지만,이후 30년간 한번도 곁눈질하지 않았다.군사정권과 싸우며 얻은 별명은 ‘유죄변호사’.노동사건·학생운동사건 등 수백건의 시국사건을 맡았건만 집행유예나 무죄로 풀려난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다.시국사건이 변호사에겐 아쉬움으로,이 시대엔 아픔으로 남아있는 까닭이다. 이 변호사는 세상에 잘못 알려진 사건으로 김재규 사건과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을 꼽았다.10·26사건으로 법정에 선 김재규는 이 변호사 등에게 변론을 부탁했다.인권변호사들조차도 “박 전 대통령의 심복으로 유신을 옹호하던 김재규를 어떻게 옹호하느냐.”며 반대했다.김재규의 아내가 5여년 동안 남편이 쓴 붓글씨를 보여줬다.‘유신철폐’‘민주주의 만세’ 등 수백장이나 됐다.“김재규가 개인의 영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군사독재를 무너뜨리기 위해 저격했다는 확신이 들더군.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김재규를 공작했다는 소문이 많았는데,사실이아니야.그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민주주주의 꽃’은 마침내 피지 않았나.” 이 변호사는 해마다 경기도 용인의 한 공동묘지에 있는 김재규의 묘소를 찾고 있다. 1982년 3월 18일 부산지역 대학생들이 미문화원에 불을 질러 한 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정부는 대학생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방화를 일으켰다고 발표했다.“북한의 지령이라니 그건 터무니 없는 소리지.대학생들은 한국의 독재정치와 이를 방조하는 미국을 세계에 고발하고 싶었던 거야.” ‘쩌렁쩌렁’한 목소리나,힘주어 말할 때면 탁자를 ‘쿵쿵’ 내리치는 모습이 여든한해를 산 ‘노인’이란 사실을 의심케 했다.하지만 지난 98년에 발병한 심부전증도 여전하고,최근엔 전립선도 문제를 일으켜 투병중이라고 했다.3개월전엔 45년간 함께 했던 담배도 끊었다.35년간 살던 집도 정리,아들네로 옮겼다.서울을 떠나 요양하는 게 어떠냐는 권유도 받지만 ‘말벗’이 그리워 서울 하늘 아래 남았다.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주는 기성세대의 희생으로 자리잡게 됐다네.젊은이들이이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고맙다는 얘길 듣겠다는 게 아니라,다시는 그같은 ‘오욕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야.” ●“다시 태어나면 신나게 놀아야지” 이 변호사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0시30분에 잠들 때까지 쉼없이 책과 신문을 읽고,후배들과 토론한다.92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덕수에서 최근엔 송두율 교수 사건도 맡았던 탓에 후배들과 함께 고민했다.지난달 24일에는 함세웅 신부 등과 함께 재야 원로 모임을 갖고 “전투병 파병만큼은 하지 말라.”고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고마운 사람을 물었더니 올해로 여든인 부인 얘기를 꺼냈다.“수십년간 잔소리 한번없이 묵묵히 믿어준 사람이지.고맙고,존경스럽지.”아버지가 한 길을 가도록 도와준 자녀들(3남1녀)도 꼽았다. 다시 태어나도 인권변호사의 길을 가겠느냐고 질문하자 이 변호사는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무슨 소리야.다시 태어나면 신나게 먹고 놀아야지.희생은 한 세대로 족하다네.자네도 남 눈치 보지 말고 자기분야에서 신명나게 즐기며 살아가게나.” 정은주기자 ejung@ ▲22년 전남 나주 출생 ▲54년 대전지법 판사 ▲63년 변호사 개업 ▲73년 서울변호사회 부회장 ▲78∼88년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인권위원장·사무국장·회장 ▲87년 국민운동중앙본부 의장 ▲88∼91년 조선대 총장 ▲2001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고문(현) ▲2001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현) ▲2002년 상지학원 이사장(현) ▲법무법인 덕수 대표(현)
  • 황장엽씨 美 디펜스포럼 회견/“美, 김정일 제거에 정책 초점을”

    |워싱턴 백문일특파원|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지난달 31일 미 하원 별관에서 디펜스 포럼 주최의 오찬에 참석,“미국이 김정일 독재체제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다음은 참석자들과의 일문일답. 북한의 핵개발 의도는?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르지만 북·미 핵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일관된 사상이었다고 본다.북한이 핵무기를 만들려는 것은 장난감용이 아닌 게 분명하지 않은가.왜 핵 무기를 가지려는지 물을 필요도 없다.처음부터 북한내 간부 진영에서는 핵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핵개발을 도왔나? -내가 알기로는 도와주지 않았다.김정일은 핵개발 사실이 러시아나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싫어했고 비밀로 부쳤다.1984년 평양주재 소련대사가 여러차례 나를 찾아와 “핵무기를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항의했다.김정일에게 보고하니까 “묵살하라.”고 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6자회담을 평가한다면…. -미국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근본적인 입장은 김정일 독재체제를 제거하는 것이다.다만 중국과 북한의 동맹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점은 이해해야 한다.중국의 지지는 북한에 경제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정치적·심리적으로 생명과도 같다.북한의 변화를 위해 북한과 중국의 동맹관계를 떼내는 게 관건이다. 미국으로 망명할 생각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됐기 때문에 마음대로 질문할 수는 있다.그러나 그런 질문은 나에게 모욕이다.내가 남한에 온 것도 망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남한은 내 조국이다.북한을 해방시키고 정권을 바꾸기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이 중요하지만 왜 조국을 놔두고 미국에서 살아야 하는가.무엇 때문에 가족을 버리고 남한에 왔겠는가. 망명정부를 수립할 계획은? 대한민국 정부가 있는데 망명정부를 조직해서 뭐 하겠다는 것인가.김정일을 제거하기 위한 반체제 조직을 견고하고 견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처음부터 망명정부 개념에는 반대했다. 북한 정권의 붕괴시점은? -나는 점쟁이가 아니다.다만 김정일 집단이 어떻게 활동하느냐와 반체제 민주주의 역량이 어떻게 투쟁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내가 북한을 떠날 때에는 5년 이내로 북한이 붕괴할 것으로 생각했다.여러가지 정세 변화로 북한이 붕괴하지 않았으나 당시로는 옳은 판단이었다.북한정권의 붕괴를 위해 내부의 민주주의 조직을 강화하고 외부의 원조를 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북한의 개혁과 개방은 가능한가 -주민들이 굶어죽고 탈북 사태가 잇따르자 독재만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래서 제한된 범위의 경제개혁을 하려 했다.그러나 개인의 권위를 유지하고 군대를 강화하다 보니까 개혁이 잘 안됐다.외국에서 구호물자를 보내주니까 “외교를 잘해서 주민들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개혁을 서두르지 않는다.자본주의만으로는 독재체제를 약화시킬 수 없다.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정보를 공유,반체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보장돼야 한다. 북한에서 주체사상이 성공했나? -주체라는 개념에 많은 오해가 있다.주체는 인민이 국가와 사회의 주인이라는 말이다.문제는해석이 달랐다는 점이다.김일성은 노동계급과 그 대표인 수령을 주체로 본 집단 이기주의자였고 김정일은 수령만으로 정의한 개인 이기주의자다.나는 인민이 주체라고 생각했고 이는 민주주의 사상과도 같다. 김정일은 사상 최악의 독재자인가? -최악의 독재자로 평가할 수 있다.그러나 역사적으로 더 지독한 독재가 있었는지 여부는 증명할 수 없다.개인의 문제나 평가보다 김정일 집단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mip@
  • 전향제 어떻게 변해왔나

    ‘사상전향제’의 역사적 뿌리는 일제 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1933년 일제가 ‘사법당국 통첩’을 제정,사상범과 독립운동가에게 ‘일왕에 대한 충성서약’을 석방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시작됐다. 해방 이후에는 독재정권에 의해 전향서로 바뀌어 민주화 운동을 억압하는 수단이 됐다. 80년대에는 생활계획서라는 명목의 각서 제출을 요구했다.이처럼 전향서는 사상범에 대한 사면·복권의 주요 판단기준이었다. 사상전향제는 국가가 특정 사상이나 정치적 신념을 강제로 포기하게 한다는 점에서 헌법에 보장된 ‘사상 및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지난 98년 국민의 정부는 사상전향제를 전격 폐지하는 대신 변형된 형태의 ‘준법서약제’를 도입,논란을 초래했다.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는 준법서약제에 대해 ‘헌법적 의무를 확인,서약하는 것에 불과할 뿐 양심의 영역을 건드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준법서약제는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실상 사문화됐다.지난 4월 시국·공안사범 1418명을 사면했으나 준법서약서를 받지 않음으로써 폐지의 단초가 됐다.법무부는 지난 7월 형사정책적인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마침내 준법서약제를 폐지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전향제 관련 사건일지 ●1933년 일제,사법당국 통첩제 도입. ●1945년 사상전향제로 전환. ●1993년 3월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씨 북송 ●1998년 사상전향제 폐지.준법서약제 도입 ●1999년 11월 유엔,국가보안법 단계적 철폐 권고 ●2000년 9월 비전향 장기수 62명 북송 ●2002년 4월 헌법재판소,준법서약제 합헌 결정 ●2003년 4월 준법서약서 없이 1418명 사면 단행 ●2003년 7월7일 준법서약제 폐지
  • ‘주식회사 말聯’ CEO 마하티르 22년만에 은퇴

    사람을 고치던 의사였던 그는 낙후된 조국 말레이시아를 수술하고 싶었다.그에겐 무엇보다 확고한 비전과 열정이 있었다.이 두 가지를 무기로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 22년간 말레이시아의 풍요를 일궈냈다. 아시아에서 선출직 지도자로서는 최장 기간 재임한 마하티르 총리가 31일 퇴임한다.지난 29일 그가 마지막 각료회의를 주재했을 때 일부 각료들은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국민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지만 말레이시아를 살 만한 나라로 만들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는 일본을 모델로 근대화 작업에 매진했다.그의 통치하에 말레이시아는 고무와 주석을 팔던 나라에서 제조업 중심지로,아시아의 신흥 경제강국으로 탈바꿈했다.소득은 3배로 늘었다.때문에 일부에선 신격화에 가까울 정도로 추앙받는다.실제 그의 연설을 기초로 한 ‘총리의 사상’은 국립대 학생들의 필수 과목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독재에는 많은 부작용이 뒤따랐다.국내 안팎에서 정치와 언론을 탄압하고 인권을 억압,사회·정치면에선 후진국으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이 들끓었다.그는 30일 마지막 의회연설에서 너무 많은 자유는 무정부주의를 낳는다는 경고로,자신의 정치철학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제3세계를 대변하는 지도자로 대접받기도 한다.거침없는 독설로 서방세계를 몰아붙이기로 유명했다. 아시아적 가치를 내세우며 선진 서구사회에 기죽지 않는 그의 모습은 일부 아시아인들에게 카타르시스로 작용했다.1997년 금융위기 때 그는 아시아 위기가 조지 소로스와 같은 국제금융투기꾼들의 농간이라고 쏘아붙였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부국들의 음모’라며 코웃음으로 대응했다.최근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밀고당기는 입씨름을 벌여 역시 ‘세계적 독설가’임을 입증했다. 인도계 아버지와 말레이계 어머니 사이의 10남매중 막내로 태어난 마하티르는 1946년 21살의 나이에 통일말레이전국기구(UMNO)에 입당하면서 정치에 첫발을 내디뎠다. 말레이대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7년간 고향에서 개업의로 일했다.그러다 1964년 UMNO 의원에 선출됐으나 5년 뒤 압둘 라흐만 당시총리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토착 말레이계 사회를 무시하는 그의 처사를 비난한 뒤 출당됐다. 1972년 UMNO에 재입당한 그는 2년 뒤 의회 재선에 성공한 뒤 정치적으로 급성장,1978년 UMNO 부총재로 선출됐고 1981년 말레이시아의 4대 총리직에 올랐다. 최근 자신이 독재자라는 비난에 대해 그는 “나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아직 건강할 때 물러나는 독재자”라고 자랑스레 대꾸,마지막 화젯거리를 제공했다. 박상숙기자 alex@
  • 황장엽 방미 / 황장엽씨 인터뷰 “조국땅에서 죽고 싶다”

    미국 방문을 앞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24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동맹을 강화,평화적으로 김정일 독재체제를 민주주의 체제로 바꾸기 위해 힘을 합쳐 나가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김정일 독재체제 민주화 위해 방미” 방미 활동의 목적은. -내 모든 활동의 목적은 김정일 독재체제하에서 신음하는 동포들을 구원하는 데 있다.방미 목적도 예외일 수 없다.독재를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문제는 한 나라 안에서의 문제일 뿐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다. 국제민주역량의 중심에는 미국이 서 있으므로 김정일 독재체제를 반대하는 투쟁도 미국과의 동맹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미국을 방문해 한·미 동맹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동맹을 강화해 평화적으로 김정일 독재체제를 민주주의 체제로 바꾸기 위해 힘을 합쳐 나가는 데 이바지하려고 한다. 미국 망명설과 망명정부 수립설이 나도는데. -일고의 가치도 없는,터무니없는 헛소문이다.대한민국은 나의 조국이고,나는 조국땅에서 죽고 싶다. 일부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난하면서도 김일성 주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나는 어느 개인에 대해 감정을 갖고 지지하거나 숭배한 적이 없다.나의 어떤 사람에 대한 입장은 그의 사상에 대한 입장에 지나지 않는다. ●“귀국후 한총련 만나 대화하고파”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방미저지 결사대를 결성했는데. -순진한 그들을 기만하고 부추기고 선동해 그릇된 방향으로 내몰고 있는 그 배후의 반민족적이고 반인민적 집단에 대해 비열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미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 그들을 만나 진지하게 대화하겠다. 최근 탈북인단체연합회를 결성하고 상임대표를 맡았는데.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을 독재체제에서 구원하고 평화적 통일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인재다. 탈북자들을 매우 아끼고 사랑할 뿐 아니라 그들이 유능하고 믿을 수 있는 애국자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연합
  • 뉴스 플러스 / YS “재신임 투표는 위헌적 행위”

    김영삼 전 대통령은 20일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와 관련,“집권 8개월 만에 재신임이라는 엉뚱한 발상을 하고 있다.”며 “과거 독재정권이 정치공작으로 악용한 국민투표로 재신임을 묻는 것은 위헌적 행위로 탄핵받아 마땅하다.”고 비난했다.그는 이날 저녁 부산 서구 대신동교회에서 열린 구국기도회에 참석,“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소수여당을 내분시키고 코드가 맞지 않는 특정언론을 탄압했으며,국정현안에는 관심이 없고 총선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해서는 “정부가 뒤늦게나마 잘한 것”이라며 “최소한 1개 사단은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정일은 영리한 독재자”NYT매거진 보도

    |뉴욕 연합|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과거에 알려졌던 것처럼 엽색행각을 일삼는 정신이상자가 아니라 매우 영리한 독재자라고 뉴욕 타임스 매거진 최신호(10월19일자)가 보도했다. 매거진은 서울 특파원 출신의 피터 마스 객원기자가 쓴 ‘마지막 황제’라는 장문의 기사에서 김 위원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측근들과의 인터뷰와 이들의 저서 등을 인용하면서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매거진은 김 위원장이 해외방송 등을 통해 국제정세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면서 “대북 포용정책의 지지자들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몰락을 가져올 과정을 시작하리라고 희망하지만 그가 그 정도로 이타적이거나 어리석은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매거진은 또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북한 정권을 종식시키거나 최소한 무력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이 정권은 기대보다 복원력이 강하고 훨씬 더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에 미국의 의도는 매우 관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거진은 “김 위원장의 정권은 과거 한국이나 중국,일본을 지배했던,음모로 둘러싸인 궁정이라고 볼 때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은 준(準)봉건제적인 사회”라는 북한 주재 외교관 출신의 북한 전문가 알렉산더 만수로프 박사의 말을 인용했다. 예전에 서방 언론이 김 위원장에 관해 보도할 때 ‘기쁨조’를 동원한 밤샘 파티 등을 주로 거론한 데 대해 매거진은 “남한이나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술과 여자는 북한 정치문화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매거진은 “김 위원장은 이디 아민 전 우간다 대통령과 같은 미치광이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처럼 피에 굶주린 것도 아니다.”면서 “그는 매우 지적이고 소문처럼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으며 일반에 알려진 것처럼 플레이 보이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 김근태 대표연설 뭘 담았나/“따질건 따지는 여당 될것”

    통합신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16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정치적 여당’임을 선언하면서도 정부 지지 일변도의 과거 여당과 달리 정책별로 시시비비를 분명히 했다.정책 대안도 제시하는 등 정부공격 일변도의 야당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신당의 새 정치 이미지 제고에 초점을 맞추었다. ●“386참모 바꿔라” 김 대표는 ‘재신임 뒤,국정쇄신’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국운영 방침에 대해 “당장 쇄신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재신임 이후로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표연설 뒤,“국정쇄신에 대해선 신기남·정장선 의원,특히 송영길 의원의 ‘압력’이 가장 심했다.”면서 “당론이 아닌 일부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그러면서도 “대통령과 청와대의 긍정적 반응을 기대한다.”면서 “대통령은 국정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진단하고,그에 기초해 국민에 대한 보고안과 개편안까지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취임 1년도 채 안돼 대통령 스스로 재신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된 데에는청와대내 386 참모진과 내각 일부의 대통령 보좌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이들의 퇴진을 사실상 요구한 셈이다. 참여정부가 국정원과 검찰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준 것을 높이 평가한 김 대표는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에 대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정부 당국자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지속된다면 대통령은 준엄하게 질책하고 징계해야 한다.”고 파병 반대론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그는 기자들에게 “이라크 문제가 최대의 딜레마였다.”면서 “소신을 당 대표 연설에 담을 수 없어 고민했는데 원고 마무리를 맡은 임종석 의원이 탈출구를 만들어 줬다.”고 털어 놓았다. ●“新3당 야합에 맞설것” 재신임 투표 성사를 위한 정치공세도 빠뜨리지 않았다.국민투표 실시주장에서 탄핵으로 입장을 바꾼 한나라당과 국민투표 자체를 부정하는 민주당,내각제 개헌을 들먹이는 자민련의 공조 움직임을 ‘반(反)민주연합’이라고 비판하며 이같은 ‘제2의 3당 야합’으로 의회독재가 탄생하면 강력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정치권을 냉전수구세력과 평화개혁세력간의 양자구도로 만들어 신당의 위상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부정부패 척결과 정치개혁도 강도높게 주문했다.특히 집단적 양심고백을 통해 국민들에게 정치개혁 약속을 하자며 ‘정치자금에 대한 특별법’제정 방침과 ‘선거법 지키기 대국민 약속’선언동참을 야당에 제의했다.지구당 폐지,중앙당 축소,원내정책정당화,상향식 공천 의무화,1인 2표의 정당명부식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정치개혁방안으로 제시했다. 경제회생책도 제시했다.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을 벌이자며 1가구 다주택은 시가총액이 일정금액을 넘으면 강력한 누진세율 적용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무주택자 우선분양제 전면 추진,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적자재정 편성도 요구했다.적자재정 편성은 민주당의 정강·정책을 대부분 승계한다는 신당정책중 가장 바뀐 대목이다. ●“거기나 잘해” 민주 야유 앞장 김 대표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비판하는 순간,“대통령이 발목을 잡았지 누가 잡아.” “거기나 잘해.”라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정균환 원내총무는 연설 시작 5분 만에 자리를 떴으나,한나라당은 최병렬 대표와 홍사덕 원내총무 등 지도부가 끝까지 경청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재신임’ 정국 / 최병렬대표 맹공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4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진보 독재’‘술수’‘눈속임수’ 등의 표현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했다. 노무현 정권의 지난 8개월에 대해서는 “후진적 사고와 분열적 리더십,독선과 편견,국정경험의 일천함과 무능력에,오기와 독선으로 일관해” 위기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물류대란·교육행정정보시스템 혼란·1차 이라크 파병·부동산 가격 폭등·새만금 사업·위도 핵폐기장 처리과정 등을 거론하며 “이 정부가 보여준 것은 무능과 무소신”이라고 비판했다.“일관성은 물론 제대로된 원칙이나 기준도 없었고,있다면 비판적 언론사에 대한 일관된 적대감과 코드인사에서 보여준 편협함뿐이었다.”고 혹평했다. 나아가 “민생과 경제·외교·안보 등은 모두 지리멸렬,뒤죽박죽”이라면서 “모든 현상에 ‘최악’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시중에는 대통령과 정권 이야기만 나오면 ‘막말’이 터져나온다.”고도 전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계승보다는 부정과 단절을 택했으며,대안과 비전도 없이 기존질서와 가치는 ‘무조건 잘못됐다.’는 파괴적 행태를 보였다.”고 목청을 높였다.“자신의 동업자이면 불법 비리를 저질러도 괜찮고,자기편이 아니면 반개혁 세력으로 몰아붙였다.”고 부연했다. 신당 문제에 대해서는 “상황의 유불리만 재려 하지 말라.”면서 “진보세력이면 진보세력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행정수도는 “사실상 이미 후보지가 결정됐음에도 총선 때문에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은 매우 부도덕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대선 때의 돼지저금통은 “모두 사기”라고 규정했다.불안정한 오늘의 한·미관계는 “‘반미면 어떠냐.’는 대통령의 사고가 초래한 것”이며 “대통령이 무책임하게 ‘자주국방’을 외쳐 결국 내년 예산에 역대 가장 많은 군사비 증액만 초래했다.”고 힐난했다. 최 대표는 ‘대통령 한 사람이 바로 서면 다른 것은 저절로 된다.’는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을 귀담아 들으라는 충고를 곁들였다. 이지운기자 jj@
  • 盧대통령 시정연설 / 민주 반응

    민주당은 13일 노무현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용에 대해 “국정혼선에 대한 진지한 자성없이 변명과 책임전가로 일관했다.”고 혹평했다.특히 노 대통령이 제안한 ‘12월15일 재신임 국민투표’에 대해서는 “위헌적 발상이며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책임론 실종… 노 대통령 변명 일관” 박상천 대표는 “국정 혼란과 측근 비리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은 실종되고 책임전가와 정계개편 의도만 엿보였다.”면서 “정치는 국회에,사회는 언론에,경제는 전 정부의 탓이라고 일관되게 비판한 것은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표는 재신임 국민투표와 관련,“법에 없는 일을 정치적으로 할 수 있다는 발상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는 국민투표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만큼 국회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국회 차원의 공론화 대상은 대통령 측근 비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발동 및 특검제 도입 여부,재신임 국민투표의 위헌 여부,합법적인 범위에서의 재신임 방법과 시기,대통령제 보완을 위한 개헌 가능성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대통령은 (재신임 발표에 앞서)최도술 사건의 진상에 대한 고해성사부터 해야 한다.”면서 “만약 고해성사가 없을 경우 국정조사를 실시하고,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진상을 가려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정균환 총무는 “자꾸 말이 왔다 갔다 하니까 쉽게 종잡을 수 없어 더 기다려 봐야겠다.”면서 “시정연설에서도 최도술씨 문제로 인한 도덕적 상처 때문에 재신임을 제안했다고 했다가,정치권 전반에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하는 등 혼란스럽기 이를 데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최도술의혹 국조·특검을” 추미애 의원은 “최도술씨 사건에 대해 가슴 아프다는 듯한 표현을 했는데 안희정씨 사건은 ‘동지니까 봐달라.’고 했고,이기명씨 사건 때는 절절한 애정이 담긴 편지를 보낸 것과 유사하다.”면서 “대통령도 ‘모른다 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 내용이 뭔지,헌정을 흔들 만한 사건인지 아무런 답이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나폴레옹은 황제 등극을 위해,히틀러는 나치 독재를 위해,박정희는 유신체제를 연장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활용했다.”면서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위해 헌법의 확대해석을 요구한 것 자체가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盧대통령 ‘재신임’ 선언 / 헌법 학자들의 국민투표 견해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재신임 문제에 헌법학자들의 견해는 ‘국민투표 불가’가 다수설이다.대통령의 재신임 여부가 국민투표의 요건을 규정한 헌법 제72조의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포함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특히 정책투표와 달리 신임투표는 독재를 옹호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사례가 많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견해를 제기했다.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반면 일부 헌법학자들은 국민투표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대통령의 재신임 여부가 국민투표의 요건을 규정한 헌법 제72조의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헌법기관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은 국민투표가 적절하며 여론조사는 대통령의 진퇴를 묻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한편 대다수의 학자들은 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국민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는 적절치 않은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장영수 고려대교수 노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는 발언을 했는지 알 수 없다.경솔하다는 생각이 든다.우리나라는 대통령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법적 절차가 없다. 국민투표는 법이나 제도의 도입 여부를 국민에게 묻는 정책투표가 있고 특정인의 신임을 묻는 신임투표가 있다.그러나 일반적으로 신임투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신임투표는 독재를 옹호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을 국민의 뜻을 담보로 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악용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대통령의 신임 여부는 묻는 것이 국가 안위에 관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된다.72조에 신임투표가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여론조사 방식을 신임투표로 볼 수는 없다. 국민이 대통령을 임명한다.여론조사는 대상이나 방법,어떤 기관이 하느냐 등 제한적인 요소가 많고 정당성과 효력에 대한 논란도 있을 수밖에 없다.대신에 헌법 개정안이나 국가 안위에 관한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쳐 그 결과를 재신임의 결과로 받아들일 수는 있다. ●허영 명지대 석좌교수 헌법상 대통령의 진퇴 문제는 국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의 사례와 같이 정책과 연계해 국민투표에 회부하고 국민이 거부할 경우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으로 사퇴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방안도 정치적 악용 가능성이 높다.노 대통령이 이라크 추가파병 정책을 국민투표에 상정해 이를 거부하면 불신임,찬성하면 신임이라고 판단하면 그 결과로 노 대통령의 신임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만약 대통령이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여론을 수렴해 보고 스스로 백기를 들고 ‘더 이상 못하겠다.’며 자진 사임하는 것은 헌법에 저촉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강원택 숭실대 정외과 교수 대통령제는 내각제와 달리 대통령 임기가 보장돼 있고,중간평가는 선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임기안정을 본인 스스로 문제삼는 것은 참으로 대책이 없다. 프랑스 드골 대통령이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쳐 거취를 논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측근 문제를 놓고 재신임을 묻는 것은 취임 1년도 안 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문제가 있다.누구라도 정치자금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번 최도술씨 건을 사죄하고 제도를 바꾸자고 나서야 옳다. 재신임 문제로 앞으로 몇 달 국정표류가 계속되고 만약 다시 선거를 치른다면 또 몇 달을 끌어야 하는데 경제마저 어려운 상황에서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대통령은 제도화된 통로,즉 정당을 통해 지지기반을 확보하지 않고 자꾸 정당을 버리고 쪼개 왔는데 이번 일도 치밀한 계산이 있다기보다는 다소 성급한 개인적 성격에 기인하는 측면이 엿보인다. ●김일환 성균관대 교수 노 대통령이 너무 앞서 나가는 말을 한 것 같다.우선 노 대통령이 법적으로 재신임을 묻는 것인지 정치적으로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인지 판단해 봐야 한다. 재신임 여부가 국민투표를 물을 수 있는 요건에 해당하는지는 이견이 있다.현실적으로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회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만큼 대통령의 재량이다. 국민투표로 불신임되면 법적 구속력이 있어 사임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나 저항권 발동 등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본다. 국민투표 방식이 아니라면 여론조사 등을 통해 국민의 의사를 물을 수도 있다.여론조사는 불신임이 나와도 법적인 구속력을 가질 수 없으며 정치적 구속력만 있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 헌법 제72조에 규정된 국민투표 요건이 추상적인 만큼 대통령의 신임을 묻기 위한 국민투표는 가능하다고 해석될 수 있다.헌법기관인 대통령의 거취 문제가 국가의 안위에 관한 중요한 일로 노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을 한다면 대통령이 자신의 재량으로 국민투표 부의권을 행사할 수 있다. 헌법으로 대통령의 임기가 보장된 만큼 여론조사로 헌법기관이 대통령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적 제스처에 불과하며 법적 효력이 없다고 본다.국민투표 요건도 마찬가지다.불신임 결과일 경우라도 대통령직 수행을 중단할 강제력은 없다고 판단된다. 노 대통령의 재신임 의사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할 말은 아니다.탄핵소추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이상 대통령직 수행은 국민에 대한 의무이다. ●김효전 동아대 교수 대통령에 대한 신임을 묻는 행위는 헌법에 규정된 국가안보 등에 관한 것으로 판단,국민투표가 가능하다고 본다.1975년 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자신의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를 한 적이 있다.박 전 대통령은 당시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다른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으며 사임을 전제하지는 않았다. 프랑스의 경우 드골 대통령이 1969년에 지방정부 개혁 정책을 국민투표를 회부했으나 부결되자 자신을 불신임한 것으로 간주,사임한 사례가 있다. 국민투표는 결과를 대통령이 지키지 않아도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도덕적 문제일 뿐이다.여론조사는 헌법을 왜곡하는 것이다.노 대통령은 여론으로 당선된 것이 아니라 국민투표로 당선됐다. 안동환 박정경 홍지민기자 sunstory@
  • 해외 민주인사 좌담회 / “조국 찾게해준 정부… 민주화 느껴”

    해외에서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해온 해외민주인사 50여명이 지난 22일 수십년 만에 고국땅을 밟은 지 벌써 열흘이 다돼간다.이들은 그동안 5·18광주민중항쟁 유적지와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을 찾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대한매일은 30일 이들 가운데 선우학원(85)미국 조국통일 범민족연합 자문위원,이행우(72)자주민주통일 미주연합 의장,진 매튜(한국명 마태진·70)선교사 등 3명의 좌담을 마련,이들의 소회 및 우리 사회에 대한 진단 등을 들어봤다. ●‘뒷골목’ 없어져 유감 마태진 선교사 오랜만에 한국에 왔더니 국제공항이 인천으로 옮겨져 있어 깜짝 놀랐다.한국이 그동안 많이 발전했지만 유감스런 점도 있다.‘뒷골목’을 좋아해 작은 음식점과 찻집 등을 찾아다녔는데 모두 없어지고 큰 건물만 들어섰다.과거보다 서울의 공기가 깨끗해져 좋다. 선우학원 자문위원 그렇다.30여년 만에 오니 한국이 완전 딴 세상이다.고층빌딩이 미국보다 더 굉장하다.자동차도 너무 많아 어딜가나 길이 막히는 걸 보며 놀랐다. 이행우 의장 사회가 민주화가 됐다는것을 느꼈다.한국이 변하지 않았다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도 생기지 못했을 것이고 해외인사 초청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선우학원 한국의 군사독재는 노태우 전 대통령 때 모두 끝나고 민주화가 됐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지난 국민의 정부와 현 참여정부에도 실망했다.30여년 동안 한국에 오지 못했다.국가보안법이 아직도 없어지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민주사회에서 국가보안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시민단체 활동 인상적 마태진 과거보다 민주적으로 발전했지만,완전한 민주주의는 아니다.물론 ‘조작되지 않은 민주주의’까지 기대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지난 주말 미 스트라이커 부대 항의방문 구속자 석방을 위한 촛불시위에 참여해 보니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라면 정당한 주장을 한 학생들을 잡아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행우 건축물은 잘 지어졌고 시민의 질서의식도 좋아졌다.그러나 한국민의 급한 성질은 여전한 것 같다.그러다 보니 민주주의도 금방 이루려고 하는데 미국만 보더라도 민주주의를 완성하는데 수백년이 걸렸다.이를 테면 노무현 정권이 출범한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평가가 너무 급한 것 같다.정치권이 발전하는 속도는 느리지만 수많은 시민단체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선우학원 한국은 50년 동안 미국과 주종관계였다고 볼 수 있다.이제는 한국이 독립 주권국가의 행세를 해야 한다.이는 남북이 합해져야 가능하다.우리끼리 만나서 독립국가 행세를 해야 한다.그러지 않고는 통일도 요원한 문제다. 이행우 남북이 아무리 잘 한다 하더라도 결국 미국의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어렵다.미국의 정책을 변경하고 통일로 가는 정책을 펼 수 있게 하려면 남북이 가까워져야 한다.지금 잘 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20여년 전만 해도 미국 국회나 국무성 사람들을 만나 미군 철수 문제를 말하면 “언젠가는 주한 미군이 철수하겠지만 한국 사람들이 아무 말 안 하고 있는데 여기 있는 동포들이 말한다고 가능하냐.”고 웃었다.그러나 요즘은 한국에서도 주한미군 철수를 말하지 않나.우리가 통일을 하려면 우선 남북이 가까워져야 한다.북이 미국을 상대하는 이유는 어차피 남쪽을 상대로 회담을 해 봤자 안 되기 때문이다.어떤 사람들은 “우리끼리 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지만 그것은 한·미 관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오는 말이다. ●남과 북 연결 열차에 감동 마태진 북은 미국에 불가침조약과 경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이 부분이 이루어지면 남북 관계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다.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생각이 없다면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미국이 남북 관계에서 한 측면으로 빠지고 남북 사이에 체육·사회·과학 등 전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가 있을 때 남북 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지난주 도라산역에서 남과 북을 연결하는 열차를 보고 감명을 받았다. 이행우 미국의 정책이 한반도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재미동포보다 미국 사람이 많이 참여해야 한다.지난 7월 24일 미국인을 중심으로 한·미 관계를 연구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한국 사회에서 반미 목소리가 높지만 일반 미국 시민 가운데는 선량한 사람이 많다.일반 미국인은 정확한 사실을 잘 모르고 있을 뿐이다. ●미국 민간인 중심의 대북활동도 중요 선우학원 과거 미국인 38명이 참여한 ‘American Community on Korea’라는 단체를 조직했다.여기에는 존 스완리 감리교 신학대 교수와 하던 램즈클락 전 미 법무장관,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등 유명 인사들이 참여했다.이들은 지난 98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설득해 평양에 보냈다.그때 김일성 전 주석으로부터 “우리는 미국과 친선관계를 맺고 평화를 원한다.”는 말을 듣고 클린턴에게 연락해 북에 대한 모종의 작전이 중단됐다.미국인 중심의 운동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지금도 지미 카터는 “분단 책임은 미국에 있으니 남북이 가까워지는 책임도 미국에 있다.”고 말하곤 한다.그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게 중요하다. 마태진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자체가 전쟁을 방지한다.대단히 중요한 사실이다.그러나 통일 문제는 한국인들 스스로 풀어나가야 한다. 이행우 한국 사람들은 ‘나 아니면 적’이라는 식의 흑백 논리에 잘 빠진다.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상대를 존경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애족·애민에 서툰 한국인 선우학원 평생 독립운동을 해 왔다.독립운동의 기본 자세는 애국·애족 운동이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애국은 잘하지만 애족·애민 운동에는 서투르다.애족·애민 운동은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나와 내 가족만 잘 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한국 정치를 보면 서로 돕는 게 아니라 당파 싸움에 치중하고 있다.그러면 정치가 바로 되지 않는다.분명히 개혁돼야 한다. 마태진 부정적 느낌을 받은 것은 한국 사회가 개인적 부의 축적에 몰입하고 있다는 것이다.정치가 돈에 좌우되는 실정이 안타깝다. ●송 교수 문제에 충격 선우학원 송두율 교수가 노동당에 입당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미국과 독일의 환경이 다르긴 하지만 송 교수가 왜 입국했는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행우 송 교수는 주로 학자로서 활동했지 민주화 운동에 그리 큰 역할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문제가 커지는 지 모르겠다.해외 민주화 운동 진영의 입지가 좁아질 것 같아 안타깝다. 정리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 ■좌담 참석자 면면 선우학원 美조국통일범민족연합 자문위원 선우학원(鮮于學源·85·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씨는 현재 미국 조국통일 범민족연합 자문위원과 해외 한인학자 통일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선우씨는 1973년 당시 뉴욕시립대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던 중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을 계기로 한국 민주화운동과 인연을 맺었다.그 뒤 1981년 워싱턴에서 재미학자와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민족통일 심포지엄’을 만들면서 통일운동에 뛰어들었다.그는 같은 해 12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한과 해외 기독인과의 대화’라는 모임을 조직,북한에 교회를 설립하고 북한의 기독교계와 정부인사들을 미국에 초청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30년 만에 고국땅을 밟았다. 이행우 자주민주통일 미주연합 의장 이행우(李行雨·72·미국 필라델피아 거주)씨는 1968년 미국에 건너간 뒤 1980년 미국내 평화운동가 모임인 ‘미국친우봉사회’를 조직,한국의 민주화를 호소하는 활동을 벌였다.같은 해 미국 민간단체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고,1982년 남·북 통일운동가들의 만남을 주선했다.1970년대부터 국내 민주화운동 인사들의 가족을 돕는 ‘한국 수난자 가족돕기회’를 꾸려 모금운동을 펼치고 ‘우리나라를 돕는 미국인 모임’(Korea Support Network)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현재 자주민주통일 미주연합 의장과 미주동포전국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마태진 미국인 선교사 마태진(본명 진 매튜·Gene Eldred Matthews·70·미국 아이오와 거주)씨는 미국인 선교사로 1956년부터 40년 남짓 국내에서 선교활동을 펼쳤다.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삼선개헌을 발표한 뒤 수많은 기독교 관련인사들이 곤욕을 치를 때 국내 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당시 한국에 있던 선교사와 외국기자,천주교인 등이 매주 월요일에 모여 국내 민주화운동을 위해 활동한 모임인 ‘먼데이 나잇 그룹’(월요기도회)을 만들었다.특히 1974년 북한의 지령으로 학생시위를 배후 조종하고 국가전복을 기도했다는 혐의로 8명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진 뒤 20여시간 만에 형이 집행됐던 ‘인민혁명당 재건위’사건에 깊이 관여했다.당시 제임스 시노트(74)신부와 함께 서대문형무소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고 희생자들을 위한 장례미사를 주도했다. 구혜영 이두걸기자 douzirl@
  • 이라크파병 지상논쟁 / 전문가 6인 5대 핵심 쟁점 점검

    보내야 하나,보내지 말아야 하나.최선의 국익은 무엇인가.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찬반 논쟁이 격화일로다.오는 24일 이라크 현지 조사단 출국 등 파병에 대한 결단의 시간은 가까워지고 있지만 득실을 판단할 정보를 쥔 정부나 정치권은 아직까지 국민들에게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파병 찬성론에 선 이서항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류길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목진휴 국민대 교수와 반대론에 선 김재홍 경기대 교수,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로부터 핵심 논란사항에 대한 의견을 들어 서면대담 형식으로 정리했다. 1.美 이라크戰 정당성 논란 ●김재홍 이라크전은 미국의 입맛에 맞는 정권 수립을 위한 일방적인 침략 전쟁이다.석유자원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전략도 배경이 됐다.미국이 내세운 전쟁 명분은 거의 거짓으로 드러났다.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전쟁을 위한 각종 정보 왜곡 등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서항 후세인 정권의 교체가 가장 큰 목적이고,석유자원 문제도한몫 했다고 본다.그렇다고 일각의 주장처럼 미국의 일방적인 침략전쟁으로 규정하기는 곤란하다.9·11테러 이후 새로운 국제 관습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도 이해해야 한다. ●목진휴 테러에 대한 응징이다.물론 9·11 테러가 없었다면 이라크전쟁은 없었을 것이다. ●정욱식 기본적으로 제2의 산유국인 이라크를 손안에 넣어 석유시장을 통제하고 친미 정권을 수립하려는 것이다.후세인 독재라는 ‘악’이 미국의 식민통치라는 더 큰 악으로 대치된 것에 다름아니다. 2.전투병 파병 국익 득실 ●정욱식 전투병을 파병하면 미국의 이라크 점령 계획에 우리가 일조하는 것이 되고,이는 세계 평화의 위협적 존재인 미 신보수주의자들의 재기에 기여하는 어이없는 결과로 이어진다.안보의 가장 큰 목적은 국민의 생명 보호다.한국의 젊은이들을 사지로 보내는 것은 안보의 가장 큰 원칙을 무시한 것이다.국가와 기성세대 스스로가 ‘정의’를 저버림으로써 미래 세대의 가치관 혼란을 가중시키고 이는 유무형의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게 된다. ●백학순 장기적으로 실(失)이 많을 수밖에 없다.사상자가 늘면서 수렁에서 발을 뺄 수도 없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극단적으로 말해 미국의 대리인 또는 용병으로 가는 우리 군대의 활동과 실체가 아랍권에 두드러지게 되고 이렇게 되면 아랍권 전체와 우리 한국이 종교·문화적으로 대치하는 양상이 된다.명분없는 전쟁 뒤치다꺼리에 무슨 득이 있겠는가. ●김재홍 파병의 명분으로 한·미동맹을 들고 있는데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직접적인 외세의 공격을 받았을 때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경우가 다르다.파병을 하지 않는 것이 상호방위조약의 취지를 살리는 것이다. ●이서항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 관계이다.동맹이라하면 필요할 때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류길재 굳건한 동맹관계없이는 한국이 국제사회에 존재할 수 없다.싫든 좋든 파병은 불가피한 상황이다.파병 반대론자들은 한·미동맹 관계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또 파병시 중동국가들과의 향후 관계를 우려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국제정치를 모르는사람들의 생각이다.시간이 지나면 관계는 복원된다. ●목진휴 한·미동맹관계와 함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보내야 한다.전후 복구 과정에서 적극 관여할 수 있을 것이다.이런 부분들은 국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일각에선 ‘침략전쟁’ 운운하는데 어차피 전쟁 이후 치안 문제를 논하면서 국가간의 도덕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3.파병하지 않을 경우 전망 ●이서항 한반도 안보의 가장 중요한 축인 한·미동맹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하루 아침에 동맹관계가 없어지거나 무효화되지는 않겠지만 관계는 점차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김재홍 일각에서는 미국의 파병 요청을 우리가 거부할 경우 양국 관계가 매우 껄끄러워질 것이라고 한다.하지만 양국간의 관계가 이 문제 하나로 모든 것이 헝클어질 만큼 단순한 관계는 아니다. 미국도 파병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 등 다른 한반도 관련 현안들과 연계하지 않는다고 밝히지 않았는가. ●목진휴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당장 부시가 재집권할 경우 우리 정부에 대한 엄청난 압박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경제적인 분야가 하나고,또하나는 북한핵 문제가 될 것이다. ●류길재 미국 행정부가 한반도 정책을 변화시키고 싶어하는 만큼 파병을 거부할 경우 이를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미국과의 군사적인 관계가 변질될 수밖에 없다.미국은 한반도 정책을 미국의 국가 이익에 맞게 자의적으로 집행할 것이다. ●정욱식 중요한 것은 주권국가로서 국제평화와 이라크 사태 종결,국익의 관점에서 정책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가장 중대한 문제는 미국에 대한 심리적 종속과 근거없는 불안감이다.한국은 50년 전과 정치 경제 군사 분야에서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4.베트남전과 상황 비교 ●이서항 베트남전과 맞비교는 곤란하다.베트남의 경우 게릴라전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던 반면,현재의 이라크는 공식적으로 전쟁이 끝난 상황이다.얼핏 보기에 파견의 형식이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유사성을 띠고 있지만,상황은 그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류길재 여건으로 관찰하자면 지금은 베트남전 당시보다도 파병여건이 더 나쁘다고도 볼수 있다.당시는 돈을 받고 파병했다.경제적 이득을 꾀하고자 하는 배경도 있었던 것이다.지금은 거의 유일한 이유가 미국과의 동맹관계 때문이다. ●목진휴 일단 파병이 이뤄졌을 경우 현지에서 빨리 철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점은 비슷하다.또 이라크 국민들이 과거 월맹처럼 대응한다면 상황은 정말 유사해질 수도 있다.하지만 후세인 독재정치가 끝나고 후세인이 제거된다면 상황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본다. ●백학순 베트남전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다.베트남은 민족주의와 이념이 뒤섞인 전쟁이다.이번 이라크전의 경우 이라크인들의 입장에선 종교 전쟁이다.선과 악의 전쟁인 것이다.미국을 악으로 보는데,미국의 대리자로 나선 우리 군을 어떻게 보겠느냐.베트남전 못지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미 국민들도 이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부시 대통령이 지난 7일 의회에 이라크 비용 870억달러를 요구하는 연설을 한 그 다음날 이라크 전쟁에 대한 냉소적인 반응들이쏟아져 나왔다. ●김재홍 베트남전때는 양국이 처음부터 파병을 놓고 협상이 있었다.파병 조건과 비용 부담 등 모든 조건을 따졌다.하지만 지금은 동맹만 내세우면서 파병을 요구하고 있다.이는 절차적으로도 앞뒤가 안 맞는다. 5.파병여부 결정시 고려사항 ●김재홍 국내에서 거세지고 있는 파병 반대 여론을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적극 활용해야 한다.국회와 언론 등이 바로 그런 기능을 할 수 있다.따라서 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파병 지지 시사 발언은 정부간 협상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본다.파병을 하더라도 유엔의 모자를 반드시 써야 하고,비용 역시 유엔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는 것도 전략적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백학순 파병은 반대한다.하지만 파병을 쉽게 거부할 수 없는 게 우리 입장이란 것도 인정한다.문제는 협상이다.정부는 북한 핵문제와 연계시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안된다.한·미동맹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다.미국은 우리의 파병 여부와 상관없이 협상을 통한 대화 해결로 북핵정책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정부는 대신,파병 규모,재정 분담 문제,그리고 향후 주한 미군의 주둔 비용 등을 협상테이블에 올려야 할 것이다. ●정욱식 ‘편협한 국익론’에 앞서 ‘이라크 비극의 해소’ 관점에서 봐야 한다.이라크인들의 고통을 덜면서도 한·미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 모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미국이 강조하는 ‘치안유지’나 ‘테러세력 척결’과는 다른,전후 복구 역할에 중점을 둬 ‘이라크 전후 복구 지원단’을 구성해 식수와 의약품을 지원하고 상하수도,병원,학교,전기시설,도로 등을 재건하는데 주력하자.이라크인에게 환영을 받으면서도 한·미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서항 파병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꽤 많다.현재 한·미 당국간에 협상중인 미2사단 이전 등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도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또 파병부대 주둔지 선정문제,배속부대와의 지휘권 문제 등 미세한 문제까지 우리측에 최대한 유리하도록 적극 협상을 해야 한다.이런 협상을 위해서는 가급적 신속한 결정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 김수정 조승진기자 crystal@
  • [사설] 민주인사 입국 허용 취지 살려야

    암울했던 군사독재 시절 해외에서 민주화 또는 반정부 활동을 펼치다가 친북 및 반체제 인사로 분류돼 국내 입국이 사실상 봉쇄됐던 인사들이 어제 30여년 만에 고국의 땅을 밟았다.지금까지 입국에 족쇄로 작용했던 ‘준법서약서’를 폐지키로 방침이 정해진 데다,남북 화해 등 시대 상황 변화와 국내 관련단체의 끈질긴 요청이 거둔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아직도 분단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해외 민주화 운동에 대해 보수와 혁신 양측 진영으로부터 엇갈린 평가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참여정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조건없는 귀국’을 허용한 것은 미래지향적인 결단이라고 평가된다. 하지만 우리는 해외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히는 재독 철학자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교수와 재독 통일운동가 김용무씨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실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공안당국으로서는 귀국 허용이라는 정치적 조치와는 별개로 최소한의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혐의 사실 확인 절차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이해된다.송 교수가 체포영장 발부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정대로 귀국해 조사에 응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인식에 조율이 이뤄졌던 것으로 풀이된다.어쨌든 해외 민주인사 귀국 허용이라는 취지를 살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보수층 일각에서는 송 교수 등에 대해 과거 냉전시대의 잣대로 재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이는 미전향 장기수까지 북으로 돌려보낸 시대 추세와 어긋날 뿐 아니라 이들의 귀국 허용이라는 취지와도 맞지 않다.우리는 이번 행사를 해외 민주화 운동에 대한 합당한 자리매김을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그래야만 국내외 통일 역량을 결집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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