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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폐 청산 못하면 ‘촛불혁명’ 무의미”…브라질이 주는 교훈

    “적폐 청산 못하면 ‘촛불혁명’ 무의미”…브라질이 주는 교훈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에 해외 주요 언론들은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탄핵으로 시작된 ‘개혁의 바람’이 박근혜 및 측근 몇몇에 대한 개인적 징벌로 멈춘다면 한국 사회의 누적된 폐단을 타파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고민하는 우리 국민에 대한 따끔한 경고도 잇따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탄핵 결정에 대해 “옳은 일이었다”며 “박근혜의 무능과 권위주의가 탄핵의 원인”고 촌평했다. 가디언은 이어 소수 엘리트들이 서로를 비호하는 동안 성장둔화, 불평등 증대, 비정규직 확대, 경쟁심화 등의 문제에 직면해야 했던 일반국민들의 분노가 탄핵의 또 다른 원동력이었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이러한 부조리 해소를 위해선 이번 탄핵사태를 대통령 및 측근들만의 문제가 아닌 비대화된 한국 기득권 전반의 문제로 파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가디언은 “대통령의 과대한 권한을 억제하는 것은 첫 단계에 속한다”면서 “그러나 독재자 박정희 아래에서 국가 경제 발전을 원조했던 한국의 재벌들 또한 지나친 권력을 축적해 지금은 국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들 또한 재편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탄핵 선고 이후 불기소특권을 상실한 박근혜는 직권남용, 뇌물수여, 직무상 부당취득 등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박근혜와 최순실에만 책임을 묻는다면 이번 스캔들의 원인인 부정부패와 불공평한 사회제도를 근절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보다는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하지 못한다’는 원칙을 공고히 하는 쪽이 도움이 될 것”라며 “(이를 위해)이미 최순실과 그 측근들, 삼성 부회장 등이 탄핵 관련 혐의로 구속된 상태”고 전했다.탄핵의 근본적 원인을 뿌리 뽑지 않으면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말 뿐이라는 외신들의 주장은,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탄핵정국을 겪고 있는 브라질의 모습에서도 그 타당성이 확인된다. 2010년에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은 2014년 재선을 앞두고 분식회계를 통해 정부 재정적자를 은폐한 혐의가 드러나 2015년 12월 연방회계법원의 연방 재정회계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더불어 브라질 석유공사 비리 사건에도 간접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이전 대통령 룰라 다 시우바가 석유공사에 대한 불법 취득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관련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우바를 연방정부 장관직에 임명한 사실까지 밝혀져 결국 지난해 2016년 8월 탄핵됐다. 하지만 호세프 탄핵은 당파 간 싸움의 결과물일 뿐 브라질 사회의 고질적 부패문제 청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적인 예로 호세프 탄핵 당시 탄핵안 소추를 주도했던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 본인도 석유공사 비리에 연루됐으며, 이외에도 브라질 의원 대부분이 부패 혐의로 입건·조사받고 있는 상태다. 또한 호세프 탄핵 당시 부통령으로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한 뒤 이후 대선에서 승리한 현 브라질 대통령 미셰우 테메르 또한 석유공사 비리에 얽혀있는 것은 물론, 테메르가 임명한 각료들 및 소속정당 당원들 대부분도 부패 스캔들과 직권남용 의혹 등으로 잇달아 사퇴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테메르 정부는 하원이 지난해 6월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반부패법을 축소하려는 시도로 물의를 빚고 있다. 연방검찰 주도로 마련된 반부패법 시안은 공공재산 사용 엄격제한, 편법 축재에 대한 조사 및 처벌 대폭 강화, 뇌물 신속 몰수, 불법 선거자금 조성 정당에 대한 강력 처벌 및 등록 취소 등의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특위를 구성한 30명 위원들 중 절반 이상이 불법선거자금 사용, 직권남용, 공금횡령, 등 각종 부패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올라 있어 반부패법 제정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 선거 비자금 조성은 처벌하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자 테메르 대통령도 찬성의사를 밝힌 것.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브라질에선 테메르 대통령 탄핵, 반부패법 축소 반대, 정부 각료들에 대한 부패수사 지지에 더불어 공공 서비스 개선, 복지·교육 투자 확대, 연금·노동 개혁 철회 등 다양한 요구를 외치는 범국민적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비록 경제 실적 측면에서는 테메르 정부가 예상을 웃도는 성과를 이룩했지만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정치행태는 개선돼야 한다며 시민들은 거리 투쟁을 계속할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우리 국민들 또한 이른바 ‘촛불 혁명’의 장기적 실효를 위해 부패 척결과 사회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매체는 “이제 한국 국민들은 촛불혁명의 연료가 됐던 열의를 더욱 폭넓은 의미의 개혁에 쏟아 부어 한국의 정치·경제 무대를 보다 공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의 진화타겁, 그리고 소탐대실/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열린세상] 중국의 진화타겁, 그리고 소탐대실/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진화타겁’(趁火打劫)은 불난 집(곤경에 처한 상대)을 더 강하게(勢) 몰아쳐 무너뜨린다는 중국 36계의 계책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이 한국에 험하게 보복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서투른 방식이 지적되지만, 이미 행한 외교·안보 행위를 외국의 압력에 굴복해서 다시 철회하는 것도 외교의 지혜는 아니다. 그런데 중국의 의도는 무엇이고 그 행태는 왜 저리 노골적일까. 중국의 민낯을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자. 우선 중국의 내부 문제가 있다.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와 공산당 일당 독재를 고수한다. 중국은 역사적 제국주의인 ‘천하’(天下)라는 개념의 과거 중화질서의 회복을 꿈꾼다. 이것이 ‘중국의 꿈’(中國夢)이다. 그런가 하면 중국 관료들의 경직성과 매너리즘은 북한에 버금간다. 경직성과 매너리즘은 일탈행위에 대한 가혹한 처벌을 피하려는 관료의 자기보호 본능이다. 중국과 실무교섭을 통한 합의가 어려운 이유이다. 뭐든지 오래 걸린다. ‘기다린다’(等)는 것은 타성이지만, ‘나는 쉬면서 남을 바쁘게 하는 이일대로(以逸待勞)’나 ‘강 건너 불 보듯 기다린다는 격안관화(隔岸觀火)’와 같은 전술로도 활용된다. 내부 소통과 투명성의 부재, 권력층 간의 불신, 도그마적 이념의 지배, 고위층의 눈치를 보는 경직된 관료주의 등 정책결정시스템의 문제는 보복 외교를 부추긴다. 강경 자세는 권위주의 체제에서 관료의 가장 안전한 자기 보호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들 소위 ‘알아서 기고’ 과장된 행동을 한다. 중국 외교관들의 언행이나 환구시보(環球時報)라는 신문은 중국의 행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이다. 과거 한국과의 마늘 분쟁이나 영국 등 유럽 국가들에 대한 보복 외교에서 이겼다는 기억도 작용한다. 중국의 꿈은 미국과 충돌한다. 반중 인사로 찍혀 있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서 미·중 간 대립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한국 외교의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진다. 중국은 1990년 독일의 퍼싱2 중거리미사일 철수, 2007년 폴란드 체코 미사일방어(MD)시스템 배치 계획 철회 사례를 떠올리며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 직접 나서기를 기다릴 것이다. 한국을 압박하는 것은 소위 ‘뽕나무를 가리키며 회나무를 욕하는 지상매괘(指桑罵槐)’의 계책이다. 사드는 다른 분야에서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용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은 한국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수교 이래 25년간 한국이 경제개발과 올림픽 개최 등 발전 경험 정보를 다 내주고도 경제는 물론 북한(핵) 문제를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해 중국이 한국을 깔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분간 중국이 보복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은 사드 배치에 관해 보수·진보 대립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안보외교에 무슨 이념이 작용하는가. 불만이 있는 정책의 결과도 유용하게 활용하는 길이 있다. 한국의 현 정부는 가능한 저항을 시도함으로써 보복의 득실 재계산과 상황조정의 필요성에 관한 중국의 정책 결정자들의 관심을 환기시켜야 한다. 이는 다음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중국과 새로운 우호관계를 회복하도록 해 주는 ‘악역’이다. 우선 중국의 보복성 조치를 나열한 백서를 만들어 국제사회에 배포하면 어떨까. 중국이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의 미래 모습을 국제사회가 엿볼 수 있게 되는 것도 중국에는 예상치 못한 부담이 된다. 나아가 세계무역기구(WTO)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상의 법률적 구제조치를 발동한다. 결과가 어떻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국제무역규범을 내세워 중국을 괴롭히는 과정은 우리 나름의 ‘이일대로’(以逸待勞) 계책이다. 이런 것이 약한 나라에 가능한 저항 방식이다. 다음 정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미국이 중국과 사드 문제를 직접 협의하도록 하고 빠른 시일 내에 사드 문제와 북한 핵 문제를 연계하는 창조적인 해결 방안을 미·중 양측에 제시해야 한다. 물론 무역과 투자는 다변화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부터 과거 금 모으기 정신을 되살려 단합하여 사드 보복 피해를 극복하는 운동이라도 하자.
  •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과도한 국가주의에 농단… 권력개입 막는 ‘문화 분권’ 필요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과도한 국가주의에 농단… 권력개입 막는 ‘문화 분권’ 필요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을 통해 4대 국정기조 중 ‘문화융성’을 제시한다. 대선 당시 없던 공약이었고, 당선 후 구성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 과제에도 포함되지 않은 사안이었다. 박소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인수위원회 활동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출현한 대통령 ‘말씀’이 행정부를 통해 사후 권력을 획득하는 변칙적 과정을 대표하는 정책 언어가 ‘문화융성’”이라고 지적했다.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는 문화예술과 체육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유린했다. 최씨 등 비선 그룹은 문화정책 전반에 깊숙이 개입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등에서 이권을 챙기고 공직 인사를 좌지우지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데에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행위가 결정적 이유가 됐다. 블랙리스트는 시대착오적인 정권 유지의 도구로 작동했다. 특히 문학·연극·영화·출판·미술 등 작품에 풍자적 요소와 비판적 표현이 많은 서사적 장르들이 검열과 지원배제의 표적이 됐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 따르면 블랙리스트 작성 시점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다. 특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주도로 3000여 단체와 8000여명의 명단이 만들어졌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국정 농단과 블랙리스트의 온상이 된 문체부는 김종덕·조윤선 전 장관, 김종 2차관, 정관주 1차관 등 수뇌부가 줄줄이 구속되며 초토화됐다. 정부 정책에서 문화 분야가 처음으로 떨어져 나온 1990년 문화부 출범을 기점으로 문화체육부, 문화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명칭의 변화 속에서도 역대 정부의 문화정책을 진두지휘했던 컨트롤타워의 몰락이었다.●문화융성, 산업시스템 일부로 전환 우리 문화정책은 1990년대 이후 민주화의 진전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 검열과 통제가 폐지되었고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을 기초로 하고 있다. 1999년 문화산업진흥 기본법이 제정된 데 이어 김대중 정부 시절 처음으로 문화예산이 정부 예산의 1%를 돌파했다. 2001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을 분기점으로 한국 영화와 케이팝, 온라인 게임 등 문화콘텐츠는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정책은 두 가지 특성이 핵심으로 꼽힌다. ‘국가주의’와 산업적 가치로의 전환 즉 ‘환금성’이다. 박 전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문화융성의 국가주의적 성격과 산업적 성격(창조경제)이 혼재돼 있다. 김재엽 연극연출가는 “문화융성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예술정책 전반의 기조를 공적 소통의 영역과는 무관한 국가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경향이 팽배했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창조경제를 명분으로 문화예술을 사적 자본과 결탁된 산업시스템의 일부로 전환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박정희 정권의 ‘제1차 문예중흥 5개년 계획’(1974~1978), 전두환 정부의 ‘문화발전 장기 정책 구상’(1986~2000) 등 독재 시절 국가 주도 방식의 문화 정책과 매우 유사하다. 박근혜 정부는 역대 정부의 국가 주도 문화예술 진흥을 기본으로 삼으면서 산업적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했다. 후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3년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공원’ 흥행 당시 “영화 1편의 수입이 쏘나타 150만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강조한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문화예술계는 문화 정책의 ‘국가주의’ 타파를 공통적으로 제기한다.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의 자율성을 가진 공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가 주류다.●문체부의 국정홍보 기능 분리해야 염신규 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은 “박근혜 정부의 경우 자율성보다는 국가 대표예술 지원으로 대변되는 관 주도의 드라이브를 강조하면서 극도의 경직된 문화행정을 보여 왔다”며 “문체부가 기획사처럼 문화예술의 A부터 Z까지 시시콜콜 통제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블랙리스트의 집행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립적 기구로 복원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교수는 “현재의 문체부는 국정홍보 기능이 과도해 문화를 통한 정부 홍보가 많았다”며 “향후 정부 조직 개편을 통해 문체부로부터 국정홍보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참여를 강화하고 문화 분권을 통한 문화 민주주의의 확대 목소리도 나온다.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기반정책연구실장은 향후 ‘문화분권의 로드맵’부터 그리자고 말한다. 박 실장은 “권력의 개입을 막는 구조적 장치로서의 분권뿐 아니라 예술창작 지원과 문화예술교육 지원, 문화향유 등 각 분야에서 정부로부터 지자체 문화행정 단위로 안정적으로 이행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계 내부에서는 추락할 대로 추락한 문화행정의 신뢰 복원이 ‘우선’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초점은 ‘적폐 청산’이다. 김 연출가는 “문체부가 블랙리스트의 피해자인 예술가를 돈으로 구제하는 듯한 시혜성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블랙리스트 사태는 예술가들을 시범 케이스로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체부가 자금 지원 등의 문화예술에 대한 구제 정책으로 ‘셀프 면책’을 하고 있다”며 “최순실 국정농단과 블랙리스트 사태의 실행자와 부역자, 동조자들에 대한 인적 청산부터 하고 스스로 법적 책임을 감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적 지원 ‘눈먼 돈 퍼주기’식 경계를 한편에서는 문화정책의 패러다임 전환도 제기한다. 김정수 한양대 교수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문화발전의 촉매라는 기존의 패러다임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역시 국가주의에는 반대한다. ‘새마을운동’하듯 문화예술을 국가가 끌고 가기보다는 ‘씨를 뿌린다’는 생각으로 간접적이고 기초적인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역할에 대해서도 문화예술의 향유와 교육 분야 등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을 강조한다. 아울러 문화예술에 대한 공적 지원이 ‘눈먼 돈 퍼주기’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발을 이용해 마치 예술가의 모든 창작활동이 공공의 이익이 된다는 인식도 위험하다”며 “공적 자금을 받는 문화예술이 사회적 책임과 상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의 사드 보복에 숨겨진 의도는/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의 사드 보복에 숨겨진 의도는/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이 사드 배치에 보복하며 내세우는 이유는 미국이 사드를 통해 중국의 핵·미사일 등 군사 동향을 낱낱이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의 회고록 ‘핵 벼랑을 걷다’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내가 예전에 정찰 시스템 분야에서 일했기 때문에 몽골 접경 고비사막의 미사일 발사시험장을 방문한 일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수년간 위성사진을 통해 그곳 개발 상황을 면밀히 연구해 온 만큼 현지를 찾았을 때 낯설지 않았다. 실험용 ICBM 발사대로 안내받아 올라가서는 함께 온 미국인들에게 자신 있게 중국의 ICBM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귀국해 국방부 내 방에 갔을 때 책상 위에는 그 발사대의 위성사진이 놓여 있었다. ICBM 앞에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과 좀 떨어져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사진 판독요원이 그에게 동그라미를 치고는 ‘페리 박사’라고 이름을 달아 놓지 않았겠는가.” 페리 전 장관이 현지를 방문한 때는 1980년 10월이다. 이미 37년 전에도 중국 군사 동향은 미국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는 얘기다. 21세기의 정찰위성은 그 당시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최소한 수백배 이상 좋은 해상도의 위성사진을 리얼타임으로 보내온다는 사실을 굳이 거론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드 보복에 숨겨진 의도는 무엇일까. 중국은 현재 안팎곱사등이 형국이다.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에 휴대전화를 수출한 중싱(中興)통신에 1조원이 넘는 벌금 폭탄을 때리고 남중국해와 ‘환율조작국’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예측불허의 공세가 밀려오고, 대내적으로는 경기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린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이끄는 경제 분야는 올해 성장률을 6.5%로 잡아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내는 매우 불편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경제정책 ‘시코노믹스’의 기조인 공급측 개혁의 여파로 2년 새 철강·석탄 노동자만 100만명이 길거리로 나앉았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도 경기 위축이 걱정돼 버블을 방관해야 하는 데다 위안화 가치 하락 우려로 심화되는 자본 유출, 폭발 직전의 그림자 금융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이 와중에 시 주석은 임기 연장을 노려 심복들을 권부에 포진시키기 위해 ‘권력투쟁’을 벌인다는 후문이다. 난국을 돌파하려면 ‘민족주의’로 눈을 돌리게 하는 게 상수(上手)다. 이를 위한 두 축은 반부패 운동과 무력 시위다. 안으로는 반부패 운동으로, 밖으로는 근육 자랑을 통해 ‘중국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며 중국인을 단결시키고 사회 불만을 해소하는 게 시 정권의 목표다. 에런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교수는 ‘패권경쟁’에서 이렇게 갈파했다. “독재 정부는 정통성이 결여된 사실을 우려한 나머지 국민의 불만을 피해 가기 위해 실제 또는 가상의 적을 자주 상기시킨다. 서구 논평가들은 중국 경제가 침체할 경우 일본과 대만 또는 미국의 제조업 위기를 거론하면서 원인을 그들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중화민족주의를 조장하는 관제 데모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khkim@seoul.co.kr
  • 홍준표 “한국에도 이제 우파 스트롱맨이 지도자 돼야” 무슨 말?

    홍준표 “한국에도 이제 우파 스트롱맨이 지도자 돼야” 무슨 말?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할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15일 “한국도 이제는 지도자가 ‘스트롱맨’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홍 지사는 이날 한반도미래재단 초청 특별대담에서 “이제 세계가 스트롱맨 시대인데, 한국만 좌파 정부가 탄생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트롱맨(strong man)은 철권으로 통치하는 ‘독재자’ 또는 ‘강력한 지도자’가 사전적 의미다. 홍 지사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일본 아베 총리 등 주변 강국들의 지도자들을 예로 들었다. 그는 “대한민국을 둘러싼 4강을 한번 보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극우 국수주의자다. 일본 아베도 극우 국수주의자이고, 러시아 푸틴도 똑같다. 중국 시진핑도 극우 국수주의자”라며 “한국을 둘러싼 사람들이 전부 스트롱맨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좌파들이 주로 얘기하는 소통, 경청, 좋은 말이다. 그런데 소통과 경청만 하다가 세월 보낼거냐”며 “한국도 ‘우파 스트롱맨 시대’를 해야 트럼프와 ‘맞짱’을 뜰 수 있고, 시진핑과도 맞짱 뜬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재인 기자회견…사드배치 해법에 “찬반 예단하지 않겠다”

    문재인 기자회견…사드배치 해법에 “찬반 예단하지 않겠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이후 첫 공식일정으로 12일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장에 검은색 양복과 푸른 넥타이를 입고 등장한 문 전 대표는 시국의 엄중함을 의식한 듯 시종일관 무거운 표정으로 회견에 임했다. 문 전 대표는 회견에서 “대한민국의 전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준비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최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국내 배치가 시작된 만큼 이날 기자들의 질문이 사드 문제나 대북 정책에 집중됐다. 문 전 대표는 “북한 지배체제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도 “북핵 해결을 위해 압박을 하든 제재를 하든 대화를 하든 상대의 실체로서 김정은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드배치 해법에 대해서는 “찬반을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복안이 있다”고 말했다. 국회 비준동의를 위한 민주당의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대해서는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문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 정권교체의 열망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 언론에서는 저보다 오른쪽에 안희정 충남지사, 왼쪽에 이재명 성남시장 있다고 평가한다. 제가 가운데에 있다고 한다. 두 분(안 지사, 이 시장)의 말씀을 더한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정권교체다. 거기에 더해 준비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 - 어제 광주에서 만난 김희중 대주교가 ‘개헌을 정치인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건 또 다른 국정농단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 김 대주교의 말씀을 정확히 옮기면 ‘개헌은 국민의 참여 속에 국민에 의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일부 정치권이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개헌안을 내는 건 오만하다’는 취지였다. 저도 생각이 똑같다. 개헌은 국민의 참여 속에서 국민을 위해 이뤄져야 한다. 소수 정치권의, 정치권을 위한, 정치인을 위한 그런 개헌논의로 흘러서는 안된다. 저는 개헌에 대해선 대선 때 공약해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하자는 로드맵까지 밝힌 바 있다. 개헌 공약은 적절하고 필요한 시기에 따로 발표하겠다. -- 사드배치 해결 복안은. ▲ 사드배치는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다. 찬반 어느 쪽에도 예단을 하고 있지는 않다. 안보도 지키고 국익도 지키는 결정을 충분히 할 수 있고, 자신 있는 복안도 있다. 대선주자들이 미리 사드에 대해 반대한다든지, 합의됐기 때문에 그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성주에 부지를 제공하는 것은 반드시 국회비준이 필요한 사안이다. 새로운 미군기지를 제공하는 것이고, 1천억원에 달하는 재정이 소요되는 일이다. 의회가 통제해야 한다.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려는 민주당의 입장을 지지한다. 중국이 반대의견을 내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그 반대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과도하게 (우리를) 압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우리에게 보복하고 위협을 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다. 다음 정부로 넘기면 중국에도 할 말을 하면서 당당하게 협의해 나갈 수 있다. 정부는 중국의 보복이 없을 것이라고 낙관해왔는데, 경제보복이 이뤄지는 지금까지도 외교적 노력 없이 오히려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기 일쑤다. 정부는 팔을 걷고 중국과 협상에 나서야 하며, 민간기업의 보호에 나서야 한다. -- 뉴욕타임즈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대화상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북한 3대세습 왕조체제에 동의하거나 인정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독재체제, 주민들의 인권유린, 김정남 암살사건에서 드러난 포악하고 무자비한 면은 결코 인정 못한다. 북한 지배체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며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우리가 언젠가는 함께해야 할, 통일을 해야 할 대상이다. 북한 주민의 통치자가 김정은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부인하지 못한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북한을 압박·제재하든 대화하든 그 상대의 실체로서 김정은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여부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 대선이 끝날 때까지 수사를 미루자는 말씀도 나온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후보가 아니므로 수사를 미룰 하등의 이유가 없다. 구속이냐 불구속이냐는 문제는 대선주자들이 언급해 영향을 미치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 박 전 대통령이 아직 청와대에 머물고 있다. ▲ 박 전 대통령이 하루빨리 헌재의 결정에 대해 승복한다는 의사표명을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관저 퇴거 문제와 관련, 이사할 준비가 끝나지 않아 2~3일 늦어진다고 하니 그것까지 야박하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퇴거할 때 국가기록물을 파기하거나 국가기록물을 방출해 가져가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엠마 왓슨 주연의 충격 실화…‘콜로니아’ 티저 예고편

    엠마 왓슨 주연의 충격 실화…‘콜로니아’ 티저 예고편

    칠레에 위치한 독일령 비밀 감옥인 ‘콜로니아’를 소재로 한 영화 ‘콜로니아’(수입/배급: 콘텐츠판다)가 엠마 왓슨의 새로운 매력이 담긴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콜로니아’는 1973년 칠레 군부 쿠데타를 배경으로 비밀경찰에 붙잡혀간 연인 ‘다니엘(다니엘 브륄)’을 구하기 위해 ‘레나(엠마 왓슨)’가 살아서는 돌아올 수 없다는 ‘콜로니아’에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콜로니아’는 겉으로는 농장 사업을 하는 종교 단체로 위장했지만 독일인 나치 전범 ‘폴 샤퍼’가 운영하는 군정부를 위한 비밀 감옥이다. 당시 군 쿠데타 정부를 일으켰던 독재자 피노체트 정권에 저항한 반체제 인사, 정치범, 시위 가담자들에게 끔찍한 고문과 살인 등이 자행된 곳이다. 예고편에는 ‘레나(엠마 왓슨)’가 사이비 종교 집단인 ‘콜로니아’에 들어온 뒤 ‘폴 샤퍼’와 대면한 장면이 담겨있다. 사랑하는 연인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거짓으로 답하는 ‘레나’의 단호함만큼이나 폴 샤퍼의 섬뜩한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또 ‘다니엘’이 비밀경찰들에게 끌려가는 모습과 ‘콜로니아’로 찾아간 ‘레나’가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결말을 궁금케 한다.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콜로니아 사건을 영화화한 ‘콜로니아’는 형제의 성장담을 그린 단편 영화 ‘내가 되고 싶은 것…(I Want to Be…)’으로 제7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단편영화 작품상을 수상한 플로리안 갈렌베르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오는 4월 6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110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문재인, 미 NYT와 인터뷰 “미국에 ‘NO’라고 할 수 있어야”

    문재인, 미 NYT와 인터뷰 “미국에 ‘NO’라고 할 수 있어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최근에 가졌던 인터뷰 내용이 공개됐다. 문 전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왜 이렇게 사드 배치를 서두르는지 모르겠다”면서 “(사드를 조기에 배치해 이를) 기정사실로 만들어 선거에서 정치적 이슈로 만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이뤄졌고, 현재 NYT 인터넷판에 ‘한국의 대통령 탄핵으로 진보 인사의 재집권이 가능해졌다’(Ouster of South Korean President Could Return Liberals to Power)는 제목의 기사로 게재돼 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1일자 조간에 기사가 실릴 예정이다. 문 전 대표는 미국을 “친구”라 부르며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미사일 도발 행위를 거듭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의 무자비한 독재체제를 싫어한다”면서도 “북한을 비난한 것을 빼고 보수정부가 한 게 무엇이냐. 필요하다면 심지어 제재를 더 강화할 수도 있지만, 제재의 목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오도록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지난 10년 간 보수 정권이 추진해온 강경 대북 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보다 덜 대결적인 방법(something less confrontational)도 시도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대통령으로 집권하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문 전 대표는 “우리는 북한 주민을 우리 민족의 일부로 포용해야 하며, 싫든 좋든 김정은을 그들의 지도자로 그리고 우리의 대화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은 “미국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NYT의 보도와 관련해 범보수 진영에서 ‘안보 현실을 모른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자 인터뷰의 녹취문을 공개했다. 녹취문을 보면 문 전 대표는 한미동맹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관계가 지나치게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이제는 점점 더 건설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로 발전돼 나가야 하고 양국의 공동 이익도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대한민국의 이익에도 기여하고 미국의 이익에도 기여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CNN “박 아웃”·AP “독재자 딸의 몰락”…외신들 긴급 타전

    CNN “박 아웃”·AP “독재자 딸의 몰락”…외신들 긴급 타전

    CNN 등 주요 외신들이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자 이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CNN은 홈페이지 기사의 제목을 ‘박 아웃(Park Out)’으로 간단명료하게 뽑고, 박 전 대통령이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 당하면서 한국은 60일 이내에 대통령선거를 치르게 됐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이면서 냉전시대 군부 독재자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보수 기득권의 아이콘이었다”고 표현했다. AP통신은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기막힌 몰락(stunning fall)”이라며 “2012년 대선에서 아버지에 대한 보수의 향수 속에 승리한 독재자의 딸이 스캔들 속에 물러나게 됐다”고 전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 역시 한국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탄핵 이유로는 대기업들이 관련된 뇌물 스캔들에 박 전 대통령이 연루된 점을 지적했다. 영국 BBC는 한국 최초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여성대통령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부패혐의와 관련해 기소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박 전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 결정으로 면책권을 잃어 부패혐의로 기소당하게 될 것으로 보도했다. 가디언은 박 전 대통령이 1980년대말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당선된 대통령들 중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이었다면서, 이제는 법정에 서게 될 수도 있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들의 분노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막대한 돈을 준 재벌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헌재 판결이 “한국을 역사적 시점”에 놓이게 했다며 “많은 이들이 이번 판결이 뇌물과 정실인사로 오염된 나라의 개혁 조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특히 미 언론들은 이번 탄핵이 북한의 잇단 도발과 맞물린 긴장국면 속에 이뤄진 점에 주목하면서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관심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가 블로그] “한국공무원 원더풀” 구소련國서 인기 왜

    [관가 블로그] “한국공무원 원더풀” 구소련國서 인기 왜

    “세르비아의 한 식당에서 한국 노래가 나왔는데 처음에는 영어 가사에 빠른 랩이 섞여 있어 우리 가요인 줄도 몰랐어요.”김동극 인사혁신처장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한국 인사행정의 노하우를 나누기 위해 세르비아와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구소련 연방의 독립국들 사이에서 방탄소년단과 같은 한국 아이돌만큼이나 한국 공무원의 인기가 무척이나 높다고 한다. 아직 독재 정권의 잔재가 남아 있고 부정부패가 심한 이들 나라는 우리나라의 투명하고 빠른 전자정부 시스템 등을 배우길 원하고 있다. 김남석 전 행정자치부 차관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정보통신개발부 차관으로 2013년부터 4년 동안 임기를 연장해서 근무했다. 김 차관은 한국 공무원이 해외 공무원으로 임용된 공무원 수출 1호이기도 하다. 세르비아에는 2000년 우리 정부가 도입한 전자인사관리시스템 ‘e사람’ 수출 등을 비롯해 공무원 채용과 운영 경험이 전수된다. 공무원 교육기관 설립과 채용, 교육훈련 등의 경험과 노하우를 김 처장은 세르비아에 전달했다. 카자흐스탄은 2020년까지 우리의 ‘정부3.0’과 비슷한 ‘열린 정부’(Open Government)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정보통신을 국가 주요 발전전략으로 삼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e사람’과 같은 전자정부 시스템의 수출을 위해 지난 8일 ‘전자정부 수출지원 시스템’(egovexport.go.kr)을 마련했다. ‘전자정부 수출지원 시스템’은 수출대상국의 현황 등이 소개돼 있고, 우리 기업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해외에 알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세르비아는 기존 전자정부 시스템이 노후화돼 신규 도입이 절실하지만 예산이 부족한데 세계은행과 유럽연합의 지원이 있다는 자세한 사업정보와 입찰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김 처장은 “대한민국 행정을 빠르고 투명하게 만든 전자정부가 이제는 구소련 연방국가 발전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한솔은 어디에? 부친 확인 나설까

    유럽도피·미국행·입국설 등 난무 정부 “확인해 줄 입장에 있지 않다” 김정남 피살 이후 자취를 감췄던 김한솔이 지난 8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함에 따라 앞으로 공개 활동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김한솔이 대외 활동에 나선다면 가장 먼저 피살된 김정남의 신원 확인 및 시신 인도 절차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한솔은 유튜브에서 “내 이름은 김한솔로 북한 김씨(김일성) 가문의 일원이며 아버지가 며칠 전 살해당했다”며 사망자가 김정남이라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여유 있는 미소’ 北 향한 결의 뜻 해석도 김한솔이 암살의 배후로 북한 정권을 공개적으로 지목하거나, 북한에 대한 비판에 나선다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김한솔은 평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삼촌 김정은과 북한 체제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2012년 핀란드 TV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독재자’(dictator)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 언젠가 북한에 돌아가 주민들의 삶의 여건을 낫게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김한솔이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미소를 짓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 것을 놓고도 북한 정권을 향한 결의의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北 위협 탓 당분간 신변 노출 자제할 수도 하지만 ‘백두혈통’인 김한솔은 김정은이 잠재적 위협으로 여길 만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신변 노출을 당분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9일 “김한솔은 아직 공개 활동을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과거 프랑스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만큼 당분간은 공부를 하면서 본인의 거취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한솔의 거취를 놓고 유럽 도피설, 미국행설, 국내 입국설 등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네덜란드 외교부는 김한솔 망명 지원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라며 입을 닫았다. 외교부도 “확인해 드릴 입장에 있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한솔이 한국 망명을 원한다면 한국 정부는 이를 환영하느냐’는 질문에 “가상 상황에 대해 예단해서 말할 수 없다. 정부 차원의 입장이 따로 없다”고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정남 아들 김한솔, 24일 만에 모습…또 다른 아들 김금솔도 있다

    김정남 아들 김한솔, 24일 만에 모습…또 다른 아들 김금솔도 있다

    김정남 아들 김한솔(22)이 아버지 피살 사건 24일 만에 유튜브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면서 다시 김한솔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유튜브 영상을 올린 김한솔은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과 둘째 부인 이혜경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는 김일성 주석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남으로 이어지는 김씨 일가의 ‘4대 직계자손’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는 조카가 된다. 그는 김정남이 사망한 후 김정은이 잠재적 위협으로 여길 만한 ‘백두혈통’ 일가의 대표적 일원으로 꼽혀 왔다. 이 때문에 마카오에서 모친 이혜경 및 여동생 김솔희와 함께 중국 당국의 신변 보호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김한솔이 등장한 영상을 게시한 ‘천리마 민방위’가 김정남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며 네덜란드·중국·미국 및 익명의 한 정부에게 감사를 표한 것으로 볼 때 현재는 마카오를 벗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김한솔은 1995년 평양에서 태어났지만, 일생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생활하며 외국 친구들과 거침없이 어울리고 개방적인 교육을 받은 ‘신세대’다. 그는 보스니아의 국제학교인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모스타르 분교를 2013년 5월 졸업한 뒤 자택이 있는 마카오에 머무르다 프랑스의 명문 그랑제콜(엘리트 교육기관)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르아브르 캠퍼스에 입학했다. 시앙스포를 졸업하고서는 지난해 9월부터 영국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학업을 이어가려 했지만, 신변 안전을 고려해 진학을 포기했다고 외신은 보도한 바 있다. 그는 10대 초반부터 인터넷 공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누비며 다른 나라 네티즌들과 교류했으며, 신변 위협을 무릅쓰고 유튜브에 모습을 공개한 것도 이런 그의 성격이 바탕이 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평소 언론 인터뷰 등에서 삼촌 김정은과 북한 체제에 대해 나름의 비판적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보스니아 국제학교 재학 중이던 2012년 핀란드 TV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어떻게 김정일의 후계자가 됐느냐는 질문에 “이는 할아버지(김정일)와 삼촌(김정은) 간의 문제였고 두 사람 모두 (내가) 만난 적이 없어서 그(김정은)가 어떻게 독재자(dictator)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당시 부모로부터 음식을 먹기 전에 배고픈 사람들을 생각하고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라고 교육받았다며 언젠가 북한에 돌아가 주민들의 삶의 여건을 낫게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아버지 김정남이 생전 김정은을 한 번도 만나지 않은 만큼 김한솔도 김정은과는 대면한 적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내 이름은 김한솔로,북한 김씨 가문의 일원”이라고 신분을 밝히고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피살됐다”고 말한 것은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당한 인물이 김정남임을 드러내는 직접적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사망자의 신원이 여권에 적힌 ‘김철’이라고 주장하는 등 김정남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김한솔이 함께 있다고 밝힌 김솔희는 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 격이고 최근 마카오 타이파섬의 성공회가 운영하는 국제학교로 전학했으나 등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남의 첫째 부인 신정희와 또 다른 아들 금솔은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금솔의 신상에 대해서는 공개된 것이 거의 없으며, 김한솔보다 나이가 적은지 많은지도 설(說)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장세훈 기자의 정치샤워]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장세훈 기자의 정치샤워]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국제화와 세계화의 차이가 뭐꼬?”(김영삼 전 대통령) “국제화를 세게 하면 세계화입니다.”(YS 정부 청와대 참모) “세게 하래이.”(김 전 대통령) 1990년대 서점가를 휩쓸었던 풍자 유머집 ‘YS는 못 말려’에 나올 법한 얘기처럼 보이지만, YS 정부 시절 청와대에 몸담았던 한 참모가 전한 실화다(물론 세계화라는 정책 어젠다는 치열한 고민과 논의 끝에 채택됐으며, 이를 폄훼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다). 이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2000년대에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상징되는 세계화가, 2010년대 들어서는 세계화를 기반으로 국가 위상과 국민 소득 향상에 초점을 맞춘 선진화가 각각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됐다. 그러나 세계화나 선진화가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쳤을지는 몰라도 2000년대 이후 우리 사회를 규정하는 표현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오히려 세계화와 선진화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적으로는 ‘태극기 집회’와 ‘촛불 집회’로 대표되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갈등이 치유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경제적으로 세계를 호령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생겨난 반면 빚에 허덕이는 영세 자영업자들도 수두룩하다. 사회적으로 양극화 문제는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난제로 자리잡고 있다. 개인의 삶 측면에서도 직업 안정성에 기반한 ‘평생 직장’ 개념은 희석되고 은퇴 후에도 일거리를 찾아 헤매야 하는 ‘평생 노동’ 개념이 득세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 과제를 매개로 한 대립과 반목, 분열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화산처럼 분출되고 있다. 현 상태로라면 차기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우리의 대통령’은 없고 지지 여부에 따라 ‘나의 대통령’과 ‘너의 대통령’으로 나뉠 판이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시대정신이라는 표현이 정치권에서 자주 언급된다. 여야 대선 주자들의 캠프에서도 국민들이 무릎을 칠 수 있는 시대정신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시대정신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에 널리 퍼져 그 시대를 지배하거나 특징짓는 정신이다. 하지만 대선 주자들이 거론하는 시대정신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정신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 1960~1970년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궁핍의 문제를 해결하자 1980년대 산업화 시대가, 1970~1980년대 민중을 억압하는 독재에 맞선 결과 1990년대 민주화 시대가 각각 열렸다. 2017년 지금 사전적 시대정신이 우리 사회를 옥죄는 수많은 갈등과 분열이라는 ‘편가름’이라면 정치적 시대정신은 이념·세대·계층·지역 등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이른바 ‘융화’가 아닐까. 화해와 상생의 융화 시대를 열 대선 주자가 등장하길 기대한다. 이런 대선 주자라면 진영 대표나 계파 수장을 넘어 비로소 정치 지도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입니까. 또 시대정신을 풀어낼 대선 주자는 누구입니까. shjang@seoul.co.kr
  • ‘부적절’ 지적에도…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 또 탄핵반대 광고

    ‘부적절’ 지적에도…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 또 탄핵반대 광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의 김평우 변호사가 2일 또다시 헌법재판소를 비판하고 탄핵을 반대하는 내용의 광고를 냈다. 김평우 변호사는 이날 주요 보수지와 경제 신문 1면, 오피니언면 하단에 ‘제2의 자유·민주·법치 대한민국 건국을 선언한다’란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광고는 ‘법치와 애국시민 김평우’ 명의로, 전날 3·1절 태극기 집회에서 그가 한 발언을 그대로 담았다. 김평우 변호사는 헌재가 재판관 정원 9명이 미달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측 변론을 막으며 ‘막무가내’로 심리를 종결했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조선 시대 양반에게 굽실거려야 생명을 보존했던 불쌍한 양민”이나 “세계 최악의 독재 공산 국가 북한의 불쌍한 우리 형제 북한 인민들”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촛불시위 주도 세력은 “우리의 우방 미국과 일본이 우리에게 협력을 구할 때 저들은 대한민국 정부에 결사 항전한다”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아무 죄도 없는 애국 기업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붙잡아 감방에 처넣고 허위자백을 강요한다”고 비난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 대리인단에 합류하기 전인 지난 2월 9일 다른 법조계 원로 8명과 함께 박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 절차가 잘못됐다는 신문 광고를 냈다. 이어 탄핵심판 최종변론 기일이 열린 지난달 27일엔 ‘아! 나의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은 영원하리라!’란 제목으로 홀로 광고를 냈다. 법조계에서는 대리인단에 정식 선임된 변호사가 이러한 ‘장외전’을 펼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앞으로도 김 변호사는 추가 광고를 낼 계획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자충수를 둔 북한, 차선책은 준비되어 있는가/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열린세상] 자충수를 둔 북한, 차선책은 준비되어 있는가/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신경작용제 VX를 이용한 김정남 암살은 북한 당국에 자승자박의 결과가 됐다. 백두혈통과 애민주의의 강조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김정은 우상화의 허구를 폭로하는 결과를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김정은이 준비한 김정일 생일 75주년 경축 선물인 북극성 2형 발사의 선전을 반감시켰다. 반면 국제사회가 금지한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 및 능력, 공항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북한의 화학테러 위협 등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고,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에 대한 의구심을 증대시켰다.이처럼 김정남 암살은 여러 각도에서 볼 때 최악의 비합리적 결정이었다. 첫째, 김정남은 소위 북한의 실세 혹은 2인자로 간주됐던 장성택, 최룡해, 김원홍 등과 비교해 볼 때 김정은에게 잠재적 도전 세력이나 위협이 될 만큼 북한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다. 김정남은 장성택 처형 이후 더욱 숨죽이며 언론을 피하며 지냈다. 그럼에도 이복형을 암살한 것은 김정은 스스로 체제 공고화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잠재적 위협과 2인자로 부각되는 인물에 대한 지나친 견제와 제거는 김정은 체제를 공고화시키기보다는 대체 인물을 성장시키는 환경을 조성한다. 둘째, 최악의 독재자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김정은은 이미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지역 안정과 국제 규범에 맞서는 무모함과 비합리성을 보인 데다 감시, 통제, 숙청 등 고질적인 인권 탄압으로 유엔총회 대북인권결의안에 3년 연속 국제사법재판소(ICC) 회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고모부 장성택 처형에 이어 이복형 암살로 반인륜적인 면모까지 더해져 김정은이 대내외로 선전하는 ‘애민주의’와 ‘최고의 존엄’ 이미지는 독재자의 잔인성과 폭력성을 덮기 위한 조작된 이미지였음을 스스로 폭로하는 셈이 됐다. 셋째, 비교적 북한에 온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외교적 관계를 훼손시킴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되는 결과를 자초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과 1973년 외교관계 수립 이후 상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만큼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쿠알라룸푸르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에도 비공식 미·북 간 회담 장소로 자주 사용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당국은 말레이시아 경찰과 의료진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무시한 북한 강철 대사의 외교적 결례와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북한 당국의 거짓 주장을 겪으면서 북한에 매우 원칙적이고 강경한 태도를 취하며, 외교적 관계의 재검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 암살로 북한은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북한과 우호적 관계에 있는 국가들에 직간접적인 부정적 효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큰 외교적 오점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북한 당국의 화학테러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아흐메트 위쥠쥐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사무총장은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을 조인하지 않은 북한, 남수단, 이스라엘, 이집트 중 북한을 제외한 3개국의 합류는 긍정적으로 내다봤지만, 북한은 대화를 일절 거부하고 있어서 가장 큰 도전 과제로 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건에서 김정남이 독성이 강한 VX로 20여분 만에 사망에 이르렀지만, VX에 직접 노출된 2명의 여성은 그렇지 않은 점을 볼 때,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량과 더불어 연구 수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화학무기 및 화학테러 문제까지 더해짐으로써 북한 문제는 한층 더 복잡해지는 가운데, 미국 조야에서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결국 김정은은 실질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은 이복형을 죽임으로써 득보다 비용을 증대시켰다. 앞으로 권력 유지에 대한 더 큰 불안감과 의심을 증대시킬 것이고, 이는 다시 사찰 및 통제기구에 대한 의존성을 높이며 공포통치의 악순환에 빠져들 것이다. 또한 국제사회의 더 큰 제재와 압박을 초래하며 김정은의 스트레스 지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제 궤도 수정을 할 때다. 현 정책을 고집하고 시간을 보낼수록 북한 당국의 선택폭은 더욱 좁아진다. 최선이 부담스럽다면 차선책이라도 찾아 정책 수정을 해야 할 것이다.
  • 17차 촛불집회 VS 태극기 집회…박 대통령 취임 4주년에 ‘맞불’

    17차 촛불집회 VS 태극기 집회…박 대통령 취임 4주년에 ‘맞불’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박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로 열렸다. 탄핵 촉구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헌재가 민심을 수용해 즉각 탄핵을 인용하라고 촉구하는 동시, 특검 수사기간도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점점 격렬함을 더해가는 탄핵 반대집회에서는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국회, 탄핵심판을 진행하고 최종변론일을 정한 헌재, 수사를 맡은 특검을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 “주권자 이름으로 탄핵 결정해야…황교안, 특검 연장 승인하라”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 전국집중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탄핵심판 변론을 27일 끝내기로 한 헌재에 탄핵안을 반드시 인용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특검팀의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28일로 만료되는 수사기간이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대리인단이 꼼수로 탄핵심판을 지연하려 했지만 촛불의 힘으로 막아내며 여기까지 왔다”며 “탄핵 결정은 단지 재판관 8명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 이름으로 선고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각계 시국발언, 공연 등으로 이뤄진 본 집회가 끝나자 일제히 촛불을 껐다가 빨간색 종이를 대고 촛불을 켜는 ‘레드카드(퇴장)’ 퍼포먼스로 박 대통령·황 권한대행 퇴진과 현 정부 적폐 청산을 요구했다. 이어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국정농단 사태 공범으로 지목된 대기업 사옥 방면으로 행진이 이뤄졌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횃불 행렬도 이날 재등장했다. 일부 참가자는 탄핵 반대단체가 태극기를 내세우는 데 반발해 다른 참가자들에게 노란 리본을 매단 태극기를 나눠줬다. ‘부정부패와 독재정권이 오염시킨 태극기를 새로운 태극기로 바꾸자’는 내용의 펼침막도 보였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권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사전에 테러 위협 첩보가 입수된 문 전 대표 곁에는 경찰 신변보호조가 따라붙었다. 촛불집회에 앞서 민주노총 등 노동자·농민·빈민·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박근혜정권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를 주제로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서울 집중집회로 열렸으나 지역별로도 상경하지 못한 시민들이 곳곳에 모여 집회를 이어갔다. 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100만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107만 8130명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 격화되는 ‘태극기 집회’…헌재 향해 “당신들 안위 보장 못해”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촛불집회에 앞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14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에서는 헌재를 겨냥한 발언 수위가 눈에 띄게 높아져 눈길을 끌었다. 정광용 탄기국 공동대표(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는 “악마의 재판관 3명이 있다. 이들 때문에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가 뿌려질 것이다. 어마어마한 참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적 발언을 쏟아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과 강일원 탄핵심판 주심을 두고 “헌정 전체를 탄핵하려 한다”며 “(우리는) 당신들의 안위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조원진·윤상현·박대출 의원, 박근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 김평우·서석구 변호사도 집회에 참석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내 변론을 동영상으로 보셨을 텐데 내용에 동감하시느냐”고 물으며 “법관(의 행동)이 헌법에 (비춰) 틀렸다고 생각하면 국민도 틀렸다고 말할 권리가 있다”며 자신의 행동을 옹호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오후 6시쯤부터 남대문, 서울역, 염천교, 중앙일보, 서소문을 거쳐 다시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했다. 탄기국 측은 이날 집회에 3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탄기국은 특검이 끝나면 특검 관계자들을 모두 사법기관에 고발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다가오는 3·1절 같은 장소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서울시내에 경비병력 212개 중대(1만 7000여명)를 투입해 양측 간 접촉을 차단하고 질서 유지에 주력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北, 韓에 책임 떠넘기고 발뺌 전략… 남남갈등 조장 ‘물타기’

    北 20장 분량 “허점·모순” 억지… 담화 발표한 조선법률가委 주목 북한이 23일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김정남 피살 배후설을 부인한 것은 그동안 위기 때마다 보여 온 ‘발뺌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남남 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음모책동’, ‘반공화국모략소동’, ‘낭설’ 등의 주장을 펼치며 ‘물타기’에 나선 것이다. 사건 발생 이후 침묵을 지켜온 북한은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외교관이 연루되는 등 ‘조직적 개입’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자 열흘 만에 공식 입장을 내놨다. 원고지 20장 분량의 담화는 말레이시아의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허점과 모순투성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하는 데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다. 담화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객관성과 공정성이 없이 그 누구의 조종에 따라 수사방향을 정하면서 의도적으로 사건 혐의를 우리에게 넘겨씌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이득을 보는 세력은 오직 하나 박근혜와 자유한국당, 국가정보원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물타기’를 시도했다. 담화에서 김정남이나 김철(김정남의 여권상 이름)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우리 공화국 공민’이라고 지칭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백두혈통인 김정남의 존재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정권을 대변해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발표한 ‘조선법률가위원회’라는 단체의 실체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 단체는 2002년 10월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산하 비상설조직으로 상설됐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 학교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방침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과거에도 주요 사건 때마다 ‘모략극’ 주장을 ‘전가의 보도’처럼 제기해 왔다. 2010년 천안함 사태 때는 “남한 정부가 억지로 북한과 연계시키려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83년 발생한 아웅산 테러 사건과 1987년 KAL기 폭파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은 아웅산 사건 직후 “독재자 전두환을 제거하려던 남조선 인민의 의거”라며 자신들의 개입 사실을 부인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음모책동’이라고 규정한 북한은 김현희의 범행이 확인된 KAL기 폭파사건 때도 “남조선과 일본이 내놓은 허위 날조”라고 강변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담화 내용에 대해 “예상은 했지만 내용을 보니 대응할 가치조차 없는 억지주장이자 궤변”이라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4·19 효시, 근현대사 품은 강북… “경전철 타고 오세요”

    [자치단체장 25시] 4·19 효시, 근현대사 품은 강북… “경전철 타고 오세요”

    “2017년에는 강북구가 명실공히 서울 동북권의 중심지로 거듭날 겁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21일 구청장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경전철 개통’ 등 주요 사업이 마무리되는 올해를 강북구의 ‘터닝포인트’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지역 내 가장 큰 기업은 음식점”이라고 박 구청장이 자조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취약했던 강북구가 양 날개를 장착하고 힘찬 날갯짓에 들어간 것이다. 두 사업은 2010년 박 구청장이 민선 5기 취임 직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구민들에게 약속했던 것들이다. 그만큼 박 구청장 개인에게도 의미가 크다.‘역사문화관광벨트’는 북한산둘레길 2코스인 ‘순례길’을 따라 자연환경(북한산 국립공원, 북서울 꿈의숲 등)과 문화유산(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16위 묘역, 국립 4·19 민주묘지, 3·1운동의 발상지인 봉황각과 분청사기 가마터)을 아울러 강북구만의 역사문화자원으로 특화시킨 것이다. 부지가 수유동과 우이동 일대 48만㎡에 이른다. 문화적 유산이 풍부한 강북구였기에 가능한 프로젝트다. 박 구청장은 “광화문, 경복궁, 창경궁 등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들은 어디까지나 왕조나 지배층 양반의 문화”라며 “이와 달리 강북구는 오늘날 민주주의 발전 및 경제 번영을 이뤄 낸 근현대사의 백성문화가 오롯이 녹아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특히 박 구청장은 지난해 근현대사기념관 개관을 ‘일대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어린 학생들이 우리 역사를 보고 배울 수 있는 최적지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기념관은 동학농민운동부터 항일의병전쟁, 3·1운동을 거쳐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6·25전쟁, 4·19혁명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지난해 10월 박 구청장은 직접 문화해설사를 자청하며 지역 내 학교 교감 37명을 상대로 직접 ‘기념관 세일즈’를 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오는 4월부터 지역 내 13개 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생들은 필수 체험코스로 근현대사기념관을 방문하도록 교육청과 협의를 끝냈다”면서 “근현대사를 외우지 말고 이해하면 재밌는 과목이 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강북구가 전국 초·중·고등학생이 근현대사를 배우는 수학여행지, 대학생을 비롯한 세계 청년들이 민주주의를 체득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날이 머지않은 셈이다.올해 강북구는 ‘도시농원 체험장’과 ‘예술인촌’의 조성에 나서 역사문화관광도시를 향한 세부 일정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 2019년 완공이 목표인 진달래도시 농업체험장도 기본 설계 및 도시관리계획 결정용역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가 직접 추진키로 한 우이동 가족캠핑장은 기반시설 등 전체 사업의 70% 정도가 진척됐다. ‘역사문화관광도시’ 강북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4·19혁명이다. 지난해 5월에는 사단법인 ‘4·19혁명 유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 및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결과는 세계기록유산국제자문위원회(IAC)의 심사를 거쳐 7~8월쯤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에 신청한 4·19 기록물은 총 1450건에 이른다. 1960년 학생과 시민들의 항거활동과 그 이후 이뤄진 부정선거, 피해자 보상, 책임자 처벌 등과 관련된 문건들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등 모두 13건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박 구청장은 “4·19는 독재정권을 비폭력저항으로 붕괴시킨 학생혁명의 효시로서 전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면서 “올해로 5회째를 맞는 4·19혁명 국민문화제도 양적 성장보다 내실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연결하는 경전철 우이~신설선(11.4㎞)의 개통도 올해 7월 말쯤 이뤄진다. 2009년 9월 착공한 이후 약 8년 만이다. 그동안 우이~신설선은 서울시와 민간사업자가 갈등을 빚으며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현재는 공정률이 90%를 넘어서 전 구간 무인 시운전 중에 있다. 소요시간이 기존 50분에서 20분으로 30분가량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구청장은 “지하철 4호선을 제외하면 주로 버스에 의존했던 대중교통체계가 경전철 개통으로 확대된다. ‘교통혁명’이라고 명명하고 싶다”며 “경전철이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를 지나기 때문에 역사문화관광벨트와 북한산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경전철 개통은 강북구의 전체적인 역세권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구청장은 “지금까지 동북선의 중심인 지하철 4호선 수유역, 미아사거리역 개발만 생각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4호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경전철이 (개통)되면 강북 지역 8개 역사 주변도 권역 개발을 위한 지구단위 계획을 수립해 삼양로 일대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강북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전철역 주변의 상권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역세권별로 특색 있는 개발을 하려는 강북구의 노력이다. 강북구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오는 9월쯤 북한산에서 ‘산악인 축제’도 개최할 예정이다. 산악인 축제는 구의 소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는 북한산과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16좌를 등정한 엄홍길 대장이 있어 가능한 축제다. 박 구청장과 엄 대장은 매년 중학생들과 ‘청소년 희망원정대’를 꾸려 태백산을 오르고 있다. 두 사람은 여기서 나아가 산악인들의 대표 축제를 강북구에서 열어 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한 사업 중에 ‘청소년 유해업소 근절운동’을 최고로 꼽았다. 일반음식점 영업신고를 한 뒤 퇴폐주점처럼 영업을 하는 이른바 ‘빨간집’ 없애기에 주력해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70곳 중 100곳이 업종을 바꾸거나 문을 닫았다. 특히 이들 업소가 세가 저렴한 학교 주변 일반 주택가 골목까지 침투한 게 문제였다.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학교로부터 반경 200m는 상대정화구역으로 교육상 위생, 유해업종은 들어설 수 없다. 당연히 학부모의 우려도 뒤따랐다. 박 구청장은 “구와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강북경찰서 등 3개 유관기관이 공동 협력해 해결해 나가기로 하고 1주일에 한두 차례씩 강력한 합동단속을 벌였다”면서 “내후년인 2019년에는 강북구에서 유해업소가 완전히 없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박 구청장은 3선 도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주변에서 (3선에 도전하라는) 권유가 많다. 주요 사업을 마무리 지으라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청취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정책이 자리잡으려면 두 번으로는 조금 부족하고 세 번 정도 (구청장을 역임) 해야 하지 않나. 그래야 역사문화 관광이라는 어젠다가 강북구민들한테 정착될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박 구청장은 1980년대 군사정권에 맞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를 주축으로 결성돼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민주화추진협의회에서 활동했다. 이후 서울시의원을 두 번 지냈고 2010년 59.31%라는 높은 득표율로 민선 5기 구청장에 당선됐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은밀하게 위험하게… 암살, 세계사를 뒤집다

    [글로벌 인사이트] 은밀하게 위험하게… 암살, 세계사를 뒤집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암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정인을 살해한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는 테러의 범주에 들지만, 은밀하게 이뤄지기에 따로 암살로 분류한다. 암살은 종종 나라 간, 종족 간 전쟁이나 대학살을 불러오면서 격동의 역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가 암살된 사라예보 사건은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또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의 암살은 대통령 암살이라는 흑역사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반면 40가지 이상의 암살 계획에서 살아남은 아돌프 히틀러, 638번의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피델 카스트로도 있다. 르완다 대학살의 불씨가 된 쥐베날 하비아리마나 대통령 암살과 의문투성이인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탈레반의 수장인 오사마 빈라덴의 암살 등도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의 흐름을 바꾼 ‘암살’ 사건을 알아봤다.●링컨 저격 배후, 아직도 설왕설래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으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평가받는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국민을 위한 정부, 국민에 의한 정부, 국민의 정부’라는 짧은 말로 민주주의를 이야기했던 대통령이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평등과 화합을 위해 노예제도를 폐지하고 민주주의 정신을 알리며 미국이 세계 최고의 강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이 끝나고 며칠 뒤인 1865년 4월 14일 오후 10시 12분 포드극장 특별석에서 존 윌크스 부스가 뒤에서 쏜 총을 맞고 9시간 후 생을 마감했다. 미국에서 최고로 존경받는 대통령이 암살로 숨진 첫 미국 대통령이라는 아이러니한 역사가 이렇게 만들어졌다. 암살자는 존 윌크스 부스란 배우였지만 배후에 대해서는 아직도 설왕설래하고 있다. ●100일간 80만명 목숨 앗아간 세계사의 오점 1994년 4월 한 사람의 암살로 촉발된 르완다 대학살은 100여일 동안 8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우리 세계사의 오점 중 하나로 기록됐다. 르완다의 쥐베날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미사일에 격추된 것이 원인이었다. 후투족 출신인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은 당시 탄자니아에서 반군과 평화협상을 마친 뒤 귀국하다 변을 당했다. 르완다의 다수족인 후투족은 이를 빌미로 소수 투치족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그야말로 보이는 대로 죽인 것이다. 100일여 동안 공식적으로 80여만명, 비공식적으로 117만여명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에 1만명, 1시간당 400명, 1분당 7명이 살해당한 것이다.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이 살아 있었다면 이런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사라예보의 총성, 4년간 전쟁 소용돌이 암살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 암살 사건이다. 1914년 6월 28일 오전 10시 50분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제1차 세계대전의 서막을 알리는 총성이 울린다. 세르비아 민족주의자인 가브릴로 프린치프(당시 19세)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왕위 후계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을 태운 차 앞으로 튀어나와 차 안을 향해 총을 쐈다. 페르디난트 대공은 목에, 부인 조피는 복부에 총에 맞고 두 사람 다 즉사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 암살의 책임을 세르비아 정부에 돌리며 최후통첩했고, 7월 28일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면서 4년여 동안 유럽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40번의 암살 계획에서도 살아남은 히틀러 나치 독일의 독재자이며 공포정치의 대가였던 아돌프 히틀러는 40번의 암살 계획에서 모두 살아남았다. 2차 세계대전이 종반으로 치달으며 독일에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독일군의 일부 핵심 관계자가 히틀러를 없애고 미국과 손을 잡을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히틀러를 제거하기 위해 시도된 크고 작은 암살이 알려진 것만 40번이나 된다. 히틀러는 운이 좋게 모든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는다. 특히 영화 ‘작전명 발키리’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1944년 7월 20일의 폭탄 암살 시도가 대표적이다. 베를린 출신의 참모장교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가지고 갔던 서류가방 폭탄이 라슈텐베르크 지하벙커에서 터지면서 개혁파의 성공을 예고했다. 그러나 당시 히틀러는 평소와 달리 지하벙커가 아닌 지상 참모본부 오두막에서 회의를 하는 바람에 목숨을 건지고 암살에 참여한 수백 명의 독일 장교와 가족들을 처형했다. 이 사건이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의 대표격이다. 만약 히틀러 암살이 성공했다면 지금의 세계사가 어떻게 변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 ●암살 올림픽의 금메달, 피델 카스트로 미국의 눈엣가시인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는 2006년 한 다큐멘터리에서 “638번의 암살을 피한 나는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는 올림픽이 있다면 금메달을 땄을 것”이란 말을 남기기도 했다. 1959년 쿠바의 친미정권을 몰아내고 공산화를 이룬 카스트로는 미국의 중앙정보국(CIA) 등 각종 정보기관으로부터 다양한 암살 공격을 받았다. 독약이 묻거나 폭탄이 장착된 시가를 이용한 암살 계획부터 김정남 암살처럼 독약이 묻은 천이나 독펜, 스프레이 등 모든 암살 도구가 동원되기도 했다. 수백 번의 암살 고비를 넘겼던 카스트로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2016년 11월 25일 90세의 나이로 숨졌다. 2015년 미국과 쿠바는 50년 만에 수교를 재개했다. 카스트로 암살이 성공했다면 쿠바 역사에도 큰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44억원 쏟은 국정 끝내 ‘식물교과서’

    44억여원의 개발비를 들여 만든 국정 역사교과서가 ‘식물교과서’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국정교과서 사용을 위한 연구학교를 신청했던 경북지역 3개 학교 가운데 2개교가 신청을 철회하면서 현재 연구학교 지정 학교는 경북 경산 문명고 1개만 남았다. 오상고는 학내 반발로 신청을 철회했고, 경북항공고는 연구학교 신청 전 학교운영회를 열지 않아 교육청 심의에서 탈락했다. ●문명高 학생회 아고라서 반대 서명 그러나 문명고의 연구학교 신청에 반발한 이 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18일에는 학생회가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반대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반발을 이어가고 있어 이마저도 담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문명고 측은 이런 반대에 따라 학부모 측에 ‘23일까지 시간을 달라’는 의견을 전했지만, 이어지는 반발에 다른 학교들처럼 교과서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명고마저 신청을 철회하면 연구학교를 신청한 학교가 단 한 곳도 없게 된다. 교육부는 애초 국정 역사교과서를 올해 3월부터 전국 중·고교에 일괄 적용하려다 반대에 부딪혀 ‘2018년 국·검정 혼용’으로 선회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이어지자 연구학교 지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진보교육감을 비롯해 진보진영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앞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일 대국민담화에서 “연구학교를 전체 학교 가운데 20% 정도가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육감들의 방해로 저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육부는 우려하던 대로 연구학교 신청이 저조하자 조만간 연구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도 국정교과서를 무료 배포해 보조교재로 사용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처럼 공문을 보내지 않은 지역에서 서울디지텍고처럼 사용을 원하는 학교도 있고, 주교재 채택에 따른 반발을 감안해 보조교재로 사용하려는 학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교재, 부교재와 달리 보조교재는 학내 의견 수렴 절차를 따로 거칠 필요가 없다. ●교육부 보조교재로 무료 배포 방침 시범운영마저 차질을 빚게 되면서 국정 역사교과서는 2014년 교학사가 제작한 한국사 교과서의 전철을 밟게 됐다. 뉴라이트 등 보수학자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교학사판 한국사 교과서가 2013년 8월 검정 심사를 통과하자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라는 반발이 일었고, 결국 이듬해인 2014년 1월 이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전국에서 단 1곳에 그치고 말았다. 이에 정부는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적 갈등을 넘어서겠다며 국정 교과서 제작을 추진했으나 또다시 좌초 위기를 맞게 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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