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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마크롱 방중에 “시진핑 엉덩이에 키스하고 끝나”

    트럼프, 마크롱 방중에 “시진핑 엉덩이에 키스하고 끝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최근 중국 방문에 대해 “시진핑에게 아첨을 하고 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12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나의 친구 마크롱은 그(시진핑)의 엉덩이에 키스하는 것으로 중국 방문을 끝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마크롱 대통령의 지난 5~7일 중국 방문 후 이어진 언행을 겨낭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통해 중국을 견제할 것이라는 서방의 기대와 달리 “중국으로부터 우리(서방)를 분리해선 안 된다”는 등 러시아와 중국에 맞서는 서방 동맹의 단결을 해치는 듯한 발언을 해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귀국길 언론 인터뷰 중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유럽인이 이 사안에서 졸개가 돼 미국의 장단과 중국의 과잉행동에 반드시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여러 상황 중에 최악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프랑스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의 한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7년 방중 때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에 대해 중국을 비난하지 않았던 사례를 끄집어내며 “그들은 몹시 비열하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어 “트럼프는 재임 당시 동맹을 경시하고 러시아와 북한 등 독재국가 지도자들을 추켜세우며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 외교정책을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추켜세운 문제로 2016년 대선 때 경쟁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서한을 주고받은 후에 “우린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러시아와 북한, 중국을 대담하게 만들고 미국을 세계 지도자들 사이에서 변방으로 만들었다면서 “세상이 미쳐가고 있고, 미국은 발언권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시진핑 주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시 주석은 훌륭한 사람이다. 시 주석의 배역을 할리우드에서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시 주석 같은 사람은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논란이 확산하자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대만에 대한 프랑스와 유럽의 입장은 동일하다”는 발언으로 진화에 나섰다. 그는 “프랑스는 대만 현상 유지에 찬성한다. 이 정책은 변함이 없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인류의 행진은 멈추지 않는다/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인류의 행진은 멈추지 않는다/서강대 교수(매체경영)

    믿어지지 않겠지만 엄연히 사실인 이야기가 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몇 년간 태평양의 작은 섬 타나에 공군 기지를 닮은 몇몇 시설이 세워졌다. 비행기와 활주로, 감시탑이 등장했다. 심지어 구내식당까지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가짜였다. 비행기는 속이 빈 통나무로 만들어졌다. 갈대로 만든 감시탑은 허술했다. 활활 타오르는 불빛만 진짜였다. 그래서 밤에는 공항 주변을 환하게 비췄다. 이 희귀한 비행장에는 어떤 비행기도 이착륙한 적이 없었다. 그래도 섬사람은 항공관제사 흉내를 냈다. 또 어떤 원주민은 막대기를 소총인 양 어깨에 메고 군인처럼 행진하기도 했다. 원주민들의 이상한 행태는 훗날 인류학자들이 풀었다. 2차 세계대전은 타나섬 멜라네시아 원주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쟁 중 그들은 자신들의 하늘 위로 미일 두 나라의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바다에서 함정들이 불을 뿜어 대는 광경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 와중에 쏟아진 통조림, 의류, 의약품 등 갖가지 물품은 원주민들을 황홀하게 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모든 것이 사라졌다. 원주민들은 낙담 끝에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가짜 비행장을 만든 것이다. 주로 항공편으로 물자들이 투하된 기억에 기인한 것이다. 화물들이 다시 돌아와 자신들을 축복해 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인류학자들은 이를 두고 ‘화물 숭배 사상’으로 정의했다. 타나섬의 비극은 오늘날 국가 간 불평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난한 나라를 위한 선진국들의 지원책은 종종 타나섬 원주민들에게 던져진 물품에 비유된다. 검증된 경제발전계획도 가난한 국가에는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다. 빈곤국의 인프라, 환경, 풍습 등 밑바탕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처방이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워싱턴 컨센서스다. 어려움에 처한 남미 국가들을 대상으로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1990년대에 내놓은 해결책이다. 시장주의, 무역자유화, 공기업 민영화, 규제 완화, 외국인 직접투자 허용 등이 골자다. 모두가 오늘날 인류를 풍요롭게 한 보편적이고도 탁월한 경제정책들이다. 그러나 부패 구조에 찌든 남미 독재국가들에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오히려 부패 카르텔을 공고하게 하는 부작용이 더 컸다. 민주주의, 인권, 경제적 자유 등 기본 인프라가 미약한 환경에서는 별 볼 일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데드 갤로어 교수가 저서 ‘인류의 여정’에서 주장했듯이 인류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실제로 국가 간, 개인 간 불평등의 갈등 속에도 수명과 생활 수준은 급격히 향상됐다. 끊임없는 기후위기설 속에서도 지난 100년간 가뭄, 홍수, 태풍 등과 같은 기후재난으로 인한 피해는 오히려 급감했다. 최근 들어 이산화탄소를 지구 생태계의 독약쯤으로 보는 견해가 지나치거나 틀렸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류는 그동안 엄청난 어려움 속에서도 전진해 왔다. 스페인 독감, 대공황, 정치적 극단주의, 1·2차 세계대전 등은 인간의 삶을 무자비하게 파괴해 왔다. 그러나 통사적으로 본다면 그때마다 인류는 빠르게 회복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경험했듯이 단기적으로 보면 인류 문명은 이같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 취약하다. 그러나 아무리 무시무시한 재앙이라도 인류 발전에 아주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쳤음을 지난 역사가 증거하고 있다. 인류의 행진은 억척스럽고 그 무엇도 이 행진을 멈추게 할 수 없다. 기후위기가 오고, 다시 냉전시대가 도래해 인류가 망할 것이라는 작금의 디스토피아적인 주장은 지나치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 왔듯이(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대사다.
  • 이재명, 설 연휴 직후 ‘처럼회’ 만난다…檢 맞대응 논의할듯

    이재명, 설 연휴 직후 ‘처럼회’ 만난다…檢 맞대응 논의할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당내 친명(친이재명)계 초선 의원들로 구성된 ‘처럼회’ 모임에 참석할 것으로 확인됐다. 설 연휴 직후이자 오는 28일 검찰 소환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이 대표가 당내 강경파 측근들의 의견을 1순위로 듣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처럼회 내부에서 ‘입법투쟁’, ‘장외투쟁’ 등 선명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이 대표가 이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20일 처럼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25일 소속 의원들과 오찬을 겸한 모임을 함께 하기로 했다. 명절 후 첫 식사를 처럼회 의원들과 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검찰 조사를 앞두고 당의 생존 전략에 대한 처럼회 의원들의 생각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처럼회에는 최강욱·윤영덕·황운하·장경태·김남국·김의겸·정필모·양이원영·이수진(동작)·김용민·민형배 의원 등이 활동하고 있다. 처럼회 소속의 한 의원은 “옛 원내대표 등 당의 고참들이 가끔 와서 처럼회 모임에 참여한다”면서 “검찰 수사 상황이 심각한 만큼 대표하고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우선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사흘 뒤에 있을 검찰 소환에 대한 의견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의 소환 통보에 응했다. 주변 의원들의 만류 끝에 내린 결단이다. ‘당과 개인(이 대표)을 분리하라’는 당 일각의 주장과 민주당에 ‘방탄 프레임’을 덧씌우려는 국민의힘을 의식해, 수사에 당당히 맞서는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소환조사에 의원들이 동행하는 것도 꺼려 변호사 1명만 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 처럼회 의원들의 생각과 향후 검찰 대응에 관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처럼회 의원들은 이 대표에게 ‘강경 투쟁’ 기조로 전환할 것을 제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당이 하나로 뭉쳐 결사 항전하는 모습을 더 선명하게 보여야 한다는 취지다. 현재 ‘당·개인 분리론’으로 단일대오 대열이 흐트러졌고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활동의 영향력이 약하다는 것이 처럼회 측 주장이다. 처럼회 소속의 다른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검찰을 앞세워서 검찰 독재국가를 만드려는 상황에서 너무 무기력하다.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며 “당이 난폭한 검찰에 대해 제대로 대응을 못 하면서 대표에게 혼자 싸우라고 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처럼회 의원들은 입법·장외투쟁 등 새로운 투쟁 방식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시행령으로 검찰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법안을 무력화시킨 데 대해 국회가 가진 입법권으로 이를 다시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고, 윤 대통령의 거부권 이야기도 하는데, 여론의 압박을 받아 법안처리가 지연될 수 없게 만들어야 하고 방해가 있더라도 우리는 입법으로 바로잡으려고 한다는 걸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이 대표의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가 쏟아지면서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장외투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의원은 “장외투쟁은 처럼회가 하는 게 아니고 지도부가 전국을 순회하면서 국민에 직접 검찰이 일방적으로 흘리는 내용에 대해 직접 반박하는 것”이라며 “지금 검찰권 행사가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국민을 상대로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선거제도 개편, 개헌 등 정치개혁 이슈를 민주당이 주도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다만 이 대표가 이 같은 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이 민주주의·법치주의 파괴라는 명분을 내세워도 강경 투쟁으로 갈 경우 다시 ‘방탄’ 프레임에 사로잡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가 다수당이니까 입법투쟁도 해야 하고 야당이니까 장외투쟁해야 한다는 등의 아이디어들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런 얘기까지는 듣고 지나칠 수 있다”고 말했다.
  • 불량국 러시아에 현대판 황제 시진핑까지…올해 세계 최대 리스크는?

    불량국 러시아에 현대판 황제 시진핑까지…올해 세계 최대 리스크는?

    미국의 글로벌 위기 자문회사인 유라시아그룹이 러시아와 중국을 올해 세계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유라시아그룹은 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세계 10대 지정학적 리스크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10대 리스크는 ▲불량국 러시아 ▲현대판 황제 시진핑 ▲ 인공지능(AI) 기술 혼란 ▲인플레이션 충격파 ▲궁지에 몰린 이란 ▲에너지 위기 ▲글로벌 개발 중단 ▲미국의 양분화 ▲Z세대 급부상 ▲물 부족 위기다.유라시아그룹은 올해 가장 큰 위협인 러시아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불량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의 고립과 서방의 보복으로 더는 잃을 것이 거의 없고,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내부의 거센 압력에 직면했다. 이제는 핵무기 위협을 강화하고,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한 ‘비대칭 전쟁’으로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서방 내부에 사이버 공격 및 기반 시설 파괴 공작, 가짜 정보 확산을 통한 선거 개입 등을 계획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유라시아그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현대판 황제’라고 표현하며, 두 번째 위협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그가 내리는 독단적 결정에 따라 공중보건과 경제, 외교 등 3가지 분야에서 폐해가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또 “시 주석은 ‘중국 건국의 대부’ 마오쩌둥 이후 독보적으로 강한 권력으로 중국 정치체제를 통제하고 있고, 국가주의·민족주의 정책 의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를 제한할 브레이크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고려할 때 시 주석 리스크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부연했다. 3위는 인공지능(AI) 등 기술혁신에 의한 세계적 혼란이다. 보고서는 AI로 인해 자동 생성되는 가짜 뉴스와 정보가 확산해 많은 사람들이 진위를 파악할 수 없어 사회가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AI 기술의 왜곡이 민주주의 국가들을 혼란케 하지만, 독재국가들엔 내부적으로 반체제 세력을 억압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2021년 미국에서 시작돼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올해에도 강력한 경제적, 정치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란에 대해선 “서방과 대결을 펼칠 것이며 지정학적 요인이나 경제적 요인 등 복합적 이유로 올해 하반기에는 에너지 시장이 훨씬 긴장된 상태를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특파원 칼럼] 안보리의 공전, 北 겨냥 ‘소다자 그물망’ 필요하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안보리의 공전, 北 겨냥 ‘소다자 그물망’ 필요하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올해 들어 10번째로 지난주에 열렸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성과 없이 끝났다. 중러의 비호 아래 북한은 올해만 63발의 미사일을 쐈다.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한 목표가 됐다는 자조 섞인 평가도 나온다. 유엔 안보리 무용론도 적지 않다. 다만 유엔은 국제법적 정당성을 지닌 ‘외교무대’다. 크고 작은 그룹들이 이해관계를 주장하고 해법을 도출하는 곳이니 성과가 클 때도 있지만, 거부권을 지닌 강대국 간에 대치가 벌어지면 공전한다. 미국은 유엔의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 ‘소다자체제’(minilateral)를 활용해 왔다. 중국에 대응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오커스(미국·호주·영국), 파이브아이스(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안보 그물망을 가동하는 게 대표적이다. 반면 북 도발에 대한 핵심 대응축은 사실상 한미일 공조뿐인 듯하다. 최근 주요 7개국(G7)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대북 규탄 성명이 나오지만, 북한을 겨냥한 다자체제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물론 미국은 중국을 ‘가장 결정적인 지정학적 도전 국가’로 보는 반면 북한은 ‘핵·미사일 불법 개발을 지속하는 소규모 독재국가’ 정도로 평가한다. 하지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정거리가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은 더이상 동북아의 문제가 아니라 인도태평양(인태)의 문제다. 실제 상대적으로 대북 문제에 대해 목소리가 크지 않던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달 중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시간 대부분을 북한의 ICBM 시험발사 문제에 할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달 중순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요청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아던 뉴질랜드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이 회동한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북한의 ICBM 발사를 즉각 규탄한 6개국에 대해 미측은 사전 계획은 없었다는 분위기다. 현장에서 갑자기 참석 대상을 정했기에 미국이 평소 꼽았던 인태 지역의 핵심 안보 파트너 명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구도는 미국이 지난달 국가방위전략(NDS)에서 ‘통합억제’의 틀로 강조한 한국·미국·일본·호주 간 ‘4각 협력’도 포함한다. 물론 이들 6개국이 일회성 만남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쿼드도 처음에는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태를 지원하기 위해 구성됐다. 구성원의 노력에 따라 소다자체제의 성격은 언제라도 달라질 수 있다. 또 나토와 협력하는 아시아태평양파트너국(AP4)인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간 협력 관계도 향후 ‘대북 소다자체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달 중순 조태용 주미대사 등 AP4 대사 4명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미국사무소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대북 문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 대북 소다자체제 구축은 윤석열 정부의 독자적인 인태 전략 구상에도 의미가 적지 않다. 애초에 일본이 적극 추진한 인태 전략이 중국 견제를 타깃으로 했다면 한국의 인태 전략은 보다 북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중러가 북한의 도발을 비호하고 북한이 핵무기 고도화에 매진하는 상황은 향후 언제라도 반복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대북 소다자체제의 다층구조 구축에 힘쓰길 바란다.
  • 푸틴 ‘눈엣가시’… 카자흐 現대통령 재집권

    푸틴 ‘눈엣가시’… 카자흐 現대통령 재집권

    중앙아시아 최대 부국인 카자흐스탄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두고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러시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헌을 통해 임기 7년의 첫 단임제 대통령으로 재집권한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69) 현 대통령이 러시아보다는 중국·서방과 밀착하는 ‘다자 줄타기 외교’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조기 대선 개표 결과 토카예프 대통령이 81.3%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기 대선은 토카예프 대통령이 지난 9월 대통령 임기를 5년 연임제에서 7년 단임제로 바꾸는 개헌안에 전격 서명하고, 잔여 임기를 단축해 치른 것이었다. 대선 승리로 2024년 끝나는 그의 임기는 2029년까지 늘어난다.토카예프 대통령은 수도 아스타나의 한 투표소에서 “지정학적 위치와 우리의 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멀티·벡터 외교를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구 소련에서 독립한 뒤 최근까지도 러시아의 세력권에 있었다. 지난 30년 가까이 독재국가나 다름없었지만, 2019년 6월 토카예프가 집권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그는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의회에 힘을 실어 주는 서구식 권력분립형 개헌을 주도했다.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카자흐스탄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태도가 바뀌었다. 카자흐스탄 내부에서 ‘(우리도)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급속히 커졌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인정하지 않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튀르키예와 정보공유 협정도 맺어 모스크바를 불편하게 했다. 대신 토카예프 대통령은 중국·미국·유럽연합(EU)와 교류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래 전부터 카자흐스탄에 공을 들여 왔다. 2013년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처음 발표한 장소도, 지난 9월 대면 정상외교를 재개한 첫 순방지도 카자흐스탄이었다. 이달 6일 도널드 루 미 국무부 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카자흐스탄을 찾아 2500만 달러(335억원)를 제공하기로 했고, EU도 카자흐스탄을 ‘러시아를 대체할 새 에너지 구입처’로 물색 중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토카예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우리는 우정과 상호 존중의 좋은 전통을 바탕으로 전략적 파트너십과 동맹관계를 매우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를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서구화 추진’ 카자흐, 러와 거리 유지하며 中·서방 밀착 외교 가속화

    ‘서구화 추진’ 카자흐, 러와 거리 유지하며 中·서방 밀착 외교 가속화

    중앙아시아 최대 부국인 카자흐스탄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두고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러시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헌을 통해 임기 7년의 첫 단임제 대통령으로 재집권한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69) 현 대통령이 러시아보다는 중국·서방과 밀착하는 ‘다자 줄타기 외교’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조기 대선 개표 결과 토카예프 대통령이 81.3%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기 대선은 토카예프 대통령이 지난 9월 대통령 임기를 5년 연임제에서 7년 단임제로 바꾸는 개헌안에 전격 서명하고, 잔여 임기를 단축해 치른 것이었다. 대선 승리로 2024년 끝나는 그의 임기는 2029년까지 늘어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수도 아스타나의 한 투표소에서 “지정학적 위치와 우리의 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다자 벡터 외교를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구 소련에서 독립한 뒤 최근까지도 러시아의 세력권에 있었다. 지난 30년 가까이 독재국가나 다름없었지만, 2019년 6월 토카예프가 집권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전임자의 권위주의 행보를 답습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그는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의회에 힘을 실어주는 서구식 권력분립형 개헌을 주도했다. 대통령 임기를 단임제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간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카자흐스탄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태도가 바뀌었다. 카자흐스탄 내부에서 ‘(우리도)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급속히 커졌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인정하지 않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튀르키예와 정보공유 협정도 맺어 모스크바를 불편하게 했다.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의 태도 변화를 배신으로 간주하고 은밀히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 토카예프 대통령은 중국·미국·유럽연합(EU)와 교류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래 전부터 카자흐스탄에 공을 들여 왔다. 2013년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처음 발표한 장소도, 지난 9월 대면 정상외교를 재개한 첫 순방지도 카자흐스탄이었다. 이달 6일 도널드 루 미 국무부 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카자흐스탄을 찾아 2500만 달러(335억원)를 제공하기로 했고, EU도 카자흐스탄을 ‘러시아를 대체할 새 에너지 구입처’로 물색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토카예프는 자국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러시아와 ‘같은 패’로 묶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이 지정학적 지위를 활용한 줄타기 외교를 펼치면서 미국, 중국, 러시아, EU 등 열강들이 토카예프 대통령의 ‘새로운 카자흐스탄 건설’을 위한 개혁 드라이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여기는 중국] 애국 열풍 타고 승승장구한 中 브랜드, 日 군복 연상 제품 논란

    [여기는 중국] 애국 열풍 타고 승승장구한 中 브랜드, 日 군복 연상 제품 논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입으며 중국에서 고속 성장을 한 스포츠웨어 브랜드 리닝(李宁 Li-Ning)이 일본군 복장과 유사한 신제품을 출시해 논란에 휩싸였다. 리닝은 최근 올겨울 방한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복을 연상케 하는 제품을 다수 선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리닝의 신제품 ‘주멍싱’(逐夢行) 시리즈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리닝은 중국의 애국 소비 열풍 덕을 톡톡히 본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중국 체조 스타 리닝이 1989년 설립한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매출은 전년도 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중국의 애국주의 세대인 10~20대 소비자를 겨냥해 의류 전면에 ‘중국 리닝’이라는 한자를 크게 써넣은 제품을 출시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중국 Z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풍이라는 의미의 신조어 ‘궈차오’가 리닝의 이러한 행보에서 시작됐다고 분석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였다. 거세진 중국 내부의 민족주의와 애국주의가 더해지면서 중국 시장에서 오랜 기간 동안 승승장구했던 다수의 외국 브랜드 콧대를 꺾었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그런데 돌연 리닝의 올겨울 신제품 중 상당수가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 군복과 유사하게 제작됐다는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중국 누리꾼들은 크게 실망한 분위기다. 의류는 물론이고 신제품에 포함돼 출시를 앞둔 모자의 색상과 형태가 일본군의 군모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지적이다.더욱이 논란이 뜨거웠던 지난 17일 기준 리닝의 주가는 14%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리닝 측은 지난 19일 공식 웨이보 채널을 통해 사과문을 공개하며 고개를 숙였다. 리닝 측은 ‘모든 혼란과 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면서도 ‘비행을 테마로 한 제품 디자인은 비행사의 장비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제품 디자인은 보온과 기타 기능적인 측면에 주력해 디자인된 것’이라고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귀중한 소비자들의 의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목소리와 피드백을 경청해 제품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만시민참여협회 허종쉰 이사는 “리닝의 즉각적인 사과가 발표된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독재국가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기업이 내부 논란 발생 시 공개 사과하지 않을 경우 그 기업의 존재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중국과 같은 독재 국가에서 기업체가 고개 숙여 논란을 직접 감당하는 것은 결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고 했다. 
  • “살아 있는 한 절대적”…中, 시진핑 ‘인민영수’ 만들기

    “살아 있는 한 절대적”…中, 시진핑 ‘인민영수’ 만들기

    중국의 새 지도부를 선발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인민영수’(최고지도자) 칭호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시 주석이 마오쩌둥(1893~1976)·덩샤오핑(1904∼1997)처럼 사망할 때까지 최고 권력을 행사하려는 의지의 발로이자 중국이 ‘1인 독재국가’로 회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왕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후베이성 대표단 토론회에서 “2012년 18차 당대회 이후 당과 국가 업무에서 세계가 주목할 찬란한 성취를 거둔 근본은 시진핑 총서기가 당 핵심과 인민영수, 군 총사령관으로서 키를 잡고 항해를 이끈 것에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텐페이옌 공산당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우리의 이 위대한 시대가 만든 걸출한 인물이며 인민영수”라고 칭송했다. 앞서 지난 16일 인훙 간쑤성 당서기도 간쑤성 대표단 토론회에서 “당 중앙의 올바른 영도와 당의 핵심, 인민영수, 군 사령관으로서 우리를 계속 이끌어 갈 총서기가 있다는 사실이 매우 든든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신창싱 칭하이성 당대회 대표 역시 칭하이성 대표단 토론회에서 “우리가 시 총서기처럼 걸출하고 비범하며 위대한 영수를 가진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시 주석이 지난 16일 당 대회 개막식에서 읽은 정치보고에는 ‘인민영수’ 또는 ‘영수’ 표현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2일 폐막식에 배포될 당대회 공식 문서에 해당 표현이 삽입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인민영수’ 표현이 광범위하게 언급되는 것은 이미 중국 공산당 기층 조직까지 시 주석 우상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중앙(CC)TV는 지난 8~15일에 시 주석을 칭송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링항’(항로를 인도하다)’을 방영하면서 ‘인민영수’라는 표현을 14억 중국인들에게 선보였다. 상하이정치법률대 교수를 지냈던 정치 평론가 천다오인은 “영수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뜻”이라며 “시 주석이 공식 직책을 맡지 않아도 영수의 칭호 덕분에 그가 살아 있는 한 영향력은 절대적일 것이다. 이는 무형의 권위”라고 분석했다.영수는 지도자에 대한 극존칭으로 마오쩌둥이 세상을 떠난 뒤로 사실상 폐기됐다. 마오쩌둥에 국가주석직을 이어받은 화궈펑(1921∼2008)도 ‘영수’로 불렸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찬양의 의미가 지나치게 강해 덩샤오핑조차 이렇게 불러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었다. 이처럼 상징적 의미가 큰 ‘영수’ 칭호가 확산하면서 이미 10년을 집권하고 이번 당대회에서 추가로 최소 5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 주석이 초장기 집권 구도를 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의 정치학자는 홍콩 명보에 “시 주석이 인민영수 칭호를 얻으면 덩샤오핑처럼 당과 국가의 공식 직책이 없어도 막후 결정권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 주석이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고 인민영수에 오르면 권력 집중 폐단을 막고자 운영되던 집단지도체제가 사실상 무너진다. 중국군 출신 인사는 명보에 “군대·경찰 조직 내부에는 시 주석이 중국을 이끄는 동안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바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영수라는 칭호를 받으면 ‘대만과의 통일’이라는 대업을 완수해야 한다는 책임도 져야 한다는 인식이다.
  • 옥중서 노벨평화상 낭보 들었을까,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비알리아츠키

    옥중서 노벨평화상 낭보 들었을까,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비알리아츠키

    올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벨라루스의 인권운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0)는 지난해 7월부터 감옥에 갇혀 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가는 제대로 된 재판도 받지 못한 그를 1년 반 가까이 가두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7일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 후 “비알리아츠키는 역경에도 불구하고 벨라루스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서 단 1인치도 굴복하지 않았다”고 경의를 표했다. 아울러 그를 즉각 석방할 것을 벨라루스 정부에 촉구했다. 문학 연구자 출신인 그는 1980년대 중반 태동한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면서 이름을 알렸다. 반체제의 상징이 된 그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진 1996년 ’바스나‘라는 단체를 창립해 투옥된 반체제 인사들과 그들의 가족을 지원하는 데 앞장서는 한편 정권의 억압에 맞서왔다. 바스나는 루카셴코 정권의 정치범 탄압과 고문을 기록하고, 항의하는 등 광범위한 인권 활동을 펼치는 벨라루스의 대표적인 반체제 단체로 떠올랐다. 1994년 권좌에 오른 이래 헌법을 고치며 여섯 번째 임기를 채우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친(親) 푸틴 인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옛소련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를 본떠 만든 벨라루스 KGB를 동원해 반정부 인사들을 구금하거나 추방해 온 루카셴코 대통령은 ’눈엣가시‘ 비알리아츠키를 여러 차례 투옥하는 것으로 그의 입을 막으려 했다. 그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등에 계좌를 개설해 수감된 정치범들을 위한 후원금을 모으며 세금을 회피했다는 이유로 2011년 11월 4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2년 반 만에 돌연 석방됐다. 2020년 대선 직후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가 불붙자 벨라루스 정부는 다시 그를 불법 구금했다. 벨라루스 야권은 노벨상 수상 소식을 반기며 석방을 촉구했다. 야당 대변인은 “비알리아츠키가 비인간적인 환경에 구금돼 있다”며 “노벨상이 그와 다른 정치범 수천명의 석방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야권 지도자 파벨 라투슈코는 “이번 상은 비알리아츠키만을 위한 상이 아니라 벨라루스의 모든 정치범들을 위한 것”이라며 “이번 상이 우리 모두의 투쟁에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루카셴코 독재와의 싸움에서 우리가 승리하리란 걸 확신한다”고 말했다. 비알리아츠키는 조국의 민주화와 인권에 헌신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또 하나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스웨덴의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을 비롯해 유럽 여러 지역의 인권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여러 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올해 노벨평화상은 비알리아츠키와 함께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와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이 공동 수상했다. CCL은 “그것(노벨평화상 수상)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국제 사회의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수도 키이우에 본부를 둔 CCL은 2007년 설립됐다. 옛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의 인권단체 지도자들이 국경을 초월한 인권단체 지원 센터를 만들기로 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CCL은 자원봉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활동으로 우크라이나 인권단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인권 의제를 제시하는 데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전란 속의 시민을 보호하고 이들의 인권 문제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벌였다. 민간인 등을 대상으로 한 전쟁범죄 행위를 발견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데 힘을 쏟았다. 최근 러시아가 도네츠크 등 점령지역 4곳을 병합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벌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러시아 군이 점령지 주민들을 전쟁에 강제동원하는 문제를 놓고도 국제 규범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유도했다. 러시아 메모리알은 1989년 역사·교육 단체로 창설된 뒤 러시아를 대표하는 가장 오래된 인권단체 중 하나다. 2년 뒤 인권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모스크바에 본부를 두고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라트비아, 조지아(러시아 이름 그루지야)뿐만 아니라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에도 지부를 두고 있다. 옛소련과 개방 후 러시아의 정치적 탄압을 연구·기록하고, 러시아와 다른 옛 소련권 국가들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활동을 해왔다. 2016년 외국대행기관으로 등록된 메모리알은 최근 몇 년 동안 외국대행기관법 위반으로 여러 차례 과징금 처벌을 받았다. 2012년 제정된 이 법은 외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러시아에서 정치적 활동을 하는 비정부기구(NGO), 언론매체, 개인, 비등록 사회단체 등에 자신의 지위를 법무부에 등록하고, 정기적으로 자금 명세 등을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자체 발행하는 모든 간행물에는 외국대행기관임을 명시하도록 했다. 러시아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28일 검찰의 기소에 따라 메모리알과 지방 및 산하 조직에 대한 해산 결정을 내렸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은 “메모리알 폐쇄는 언론과 결사의 자유에 대한 직접적 침해”라면서 “단체 해산을 위한 정부의 외국대행기관법 이용은 국가적 탄압에 대한 기억삭제를 겨냥하는 시민사회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메모리알은 대법원 결정에 항소했으나 지난 2월 28일 대법원 항소위원회가 이를 기각함으로써 최종 해산됐다.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 뒤였다.
  • 김진표 “개헌 절차 완화해야… 尹 만나 논의할 것”

    김진표 “개헌 절차 완화해야… 尹 만나 논의할 것”

    김진표 국회의장이 28일 국민투표 없이 국회 의결만으로도 개헌이 가능하도록 개헌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개헌이 독재국가에서 국민 뜻에 반해 자신의 임기 연장 수단으로 쓰인 적이 있었다. 그런 영향으로 우리 헌법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성헌법”이라며 “독일을 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69년 동안 헌법을 60번 고쳤다. 그러므로 개헌을 너무 어렵게 하지 말고 재적 의원 3분의2가 동의하면 개헌할 수 있는 연성헌법 방향으로 가는 것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행 헌법에서는 국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한 뒤 국민투표로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개헌이 가능한데, 여기에서 국민투표 절차를 빼자는 것이다. 김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의장단과의 첫 번째 회동을 제안해 일정을 협의 중”이라며 “개헌을 포함해 모든 정책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여야를 향해서는 “진영정치, 팬덤정치와 결별하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고, 여소야대 국면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역지사지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살아 있는 한 절대적”… 시진핑, 마오쩌둥처럼 ‘인민영수’ 칭호받나

    “살아 있는 한 절대적”… 시진핑, 마오쩌둥처럼 ‘인민영수’ 칭호받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가을 열리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 지으면서 마오쩌둥(1893~1976) 이후 어느 지도자도 얻지 못한 ‘인민영수’(人民領袖·인민의 최고 지도자) 칭호를 달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시 주석이 마오쩌둥·덩샤오핑(1904∼1997)처럼 사망할 때까지 최고 권력을 행사하려는 의지의 발로이자 중국이 ‘1인 독재국가’로 회귀하고 있다는 방증이란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 명보는 12일 복수의 베이징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시 주석이 ‘당의 핵심’, ‘군대 총사령관’에 이어 인민영수 칭호도 얻게 될 것”이라며 “이를 뒷받침하는 선전 문구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정당, 하나의 영수가 중요하다’가 될 것”이라고 타전했다. 상하이정치법률대 교수를 지냈던 정치 평론가 천다오인은 “핵심이나 영수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뜻”이라며 “시 주석이 공식 직책을 맡지 않아도 영수의 칭호 덕분에 그가 살아 있는 한 영향력은 절대적일 것이다. 이는 무형의 권위”라고 분석했다. 이미 중국 내에 ‘인민영수는 인민을 사랑하고 인민은 인민영수를 사랑한다’, ‘당의 핵심, 인민영수, 군대 총사령관’ 등 구호가 퍼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영수는 지도자에 대한 극존칭으로 마오쩌둥이 세상을 떠난 뒤로 폐기됐다. 찬양의 의미가 지나치게 강해 덩샤오핑조차 이렇게 불러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40년 가까이 사라졌던 이 단어는 2017년 7월 네이멍구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열병식에서 당시 중앙군사위 부주석이었던 판창룽이 “영수의 당부와 총사령관의 호령을 굳게 기억하자”고 외치면서 되살아났다.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올해 상반기 31개 성시에서 열린 지역별 당대회에서도 산시와 허난, 광시, 구이저우 등에서 ‘영수의 당부를 명심하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익명의 정치학자는 명보에 “시 주석이 인민영수 칭호를 얻으면 덩샤오핑처럼 당과 국가의 공식 직책이 없어도 막후 결정권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 주석이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고 인민영수에 오르면 권력 집중 폐단을 막고자 운영되던 집단지도체제가 사실상 무너진다. 군 출신 인사는 매체에 “군대·경찰 조직 내부에는 시 주석이 중국을 이끄는 동안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바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영수라는 칭호에 걸맞게 대만과의 통일이라는 대업을 완수해야 한다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 코로나가 앞당긴 신냉전… 미중, 사활 건 체제 경쟁

    코로나가 앞당긴 신냉전… 미중, 사활 건 체제 경쟁

    美, 코로나 글로벌 대응 못 이끌어美 주도 세계 질서에 종말 ‘이정표’中, 통치체제 과시하며 강력 도전자유주의와 권위주의 체제 격돌바이든, 우방국 끌어들여 中 포위팬데믹 이후 신냉전 격화 ‘불안감’미국 주도의 서방 군사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을 ‘도전’으로 명시한 가운데 중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중국·러시아의 신냉전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사활을 걸고 우방국을 모두 끌어들여 대중국 포위망을 강화하려는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현직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콜린 칼과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토머스 라이트의 저서 ‘애프터쇼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이 추구하는 새 안보정책의 핵심 내용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저자들은 미중 경쟁이 이제 자유주의 사회와 권위주의 독재체제 간 체제 경쟁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 국제 질서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중영합적인 자국 이기주의에서 보듯 붕괴 직전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가 확인 사살을 한 셈이다. 저자들이 보는 2020년 이후 국제 정세는 1919년 스페인 독감 팬데믹과 대공황을 거친 1920~30년대 혼란상과 유사하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은 코로나19에 직면해 글로벌 대응 조치를 주도적으로 이끌지 않았고, 세계는 미국이 떠난 빈자리를 각자도생의 방식으로 메워야 했다.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국제기구 활동에 복귀했지만, 코로나19는 이미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종말을 고하는 이정표가 돼 버렸다. 이참에 중국과 러시아는 냉전 종식 이후 수십년간 이어 온 미국의 패권을 끝장내고 싶어 한다. 특히 중국은 국가 자본주의와 디지털 권위주의를 합친 중국식 통치 체제를 서구 자유민주주의보다 우월한 통치 모델이라고 내세운다. 코로나19 타격으로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인 중국은 세계를 강타한 대혼란의 수혜자가 됐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에도 2%대의 경제성장률을 이룬 중국은 2028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 대국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미국의 선택지는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과 협력해 자유주의 연대를 결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민주적 기구들에 대한 독재국가들의 간섭, 디지털 독재의 확산 방지, 인권 수호 등 자유세계의 공동 어젠다를 만들어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저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를 보완할 ‘글로벌전염병대비동맹’(GAPP)의 설립도 제언했다. 나토의 힘을 빌려 중국을 견제하고, 한국과 일본이 함께하는 글로벌 가치 동맹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는 신념이 책에서 엿보인다. 미국 조야에서 중국 위협론을 다룬 책은 많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시절부터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정책에 참여했던 인물의 저작이라 무게감이 남다르다. 이 책은 의사결정 과정이 느린 미국식 민주주의 체제가 일사불란한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에 굴복할 것인가라는 미국 엘리트층의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 저자는 어느 쪽이 승리할지는 불확실하지만, 더 많은 자유와 유능함, 대의성을 가진 정부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어디서나 마찬가지라며 마지막에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는다. 미국의 치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한 대목도 눈에 띈다. 코로나19 초기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중국에 뒤진 방역 실패가 미국의 위상 추락을 가속화했다는 탄식이 묻어난다. 방역 성공 사례로 한국을 다루며 한국이 지난해까지 방역에 성공적이었던 이유가 2015년 메르스를 겪은 이후 실패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분석한 점도 흥미롭다.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미국 우선 외교에 대해 국내에서도 진영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대미 편중 외교에 비판적인 쪽에선 미국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와 패권의 논리를 반영한 이 책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국제질서에 주는 의미에 대해 통찰력을 펼친 이 책은 이미 신냉전의 한복판에 놓이게 된 우리가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 바이든 “일본서 한일관계 논의”, “북·중에 코로나 백신 제안”

    바이든 “일본서 한일관계 논의”, “북·중에 코로나 백신 제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이어 22일 방문하는 일본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과 그 현안을 일반적으로 논의했고 일본 방문에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일이 경제, 군사적으로 매우 긴밀한 3자관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무역장벽을 해결할 방법들이 있을 것이고 우리는 이 문제를 현재 매우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일부 무역장벽은 내 전임자가 도입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을 언급했다.무역장벽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설명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한일에 부과했던 철강 관세 등은 한일 관계 악화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통상 측면에서 한일 관계 악화는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지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2019년 7월 반도체 원료 수출을 제한한 조치가 직접적인 계기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군사 뿐 아니라 경제·정치적으로 더 긴밀히 협력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한미일 협력을) 미국, 일본, 한국 뿐 아니라 태평양 전체와 남태평양, 인도태평양으로 확대할 필요에 대해 어느 정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독재국가 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미동맹이) 역내 뿐 아니라 글로벌 동맹이라는 점에 대해 오래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조약동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예를 들면 한국과 일본 모두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고, 쿼드도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제안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사실도 공개했다. 북한에 백신을 제공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 백신을 제안했다”면서 “우리는 즉시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그러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김 위원장이 만남에 대해 진지하고 진실됐는지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 바이든 “한미일 긴밀한 3자관계 중요…일본서도 한일관계 논의”

    바이든 “한미일 긴밀한 3자관계 중요…일본서도 한일관계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며, 한국 다음으로 방문하는 일본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과 그 현안을 일반적으로 논의했고 일본 방문에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이 경제, 군사적으로 매우 긴밀한 3자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역 장벽과 같은 사안들이 있고, 이를 해결할 방법들에 대해 현재 매우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떤 무역장벽을 의미하는 것인지 설명하지 않았다. 한일관계는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2019년 7월 한국에 반도체 원료 수출을 제한하면서 악화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군사뿐 아니라 경제, 정치적으로 더 긴밀한 협력을 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한미일 협력을) 미국, 일본, 한국뿐 아니라 태평양 전체와 남태평양, 인도태평양으로 확대할 필요에 대해 어느 정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세계 역사의 변곡점에 와있다.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민주주의와 독재국가 간 경쟁이 심화할 것이고, 우리는 (한미동맹이) 역내뿐 아니라 글로벌 동맹이라는 점에 대해 오래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식적인 조약동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를 들면 한국과 일본 모두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고 쿼드(Quad)도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두 정상은 민주주의는 지속 가능하고 지속 가능해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가 함께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 화이자 유통 능력 없고 중국산 못 믿어… 北, 전 세계 2곳뿐인 ‘접종률 0%’ 오명

    화이자 유통 능력 없고 중국산 못 믿어… 北, 전 세계 2곳뿐인 ‘접종률 0%’ 오명

    그간 북한은 “코로나19 환자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전 세계 백신 지원을 모두 거절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집’이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백신을 거부했을까.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률 0%인 국가는 북한과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단 두 곳이다. 이들은 세계 최빈국이자 독재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국제 백신 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는 올해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28만 8800회분 등을 배정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받지 않았다. 중국도 시노백 백신 300만회분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북한이 AZ 백신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부작용 우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북한 의료체계가 워낙 낙후돼 있어 백신 부작용이 속출하면 이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이 때문에 AZ와 같은 방식으로 생산되는 얀센 백신도 거부했다. 중국산 백신에 대해서는 효과를 신뢰하지 않는다. 앞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2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은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덜하다고 알려진) 모더나·화이자 백신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북한이 이들 백신을 구해도 주민들에게 접종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화이자나 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운반하려면 영하 20~70도의 극저온 콜드체인(저온 유통) 장비가 있어야 하는데, 북한에서는 평양 외에는 이런 설비가 갖춰진 곳이 많지 않다. 백신을 안전하게 저장·운송할 장비도 없고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가 북한으로 직접 들어가 현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점도 북한으로선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독재국이 만든 ‘독이 든 쿨에이드’… 러·中, 허위정보 의존하다 낭패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독재국이 만든 ‘독이 든 쿨에이드’… 러·中, 허위정보 의존하다 낭패

    ‘독극물 음료수 집단자살’서 유래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대표적푸틴, 자신이 만든 거짓말을 믿어“우크라인 러 환영” 전쟁준비 소홀 中도 백신 허위정보 퍼뜨려 확산러·中은 민주주의 제도 불신 두 축독재자 원하지 않는 반론 잠재워 민주주의 ‘열린 소통’ 해독제 가져정보의 교환 통해 해결책 공개도1931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제임스 워런 존스는 어린 시절부터 방언이나 병 고침 같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믿는 ‘오순절교회’라는 기독교 분파를 따르는 독실한 신자였고, 20대에 목사가 됐다. 인디애나주에서 포교 활동을 하던 존스는 1965년 거점을 캘리포니아로 옮겨 마약중독자와 도시 빈민들을 상대로 교세를 키웠다. 하지만 자신을 철저하게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빠르게 이단 종교지도자로 변모했고, 1970년대에는 이 단체에서 탈출한 사람들로부터 존스가 자신의 주장에 세뇌된 신도들을 상대로 폭행과 약취 등의 범죄행위를 저지른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언론과 수사기관의 조사 대상이 됐다. 존스는 미국에서의 활동이 힘들어지자 신도 1000명을 이끌고 남미 가이아나로 가서 그곳에 자신들만의 마을을 만들고 ‘존스타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존스타운이라는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건 1978년에 이곳에서 일어난 집단자살 사건 때문이다. 미국의 하원의원과 방송국 기자 등이 가이아나에 찾아와 현장을 조사하자 이들을 살해한 후 사태가 커지자 존스 교주의 명령으로 독극물이 든 음료수를 함께 마시거나, 강제로 들이켜게 해 무려 914명이 한 장소에서 사망한 끔찍한 사건이다. 그런데 그때 사용한 음료수가 유명 브랜드 쿨에이드(Kool-Aid)라고 잘못 알려져서-이들이 사용한 음료는 유사품인 플레이버에이드였다-미국인들은 그 이후로 ‘문제가 있고 위험한 생각을 믿고 따른다’라는 의미로 ‘쿨에이드를 마시다’(drink the Kool-Aid)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단 종교지도자 존스 기행서 드러나 그런데 근래 들어서는 변형된 형태인 ‘자기가 만든 쿨에이드를 마시다’(drink their own Kool-Aid)라는 표현이 확산되고 있다. 자신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나 허위정보를 스스로 믿는다는 뜻인데, 이 말이 자주 사용된다는 건 그런 사례가 흔해졌다는 얘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대표적이다. 군사력에서 월등히 앞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고전하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러시아군은 강력한 무기를 앞세워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이 첫 3주 동안의 러시아 작전을 실패로 규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애초 러시아의 계획대로라면 침공 작전은 며칠 만에 끝났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전격전(blitzkrieg)에 실패한 러시아는 준비했던 전쟁자원이 바닥을 보이며 중국에 전투식량과 무기 원조를 부탁한 상황이다. 세계 2위의 군사강국인 러시아가 왜 이런 오판을 했을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로 꼽히는 건 “푸틴이 자신이 만든 쿨에이드를 마셨다”는 주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방세계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신나치가 정부를 장악하고 있을 뿐,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의 개입을 바라고 있다”는 주장을 해 왔다. 즉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그건 우크라이나를 신나치 정부의 압제에서 해방시켜 주는 구조작전이고,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군을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게 푸틴이 만들어 낸 허구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일단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대계다-다들 이는 전쟁을 위한 구실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쟁이 시작되고 보니 푸틴 자신은 이걸 정말로 믿고 있었음을 알게 됐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편이면 반격은 적을 테니 공격을 최소화해도 되고, 또 그래야 그들의 민심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자신이 만들어 낸 거짓말을 스스로 믿은 셈이다. 하지만 푸틴만 그러는 게 아니다.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은 지난주 자신의 칼럼에서 최근 홍콩, 선전을 비롯한 중국의 대도시들에서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그 원인 중 하나로 중국 정부의 허위정보 확산을 꼽았다. 중국은 팬데믹 초기에 독자적으로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그 결과로 나온 백신은 많은 나라들이 선호하는 mRNA 백신이 아닌 옛 기술에 의존한 백신이었다. 게다가 그 효과도 떨어졌는데, 중국 정부는 자국 백신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구가 개발한 백신에 대한 허위정보와 음모론을 퍼뜨렸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에 따르면 이 결정은 두 가지 실패를 만들어 냈다. 하나는 새로운 변이에 효과가 뛰어난 서구의 백신을 막아 국민을 위험에 노출시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정부가 퍼뜨린 ‘서구의 백신’에 대한 불신론이 백신 전체에 대한 불신을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년층에서 이런 불신으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음모론이라는 것이 만들어 내기는 쉬워도 한번 확산되면 통제가 불가능한데, 섣부른 불장난이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부른 셈이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의 공통점이 있다. 국가 주도의 허위정보 확산으로 자신들의 결정을 보호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스스로 그 허위정보를 믿고 거기에 의존하다가 낭패를 당했다는 점이다. 즉 자신들이 만든 ‘독이 든 쿨에이드’를 마신 것이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진실은 묻혀 하지만 더 중요한 공통점은 이들이 서구를 중심으로 발전한 민주주의 제도를 불신하는 축을 구성하는 나라라는 데 있다. 소셜미디어 공작을 통한 여론 조작으로 민주주의 제도의 약점을 공략해 온 푸틴은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서 드러난 혼란을 ‘민주주의의 한계’라고 봤고,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의 팬데믹 초기 대응 실패를 자신들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비교하면서 중국식 체제의 우월성을 뿌듯하게 생각했다. 이들의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어 보였고,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는 독재체제 옹호론자들이 시진핑과 푸틴의 국가 운영 방식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전쟁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죽는 것은 진실’이라는 말이 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진실보다 국론 일치를 통한 국민 동원이 중요하고, 진실은 대개 이런 목표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세상의 독재 정권들이 끊임없이 ‘국가적 위기’라는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적 위기 앞에서는 독재자가 원하지 않는 이론과 반론을 쉽게 잠재울 수 있다. 그들은 이를 ‘국가의 효율적 운영’이라고 부른다. 그들의 주장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다. 국민의 생각과 주장을 일일이 듣고 그들을 설득하는 건 분명 시간과 자원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고, 한시가 급한 위기 상황에서 ‘유능한 독재자’의 단호한 결정과 강제적 이행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민주주의를 선택한 이유는 이 시스템이 위기의 순간에 빠른 결정을 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때로는 혼란스러워 보이고 우왕좌왕하기도 하겠지만 꾸준한 궤도 수정을 통해 목표를 잃지 않고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정치제도로서 이보다 더 나은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에서 이야기한 중국과 러시아의 예에서 보듯, 독재국가들이 위기의 순간에 더 나은 결정을 내린다고 단정하기도 힘들다. 물론 민주주의 국가들도 헛발질을 하고, 부도덕한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독이 든 쿨에이드를 사회가 마시기도 한다.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지난 몇 년 동안 목격했다. 하지만 독재와 달리 민주주의 시스템은 해독제를 갖고 있다. 정보의 자유로운 교환을 통한 열린 소통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알고리즘에 의한 허위정보 확산이라는 문제가 존재하지만 그 문제의 해결책 역시 투명하게 공개된 방식으로 토론하는 나라들이 있고, 특정 단어들의 검색을 아예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나라들이 있다. ●독재국가 그들만의 온라인 세상 구축 그리고 세상은 점점 더 이들 두 진영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으로 보인다. 인류는 어느덧 눈에 익은 20세기 중반과 같은 풍경 속으로 빨려들어 가고 있다. 유럽에서 탱크가 돌아다니고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물리적 환경도 충격적이지만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정보의 소통을 차단하는 온라인 세상의 분열은 더욱더 두렵다. 푸틴은 페이스북을 ‘극렬주의 조직’이라 부르면서 러시아에서 몰아냈지만, 이미 많은 서구의 온라인 서비스들이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물론 이들 중에는 중국에 아예 진입조차 하지 못한 기업들도 많다. 이제 이 두 나라와 이들의 뒤를 따르는 일부 독재국가들은 그들만의 독자적인 온라인 세상을 구축하고 자신들이 만든 쿨에이드를 마시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그들을 구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마시는 음료수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항상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터레터 발행인
  • “민족주의+독재자…중·러 정권 필패” 노벨상 수상자의 일침

    “민족주의+독재자…중·러 정권 필패” 노벨상 수상자의 일침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겨냥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책은 실패한 것이 입증됐다”고 비판했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은 19일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추가 확산으로 중국 곳곳의 대도시가 봉쇄됐고, 관련한 관리자급 이상의 지역 공무원 60명이 사태에 관한 책임을 지고 해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 1000만 대도시의 다국적 기업들이 잇따라 생산 공장 시설 운영을 중단했고, 일부는 폐업한 곳도 있다. 독재 정권의 국가 운영이 때로는 더 효율적으로 보일 때가 있지만, 법의 구속을 당하는 민주주의 국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운 것이 바로 독재국가인 것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두 국가를 가리켜 ‘양대 독재 국가’라고 평가한 뒤, 최근 장기전에 돌입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폴 크루그먼은 “두 독재 국가의 올해 운은 좋지 않다”면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 되고 있고, 이것은 곧 시 주석의 국가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역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또 “독재 정권의 장점은 입법기관을 통한 수개월에 걸친 법률적인 차원의 논의 없이 신속하게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데 있다”면서도 “이 경우 반드시 도입이 필요하지만 시민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때론 독재 정권의 국가 운영 방식이 민주주의 정권보다 더 효율적인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과 러시아는 그 사례가 매우 다르다고 평가했다.크루그먼은 “장기 독재 정권은 별개의 사안으로 분석해야 한다”면서 “통치자 1인이 장기 집권하면 폭군으로 변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의와 논쟁을 제기할 수 없는 독재자가 통치하는 사회는 개방된 사회보다 오히려 정책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중국과 러시아가 사실상 1인이 집권한 독재 사회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최근 중국 내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하는 등 상당수 대도시에 대한 봉쇄 방침에도 방역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국 당국의 국내산 백신을 고집하는 행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여전히 자신들의 낡은 자체 기술력으로 완성한 중국 국내산 백신을 고집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중국산 백신의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은 효과가 떨어지는 국산 백신을 고집해 서방 국가에서 개발된 외국산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더욱이 일부 관영매체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방 국가에서 개발된 백신 효능이 효과성이 낮고 부작용이 높다는 등의 가짜 뉴스가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을 중국 당국이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다는 지적을 공개한 것. 그는 이어 “이런 가짜 뉴스 탓에 백신을 가장 빨리 접종 완료해야 하는 60대 이상 노인들의 접종률이 오히려 낮은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일부에서는 백신 접종 자체에 대한 불신론이 팽배하다.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와 독재정권이 가진 약점이 혼재된 중국 자체의 문제가 외부로 표출된 것”이라고 했다. 또 “서양 만능주의, 필승주의를 내세우는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백신 거부 사례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에서도 큰 문제다. 러시아와 중국 두 양대 독재 정권이 존재하는 국가를 통해 열린 사회의 장점과 존재 이유를 직접 목격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 [박철희의 글로벌워치] 뒤틀리고 비뚤어진 외교, 정상화해야/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

    [박철희의 글로벌워치] 뒤틀리고 비뚤어진 외교, 정상화해야/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모든 것을 걸었던 문재인 외교는 수렁에 빠졌다.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평화를 가져오겠다던 대북 정책은 다름 아닌 북한에 의해 외면당하고 걷어차였다. 돌아온 것은 평화가 아니라 핵·미사일 위협의 증대였다. 일본을 적대시하면서 죽창을 들 기세로 기세등등하더니 나중엔 꼬리를 내렸다. 대화를 하자고 손을 내밀었지만 성과는 없다. 사드 배치 이후 경제 보복을 시작으로 한국을 업신여겨 온 중국에는 ‘3불’(不), 즉 사드 추가 배치와 미국 미사일방어망(MB)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체결을 하지 않겠다는 주권 양보의 약속을 하고도 받아 든 과실은 안 보인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과 쿼드 동참을 요구하자 모르는 체하다 우리가 필요할 때만 좋은 얼굴을 하고 다른 협력 이슈에는 시큰둥했다. 북한에 뒤통수 맞고, 일본과 등지고, 중국에는 고개 숙이고, 미국에는 신용을 잃었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문재인 외교는 낙제점을 면키 어려울 정도다. 실패에는 원인이 있다. 우선 외교정책의 한복판에 북한과의 대화 협력을 놓고, 여기에 모든 외교를 끌어다 붙였다. 북한 맞춤형 외교가 되다 보니 한반도 문제에만 골몰하는 외골수 외교로 비쳐졌다. 둘째, 국제사회의 움직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우리 민족끼리’에 몰두했다. 지역과 글로벌 환경의 변화를 외면한 축소지향적 외교였다. 셋째, 가치의 착란이다. 독재국가인 중국과 북한에는 살갑게 대하면서 민주국가인 미국과 일본에는 할 말은 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가치를 뒤로한 불균형 연계 전략, 즉 잘못된 편들기이자 엉뚱한 줄서기를 서슴지 않았다. 뒤틀리고 비뚤어져서 균형감각을 잃었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가치와 원칙이 흔들렸다. 이제는 비정상적 외교를 정상화할 때다. 정파적 이익을 앞세우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희망 고문을 하기보다는 국가와 국민의 안전, 안정, 안심을 위해 실용적인 실사구시 외교를 펼쳐야 한다. 한반도에 갇혀 있기보다는 글로벌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국가로 다시 자리매김해야 한다. 한국의 경제력, 문화력, 기술력은 세계를 선도할 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정치가 훼방하고 망가뜨리지만 않으면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다. 자기 앞만 추스르는 ‘벌레의 눈’이 아니라 세계를 품는 ‘새의 눈’으로 세계를 읽어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위를 최우선하는 국익 중심의 외교를 펼쳐야 한다. 북한이 핵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거라면 먼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우리의 자주국방 능력을 향상시켜 북한이 한국을 쉽사리 넘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힘에 기반한 평화를 추구하는 바탕에서 눈치 보기나 비위 맞추기형 평화쇼가 아니라 원칙 있고 예측 가능하며 지속가능한 평화체제 구축에 나서야 한다. 주변국에 대해선 당당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개방적 경제체제와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지켜 나갈 것이라는 신뢰를 상대국이 가지도록 해야 한다. 힘으로 밀어붙이면 한국은 고개를 숙인다는 인상을 심어 주어서는 곤란하다. 한국이 지향하는 가치와 원칙을 분명히 해야 대등하고 호혜적인 관계 구축이 가능하다.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이름으로 선택을 주저하기보다는 자유와 민주, 법치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전략적 명료성을 가지고 동맹 및 우호국과의 폭넓은 네트워크 구축을 시도해야 한다. 유연성 있는 네트워크 구축으로 정치, 군사안보에 한정하지 말고 경제안보, 사이버안보, 인간안보, 기술안보를 포괄하는 복합 네트워크 형성을 지향해야 한다. 한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국제적으로 성장한 나라다. 커진 몸집에 걸맞은 생각과 행동을 실천에 옮길 때다. 그래야 국제사회에서 존경받고 신뢰받을 수 있다.
  • 공포심 조장→ 사이버 공격→ 리틀 그린맨 러 포성 없이 침투하는 ‘하이브리드 軍 전술’

    공포심 조장→ 사이버 공격→ 리틀 그린맨 러 포성 없이 침투하는 ‘하이브리드 軍 전술’

    “냉전 시대의 군사 작전은 ‘하이브리드’로 바뀌었다. 미국과 파트너들은 훨씬 대담해진 독재국가의 전술에 밀리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침공을 개시한 2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하이브리드 전술에 능하다며 이렇게 평가했다. 하이브리드 전술이란 심리전, 경제전, 군사전 등을 혼합한 현대전이다. 외교(Diplomacy)·정보(Information)·군사(Military)·경제(Economy) 등 수단이 종합적으로 쓰여 ‘DIME’(다임)이라고도 부른다. 포성을 울리며 전선을 넘는 재래식 무력 전투와 달라서 침공이 시작됐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우선 러시아는 약 10개월간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10만명이 넘는 군사를 주둔시키고, 각종 군사훈련으로 우크라이나에 공포심을 조장했다. 또 “우크라이나 침공 의도는 없다”고 거짓말을 하며 지속적으로 침공 구실을 생산했다. 앞서 이달 중순에는 러시아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돈바스 내 친러 주민 집단 학살 소식이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가 ‘집단 학살’을 벌였다”고 규탄했다. 이는 돈바스 지역 내 친러 성향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맞서 국지전에 나서는 도화선이 됐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 침공 직전 이른바 ‘리틀 그린맨’도 이용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때 소속을 알 수 없도록 얼굴을 가리고 초록색 군복을 입은 채 활동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번에는 러시아의 특수부대원이지만 지역을 방위하는 DPR·LPR의 친러 반군으로 위장해 활동했다. 서방이 무력 대응에 나서기 어렵도록 유도한 것이다.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은 하이브리드 전술의 핵심이다. 지난 15일에 이어 침공 직전인 23일에도 우크라이나 정부·의회·외교부 및 주요 은행의 웹사이트가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받아 마비됐다. 조세프 나이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는 “사이버 공격은 거리와 관계없고, 빠르게 공격하며, 비용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서방의 대응 전략은 러시아 내부의 민감한 군 전술·전략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었다. 백악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우크라이나 접경지의 러시아군 규모와 배치 형태 등을 공개했고, 러시아의 침공 계획을 수차례 자세하게 알렸다. 러시아는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주둔한 러시아군 일부 병력이 철수했다며 관련 동영상까지 유포했지만 미국은 러시아군의 배치 현황을 공개하며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지난 21일 푸틴 대통령이 DPR·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소위 ‘평화유지군’ 주둔을 발표했을 때도 미국은 평화가 아닌 추가 침공을 확신했다. 이날 푸틴의 돈바스 지역 침공 직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NBC 방송에 “러시아가 오늘 밤 안에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기도 했다. ‘경제 제재의 억지력’도 이용했다. 러시아의 돈줄을 죄는 미국의 독자 제재와 함께 러시아의 돼지저금통으로 기대받던 독일·러시아 간 가스관(노르트스트림2) 개통 승인도 중단시켰다. 하지만 푸틴의 하이브리드 전술에 결국은 당한 모양새다. 외려 미국의 잦은 정보 공개가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일조했으며 경제 제재의 억지력이 크지 않다는 게 증명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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