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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혁당·민청학련 사건 박정희 前대통령 개입”

    “인혁당·민청학련 사건 박정희 前대통령 개입”

    박정희 정권 당시 발생한 인민혁명당(인혁당) 및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민청학련) 사건은 최고 권력자인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개입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는 7일 국정원에서 이같은 내용의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진실위는 이들 사건이 당시 독재권력을 연장하기 위해 고문 등의 방법으로 민주인사를 탄압한 공안사건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진실위측의 입장만으로는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계류 중인 인혁당 재건위 관련 재심 재개와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의 배상 판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진실위는 “박 전 대통령과 중정부장의 발표에서 규정된 인혁당과 민청학련의 성격은 전형적인 짜맞추기 수사로 무리하게 반국가단체로 만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문 의혹에 대해 “당시 수사관계자들로부터 고문에 대한 진실고백이 나온 것은 없지만 수사과정에서 불리한 진술의 강요나 핵심인물을 찾기 위해 가혹행위가 자행됐다고 본다.”고 진실위는 판단했다. ☞ 인혁당 및 민청학련 사건 언론 발표문 전문 바로가기 특히 인혁당 재건위 관련자 8명에 대한 사형이 대법원 판단이 나온 지 18시간 만에 집행된 것과 관련, 진실위는 “박 대통령 지시로 사형이 집행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문서나 증언은 없었지만 사전에 관련부서의 협조가 있어야 집행될 수 있다는 점에 비춰 대법원 확정판결 즉시 처형한다는 방침은 이미 청와대 선에서 정해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병욱 진실위 간사는 “모든 과정에 최고권력자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혁당의 경우 강령과 규약이 일부 논의되기는 했지만 채택된 적이 없고 서클 형태였던 만큼 인혁당이 국가변란을 기도한 반국가단체라고 볼 수 없으며 북한의 지령과도 무관하다고 진실위는 결론지었다. 민청학련 사건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유신반대 시위를 당시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산주의자들의 배후조종을 받는 인민혁명 시도로 왜곡해 1000여명을 영장없이 구속하고 7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국내 최대의 학생운동 탄압사건으로 규정했다. 여야는 이날 국정원 과거사위의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게 입증됐다.”고 강조한 반면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과거를 바로 잡고 규명하는 일은 필요하겠지만, 증거가 불충분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충분한 소명기회가 없는 정황에만 근거한 과거사 규명은 좀더 신중해야 한다.”며 정치적 이용 가능성을 경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北 인권개선에 도움돼야 할 ‘서울대회’

    이 시대 우리 사회의 대단히 중요한 명제 가운데 하나가 오늘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논의된다. 북한 주민의 인권 실상을 고발하고, 시급한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대회가 열리는 것이다. 미국의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 후원 아래 국내 인권단체 등이 주최하는 이 대회에는 국내외 40여개 단체에서 1000여명이 참가한다. 규모나 내용에 있어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그만큼 남북관계나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하겠다. 이번 행사는 지난 달 유엔총회의 대북인권결의안 채택과 더불어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실행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최측이 밝혔듯 “강력한 국제적 여론의 압력만이 독재통치를 바꾼다.”는 판단 아래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두는 일종의 선언인 셈이다. 사실 북한의 인권실태는 이견이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하겠다. 올해 프리덤하우스의 세계자유상황보고서에서도 북한은 192개국 가운데 미얀마, 소말리아 등 8개국과 함께 최하위를 기록했다. 진보진영에서도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에 본격 나서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북한 인권의 현주소를 놓고 싸울 때는 지난 것이다. 문제는 개선방법일 것이다. 우리는 신중하고 점진적인 노력이 긴요하다고 본다. 북한 정권이 체제유지를 위해 더욱더 폐쇄적이고 반인권적으로 움직일 빌미를 주어선 안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북한 인권의 연착륙을 이뤄낼 수 있다. 북한 주민을 외면하고 있지 않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내보임으로써 불필요한 남·남 갈등을 불식해 주기를 기대한다.
  • 연세대생 131명·부모 122명 조사해보니 이념성향 보수화 뚜렷

    연세대생 131명·부모 122명 조사해보니 이념성향 보수화 뚜렷

    대학생들의 의식구조가 ‘보수’ 쪽에 크게 치우쳐 있음이 실증 연구로 확인됐다. 특히 행동방식은 예전처럼 ‘강경’에 가까워 부모세대의 ‘온건한 보수’와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훈구 교수는 연세대생 131명과 이들의 부모 122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태도를 조사한 결과, 대학생들 사이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이념적 보수화 경향이 분명했다고 4일 밝혔다. ●‘자본주의가 노동자 착취´에 66%가 “NO” 가장 보수적인 쪽을 1, 가장 급진적인 쪽을 14로 놓았을 때 대학생들의 ‘급진·보수’ 지수는 4.65로 부모세대의 3.89와 큰 차이 없이 뚜렷한 보수성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지수 8 이상이어야 급진으로 분류되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대학생들의 성향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고 말했다. 또 가장 보수적인 쪽을 7, 가장 급진적인 쪽을 21로 보았을 때 대학생은 13.52로 강경한 쪽에 위치했다. 반면 부모들은 15.22로 온건 성향이 더 강했다.14 미만은 강경,14 초과는 온건으로 본다. 이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영국 심리학자 아이젠크의 사회 태도 검사를 실시했다. 아이젠크의 검사는 ▲자본주의의 도덕성 ▲사유재산제도 ▲기간산업의 국유화 ▲병역 의무 ▲낙태 등 50가지 문항에 대해 찬·반 여부를 조사한다. 세부항목에서 대학생들은 ‘자본주의가 노동자를 착취하는가.’라는 사회주의 명제에 66%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그렇다.’는 답은 7명 중 1명꼴인 14.5%에 그쳤다. 기간산업이 국유화되면 관료화와 능률저하 등을 초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69.5%가 ‘그렇다.’고 해 사회주의 시스템에 부정적인 견해가 뚜렷했다. ●“정치운동 목표 상실·취업난 탓” 분석 전문가들은 대학생들이 보수화되는 이유로 문민정권의 정착으로 대학가 정치운동의 목표가 사라졌고 취업난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크게 약화된 것을 꼽고 있다. 또 진보적이라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경제난이 지속돼 정치적 실정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든다. ●“시장경제·민주주의 옹호로 봐야” 그러나 대학생들의 보수화는 과거 독재에 대한 선호와는 상관이 없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건전한 보수로 해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사를 진행한 이 교수는 “대학 사회에서 이념 논쟁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면서 “대학생들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홍성태 교수는 “한국 사회의 ‘보수화’라는 말에는 여러 함의가 있기 때문에 ‘보수화=친일=독재=반공=친박정희’라는 등식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한국·남베트남 역사가 주는 교훈

    ‘제3세계’. 참 낯설다면 낯선 단어다. 선진국의 문턱을 넘나든다는 우리에게 제3세계란 정치·경제적으로 낙후된, 지구상 저 어디쯤에 있는 나라라고 생각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사실 한국은 식민시대·압축성장·민주화 투쟁을 걸어온 전형적인 제3세계 국가다. 그렇게 본다면 한국의 현대사를 평가하기 위한 비교연구대상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같은 서구 선진국보다 비슷한 조건에서 출발한 제3세계 국가가 어울릴지도 모른다. 그런 관점에서 남한과 남베트남을 비교분석한 연구서가 나왔다. 한성대 전쟁과평화연구소 윤충로 연구원이 ‘베트남과 한국의 반공독재국가형성사’(선인 펴냄)를 냈다.“베트남의 역사는 세계에서 한국 역사와 가장 비슷합니다. 식민지경험과 광복, 분단과 경찰독재국가의 성립, 전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거의 똑같습니다.”그런데 제대로 된 연구가 없다. 그가 남한과 남베트남 비교연구에 베트남 현지생활 1년을 포함해 7년여의 시간을 들인 이유다. 비교사회학자로서 윤 연구원의 관심은 두가지다.1945년 이후 왜 이승만·응오딘지엠 정권으로 상징되는 반공독재국가가 남한과 남베트남에 들어섰는가. 그리고 왜 남한은 성공하고 남베트남은 실패했는가.●일제식 강압적 통치기구가 남한의 기반 윤 연구원은 ▲지방통제능력 ▲이데올로기적인 것 ▲사회경제적 측면 등 3가지 원인을 꼽았다. 일제는 억압정책의 효율성을 위해 한국의 중앙집권화를 꾀했고 이는 미군정과 반공우익 정부에 그대로 계승됐다는 것. 반면 베트남은 마을 단위의 자치권이 강하다 보니 장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베트남에 미국은 프랑스에 이은 제국주의세력이었지만 한국에 미국은 맥아더 동상철거 논란에서 보듯 해방군의 성격도 있었다. 그렇다보니 남베트남이 외친 반공은 민족주의 바람에 밀려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전쟁 때문에 ‘반공’이 절대 가치로 떠올랐던 한국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국가 입장에서 보자면 시민사회 제압을 통한 국가 안정에 도움이 됐다는 결론이 나옵니다.”이 과정에서 불거진 것들이 바로 각종 ‘폭동’과 ‘양민학살’ 사건들이다.●역사를 결과론적으로 보지 말라 이런 설명은 얼마 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강정구 교수의 주장과 일치한다. 강 교수 주장의 배경으로 꼽혔던 브루스 커밍스의 수정주의 사관과 역사추상형 접근법에 대해 물었다.“역사추상법이 그 사건에서 지나치게 확대됐습니다. 역사에서 어떤 단면을 잘라두고 ‘만약’이라고 가정해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현실에 대한 설명력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그 방법 자체가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서구에서도 ‘가설적 가정법’이라는 방법을 씁니다.”수정주의 비판도 반박했다.“외려 수정주의를 너무 일찍 버린 것이 문제라 생각합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미국의 개입과 그 효과입니다.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이라는 차원에서 수정주의는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뉴라이트 진영에서 제기하는 ‘건국과 부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결과론적으로 역사를 보지 말자는 것.“지금 와서 보니 옳은 것이니 그것은 처음부터 정당했고 당시의 저항은 의미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런 방식은 외려 다른 방향을 모색했던 ‘또 하나의 역사’를 외면하고 평가하지 말자는 얘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참전군인들 목소리 생생히 남길 터 윤 연구원은 앞으로 베트남전을 더 파고 들 예정이다.“베트남전에는 8년여에 걸쳐 30여만명의 한국인이 참가했습니다. 그래서 작게는 참전군인과 그 가족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크게는 남한이 본 남베트남과 남베트남이 본 남한을 그려볼 생각입니다.”연구방향이 이렇게 정해지다보니 아무래도 앞으로의 연구는 문헌연구보다 구술연구쪽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연구원은 한국내 작업을 마무리짓는 대로 다시 베트남으로 떠날 예정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쿠바 카스트로 파킨슨병 앓는다?

    나이 든 독재자의 중병설은 언제나 끊이지 않는 법이다. 이번엔 피델 카스트로(79) 쿠바 대통령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직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16일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CIA관리는 수개월 동안 의료진이 포함된 전문가들의 판단 결과, 카스트로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주장은 마이애미 해럴드가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해 처음 보도했다. 이 신문이 발행되는 플로리다주는 수만명의 쿠바 망명자들이 살고 있어 카스트로 와병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곳이다. 1959년 쿠바 혁명 이래 47년 동안 1100만명의 쿠바인들을 이끌고 있는 카스트로는 이미 동생인 라울(74) 국방장관을 후계자로 지명한 상태다.암, 뇌졸중, 뇌출혈, 심장마비 등 여러차례 와병설에 시달린 카스트로는 최근 토크쇼를 진행하는 축구 스타 마라도나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죽는 날이 와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투옥… 망명… 군정 맞선 ‘철의 여인’

    TEXT 서부 아프리카의 빈국 라이베리아에서 아프리카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포효가 울려퍼졌다. 4자녀의 어머니이자 할머니인 엘렌 존슨 설리프(66). 두 번의 투옥과 두 번의 망명속에서도 마침내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됐다. 라이베리아는 물론 아프리카 역사상 첫번째 여성 최고지도자다. 지난달 1차투표서 19.8%의 지지율를 기록,2등으로 결선에 오른 그녀는 막판 뒤집기로 대권을 거머쥐었다.‘민족 통합과 발전’이란 국가재건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내전 이후 라이베리아의 첫 민선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흔들리는 표심을 낚아챘다는 평이다. 11일 AP통신 등은 90% 이상 진행된 결선투표 개표에서 59%를 얻어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고 전했다. 설리프는 이날 당선 확정 직후 AF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자신있다. 나는 준비가 돼 있으며 나를 선택해 준 유권자들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지난 1989년부터 2003년까지 20만명이 사망한 ‘14년 내전’으로 갈갈이 찢긴 라이베리아를 ‘여성의 힘’으로 되살려 놓겠다고 강조했다. 선거운동기간 “남성들이 파괴한 나라를 여성의 힘으로 일으켜 세우자.”고 여성 참여와 역할을 호소, 반향을 일으켰다. ‘민주화 투사’이면서도 미 하버드대에서 석사를 받고 세계은행과 유엔개발프로그램(UNDP) 아프리카국장 등을 역임할 정도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지난 1970년대 후반 윌리엄 톨베르트 정부에서 재무장관도 지낸 경제통이다. 군사정권에 맞서다 내란죄·반역죄 등으로 투옥되고 해외 망명길에 올라야 했지만 ‘철의 여인’이란 별칭의 그녀를 꺾지는 못했다. 그녀는 결선투표 결과를 승복하지 않고 있는 ‘축구영웅’ 조지 웨아(39)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달래고 있다. 그녀는 내년 1월 6년 임기를 시작하면 6개월내 수도 먼로비아에 전기를 끌어오고 와해된 관료조직과 국가질서를 재건하겠다고 공언했다.그러나 문맹률 80%, 실업률 80%의 빈국 라이베리아의 정치안정과 경제발전이 그리 쉬울 것 같지는 않다. 10여개가 넘는 주요 부족간 갈등과 웨아 후보를 지지하는 불만에 가득찬 무장세력들을 다독거리는 일도 ‘발등의 불’이다. 해방 노예출신들이 건국한 라이베리아는 1980년 군사쿠데타가 일어나면서 내전과 독재의 악순환을 겪었다. 불안한 정정 때문에 지금도 유엔 평화유지군 1만 5000명이 주둔해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요르단 추가테러” 알 자르카위 경고

    요르단 호텔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한 이라크 알 카에다 조직의 최고 책임자 알 자르카위가 요르단에 대해 추가공격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알 자르카위는 10일(현지시간) 인터넷 성명을 내고 “공격을 받은 3개 호텔은 요르단 독재자(압둘라 2세 국왕)에 의해 적들과 유대인들, 십자군들의 뒷마당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타깃이 됐다.”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이집트, 사우디 등의 스파이들이 그 곳에서 팔레스타인과 이라크 무자헤딘을 상대로 한 음모를 꾸며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대인을 위해 요르단 동쪽에 세운 방어벽이 지금 무자헤딘과 그들의 공격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을 요르단의 독재자가 알도록 하겠다.”면서 “우리의 가장 용맹스러운 전사가 요르단 암만에서 새 공격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라크 알 카에다는 인터넷 성명을 통해 요르단 암만 호텔 3곳에 대한 연쇄 폭탄테러는 여성 1명을 포함한 4명의 이라크인이 실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번 공격의 계획, 준비, 실행을 맡은 그룹은 아부 카비브, 아부 무아즈, 아부 오마이라 사령관 등 3명의 남성과 존경하는 옴 오마이라 자매”라고 밝혔다. 성명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요르단 정부가 자살폭탄범 3명의 시신을 발견한데 이어, 공포영화 ‘핼러윈’ 시리즈를 감독한 무스타파 아카드가 이번 테러로 인한 부상으로 사망함에 따라 사망자수는 모두 60명으로 늘어났다. 전국적인 테러범 검거작전에 나선 요르단 경찰은 지금까지 최소 120명을 체포했으며, 이들 대부분이 이라크인과 요르단인이라고 밝혔다.이지운기자 외신종합jj@seoul.co.kr
  • [데스크시각] ‘진정성’의 조건/박대출 정치부 부장급

    지난 1997년 10월27일로 기억된다. 자민련 총재실을 나서는 JP(김종필 당시 총재)를 만났다. 기자는 물었다.“DJ(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와 대선후보 단일화를 하십니까.” JP의 대답은 이랬다.“그 사람 색깔이 안돼.” 전혀 예상치 못한 얘기였다.DJP 연합 협상이 거의 마무리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한광옥·김용환, 두 측근의 ‘목동 밀담’을 통해서다. 그런 때에 JP가 이런 말을 하다니 의아했다. 혹시 막판에 마음을 바꿨나. 그 나흘 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DJP 단일화 합의문을 발표했다. 두달 뒤 대선이 치러졌다.DJ는 청와대로,JP는 삼청동으로 갔다.DJ는 ‘절대 목표’를 달성했으니 더할 나위가 없었다.JP 역시 ‘남는 장사’였다. 실세 총리라는 2인자의 권력을 넘겨받았다. 자민련 의원들에겐 장관자리가 주어졌다. 주변 인사들은 정부 산하단체로, 공기업으로 줄지어 갔다. DJ는 ‘2년반짜리’ 대통령만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내각제 개헌을 담보로 내걸었다. 내각제 아래서 대통령이냐, 총리냐의 선택은 자민련의 몫이었다. 현재도, 미래도 ‘절반씩’ 나누는 모양새였다. 이념이나 노선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런 공동정권도 갈라섰다.DJ가 권력에 취해 약속을 깬 탓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론을 의욕있게 내놨다. 결국 무산됐지만 한동안 미련을 못 버린 듯했다. 이마저 10·26 재선거 참패의 ‘쓰나미’에 밀려 포말처럼 사그라졌다. 소연정, 민주연정, 국민통합연석회의, 거국내각 등 ‘유사 연정’만 남기고…. 대연정론은 실패한 정치 기획으로 끝났다. 그럼에도 바둑처럼 새삼 복기하는 이유는 다름아니다. 또 다른 소모와 분열을 원치 않는 바람에서다. 노 대통령 연정론의 ‘키워드’는 ‘진정성’이었다.‘믿어달라.’는 게 요체다. 하지만 추진 동력을 일으키지 못했다. 상대가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유가 몇 있다.DJP 연합 때와 비교해 보자. 첫째, 자민련 의석은 45석에 불과했다. 독자 집권 가능성이 없었다. 한나라당은 127석이나 된다. 정권 되찾기가 목표다.‘몸집’의 차이다. 둘째, 자민련은 권력의 절반을 얻었다. 물론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에 견주면 부스러기 수준이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에 총리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 장관이나 정부산하기관, 공기업 등 숱한 ‘낙하산’조차 보장되지 않았다.‘당근’의 차이다. 셋째,DJ는 미래 권력의 절반을 약속했다. 나중에 지키지는 않았지만. 노 대통령은 “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 권한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고만 했다. 합의문도 깨지는 게 정치판이다. 용의만으론 빈약하다.‘확실성’의 차이다. 셋을 종합해보면 애당초 실현 불가능한 제의였다. 물(物)과 심(心), 어느 한쪽도 모자란다. 자존심과 신념을 버리기에는 턱도 없는 몸값이다. 이 정도라면 동격(同格)이 아니다. 거의 ‘내 밑으로 들어와라.’는 수준이다. 당 정체성은 더 큰 걸림돌이다. 노 대통령은 “양당이 별로 다를 것 없다.”며 ‘러브콜’을 했다. 하지만 여권은 대연정이 무산되자마자 숨겼던 적의(敵意)를 다시 드러냈다.“유신 독재의 망령”,“낡아빠진 색깔론의 부활” 등 막말이 그 증거다. 사후에도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다. “승부수다. 아니다.”,“탈당이다. 아니다.”노 대통령의 신년 구상을 놓고 벌써부터 말이 많다. 이것만으로도 소모와 분열이다. 두 달이나 기다릴 때가 아니다.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해야 한다. 하루라도 소모와 분열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엔 ‘진정한 진정성’이 전제돼야 한다. 자기 희생이 필요조건이다. 상대의 희생만을 요구해도 안 된다. 묘수냐, 꼼수냐 논란거리가 될 일이라면 더욱 안 된다. 또 다른 소모와 분열로 이어질 게 뻔하다.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낫다. “국민의 70%가 검은 학이라고 하면 검은 학이냐.”는 주장으론 안 된다. 검은 학이 나올 수도 있다. 변화무쌍한 세상이 아닌가. 무엇보다 국민들이 흰 학을 검다고 할 리가 없다고 믿어야 한다. 위정자의 도리다. 이를 거역하면 권력의 오만이자 독선이다. 길어봐야 5년짜리 권력이 아닌가. 그나마 절반 이상이 지났다. 박대출 정치부 부장급 dcpark@seoul.co.kr
  • 결혼하면 아이 못낳게 수술도

    “70년대 후반까지 정착촌이 아닌 마을에 들어가면 붙잡아서 소록도로 보냈다. 심지어 80년대 초에도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지 못하도록 단종수술을 했다.” “정부는 한센협동회를 조직해 한센인을 지원했지만, 이들은 한센인들을 못살게 굴었다. 정부가 지원한 것은 선거 때 여당표가 필요해서였다.” ●인권침해 사례를 정리하는 데 의미 지난 3월부터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를 받은 서울대 정근식 교수팀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한센인에게서 과거의 인권침해 사례를 기록으로 정리한 구증들이다. 정 교수팀이 수집한 증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센인에 대한 인권침해가 사회적·국가적 차원에서 일어났다는 점이다. 한국전쟁 때 인민군이나 국군이 마을을 점령하면 마을 사람들이 점령군에게 막걸리를 사주며 정착촌에 있는 한센인을 반대파로 몰아 학살하는 ‘막걸리 학살’이 만연했다. 이 기간 동안 한센인들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혹은 좌익이라는 마을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학살당했다. 실태조사에서 밝혀진 ‘경남 함안의 물문리 학살사건’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센인들은 1950년 7월 하순쯤 관동교 다리 밑에서 국방경비대, 경찰, 지방청년단 등에 의해 29명이 숨졌다고 증언했다.“좌익”이라는 마을 사람의 제보 때문에 목숨을 잃었지만, 한센인 대부분은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좌익사상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센인 인권침해 3대 사건의 하나인 비토리섬 학살 사건의 경우,1962년 섬을 개간하러 들어간 한센인 26명을 살해한 가해자 3명에 대해 법원은 징역1∼2년의 형을 선고했을 뿐이다. ●60년대 주민에 의한 인권침해 국가가 눈감아 독재정권 시절에는 분열한 한센인들이 서로를 탄압하기도 했다. 일본이 한센인간 격리정책을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온 반면, 우리나라는 60년대부터 격리수용을 포기하며 사실상 이들을 방치했다. 한 곳에 사는 일반인과 한센인간에 분쟁이 생기면 한센인들 대부분은 소수자라는 점 때문에 당연히 챙겨야 할 권리마저 빼앗겼다.5·16 이후 소록도에 남아 있던 한센인들이 한 오마도 간척사업 때도 그랬다. 한센인들은 개간된 땅을 불하받는 조건으로 일했지만, 인근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한 마지기의 땅도 받지 못했다. 이들에게 개간한 땅을 나눠주면 주변 지역의 사람들이 모두 떠나겠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센인에 대한 재산권 침해 등이 공권력에 의해 일어났지만, 오랫동안 격리된 탓에 이들에 대한 자료나 기록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정근식 교수는 “오마도 간척사업에 대해 한센인들이 공사의 40%를 진행했는지,60%를 진행했는지에 대해 당국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실태조사에서 한센인들에 대한 인권침해 대부분이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한센인들을 차별한 주체가 일반 주민들이었던 경우에도 차별을 묵인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청와대·문희상의장 “정부 매도 더 못참겠다”

    청와대·문희상의장 “정부 매도 더 못참겠다”

    “민주헌법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참여정부를 매도하는데 인내심의 한계에 왔다.”(김만수 청와대 대변인) 한나라당이 18일 ‘대여 구국운동’을 선언한데 대해 청와대와 여권이 야당의 과거를 들춰내면서 초강경 맞대응을 하고 나섰다. 한달여전까지만 해도 대연정의 파트너로 삼았던 제안이 무색할 정도로 야당 비난의 톤이 높았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정무관련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이 색깔론과 구국운동을 펴는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오만불손한 일”,“박근혜 대표의 발언은 유신시대 구국봉사대가 연상된다. 소가 웃을 일”이라는 등의 비난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청와대는 ‘역사의 시계추를 유신독재로 되돌리자는 것인가’란 제목으로 청와대 입장을 밝히는 글에서 “박 대표에게 묻는다.”라고 박 대표를 거론하면서 “냉전시대의 반공주의를 자유민주주의와 혼동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1975년 4월9일 새벽 간첩으로 몰린 8명의 지식인들이 대법원 판결 20시간 만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면서 인혁당 사건을 들면서 “이런 야만의 시대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나라당이 법무장관의 합법적인 수사지휘를 검찰권 훼손으로 몰아가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했다. ‘유신시대의 망령’을 거론하면서 박 대표와 유신시대를 연결지었다. 박 대표가 제기한 정체성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진정한 자유민주체제”라면서 “독재와 인권유린으로 얼룩진 지난 역사에 뿌리박은 한나라당이 원하는 냉전수구체제가 아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희상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선언은 국민분열을 조장하는 분열주의 정당이자 헌정질서 파괴정당임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생이 중요한 시기에 선거에만 올인하다가 엉뚱한 색깔 트집을 잡아 대규모 장외투쟁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협박하는 행위이자 제1야당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라며 “한나라당의 민생은 정략형 민생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극우적 냉전체제를 부활시키려는 시대착오적 기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청와대의 시각은 앞으로 청와대-열린우리당과 야당의 전면전이 상당히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다. 박정현 이지운기자 jhpark@seoul.co.kr
  • 박근혜대표 “정체성 수호 타협없다”

    박근혜대표 “정체성 수호 타협없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8일 긴급 기자회견장에 ‘바지’를 입고 나갔다. 여느 때처럼 ‘바지는 전투복’으로 해석되듯이 그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필요하다면 ‘국민과 함께 구국운동’도 벌이겠다는 결사 의지도 내비치면서 회견 내내 ‘체제·정통성’을 강조했다. 평소 ‘민생·상생 정치’를 강조해온 박 대표는 이날 노무현 대통령을 ‘타깃’으로 설정하고 초강수의 공세를 폈다. 검찰총장 사퇴를 야기한 일련의 사태가 자신의 ‘정치적 마지노선’인 자유민주주의·정통성을 흔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측근들은 해석했다. 당 지도부 회의를 주재한 뒤 회견장에 나타난 박 대표의 표정은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박 대표는 “그동안 민생을 위한 상생의 정치 기조를 지키면서 정책과 대안으로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면서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는 결코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으며 이 원칙을 훼손하는 세력과는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밝혔다. 나아가 “국립현충원도 4·19정신도, 광주 5·18 정신도 함께 안고 가야할 소중한 역사이지만, 만경대 정신까지 품고갈 수는 없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확고한 원칙”이라고 못박기까지 했다. 박 대표는 “정권의 심장부에서 나라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에게 ‘6·25는 통일전쟁인데 미국과 맥아더 장군 때문에 실패했다.’는 강정구 교수의 발언에 동의하느냐고 물으며 노 대통령을 ‘타깃’으로 설정했다. 박 대표의 초강수는 ‘강 교수 사태’가 정권 차원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남북관계에서 업적을 이루려는 정략적 목적이 담긴 것이라고 파악한 데서 비롯된다는 해석이다. 그에 따라 박 대표는 ‘국가보안법=체제 수호의 보루’라고 적시하면서 “나라의 근본을 부정하는 세력이 거리거리를 활보하며 북한체제를 찬양하며 선동하는 일만은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역설했다. 회견 직후 청와대가 ‘유신독재 망령 부활’이라고 비판하자 즉각 “쓸데없는 인신공격을 하지 말고 대통령에게 한 질문에 확실히 답을 해 달라.”고 다시 반박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千법무 “검찰 인적쇄신 없다”

    千법무 “검찰 인적쇄신 없다”

    천정배 법무장관의 검찰 지휘권 행사와 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퇴 파문을 둘러싸고 여권과 한나라당이 갈수록 극한 대립 양상을 보이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7일 여권 핵심을 겨냥,“국가보안법 무력화와 검찰 길들이기에 이성을 잃었다.”며 ‘정체성’ 공세를 강화하자 여권에서는 박 대표에게 “유신 독재의 안경을 쓰고 있다.”고 성토했다. 박 대표는 18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의 해명과 천 장관 해임을 촉구하고 장외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여권은 검찰개혁과 국보법 개정 작업을 서두르는 등 여·야간, 여·검(檢)간 대치와 갈등 국면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박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청와대와 정부·여당을 비롯한 온 정권이 총동원돼 대한민국의 체제에 도전하는 사람 구하기에 나섰다.”면서 “노 대통령은 자유민주체제를 수호할 의지가 있는가, 아니면 서서히 파괴하려는 것인가를 밝혀야 한다.”며 노 대통령의 해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이날 상임중앙위 회의에서 “국법 수호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는데 검찰이 반발한다면 국가기강의 해이이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재정신청 확대 등 검찰개혁 관련 사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김종빈 총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정치적 중립의 꿈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면서 “정치가 검찰 수사에 개입하고, 검찰이 권력과 강자의 외압에 힘없이 굴복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일선 검사들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자제되고 있는 가운데 천정배 법무장관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검찰총장 인사에 따른 후속인사가 있겠지만 그 이상의 인사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문책인사나 인적쇄신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소속인 이용주 검사는 16일 밤 천 장관에게 용퇴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박찬구 박경호기자 ckpark@seoul.co.kr
  • [염주영 칼럼] 공기업도 사회적 감시를

    [염주영 칼럼] 공기업도 사회적 감시를

    공기업의 방만하고 부실한 경영행태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각종 경영 비리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올 국정감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 문제가 벌써 수년째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지만 소리만 요란할 뿐이다. 정부가 그때마다 이런저런 개선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이 상례다. 이번 국감에서도 공기업의 다양한 부조리들이 쏟아졌다. 그 가운데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 영업권 독식 사례는 단연 압권이다. 하루 수십만대의 차량이 통과하는 고속도로의 휴게소와 주유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수 있다. 독점적 영업권이 보장되는 데다 100% 현금장사여서 누구나 눈독을 들이는 대상이다. 영업권을 받는 것만으로 엄청난 특혜가 된다. 과거 군사독재시대에는 퇴임한 군 장성 출신들이 독식해왔다. 한국도로공사는 그런 특혜성 사업권을 자신들의 퇴직자 단체에 수의계약으로 넘겨주는 일을 5년째 계속하고 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모든 특혜에는 비리가 숨어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이밖에도 공기업의 헤픈 경영과 그에 따른 부조리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생산성을 초월하는 임금 인상은 다반사이고, 부채상환을 뒤로 미루면서 무려 1000억원대의 재원을 사원들의 복지기금으로 쌓아두기도 한다. 독점·거대기업의 지위를 남용한 문어발식 조직 확장은 민간기업을 능가한다. 무분별한 자회사 설립이나 설립목적과 다른 신규사업 진출 등으로 공룡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정부는 기획예산처 산하에 ‘공기업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기업의 이같은 고질병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그 핵심은 ▲공기업관리기본법 제정 ▲공공기관관리위원회 설치 ▲공공기관 지배구조 재편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도 칼을 빼들었다. 내년까지 226개 공기업과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사상 최대의 기획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공기업 경영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과 감사 강화 등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과거에도 몇차례 정부의 그같은 시도는 있었지만 그 성과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각종 제도적 개선과 함께 공기업에 대한 ‘사회적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우리 사회는 민주화와 시민계층의 성숙으로 각종 소비자·시민단체들이 다양한 공익적 목적의 사회적 감시기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영역이 아직은 정부와 사기업에 국한하고 있다. 특히 사기업에 대한 이들의 감시기능은 최근의 ‘삼성에버랜드 CB 사건’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혁혁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공기업에 대한 감시활동은 아직 부진한 실정이다. 이제는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경영을 바로 잡는 일에 소비자·시민단체들이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사기업의 재산은 기업주의 것이지만 공기업의 재산은 국민의 것이다. 사기업은 개인 돈을 쓰지만 공기업은 국민이 낸 세금을 쓰고 있다. 사기업의 지나친 사익 추구로 인한 공익의 침해도 문제지만 공기업이 공익을 소홀히하는 일은 더 큰 문제다. 소비자·시민단체들이 사회적 감시의 영역을 공기업으로 넓혀주길 기대한다. 정부는 사회적 감시 장치가 잘 작동될 수 있도록 공기업의 경영정보 공개 등 관련 제도를 다듬어주기 바란다.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시론] 새 대법원장에 바란다/ 한상범 한국법학교수회 명예회장

    [시론] 새 대법원장에 바란다/ 한상범 한국법학교수회 명예회장

    김영삼 정부로부터 김대중 정부를 거치면서 현정부에 이르기까지 정권이 새로 출범할 때마다 사법개혁이 당면과제가 되었다. 개혁의 외침은 거셌지만 실속은 없었다. 우선 신임 대법원장은 이제까지와 같은 형식적인 개혁 행사를 더 이상 되풀이하지 말라는 주문부터 하고자 한다. 겉치레 개혁은 더 이상 필요 없고, 국민들도 동의하지 않는다. 개혁에 나선 사법부는 스스로 개혁의 대상으로서 겸허하게 반성하고 국민의 뜻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독재하에 일부 재판이 잘못되었던 것은 새삼스럽게 말할 것도 없다. 군정독재하에서 잘못된 재판을 세상에서는 ‘사법살인’ 그리고 ‘쪽지재판’과 ‘정치재판’이라고 부른다. 결국 법률에 의한 피해자로서 국민의 재판 불신을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신임 대법원장의 사과는 그에 상응한 행동과 대응책으로 나타나야 한다. 잘못된 재판은 신임 대법원장 말대로 재검토돼 시정되어야 한다. 30여년에 이르는 군사정권의 폭정이 남긴 잔재는 그 자체로 엄청나다. 우선 상당수의 재판관이 군정독재하에서 임관되어 근무하며 보직, 전보, 승진 길을 걸어 온 과거가 있다. 그 과거에는 흠도 있고 문제가 될 일도 상당히 있을 것이다. 여기서 그 모두를 두고 따질 일은 아니지만,“과거를 묻지 마세요.”식으로 얼렁뚱땅 지나칠 수는 없다. 패전후 독일의 사법부는 나치즘에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하며 거듭났다. 과거사를 정리하려는 우리 사법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느 시대나 그 시대가 남긴 상처 때문에 아픔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피해갈 수 없다. 그런데 법원 일각에는 사회단체나 일반인의 재판 비판이 사법권 독립에 대한 침해인 듯 그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이를 지켜보자면 우리가 일본제국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잘못된 재판의 검토는 그 억울함의 구제와 연계되어야 한다. 공정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의 재심절차로는 부족하다. 그 문제의 해법은 입법부와 협조해 당장 모색 강구해야 한다. 법관은 시민의 비판과 참여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우리 법원과 검찰은 권위주의와 관료주의를 깨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관료주의와 권위주의는 관리에겐 한없이 편한 제도이지만, 지금은 관료가 주인인 시대가 아니다. 일본 법조계도 시민들에게 재판참여의 문을 열고 있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출신 연고·기수를 따지고 서열·석차에 줄서고 전관예우의 타성에서 과감히 벗어나지 않는 한 장래는 없다. 얼마전 고위 공직자나 돈 많은 부자가 형기를 제대로 채우지 않는다는 보도를 보고 다시 한번 가슴이 쓰렸다. 사법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법률의 그늘에서 억울함을 느끼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의문사’를 다루는 기관에 근무하면서 법률에 의한 피해자를 거의 매일 만났다. 피해자나 가해자까지도 독재와 권위주의의 희생물이다. 법률의 마지막 파수꾼인 법원은 어떻게 이들의 눈물을 닦아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법관들이여. 사법권의 독립은 당신들 스스로의 노력과 투쟁으로 지켜진다. 그러한 법관이 있을 적에 국민은 충심으로 그를 존경하고 신뢰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법의 권위의 기반이 되고 사법권 독립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법률(또는 재판)이 달래지 못한 피해자가 흘리는 절망의 눈물을 닦아주는 인간성과 정의를 추구해 나가는 기개가 있는 재판관을 국민은 원하고 있다. 한상범 한국법학교수회 명예회장
  • [뉴스피플] 12월 사상계 복간 앞둔 故장준하 선생 장남 호권 씨

    “민주투사 장준하 선생에 대한 기억은 있지만 아버지 장준하에 대한 추억은 별로 없습니다.”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 투쟁 인사인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 호권(57)씨. 그에게 부친은 늘 ‘선생’으로 존재할 뿐 다정한 ‘아버지’의 모습은 별로 기억에 없다. 반독재 투쟁으로 가족에게 크나큰 고통과 가난만을 남긴 아버지를 한때 원망한 적도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자신도 아버지의 삶을 닮아가고 있다. 강남의 20평도 채 안되는 임대아파트에서 사는 그는 최근 사재를 털어 부친이 창간했던 종합교양지 ‘사상계’의 복간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1953년 창간,1970년 폐간된 지 꼭 35년 만이다. 정론과 비판정신으로 독재정권시절 민주화 운동의 토대를 마련했던 사상계는 김지하의 장시 ‘오적(五賊)’을 실었다는 이유로 폐간됐다. 그에게 사상계는 부친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그의 가족들은 1975년 부친이 의문사한 뒤 10번 넘게 이사를 다니면서도 사상계 창간호부터 폐간호까지를 모두 싸안고 다녔다. 사상계 복간팀을 진두지휘하는 장씨를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다. 부리부리한 눈과 짙은 눈썹의 장씨는 사진에서 본 장준하 선생을 빼닮았다.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이 시대에 왜 사상계를 복간하려는지 궁금했다.“지금 우리 사회는 보수니 진보니 하는 이념 갈등, 세대 및 계층간 갈등 등으로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시대적 좌표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는 우선 오는 10일 e-사상계(www.esasangge.com)를 오픈하고,12월부터 오프라인에서 월간지로 사상계를 낼 계획이다. 사상계의 논조와 관련,“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기치 아래 우리 민족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편집자문위원으로 김진현 전 과기부장관, 김도현 전 문화관광부 차관, 임현진 서울대기초교육연구원장, 윤무한 강원대 교수등 15명 정도를 내정한 상태다. 그는 또 “정부가 좋은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정책 산실 역할도 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정치에 뛰어들 생각은 없는지 묻자 “지난 국회의원 선거때 제의를 받은 적은 있지만 다 거절했다.”며 잘라 말했다. 그는 경제적인 이유로 대학도 중도하차했다.1967년 연세대 정외과에 입학했지만 6개월쯤 다니다가 그만둬야 했던 것.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 백낙준 전 연세대 총장 등이 나서 “학비를 공짜로 해줄 테니 학교 보내라.”고 했지만 아버지는 “그것도 부정”이라며 거절했다. 그는 아버지가 의문사한 이듬해인 1976년 괴한 4명으로부터 테러를 당한 뒤 ‘목숨에 위협을 느껴’ 말레이시아로 떠난 뒤 해외에서 사업을 하며 떠돌다 지난 2003년 영구 귀국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열린세상] 국방개혁이 軍만의 몫인가/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국방개혁안이 발표된 이래 시민단체들이 분석, 평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 중에는 정치권과 군 지도층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들도 있다. 첫째, 병력 감축의 폭이 적다는 주장이며 둘째, 소요 예산의 규모가 지나치다는 비판이다. 셋째, 안보 위협이 과장되었다는 반론이다. 우선 50만명선으로의 감축이 충분치 않다는 주장은 작금의 남북한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옳을 수도 그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창군 이래 처음 해보는 ‘살빼기’에 과욕을 부리지 않는 데 있다. 매년 1만명씩 줄여나갈 군의 부담을 생각해보자.40만, 아니 30만명으로의 감축을 욕심내다가 모처럼 시도하는 ‘열린 개혁’은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해 시작하기도 전에 닫혀 버릴 수 있다. 예산 소요가 과다하다는 우려는 누구나 예외 없이 갖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병력 감축 수준은 예상 외로 커질 수 있다. 소요 예산은 당연히 줄어들 것이다. 여태껏 자주국방을 내세우지 못했던 것은 의지가 약했다기보다 넉넉지 못한 국가 재정의 탓이 더 컸다. 자주국방이 어디 투자없이 될 법한 일인가. 이번 개혁의 기저에 북한과 주변국들의 위협이 과장되어 있다는 주장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오늘날 주요 국가들은 인접지역에 적이 소멸된 가운데서도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9·11 이후엔 군사안보의 비중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왜일까? 과거보다 위협의 강도는 줄었으나, 방호해야 할 국부(國富)와 국가이익, 그리고 사회 가치가 늘어난 것은 아닐까? 오늘날 우리 경찰이 우수한 인력과 강화된 조직으로 치안을 책임지고 있음에도 사설 보안업체들이 성업중인 것은 왜인가? 과거보다 도둑이 더 많아진 것일까? 그보다 집안의 소중한 추억과 손때 묻은 가족 자산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그래서 문단속에 더 많이 지출하는 우리의 달라진 인식 탓은 아닐까? 시민사회의 반론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이제 군을 품안에 끌어들이고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입증한다. 사실, 그간 한국 사회의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군의 ‘제자리 찾기’도 꾸준히 이뤄져 왔다. 이 와중에 군은 독재정권을 주도한 정치군인들을 배출했다는 죄로 고개를 들지 못하고 묵묵히 소임에만 충실해 왔다. 시민사회가 군 전체를 부정적인 인식과 억제와 축소, 소외의 대상으로 매도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민주화를 주도했던 과거 문민정부들도 시민사회로부터 ‘유배’ 당하는 군과 그 군의 개혁에 대해선 제한된 지원과 관심을 보냈을 뿐이었다. 우리 경제·언론계도 군 내부에서는 부단히 시도되었던 변화 노력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참여정부에 들어와 상황은 달라졌다. 최고군통수권자가 대통령 당선자 시절부터 제대군인의 처우를 거론하고 군 개혁을 직접 다루겠다고 나섰다. 미·영·불·독 등 강국들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정권 지지세력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랜만에 국방예산도 증액했다. 대통령 직속 국방발전자문회의가 출범되어 장기 비전 아래 국방개혁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안보와 국방이 군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듯이 군 개혁 또한 군인들의 손에만 맡겨 놓아선 안되겠다는 인식이 이제야 우리 사회 지도층 사이에서 일고 있는 것이다. 누구 앞에서건 당당한 군을 그리워해 온 국민들로선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간 국민의 신뢰에 보답하지 못하고 시대적 요구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성에서인가. 이제 우리 군도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스스로 변하려 하고 있다. 우리 국민도 황량한 유배지로부터 돌아온 군을 따스한 가슴으로 맞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거듭 태어나고자 하는 그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관심 어린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 군의 개혁이 어디 군만의 몫이겠는가. 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문민·국민·참여정부 ‘정책브레인’ 토론회

    지금 한국사회의 문제를 꼽으라면 ‘양극화’가 1순위다. 양극화는 사회불안의 원인이자 성장동력을 갉아먹을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런데 한국의 양극화에는 아이러니가 있다. 바로 논리적으로 억압적 군부독재보다 민(民)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되는 민간정부에서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두고 박세일·최장집·이정우 3인이 만난다.29일 서울 올림피아호텔에서 대화문화아카데미가 창립 40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민주화, 세계화 시대의 양극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다. ●3人 3色 이들 3인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핵심 브레인이자 학문적으로도 ‘일가’를 이룬 이론가다. 그러나 강조점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들의 논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먼저 박세일 서울대 교수는 시장을 옹호하는 미국식 자유주의 주류 경제학에 가깝다.YS정부에서 정책기획수석·사회복지수석 등을 역임하면서 세계화에 개입했고 지금의 노동·교육·사법개혁 등의 단초를 마련했다. 노무현 정부의 개혁은 구호에 그칠 뿐, 내용은 신자유주의라는 비판을 떠올려보면 된다. 이에 반해 최장집 고려대 교수와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시장의 우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최 교수는 대표적인 시카고학파 정치학자로 국가의 전면적인 개입을 적극 옹호한다.DJ정부 초기 ‘민주적 코포라티즘(조합주의)’ 개념으로 ‘민주적 시장경제’와 ‘노사정위원회’의 근거를 제공했다. 이 교수는 정당한 노동 없이 불로소득을 얻는 행위(지대추구행위·rent-seeking)를 정부가 없애야 한다는 데 강조점을 둔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다. 최 교수와 이 교수 간에도 차이는 있다. 최 교수는 ‘노무현 정부가 제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반면, 이 교수는 부족하더라도 주요 정책들이 하나둘씩 마련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토론회에 앞서 배포된 자료에서 이들의 개성은 도드라졌다. ●박세일 “교육·복지·노동 연계 필요” 박 교수는 시장주의자답게 양극화의 원인에서 세계화는 제외한다. 이는 자유무역에 대한 믿음과 연결되어 있다.“이론적으로 볼 때 자유무역 그 자체는 소득분배를 개선하는 경향이 더 크다.”고 말한다. 해결책도 시장주의적이다. 교육·복지·노동이 연계된 사회안전망의 중요성을 언급하지만 방점은 ▲높은 성장률 ▲개방경제 ▲세계최고의 대학·연구소에다 찍는다. 한마디로 경쟁체제의 도입이라는 신자유주의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관건은 국가의 대응이라 한다. 박 교수가 여기서 비관적으로 변한다.“새로운 비전과 발상을 가지고 동시에 효과적인 정책추진력을 가진 새 역사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최장집 “노조는 더 강화돼야 한다” 민주적 코포라티즘은 노사정이 세금·임금·고용 등에 대해 정치적 대타결을 통해 사회적 협약을 체결한다는 의미다. 이는 참가자들의 힘이 균등할 때 성립한다. 힘이 비슷해야 타협할 공간이 생기고 이 공간에서 정치력은 작동한다. 그래서 최 교수는 ‘귀족노조’라는 말에 강하게 반발한다. 대기업 노조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노동자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약자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래서 노조가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북돋워줘야 한다는 것. 최 교수는 되묻는다.“노조 없이 누가 노동자·노동운동을 대표하고, 대표 없이 사회협약, 또는 산업 내, 부문간 코포라티즘적 협약이 가능한가?” ●이정우 “성장과 분배는 동행해야 한다” 이 교수는 ‘성장과 분배의 동행’이라는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자세히 설명하는 쪽을 택했다. 그러나 현실의 벽에 대한 토로도 일부 옅보인다.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소득 재분배 정책을 언급하면서 “2005년 2월 보건사회연구원 설문조사를 보면 복지증가와 추가적 세부담에 대한 동의는 18.9%에 그치고 있다. 미국의 59.9%, 영국의 72.6%, 스웨덴의 44%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고 밝힌 것이 한 단면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최 교수의 민주적 코포라티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1920∼30년대 일부 유럽에서 이미 성공했는데 한국의 노사관계나 대화의 문화가 80년전 유럽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지나친 자기비하가 아닐까.”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폴란드 대통령-총리 유력 ‘쌍둥이’ 카친스키 형제

    ‘대통령과 총리가 분별할 수 없을 정도의 똑같은 얼굴을 한 쌍둥이라면….’ 폴란드에서 이처럼 동화 같은 일이 실현 문턱에 서게 됐다.25일(현지시간) 실시된 폴란드 총선서 중도우파 야당인 ‘법과 정의(PiS)’가 승리, 일란성 쌍둥이인 카친스키 형제(55)가 각각 총리와 대통령직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총리 후보인 형 야로슬라프는 소속 정당인 PiS와 우파 연합의 ‘대승’으로 사실상 총리직을 확보했다.PiS의 당수를 맡고 있는 동생 레흐도 총선 승리 분위기를 타고 다음달 9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두 사람은 ‘연대노조(솔리데리티)’ 지도자 레흐 바웬사를 도와 연대노조 합법화를 이끌어낸 공산당 독재 종식의 공로자. 둘 다 독실한 가톨릭 신앙에 바탕을 둔 도덕정치 구현을 내세우고 있고 좌파정권의 부패를 맹렬하게 공격하는 직설화법의 말버릇까지 구분하기 어렵다. 2002년부터 수도 바르샤바 시장을 맡고 있는 레흐는 바웬사의 핵심 측근.1980년 그단스크 연대노조 파업에 참여했고 연대노조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1990년 바웬사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보안장관에 임명됐고 2000년 6월부터 1년가량 우파 정부에서 법무장관으로 강력한 반부패운동을 전개, 국민적 신망을 얻었다. 레흐는 45분 늦게 태어났지만 정치적 경력으론 형을 앞서고 있다. 이들은 동화를 영화화한 ‘달을 훔친 두 사람’ 등에서 아역 배우로도 이름을 날려 어려서부터 유명세를 탔다. 형제는 서로 학교시험을 대신 봐줄 정도로 얼굴이 닮아 사람들을 당황시켜 왔다.BBC는 “두 사람이 이를 의식, 공개석상에 함께 나타나는 일은 드물다.”면서도 “레흐의 볼과 코에 오목한 부분이 있어 식별이 불가능하진 않다.”고 전했다. 이들은 좌파 정부의 부패와 비효율에 찌든 폴란드 유권자들에게 고용창출과 경제 활성화 등을 약속하면서 표심을 얻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中, 인터넷 통제기술 수출 추진”

    세계에서 인터넷을 가장 잘 통제하는 국가로 정평(?)이 나 있는 중국이 이 기술을 제3세계 국가들에 수출하려 하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22일 보도했다. 국제적인 표현의 자유 옹호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인터넷 정보 통제용 소프트웨어의 판매시장으로 아프리카와 남미, 인도를 겨냥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을 인터넷 검열의 “세계 챔피언”이라면서 “중국은 ‘영리하게도’ 인터넷에 기술과 투자, 권모술수를 잘 혼합했다.”고 비꼬았다. 이어 “중국은 인터넷 사용이 확대되면서도 정부를 비난하는 모든 정보를 성공적으로 막고 있는 아주 드문 국가”라고 표현했다. 중국은 인터넷 사용인구가 1억 3000만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4분의1이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는 인터넷 강국이다. 인터넷 사용 자체를 사실상 금지하는 일부 독재국가들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야후 등 세계적 인터넷 업체들도 앞다퉈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인터넷이 중국사회를 개방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철통 같은 감시에 네티즌들은 숨을 죽이고 있다. 구글 등 업체들도 정치성 문구 사용을 금지하고 이메일 정보를 당국에 제공하는 등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르고 있다. 신문은 또 중국 정부가 3만명의 요원을 동원해 인터넷에서 오가는 정보를 빠짐없이 감시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1)] 국책사업 반환경 시비

    [우리땅을 살리자(1)] 국책사업 반환경 시비

    우리 사회에서 ‘개발’과 ‘환경’이 서로를 배척하며 반목과 충돌을 거듭해온 지 오래다. 그러나 크고 작은 갈등과 타협의 과정을 거치며 이제는 ‘지속가능한 개발’ ‘개발과 환경의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슬로건에 대해선 서로가 이견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다.1980년대까지 진행된 ‘개발독재’ 시대를 거쳐 1990년대 후반 터져나온 ‘시화호’의 환경 재앙이 이같은 인식전환의 발판을 제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도 둘 사이의 간극은 좀체 메워지지 않고 있다. 지난 5월만 해도 개발과 환경보호의 불화를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천수만 개발을 주장하는 주민들이 철새들을 쫓기 위해 들판에 불을 지른 사건이 전국에 회자됐다. 그렇다면 개발과 환경의 조화는 진정 불가능한 것일까. 있다면 그 길은 무엇일까. ●환경과 개발, 끊임없는 갈등 여러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과거의 실패 사례를 되짚어 배우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정부가 주도해 온 대형 국책사업이 도마에 오른다.‘지속가능한’ ‘친환경적’이라는 그럴 듯한 수식어를 내세웠지만 결국은 ‘개발’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사에 불과했던 사례가 한 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개는 환경적 가치를 도외시하고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요인이 크지만, 관료의 무능력과 부패, 심지어는 정책 왜곡 등도 실패의 복합적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정부 스스로 실패를 자인한 ‘경인운하개발’ ‘한탄강댐 건설사업’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경인운하와 한탄강댐 사업 1987년 경기·인천지역의 집중호우로 홍수피해가 발생하자 ‘치수대책’과 ‘물동량 해소’를 위해 시작된 경인운하사업은 해양생태계 파괴 등 환경훼손 논란도 잠재우지 못하고, 경제성마저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개발부처가 공사를 강행했던 사업이다.2003년 감사원 감사를 통해 결국 ‘원점에서 재검토’로 회귀했지만 무분별한 사업강행에 따른 국민세금 낭비 등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운하를 가로지르는 다리의 높이를 운송선이 지나다닐 수조차 없게 시공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빚어져 “불도저식 개발논리의 전형”이라는 시민단체의 비난과 함께 정부정책에 대한 골깊은 불신을 자초했다. 현재 거액의 국고를 들여 또다시 경제성 분석 용역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 결과를 토대로 내년 5월까지 민관공동협의회에서 사업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예산낭비의 전형적 사례”(인천환경운동연합 조강희 사무처장)란 딱지를 붙여도 정부로선 할말이 없게 됐다. 한탄강댐 건설사업도 홍수조절이라는 논리를 앞세웠지만 개발부처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가 실패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홍수조절과 물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댐 건설이 불가피하다.”(건교부) “하천변 저류지 건설과 배수시설 정비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시민단체)는 주장이 7년여 동안 맞섰는데, 지난 5월 감사원은 이 역시 ‘원점 재검토’라는 결론을 내렸다. 댐 건설을 밀어붙이기 위해 조작에 가까운 통계 변경 등 절차적 부당성까지 서슴지 않은 개발부처의 무리수가 화근이었다. 이런 속임수에 가까운 정책이 불러온 후유증은 길고도 깊을 수밖에 없다. 환경단체 한 활동가는 “엄청난 국민세금을 들인 국책사업을 수행하면서 정부가 공신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온 마당에 누가 국책사업의 정직성을 제대로 믿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기업도시 시범사업…거듭된 무리수? 경인운하사업과 한탄강댐 사업이 과거 정부의 실패작이라면, 현 정부도 이에 못지않은 논란을 끊임없이 제공해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천성산·사패산·계룡산 관통터널과 새만금 간척사업,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 골프장 건설과 규제완화 등 참여정부 들어 국책사업을 둘러싼 숱한 갈등은 역대 정부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달 최종 확정한 ‘기업도시 시범사업 선정’은 기름에 불을 끼얹는 역할을 했다. 한때 환경단체 내부에서도 “참여정부가 정책추진 과정에서의 국민 여론 수렴 등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서는 이전 정부보다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기업도시 시범사업 선정 과정은 이 같은 최소한의 긍정론마저 자취를 감추게 했다. 이 때문에 현 정부에 대한 환경단체 쪽의 평가는 “국토파괴, 생태파괴, 환경파괴 정부”라는 데까지 이르렀다. 실제 시범 기업도시 선정 과정을 살펴보면 적잖은 문제점들이 발견된다. 지역개발의 당위와 기업규제완화 그리고 이를 통한 경제침체 국면의 탈피 등 정부로선 탐낼 만한 요인이 여럿 있었지만 기업도시 개발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불거질 환경훼손 논란의 심각성 등에 대한 인식이나 배려는 사실상 ‘실종 상태’에 가까웠다. 10여개 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기업도시반대시민연대측은 이를 두고 “졸속 처리된 무책임 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500억원 이상 국책사업의 경제성 검토만도 최소한 6개월 이상 걸리는데, 시범도시의 경우 경제성·사업타당성·해당기업의 재무성 그리고 사업의 환경적 영향 등을 모두 검토하는 데 단 2주일이 걸렸다.”는 것이다. 민·관위원들로 구성된 기업도시위원회가 스스로 정한 원칙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나왔다.1차 심의 때 환경성 부문에서 39점을 받아 과락점수를 받은 서남해안 기업도시를 불과 1개월 만에 재심의해 시범도시로 선정한 것은 “환경에 대한 무지와 무모함을 드러낸 처사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기업도시 시범사업 선정이 또하나의 반(反)환경적 실패작으로 판명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적어도 현재 상태론 과거 사례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협찬: POSCO·대한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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