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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촌은 독재자” 北 김정은 조카 김한솔, 우편함 사라져…

    “삼촌은 독재자” 北 김정은 조카 김한솔, 우편함 사라져…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 유학 중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조카인 김한솔(18)군의 기숙사 내 우편함 이름표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군은 김 제1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아들이다. 동아일보는 14일 김군이 살고 있던 파리정치대학 르아브르 캠퍼스 기숙사 우편함에서 김군의 이름표가 사라졌으며 우편함이 비워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에는 이 우편함에 이름표가 붙어있었고 택배 배달원이 상품을 배달하지 못하고 돌아갔다는 통고문도 있었지만 하루 사이 사라진 것이다. 신문은 2층에 위치한 김군의 방 초인종도 눌러봤지만 대답이 없었다면서 최근까지도 한국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하지 않던 그가 장성택 처형 이후에는 외부의 시선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군의 동급생은 “그는 학교에도, 기숙사에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르아브르 시내를 떠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 주에는 시험기간이기 때문에 그가 학교에 다시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재를 나선 기자에 대한 프랑스 경찰의 경계도 있었다고 한다. 신문은 13일 김군의 기숙사로 출동한 경찰들이 기자에게 “북한에서 왔느냐”고 묻는가 하면 여권과 체류증, 외신기자증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김군은 삼촌인 김 제1위원장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10월 핀란드 TV와의 인터뷰에서 김 제1위원장을 “독재자(dictator)”라고 지칭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올해 보스니아의 국제학교인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모스타르 분교를 졸업한 김 군은 지난 8월 파리정치대학에 입학했다. 아버지인 김정남은 북한의 대외 사업에서 상당 부분 손을 떼야 했지만 숙청당한 장성택의 경제적 지원을 계속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惡手된 악수

    惡手된 악수

    10일(현지시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추모식에서 이뤄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악수가 미국 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쿠바는 1961년 국교를 단절했으며, 2006년 형 피델 카스트로로부터 정권을 넘겨받은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지금까지 미국 정상과 만난 적이 없다. 카스트로 정권을 강하게 비판해 온 쿠바 이민 가정 출신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카스트로 의장과 악수하려고 했다면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정신이 쿠바에서 부정되고 있는 이유를 물어봤어야 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둘의 악수를 2차대전 발발 직전 네빌 채임벌린 전 영국 총리와 아돌프 히틀러 전 독일 총리의 악수에 비유하면서 “라울에게 독재정권을 유지할 선전거리만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백악관 관계자는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추도식에서 집중한 것은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뿐이었다”고 말했다.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한 존 케리 국무장관도 공화당 의원들의 추궁에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자를 선택한 게 아니지 않으냐. 대쿠바정책은 바뀐 게 없다”고 해명했다. 양국이 적대국가가 된 이래 미국 정상이 쿠바 정상과 악수한 게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유엔 회의장에서 피델 카스트로와 악수한 바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만델라 추모식 자리에서 ‘셀카’(자기 사진촬영)를 찍은 일로도 구설에 올랐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와 함께 자리에 나란히 앉아 활짝 웃으면서 셀카를 찍는 모습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과연 엄숙한 추모식에서 장난스럽게 셀카를 찍은 게 적절한 행동이었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정은 조카’ 김한솔, 장성택 숙청에도 학교 잘 다녀

    ‘김정은 조카’ 김한솔, 장성택 숙청에도 학교 잘 다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손자이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큰형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18)군이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과 상관없이 프랑스에서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는 11일 김 군이 다니는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학생들의 말을 빌어 그가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군의 기숙사 방에서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하지 않았다면서 기숙사 앞에서 만난 몇몇 학생들은 그가 학교를 잘 다니고 있으며 최근에도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다고 전했다. 김 군과 같은 1학년인 한 중국인 학생은 “가끔 김 군을 학교에서 보는데 잘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촌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비판적인 김 군이 장성택의 실각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 군은 지난 10월 핀란드 TV와의 인터뷰에서 김 제1위원장을 “독재자(dictator)”라고 지칭했다. 올해 보스니아의 국제학교인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모스타르 분교를 졸업한 김 군은 지난 8월 파리정치대학에 입학해 학교와 100여m 떨어진 기숙사에 머물고 있다. 아버지인 김정남은 북한의 대외 사업에서 상당 부분 손을 떼야 했지만 숙청당한 장성택의 경제적 지원을 계속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통신은 김군의 기숙사 근처에 한국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가 프랑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현재 북한의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김군의 신변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표창원 “시궁창 쓰레기 같은 자들”…靑·與 비난

    표창원 “시궁창 쓰레기 같은 자들”…靑·與 비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와 새누리 권력, 나라 운영 못하겠으면 사죄하고 내려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해 “시궁창 쓰레기 같은 자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표 전 교수는 1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라면서 “방공식별구역과 영토문제를 두고 한-중-일-미 간 첨예한 긴장과 대립 상황, 북한은 20대 어린 독재자의 망동이 일촉즉발, 국제경제는 암울, 내수시장은 얼음, 기업은 도산 우려에 가계부채는 시한폭탄, 철도 등 각종 민영화에 연이은 FTA…” 등의 각종 현안들을 언급했다. 그는 “각기 하나 하나 만으로도 국익과 민족의 지속가능성에 위협이 될 문제들이 산적한데, 그래 그깟 야당의원 발언 하나에 생난리에 국정과 국회 일정을 다 중단시키나?”라면서 장하나·양승조 의원 발언으로 국정원 특위 일정을 중단한 여당을 비난한 뒤 “야당 탓 시민 탓 하지마라. 너희들이 야당시절 부리던 생떼에 비하려면 새발의 피”라고 비판했다. 표 전 교수는 “민주공화국에서 자유와 평화는 이렇게 시끌벅적한 것이다. 독재의 ‘무덤속 평화’ 향수 불러 일으키지 말라. 그 자체가 반헌법적 역사적 죄다”라면서 “이 모든 게 너희 잘못 아니더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기분, 심기가 국가 안보와 국익, 국민 복지 평안 보다 더 중요한 것이더냐?”면서 “이 시궁창 쓰레기 같은 자들아”라고 원색적으로 비난을 하기도 했다. 또 “많은 점잖은 분들이 너희들의 그 무수한 불법행위 범죄 증거와 작태들 앞에서도 차마 ‘대통령 사퇴’ 말 안하신 이유가 뭔지 아나?”라면서 “‘그 이후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4.19 이후, 12.12 이후, 군사쿠데타와 또 다른 독재가 들어선 역사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는 “다시 한번 말 한다. 사적인 감정 내세워 국정 파탄 내지말고, 잘못 범법 사죄하고,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하고, 책임자 전원 무겁게 처벌될 수 있도록 협조하라”면서 “그럴 자신 없으면, 깨끗이 권력 놓고 물러가라. (우리) 헌법과 법률, 정치와 행정 시스템은 (너희들의 불법과 조작만 없다면) 국민 뜻 받드는 정부를 능히 구성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표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도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향해 “천하의 나쁜 자식”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도 탄복했던 ‘맛좋은 사탄의 음료’

    교황도 탄복했던 ‘맛좋은 사탄의 음료’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마크 펜더그라스트 지음 정미나 옮김/을유문화사/642쪽/2만 3000원 오늘날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문화이자 정치이며 경제현상이다. 산업혁명의 근간이었던 커피는 유기농 상품, 공정무역, 철새들의 서식지에 대한 담론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이른바 ‘호모 커피홀릭’의 시대다. 에티오피아나 과테말라는 붉은색이 감도는 최상급 커피 열매의 산지이다. 입에 넣고 탁 터뜨리면 달콤한 점액이 입안을 감돈다. 혀를 이리저리 굴린 뒤에야 땅콩을 닮은 작은 생두를 얻을 수 있다. 5㎏의 열매를 따야 기껏 1㎏도 안 되는 생두가 나오고, 이를 다시 로스팅하면 무게는 20%가량 줄어든다. 커피 포트 서너 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저자는 이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숨은 ‘역사’를 예리하게 끄집어낸다. 노동력을 착취당한 노예와 농민, 커피가 농장주의 배만 불린 현실, 커피 마케팅의 시작, 커피 보급에 큰 역할을 한 1, 2차 세계 대전까지 예외가 아니다. 책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에선 이렇게 커피에 얽힌 정치·경제·사회의 역사가 이어진다. 전설에 따르면 커피는 고대 아비시니아(에티오피아) 땅에서 칼디라는 이름의 염소치기가 발견했다고 한다. 염소들이 피리를 불어도 돌아오지 않고 뒷다리로 일어서 춤을 췄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커피열매를 먹고 흥분한 탓이었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이후 커피는 아라비아의 수도승들 사이에서는 졸지 않고 밤새워 기도하기 위한 경건한 음료로 소비됐다. 부유한 사람들은 집에 따로 커피방을 뒀다. 일반인들은 ‘카베 카네스’라는 커피하우스를 드나들어야 했다. 아라비아와 북아프리카에서 소비되던 커피는 16세기 들어 금지령이 내려질 만큼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커피하우스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도박에 탐닉하는가 하면 난잡한 이성교제에 휘말린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통치자의 귀로 흘러 들어갔다. 17세기 들어 커피는 전쟁과 밀수출을 통해 서역으로 퍼져 나갔다. ‘이단의 음료’가 되어 흙탕물인가, 만병통치약인가의 논란을 불러온 시기도 그즈음이다. 교황 클레멘트 8세는 “이렇게 맛 좋은 사탄의 음료를 이교도들만 마시게 놔두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커피를 금지시켜 달라는 요구를 물리쳤다. 17세기 후반 프랑스에선 커피의 효능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젊은 의사는 “커피가 뇌척수액과 뇌회(腦回)를 바싹 말려 전신 피로는 물론 마비에 이르게 한다”고 경고했다. 과학적 근거는 없었다. 옥스퍼드대에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개설됐던 영국에선 커피가 소화를 촉진하고 두통·폐결핵·괴혈병 등을 치료한다며 약으로 쓰였다. 런던에만 2000여개의 커피하우스가 넘쳐나자 여성들은 “커피가 남성들을 성불능으로 만든다”며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커피는 예술가들에게 기호품을 넘어 신비로운 마력을 지닌 촉매제로도 작용했다. 커피하우스는 한때 ‘혁명의 본부’로 불렸다. 사상가들이 프랑스혁명이나 미국 독립선언 등 혁명을 논의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20세기 들어 커피는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독재자의 자금줄 노릇을 했다. 가격문제를 놓고 미국과 원산지 국가들 사이에 추악한 ‘무역전쟁’을 벌어지게 만든 것도 커피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20·끝) 강남(하)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20·끝) 강남(하)

    강 남은 탄생 비화보다 조성 과정이 더 드라마틱하다. 택지 마련과 경부고속도로 편입부지의 무상취득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가지고 닻을 올렸던 강남개발은 정치자금 조성과 상공부 단지 제공이라는 ‘검은 거래’에 의해 변질됐다. 강북 억제라는 명분도 결과적으로 남북긴장 조성이라는 안보논리로 위장한 측면이 강하다. 강남은 현대 한국이 가진 모든 병리현상의 총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군 이래 최대의 특혜와 듣도 보도 못한 정책 지원이 탄생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개발촉진지구 지정으로 강남에 건물을 지으면 각종 세금이 면제됐다. 지하철 2호선이 강남 연결을 위해 직선노선에서 순환선으로 탈바꿈했고, 아파트 이외에는 지을 수 없도록 멀쩡한 땅을 규제하는 정책도 등장했다. 고속버스터미널이 반포로 강제로 옮겨졌고, 명문 고교의 강남 이전으로 말미암은 8학군의 형성은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서울의 확장이라는 시대적 산물이었지만 정권이 부동산 투기를 부추김으로써 강남개발의 선의는 빛을 잃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손정목 전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청와대와 상공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돈을 내고,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이 하수인으로 토지를 매점하고, 서울시장이 땅값 빨리 올리라며 깃발을 흔들고, 많은 시민이 동참했으니 생각해 보면 온 국민의 분통터지는 웃지 못할 만화요, 연극이었다. 연극이라면 그것을 희극으로 볼 것인가 비극으로 볼 것인가”라고 말했다. 군사정권은 정치자금 조성과 상공부 단지 조성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윤진우 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의 증언에 따르면 1970년 1월 초 김현옥 시장의 지시로 박종규 경호실장을 만났다. 박종규가 누구인가. 김종필 국무총리,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함께 박정희 정권의 3인방이었다. “강남지역에서 가장 장래성이 있고 투자가치가 있는 곳이 어딘가”라는 박종규의 질문에 “탄천을 경계로 그 서부지역 일대(오늘의 강남구)”라고 답했다. “그러면 그쪽 땅을 사 모으지”라는 한마디에 따라 몇 차례에 걸쳐 5억 5000만원을 받아서 땅을 사 모으고 땅값이 어느 정도 오르면 되팔았다. 박종규·김현옥이 이듬해 4월에 치러질 제7대 대통령선거(박정희 대 김대중)에 대비해 강남 땅을 투기대상으로 삼아 정치자금 마련 노름판을 벌인 것이다. 윤진우 도시계획과장은 그 뒤 1년 동안 25만평을 확보, 매각해 1971년 5월쯤 20억원을 상납했다고 한다. 현재 가치로 따지면 5000억원이 넘는 거액이다. 1963년 평당 300원 하던 땅값이 1970년대 초반 3만원으로 껑충 뛰는 과정에 정권 실세가 개입한 것이다. 이것이 강남 부동산 신화의 출발점이며 이후 강남은 평당 3000만원 시대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했다. 김현옥은 또 비슷한 시기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 시절 비서관을 지낸 이낙선 상공부장관의 민원을 해결하라고 윤진우에게 지시했다. 강남에 상공부청사와 산하기관이 들어갈 부지 10만평을 물색하라는 것이었다. 오늘의 삼성동 코엑스부지가 이때 등장한다. 이 부지는 봉은사 땅이었으며 처분권은 조계종 총무원장이 쥐고 있었다. 마침 정부가 팔려고 내놓은 남산 중앙공무원교육원을 사들여 동국대 교육원으로 쓰려던 조계종 측과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금싸라기 땅 10만평은 평당 5300원씩 모두 5억 3000만원에 상공부 수중에 넘어갔다. 상공부 단지는 조성되지 못했다. 정부의 1976년 수도권 인구 재배치 계획에 따라 정부과천청사에 입주했다. 대신 무역센터와 아셈타워, 공항터미널, 한국전력 등이 들어서게 됐다.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사건으로 김현옥이 물러나면서 설거지는 후임 양택식 시장이 맡았다. 윤진우는 도시계획국장으로 승진해 잠깐 좋은 시절을 누렸으나 1974년 공무원 숙정자 명단에 포함돼 희생양이 됐다. 강남 부동산가에 파다했던 “서울시장 도둑놈, 도시계획국장 도둑놈”이라는 소문을 피해갈 수 없었던 탓이다. 윤진우가 맡았던 악역은 이 정도에 그쳤지만 하수인은 과연 그뿐이었을까. 부동산투기 억제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1968년 처음 등장한 이래 몇 년에 한 번꼴로 투기억제책이 발표됐지만 우성, 한신공영, 한양, 삼호 같은 강남 부동산재벌의 등장과 복부인의 횡행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강남에 부동산이라는 DNA가 깃든 것이다. 박 정희 대통령은 1975년 3월 4일 서울시를 연두 순시하면서 “영동·잠실지구를 개발하여 도시시설을 완비하고 주택을 많이 들어서게 하는 것은 서울시의 인구를 증가시키는 정책밖에 안 된다. 강북에 있는 사람들이 그곳으로 이주해갈 때는 주택분양이나 토지불하 때 우선권을 준다든지 해서 서울시의 인구증가 없이 강북의 조밀 인구를 강남에 소산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적인 방안이 깊이 연구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북 인구의 강남 분산정책의 신호탄이었다. 1974년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으로 물러난 양택식으로부터 강남 신시가지 조성 임무를 물려받은 구자춘 시장은 고속버스터미널의 강남 이전, 지하철 2호선의 순환선 건설, 강남구의 신설을 대통령에게 보고해 재가받았다. 서울을 사대문 도심과 강남·잠실, 여의도·영등포 중심의 다핵(多核)도시로 개발한다는 이른바 ‘3핵도시론’이었다. 김현옥(1966~1970)이 여의도 및 한강개발과 한남대교 건설로 강남개발의 밑그림을 그렸다면, 양택식(~1974)은 택지를 조성하고 아파트를 들이는 초석을 놓았다. 방점은 구자춘(~1978)이 찍었다. 신천지 강남을 아파트공화국, 유흥가공화국, 부동산공화국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이 3명의 시장이 재임한 12년 9개월 동안 서울과 강남의 얼개가 완성됐다. 군인 출신 김현옥·구자춘이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일을 벌이고, 마무리했다면 관료 출신이던 양택식은 중간계투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뒤에는 독재자 박정희가 버티고 있었다. 서울 상공을 헬기를 타고 다니면서 일일이 지적하고 지시했다. 싫건, 좋건 간에 강남은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시작된 1967년부터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까지 21년 동안 질풍노도처럼 불어닥친 변화의 한 중심에 있다. 개발의 합법성과 절차의 민주성을 따졌다면 지금의 강남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강남은 한국적인 특성, 쉽게 끓고 쉽게 식는 ‘냄비 근성’과 ‘빨리빨리 문화’의 합작품이다. 이들 문화의 긍정적 요인을 활용해 벤처와 인터넷, 제2금융권의 요람이 되었다. 온갖 특혜와 정책적 지원이 뒤따랐다. 구시가지 대부분을 도심재개발지구로 지정해 건물의 신·증축과 개축을 금지했다. 백화점, 도매시장, 공장 등의 신규시설도 허락하지 않았다. 다동·무교동 일대 술집과 다방, 카바레 등 유흥업소는 된서리를 맞았다. 규제가 없고 세금을 감면해주는 강남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불야성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1974년 서울지역에 고교평준화가 시행되면서 경기고 등 명문학교들도 낡고 협소한 강북 교사에 머물 이유가 없어졌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지하철 2호선 순환선의 등장이 강남폭발의 비등점이었다. 사평리라고 불리던 침수지역 반포로 구자춘의 시선이 쏠렸다. 1977년 강북 여러 곳에 산재했던 터미널을 폐쇄했다. 잠수교와 남산3호터널을 뚫었지만 1981년 터미널이 완공될 때까지 강북 가는 길은 고생길이었다. 1976년 반포·청담·이수·압구정·도곡·잠실을 ‘아파트지구’로 지정했다. 지정된 지역에는 아파트 이외에는 짓지 못하게 했다. “터미널 주변을 아파트단지로 조성하라”라는 구자춘의 지시 한마디에 5만 가구의 아파트가 10년 만에 들어섰다. 터미널 주변이 순식간에 아파트 숲으로 덮였다. 지하철 2호선은 본래 1970년 지하철 1호선 노선결정 때 교통량 조사와 투자비 회수계획에 따라 왕십리~을지로~마포~여의도~영등포노선을 뚫기로 정해져 있었다. 3, 4, 5호선 노선도 대체로 정해진 터였다. 구자춘의 즉흥적인 을지로순환선 계획은 강남에 바치는 찬가였다. 포병 장교 출신답게 계획에도 없던 종합운동장~삼성~선릉~역삼~강남~교대역 노선을 지도에 그려 넣었다. 성수~을지로, 사당~서울대입구~문래~을지로로 각각 연결하는 순환선이었다. 총연장 60㎞의 지하철 2호선은 1978년 착공해 6명의 서울시장이 3번의 기공식을 했고 5번의 개통식을 가진 끝에 1984년 완전 개통됐다. 2호선이 개통됐을 때 강북과 강남의 인구비는 54대46으로 균형을 맞추게 됐었다. 우 리에게 강남이란 무엇일까. 새서울도, 제2서울도, 남서울도, 영동도 아니다. 강남이 서울이다. 강북이 조선왕조의 도읍 한양이라면 강남은 우리 손으로 건설한 ‘진짜 서울’일는지 모른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은 강북에서 조선을 느끼고, 강남에서 현대 한국의 이미지를 떠올린다고 하지 않는가. 불과 50년 전에 시작된 한강의 기적이 곧 강남신화이며, 코리안드림이었다. 18세기를 살았던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이 21세기 강남의 낮과 밤을 필설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왕국도 식민지도, 독재국가도 아닌 대한민국의 진정한 서울은 바로 강남이 아닐까. joo@seoul.co.kr ■지난 6개월 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서울을 지리 중심으로 살펴본 ‘서울 택리지’는 이번 20회로 맺습니다. 서울을 테마별로 집중조명하는 ‘서울택리지-테마기행’으로 2014년 신년에 찾아뵐 예정입니다.
  • 김한길 대표, ‘박근혜씨’ 합성사진 유포 누리꾼 고소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씨’로 부른 것처럼 꾸민 합성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네티즌을 고소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6일 김 대표가 자신의 이름과 사진을 도용해 가짜 카카오스토리 게시물을 만든 네티즌에 대한 고소장을 최근 접수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고소장에서 한 네티즌이 카카오스토리 계정에 ‘박근혜, 이제는 대통령이 아니라 박근혜씨입니다. 책임 반드시 묻겠습니다’라는 게시물을 올린 것처럼 꾸민 사진을 만들고 인터넷에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고소인의 신원을 파악하는 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9일 서울역 광장에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까지 잘라내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고해 ‘호칭 논란’이 일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머리부터 콧수염까지…” 히틀러 빼닮은 강아지 ‘화제’

    “머리부터 콧수염까지…” 히틀러 빼닮은 강아지 ‘화제’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강아지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악명 높은 독재자를 본의 아니게 빼닮은 한 강아지의 웃지 못 할 사연을 25일 전했다. 프랜치 불독과 시츄의 혼합종인 이 강아지의 이름은 패치(Patch)다. 패치는 전반적으로 털이 하얗지만 머리 일부분과 코 부분만 검다. 이 모습이 히틀러의 콧수염·헤어스타일과 너무나도 흡사한 것이 특징이다. 패치의 주인인 린다 화이트헤드(영국 요크 지역 거주)는 “페이스 북에 사진을 올리기 전까지 아무도 패치에게서 히틀러와 닮은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사진을 올리고 난 뒤, ‘어 히틀러와 똑같이 생겼네’라는 리플이 달렸고 그 후 모든 사람들이 패치를 ‘아돌프’ 혹은 ‘히틀러’로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하지만 패치는 독재자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예의바른 강아지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머리부터 콧수염까지…” 히틀러 빼닮은 강아지 ‘화제’

    “머리부터 콧수염까지…” 히틀러 빼닮은 강아지 ‘화제’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강아지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악명 높은 독재자를 본의 아니게 빼닮은 한 강아지의 웃지 못 할 사연을 25일 전했다. 프랜치 불독과 시츄의 혼합종인 이 강아지의 이름은 패치(Patch)다. 패치는 전반적으로 털이 하얗지만 머리 일부분과 코 부분만 검다. 이 모습이 히틀러의 콧수염·헤어스타일과 너무나도 흡사한 것이 특징이다. 패치의 주인인 린다 화이트헤드(영국 요크 지역 거주)는 “페이스 북에 사진을 올리기 전까지 아무도 패치에게서 히틀러와 닮은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사진을 올리고 난 뒤, ‘어 히틀러와 똑같이 생겼네’라는 리플이 달렸고 그 후 모든 사람들이 패치를 ‘아돌프’ 혹은 ‘히틀러’로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하지만 패치는 독재자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예의바른 강아지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탈북 신동혁씨 “北 인권개선 위해 강한 국제적 압박해야”

    탈북 신동혁씨 “北 인권개선 위해 강한 국제적 압박해야”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난 탈북자 신동혁(32)씨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대학생들이 개최한 북한 인권 세미나에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강력한 국제적 압박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 프린스턴대 북한 인권 학생단체가 주최한 ‘북한의 인권: 가망 없는가’ 세미나에서 “어떤 경우에도 독재자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관광처럼 독재자에게 돈을 벌어주는 것보다 북한의 독재를 끊임없이 비판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지적했다. 2005년 북한 수용소에서 탈출한 그는 “북한 수용소는 북한 주민들이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수용소에 70% 정도를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의 김정은이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처럼 고통스럽게 죽는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며 “김정은이 북한 주민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죄를 반성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서 들을 수 있는 방송을 준비 중”이라면서 “북한에 전파될 수 있는 미디어 채널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호크 전 미 국제사면위원회 국장은 세미나에서 “유엔에서 내년 3월 북한 인권 보고서를 내고 이를 통해 전 세계가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며 “북한 주민들도 이런 소식을 듣고 자신들의 정권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북한이 (김정은 부인) 리설주를 카메라 앞에 세우는 것은 서방에 좋은 반응을 얻으려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스키장이나 놀이공원을 만드는 것을 보면 김정은이 경제 발전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연합뉴스
  • “장쩌민, 티베트 대량 학살”… 스페인 법원, 체포 명령서

    스페인 법원은 19일(현지시간) 티베트에서 대량 학살을 저지른 혐의로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 외 고위 공무원 4명에 대해 체포 명령서를 발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법원은 지난 8년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장 전 주석을 포함한 5명을 심문해야 한다는 스페인의 티베트 인권단체 주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체포 명령서가 발부된 이들 가운데는 리펑(李鵬) 전 총리도 포함됐다. 스페인은 ‘보편적 재판관할권’ 원칙에 따라 지난달에도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을 같은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보편적 관할권은 한 나라의 법원이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재판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러나 중국에 있는 장 전 주석 외 4명이 스페인 법정에 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단 이들이 스페인 혹은 스페인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은 국가들을 여행할 경우 이번에 발부된 체포 영장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중국의 외무장관은 스페인 법원의 이런 결정에 대해 “내정 간섭”이라고 즉각 항의하며, 티베트 인권단체의 주장은 완전한 날조라고 반박했다. 반면 스페인의 인권단체인 티베트지지위원회 대표 앨런 캔토스는 “스페인 법원은 사실에 기반해 결정을 내렸으며, 이는 정의의 승리를 보여 준다”고 말했다. 앞서 스페인은 보편적 관할권을 내세워 칠레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와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에게도 체포 명령서를 발부한 바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몰디브선 독재자의 동생이 대통령에

    몰디브선 독재자의 동생이 대통령에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에서 16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몰디브를 30년간 군림한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인 몰디브진보당(PPM)의 압둘라 야민 가윰(54)이 승리했다. BBC 등에 따르면 야민 후보가 51.3%를 차지해 48.6%를 얻은 몰디브민주당(MDP)의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을 제치고 신승을 거뒀다. 나시드는 2008년 몰디브 최초의 민주적 선거에서 가윰 당시 대통령을 제치고 집권했으나 지난해 2월 가윰 지지 세력의 시위와 군부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하야했다. 이후 정정 불안이 이어진 몰디브에서는 지난 9월 야민과 나시드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대선이 실시됐으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어 지난달 재투표를 실시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지난 9일로 미뤄졌었다. 야민의 승리는 지난 9일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몰디브의 최대 갑부 가심 이브라힘 후보가 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군소정당 역시 힘을 합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독재자’의 동생인 야민이 여러 논란 속에 집권에 성공하면서 한동안 정정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시드의 지지 세력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반발하고 있는 데다 투표 과정에서 일부 유권자가 매수됐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씨줄날줄] ‘각하’와 ‘씨’/박현갑 논설위원

    경기 구리시 동구릉에는 태조 이성계 등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무덤 9기가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재위 중 쌓은 업적에 따라 왕에 대한 호칭이 달랐다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나라를 세우거나 전쟁 등 국난을 극복한 경우는 태조, 선조 등 조(祖)를 붙였고, 선왕의 적통을 이어 즉위하거나 덕을 쌓은 경우에는 현종 등 종(宗)을 붙였다고 한다. 광해군, 연산군처럼 왕이면서도 폭정으로 쫓겨나면 군(君)으로 격하된다. 이 경우 다른 왕과 달리 재위기간 기록은 ‘실록’이 아니라 ‘일기’로 불린다. 시신도 격식을 갖춘 ‘능’이 아닌 평범한 ‘묘’에 안치돼 있다. 대한제국을 선포한 고종은 스스로 황제가 되었고 황금색 겉옷을 입었다. 중국을 ‘큰 집’으로 섬겨야 했던 그전까지는 황제의 상징인 황금색 복장은 엄두도 못냈다. 왕에 대한 호칭과 복식 차이는 우리 역사의 흥망성쇠의 편린들인 셈이다. 최근 대통령 호칭을 둘러싼 막말 공방이 뜨겁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지난 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심판·국정원 해체·공안탄압 분쇄 5차 민주찾기 토요행진’에서 ‘대통령’이라는 말을 한 번도 쓰지 않고 ‘박근혜씨’, ‘독재자’라는 말만 했다. 이 대표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까지 잘라내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니냐”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국기문란·내란음모에 휘말린 것만 가지고도 이정희 대표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 12일 트위터에 “박근혜씨,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가리로 비하하고 육시럴X 등 온갖 욕설을 퍼부었던 ‘환생경제’ 그렇게 재밌었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대통령 막말 논란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있었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에서는 “미숙아는 인큐베이터에서 키운 뒤에 나와야지”,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지금까지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등의 막말이 나왔다. 여야를 바꿔가며 공방전을 펼친 셈이다. 대통령 호칭은 군사정권 땐 ‘각하’였다. 국민의 정부부터 참여정부까지는 ‘대통령님’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님자도 빼라고 했었다. 국민의 민주주의 욕구상승에 따른 정권의 수용이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 한다. 청소부를 환경미화원으로, 편부·편모 가정을 한부모가정으로 부르는 것은 사회통합을 위해서다. 자기주장을 펴면서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품격있는 정치언어가 아쉽다. 사극에서처럼 “과인이 부덕한 소치”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길섶에서] 빠져든다는 것/손성진 수석논설위원

    뭔가에 빠진다는 것은 삶에 활력소가 된다. 도박이나 게임 중독 같은 나쁜 것만 아니라면 말이다. 젊은 시절에 누구나 한두 번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사랑에 빠져 보았을 것이다. 바둑에 빠진 지는 수십 년이 된다. 빠져 볼 만한 대상은 많다. 독서, 고전음악 듣기, 등산, 낚시, 그림 그리기 등등. 인생을 윤택하게 할 취미들이다. 근래에 두 가지에 빠졌다. 하나는 드라마틱한 중국현대사의 주인공들에 관한 책읽기다. 섭정 독재자 서태후, 마지막 황제 푸이, 중국 혁명의 선도자 쑨원, 국민당 정부 주석 장제스, 중국 공산당의 아버지 마오쩌둥. 이들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는 대하소설보다 흥미롭다. 또 하나는 어떤 젊은 남자 가수다. 요즘 노래는 이해하기도 어렵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TV 가요 프로에 나온 어느 아이돌 가수가 1970년대 노래를 기가 막히게 부르는 모습을 보고는 푹 빠져버렸다. 그 노래를 듣고 또 듣고, 그 친구가 누군지 알아보면서 나 스스로 팬이 되어 왜 10대들이 열광하는지를 알게 됐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서울광장] 스스로 발목 잡는 이정희/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스스로 발목 잡는 이정희/최광숙 논설위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씨’, ‘독재자’라고 칭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정권을 비판했다고 내란음모죄를 조작하고 정당해산까지 청구하면서 헌법을 파괴하고 야당을 탄압하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고 주장하면서다. 지난 대선에서 진보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 대표가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 대통령과 맞붙었을 때도 ‘독재자의 딸’이라고 공격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공식석상에서 적나라하게 박 대통령을 몰아붙인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어느 나라건 대통령에 대해서는 아무리 정적(政敵)이라도 기본적인 예우를 갖추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을 범부의 한 사람인 양 ‘씨’자를 붙인 것은 누가 봐도 도(度)를 넘은 비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야 정부의 진보당 정당 해산심판 청구를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공당 대표의 격(格) 운운하지 않더라도 그의 발언은 듣기 민망하다. 대통령에게 막말하며 흠집을 내는 것이 원래 ‘야당 정치’ 아니냐고 항변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걸 수긍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독설로 유명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를 향해 ‘정치공작에 의해 태어난 정권은 태어나선 안 될 정권’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변인 수준에서 거칠게 정적들을 비난하는 것과 공당의 대표가 저주에 가깝게 퍼붓는 말은 분명 다르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서 ‘위원장’ 호칭을 빼먹은 적이 없는 것과도 비교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선 후보 TV토론에서도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대선에) 나왔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자임했다. 대선이 끝난 지 1년여 됐는 데도 왜 그는 그때보다 더 강경한 발언들을 쏟아 내고 있는 것인가. 이쯤에서 그의 심리와 정치적 의도를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심리학자와 정치 평론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그의 발언에는 대선 불복 심리가 깔려 있다. 국정원 댓글 같은 부정으로 선거에 이긴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든다’는 심리가 두드러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진보당이 헌정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 심판 청구로 존폐 위기에 몰린데다 이석기 의원 등 핵심 인사들이 ‘내란 음모’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라는 외부의 적을 만들어 공격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극도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그가 박 대통령에게 강한 적개심을 보이는 것은 해산 위기에 처한 진보당의 지지 세력 결집이라는 정치적 노림수가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동부연합 같은 핵심 세력 등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산이다. 누가 어떤 위협을 가해도 ‘이대로 죽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대여 투쟁 선언이기도 하다. 정부의 진보당 정당 해산심판 청구 이후 이를 찬성하는 여론이 40~60%에 이른다. 많은 국민들이 진보당의 종북 성향에 대해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고, 그 의심은 정당해산이라는 수순으로 이어지는 것이 옳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는 이들 중에는 진보당의 거취와 관련해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퇴출시킬 수 있는데, 굳이 정부가 개입해 사법적 판단을 요구한 것은 자칫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터져 나온 이 대표의 박 대통령에 대한 도를 넘은 날 선 발언은 건강한 보수의 우려마저 무디게 할 뿐이다. 그가 악을 쓰면 쓸수록 국민의 마음에서 진보당은 점점 멀어질 뿐이다. 대선후보 토론에서 그가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제치고 박 후보에게 인신공격성 공세를 퍼부으면서 결과적으로 보수세력을 결집시킨 일등공신이 됐다는 것을 잊은 듯하다. 지금 이 대표의 행태가 꼭 그때를 떠올리게 한다. bori@seoul.co.kr
  • 푸틴, 자신에게 달려오는 ‘나체시위女’ 향해…

    푸틴, 자신에게 달려오는 ‘나체시위女’ 향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한반도 주변 4강(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정상 가운데 최초로 한국을 찾은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과거 푸틴 대통령이 독일에서 겪었던 황당 사건이 함께 화제가 되고 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4월 독일 2013 하노버산업박람회장에서 벌어졌다. 당시 현장을 찾은 푸틴 대통령은 관람 중 ‘나체 시위’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여성 인권단체 ‘피멘(FEMEN)’ 회원들의 기습(?)을 받았다. 갑자기 알몸 여성이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황당한 상황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오히려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무모한 여성의 용기를 칭찬한 것인지, 그녀의 몸매에 찬사를 보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푸틴 대통령의 대범함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반면 푸틴 대통령과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피해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옆에서 수행하던 독일 주요 인사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도 카메라에 담겼다. 당시 푸틴에게 달려들던 여성의 등에는 푸틴 대통령을 모욕하는 욕설이 적혀있었다. 이 여성은 몸에 ‘비열한 독재자’ 등의 글을 쓴 다른 2명의 여성 시위자들 역시 마찬가지로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갔다. 푸틴 대통령은 전시장을 돌아본 후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합동 기자회견장에서 시위에 대해 “시위 여성들이 뭐라고 말하는지는 알아듣지 못했다. 퍼포먼스가 좋긴 했지만 정치적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면 옷을 갖춰 입는 게 나을 것이다. 경호원들만 좀 더 부드럽게 대했다면 행사 프로모션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는 농담을 던지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탁월한 지도자vs독재자…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누구?

    탁월한 지도자vs독재자…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누구?

    블라디미르 푸틴(61) 대통령은 10년째 러시아를 통치해 오고 있다. 지난 2000~2008년 1~2기 집권 후 메드베데프에게 대통령직을 잠시 물려주고 총리로 ‘막후 실권자’ 역할을 하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다시 크렘린궁에 복귀했다. 그 사이 개헌으로 대통령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나면서 2018년까지 권좌에 머물 수 있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집권 3기에서도 1~2기 때와 마찬가지로 개인적 카리스마에 기초한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그에겐 150여 개 민족이 어우러져 사는 광대한 러시아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탁월한 지도자란 긍정적 평가와 함께 제정 러시아 시절 이반 뇌제로부터 소련의 스탈린으로 이어졌던 위험한 전제주의의 전통을 계승하는 독재자란 부정적 평가가 함께 따라다닌다. 실제로 푸틴은 지난해 5월 크렘린 복귀 이후 유럽 경제 위기 와중에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러시아 경제를 꾸려가고 있다. 최근 들어 성장률이 둔화하긴 했지만 외환보유액, 재정 건전성, 실업률, 인플레율 등에서 큰 위기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1년 12월 총선과 이듬해 3월 대선 이후 고조됐던 야권의 반정부 시위 열기가 수그러들면서 정치도 안정돼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3기 최대 국정 과제 가운데 하나로 낙후한 극동·시베리아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며 ‘신(新)동방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유럽연합(EU)과 유사한 옛 소련권 경제통합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 창설을 밀어붙이며 경제 통합을 통한 옛 소련 부활의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올해 9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굵직굵직한 국제회의를 잇달아 개최하며 높아진 러시아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과시하고 있다. 내년엔 지난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 개최 이후 30여 년 만에 소치 동계 올림픽도 개최한다. 국제사회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졌다. 서방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의 현 정부를 감싼 푸틴은 시리아 해법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The World’s Most Powerful People)’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제치고 푸틴이 정상에 오른 것도 이같은 그의 파워를 반증한다. 그러나 푸틴의 권위주의적 통치는 여전히 국내외의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외국에서 자금 지원을 받아 정치활동을 하는 NGO들의 활동을 제한한 것이나 집회 질서 위반자에 대한 벌금을 그전보다 150배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집회 질서 위반 처벌 강화법’ 등이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야권 인사들에 대한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해온 대표적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4년 전 지방정부 고문으로 일할 당시의 횡령 혐의 등으로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가 최근에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푸틴 3기 집권에 반대하는 시위성 공연을 펼쳤던 현지 여성 펑크 록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 단원들은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는 소련 붕괴 이후의 정치·사회 혼란에 진절머리가 난 국민 다수가 안정을 갈구하는 여론이 반영돼 푸틴 대통령이 여전히 50~60%대의 지지도를 누리고 있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로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민심이 급속도로 멀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정희 “박근혜씨” 호칭… ‘국가지도자에 막말’ 논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씨’로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과 진보당은 10일 거친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심판·국정원 해체·공안 탄압 분쇄 5차 민주 찾기 토요행진’이라는 이름의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까지 잘라내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고 말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에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내놓은 발언이었다. 앞서 정부의 진보당 해산심판청구에 대해서도 “정권을 비판한다고 내란 음모죄 조작하고 정당 해산까지 청구하면서 헌법을 파괴하고 야당을 탄압하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고 말했고, 새누리당을 비난하면서도 “박근혜씨를 여왕으로 모시고 숨죽이는 새누리당”이라며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격앙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국가 지도자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갖출 줄 모르는 몰염치함의 극치”라면서 “삭발식과 3보 1배 등의 정치 선동 퍼포먼스를 벌일 게 아니라 조용히 자숙하라”고 쏘아붙였다. 홍지만 원내대변인도 “국민에게 사죄하고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란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독재의 길을 선택한 통치자에게 저항의 민심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진보당의 사명이며 이 대표도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최대한의 예의를 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이정희, 朴대통령 향해 “박근혜씨…” 맹비난

    이정희, 朴대통령 향해 “박근혜씨…” 맹비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집회 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씨’로 지칭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심판·국정원 해체·공안탄압 분쇄 5차 민주 찾기 토요행진’에서 연설자로 단상에 나섰다. 이 대표는 먼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를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까지 잘라내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통령’ 호칭을 생략한 채 ‘박근혜씨’라고 불렀다. 또 정부의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도 “정권 비판한다고 야당에 대해 내란음모죄 조작하고 정당 해산까지 청구하면서 헌법을 파괴하고 야당을 탄압하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새누리당을 비난할 때도 “박근혜씨를 여왕으로 모시고 숨죽이는 새누리당”이라며 ‘박근혜씨’라고 불렀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 또 박 대통령을 “독재자”로 현 집권세력을 “박근혜 독재세력”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호칭에 대해 같은 날 장외투쟁에 나선 민주당 관계자는 “자신의 당을 탄압하는 것에 대한 울분의 심정이야 이해할 수 있지만 국가 지도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힘만이 ‘절대선’인 국제사회/이종락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힘만이 ‘절대선’인 국제사회/이종락 국제부장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는 1978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말죽거리에 있던 학교가 배경이다. ‘학교짱’ 자리를 놓고 학생들 간 치열한 세력 다툼을 리얼하게 그린 영화다. 기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영화의 배경인 1978년보다는 2년 뒤인 1980년에 새로운 중학교로 전학했다. 이 학교는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을 수용하느라 급조해 문을 열었다. 지방 각지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자주 크고 작은 주먹 다툼을 벌였다. UFC와 K1 경기를 방불케 하는 혈전 끝에 최종 승리한 학생이 학교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다. 요즘 국제사회의 돌아가는 형국을 보고 있노라면 33년 전 기억이 자꾸 떠오른다. 힘을 가진 국가가 ‘절대선’을 누리고 있는 모습이 주먹으로 가려진 학생들 간 위계질서와 꼭 닮았기 때문이다. 국가안보국(NSA)의 외국 정부기관과 정치인에 대한 광범위한 통화·인터넷 정보 사찰을 폭로한 스노든 사태에 대처하는 미국의 모습이 그렇다. 외국 정상 35명의 전화통화를 엿들었지만 아직껏 사과 한마디 없다. 차기 미국 대선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다른 우방국 지도자들은 그들의 안보를 위해 미국이 수집한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며 오히려 역공을 폈다.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은 “외국 지도자들에 대한 감시활동은 첩보의 기본으로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도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힘으로 좌우되는 세계질서는 비단 이번 도·감청 사건뿐만 아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국가 간 문제에는 늘 등장하는 절대선이다. 이해관계가 나라마다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중동문제를 보면 힘의 논리의 절정을 보는 듯하다. 미국은 중동에서 ‘나쁜 놈이라도 우리 편이면 된다’(He is a bastard, but our bastard)라는 외교 원칙하에 독재자들을 엄호해 왔다. 1979년 혁명으로 쫓겨난 이란의 팔레비 국왕, 미국이 제거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최근 민주화 운동으로 몰락한 이집트의 무바라크, 예멘의 살레 등이 대표적인 친미 압제자였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자유, 평등, 형제애’라는 1789년 프랑스 혁명의 구호가 무색하게도 프랑스 지도자들은 반민주적인 중동정권을 지지해왔다. 알제리 군부가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을 해산하고 불법화한 것도, 튀니지의 벤 알리가 24년간 튀니지를 쥐고 흔들 수 있었던 것도 예술과 자유를 사랑하는 프랑스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럽국가들이 리비아 국민보호를 앞세워 가다피를 제거한 것도 민주주의의 가치를 심기보다는 리비아의 저유황 경질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서방국가들을 비난하며 중동 내정 불개입을 외치는 러시아와 중국도 만만찮다. 엄청난 공을 들인 리비아를 서방 영향권으로 넘겨준 러시아와 중국은 시리아를 사수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시선을 한반도로 돌려도 이런 힘의 논리가 영락없이 작용한다.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일의 연합전선에 한국의 선택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북아의 불안정성이 높아질수록 세계질서의 힘의 논리가 더욱 기세를 떨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지혜로운 외교 안보 전략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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