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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트럼프 동맹국 모욕…한국에 터무니없는 방위비 요구”

    NYT “트럼프 동맹국 모욕…한국에 터무니없는 방위비 요구”

    미국 정부가 한국에 요구하는 내년 방위비 분담금이 올해 부담액의 5배에 달하는 약 50억 달러(약 5조 8000억원)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미 현지 언론인 뉴욕타임스가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수준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트럼프의 부정적 결과만 낳는 제안’(‘Trump‘s Lose-Lose Proposition in Korea)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군의 해외 주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업적인 접근은 세계에서의 미국의 역할과 미국의 안보, 번영에도 매우 해롭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2만 8000여명이 한반도에 주둔하면서 생기는 비용에 대해 불평을 해왔으며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해왔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전보다 5배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이한 요구(outlandish demand)가 지난 19일(한국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급작스러운 결렬로 이어졌다고 이 사설은 밝혔다. 사설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한국뿐만 아니라 (공산세계와 대비된) 자유세계의 최전선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에 주둔해왔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면서, 사실상 미군을 영리 목적의 용병으로 격하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또 한국이 주한미군 유지비의 거의 절반을 지불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한국이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같은 부대를 미국에서 운용하려면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드는데다 주한미군은 미국에서는 할 수 없는 실전 훈련을 할 기회를 얻고 있다는 것이 이 사설의 설명이다. 사설은 “한국은 부유하고, 과거 수십년 동안 5년마다 해왔던 것처럼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한국 정부와 국회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트럼프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요구는, 중요한 동맹을 멀리하고 미국의 지위를 약화하고 동맹으로서의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더 많은 의문만 제기하는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가장 치명적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합리적인 보상 요구가 동맹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한국은 온건파(dovish) 또는 강경파(hawkish) 성향의 대통령을 불문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격노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사설은 또 “독재자들과 친하게 지내면서도 동맹에 대해서는 ‘덤핑(투매)’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 의회의 초당적 저항 덕분에 주한미군이 곧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트럼프 ‘탄핵 아킬레스건’ 된 푸틴·펠로시

    트럼프 ‘탄핵 아킬레스건’ 된 푸틴·펠로시

    CNN도 “25번이나 러시아 감싸” 보도 펠로시 “하야한 닉슨보다 나쁘다” 맹공미국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를 밟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미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그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탄핵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수많은 정책이 결국 푸틴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으며, 펠로시 의장이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기 때문이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은 “하원 탄핵 심판에서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모든 국제적 음모에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이 무대 밖 러시아에 서 있다”면서 펠로시 의장이 “대통령, 당신과 함께 모든 길은 푸틴에게로 통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질한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는 하원 증언대에서 “우리가 비판해 온 (대통령의) 부패한 행동이 미국을 해치고, 우리의 친구들을 노출시키며, 푸틴과 같은 독재자들의 경기장을 넓힌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과 민주당 측은 트럼프의 많은 결정이 결과적으로 푸틴을 옹호했다고 지적한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문제가 된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2016년 미 대선을 방해한 해킹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났다는 신빙성 없는 정보를 밀어붙였다. 지난달 갑자기 밀어붙인 시리아 철군으로 러시아에 중동의 갈등 조정자 자리를 넘겨준 점도 지적됐다. 특히 트럼프는 구소련 군축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지속적으로 폄하했으며, 탈퇴를 제안하기도 했다. CNN도 이날 ‘트럼프는 25번 러시아를 감쌌다’는 취지로 보도하며 트럼프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러시아에 가한 제재를 약화시킨 점, 2017년 5월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 정보를 공유한 일, 러시아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복귀를 제안한 사실 등을 예로 들었다. 민주당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러시아에 이익이 됐다는 점을 빼고는 혼란스럽고 일관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보다 훨씬 나쁘다며 공개 청문회 2주차를 앞두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닉슨은 하원이 탄핵조사를 개시한 뒤 전체 표결을 하기 전 잘못을 인정하고 사임했다는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은 닉슨이 한 일보다도 훨씬 나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정보를 갖고 있다면 정말로 보고 싶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회 증언을 포함해 모든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의회에 직접 나와 무죄를 주장하라고 초청한 셈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In&Out] 시대변화와 정치의 세대교체/류홍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In&Out] 시대변화와 정치의 세대교체/류홍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반공·산업화 세대와 386 반독재투쟁 세대는 각자의 신념에서 비롯된 독선과 아집, 배타성이 공통점이다. 그들의 배타성이 민주적 정치·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사회적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할 세대교체와 새로운 시대의 준비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독재와 가난 그리고 전쟁위협을 극복했으나, 여전히 냉전 논리에 머물러 있는 세대 간 싸움으로 더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반공·산업화 세대와 386 세대는 여전히 ‘자유’ 대 ‘사회’, ‘민주’ 대 ‘반민주’라는 구시대적 이데올로기 싸움을 이어 오고 있다. 국제적으로 냉전은 종식되고 국내정치는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승리를 위한 싸움이라기보다 기득권을 지속하기 위한 상호의존적 관계로 보이고, 그들에게 민주주의와 사회변화에의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하면 무리일까. 독립운동 세대는 미 군정기 3년간 순식간에 지워졌고,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시기 기득권 세력은 자신들의 부당성을 감추기 위해 반공과 경제살리기를 최고의 가치로 포장했다. 그것으로 국민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유린했던 과거를 정당화하며 지금도 자유를 말하지만 여전히 그것은 특권층의 자유다. 386세대는 자신들이 추구했던 가치가 폐기되었으나 찰나의 희생의 대가를 극대화하면서 그 유통기한을 지속시키려 하고 있다. 선배들과 후배들을 배제시키고, 진보의 가치들과 실천을 망각한 채 집단적 기득권 유지를 최우선하는 진영논리적 행태가 그들이 타도하려 했던 독재자와 그 추종자들의 정치적 태도에 닮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사회변화 정도는 크게 정치·경제·문화적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일 때 구별된다. 사회변화는 느리고 안정적일 수도 있고, 급격하고 역동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가 발전 또는 퇴보의 의미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난 75년간 국가 전반에 있어서 급격한 사회변화를 수차례 겪었지만, 독립과 4·19, 1987년 민주화와 2017년 탄핵은 발전이었고 한국전쟁과 5·16, 유신체제와 12·12사태는 퇴보이다. 반공 세대와 반독재 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2019년 한국정당정치의 교착 상태는 새로운 발전을 막아서고 있다. 머지않아 다가올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생산의 개념과 방식의 변화, 노동력 투입의 최소화로 사회의 기본 질서가 급격하게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소모적 이념논쟁을 하는 세대가 아닌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세대로의 교체가 절실하다. 시대가 변화되면 변화를 이끄는 세대로의 교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안정적인 사회변화를 위해서는 신구의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 한국 정치의 마지막 세대교체는 2000년에 이루어졌다. 2000년 체제 이후 20년이 다 되도록 새로운 세대교체는 시작도 못 하고 있다. 그 핵심적 원인이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는 산업화 세대와 386 세대의 배타성에 있다고 할 것이다.
  • 칠레 여가수, 라틴 그래미에서 상반신 누드 시위

    칠레 여가수, 라틴 그래미에서 상반신 누드 시위

    칠레 작곡가 겸 가수 몬 라페르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라틴 그래미 시상식에서 레드카펫을 걷던 중 갑자기 멈춰섰다. 그리고 그는 검은 재킷을 벗었다. 드러낸 가슴에는 ‘칠레에서 그들은 고문하고 강간하고 살인을 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장면은 전 세계에 방송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현재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자신의 나라 시위대를 지지하며, 경찰의 잔혹성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침묵시위를 벌였다. 칠레에서는 한달 이상 이어진 시위에서 20명 넘는 시민이 사망했다. 시위 진압, 수사 과정에서 공권력이 고문, 강간, 무차별 폭력을 자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위대 최소 5명이 아직 구속된 상태다. 수백명이 경찰의 고무탄 총격을 받아 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됐다 풀려난 인원도 수천명에 달한다. 라페르는 라틴 그래미에서 베스트 얼터너티브 앨범 상을 받았다. 그는 수상 후 “자유로운 조국을 위해 내 몸은 무료(my body free for a free homeland)”라는 문구와 함께 상반신 탈의 시위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칠레 시위는 지하철 요금 인상에 대한 반발로 촉발됐지만 시민의 정치 참여 소외, 독재자 아우구스트 피노체트가 세운 경재·정치 모델에 대해 오랜 시간 누적됐던 분노가 분출됐다. 헌법 개정에 대해 내년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시위대는 최근 상당한 승리를 거둔 셈이지만 분노가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칠레 음악가와 운동선수 등은 시위에 대한 지지 표현을 거리낌없이 해왔다.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오는 19일 페루와 친선경기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칠레 출신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리그 볼로냐FC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게리 메델은 트위터에 “우리는 축구선수이지만 무엇보다 사람이며 시민”이라면서 “현재 칠레에는 화요일 경기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항이 있다”고 올렸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골프친 전두환 비난 성명 잇따라

    골프친 전두환 비난 성명 잇따라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형사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는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지난 1월에 이어 또다시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오월 단체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5·18기념재단은 8일 성명을 내고 “건강상 이유로 법정 출석을 거부해온 전두환씨가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골프를 쳤다고하는 데 이는 명백한 법정 모독”이라며 오월단체는 국민과 역사를 보란듯이 우롱하고 있는 전씨의 후안무치한 작태에 분노를 금할수 없으며, 그를 구속 재판으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념재단은 “전두환은 1997년 4월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광주학살의 책임자임이 명백해 졌다”며 “현재 전두환 재판부는 전두환을 즉각 강제구인하여 구속시킨 후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1980년 5월 당시 광주시민들이 전씨를 향한 분노와 울분을 국민들이 다시금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며 “광주 학살의 책임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후안무치한 모습에 통탄한다”고 말했다. 김후식 5·18 부상자회장은 “국민을 기만하고 광주시민과 오월 영령을 모욕하는 처사다”면서 “전씨가 사죄와 반성은 커녕, 아직도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역사가 단죄할 것이다”고 성토했다. 정현애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전씨의 파렴치함에 논평의 가치조차 못 느낀다”며 “재판에는 불출석하면서 골프장은 즐겨 찾는 것은 국민 감정과 동떨어져 있을 뿐더러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예의도 없는 행위다. 사법부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의당 광주시당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전씨는 ㅎ왕성한 골프활동으로 치매예방만 할 것이 아니라 5·18학살에 대해 머리숙여 사죄하고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전씨 부부와 일행들이 골프를 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전씨는 5·18민주화운동의 책임을 묻는 임 대표의 질문에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나는 모른다”고 답했다. 전씨는 또 “군에 다녀왔느냐, 당시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명령을 하느냐”고 항변했다. 1030억 원에 이르는 미납 추징금과 세금 체납에 대해서는 “자네가 납부해 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게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하는 등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전씨는 지난 3월 첫 공판기일에 피고인으로 한 차례 출석한 뒤 ‘건강이 좋지 않고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 지금까지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5시간 30분 마지막 무대… 서울서 ‘로마 비극’ 끝난다

    5시간 30분 마지막 무대… 서울서 ‘로마 비극’ 끝난다

    셰익스피어 비극 세 작품 엮은 수작 2007년 네덜란드 초연… 종연 선언공연 시간 5시간 30분짜리 연극 ‘로마 비극’(Roman Tragedies)이 한국 공연을 끝으로 모든 막을 내린다. 세계적인 연극 연출가 이보 반 호브는 자신의 대표작 ‘로마 비극’을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작품은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셰익스피어의 세 작품 ‘코리올레이너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엮었다. 로마를 구한 영웅이지만 오만 때문에 민중의 적으로 몰린 코리올레이너스, 민중의 지지로 권력을 얻었지만 독재자가 될 것을 두려워한 이들에 의해 제거된 줄리어스 시저, 나라의 운명을 뒤흔들 정도로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 고뇌하는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2007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세계 초연된 뒤 연출가의 통찰력과 탁월한 인물 해석, 세련된 미장센이 돋보이는 수작이라는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5시간을 훌쩍 넘기는 공연은 휴식시간 없이 진행된다. 관객은 공연 중에도 객석, 극장 로비를 자유롭게 다닌다. 무대 앞에 걸터앉아 공연을 볼 수도 있다. 그야말로 역사 드라마가 펼쳐지는 로마시대 광장에 있는 듯한 경험이 가능하다. 간단한 음식과 음료도, 휴대전화 촬영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로드도 허용된다. 극단 인터내셔널 씨어터 암스테르담은 “금기를 벗어나는 자유롭고 능동적인 관극 행위를 통해 관객들은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극단 측은 배우들과 제작진이 총출동하는 부담이 큰 탓에 더는 국내외에서 이 작품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서울 공연이 마지막인 셈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 불평등의 분노 쏟아내다

    전 세계에서 최근 수주 사이에 대규모 시위와 충돌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발생한 시위는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직접적인 이유이지만 불평등의 증가와 엘리트 관료의 부패 등에서 비롯됐다고 AP통신이 분석했다. ●카탈루냐, 스페인서 독립 추진 스페인에서 독립을 추진하는 카탈루냐 지역 중심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는 27일(현지시간) 8만여명(경찰 추산)이 국기를 흔들며 스페인의 단합을 호소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는 전날 35만명이 나와 “점령군 물러가라” “스페인 물러가라”고 외친 시위의 맞불 격이었다. 시위는 스페인 대법원이 지난 14일 카탈루냐 독립을 추진했던 지도자들에게 대해 징역 9~13년을 선고하면서 촉발됐다. 올해 노벨 수상자로 발표된 에티오피아 총리의 명성도 최근 폭력 시위로 얼룩졌다. 시위는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의 정적인 자와르 모하메드가 지난 23일 경찰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모하메드 지지자들은 총리의 집권 연장을 우려하면서 퇴진을 요구하는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최소 67명이 사망하고 170여명이 체포됐다. 이라크에서는 실업난과 수도·전기 등 공공서비스 부족을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최근 3일간 시위대와 진압 경찰 등 최소 63명이 사망했다. 이달 1일부터 일주일간 계속된 시위는 정부 개혁정책 발표로 잦아들었지만,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실망감에 재발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청소년(16)은 “우리가 원하는 건 일자리·수도·전기·안전”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부패·생활고에 내각 사퇴 요구 레바논에서도 시위가 10일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27일 트리폴리에서 튀루스까지 170㎞를 손에 손을 잡는 인간띠를 형성해 수도 베이루트로 향했다. 시위는 레바논 당국이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왓츠앱 등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부패 청산과 생활고 해결, 내각 총사퇴 등을 요구하면서 계속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이어진 칠레는 27일 비상 계엄령을 해제했다.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지난 25일 100만명 이상이 참가한 시위가 열렸다. 이는 1970년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을 축출하는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시위는 지난 18일 정부가 지하철 요금 인상 30페소(약 48원)를 발표하면서 불붙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시위대를 달래기 위해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쿠슈너 “김정은, 아버지에게 핵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 들었다”

    쿠슈너 “김정은, 아버지에게 핵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 들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 출간된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이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를 유훈으로 남겼다고 알려져 있는 것과 다른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 타임스에 따르면 전기 작가인 더그 웨드가 다음달 26일 발간하는 ‘트럼프의 백악관 안에서’(Inside Trump‘s White House)라는 제목의 책 발췌본을 입수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보좌관인 재러드 쿠슈너가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고 밝혔다. 과거 백악관 선임 참모로 2명의 대통령을 보좌한 웨드는 이 책을 쓰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및 참모들에 대한 독점적 접근권을 부여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쿠슈너는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웨드에게 보여주며 “이 편지들을 보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김정일)는 절대로 무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면서 “그 무기는 김정은에게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밝혔다. 쿠슈너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새로운 아버지 같은 존재”라며 “그래서 쉽지 않은 전환”이라고 덧붙였다는 것이다. 맥락으로 볼 때 ‘무기’는 핵무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며, 김정일 위원장이 핵무기 개발을 당부해 비핵화가 쉽지 않은 결정이란 취지로 풀이된다. 쿠슈너는 “아버지에 관한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이 일관되게 밝혀온 ‘조선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밝혀 온 것과 다르고, 지난해 3월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난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및 김정일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것이 우리의 시종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힌 것과도 다른 얘기다. 북한은 지난 2013년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반발하며 한반도 비핵화 포기를 선언했고, 김정은 체제는 그 뒤 헌법에 ‘핵 보유국’이라고 명기했다. 웨드는 이 책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인질’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싫어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단둘이 만났을 때 “그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5월 간첩 등 혐의로 노동교화형을 치르던 김동철 목사 등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석방했다. 또 오토 웜비어는 체제 전복 혐의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2017년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됐지만 엿새 만에 세상을 떠나 국제사회의 강한 비난을 받았다. 이 밖에 책에는 2016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처음으로 독대한 장면도 포함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독재자라는 이유로 대화를 거부했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멍청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웨드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는 대통령이 됐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라고 우려했다”며 “사실, 사적으로 그(오바마)는 ‘당신은 임기 중에 북한과 전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러면 당신은 김정은에게 전화를 건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오바마는 ‘아니다. 그는 독재자’라고 답했다. 마치 그것이 모든 것을 설명하듯”이라며 ‘오바마는 독재자란 이유로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라고 되물었다”고 덧붙였다. 웨드는 “2년이 지났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그 대화에 놀라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방 안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오바마 전 대통령이) ‘멍청하다’고 큰 소리로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각료회의를 시작하기 전 취재진 문답 과정에 김 위원장에게 전화한 적이 있느냐고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물었더니 아니라고 답변했지만 사실은 그가 11번 통화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화는 받지 않았지만 자신의 전화는 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다른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지난 7월 우리는 이런 주장에 대해 4개의 피노키오를 줬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나 취재진 문답 등에 내놓은 발언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따지고 거짓의 상징인 피노키오를 하나씩 부여하는데 피노키오 4개는 과장이나 호도가 아닌 거짓말이라는 게 WP의 설명이다. WP는 이어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전화통화를 시도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WP는 지난 7월 “오바마 행정부 기간에 내가 참여한 북한 관련 모든 논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든 뭐든 흥미를 보인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의 발언을 전했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도 지난 6월 30일 트윗을 통해 “트럼프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오바마는 결코 김정은과의 만남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가 만남을 간청했으나 김 위원장은 만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꾸한 것이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프랑코 총통의 무덤 24일 파헤쳐 부인 곁으로 옮겨 묻힌다

    프랑코 총통의 무덤 24일 파헤쳐 부인 곁으로 옮겨 묻힌다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1892~1975년) 총통의 무덤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발굴돼 부인 묘 곁으로 이장된다. 스페인 사회당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오후 5시 30분) 마드리드 외곽 ‘죽은 자들의 계곡’ 묘역에 있는 대릉원(grandiose mausoleum) 무덤에서 끄집어내는 작업이 시작된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22일 전했다. 프랑코 총통의 관은 1988년 부인 카르멘 폴로가 안장된 마드리드 시내 밍고루비오 공동묘지로 이장된다. 7명의 손주 등 22명의 친척이 참석해 이장 모습을 지켜본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의 유해가 담긴 관을 300m쯤 손으로 운구해 광장으로 나오면 공영 방송 카메라가 그의 관이 자동차에 실리는 장면을 담게 될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이어 35㎞ 떨어진 공동묘지까지 헬리콥터로 운구할 계획이다. 만약 안개가 짙게 끼거나 바람 때문에 헬리콥터가 뜨지 못하면 지상으로 이동시킨다. 가족장으로 치러져 죽은 자들의 계곡에서는 간단한 종교 의식만 거행하고 밍고루비오 공동묘지에서 조금 더 큰 규모의 집회가 이어진다. 스페인 민병대 장군으로 1981년 쿠데타를 시도했던 안토니오 테헤로의 아들인 신부가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프랑코 지지자들은 시위를 벌이자고 호소하고 있어 충돌할 여지도 있다. 취재진은 직접 행사 현장을 취재할 수 없다. 프랑코 총통은 1936년 민주적으로 수립된 정부를 전복하고 1939년부터 1975년까지 스스로 엘카우디요(국가 수반)라고 지칭하며 철권을 휘둘렀던 독재자다. 스페인 내전을 촉발시켜 10만명 이상의 목숨을 희생시켰다. 스페인 최고법원은 지난달 24일 만장일치로 수도 중심가 알무데나 대성당의 가족 묘로 이장해야 한다며 프랑코 유족들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정부의 뜻대로 밍고루비오 공동묘지로 이장하도록 승인한 데 따라 이날 이장이 진행된다. 죽은 자들의 계곡은 10만명의 내전 희생자 가운데 수천 명이 잠든 곳인데 가해자인 프랑코 총통이 함께 묻혀 있는 것이 문제란 지적이 오랫 동안 있어왔다. 실제로 아직도 이곳을 극우의 성지이자 파시즘의 승리를 구현하는 유적지로 여기고 참배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매년 11월 20일 프랑코 총통의 기일에 집회를 열고 추모해왔다. 현지 매체들은 다음달 10일 총선을 앞두고 프랑코의 이장을 강행해 페드로 산체스 총리 정부를 연임시키려는 것이 사회당의 의지라고 전했다. 2007년 사회당 정부가 통과시킨 역사 기억 법은 프랑코 독재에 희생된 생존자들과 가족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프랑코의 유해를 정치적 상징이 될 만한 장소에 안장해선 안된다고 규정돼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40년 만에 인정받은 ‘잊혀진 항쟁’… 기념관 꼭 건립해야”

    “40년 만에 인정받은 ‘잊혀진 항쟁’… 기념관 꼭 건립해야”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 등지에서 벌어진 대학생과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인 부마민주항쟁은 그동안 ‘잊혀진 항쟁’이었다. 오랜 독재 기간에 벌어졌던 다른 여러 민주화 운동에 비해 뒤늦게 그 가치를 인정받은 탓이다. 정부는 올해 40년 만에 처음으로 10월 16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고, 정부 주최 기념식도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식에 참석해 부마민주항쟁을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려 민주주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으로 표현했다. 피해자들에게는 정부를 대신해 사과의 뜻도 전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8일 부마민주항쟁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정광민(61) 10·16부마항쟁연구소 이사장을 만났다. 정 이사장은 부마민주항쟁의 신호탄이 된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 시위를 주도했다. 그는 부산대 경제학과 78학번으로 당시 대학교 2학년생이었다.-40년 만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됐고 정부행사로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감회가 어떤가요. “고무적인 일이죠. 국가 폭력을 대통령이 직접 사과한 건 의미가 큽니다. 대통령의 사과 한마디가 관련자들을 충분히 위로했다고 생각합니다. 40년간 역사의 그늘에 있던 부마민주항쟁을 민주주의의 자산으로서 함께 지켜 나가자는 공감대가 생긴 것 같아요.”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 시위를 주도하셨지요. “그렇죠. 전날 오전 부산대 도서관에 (다른 학우들이 만든) 유인물이 한 차례 뿌려졌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어요. 그때 상과대학 게시판에도 ‘민주선언문’이 붙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유인물을 뿌렸던 학생들도 사라지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요했어요. ‘부산대는 안 된다’는 자조적인 패배감이 퍼지던 차였어요. 그 이야기를 당시 경영학과 2학년이던 친구 박준식에게 들었어요. ‘아, 이래서는 안 된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다시 하자’는 생각이 들었고, 친구들과 의기투합했어요. 평소 써 뒀던 글귀를 토대로 선언문을 쓰고, 등사기를 몰래 구해 밤새 선언문 300장을 찍어 새벽에 학교로 갔어요.” 정 이사장은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 인문사회관 306호 강의실 강단에 서서 화폐금융론 수업을 기다리던 학우들에게 “이제 투쟁할 때가 왔습니다. 나가서 싸웁시다”라고 외쳤다. 선언문도 배포했다. “우리 조국이 심술궂은 독재자에 의해 고문받고 있는데도 과연 좌시할 수 있겠는가”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선언문은 유신헌법 철폐, 국민에 대한 정치적 보복 중지 등을 포함한 7가지의 ‘폐정 개혁안’으로 끝난다. 잠시 후 학생 70여명이 부산대 상과대학 건물 앞에 섰고, 대열을 맞춰 구호를 외치며 도서관 앞까지 행진했다. 학생들은 현수막 대신 선언문 종이 뒤에 ‘자유’란 글자를 써 손에 들었다. 시위는 마산까지 번져 나갔고, 대가는 혹독했다. -엄혹한 시대였는데, 두렵지 않았나요. “무서웠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잡혀 가는 건 뻔한 거고, 선언문을 들고 교문을 통과할 수나 있을까부터 걱정했던 때니까. 다만 ‘이제 싸울 때가 왔다’는 생각뿐이었어요. 학우들 반응도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어요. -시위를 주도했다고 고문까지 받았다고요. “동래경찰서로 끌려가 물고문을 당했어요. 철봉에 거꾸로 매달아 놓고 타월을 입과 코에 걸쳐 놓았어요. 그리고 그 위에 물을 뿌리는데, 숨보다 물이 더 빠르게 들어와 발작을 했어요. 그들은 집요하게 배후를 묻더군요. ‘너희 아버지가 간첩이지’라는 식으로요. 제가 배후가 어딨겠습니까? 부산대 학우들이 전부였는데요. 고문의 기억은 너무 고통스러워요. 같은 시기, 비슷한 고문을 받은 분은 자살 시도까지 하셨어요.” -당시 받은 고문 피해로 지난해 정신적 상이를 인정받으셨죠. “네. 그 과정도 쉽지 않았어요. 정신적 상이를 인정받기 전에 고문으로 받은 피해에 대해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했거든요. 그런데 패소했어요. ‘당신이 고문받았다는 것도 당신만의 주장이지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느냐’는 게 이유였죠. 너무 억울했죠. 제가 고문받고 실려간 응급실 간호사라도 데려와서 입증해야 하는 거냐고 맞섰지만 쉽지 않았어요. 이번에 트라우마 피해를 인정받았으니, 고문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라고 생각해서 재심을 청구했어요. 조만간 2차 기일인데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죠.” 정 이사장은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20대 초반에 두 번이나 수감됐다. 기간으로 따지면 1년여간 감옥에 있었다. 한 번은 1979년 10월 말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돼 복역하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으로 50일 만에 풀려났다. 또 다른 한 번은 5·18 민주항쟁 때다. 정 이사장은 “두 번째는 주도한 것도 아닌데 신군부의 일제검속에 걸렸다”면서 “부마민주항쟁을 주도해 일종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부마민주항쟁은 다른 민주화 운동에 비해 오랜 시간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맞아요. 지난 40년 동안 아쉽고, 안타까웠고, 괴로웠어요. 물론 보상받거나 평가받으려고 목숨 걸고 싸운 건 아니에요. 다만 잊혀진 항쟁이 됐다는 건 서글프죠.”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요. “부마민주항쟁 열흘 뒤에 10·26사태(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둔 사건)가 벌어져요. 독재자를 우리 힘으로 끌어내리려는 찰나에 운동의 대상이 갑자기 사라진 셈이죠. 저희도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혼란스러웠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권에서도 무관심했고, 1990년 3당 합당 이후 보수화된 부산의 분위기도 배경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난 40년간 꾸준히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셨지요. “저와 학우들의 노력이 잊히지 않길 바랐어요. 85년도에 복학하자마자 후배들과 부마민주항쟁 세미나를 열었어요. 그때만 해도 시위를 주도했던 학우들이 뿔뿔이 흩어졌었거든요. 친목회를 만들자는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엄혹했던 시대였고, ‘살아서 나왔다’는 것만으로 만족했던 때라 그랬어요. 일단 부마민주항쟁을 정의해 보자는 마음으로 세미나를 열고 우리끼리 자료집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죠. 이후로 10주년 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를 만들었고요. 계속된 노력 끝에 2013년에는 부마항쟁 보상법도 제정했고, 올해 드디어 국가기념일로 인정받았네요.” -남은 과제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희생자들에 대해 제대로 확인되거나 조사된 게 없어요. 지금까지 부마민주항쟁 사망자로 인정받은 분은 유치준씨 한 분이에요(유씨는 부마민주항쟁 당시 도로에서 심한 외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40년 만인 올해 관련 사망자로 공식 인정받았다. 당시 유씨의 나이는 51세였다). 우리가 확인하지 못한 진실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10·16 관련 조례를 부산시 차원에서 제정해야 하고요. 범시민적인 기념시설인 기념관도 꼭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세대들에게 부마민주항쟁이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요. “부마민주항쟁은 독재 정권에서 ‘어떤 사회가 정말 좋은 사회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고 봐요. 누군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 정권하에서 경제 개발이 됐다. 그만한 발전 모델은 없다’고 말해요. 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기본적 권리를 누리고 평등하게 사는 것, 자유로운 꿈을 꾸는 인간적인 사회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부마민주항쟁이 그 가치를 일깨워 준 항쟁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글 사진 부산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서울광장] 진보의 시간은 다시 못 올지 모른다/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보의 시간은 다시 못 올지 모른다/황수정 논설위원

    대한민국이 상식의 진공 상태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거짓과 위선의 몰상식이 상식을 압도하고 진짜와 가짜가 뒤섞여 곤죽인 시간은 시련이다. 국민 단체 갱년기도 아닌데 뉴스를 보다가 갑자기 열이 치솟고 등짝에는 식은땀이 나고 밥맛이 떨어진다는 사람, 주위에 넘친다. 울화병 초기 증세다. 졸렬한 시간에는 졸렬한 것들이 궁금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마당에도 여전히 그렇다. 졸렬한 시간을 버티기 힘든 가장 큰 이유다. 자신 때문에 나라가 반쪽 나서 분열 집회가 한창인 한밤중에, 자신의 아내가 검찰 조사를 받는 시각에 소셜미디어의 프로필 사진을 몇 번씩 바꾸는 심리 기제는 대체 뭔가. 상식이 교란된 기행(奇行)이거나, 한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조급증 이미지 정치의 완결편이었거나. 조국 임명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많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버림받았다. 분노한 광화문의 민심을 청와대 집무실에서 직접 듣고서도 “국론 분열이 아니며, 검찰개혁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지지세력만을 향한 의도된 화답은 지지세력보다 훨씬 더 많은 국민을 ‘없는 사람’으로 부정했다. 버려진 민심은 소외의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거리에서 갈라지고 쪼개진 민심에도 대통령의 논평은 “감사하다”였다. 감사함과 미안함의 용처를 구별하지 못하는 국정 지도자는 소통을 원하는 시민에게는 ‘넘사벽’이다.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과 국민적 신뢰 규모는 조국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결자해지, 조국이 헝클어 놓은 자리를 수습하는 것은 전부 대통령의 몫이다. 민심의 상처를 원상복구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나라 걱정했던 많은 시민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검찰 개혁 반대 세력으로 편을 가른 것이 집권당이다. 엄지 손가락 치켜세우며 임명한 윤석열의 조국 수사팀을 고발하면서 고발장 인증샷을 찍는 것이 집권당의 그릇이다. 대통령이 세월호 단식 농성장에서 읽었던 책(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은 “동의하지 않을 자유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선물”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의견 차이가 아니라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죄악시하는 것”이라는 문장이 그냥 지나치지 못할 만큼 선명하다. 진보 민주주의는 시민의 마음에서 권력이 비롯되는 정치제도, 그러므로 ‘내 편’이 아니라 국민 다수의 마음을 잃지 않았어야 한다. 대통령은 책에서 무엇을 보았던 건가. 민주주의의 위기에는 친절하게 빨간불 신호가 들어와 주지 않는다. 부지불식간 진행되는 것이 위험 속성이다. 군부 독재자가 아닌 ‘선출된 독재자’가 합법적으로 민주주의를 시들게 하는 과정을 요즘 세계적 화제인 책이 적나라하게 경고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 기관을 입맛대로 바꾸거나, 언론을 소리 내지 못하게 길들이고, 정치 게임의 규칙을 바꿔 반대편에 불리하도록 서서히 운동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조국 사퇴의 변에서 대통령은 “언론의 성찰”을 주문했다. 친정부 매체로 지목된 특정 방송과 신문의 일선 기자들조차 조국 사태를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고 뒤늦게 반발하고 나선 판국이다. 언론이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의심받지 않았던 진보의 시간은 다시 올 수 있을까.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친문 진영이 직접 만든 용어)은 ‘틀딱 태극기 부대’와 소통 민주주의를 훼절하기로는 저울의 눈금 하나도 차이 나지 않는다. 조국 사태를 건너면서 우리는 확인했다. 피의자의 증거물 유출을 “증거 보존”이라거나 “진영 논리가 어때서”라는 궤변을 서슴지 않은 유시민 같은 이는 진보의 복원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정권을 바꿔 세상이 달라지기를 기대하지 말고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 정권을 바꾸려 노력하자”던 노무현의 언표에 먹칠을 하고 있다. 노무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금 유시민에게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한다. 급전직하한 대통령 지지율, 밑천을 들켜 잃어버린 많은 것을 복구하려면 진보의 전방위적 성찰만이 다급하다. 사퇴 수리 20분 만에 조 전 장관이 서울대 복직을 신청했다. 사퇴서의 잉크도 안 말랐다. 자녀의 입시 부정 의혹으로 명예를 추락시킨 곳이며, 그 문제로 그는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 기회의 불평등에 분노하는 학생들에게 지금 무엇을 가르치겠다는 건가. “이쯤 되면 항복”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여론이 또 쏟아지고 있다. 아무것도 성찰하지 않는 오만에 기가 질리고 있다. 진보의 정의가 추문(醜聞)이 되고 있다. sjh@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이디오크러시 2019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이디오크러시 2019

    ‘이디오크러시’(Idiocracy)는 2006년 개봉한 마이크 저지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바보, 멍청이(idiot)들이 지배하는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실험이 어긋나는 바람에 500년 후 깨어난 조 바우어스는 세상에 온통 바보들만 산다는 사실을 알고 기겁을 한다. 거리는 쓰레기로 덮이고 언어는 퇴보해 사람들은 속어와 욕설을 남발한다. 대통령은 프로레슬러에 포르노 스타 출신이며 반쯤 벌거벗은 남녀 앵커들이 방송에 등장해 거짓과 혐오 발언을 쏟아낸다. 지적 호기심과 사회적 책임은 사라지고 정의와 인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주인공 조 바우어스가 피실험자로 선발된 이유는 지능, 외모, 지위, 모든 점에서 가장 평범하기 때문이었다. 감독은 지극히 평범한 시민을 내세워 미국 사회가 얼마나 터무니없고 어리석은지 고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500년 후의 미국만 그럴까? 지능, 외모, 지위가 대한민국 평균임을 자부하는 나이건만, 내 눈에 비친 대한민국 사회도 그다지 다르지 않은 듯싶다. 말은 분명히 말이건만 너무나 황당해서 말인지 막걸리인지 헷갈리는 말들이 정치인의 입에서, TV에서, 신문에서 걸러지지 않은 채 흘러나온다. 광화문에 나가 보았는가? 태극기,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을 독재자니 빨갱이니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는 김정은의 끄나풀이고 우리나라는 일본이든 미국이든 쳐들어와 구해야 할 지옥이다. 그중에는 전·현직 국회의원도 있고 정부 장관 출신도 있다. 정말 저런 얘기를 사실이라고 믿는 걸까? 저 멍청한 얘기를 믿는 멍청이가 있기는 한 걸까? 아니면 믿지 못하는 나만 멍청이인 걸까?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의 투자를 기대하나?” “문재인 정권발, 한일 관계 파탄의 공포” 어느 신문의 일본어판 제목이란다. 설마, 잘못 알았겠지? 한글 제목을 일본어로 바꾼 게 아니라 원래 일본 신문의 일본어 제목일 것이다. 바우어스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 세계로 갔건만 나는 과거로 날아와 일본 식민지에 갇혔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여기가 바로 ‘이디오크러시’란 말인가? 난 애먼 뺨을 꼬집어도 본다. 도대체 누구를 웃기려고 이렇듯 집요하게 B급 코미디를 만드는지 모르겠다. 진영의 이익이라면 논리와 윤리는커녕 최소한의 양심도 고민도 없다. 내가 괴로운 건 바로 이 점이다. 500년 후 미국에서나 가능한 일들이 지금 내 눈앞에, 코앞에 펼쳐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온 국민을 눈먼 바보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 그런 생각도 해 본다. 실제로 멍청한 건 우리가 아닐까? 저들은 늘 그랬다. 검찰, 경찰, 소위 보수언론 등 기득권 세력은 그렇게 한통속이 돼 우리 눈과 귀를 막고 바보로 만들었다. 간첩을 조작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지식인을 협박하고 기업의 불법을 눈감아 주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보호하고 장자연 자살의 내막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엉터리 수사 결과를 공표해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고 입맛에 맞는 정권에서 특권을 공고히 다졌다. 그때도 지금처럼 법과 정의와 형평성을 내세우고 진실만을 얘기한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우린 멍청하게도 그 말을 믿었다. 이제 그들이 다시 뭉쳤다. 며칠 전 서초동에 갔다. 적어도 이곳은 광화문과 달리 혐오 발언이 없고 막무가내가 없고 민망한 폭력이 없다. 이곳에서 지능, 인물, 지위가 평균인 나도 속이 편하다. 거짓과 협박은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단식, 삭발 등 야당의 정치 쇼는 해학과 풍자 속에서만 존재감을 드러낸다. 광장의 구호는 사실 조국 수호도, 검찰, 언론 개혁도 아니었다. 시민들은 다시는 멍청이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더는 바보로 살지 않겠다고 외쳤다. 터무니없는 세상에 터무니를 세우고 어처구니없는 세상에 어처구니를 돌려놓으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적어도 내 눈에 비친 광장은 그런 모습이었다. 2019년 우리는 이 시대의 ‘이디오크러시’를 끝낼 수 있을까?
  • ‘책 읽어드립니다’ 문가영, “마키아벨리즘 익숙해” 뇌섹녀 탄생

    ‘책 읽어드립니다’ 문가영, “마키아벨리즘 익숙해” 뇌섹녀 탄생

    문가영이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다. 8일 방송된 tvN ‘책 읽어드립니다’에서는 ‘독재자들의 교본’으로 알려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문가영은 “마키아벨리가 친숙하다”면서 “대학 때 연극영화과 수업에서 마키아벨리의 ‘만드라골라’를 배웠다”고 말했다. 또한 문가영은 “제가 외국에서 태어났지 않냐”며 “마키아벨리즘, 마키아벨리안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고 말했다. 한편 ‘군주론’은 16세기 금서로 지정된 문제작이자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사랑한 독재자의 책으로 유명하지만 세계에서 성경다음으로 널리 읽힌 책이자 하버드와 MIT의 필독서, 타임지와 뉴스위크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도서로 유명하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 안 듣고 독서삼매경에 빠진 외교관은 누구?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 안 듣고 독서삼매경에 빠진 외교관은 누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는 가운데 총회장 안에 수많은 외교관 중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무시하며 독서 삼매경에 빠진 외교관이 딱 한 명 있었다. 그는 베네수엘라 유엔대표부 소속 외교관 다니엘라 로드리게스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 ‘쿠바의 꼭두각시’라고 맹비난해도 로드리게스는 이따금 고개를 들어 정면을 봤을 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책을 읽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한 것이다. 이날 온라인 상 최대 화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로드리게스의 독서 장면이었다. 그가 읽던 책에 대한 궁금증도 이어졌다. 양장본 책 표지에는 19세기 초 남미 독립운동 지도자 시몬 볼리바르 사진과 함께 ‘볼리바르, 영웅, 천재 그리고 보편적 사고’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다. 볼리바르는 베네수엘라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로 마두로 대통령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그를 모델 삼아 사회주의 이상인 볼리바르 혁명을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후 로드리게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책 표지 사진을 올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 혐오와 제국주의로 가득 찬 연설로 유엔을 모독하는 동안 나는 바로 이 책을 읽었다. 볼리바르 만세. 베네수엘라 만세. 제국주의에 굴복하지 않는 베네수엘라 국민 만세”라고 적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대형서점 입점 때문에 시끄러운 청주

    대형서점 입점 때문에 시끄러운 청주

    대형서점 입점 때문에 청주가 시끄럽다. 시민단체는 입점을 막기위해 1인시위에 나선다. 청주시의회는 해법을 찾기위해 간담회를 갖는다.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서점가는 설상가상 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12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옛 담배공장인 청주연초제조창을 복합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 최근 마무리됐다. 총 사업비 1036억원이 투입됐다. ‘문화제조창C’라고 이름 붙여진 이 건물은 부지면적 1만2850㎡, 건축 연면적 5만1515㎡ 규모다. 1층과 2층은 한국공예관이 운영할 아트숍과 식·음료, 의류 등 민간 판매시설로 꾸며졌다. 3층은 전시실이다. 4층에는 수장고, 자료실, 오픈 스튜디오, 공방, 시민공예 아카데미 등이 위치한다. 5층에는 도서관, 서점, 공연장, 시청자 미디어센터, 정보통신기술(ICT) 체험관이 자리잡는다. 운영은 10년간 민간업체인 원더플레이스가 맡는다. 논란은 5층에 ‘북스리브로’라는 시공사 계열 서점 입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최근 반대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오는 16일부터 청주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하는 등 입점 저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선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북스리브로처럼 대형유통자본이 상생발전을 저해하고 지역에 자리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는 청주지역 서점조합, 지역출판사 등이 성장할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더구나 북스리브로는 전재국 대표를 비롯한 전씨 일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구조”라며 “독재자 자손의 살만 찌우는 것은 지역발전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청주시의회는 오는 17일 오후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시의원, 시청 담당부서 공무원, 시민단체, 도서관 관련 시민전문가, 언론인, 지역서점조합 대표, 지역서점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상생충북 관계자, 원더플레이스가 참여할 예정이다. 김용규 시의원은 “문화제조창 건립 취지를 살리기 위해 지역서점 입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의회 입장”이라며 “월 1300만원인 비싼 임대료 등이 문제인데 서점조합을 위해 조절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서점 상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임준순 청주지역서점조합 대표는 “학생수 감소로 참고서 판매량이 줄면서 전년보다 매출이 20% 하락하는 추세”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형서점이 입점하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시가 처음부터 지역서점들과 논의해 사업을 추진했어야 하는 데 애초부터 대형서점 입점을 고려했던 것 같다”며 “원점에서 다시 논의돼야 한다. 시가 대형서점 입점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점조합은 시에 입점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서점사업자 선정권한은 원더플레이스측에 있다”며 “중간에 서점이 빠져나가 공실이 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위탁사업자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때문에 원더플레이스가 결정하는 게 맞다”고 했다. 원더플레이스 관계자는 “간담회가 끝나면 방향이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입점하는 서점은 문화제조창 내 도서관을 함께 운영하게 된다. 시는 도서관 근무인력 인건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독재자 무가베 95세로 사망…아내 그레이스 심판대 오를까

    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에서 축출된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가 95세로 사망하면서 그의 생전에 권력 남용과 사치를 일삼은 아내 그레이스(54)의 신변과 앞날에 이목이 쏠린다.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레이스는 1980년대 후반 무가베 대통령의 개인비서로 일하다가 그와 불륜관계로 지냈다. 1996년 자신보다 마흔 살 이상 나이가 많은 대통령과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구찌 그레이스’라고 불릴 정도로 외국 사치품 쇼핑을 즐겼다. 결혼 기념 선물로 주문한 135만 달러(당시 기준 약 15억원) 상당의 100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전달되지 않았다며 다이아몬드 판매상을 고소한 일화는 유명하다. 무가베는 장기 집권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며 그레이스 자신도 여러 이권에 개입해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히틀러의 흉상’ 75년 만에 프랑스 상원 지하서 발견

    ‘히틀러의 흉상’ 75년 만에 프랑스 상원 지하서 발견

    인류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이자 홀로코스트 등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아돌프 히틀러(1889~1945)의 흉상이 프랑스 상원 의사당에서 발견돼 논란이 일고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유럽 주요언론은 프랑스 상원 의사당의 지하 금고에서 히틀러의 흉상과 나치 깃발이 함께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약 35㎝ 높이의 이 히틀러 흉상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지금까지 비밀을 간직한 채, 지금은 프랑스 상원 의사당으로 쓰이는 뤽상부르 궁전 지하에 잠들어있었다. 히틀러 흉상이 뜬금없는 장소에서 발견된 것은 과거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75년 전 뤽상부르 궁전은 독일 공군의 본부로 사용됐었다. 이같은 사실은 프랑스 르몽드 기자의 취재를 통해 밝혀졌으나 문제는 히틀러 흉상이 어떻게 그것도 프랑스 상원 건물에 오랜시간 숨겨져 있었느냐는 점이다. 이에대해 프랑스 상원의장 제라르 라르쉐르는 "나는 이 흉상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면서 "또한 상원의 직원들도 이 흉상의 존재를 은폐하려 시도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지언론은 "히틀러 흉상이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상원 건물에 있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라면서 "특히 전쟁 후 나치 관련 물품은 기념품으로 수집돼 암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여기는 남미] 파라과이 최장수 독재자 저택서 숨겨진 유골 발견

    [여기는 남미] 파라과이 최장수 독재자 저택서 숨겨진 유골 발견

    파라과이에서 30년 넘게 공포정치를 편 철권 독재자의 옛 저택에서 복수의 유골이 발견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지 언론은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1912~2006)가 시우닷델에스테에 소유했던 저택에 살고 있는 가족이 4일(현지시간) 화장실 등에서 유골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유골을 확인한 경찰은 과학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현장을 보존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유골을 발견한 가족은 8월 말 문제의 저택으로 이사를 했다.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화장실 등지에서 옛 시설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유골을 발견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유골은 시멘트로 메운 화장실 바닥 등에 파묻혀 있다. 현지 언론은 "언제 이런 식으로 유기된 것인지 아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독재정권 시절 자행된 짓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특히 문제의 저택이 과거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가 소유했던 저택이라는 점에서 독재정권 시절 실종된 반정부 인사들이 살해된 후 유기된 것일 수 있다는 추정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는 독일계 이민자의 아들로 육군최고사령관로 재임하던 1954년 쿠데타에 성공, 대통령이 됐다. 1989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할 때까지 장장 35년간 집권했다. 남미 최장기 독재자다.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는 35년간 공포정치를 폈다. 그가 권좌에 있는 동안 탄압과 박해를 견디지 못하고 해외로 망명한 인사는 2만814명에 이른다. 의문의 실종과 살인사건도 다수 발생했다. 파라과이 과거사규명위원회인 '진리와 정의위원회'에 따르면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 집권기간 동안 최소한 425명이 실종됐거나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유골은 37구,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경우는 4건에 불과하다. 이번에 발견된 유골이 당시 실종된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파라과이 인권위원회는 "독재정권 아래에서 자행된 각종 범죄가 아직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며 역사적 진실 규명을 위한 체계적인 조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존슨 불신임” “EU 융통성 부족” 英의회 노딜 브렉시트 책임 공방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의회를 한 달간 정회시키자, 그가 추진하는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하는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28일 가디언,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다음주 의회는 그가 하는 일을 막기 위한 입법을 가장 먼저 시도할 것이며, 적절한 시점에 정부 불신임안을 통해 그에게 도전할 것”이라면서, 의회 정회에 대해 “‘노딜’(협상 없는) 브렉시트를 위해 민주주의의 진열장을 깨고 물건을 탈취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전날 존슨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오는 10월 14일 ‘여왕연설’을 해 달라고 요청해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의회는 다음달 중순부터 연설일까지 정회된다. 의회 차원에서 존슨 총리가 추진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토론이나 입법을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스코틀랜드국민당 대표는 “존슨은 ‘변변치 않은 독재자’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그는 민주적인 가치를 무자비하게 짓밟았다”고 분노했다. 이날 스티븐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사람들은 (노 딜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왜 유럽연합(EU)이 그렇게 융통성이 부족했는지를 나중에 묻게 될 것”이라면서 노 딜의 책임은 재협상을 거부한 EU에 있다는 주장을 내비쳤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佛 스파이더맨 홍콩 마천루 올라 ’손 맞잡아라’ 플래카드

    佛 스파이더맨 홍콩 마천루 올라 ’손 맞잡아라’ 플래카드

    ‘프랑스 스파이더맨’이라 불려온 알랭 로베르트(57)가 16일 아침 홍콩의 68층 짜리 충콩 센터를 맨손으로 올라 홍콩기와 중국 국기 오성홍기 아래 손을 맞잡는 그림이 그려진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로베르트는 “평화와 홍콩 주민들과 그들의 정부가 머리를 맞댈 것을 바라는 긴급한 요청”에 따라 건물을 올랐다고 설명했다. 언론에 배포한 성명을 통해선 “어쩌면 내가 한 일이 이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아마도 미소짓게 할지 모른다. 그게 어쨌든 내 희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에도 세계 최고층 건물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 타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타워, 대만 타이베이 101 빌딩, 영국 런던의 헤론 빌딩 등을 올랐다. 충콩 센터를 비롯해 홍콩의 많은 마천루들을 올라 지난해 8월 홍콩 법원으로부터 1년 동안 금지 명령을 받았는데 이 기간이 완료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원래 그는 사전에 알리거나 허가를 신청하지 않고 스턴트를 해왔다. 올해 초에도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47층 타워를 올랐다가 체포됐다. 그의 행동에 대한 반응도 엇갈린다. 호주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예술가 바디우카오는 트위터에 “정말로 도살자, 독재자와 손을 맞잡길 원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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