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독재
    2026-07-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064
  • 2021광주인권상에 태국 인권 변호사 아논 남파씨 선정

    2021광주인권상에 태국 인권 변호사 아논 남파씨 선정

    ‘2021 광주인권상’ 수상자는 태국 인권변호사 아논 남파(37)씨로 결정됐다. 광주인권상심사위는 14일 회의를 열고 태국 민주화운동에 앞장서 온 아논 남파를 올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논 남파는 2008년 인권변호사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민주주의 및 인권활동가들을 위한 무료 법률지원을 해오고 있다. 그는 특히 2014년 태국 군부 쿠데타 이후 태국 형법 제112조(왕실모독죄)를 위반해 수감된 인권활동가와 표현의 자유 등을 위해 투쟁하다 군사법정에 회부 된 사람들을 위한 변론을 해오고 있다. 그는 2014년 권위주의적 정권에 대항하고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저항하는 시민’이라는 반독재 민주화운동 단체를 공동 창립하였다. 2018년에는 군부정권의 퇴진과 총선을 요구하는 ‘우리는 선거를 원한다’ 운동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아논 남파는 또 계엄령과 군부통치가 가져온 인권침해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2020년 7월 자유청년운동과 태국학생연합에 의해 조직된 대규모 청년주도 시위에서 그가 한 군주제 개혁을 위한 개헌과 민주주의 확립을 요구하는 연설은 태국의 민주화운동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이같은 반정부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면서 수차례 폭동선동 등의 혐의로 체포·기소됐다. 그럼에도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회는 또 ‘2021 광주인권상 특별상’ 수상자로 인도네시아의 워치독다큐멘터리메이커(Watchdoc Documentary Maker)를 선정하였다. 워치독다큐멘터리메이커는 인도네시아 언론인 안디 판카 쿠르니아완과 단디 드위락소노가 2009년 설립한 다큐멘터리 영상 제작단체이다. 이 단체는 설립 이래 200편 이상의 다큐멘터리 시리즈와 700편 이상의 TV시리즈를 제작했다. 작품들은 인권, 민주주의, 법치, 환경, 여성, 소수자, 역사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조명했다. 이들이 만든 모든 영상물은 일반 시민에게 무료 제공되면서 인권단체·학교 등지에서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인권문제를 다룬 다수의 작품은 인도네시아의 인권 증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워치독다큐멘터리메이커의 작품들은 브라질 국제반부패다큐영화제, 암스테르담 시네마시아필림페스티벌을 비롯한 다수의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등 인권증진을 위한 문화예술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심사위는 군사·권위주의에 의한 신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민주 인권운동에 투신하고 있는 아논 남파와 다큐멘터리 영상제작을 통해 전 세계의 인권운동가들과 민주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는 워치독다큐멘터리메이커가 5·18정신을 실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5·18기념재단 국제연대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이번 수상자를 5·18 41주년 기념식때 초청해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김학의 출국금지에 “적발되면 검사 생명 끝장나”

    김학의 출국금지에 “적발되면 검사 생명 끝장나”

    대검찰청이 최근 위법성 논란이 불거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사건을 수원지검 본청으로 재배당했다. 대검 측은 13일 재배당 조치에 대해 사건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더욱 충실히 수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성접대·뇌물수수 의혹을 받았던 김 전 차관은 애초 검찰 수사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2018년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재조사 결정을 시작으로 수사가 재개돼 지난해 10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김 전 차관은 재수사 여론이 높아지던 2019년 3월 태국 방콕으로 출국을 시도했지만, 대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의 긴급 출국금지 조치로 비행기 탑승 직전 출국을 제지당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된 사건의 번호나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내사 사건 번호를 근거로 출국금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위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위법성 논란에 대해 검찰 내에서도 “법과 절차를 무시한 일”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법무부는 당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파견된 이규원 검사에게 긴급 출국금지 요청 권한이 있었다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법무부는 전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대검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는 당시 ‘서울동부지검 검사직무 대리’ 발령을 받은 수사기관”이라며 “내사 및 내사번호 부여, 긴급 출국금지 요청 권한이 있다”고 해명했다. ‘수사기관은 긴급한 필요가 있는 때에는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는 출입국관리법 조문을 근거로 삼았다. 한편 ‘조국흑서’의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는 “불가피해도 권력행사에 불법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법치주의 원칙”이라며 “천하의 연쇄살인 혐의자도 영장주의가 적용되며 위법수집증거로는 처벌할 수 없는 게 법치주의”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가 불가피하면 불법이 허용된다는 사고야말로 모든 ‘파시즘의 기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변호사는 “이승만의 제주4.3 살상도, 박정희의 18년 용공조작 독재정치도, 전두환의 광주 학살도 그들 딴에는 공산화를 막고 부강한 자유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유미 인천지검 부천지청 인권감독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공문서를 조작해서 출국금지를 해놓고 관행 운운하며 물타기 하고 있다”며 “내가 몸담은 20년간 검찰에는 그런 관행 같은 건 있지도 않고, 그런 짓을 했다가 적발되면 검사 생명 끝장난다”고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정은 총비서,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도 탈락 왜? 정성장의 분석

    김정은 총비서,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도 탈락 왜? 정성장의 분석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8차 당대회 엿새째 회의 내용을 전하며 “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고 11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의 당내 공식 직함은 집권 초기 제1비서에서 지난 2016년 위원장, 이번에는 총비서로 바뀐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부여했던 정치적 상징인 ‘총비서’ 직책을 김 위원장이 직접 맡음으로써 명실공히 노동당의 최고지도자임을 명확히 했다. 앞서 북한은 2012년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고, 같은 해 최고인민회의에서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헌법에 명시했으나 지난해 개정 헌법에서는 김정일을 김일성과 함께 ‘영원한 수령’으로 명시했다. ‘김정은의 입’ 역할을 맡아 승진 여부가 주목됐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기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빠졌고,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으로, 요직을 도맡으며 북한 내 ‘권력 서열 5위’로 올라섰다. 조용원은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돼, 상무위원회는 김 위원장과 기존 최룡해·리병철·김덕훈·조용원 등 모두 다섯 명이 됐다. 국내에서 북한 권력 엘리트 집단에 가장 정통하다는 평가를 듣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미국 윌슨센터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분석자료] 북한 노동당 8차 대회에서의 김정은의 지위와 파워 엘리트 변동 평가‘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메모 형식이지만 그대로 싣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1. 총비서직의 부활과 김정은의 총비서직 추대를 통한 유일영도체제 강화 - 북한은 2012년 4월에 개최된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을 조선로동당의 총비서로 ‘영원히’ 모시는 결정서를 채택했으나 이번에 개최된 제8차 당대회에서 기존의 결정서를 부정하고 김정은을 ‘조선로동당 총비서’직에 추대. 그리고 기존의 정무국을 다시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의 비서국으로 바꿈 - 북한이 제4차 당대표자회 결정서 내용을 부정하면서까지 다시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의 총비서와 비서국 체제를 부활한 것은 기존의 ‘조선로동당 위원장’과 정무국 체제에서 당조직의 각급별로 너무 많은 ‘위원장’과 ‘부위원장’ 직책이 존재해 김정은의 권위가 충분히 서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됨 - 북한이 다시 총비서와 비서국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총비서’ 타이틀은 오직 김정은만 사용하게 되고, 지방당 조직의 최고책임자 직책명은 ‘위원장’에서 ‘책임비서’로 바뀌어 김정은의 직책과 명확히 구별됨 - 그리고 기존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직책이 주는 ‘2인자’의 이미지가 그 직책명이 ‘비서’로 바뀜으로써 실무적인 간부의 이미지로 낮아짐 - 김정은이 ‘조선로동당 제1비서’와 ‘조선로동당 위원장’ 체제를 시험했다가 결국은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의 ‘조선로동당 총비서’ 체제로 복귀한 것은 총비서 체제가 최고지도자의 유일독재에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임 2. 노동당 8차 대회에서의 파워 엘리트 변동의 특징 1) 북한 노동당 지도부에서의 세대교체가 더욱 진전됨 - 5인으로 구성된 최고위 정책결정기구인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1939년생의 박봉주 전 내각 총리가 물러나고 1957년생 조용원 당중앙위원회 비서가 새로 선출 - 군대에 대한 노동당의 지도를 담당하는 당중앙위원회 군정지도부장이 1944년생의 최부일에서 1954년생의 오일정으로 바뀜 2) 조용원 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핵심 실세로의 부상 - 최근에 김정은의 공개활동에 가장 자주 수행했던 조용원 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8차 당대회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과 비서국 그리고 당중앙군사위원회라는 노동당의 3대 핵심기구에 모두 김정은, 리병철과 함께 같이 선출되어 핵심 실세로 급부상 - 조용원의 이름은 당중앙군사위원회에서도 김정은과 리병철 바로 다음에 호명되고 있어 그가 ‘조직 비서’직에 임명된 것으로 판단됨 - 따라서 그의 공식 서열은 5위이지만, 실제로는 김여정과 함께 김정은 다음 가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음 3) 박태성의 선전선동부장직 임명과 부상 - 최고인민회의 의장직을 맡고 있는 1955년생의 박태성이 당중앙위원회 비서와 선전선동부장직에 임명됨으로써 공식 서열 6위로 부상 4) 외교 및 대남 엘리트의 위상 하락 - 사회주의국가와의 외교를 담당하는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과 대남정책을 관장하는 통일전선부장 모두 당중앙위원회 비서직에 선출되지 못함 - 하노이 북미회담까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주도했던 김영철은 당중앙위원회 비서직에 선출되지 못하고 통일전선부장직만 다시 차지함 - 자본주의국가들과 제3세계 국가들과의 외교를 주로 담당하는 리선권 외무상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중 가장 나중에 호명됨 -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직에 임명된 것으로 판단되는 김성남 전 국제부 제1부부장은 이번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선출되지 못함 - 이 같은 외교와 대남 엘리트의 매우 낮은 지위를 고려할 때 김정은이 적어도 코로나19 위기가 해소될 때까지는 외교나 남북관계보다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됨 5) 김여정의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미선출 - 8차 당대회를 계기로 김여정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에 선출되고 그 지위가 비상히 높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김여정은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직에도 선출되지 않음 - 그러나 김정은이 결정하면 김여정은 언제든지 정치국 후보위원이나 위원직에 선출될 수 있고 김정은의 공개활동을 상시적으로 보좌하고 있기 때문에 조용원처럼 공식적 지위가 갑자기 높아질 수도 있음 6) 기타 주목할만한 사항 -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김수길에서 권영전으로 교체 - 인민무력상 명칭이 국방상으로 바뀜
  • “미국이 바나나 공화국 됐다” 부시도 공화 의원들도 트럼프에 등 돌려

    “미국이 바나나 공화국 됐다” 부시도 공화 의원들도 트럼프에 등 돌려

    ‘바나나 공화국’이란 비아냥이 있다. 바나나와 같은 한정된 1차 산품의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지하며, 외국 자본에 휘둘리는 부패한 독재 정권 치하의 나라들을 가리킨다. 냉전 시절 미국에 휘둘렸던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그레나다 같은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이다. 실제로 온두라스는 중앙아메리카 7개국 가운데 니카라과 다음으로 큰 면적을 갖고 있지만 2007년 전체 수출에서 바나나가 65%를 차지했다. 그런데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의 상·하원 의원들이 잇따라 미국이 바나나 공화국으로 전락했다고 자조를 늘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 인준을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워싱턴 DC의 의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독려 연설을 하고 곧바로 시위대 군중이 의사당에 진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를 마무리하며 “우리는 펜실베이니아대로(大路)를 따라 걸을 것. 나는 이 길을 사랑한다”며 “우리는 의회로 간다”고 말했는데 펜실베이니아대로는 백악관과 의사당 사이를 잇는 길로 의회에 쳐들어가자고 선동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분석이다. 그의 선동에 따라 시위대는 의회 진입을 시도했고 총성이 들리고 최루가스가 자욱한 난장판이 벌어져 이 과정에서 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의원들은 의사당 안팎이 안정된 뒤 이날 오후 8시쯤 회의를 속개했는데 “베네수엘라와 터키, 중동의 어느 나라처럼 쿠데타와 반란을 일삼는 나라로 전락했다”고 한목소리로 개탄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확 돌아섰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 리즈 체니(와이오밍) 공화당 하원의원은 “대통령이 폭도의 일원이 되고, 폭도를 선동하고, 폭도에게 연설했다. 그가 불씨를 댕긴 것”이라고 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곧잘 옹호했던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도 “우리는 지금 미국의 진짜 바나나 공화국 쓰레기들을 목격하고 있다. @진짜도널드트럼프(realDonaldTrump) 당신이 이것들을 없애야 한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제임스 프렌치 힐 하원의원은 CNBC에 “대통령은 입씨름이 거칠어진 데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한 논쟁이 오늘날의 민주 공화국이 아닌 바나나 공화국(후진국)에서처럼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오는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은 채 “선거 이후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막무가내 행동과 오늘 우리의 기관, 전통, 사법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데 대해 당황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늘 트럼프 대통령에 직설적이어서 여객기 안에서도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공격을 당한 밋 롬니 상원의원은 “오늘 여기서 벌어진 일은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반란이었다. 정당하고 민주적인 선거 결과를 반대하는 그의 위험한 도박을 계속 지지하기로 마음 먹은 이들은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 가하고 있음을 영원히 깨닫지 못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물론 민주당 의원들은 휠씬 더 강경해서 임기가 2주도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으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오세훈, 서울시장 출마 선언 “안철수 입당하면 불출마”[전문]

    오세훈, 서울시장 출마 선언 “안철수 입당하면 불출마”[전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오는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조건부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야권의 승리를 위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합당’을 제안했다. 오 전 시장은 7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단일화가 승리로 이어지고 그 동력으로 정권교체까지 이루어지기를 대다수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정권탈환의 초석이 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안철수에게 ‘합당’ 또는 ‘입당’ 제안 오세훈 전 시장은 “국민의당이 국민의힘 당과 합당하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가 국민의힘으로 입당을 할 경우에도 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입당이나 합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출마의 길을 택할수 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안 후보의 답변 17일까지 기다리겠다”며 안 후보 측에 이번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에 대한 결단을 넘겼다.오세훈 전 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입장[전문] 정권탈환의 초석이 되겠습니다.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독재로 온 국민이 고통 속에서 절망하고 있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단일화가 승리로 이어지고 그 동력으로 정권교체까지 이루어지기를 대다수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계십니다. 이를 위해 저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우리 당과 안철수 후보께 제안합니다. 우선 서울 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에 대한 안철수 후보의 강한 의지에 경의를 표합니다. 단일화를 통한 야권 승리는 문정권 폭주와 연장에 제동을 걸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실천적 방법이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저는 오늘 야권 단일화를 위해 안철수 후보님께 간곡히 제안하고자 합니다. 국민의 힘 당으로 들어와 주십시오. 합당을 결단해 주시면 더 바람직합니다. 그러면 저는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입당이나 합당 후 경쟁하는 방안이 야권단일화의 실패 가능성을 원천봉쇄함과 동시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고 확신합니다. 또 더욱 중요한 다음 대선까지의 단합된 힘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도 합니다. 야권 승리를 바라는 많은 분들이 이번 단일화 무산 가능성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계신 이유입니다. 이번 기회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넘어 ‘야권 자체’가 단일화 될 때 비로써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당은 안후보의 ‘입당’보다는 ‘합당’ 논의를 먼저 시작해 주시는 것이 긴요합니다. 양 당의 화학적 결합만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 양대 선거, 특히 대선의 승리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것입니다. 입당이나 합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출마의 길을 택할수 밖에 없습니다. 제1야당 국민의 힘으로서는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임을 국민 여러분이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당선일로부터 바로 시정의 큰 줄기와 세세한 디테일을 함께 장악하여 일에 착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서 선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보궐선거에는 인수위의 충분한 준비 기간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당선되는 시장은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사실상 6개월에서 9개월 정도에 불과합니다. 방대한 서울 시정을 장악하기는 커녕 파악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저 오세훈은 당내 경선으로 선택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어떤 도움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당선 후에도 당선자가 원한다면 저의 행정 경험과 준비된 정책들을 시정에 바로 접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저는 이 제안에 대한 고민으로 며칠간 불면의 밤을 보냈습니다. 이번 제안에 저 오세훈의 정치적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오로지 야권의 역사적 소명인 ‘야권 단일화’가 중심에 있을 뿐입니다. 저는 그 대의 앞에 하나의 수단에 불과합니다. 단일화를 통한 야권 승리가 그 무엇보다도 민주당의 정권 연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의 결정이 희망을 잃은 서울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이 열망하는 정권교체를 향한 긴 여정의 초석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임창용 칼럼] 586과 이별할 때

    [임창용 칼럼] 586과 이별할 때

    “왜 그렇게 지지도가 안 오르는 걸까요? 우상호, 꼰대 아닌데…진짜 괜찮은 사람인데….” 엊그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응원하면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우 의원은 앞서 한 방송에서 임 전 실장을 향해 “대통령 경선에 뛰어들어 모든 걸 던져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주거니 받거니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응원한 셈이 됐다. 두 사람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있던 586세대의 대표 주자다. 만일 문재인 정부가 지금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면 이런 모습이 흐뭇했을지도 모르겠다. 안타깝게도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몇 개월째 바닥을 향해 추락 중이다. 두 사람의 이런 모습이 불편한 것은 이들로 대표되는 민주화운동 세력, 특히 80년대에 민주화운동을 이끈 586 정치인들이 문재인 정부 위기의 주범이라고 생각돼서다. 대통령의 지지도 추락은 정책 실패의 결과다. 정책 수립과 운영에 스며 있는 586세력의 이념 과잉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부동산 문제를 보자. 지난 2년간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은 거의 모두 규제 강화 방안이었다. 대출봉쇄, 세금중과, 매매통제, 임대인 권리 제한 등 온통 집 가진 이들을 옥죄는 것들이었다. 이런 정책의 이면에서는 약자 보호라는 명분을 넘어 무주택자와 유주택자를 선과 악의 이분법적으로 보는 시각이 엿보인다. 시장을 무시한 이념적 당위성으로만 무장한 정책은 역대급 집값 폭등과 전월세 대란으로 이어졌다. 마지못해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586세대인 김현미 장관이 경질됐지만, 부동산 실정은 ‘586정신’으로 무장한 당정청의 합작품이란 점에서 희생양인 측면이 없지 않다. 검찰개혁도 마찬가지다.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 분산이 핵심인 검찰개혁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국민은 점차 ‘이게 아닌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조국·추미애표 검찰개혁 과정이 ‘윤석열 찍어 내기’로 의심받으면서 국민의 불신감은 깊어졌다. 윤석열의 검찰이 울산 선거개입 의혹이나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라임사건 등 현 정권 실세의 개입이 의심되는 여러 사건을 수사하는 와중에 ‘추미애 법무부’는 대대적인 검찰 인사로 관련 수사팀을 와해시켰다. 검찰총장을 무리하게 밀어내려다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는 사태로 이어졌다. 우상호 의원 등 586 정치인들은 이 과정에서 일제히 윤석열의 사퇴를 압박했다. 법원이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에 제동을 건 가장 큰 이유는 절차의 위법성이었다. 이런 반민주적 현상은 국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국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깨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입법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여당 스스로 그토록 비난했던 위성정당을 만들어 의석을 늘렸고, 당헌까지 바꾸며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내기로 했다. 야당의 후보 추천 거부권을 무력화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우상호·이인영 의원이나 김태년 원내대표 등 586세대 대표주자들이 그 중심에 섰음은 물론이다. 진보적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2010년 한 토론회 기조강연에서 민주화운동의 주역들은 도식적인 이론과 관념을 통해 민주주의를 이해했기에 민주화 이후엔 정부를 운영하는 실천 과정에서 민주주의 가치와 자주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혁명적이고 도덕적인 운동의 정조이론이 민주주의의 건강한 작동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의 위기’로 정의했다. 앞서 지적한 정부와 여권의 모습을 이미 10년 전 정확히 예견한 듯싶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도 얼마 전 출간한 책 ‘싸가지 없는 정치’에서 586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진보 완장을 차고 반독재 투쟁 시절에나 필요한 논리를 여전히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투쟁을 통해 민주화를 이루는 것과 민주화된 사회에서 정부를 운영하는 것은 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민주화운동의 주역인 586 세력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부 운영 능력의 한계를 보여 줬다. 문 대통령은 어렵더라도 그동안 586세대에 부여했던 집권 엘리트로서의 지위를 거둬들여야 한다. 그리고 전문성과 실천적·절차적 민주주의 가치로 무장한 이들에게 넘겨줘야 한다. 그게 어긋난 국정 운영을 바로잡고 레임덕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 영남대 출판부 도서 2종 ‘올해의 우수도서’ 선정

    영남대 출판부 도서 2종 ‘올해의 우수도서’ 선정

    영남대학교 출판부에서 발간한 도서 2종이 (사)한국대학출판협회 ‘2020년 올해의 우수도서’에 선정됐다. 2020년 올해의 우수도서에는 학술부문 10종, 교양부문 6종, 대학교재부문 2종 등 총 18종이 선정됐으며, 이 가운데 영남대 출판부에서 간행한 도서 ‘미디어와 성’, ‘은둔의 나라 러시아 역사 속 민중(상)(하)’(이정희 지음) 2종이 포함했다. 이정희 명예교수의 ‘은둔의 나라 러시아 역사 속 민중’은 러시아가 1917년 2월 혁명이후부터 페레스트로이카의 붕괴 시기까지 세계 최초로 공산주의를 실험하면서 독재적 억압의 체제로 변화하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러시아 역사를 ‘민중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역사의 하부 사회구조에 속하는 노동자, 농민, 빈곤 여성, 신생 공산주의 세대의 문화혁명 세력들, 지적 여성들의 삶과 의식세계를 탐색했다. 주형일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미디어와 성’은 미디어가 성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사회적 담론을 만드는 방식을 분석하면서 한국 사회의 성 담론이 어떻게 구성되고 변화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포르노그래피의 사회적, 문화적 역할을 분석함으로써 미디어를 통한 성의 재현이 갖는 정치적, 문화적 의미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에 선정된 도서는 2020년 올해의 우수도서 마크가 부착되며 협회가 주관하는 행사 및 마케팅에서 우선 대상도서로 소개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친일·분단·군사독재의 역사적 기득권 체제 정리해야

    친일·분단·군사독재의 역사적 기득권 체제 정리해야

    2021년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는 새로워야 참된 새해다. 희망을 주는 새해라면 더욱 좋고 함께하는 새해라면 더할 나위 없다. 불교 반야심경에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라는 주문이 있는데 고단한 현세를 넘어 미래의 피안에 도달하고픈 구도자의 염원이 잘 담겨 있다. 미래의 피안은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미래는 각자의 가슴에 있는 것이겠지만 과거와 분리되고 과거의 뒷받침을 받지 않는 미래는 존재하기 어렵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시간적으로 연속선상에 있고 미래는 과거의 정직한 산물이기 때문이다. 별도의 조사를 해 보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바라는 미래는 민주주의, 경제발전, 평화와 통일의 세 가지로 요약되지 않을까 싶다. 말처럼 쉽지 않은 과제다.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도처에서 불평등의 쇠사슬에 묶여 있다고 말했다. 이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해서 프랑스혁명이 필요했는데 프랑스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루소 이후 300년을 넘겨 한반도의 남쪽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우리는 어떤 쇠사슬에 묶여 있을까? 과거의 기억 세 편을 되돌려 보자. ●아직 친일·분단·독재의 그늘 아래 있어 여러분은 친일파를 보았는가? 영화 ‘암살’이나 ‘밀정’에서 보았는지 모르겠다. 이완용이 나라 팔아먹던 광경을 보았는가? 망국의 아들딸들이 동남아로 태평양으로 끌려가 총알밥이 되고 성노예가 되는 광경을 보았는가? 그 친일파들이 해방 후 판검사, 경찰, 공무원, 재벌로 부활해 다시 떵떵거리던 목불인견을 보았는가? 해방된 나라에서 대표적 친일 경찰 노덕술이가 독립운동가들을 잡아다 능멸하는 광경을 보았는가? 우리의 일그러진 해방은 이미 끝나버린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진행되는 현실이어서 대한민국의 하늘은 여전히 친일의 그늘 아래 있다. 불평등하지 않은가? 여러분은 분단을 보았는가? 휴전선을 보면 분단이 보일 것이다. 그러나 분단은 휴전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마음속에 굵은 철조망으로 존재한다. 해방정국에서 남북을 이간질해 적대시하면서 분단으로 몰아간 것은 친일파들 아니었던가? 분단은 한반도의 허리만 동강 낸 것이 아니라 우리들 사이까지 동강 내 버렸다. 분단에서 한국전쟁과 남북 적대가 시작됐고 그 후 우리는 75년 동안 완전하고 철저하게 분단의 노예로 살았다. 불평등하지 않은가? 한반도가 분단으로 불구인데 대한민국이 정상국가가 되겠는가? 하나 더. 여러분은 군사독재를 보았는가? 최근의 일이라 많이들 보았겠지만 실상은 잘 보이지 않는다. 탱크가 시내로 몰려오거나, 신문에 대규모 조직사건이 보도되거나,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포승줄에 굴비처럼 엮여 갈 때에야 빙산의 일각처럼 약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몽둥이가 횡행하는 개망나니 체제여서 민주주의는 개뿔 언론도, 정치도, 토론도 없는 거칠고 난폭한 시절이었고 저항 아니면 죽음이나 굴종뿐이었다. 얼마나 불평등한가? 다행히 군사독재는 끝났지만 그 흔적은 아직도 선연히 남아 있다. 친일독재, 세월이 지나도 죽지 않는 내성 강한 좀비 독재와 같다. 분단독재, 눈앞에서 엄연히 작동하는 강력한 현실 독재다. 군사독재, 30년 전에 죽었지만 그 후예들이 살아남아 독기를 내뿜는 그림자 독재다. 그러니 친일독재를 옛날이야기로 포장하거나 분단을 당연한 상태라고 강변하거나 군사독재를 지난 과거로 돌리는 행위는 현실을 은폐해 미래를 향한 전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는 친일독재, 분단독재, 군사독재를 말끔하게 정리할 때에야 비로소 열리는 문이고 그 길로 민주주의, 경제발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전개될 것이다.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온갖 억압장치들을 해체해야 한다. 특히 모든 권력기관을 무장해제하고 일체의 특권을 폐지한 연후에 권력을 온전히 통째로 국민들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국민이 권력의 주인이 되는 그런 체제이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불평등 발전의 불가피성을 강변하는 기득권층의 주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반도에서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분단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과 결별해야 한다. ●역사적 기득권 체제가 특권·부패의 주범 문제는 친일과 분단과 군사독재가 하나의 체제로 결합돼 있다는 사실이다. 친일 기득권이 분단 기득권으로, 분단 기득권이 군사독재로 변모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을 역사적 기득권 체제의 형성이라고 부르자. 이 기득권 체제가 특권의 시작이고 부패의 원조이며 혼란의 주범이다. 독재와 부패와 기득권은 한 몸의 동일체이다. 이것을 해체하자는 것이 6월항쟁과 촛불혁명이었고 상당히 성공했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못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추미애와 윤석열의 대립은 개인적 감정싸움이 아니라 기득권 체제의 해체를 둘러싼 대립인데 아무래도 명예혁명 같은 것이 한 번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런데 때때로 상황은 거꾸로 가기도 한다. 기득권의 해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독재니 전체주의니 히틀러니 하는 생뚱맞은 언어가 등장했다. 조폭집단에서 나쁜 놈에게 나쁜 놈이라고 말하면 매 맞고 끝나지만 전체주의에서는 그런 용어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니 모든 국민이 독재와 전체주의라는 언어를 아무런 제약 없이 공공연하게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민주주의는 충분히 입증된다. 더구나 대통령을 빗대어 전체주의자라고 비판하는 기사를 보았다. 자기가 임명한 검찰총장에게 1년 내내 치이고 야당에 하루가 멀다 하고 공격받고 법원에서 연달아 무시당하는 대통령이 전체주의자라면 그것이 과연 칭찬인가 비판인가?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하고 간첩이라고 조롱해도 무관심한 나라다. 우리가 지금의 상태에 도달하는 데 75년의 세월이 걸렸다. 동학혁명과 일제하 독립운동부터 기산하면 150년이 넘는 인고의 세월이다. 정말 고난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 온 세월이다. 그 결과이겠지만 비교국가의 관점에서 2차 대전 이후의 제3세계 상황을 살펴보면 우리는 상당히 성공한 나라에 속한다.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매우 드문 경우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빛만큼이나 어둠도 짙다. 우리는 불행하게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고 유일하게 동족상잔의 3년 전쟁을 치른 나라이며 지금도 피붙이 동족과 대립하는 나라이다. 미개한 나라나 후진국도 이렇지는 않다. 바로 그 밑바탕에 친일, 분단, 군사독재가 자리잡고서 우리의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니 이 역사적 기득권 체제를 정리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운명적 과제다. ●민주주의·경제발전 위한 사회적 기반 구축 그렇다고 역사적 기득권 체제와 전면전을 벌이자는 말은 아니다. 좀비 친일독재는 국민 대다수가 증오하는 독재이므로 정부가 중심을 잡고 국민들의 상식에 맡겨도 된다. 군사독재의 흔적은 국정원을 개혁한 것처럼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등 권력기구 개혁으로도 충분하다. 분단은 상대방이 있는 문제여서 고려할 요소가 많지만 남북한 간에 평화를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평화를 기반으로 상호이익을 교환하면 길이 열린다. 평화가 최고의 가치이고, 평화가 보장돼야 교류협력과 자유왕래가 가능해진다. 그 바탕 위에서 통일까지 이어지는 원대한 구상이 열리게 된다. 이 구상에 동의한다면 다음과 같은 선택을 권하고 싶다. 첫째, 역사적 기득권 체제를 구성하는 친일, 분단, 군사독재의 요소와 그 흔적들에 자발적인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자. 둘째, 정부와 국회를 포함해서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역사적 기득권 체제의 청산에 합의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자. 셋째, 해방 100년이 되는 2045년이 평화와 통일의 원년이 되도록,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사회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모든 정당과 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국민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협의하자. 가능한 것부터 해도 좋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진지한 토론을 기대한다. 상지대 총장
  •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다시금 주목받은 세계 최대 불법 영상 사이트 ‘폰허브’(Pornhub)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불법 성착취 영상의 심각한 유통 실태를 조명한 보도 이후 폰허브는 일부 영상을 삭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이번엔 피해 여성 40명이 폰허브의 모회사 마인드기크(Mindgeek)를 상대로 4000만 달러(약 441억원)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성착취 영상을 통해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다. 서울신문은 마인드기크 고소장을 직접 분석해 어떤 혐의인지 살펴봤다. ●구글·아마존 등 이어 방문자 8번째로 많아 2007년 개설된 폰허브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인기 있는 포르노그래피 사이트다. 웹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2019년 폰허브 전체 방문 횟수는 약 420억회, 하루 평균 1억 1500만회에 달했다. 2019년 미국에선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이어 여덟 번째로 많이 방문한 웹사이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였다. 인증받지 않고도 영상을 올릴 수 있고, 다운로드도 자유로워 연간 1000만개 이상이 유통됐다. 한국 이용자 수도 적지 않다. 불법 사이트라 직접 접속은 불가능하지만, 우회 통로로 이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텔레그램 성착취 ‘박사방’, ‘n번방’ 사건이 알려졌을 때도 피해자들의 영상이 폰허브에서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였다. 앞서 NYT는 실제 피해 여성들의 인터뷰를 통해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법 성착취 영상이 폰허브에서 얼마나 규제 없이 유통되는지 짚었다. 누구나 쉽게 영상을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할 수 있고, 이에 대한 플랫폼 내 자체 모니터링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탓에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은 전 세계를 떠돌았다. 실태가 알려지자 비자와 마스터 등 대형 카드사는 부랴부랴 폰허브 내 결제 서비스를 영구 중단한다고 밝혔고, 폰허브는 “유해 콘텐츠 확산을 막겠다”며 전체의 75%에 달하는 비인증 영상을 삭제했다. 문제는 폰허브 사이트 한 곳만 바뀌는 걸로는 들불처럼 번지는 온라인상 피해를 막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폰허브 모회사 마인드기크는 현재 100개 이상의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포르노 사업을 전 세계적으로 독점하는 셈이다. 지난달 15일 여성 40명이 마인드기크를 상대로 인당 최소 1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영상 안 찍으면 집에 못 간다” 협박 이들의 소송을 상세히 살펴보기 전에 걸스두폰(Girls Do Porn)이라는 업체부터 알아야 한다. 걸스두폰은 2007년부터 2019년 10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마이클 프랫과 매슈 울프, 안드레 가르시아 등이 운영한 일종의 성매매 기업이다. 이들은 ‘아마추어 옆집 소녀’를 콘셉트로 내세우며 “18~22세의 소녀들이 처음으로 이 비디오에서 성관계를 한다”는 식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다수의 여성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영상을 찍었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 변호인단은 43쪽에 달하는 고소장을 통해 이들의 범죄가 얼마나 조직적이고 악랄하게 이뤄졌는지 나열하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걸스두폰은 온라인에서 단순 모델 광고인 것처럼 해 수백 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모집했다. 포르노라는 걸 안 뒤 여성들이 주저하면 온라인에 영상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북미가 아닌 호주나 뉴질랜드 등 해외에서 판매되는 개인 소장용 DVD 영상이라고 꼬드겼는데, 프랫과 울프가 뉴질랜드 악센트가 있어 피해자들은 이 말에 속아 넘어갔다. 심지어 이들은 돈을 주고 가짜 모델까지 고용해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 영상 유출을 우려하면 가짜 모델이 자신의 경험인 척 온라인에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고 답변하게 한 것이다. 계약서를 쓸 때는 강요와 협박이 이어졌다. 촬영 현장에서 계약서를 주고 다 읽어 보기도 전에 서명하라고 했고, 촬영 중 여성이 특정 성행위를 거부하면 돈을 주지 않거나 집에 보내 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압박했다. 긴장을 풀어 준다는 명목으로 미성년자에게도 술이나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09년부터 10년간 이들이 이 같은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700만 달러(약 184억원) 이상이다.이들의 범죄는 이미 법원에서도 일부 판결이 났다. 2016년부터 피해 여성들을 중심으로 소송이 시작됐고, 2019년 10월 프랫과 울프, 가르시아 3명은 강제, 사기 및 강압에 의한 성매매와 인신매매 등으로 형사 기소됐다. 울프와 가르시아는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고, 프랫은 멕시코로 탈출해 지명 수배 명단에 올랐다. 샌디에이고 고등법원은 지난해 1월 울프 등이 피해 여성 22명에게 13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민사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폰허브 폐쇄 청원에 210만명 동참 변호인단은 이런 피해 사실과 함께 어떻게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범죄를 묵인하고, 나아가 이를 이용했는지 상세히 적었다. 마인드기크는 2011년부터 걸스두폰과 계약을 맺고 판매, 마케팅, 영상 유통 등을 관리했다. 그런데 고소장에 따르면 마인드기크는 이르면 2009년, 늦어도 2016년부터 걸스두폰이 사기, 강요, 협박 등을 통해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걸 알고 있었다. 변호인단은 “걸스두폰의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에 사기 등에 관한 상세한 불만 사항을 보내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면서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혐의를 알고 있었지만 영상을 내리지 않고 오히려 이를 수익 창출에 썼다고 주장했다. 마인드기크는 2019년 10월 걸스두폰 관계자들이 체포돼 법정으로 넘겨지자 그제야 영상을 삭제했다.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의 조치가 너무 늦다며 “영상 삭제 시점에 걸스두폰은 이미 없는 회사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성착취 영상 산업의 독재자 격인 거대 회사가 이 같은 불법 영상 유통을 방관하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은 2015년 한 해에만 4억 6000만 달러(약 4976억원)가 넘는다. 특히 마인드기크를 대상으로 이 같은 대규모 소송을 하는 건 처음이라 바이스 등은 “앞으로 불법 영상 유통 과정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보도하며 성산업 전반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간 음란물 산업은 여성의 ‘동의’하에 촬영됐다는 명목으로 거의 처벌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연방 당국은 10년 이상 음란물 제작자에 대해 심각한 기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2008년 폴 F 리틀이 수차례의 성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징역 3년 10개월에 불과했다. 온라인 권익 단체인 사이버 시민권 이니셔티브의 회장인 매리 앤 프랭크 마이애미대 교수는 “음란물 업계의 많은 여성이 그동안 유사한 강압과 불만을 얘기했지만, 누구도 여기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포르노 관련 다큐멘터리를 공동 제작하기도 한 그는 걸스두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법원 판결에 대해 “(영상 촬영 과정에선) 엄청나게 많은 사기와 강압이 벌어진다”며 “앞으로 수사기관 등에서 이런 사례에 대해 조사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시민단체 등에서도 마인드기크와 폰허브 사이트 폐쇄를 놓고 계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제 성착취 반대 단체인 트래피킹허브가 대표적이다. “폰허브를 폐쇄하고 운영자들에게 인신매매 방조 책임을 묻자”는 국제 청원에 올해 1월 기준 210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한국 여성들 역시 다수 참여했다. 트래피킹허브 설립자인 라일라 미켈웨이트는 “이윤을 위해 강간, 학대, 인신매매당하는 데서 개인을 보호하는 건 ‘검열’이 아닌 필수적인 인권 보호”라며 “폰허브가 문을 닫을 때까지 입을 닫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다시금 주목받은 세계 최대 불법 영상 사이트 ‘폰허브’(Pornhub)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불법 성착취 영상의 심각한 유통 실태를 조명한 보도 이후 폰허브는 일부 영상을 삭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이번엔 피해 여성 40명이 폰허브의 모회사 마인드기크(Mindgeek)를 상대로 4000만 달러(약 441억원)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성착취 영상을 통해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다. 서울신문은 마인드기크 고소장을 직접 분석해 어떤 혐의인지 살펴봤다.●구글·아마존 등 이어 방문자 8번째로 많아 2007년 개설된 폰허브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인기 있는 포르노그래피 사이트다. 웹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2019년 폰허브 전체 방문 횟수는 약 420억회, 하루 평균 1억 1500만회에 달했다. 2019년 미국에선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이어 여덟 번째로 많이 방문한 웹사이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였다. 인증받지 않고도 영상을 올릴 수 있고, 다운로드도 자유로워 연간 1000만개 이상이 유통됐다. 한국 이용자 수도 적지 않다. 불법 사이트라 직접 접속은 불가능하지만, 우회 통로로 이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텔레그램 성착취 ‘박사방’, ‘n번방’ 사건이 알려졌을 때도 피해자들의 영상이 폰허브에서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였다. 앞서 NYT는 실제 피해 여성들의 인터뷰를 통해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법 성착취 영상이 폰허브에서 얼마나 규제 없이 유통되는지 짚었다. 누구나 쉽게 영상을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할 수 있고, 이에 대한 플랫폼 내 자체 모니터링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탓에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은 전 세계를 떠돌았다. 실태가 알려지자 비자와 마스터 등 대형 카드사는 부랴부랴 폰허브 내 결제 서비스를 영구 중단한다고 밝혔고, 폰허브는 “유해 콘텐츠 확산을 막겠다”며 전체의 75%에 달하는 비인증 영상을 삭제했다. 문제는 폰허브 사이트 한 곳만 바뀌는 걸로는 들불처럼 번지는 온라인상 피해를 막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폰허브 모회사 마인드기크는 현재 100개 이상의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포르노 사업을 전 세계적으로 독점하는 셈이다. 지난달 15일 여성 40명이 마인드기크를 상대로 인당 최소 1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영상 안 찍으면 집에 못 간다” 협박 이들의 소송을 상세히 살펴보기 전에 걸스두폰(Girls Do Porn)이라는 업체부터 알아야 한다. 걸스두폰은 2007년부터 2019년 10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마이클 프랫과 매슈 울프, 안드레 가르시아 등이 운영한 일종의 성매매 기업이다. 이들은 ‘아마추어 옆집 소녀’를 콘셉트로 내세우며 “18~22세의 소녀들이 처음으로 이 비디오에서 성관계를 한다”는 식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다수의 여성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영상을 찍었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 변호인단은 43쪽에 달하는 고소장을 통해 이들의 범죄가 얼마나 조직적이고 악랄하게 이뤄졌는지 나열하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걸스두폰은 온라인에서 단순 모델 광고인 것처럼 해 수백 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모집했다. 포르노라는 걸 안 뒤 여성들이 주저하면 온라인에 영상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북미가 아닌 호주나 뉴질랜드 등 해외에서 판매되는 개인 소장용 DVD 영상이라고 꼬드겼는데, 프랫과 울프가 뉴질랜드 악센트가 있어 피해자들은 이 말에 속아 넘어갔다. 심지어 이들은 돈을 주고 가짜 모델까지 고용해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 영상 유출을 우려하면 가짜 모델이 자신의 경험인 척 온라인에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고 답변하게 한 것이다. 계약서를 쓸 때는 강요와 협박이 이어졌다. 촬영 현장에서 계약서를 주고 다 읽어 보기도 전에 서명하라고 했고, 촬영 중 여성이 특정 성행위를 거부하면 돈을 주지 않거나 집에 보내 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압박했다. 긴장을 풀어 준다는 명목으로 미성년자에게도 술이나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09년부터 10년간 이들이 이 같은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700만 달러(약 184억원) 이상이다. 이들의 범죄는 이미 법원에서도 일부 판결이 났다. 2016년부터 피해 여성들을 중심으로 소송이 시작됐고, 2019년 10월 프랫과 울프, 가르시아 3명은 강제, 사기 및 강압에 의한 성매매와 인신매매 등으로 형사 기소됐다. 울프와 가르시아는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고, 프랫은 멕시코로 탈출해 지명 수배 명단에 올랐다. 샌디에이고 고등법원은 지난해 1월 울프 등이 피해 여성 22명에게 13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민사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폰허브 폐쇄 청원에 210만명 동참 변호인단은 이런 피해 사실과 함께 어떻게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범죄를 묵인하고, 나아가 이를 이용했는지 상세히 적었다. 마인드기크는 2011년부터 걸스두폰과 계약을 맺고 판매, 마케팅, 영상 유통 등을 관리했다. 그런데 고소장에 따르면 마인드기크는 이르면 2009년, 늦어도 2016년부터 걸스두폰이 사기, 강요, 협박 등을 통해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걸 알고 있었다. 변호인단은 “걸스두폰의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에 사기 등에 관한 상세한 불만 사항을 보내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면서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혐의를 알고 있었지만 영상을 내리지 않고 오히려 이를 수익 창출에 썼다고 주장했다. 마인드기크는 2019년 10월 걸스두폰 관계자들이 체포돼 법정으로 넘겨지자 그제야 영상을 삭제했다.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의 조치가 너무 늦다며 “영상 삭제 시점에 걸스두폰은 이미 없는 회사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성착취 영상 산업의 독재자 격인 거대 회사가 이 같은 불법 영상 유통을 방관하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은 2015년 한 해에만 4억 6000만 달러(약 4976억원)가 넘는다. 특히 마인드기크를 대상으로 이 같은 대규모 소송을 하는 건 처음이라 바이스 등은 “앞으로 불법 영상 유통 과정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보도하며 성산업 전반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간 음란물 산업은 여성의 ‘동의’하에 촬영됐다는 명목으로 거의 처벌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연방 당국은 10년 이상 음란물 제작자에 대해 심각한 기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2008년 폴 F 리틀이 수차례의 성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징역 3년 10개월에 불과했다. 온라인 권익 단체인 사이버 시민권 이니셔티브의 회장인 매리 앤 프랭크 마이애미대 교수는 “음란물 업계의 많은 여성이 그동안 유사한 강압과 불만을 얘기했지만, 누구도 여기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포르노 관련 다큐멘터리를 공동 제작하기도 한 그는 걸스두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법원 판결에 대해 “(영상 촬영 과정에선) 엄청나게 많은 사기와 강압이 벌어진다”며 “앞으로 수사기관 등에서 이런 사례에 대해 조사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등에서도 마인드기크와 폰허브 사이트 폐쇄를 놓고 계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제 성착취 반대 단체인 트래피킹허브가 대표적이다. “폰허브를 폐쇄하고 운영자들에게 인신매매 방조 책임을 묻자”는 국제 청원에 올해 1월 기준 210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한국 여성들 역시 다수 참여했다. 트래피킹허브 설립자인 라일라 미켈웨이트는 “이윤을 위해 강간, 학대, 인신매매당하는 데서 개인을 보호하는 건 ‘검열’이 아닌 필수적인 인권 보호”라며 “폰허브가 문을 닫을 때까지 입을 닫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말, 사람이 먼저인 새해로/박상숙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정말, 사람이 먼저인 새해로/박상숙 국제부장

    2020년은 사람의 값을 다시 따져 보게 된 시간이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류가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리라고 호언장담하던 때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하나로 지상에서 180만명가량이 스러졌다. 스페인 독감 이후 최악(!)이라는 기록을 들이대지 않아도 실존에 대한 위기감은 뼈저렸다. 전쟁터도 아닌데 사람이 이렇게 쉽고 허무하게 죽을 수 있다니. 구랍 백신이 나왔지만 공포는 여전하다. 남은 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더 가벼워진 존재의 가치에 발버둥치고 있다. 기업, 가게, 학교 등이 문을 닫으면서 고립과 실직은 일상이 됐고, 불평등과 불안은 깊어졌다. 미래는 늘 불투명했지만 코로나가 더해진 가시거리는 측정 불가다. 새해 전망부터 암울하다. 세계은행은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경제침체로 올해 1억 5000만명이 극심한 빈곤을 겪을 것으로 보며, 국제통화기금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가 될 것이라고 보탰다. 비대면 트렌드로 특수를 누린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와 같은 억만장자가 아니라면 2021년을 맞는 심사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개인의 노력으로 운명을 선택할 수 없는 무력감에 찌든 지난해를 보냈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러니 연초마다 다지는 작심삼일의 결심조차 여의치 않다. 헤매는 어린양을 헤아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얼마 전 ‘렛 어스 드림’(Let Us Dream)이라는 책에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살아가는 태도를 제시했다. 마태복음 13장의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는 구절을 인용해 양극화의 비정함을 환기시키면서, 전염병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훼손된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삶의 속도를 늦출 것을 권한다. 천천히 가면서 주변 사정을 눈에 담으며 다 함께 잘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병의 창궐로 거의 멈춤 상태인 일상에서 불안보다는 반전의 희망을 찾으라는 뜻일 터다. 실제로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타면 풍경의 변화에 민감해진다. 밖을 향해 눈을 돌리는 건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에너지가 될 수 있다. 반(反)세계주의 활동가 나오미 클라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강제한 ‘삶의 감속’이 일으킨 긍정적 영향을 언급했다. 그녀에 따르면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 죽음으로 촉발된 인종차별반대 시위는 과거와 사뭇 달랐다. 국경을 넘어 여러 대륙으로 확산돼 규모 면에서도 유달랐지만, 인종은 물론 연령·계층도 다양했다. 식민주의 잔재를 청산하자는 움직임으로 발전할 만큼 파급력이 강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팬데믹으로 삶에 제동이 걸린 개인들이 무한경쟁의 일상에서는 무관심했던 인종차별, 독재와 같은 보편적 이슈에 반응하고 공감했기 때문이란 게 그녀의 분석이다. 반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와 정치인은 어떠했나. 국민의 안전과 국가적 협력을 도모하기보다는 정략적 이익을 위해 전염병 사태를 악용한 사례가 허다하다. 마스크 착용부터 백신과 치료제 개발까지 단계마다 이념을 들이대며 분열을 조장하고 고통을 세계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우리라고 다를까. ‘검찰과의 전쟁´으로 국정이 오락가락하면서 세계적 찬사를 받았던 K방역의 민낯이 드러났다. 요양원, 구치소 등에서 무더기 감염 및 사망이 속출하고 있다. 한 국가의 품격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한다. 구의역 김군이나 태안화력 김용균씨가 겪은 참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만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역시나 기대를 저버렸다. 인권 변호사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약속했다. 표심에 매달리는 구호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새해였으면 한다. okaao@seoul.co.kr
  • [2030 세대] 10년 전 아랍 봉기의 교훈/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30 세대] 10년 전 아랍 봉기의 교훈/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12월, 한 튀니지 청년의 분신이 아랍 세계 전역을 뒤흔들었다. 청년의 이름은 무함마드 부아지지로, 그의 이름은 곧이어 아랍이라는 거대한 들판을 전부 태운 하나의 불씨로 기억된다. 부아지지의 분신은 튀니지에서 혁명을 촉발했고, 그 물결은 국경을 넘어 리비아, 이집트, 예멘, 시리아 등지로 번졌다. 그리하여 중동 등에서 수십 년을 이어 온 독재정권이 전복되거나 막대한 위협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랍 봉기는 결코 사람들이 기대했던 ‘아랍의 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시위대는 독재를 몰아낼 수는 있었지만 새로운 질서를 세울 수는 없었다. 혁명세력은 인구폭발로 인한 농촌 경제의 파탄과 도시의 과밀화를 해결할 수도 없었고, 고도성장을 이어 가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와 달리 깊게 침체돼 있는 아랍 경제를 성장 궤도에 올리는 방법도 알지 못했다. 대신 그들은 미래를 향한 고민을 시작하기 전부터 독재 정권이 억압했던 ‘과거’와 싸워야만 했다. 농촌 경제의 악화와 수자원 위기는 종래의 부족, 종파 갈등을 심화시켰고, 도시의 과밀화는 빈민들로 하여금 급진적인 정치적 이슬람주의를 신봉하도록 만들었다. 시리아에서는 이런 모든 갈등이 폭발하면서 10년을 이어 갈 내전이 시작됐다. 이집트 혁명 당시 등장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민들의 수평적 연대가 세상 모든 독재를 몰아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무색하게도, 시리아에서 정보기술은 전투를 선동하고 과격분자들을 끌어들이는 매개체가 돼 주었다. 따라서 아랍 봉기 10년의 교훈은 낙관적인 교훈보다는 비관적인 교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랍 봉기는 민주주의의 약속된 승리보다는, ‘정의와 무질서보다는 불의와 질서가 낫다’는 키신저의 교훈이 옳았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불의로 질서를 유지하는 수많은 국가가 언제든지 작은 불씨 하나로 송두리째 타버릴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은 아랍 봉기의 두 번째 교훈이었다. 게다가 지난 10년은 아랍 봉기를 낳은 여러 문제, 즉 도시와 농촌의 인구학적 위기, 도시와 지방 사이의 문화적 이질성, 국경을 횡단하는 극단주의의 확산이 세계적으로 더 심화된 시기이기도 했다. 아랍 봉기의 교훈을 다른 독재자들이 잘 받아들였기 때문인지 그런 붕괴가 다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몇몇 국가에서 시한폭탄은 착실히 돌아가는 셈이다. 대대적 반정부 시위를 맞닥뜨린 이란, 독재자를 몰아낸 뒤에도 여전히 불안정한 수단, 얼마 전 민족 갈등으로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는 에티오피아 같은 예시는 무수히 많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의 진짜 파괴력은, 이미 한계 상황에 몰려 있던 국가들의 질서를 요동치게 해 언제든지 부아지지의 불꽃이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은 환경을 조성한 것일 수 있다. 그러니 10년 전의 아랍 봉기와 지금의 팬데믹은, 일상을 상실한 군중의 분노가 촉발하는 혼란의 연쇄를 막는 것이 다음 10년의 화두가 돼야 한다고 말하고자 한다.
  • “北 도발 억제하려면 美, 북미 싱가포르 성명 존중 메시지 보내야”

    “北 도발 억제하려면 美, 북미 싱가포르 성명 존중 메시지 보내야”

    북한이 5년 만에 당 대회를 열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올해 한반도 정세는 정초부터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대북제재·수해라는 ‘삼중고’ 속에서 북한이 군사 도발을 취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남북 대화의 불씨를 살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시켜야 하는 문재인 정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69)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대북제재로 막혀 있는 남북 경제협력보다 코로나19 방역 협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북한의 무력 도발을 억제하려면 바이든 정부가 북미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와의 인터뷰는 31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진행됐다.-북한 당대회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다. “지난 3년 동안 북한 경제가 15%가량 줄었다는 통계가 있다. 북한 정권의 핵심 지지층인 평양 주민들의 불만도 팽배해 있다고 한다. 이건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력갱생 노선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상황과 달리 준시장경제 체제나 마찬가지고, 준개방돼 있어 국제 압박에도 취약하고 자력갱생은 더 힘들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정책 변화를 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북한은 계획경제, 폐쇄경제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그건 옛날 얘기다. 북한 내에서도 뇌물이 용인되면서 최고지도자-관료-주민 사이에 일종의 ‘묵시적 계약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원해서가 아니라 북한의 시장화, 개방화 진행의 결과로 리더십 스타일을 바꿀 수밖에 없게 됐다. 전체주의적 절대권력자에서 권위주의적인 개발독재자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데 이런 변화가 한반도 정세에 중장기적으로 어떤 함의를 던져 주는지 살펴야 한다.”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할까. “북한에 대한 협상 방식이 조금 달라질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협상팀 간 조율이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들이 만나는 건 지양하겠다는 기조는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톱다운(하향식)과 보텀업(상향식) 방식이 적절하게 어우러져야지 어느 한쪽만 선호하면 문제가 생긴다. 협상팀에 권한을 위임하지 않은 채 상향식을 고수하면 협상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도 2인자로 알려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협상 전면에 나서게 한다면 진전이 빠를 수도 있을 것이다.” -북미 간 기존 합의가 향후 협상에서 어떻게 작용할까. “2018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의미 있는 합의였다.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비핵화 등 북미 간 가장 중요한 현안들이 다 들어 있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싱가포르 합의를 존중한다. 그리고 우리는 대북 협상에 진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먼저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은 올해 국내 문제가 산적해 외교 문제에 전념하기 힘들고, 북한도 우선순위가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경제 문제로 하루가 급한 북한이 계속 인내해 줄 것인가. 도발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남북 협력에 속도를 내고 싶어 한다. 미국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나. “미국에 북핵 문제 접근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충분히 설명·설득해야 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재’라는 압박도 중요하지만 압박이라는 한 가지 수단만 가지고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안보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핵부터 폐기하라고 하면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북한의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고 협상을 위한 정치적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포용’이 필요하다. 비핵화를 한 다음에 보상의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종전선언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남북미 3자 간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정치적 포용의 제스처가 될 수 있다.” -정부가 북한에 금강산 공동개발을 제안했다. “우리가 국제적인 대북제재 연대에서 이탈하는 건 어렵다.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을 재개하기도 힘들다. 대북 정책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우선 제재 범위 바깥에 있는 협력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남은 1년여 동안 보건·의료, 코로나19 방역에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 협력을 이끌어 낸다면 굉장히 중요한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한일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한일 관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놓고 ‘편익’을 분석해 봤으면 한다. 바이든 정부도 한일 관계를 개선하라는 요청을 할 것이다. 우리가 바이든 정부의 요청을 소홀히 했을 때 감수해야 할 비용도 있다. 우리가 지켜 온 한일 간 정경분리 원칙을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먼저 깼다. 다시 정경분리 원칙으로 돌아가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강제징용 배상도 정치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윤영관 “김여정, 북미협상 전면에 나서야”

    윤영관 “김여정, 북미협상 전면에 나서야”

    북 당대회서 자력갱생 노선 변화 주목美, 싱가포르 선언 존중 메시지 던져야바이든, 동맹 강조…미중 갈등 지속한미 군사 목표가 중국 아니라고 설득 북한이 5년 만에 당 대회를 열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올해 한반도 정세는 정초부터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대북 제재·수해라는 ‘삼중고’ 속에서 북한이 군사 도발을 취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남북 대화의 불씨를 살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시켜야 하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69)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는 북한의 무력 도발을 억지하려면 바이든 정부가 북미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로 막혀 있는 남북 경제협력보다 코로나19 방역 협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윤 교수와의 인터뷰는 31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진행됐다. -북한이 이달 초순 당 대회에서 대내·대외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대북 제재, 코로나19, 수해 삼중고에 시달리고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 3년 동안 북한 경제가 15% 축소했다. 북한 정권의 핵심 지지층인 평양 주민들의 불만도 팽배하다고 한다. 당 대회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을까 싶다. 핵심 관전 포인트는 자력갱생 노선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줄 것인가이다. 자력갱생의 지속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다르기에 힘들 것이라고 본다. 그때는 시장화가 진행이 안 됐고 폐쇄적인 경제였다. 지금은 준시장경제, 준개방된 상황에서 제재와 같은 국제적 압박에 취약하다. 당 대회가 굉장히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다.” -북한이 자력갱생 노선을 버리고 개혁·개방에 나설 수 있을까. “북한에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30년간 시장화가 확산·심화되고 개방화가 진행됐다. 지금 북한 경제는 무역 없이 버티기 힘들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해서가 아니라 북한의 시장화와 개방화의 결과로 리더십 스타일을 바꿀 수밖에 없다. 전체주의적 절대권력자에서 한국의 박정희, 중국의 덩샤오핑과 같은 권위주의적인 개발독재자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북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중장기적으로 어떤 함의를 주는지 중요하다.” -바이든 정부는 대북 정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할까. “바이든 당선인이 지난 3월 기고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협상팀에 권한을 상당히 위임할 것이고, 동맹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협상팀 간 조율이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들이 만나는 건 지양하겠다는 기조는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가장 바람직한 건 톱다운(하향식)과 보텀업(상향식) 방식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것이다. 하향식만 고수하면 북미 간 협상에 굉장히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북한의 2인자라고 알려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협상 전면에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다. 실질적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도 협상하는 데 어려움에 봉착한다면 정상이 만날 수 있다는 여지를 줘야 한다.”-싱가포르선언 등 북미 간 합의는 어떻게 될까. “싱가포르선언은 북미 관계 개선의 기본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합의였다. 미국도 정부가 바뀌어도 존중했으면 좋겠다. 바이든 정부가 싱가포르선언을 존중한다, 북미 협상에 진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먼저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이든 정부는 올해 국내 문제가 산적하기에 외교 문제에 전념하기 힘들다. 외교 문제 중 북한 문제는 우선이 아닐 수 있다. 그러면 북한이 경제 문제 때문에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계속 인내해 줄 것인가, 도발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를 고려해야 한다. 북한도 조금 더 절제하고 신중하게 말하고, 미국도 유화 메시지를 보내 바이든 정부 시대 북미 관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 협력에 속도를 내고 싶어 하는데 미국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나. “미국과 공조하면서 남북 관계를 풀어 나가려면 미국에 북핵 문제 접근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충분히 설명·설득해야 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재라는 압박도 중요하지만 압박이라는 한 가지 수단만 가지고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북한은 극심한 안보 불안감을 갖고 있다. 1990년대 초 냉전이 끝났을 때 대미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했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 했다. 그런 상황에서 체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핵 개발로 나아갔다. 안보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핵부터 폐기하라고 하면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북한의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고 협상을 위한 정치적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포용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종전선언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남북미 3자 간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정치적 포용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을 비핵화 협상의 입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북한 문제를 푸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대북 안전보장이다. 종전선언은 대북 안전보장의 초기 단계 중 한 방안이다. 종전선언 외에도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평화협정, 북미 외교관계 개선 등 후속 조치가 있다. 한미 당국자들이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공동의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 한미가 대북 안전보장 차원에서 종전선언을 할 때 북한에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지, 다음 단계로 연락사무소 개설은 비핵화의 어느 단계에서 해야하는지 등을 담은 로드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한미가 우선 신뢰를 쌓아야 한다. 클린턴 정부 때 한미가 함께 했기에 한반도 평화 정착이 눈앞에 왔었지만, 조지 W 부시 정부 때는 한국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했지만 북미 관계가 나빴기에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웠다.”-남북 협력 어떻게 추진해야 하나. “우리가 국제적인 대북 제재 연대에서 이탈하는 건 어렵고 이에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을 재개하기 힘들다. 대북 정책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제재 범위 바깥에 있는 협력 분야에 집중적으로 올인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남은 1년여 동안 보건의료, 코로나 방역에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 협력을 이끌어 낸다면 굉장히 중요한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며 클린턴-김대중 정부 이후 20년 만에 한미 양국에 진보 정부가 들어섰다. 바이든 시대 한미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트럼프 정부 때와 전혀 다른 한미관계가 될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지 않았기에 한미동맹 자체가 불안했던 측면이 있었다. 동맹관계를 거래적 관계로 바꿔나갔다. 방위비 분담금도 다섯 배 올려달라고 하지 않았나. 트럼프 정부 때는 돈에 대한 압박이 강했다면, 바이든 정부는 민주주의 동맹 외교, 가치 외교에 동참하라는 요청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1998~2001년 김대중 정부와 클린턴 정부 간 협력이 잘됐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대북 정책과 관련해 당신이 운전수를 하면 나는 조수를 하겠다는 얘기를 했을 정도로 공조가 잘됐었다. 2000년 미국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지 않았다면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이 상당히 바뀌었을 텐데 조지 W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 아쉽다. 20년 만에 다시 한 번 한미 간 공조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에 대해 미국 의원들이 비판하며 청문회까지 준비하고 있다. 한미 관계에 영향 미칠까. “우리 정부 입장에선 북한이 전단을 타격하겠다 위협을 했었고 타격이 현실화되면 양측 간 의도치 않은 무력 충돌로 비화할 수 있기에 접경 지역 주민의 안전을 고려했어야 했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이러한 어려움을 미국 당국자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야 한다. 미국 내에선 문재인 정부가 진보 정부이기에 무조건 북한 편을 든다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아울러 미국은 북한 주민의 알 권리를 위해 북한에 정보 유입을 원하고 있는데, 가장 효과적인 유입 방법은 북한을 정치적으로 포용해서 외부 세계와의 접촉면을 늘려주는 것이다. 근본적인 조치를 취할 생각은 안하고 북한을 고립시켜 외부와의 연결고리가 전혀 없게 한 상태에서 압박만 하는 것은 효과가 아주 제한적이라는 점을 미국 측에 잘 설명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도 한미 동맹을 경시한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제가 보기엔 트럼프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보조를 잘 맞췄다. 우리 정부가 대미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국내정치적인 공방에서 비롯된 것 같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 모두에게 좋은 해결책을 찾으려면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를 동맹이냐 자주냐 이분법적 논리로 보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동맹과 자주는 동전의 양면이고 분리될 수 없는 문제인데 분리해서 생각해 정부 정책에 투영되면 엉뚱한 결과가 나온다.” -바이든 시대 미중 갈등 양상은. “바이든 정부 외교정책의 키워드는 민주주의, 동맹, 다자주의다. 트럼프 정부가 훼손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주의 국가, 동맹 국가들과 연합해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들이 불안정하게 만든 국제질서를 안정시키겠다는 노선이다. 반면 중국은 상승하는 경제력에 상응하는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국제적으로 증대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패권국이 되기 위해 미국의 영향력을 밀어내려고 하는데 미국은 동북아 정치에 계속 개입하고 자국의 전략을 추구하려 할 것이다. 미중 경쟁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에서 계속 진행될 것 같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민주주의 외교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의 국가 정체성이 민주주의, 시장경제, 다자주의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에 한국의 지정학적 특수성을 이해시켜야 한다. 한반도에서 강대국 간 충돌이 벌어질 때마다 재난이 있었다. 한국이 분단된 상황에서 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고통을 받은 역사가 있기에 한국의 특수성을 반영해 일종의 맞춤형 동맹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중국에게도 한미가 군사적 목표를 중국으로 설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시키며 미국과 중국을 함께 아우르며 가야 한다.” -악화된 한일 관계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한일 관계를 개선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편익을 진지하게 분석했으면 좋겠다. 한일 관계가 지금 상태로 머물러 있으면 우리가 손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해, 그리고 한국의 G7 가입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나. 이런 식의 어려움이 한 두 개가 아니다. 바이든 정부도 한일 관계 개선하라는 요청을 할 것이다. 우리가 바이든 정부의 요청을 소홀히 했을 때 감수해야 할 비용도 있다. 이런 비용 측면과 이득 측면들을 비교 계산해 무엇이 국가이익인지 숙고해야 한다. 저는 미래지향적으로 한일 관계를 회복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일 간 정경분리 원칙을 우리는 지켰는데 아베 신조 총리가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며 먼저 깨서 한일 관계에 어려움이 생겼다. 다시 정경분리 원칙으로 돌아가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강제징용 배상 등 한일 간 현안에 법보다는 정치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국내법과 일본의 국내법, 국제법이 부딪칠 때 정치적인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경제 배상은 해주되, 일본 정부가 도덕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진실된 사과를 하는 게 정치적 타결의 방식이 될 수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일본의 라스푸틴’ 스기타, 8년 재임 돌파…스가 정권에서도 막강권한

    ‘일본의 라스푸틴’ 스기타, 8년 재임 돌파…스가 정권에서도 막강권한

    일본 내각관방은 한국의 대통령비서실과 국무조정실 등 기능을 일부씩 섞어놓은 정권과 행정부의 중추기관이다.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정권의 탄생 때부터 내각관방 부장관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온 스기타 가즈히로(79)가 지난 26일로 재임 8년을 넘어섰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스기타 부장관은 아베 전 총리에 이어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 체제에서도 내각관방의 실무 사령탑 역할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1941년생으로 스가 총리(1948년생)보다 7세나 많은 그는 스가 총리가 제2차 아베 정권 7년 8개월간 관방장관을 지내는 내내 부장관으로서 측근에서 보좌했다. 경찰 출신인 스기타 부장관은 주로 경비·공안에서 경력을 쌓았다. 1966년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경찰청에 들어왔으며, 1982년 나카소네 정권 때 같은 경찰 출신인 고토다 마사하루 관방장관의 비서를 맡으면서 정권 핵심과 깊은 인연을 쌓기 시작했다.경찰청 보안국장을 지낸뒤 1997년 하시모토 정권에서 내각정보조사실장, 2001년 고이즈미 정권에서 내각위기관리감에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2004년 퇴임 후 관변 싱크탱크인 세계정경조사회 회장을 지내다 2012년 말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에 의해 현직에 발탁됐다. 특히 2017년부터는 중앙부처의 간부 인사권을 총괄하는 내각인사국장을 겸해 관료들에게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로 통했다. 야권과 시민단체로부터는 “정권의 핵심부에서 정보력과 인사권을 바탕으로 아베 정권의 독재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때문에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를 농락했던 요승 라스푸틴에 비견되기도 한다. 스가 총리 취임 직후에 터진 ‘정권에 비판적인 일본학술회의 후보자 6명 임명 거부’ 파문은 그의 작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학술회의 후보 임명 거부에 대해서는 당시 집권 자민당 안에서도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었다. 요미우리는 “스가 총리의 신임이 두터운 그는 내년 도쿄올림픽 준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내년 7월 재직일수 기준 역대 최장기록(8년 7개월)을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내년 4월에 만 80세를 맞이한다는 점에서 용퇴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북한 8차 당대회 개최 임박한 듯, 대표들 평양 도착해 대표증 받아

    북한 8차 당대회 개최 임박한 듯, 대표들 평양 도착해 대표증 받아

    북한의 제8차 노동당 대회 개최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당 대회 준비상황을 전하며 “당 제8차 대회에 참가할 대표자들이 12월 하순 평양에 도착하여 수도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대표자들은 ‘위대한 령도, 승리와 변혁의 5년’ 등 기록영화를 보고 조선미술박물관에서 개막된 중앙사진 및 도서, 미술 전람회를 관람했다. 이와 함께 30일에는 당 대표증 수여식이 열렸다. 8차 당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재룡 당 부위원장이 각급 당 대표들에게 대표증을 전달했으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 대표증’을 수여했다. 김 부위원장은 수여식에서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는 사회주의강국 건설위업을 승리의 다음 단계에로 확고히 올려세우기 위한 투쟁노선과 전략전술적 방침들을 제시함으로써 우리 당 역사에 새로운 전환의 이정표를 세우게 될 중대한 정치적 사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방역이 ‘초특급’으로 격상된 상황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한 데 모여 행사를 진행했다. 통신은 이달 중에 도당 대표회와 군·성 당 위원회가 열렸고 대표자 선거와 방청자 추천이 이미 이뤄졌다고도 전했다. 당 대표자들이 수도에 집결했으며 대표증까지 받은 것을 보면 당대회가 당장 1월 1일이나 2일부터 시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는 개회일 사흘 전인 5월 3일에 당 대표자들이 전날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5년 만에 열리는 당대회에서 북한이 미국에 선물을 안겨 줄지 주목된다. 북한의 2인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위상도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대회에서는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비롯한 내부 목표와 더불어 대미·대남 정책 방향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향해 파격 수준의 제안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선제적으로 북미 대화 제안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사회주의 단계를 수정하면서 개혁개방의 명분을 찾을 수 있다”며 “우회적 메시지이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올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어 가장 강력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외신에서도 이렇게 예측하는 기사들이 나왔다. 미국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김여정이 현대사 최초의 여성 독재자가 될 준비를 마쳤다고 지난 28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 부부장 겸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여정이 김정은의 그늘에서 벗어나 북한에서 가장 노골적인 싸움꾼으로 변신하면서 북한 지도부의 차기 후계자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도 높고 대미·대남 업무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정치국 위원에 오르면서 조직지도부장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세상에 단 12개 뿐인 ‘금화 한 닢’ 경매…가치는 수억 원

    세상에 단 12개 뿐인 ‘금화 한 닢’ 경매…가치는 수억 원

    영국 혁명가 올리버 크롬웰의 초상이 새겨진 금화가 경매에 나왔다. 시작가는 15만 파운드(약 2억 2000만 원)다. 2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1656년 주조된 50실링(영국의 옛 화폐단위)짜리 금화 한 닢이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금화 앞면에는 윈스턴 처칠과 함께 가장 위대한 영국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혁명가 올리버 크롬웰의 초상이 새겨져 있다. 뒷면에는 왕관을 얹은 방패를 중심으로 라틴어가 새겨져 있다. 문자 그대로 ‘영국연방공화국의 수호자, 신의 은총 올리버’, ‘평화는 전쟁에서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올리버 크롬웰의 초상이 새겨진 금화는 세상에 단 12개뿐이다. 경매에 부쳐진 금화는 영국 노스요크셔주에 머물던 미국인 개인 수집가 마비 레신의 소유였다. 런던 동전 수집가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경매를 주관하는 런던 경매업체 딕스누넌웹(DNW) 측은 “나머지 금화가 대부분 기관 소유이기 때문에 시장에 나오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희귀한 가치를 지닌 금화의 경매 시작가는 15만 파운드, 한화 약 2억 2000만 원으로 책정됐다.금화에 새겨진 초상의 주인 올리버 크롬웰(1599~1658)은 1640년대 청교도 혁명 당시 9년에 걸친 전쟁 끝에 왕당파를 물리치고 공화국을 수립한 혁명가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를 다스리며 청교도 공화국 실험을 했다. 찰스 1세의 목을 벤 뒤에도 왕위를 거절한 일화가 유명하지만, 공화국을 세우는 과정에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자비한 학살을 자행했다. 1653년 공화국 선포 이후 호국경에 취임한 뒤에는 철권통치로 독재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사후에는 시신이 무덤에서 파헤쳐져 교수대에 매달리는 수모를 겪었다. 아버지 찰스 1세가 단두대에서 죽는 광경을 지켜본 아들 찰스 2세는 1661년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한 지 3년이 된 크롬웰의 시신을 무덤에서 꺼내 참수시켰다. 크롬웰에 대한 평가는 아직까지도 혁명가와 독재자로 엇갈린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정년 3일 남은 김진숙…농성장 찾은 정의당 “정부가 책임져야”

    정년 3일 남은 김진숙…농성장 찾은 정의당 “정부가 책임져야”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지도위원의 농성장을 방문했다. 김 대표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김 지도위원의 복직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김 지도위원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은 김 대표는 “김진숙 지도위원은 독재정권 시절인 1986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이고 당시에는 공기업이었던 대한조선공사에서 노동조합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대공분실로 끌려가고, 회사에서는 해고당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시대가 만들어낸 희생양”이라면서 “2006년, 함께 유인물을 배포했던 동료들의 복직도, 그로부터 3년 후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의의 복직권고도 그 긴 해고의 시간을 중단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민주화운동의 결과가 34년간의 해고와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정년을 해고된 채로 맞이하는 것은 민주국가의 책임방기”라며 “해고된 채로 정년을 맞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노동현장을 만들기 위한 민주화운동에 대한 보상과 명예회복을 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미 부산시의회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복직을 촉구하는 특별결의안을 낸 바 있고 특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정부의 노력을 주문하기도 했다”며 “이런 점에서 정부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정년 내 복직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산업은행에도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재 한진중공업은 사실상 산업은행 소유”라며 “그럼에도 산업은행은 경영상 문제라서 간섭하기 어렵다는 의견 뿐 아니라 최근에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이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미 법률단체들도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해고자 복직이 배임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며 “정의당은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정부의 노동존중이라는 국정기조에 맞게 한진중공업의 과거 저질렀던 김진숙 지도위원 해고라는 잘못을 바로잡는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제 김진숙 지도위원의 정년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며 “그러나 김진숙의 복직을 희망하는 노동자들과 단식 농성자들은 ‘김진숙의 복직 없이는 정년도 없다’는 각오로 12월 31일이 지나 복직이 안 될 경우에도 단식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조광한 남양주시장, 이재명 지사 고발

    조광한 남양주시장, 이재명 지사 고발

    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검찰에 고발됐다. ‘올해 9차례 보복감사를 받았다’며 경기도의 감사를 정면 거부해 파문을 일으켰던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이 지사를 ‘공무원 사찰 및 인권침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김 지사와 조 시장의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조 시장은 28일 엄강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남양주시지부장과 함께 이 지사와 김희수 도 감사관 등 5명을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고발장 제출에 앞서 배포한 입장문에서 “공무원들이 자신의 댓글이 감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느낀다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독재국가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는 이 지사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공무원 5명을 특정해서 문답서까지 만들어 감사를 나왔다”면서 “공무원들을 사찰하고 인권을 침해한 행위라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조 시장은 “공직을 이용한 사익추구와 불법행정 자행에 대한 상응한 책임을 묻는 게 공정한 세상”이라면서 “관행적으로 잘못된 일을 바로잡아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측은 “부패 혐의에 대한 감사를 성실히 받고 고발했다면 남양주시장의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았을 텐데 조사 거부에 고발까지 하며 진상 규명을 회피하고 시간을 끌고 있다”며 “무척 유감”이라고 했다. 이들의 갈등은 경기도가 지난달 17일 남양주시와 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4일까지 3주간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특혜 의혹, 예술동아리 경연대회 사업자 불공정 선정 의혹,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 여부, 공유재산 매입 관련 특혜 의혹, 건축허가(변경) 적정성 여부, 기타 제보 사항 등에 대한 특별조사를 하겠다고 밝히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변창흠 청문보고서 채택’ 강행에 “의회독재…文 또 사과할 것”

    ‘변창흠 청문보고서 채택’ 강행에 “의회독재…文 또 사과할 것”

    더불어민주당이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하자 국민의힘이 “의회 독재”라고 규탄하며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심각한 문제에 대해 법적 절차를 검토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변창흠 후보자는 능력, 도덕성, 인성 등 모든 분야에서 이미 낙제점을 받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변창흠 후보자는 ‘사과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고, ‘해명에 대한 해명’이 필요할 정도로 앞뒤 안 맞는 모습만 보였다”며 “이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대한민국은 24번째 부동산 정책 실패 터널을 통과해, 더 어둡고 긴 암흑의 터널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적 저항과 최종 책임은 대통령의 몫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되는 26번째 장관급 인사다. 이런 것을 의회 독재라 하지 않으면 무엇을 독재라 하는가”라고 덧붙였다.이날 오전 국토위는 야당의 거센 항의 속에서 변창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석 26인 중 찬성 17인, 기권 9인으로 가결, 채택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토위원들은 표결 전 국토위원장 자리에 몰려들어 “원천무효”, “지명철회”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야당 간사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새벽까지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그간 제기된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증폭되기만 했다”며 “아무도 없는 구의역 사고 현장에서 혼자 고개 숙인 사진 한 장이 과연 진정성 있는 사과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SH, LH 사장 시절 특정학회, 단체 일감 몰아주기, 지인 채용 등 각종 의혹 제기됐으나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오히려 위증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크리스마스에 대통령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에 대한 법원 판결과 관련해 잘못된 부분에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며 “이번 보고서가 채택돼 임명이 강행된다면 제2의 대통령 사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인 진선미 국토위원장은 “표결로 처리하는 것에 대해 그 누구보다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조금 부족하다 생각하셔도 후보자가 본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수도 있지 않나. 오늘은 양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인사청문회 국면마다 ‘데스노트’(저승사자의 명부)로 불리며 주목받는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은 부적격 의견을 명시하는 조건부로 찬성표를 던졌다. 심상정 의원은 “변창흠 후보자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저급한 인식과 노동인권 감수성 부족은 시대착오적이며 국민 정서와 크게 괴리돼 있다”며 “특히 재난 시기 국토부 장관으로서 치명적 결격 사유”라고 했다. 이어 찬성표를 던진 데 대해 “보고서 채택이 대통령의 임명을 인정하는 정치적 의미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당 간사인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후보자의 도덕성, 인성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난이 있는데, 너무 매도당한 점이 있다”고 반박하며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한번 좀 시켜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