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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방송의 자기 반성

    남을 비판하기는 쉬워도 자아비판은 힘들다.최근 KBS는 방송 개혁을 표방하며 신설한 한 프로그램에서 어려운 자아비판을 했다.그것은 역대 정권의 눈치를 보며 나팔수 역할을 자처해 왔던 공영방송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었다.KBS는 과거 정권 초기에도 이 같은 반성을 한 바 있었으나 이번만큼은 제대로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확실히 다른 방송사들에서는 볼 수 없는 용기와 공영방송의 정도를 지키려는 각오가 엿보인다.사실상 KBS는 이전부터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을 위해 사내 노력이 있어 왔던 언론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새로운 다짐만큼 실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리하여 이런 새로운 다짐이 5년마다 되풀이되는 정치 쇼가 되지 않기를 국민은 원한다.즉 새 군주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시녀 방송의 상투적인 새 정권 옹호와 자기 정당화의 모습이 아니길 국민은 바란다. 이러한 기대 섞인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사실상 지금까지 방송사 사장과 고위 간부들 가운데에는 자리에 연연하고 일신의 영달을 위해 권력을 추종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았다.이들은 그간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을 해치고 공영방송의 신뢰를 떨어뜨린 장본인들이다. 방송은 그 매체적 특성상 여론과 권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방송 저널리스트들은 이같은 방송의 힘을 알고 그 힘을 이용하여 권력에 줄을 대려고 한다.최고 권력자도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사장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하곤 했다.그리하여 우리 나라 방송사상 정권에 비판적이고 대항한 방송사는 단 한번도 없었다.서슬 퍼런 군사독재정권 때에는 안기부 골방에 끌려갈 각오없이 감히 어느 방송사 사장이 최고권력자에게 대들 수 있었겠는가라는 변명이 통할는지 모른다. 그런데 문민 정부에 들어와서도 방송은 계속 정권 홍보와 편파보도 방송을 하는 등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게 역력했다.타 방송사들도 이같은 부끄러운 과거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거의 과오에 대한 반성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결의이기도 하다.과거에 공영방송이 권력에 굴종하거나 권력을 추종했다면 지금부터 이런 과오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공영방송은 정권 옹호나 체제유지의 국가 홍보 방송이 되기보다는 권력 비판과 사회부조리 고발 및 사회 개혁을 위한 국민 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 KBS의 자기 반성과 다짐이 국민의 가슴에 와닿는 개혁이 되기 위해서는 방송사가 보다 더 용감해질 필요가 있다.그것은 방송이 과거 정권과 과거 인물에 대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비판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공영방송은 다른 상업방송과는 달리 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태도로 사회 감시와 권력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방송의 왜곡된 모습을 자주 보아와서 그렇지,공영방송의 독립과 공정성은 지극히 마땅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공영방송이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제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다른 상업방송에 언론의 참된 모습을 기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다른 방송이 타락하더라도 공영방송만큼은 언론의 정도를 향해 가야 하며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주어야 한다. 이번 KBS의 새로운 출발은 국민과 함께해야 할 것이다.공영방송의 거듭나기를 위한 반성과 개혁은대통령이나 방송사 사장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사내 직원과 국민이 주체적으로 해야 그 성과가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국민은 KBS의 뉴스 보도와 기타 프로그램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며 국민방송을 위한 국민주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현 택 수 고려대 교수 사회학
  • 이런 책 어때요 / 화이부동(和而不同)

    홍승면 지음 나남출판 펴냄 ‘당대 제1의 칼럼니스트’‘근대적 직업 언론인의 조건을 갖춘 대기자’라는 평을 듣는 저자(전 한국·동아일보 편집국장)의 칼럼 모음집.그는 칼럼을 쓰면서 종래 딱딱하고 고답적인 신문문장의 문어체 글에서 탈피,부드럽고 평이하면서 짜임새 있는 구어체 글을 구사함으로써 새로운 저널리즘의 물꼬를 트는데 큰 몫을 했다.그의 좌우명인 ‘화이부동’은 ‘군자는 화목을 지키되 결코 부화뇌동하지 않는다.’는 뜻으로,그는 지난 68년 해외차관 도입문제를 심층보도한 신동아 기사로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반공법 위반혐의로 구속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5만원.
  • “지도부 축출권리 있다” 이란 개혁파 비판성명

    대학생이 주축이 된 이란 개혁파가 15일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 등 지도부의 절대권력을 강력히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엿새째를 맞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점차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이런 가운데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긍정적인 움직임”이라 평가,이란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변화 요구 봇물 터지듯 이란의 반체제 인사 248명은 이날 “이란 국민들은 지도자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비판할 권리가 있으며 이들에게 만족하지 않으면 해임하거나 축출할 권리가 있다.”는 인권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은 “정치인들이 신의 자리에서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이단이며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이들은 또한 최근 개혁파 의원 135명이 하메네이에게 보낸 개혁 촉구 공개서한에 지지를 천명했다. 이란 당국의 강경진압으로 반정부 시위의 기세는 다소 수그러들었다.15일 저녁 테헤란대학 아미르 아바드 캠퍼스 주변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또다시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과 무장경비대의 경계가 강화되면서 학생들의 시위도 잦아들었고 친정부 민병대와의 충돌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테헤란 대학 기숙사에 질서가 회복됐다.”고 보도했다.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시작된 시위로 22대의 자동차와 34대의 오토바이,5곳의 은행이 파괴되거나 손상을 입었으며,32명의 경찰관을 포함해 60명이 돌에 맞아 부상했다. ●가시지 않는 미국 개입설 부시 대통령은 15일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자유를 향한 시민들의 의사표현의 시작”이라고 찬양하고 이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앞서 백악관도 이란 당국의 시위 강경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카말 카라지 이란 외무장관은 “명백한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고,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지도부는 미국이 “시위의 배후”이며,이란 정권과 국민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 이후 ‘악의 축’국가의 하나인 이란의 정권 붕괴까지는 아니더라도 체제 변화를 반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영국의 BBC방송은 이번 시위가 내부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순전히 국민들의 불만에서 촉발됐다는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신정정치에 대한 불만 한계점에 리처드 루가 상원외교위원회 위원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공식적으로 수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 회교공화국은 1979년 대학생들의 반정부 시위에 의한 이슬람 혁명으로 설립됐다.당시 샤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툴라 호메이니는 6명의 성직자와 6명의 율법학자로 구성된 헌법수호위원회를 최고의결기관으로 하는 신정국가를 확립했다. 이후 신정국가의 폐쇄적인 정치·경제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커져 갔다.지난 1997년 개혁주의자인 모하마드 하타미가 대통령에 당선,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그러나 보수적인 헌법수호위원회가 하타미 정권의 개혁안들을 번번이 부결,개혁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결국 지지부진한 개혁에 대한 젊은이들의 불만이 이번 반정부 시위로 터져 나온 것이다.그러나 학생들이 주축이 된 시위는 반체제 세력의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데다 아직 정부의 통제가 워낙 확고해 폭발력을 얻기에는 역부족인 상태이다. 박상숙기자 alex@
  • 野 “총선 홍위병 만들기”오늘 최고회의서 탄핵 논의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주체론’과 관련,“총선용 홍위병을 만들려는 의도”라며 연일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16일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의 상당부분을 이에 집중할 정도로 문제시하는 모습이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노 대통령 발언은 공무원 조직에 홍위병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공산당식 독재정권의 수법과 다를 게 없다.”고 비난했다.그는 “이런 사디스트 정권을 참고 따라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전체주의를 연상케 하는 발언”이라면서 특히 노 대통령의 이번 주 행보를 문제삼았다.경찰지휘관 초청강연,국책·시중은행장 오찬,정부 실·국장 특강,국정원 방문 등에 대해 “국가기구와 공무원 조직을 노사모와 같은 전위대로 활용하려는 엄청난 음모가 있는 것 같다.”며 “이미 치밀하게 계획돼 시행단계에 접어든 모습”이라고 지적했다.박종희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공무원과 언론,시민단체의 일부를 3대 홍위병으로 삼아 총선에 나서려는 것”이라며 “이로써 노무현식 포퓰리즘 정치의 골간이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비난했다.한나라당은 17일 최고위원회의를 소집,노 대통령의 ‘공산당 발언’과 관련해 탄핵소추 문제를 논의한다.이규택 총무는 “지난 주 의원총회에서 논의된 만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분단이 빚어낸 민중의 고통 슬픈 그림자 아직 어른어른”/ 14년만에 소설집 ‘들국화 송이송이’ 출간 송기숙

    “그동안 (민주화)운동하느라 소설쓰는 데 게을렀습니다.해서 6년전 글만 쓰려고 광주에서 화순으로 내려왔지만 여기저기 불려다니다 보니 장편 ‘오월의 미소’와 이번 소설집 쓴 게 전부네요.그것도 재작년부터 어느 정도 일이 정리됐기에 가능했죠.” 14년만에 작품집 ‘들국화 송이송이’(문학과경계사)를 낸 소설가 송기숙(68)은,작가로서는 불행한 사람일지 모른다.그의 말대로 “작가에겐 금쪽 같은 시간”을 글쓰는 데 바친 게 아니라 민주화에 고스란히 바쳤으니 말이다.게다가 소설쓰는 데 비교적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가형이어서,아쉬움이 더 클 것이다. ●이데올로기의 폭력성 적나라하게 그가 모처럼 낸 소설집은 표제작 등 9편이 들어있다.그 가운데 5편은 분단을 소재로 한 것이다.이제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기층 민중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을 분단체제 아래서 펼치고 있다. “민중과 분단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분단 상태로 50여년이 지나면서 ‘분단체제’가 됐습니다.지배계층이 기득권을 유지하려 분단을 악용한 탓입니다.광복이후 우리 민중이 탄압받은 원인 중 하나는 분단인 셈이죠.” 남북한 정상이 만나고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어도 작가에겐 여전히 분단으로 인한 민중의 슬픈 그림자가 어른거렸다.“민중이 자기 권리를 쟁취하는 과정”을 평생 화두로 삼은 그다.당연히 분단으로 인한 현재의 생채기를 다룰 수밖에 없었다. 고향을 찾아가는 노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은,이데올로기의 폭력성이 어떻게 민초의 가정을 파괴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기막힌 반전을 감춰둔 ‘길 아래서’와,한국전쟁때 빨치산으로 입산한 시누이의 영혼을 달래려 묏자리를 마련한 할머니 이야기를 그린 ‘성묘’등도 분단으로 인한 민중의 고통을 묘사한다 .한편 작가는 이윤 창출에 혈안이 된 자본주의의 모습(‘꿈의 궁전’)을 묘사하거나,농어촌의 생활을 통해 공동체의 소중함(‘돗돔이 오는 계절’‘고향 사람들’)을 이야기하면서 민중의 멍든 속내를 달래준다. 65년 문학평론으로,66년 소설가로 잇따라 등단한 그는 스스로에게 진 ‘글 빚’이 무겁다고 한다.“돌아보니 운동한답시고 교수와 소설가라는 두 가지 일에 모두 태만했던 것 같습니다.후회는 하지 않지만 작가로서 마감에 쫓겨 허겁지겁 글을 내놓았던 지난 날을 돌아보니 민망하네요.” 말은 그렇지만,그가 빚어낸 작품은 녹록지 않다.80년대 대학생 농촌활동의 교과서로 읽혔던 ‘자랏골의 비가’‘암태도’를 비롯, 대하소설 ‘녹두장군(1989∼1994)등 걸작을 남겼다.또 독재정권과 맞서 80년 살육의 현장에서 무참히 고문당하고,강단에서 7년동안 쫓겨나기도 했다. 작가의 이런 진정성은 이번 작품집에 잘 스며있다.작가 특유의 구수한 입담을 바탕으로,분단이 어떻게 현실의 질곡을 낳았는지를 들려준다. ●우리 설화 정리작업 몰두할 계획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쩡쩡 울린다.“작고한 이문구와 저는 시골정서를 살릴 수 있는 대표적 작가입니다.그 점을 살려 우리 설화를 본격적으로 정리해볼 생각입니다.‘입말’로 남아 있는 설화나 풍속을 본격적으로 정리해 민족의 정체성 확립에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이종수기자 vielee@
  • 반부패회의 / 참석자 주제발표 요지

    제11차 반부패국제회의 전체회의 참석자들은 부정부패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를 강조했다.문화와 환경은 다르더라도 공통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부패로 본 것이다.이번 대회의 주제도 ‘다른 문화,공통의 가치’로 정했다.다음은 전체회의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내용을 간추린다. ●사리사리 라비상카 인도 세계인류가치연맹 설립자 ‘부패의 바다’에서 헤엄쳐 나오기 위해선 5가지 덕목이 필요하다.첫번째는 유대감이다.소속을 잃었을 때 부패의 늪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부패는 이웃들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행위인 까닭이다.강한 공동체 의식은 부패 척결에 필수덕목이다. 다음으로 용기가 요구된다.자신의 능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다면 거짓으로 포장할 이유가 없다.또 썩은 사회에서 홀로 청렴의 길을 걸어가는 것도 용기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셋째,우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수십억년 지속된 우주속에서 인간의 삶이 가진 유한성을 인정하는 것이다.이를 통해 우리는 보다 깊은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부패로 평생 다 쓰지도 못할 돈을 벌어들이는 일이 얼마나 가치없는 일인지 깨달을 수 있다.또 사회에 대한 관심과 헌신도 부패척결을 위한 덕목이다.삶의 목표를 인류사회 공헌이라 세운다면 개인의 순간적인 안위를 위해 부패를 택하진 않을 것이다. ●베리 오키프 호주 반부패국제회의 의장 현실적인 문제들을 모두 고려하면서 전세계가 공감하는 부패척결 강령을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다.일부에선 부패란 사회구조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부패척결은 환상일 뿐이라고 주장한다.하지만 이런 주장은 부패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자기 변명’에 불과하다.부패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정확히 알려 나간다면 이같은 잘못된 믿음은 사라질 것이다. 부패척결 강령은 전인류의 존엄성과 인권을 존중한다는 대명제 속에서 세워져야 한다.종교,언어,인종에 상관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가 바로 인권존중이다.우리는 이날부터 시작된 반부패국제회의에서 활발한 논의를 펼쳐 구체적인 실천 강령들을 세울 것이다. ●키라이투 무룽기 케냐 법무장관 부패는 케냐의 농업기반을 무너뜨렸다.때문에 케냐는 국민들을 먹여살리는 데 애를 먹고 있다.신선한 물 공급도 어려워졌다.부패가 사회전반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이 자리를 통해 부정부패는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부패는 반인륜 범죄인 것이다.케냐에서 치러지는 부패와의 전쟁은 정의를 위한 투쟁이며 오랜 독재정권 하에 유린된 인권을 회복시키는 작업이다.케냐 국민들은 지난해 말 실시된 선거에서 개혁세력에 큰 힘을 안겨줬다.전 정권에서도 부패를 없애겠다는 노력은 했다.하지만 말뿐이었고 행동이 뒤따르지 않았다. 부패는 상층부에서부터 비롯된다.때문에 부패와의 전쟁은 상층부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정리 강충식 정은주기자 chungsik@
  • [대한포럼] 리더십의 위기

    세계 굴지의 기업 GE(제네럴 일렉트릭)의 최연소 회장이 된 지 8개월이 지난 1981년 12월8일,잭 웰치는 뉴욕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 앞에 섰다.앞으로 GE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는 연설을 하기 위해서였다.애널리스트들은 그해 GE가 달성한 성과들과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재무적 수치를 원했다.잭은 그러나 그 수치 대신 “나는 진정한 성장 산업을 찾아내고 그 산업에 뛰어들어 세계에서 1등이나 2등 하는 기업으로 키워야 미래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1등이나 2등이 된다는 것은 하나의 목표일 뿐만 아니라 필요 조건이기도 합니다.”라고 강조했을 뿐이다. 바로 그 ‘1등이나 2등’은 잭 웰치가 제시한 비전이며 그 외의 사업은 모두 ‘고치거나 팔아치우고 그렇지 않으면 폐쇄’했다.그의 개혁에는 내부인들의 거센 비판과 저항이 따랐고 외부인들은 전통적인 미국의 기업을 파괴하는 ‘미친 짓’이라고 혹평했다.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설득과 타협 과정을 거치면서 밀고나가 매출액 250억달러 규모의 기업을 20년 후인 현재 1300억달러의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워놓고 물러났다. 지도자의 뚜렷한 비전제시,그리고 설득과 타협 및 변함 없이 밀고 나가는 확신과 뚝심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흔히 잭 웰치를 통해 배운다.대통령마저 “못해 먹겠다.”며 위기감을 느끼는 우리 사회다.리더십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갈등이 증폭돼 있고 혼란스럽다.나라 전체는 물론 각 분야마다도 리더십의 부재 현상은 심각하다.‘내 몫 챙기기’에 강경 일변도로 나가는 각 이익집단의 투쟁이 더 계속된다면 정말 위태로운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돼 있다.두산중공업과 철도노조,화물연대의 파업이 봉합되자 한총련의 기습시위에 이은 노동 3권 보장을 요구하는 공무원노조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실시를 저지하려는 전교조의 투쟁이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우선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말을 많이 하고 상황에 따라 자꾸 바꾸면서 혼선이 자주 빚어지고 있다.장관들이나 담당 공무원들도 대통령 눈치 보기에 바빠 어떻게 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혼란을 수습하고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부가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는 발언에 이르러서는 대통령의 권위 실추는 물론 국민에게 불안감마저 안겨주었다.얼마나 답답하면 그런 말까지 했을까 하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 누구도 적절한 발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 이 혼란에 대한 책임은 대통령과 정부에만 있는가.그렇지는 않다.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운 각 이익집단의 민주적 리더십의 부재에도 책임이 있다.이들 집단의 강경 투쟁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모든 계층과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다.집단이기주의는 바로 이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로 자신과 남을 모두 해친다.대화와 타협,조율을 모색하며 합법적인 원칙을 세우고 지켜야 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에도 반한다.집단이기주의는 결국 타율을 부르는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이익집단마다 이런 민주질서를 지킬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문제는 더 쉽게 해결된다. 그러나 집단행동은 민주주의의 공고화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제2공화국이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군사독재정권에 무너진 것을 안타까워하는 시각이다.이 과정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이익도 존중하며 대화와 타협으로 난제들을 조율해 가는 능력을 기른다면 우리는 분명 잭 웰치의 GE보다 더 탄탄한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최 홍 운 수석 논설위원 hwc77017@
  • 경찰·한총련 긴장 고조 / 30일 11기 출범식 비상령

    5·18 기념행사 불법시위 이후 경찰과 한총련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오는 30일 연세대에서 열리는 11기 한총련 출범식을 전후해 양측의 대치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특히 경찰이 시위 연루자를 전원 검거키로 하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어 출범식을 앞두고 양측의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긴장하는 경찰 경찰청의 한 간부는 20일 “당시 5·18 행사장 주변에서 피켓 시위는 용인해줄 방침이었는데도 한총련이 기습적으로 대통령의 행사참여를 저지한 것에 경찰 수뇌부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기류를 전했다.최기문 경찰청장이 한총련 출범식과 관련,“그동안 한총련의 전력과 이번 사건을 참고해서 냉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관할 경찰서에는 ‘출범식 비상령’이 떨어졌다.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정부와 한총련의 화해무드가 무르익으면서 대(對)학원 활동의 긴장이 느슨해졌던 게 사실”이라면서 “모든 정보활동의 초점을 연세대 출범식에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현재 6명으로 구성된 정보과 학원팀을 증원하는 것도 검토중이라고 귀띔했다. ●한총련도 비상 출범 10년째를 맞아 ‘한국 대학생 5월축전 및 학생운동 공동출범식 준비위원회’를 구성,지난달 말부터 행사준비에 힘을 쏟아왔던 한총련도 행사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한총련은 이날 “대통령께 위협을 가하려던 것도 아니고 대통령을 모욕하고 타도 대상으로 삼았던 것도 아니다.”라는 요지의 ‘노무현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를 공개하는 등 사태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한총련 관계자는 “언론이 일제히 ‘한총련 때리기’에 나서면서 합법화에 우호적이던 여론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면서 “정부와 연세대측이 이번 행사를 불허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엇갈리는 보수·진보 진영 시각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총련을 바라보는 각계각층의 상반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의 길을 막고 조화를 짓밟은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면서 “불법시위 주동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전국민중연대,통일연대,여중생 범대위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를 한총련 이적규정 철회문제와 연계시킨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밝혔다. ●“범사회적 해결 의지 필요” 사회원로와 학자 등은 한총련에 합법화 시대에 걸맞은 투쟁방식을 요구하고,정부도 이번 사태를 한총련 합법화나 수배해제 문제와 연계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한총련은 과거 독재정권에 대응해서 싸우던 방식을 지양하고 정부도 의장이 사과의사까지 밝히고 문제점을 인정한 만큼 마녀사냥식으로 한총련 전체를 문책하는 식의 단순한 대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정부는 이번 사태를 ‘난동’으로 규정,강경 대처하기보다는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오해와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총련에는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과 대통령에게 분명하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택동 구혜영 이세영기자 taecks@
  • 한나라 당권경쟁 / 찜질방 향응등 혼탁 양상

    “선거법도 없고,선관위도 없다.” 한나라당 대표경선에 나선 한 중진의원의 측근이 당내 당권경쟁을 두고 한 말이다.몇몇 당권주자들이 금품살포에 향응제공,줄세우기 등 온갖 구태를 벌이고 있는데도 당 선관위는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은 채 쉬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혼탁 양상 갈수록 심해 당권경쟁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당직과 공천을 미끼로 지구당위원장을 줄세우고 있다.”는 소문은 옛말이 됐다.“A후보가 모 지구당에 돈봉투를 돌렸다.”“B후보 부인이 지구당 행사에 나가 향응을 제공했다.”는 등의 소문이 줄을 잇는 상황이다.실제로 최근 한 지방의회 의원들의 단체연수에 돈봉투를 돌렸다는 말이 퍼졌다.지방의원들이 탄 버스를 고속도로 나들목까지 쫓아가 세우고 올라탄 당권주자 2명 가운데 1명이 ‘격려금’을 놓고 내려왔다는 것이다.한 주자진영 인사는 “당권주자 부인들이 여성 대의원들을 호텔 레스토랑과 찜질방 등으로 불러내 향응을 제공하고 20만∼30만원이 든 돈봉투를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당권주자의 측근은“모 후보측이 각 지구당에 300만·500만원 등 두차례에 걸쳐 돈봉투를 돌린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소장파,공명선거 촉구 각 후보진영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한 상대후보 비방도 도를 넘은 상황이다.‘독재정권의 하수인’‘국민과 당원을 기만하는 정치인’ 등의 비난과 함께 후보사퇴를 종용하는 글들이 넘치고 있다. 선거 혼탁상이 깊어가면서 후보간 또는 중진·소장간 갈등도 심화하는 양상이다.초·재선 소장의원 47명이 전날 공동성명을 통해 “혼탁선거를 부추기는 후보 이름을 공개하겠다.”고 하자 15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선 “해당(害黨) 수준의 자학적인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논란이 확산되자 한나라당은 부랴부랴 16일 아침 주요당직자 및 당권주자 6명 연석회의와 선관위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구체적인 선거운동 규칙을 마련하기로 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이경형 칼럼] ‘野大’ 국회의 고삐

    고영구 국정원장의 임명을 둘러싸고 빚어진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힘 겨루기가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한나라당은 지난 28일 고 원장에 대한 사퇴권고결의안 추진과 인사청문회법 개정 등을 위해 5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했다.이어 29일엔 민주당 몫으로 추천된 황태연 동국대 교수를 국가인권위 신임 위원으로 뽑는 선출안을 이념적 편향성을 이유로 부결시켰다. ‘야대(野大)’국회의 반격이 시작된 가운데 노 대통령은 30일 국정원 기조실장에 야당이 기피 인물로 지목한 서동만 상지대 교수를 임명함으로써 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앞으로 한나라당은 다수당의 힘을 과시하고 싶은 유혹을 받겠지만,국회 운영을 표결 만능주의로만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대통령제 권력구조에서 집권당과 국회 다수당이 서로 다른 이른바 ‘분할 정부’구도 아래서는 대통령이 야대 국회를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설령 국회가 대통령의 인사 고유 권한을 제약하는 듯한 의견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정권시녀 시절’식으로 직격탄을 쏘아대서는 곤란하다.소수당 출신의 노 대통령이 국정을 원만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리더십을 십분 발휘하는 것이 관건이다.반대당이자 다수당인 한나라당과 끝까지 타협하고 지겹더라도 협상을 벌여야 한다. 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하겠다.”고 다짐했고,국회 국정 연설에서는 “국회를 존중하고 의원 개개인을 존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한때 ‘참여 정부’와 야대 국회의 밀월 관계를 예고해주는 듯했다.그러나 ‘밀월’은 고 국정원장 임명 논란으로 2개월만에 깨지고 말았다. 대통령과 국회가 명실상부한 견제와 균형의 관계로 재정립되는 것은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필요하다.우리 헌정사에서 민주화 이행기였던 1987년 6·10항쟁 이후 한국 정치는 여소야대 구도의 변경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 1988년 13대 총선 이래 지금까지 모두 4차례 총선이 실시됐으나 단 한번도 대통령 소속 정당이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적은 없었다.여소야대에 시달려 온 노태우정부는 1990년초 3당 합당으로,1992년 14대 총선 후엔 무소속 영입으로 여소야대를 변경했다.김영삼정부 시절인 1996년 15대 총선 후에도 무소속 영입으로 ‘여소(與小)’를 타개했다.김대중정부 역시 2000년 16대 총선 후 이른바 DJP 정당연합과 의원 영입으로 ‘여소’를 ‘여대(與大)’로 만들었다. 역대 정권이 구사한 여소야대의 변경 방법은 합당이거나 의원 빼내오기,혹은 밀실 연합이었다.YS,DJ 민주 정부도 야대 국회에 의한 행정부 견제를 대범하게 수용하지 못했다.왜 그랬을까? 정치의 형식은 ‘민주주의’였으나 정치 의식은 과거 독재정권의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여당의 ‘제왕적 총재’로서 국회를 지배하던 시절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제왕적 대통령’을 버리고 권력 분점의 대통령을 추구해왔다.일찍이 당권과 대권의 분리 정신에 따라 일체 당직을 맡지 않았고,실제로 여당을 통제하지도 않는다. 상향식 공천제 도입으로 내년 17대 총선에 나설 당 후보의 공천권도 없다.더욱이 민주당은 신당 창당의 회오리에 휩싸여 대통령의 의중이 먹혀들기도 어려운 처지다. 노 대통령이 야대 국회를 다룰 수 있는 고삐는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당장 정계개편을 통해 여소야대를 변경하기도 어렵다.결국 ‘고삐’는 국민의 지지 확보,정책 추진의 합리성,야당보다 우월한 도덕성 및 개혁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대통령 자신의 정치 역량,폭넓은 리더십이 아닌가 한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兩노총 ‘노동절’ 갈등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맞붙었다.‘노동절’ 이름 되찾기와 관련,서로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나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상대방을 ‘어용노조’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연대활동 거부 검토’ 등으로 맞받아치고 있다.양 노총은 오는 30일부터 3일 동안 ‘노동절’을 맞아 평양에서 ‘남북노동자 공동행사’를 치러야 하는 판에 껄끄러운 입장이 돼버렸다.한국노총은 이미 23일 열릴 예정이던 국민연금 관련 토론회에 불참하기도 했다.뜻있는 노동계 인사들은 “주5일 근무제,비정규직 차별철폐 등 양 노총이 산적한 현안은 제쳐둔 채 주도권 싸움만 한다.”며 이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포문은 민주노총이 먼저 열었다.민주노총은 지난 21일 ‘빼앗긴 노동절 돌려주길’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노총을 ‘어용’으로 표현했다. 민주노총은 보도자료에서 노동절의 유래를 설명하면서 “독재정권이 노동절의 이름과 날짜를 빼앗은 이유는 ‘정권의 하수인인 어용노총 생일날’에 ‘주면 주는 대로,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만 하는 근로자’로 살 것을 다짐시키기 위해서였다.”라며 “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일어선 노동자들은 어용노조에 반대하는 민주노조를 건설했다.”고 주장했다.현 한국노총을 어용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벌집을 쑤신 듯한 분위기다.한국노총은 23일 성명을 통해 민주노총을 반격했다. 한국노총은 “한국노총을 자극하고 노노갈등과 분열을 야기하며 노동절 정신을 훼손하고 있는 데 대해 개탄과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또 “민주노총은 각종 연대활동을 하면서도 틈만 나면 한국노총에 비수를 들이대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홍보국장은 “민주노총이 노동절을 되찾기 위한 한국노총의 노력을 도외시한 채 과거를 왜곡했다.”면서 “앞으로 민주노총과 연대활동을 하는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용수기자 dragon@
  • [씨줄날줄] 고문광

    영화 ‘소돔의 120일’은 권력과 인간의 잔혹함과 변태의 극한을 탐색한다.무솔리니의 파시즘이 지배하던 1943년.이탈리아 권력자들은 젊은 남녀를 납치해 시골의 저택으로 끌고 간다.그들은 젊은 남녀와 변태적 성의 향연을 즐긴다.파시스트들은 눈알을 후비고,머리가죽을 벗기는 등 잔혹한 방법으로 그들이 농락했던 젊은이들을 고문·처형한다.고문하고 살해하는 것에 쾌락을 느끼기까지 한다.이탈리아의 영화감독 파솔리니는 프랑스의 사드 백작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사디즘이라는 말의 어원이 이 소설의 작가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러나 잔혹한 고문은 영화나 소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소돔의 120일’에 나오는 방법 못지않은 잔인한 고문이 세계사의 여러 장을 차지하고 있다.야만적이고 추악한 고문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 길다.고문은 어느 시대 어느 국가 어느 민족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시대와 민족을 초월하여 자행돼온 인류 공통의 광기와 어둠의 역사다.중국 등에서는 귀자르기·거세·무릎 자르기 등 다양하고 잔혹한 고문과 형벌이 있었다.중세 유럽의 종교재판에서도 사지찢기·인두질·물고문 등 잔인한 고문이 많았다. 고문은 문명화될수록 줄어들었다.그러나 식민지시대와 독재체제에서는 잔혹한 고문이 계속됐다.일본 군국주의자들은 한국의 애국지사들을 잔혹하게 고문하고 처형했다.잔혹한 고문방법은 한국의 독재체제에서도 자행됐다.이라크에서도 잔인한 고문이 많았다.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동생 알 티크리티는 전기·물고문 등을 자행한 ‘고문 기술자’였다고 한다.후세인의 장남 우다이는 인터넷을 통해 온갖 고문을 연구했다고 한다.그는 고문을 참관하기도 한 ‘고문광’이었다. 고문은 부패한 독재정권일수록 많았다.권력의 단맛을 유지하기 위해 고문을 통해 희생양을 만들어냈다.독재자들의 포악한 권력욕과 그 권력에 기생하는 군상들의 탐욕은 고문의 역사를 끊이지 않게 하고 있다.고문으로 육체와 영혼이 황폐화되는 희생 위에 독재자들은 사치와 호화판 생활을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얼마나 억울한 비극인가.그나마 많은 독재자들의 최후가 비극으로 끝났다는 것이 역사는 정의의 편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이창순 논설위원 cslee@
  • 부시의 전쟁/‘후세인 퇴출’ 아랍민주화 촉발할까

    미국이 이라크전을 승리로 이끌어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키고 민주정부를 세울 경우 이는 아랍권 전체의 정치영역에 대변혁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될 것인가. 장기 독재형의 후세인 정권 전복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쿠웨이트 등 왕정은 물론 이집트,시리아 등 장기집권 아랍 국가들의 민주화를 촉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기독재국 反정부내전 가능성 주로 미국쪽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 전망들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후세인 정권의 잇따른 붕괴가 다른 아랍 독재국가내 반대파들에게 자극을 가함으로써 반(反)정부 내전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난 91년 걸프전 때 미국 편을 들었던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 아랍 정권들이 이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일부에서는 국민들의 반미감정을 이유로 들긴 하지만,반미여론은 걸프전 때도 있었다.이들이 미국에 협조를 거부하는 숨겨진 속내는 장기간 독재권력을 휘둘러온 후세인 정권의 전복이 자신들의 권력상실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현재 아랍권에는 수십년간 독재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가 수두룩하다.시리아의 하페즈 아사드는 29년간이나 독재를 휘두른 뒤 그 권좌를 아들 바샤르에게 넘겨줬다.1981년 집권,20여년간 권력을 쥐고 있는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도 그의 아들을 후계자로 내세울 태세다. 이들 독재정권들은 아프간에서 미국이 첨단기술을 앞세워 탈레반 정권을 궤멸시킨 일과 걸프전 때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원들이 스스로 후세인 축출을 시도하려했던 점을 상기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사우디등 중앙통제력 약화 예상 미국은 물론,망명중에 있는 이라크 반대파들은 이미 ‘민주주의’와 ‘연방주의’를 후세인 전복 이후 이라크의 청사진으로 그려놓고 있다.이들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시아파와 수니파,쿠르드족 등 여러 부족의 자치를 강화함으로써 느슨한 연방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같은 발상은 사우디에는 ‘저주’나 다름없다.사우디는 이라크를 능가하는 다부족 사회이기 때문에 중앙통제력 약화는 걷잡을 수 없는 분열을 가져올 것으로 사우디 정권은 우려하고 있다.만일 이라크가 분열한다면 사우디내의 시아파는 이라크의 예를 따라 봉기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아랍 독재정권과 국민들 사이의 ‘틈새’를 벌려주는 계기로 작용한다면,정치적 현대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전망한다.무엇보다 아랍권에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부시의 전쟁/ 아랍권 反美·反정부 시위 확산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거세짐에 따라 아랍인들의 반발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팔레스타인·레바논·요르단·시리아 등 중동과 이집트·수단·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이슬람 국가들로 반미·반전시위가 번지고 있는 것이다.특히 이집트 시위대들은 독재정권을 성토하는 ‘반정부 구호’를 거침없이 내뱉으며 경찰과 격돌하기도 했다. 학생 1000여명이 수도 카이로 미국 대사관 앞에 모여 성조기를 불태우고 데이비드 웰치 미국 대사의 추방을 요구했다.일부 시위대는 친미정책으로 22년간 장기집권하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가두시위 진압에 나섰으나 시위는 수시간 동안 산발적으로 계속됐다.부상자가 100여명을 넘어섰다.결국 이집트 정부는 카이로 중심가 상점과 음식점 등의 영업을 금지,시위를 원천봉쇄했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21일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공격에 격앙된 수만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시위대 3명과 경찰 1명이 숨졌다고 한 보안 소식통이 전했다.레바논의 시돈에서도 학생 1500명이 거리에 나서 “아랍지도자들이 이라크를 팔았다.”면서 비난했다.요르단 암만에서는 500여명의 법조인들이 이라크를 지지하다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이에 정부는 내무부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를 해치는 행동에 대해 엄하게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시위가 벌어지지 않고 있지만 국민들의 반미감정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반정부 운동의 촉발을 우려,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며 참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미·반전 정서가 극대화되면 결국 반정부 성격을 띠게 된다.”면서 “중동국가들이 정권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미국으로부터 체제의 정당성을 인정받아 온 아랍국가들이 국내 반발이라는 최대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정은주기자 ejung@
  • [열린세상] 우리 시대의 과장법들

    중학교 국어 시간 때 비유법의 한 방법으로 은유와 직유외에도 과장법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그러나 현재 소설을 쓰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과장법이 비유법으로 그리 썩 좋은 방식은 아니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전달하고자 하는 뜻은 강하게 전할 수 있다 하더라도 아무래도 호소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새삼스레 이 말을 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 시대야말로 자신의 목적을 교묘하게 감춘 과장법이 난무하는 시대가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오늘은 그 과장법에 기대어 우리시대에 난무하는 과장어법의 말들을 다시 생각해보고자 한다. 80년대 ‘말’지라는 잡지를 통해서 그때 정권을 잡고 있던 군사정부가 ‘보도지침’이라는 것을 무기삼아 언론을 통제한다는 말을 처음 듣게 되었을 때,전에도 대충 이러지 않았을까 짐작은 했지만 그 충격은 가히 놀랄 만한 것이었다.아하,바로 이래서 이 신문이나 저 신문이나 똑같은 신문사에서 찍어낸 듯 똑같은 제목을 달고 기사 안에 쓴 표현들도 거기에서 거기였구나,알게 되었던 것이다. 대통령이 미국을 순방할 때인가,그의 비행기 안 집무실에 다산의 목민심서가 있었다는 것도 어쩌면 신문마다,그리고 모든 신문의 취재기자의 눈에마다 똑같이 보였던 것인지 비로소 이해가 됐던 것이다.그러니 정권으로서 불리한 기사야 오죽 통제를 하고 한 목소리를 내게 하고 큰 것을 작게 만들고,또 이쪽에서 알려야 할 것은 기사의 가치로나 비중으로 볼 때 작은 것도 크게 써내라고 했을 것인가. 그런데 다시 요즘 그 시대의 ‘보도지침’이라는 말을 일부 신문도 여과없이 쓰고,야당도 그 말을 여과없이 대변인 성명서를 통해 뱉어낸다.‘출입기자제,기자실 폐지한다’ ‘문화부도 기자실 폐지’ ‘문화부 취재제한 파문’ ‘야,신보도지침 비판’ ‘기자실 폐쇄 언론 자유 침해’.이 말대로라면 정말 큰일이다.얼마전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홍보업무 운영방안’에 대한 일부 신문의 기사 제목들이다. 여기에 야당인 한나라당까지 강경한 목소리로 함께 나서고,그것이 연일 언론에 문제화되자 대통령까지 “정부 지침이 개입이라는 소지가 있다면 이는 적당치 않으며 그런 방향으로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과장법에 기대어 말하자면 ‘그렇게 거품을 무는’ 신문들 어디에도 정작 ‘기자실 대신 개방형 브리핑룸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제대로 제목을 뽑은 기사는 없다.이런 게 ‘신보도 지침’이라고 거품을 물어도 정작 본질적인 것은 축소해 말하지 않거나 뒤로 돌리는 것,이게 바로 언론이 파악하고 대응하는 ‘신보도 방식’인지. 정치권의 과장법이야 우리가 익히 들어온 바다.그래서 지난 김대중 정권 시절,‘이 정권이야말로 단군 이래 최악의 독재정권’이라는 말을 야당 국회의원이 전국민을 상대로 방영되는 텔레비전 토론에서까지 여과없이 뱉어내곤 했다.거기에 대해 시청자들은 저것이야말로 정치적 수사의 과장법이라고 받아들였고,그 토론에 함께 참여한 한 정치학자만 정색을 하고 거기에 반론을 제기했다.정말 그러냐고,그것이 정말 그런 것이라면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한국 정치사를 가르치는 우리들의 몫은 무엇이냐고. 그래,정치권의 과장법이야 지금도 충분히 들어줄 만하다.문학에서도 이젠 흔하게 쓰지 않는 말의 과장법을 끝까지 붙잡고 있는,우리나라에서 가장 미개화된 동네가 바로 그 동네니까.그러면서도 언제나 실상을 ‘잘 모르거나 무지한’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끝마다 거품을 무는 동네가 바로 그 동네니까. 그러나 언론의 과장법은 문제가 있지 않겠는가? 그것이 신문사 중에서도 특정 신문사의 기득권을 위한 과장법의 말이라면 더욱 문제가 있지 않겠는가? 70년대와 80년대 위정자들이 흔하게 쓰던 말처럼 그것이 의도적인 ‘국론분열’을 위한 딴죽걸기의 과장법처럼 보인다면 이거야말로 정말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말이다. 이 순 원
  • [열린세상] 이라크戰-누굴 위해 종을 울리나

    미국 서부의 샌디에이고는 이라크 파병 부대가 출발한 항구도시이다.항만 부두에는 인상적인 동상이 하나 서있는데 그것은 전장에 갔다가 무사히 귀환한 미 해병이 가족과 포옹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홈 커밍’이란 작품이다.전쟁을 통해 가족애와 조국애를 강조하는 작품이다. 드디어 미국이 원하던 대로 이라크 전쟁은 터지고 말았다.이번 전쟁에서 영원히 ‘홈 커밍’을 하지 못하는 미군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죽은 미군인의 애국심에 국가가 아무리 애도와 경의를 표해도 전사자 가족에게 죽음은 비통한 것이다.전쟁은 미국민뿐만 아니라 이라크 국민에게 더 큰 비참함을 안겨 줄 것이다.그것을 몰라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전쟁에는 휴머니즘이 없다.이성도 없다.오로지 적개심과 힘의 공포로써만이 적을 제압할 수 있을 뿐이다.그래서 전쟁은 대량 인명 살상을 하여 잔인하고 참혹할수록 그리고 비통할수록 전쟁다운 것이고 성공적인 전쟁인 것이다. 전쟁에는 목적과 명분이 있다.미국은 이라크의 독재정권 축출과 대량살상무기 해제가 전쟁 목적이고 테러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세계 평화를 지키는 것이 전쟁 명분이라고 내세운다.하지만 대개 전쟁은 국가 이데올로기나 통치자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이라크 전쟁의 목적이 중동 지역에 시오니즘의 우위와 팍스 아메리카나의 확인이든,석유 자원의 확보이든,개인적인 복수감이든 부시 정권은 전쟁을 일으켜야 정권과 국가에 이득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얼마 전 미국이 일으킨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이유도 마찬가지였다.그때나 지금이나 아무도 그 어떤 국가도 미국을 저지할 힘이 없다. 이번에도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반대나 반전 국제 여론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규모 인명 살상을 강행하는 오만과 힘을 과시하였다.대규모 인명 살상을 정당화하는 것은 오로지 세계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논리와 힘뿐이다.미국의 언론도 부시 정권의 호전성을 지지하고 있다.연일 전쟁을 부추기는 뉴스뿐이고 반전 데모나 인간 방패 뉴스는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미국은 후세인을 축출하고 바그다드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이라크의 무기보다 더 가공할 만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것이다.그렇게 해서 단기전이든 장기전이든 전쟁은 끝날 것이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 참혹할 것이다. 이라크 국토는 초토화될 것이고 군인과 양민의 피비린내 나는 주검들이 도시와 사막에서 산을 이룰 것이다.미군 젊은이들의 주검도 속속 ‘홈 커밍’할 것이다. 미국 언론과 역사는 미국 젊은이들이 미국과 세계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기술할 것이다.세계 평화와 자유는 역시 미국이 혼자 책임지고 지켜야 하는 것이지 유엔과 같은 종이 국제기구를 믿어선 안 될 것이라고 역설할 것이다.그리고 미 제국주의는 기독교 하느님 신의 가호를 받아서 악의 축을 물리치는 성전을 승리로 장식한 것이라고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릴 것이다. 그리고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는 다음과 같은 믿음과 정신이 인정되고 높이 평가될 것이다.호미로 막을 일은 가래로 막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즉 테러는 전쟁으로 막아야 한다.국익을 위해서는 국제기구의 결정이나 세계 국가들의 여론은 무시해도 좋다. 갈등과 분쟁 해결에는 외교나 정치보다 역시 대량살상무기의 사용이 가장 효과가 있다.미국은 신형 초대량살상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이로 무장하여 세계 경찰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강국의 리더십은 이성과 정의보다는 무력사용과 지배의 공포에서 나온다.기독교 신은 이슬람의 알라신보다 강하고 위대하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통하여 이러한 정신들을 스스로 확인하고 세계에 공표하였다.이 다음에는 북한이 미국의 제국주의와 신(新)마키아벨리즘의 확인 무대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누가 하나? 유엔이? 국제시민단체가? 중국이나 러시아가? 김정일이?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는 아무도 못 말려! 현 택 수
  • [대한포럼] 낮은 자세의 검찰로

    사상 초유의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간의 토론 후폭풍이 거세다.김각영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불신임이 확인되자 사퇴했으며 후임 총장도 내정됐다.검찰 수뇌부의 후속 사임 사태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를 정도다.지금의 검찰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대통령이나 평검사뿐 아니라 이를 지켜본 국민들도 검찰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임을 확인했다.이런 공감대가 폭풍이 되어 검찰에 휘몰아치고 있다.그 가운데는 올곧고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한 검사도 한꺼번에 몰아치는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날려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는 오늘의 사태를 미리 예방하지 못한 업보라 할 수 있다.그런데도 토론에 참가한 평검사나 그 이후의 검찰 반응은 “억울하다.”는 데 더 무게중심이 가 있는 것 같다.한마디로 ‘내 탓 아닌 네 탓’으로 돌리려는 모습이다.이래선 안 된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외압을 물리치고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다.우리의 과거사를 돌아볼 때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중립성 유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정치권력은 언제나 검찰을 권력유지의 방패막이로 이용하려 했고,검찰은 그 압력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일부 정치검사들은 오히려 권력에 줄대기 하면서 검찰명예를 먹칠했다.토론에 참가한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예시한 옷로비 사건과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 사건,전직 검찰총장 동생 사건 등은 비교적 최근 검찰을 멍들게 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토론장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된 SK사건만 하더라도 수사팀이 수사권을 확실히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문제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건은 힘을 행사하려는 권력의 잘못이 크지만 스스로 검찰권을 지키겠다는 각오와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그런데도 검사들은 외압과 검찰내 지휘부에 책임을 돌리고 검찰 전체적으로도 외압을 어쩔 수 없었다는 태도다.자성의 소리는 약하기만 하다.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검사들은 또 중요한 문제를 망각하고 있다.검찰이 준사법기관이긴 하지만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해야 하는 행정부 소속이라는 사실이다.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이 대통령에 있고 그 지시에 따라 검찰을 지휘하는 장관의 방침에 어긋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문민통제’ 는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과 장관의 뜻은 곧 국민의 뜻이나 다름없는 데서 나왔다고 봐야 한다.이 문제에서도 평검사들은 합리적인 대안 제시보다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이양하라는 주장만 되풀이했다.심지어 “문민통제라는 표현을 들으면 내가 독재정권의 주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거나 대통령과 장관의 거듭된 설명에도 “법치주의의 근간을 망각하는 것”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은 검사들의 인식과 수준을 의심케 한다.‘조직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잇따랐음은 당연한 결과다.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정말 새로 태어나는 전기가 되겠구나 하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은 수확이다. 그 전제는 통렬한 자기반성이다.검찰이 ‘네 탓 아닌 내 탓’으로 여기고 새 출발을 다짐할 때 진정한 ‘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본다. 검찰 인사의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될 모양이다.차제에 ‘법조 일원화’를 적극 검토해 보는 것도 검찰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 좋을 듯하다.일정기간 변호사로 활동한 사람 가운데 검사나 판사로 발탁하는 제도다.사법부와 검찰의 수뇌부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판사나 검사가 외압이나 ‘조직이기주의’에서도 훨씬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최 홍 운hwc77017@
  • 盧대통령·평검사 공개토론 대화록 요지/檢 “공정한 절차를” 盧 “人事 표적 없다”

    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의 대화 요약은 다음과 같다. ●허상구 검사 대통령은 토론의 달인이고 저희는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아마추어다.대통령이 토론을 통해 검사들을 제압하겠다면 토론은 무의미하다.어렵게 마련된 자리인 만큼 검사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인적청산하자고 했는데,좋다.인적청산하십시다.그런데 이번 인사와 같은 인적청산은 과거 독재정권의 인적청산과 뭐가 다른지 설명해 달라. ●노 대통령 토론의 달인이므로 여러분을 제압할 수 있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그말에는 잔재주로 진실을 덮고 토론으로 제압하려는 사람으로 비하하려는 뜻이 들어 있다.상당히 모욕감을 느낀다.그러나 웃으면서 넘어가자.그동안 삶으로 증명하고 대화했기 때문에 토론에서 이겼다고 생각한다.말재주로 이기지 않았다.약간의 유감을 표명하고 이 정도로 넘어가자. 처음에 밀실인사라든지,검찰장악 의도라든지 말을 들었을 때는 공개적으로 모욕당한 기분이 들어 국민 앞에서 심판을 받아보자는 생각을 가졌으나 오늘 토론을 준비하면서는 좋은 길을 한번 찾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강금실 장관 여러분은 인사권을 행사하는 장관인 저에게 외부인사나 정치권이라는 표현을 했으나 저는 정치권 출신이 아니라 검찰의 한 식구다.검찰에 와서 여러차례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들었다.기수도 어린 여성으로 검사가 아닌 사람이 왔을 때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나 개혁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온 저를 여러분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고 생각한다. 인사가 늦어 검찰이 흔들리고 있다는 건의를 받았다.간부들로부터 하루속히 인사를 해야 한다는 재촉을 여러번 들었다.검찰국장에게 모든 인사자료를 받아보고서는 ‘이 나라 검사인사가 이 정도인가.’ 하고 놀랐다.학력,고향,경력은 있었으나 가장 중요한 사건처리는 어떻게 했고 공정한 수사업적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었다. 여러분은 검사가 심의기구에 과반이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하나 저는 반대다.심의기구는 수사권에 대한 견제로서,검사가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심의기구를 어떻게 가져가고 법령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는 매우 어렵고 검찰개혁의 핵심이다.3월 한달안에 이 과정을 모두 마치고 인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종전 방식으로 인사를 할 수밖에 없다. 검찰총장과 만나 인사에 관한 말씀을 들었다.총장은 인사안을 서면으로 주셨다.검사의 이름을 거명하며 몇분을 천거했으나 옷로비사건 등 정치적으로 의혹을 받았던 분들이 있어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문사건과 관련된 분도 있었다.굉장히 많은 경로를 통해 수십명의 검사의 의견을 들었다.직접 만나기도 했다.그중에는 평검사도 있었고 부장검사도 있었다. ●김윤상 검사 대통령과의 대화시간인데 장관의 해명으로 시작돼 유감이다.검사들의 업무실적과 관련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장관의 말씀이 이해되지 않는다.장관 취임사에서와 달리 인사를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밀실인사는 외부와 차단된 채 밀실에서 하는 인사다.장관은 검찰총장 및 일부 사람과 협의해 인사를 서두르고 있는데 이것이 개혁인사인가. ●노 대통령 오늘 이 자리는 대통령과 검사간대화의 자리다.법무장관과 부하직원이 지엽적인 문제로 논쟁을 벌이면 보기 흉하다. 핵심은 검사인사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인사를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인데 현재 검찰인사위원회는 대검차장이 위원장이고 검사장급 인사가 위원으로 있다.거기에 외부인사들이 몇몇 참여하는데 전부 외부인사로 할 수도 없다.차장이나 총장 인사시 평검사들의 의견을 듣겠다.인사위원회 문제는 간단치 않다.새로운 인사위원회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검찰조직도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인사는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수집한 여러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할 것이다.대통령과 법무장관이 합법적 권한을 행사하고 앞으로 제도개혁은 여러분과 상의해 인사위원회를 따로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검찰인사권 이관문제인데 제청권도 아니고 인사권을 이관하는 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도 없다.검찰은 권력기관이다.권력기관에 대한 문민통제를 위해 법무장관을 둔 것이다.통제받아야 할 검찰이 법무부를 장악하고 있다.인사권을 넘겨달라는 요구는 들어주기 어렵다. 제청권도 아니고 인사권을 넘겨달라는 요구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화가 많이 났다.국세청·경찰청과 비교를 많이 하는데 국세청에는 검찰청처럼 대통령이 인사할 고급간부가 많지 않다. ●박경춘 검사 장관이 점령군이란 얘기를 했는데 검사들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대통령이 문민화란 말을 했는데 이는 군사독재 때 나온 것이며 마치 우리가 군사독재 시절의 주구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노 대통령 제도개혁을 하겠다고 해서 마냥 인사를 뒤로 물릴 수는 없다.인사권자에게 줄을 안 서는 검사의 기개를 전 검찰이 갖기를 바라며,인사권자가 기분에 안 든다고 편파적 인사를 하더라도 굽히지 않는 기개를 갖고 대응해 달라. 이번 인사의 목표는 그렇게 하기 위해 과거시대 경험을 덜 가진 사람을 빨리 위로 올리자는 것이다.인적청산의 특별한 표적은 없다.다만 가급적이면 문제있던 시절의 사람이나 개인적으로 많이 젖어 있던 사람들이 빨리 교체되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 제도개혁만으로 안된다.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게 사람인만큼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평검사도 지휘부에 할 말하고 부당한 지시는 지적하고 해야 한다.부당한 명령으로부터 한발짝이라도 멀리 있던 사람을 올리려 한다. ●윤장석 검사 우리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법무장관의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달라는 것이다.약한 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강한 자에게 강한 칼을 들이대는 것이 진정한 검사상이라고 배웠다.그러나 신뢰를 못받는 것은 정치적 사건이나 큰 사건,힘있는 사람에게 그동안 칼을 못댔기 때문이다.대통령께 다짐하겠다.앞으로 이런 사건에 칼을 들이대겠다.그러나 이런 사건에 막 수사하려고 하면 비수사부서로 보내고 다른 청에 발령을 내곤 했다.이런 일이 없도록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대통령을 믿는다.그러나 대통령이 가시고 다른 분이 오면 어떻게 하겠는가.그래서 제도적으로 이행해 달라는 것이다.인사청탁 좋아하고 정치권에 빌붙는 선배는 당연히 찍어내야 한다.그러나 적법한 내용으로 투명한 절차에 의해 해달라는 것이다. 법무장관이 가진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이관해 달라는 요청이 유례가 없는 것은 우리도 안다.그러나 우리나라는 법무장관이 인사제청권을 갖고 있어 정치권의 영향을 끊임없이 받아왔다.그런 폐해가 있어서 주장한 것이다.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장관 혼자 하셨다는데 급박하게 하는 것보다 검찰 전체 구성원이 수긍할 수 있는 인사를 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노 대통령 일정한 수 이상의 검찰이 모여서 집단적 의견이라고 하면 언제라도 시간 내서 듣겠다.여러분이 “참여정부라고 하는데….”라는 말 속에 비아냥거림이 있다. 인사위원회 얘기를 하는데 어떻게 인사위를 만들지 안을 한번 내놓아 달라.나는 취임후 국정원 보고를 한 건도 받지 않았다.처음 온 것은 돌려보냈다.이런 것 하지 말라고 했다.검사에게 단 한 통의 전화도 하지 않았다.두려워서 안했다. 대통령이 검사에게 전화했다는 한마디로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신뢰가 땅에 떨어진다.왜 전화했나 하는 추측이 춤을 추게 돼 있다.그만큼 우리가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어느날 갑자기 참모들이 정상명 검사를 법무차관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했다.그때까지 정 검사를 만난 일이 없고 동기 검사 누구로부터도 들은 적이 없다. 내가 가슴이 뜨끔해서 전화를 했다.“여러가지로 미안합니다.앞으로 잘 좀 도와주십쇼.” 그렇게 두세 마디 하고 끊었다.내가 검찰에 원한 가진 사람이 아니다. 용어 쓰는 것이 그렇다.밀실인사라고 하고….거기 문재인 수석,박범계 민정비서관 일어나 보세요.외부인사라면 이 사람들이 외부인사다.제가 검찰인사와 관련해서 단 한번도 민주당으로부터 전화 한번 받아본 적이 없다.이 사람들을 검찰 인사위원에 임명하면 되지 않겠나.이 사람들을 못 믿는가. 오늘밤이라도 인사위원 임명하고 할 수 있다.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있다.시간이 흐르면 나도 개혁 의지가 퇴색할지 모르고 대통령도 바뀌고….앞으로 인사위를 만들어 드리겠다.평검사 인사를 하는 데 평검사가 인사위에 안 들어갈 수 있는가.평검사와 간담회를 한다고 하니까 (문 수석 등을 가리키며) 이 사람들이 말렸다. ●김영종 검사 정무직 인사라는 것 자체가 정치논리다.검사들의 요구는 밀실인사,정치권 예속 인사가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하며 자율적이고 개방적인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정치인이 인사를 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청탁을 한다. 대통령께서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부산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한 적이 있다.신문보도에 따르면 뇌물사건을 잘봐달라고 했다는데 검찰의 중립을 훼손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나. ●노 대통령 이쯤 가면 막가자는 거죠?그것은 청탁전화 아니었다.그 검사를 입회시켜 토론하자면 또 하죠.해운대의 당원이 사건에 계류돼 있는데 위원장이 자꾸 억울하다고 호소하니까 “못다들은 얘기가 있으면 가서 들어주십시오.”라고 했다.그 정도면 검사들이 영향을 받을 만하지 않느냐는 논쟁이 있었지만 그외에도 그런 정도의 전화는 많이 했다.검사들이 그 정도로 사건을 그르치지 않는다.검사들도 열린 검사 아니겠나. 현재 있는 검찰인사위원회는 그분들이 다 인사대상이다.장관은 정치인으로부터 임명받은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별정직 공무원으로 정치인과는 다르다.지금 인사를 하지 말라는 것은 현재의 검찰지도부로 몇달 가자는 것인데 용납하지 못하겠다.이 시기까지는 노무현이 인사권자다. 새롭게 하고 싶다.정치인이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 주는 것 아니다.여러분 스스로 지키는 것이다.언론의 자유가 구속되고 해직되고 해서 지킨 것 아니냐.검찰의 손에 의해 구속되고 감옥 가서 유죄판결 받은 분들이 민주주의를 열었다고 포상받고 대통령과 참모가 된 게 오늘날의 현실 아니냐. ●이석환 검사 정치적 사건에서 일부 잘못했다는 것에 반성한다.그중에 확대 재생산된 것도 있다.고소인들은 언론플레이하고 피고소인들은 억울해한다.최근 민망한 일이지만 행자부 장관도 상대 비방으로 200만원 벌금 받았다.굉장히 섭섭하다고 했다.사람들은 무의식적인 피해 의식이 있다.이러한 고충이 확대재생산되는 데는 대통령이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저는 지금 SK 수사팀에 있는데,여러 난항이 있다.그게 검찰 현 주소를 말하고 있다.변호인이 아닌 외부로부터의 외압이 있다.여당 중진 인사도 있고,정부 고위 인사도 있다.혹자는 “다칠 수 있다.”는 말을 수사팀에 전달하고 있다.“날려버리겠다.”는 말이다. 이게 검찰의 현 주소다.여기서 밀리면 정치검사되는 거다.이것이 현주소다.제도적으로 보장해 달라고 간청해 달라는 거다. ●노 대통령 다칠 수 있다고 한 사람을 제게 고발해 줄 수 없나. 지금 지도부 이대로 가면 잘 되는 것인가.솔직히 말하자.하필 다른 대통령들은 다 하던 것을 저는 시작하자마자 권한 행사하지 말라고 하느냐.간곡하게 말해야지 신문에 대고 비난 성명 내느냐.내가 죄 지은 것처럼…. ●이정만 검사 어디선가 대통령이 83학번이라는 보도를 들었다.저와 동기가 대통령이 됐다는 생각을 했다.대통령과 검사는 코드가 맞다.그걸 이해해 달라.여기 온 사람들 대부분 386세대다.암울한 시대를 겪었고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하던 때에 문득 올려봤던 하늘과 별이 아득아득 하게 기억난다.토론 과정에서 거슬리는 말이 있더라도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그렇다. 제가 지금까지 4명의 대통령을 모셨는데 검찰 중립을 약속해 놓고 모두 어겼다.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안된다.얼마 전 대통령의 형님 해프닝처럼 친인척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노 대통령 여기는 개인적인 약점을 거론하는 자리가 아니다.그런 이야기 거론하는 것을 아마추어라서 그런다 하면 검찰에 대한 문제도 아마추어답게 해야지…. 대통령을 믿지 못하겠다면 저도 그런 이유로 검찰을 못믿겠다.검찰의 일부 상층부를 못믿겠다.어수룩한 대통령 형님이 한 사람 있다.바보처럼….아니 이렇게 말하면 형님에게 미안하겠지만….정말 이렇게 대통령 낯을 깎아내리는 식으로 토론이 되겠나. 법무장관을 검찰 출신에서 찾고 찾아봤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검찰 개혁과 법무부를 검찰로부터 분리할 분이 안 계신 것 같아서 이리로 갔다.거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김영종 검사 대통령께서 왜 지금까지 싸우지 않았냐고 했는데,이종왕씨 등 저희 검사들이 숱하게 싸워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유지돼 온 것이다. 대통령이 쓴 ‘노무현의 행복한 책읽기’라는 책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투명성·개방성·자율성이 핵심이다.대통령 돼서 많은 일 하지 않으려 한다.모든 문제를 대화와 타협을 풀 수 있다.인사는 신뢰가 중요하다.”는 구절이다.또 “개혁은 자체 내부에서,스스로 개혁할 때 성공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지난해 월드컵 4강 진출했다.히딩크 감독에게 모든 선수 선발권을 부여했다.만일 축구협회장이 히딩크 감독의 선수선발권을 뺏어서 본인이 행사했다면 4강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다. ●노 대통령 노무현,강금실,문재인 등이 의견 수렴해서 인사할 것인가,아니면 김각영 총장과 논의해서 인사할 것인가 라는 문제 아닌가. ●김영종 검사 예측 가능한 것을 해달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 수뇌부 인사에 무슨 예측 가능한 인사가 있느냐. ●김윤상 검사 물론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공무원이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기본적 자세가 아니다.중간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장관이 행사하던 인사와 관련된 권한을 총장에게 넘겨달라는 거다. 마치 지금 평검사들이 현직 총장 아무개를 옹호하면서 젊은 여자 장관 싫다,30년 동안 모셔온 김모 총장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오해받는 것은 옳지 않다. ●이옥 검사 열심히 일하고 싶다.대통령이 됐으니까 저희 검사들을 따뜻한 가슴으로 보듬어 안아달라. ●노 대통령 불행한 과거가 저와 여러분들 사이 갈등을 만든 것이다.그러나 여러분들과 제가 바르게 가면 다 바로잡을 수 있다.여러분들 신뢰한다.나는 그저 쉽게 정치해 오지 않았다.이번에 대통령 되고 나서도 쉽고 편하게 하지 않았다.강 법무 임명할 때 얼마나 많은 사람으로부터 불안하다는 전화 받았는지 아나.그런 것들이 현실로 나타나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부처든 쉽게 개혁되지 않는다고 본다.비장한 결심으로 밀고 나가는 거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검찰 지도부를 옹호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여러분이 제 인사 중단시키면,그래서 결과적으로 검찰 상층부들이 인사 유예되면 그분들은 가만히 있겠나.그분들도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한다 하는 분이다.개혁이든 뭐든 무산시킬 수 있는 분들이다.왜 이 시점에서 제 인사를 무산시키려 하나.한번만 믿고 가자. 정리 김상연 박정경기자 carlos@
  • 盧대통령.평검사 공개토론/대통령은 단호, 검사들은 집요

    “모욕감을 느끼지만 넘어가자.”“이쯤 되면 막가는 거지요.”“그런 표현을 앞으로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과거에는 용납될 수 없는 말들이 대통령과 검사들 사이에 거침없이 오갔다.‘저러다 도를 넘지 않을까.’노무현 대통령과 검사 10인의 토론은 보는 사람도 시종 아슬아슬했다.마치 고성이 오고갈 것 같은 격앙된 분위기 속에 대통령이나 검사들이나 ‘하고 싶은 말’을 했다. ●망설임없는 검사들의 발언 검사들은 ‘밀실 인사’ ‘토론의 달인’ ‘독재정권의 인적청산’이라는 표현을 망설임없이 썼다.또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부산지검에 민원성 전화를 건 사실과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인사 청탁 해프닝까지 들춰내며 노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처음 시도된 대통령과 검사의 토론은 사상 처음 시도되는 격의없는 대화로 의견차를 좁히는 성과를 거두었고 신선한 느낌도 남겼다.그러나 감정적인 표현들이 자주 등장함으로써 냉철하고 차분한 토론이 되지 못했다.노 대통령이나 배석한 강금실 법무부장관이나,권위나 계급을 버리고 털어놓고 대화를 해보자는 생각이었겠지만 솔직한 검사들의 발언에 냉정을 잃었다는 느낌을 주었다.검사들도 왠지 소신있는 발언을 했다기보다는 흠집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순수한 뜻을 스스로 왜곡시키고 좋지 않은 인식을 주는 결과를 빚었다.때문에 대통령의 권위에 도전하는 듯한 검사들의 행동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토론의 달인…모욕감 느낀다 대통령과 검사들은 시작부터 부딪쳤다.서울지검 허상구 검사가 노 대통령을 ‘토론의 달인’으로 지칭하며 이 토론은 보나마나 대통령의 승리라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노 대통령은 “상당히 모욕감을 느끼지만 웃으며 넘어가자.”고 대응했다.노 대통령은 “삶의 밑천으로 하나하나 증명해 토론에서 밀리지 않았지 말재주로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약간의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넘어가겠다.”고 했다.또 ‘밀실인사’나 ‘검찰 장악 의도’라는 검사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모욕을 당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가장 쟁점이 된 검찰 인사권에 대해 노 대통령은 법무부장관 지휘하에 검찰을 두는 것은 권력기관에 대한 통제로 문민 통제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자 서울지검 박경춘 검사는 “문민화라는 표현 자체가 군사독재 시절에 나온 말인데 제가 군사독재의 주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시간 이후부터는 안 썼으면 좋겠다.”고 ‘충고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박 검사는 또 강 장관이 법무부에 부임했을 때 ‘점령군’으로 불렸다고 하자 “점령군이라는 표현은 후배 법조인이 듣기에 거북했다.”면서 “용어 선택에 유념해 줬으면 좋겠다.”고 장관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쯤 되면 막가는 거지요’ 또 한번의 충돌은 노 대통령이 “이제까지 검사에게 단 한통의 전화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 부분에서 벌어졌다.수원지검 김영종 검사는 “대통령은 취임 전 부산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한 적 있다.뇌물사건 잘 처리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왜 전화했나.검찰 중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나.”고 따졌다.김 검사는 또 “인사위원회 관련 제도가 설치돼 있지만 사람이 마음에들지 않아서 안하겠다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망각한 것”이라고 공격했다.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이쯤 가면 막가자는 거지요.양보없는 토론이 되는 것 같다.”고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노 대통령의 발언은 그때부터 매우 단호해졌고 어조도 강해졌다.검사의 말을 끊으며 “계속 공격적인 질문을 하면 공격적인 답변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발언권을 넘겨받은 서울지검 이정만 검사는 “혼자만의 견해로만 되는 게 아니라 친인척,형님 등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노 대통령의 형이 최근 인사에 개입한 문제를 거론했다.이에 노 대통령은 “대통령 형중 어수룩한 사람이 있어 기자들에게 어수룩하게 대답했다가 해프닝이 벌어졌다.그 말을 이 자리에서 해서 대통령의 낯을 깎으려고 해서 되겠나.”라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손성진기자 sonsj@
  • [취재24시]조국서 버림받은 항일운동가들

    젊은 세대들에게 3·1절은 점점 잊혀져가는 존재가 됐지만 기억의 편린조차 남아 있지 않은 이역 땅의 한국인들이 많이 있음을 취재하면서 알게 됐다. 이경태·한종석·곽동의·신귀성·김창오.이름도 생소한 이들은 항일·반독재운동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고 있는 재일동포들이다.이 선생은 지난 99년 사망했고,다른 네 사람은 아직도 활동 중인 요즘 사람이다. 조선인 1세로 일제 말 최초의 일본 문부성 인정 조선학교인 ‘건국학교’를 설립한 이경태 선생.학교폐쇄령으로 일본이 민족학교들의 문을 닫도록 압박할 때도 항일운동의 근본은 교육이라며 끝까지 학교를 지켰던 민족교육자였다.한종석 선생은 지난 80년 일본 최초로 외국인등록증 지문날인을 거부해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다.서슬퍼런 일본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때도 한국인에 대한 차별에 당당히 맞서 결국 일본이 외국인 지문날인제도를 없애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곽·신·김 선생은 해외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회의’(한통련)를 이끌고 있다.유신독재의 실상을 전세계에 알리며 국내 정치범 석방과 독재정권 퇴진운동에 앞장섰던 주역들이다. 이들이 이역만리에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몸을 던질 수 있도록 이끌었던 것은 바로 ‘3·1정신’이었다. 그러나 이들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기억 속에서 지워졌거나 이데올로기와 냉전논리에 고국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다행히 이들의 존재를 되새겨보기 위한 움직임이 민변 등 단체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일고 있다고 한다. 이경태 선생의 업적을 그린 ‘분단과 대립을 넘어’라는 책이 최근 국내에서 출간됐다. 한종석 선생은 국내 시민단체의 초청으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한통련 3인은 민변 등 단체에서 입국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여의치 못하다.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하려 했지만 당국은 허락하지 않았다. 3·1절 또는 3·1정신 하면 84년 전 그날의 함성만 떠올리게 된다.후대에 한국과 한국인을 위해서 숨은 곳에서 활동해온 이들을 찾아내고 그들이 마땅한 대접을 받게 해주는 것이 3·1정신의 진정한 계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혜영기자 koo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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