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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한국 대선의 수준/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 대선의 수준/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아시아 전역에서 각종 선거가 한창이다. 독자들은 아마 지난 7월의 일본 참의원 선거만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전역에는 각종 선거의 열풍이 불고 있다.2006년이 브라질 등 9개 국가에서 대선을 치렀던 남미 선거의 해라면 2007년은 한국의 대선을 포함한 아시아 선거의 해라 하겠다. 32년 동안 집권한 독재자 수하르토에게 과거청산의 일환으로 최근 약 400만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인도네시아는 역사상 처음으로 지방선거를 직접선거로 치렀다.8월 초에 자카르타 주지사를 주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한 것이다. 7월에 치러진 인도의 대선에서는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이로써 인도는 여성이 총리와 대통령 자리를 각각 한 번 이상 차지한 기록을 보유하게 되었다. 표면적으로나마 아시아의 민주주의가 성숙해 나가는 징표들이다. 그러나 구태를 반복하는 선거가 더 많다. 일본에서는 7월 아베 총리가 참패한 선거결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끝까지 지키고 있다.5월에 열린 필리핀 의회선거는 더 끔찍하다.1986년 마르코스가 미국으로 쫓겨난 뒤 20년이 더 지났건만 선거기간동안 사제폭탄도 날아다니고 후보자를 포함한 100여명이 사망했으며 중복투표를 포함한 선거부정이 횡행했다. 6월에 열린 동티모르의 의회선거는 아직까지도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지 못한다.5월의 대선에서 당선된 라모스-호르타 대통령이 6월 의회선거에서 2등을 차지한 정당의 대표인 구스마오를 총리로 임명했다.1등 정당의 대표이자 구스마오와 수십년 동안 라이벌 관계에 있는 알카티리 전 총리는 승복하지 않았다. 나라의 약 100만명 인구 가운데 실업률이 50%에 육박하는데도 지도자끼리 정쟁에 몰두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쿠데타로 집권한 태국의 군부도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18번째 개헌을 통과시키는 8월 중순의 국민투표에서 국민들은 70%도 안 되는 지지를 보였을 뿐이다. 이번 헌법은 1997년 헌법이 강조했던 시민사회, 권리와 자유, 참여와 개혁 등에서 퇴보하여 국가안보와 군의 역할 등을 강조한다. 국민투표 결과 11월로 예정된 의회선거도 불확실해졌다. 파키스탄은 더욱 심각하다.1999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무샤라프 대통령이 위헌임에도 불구하고 군참모총장 직을 고수한 채 9월경으로 예정된 대선에 재출마하려 한다. 대법원의 반대에 부딪히자 묘안을 짰다. 부패와 무능으로 영국으로 추방당한 부토 전 총리를 끌어들인다. 두 번씩 총리를 역임한 부토는 내년 의회선거에서 총리를 희망하지만 두 번 이상 총리역임은 법으로 금지된다. 둘은 비밀회동을 하고 서로의 이익을 위하여 동분서주한다. 내년 5월로 예정된 타이완 대선도 정가를 벌써부터 달군다. 하버드대 출신에 법무부 장관을 지낸 마잉주 국민당 대통령후보가 올 초 타이베이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패혐의로 기소되었다.8월에 마잉주는 무혐의 판결을 받았으나 그의 비서는 14개월 형을 받았다. 민진당 대통령 후보 프랭크 쉬도 가오슝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가성 뇌물로 조사를 받는 중이다. 올 12월과 내년 4월에 큰 선거를 잇달아 치를 한국도 크게 다를 바 없다. 후보들의 과거행적이 큰 쟁점으로 부각되는데 몸통 대신 꼬리만 잘리고 있다. 경선결과도 불복종하는 상황이다. 후보들은 민생 대신 선거에 목숨을 걸고 정쟁과 합종연횡만 꾀한다. 정당들도 유권자의 관심을 모으려고 별의별 시도를 다 해보지만 올 선거만큼 분위기가 안 뜨는 경우도 없다.100명이나 넘는 예비후보가 벌써부터 출사표를 던졌지만 단 한 명 선뜻 표를 줄 사람이 없다는 국민의 깊은 탄식과 긴 한숨을 겸허하게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연극 ‘변’… 같은 독재자·정치 풍자

    연극 ‘변’… 같은 독재자·정치 풍자

    춘향에게 눈이 먼 베스트셀러 시인 변학도, 비자금 챙기기 바쁜 아전과 기생. 연극 ‘변’(31일∼9월14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의 주인공들이다. 시인 황지우가 극본을 쓰고 이상우가 개작·연출을 맡은 ‘변’은 독재자를 ‘똥’으로 알라고 충고한다. 독재자와 지식인을 조롱하는 이 난장에는 연출자 이상우를 중심으로 극단 차이무의 배우들이 헤쳐모였다. 변학도 역은 문성근, 강신일이 맡아 전라도, 경상도 버전인 변라도, 변상도팀의 ‘변’이 된다. 최용민, 정석용은 그의 충실한 비방(비밀중앙정보방), 박광정, 김승욱은 이방 노릇을 한다. 때는 조선 왕조 중기 혹은 20세기말 대한민국 어디쯤. 배우들과 연출은 “정치쪽으로 몰면 재미없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권력의 중심, 변학도의 ‘헛짓’과 그 하수인들의 중상모략을 보면 현실정치가 빤히 들여다보인다. 맨발에다 연방 하품을 쩍쩍 하며 의자에 기대앉은 문성근표 ‘변’은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 간다. 강신일은 무게감 있는 변학도에 충실한 편. 그는 “권력자의 생존 법칙을 담았지만 한마디로 난장”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최용민은 “1인자보다 더 악랄한 2인자가 비방”이란다. 연출자 이상우는 “우리도 독재자가 있는 세상이 있었다.”면서 “그걸 기억해야지 잊어버리면 독재자가 다시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세상은 달라질 것 없어. 사람들은 빨리 잊어버리니까. 그리고 나는 다시 돌아오는 거야.”라는 변학도의 마지막 대사가 뜨끔하다.(02)3673-558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히틀러 샴페인’ 경매서 얼마에 팔릴까?

    ‘히틀러 샴페인’ 경매서 얼마에 팔릴까?

    악명높았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가 생전에 아꼈던 샴페인이 경매에 부쳐질 전망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BBC뉴스는 “오는 17일 영국 쉐르본(Sherborne)의 한 경매장에서 히틀러의 애장품 중 1937년산 ‘모엣샹동’(Moet and Chandon)샴페인이 판매될 예정”이라고 인터넷판에 전했다. 모엣샹동 샴페인은 과거 나폴레옹과 유럽의 귀족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더욱 유명해진 술이다. 경매담당자 크리스 콥슨(Chris Copson)은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1945년에 독일의 한 관청 건물에 있었던 것”이라며 “술맛이 굉장히 독해 마시기에는 부적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 당시에 보관되었던 수 많은 샴페인들 중 몇개는 독성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군인들이 몰래 마시지 못하게 했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이 삼페인은 적어도 수백만 파운드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06년에는 히틀러의 애장품 중 두개의 그림이 경매에서 11만 8천파운드(한화 약 2억 2천만원)에 팔린바 있다. 사진=BBC뉴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제헌절에 생각하는 헌법 존중

    오늘 제59돌 제헌절을 맞아 대한민국에서 헌법정신이 존중되고 있는지 되물어 본다. 대통령은 헌법수호라는 최우선 책무를 다하고 있는가. 어지러운 선거 국면에서 대선주자들은 헌법정신의 구현에 모범을 보이고 있는가. 일반 국민들은 헌법질서를 잘 지키고 있는가. 어느 하나 만족스러운 답변을 할 수 없음을 우리는 함께 부끄러워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초로 탄핵소추를 당한 대통령이었다. 헌재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은 탄핵소추의 정당성 논란을 떠나 법을 무시하는 듯한 노 대통령의 언행은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의 대선 중립을 요구한 선거법이 옳지 않다면서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권위를 흔들고,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법치주의에 대항해서는 안 된다. 법률에 의한 통치와 행정이라는 헌법의 기본이념은 임기 막바지까지 지켜져야 한다. 대선을 앞둔 정치판 역시 헌법정신이 실종되고 있다. 범여권의 이합집산은 헌법이 추구하는 정당정치·책임정치를 뿌리째 흔들면서 우리 민주주의에 경고음을 울린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과도한 네거티브전은 온갖 탈·불법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은 대선 간여 의혹을 받고 있다. 사회·노동 분야에서 불법 시위와 파업 역시 끊이지 않는다. 법을 지켜봐야 도리어 손해라는 인식이 아직 사회 밑바닥에 팽배하다. 한국의 법치주의를 언제까지 후진상태에 머물게 할 것인가. 이번 제헌절을 대통령, 정치인, 일반 국민들이 헌법질서를 존중하겠다는 확고한 자각을 갖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한반도 주변상황이 급변할 조짐을 보일수록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헌법정신이 강조되어야 한다. 이제 과거와 같이 독재자에 의해 헌법이 무참하게 침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음 정권에서 개헌이 이뤄지더라도 주권자인 국민들의 총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 힐러리 “이라크 미군 당장 철수시켜라”

    “내전에 휩싸인 이라크에서 미군을 당장 철수시켜라.” 미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철군 압박의 선봉에 섰다. 힐러리는 10일(현지 시간) 뉴욕데일리뉴스에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과 공동명의로 보낸 기고문을 통해 “지난 2002년 10월 미 상원이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부여한 이라크 전쟁 권한을 회수하고 철군을 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힐러리는 “백악관의 오판과 오산으로 시작된 이라크전에 대한 미군의 참전 기간이 제2차 세계대전 때보다 길어지면서 미군들이 내전의 한가운데서 싸우다 죽어가고 있다.”며 “상원에 제출된 2008년 국방수권법안을 수정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 권한을 거둬들이는 노력을 주도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힐러리는 “이라크의 현재 상황은 내전”이라며 “내전은 우리의 싸움이 아니고 의회가 승인한 싸움도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부시 대통령에게 부여한 이라크 전쟁 권한의 회수를 제안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젊은이들이 이라크의 독재자 후세인을 몰아냈지만 그곳엔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며 “이라크는 의회를 만들고 대통령과 총리를 선출했지만 미군은 여전히 철수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힐러리의 강경대응은 대선 정국에서 고조되는 반전 분위기 속에 이슈를 선점하고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향후 철군을 강조하는 힐러리의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데스크시각] ‘같기도’ 세상/심재억 문화부 차장

    혹시 ‘같기도’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모 방송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에 들어있는 짧은 개그코너입니다. 보신 분들은 ‘아하!’하실 이 같기도의 정체성은 ‘애매’와 ‘모호’에 있습니다. 같기도라는 명칭에서 보듯 경계를 오가는 인식이나 판단의 혼란 상태를 코미디 언어로 상징화한 것이지요. 세상의 흠결들, 이를테면 온갖 악폐와 부조리, 양극화로 치닫는 우열의식과 빈부, 허위 등에 가해지는 이 신랄한 조소(嘲笑) 앞에서 우리는 앙리 베르뇌유 감독의 영화 ‘25시’에서 본 앤서니 퀸의 우는 것 같기도 하고, 웃는 것 같기도 한 그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같기도를 생각합니다. 사회적 시각으로 보자면 같기도가 함축하는 상징성은 짝퉁과 표절, 복제 등으로 구체화되는 우리 사회의 온갖 사이비 행태에 대한 통렬한 비판일 것입니다. 그 TV속 같기도가 희화(戱化)한 소재들이 우리 현실의 투영이라면 지금의 한국, 그리고 한국인의 핏속에 녹아있는 정치, 경제와 사회, 문화, 나아가 그런 모든 분야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국민의식까지도 같기도의 농단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가진 모든 부조리의 본질을 꿰는 그 촌철살인의 기지에 ‘그래, 맞아’하고 무릎을 친 사람이 어디 저뿐이겠습니까? 그 같기도가 우롱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진짜와 가짜의 혼동입니다. 공자는 사이비를 말하며 ‘붉은 빛을 어지럽힐까 두려워 자주색을 미워한다.’고 했습니다. 연암 박지원은 ‘무릇 진짜에 가깝다거나 닮았다고 할 때는 (거기에)이미 다르거나 가짜라는 의미가 들어있다.’며 ‘어찌해서 진짜는 못 되고 닮기만을 구하는가. 그것은 참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파했습니다. 진짜가 아니라 진짜를 닮았을 뿐인 혹초(酷肖)이든 정말 진짜 같은 핍진(逼眞)이든 모두 사이비, 즉 같기도의 주전부리거리밖에 안 되는 것들이겠지요. 이 같기도의 안경에 비친 세상은 한 편의 요지경(瑤池鏡)입니다. 모든 것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다시 들여다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당장 요절을 낼 것처럼 날뛰던 미국이 북한에 추파를 보내고, 북한도 ‘철천지원수’라던 미국의 깨춤이 싫지만은 않은 표정입니다. 그래도 가재는 게 편이어서 동포 좋다는데 배 아플 일이야 없지만 어지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와 어떻게 얽혔든 바깥 일이야 반쯤은 남의 일이라 여기며 살지만 안으로 눈길을 돌리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사람 사는 곳에 왜 분란이 없으며, 소동은 또 왜 없겠습니까만 그 격(格)이 도무지 성에 차지 않아섭니다. 남장한 여자, 여장한 남자가 판친다는 강남 유흥가 얘기야 뒷전으로 쳐도 아들에게 매 맞는 아버지, 아버지의 봉양을 받는 아들, 이런 가족윤리의 전도는 ‘죽도 밥도 아닌 세상’의 보편적인 흐름이 되었습니다. 정치판이라고 다를 게 없습니다. 숱한 개혁입법을 주물러 개악입법으로 둔갑시킨 열린우리당은 ‘꼴통 수구정당’ 같고, 우리도 북한 정권과 관능의 춤판 한번 벌이고 싶다며 슬쩍 대북정책의 기조를 바꾼 한나라당은 ‘맹탕 진보정당’ 같습니다. 그 위층에는 대통령도 같고 매품 파는 흥부도 같은 ‘노통’이 있고, 몇 걸음 뒤에는 구국의 애국자도 같고 파탄난 독재자도 같은 ‘박통’이 어른거립니다. 그 아랫줄에는 대통령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삼팔따라지’가 될 것도 같은 이명박이 있고, 그 옆에는 요강단지 같기도 하고 골동품 같기도 한 박근혜가 있습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유효하고도 정리된 가치관을 갖지 못한 이 땅에서 사는 게 문제라면, 저도 같기도의 힐난을 피할 수 없겠지요. 산다고 살았지만 살아온 날들이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닌 것’이어서 영 말이 아니니까요. 저야 그렇다 치고, 그걸 재밌어하는 당신은 지금 무엇 같고, 또 무엇 같은 삶을 사시는지요? 심재억 문화부 차장
  • 차베스식 ‘환란 치유법’ 한국 신자유주의에 대안?

    ‘차베스=대안’이란 등식이 최근 한국 진보진영의 뚜렷한 움직임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대통령 차베스. 오는 6일부터 3일간 서울 덕성여대에서 열리는 ‘한국사회포럼2007’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공통어다. 포럼에선 ‘베네수엘라:차베스 정부의 식량주권 입법화 과정’ ‘베네수엘라의 개혁과 혁명’ 등을 주제로 한 토론이 진행된다.‘범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 대한 견제를 목표로 베네수엘라가 주도하고 있는 ‘미주대륙볼리바르대안(ALBA)’에 대한 탐구작업도 벌인다.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당대) ‘베네수엘라, 혁명의 역사를 다시 쓰다’(시대의창) 등 차베스를 주인공으로 한 책들도 여럿 출간돼 있다.‘차베스 미국과 맞장뜨다’(시대의창)는 최근 5쇄를 찍었다. 인터넷에선 ‘한국 사회의 개혁, 그리고 차베스’란 만화도 인기를 모으고 있고,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국제뉴스도 넘쳐난다.‘차베스 미국과’의 저자 임승수씨는 “신자유주의가 강요하는 그늘에서 대안을 꿈꾸는 사람들이 베네수엘라를 사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런 ‘차베스 열풍’엔 몇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진보진영의 고민 ▲한·미 FTA 타결로 커진 미국식 경제모델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지지층 이탈로 이어지는 노무현 대통령식 참여민주주의의 실체 등…. 차베스에 대한 한국 진보진영의 지적탐구는 이런 갑갑함을 뚫기 위한 자구책 성격이 짙다. 최근 차베스와 베네수엘라를 가장 적극적으로 주목하는 쪽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원장 손석춘, 이하 새사연)이다. 인터넷 정책토론공간인 ‘이스트플랫폼’엔 아예 ‘차베스 모델’이란 코너까지 만들어 지속적 토론을 유도하고 있다. 김병권 새사연 연구센터장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절박한 문제는 신자유주의에 대안을 제시하는 국민적 동의나 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면서 “이 문제의식에 가장 훌륭한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는 나라가 베네수엘라”라고 밝혔다. 한국보다 10여년 먼저 ‘IMF 처방전’을 받은 베네수엘라는 사회양극화 심화 등 세계화의 필연적 부작용을 한국과는 정반대 방법으로 치유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49%에 이르는 빈곤층이 차베스 집권 이후 34%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차베스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우선적 근거다. 한국사회포럼 조직위원회 민경우 사무국장은 “베네수엘라와 차베스 대통령이 한국 현실의 대안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베네수엘라에서 한·미 FTA와 위기에 처한 농업의 대안을 찾는 것은 유의미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민 사무국장의 지적처럼 차베스와 베네수엘라가 한국의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국과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모델 자체가 완성형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현재진행형인 까닭이다. 차베스에 대한 평가도 양갈래로 나뉜다.‘희대의 혁명가’란 평가에 ‘포퓰리스트’와 ‘독재자’란 꼬리표가 동시에 따라다닌다. 현재 차베스는 주민자치위원회와 통합사회당이란 대중정당 건설을 통해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국민에게 부여하는 정치실험을 진행중이다. 실험이 실패할 경우 차베스 한 사람의 리더십에 의존하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독재국가로 전락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베스는 과연 한국 자본주의의 병폐를 치유할 대안적 상상력을 제공할 수 있을까. 한국 진보진영은 차베스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한국사회포럼은 어떤 곳 올해로 6회째를 맞는 한국사회포럼이 변신을 꾀한다. 단체 활동가 중심의 ‘전문가 포럼’에서 수천명이 모이는 ‘대중포럼’ 형태로 전환한다. 이 같은 변화는 2007년 한국사회가 당면한 현안들에 대한 진보진영의 대응 전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한국사회포럼2007’은 세계화진영의 전초기지인 다보스포럼의 대항마로 전 세계 반신자유주의 운동가들이 개최하는 세계사회포럼의 한국판이다. 노동, 평화, 여성, 민주화, 이주노동 등의 이슈를 중심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진보적 시민사회단체 및 학계 최대의 토론마당이다. 올해 포럼의 중심 주제는 현 시기 한국사회가 직면한 굵직굵직한 현안 중심으로 짜였다. 포럼 조직위원회가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한·미 FTA 저항 국제민중포럼’과 ‘식량주권 대토론회’. 민경우 조직위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한·미 FTA에 관한 대응은 저지싸움이 중심이었다면 이젠 FTA의 대안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크다.”면서 “농업 부문에서도 농민들이 ‘전업농업’이 아닌 ‘국민농업’이란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중포럼으로의 전환도 이런 고민의 소산이다. 민 사무국장은 “사안이 중할수록 소수 활동가가 아닌 대중의 문제의식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몇몇 사람이 아닌 다수의 광범위한 문제의식이 결집돼야 대사회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밖에 ‘87년 항쟁 20년, 민주화의 역설:민주주의의 위기와 사회운동’,‘외환위기 10년, 그 야만의 시대’ 등의 비판적 토론도 예정돼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피사의 사탑’ 바로 섰다

    |파리 이종수특파원|이탈리아 피사의 사탑(斜塔)이 붕괴되지 않도록 하는 4000만달러(약360억원)짜리 공사가 27일(현지시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29일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한 때 붕괴의 위험에 처하기도 했던 피사의 사탑을 공사를 통해 45cm 정도 세우는데 성공,1838년 당시의 상태로 되돌아 가게 됐다. 14명으로 구성된 피사의 사탑 구조(救助)위원회의 영국 런던제국대학 토목 전문가 존 버랜드 교수는 “예상했던 것보다 좀 더 곧추세워졌으나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57.6m 높이의 이 사탑은 1990년에는 수직선에서 거의 5m 가량 벌어지게 되면서, 붕괴될 위험에 처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었다. 20세기 중반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도 이 탑을 수직으로 세우고자 시멘트를 부어 기초를 튼튼히 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더 기울어져 실패했었다. 탑은 2차대전때는 독일군의 관측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공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이탈리아 당국은 오는 8월말까지 사탑에 조명을 밝히고 밤 11시까지 방문객에게 공개하기로 했다.vielee@seoul.co.kr
  • 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당대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우리 안의 민주주의는 몇 개인가? 민주주의 국가 한국에서 우리는 과연 동일한 민주주의를 향유하고 있는가. 독재자가 아니라 ‘독재자에 저항하는 사람들’에게 저항했던 이들조차 민주주의 20년을 저마다 평가하는 이때,‘자본의 민주화’로 거액의 투자수익을 누리는 이들과 신용불량자로 몰려 빈곤의 최저점에서 허덕이는 이들의 민주주의는 과연 같은 것일 수 있을까. ‘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당대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승리’와 ‘진보’로 기록된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우리는 과연 어떤 민주화에 성공했는가. 그 민주화는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이 책은 2년전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장기휴간에 들어간 계간 ‘당대비평’ 편집위원들이 모여 엮은 것이다. 저자들이 매기는 한국 민주주의 평가 점수는 후하지 못하다. 그들에게 민주주의는 특정 정치제도·세력과 동일시되면서 어느새 ‘물신’이 돼버렸다. 국지적인 맥락 속에서 운동하는 알맹이가 아니라, 반민주와의 대립구도 속에서 ‘무조건적인 선’을 의미하는 껍데기로 변해버렸다. 저자들은 “과거의 민주화운동은 현재의 지배권력이 누리는 도덕적 정당성의 근간이 됐는데, 누가 감히 성공적인 민주주의의 역사에 시비를 걸 수 있겠는가.”라면서도 시비걸기의 역할을 자임한다. 거대기획으로서의 민주화는 진척됐을지 모르나 일상 삶에서의 민주화는 여전히 요원하다는 문제의식을 책 곳곳에 깔았다. 책 제목 ‘더 작은 민주주의’는 ‘더 많은 민주주의’와 동일어다.“민주주의 핵심은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 생활 속 요구와 시민의 사회경제적 요구를 정치적인 방법으로 조직하고 풀어나가는 것”이란 최장집 고려대 정치학 교수의 말이나 ‘동네민주주의’와 ‘작고 느린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말은 ‘더 작은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곳이 어딘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두 개의 대담과 13개의 짧은 글을 담았다. 김우창-최장집, 박노자-임지현의 대담은 각각 한국 민주주의와 민족주의의 속살을 헤집는다. 소설가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이상은 사라지고 추문이 된 386세대’에 대한 모욕감을 토로한다. 서문을 쓴 이상길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는 간결하게 말한다.“정치를 넘어 민주주의를 생각하자, 다른 형식의 민주주의를 상상하자.” 1만 3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마피아와 공모 카스트로 독살 기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1960년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암살하기 위해 마피아를 고용했던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CIA가 26일(현지시간) 공개한 702쪽 분량의 비밀공작 문서에 따르면 카스트로 집권에 위협을 느낀 CIA는 로버트 마휴라는 중재자를 통해 폭력갱단인 조니 로셀리를 접촉, 카스트로를 제거하는 대가로 15만달러를 제안했다. 마휴는 CIA가 배후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로셀리에게 카스트로 집권으로 사업상 심각한 재정적 손실을 봤다는 이유를 댔다. 비밀계약을 체결한 이들은 미국내 1급 수배범 2명과 공모해 카스트로에게 접근이 가능한 쿠바 관리인에게 독극물 알약 6알을 전달하는 등 수차례 암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 사건은 1971년 워싱턴포스트 잭 앤더슨 기자에 의해 최초 보도됐으나 문서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개된 비밀문서에는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CIA의 암살음모와 불법도청, 언론인 감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베트남전이 격화되던 1967년 린든 존슨 대통령은 외국 공산주의 정부(소련)가 미국 반전운동을 배후조종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내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CIA는 여배우 제인 폰다의 개인 우편을 수시로 뜯어보고, 반전 논조의 기자들에 대해 전화 도청을 실시하는 등 7년 동안 미국인 30만명과 반전조직을 감시해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했다. 이중 두드러진 반전 활동을 편 7200명은 별도 감시파일을 만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1960년 쿠데타로 물러난 콩고 반식민지도자 패트리스 루뭄바와 도미니칸 공화국 독재자 라파엘 트루히요를 암살하려던 계획도 밝혀졌다. 이번 문서공개에 대해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상당수가 언론보도나 정부와 의회의 특별조사를 통해 알려진 내용인 데다 검열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권력자들의 탐욕과 환상과 착각

    [한승원 토굴살이] 권력자들의 탐욕과 환상과 착각

    조선왕조실록은, 권력 가지려는 사람들의 밀어내기 싸움의 기록이다. 대한민국 사람들도 그러한 동어반복을 한다. 남성들은 무력과 돈과 남근의 힘을 권력의 수단으로 삼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 권력자가 되려 하고,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되고, 명문학교에 가고 고시에 합격하여 고위 공무원이 됨으로써 권력자가 되려 한다. 여성들은, 돈의 권력, 정치적인 권력보다 더 위대한, 태어날 때 소지한 미모와 자궁 권력을 통해 신분상승을 노리고, 모든 것을 움켜쥐려고 한다. 권력자들은 다 탐욕과 환상과 착각에 빠져 있다. 가령 자궁권력자의 탐욕과 환상과 착각은 스스로를 창녀로 만들기도 하고, 연산군의 생모나 장녹수처럼 스스로를 죽게 하기도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역사 속으로 들어간 이후, 한 신문사의 기자가, 그의 집권 시절의 감추어진 이야기를 연재한 적이 있었다. 쿠데타로 청와대에 들어간 그는 찾아오는 동료나 후배들에게 말했다.“자네들은 좋겠네. 명동거리를 거닐며, 술을 마시기도 하고, 멋지게 연애를 하기도 하고,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마음 놓고 여행을 하기도 하고…” 그 말 행간에서 다음과 같은 숨은 말들을 읽어낼 수 있었다. ‘나는 청와대에 갇혀 살고 있으므로 외롭다, 대통령으로서 얼굴이 알려졌으므로 함부로 나다닐 수 없다, 낭만을 즐길 수가 없다, 그런데 목숨 걸고 쿠데타한 나의 덕에 출세하고 돈 많이 모은 너희들은 즐기면서 살지 않느냐, 즐기는 너희들이 부럽다.’ 나는 ‘독재자의 한도 끝도 없는 욕망’을 생각하고 실소했다. 그는 고급장교 시절에 낭만이 많아, 본처를 버리고 새 여자와 연애하고 결혼하여, 당시 가장 화려한 곳인 명동거리를 거닐고, 멋들어지게 차나 술을 한 잔씩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의 생사여탈권을 움켜쥐었고, 나라의 돈을 자기 돈처럼 쓸 수 있고, 은밀하게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여자를 불러다가 품을 수 있고, 법도 마음대로 뜯어고칠 수 있는,‘권력’이라는 최고의 맛과 멋과 향기를 한없이 누리던 박정희.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공평하다. 그렇게 누리는 만큼 누려서는 안 되는 일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권력자로서는, 서민이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오밀조밀 누리는 낭만적인 맛과 멋과 향기까지를 다 누리려 하면 안 된다. 가령, 밤에 취하여 비틀거리다가 노상 음침한 곳에 슬쩍 오줌을 갈길 수도 있는 파격의 재미 같은 것 말이다. 만일 최고의 권력자인 그가 그것들까지를 다 누리려면 투명 인간이 되어야 한다. 마법의 유리투구를 쓰면 몸 전체가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어버리는 신통한 멋을 부려야 한다. 바람 같은 신이 되어야만, 자기의 동료들처럼 그런 낭만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인 박정희가 그것을 부러워했다는 것이다. 한화의 김승연 같은 사람은 돈권력을 마음껏 누린 만큼, 일반 무지렁이들처럼 화가 난다고 해서, 그들이 하는 방법으로 상대를 두들겨 패서 혼내주는 재미는 누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투명인간처럼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상대를 혼내주는 즐거움을 맛보았다가 법망에 걸려들었다. 지금 대통령은 지난 4년 반 동안 최고의 권력을 누린 만큼, 무지렁이들이 누리는 오밀조밀한, 으슥한 곳에서의 노상방뇨 같은 지껄거리기는 참아야 할 터이다. 그런데 그는 대통령으로서는 그래서 안 되는 함부로 말하기를 참지 못하고 그것들을 질퍽하게 즐긴다. 그렇게 즐기는 그의 삶 행간에는 탐욕과 환상과 착각이 깔려 있다. 그는 무지렁이들처럼 참을성 없이 말했다가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는데, 그 함부로 말하기를 임기 끝나는 날까지 즐기기 위하여 ‘대통령 아닌, 국민 한 사람의 자격으로’ 헌법소원을 냈다. 그가 투명인간이나 신 같은 초월적인 존재로서 너무 많은 것을 즐기려고, 군림하려고 한다고 생각되어, 나는 ‘하하하(呵呵呵)’ 하고 웃는다. 애초에 그에게 한 표를 찍어주는 깨알 같은 권력을 행사했으므로, 그가 다른 모든 권력자들처럼 마음을 비우지 못하고, 탐욕과 환상과 착각에 젖어 사는 것을 안타까워할 권력이 나에게는 있다.
  • ‘언론인과 대화’ 토론회 요지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단체장들의 토론회 요지. ●정일용 기자협회장 정부 방안 발표 이후 취재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김환균 PD연합회장 방식과 절차가 비민주적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정보 차단이 새로 발생하는 건 없다. 지금이라도 선의로 대화한다면 얼마든지 건의받을 수 있다. ●오연호 인터넷신문협회장 2003년 실시한 개방형 브리핑제에서 공무원이나 장·차관이 제대로 했어야 한다. 그 분들을 꾸짖는 게 우선이다. ●노 대통령 2003년에는 하도 저항이 거세 통합브리핑실을 일부는 만들고 몇몇 부처는 통합하지 못했다. 공무원이 단호하면 되는데, 대통령만큼 단호하지 못한 것이 공무원 탓이냐, 관성은 어느쪽에서 작용했느냐 생각해 보자. 공무원이 저지하기 어려웠던 것 아니냐. 이번 조치에서 공무원 꾸짖고 있다. 원칙적으로 이번 조치는 공직자들에 대한 명령이다. 공직자들에 대한 대통령의 처분에 반사적으로 기자들에게 변화가 오는 것이다. 언론 탄압하면 몇달 하겠냐. 선의를 갖고 봐달라.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정보 공개와 정보 접근의 실질적인 개선이 더 중요하다. ●노 대통령 참여정부에서 정보 공개가 확대되고 깊어지고 많아졌다. 정보 공개 문제 때문에 이번 조치를 비판하면 안 된다. ●오 회장 기사 품질과 수준의 걱정은 언론 관계자들에게 맡겨 놓고 대통령은 공무원과 대화해야 한다.2003년 1차 개혁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뭐하셨나. ●노 대통령 대한민국 언론 파워를 너무 가볍게 보시면 안 된다. 이 일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대부분의 정치인이 철회하라고 했고, 어떤 후보하겠다는 사람들은 대통령이 되면 기자실 부활하겠다고 공약했다. 정치가 언론 앞에 얼마나 약한지 잘 알지 않느냐. 저 힘겹게 하고 있다. 기사 품질과 수준은 언론 걱정이 아니다. 정부가 피해자다. 애써서 정책 만들어 입안, 발표하면 내용 모르고 거꾸로 발표한다. 정말 수준 얘길 안 할 수 없다. ●정 회장(마무리발언) 공무원의 취재 응대 의무화 방안을 명문화된 국무총리 훈령 등으로 만들기 바란다. ●노 대통령(마무리발언) 성에는 좀 안 찬다. 저를 독재자인 것처럼 몰아붙인 사람과 시원하게 토론하는 게 소망이었다. 그래도 기본 취지에 공감하고 정부가 정보 접근과 취재지원 협조만 잘해주면 이 제도 자체는 괜찮다는 것 아니냐. 그런 점에서 의견 접근 봤다고 생각한다. 소득이 꽤 큰 것 같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국회 ‘기자실 통폐합’ 공방

    국회는 13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기자실 통폐합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노대통령 세계 4대 민주독재자”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염라대왕처럼 권력의 망나니 칼을 휘둘러 언론의 입을 재봉틀로 드륵드륵 박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노 대통령을 세계 4대 민주독재자에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이계진 의원도 “받아쓰기 언론시대가 개막했다.”면서 “차베스(베네수엘라 대통령)와 노 대통령의 언론관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정권홍보처로 전락한 국정홍보처도 서둘러 폐지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은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언론탄압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정부 정책을 옹호했다.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은 답변에서 “참여정부가 취재 대상을 제한한 적은 없다. 오히려 정보 제공조건을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는 또 대학 자율성 확대를 골자로 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입시정책에 대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추궁이 쏟아졌다. 안민석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후보는 입시를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자율이 아니라 입시에 대한 정부의 포기로, 대학의 변별력 찾기와 정부의 교육 공공성 찾기 중 한쪽을 버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백준씨 메트로 감사·LKe 이사 겸임” 한편 김재윤 의원은 “이명박 전 시장 캠프에 있는 김백준씨가 2004년 10월 서울메트로 감사 신분으로 LKe뱅크 이사로 임명된 것은 임직원의 겸직을 제한한 지방공기업법과 서울메트로 조례에 어긋나는 현행법 위반이며 임명권자인 이 전 시장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BBK’ 관련 의혹제기를 이어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선거법 위헌” 盧발언 파문] “감세하면 어떻게 복지하나”

    盧대통령 감세론 얘기하는 사람들, 복지 한다고 하는데 도깨비 방망이로 돈을 만드나, 흥부 박씨가 어디서 날아오나. 이명박씨의 감세론은 6조 8000억원의 세수결손 가져온다. 감세론, 절대로 속지 말라. 대운하, 민자로 한다는데 누가 민자로 들어오겠나. 연정하자고 했다고,“당신, 독재자의 딸하고 연정할 수 있느냐.”하는데 합당과 연정 구별도 못하는 사람들이 저를 공격하니 제가 얼마나 힘들겠나. 반응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 박형준 대변인은 “국민은 노 대통령의 무능과 오만에 속았다. 그런 대통령이 누구보고 속지 말라고 하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이어 “노 대통령이 이명박 끌어내리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은폐하면서 국민 지지 1위 후보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범여권 중심으로 자리잡으려는 정치적 노림수”라고 규정했다. 노 대통령이 이 전 시장의 감세 공약을 비판한 데 대해 박 대변인은 “우리의 도깨비 방망이는 성장”이라고 되받은 뒤 “정치공작용 기획보고서에 입각해서 하는 대운하 비판에는 더 이상 언급도 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박근혜 전 대표측 이정현 공보특보는 “이제는 마치 대통령이 스토커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대연정을 제안할 때에는 진지해 보였는데 그게 장난이었다는 말인지, 말이 말 같아야 가치가 있는 것이지 정말 대꾸할 가치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대통령이야 말로 합당과 연정도 구분하지 못하고 헷갈린 것 같다.”고 말했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은 “법적으로 금지된 상황에서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盧대통령 선관위 결정 정면 반박

    盧대통령 선관위 결정 정면 반박

    노무현 대통령이 선관위의 ‘선거중립의무 준수’요청을 하루 만에 정면으로 맞받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또다시 비판했고, 선관위 결정의 근거인 선거법은 ‘위헌’이며 ‘위선적 제도’라고 밝혔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국가 기관과 법의 독립성과 권위를 침해하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파문이 예상된다. 정치권에 민생·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면서도 분열과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이율배반적인 언행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장 한나라당과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측에서는 “끔찍한 대통령”,“참 불행한 대통령”,“대통령이 헌법과 싸우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청와대가 “참여정부 평가포럼(참평포럼) 강연이 선거중립의무 위반이 아니다.”며 법리적 근거로 제시한 ‘특정단체 회원 상대’와 ‘비(非)반복성’도 이날 발언을 계기로 무너졌다. 노 대통령은 8일 “어디까지가 선거운동이고 선거중립, 정치중립인지 모호한 (현행 법의)구성요건은 위헌이며, 대통령의 정치 중립요구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위선적 제도”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원광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를 받은 직후 학생 등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국가공무원법에는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선거법에서는 선거중립을 하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선관위가 전날 노 대통령의 참평포럼 강연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결정한 근거가 된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이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보장한 국가공무원법과 상충한다는 점을 부각시킨 발언이다. 이날 원광대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 특강에서 노 대통령은 “이명박씨의 감세정책으로는 복지정책이 골병든다. 절대로 속지 말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에게는 “합당과 연정은 아주 다른 것”이라면서 “합당과 연정을 구별도 못하는 사람들이 나를 공격하니 제가 얼마나 힘들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이 지난 2일 참평포럼 강연에서 박 전 대표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표현하자 박 전 대표가 “독재자의 딸과 연정하자고 했느냐.”고 맞받자 다시 반박한 발언이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을 빗대 “왜 보따리 싸들고 오락가락 그러냐. 이런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언론에도 각을 세웠다. 노 대통령은 “언론이 어느덧 민중을 억압하는 편에 서서 민중을 속이는 데 앞장 서 있다면 그 정통성은 어디서 인정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노 대통령은 이어 “5년 단임제를 하는 선진국은 없다. 쪽팔린 것이다.”라고 말해 임기 내 개헌 무산에 따른 서운함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또 참여정부 국정실패론을 거론하며 “저도 비교적 솔직해서 잘못이 있으면 잘못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별로 말할 게 없다.”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한 선관위원은 “공직선거법에서 말하는 것은 선거에서의 중립인데, 그것을 국가공무원법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노 대통령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다. 다른 선관위원은 “좀 더 검토해봐야 겠지만 전체회의를 소집할 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저는 물러날 대통령과 싸울 생각없다. 저는 미래를 향해 달려간다.”면서 “이쯤에서 대통령이 자기 업무에 충실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 한선교 대변인은 “어제는 대선에 개입하고 오늘은 언론을 탄압하고, 과연 대통령의 가슴에 국민은 어디에 있느냐.”고 꼬집었다. 박찬구 나길회기자 ckpark@seoul.co.kr
  • [서울광장] ‘盧의 전쟁’ 누구를 위한 것인가/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盧의 전쟁’ 누구를 위한 것인가/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요즘 정치권의 주인공은 단연 노무현 대통령이다.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주자도 진흙탕 공방으로 조명을 받고 있지만, 노 대통령에게는 못 미친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평가포럼’ 특강에서 이·박 두 주자에게 독설을 퍼부어 이슈의 중심에 섰다. 범여권 주자들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손학규씨가 왜 여권인가. 이것은 정부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정동영·김근태씨에 대해서도 “내 지지율이 낮다고 대선 전략 하나만으로 차별화하는 사람”이라면서 “이제 내 지지율이 조금 올랐으니까 다시 와서 줄서야 되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댔다. 노 대통령은 기왕에도 고건 전 국무총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대선 가도에서 하차하도록 영향을 미쳤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대선 주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와 지도자로서의 정체성이 그들과 다르다고 믿기 때문이다. 범여권 주자들에게는 올해 말 대선과 내년 총선에 임하는 전략이 자신과 다른 데 대한 섭섭함도 있을 수 있다. 어느 지도자건 후계자가 자신이 이룬 업적과 지향하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독재자들이 측근에게 정권을 물려주려 하는 것은 여기에 더해 정권 교체 후 보신(保身)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대통령의 측근들이 참여정부평가포럼을 만든 것도 야당과 언론의 참여정부 실패론과 모함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정책의 타당성을 이해시키기보다 자신만이 옳다는 오만에 빠져 한나라당은 물론 범여권 주자들에게도 막말을 해댔다. 노 대통령은 자신과 같은 생각과 믿음을 가진 사람을 후계자로 지명하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더욱이 노 대통령은 대선을 불과 6개월여 남기고 기자실 통폐합을 추진하며 언론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일부 인터넷 신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에 등을 돌렸다. 이제 유력 신문들이 사실상 노 대통령이 지명하는 대선 주자를 지지하기는 어렵게 됐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은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봐야 한다. 그 길은 좌파 신자유주의이든, 실용적 진보든, 진보를 표방한 대통령으로서 자신과 비슷한 가치와 이데올로기를 가진 대선 주자를 돕는 것이다.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범여권 주자가 이·박 주자와 싸우려면 노 대통령에게 비토를 당하지 않으면서 노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런 인물이 나오기 위해서는 노 대통령이 더이상 이슈의 중심에 서서는 안 된다. 이슈는 범여권 주자들이 만들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범여권과 여권 주자들이 지리멸렬인 것은 노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노의 전쟁’이 오히려 한나라당의 집권을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내년 총선에서 친노파의 지분 확보나 보신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이제 노 대통령은 자신이 믿는 가치들이 덜 훼손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범여권 주자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언론과의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 범여권 후보 누구라도 자신을 밟고 넘어가 정권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이 진보 정치인으로서 자신을 지지해준 서민 대중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다. 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8) 당시 외신기자가 본 6월 항쟁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8) 당시 외신기자가 본 6월 항쟁

    시위대와 전투 경찰의 벼랑끝 대치, 호헌철폐 구호와 최루탄으로 뒤덮였던 1987년 6월의 거리에는 언제나 푸른 눈의 기록자들이 있었다. 독재 정권에 재갈이 물렸던 국내 언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현장을 누비며 민주화에 대한 한국 민중의 목마름을 전세계로 타전했던 외신 기자들이 그들이다.6월 항쟁 20주년을 맞아 한국을 다시 찾은 스펜서 애덤 셔먼(51) 전 UPI통신 한국지국장과 로렌스 슈크 맥도널드(53) 전 AFP통신 기자를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나 87년의 뜨거웠던 여름에 대해 들어봤다. 두 전직 저널리스트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가 6월 항쟁 20주년을 맞아 8∼9일 개최하는 ‘국제언론인 세미나’의 토론자로 초대됐다.87년 봄 나란히 종로구 안국동 사무실에 부임하면서 20년 지기의 정을 이어온 이들은 “인터뷰는 많이 해봤지만 인터뷰 당하기는 처음이라 떨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87년 6월은 내 생애 가장 극적인 기억” 87년 6월은 이방인들의 뇌리 속에 어떤 잔상으로 남아 있을지가 가장 궁금했다. 셔먼은 “6월23일쯤부터 이상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제2의 광주 사태가 될 것이라는 등 갖가지 소문에 뒤숭숭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하지만 29일 노태우씨가 6·29선언을 했고 군사 독재는 종식됐다. 한국인의 바람이 실현되고 자유를 얻은 그날이, 한국인뿐 아니라 내 인생에서도 가장 극적이고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맥도널드는 울산 등에서 파업 현장을 취재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경찰이 최루탄을 쏘아대며 각종 진압 장비로 압박하면 노동자들도 중장비를 동원해 맞섰다. 마치 전투를 앞두고 두 나라의 군대가 대치한 것 같았다. 중간에서 숨가쁘게 취재를 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느끼곤 했다.”고 회상했다. 군부독재가 막바지로 치닫던 당시 한국의 상황은 외신기자에게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셔먼과 맥도널드는 “정보요원(당시 국가안전기획부)이 한 달에 한 번씩 사무실에 들러 동정을 살피곤 했다. 그들은 늘 우리를 의심했고 어떻게든 통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소속사의 한국인 동료들과 기자들이 시위 현장으로 안내하곤 했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학생·가정주부 등 민중의 힘 크게 작용” 6월 항쟁의 성과에 대해 두 사람은 의견을 같이했다.“아시아의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피플파워로 민주화를 이뤄냈다고 본다. 학생들은 물론 회사원, 가정주부, 상인 등 민중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아시아의 독재정권들이 꿋꿋하게 버틴 것과 달리 한국에서 어느 정도 민주화 운동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으로 88서울올림픽을 꼽았다. 맥도널드는 “전두환(전 대통령)은 서울올림픽 유치가 자신에게 ‘왕관’을 씌워줄 거라고 생각했다(장기 집권의 든든한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의미). 하지만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을 앞두고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면서 군사 정권이 어쩔 수 없이 수용한 측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수출지상주의 경제정책도 본의 아니게(?) 민주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셔먼은 “내수 위주의 폐쇄적인 경제정책을 유지한 필리핀 등과 달리 수출에 목숨을 건 한국의 독재자들은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 언론의 잘못된 길을 답습하지 않길…” 두 사람이 90년대초 항공편 환승을 위해 하루 정도 머물렀던 것을 제외하면 20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지난 4일밤 입국해 서울 곳곳을 누비며 옛 기억을 더듬었던 셔먼과 맥도널드가 가장 놀란 점은 일본 식민지배의 잔재인 건축물들이 철거되고 도심이 ‘리빌딩’됐다는 점이다. 반면 80년대 후반 허허벌판에 가까웠던 강남이 역설적으로 일본 도쿄의 긴자처럼 변한 것 같다고 이들은 밝혔다. 기자실 통폐합 논란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기자 생활을 했던 셔먼이 입을 열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기자실 시스템이 비슷하다고 알고 있다. 일본의 기자단은 경쟁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며 정부와 유착돼 있는 끔찍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맥도널드는 “정확하게 알지 못해 말하기 곤란하다.”면서도 “인터넷 매체의 발달 등에 따라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사회와 언론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셔먼은 “미국의 미디어는 거대 자본에 잠식되면서 독립성을 잃어가고 있다. 자본의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면서 “역동적인 민주 사회인 한국은 미국 언론이 저지른 과오를 답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맥도널드도 “저널리스트는 일체의 외부 간섭으로부터 독립된 영혼을 가져야 하며 자유를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글 사진 임일영 류지영기자 argus@seoul.co.kr ■‘6·10항쟁’ 통한 언론 반성과 역할 “6월 항쟁은 ‘정부는 언론을 장악할 수도 없고 장악하려고 시도해서도 안 된다.’는 내용의 6·29선언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제 언론은 6월 항쟁의 정신을 되새기고 그 부채를 갚아야 할 시점입니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7일 언론재단·기자협회·언론정보학회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6·10항쟁 20주년, 언론의 반성과 역할’ 토론회에서 한국 언론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김 교수는 ‘6·10항쟁의 정신과 한국언론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글에서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통해 언론이 진실을 찾는 모습을 보였고 이후 5공 보도지침에 대한 작은 반란이 시작됐다.”면서 “앞으로 언론은 정의 구현과 진실 추구, 인권 수호, 민주주의로 요약되는 6월 항쟁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자협회가 지난해 8월 전국 기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신뢰하는 언론사가 없다.’는 답변이 무려 45%에 달하는 등 일선 기자들조차 언론을 불신한다면 누가 언론을 신뢰하겠느냐.”면서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로 언론인을 위한 윤리강령과 보도강령 준수를 고용의 전제 조건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6·10항쟁 정신 계승을 위한 5가지 제언’을 통해 언론의 자기 반성과 다짐을 요구했다. 그는 “세월이 바뀌었지만 권력 기관이나 출입처 보도자료에만 충실하며 영웅 만들기와 신화 창조에 앞장서는 관행은 여전하다.”면서 “그런 보도 태도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민족의 위대한 영도자’ ‘육사의 혼이 빚은 지도자’로 홍보했던 5공 시대 언론이 떠올라 참담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진실 추구는 게을리하면서 호들갑만 떠는 것은 한순간 눈길을 잡을 수는 있지만 6월 항쟁 정신에는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해 일심회 사건으로 구속된 장민호씨나 2003년 송두율 교수 구속 사건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간첩’이라고 단정짓는 보도를 내보냈다고 지적하면서 “정치적 편향이나 이념 문제로 인권이 무참하게 짓밟혀 여론 재판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언론은 어떤 경우에도 인권 수호의 보루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영방송이 상업주의에 물드는 것 아니냐는 뼈아픈 충고도 있었다. 그는 “5공화국 당시 공영방송은 ‘땡전뉴스’로 시청자를 기만했고 이런 권언유착의 폐해는 국민이 떠안아야 했다.”면서 “이제는 권언유착 문제가 해소된 대신 일부 상업주의 폐해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내부감시 시스템 구축과 조직내 대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언론사는 홍보기관이 아니고 진실 추구를 생명으로 한다.”면서 “6월 항쟁의 이면에는 언론으로부터 진실에 목말라했던 시대적 배경이 있었던 만큼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 주장보다 사실에 충실하고 과장보다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을 맺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靑서 법적문제 제기땐 총력 대응키로”

    “靑서 법적문제 제기땐 총력 대응키로”

    한나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은 7일 선관위 결정이 노무현 대통령의 ‘거침 없는 하이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조치로 여기면서도 노 대통령의 ‘다음 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나라당 역시 선관위의 이번 결정이 노 대통령의 노골적인 대선 개입을 막을 수 있는 근거는 마련했다고 보면서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한나라당과 대선 주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노 대통령이 헌법 소원 등 법적 문제를 제기할 경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강력 대응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고 청와대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 대통령으로부터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제 정신 가진 사람이 대운하에 투자하겠느냐.”는 공격까지 받았던 이 전 시장측은 이번 결정이 공격을 어느 정도 차단하는 효과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광근 캠프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선관위가 노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대해 공무원 선거중립의무 위반으로 결론을 내린 데 주목한다.”면서 “지난 2004년 탄핵 당시 선관위가 지적한 문제를 다시 답습하고 있는 노 대통령의 행보에 강력한 경고와 제동을 건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전 시장측은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처럼 정부 부처를 동원한 정책 검증에는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 갖가지 공약에 대한 자체 검증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측도 “이번 일을 계기로 노 대통령은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생각을 접고 나머지 임기 동안 민생 경제에 몰두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한국의 지도자가 독재자의 딸이니 뭐니 이렇게…해외 신문에 난다면 곤란한 것”이라는 비난에 가까운 공격을 받았던 박 전 대표측의 반응이라고 하기엔 극도로 절제된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행태와 행보에 대해 선관위가 제동을 걸었는데 더 이상 왈가왈부하기도 싫고, 의미도 없다.”면서 “다만 앞으로도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면 결코 앉아서 지켜보기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전 대표측은 특히 청와대와 참여정부가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들추기’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도 선관위 결정이 탐탁지는 않지만 그나마 ‘선거중립의무 위반’ 결정을 집중 부각시키며 선관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사전 선거운동과 참여정부평가포럼의 사조직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도 검토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선관위가 노 대통령에 대해 선거중립의무 위반이라는 결정을 내린 만큼 사태를 확산시켜서 좋을 것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정당 지지율 등을 감안할 때,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상태에서 굳이 노 대통령이 걸어온 싸움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선관위 결정에 대한 청와대의 법적 대응 방침이 전해지자 법률지원단 등 당내 율사를 총동원해 법적 검토 작업에 들어가는 등 다각도의 대응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美·러 대립-기후변화 대책 주목

    |파리 이종수특파원|G8(서방 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이 6일 독일 북부 하일리겐담에서 개막됐다. 3일 동안 열리는 이번 회담은 개막 전부터 동유럽 미사일방어(MD)기지 설치 강행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첨예한 대결, 기후변화 대책에 대한 참가국간 이견으로 난항이 예고됐다. 이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동에서 “미국과 일본은 북한이 2·13 합의를 존중,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를 기대한다.”고 북핵 문제를 들고 나왔다. 또 “우리는 북한이 협정을 존중하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아베 총리도 “북한이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격렬한 반대 시위 속에 일정 시작 전날 부시 대통령은 체코에서 행한 연설에서 그동안의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북한은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 중 하나며 인권을 탄압하는 독재자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회담 첫날인 6일. 각국 정상들의 일정은 인근 로스토크 시 등 주변도시에서 벌어진 격렬한 반대 시위로부터 철저하게 격리된 발트해 연안 휴양지 도시안에서 진행됐다. 정상들은 공식 만찬을 하며 우의를 다졌지만 미·러 대결양상의 후유증은 가시지 않았다. 각국 정상은 7일부터 이슈 협의에 돌입한다. 주최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공식 회의에 앞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각각 만나 갈등 중재에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달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 ▲기후변화 대책 ▲아프리카 개발 원조 ▲헤지펀드 투명성 제고 ▲무역자유화 증대 등을 꼽았다. 그러나 MD기지 설치를 둘러싼 미·러간의 힘겨루기는 예상치 않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한편 난항이 예상됐던 기후변화 대책은 미국과 유럽 국가가 접점을 마련할 가능성을 보였다. 데이비드 매코믹 부시 대통령 보좌관이 메르켈 총리에게 “부시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책에 대해 일정 부분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기 때문. 메르켈 총리와 다른 유럽 정상들은 오는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조약을 유엔 주도하에 체결해야 한다고 압박을 가해 왔다.●아프리카와 5개 신흥경제국 정상초청 이번 회담의 특징은 이집트, 알제리, 나이지리아, 세네갈, 가나 등 아프리카 정상과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공, 멕시코 등 5개 신흥경제국 정상들이 초청된 것.8일 아프리카 정상들이 참여한 가운데 아프리카 개발원조 문제가 집중 논의된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둘러싼 협상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의제. 이에 대해 선진국들은 중국와 인도의 소극적 입장을 도마에 올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의 중재력, 첫 국제무대에 서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외교력 등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한편 G8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세계 40여개의 주요 반세계화 단체들은 회담 전날 인근 로스토크 시에서 ‘대안 G8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틀 동안 열리는 대안회의는 반세계화 관점에서 빈곤·기후변화·정의·이민·인종주의 등을 놓고 토론한다. 반세계화 운동 단체들은 회담장을 둘러싼 12㎞ 길이의 펜스 근처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연좌 시위를 벌였다.vielee@seoul.co.kr
  • [씨줄날줄] 에고 신토닉/육철수 논설위원

    히틀러, 무솔리니, 스탈린은 후세 학자들에 의해 거의 정신병자 취급을 받고 있다. 미국의 역사학자 비비안 그린은 저서 ‘권력과 광기’에서 그 근거를 상세히 써놓았다. 그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유년기와 사춘기에 물질적으로 어려웠고, 가족관계에서도 박탈감을 겪었다.”고 했다. 애정이 없고 불안정하며 굴욕적인 사춘기를 보낸 결과,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이에 대한 보상을 얻으려고 권력을 추구했으며, 이를 악용했다는 것이다. 히틀러 같은 독재자들은 이제 없다. 학자들이 지금 어떤 정신분석을 들이대도 뭐라고 변명조차 못한다. 세상이 좋아진 덕분인지, 요즘 정치·심리학자들은 시퍼렇게 살아 있는 권력자들도 봐주지 않는다. 권력자가 뭔가 좀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하면 가차없이 정신분석을 시도한다. 저스틴 프랭크는 2년 전 미국 부시 대통령의 정신상태를 소상히 분석했다. 그는 ‘부시의 정신분석’이란 책을 썼는데, 부시가 주의력이 부족하고 과잉행동장애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력 한 번 잡으면 이렇게 혹독한 정신·심리분석을 당하는 일쯤은 감내하고 각오해야 하는 세태가 됐다. 나라 안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이 좀 이상하다며 시끄럽다. 노 대통령이 며칠 전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한나라당과 대선 예비주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한 게 발단이다. 한나라당 쪽에서 “대통령 주치의를 정신과 의사로 해야 한다.”고 반응했는데, 이는 약과다. 어느 정신의학자는 노 대통령의 정신상태가 ‘에고 신토닉(Ego syntonic)’이라고 했다. 조금만 못마땅해도 쉽게 감정을 폭발하고, 다른 사람들은 불편해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정신상태라는 것이다. 정신분석에 노 대통령의 성장과정, 애정결핍, 비주류 피해의식, 열등감, 권력욕 등 당사자가 듣기 싫은 소리는 모조리 동원한 느낌이다. 특정인의 정신과 마음은 그 일부가 언행으로 표출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머리와 심장을 직접 들여다 보지 않는 한, 진의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원인 제공도 문제지만 언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걸핏하면 정신장애로 몰아세우는 것도 결코 제정신은 아닌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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