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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S “못참겠구먼”…민주당 비난에 발끈

    최근 김영삼(金泳三·YS) 전대통령의 아리송한 줄타기 행보에 대한 각계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YS는 공식적으로는 정치활동과 무관한 것처럼 행동하고있다.하지만 실제로는 상도동 자택을 방문하는 정치인의 ‘입’을 통해 각종정치현안에 개입하며 정치권의 ‘쟁점 메이커’로 등장하고 있다. YS가 지난 20일 민국당 여익구(呂益九) 서울시 선대위원장에게 “어느 당이든 야당다운 야당을 지원하겠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처럼 YS는총선 때까지 한쪽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김 전대통령측은 민주당이 ‘재임시 나라를 망친 대통령’이라며정치개입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해 발끈하고 나섰다. YS의 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의원은 21일 개인성명서를 통해 “YS가 ‘김대중(金大中) 독재정권’의 부정선거 획책음모를 비난한 것은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당연한 지적이며 마땅히 해야 할 책무”라고반박했다. 또 IMF사태에 대한 YS 책임론에 대해서도 “절반의 책임은 DJ(김대중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박의원의 이러한 입장발표는 YS가 앞으로도 정치현안에 대한 개입 발언을 계속하며 이슈를 만들 의도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
  • [대한시론] 정치가와 정치꾼

    요즘 일부 정치인의 작태를 보고 있자니 타임머신을 타고 수백 년을 거슬러한참 사색 당파의 난장판을 벌이던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당파 싸움은 임진란,병자호란,또 IMF관리체제 등의 엄청난 국난의 와중에서도 그칠 날이 없었다. 조선사회는 ‘말이 태어나면 제주도로,사람이 태어나면 서울로’라는 식으로 모든 것이 권력(벼슬)에 집중되어 있었다.벼슬을 해야 양반이 되고,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식에게 과거(科擧)공부를 시켜야 하는데,충분한 재력이 필요하다.그리하여 권력과 돈,명예가 삼위일체가 되는 것이다. 일단 지위를 얻고 나면 특권계급이 되고,나라가 자기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으로 여기며,병역면제나 세금의 특혜를 누린다.그리하여 일단 손아귀에 넣은자리는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 일찍부터 한국 정치사에서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서구의 지성은 ‘책무의식(Noblesse Oblige)’의 유무로 정치가(statesman)와 정객(politician)을 구별한다(M.웨버 ‘직업으로서의 정치’).한국에는이것과는 별도로 ‘정치꾼’이 있다.정치꾼은 어떤 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는 일이 없으며,오직 오기와 강변으로 자신의 보신과 정치적 입지를 위한 일에만 주력한다. 자신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정당을 분열시키고,IMF사태 이후 인심과 멀어진 YS에게 등을 돌렸다가 다시 지역감정을 이용하기 위해 그를 찾는 모습에서는 백성을 지켜주는 서구 귀족의 ‘책무의식’같은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조선시대의 사색당파가 형성된 이유가 가문세도를 위한 것이었다면,요즘 4분5열된 당의 형성은 ‘지역차별’에 근거를 두고 있다.이들에게는 한결같이‘팔을 안으로 굽히는’ 고루한 마을적 사고가 작동하여 ‘내 편이 아니면남’이고,‘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오기’ 뿐인 것이다. 오만한 정치적 행동은 반드시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지난 2년동안 중요한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특정지역에 내려가 대중집회를 열어 그곳 지역감정에 불을 붙이는 일을 해 왔다.그 결과 지역주민의 피해의식은 더욱 증폭되었고,일단 그의 노선이 못마땅하면 금방이라도 반대 입장을 하게 된다.그렇기에 그 지역 출신의 국회의원이 대거 이탈해 갔다.자기 칼에 자기가 당한 셈인데 애초에 사용해서는 안될 칼(지역민의 선동)을 사용한 대가인 것이다. 3·1운동은 지역과 계급의 차별을 극복하고 민족이 하나됨을 자각하는 계기였다.그러나 모처럼 하나임을 자각한 우리 민족은 그간의 독재정권의 지역차별 정책에 의해 피멍이 들었다. 최근(2월24일,MBC) TV토론에서 ‘우리가 남이가’ 대통령의 전 비서실장 김광일씨는 지역정서를 존중하는 일을 정치가의 사명으로 강변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한국민은 면,군,도마다 분열될 판인데,선진국이라면 그 말한마디로 정치생명은 끝장이 나고도 남는 일이다. 그는 국회의원을 동네 반장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정치인이 당장의 이익을 위해 정도에 벗어난 언행을 일삼을 때는 반드시 그 값을 치를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사회가 혼란스러워도 민족의 양심은 면면히 살아 있으며, 오염되지않은 젊은이들은 이러한 정치적 경향을 혐오할 수밖에없다.시민연대가 일련의 정치꾼들에게 실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인이 백성을 위하지 않는다면,민중은 스스로를 지킬 수밖에 없다.그렇기에 한국인은 세계에 유래가 없는 의병운동을 감행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것이 3·1운동,그리고 요즘의 시민운동으로 이어진 것이다.한국인은 자각만 하면 강한 시민의식을 발휘할 수 있으며,이번 시민운동이 그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조가 되어줄 것이다. 다만,또 어떤 무책임한 정치꾼의 한마디가 모처럼 하나로 뜻을 뭉치고 있는국민의 일체감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릴지 걱정이다. 이제 진정 고루한 지역차별의식을 벗어 던지고 한국인이 하나가 되어 새롭게 민족의 진로를 모색해 가야 할 때이다. 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 수학
  • 사이버공간 “지역감정 없애자”

    최근 시민단체의 홈페이지와 컴퓨터 통신에 정치인들의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비난하는 글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단순한 사례 고발이나 질책을 넘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등 지역감정해결을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들이나오고 있다. YJARTS라는 네티즌은 ▲지역감정 부추기고 학연을 내세우는 사람 ▲부정한방법으로 재산을 모으고,병역을 면제받은 사람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배타·독단적인 사람 ▲사실이 아닌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럴싸하게 의혹을제기해 유권자를 혼란시키는 사람 ▲능력·실력 없이 지역 맹주에게 충성해공천받은 사람을 ‘총선에서 척결해야할 오적(五賊)’으로 규정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대구 토박이’라고 소개한 ‘가치혼란’이라는 네티즌은 “야당이 호남지역에서 표를 얻으려면 이 지역에 중량급 인사를 공천해야 한다”면서 “당선 가능한 사람은 모두 수도권과 영남에 출마하면서 호남지역에서 표를 얻을 수 없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CAMCY’라는 ID 사용자는 천리안에 “민주당이 호남지역에 30% 정도 공천을 하지 않고 아예 야당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떠냐”면서 “지역 감정을잠재우고 국정을 이끌면 국회의원 수가 문제겠는가”라고 여당이 먼저 솔선할 것을 주문했다. ‘삼국유사’라는 네티즌은 “최근 일부 정치인들이 충청도에 와서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유관순 열사,만해 한용운 선사,김좌진 장군을배출한 충청도민이 지역감정에 호소해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들을 퇴출시키자”고 주장했다. 5일 총선연대의 홈페이지에 ‘나라사랑군’이란 이름으로 글을 올린 한 시민은 “지역감정은 60년대 박정희 독재정권이 부정,금권,관권,흑색 선전을선거의 주요도구로 사용하며 경상도의 지역감정을 유발하면서 시작됐다”면서 “87년 대선 때 김종필 명예총재가 나타나며 충청도까지 지역주의에 휘말리게 됐다”고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의 지역감정 관련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이어 “이번 선거가 지역주의로 흐른다면 3김이 정치에서 모두 떠난후에도 지역주의 정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남지역의 한 고등학생은“지역주의에 기생하는 정치인들이 경제를 망친전직 대통령에게 찾아가 아부하는 모습을 보며 분노한다”면서 “어른들은제발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지역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달라”고요구하기도 했다. PC통신 하이텔에 글을 올린 이철우씨(ID,smartcpu)는 “지역감정은 1인 독재식 정당 운영에서 비롯된다”면서 “1인 보스정치를 청산하라”고 요구했다.김원봉씨(ID,FREEAZ)는 최근의 지역주의 논란에 대해 “전국민의 지지를받지 못하는 정당들이 전국 정당화의 목표를 포기하고 지역의 맹주로 살아남아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유치한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전영우 이창구기자 ywchun@
  • 金대통령 大邱방문 호소 “선거판 지역주의 몰아냅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8일 대구를 찾았다.대구지역 8개 고교생들이 과거 자유당 독재정권에 항거한 ‘2·28 민주의거’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이 지역 섬유산업의 중심부인 한국염색기술연구소를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4·19의 도화선이 된 2·28의거 기념식 참석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있는일이다. 김 대통령은 이날 대구에서 두 가지를 중점 강조했다.2·28 민주의거 정신을 기리면서 지역감정의 폐해를 강도높게 비판했고,다음달 초 이탈리아 밀라노 방문을 앞두고 대구·경북지역 ‘밀라노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국민적관심을 촉구했다. 특히 지역감정 문제는 당초 연설원고에 없던 내용으로 김 대통령의 심중을읽을 수 있었다.“총선을 앞두고 걱정이 앞선다”고 말문을 연 김 대통령은“또다시 지역주의가 우리 선거를 지배하는 경향이 있다”며 2·28의거 정신이 민주·자유·평등·사랑의 응집물임을 강조했다. 이어 “나는 편중인사를 한 적이 없다” “지난해 예산도 영남 2조6,000억원,호남 1조5,000억원이었다”며 호남지역에서는 ‘역차별론’까지 나오고있다고 소개했다.그리곤 “여러분이 총선에서 여당을 찍건,야당을 지지하건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그러나 제발 당과 인물을 보고 찍되 지역으로 뽑지는 말아달라”고 호소했다.이어 한국염색기술연구소에 들러 유럽 순방때밀라노를 방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바쁜 일정 속에 하루 시간을 냈다”고운을 뗀 김 대통령은 “밀라노와 겨뤄 이기고 대구를 세계와 아시아의 일류의 섬유단지로 만들기 위한 방법을 배워 오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대한광장] 민주주의와 금권

    요즘 돌아가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원칙과 법이 실종한 정글 속에서 헤매고 있는 느낌을 갖는다.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자행되고 있다.체포영장을 들고 간 검사가 피의자를 눈 앞에 두고도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방해로 허탕을 치고 되돌아서는 일이 되풀이되는가 하면 한국경제를 주름잡는 재계 5단체 대표들이 회의를 갖고 재계도 정치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충격적이다. 재계의 결정은 노조가 정치활동을 하고 노동권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서 낙천·낙선운동을 벌인다는 데 우리도 자구책을 세우는 차원에서 정치활동을 못할 게 뭐냐는 반응인 것 같다.언뜻 일리가 있어 보일 수 있다.그러나재계의 정치활동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독소를 품고 있다는 것을 간과한행동이다.제1공화국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5·16 이후 재계는 경제개발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독재정권과 결탁해 그들의 기업을 확장하며,한국의 민주주의를 위축시키는 데는 모른 척 했다. 이른바 정경유착의 시작이다.굳이 노조의 반박을 빌리지 않더라도 재계는정치자금 헌납이라는 형식으로 이미 몇십년 전부터 정치에 깊숙이 개입해 실속을 챙겨왔고 지금도 보이지 않게 정치에 무시 못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지난해 연말 예산국회때 국회의 증언 요구를 받고도 재벌총수들이 한 사람도 증언을 하지 않는 배짱을 보였다.그러고도 아무 일 없었다.그러므로 재계가 새삼스럽게 정치활동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위선적이다.노조의 행동을 빌미로 정경유착을 합법화해서 기득권을 놓치지않겠다는 속셈이 엿보인다. 민주주의가 원활하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배제해야 할 두 개의 힘이 있다.독재권력과 금권(金權)이다.이 두 권력은 다같이 자기들을 위해 권력과 금력으로 주권자인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을 왜곡하거나 억압하기 때문이다.우리는 지난 50년간 독재와 투쟁했고 마침내 성공했다. 그러나 금력과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어쩌면 독재와의 투쟁보다 더힘들 것이다.돈의 마력(魔力) 때문이다.재계가 돈의 힘으로 유권자의 표를사고,광고를 통해 언론매체를 조종하고,국회에서 로비를 벌여 대기업에 유리한 법은 통과시키고 불리한 법은 저지시킨다고 가정해보자.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는다.우리 눈으로 목격하고 체험하지 않았는가. 따라서 금력,금권이 민주주의의 룰을 왜곡시키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대전제이다.민주주의는 선거에 돈이 들고,돈이 선거에 영향을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재계가 정치인,정당을‘협박’할 수 있는 것도 돈의위력이다.민주 선진국들에서 정치헌금,특히 대기업의 정치헌금을 제한하고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재계와 독재권력과 노동운동,이 삼각관계가 특수한 역사적유산을 갖고 있다.재계가 그 행동을 각별히 신중히 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추가된다.한국의 노사(勞使)처럼 서로 불신하는 노사도 다른 나라에서는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그러므로 재계가 너무 단순논리로 반응하다가는 노사 대립이 자칫 계급성을 띨 우려도 없지 않다.재계도 이런 위험을 감지하고처음 입장에서 다소 후퇴,당장은 낙천·낙선운동은 벌이지 않고 ‘의정평가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 그 평가에 따라 정치헌금의 정도를 조절하는 수준으로 행동의 강도를 약화시키겠다고 한다.그러나 그것도 결과적으로는 재계가 돈의 힘으로 국민의 대표 선출에 개입하고 그들의 행동을 조종하겠다는저의에는 달라진 게 없다.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위험한 발상이다. 재계는 왜 한국보다 선진 자본주의국가들의 재계가 우리 재계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고 있는지도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재계도 정당한 권익을 보호할 권리가 있고 그 주장을 밝힐 자유가 있다.그러나 민주주의의 대원칙에거스르지 않는 방법,좀더 세련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무엇보다도 돈으로 민주주의를 매수할 생각은 접어두었으면 한다. 장행훈 경원대 교수 국제정치학
  • 野 단독소집 임시국회 파행 안팎

    한나라당이 단독소집한 211회 임시국회가 첫날인 15일부터 공전됐다.‘방탄국회’ 논란과 총선을 앞둔 각당 내부사정으로 이날 본회의는 취소된 채 여야간 장외 설전(舌戰)만 오갔다.여야 3당 총무가 전날에 이어 17일 접촉을갖고 임시회 일정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민주당과 자민련은 다룰 안건 자체가 별로 없다고 지적하지만 한나라당은 정부의 공명선거 대책 등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당 민주당과 자민련은 정형근(鄭亨根)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에 결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서영훈(徐英勳)대표 주재로 고위 당직자회의를 열어 불참 의사를 재확인했다. 임시국회가 정상화되면 한나라당이 ‘방탄국회’의 비난 여론을 희석시키기위해 총선을 겨냥한 무차별 정치 공세를 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의원의 불체포특권을 비리와 부패,인권유린의 장본인을 보호하기 위해 악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당이 실시한여론조사에서도‘방탄국회’ 소집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자민련은 ‘방탄국회 불가(不可)’ 원칙을 전제로 16일 당 중앙위에서 임시국회 전략을 논의할 방침이다.당내 일각에서는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과관련한 국회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초과 세수 발생에 따른 추경예산안 편성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정 의원 문제가 자진 출두 등의 형식으로 일단락되면 여당이 며칠만이라도 임시국회에 참여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임시국회를 요구하는 강경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여권의 ‘방탄국회’ 주장에 오히려 ‘여권의 음모가 들통나는 것을 두려워 나온 발언’이라고 반박했다.이번 국회는 정형근 의원 긴급체포 문제와공명선거 대책 등을 따지고 점검해야 할 ‘이유 있는’ 국회라고 주장하고있다. 이미 소집을 요구한 법사,행자,과기정통,국방위 등 4개 상임위에서 이같은문제점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어느 군부 독재정권도 선거를 앞두고 이런태도를보인 적이 없다”면서 “이미 선거법 협상시 전제조건으로 2월 임시국회를열어 총리와 관계 장관을 불러 내각의 중립성 문제 등을 따지자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번 국회에서 증인 선정을 둘러싼 이견으로 무산된 언론문건 국정조사도 다시 열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최광숙 박찬구기자 bori@
  • [김삼웅 칼럼] 곡척으로 세상을 재면

    어떤 자(尺)로 재느냐에 따라 척도가 달라진다.바른 자로 재면 바른 척도가나오고 굽은 자(曲尺)로 재면 엉터리 척도가 나타난다.파스칼은 자오선이 진리를 결정한다면서 피레네산맥의 이쪽에서는 진리인 것도 저쪽에서는 오류라고 주장했지만 곧은 자(直尺)냐 굽은 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세상사의 혼란은 곧은 잣대가 기준이 되지 못한 데서 비롯한다.그것은 잣대를 쥔 사람들이 편의대로 잣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굴원(屈原)이 멱라수에 몸을 던진 것도 굽은 자로 재단하는 세속에 절망한때문이었다.그는‘이소(離騷)’에서 말한다. 아! 간교한 세속의 재주여 법규를 무시하고 멋대로 바꾸고 먹줄 없애고 굽은 길 따르며 외양만 꾸미고 표본으로 삼으네. (固時俗之工巧兮 面規矩而改錯 背繩墨而追曲兮 競周容而爲度) 목수가 재목을 다듬을 때면 먼저 먹줄(繩墨)을 쳐서 곧고 바르게 만든다.굽은 목재로는 좋은 집을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굴원의 시대에도 곡척으로 원이나 사각형을 그리고‘먹줄’은 배척되었다. 그래서 훗날 사마천은 전목(錢穆)이평한‘가히 다시 없는 최고의 사서(爲千古無匹之史書)’라는‘사기(史記)’에서 굴원을 찬(讚)하는‘회사부(懷沙賦)’를 통해 이렇게 읊었다. 백이 흑으로 변하고 상이 하로 둔갑한다 봉황은 조롱에 갇히고 계치만 하늘을 난다. (變白而爲黑 兮例上而爲下 鳳凰在노兮 유稚翔舞) 요즘 여야 정당이 공천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시민단체들의 부적격자 명단 발표와 함께 새 인물을 갈망하는 민심이 분출하면서‘물갈이’의 파고는갈수록 높아진다. 각 정당이 마련한 공천 기준이 얼마만큼 엄격하게 적용되는지,아니면 또다른 잣대가 작용하는지 국민은 주시한다.세상사를 먹줄 긋듯이 두부 자르듯이 재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국회의원 후보 공천이나 주요 공사기관의 책임자 선발은 엄격한 기준과 공정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이것이‘시민혁명’으로 불리는 국민의 뜻이고 시대정신이다.이백(李白)은‘만분사(萬憤詞)’에서 읊었다. 가시나무를 심고 계수나무를 뽑아버린다 봉황새를 가두고 닭 따위를 귀히 여긴다. (樹榛拔桂 囚鳳寵鷄)‘고풍(古風)’이란시도 썼다. 제비나 까치 같은 하찮은 새들은 오동나무 같은 좋은 나무에 살고 원앙과 같은 새들은 탱자나무나 가시나무에 산다. (梧桐巢燕雀 척속棲鴛鴦) 세상이 이리 되면 불행해진다.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태평사회는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함으로써 가능했다.헌팅턴이 독재정권이 실패한 원인을‘저급 인물의 요직 기용’이란 분석은 예리하다. ‘곡척’의 잣대가 어찌 정치권력이나 정당만의‘금기사항’일까.그야말로진실과 이성을 본질로 하는 언론인·지식인·정치인·법조인이 가장 배척해야 할 금기의 대상이다. 지난날 얼마나 많은 언론·지식·법조·정치인들이 군사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면서 먹줄을 없애고 굽은 자를 따라 원이나 삼각형을 그렸던가.백을 흑이라 말하고 하(下)를 상(上)으로 둔갑시켰던가.봉황을 가두고 까막까치들이세상을 누비도록 곡필을 쓰고 법복을 휘날렸던가.그리고 계수나무 뽑힌 자리에 가시나무를 심었던가. 반대로 양심적 인사들은 감옥에 가거나 직장에서 쫓겨나고‘탱자나무’와‘가시나무’에 찔릴 때 까막까치는‘오동나무’에 깃을 사리며 봉황인 양 행세하지 않았던가. 정치인의 곡척과 지식인의 곡필은 일란성 쌍둥이다.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일부 언론이 보여주듯이 시기에 따라 장소에 따라 이중삼중의 잣대를 적용하면 기강이 무너지고 사회가 혼란해진다.진실이 설 땅을 잃고 정의가‘멱라수’를 찾게 된다.
  • 검찰 3차례 검거시도 파장

    검찰이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에 대한 체포를 3일째 시도,총선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의원은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 피신중이고,한나라당이 정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15일부터 211회 임시국회를 소집해 놓은 상황이어서 쉽사리 해결될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총선을 앞두고 이를 ‘정치 쟁점화’해 4월 13일 총선일까지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한다는 계획이다.득실을 따져 볼때 ‘득’이 많다는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여권으로서는 부담을 질 수 밖에 없게 됐다.정당한 법집행을 힘으로 무력화시키고 방해한 행위와 관련,한나라당이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정면대응할 태세다.정치적 이해와 무관한데도 ‘야당 탄압’으로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각오다. 여권은 ‘해법찾기’에 골몰하고 있다.한 고위관계자는 13일 “야당이 15일부터 정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방탄국회’를 열면 장기 미제가 될 판”이라며 “검찰의 연행에 불응한 정의원은 법 위에 있고,한나라당은 법 파괴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러면서 총선에서 ‘악재(惡材)’로 작용하지않을까 우려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도 “한나라당이 고문기술자 이근안 사건의 배후조종자이자 인권유린의 장본인인 정의원을 보호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 사과와 검찰총장 해임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정의원을 검찰에 내주지 않는 한 시간을 끌면 끌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하순봉(河舜鳳)총장은 “이번 사건은 여당내 공천분란에 대한 분위기 호도와 야당 탄압을 위한 여권의 전형적인 외곽 때리기”라면서 “모든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임시국회에 여당이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마냥 정면대결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다.부산 출신인 정의원을 끝까지 껴안을 경우 ‘지역감정’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피하기어렵고,시민단체로부터도 인권유린 등과 관련해 지탄을 받고 있는 정의원을보호하는 데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청와대·與野움직임. 검찰의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 연행 시도와 정의원의 출두 거부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치열하다.정치권은 이 문제가 사안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전날에 이어 13일에도 설전(舌戰)을벌였다. ■여권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흑색선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여기서적극 대응을 하지 않으면 선거운동 기간 내내 한나라당의 폭로전에 시달릴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에서 13일 ‘흑색선전 대책위원회’가 긴급 구성,바람막기에 나섰다.유재건(柳在乾)부총재를 위원장으로 율사 출신이 중심이 됐다. 민주당은 우선 검찰의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는 데 논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13차례에 걸친 소환에 불응한 정의원을 국회의원이라고 그대로 둔다면 법의 형평성이 손상된다는 것이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대법관 출신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검사 출신인 정의원이 법의 권위와 형평성을 짓밟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이어 “법관이 서명한 영장마저 거부하는 것은 국회의원 스스로가 입법기관이기를 포기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또 “정의원이 자진출두하겠다고 공권력 앞에 약속한 뒤 당사로 도주한 것은 인격적으로도 당당하지 못하다”고지적했다. 청와대는 공식반응을 일절 하지않고 있다.정의원이 법원에서 정식으로 발부한 체포영장을 거부하고 있는 사태로 의미를 국한시키려는 분위기다. 한 고위관계자는 “검찰이 나름의 판단에 따라 처리한 일”이라며 “첫날과달리 이제는 법원으로부터 공식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만큼 정 의원은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찰이나 법원에 계류중인 사건 가운데 정치인이 관련된 게 많다”며 “정치와 정치인이 법을 무시하고법 위에 있다고 한다면 국민의 법감정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지적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다른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이 15일부터 정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를개회하면 장기 미제가 될 판”이라면서 “총선을 앞둔 여권으로는 뜻하지 않은 악재”라고 곤혹스러워했다. ■한나라당 검찰의 정의원 긴급체포 시도를 비난하는 한나라당의 격앙된 태도는 12일에 이어 13일에도 계속됐다. 일요일인데도 불구,이날 오후 긴급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전의(戰意)’를 불태웠다.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국사범도 아닌 현역의원을 한밤중에 긴급체포하려는 시도는 독재정권에도 없었던 일”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이어 “야당에 의해 폭로될 비리를 미리 막자는 몸부림에서 나온 야당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한나라당은 또 오는 15일 부터 임시국회를 소집한만큼,상임위를 통해 여권의 ‘횡포’를 따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강경 분위기와는 달리 이날 회의에서는 당초 14일 열기로 했던 ‘김대중(金大中)정권의 만행에 대한 규탄집회’를 총재단·주요당직자 연석회의에서 논의를 한뒤 그 시기를 다시 결정하기로 하는 등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여당의 대응전략를 보고 대여공세의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계산이다. 당지도부는 정의원 사건으로 “민심이 급속히 여권에서 이반되고 있다”며“이제 DJ대 반 DJ구도의 총선구도 정립으로 한나라당이 점점유리한 국면에접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집회 연기와 관련,“의원들이 몰려오면 당지도부에 공천문제를 갖고 로비를 할 것 아니냐”는 이유를 들었다.하지만 규탄대회에 참가할 의원들의 동원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집회 개최를 주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양승현 최광숙 이지운기자 bori@
  • [김삼웅 칼럼] 2·8독립선언과 노애국지사들

    “3·1운동은 우리 근대사의 서리고 서린 산맥 가운데 위연히 솟은 한 고봉(高峰),이 봉우리 위에 서서 보면,외세의 침노 속에 끈질기게 저항하면서 생성 발전해온 우리 민족의 발자취가 멀리 가까이 제자리를 드러내면서 부각된다.3·1운동은 우리 근대민족운동사의 큰 호수,이 이전의 모든 근대 민족운동의 물줄기가 이리로 흘러들고,이후의 모든 근대 민족운동이 여기서 흘러나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천관우,‘3·1운동 50주년 기념논문집’ 편집후기) 3·1운동은 근대 민족운동사의 거대한 호수다.그렇다면 3·1운동의 발원지는 어디인가? 바로 1919년 2월 8일 일본 도쿄 조선기독교청년회관(YMCA)에서 일본에 유학중이던 학생들이 한국의 독립을 요구하는 선언서와 결의문을 선포한 것에서 비롯한다.재일 유학생들은 11명의 실행위원을 선출하여 조선청년독립단을 조직하고 2월 8일 오전 독립청원서와 독립선언서를 도쿄 주재 각국대사관,일본정부,중의원,조선총독부에 보내고 오후 2시 500여 회원의 환호속에서 2·8독립선언서를 발표했다. 유학생 거의 전원이 모인 이날 독립선언회의에서 학생들은 독립실행방법을토의하려다가 일경에 강제해산당하고 실행위원들은 체포되었다.이에 앞서 송계백과 최근우가 선언서 일부를 국내로 반입하여 현상윤·송진우·최남선 등에게 전달,3·1운동의 직접적인 계기를 만들었다.재일 한국 독립운동의 성지 YMCA 건물은 그동안 부채로 존폐의 위기에 있던 것을 지난 연말 정부가 21억6,000만원을 지원하여 은행빚과 건물지하공사비를 갚게 되었다. 스가모감옥터의 노애국지사들 2월 8일 도쿄 YMCA 회의실에서는 2·8독립선언 81주년 기념행사가 조촐하게 거행되었다.재일본 한국 YMCA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국내에서 윤경빈(尹慶彬) 광복회장과 이강훈(李康勳) 전 회장 등 생존 애국지사와 독립운동가후손 40여명이 참석하여 기념식의 의미를 새롭게 했다. 동경한국학교 초등부 어머니합창단이 ‘독도는 우리 땅’을 불러 참석자들을 숙연케 만들었다.행사후 가진 간담회에서 유학생 대표들은 활자로만 읽었던 노애국지사들과의 대면을 감격스러워하면서 새로운 한·일관계와 학생운동의 진로 등을 물었다. 다른 외국에 비해 ‘재일유학생’의 존재는 유별하다.그것은 한말 신사유람단의 일원으로 파견된 유학생중에 매국노로 변신하거나 2·8독립선언을 주도한 학생중에 악질 친일파가 된 경우, 일제시대 많은 유학생들이 총독부 관리나 법관이 되어 일제의 주구노릇을 하고 해방후에는 독재정권의 앞잡이로 전락한 때문이다.독립운동에 참가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일본유학생들은 이 부분에서 갈등을 느낀다고 했다.그래서 말했다.같은 물을 소가 먹으면 젖을 만들지만 뱀이 먹으면 독을 만든다,어찌 일본유학생들뿐이겠는가.국내외의 명문대학 출신들이 친일파가 되고 독재의 주구노릇을한 다른 쪽에서는 의로운 길을 선택한 사람도 적지 않다,역사가 어느 쪽을승자로 기록할지는 자명하지 않은가라고. 방일 첫날 노애국지사들은 일제식민지 시대 많은 한인애국자를 수감하고 처형한 스가모(巢鴨)형무소를 방문했다.지금은 공원으로 바뀐 이곳은 이봉창·김지섭 의사 등이 옥고를 치르다 사형이 집행된 곳이다.이강훈 옹도 13년 옥살이를 했다.노애국지사들은 만감이 서린 표정으로 구석구석을 살피고, 우리 애국선열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에는 생존 지사들의 흐느낌이 배어 2월의 차디찬 스가모 공원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이곳에서 숨진 선열들을 기리는돌비석 하나라도 세웠으면. 도쿄헌책방의 노애국지사들 유학생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한 학생이 물었다.생존애국지사들이 대부분7,80 고령인데 사후 광복회의 존립문제와,일제와 맞서 싸운 세대가 아직 생존해 있는데도 독립운동사가 먼 망각의 역사로 퇴락하고 있는 터에 이를 잇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것이 어찌 일본유학생들만의 의문일까만 나는 예상외의 장소에서 ‘해답’을 얻었다.행사를 마치고 도쿄 번화가에 즐비한 헌책방에서 삼삼오오로 만난 우리 노애국지사들의 형형한 눈빛에서 그리고 그들이 찾는 일제시대의 자료와 일본을 알아야 한다면서 푼푼이 모은 용돈으로 일본현대사의 신간을 사는 모습에서,“노병은 사라질지언정 죽지 않는다”는 것을.-일본 도쿄에서[김삼웅 주필]
  • 언론인 정계진출 찬반 팽팽

    선거철을 앞두고 언론인들의 정계진출이 논란이 되고 있다.논란은 언론계출신 인사들이 언론계 활동의 경험을 살려 정치발전에 이바지했다는 긍정적 시각과 이들이 권부에 들어가 언론발전을 저해하거나 정치개혁의 걸림돌이 됐다는 부정적 평가가 교차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기자협회가 발행하는 언론정보지 ‘기자통신’ 2월호는 ‘언론인 정계진출 어떻게 볼 것인가’란 주제의 특집을 마련했다. 언론인들의 정치참여는 제헌국회 이래로 줄기차게 이어져왔다.제헌국회 12명을 시작으로 2∼9대까지 10명 안팎을 유지해오다가 10대에서 20명으로 늘어난 후 11대에서 32명을 기록했다.12∼14대까지는 20명 수준을,15대에서 다시 32명으로 늘어났다.이번 16대 총선에도 출마를 준비중인 언론계 인사는 60여명 정도(현역의원 제외)로 추산되고 있다.언론계가 정치권의 ‘인력풀’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주언(전 한국일보 기자)사무총장은 “언론계의 전반적인 견해는 다소 부정적인 것 같다”고 전한다.김총장은 “권위주의시절 정계로진출한 언론인들의 경우 대부분 독재정권의 홍보첨병 노릇을 해온 대가로 선발됐다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면서 “특정 정치세력에 호의적 보도를 한대가로 하루아침에 정치인으로 변신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정치권으로 옮겨간 언론계출신 인사들이 제 역할을 다했는지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한국유권자운동연합 의정평가단의 ‘98년 국회의정활동평가’에 따르면,언론인 출신 국회의원들의 평균점수는 71.1로 사회운동가(73.9),법조인(73.5),정치인(72.9)보다 낮으며 전체 국회의원 평균 72.0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총선시민연대가 발표한 ‘15대 국회의원 공천반대명단’ 67명 가운데는 언론인 출신이 8명(11.9%)이나 포함돼 있다.언론계 출신 가운데는 당대표급 인사들도 더러 있지만 대개의 경우 지명도를 발판으로 ‘얼굴 마담’ 노릇을 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박민 문화일보(정치부)기자는 “비판자에서 비판대상으로 180도 전환을 시도할 때는 보다 철저한도덕적·철학적 재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인들의 정계진출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이미영 자민련 부대변인(전 MBC 아나운서)은 “‘물갈이’란 이름으로 각 정당은 선거때마다새 인물들을 수혈하지만 이들 가운데 국회법 한번 읽어보지 않은 ‘정치문외한’들이 허다해 두드러진 의정활동 없이 임기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고지적하고 “공정한 기자정신과 경험으로 익힌 예리한 안목,정치감각 등을 접목시킬 경우 언론인 출신들이 정치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학진 새정치 하남·광주포럼상임위원장(전 한겨레신문 기자)은 “언론인들의 정계진출에는 일정한 조건과 제한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그 잣대로 ▲민주화기여도 ▲투철한 직업(기자)정신 ▲권위주의 정권에 집착해온 언론인 배제 등을 들었다.한 정치학자는 “언론계 출신들의 정계진출이 논란이 되는 것은 그동안 바람직한 선례가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올곧은 기자정신과 정치감각을 겸비한 언론계의 인재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김삼웅 칼럼] 한국적 ‘보수’의 탈을 벗기면

    인간의 심성은 에덴동산 이래로 보수와 진보의 양면성을 간직해왔다. 신의계율을 어기고 금단의 과일을 탐낸 이브가 진보적 경향을 표현했다면 아담은안전과 안정을 존중하는 보수적 경향을 나타냈다고 할 수 있다. 시인 에머슨은 인류를 과거에 집착하여 추억에 잠기는 보수파와 미래를 바라보며 희망을 설계하는 진보파로 분류했다. 로렌스 로웰은 좀더 세분하여△급진파=현상에 불만이며 개혁에 낙관적인 집단 △자유주의파=현상에 만족하되 개혁의 가능성을 신봉하는 집단 △보수파=현상에 만족하며 개혁의 가능성을 부인하는 집단 △반동파=현상에 만족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개혁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집단으로 분류했다. 인간사회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따라서 보수와 진보 역시 다양한 배합을 이루면서 존재한다. 반동주의와 급진주의를 양극으로 하여 그 중간에 보수주의와 진보주의가 스펙트럼의 색(色)과 같이 상이한 여러가지 색조를 띠고 배열해 있다. ‘반동’과 ‘급진’이 현상의 과격한 변화를 희구한다면 보수는온건한 ‘현상고집’이고 진보는 온건한 ‘변화갈망’을 추구한다. 그래서 에머슨은 “각자가 중요한 절반이다. 그러나 어느것도 전부가 될 수 없는 절반이다. 각자가 상대방의 잘못을 폭로하고 있으나 참된 인간이기 위해서는 양자는 결합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지적했던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크게 왜곡된 현상중의 하나는 보수주의라는 이념체계와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실체다. 언제부터인지 변종된 보수주의라는 이데올로기가 우리 정치의 주인 노릇을 하며 안방을 차지해왔다. 카를 마르크스가 살아나 북한공산주의의 실상을 지켜보면 기절할 것처럼 ‘보수주의 성서’라는 ‘프랑스혁명의 성찰’을 쓴 버어크가 살아나 한국적보수주의의 정체를 알면 역시 기절할 지 모른다. 보수주의라는 이데올로기적 의미와 사회심리학적 의미가 지나치게 왜곡되었기 때문이다. 이승만정권 이래 독재정권을 떠받들며 정치 경제적인 특권을 누려온 세력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포장용으로 ‘보수’를 차용하면서 보수주의는보신주의(保身主義)로 변용되었다. 이들은 한국전쟁과 냉전체제를 겪으면서체질화된 국민의 보수심리에 편승하여 민주인사나 통일운동세력 그리고 개혁인사들을 급진주의 또는 좌경으로 매도하면서 왜곡된 보수이념의 독점지배체제를 구축해왔다. 그러다 보니 정치인들이 ‘살아남기 위해’너도나도 보수의 간판을 달게 되어 ‘유사(類似)’보수의 경쟁이 벌어지고 사이비 보수세력은 걸핏하면 색깔론으로 상대적 진보 또는 개혁세력을 용공으로 몰면서 기득권에 철망을 쳤다. 그동안 사이비보수세력은 군사정권과 결착하여 학계 언론 재벌 금융 산업정보를 장악하여 한국 사회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요리했다. 남북긴장,지역갈등, 권언유착, 정경유착으로 지배구조를 강고하게 구축해왔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압살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고, 소수재벌 중심의 특권경제 체제를 만들고는 ‘산업화 주체’로 자부하고, 끝없이 남북대결을 부추기면서 ‘민족주의 세력’으로 행세한다. 보수언론·보수지식인들의 여론조작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것이 오늘 우리의 이른바 보수주의 또는 보수세력의 정체이고 실상이다. 한국적 비극이고 소극(笑劇)이다. 이제 위장된 보수세력은 그 이념과 행위에 걸맞는 ‘수구’의 본명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보수주의의성장을 촉진하는 길이고 보수주의 이념체계를 정립한 버어크에게 속죄하는길이기도 하다. 보수주의(conservatism)의 어원은 Conservar 즉 ‘건저내어 유지한다’는뜻이라 한다. 여기서 보수라면 ①보수할만한 가치가 이미 존재한다는 것과②그 가치있는 것에 대한 위험이 또한 박두했거나 조성되어 있을 때 가능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사이비 보수세력에게 ‘보수할만한’가치는 무엇인가. 기득권과 보신 이외의 아무것도 없다. 정치개혁은 사이비 보수정치, 위장된 보수언론의 탈을 벗기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국민의 80%이상이 지지하는 시민단체의 정치개혁을 시대착오적인 음모론과 배후설을 제기해 본질을 흐리는 ‘사이비 보수’의 본질을 혁파하지 못하고는 어떤 개혁도 불가능하고 자칫 그들로부터 ‘좌경급진’으로몰리게 된다. 김삼웅 주필
  • [대한시론] 낙선운동과 정보화

    한국인의 정치의식은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특히 조선시대에는 ‘학문과덕을 닦고 집안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나라 안이 평안해진다(修身齊家 治國平天下)’는 주자의 어록이 절대시되었다.그런데 어느 틈엔가 이 내용이 고학력의 좋은 집안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미신으로 뿌리내리게 되었고,정치인 사이에 병적인 엘리트 의식을 조성했다. 해방 당시 한글조차도 깨우치지 못한 사람이 전 국민의 80%나 되었던 상황에서 대부분의 국민이 기대한 정치인 상은 첫째가 고학력으로,일제시대의 독립운동에 참여한 지사(志士)적인 풍모가 있는 사람이었다. 요컨대 정치가는 일반 백성들과는 격이 다른 특별한 인사라는 것이다.그러나 현실적으로 해방 이후 우리가 목격해온 수많은 정치인들의 행각에서 그들이 결코 덕이 높고,나라와 겨레를 생각하는 사람만은 아니었음을 실감했다. 오랜 독재정권 하에서 정치가들의 현실적인 행동은 선거공약과는 전혀 관계없는 ‘지역차별,색깔논쟁’,그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는 ‘오기’뿐이며,실질적으로 조선시대 당쟁의식과 하나도 다름이 없는 것이었다. 우리는 IMF 체제를 국난으로 여기고 있는데 그 극복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국민적 일체감 형성에 힘쓴 바 있는가? 안타깝게도 이 물음에 당당하게 답할 수 있는 현 국회의원이 극히 적음을 알고 있다. 하나의 제도가 일단 정착하면 실력과 경륜보다도 그 제도를 잘 이용하는 인사가 배출된다.국민적 요망을 저버린 정당 내의 역학구조에서 반국민적·반민주적 행동을 일삼고,오직 지역민의 감정에 영합하여 눈앞의 소수집단 이익을 위해 나라의 앞길을 망치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다. 요즘 한국은 고등학교 졸업자의 약 80%가 대학에 진학하는,세계에서 보기드문 고학력사회가 되었다.정치인들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높은 지식수준과 충분한 경륜을 지닌 수많은 시민층이 등장한 것이다. 이들이 독재적 권력에 아첨하고 반민주적인 행동을 일삼아온 정치가에게 혐오감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하다. 또 정치인의 비양심적 행위에 대해서 적극 경고하고,나아가서는 부정적 인사의 국회진출을 막는것은 민주국가 국민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그간 국민은 기존의 정치기구에 기생하며 자신의 이익추구에 급급해온 정치인이나,그런 패거리의 보호만을 일삼는 정당에 대해서 직접 경고하는 효과적인 수단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국민은 참을대로 참았다.이제 정보화(인터넷)로,정당이나 국회의사당을 거치지 않더라도 필요하다면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실력도 충분히 갖추게 되었다.전 국민은 하나의 의제에 대해서 자기의 찬반 의지를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도 있다. 낙선운동은 새로운 힘을 지니게 된 국민이 정치권의 울안에서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착각하며 단잠을 즐기는 자에 대한 중대한 경고인 것이다. 정보화는 모든 분야에서 기존의 경계를 애매하게 만들고,Inter(際)적인 요소를 강하게 내세운다.국경이나 학문분야의 경계를 희미하게 하여 국제간·학제간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것도 그 보기이다. 이 흐름 속에서 정당과 시민단체의 경계도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앞으로의 시민운동은 정치권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날뛰는 언론,경제계 등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표시할 것이다. 정보화에 의한 카오스는 단순한 혼란이 아니라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데,이 시대적 양상은 더욱 더 가파르게 진행되는 것이다.이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는 새 질서 형성에 적극 참여하고 스스로 시대착오적인 자세에서 탈피하는 일이다. 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수학
  • [매체비평] 알권리 외면한 언론

    지난 24일 총선시민연대는 낙선운동 대상자 67명의 명단을 공개하며,그들이어떤 비리를 저질렀는지 자세히 유권자들에게 알려주었다. 이후 신문지면은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의 정치적 파장에 관한 기사로 가득 채워졌다.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에 폭발적인 힘을 부여한 것은 두말할 나위없이 정치권의 무능과 부패에 대한 국민들의 축적된 혐오와 분노이다. 그러나 총선시민연대로 쏟아지는 국민들의 성원은 우리 언론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이기도 하다.걸핏하면 국민들의 알권리를 내세우는 언론이지만,과거고스톱 국회의원 명단의 공개를 거부한 것처럼,비리 정치인들의 ‘알량한’명예를 지킨다며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하기 일쑤였다.언론이 정치인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외면해왔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제공하는 정보가 엄청난 국민적 호응을 받는 것이다. 물론 언론도 정치권을 질타해왔다.그러나 실질적으로 정치개혁에 필요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지는 않았다.특히 우리 언론의 선거보도는 저질 후보자와 양질의 후보자를 가릴수 있을 만한 정확하고 상세한 뉴스제공을 거부했다.그러다 보니 전과자,비리혐의자,저질욕설과 상습도박을 일삼는 자,특정기업의 하수인이나 다름없는 자들이 정당의 공천을 받고 버젓이 국회의원으로당선이 된 것이다.그 결과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는 늘 혼수상태 아니면 난장판이 되곤 했다. 지난해에 드러난 일부 정치부 기자들의 행태는 국민들로 하여금 왜 우리 정치가 그 모양인지 이해할수 있게 해주었다.언론인들이 겉으로는 국민의 편에서서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실제로는 정치인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즉 우리 언론이 겉으로는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지만,실제로는 국민의 편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편에 서서,기득권 수호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우리 언론이 정치인들의 무능과 비리를 못본체 하고 감춰주고 있을 때,시민단체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앞장섰다.그들은 중앙선관위에 행정소송까지제기하면서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시민단체의 실무자들은 최저생계비에 미치지도 못하는 임금을 받으면서도 양심과 정의를잃지 않고 시민의 편에서 일해왔다.시민운동단체의 성실성과 공정성에 대한국민들의 신뢰가 바로 낙선운동에 대한 국민적 지지의 원천인 것이다. 한편 일부 언론은 반성은 커녕,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 선거법 위반이라며딴죽을 걸기도 했다.물론 시민단체도 법을 지켜야 한다.그러나 민주주주의원칙에 어긋나는 악법에 불복종하는 것도 시민의 권리이다.현재 우리 언론이누리는 언론의 자유가 지난 87년 6월 수많은 국민들이 집시법을 어기면서거리로 뛰쳐나와 독재정권에 항거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우리 언론만 모르고 있는가?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이 보여주는 것은 진실의 위력이다.정치인에 대해 혐오하고,정치보도에 무관심하던 국민들이 낙선운동에 커다란 관심을 갖는 것은 지금까지 감춰졌던 진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은 도덕성과 신뢰성을 갖추지 못한 언론,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해온 언론이 만들어낸 우리의 서글픈 정치적 현실인 것이다. 장호순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 [사설] ‘공천반대자 명단’ 의 의미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 인사’명단이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속에 마침내공개됐다.전·현직 의원 66명의 명단을 정당별로 보면 새천년민주당 소속 16명,자민련 16명,한나라당 30명,무소속 4명이다.총선시민연대는 이번 총선에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전·현직 의원 및 고위 공직자 329명을 대상으로 상임대표단·상임집행위원장단·실무자 40여명이 마련한 자료를 기초로 유권자100인위원회가 토론에 토론을 거쳐 공정하고 엄격하게 대상자들을 골랐다고한다.또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당초 시민연대 참여를 원했던 500여시민단체들 가운데 이익단체 등 40여 단체를 배제했다는 것이다. ‘공천반대 명단’에 들어간 정치인들은 대부분 “명확한 기준 없이 이뤄진 시민단체의 횡포”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당 지도부에 나름대로 해명하는 한편 당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물론 그 가운데는 억울한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국민들이 보기에 총선시민연대가 내세우고 있는선정 기준은 강한 설득력을 지닌다.정치자금이라는 명목으로 뇌물성 금품을받은 부패 정치인,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 민주화운동을 탄압했던 정치인,망국적인 지역감정에 호소해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정치인,국회의원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정치인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천반대자 명단’에 대한 각당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는 것 같다.새천년민주당은 오늘날 국민들의 정치에 강한 불신과 혐오는 정치권 스스로가 자초한 것임을 반성하고 시민단체의 소리를 ‘국민의 목소리’로 인식해서 공천 과정에서 상당부분 반영하겠다고 한다.공동 여당인 자민련은 시민단체의 공천반대자 명단 발표는 ‘법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검찰의 즉각적인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한나라당은 정치개혁에 대한 시민단체의 충정은 이해한다면서도 명단 발표의 공정성과 적정성에 의혹을 제기했다.총선시민연대의 명단에 대한 여야 각 당의 판단과 대응은 자유이겠으나 먼저 각당이 깊이 새겨봐야 할 일이 있다.우리 국민들은 새로운 세기를 맞아 새로운 정치를 강력히 열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그리고 인적(人的)청산이야말로새로운 정치의 첫 걸음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지금까지 정치에 무관심했던 20대와 30대가 시민단체의 선거활동에 발을 벗고 나섰다.국민들은이번 총선에서만은 국민주권을 제대로 행사하기로 작심을 한 것이다. 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하는 의석수로 말한다.국민들이 배척하는정치인들을 굳이 공천하는 것은 자멸을 뜻한다.각 당은 이번 명단의 ‘엄중한 의미’를 공천 과정에서 재삼 숙고하기 바란다.
  • 국민회의, 李會昌총재 서신 ‘본질’ 공세

    19일 국민회의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예비역 장성들에게 보낸서신과 관련,‘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국론분열 행위’로 못박았다. 안보위기감을 높여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이른바 ‘색깔론의 망령’이 살아난 게 아니냐는 것이다.국회 국방위 소집을 요구했고 모든 수단·채널을동원,철저한 진상조사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단순히 여권의 안보정책을 비난하는 것으로 여기기에는 서신의 ‘음모성’이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여권이 가장 발끈하고 있는 부분은 안보위기감을 높이고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듯한 대목이다. ‘전방의 군인들이 누구를 상대로 싸워야 하는지 혼란을 느낀다’‘간첩을쫓던 사람이 그 간첩에 의해 백주에 쫓겨 다닌다’‘나라의 안보가 위태롭다’는 부분이다.군과 국민 사이를 이간시키려는 ‘저의’가 분명하다고 여권은 판단한다.군의 사기를 떨어뜨림으로써 총선을 앞두고 반사이익을 노리려는 게 서신 내용의 ‘본질’이라는 입장이다. 국민회의 간부회의에서도 이총재의 서신에 대해 “공당 총재의 무책임한 극언”이라며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여당때는 총풍을 일으키며 반사이익을 얻더니 야당이 돼서는 ‘안보역풍’을 일으켜 이득을 보려 한다”고 비난했다.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은 “일선의 군을 걱정하면 자기 아들도 동참시켜야지,간첩이 무서워 아들을 군대에 안보냈느냐”면서 이총재 아들의 병역기피의혹을 상기시켰다.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도 “‘간첩을 쫓던 사람이간첩에 쫓겨다닌다’고 밝힌 것은 정형근(鄭亨根)의원을 살리기 위해 그렇게 한 듯싶다”며 “독재정권하에서 고문과 용공조작을 한 의혹을 받고 있는의원을 계속 살리려는 것인가”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여권은 서신이 ‘예비역 장성’뿐만 아니라 현역 등 다른 군 관계자에게도보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다.편지 내용을 분석한 한 관계자는 ‘××장군님’ 등의 표현을 봐도 현역 장성에게 보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유민기자 rm0609@
  • 60∼90년대 ‘민주화운동 역사’ 복원

    ‘더이상 늦기전에 민주화운동 자료를 모아 후세에 남깁시다’ 지난해말 국회에서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법’‘의문사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된데 힘입어 학계에서 민주화운동자료관 건립이 본격 추진되고있다.과거 독재정권하 민주화운동에 동참했던 일군의 진보성향의 대학교수들은 최근 60∼90년대 한국현대사의 큰 줄기 가운데 하나인 민주화운동을 생생한 역사자료로 복원할 계획을 내놓았다.이는 그동안 우리 역사와 관련된 자료를 미국·일본 등 외국의 기록보존소나 자료관에 의존해온데 대한 학계차원의 반성도 담고 있는 것으로,자료관이 건립되면 민주화운동에 대한 학술적 재조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특히 이번 민주화운동 자료관은 각계의 논란속에 추진되고 있는 ‘박정희기념관’건립과 거의 동시에 추진되고 있어역사적 의의가 사뭇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민주화운동 자료관 추진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 참여연대빌딩에서 결성식을 갖고 활동에 돌입했다.이날 결성식에서는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김진균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 원로교수 3명이 공동대표로 선출됐으며 실무진에는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와 학술단체협의회(학단협)소속 중진교수들이 대거 참여했다.안병욱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학단협 공동대표)는 상임 운영위원장을 맡았다.강정구(동국대·사회학·학단협 공동대표),박호성(서강대·정치학·학단협 상임대표),유초하(충북대·철학·전 민교협 공동의장),김정기(서원대·역사학·역사문제연구소장),최갑수(서울대·서양사·민교협 공동의장)·손호철(서강대·정치학·민교협 공동의장)교수와 이부영 전교조 위원장은 공동 운영위원장으로 참여하였다.전체 추진위원은 60여명. 민주화운동자료관 건립은 이미 지난해 초부터 몇몇 소장학자들에 의해 시작된 바 있다.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조희연·김동춘 교수와 한국정치연구회 정해구 부회장 등이 주인공.이들은 작년 1월 16일 학단협 소속 소장연구자들과 함께 ‘민주주의기념관 건립을 위한 민주화운동자료관 건립준비모임’을 발족,자료수집 등 자료관 건립의 기초활동을 진행해왔다.이들은 작년 7월부터성공회대측의 지원을 받아 자료수집에 나선 후 현재 약5만여 건의 민주화운동 관련자료들을 수집,현재 일부 자료는 분류·데이타베이스화 작업을 마친상태다.그동안 수집한 자료는 ▲성명서·회의자료·소식지·기관지 등 각종합법·비합법 문건자료 ▲플래카드·포스터·팜플릿·깃발·판화·걸개그림등 물건자료 ▲각종 사진·녹취·영상자료 등으로 이 가운데는 ‘6·10항쟁’ 당시 정의구현사제단의 선언문도 포함돼 있다.추진위는 자료관이 완공될때까지 임시로 이 자료들을 성공회대 신축도서관내 임시자료관에 전시,공개할 계획인데 임시자료관및 상설전시장 개관식은 3월 7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추진위는 결성식에서 ‘새천년 12대 사업과제’를 발표,향후 사업계획을 내놓았다.기본적인 자료수집 이외에도 ▲민주화운동 관련인사의 구술·녹취작업 ▲민주화운동 역사현장 표지판 부착사업 ▲민주화운동 역사현장 답사코스개발및 역사기행단 운영 ▲시기·지역·인물별 민주화운동단체 변천도작성 ▲민주인사및 독재인사 인명사전 제작 ▲민주화운동 연구서 발간 ▲해외민주화운동 관련자료 수집및 국내반입추진 등이 눈길을 끌었다.자료수집은 과거자료는 물론 현재 진행중인 민주화 관련단체의 활동자료도 지속적으로모아나갈 계획이며 또 체계적·조직적인 자료축적과 관리를 위해 전문 아키비스트(기록자료전문가)들의 도움도 받고 있다. 실무책임자인 안병욱 상임운영위원장은 “우리는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자랑스러운 민주화투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기념관은 물론 제대로 된 자료관 하나가 없는 실정”이라면서 “민주화운동자료관은 민주주의 교육의 장이자산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사설] 민주열사와 의문사

    정쟁에만 매달려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아오던 국회가 신통한 일을 해냈다.28일 국회 본회의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등을 통과시킨 것이다.‘민주열사들’에 관한 이 두 법률안의 국회 통과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420일 동안 천막농성을 벌여온 사실에서 볼수 있듯 그동안 재야단체들의 끈질긴 투쟁과 평생 민주와 인권을 위해 투쟁해온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강한 입법의지가 만들어낸 산물이다.비록 보수세력의 완강한 저항으로 당초 법안 내용에서 일부 후퇴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폭압의 세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입법이 이뤄진 것은 다행한 일이다. 우리는 지난 97년 12월 헌정 50년사상 최초로 평화적인 여·야 정권교체를이룩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민주정부를 갖게 됐다.길고도 긴 세월에 걸친역대 군사정권의 압제에도 굴하지 않고 민족·민주세력은 나라의 민주화와겨레의 하나됨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우리가 오늘날 이나마 자유와민주를 누릴 수 있게 된 것도 그 밑바탕에는 수많은 인사들이 민주·통일의제단에 피와 땀과 눈물을 바쳤기 때문이다.그 험난한 과정에서 많은 민주인사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그러므로 독재정권에 의해 일방적으로 ‘반국가 사범’ 또는 ‘극렬분자’로 매도당했던 민주인사들의 명예를 회복해주고 의문사의 진상을 규명해서 그희생자들의 넋을 달래주는 작업은 당연히 ‘살아남은 자들’의 의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열사들에 관한 이 두 법률의 제정 노력은 보수·기득권세력의 조직적인 저항과 맞서야만 했다.그러나 역사는 비록 더디긴 하되 앞으로 나아가는 것.마침내 민주열사에 관한 두 법률이 제정되기에 이른 것이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은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되는 심의위의 결정에 따라 박정희 정권의 3선개헌 발의 시점인 69년 8월7일 이후권위주의적 통치에 저항하다가 사망·부상·행방불명이 됐거나,유죄판결·해직·학사징계를 받은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유족들이 명예회복과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보상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들의 높은 뜻을 널리현창(顯彰)하는 국가적 사회적 노력도 있어야겠다.‘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은 대통령 산하의 진상규명위가 의문사 사건을 조사해서 위법사실이 있을경우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의뢰를 요청하고,공권력의 위법한 행사로 사망했음이 인정되면 ‘민주화운동 관련자법’에 따른 보상심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의문사 진상규명 노력에는 가해자들의 집요한 저항이 예상되는 만큼 국민들의 날카로운 감시가 요청된다.
  • [매체비평] 새 천년에 비는 세가지 소망

    한 해가 저물어간다.언론에서 하도 떠들어대는지라 식상하기는 하지만,새천년을 맞는 해라는 점에서 이번엔 좀 특별하기는 하다.따지고 보면 해가 바뀐다 해서 그리 대단한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그냥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는 것 뿐이다.그래도 이리 요란을 떠는 것은 아마 지난 해에 이루지 못한 일을 되새겨보고 반성하자는 좋은 뜻일 게다. 우리나라에 근대적인 신문이 생긴지 백년이 넘었지만,과거를 돌아보면 좋은 일보다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더 많다.물론 우리사회의 얼룩진 정치·사회사 때문에 불가피했던 일들이 대부분이다.하지만 과거의 어두운 흔적들은 아직도 전통이나 관행의 형태로 남아 우리를 괴롭히고 있고,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첨단 제작시설과 종합 정보산업,뉴밀레니엄 같은 21세기적 어휘와 함께 비리,로비,촌지 같은 18세기의 부패한 토호 이미지의 단어가 공존하는 현실이 슬프다. 새 천년을 맞아 우리 언론에게 주문하고 싶은 것 세 가지를 꼽아보았다.뉴밀레니엄을 맞는 시점이니 이왕이면 지난 백년 동안 이루어지지 않았던 좀거창한 꿈들만 골랐다. 첫째,우리도 자랑할 만한 언론사 하나쯤 두었으면 한다.권력이나 유혹과 타협하지 않는 언론의 정신적 자세를 거론할 때마다 뉴욕타임즈나 르 몽드의예만 드는데 신물이 났다.어느 사회건 언론이 특별대우를 받는 것은 오랫동안 싸워 지켜온 정신적 전통 때문이다.우리 언론에는 과연 이런 전통이 남아있는지 의문이다.정치적 규제가 사라진 오늘날에도 권언유착이니 무슨 장학생이니 해서 언론은 비틀거리고 있다.개화기와 독재정권 등 어려운 시절에도 꿋꿋이 유지되었던 기개와 패기들이 그립다.부디 새 천년에는 남의 나라 얘기 대신에 우리 언론사 이름을 자랑스럽게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둘째,염불보다는 잿밥에만 골몰한,크고 작은 사이비언론들을 몰아냈으면 한다.아직도 우리 주위엔 신문사를 권력처럼 여기는 언론인이 아직도 남아 있다.군소 지방지들 중에는 신문을 잘 만드는 일보다는 사주가 벌여놓은 일의방패막이 노릇을 하거나 이권사업에 열심인 데도 있다고들 한다.하지만 나는 일부 지방언론사만 사이비언론으로 몰아부치는 데는 반대다.오히려 중앙지가운데는 아예 내놓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는 데가 많기 때문이다.언론사라면 어딜 가든 으례 특별대우를 받고 법에 좀 어긋나는 일이 있어도 눈감아주는 것이 ‘관행’이라면 차라리 스케일 작은 사이비언론은 애교에 가깝다.정부가 언론사에 세금을 물리고 조사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 뉴스거리가 되는 코미디는 새 천년에는 없어졌으면 한다. 셋째,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는 언론의 모습을 보고싶다는것이다.우리 신문은 초창기부터 계몽주의 성격이 강했는데,이는 자랑스런 전통이라 해도 좋다.당시만 해도 언론계에는 의식있는 지식인들이 모여들었고국민들은 민도가 높지 않았기에,좀 어설픈 아마추어주의도 그런대로 통했다. 그런데 사회 각 부분이 전문화된 지금도 언론은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계몽주의는 좋은 전통이지만 21세기에 맞게 새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 품고 있던 생각을 막상 풀어놓고 보니 꿈 치고는 좀 시시하다는 느낌까지든다.하지만 이런 소박한 주문을 해마다 되풀이해야 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임영호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99언론계 결산]“언론개혁”국민의식 어느때보다 높았다

    올해 언론계는 유례없이 큰 사건들로 얼룩졌다.현직 언론사주 구속사건,현직기자들이 연루된 ‘언론문건파동’,명예훼손소송 등.이같은 사건들은 언론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신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나타났으며 이 때문에 ‘언론개혁’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와 김주언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의 대담을 통해 올해의 우리 언론계를 결산한다. ■ 올해 언론계를 정리하면●김주언 사무총장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높아졌던 한해였다.언론인들의 비리가 속출하더니 언론사주 탈세로 이어졌고,‘언론문건’파동은권언유착과 언론인 윤리문제를 드러내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면치 못했다.언론개혁에 대한 당위성이 높아진 가운데 통합방송법이 우여곡절끝에통과됐지만 정간법 등 다른 개혁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김서중 교수 언론계 전체가 다사다난했던 와중에 방송계의 숙원사업이던통합방송법이 제정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물론 방송개혁위원회에서 내놓은개혁안이 크게 후퇴한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중앙일보 홍석현 사장구속사건을 통해 언론사주들로부터 언론의 역할이 분리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한층 높아지긴 했으나 구체적인 언론개혁과 연결되지 못한 점 역시 언론계에 남겨진큰 숙제라고 본다. ■ 최근 언개연의 조사에서 시민 97%가 언론개혁을 요구했듯이 ‘언론개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그러나 정간법 등 개혁입법들은 여전히 국회에서잠자고 있는데. ●김총장 정간법·통신언론진흥회법을 비롯,언론발전위윈회 구성 등 법·제도적 언론개혁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정치권이 언론계를 지나치게 의식하고언론의 자율개혁만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시민사회단체·언론계는 내년 총선때 공정한 선거보도 감시뿐만 아니라 이후 제도적 언론개혁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정부도 신문시장 정상화,정기 세무조사 등 정책적인 측면에서 할 수있는 일이 많다. ●김교수 방송법 통과는 언론개혁과 무관하지 않지만 이때문에 신문개혁에힘을 싣지 못했다.한편으로는 정부와 정치권에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이아닌가 싶다.언론발전위원회는 정치권과 결합하지않고도 관련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할 수 있는 문제다.내년에도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경우 언론계는 자체적으로 발전위원회를 구성,활동해야 할 것이다. ■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의 구속은 현직 언론사주 구속이라는 점에서 언론계에서 유례가 드문 경우였다.홍사장 구속사건을 평가하면●김교수 사건 자체로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하겠지만,정부가 언론사주를 구속할 의지를 보였다고 보기는 어렵다.이는 다른 언론사주의 비리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홍사장건은 당연히 언론탄압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언론사나 언론인의 비리를 캐내려는 의도를나타낸 사례는 아니라고 본다. ●김총장 언론사와 정부의 유착관계가 끊이지 않고 있음을 우선 강조하고 싶다.권력과 언론사주간의 공생관계가 지속되어왔는데 현 정부에서도 예외는아니다.신문사에 대한 법인세 면세나 대출 등에서의 특혜는 여전히 남아있다.홍사장건은 하나의 경고는 될 수 있겠지만 전체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 올해처럼 기자들이 얼굴들고 다니기 어려운 때도 없었다.기자사회가 왜이 지경으로 혼탁해졌다고 생각하나●김총장 이전에는 그래도 ‘투사적’ 언론인들이 많이 있었다.이들에게는독재정권과 싸워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오늘날 기자들은 언론인이기 전에 하나의 직장인,고용인으로 전락했다.이는 IMF로 인해 고용상태가 불안해지자 경영진에게 어떤 형태로든 충성하려는 태도와도 연결된다.먹고 사는 기반이 취약해지자 촌지나 해외여행 등에 대한 불감증까지 나타났다. ●김교수 올해 일련의 사건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을 뿐 기자사회의 고질적인 관행들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80년대 언론의 카르텔 형성으로 언론인들의 대우가 좋아지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자 언론인들은 스스로를 보수화,권력화 해 언론의 제기능을 포기해 왔다고 본다.덧붙여 각 사마다 윤리강령이있지만 취재중 얻은 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해선 안된다는 언급이 거의 없는등 구체적인 실천강령이 매우 취약하다. ■ 최근 몇몇 재벌언론들이 재벌로부터 독립,‘독립언론’을 표방한 바 있다.이같은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지●김총장 오랫동안 재벌신문에 대한 비난이 있어왔지만 IMF이후 모기업들이어려워져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본다.중앙일보는 삼성이 손을 뗐지만 재벌에서 족벌신문으로 옮겨간 것에 불과하다는 데서 경향신문,문화일보와 차이가 있다.경향,문화도 재단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 재단에 모기업의 인적구조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재벌로부터의 진정한 독립은 형식적 독립이 아니라 내용상 독립이다.중앙은 자사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내용면에서 진정으로 독립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김교수 중앙일간지들이 아직도 재벌로부터 유·무형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지면에서 이런 흔적이 계속 엿보인다.덧붙여 지방신문들도 지방 토호세력의 지배로 이뤄지고 있다.IMF 상황에서도 지방에서는 창간되거나 창간 준비중인 신문들이 상당수 있었다.단지 언론이 권력을 생산한다는 생각에서 이뤄지는 이같은 행태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것이다. ■ 언론사끼리는 물론,검찰 등 공공집단이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소송의 폭증은 언론의 취재를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고 보는데●김교수 소송이 남발하고 있지만 소송이 재판까지 이어져 결과로 나온 경우가 극히 드물다.소송을 단지 ‘내가 정당하다’는 것을 알리는 수단으로만사용한다면 문제가 있다.언론의 잘잘못을 재판에서 확실하게 가릴 수 있는경우가 많아진다면 언론의 발전에도 바람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김총장 소송 증가는 기자들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써대 자초했다는 것과 언론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사실 등 두가지 측면에서 볼 수있다.검찰·경찰 등 공익적 집단들의 소송제기는 언론활동을 위축할 것이 우려된다.공인에 대한 비판은 언론활동의 주요 기능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미디어 다양화시대를 맞아 활자신문과 공중파 방송의 위상·역할은 어떻게 될 것인가●김교수 가까운 시일 내에 언론환경이 크게 변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다만 뉴미디어들은 부드럽고 오락적인 면에 치중한다면,공중파는 공익적이고 정보성에 무게를 실어야 할 것으로 본다.또 활자매체도 정보매체로서의기능을 다해야 할 것이다.섹션신문 등이 보여주는 연성화는 오히려 상대편을키워주는 역할을 할 지도 모른다. ●김총장 TV가 등장할 때 라디오의 시대는 끝나는 줄 알았고,활자신문도 전자신문이 성장하면서 어려울 듯했지만 아직도 제기능을 다하고 있다.앞으로활자매체는 심층보도나 깊이있는 해설을 강화해야 할 것이고,영상매체는 필요한 정보를 받으려는 수용자들과의 쌍방향 기능을 살려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 김미경기자 chaplin7@
  • [김상웅 칼럼] ‘역사의 그물코’를 아는가

    한때 거미줄법이란 것이 있었다. 힘없는 미물이나 걸리고 참새 정도만 돼도거침없이 뚫고 나갔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검찰총장이나 장관도 비리가 드러나면 가차없이 법망에 걸린다. 법의 존엄성과 공정성이 확립되고 있음을 말한다. 우리사회가 법치주의에다가선 것이다. 비리가 드러나면 누구라도 법망(法網)을 회피할 수 없게 되었다. 법망에는 실정법의 위반자가 걸려든다. 문제는 법망은 두려워 하면서실정법이 아닌 자연법과 ‘인도의 법칙’에 반하는 자들이 걸리는 사망(史網)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직자가 거짓을 말하고 정치인이 법을무시하고 언론인·지식인이 곡필을 휘두르는 것이 이에 속한다. 법망에는 시효가 있지만 사망에는 시효가 없다. 그래서 법망을 피하고 사망에 걸리더라도 당장에는 불편이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곧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 군사독재자의 말로와 고 문을 일삼던 하수인들을 지켜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에게 논리와 계략을 제공하고 여론을 오도하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역사의 바른 길을저해한 지식인·언론인들에 대한 역사의심판이 더디다는 점이다. 법망이 비교적 촘촘한 데 비해 사망은 아직도 듬성듬성하고 이를 지켜보는 사안(史眼)도 총명하지 못한것 같다. 역사가 ‘눈멀고 귀먹어’범죄자들을 놓치면 천망(天網)이 기다린다. 시간이 가더라도 하늘의 그물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 노자(老子)가 말한 ‘천망회회(天網恢恢)소이불실(疎而不失)’이다. 역사마저 심판하지 못하면 하늘이 심판한다. 아무리 교활하고 치밀하고 속임수를 쓰더라도 천망을 벗어난 자는 하나도 없다. 역사의 법망이 두렵다면 실정법이 삼심제를 거치듯이 역사와 하늘의 이치도 삼심을 두고있다. 인간의 역사가 진보와 문명을 일궈 여기까지 온 것은 선과 악, 죄와 벌을 심판하고 징벌하는 실정법이라는 형이하학적인 법제와 자연법과 사망과 천망이라는 형이상학적인 장치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실정법을 준수하면서 살면 된다. 허나 공인은 역사를 의식하면서 살아야 한다. 최근 국가기강을 문란시킨 공직자, 언론인들의 탈선은역사는커녕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당장의 이해에 집착한 데서 나타난 현상이다. 논어에 “사람이 먼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눈앞의 우환이 있다”(人無遠廬必有近憂)고 했다. 제2차세계대전 후 뉘른베르크와 도쿄의 전쟁범죄재판은 전범들에게 ‘인도의 법칙’과‘공공양심의 요구’라는 자연법을 적용하였다. 이들 법정은 “그들을 처벌하는 것이 부정이 아니라 그들의 악행이 처벌되지 아니하고 방치되는 것이야말로 부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정법을 넘어서 자연법으로 전쟁범죄를 다스린 것이다. 우리가 친일파 청산이나 매국노재산환수 그리고 독재정권에 부역한 지식인과 언론인에 대한 자연법적 청산을 하지 못함으로써 사회정의를 세우지 못하고 사망과 천망에만 의존한 것은 당대인들의 직무유기다. 군사독재에 부역해온 언론인·지식인들이 국민의 정부의 개혁을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에 대한 정부의 처리과정에 문제가 없는 바아니지만 일부 언론의 행태는 비판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같다. 사자의 포효에는 벌벌 떨다가 사자시체에는 가장 먼저 덤비는 하이에나언론의 행태를 드러낸다. 요순시절에도 환도(驩兜) 공공(共工) 곤(鯤) 삼묘(三苗) 등 악한들이 있었다.‘국민의 정부’시대라고 비리가 없겠는가. 물론근절시키지 못한 것은 정부책임이다. 그렇지만 실패한 로비를 마치 정부의총체적 부정과 도덕적 파탄으로 몰고가는 것은 개혁을 두려워한 하이에나들의 반격으로 볼 수 있다. 개혁과 투명성을 두려워하는 하이에나들은 ‘사자의 상처’를 놓치지 않는다. 우물 밖 개구리 안목이라도평생을 우물 밖으로 나와보지 않은 개구리가 있었다. 어느날 다른 개구리가한마리 나타났다. “넌 어디서 왔지?” “호수에서 왔다”불청객 개구리가말했다 “호수라고? 어떻게 생긴거니? 내 우물만큼 커?” 호수에서 온 개구리가 웃으며 말했다.“비교도 안돼”우물안 개구리는 불청객 개구리가 말한호수에 관심을 보이는 척했으나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내 평생 이렇게 뻔뻔스러운 거짓말쟁이는 처음이야.”(앤소니 멜로, ‘철학자의 반란')‘우물안 개구리’적 사고로 새시대를 맞을 것인가 아니면 ‘우물 밖 개구리’정도라도열린 생각을 가질 것인가. 공직자, 언론·지식인들이 역사의 그물코를 두려워하면서 바른 처신, 공정한 글쓰기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김상웅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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