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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大選 필리핀도 ‘막말’이 접수하나

    9일 大選 필리핀도 ‘막말’이 접수하나

    필리핀도 ‘아웃사이더’ 돌풍…범죄·부패 지친 국민들 기성정치 혐오 오는 9일에 실시될 필리핀 대통령선거에서도 미국 대선과 마찬가지로 ‘아웃사이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앙 정계와 거리가 멀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 시장이 대선을 한두 달 앞두고 지지율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며 대권에 근접하고 있다. 지방정부 시장만 22년 맡아온 두테르테는 막말로 대중과 언론의 시선을 끌고 파격적인 개혁 정책으로 기존 정치에 혐오를 느끼는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비슷하다. 대선 초반 선두를 유지하다 현재 두테르테 시장을 뒤쫓는 여성 후보인 그레이스 포(47) 상원의원도 정계에 입문한 지 3년이 채 안 되는 초보 정치인이지만, 필리핀 국민배우였던 아버지의 대중적 인기와 참신하고 청렴한 이미지에 힘입어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교통 체증 때문에 여기까지 오는 데 5시간이 걸렸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니 교황이 와서 교통이 통제됐다고 하더라고요. 교황 개】】! 당장 집으로 돌아가. 다시는 필리핀을 방문하지 마.” 두테르테는 지난해 11월 필리핀민주당(PDP-Laban)의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뒤 가진 연설에서 같은 해 1월 필리핀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통 체증을 일으켰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두테르테는 교황에게 사과했으며, 교황은 사과를 받아들이고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아량’을 보였다. ●성폭행·피살 선교사에 “내가 먼저 했어야” 두테르테의 막말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달 유세장에서 그는 1989년 다바오시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사건 당시 수감자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했어야 했는데”라고 말해 여성단체와 경쟁 후보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호주대사가 비판하고 나서자 그는 “당신들은 필리핀 사람이 아니다. 입 닥쳐라. 선거에 간섭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그가 속한 필리핀민주당이 대신 사과했다. ●두테르테, 시장 시절 범죄자 1700명 처형 각종 설화에도 두테르테가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그의 강력한 범죄 근절 공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3~6개월 안에 모든 범죄와 부패를 뿌리뽑을 것이며, 군과 경찰이 범죄자를 죽이더라도 죄를 묻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가 자신의 범죄 근절 정책에 반대한다면 해산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22년간 다바오 시장에 재직하면서 시의 범죄율을 극적으로 감소시켰다. 지난해 다바오시는 세계에서 안전한 도시 4위에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자경단에 정식 사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마약밀매상 및 다른 범죄자들을 살해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으로 알려져 인권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두테르테 시장 재임 기간 자경단이 살해한 범죄자는 1700여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독재’ 선호?… 부통령은 마르코스 아들 유력 미국 하와이 소재 싱크탱크인 동서센터 선임연구원 제럴드 피닌은 “필리핀 국민은 변혁을 열망한다. 그들은 범죄, 부패 등 고질적인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는 사람을 원한다”며 두테르테의 부상을 분석했다. 엔리코 트리니다드 전 필리핀 증권거래소 부대표는 두테르테를 “강직한 경영자”로 묘사하며 “그는 적은 자원을 가지고도 다바오시에 효율적이고 청렴하며 온정적인 시 정부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비판가들은 두테르테의 경솔한 발언과 공약을 지적하며 그를 미국의 트럼프에 비유한다. 프린스턴대 국제정치학 교수인 린 화이트 3세는 “두테르테는 트럼프를 천사처럼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테르테는 특정 이념이나 가치에 경도돼 있지 않아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 “편견이 심한 사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두테르테는 가톨릭계가 전체 인구의 83%에 달하는 필리핀에서 이혼 합법화에 반대하면서도 동성 결혼은 지지한다. 그는 공공연히 자신이 2명의 부인과 2명의 애인이 있는 바람둥이라고 말하고 여성혐오적 발언을 일삼아 여성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지만, 다바오 시장으로서 광범위한 여성인권 보호 규칙을 채택하기도 했다. LA타임스는 필리핀 유권자들이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독재자 스타일의 리더를 선호해 왔다며 두테르테의 인기도 이런 맥락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2차대전의 영웅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는 1965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21년간 독재 통치를 했으며, 이후에도 액션배우 출신의 조지프 에스트라다가 1999년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부통령선거에서도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2세 상원의원이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마르코스 2세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민주화 인사들을 살해, 고문했으며 수십억 달러의 비자금을 조성한 아버지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채 아버지의 통치기간을 “황금기”라고 주장하며 독재자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역전극 노리는 ‘입양아 출신’ 그레이스 포 맹추격 두테르테가 급부상하기 이전에는 무소속의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이 지지율 선두를 지켜 왔다. 포는 특별한 가정사와 청렴한 이미지로 높은 인기를 누려 왔다. 태어나자마자 성당 앞에 버려진 그는 필리핀 국민 배우인 페르난도 포 주니어에 의해 입양됐으며 어렸을 적 아버지의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면서 대중의 기억 속에 각인됐다. 포가 양어머니의 동생인 여배우 로즈메리 소노라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불륜으로 태어났다는 소문도 있지만 모두 부인했다. 포는 어렸을 적 태권도 검은띠를 딴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아버지 포 주니어가 대선에 출마했을 때 그의 선거운동을 도운 적이 있으나 포가 본격적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2013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부터다. 그는 아버지의 대선 캠페인 기간을 제외하고 정계와 무관한 생활을 했기에 부패가 만연한 주류 정치권에 속하지 않은 청렴하고 참신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는 필리핀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경제적 자유주의 입장을 취하면서도 “어느 누구도 버려두고 가지 않겠다”는 모토로 적극적인 빈민 구제 정책을 공약하고 있다. ●“나도 있다”… 아키노 대통령 후계자 ‘로하스’ 베니그노 아키노 현직 대통령이 후계자로 내세운 집권 자유당(LP) 소속의 마누엘 로하스 2세(58) 전 내무장관은 아키노 대통령의 정책과 업적을 이어 나갈 것이라며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항해 미국 및 일본과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로하스는 마누엘 로하스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게리 로하스 전 상원의원의 아들로 정치 명가 출신이다. 제조마르 비나이(73) 부통령은 아키노 대통령의 연임 시도에 반발해 야당 통합민족동맹(UNA)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다. 그는 아키노 대통령의 외교 노선과 달리 중국과 더 협력하겠다고 공약했다. 그의 가문 역시 마닐라의 금융중심지 마카티시에서 수차례 시장을 배출한 정치 명문가다. 이 밖에 국민개혁당(PRP) 소속의 미리암 디펜서 산티아고(70) 상원의원이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고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무령왕릉 발굴에 숨은 고고학·권력의 유착

    무령왕릉 발굴에 숨은 고고학·권력의 유착

    직설 무령왕릉/김태식 지음/메디치/480쪽/2만 2000원 1971년 7월 무령왕릉 발굴을 중심으로 고고학과 권력의 유착을 파헤쳤다. 1971년 당시 발굴단과 정부 관계자, 언론 관계자들의 증언을 광범위하게 채집, 비교하면서 발굴 당일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낱낱이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무령왕릉 발굴이 이후 정권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경주관광개발종합계획으로 계승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무령왕릉이 발굴된 그해 정부에서 보문관광단지 개발과 신라시대 유적 발굴 홍보 전시를 양대 축으로 한 경주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저자는 “당시 정부는 경주개발을 통해 국민정서를 원하는 대로 개조하며 유신하고자 했다”면서 “국가에 충성을 다하고 반공정신으로 무장한 국민들을 만들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고학과 권력의 상관관계를 풀이했다. ‘고고학은 필연적으로 과거 영광을 재현하는 학문이고, 유물 대부분은 군주시대 정점을 이뤘던 왕과 관계가 있다. 독재자는 흔히 국수주의 성향을 지니며, 과거 어느 때인가의 영광을 재현하려 한다. 여기서 고고학과 독재정권은 접점을 이루며 서로가 서로를 이용한다.’(454쪽) 책은 남북을 중심 축으로 삼는 무덤에서 망자의 머리를 북쪽에 둬야 함에도 왜 무령왕 부부는 정반대인 남쪽으로 머리를 뒀는지, 무령왕릉을 누가 축조했는지 등 무령왕릉에 얽힌 이야기도 자세히 다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모바일 픽!] 시리아女 헤어스타일로 본 100년史

    [모바일 픽!] 시리아女 헤어스타일로 본 100년史

    오래 지속된 내전과 이슬람국가(IS)의 준동으로 중동 국가 시리아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전에 없던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이런 관심은 알아사드 대통령 가문의 2대에 걸친 철권통치,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오랜 내전 등의 이슈로 인해 정치 및 군사 측면에 집중된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국민 생활상의 사소한 변화가 국가의 흥망을 가장 잘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영상 전문 웹사이트이자 유튜브 채널인 ‘컷닷컴’(Cut.com)이 시리아 여성들의 지난 100년간 스타일 변화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영상을 제작해 시선을 모았다. 이번 영상은 컷닷컴이 연재하고 있는 동영상 시리즈 ‘미용의 100년’(100 years of beauty)의 20번째 에피소드로 마련된 것이다. 그간 컷닷컴은 이 시리즈를 통해 남북한의 스타일 변화상을 서로 비교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온 바 있다. 영상의 기본 형식은 1명의 모델을 기용, 특정 국가 여성들의 패션 트렌드 변화를 10년 단위로 연이어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영상은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정치색’이 짙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시리아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면서 동시대 여성들의 정신과 외모에 큰 영향을 미쳤던 상징적 인물들을 선정, 그들의 스타일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 컷닷컴에 따르면 시리아 여성들의 스타일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오스만 제국의 시리아 통치 말기인 1910년대부터다. 영상 속에서는 회색 스카프로 머리를 가린 채 옅은 화장과 보수적 헤어스타일로 꾸민 모습으로 묘사된다. 20년대 1차 세계대전 종결 이후 유럽 열강은 중동에의 식민지배에 나서자 프랑스 또한 시리아 내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와 연합, 시리아인 사이에 분란을 조장하며 식민통치를 시작했다. 이 시기 시리아의 주권확립과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 싸우며 ‘아랍의 잔다르크’로 불렸던 ‘나지크 알아비드’의 스타일은 당대 여성들에게 귀감이 됐다. 알아비드의 패션은 시리아의 전통과 주권국가로서의 미래를 동시에 표현하는 것이었다고 컷닷컴은 평가한다. 30년대로 넘어와 시리아는 프랑스의 식민통치에 대한 분노정서에 휩싸여 있었으나, 동시에 집중적으로 서양문물에 노출됐다. 당시 활동한 대표적 여가수 아스마한은 이 모순적 상황을 잘 대표하는 인물이다. 서구식의 화려한 헤어스타일로 치장한 그녀는 프랑스의 억압에 적극 저항하던 가문의 일원이기도 했다. 40년대에도 아스마한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이 시기 그녀는 이전보다도 짙은 입술 색, 진주목걸이, 머릿수건 등을 포인트로 삼았는데, 이는 프랑스의 지배에서 벗어나 시리아 수니파 정부가 정권을 잡으면서 일시적으로 안정됐던 당시 정세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안정세는 50년대에 깨지고 만다. 49년부터 54년까지 시리아에서는 다섯 차례의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는 등 혼란상이 발생했었다. 이시기의 미의 기준이 된 인물은 52년 시리아 미인대회 수상자 레일라 티브리즈 토우마다. 63년, 아사드 가문이 이끄는 바스(Ba’ath)당이 군부 쿠데타를 일으키고 사회주의 정권이 자리를 잡는다. 이러한 억압적 분위기에 시리아 국민들은 타국가 국민들과 유사하게 예술적 저항을 시작하는데, 진한 눈 화장과 두건으로 꾸민 당대 소설가 가다 알사만의 강렬한 스타일도 이런 경향을 따른 것이다. 상대적으로 평화로웠던 70년대를 지나 80년대에는 하페즈 알아사드가 이끈 인종청소가 시작됐으며 수천 명의 희생자를 발생시킨 82년 하마(Hama) 학살 등 거대 규모의 참극이 벌어졌다. 하페즈 정권은 90년대가 끝날 때까지 지속됐다. 이 시기동안 여성들의 스타일은 과거에 비해 급격히 수수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2000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권을 잡은 바샤르 알아사드는 지금까지 독재정치를 이어나가고 있다. 2000년대를 상징하는 여성상으로는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인 여배우 파드와 솔리만이 꼽혔다. 2010년대, 중동 전역을 물들였던 아랍의 봄 운동에 영향을 받아 시리아에서도 반정부 평화시위가 시작됐다. 그러나 알아사드가 이를 무력으로 잔인하게 진압하며 내전이 시작됐다. 컷닷컴이 2010년을 대표하는 시리아의 얼굴로 꼽은 것은 반정부 시위에 나서 시리아 국기가 그려진 손가락을 내뻗고 있는 한 어린 소녀다. 사진=ⓒ컷닷컴/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굴곡진 100년史와 함께 변천한 시리아 여성 패션

    굴곡진 100년史와 함께 변천한 시리아 여성 패션

    오래 지속된 내전과 이슬람국가(IS)의 준동으로 중동 국가 시리아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전에 없던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이런 관심은 알아사드 대통령 가문의 2대에 걸친 철권통치,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오랜 내전 등의 이슈로 인해 정치 및 군사 측면에 집중된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국민 생활상의 사소한 변화가 국가의 흥망을 가장 잘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영상 전문 웹사이트이자 유튜브 채널인 ‘컷닷컴’(Cut.com)이 시리아 여성들의 지난 100년간 스타일 변화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영상을 제작해 시선을 모았다. 이번 영상은 컷닷컴이 연재하고 있는 동영상 시리즈 ‘미용의 100년’(100 years of beauty)의 20번째 에피소드로 마련된 것이다. 그간 컷닷컴은 이 시리즈를 통해 남북한의 스타일 변화상을 서로 비교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온 바 있다. 영상의 기본 형식은 1명의 모델을 기용, 특정 국가 여성들의 패션 트렌드 변화를 10년 단위로 연이어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영상은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정치색’이 짙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시리아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면서 동시대 여성들의 정신과 외모에 큰 영향을 미쳤던 상징적 인물들을 선정, 그들의 스타일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 컷닷컴에 따르면 시리아 여성들의 스타일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오스만 제국의 시리아 통치 말기인 1910년대부터다. 영상 속에서는 회색 스카프로 머리를 가린 채 옅은 화장과 보수적 헤어스타일로 꾸민 모습으로 묘사된다. 20년대 1차 세계대전 종결 이후 유럽 열강은 중동에의 식민지배에 나서자 프랑스 또한 시리아 내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와 연합, 시리아인 사이에 분란을 조장하며 식민통치를 시작했다. 이 시기 시리아의 주권확립과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 싸우며 ‘아랍의 잔다르크’로 불렸던 ‘나지크 알아비드’의 스타일은 당대 여성들에게 귀감이 됐다. 알아비드의 패션은 시리아의 전통과 주권국가로서의 미래를 동시에 표현하는 것이었다고 컷닷컴은 평가한다. 30년대로 넘어와 시리아는 프랑스의 식민통치에 대한 분노정서에 휩싸여 있었으나, 동시에 집중적으로 서양문물에 노출됐다. 당시 활동한 대표적 여가수 아스마한은 이 모순적 상황을 잘 대표하는 인물이다. 서구식의 화려한 헤어스타일로 치장한 그녀는 프랑스의 억압에 적극 저항하던 가문의 일원이기도 했다. 40년대에도 아스마한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이 시기 그녀는 이전보다도 짙은 입술 색, 진주목걸이, 머릿수건 등을 포인트로 삼았는데, 이는 프랑스의 지배에서 벗어나 시리아 수니파 정부가 정권을 잡으면서 일시적으로 안정됐던 당시 정세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안정세는 50년대에 깨지고 만다. 49년부터 54년까지 시리아에서는 다섯 차례의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는 등 혼란상이 발생했었다. 이시기의 미의 기준이 된 인물은 52년 시리아 미인대회 수상자 레일라 티브리즈 토우마다. 63년, 아사드 가문이 이끄는 바스(Ba’ath)당이 군부 쿠데타를 일으키고 사회주의 정권이 자리를 잡는다. 이러한 억압적 분위기에 시리아 국민들은 타국가 국민들과 유사하게 예술적 저항을 시작하는데, 진한 눈 화장과 두건으로 꾸민 당대 소설가 가다 알사만의 강렬한 스타일도 이런 경향을 따른 것이다. 상대적으로 평화로웠던 70년대를 지나 80년대에는 하페즈 알아사드가 이끈 인종청소가 시작됐으며 수천 명의 희생자를 발생시킨 82년 하마(Hama) 학살 등 거대 규모의 참극이 벌어졌다. 하페즈 정권은 90년대가 끝날 때까지 지속됐다. 이 시기동안 여성들의 스타일은 과거에 비해 급격히 수수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2000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권을 잡은 바샤르 알아사드는 지금까지 독재정치를 이어나가고 있다. 2000년대를 상징하는 여성상으로는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인 여배우 파드와 솔리만이 꼽혔다. 2010년대, 중동 전역을 물들였던 아랍의 봄 운동에 영향을 받아 시리아에서도 반정부 평화시위가 시작됐다. 그러나 알아사드가 이를 무력으로 잔인하게 진압하며 내전이 시작됐다. 컷닷컴이 2010년을 대표하는 시리아의 얼굴로 꼽은 것은 반정부 시위에 나서 시리아 국기가 그려진 손가락을 내뻗고 있는 한 어린 소녀다. 사진=ⓒ컷닷컴/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추락하는 ‘무능’ 대통령… 경제·정치 위기 겹쳐 암울한 브라질

    추락하는 ‘무능’ 대통령… 경제·정치 위기 겹쳐 암울한 브라질

    하원 3분의2 이상 367명 찬성… 상원 3분의2 찬성땐 최종 가결 실제로 탄핵되면 역대 두 번째 지우마 호세프(68)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17일(현지시간) 연방하원에서 통과됐다. 아직 상원 표결 및 심리 절차가 남아 있으나 반정부 게릴라 출신에서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호세프는 최대 고비를 맞았다. 탄핵안을 두고 국론이 두 쪽으로 갈라져 당분간 사회적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신들 “민주주의 30년만에 후퇴 기로” 외신들은 20여년간의 군부 독재 이후 어렵게 싹튼 민주주의가 30년 만에 후퇴 기로에 놓였다고 전했다. 하원은 이날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2 이상인 367명의 찬성으로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146명이다. 탄핵을 주도한 제1당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은 표결 직후 “대통령은 정부를 운영할 힘을 잃었으며 우물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우물 밖으로 빠져나와야 한다”며 호세프 대통령 탄핵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관한 최종 결정은 상원에서 이뤄진다. 상원에서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최장 180일간 탄핵 재판이 시작된다. 재판이 종료된 뒤 상원 전체 81명 중 3분의2인 54명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된다. 이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하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남은 임기를 채우게 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탄핵안에 대해 상원의원 44~47명이 찬성하고 19~21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탄핵 재판은 열릴 가능성이 크나 탄핵이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집권 노동자당(PT)의 하원 원내대표인 호세 구이마레스는 개표 막바지에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하원에서는 반역자들이 이겼지만, 상원에서는 우리가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며 반격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등 전국의 주요 대도시에서는 탄핵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AFP에 따르면 브라질리아 의사당 앞에서는 경찰이 설치한 철제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탄핵 지지자 5만 3000여명과 호세프 지지자 2만 600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탄핵안 가결에 지지자들은 축포를 쏘며 환호했고, 호세프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쿠데타”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위기는 야당 의원들이 호세프가 2014년 재선 도전 당시 정부의 재정적자를 감추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며 탄핵 절차를 돌입하며 시작됐다. 호세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하나둘씩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비리에 연루돼 구속당하면서 야당의 사임 요구는 높아졌으나 개인적 비리는 없는 까닭에 비교적 민심의 지지를 유지했다. 결정적으로 여론이 악화된 데는 최악의 경제 불황과 더불어 자신의 정치 멘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복권을 시도한 탓이 컸다.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에 연루된 룰라 전 대통령을 수석장관으로 임명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호세프의 시도에 분노한 민심으로 지지율은 8% 아래로 떨어졌고, 이는 야당이 탄핵안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결정적 빌미가 됐다. ●국론 분열 등 사회적 혼란 불가피 전문가들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국론 분열과 계층 간 갈등이 앞으로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호세프 대통령을 대행하거나 그의 자리를 승계할 인물들도 현재 처한 정치적 상황이 녹록지 않아 호세프 탄핵 이후에도 홍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테메르 부통령도 호세프 대통령과 같이 정부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에 연방대법원은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도 개시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테메르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 승계 순위 2위인 쿠냐 하원의장은 페트로브라스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기소당한 상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프라이버시를 양보하는 사람들

    프라이버시를 양보하는 사람들

    당신은 데이터의 주인이 아니다/브루스 슈나이어 지음/이현주 옮김/반비/476쪽/1만 9000원 문명의 이기(利器)는 ‘양날의 칼’에 비유된다. 디지털 시대의 정보도 마찬가지다. 정보를 통해 얻는 편리함·안전에 수반되는 개인정보 노출과 감시, 통제, 프라이버시 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많은 사람은 디지털 정보 시대를 ‘거대 감시사회’로 부른다. 구글의 최고경영자 에릭 슈밋은 “우리는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도 알고 있다. 당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어느 정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세계 최고의 보안 전문가’로 유명한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버크먼 인터넷사회연구소 연구원이 이 책에서 고발한 ‘거대 감시사회’의 실상은 섬뜩하다. 감시사회에 대한 무감각을 깨고 적극 대처해야 할 이유가 설득력 있게 풀어진다. 책에서 드러나는 감시와 악용의 사례는 주변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수두룩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위기의 실상’이 도드라진다. 이를테면 페이스북은 약혼을 선언하기도 전에 약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커밍아웃 전이라도 동성애자임을 알고 있다. 그런가 하면 본인 모르게, 또는 본인 허락 없이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전파한다. 통계에 따르면 인류는 2010년에 이미 태고부터 2003년까지 만든 모든 데이터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매일 만들어 냈다. 산업 시대 인간 활동이 배기가스를 남겼다면 디지털 시대의 인간은 모든 흔적을 어김없이 데이터로 남긴다. 문제는 그 데이터들이 기록되고 영구히 저장된다는 점이다. 미국에선 성별과 생일, 다섯 자리 우편번호만으로 3억 인구 중 87%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고, 시간·날짜·위치 정보 등 단 4개의 메타데이터만으로도 미국인 95%의 이름을 식별해 낼 수 있다. 미국인 전체의 일상을 1년간 비디오로 기록하는 데 2억 달러(약 2300억원)면 충분하다. 컴퓨터, 스마트폰,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폐쇄회로(CC)TV, 냉장고, 주방기구, 의료장비, 자동차 등을 이용하는 그 누구도 감시에서 헤어나기가 어려운 셈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이 발간된 이후 사람들은 전체주의 독재사회와 정보의 악용에 경계를 쏟아 냈다. 2013년엔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컴퓨터 기술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 국가안보국(NSA)이 모든 미국인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수집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사람들은 정작 정보를 누가 어떻게 수집, 이용하는지 모르고 데이터 삭제 권한도 갖지 못한다. 그 이유로 가장 많이 들먹거려지는 게 ‘프라이버시 양보’다. 정보를 통해 편리함과 안전을 얻는 대신 프라이버시를 자발적으로 양보한다는 것이다. 그 ‘대가의 위험성’이 정부·기업의 개입과 감시·통제를 부추긴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정부는 기업의 감시 능력을 이용해 국민들을 관찰하기 일쑤다. NSA는 인터넷 기업들을 상대로 수천 명의 관심 대상에 대한 데이터 제공을 합법적으로 강요한다. 기업들은 자진 협력하기도 하고 법원에 의해 비밀리에 강제로 데이터를 넘겨주기도 한다. “정부와 기업이 저지르는 대량 감시는 인종, 종교, 계급, 정치 신념 등 모든 점에서 차별을 가능하게 한다.” 감시와 통제를 통해 가장 크게 희생되는 건 당연히 자유와 민주주의다. 결사와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가 하면, 반대자와 발전이 없는 사회를 낳기도 한다. 그 개선을 위해 저자는 정보기관이 감시 대상을 불특정 다수에서 특정하도록 강제하는 법을 마련하고, 정부와 기업들은 정보를 처리하는 알고리즘을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라고 주문한다. 특히 프라이버시의 요체는 인권임을 강조한 저자는 “관여하고 책임을 묻고 저항하며,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싸우라”고 주문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리콴유 왕조의 설전/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리콴유 왕조의 설전/최광숙 논설위원

    싱가포르의 ‘국부’로 지난해 타계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는 부인 콰걱추 여사와 두 번 결혼했다. 한 번은 영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1947년 부모님 몰래, 두 번째는 둘 다 변호사 자격증을 손에 쥐고 싱가포르에 귀국한 1950년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리는 콰가 자신보다 두 살 연상이었지만 ‘항상 돌봐 줘야 하는 여자보다 자신과 동등한 사람’을 원했기에 똑똑한 그녀를 택했다. 부동산 양도 전문 변호사인 부인은 남편이 총리가 되기 전까지 법률회사 리&리를 남편과 함께 운영했다. 가난한 어촌 마을에 불과했던 싱가포르를 아시아 금융·무역 허브로 만든 리 총리의 뒤에는 그의 정신적 동지인 부인이 있었다. 이들은 슬하에 2남 1녀를 뒀다. 매사에 엄격했던 국가 지도자 리는 자녀 교육도 엄격하게 했다고 한다. 자신이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큰 약점이 됐기에 자녀 셋을 중국어를 사용하는 학교에 보냈다. 또 집에서는 영어를 쓰게 하고 말레이어도 가르쳤다. 리셴룽(64) 현 싱가포르 총리가 그의 장남이다. 외동딸 리웨이링(61)은 싱가포르 국립 뇌신경의학원 원장이다. 차남인 리셴양(59)은 동남아 최대 공항인 창이공항을 운영하는 싱가포르 민간항공국 이사회 의장이다. 최근 리 전 총리의 1주기 추모 행사를 놓고 장남과 딸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딸은 “(대대적인 추모 행사는) 개인을 우상화하는 것으로, ‘리콴유 왕조’를 건설하려는 시도”라며 “리 총리는 (리콴유의) 수치스러운 아들”이라고 오빠를 공격했다. 의회 등 공공장소를 개방해 추모 행사를 열게 하고 정부 지원을 받는 단체들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이에 장남인 리 총리는 “국민들이 진심으로 추모의 뜻을 표현한 것”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그의 부인을 비롯해 리콴유 가족들이 정·재계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월스트리트저널은 ‘왕조 건설’ 논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리콴유는 생전에 “내가 죽거든 내 집을 기념관 같은 국가 성역으로 만들지 말고 헐어 버려라”라며 자신의 우상화를 경계했다고 한다. 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쓴 자서전 ‘싱가포르 이야기’에서 연애 이야기 등 부인에 대해서는 자세히 썼다. 하지만 그는 “가급적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는 쓰지 않으려고 했으며 다만 아이들이 달라진 싱가포르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 부부는 한없는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만 간략하게 서술했다. 혹여나 그가 훗날 자식들 간의 이런 논쟁을 예상했던 것은 아닐까. 아버지에 이어 아들의 40년 통치 기간에 ‘아시아적 가치’로 경제는 성장했지만 언론 통제로 권위주의의 그늘이 드리워진 나라가 싱가포르다. 리콴유를 놓고 ‘건국의 아버지’와 ‘독재자’라는 엇갈리는 평가도 자식들 간에 설전을 불러일으키게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美 “韓국정교과서, 학술 자유에 우려 키워”

    미국 국무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2015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독재 정권이 정치적 탄압을 계속하고 정치적 반대를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국가보안법 등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지난해 논란을 빚었던 국정교과서 문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을 쿠바와 중국, 이란 등과 함께 독재 정권으로 지칭하면서 “북한은 김씨 일가가 60년 넘게 이끌고 있는 독재국가”라며 “주민들은 이런 정부를 바꿀 능력이 없으며 북한 당국은 언론과 집회, 결사, 종교, 이동, 노동의 자유를 부정하는 등 주민들의 삶을 다양한 측면에서 엄혹하게 통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2009년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열악하다’를 시작으로 ‘개탄스럽다’ ‘암울하다’에 이어 지난해 ‘세계 최악’이라고 평가했으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평가 자체를 내리지 않았다. 특히 “북한 당국은 생존 조건이 잔혹하고 수용자들에게 강제 노동을 시키며 살아 나올 것으로 기대할 수 없는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정치범 이외에 일반 시민도 공개 처형을 당한 사실을 추가했다. 한국과 관련해 “주요한 인권 문제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보안법과 명예훼손법, 인터넷 접근 제한, 양심적 군 복무 거부자에 대한 처벌, 군대 내 괴롭힘과 (신병) 신고식 등”이라고 지적하면서 국정교과서 문제를 새로 거론했다. 국무부는 역사 교과서 문제에 대해 “중·고등학교가 역사 교과서를 채택할 권리를 끝내려는 정부의 계획은 한국의 학술 자유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경합지 표 몰아달라” “與 독주 막아달라” “1·2번에 속지 마라”

    “경합지 표 몰아달라” “與 독주 막아달라” “1·2번에 속지 마라”

    4·13총선을 하루 앞둔 12일 자정까지 여야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략지역을 샅샅이 훑으며 13일간의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김무성 이동유세… 22곳 개인 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9시 40분쯤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에 탑승하며 “지난 13일간 선거전은 그야말로 피 말리는 그런 심정 속에서 사력을 다해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김 대표는 이어 “과반(150석)을 넘기느냐 마느냐 초접전이다. 오늘 22곳, 초박빙 지역만 골라 다녔는데 몇 석이나 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경기와 서울의 접전지역 22곳을 분 단위로 돌았다.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13일간 김 대표는 지원유세 대부분을 수도권에 할애했다. 서울과 경기를 각각 네 차례 찾았고 인천은 두 번 방문했다. 새누리당의 총선성적표가 수도권 격전지 승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오전 9시쯤 수원무의 정미경 후보를 지원하며 “수도권 중심으로 경합지역이 80여곳에 달한다는 분석이 있어서 걱정이 매우 크다”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 “정 후보가 수원에서 3선 중진이 되면 최초의 여성 국방위원장이 돼, 수원 비행장 이전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자리약속 유세’를 이어 나갔다. 이어 경기 수원을(김상민)·갑(박종희), 안산 상록갑(이화수)·을(홍장표), 시흥갑(함진규) 등에서 이동유세를 마친 뒤 오후에는 인천 남동을에 출마한 조전혁 후보를 지원했다. 서울에서도 금천(한인수), 용산(황춘자), 노원갑(이노근) 등 격전지를 고루 돌며 지원 유세를 펼쳤다. 관악을의 오신환 후보 지원유세에서 김 대표는 고시생들을 공략했다. 그는 “오 의원이 재선으로 당선되면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게 돼 있다”면서 “야당 법제사법위원장이 논의만 하고 있는 ‘사법시험 존치법’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병에서는 “제가 정치를 은퇴한다고 해도 이준석을 내일 이 지역 국회의원으로 만들면 그를 대통령 만드는 데 제 모든 힘을 다 쏟겠습니다”며 선거운동 마지막날 ‘자리 약속 유세’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지역 지원 유세를 마친 뒤 내일 지역구에서 투표하기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김종인 하루 제주~충북~수도권 훑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지난달 31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던 신평화시장을 다시 찾았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얼마나 오만하고 국민을 무시하는지 국민 여러분은 똑똑히 봤다”며 “여러분을 무시하는 그들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정치 1번지’ 종로를 찾아 정세균 후보 지원유세를 하면서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에 대해 “어린애들 밥그릇 문제 때문에 싸우다가 결국 시장을 그만둔 그런 사람이 과연 대망을 꿈꿀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날 김 대표는 제주와 충북을 거쳐 수도권에 이르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정 후보를 포함 25명의 후보와 유세를 펼쳤다. 위성곤(서귀포) 후보와 출근길 인사로 일정을 시작한 김 대표는 충북 청주로 이동해 한범덕(청주 상당), 오제세(청주 서원), 도종환(청주 흥덕), 변재일(청주 청원) 후보 등과 합동유세를 펼쳤다. 당내에서 ‘충북 전멸론’이 거론될 만큼 판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낮에는 본인이 직접 영입했지만,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는 진영(서울 용산) 후보와 인근 시장을 방문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당을 겨냥해 “대한민국 제3당은 성공 못한다. 태어났다가 슬그머니 여당에 흡수되는 게 운명이고 민주주의 발전에 또 하나의 장애요인으로 등장한 정당”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은평을(강병원), 강서병(한정애) 등 야권 분열로 더민주 후보들이 고전 중인 선거구를 찾아 유세를 벌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전날 여수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이날은 전남 순천과 광주, 전북 등을 돌며 노관규(순천), 김윤덕(전주갑), 최형재(전주을), 김성주(전주병) 후보 등을 지원했다. 큰절까지 하며 사죄한 문 전 대표는 “바닥민심이 변했다”, “대역전의 희망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광주 남구에서 발표한 ‘광주시민, 전남·북 도민들께 드리는 글’에서 문 전 대표는 ‘반드시 대통합해 정권교체를 해 달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 발언을 언급, “대통합을 이루지 못했고 정권교체를 해내지 못해 죄가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주에서는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를 겨냥해 “노무현 정부의 ‘황태자’라고 불린 분이 이제 와서 마치 친노(친노무현)에게 피해받은 것처럼 말하는 게 인간의 의리에 맞는 일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를 겨냥해서도 “지금의 정치를 만든 장본인”이라고 공격했다. ●안철수 수도권 전략지역 ‘올인’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8시가 넘은 시간에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에 나타나 “항상 죄송했다. 아침 일찍 출근인사 때 인사드리고 그리고 하루 종일 전국 여러 곳을 다니다가 이제 이렇게 밤늦게 다시 인사드리게 됐다”고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안 대표는 종일 수도권의 전략지역에서 분, 초를 아껴썼다. 호남발 ‘녹색바람’이 수도권에 북상했다는 판단에 따라 본인 외에 수도권에 추가 당선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다. 안 대표는 서울 노원병 마들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황인철(광진을), 정호준(중구성동을), 고연호(은평을), 장환진(동작갑) 후보 등의 선거유세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평소 한곳에서 10여분간 연설을 하던 것과 달리 연설 시간은 5분 안팎이었다. 선거운동이 가능한 남은 24시간을 최대한 많은 지역에 ‘쪼개’ 투입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링컨 대통령은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고 했다”며 “거대 양당에 표를 주면 4년 뒤에 또다시 땅바닥에 엎드려 절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를 향해서는 “오늘도 새누리당과 싸우는 대신 국민의 당을 비난한다. 동네 조폭과 뭐가 다른가”라며 “더민주 지도부, 뭐하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광주 광산을(권은희) 지원유세에 이어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 집중유세를 통해 모든 일정을 마쳤다. 한편, 김경록 대변인은 당사 브리핑에서 “인천 부평갑(문병호)·경기 안산상록을(김영환)은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안산단원을(부좌현)·서울 중·성동을(정호준)은 초박빙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측은 또한 서울 관악갑(김성식)과 은평을(고연호) 또한 승리가 확실시된다고 분석했다. ●심상정 ‘내 지역구’ 다지기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오후 8시 중앙선대위원들과 함께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마지막 집중 유세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고양시민 여러분, 기호 4번 심상정이 되어 달라. 국민 여러분, 싹수 있는 정당 기호 4번 정의당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심 대표는 다른 여야 지도부와 달리 새벽 원당역 유세를 시작으로 자신의 지역구인 고양지역에서 표 다지기에 집중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민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서는 “새누리당의 일당독재를 저지하고, 양당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정의당을 대안정당으로 키워 달라”면서 “야당들이 잘못한다고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사나운 맹수(새누리당)를 풀어놓으면 국민이 다친다”고 말했다. 서울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서울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광주·전주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조지 오웰과 미얀마, 그리고 북한/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글로벌 시대] 조지 오웰과 미얀마, 그리고 북한/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소설 ‘동물농장’의 저자 조지 오웰은 영국의 명문 이튼스쿨을 졸업했으나 옥스퍼드대 진학을 포기하고 버마(현 미얀마)에서 인도제국 식민지 경찰이 된다. 그는 5년간의 버마 생활을 바탕으로 훗날 그의 첫 장편소설인 ‘버마 시절’(Burmese Days)을 발표한다. 그의 반제국주의적 정서가 강하게 투영된 작품이다. 미얀마에서 지난달 말 마침내 54년간의 군부통치에 종지부를 찍고 아웅산 수치 여사의 민주정부가 출범했다. 미얀마 국민들은 보다 민주적이고 경제적으로 윤택한 새로운 미얀마에 대한 열망과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국제사회도 국내외의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진정한 ‘미얀마의 봄’을 꽃피울 것인지 주시하고 있다. 지난주 찾은 미얀마는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생동감이 넘쳐 흘렀다. 11년 전 논란 속에 새로 이전한 수도 네피도(황제의 도시라는 의미)도 삭막하기만 하던 예전 모습과 달리 새로운 민주정부의 출범과 외국 요인들의 연이은 방문으로 제법 분주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반세기가 넘는 세월의 군사정권을 거쳐 새로운 정치체제를 추구하는 미얀마 앞에는 수많은 도전과 과제가 놓여 있다. 아웅산 수치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80%의 압승을 거두었음에도 현 헌법 규정에 따라 두 아들이 외국 국적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결국 외교장관과 대통령실 장관을 겸직하면서 신설될 국가자문관을 맡게 될 것이지만 군부 등 기득권 세력들과 어떻게 협력관계를 만들어 나갈지 단언할 수 없다. 무장 소수민족들과의 화해는 어떻게 이룰 것인가도 복잡한 문제다. 한반도의 3배 크기에 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중국·인도 등 5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전략적 위치로 인해 외교 또한 만만치 않다. 중국의 왕이 외교장관이 지난주 방문해 재빠른 행보를 보인 것을 시발로 새로운 미얀마를 둘러싼 주요국들의 외교 경쟁이 이미 가열되고 있다. 미얀마 신정부도 개혁과 쇄신을 향한 신속한 조치를 보이고 있다. 36개나 되던 방만한 정부 조직을 21개 부처로 구조조정하고, 부패청산의 조치로 20달러가 넘는 선물은 받지 못하도록 공직자 윤리 기준을 강화했다.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무한정 솟구치는 국민들의 기대감을 어떻게 충족시킬 것이냐다. 강제 근로에 동원된 미취학 불우 아동들에게 순회 버스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 여성 사회활동가는 신정부가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에 신경 써 줄 것을 열망했다. 우리에게 미얀마는 어떤 나라인가. 1983년 10월 국빈 방문 중이던 전두환 전 대통령 일행에 대해 북한은 아웅산 수치의 부친인 아웅산 장군의 묘소에서 암살 폭파 테러를 자행했다. 미얀마 국민으로부터 국부로 숭앙받는 아웅산 장군의 묘소에서, 그것도 미얀마 국민들의 종교적·정신적 성지인 셰다곤 사원이 지척에 보이는 곳에서 우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테러를 저지르다니 북한은 상식으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부도덕한 체제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미얀마의 민주화 발전 과정을 되돌아보니 지난 70여년간 변화는커녕 주민들의 여망과 국제사회의 기대에 역행하기만 한 북한 체제가 안타깝다. 미얀마에서 20대의 젊은 시절을 보낸 조지 오웰이 오늘날 북한 체제를 바라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혁명을 통해 권력을 장악한 돼지들이 오히려 독재체제를 강화하고 주민들을 속이고 억압하는 또 다른 ‘동물농장’이라 보지는 않을지. 북녘 땅에 과연 ‘북한의 봄’은 언제 올 것인지 생각하니 벚꽃 만발한 봄날이 착잡하기만 하다.
  •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 은퇴·대선 불출마”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 은퇴·대선 불출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얼굴) 전 대표가 8일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에 섰다. 이날 광주 충장로 거리에서 문 전 대표는 ‘광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며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에서 은퇴하고 대선에도 불출마하겠다”며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듯 “저에게 덧씌워진 ‘호남 홀대’, ‘호남 차별’이라는 오해는 부디 거둬 달라. 그 말만큼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치욕이고 아픔”이라고 했다. ‘못난 문재인’을 자처한 그였지만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비판 강도를 높였다. 문 전 대표는 “호남 기득권 정치인의 물갈이를 바라는 호남의 민심에 우리 당은 호응했다”며 ‘인물론’에서 국민의당에 밀리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번 방문은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더민주의 호남 지지세를 반등시킬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이날 일정에는 문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를 요구했던 광주 북갑 정준호 후보만이 만남을 시도하다 통화만 나눴을 뿐 다른 후보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호남시민들, 광주시민들께서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생명 및 대선 출마 여부를 호남의 지지와 결부시켰다. 동정론을 유발한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이 선택해야 할 정치적 행보의 책임을 호남에도 부담지게 하는 ‘전략적 선택’을 강요한 것이란 말도 나온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이날 일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이자 이번 총선의 광주 선대본부장인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이 함께 동행하며 야당의 적통이 더민주에 있음을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5·18 민주묘지 구묘역에서 “과거 엄혹했던 독재 시절에 부산 지역의 민주화 운동은 광주를 알리고 또 광주 정신을 계승하자고 다짐하는 것이었다”면서 “해마다 5월이면 버스 2대 정도를 빌려 여기 망월동 묘역에 오곤 했다”고 영·호남의 인연을 언급했다. 야권 일각의 ‘영남패권주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날 광주 4050세대 시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호남 홀대가 사실이라면 (참여정부 때) 우리가 영남에서 환영받았어야 했다”면서 “그 시기에 우리는 영남에서 화형식을 당했다. 이것이 다 프레임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반문 정서를 의식한 듯 한껏 낮은 자세로 일정을 소화했다. 5·18 민주묘지 방명록에는 “광주 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다”라고 썼고, 분향대에서 헌화를 한 후 묵념할 때는 김 위원장과 함께 무릎까지 꿇었다. 광주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비밀계좌 열렸다… 부패 정권 시한폭탄 터졌다

    [글로벌 인사이트] 비밀계좌 열렸다… 부패 정권 시한폭탄 터졌다

    #1. 지난해 12월 스페인 정국은 격랑에 휩싸였다. 집권 국민당이 총선에서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123석에 그치면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정권이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 2013년 불거진 비자금 은닉 사건이 단초를 제공했다. 라호이 총리의 ‘금고지기’로 불린 루이스 바르세나스 재무장관이 비밀계좌에 수천만 유로의 통치 자금을 숨겼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자금의 일부가 불법적으로 사용된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스페인은 지금까지 총리 선출과 연정 구성이 미뤄지는 등 여진을 겪고 있다. #2. 2013년 4월 급작스럽게 사임한 프랑스 예산 담당 장관인 제롬 카위자크 사건은 지금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지원 아래 탈세와의 전쟁을 주도했다. 하지만 스스로 비밀계좌에 자금을 숨겨 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순간에 몰락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바로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다. 독재자의 검은돈이나 피 묻은 돈조차 아무렇지 않게 숨겨 주던 스위스의 은행들은 정치인이나 부호들의 재산 은닉처로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했다. 암호화된 계좌정보를 통해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된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검은돈의 종착점이란 오명을 듣던 스위스는 2018년부터 전 세계 97개국과 금융정보를 주고받는다. 이에 앞서 각국 정부와 일부 계좌의 정보를 교환하는 등 비밀주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금융정보 공개는 검은돈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부패 권력의 파산을 예고하는 시한폭탄이다. 이미 몇몇 나라에선 부패한 권력이나 정권의 붕괴를 재촉하는 대형 스캔들이 거의 동시에 터졌다. 브라질의 대통령 탄핵 시위, 말레이시아의 총리 퇴진 집회,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대적 지도부 물갈이의 배경이다. 이 사건들의 이면에 숨겨진 동인(動因) 역시 스위스 비밀계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잇따른 부패 스캔들로 정권이나 권력을 휘청거리게 만든 ‘숨겨진 힘’이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주의 포기라고 지적했다. 은행의 신용으로 포장됐던 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있다며 어디까지 열릴지에 관심이 몰린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비밀계좌 신화의 종언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 정부와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검은돈 거래를 낱낱이 까발리면서 가장 궁지에 몰린 곳은 브라질 정부다. 국영 석유업체이자 브라질 최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부패 스캔들은 당초 수면 아래로 묻힐 것으로 여겨졌다. 일부 기업인과 정치인을 구속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지만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했던 불법 자금의 실체가 확인되면서 사건의 큰 줄기가 뿌리째 드러났다. ●판도라의 상자는 어디까지 열릴 것인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 선거총책을 맡았던 주앙 산타나는 불법 자금 관리 혐의로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장관들이 잇따라 사직하고, 관련자 수십명이 구속됐다. 칼날은 다시 호세프 대통령과 그를 후계자로 지명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이들이 소속된 집권 노동자당(PT)으로 향했다. 뉴욕타임스는 “호세프는 재선 후 중도 퇴진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미 정계 전반이 요동치고 있다. 하원의장인 에두아르두 쿠냐 역시 스위스 비밀계좌에 페트로브라스와 연계된 자금을 숨겨 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법처리 위기에 몰려 있다. 지난해 3월 의회 조사에선 이 비밀계좌의 존재를 부인했으나 스위스 은행 당국이 그와 그의 아내, 딸 명의의 계좌가 존재한다며 일가족의 금융자산을 동결하자 궁지에 몰렸다. 브라질 연방검찰도 쿠냐가 500만 달러(약 57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며 비리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후폭풍은 쿠냐가 몸담은 브라질 최대 정당인 민주운동당(PMDB)까지 번졌다. 쿠냐는 책임 회피를 위해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으나 최근 자신과 이 정당 수장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까지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PMDB는 최근 PT와 연정을 끝내면서 차기 정부 출범 채비를 갖춘 상태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부패 스캔들로 같은 처지에 몰렸다. 폭풍의 진앙은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MDB)다. 6억 8100만 달러(약 7800억원) 상당의 비자금이 1MDB로부터 나집 총리의 스위스 비밀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나집 총리는 이를 부인해 왔으나 지난 1월 스위스 당국이 1MBD와 나집 총리의 관계 일부를 흘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스위스 검찰은 아예 1MDB가 운용하는 펀드에서 40억 달러(약 4조 6000억원)의 유용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정국은 소용돌이치고 있다. 검찰이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선물이라며 사건을 종결했지만 오히려 대대적인 퇴진 시위로 확산됐다. 절친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나집 총리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FIFA가 사상 처음으로 조직적 부패를 인정한 것도 스위스 비밀계좌가 탄로 났기 때문이다. 스위스 검찰의 비밀계좌 조사로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월드컵 주최지 선정 과정에서 주요 집행부가 뇌물을 받았다는 구체적 혐의가 밝혀졌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를 둔 FIFA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된 뇌물 수수도 인정했다. 더러운 권력으로 지탄받던 FIFA가 월드컵 개최와 관련된 뇌물 수수를 인정하고 자체 개혁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스 비밀계좌는 왜 빗장이 풀렸나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계좌 정보는 어떻게 빗장이 풀리게 된 것일까. FT는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직격탄이 됐다고 해석했다. 각국이 세수 확보를 위해 은행의 돈세탁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덕분이다. 그간 돈세탁에 공조해 왔던 다국적 금융회사들에는 거액의 벌금이 부과됐다. 조세 회피처 역할을 했던 금융회사들도 더이상 버틸 수 없었다. 금융위기가 도래하면서 정부의 도움 없이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어 미국의 주도 아래 국가 간 범죄 혐의가 있는 금융계좌 정보를 맞교환하는 다자간 협상이 궤도에 올랐다. 스위스 정부도 미국 검찰이 요구하는 정보 제공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0여개의 스위스 금융업체가 미 법무부와 작성한 합의서를 분석한 결과 은행뿐 아니라 자산관리사, 투자사, 보험사 등에 약 1만개 이상의 미국인 비밀계좌가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이곳의 비자금 규모만 100억 달러(약 11조 5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2009년 미국 정부가 미국인의 돈세탁에 협조했다며 스위스 대표 은행인 UBS에 8억 달러(약 9200억원)가까운 벌금을 부과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이어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스위스 은행들에 압박을 가하면서 스위스 비밀계좌의 관행도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스위스 정부도 비밀계좌를 보호해 주던 연방법 규정을 삭제하면서 법적 보호망을 거둬 버렸다. 각국 정부가 자국민의 계좌와 관련된 정보를 요청하는 협정을 요구하자 비밀계좌 준수 규정을 없앤 것이다. 스위스의 태도 변화 배경에는 달라진 위상이 자리한다. 그동안 작지만 탄탄한 경제와 높은 안정성을 자랑해 왔으나 국가 이미지에 ‘검은돈의 은닉처’라는 이미지가 덧칠되는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WSJ는 설명했다. 나아가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저환율제를 포기하면서 환율이 요동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에 빠진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선거 SNS 여론조작” 초특급 해커 1명에 중남미 8개국 ‘발칵’

    “선거 SNS 여론조작” 초특급 해커 1명에 중남미 8개국 ‘발칵’

    2012년 7월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 우파인 멕시코제도혁명당(PRI)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후보는 대선에서 맞수인 좌파 후보를 누르고 12년 만에 정권 탈환을 선언했다. 수려한 용모의 그는 “마약과 폭력, 부정부패를 추방하겠다”며 투명한 정부를 약속했다. 같은 시간 3200여㎞ 떨어진 콜롬비아 보고타의 한 아파트. 민머리 남성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는 컴퓨터의 하드 드라이브와 스마트폰을 망치로 두들겨 부수고, 문서는 파쇄해 변기에 버렸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구매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비밀서버 계정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팀원들은 이미 뿔뿔이 흩어진 뒤였다. 그의 손에는 현금 60만 달러(약 6억 9000만원)가 쥐어졌다. ●콜롬비아 대선 개입으로 복역 중 그의 이름은 안드레 세풀베다(31)였다. 콜롬비아 출신의 온라인 선거전략가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10여년간 조직원을 이끌고 중남미 국가들을 누비며 선거에 개입한 해커였다. 필살기는 3만여개의 차명 트위터 계정으로 상대방 후보를 단박에 흠집 내는 것이다. 심리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대 후보의 자료를 훔치고 악성 소프트웨어를 상대 선거본부 컴퓨터에 심어 놓기도 했다. 흑색선전 등의 단순 서비스는 월 1만 2000달러(약 1380만원), 스마트폰 도청과 상대진영 홈페이지 해킹 등 고급 서비스는 월 2만 달러(약 2300만원)의 수수료가 매겨졌다. 2014년 콜롬비아와 코스타리카, 파나마 대선, 2013년 베네수엘라 대선, 2012년 멕시코 대선, 2011년 니카라과 대선, 2009년 온두라스 대선 등이 그가 개입한 대표적인 선거였다. ●“거액 받고 다른 나라서도 했다” 폭로 이 이야기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31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잡지는 콜롬비아 보고타의 형무소에 수감된 세풀베다를 심층 인터뷰했다. 그는 2014년 콜롬비아 대선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세풀베다는 “사람들이 실제보다 인터넷을 더 믿기 때문에 무엇이나 쉽게 믿도록 조작할 수 있었다”면서 “보수를 받긴 했으나 우파나 중도파 후보를 도와 좌파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려 했다”고 강조했다.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낸 세풀베다는 좌익 게릴라에 대한 반감 탓에 전산학교 졸업 뒤 큰 동요 없이 정치 해킹에 발을 들여놓았고, 중남미 8개국 선거에 개입했다. 그는 “예전 스페인 총선을 앞두고 우파 정당으로부터 선거 개입을 요청받은 적이 있다”면서 “요즘 모든 선거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여론조작이 판친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미국 대선이라고 예외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발·입 묶인 中전직 주석들, ‘출판 정치’로 존재감 연명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해외 강연료는 1회에 20만 달러(약 2억 3000만원)나 된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숱한 비난 속에서도 전 세계 독재자들에게 ‘통치 컨설팅’을 해 주며 돈을 벌고 있다. 중국의 전 국가주석인 장쩌민(江澤民)이나 후진타오(胡錦濤)가 해외 강연에 나선다면 클린턴이나 블레어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강연은커녕 해외여행조차 갈 수 없다. 전직 주석은 물론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냈던 모든 지도자는 정부 승인 없이는 나라 밖으로 못 나간다. 국내에서의 활동에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지난 26일 후진타오가 고향 장쑤성 타이저우를 방문한 사진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랐다가 바로 삭제된 것도 당국의 허가 없이 전직 지도자의 동정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빅토리아대 현대중국연구소장인 보즈웨 교수는 “전직 지도자들에겐 아예 여권이 없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전직 지도자들에게 ‘족쇄’를 채우기 시작한 것은 덩샤오핑(鄧小平)이다. 덩샤오핑은 1980년 8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지도자 종신제를 폐지하면서 “퇴직 간부가 업무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는 게 나의 마지막 과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이 조용하면 현직의 권력은 극대화된다. 발과 입이 묶인 전직 지도자가 세상을 향해 아직 살아 있음을 알리는 유일한 ‘정치 행위’는 책을 내는 것이다. 장쩌민은 최근 리란칭(李淸) 전 부총리와 함께 ‘세계유명가곡 45선’이란 책을 냈다. 가곡을 즐겨 부르고 피아노를 잘 치는 장쩌민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다. 지질학도였던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는 자서전 형식의 ‘원자바오 지질(地質) 수기’라는 책을 펴냈다. 리펑(李鵬) 전 총리는 은퇴 후 책을 13권이나 냈다. 후진타오도 회고록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출판의 자유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책을 내려면 당 중앙판공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이 떨어지면 판공청 내에 편집팀이 꾸려진다. 편집위원들은 저자의 초고 중 고쳐야 할 곳에 일일이 연필로 동그라미를 친다. 수정이 끝나면 판공청과 신문출판총국이 이중 검열을 한 뒤 출판사로 보낸다. 예전에는 인민출판사 등 6곳에서만 출판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다른 출판사에서도 책을 낼 수 있다는 게 자유라면 자유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日, 방북 시 재입국 금지 23명 추가

    단독 제재 일환… 45명으로 늘어 일본 정부는 대북 독자 제재에 따라 대북 불법 수출입에 관여했다가 적발돼 형이 확정된 23명을 방북 시 재입국 금지 대상자로 추가했다고 교도통신이 지난 26일 보도했다. 이들 중에는 한국과 중국 국적의 무역업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의 허종만 의장, 남승우 부의장 등 간부 5명 등 22명을 방북 시 재입국 금지 대상자로 지정했다. 이로써 방북 때 일본 재입국 금지 대상자는 45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북한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북한은 오는 5월 초 평양에서 36년 만에 개최하는 조선노동당대회에 조선총련 간부 등의 방북을 추진해 왔다. 한편 일본 정부는 재일 조선학교에 보조금을 주는 지방자치단체에 자제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전했다.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의 하나로, 이르면 이달 안에 하세 히로시 문부과학상 명의로 지자체에 자제 요청 통지문을 보낼 예정이다. 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은 관할 지방자치단체 소관으로, 중앙정부의 개입은 이례적인 것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통지에서 조선학교에 대해 북한의 독재 정권을 찬양하는 교육 내용을 지적하면서 교부된 보조금이 북한에 송금되고 있을 가능성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학교는 일본 전역에 68곳이 있고, 각 지자체는 운영비 명목 등으로 보조금을 주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2014학년도에 약 3억 7000만엔(약 38억원)이 조선학교에 교부된 것으로 집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수치, BBC와의 인터뷰에서 반무슬림 정서 드러내 논란

    수치, BBC와의 인터뷰에서 반무슬림 정서 드러내 논란

     미얀마의 ‘민주화 영웅’으로 추앙받는 아웅산 수치(71)가 영국 공영방송인 BBC와의 과거 인터뷰에서 종교 편향적인 발언을 해 도마에 올랐다. 수치는 인터뷰 도중 미얀마의 반(反)무슬림 정서를 지적하는 진행자에게 눈을 치켜뜨며 “불교도들도 피해자”라고 옹호하는가 하면, 인터뷰 직후 “누구도 내게 무슬림(진행자)과 인터뷰한다는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며 화를 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이 26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은 인디펜던트의 미얀마 특파원인 피터 포팸이 전날 온라인 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다. 포팸은 “무슬림이 진행한 (2013년 10월의) BBC ‘투데이’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수치가 행한 발언을 통해 그의 시각을 읽을 수 있다”며 장문의 칼럼을 게재했다.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한 글에는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수치는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BBC의 유일한 무슬림 진행자인 미샬 후사인이 인터뷰 도중 던진 질문에 발끈했다. 후사인은 불교가 주류인 미얀마에서 로힝야족 등 소수종교인들이 박해받아온 사실을 끄집어 냈다. 그의 ‘인종 청소’라는 비유에, 수치는 “무슬림들이 공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불교도들도 공격의 대상이 된다. 양측 모두 공포감을 갖고 있다”며 반박했다. 이어 “모든 것이 오랜 군부 독재에서 불거진 새로운 사회 문제”라며 반세기 넘게 이어온 군정에 책임을 돌렸다.  이 같은 발언 내용은 최근 포팸이 발간한 신간 ‘부인과 장군들 : 아웅산 수치와 버마의 자유를 위한 투쟁’에도 인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안마에선 2012년 서부 라카인주에서 불교도들이 무슬림을 공격해 200여명이 죽는 등 종교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무슬림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이 박해를 피해 태국 등 인접국으로 탈출했으나 ‘인권 운동가’인 수치는 끝내 침묵을 지켰다. 당시 총선을 앞두고 불교도들의 ‘표심’을 의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수치는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한 뒤에도 로힝야족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총선에선 로힝야족 등 무슬림 후보를 단 1명도 공천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미얀마에는 현재 14만명의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열악한 주거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런 수치의 태도를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말 수치가 이끄는 문민정부 출범을 앞두고 민족·종교 분쟁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지만 오히려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다는 비판이다. 신문은 수치의 첫 남자친구가 파키스탄인이었고, 1988년 수치를 정치에 입문시킨 장본인도 무슬림 지도자였다고 덧붙였다. 지난 총선에서도 미얀마 무슬림의 절대 다수는 수치의 NLD를 지지했다. 뚜렷한 정치적 대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BBC는 문제가 된 인터뷰 내용을 편집을 통해 상세하게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BC 측은 확답을 피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관련 내용은 유튜브(youtube.com/watch?v=u8mhz4jwaJs) 등을 통해 인터넷 공간에서 확산 중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수치, BBC와의 인터뷰에서 반무슬림 정서 드러내 논란

    수치, BBC와의 인터뷰에서 반무슬림 정서 드러내 논란

     미얀마의 ‘민주화 영웅’으로 추앙받는 아웅산 수치(71)가 영국 공영방송인 BBC와의 인터뷰에서 노골적으로 종교 차별적 언행을 일삼아 도마에 올랐다. 수치는 인터뷰 도중 미얀마의 반(反)무슬림 정서를 지적하는 진행자에게 눈을 치켜뜨며 “불교도들도 피해자”라고 옹호하는가 하면, 인터뷰 직후 “누구도 내게 무슬림(진행자)과 인터뷰한다는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며 화를 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이 26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은 인디펜던트의 미얀마 특파원인 피터 포팸이 전날 온라인 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다. 포팸은 “무슬림이 진행한 BBC의 ‘투데이’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수치가 행한 발언을 통해 그의 시각을 읽을 수 있다”며 장문의 칼럼을 게재했다.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한 글에는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수치는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BBC의 유일한 무슬림 진행자인 미샬 후사인이 인터뷰 도중 던진 질문에 발끈했다. 후사인은 불교가 주류인 미얀마에서 로힝야족 등 소수종교인들이 박해받아온 사실을 끄집어 냈다. 후사인의 ‘인종 청소’라는 비유에 수치는 “무슬림들이 공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불교도들도 공격의 대상이 된다. 양측 모두 공포감을 갖고 있다”며 반박했다. 이어 “모든 것이 오랜 군부 독재에서 불거진 새로운 사회 문제”라며 반세기 넘게 이어온 군정에 책임을 돌렸다.  미안마에선 2012년 서부 라카인주에서 불교도들이 무슬림을 공격해 200여명이 죽는 등 종교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무슬림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이 박해를 피해 태국 등 인접국으로 탈출했으나 수치는 끝내 침묵을 지켰다. 당시 총선을 앞두고 불교도들의 ‘표심’을 의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수치는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한 뒤에도 로힝야족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총선에선 로힝야족 등 무슬림 후보를 단 1명도 공천하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이달 말 수치가 이끄는 문민정부 출범을 앞두고 민족·종교 분쟁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지만 오히려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런 수치의 태도를 이율배반적이라고 규정했다. 수치의 첫 남자친구가 파키스탄인이었고, 1988년 수치를 정치에 입문시킨 장본인도 미얀마의 무슬림 지도자였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지난 총선에서도 미얀마 무슬림의 절대 다수는 수치의 NLD를 지지했다.  한편 BBC는 방송을 통해 문제가 된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관련 내용은 유튜브(youtube.com/watch?v=u8mhz4jwaJs) 등을 통해 인터넷 공간에서 확산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지하수를 갈취해 비싼 값에 판다고?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지하수를 갈취해 비싼 값에 판다고?

    인도 북부 대도시 델리에 사는 맘타 데비는 커다란 플라스틱 물통을 들고 초조한 눈빛으로 거리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자갈길을 지나 거대한 물탱크가 들어왔고, 데비는 다른 주민들과 함께 탱크로 달려가 플라스틱으로 된 파이프를 간신히 잡았다. 물통에 물을 가득 담으려는 찰나, 오토바이를 탄 남성이 다가와 “이 물탱크는 15일에 단 한 차례만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쓰기에도 모자라!”라고 소리치며 미처 다 채우지 못한 물통에서 거세게 파이프를 낚아챘다. 이 남성의 정체는 신종 범죄집단 ‘워터 마피아’다. ●물 부족 인도… “수입 22% 물 사는 데 쓴다” 데비가 살고 있는 델리 지역 가구의 25% 정도만이 집과 외부를 연결하는 물탱크나 물파이프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75%는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공급되는 물을 사용해야 한다. 심각한 수자원 부족 때문이다. 정부가 주기적으로 물 공급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보니, 불법적으로 지하수를 갈취해 서민들에게 파는 워터 마피아가 판을 친다. 물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권력을 갖는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인간의 도시화와 산업화로 지하수의 고갈 및 오염이 발생하고, 뒤이어 씻고 마실 물이 부족해지자 이를 무기이자 방패로 삼은 집단이 암암리에 권력을 행사하는 현상은 더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워터 마피아는 대부분 지하수를 몰래 시추하거나 갈취하는 방법으로 물을 얻는다. 특히 물 부족 현상이 극심한 델리 지역에서는 워터 마피아가 불법으로 지하수를 퍼내기 위해 만든 우물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에 의해 수로 중간에서 물이 ‘증발’해버리면 델리 주민들이 정부로부터 무료로 지원받는 물의 양이 줄어든다. 물이 부족한 주민들은 비싼 돈을 주고 워터 마피아가 중간에서 갈취한 물을 사들인다. 이는 그마저 물을 살 돈이 있는 주민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지난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델리에 거주하는 주민 A의 월평균 수입은 약 15만원인데, 이 중 워터 마피아나 개인 소유 우물을 통해 물을 구입하는 데 쓰는 비용은 3만 3000원 상당으로, 전체 수입의 22% 가량을 차지한다. 그는 “물을 사는 데 쓰는 돈을 내 아이를 위해 쓴다면 더욱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노를 토해냈다. ●워터 마피아가 시추한 물, 중금속 오염 많아 더 큰 문제는 거액을 들여 물을 산 이후에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워터 마피아나 우물을 소유한 개인이 시추한 물은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판매되는데, 이 물은 각종 중금속에 오염된 경우가 많다. 식수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정도다. 간신히 손을 씻는 용도로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물을 잘못 사용했다가는 심각한 피부병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서울의 젖줄이라 부르는 한강처럼, 사실 인도에도 규모가 상당한 강이 존재한다. 특히 워터 마피아가 장악한 델리는 인류 역사의 중요한 무대인 갠지스 강과 갠지스 강의 지류인 야무나 강, 인더스 강의 5대 지류 중 가장 긴 수틀레지 강 등을 주요 수자원으로 삼는다. 인디펜던트는 델리 주위를 흐르는 강이 주민들의 생명수가 될 수 없는 이유로 주 정부의 잘못된 행정 및 도시의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꼽았다. 강물을 곧바로 식수로 이용할 수 없으니 정수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워터 마피아 등 불법 물 매매가 성행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정부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계 물 보호단체 ‘워터 에이드’가 며칠 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전역에서 주기적인 물 공급을 필요로 하는 인구는 7600만명에 이르는데, 2013년 인도 정부가 주민들에게 제공한 물은 하루 7억 5700만ℓ수준으로, 1700만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양에 불과했다. 인도 정부의 무능함이 지적되는 부분이다. 인도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책하고 있다. 델리 주 상감 비하르 의회 대변인은 워터 마피아의 행각과 관련해 “부도덕한 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지금 델리 주민들에게 마실 물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인구 증가가 원인… ‘엘니뇨 현상 징후’ 분석도 여기에 여전히 농업 비중이 높은 인도에서, 자녀의 증가는 노동력의 증가라는 인식으로 인구 증가를 막지 못한 것도 물 부족의 원인으로 꼽힌다. 인류 문명의 시초가 된 강줄기를 가졌음에도 인도인들이 목마름에 시름 짓는 이유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도 전역에서 지속되는 수자원 부족 현상이 엘니뇨(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발생하는 기후 현상)의 징후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영화 ‘매드맥스’는 주인공들이 물을 이용해 권력을 장악한 독재자를 처단하는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희생되어야만 했다. 인도의 현실이 희생 없는 ‘평화로운 해피엔딩’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김정은의 위험한 선택/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김정은의 위험한 선택/구본영 논설고문

    ‘태양의 후예’. 가상의 나라 ‘우르크’에 파병된 한국군 특수부대 장교와 여의사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세계 27개국에 수출돼 한류의 열기를 재점화하고 있단다. 중국 공안 당국이 여성 팬들의 안위를 염려해 ‘송중기 상사병 경계령’을 내렸을 정도라니…. 국내외에서 시청률이 고공비행한다는 것은 잘 만든 드라마임을 방증한다. 다만 여성팬의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꽃미남’ 송중기 때문이라고? “천만에”다. 여주인공 송혜교의 매력이 뒤질 리도 없지 않나. 여성들이 유시진 대위(송중기)가 그려 내는 ‘귀여운 상남자’나 ‘사랑스러운 람보’ 역에 끌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평화유지군으로 파병된 공간의 로맨틱한 ‘이국 정서’도 ‘아줌마 팬덤’에 일조한다고 한다. 반면 군대에 갔다 온 남성들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듯싶다. 유시진식 화법을 빌려 “저런 판타지한 군 생활은 없지 말입니다”라고. 시리아 내전에 북한군이 참전했다니 놀랍다. 그것도 평화유지군이 아니라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편에 서서. 최근 러시아 타스통신은 북한군 2개 부대가 시리아 정부군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의 반정부 대표단인 고위협상위원회 수장 아사드 알주비가 ‘철마1’, ‘철마2’라는 부대의 이름까지 확인했다는 것이다. 북한군이 국제 전쟁에 뛰어든 배경을 놓고 여러 갈래 해석이 나온다. 외화 벌이와 실전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장 그럴싸해 보인다. 현재 시리아 정부는 수도 다마스쿠스 일원만 겨우 장악할 정도로 코너에 몰려 있다. 그래서 별 볼일 없는 용병들에게도 수백만원대의 월급을 지급하고 있단다. 그러니 잘 훈련된 북한군을 활용하는 시리아나 국제 제재로 한 푼의 달러도 아쉬운 북한이 피상적으로 보면 윈·윈 게임이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 보면 매우 위험한 도박이다. 북한이 재래식 전투 훈련차 뛰어들었다고 해도 문제지만, 대량살상무기(WMD) 실험장으로 활용할 개연성이 더 걱정스럽다. 북한은 과거 핵 원자로와 미사일 기술을 시리아·이란에 수출한 전과가 있다. 혹여 북핵이 시리아를 무대로 활동 중인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의 손에 들어간다면 정말 가공할 사태다. 현재 시리아의 소수 시아파 독재정권은 수니파가 다수인 국민과 유리된 상태인 데다 미국 등 다국적군과 IS의 협공으로 사면초가다. 그렇다면 이렇다 할 군경력도 없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큰 사고를 친 셈이다. IS는 벨기에서 며칠 전 수많은 사상자를 낸 자살 테러를 자행했다. 그런 IS와도 척을 지게 된다면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든 꼴일 게다. 김 제1위원장에게 전쟁은 결코 ‘판타지 드라마’가 아니라 무고한 인명을 앗아 가는 범죄임을 알려 주고 싶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태국 총리도 송중기에 빠졌다

    태국 총리도 송중기에 빠졌다

    방한 솜킷 부총리는 방문 요청 영화·드라마 공동제작 제안도 최근 한국을 방문한 태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자국 최고 지도자인 총리와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남자 주인공 송중기의 만남을 요청했다고 현지 일간 더 네이션이 24일 보도했다. 2013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군 출신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지난 주말 국민에게 “‘태양의 후예’처럼 애국심을 고취하는 드라마를 봐야 한다”며 시청을 독려하기도 했다. 송중기는 이 드라마에서 가상의 나라 ‘우르크’에 파병된 육사 출신의 한국군 특수부대 장교로 출연하고 있다. 현지 일간 더 네이션에 따르면 솜킷 짜뚜시피탁 태국 부총리와 함께 방한한 유따싹 수빠손 태국관광청장이 지난 21일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송중기의 태국 방문을 제안했다. 그는 “엘리트 군인을 연기하는 멋진 남성 배우의 태국 방문은 태국인의 한국 방문을 촉진할 것”이라며 달콤한 유혹도 던졌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탓에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태국 관광객 수가 전년에 비해 8%가량 급감한 가운데 한국관광공사로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을 것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실세인 솜킷 부총리는 한술 더 떠서 양국이 공동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송중기의 출연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유따싹 청장도 태국 내 중국 관광객 급증의 원인이 됐던 중국 영화 ‘로스트 인 타일랜드’의 성공을 거론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현재 송중기의 태국 방문 가능성은 상당히 커 보인다. 한국관광공사가 자사의 해외 홍보활동에 참여해 온 송중기의 소속사에 그의 방문을 적극 타진할 것을 약속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태국 시청자들은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주로 인터넷과 위성방송을 통해 시청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팬으로 알려진 쁘라윳 총리는 현지 방송에 “‘태양의 후예’에는 애국심과 희생, 명령에 대한 복종, 그리고 책임감 있는 시민이 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경에는 군부 독재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드센 가운데 이를 무마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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