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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미국언론의 한국때리기/임춘웅 언론인

    미국 언론의 한국 때리기가 요즘 들어 부쩍 잦아지고 있다.내용도 거칠고 생경하다.얼마전엔 미국의 한 방송사가 민망스러운 한국인비하 방송을 해서 항의를 받은 일도 있지만 최근에는 뉴욕 타임스 등 미국의 권위지들까지 나서서 한국 때리기를 하고 있다. 90년대초 미국언론의 일본 때리기를 연상시켜 기분이 언짢다.그때는 일본경제가 승승장구하여 일본의 ‘미국사재기’가 한창이던 때여서 실제로 미국인들 사이에 경제적 위기감이 적지 않았던 시기였다.신문,방송은 물론 영화까지 일본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때 나왔던 할리우드 영화 ‘떠오르는 태양’은 한국에서도 상영됐었는데 그 영화에서 일본인은 비열하고 못된 짓만 골라 하는 악한으로 등장한다.어떻든 일본 때리기는 그런 대로 이해가 가는 구석이 있었으나 요즘 미국의 한국 때리기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원인을 굳이 따지자면 최근 대북한 정책에서 한국이 미국의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고 눈치 없이 가끔 엉뚱한 짓(미국의 눈에는)을 하고 있다는 정도인데 그런 것이라면 미국이 한국의 말귀를 알아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한달여전 뉴욕타임스지에 실린 기사를 예로 들어보자.‘2개의 한국이 미국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제목부터가 매우 선정적인 이 기사는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부시행정부의 노력을 소리없이 무시하면서 2개의 한국이 데탕트의 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했다.그런데 많은 한국사람들은 부시정부가 왜 북한을 고립시켜야 하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고립시키지만 않는다면 핵이며,대량살상 무기를 모두 포기하겠다고 이미 공언해두고 있다.미국의 북한 고립화정책이 북한을 엇나가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것은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이른바 전쟁억지 정책이다.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남북이 “데탕트의 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면 미국은 환영해 마지않아야 할 일이다.미국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남북이 데탕트를 하고 있다면 그것은 한반도에 평화가 유지된다는 얘긴데 그것이 오히려 한국 때리기의 빌미가 된다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신문은 이어 아테네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남북이 ‘통일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것을 남북이 데탕트의 절정에 이른 증거로 제시했는데 남북은 4년전 시드니올림픽때도 공동입장했었다.이 신문은 또 국제사회는 북한을 강제노동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는 독재국가로 인식하고 있지만 한국은 북한의 ‘악한정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북한의 국민들이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북한의 인권상황이 몹시 열악하다는 것을 모르는 한국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에 있는 남북관계에서 인권문제를 따지고 들면 ‘화해·협력’이 될 리 없기 때문에 거론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핵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핵문제 하나도 버거운데 인권문제까지 끼워넣으면 협상이 어렵게 되겠기에 한국은 최근 미국하원이 통과시킨 ‘북한인권 법안’이 핵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기보다 장애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미국이 냉전을 성공적으로 종식시키고 유일 초강대국이 된 이후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불안정해 보이고 스스로 이성적이지도 않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한·미관계도 과거 냉전시대의 시각으로 보아서는 곤란하다.예전처럼 한·미관계가 미국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시비하고 불편해 하면 그것은 미국의 협량(狹量)이다. 한·미관계도 이제는 ‘혈맹’에서 ‘좋은 이웃’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미국은 한국 없는 대북정책은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동시에 한국은 비록 남북문제라고 해도 미국 없이는 통일노력도,통일이 된 이후에도 안전치 못하다는 계산을 해둘 필요가 있다.그것이 새로운 한·미관계의 길일 것이다. 임춘웅 언론인
  • 초선같은 3선·노련한 초선

    17대 국회에서,선수(選數)가 헷갈리는 의원들은 한둘이 아니다. 당내 영향력과 활동 영역,계보 등을 감안하면 3선 이상의 중진이 아닌가 싶은 초선이 적지 않다.첫 등원한 ‘초보’답지 않게 중량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주로 비례대표들이다. 반면 젊은 나이에 중진 반열에 들거나 신입생같은 열정과 패기로,또는 무모하다 싶을 만큼 튀는 언행 등으로 초선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 정도의 3선 의원들도 없지 않다. 때로는 신입생의 ‘신선함’을 유지하기도 하고,때로는 초보처럼 미숙함을 드러내기도 한다.이들은 모두 지역구 의원이다. ●침신함·미숙함 다보여 3선 이상의 중진이 많은 한나라당에 몰려 있다.수도권의 ‘탄핵풍’을 넘어섰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나라당 남경필(경기 수원 팔달·39) 원내 수석부대표는 내리 3선이지만 아직 30대다. 원내 부대표를 맡은 뒤 “나도 늙었다.”고 농담하지만 당내 개혁 소장파 그룹의 주요 멤버다. 정형화된 감색 정장보다는 브라운 계열의 캐주얼한 의상을 즐긴다. 미혼으로 44세인 같은당 김영선 최고위원은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3위에 오른 이변을 낳았다. 김 의원은 “앵벌이로 표를 모았다.”고 전당대회 전날 의원과 대의원들에게 열정적으로 ‘구애’한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전당대회장에서 각본도 없이 대형 태극기를 휘둘러댔던 일은 두고두고 얘깃거리다.17대 경기 고양 일산을에서 당선됐으나,15·16대를 비례대표로 활동해 아직도 정치 신인같다. 한나라당이 과반 야당이던 16대 때 사무총장을 지낸 이재오 의원은 최근 박근혜 대표에게 “유신독재를 사과하라.”며 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홍준표 의원 등 비주류 인사들이 박 대표와 관계 개선에 들어갔지만,그는 변함이 없다.국가보안법·사형제 폐지 등 일부 정책현안을 놓고는 오히려 열린우리당측과 ‘코드’가 비슷하다.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은 ‘초선같은 3선’의 최연장자.지난 17대 대선때 유시민 의원과 함께 개혁당을 이끌었다. 17대 여·야 386세대 의원들을 규합해 ‘이라크 파병반대’‘사형제 폐지’ 등을 전개하고 있다. 같은당 이석현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았지만,미혼에 앳되어보이는 얼굴로 ‘초선’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일부 정치모임 주도 열린우리당 김혁규(65) 의원.경남도지사 출신으로 참여정부 2대 총리후보 물망에 올랐다. 당내 ‘김혁규 사단’을 꾸려 이시종 의원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출신의 국회의원 20여명과 함께한다. 한나라당 박세일(56) 의원은 여의도 연구소 소장 내정자로 박근혜 대표의 자문을 맡고 있다. 부소장에 내정된 박형준·박재완 의원과,원희룡 의원 등이 포함된 ‘박세일 사단’을 이끌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단병호(55)의원도 간과할 수 없는 존재.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대기업 노조에 대한 영향력이 지대하다. 단 의원이 개원국회에서 대정부질의하는 모습을 주의깊게 지켜본 의원들은 “역시 내공이 만만치 않다.”고 한마디씩 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63)의원은 15·16대 대통령선거에 후보로 출마,민노당의 첫 원내 진입을 주도했다. 열린우리당 염동연(58) 의원은 참여정부 창업공신으로,당내 호남 맹주다.지난 7월 호남 출신 의원들이 ‘역호남소외론’과 관련해 대정부 성명을 채택하려고 했을 때 광주출신 의원들의 참석을 막아 무산시켰다. 총선이후 염 의원이 386의원들과 만찬했을 때 50여명 가까이 참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론] 박근혜와 아웅산 수치/양길현 제주대 교수· 본사 명예논설위원

    [시론] 박근혜와 아웅산 수치/양길현 제주대 교수· 본사 명예논설위원

    아웅산수치와 박근혜.아시아의 두 여성 정치지도자의 너무도 다른 정치상황과 인생경력 그리고 미래 비전을 비교하면서 박근혜의 어제와 내일을 조명하고 21세기 한국정치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자. 아웅산수치는 일찍 부친을 여의었다.미얀마 독립투사이자 건국 대부인 아웅산이 정적에 의해 1948년에 피살되었기 때문이다.다만 아웅산의 유지를 받드는 우누와 네윈 정부에 의해 수치는 영국으로 유학하여 선진 문물을 접할 수 있었다. 박근혜는 1975년 모친 육영수의 피살 이후 영부인 역할을 대행하던 1979년에 부친을 여의었다.유신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 속에 박정희가 측근에 의해 피살되었기 때문이다.그 이후 박근혜는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같은 비정치적 삶에 만족하는 듯 20년을 보냈다. 아웅산수치는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비폭력 민주투사로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정도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1988년 이후 지금까지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있다.1990년 총선에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군부의 총칼 앞에서 꼼짝 못하고 있어,수치는 버마 국민들에게 민주화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다. 박근혜는 1987년 민주화의 수혜자가 되었다.1997년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호남-민주당이 이회창-영남-한나라당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박근혜는 일약 영남 지역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하나로서 정계에 입문하여 최다 득표의 국회의원이 되었다.2002년의 보수-개혁 대결구도가 다시 노무현-민주당의 승리로 나타나면서 보수-영남-한나라당을 대표하는 박근혜의 위상은 더욱 높아져 유력한 대권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 되고 있다. 아웅산수치는 언제든 선거만 치르면 승리할 것이기에,미얀마 군부는 선뜻 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지금도 시대에 뒤떨어진 군부통치를 지속하고 있다.수치의 인기는 아웅산의 휘광을 넘어서서 본인 스스로 한치 흔들림 없이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민주화 투쟁을 전개한 지난 15년간의 성과와 깨끗한 이미지를 포함한 상징성에 탄탄히 기반을 두고 있다. 야당 대표로서 이제 막 대권 도전에 나선 박근혜의 수권 능력은 아직 미지수이다.노무현에 대항할 대안적 정치적 상징이 부재한 이회창 이후 한나라당에서 영남-보수를 모으는 상징으로 박근혜를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문제는 이러한 야당표 결집은 이회창의 경우에서 보듯이 유권자의 30%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하다. 박근혜의 대권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에 기반한다.하나는,1960∼70년대 박정희-김일성 대결구도를 넘어서서 박근혜-김정일 간의 새로운 방식으로 대화와 관계정립을 꾸려 나가는 일이다.만일 박근혜가 김정일과 함께 선건설-후통일이라는 박정희의 정책 지표를 넘어서서 평화공영이라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구현해 나간다면,이는 대권자격 갱신과 함께 지지기반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박정희의 딸로서가 아니라 박근혜 스스로의 홀로서기를 보여주는 것이다.이는 박정희 재평가에 보다 능동적으로 임하고 미래지향의 전향성을 받아들일 때 가능할 것이다.박근혜가 과거를 넘어서서 자기 스타일과 정체성을 갖고 21세기의 도전에 부응하기 위한 첫 발걸음은 바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을 수용하여 정면 돌파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박정희를 박근혜의 아버지로 바꿀 수 있어야 대권이 가능할 것이다. 양길현 제주대 교수· 본사 명예논설위원
  • [씨줄날줄] 시아누크/이목희 논설위원

    며칠전 평양에서 타전된 한 장의 사진은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북한 리더십’을 상징하는 것이었다.노로돔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캄보디아 최고훈장을 수여한 뒤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었다.시아누크 국왕은 고(故) 김일성 주석과 절친한 사이였다.김 주석 자리에 김 위원장이 들어간 셈이다. 시아누크 국왕 부부는 지난 4월부터 넉달이나 평양에 머물렀다.국왕 일행은 엊그제 북한측의 대대적 환송을 받으며 고국으로 돌아갔다.시아누크 국왕은 올해 82세.18세에 왕위에 오른 뒤 국가원수,망명정부 수반,대통령에 이어 다시 왕으로 복위하는 등 파란만장한 생을 살고 있다.197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우파 쿠데타에 이어 좌파 크메르루주 독재기간 평양과 베이징을 오가며 망명생활을 했다. 김일성은 생존 당시 시아누크 국왕을 특별하게 아꼈다.평양에 호화로운 저택을 제공하고,캄보디아 복귀 후에도 북한 경호원을 붙여주었던 것으로 전해진다.시아누크 국왕도 힘든 일만 있으면 평양을 제집 드나들듯 했다.이번 평양 장기체류도 캄보디아의 실권자 훈센 총리와의 불화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시아누크를 극진히 대접하는 데는 ‘부친의 친구’라는 의식이 깔려 있다.‘김일성 유훈통치’가 일국의 국왕이 다른 나라에 4개월이나 머무는 상식 밖의 외교의전을 만들었다.시아누크 국왕은 지난달 “조만간 왕위를 포기하고 북한에 체류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캄보디아는 베트남과 함께 최근 탈북자들의 ‘남방 탈출로’로 애용되고 있다.훈센 총리는 시아누크 국왕과 달리 남한에 호의적이다.훈센-시아누크-김정일로 이어지는 삼각관계를 잘 이용하면 남북관계에 도움을 받을 것이다. 시아누크 국왕의 예에서 나타나듯,공산국가나 독재국가 지도자들은 ‘옛 친구’를 존중하는 편이다.제도와 관계없이 움직이므로 현직이건,물러났건 간에 환영을 받는다.근래 남북관계가 꼬이고 있다.김대중 전 대통령,임동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까지 김 위원장이 호감을 가진 인사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해 볼 만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野 공격’ 한발 빼는 辛의장

    ‘野 공격’ 한발 빼는 辛의장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이 5일부터 나흘간 제주도로 예정에 없던 휴가를 간다.여야간 정체성 공방이 격렬하게 진행되는 와중에 ‘지휘관’이 자리를 비우는 것이다.일각에서는 “신 의장이 정쟁과 거리를 두려는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열린우리당에서는 최근 지도부의 ‘대야(對野) 강경노선’에 대한 반발기류가 감지된다.강도도 예사롭지 않다.“여론이 좋지 않은데 이런 정쟁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사석을 벗어나 공식회의석상에서도 버젓이 분출되고 있다. 4일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는 ‘정체성 공방’을 놓고 상임중앙위원들끼리 정반대의 논지를 펴는 민망한 장면마저 연출됐다.이미경·한명숙 위원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향해 ‘칼’을 휘두를 때만 해도 ‘오늘도 역시‘라는 기류가 지배적이었다.“박근혜 대표의 안하무인격 역사왜곡이 너무 심하다.헌법을 가장 흔들었던 사람은 박 대표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인데,한마디 반성도 없이 헌법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고 유치하기 짝이 없다.”(이미경) “박 대표가 참여정부를 독재체제로 몰아붙이는 것은 해도 너무하는 것이며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식의 소치다.”(한명숙) 그러나 김혁규·이부영 위원과 김선미 의원이 전혀 호응하지 않고 ‘쟁기’를 들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지역주민들을 만났는데 국민들은 정체성이 뭔지에 관심이 없고 경제가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더라.국민이 가려운 곳이 어딘지를 파악해야 하며,말싸움만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김혁규) “카드대란의 책임을 놓고 야 4당이 공동전선을 펴는 것을 보고 대단히 충격을 받았다.이런 것이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이부영) “국민들이 먹고 사는 데 지쳐 있다.여야가 싸우는 모습만 보인다면 국민이 믿지 않을 것이다.”(김선미)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신기남 의장은 “정쟁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 있으나,상대방이 부적절한 공격을 해오면 최소한도로 대응해야 한다.”는 선에서 정리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박대표 “정수장학회 검증 받겠다”

    여야가 ‘정수 장학회’를 둘러싸고 일대 격돌을 벌일 태세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3일 오전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열린우리당이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한 정수장학회와 관련,“이번 기회에 검증받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권력을 이용해 공익법인에 (재산을) 내놓으라 말라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정부가 말하는 독재”라며 여권에 정면 대응 의사를 분명히 했다.‘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우리당, 릴레이식 공세 박 대표의 강경 대응은 필연적으로 여야간 치열한 공방을 불러올 수밖에 없어 보인다.열린우리당은 이 문제를 ‘3공 청산’의 시발점으로 삼을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동시에 총선 이후에도 꺼지지 않고 있는 ‘박근혜 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카드로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양측간의 마찰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일전에 “대(對) 박근혜 전략 없이는 당에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던 당의 한 핵심 관계자의 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정수장학회 카드가 박 대표의 정체성 공격에 대한 ‘방어용’이기보다는 공세용 성격이 짙음을 시사하는 언급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기획자문위원회에서 경제난 해결에 전력투구하자는 말만 거듭하면서도 정체성 문제로 국정 혼란이 계속되는 게 야당 때문이라는 듯 박 대표를 겨냥,릴레이식 고강도 비판을 이어갔다.“박 대표가 이사장인 정수장학회는 김지태씨의 재산을 빼앗아 만든 것”이라는 주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어떤 문제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이날 자신을 겨냥한 내부의 공세에도 강력 대응하며 사안에 대한 전의(戰意)를 천명했다. ●박대표, 이재오의원에도 직격탄 박 대표는 “유신 독재 시절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로서 권력의 핵심에서 적극적 정치행위를 했으므로 정치적 원죄가 있다.”고 한 이재오 의원에게 “한나라당을 선택할 때는 당의 역사를 다 알고 했던 것 아니냐.또 지난 총선에서는 내가 누구 딸인지 모르고 유세 지원을 부탁했느냐.”고 이 의원의 ‘2중성’을 꼬집었다. 박현갑 박지연기자 eagleduo@seoul.co.kr
  • 한숨짓는 ‘民生’…헌신짝 된 ‘相生’

    한숨짓는 ‘民生’…헌신짝 된 ‘相生’

    답답하다.경제는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 고(高)유가·고물가·주가폭락이라는 3중고에 허덕이며 도무지 회생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머리를 맞대고 타개책을 모색해야 할 정치권은 그럼에도 과거사와 국가정체성 논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여야 모두 경제회생에 당력을 쏟겠다는 다짐을 되뇌지만 말뿐이다.진정한 경제 위기의 원인은 눈과 귀를 닫은 채 입만 열어 놓은 정치권이라는 지적만 높아간다. ■ 경제는… 우리 경제가 갈수록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는 ‘신호’가 동시다발로 나타나고 있다. 주가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금리는 정책수단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환율도 수출 떠받치기에 바쁘다.한마디로 금융지표가 엉망이다.여기다 물가는 올해 목표치인 3%대를 훌쩍 넘어 4%를 넘보고 있고,연일 치솟는 유가,원자재가격 등 대외 여건도 경기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여파로 경제 주체인 개인과 기업들의 한숨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부동산대출 등 260조원을 넘는 은행권 가계부채로 서민·중산층들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기업은 투자는커녕 일할 의욕마저 잃고 있다.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기업의 체감경기도 3개월째 연속 하락해 ‘수출동력’이 멈추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깊어가는 서민·중산층 주름살 서민은 물론 자영업자들도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지난 6월말까지 최근 1년간 중소기업의 업종별 연체율 현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경기에 가장 민감한 숙박·음식업종이 지난 6월말 현재 6.4%로 지난해 6월말의 0.5%에 비해 불과 1년 만에 무려 13배로 급등했다.나머지 중소기업 업종도 같은 기간 연체율이 부동산·임대업은 0.9%에서 2.9%,도소매업은 8.1%에서 9.8%,건설업은 1.9%에서 3.5%,제조업은 4.0%에서 5.0% 등으로 상승했다. 가계 부실도 심상찮다.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분석도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가계의 자산과 부채,저축률,실업률 등을 토대로 가계부실지수를 산출한 결과,올 1·4분기 127.9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에는 123.5였다. 지난 3월말 현재 가계 금융부채 잔액은 535조 5000억원으로 연간 이자 부담액은 33조 1000억원에 달한다. 외환위기 이전에 10% 초반에 머물던 근로자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상환 비율이 올 1·4분기에는 25.9%로 상승해 소득의 4분의 1 이상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문병식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고령화 사회에 따른 노년 부양비 지출 증가,계층별 소득의 양극화현상 심화,임시·일용직 증가 등 고용의 질 악화,주택담보대출 상환과 신용불량자문제 등으로 인해 가계의 소비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내수부진,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내수부진의 여파로 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생산활동에 대한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다.3일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내놓은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이를 여실히 반영한다. 한국은행이 248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BSI는 70으로 6월의 78보다 8포인트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했다.지난해 8월의 67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특히 내수기업의 업황BSI가 75에서 69로 6포인트 떨어진데 비해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85에서 74로 11포인트 급락해 내수기업의 하락폭을 크게 웃돌았다.전경련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BSI가 86.4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침체 장기화와 함께 고유가,원자재가격 상승,하반기 수출둔화 우려 등 국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병철 김경두기자 bcjoo@seoul.co.kr ■ 정치는… 여야는 3일에도 과거사 청산과 국가 정체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이어갔다.여야 대표간에 상생과 민생정치를 표방하며 약속한 ‘5·3협약’은 잊어버린 지 오래다.입으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쟁을 중단하자.”고 외치면서도 서로에게 쉼 없이 주먹질을 해대는 형국이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정체성 논란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내부 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표를 공격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한나라당 역시 “경제 위기의 본질은 집권세력의 모호한 정체성”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민주노동당 등 야4당 공조를 통해 ‘카드대란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여당 옥죄기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오전 기획자문위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정체성 위기가 경제난의 원인이라고 비약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면서 “난데없는 정체성 논란은 색깔론의 연장일 뿐”이라고 공격했다.그러면서 “유신체제는 5·16보다 상위의 헌정질서 유린행위”라고 덧붙였다. 문희상 의원은 “송두율씨 재판과 북방한계선(NLL) 문제,의문사진상조사위 문제를 갖고 정체성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공격했다.장영달 의원은 “정부 수립 후 6·25전쟁과 박정희 쿠데타,12·12사태 등 세차례의 정체성 위기가 있었으나 박 대표는 유신독재를 구국의 선택이라고 했다.”고 비난했다. 김한길 의원은 “박 대표가 퍼스트레이디를 할 때 긴급조치로 감옥에 있는 아버님 면회가면서 세월을 까먹었다.”고 가세했다.민병두 의원은 “한나라당이야말로 정체성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김희선 의원은 친일반민족진상규명법 문제를 들어 “(박 대표의 반발은)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맞서 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을 지키는 것은 생명을 지키는 것과 같다.”면서 “헌법을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국가 정체성 수호를 거듭 강조했다.또 “내가 정체성 얘기만 꺼내면 여당에선 하루종일 아버지 얘기만 한다.”며 “(한나라당은)국가적인 문제를 얘기하는데 여당은 항상 개인적인 얘기만 한다.”고 반박했다.앞서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왜 개인문제만 공격하고 (국가정체성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얘기하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입장 표명을 거듭 요구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이 국내에서는 과거사를 청산하겠다고 하면서 왜 일본 앞에서는 과거사 문제가 국내용이라며 비굴하게 구는 것인지 국민은 알고 싶어한다.”며 “이 정권은 국가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은 엄청난 잘못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공방은 다음 주 열린우리당의 ‘진실·화해·미래위원회’ 추진 구상이 윤곽을 드러내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이 기구는 사실상 여권의 ‘3공 청산’작업으로 전개될 전망이어서 박 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불거졌던 ‘노 대통령 3대 의혹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당내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민주노동당·민주당·자민련 등과 카드대란 국정조사를 비롯해 예결특위의 상임위 전환,기금관리기본법 개정,경제 위기 진단 대국민토론회 개최 등을 추진키로 합의하는 등 대여(對與) 야4당 공조에 나섰다. 진경호 전광삼기자 jade@seoul.co.kr
  • 박근혜 對與 초강공 왜?

    박근혜 對與 초강공 왜?

    요즘 한나라당 사람들은 “도대체 박근혜가 왜?”라는 질문을 입에 달고 산다.1기 체제 때는 입만 열면 ‘상생의 정치’,‘민생 살리기’만 강조하면서 재래시장 바닥을 훑었던 박근혜 대표가 돌연 생경한 언어를 쏟아내며 대여(對與) 강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박 대표가 스스로 국가 정체성 논란에 불을 댕겨 정쟁을 선점한 것에 일단은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모처럼 야당이 여권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반면 “그 정도면 이제 됐다.”는 자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여권을 공격하면 할수록 ‘유신 독재의 유산’,‘정수장학회 문제’ 등 박 대표를 겨냥한 독화살이 돌아온다는 이유에서다.이 때문에 이쯤에서 박 대표는 살짝 뒤로 물러서고 구체적인 현안으로 접근하자는 의견도 많이 나온 상태다. 그런 점에서 휴가에서 돌아온 박 대표가 주재한 2일 상임운영위 회의는 당 안팎의 시선을 집중시켰다.여러 인사가 ‘자제론’을 전달했던 만큼 박 대표가 과연 대여 공세를 이어갈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그러나 박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평소에도 온화하게 웃고 있다가 그의 소신에 어긋난 의견이나 질문을 접하면 상대가 머쓱해질 정도로 “아니 그렇다면….”,“지금 저하고 싸우자는 말씀이세요.”라는 식으로 ‘맞장’을 떴던 그의 트레이드 마크 그대로였다. 이날 박 대표는 상임위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마이크도 제 앞에 있으니 먼저 한 말씀 올리겠다.”고 포문을 열었다.평소라면 참석자의 말을 다 경청한 뒤 공개 회의 말미에서 비로소 한마디했을 텐데 그만큼 ‘작정’하고 나왔다는 뉘앙스도 풍겼다.특히 “저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얼마든지 비난받아도 좋다.나라만 잘되면 된다.”는 등의 초강성 발언이 ‘작심(作心)’의 정도를 가늠케 한다. 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비전향 장기수를 민주화 인사로 규정한 것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을 거듭 문제삼았다.여당 지도부가 박 대표가 즐겨 사용해온 ‘민생 챙기기’ 이슈로 역공을 펼친 것도 못내 불쾌한 듯했다. 박 대표는 “다 제쳐놓고 민생부터 챙기자고 하는데,바늘 허리에 실을 감아서 바느질을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운을 뗐다.그는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은 동물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인들이 (현 정부를) 불안하게 생각해 투자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불안하다고 생각하면 (정부가)협박을 하고 별짓을 해도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에서는 ‘민생’만 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돌려 말한 것이다.그러면서 현 경제를 ‘암에 걸린 환자’에 비유했고,“아스피린이나 먹으면 치료가 되겠는가.오히려 병은 더 깊어진다.”고 일축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는 “더위만큼이나 힘든 나날”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고,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는 주요당직자의 말을 경청하며 묵묵하게 메모를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당내 역할분담 향배에 따라 박 대표가 한발 뒤로 물러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김덕룡 원내대표가 기자에게 “박 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도 대통령의 입장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대여 주공격수 교체를 시사한 것도 이와 맞물리는 대목이다. “의문사진상규명위에 대해 이미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보자.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다.”(공성진 제1정조위원장),“헌법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더 구체적이고 상황에 맞다.”(진영 대표비서실장) 등 다양한 의견을 경청한 박 대표가 앞으로 어떻게 정국을 이끌지 주목된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盧대통령 “과거사 문제 국가적 사업으로”

    盧대통령 “과거사 문제 국가적 사업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과거사 문제를 단편적으로 다루는 방식이 아니라 지난 역사에서 쟁점이 됐던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국가적 사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상범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으로부터 2기 의문사위의 활동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회서 이 부분에 대해 방향을 잘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역사를 바로 씀으로써 경계와 교훈으로 삼는 것은 수천년 인류사의 확고한 가치로 자리잡은 것”이라며 “반민특위 해체 이후 잘못된 역사의 규명이 되지 않고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는데 누군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혀 참여정부의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 대변인은 ‘포괄적’ 국가사업에 대해 “국회에서 삼청교육대 진상규명 등 여러 논의가 있는데 그렇게 하나씩 따로 위원회를 만들기보다는 과거사 전반을 포괄해 다루는 게 적절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일제 하에 가려진 역사,군사독재 시절,유신,5·6공 시대 등에서 밝혀지지 않은,공권력의 부당 행사 등을 통한 인권침해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지난 시절의 사건을 볼모로 과거에 매달려 대한민국이 좌초되어도 좋다는 식의 정략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배용수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 사례가 있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기존의 국가기관에서 처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비전향장기수 강제전향 거부에 대한 의문사위의 민주화 기여 인정 논란에 대해 “민주화운동만 조사대상으로 삼은 규정 때문에 생긴 혼란으로,원칙적으로 민주화운동이든,아니든 공권력의 불편부당한 행사로 인해 발생한 인권과 국민침해 행위를 조사해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문사위의 기능과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의문사위 활동에 대한 논란이 많이 있는데 이 점은 의문사위의 의미와 법적 성격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의문사위 활동과 관련된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해 합당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의문사위는 대통령이 국회동의를 얻어 구성한 기관이지만 법적으로 활동이 독립돼 있어 대통령이 간섭하거나 지시하는 것은 법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의문사위가 대통령의 지시와 명령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국민에게 전달돼 여러 혼선이 있는 듯하고 나한테도 부담이 되지만 의문사위 활동도 대통령 때문에 부담이 되고 공격받는 것 아닌가 싶다.”며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의문사위를 공격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한편 의문사위는 “권위주의 통치 시절 인권침해의 실상이 의문사진상규명활동을 통해 일부 밝혀졌지만 아직도 진실규명이 미흡하다.”면서 “관계기관의 비협조로 실체적 진실 접근이 곤란했다.”고 보고했다. 박정현 김효섭기자 jhpark@seoul.co.kr
  • 盧대통령 “과거사 문제 국가적 사업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과거사 문제를 단편적으로 다루는 방식이 아니라 지난 역사에서 쟁점이 됐던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국가적 사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상범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으로부터 2기 의문사위의 활동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회서 이 부분에 대해 방향을 잘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역사를 바로 씀으로써 경계와 교훈으로 삼는 것은 수천년 인류사의 확고한 가치로 자리잡은 것”이라며 “반민특위 해체 이후 잘못된 역사의 규명이 되지 않고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는데 누군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혀 참여정부의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 대변인은 ‘포괄적’ 국가사업에 대해 “국회에서 삼청교육대 진상규명 등 여러 논의가 있는데 그렇게 하나씩 따로 위원회를 만들기보다는 과거사 전반을 포괄해 다루는 게 적절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일제 하에 가려진 역사,군사독재 시절,유신,5·6공 시대 등에서 밝혀지지 않은,공권력의 부당 행사 등을 통한 인권침해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지난 시절의 사건을 볼모로 과거에 매달려 대한민국이 좌초되어도 좋다는 식의 정략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배용수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 사례가 있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기존의 국가기관에서 처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비전향장기수 강제전향 거부에 대한 의문사위의 민주화 기여 인정 논란에 대해 “민주화운동만 조사대상으로 삼은 규정 때문에 생긴 혼란으로,원칙적으로 민주화운동이든,아니든 공권력의 불편부당한 행사로 인해 발생한 인권과 국민침해 행위를 조사해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문사위의 기능과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의문사위 활동에 대한 논란이 많이 있는데 이 점은 의문사위의 의미와 법적 성격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의문사위 활동과 관련된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해 합당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의문사위는 대통령이 국회동의를 얻어 구성한 기관이지만 법적으로 활동이 독립돼 있어 대통령이 간섭하거나 지시하는 것은 법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의문사위가 대통령의 지시와 명령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국민에게 전달돼 여러 혼선이 있는 듯하고 나한테도 부담이 되지만 의문사위 활동도 대통령 때문에 부담이 되고 공격받는 것 아닌가 싶다.”며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의문사위를 공격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한편 의문사위는 “권위주의 통치 시절 인권침해의 실상이 의문사진상규명활동을 통해 일부 밝혀졌지만 아직도 진실규명이 미흡하다.”면서 “관계기관의 비협조로 실체적 진실 접근이 곤란했다.”고 보고했다. 박정현 김효섭기자 jhpark@seoul.co.kr
  • 국민61% “과거사규명 지지”

    국민 10명 가운데 6명 정도는 정부·여당의 과거사 청산 노력을 긍정평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3기 출범을 앞둔 의문사진상규명위에 대해선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68.9%나 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TNS에 의뢰,전국의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7%) 결과다. 이에 따르면 친일규명 등 과거사 청산에 대해 응답자의 61.4%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이러한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은 특히 한나라당 아성인 대구·경북(60.2%)과 부산·경남·울산(64.1%)은 물론 전 지역에서 우세했다.반면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이므로 중단돼야 한다.’는 응답은 33.7%였다.서울(53.5%),40대(50.4%),고소득층(57.3%),한나라당 지지층(43.5%)에서 이같은 ‘중단돼야 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여권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의 56.6%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사과해야 한다.’는 응답은 39%였다.우리당 지지층에서도 ‘필요 없다.’가 50.4%로 ‘사과해야 한다.’(48.7%)를 앞질렀다.유일하게 ‘사과해야 한다.’는 응답이 더 많은 호남(52.8%)에서도 ‘필요 없다.’가 45.9%에 달했다. 3기 출범을 앞둔 의문사진상규명위에 대해선 ‘유지해야 한다.’가 68.9%로 ‘폐지돼야 한다.’(23.5%)는 의견보다 훨씬 높았다.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유지(55.5%)가 폐지(34.8%)를 앞질렀다.한편 정당 지지도는 우리당 29.4%,한나라당 29.8%,민주노동당 13.4%,지지정당 없음이 23.0%로 나타났다.우리당은 2주 전에 비해 2.5%포인트 감소하고,한나라당은 0.8%포인트 증가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시론] 국가정체성 논란과 한국정치 개인화/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국가정체성을 둘러싼 정치권내 논란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최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비전향 장기수에 대한 민주화 기여 판정 및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북교신 보고누락 파문을 문제삼아 노무현 정부의 국가정체성 혼란 문제를 제기하였다.이에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측에서는 박근혜 대표가 유신 시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한 점,정수장학회 문제 등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논란의 배경에는 몇 가지 개인적 요인이 숨어 있는 듯하다.이 논란을 처음 제기한 박 대표의 입장에서는 최근 국회에서 친일진상규명법 추진과 관련,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위가 더 이상 불거지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과거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탈피하고 강경한 대여 투쟁 모습을 보임으로써 당내 보수세력의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또 박 대표가 여당 대표와의 회담을 거부하고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자신의 위상을 굳히려는 의도도 깔려있는 듯하다. 한편 노 대통령을 위시한 여권의 입장에서는 차기대권주자로 가시화되고 있는 박 대표의 개인적 약점을 초반부터 집중 조명함으로써 향후 대권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듯하다. 이번 논란과 관련하여 우리는 특히 두 가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첫째,얼마 전에 부상했던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기본적으로 지역간 경제적 이해관계를 둘러싼 쟁점임에 반해,이번 국가정체성 논란은 보다 심오한 차원에서의 이념과 가치의 충돌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보수-진보간 이념 갈등은 세대간 갈등과 중첩되어 최근 선거에서 지역갈등과 함께 한국사회의 가장 중요한 갈등구조로 부상한 바 있다.그런데 이번 국가정체성 논란의 기저에는 이러한 중요한 가치 갈등이 깔려있다는 점에서 그 정치적 파장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두번째로 주목해야 할 점은 한국정치의 개인화된 성격이다.이번 논쟁을 보면,문제의 핵심을 다루기보다는 대통령과 야당대표의 전력이나 특정 발언,혹은 사상을 두고 서로 다투고 있으며,그 배경에도 정치지도자의 개인적 목적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보수-진보 이념 갈등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대통령과 야당 대표라는 두 정치지도자에 의해서 ‘개인화’되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치가 정치지도자 개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그것은 우리의 문화적 유산일 수도 있지만,동시에 우리 정치제도의 영향이기도 하다.특히 대통령제가 갖는 특징 중의 하나는 대통령 개인에게 많은 권력을 집중시킨다는 점으로,이는 많은 사람들이 이번 국가정체성 논란을 차기 대권을 둘러싼 전초전으로 해석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구조적으로 보면,대통령제는 행정부와 의회의 권력을 분리시킨다는 점에서 의원내각제에 비해 권력분산형임에 틀림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대통령제 국가가 독재로 흘러가는 경향을 갖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정당이라는 조직보다는 대통령이라는 개인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이다. 한국정치의 개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권력구조를 바꾸든지,그것이 어렵다면 개인의존형 권력구조인 대통령제하에서도 개인보다는 정책과 시스템에 의존할 수 있는,보다 성숙된 정치문화를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지금이 ‘정체성’에 매달릴땐가

    ‘여야 정쟁은 이제 그만’ 연일 가열되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국가 정체성 논란’을 바라보는 학계,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여야가 이라크 파병 문제,민생경제 문제 등 정작 중요한 현안은 제쳐둔 채 엉뚱한 정쟁만 일삼고 있다는 한숨 섞인 반응들이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 교수는 한나라당의 논리를 날카롭게 지적했다.김 교수는 “국민들은 지금 시기에 한나라당이 왜 국가정체성 문제를 들고 나왔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잘못을 조목조목 비판했다.김 교수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얘기한 ‘상생의 정치’ 원칙을 스스로 뒤집은 점을 첫째 잘못으로 꼽았다.두번째로 국민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지 못한 채 ‘당내 입지 강화용 카드’로 이 문제를 거론했으며,민생경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대 정치학과 노태구 교수는 친일진상규명 문제와 국가보안법 문제,군의 보고누락 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노 교수는 “뒤틀린 과거사를 바로 잡고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 정치 발전은 한 걸음도 나아가기 어렵다.”면서 “친일 문제와 국가보안법 문제 등은 우리 역사가 발전하는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그는 “한나라당이 과거 유신체제에서나 볼 수 있는 반공,보수 기득권 논리를 내세우면서 혹세무민하고 국민과 국가를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김욱 교수는 최근 논란을 ‘이념과 가치의 근본적 충돌’로 규정했다.김 교수는 “세대 갈등이 포함된 보수-진보의 이념갈등은 지역갈등과 함께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갈등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정치적 파장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여야의 정쟁을 곱지않게 바라보고 있다.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지금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주고 받는 정쟁은 국민과 헌법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그는 “만약 한나라당이 정부의 반인권적이고 헌법 위배적인 이라크 파병 방침을 반대하며 국가정체성을 얘기했다면 시민사회는 물론,국민들로부터 야당의 역할을 높이 평가받으며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도 잘 한 것이 없지만 야당은 더 더욱 자신들이 과거 군부독재정권시절 행했던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정치가 국가정체성에 걸맞은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지금이 ‘정체성’에 매달릴땐가

    ‘여야 정쟁은 이제 그만’ 연일 가열되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국가 정체성 논란’을 바라보는 학계,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여야가 이라크 파병 문제,민생경제 문제 등 정작 중요한 현안은 제쳐둔 채 엉뚱한 정쟁만 일삼고 있다는 한숨 섞인 반응들이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 교수는 한나라당의 논리를 날카롭게 지적했다.김 교수는 “국민들은 지금 시기에 한나라당이 왜 국가정체성 문제를 들고 나왔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잘못을 조목조목 비판했다.김 교수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얘기한 ‘상생의 정치’ 원칙을 스스로 뒤집은 점을 첫째 잘못으로 꼽았다.두번째로 국민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지 못한 채 ‘당내 입지 강화용 카드’로 이 문제를 거론했으며,민생경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대 정치학과 노태구 교수는 친일진상규명 문제와 국가보안법 문제,군의 보고누락 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노 교수는 “뒤틀린 과거사를 바로 잡고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 정치 발전은 한 걸음도 나아가기 어렵다.”면서 “친일 문제와 국가보안법 문제 등은 우리 역사가 발전하는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그는 “한나라당이 과거 유신체제에서나 볼 수 있는 반공,보수 기득권 논리를 내세우면서 혹세무민하고 국민과 국가를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김욱 교수는 최근 논란을 ‘이념과 가치의 근본적 충돌’로 규정했다.김 교수는 “세대 갈등이 포함된 보수-진보의 이념갈등은 지역갈등과 함께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갈등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정치적 파장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여야의 정쟁을 곱지않게 바라보고 있다.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지금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주고 받는 정쟁은 국민과 헌법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그는 “만약 한나라당이 정부의 반인권적이고 헌법 위배적인 이라크 파병 방침을 반대하며 국가정체성을 얘기했다면 시민사회는 물론,국민들로부터 야당의 역할을 높이 평가받으며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도 잘 한 것이 없지만 야당은 더 더욱 자신들이 과거 군부독재정권시절 행했던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정치가 국가정체성에 걸맞은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국가정체성 논란 어디까지 가나

    ■ 우리당 “정수장학회 진상조사” 열린우리당은 ‘국가정체성’ 공방전에서 조금도 물러날 기미가 없어 보인다.전날 정수장학회를 ‘장물장학회’로 비판한 데 이어 28일에는 이를 위한 당 진상조사단 구성에다 ‘국민모독론’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공격하는 등 ‘끝까지 붙어보자.’는 태세다. 김현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체성 논란과 관련,“뿌리가 흔들리면 나무가 흔들린다.”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표현을 빗대 “썩은 뿌리는 잘라내야 나무가 잘 자란다.”고 정면으로 받아쳤다.이뿐만이 아니다.최근 잇따르고 있는 탈북자 대규모 입국사태도 ‘정체성 홍보’에 동원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정체성이 흔들림없이 잘 유지되고 있는데다,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탈북자들이 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탈북자 입국까지 홍보에 활용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시인 70년대 후반에 암울한 대학생활을 한 이른바 당내 ‘아침이슬’ 소속 의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전병헌 의원 등 11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대표가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게 이념과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권력을 위임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검증할 것은 참여정부가 아니라 친일세력으로부터 70년대 유신독재,80년대 군사독재 시절까지 이어져온 획일성과 권위주의,그것에 물든 일부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드리워져 있는 독재적 발상의 잔영”이라고 몰아붙였다. ●“5·16장학회 설립 과정 조사” 이같은 공세적인 기류는 박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 진상조사단 구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부산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조성래 의원을 단장으로 조경태·최철국·윤원호·장향숙 의원과 당 언론발전특위 소속의 문학진 의원이 선임됐다.조사단은 부산·경남과 서울의 관련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활동한다.김 대변인은 “김지태씨가 운영하던 부일장학회가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5·16장학회로 되는 과정에 대한 조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박 대표에게 질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우리당은 그러나 정쟁에만 몰두한다는 비판론을 의식해 민생회복을 위한 전국 순회 간담회는 이날도 계속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한나라 지도부 강경대응 나서 한나라당은 28일에도 지도부가 총출동해 국가정체성 문제를 재부각시키며 여권을 압박했다.일부에서는 자제론도 나왔으나 전례 없이 강경한 지도부에 밀려 후퇴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새벽 0시21분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글을 올려 국가정체성을 ‘나무 뿌리’에 빚대가며 다시 칼을 뽑아들었다.박 대표는 “식물 뿌리가 썩으면 금방 시들어 버리듯이 우리의 문화도 모든 것을 뿌리채 흔들어버리면 성장도 해보기 전에 주저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라마다 뿌리의 근간이 있듯이 우리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면 구름 위에 떠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과거의 모든 것을 인정하지 않고 뿌리를 흔들려고 한다면 우리는 후손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느냐.”며 친일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 발의 등을 비롯한 여권의 최근 움직임에 언짢은 뉘앙스를 감추지 않았다. ●“뿌리 흔들면 남을 것 없다”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행사차 미국을 방문했던 김덕룡 원내대표도 이날 새벽 입국하자마자 염창동 당사로 출근해 쓴소리를 쏟아냈다.그는 “박 대표가 국가정체성 문제를 제기한 것은 국민을 대신해서 한 것”이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연히 답해야 하는데도 기껏 제1부속실장을 통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궤변만 늘어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민재판식 여권 분위기 우려 대통령의 답변을 ‘야당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한 김 원내대표는 “간첩이 군장성을 조사하는 등 대한민국 정체성의 핵심중 하나인 자유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면서 “상습적인 궤변이나 선동으로 국가원수의 권위를 훼손하지 말고 이제라도 흔들리는 정체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여권의 최근 움직임을 ‘인민재판’에 비유했다. 그는 “여당이 (박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장학재단 재산과 직위를 내놓으라고 인민재판식 분위기로 끌고가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공당이 개인의 사적 지위를 박탈해도 좋다고 하는 것이 어떻게 자유민주주의 체제인지 묻고 싶다”고 핏대를 올렸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국가정체성 논란 어디까지 가나

    국가정체성 논란 어디까지 가나

    ■ 우리당 “정수장학회 진상조사” 열린우리당은 ‘국가정체성’ 공방전에서 조금도 물러날 기미가 없어 보인다.전날 정수장학회를 ‘장물장학회’로 비판한 데 이어 28일에는 이를 위한 당 진상조사단 구성에다 ‘국민모독론’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공격하는 등 ‘끝까지 붙어보자.’는 태세다. 김현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체성 논란과 관련,“뿌리가 흔들리면 나무가 흔들린다.”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표현을 빗대 “썩은 뿌리는 잘라내야 나무가 잘 자란다.”고 정면으로 받아쳤다.이뿐만이 아니다.최근 잇따르고 있는 탈북자 대규모 입국사태도 ‘정체성 홍보’에 동원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정체성이 흔들림없이 잘 유지되고 있는데다,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탈북자들이 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탈북자 입국까지 홍보에 활용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시인 70년대 후반에 암울한 대학생활을 한 이른바 당내 ‘아침이슬’ 소속 의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전병헌 의원 등 11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대표가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게 이념과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권력을 위임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검증할 것은 참여정부가 아니라 친일세력으로부터 70년대 유신독재,80년대 군사독재 시절까지 이어져온 획일성과 권위주의,그것에 물든 일부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드리워져 있는 독재적 발상의 잔영”이라고 몰아붙였다. ●“5·16장학회 설립 과정 조사” 이같은 공세적인 기류는 박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 진상조사단 구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부산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조성래 의원을 단장으로 조경태·최철국·윤원호·장향숙 의원과 당 언론발전특위 소속의 문학진 의원이 선임됐다.조사단은 부산·경남과 서울의 관련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활동한다.김 대변인은 “김지태씨가 운영하던 부일장학회가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5·16장학회로 되는 과정에 대한 조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박 대표에게 질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우리당은 그러나 정쟁에만 몰두한다는 비판론을 의식해 민생회복을 위한 전국 순회 간담회는 이날도 계속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한나라 지도부 강경대응 나서 한나라당은 28일에도 지도부가 총출동해 국가정체성 문제를 재부각시키며 여권을 압박했다.일부에서는 자제론도 나왔으나 전례 없이 강경한 지도부에 밀려 후퇴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새벽 0시21분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글을 올려 국가정체성을 ‘나무 뿌리’에 빚대가며 다시 칼을 뽑아들었다.박 대표는 “식물 뿌리가 썩으면 금방 시들어 버리듯이 우리의 문화도 모든 것을 뿌리채 흔들어버리면 성장도 해보기 전에 주저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라마다 뿌리의 근간이 있듯이 우리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면 구름 위에 떠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과거의 모든 것을 인정하지 않고 뿌리를 흔들려고 한다면 우리는 후손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느냐.”며 친일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 발의 등을 비롯한 여권의 최근 움직임에 언짢은 뉘앙스를 감추지 않았다. ●“뿌리 흔들면 남을 것 없다”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행사차 미국을 방문했던 김덕룡 원내대표도 이날 새벽 입국하자마자 염창동 당사로 출근해 쓴소리를 쏟아냈다.그는 “박 대표가 국가정체성 문제를 제기한 것은 국민을 대신해서 한 것”이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연히 답해야 하는데도 기껏 제1부속실장을 통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궤변만 늘어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민재판식 여권 분위기 우려 대통령의 답변을 ‘야당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한 김 원내대표는 “간첩이 군장성을 조사하는 등 대한민국 정체성의 핵심중 하나인 자유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면서 “상습적인 궤변이나 선동으로 국가원수의 권위를 훼손하지 말고 이제라도 흔들리는 정체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여권의 최근 움직임을 ‘인민재판’에 비유했다. 그는 “여당이 (박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장학재단 재산과 직위를 내놓으라고 인민재판식 분위기로 끌고가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공당이 개인의 사적 지위를 박탈해도 좋다고 하는 것이 어떻게 자유민주주의 체제인지 묻고 싶다”고 핏대를 올렸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노무현정부는 反민주정부”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26일 “노무현 정부는 반민주정부”라며 최근 여권이 추진 중인 각종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고위 당직자들이 참여정부의 국정혼선과 이념적 편향성을 강도 높게 비판한 적은 많았지만 ‘반민주·독재 정부’라는 표현을 쓴 적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여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 의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치학자들 얘기를 들으니까 반민주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집단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고 하던데,지금 정부는 그 세 가지를 모두 갖춘 반민주정부”라고 규정했다.다수당이 국회에서 제멋대로 횡포를 부리고,정권을 쥔 사람이 다른 대다수 국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기 의견만 고집하며,권력자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언론을 탄압하고 언론시장에 개입하는 등의 행태가 그 세 가지라는 것이다. 이 의장은 “열린우리당이 여야 대표합의까지 파기하면서 국회 예결위 상임위화를 백지화한 데 이어 시행에 들어가지도 않은 친일진상규명법을 제 입맛에 맞게 뜯어 고친 개정안을 제출한 것은 수적 우위를 앞세운 횡포”라고 몰아붙였다. 전광삼기자 hisam@
  • [열린세상] 말의 정파적 오용과 남용/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우리 사회가 말(言語)에 대한 새로운 경험으로 소란하다.소통이 아니라 분열을 가져오고 있는 것에 대한 당혹감 때문이다.대통령을 포함한 우리 사회를 이끄는 사람들의 말 속에 공허한 편가르기의 강요가 있다.책임의식과 공복정신이 결여된 무모한 말들이 핏대를 세우고 신문과 텔레비전에서,토론회와 기자회견에서 백병전으로 맞붙고 있다.영문도 모르고 죽은 말의 시체들이 내는,진동하는 악취에 코를 막고 있는 국민들은 아랑곳없이 또 다른 말들이 국민을 담보로 국토를 말싸움의 전선으로 만들고 있다.민주주의 발전과 성숙을 가능하게 한 말이 우리 사회에서는 정파적 오용과 남용으로 오히려 혼란과 위기감의 원인이 되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인간의 말은 혼돈과 무질서한 카오스의 세계를 정돈과 질서의 코스모스의 세계로 옮겨 놓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이해할 수 없는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인간의 상호교통,교류,교감이라는 중요한 기능 담당자다.말에 얽힌 고금의 흥망사는 물론이고 사회적 동물로서 우리가 체험하는 말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일희일비의 사연도 인간이 얼마나 말에 의해 지배당하는 존재인가를 일러준다.말로서 입장을 명료하게 밝히되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특히 공적인 위치에 있는 이들은 이러한 말의 본질과 기능을 잊지 말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켜야 한다. 우선 말은 폭력적이지 말아야 한다.말이 폭력성을 지닐 때의 폐해는 가공할 만한 것이다.육체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물리적인 폭력보다도 언어적 폭력에 의한 후유증은 더 치명적이고 지속적이다.말의 폭력에 의한 심리적 상처는 인격과 도덕심에 모욕감을 주고 정체성의 상실을 가져와 당당하고 공명정대한 사고와 행동의 바탕이 되는 인간의 자존심과 합리성을 훼손시킨다.좀처럼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말은 폐쇄적이지 않아야 한다.내 말만이 유일하게 타당하다면서 다른 견해와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인색해서는 안 된다.다양하게 다른 의견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 타당성과 신뢰성을 획득하고 설득력을 높임으로써 지배적인 여론으로 동의를 얻는 것은 한 사회의 발전에 핵심 요소다. 말이 이러한 속성을 잃으면 민주주의적 의견 교류는 사라지고 외부와 내부는 교통하지 못하고 조직은 수혈을 받지 못해 썩게 된다.또한 말은 구속성을 가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내 말과 다르면 옳지 않다며 직간접적으로 사람들의 자유로운 사고와 의사표현을 제한하게 되면 죽은 사회가 된다.일사불란의 일률적인 사회가 사람들을 얼마나 억압하고 유대감과 생동감을 앗아가며 멋대가리마저 없는 사회를 만드는지는 멀리 갈 것도 없이 독재 및 권위주의 시대 치하에서 우리의 역사적 경험이 일러준다. 말을 제대로 하고 제대로 들으며 제대로 토론하는 교육이 시급하다.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울음이나 동작 같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거쳐 음성언어인 말을 사용한다.이런 점에서 시기는 빠를수록 좋으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정규 교육의 과목으로 채택하고 실습교육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말을 통한 대화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동체감을 형성하는 데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임을 알아야 한다.말을 통한 절차와 과정의 보장은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할 공공성이다.권력의 합리적인 힘은 말의 설득력에서 오는 것이지 정파적 과장이나 말싸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말의 설득력을 통해 국민에게 봉사하고 나라를 리드해야 한다.고집하거나 강요하거나 교정하는 것이 아니고 대화할 때 설득력이 생기는 것이다.말은 상대방과의 차이를 구태여 구분하고 편을 가르고 대결하면서 상대방과 멀어지는 것이 아니다.말은 상대방과의 차이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편을 이해하고 대화하면서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것이다.그래야 분열이 아닌 통합을 지향하는,살아 있는 말이 되는 것이다.학연·지연·혈연이 갈라놓은 이 땅에 말까지 뛰어들어 분열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우선 정부와 집권 여당의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국정현안 이렇게 풀자] (5) 주한미군 감축

    지난 22·23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10차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FOTA) 회의에서 용산기지 이전 협상이 완전 타결됐다. 특히 이 회의에서는 최근 미측이 우리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주한미군 감축 세부안에 대한 집중적인 토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한반도 안보지형을 크게 바꿀 주한미군 감축 협상이 이제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이다. 2명의 전문가와 함께 이제 협상 초입에 놓인 주한미군 감축 협상과 협상을 막 끝낸 용산기지 이전 등 한반도 안보와 관련된 광범위한 문제들을 놓고 대담을 가졌다. 주한미군 감축의 배경을 정리해 보면. 김영호 교수 9·11 이후 미국의 세계질서 재편과정에서 비롯된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의 일환이다.무엇보다 주한미군 이전의 직접적 요인은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면서 현지에서 미군의 군사적 수요가 발생한 때문이다.미국내에서도 예비군보다는 주한미군을 차출해서 보내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철기 교수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계획(GPR)은 미국의 세계전략 변화와 군 혁신차원에 따른 것으로,이라크의 상황 악화로 앞당겨진 측면이 있다.이는 9·11 훨씬 이전부터 준비됐다.클린턴 행정부 때도 3단계 감축안이 있었고 이것이 실행되는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 한·미동맹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 교수 미국이 요청한 파병 병력은 폴란드형의 경보병 전투사단이다.우리는 3600여명을 보내기로 했는데 숫자는 충족됐으나,전투 부대의 성격을 충족하지 못해 주한미 2사단 차출을 막을 수 있는 레버리지가 적었다. 안보공백 문제는 어떻게 보나. 이 교수 미국은 문제 없다는데,우리가 더 걱정이다.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표현대로 국민총생산(GNP) 차이가 40배이고,충분히 전쟁 억지력이 있다.예전에도 여러 차례 감축이 있었다.반면 그간 군사력 증강,남북관계 진전 등을 생각할 때 안보환경은 엄청나게 개선됐다.한반도 전쟁위기는 군사력 열세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가장 가능성 있는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는 휴전선을 넘어오는 전면 남침이 아니고,미국이 선제 공격하고 북한이 반격해서 일어나는 것이다.부시 행정부는 마음만 먹으면 선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지 않나.주한 미군 감축이 도리어 군사적 안정을 이루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 교수 중요한 것은 안보문화인 것 같다.주한미군은 안보문화에 중요한 축을 형성해왔다.그 문화 위에 안보정책이 서있다.갑자기 감축 결정이 나오니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감축의 공백은 군사력으로 메울 수 있겠지만,국민의 우려는 논의과정에서 혹시 한·미동맹 건강성이 훼손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지난해 미국 정부에서 감축을 알려왔을 때 정부는 이를 공론화했어야 했는데 4월 총선 때문에 쉬쉬해오지 않았나. 이 교수 안보 위기감은 과거 군사·독재정권이 먼저 조성해왔다.주한미군의 필요성이나 고정관념도 그런 데서 비롯됐다.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과반수가 안보 불안을 느끼지 않고 있다.마치 한·미동맹에 문제가 생겨서 주한미군을 감축하는 듯 말하는 것이 문제다.세계 전략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미국이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불만 때문에 그런다고 주장하는 게 도리어 한·미동맹을 해치고 있다는 생각이다.안보상황의 변화에 따라 관계 자체도 달라지고 시각도 변해야 한다. 용산기지 이전 협상 결과는 어떻게 보나. 이 교수 전면적으로 재협상해야 한다.평등하지 못하다.한·미관계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비용도 엄청나다.어떻게 감당하나.국민적 반감으로 오히려 한·미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김 교수 주한미군 이전문제는 한·미 방위조약에 나와 있다.부동산 등 비용 문제가 공론화되고 있는데 이는 문제의 한면일 뿐이다.한미동맹이 주는 무형의 이익은 훨씬 크다.근본적으로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의 가치를 생각해보면 문제의 접근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교수 한·미 방위조약상 토지제공 의무는 있지만 주둔비용까지 댈 필요는 없다.방위비 분담금 자체가 불평등한 것으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도 위배된다.주둔비용은 미국 부담이다. 또한 감축 시기를 1∼2년 늦추기 위해 불필요한 양보를 하지 않았나 우려한다.용산기지 이전 비용 등에 불평등한 문제가 있다.용산기지 이전은 주한미군 감축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문제였다. 김 교수 협상이라고 하는 게 전략적 비전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그렇지 않으면 협상은 무의미하다.동맹 균열의 징후가 보이는 것은 전략적 비전이 공유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돈,병력 문제는 대단히 부차적인 문제다.한미 연합방위체제에서 대북 억지력은 3만 7000명 주한미군이 아니라 유사시 70만 병력이 증원될 수 있다는 측면에 있다.그런 신뢰감이 양국에 있으면 큰 문제는 없다. 이 교수 사실 그간 한·미간에는 협상이라는 게 없었다.이제서야 협상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우리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마찰이 생길 수 있고 당연한 것이다.미래지향적인 관계 재정립에서 나오는 불가피함이다.미군이 생각하는 주한미군, 한·미동맹의 성격과 역할은 과거와는 다르게 바뀌고 있다.주한미군 개편의 성격이 중요하다고 본다.이제는 대북억지력이 아니고 미국의 세계전략의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주한미군이 오산·평택으로 모이는 이유가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이동 편이성’ 때문이다.한국 주둔군이 대(對)중국 군사작전에 동원되고 미군이 한국의 군사기지를 사용하는 것은 중국과의 군사대립을 의미하고 안보상황 악화를 의미한다.특히 미사일 방어전략(MD),정보무기 등 반입에 대해 중국이 긴장하고 있으며 따라서 안보상황도 악화되는 중이다. 김 교수 한·미관계는 힘의 차이에 따른 비대칭적 동맹이다.그렇다고 미국의 의견이 상대방에 일방적이고 고압적으로 관철되지만은 않았다.미국 중심의 동맹권은 컨센서스를 중시해왔다.일례로 냉전 말기 미국이 소련을 더 빨리 압박했다면 더 빨리 붕괴했을 것이지만,미국은 동맹권의 분열을 우려해 그런 정책을 쓰지 않았다. 이 교수 한·미 관계악화와 관련, 미국내에서도 ‘미국 책임론’이 일고 있다.워싱턴포스트는 동맹국을 협박하는 일방주의 정책으로 동맹을 해쳤다는 표현도 썼다.한국의 변화한 모습을 인정하고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이라크 파병만 해도 잘못된 전쟁이라는 인식이 높지만,그럼에도 ‘해코지 당할까봐 파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이런 게 동맹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파병해서 사고 나면 오히려 반미감정이 더 악화된다. 협력적 자주국방은 어떻게 보나. 김 교수 박정희 대통령의 자주국방은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것이다.미국이 닉슨독트린을 통해서 우리에게 요구했다.노무현 정권의 자주국방은 처음부터 탈미적 성격이 강했다. 한·미동맹의 틀을 깬 상태에서의 자주국방은 주변의 지정학적 위치로 볼 때 어렵다.기분은 좋지만 현실성이 없다.협력적 자주국방,이건 수사적이다.협력의 구체적 내용은 뭔지,아직까지 내용과 방식에 대해서는 얘기가 없지 않나.예를 들어 국제테러와 관련,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은 향후 안보레짐으로 발전할 것이다.예전에 대영제국이 해적을 잡듯,테러집단에 살상무기가 건네질 때 미국이 해상을 봉쇄해서 다 찾아내겠다는 것이다.당장 북한이 직접적인 대상이 될 수 있다.이럴 경우 한·미간 어떤 입장을 갖고 대처할 것인지….담벼락에 양다리 걸치고 어정쩡하게 있는 것 같다.한·미동맹 틀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정확히 해야 한다.국방지도자가 할 일은 전략적 비전을 세우는 일이다. 이 교수 자주국방은 의존적 국방에서 벗어난다는 것인데 어떻게 ‘협력적’이면서 ‘자주적인’ 국방이 가능하겠나.국방은 적정한 군사력 보유도 중요하지만 안보환경 개선도 중요하다.아무리 투자해도 러시아나 중국을 필적할 군사력을 갖긴 어렵고,또한 불필요하다.도리어 주한미군은 주변국가들과의 관계손상과 안보환경을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협력적 자주국방을 명분으로 군비를 증강하는 방향 자체가 올바른가 생각해봐야 한다.다목적 헬기나 공격용 헬기구입이 다시 거론된다.한·미동맹관계가 새로운 성격 변화의 틀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미국의 세계,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에 종속되고 공고하게 편입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닌가. 국방비 증액이 문제인가. 이 교수 우리에게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탱크나 헬기가 아니라 미사일이나 장사정포다.미사일과 장사정포 문제는 아무리 투자해도 해결할 수 없다.안보환경의 개선이 나갈 방향이다.국방의 방향이 있어야 한다.김대중 정권은 군 개혁위원회에서 계획을 했다.실현되진 않았지만,나름의 목표가 있었다.지금은 그런 목표도 없이 방만한 군대를 유지하고 있다.군비 투자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군 개혁의 목표가 있는 상황에서 투자해야 한다. 김 교수 국방부 자체가 청사진을 뚜렷하게 제시해야 한다.체계가 바뀌었는데 국방부가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국내 총생산(GDP) 3.2% 투자가 자체 요구이지만,국민 동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청사진을 내놓고 소요예산 등을 설명해야 한다.연구·개발(R&D)에 얼마 등 뚜렷하고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정리 조승진 이지운기자 redtrain@seoul.co.kr
  • “정치테러… 盧대통령 사과를”

    한나라당이 15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패러디 파문을 계기로 대여공세의 수위를 더 강화했다.반면 열린우리당은 이 사안이 갖는 폭발력 때문에 몹시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정치 쟁점화하는 것을 경계했다. ●“박근혜 죽이기” 한나라당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를 겨냥한 여권의 ‘박근혜 죽이기’ 전략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는 ‘정치테러’,‘계략’,‘음모’,‘범죄행위’ 등 극한 용어들이 난무했다.김덕룡 원내대표는 “야당 지도자 모독사건을 실수로 치부하고 대충 넘어가겠다는 정부 여당은 정말로 부도덕한 집단”이라며 “청와대에서 일어나는 일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은 청와대의 계략과 책략에 의한 ‘정치테러’”라며 청와대의 대오각성과 노 대통령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와대의 홈페이지에 ‘저주의 굿판’이 벌어지고 음란사이트를 방불케 하는 천박한 패러디가 난무하고 있다.”며 “새로운 독재정권이 주도하는 천민화를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미안하다고 할 때 절제하자”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청와대가 공식 사과하고,열린우리당도 유감을 표시한 만큼 이쯤에서 그만두자는 얘기다.사안의 성격을 감안할 때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긁어 부스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여권의 판단인 것이다. 이날 오전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도 패러디 사건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었다고 전한 김현미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마치 ‘딱 걸렸다.’는 식으로 나온다면 오히려 정치적 의혹을 받을 수 있다.”며 “한나라당으로선 우리가 미안하다고 할 때 거둬들이는 ‘절제의 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종석 대변인도 “정쟁으로 키우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대통령 사과 요구는 지나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16대 국회에서 정치개혁법안 처리과정에서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의 성희롱 발언으로 피해를 입었던 김희선 의원도 “사과한 문제를 가지고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전날 대전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곧바로 삼성동 자택으로 귀가했으나 심기가 불편해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는 바람에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의 전화 통화도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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