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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정보본부 “北, 풍계리 핵실험장 내부 준비 끝내”

    국방정보본부 “北, 풍계리 핵실험장 내부 준비 끝내”

    국방정보본부는 30일 북한의 도발 전망과 관련, “미국 대선 전에 핵 이슈를 부각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현재 풍계리 내 핵실험장의 내부 준비는 끝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방정보본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전했다. 국방정보본부는 “파병된 북한군이 전선에 투입돼 있다는 정확한 정보는 아직 없다”면서 “일부 선발대가 전선에 투입됐을 개연성은 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쿠르스크 등 전장으로의 이동이 임박해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군 전사자가 나왔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선 “그와 관련해 뒷받침할만한 정보는 없다”고 답했다. 국방정보본부는 파병된 북한군 편제와 관련해 “독자적인 북한군 편제를 통해 전투를 수행하기보다는 (러시아군과) 혼합 편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언어·지역 문제 등으로 독자적으로 전투를 수행하기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고 혼합 편제를 해야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러 관계에 대해선 “혈맹관계로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상호 간 방위 능력이 강화되도록 지원을 교환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이 러시아의 우주·첨단군사 기술 수용뿐만 아니라 재래식 전력 현대화도 추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국방정보본부는 또 “우주발사체를 비롯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관한 준비도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 대한 준비가 끝나 특정 지역에 배치된 상황”이라며 “거치대에 장착된 상태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권 재진입 기술 검증을 위한 ICBM 발사가 이뤄질 수 있다”며 “11월 미국 대선 전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방정보본부는 북한군이 남북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장벽 공사를 하는 데 대해선 “전 전선에 걸쳐서 10여 군데 병력이 투입된 경향이 보였다”며 “앞으로 군사분계선 상의 공세적 군사활동으로 인한 특정 분쟁 가능성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보내는 오물 풍선의 성능과 관련해선 “GPS(위치정보시스템)가 일부 장착됨으로써 부양 이동에 관한 능력이 일부 향상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 문성호 서울시의원, 중증뇌병변장애인 정책 선도 서울시 위해 토론회 개최

    문성호 서울시의원, 중증뇌병변장애인 정책 선도 서울시 위해 토론회 개최

    중증뇌병변장애인과 가족, 보호자 등에게 온전히 전가되고 있는 돌봄과 보호책임을 사회적으로 분배할 수 있도록 실제 당사자와 정책·예산 책임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문성호 서울시의원(국민의힘·서대문2)이 지난 29일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사단법인 한국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와 공동주관으로 ‘서울시 중증뇌병변장애인 지원정책 성과와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울시는 2019년 전국 최초 뇌병변장애인 지원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뇌병변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비전센터 운영 등 관련 지원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문 의원은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을 통해 뇌병변장애인 보호자를 지원계획 수립에 참여시켜 수혜자 중심의 정책을 만들도록 주문했다. 그 결과, 서울시는 올해 8월 보호자들과의 논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제2기 뇌병변장애인 지원 마스트 플랜을 발표했다. 이에 오늘 토론회는 1기 마스터 플랜 고찰과 2기 관련 향후 과제를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토론회 발제자인 전주대학교 의과대학 재활학과 최복천 교수는 뇌병변장애는 중복장애 비율이 높고, 장애에 따른 복합적인 증상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도 많아 장애 특성상 타 장애 유형에 비해 일상생활 유지에 다른 사람 지원이 더욱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장애인의 이동, 일상생활 지원, 건강관리 등을 위해 다양한 보조공학적 개입과 보조기기가 필요하지만 비용 문제와 함께 24시간 케어가 필요한 장애인을 두고 생계 문제에 부딪힌 보호자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총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백은령 교수는 특히 중증·중복 뇌병변장애인 전문 긴급돌봄 시설을 확대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백 교수는 1기 마스터 플랜에 의해 전국 최초 설치된 단기 거주시설 모델인 긴급돌봄 시설이 강동구 한 곳에 있어 정작 보호자의 질병 등 위기 상황 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긴급·수시 돌봄 욕구 특성상 즉각 대응을 위해 언제나 돌봄 티오에 여유가 있어야 하지만, 운영자의 운영 실적 압박 등으로 필요시 수급이 불가한 운영상황 발생 여지가 높다며, 정성적인 실적 평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어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의 조준호 대표는 뇌병변장애인 장애 특성상 독자적 생계유지의 어려움, 높은 의료비용과 보장구 비용, 돌봄 난이도 등으로 촘촘한 지원체계가 수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병변 장애 진단부터 조기 개입, 일상생활과 돌봄, 몸의 변화에 따른 보조기구 변경까지 생애주기 전반에 세심한 공공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만28세 최중증 뇌병변장애인의 보호자인 이정욱 대표는 사지마비, 와상의 신체장애와 시각장애, 지적장애, 뇌전증을 중복으로 가진 자녀의 장애로 일상생활 영위에 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자녀의 생애 동안 기저귀에만 약 1억원의 비용을 들였다는 이 대표는 특수 휠체어, 보조기기, 차량용 리프트 등 일상생활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의 비용이 들지만 밀착 돌봄이 필요한 만큼 보호자의 경제활동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필두로 한국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는 서울시와의 오랜 논의 끝에 전국 최초 뇌병변장애인 대소변흡수용품 지원사업 성사했으며, 현재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모범 정책사례가 되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1기 플랜 중점과제로 뇌병변장애인 낮활동 지원을 위해 설립된 비전센터는 복지선진국 못지않은 환경과 인력지원, 특수 보장구 설비 지원으로 뇌병변장애인의 최고 시설이라 불린다. 현재 마포구, 구로구, 노원구에 운영 중이며 서대문구는 리모델링 공사 중으로 모든 뇌병변장애인이 제한기한 없이 원하는 만큼 누릴 수 있도록 25개 자치구 설치가 필요하며, 공간확보에 있어 자치구 책임이 부담으로 작용해 사업속도가 더딜 수 있어 서울시와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긴급수시돌봄센터의 권역별 시설 확충과 국경일·공휴일 등 긴급사항 상시 이용할 수 있도록 인력 확보를 요청했으며, 2기 마스터플랜에 포함된 자세유지보조기센터 신설과 중증뇌병변장애인 24시간 돌봄시설 확충 등에 대한 성공적인 정책실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1기 마스터플랜을 끌어냈으며 현재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이병도 의원은 1기 마스터플랜의 부족한 점과 향후 과제를 생각하며 무겁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이 의원은 중증뇌병변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지원 필요성을 공감하고, 우선적으로 24시간 돌봄확충과 자세기구센터가 차질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비전센터가 모든 자치구에 마련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의회, 자치구가 적극적으로 나서 함께 현실화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며 토론을 마쳤다. 마지막 토론자인 서울시 장애인복지과 임지훈 과장은 2기 마스터플랜을 토대로 건강 의료 지원 확대와 활동 지원 서비스 내실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긴급도움센터 이용 시 장거리 이동시간 대책 마련을 위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임 과장은 함께 하는 24시간 돌봄이 실현되기 위해 계속해서 중증뇌병변 장애인 당사자 및 보호자와 논의하며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토론 후 질의응답에서는 실제 뇌병변장애인 보호자들의 뜨거운 질의와 요청이 이어졌다. 한 뇌병변장애인 보호자는 “마포비전센터에서 낮활동을 했던 자녀가 특수학교 등 여타 기관이나 시설을 경험했지만, 비전센터 다니며 제일 행복해한다”라며 “5년의 제한 기한으로 인해 1년 4개월 뒤 시설을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가 낮시간을 시설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지내는 동안 보호자는 생계 전선을 뛰어다녀야만 하지만, 다른 주간보호센터 대기자가 많고 마땅한 대안이 없어 막막하다며 관련 대책을 요청했다. 10월 31일로 주간보호센터를 나와야 하는 최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의 보호자는 맡길 수 있다는 시설 어디든 알아봤지만 대기자가 많아 갈수 없고, 비전센터 다닌다는 사람은 여전히 꿈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36세 뇌병변장애인의 보호자는 지난해 질병으로 자녀 돌봄이 어려웠지만 긴급돌봄센터에서 요구하는 각종 서류를 아픈 몸으로 해결할 수 없어 결국 맡기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울릉도에서 경제활동을 하던 부친이 모든걸 접고 올라와 사실상 가정 생계가 무너질뻔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실질적인 중증뇌병변장애인 지원정책을 두고 중증뇌병변장애인인 보호자 당사자들과 서울시, 서울시의회가 모여 실제 정책 적용으로 순환할 수 있는 논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문 의원은 “법제화를 통해 구체적이고 촘촘한 중증뇌병변장애인 맞춤 지원이 가능하도록 입법노력을 진행할 것이며, 서울시와 중증뇌병변장애인 보호자 분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이어 나가 모두가 행복한 서울시를 만들 수 있도록 의정활동에 힘쓰겠다”라며 토론회를 마쳤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서울시의회 김혜지 의원(강동1)이 사회자로 나섰으며, 이종환 부의장(강북1),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옥 위원장(광진3), 서울특별시 정상훈 복지실장이 축사자로 참여했으며, 서울특별시의회 최호정 의장(서초4), 김인제 부의장(구로2),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서면 축사로 토론회를 개최를 축하했다. 또한 심미경 의원(동대문2), 옥재은 의원(중구2), 윤영희 의원(비례), 이경숙 의원(도봉1), 이종배 의원(비례), 정지웅 의원(서대문1) 등이 참석했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정듦에 대하여

    [김동률의 아포리즘] 정듦에 대하여

    이 글은 얼마 전 곁을 떠난 한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다. 따라서 반려견에 대해 부정적인 독자는 읽지 않으면 좋겠다.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년간 반려견과 함께했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반려견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사람이 남긴 음식물 찌꺼기를 먹고, 대청마루 밑에서 자고, 때가 되면 개장수에게 팔려가는 정도가 전부였다. 나처럼 촌에서 자란 이땅의 중년세대는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리라. 반려견을 들인 것은 아이들 때문이다. 지금은 다 큰 아이들이 초등생 때다. 아침저녁 개 타령에 결국 항복했다. 선배 교수로부터 분양받은 몰티즈였다. 이름은 발토. 소설로, 영화로 유명한 알래스카의 전설적인 썰매개 이름에서 따왔다. 시고르자브종(시골 잡종의 은어)만 알고 있던 나에게 정통 반려견인 몰티즈는 놀라움의 대상이었다. 야심한 귀갓길, 취해 들어서면 현관 입구에 있다가 과분할 정도로 반겨 준다. 행여 해외에 가서도 전화기에 내 목소리가 들리면 야단이라고 아내가 말했다. ‘개는 개다’라는 나의 생각을 깨는 데는 불과 한 달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발토와의 행복은 짧았다. 언젠가부터 시름시름 기운을 잃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오니 눈을 감은 채 완전히 굳어 있었다. 집 근처 동물병원장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맥박만 있을 뿐 죽어 가고 있다. 치료불능이라는 것이다. 뒤늦게 달려온 아이들이 훌쩍이고 있다. 방법이 없겠냐고 사정하는 나에게 서울대 동물병원에 가 보라고 했다. 서울대 병원의 진단도 다르지 않았다. 선천성 호르몬 부족으로 어렵다고 했다. 설사 운이 좋아 생존하더라도 4주마다 호르몬 주사를 투입해야 하고 비용이 만만찮다고 말한다. 안락사가 최선이라고 충고했다. 케이지에 있는 발토는 여전히 코마 상태다. 며칠 안에 안락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사흘째 되는 날 자정, 가족 모두 병원으로 향했다.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서다. 발토는 여전히 혼수상태.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식구들이 ‘발토’라고 이름을 부르자 뜻밖의 반응이 일어났다. 눈은 감겨 있지만 맥박이 요동치고 몸을 부르르 떨며 꿈틀거린다. 눈물이 쏟아졌다. 당직 의사가 말했다. 주인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살려는 의지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완치불능이니 이쯤에서 작별하라고 한다. 아내와 아이들은 내게 결정을 미룬다. 나부터 나섰다. 비싼 호르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저녁자리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아이들도 저마다 절약책을 내놓았다. 열흘 뒤 집으로 데려왔다. 그날 이후 15년간 매달 동물병원을 찾았다. 200회가 넘는 횟수. 비용이 만만찮았다. 욕해도 할 수 없다. 중형 세단 한 대 값쯤 들었다. 그러나 누구도 세월을 비켜 가지 못한다. 얼마 전 아들 품에 안겨 멀리 떠났다. 검소하게 화장을 했다. 자주 다니던 사찰의 배롱나무 밑에 유골분을 묻었다. 정든 반려견과의 이야기는 이쯤에서 끝난다. 사실 나에게 반려견과의 정듦 이야기는 새삼스럽지 않다. 냉정한 사람임에도 정듦에 대해 많이 약한 편이다. 손때가 묻은 것들을 차마 버리지 못한다. 요즘 유행하는 ‘버리고 살기’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큰 어려움은 없다. 많이 사지 않기 때문에 버릴 것도 별로 없다. 옷도 서너 번 수선해 입는다. 골프 클럽은 삼십년이 다 돼 간다. 필드에 가면 캐디들이 신기해하며 사진 찍기 바쁘다. 클럽을 바꾸면 최소 다섯 타는 줄일 수 있다고 야단들이다. 그러나 게임에 질지언정 버리지 못한다. 비합리적이다. 그러나 인간은 논리와 합리만으로 사는 게 아니다. 나에게 있어 낡은 물건을 버리는 것은 정든 친구를 버리는 것과 같다. 차가운 머리보다는 따뜻한 가슴이 명령하는 그 무엇에 대해 나는 늘 굴복하게 된다. 쓸모없는 물건에게도 생명체처럼 느끼게 하는, 알 수 없는 신비로움에 감탄하고 있다. 서울 인근 야산들이 버려진 개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섬에도 개들은 버려진다. 나는 인간의 이 야만스러움에 개탄한다. 자동차와 같은 물건도 정이 드는데 인류의 오랜 친구인 반려견을 버리는 행위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버림받은 그들이지만 여전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거리에 낙엽이 부쩍 많아졌다. 이브 몽탕의 ‘고엽’을 들어야겠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매체경영)
  • ‘두 얼굴’ 러브크래프트의 매혹

    ‘두 얼굴’ 러브크래프트의 매혹

    ‘크툴루의 부름’ 등 핵심 다섯 편 우주적 공포 앞 나약한 인간 그려우생학 신봉·유색인종 혐오에도서브컬처·대중문화 전방위 영향 ‘크툴루 신화’ 창시자이자 현대 호러 문학의 아버지. 동시에 우생학을 신봉했던 인종차별주의자. 미국 작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1890~1937)의 두 얼굴이다. 그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분명한 건 어떤 방법으로든 그를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생산되는 거의 모든 호러 판타지 세계가 러브크래프트를 자양분으로 삼고 있어서다. 최근 출간된 ‘러브크래프트 걸작선’(을유문화사)은 작가 특유의 절망적인 세계관을 다시 한번 열어젖혀 독자에게 선보인다. 2010년대 초반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전집이 번역돼 나온 후 약 10년 만이다. 러브크래프트의 문학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작품 다섯 편을 묶었다. 그가 창조한 신화적 체계를 뜻하는 크툴루 신화의 기초가 되는 ‘크툴루의 부름’을 비롯해 ‘외부자’, ‘벽 속의 쥐들’, ‘어둠 속에서 속삭이는 자’, ‘우주로부터의 색’ 등이 담겼다. 인간을 압도하는 초월적인 힘을 가진 고대의 우주적 존재 ‘그레이트 올드 원’ 중 하나인 크툴루와 그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을 그린 ‘크툴루의 부름’을 읽으면 인간이란 한없이 나약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앞서 많은 신화와 문학이 영웅적인 인간을 앞세워 악과 맞서 승리하는 모습을 그렸지만 러브크래프트는 정반대의 결말로 향한다. 인간은 우주적인 공포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저 죽을 운명을 기다리는 존재일 뿐이다. 요즘 장르문학계에서 ‘코스믹 호러’라는 용어로 통칭하는 세계관의 시작이 바로 러브크래프트다. 러브크래프트는 당대에 없었던 기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마냥 신봉하기에는 다소 꺼림칙한 구석이 있다. 그가 인종 간 우열을 전제하는 우생학을 따랐으며 반유대주의자였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작품 곳곳에서 흑인 등 유색 인종에 대한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러브크래프트가 오늘날 서브컬처, 대중문화에 미친 전방위적 영향을 생각하면 문학사에서 그의 이름을 빼놓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끈적한 점액질의 액체를 뿜어내며 촉수를 가진 해양생물 형태로 공포스러운 존재를 그리는 서구 호러·SF의 전통은 러브크래프트에서부터 이어진 것이다. PC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한 종족인 ‘저그’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크툴루는 두족류의 머리를 가진 신으로 묘사되는데,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등장하는 문어 머리를 한 악당 ‘데비 존스’를 떠올리게 한다. ‘할리우드가 사랑한 작가’이자 그 역시 호러 문학의 거장인 스티븐 킹은 러브크래프트를 일컬어 “20세기 공포의 가장 위대한 실천가인 그를 능가한 사람은 지금껏 없다”고도 했다. 작품을 옮긴 이동신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러브크래프트가 추구하는 공포는 초자연적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결코 비과학적이지 않은 기이한 공포”라며 “작품 속 세계는 터무니없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세계이지만 의미를 곱씹어 보면 그렇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北, 김정은 암살 의식해 경호 수위 높여”

    “北, 김정은 암살 의식해 경호 수위 높여”

    북한군 러 파병에 공격·테러 대비전파 교란車·드론 탐지 장비 도입주애 지위 격상, 김여정 안내 받아 국가정보원은 29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암살 가능성을 의식해 최근 경호 수위를 높였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여파로 해석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꼽히는 김주애의 지위도 북한 내에서 격상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국정원은 또 향후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정찰위성 재발사,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미국 대선 이후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전망했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김정은에 대한 암살 등을 의식해 통신 재밍(전파 교란) 차량 운용, 드론 탐지 장비 도입 추진 등 경호 수위를 올리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북한군이 파병됐다는 사실이 대외적으로 확인된 만큼 추후 김 위원장을 노린 공격이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 등이 중동 분쟁에서 전황을 바꾸기 위해 ‘요인 암살’을 자주 활용하는 데다 파병에 따른 북한 내 동요도 김 위원장에게 위험 요소일 수 있다. 이미 2012년 11월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완공을 앞둔 복합편의시설 류경원 등을 시찰하기 전에 한 남성이 인근 나무 아래에 숨겨진 기관총을 발견해 신고하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암살 시도가 보도된 바 있다. 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지난해 12월 국방부 장관 시절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은 참수 작전’도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 북한은 우리나라에서 출발한 무인기가 지난 3일, 9일, 10일에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고 언급했는데,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암살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경호 수위를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내부 파병 동요를 줄이려면 경호 수위를 높이면서도 외려 공개 활동은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 일가 동향 관련 보고에서 “올해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지난해와 비교해 현재까지 110회, 약 60% 이상 증가했다”며 “이달 들어 ‘주체’ 연호 사용을 중단하고 해외에 파견된 인력엔 김일성·김정일 문헌을 대신해 김정은의 혁명 역사학습을 재차 강조하는 등 선대 삭제, 김정은 독자 우상화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장녀 김주애에 대해선 최근 지위가 격상되는 등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봤다. 국정원은 “(북한은) 김주애와 관련해 노출 빈도를 조절하면서 당 행사까지 그 활동 범위를 넓히고,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안내를 받거나 최선희 외무상의 보좌를 받는 등 지위가 일부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주애가 전담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와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나 김 위원장과 찍은 ‘투샷’ 등이 공개된 점을 고려하면 입지가 북한에서 격상된 것으로 감지된다고 했다. 김주애는 가장 유력한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평가된다. 국정원은 북한 매체에서 김주애에 대해 ‘향도’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으로 볼 때 현재까지 김주애가 후계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향도는 ‘앞길을 밝혀 주고 이끌어 나간다’는 뜻으로 북한에서는 수령이나 후계자에게 사용되는 표현이다. 국정원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극초음속 IRBM과 ICBM 등을 발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첨단 부품 구입과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으로 지난 5월 실패한 정찰 위성을 다시 발사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격적으로 미국 대선 이후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면서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국정원은 최근 북중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의견에 대해선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계속 그렇게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러시아 파병 소식을 중국에 알렸는지에 대해선 “통보하지 않았겠냐”고 했다. 우리 정보 요원이 우크라이나로 파견 갈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북한군이 해외 파병 전투를 치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고, 북한 역량을 파악할 절호의 기회”라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 국정원 “北, 김정은 암살 의식해 경호 수위 격상…김주애 지위 격상”

    국정원 “北, 김정은 암살 의식해 경호 수위 격상…김주애 지위 격상”

    국가정보원은 29일 최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암살 가능성을 의식해 경호 수위를 올렸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여파로 해석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꼽히는 김주애의 지위도 북한 내에서 격상됐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김정은에 대한 암살 등을 의식해 통신 재밍(전파 교란) 차량 운용, 드론 탐지 장비 도입 추진 등 경호 수위를 올리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북한군이 파병됐다는 사실이 대외적으로 확인된 만큼 추후 김 위원장을 노린 공격이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일가 동향 관련 보고에서 “올해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지난해와 비교해서 현재까지 110회, 약 60% 이상 증가했다”며 “이달 들어 ‘주체’ 연호 사용을 중단하고, 해외에 파견된 인력엔 김일성·김정일 문헌을 대신해 김정은의 혁명 역사학습을 재차 강조하는 등 선대 삭제, 김정은 독자 우상화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평양 상공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에서부터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주체 1년으로 하는 연호 사용을 중단했다. 27년간 사용해 온 주체 연호 사용을 중단한 것은 선대의 후광에 기대지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집권 13년 차에 접어든 올해 김 주석의 생일을 ‘태양절’로 부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장녀 주애에 대해선 최근 지위가 격상되는 등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봤다. 국정원은 “(북한은) 김주애와 관련해 노출 빈도를 조절하면서 당 행사까지 그 활동 범위를 넓히고, 김 부부장의 안내를 받거나 최선희 외무상의 보좌를 받는 등 지위가 일부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주애가 전담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러시아 대사와 직접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나 김 위원장과 둘이 찍은 ‘투샷’ 등이 공개된 점을 고려하면 그의 입지가 북한에서 격상된 것으로 감지된다고 했다. 김주애는 가장 유력한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평가된다. 국정원은 북한 매체에서 김주애에 대해 ‘향도’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으로 볼 때 현재까지 김주애가 후계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향도는 ‘앞길을 밝혀주고 이끌어 나간다’라는 뜻으로 북한에서는 수령이나 후계자에게 사용되는 표현이다. 국정원은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기정사실화하고, 평양 상공 무인기 침투 사건을 빌미로 무력 보복 위협, 군 비상근무 유지 등 북한 내 전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으로 봤다. 북한 주민들에게 대남 적개심을 생산하는 선전전과 더불어 남북 대치 분위기를 정책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고 했다.
  •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 라이브 커머스 방송, 누적 70만 뷰 달성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 라이브 커머스 방송, 누적 70만 뷰 달성

    글로벌 뷰티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그룹 레페리가 오프라인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에서 선보인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가 네이버 쇼핑라이브 채널인 ‘레오플릭스’ 방송 사상 최초로 누적 시청자 수 70만 뷰를 달성해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뷰티 리테일’(Global Beauty Retail)의 저력을 보여줬다. 레페리(대표 유원)는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 IP를 기반으로 구현한 오프라인 리테일 스토어에서 레오제이와 바닐라코, 웨이크메이크가 라이브 커머스인 네이버 쇼핑라이브 ‘Select LIVE by Leo J’를 각각 지난 18일과 25일 양일 간 진행한 결과, 방송 1개 기준 누적 시청자 수가 레오플릭스 방송 사상 최초로 70만 뷰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2021년 네이버 쇼핑라이브 중 레오제이 자체 브랜드 채널인 ‘네오플릭스’ 채널이 개설된 이후 최고 누적 시청자 수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레페리가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동시다발적으로 상호 연계해 옴니(OMNI) 채널화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실현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뷰티와 유통업계에서는 핵심 과제로 여겨졌던 ‘옴니 채널화‘와 ‘O2O 서비스’ 실현을 디지털 파급력은 물론, 온⠂오프라인에서 구독자와 소통부터 제품 추천, 상거래까지 확장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크리에이터 IP(지식재산권)를 중심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며 획기적인 시도였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로써, 글로벌 뷰티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그룹 레페리는 뷰티 마케팅과 유통 등을 한 데 아우르는 이른바 ‘뷰티테일(뷰티+리테일) 밸류체인‘을 성공적으로 구현해내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레페리는 12일부터 27일까지 기존 팝업스토어나 상설 매장과 달리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가 국내·외 소비자들과 대면해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영역 국내·외 21개 브랜드, 38개 제품을 직접 추천하고 판매, 현장에서 소통 및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형태의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다.
  • 해리스 지지 WP 사설 막은 베이조스, 20만명 구독 취소에 “바닥난 언론 신뢰 회복 기회” 반박

    해리스 지지 WP 사설 막은 베이조스, 20만명 구독 취소에 “바닥난 언론 신뢰 회복 기회” 반박

    미국 대표 진보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소유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28일(현지시간) 오후 게재한 사설에서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누구도 지지하지 않기로 한 최근의 결정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가 이날 쓴 “냉정한 진실: 미국인들은 뉴스 미디어를 신뢰하지 않는다” 제하 사설은 미국 공영 NPR이 윌 루이스 WP CEO가 지난 25일 사퇴 의사를 표명한 뒤 20만 명 이상의 디지털 구독자를 잃었다고 보도한 지 몇 시간 만에 게재됐다. 베이조스는 이날 “미국 국민이 상실한 언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고 자신이 내린 ‘지지 후보 없음 표명 결정’을 자평했다. 그는 “선거와 그에 따른 감정에서 좀 더 멀리 떨어진 순간에 변화를 만들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쇼핑몰 아마존을 창업한 뒤 억만장자가 된 그는 2013년 WP를 인수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지지 후보를 표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1933년부터 1946년까지 워싱턴 포스트의 발행인이었던 유진 마이어는 같은 생각을 했고 그는 옳았다”면서 “그 자체로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신뢰의 척도를 크게 높일 수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단계”라고 반박했다. 그는 “신뢰와 평판에 관한 연례 대중 설문조사에서 언론인과 미디어는 정기적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으며, 종종 의회 바로 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의 갤럽 여론조사에서 우리는 의회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제 우리 직업은 가장 신뢰도가 낮은 직업이 됐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분명히 효과가 없는 것이다. 비유를 들어보겠다. 투표 집계 기계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투표를 정확하게 집계해야 하고, 사람들은 투표 기계가 정확하게 집계한다고 믿어야 한다. 두 번째 요건은 첫 번째 요건과 구별되며 첫 번째 요건만큼이나 중요하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정확해야 하고, 정확하다고 믿어야 한다. 삼키기 힘든 쓴 약이지만, 우리는 두 번째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시민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언론계를 비판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디어가 편향되어 있다고 믿는다. 이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현실에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현실과 싸우는 사람은 지게 된다. 현실은 무패의 챔피언이다. 언론 신뢰도가 오랫동안 계속 떨어짐에 따라 사회적 영향력이 감소하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쉽지만, 피해의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평하는 것은 전략이 아니다. 우리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통제할 수 있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그가 소유한 또 다른 회사인 블루오리진의 데이브 림프 최고경영자(CEO)가 사설을 막은 당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여기에는 어떠한 종류의 퀴드프로쿠오(quid pro quo, 가치 있는 것을 주고 받는 대가성 관계)도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캠페인이나 후보자 모두 이 결정에 대해 어떤 수준이나 방식으로든 상의하거나 정보를 받지 않았다. 전적으로 내부적으로 결정되었다. 제 회사 중 하나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의 CEO인 데이브 림프는 발표 당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다 . 저는 그 사실을 알았을 때 한숨을 쉬었다. 원칙에 따른 결정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이를 규정하려는 사람들에게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저는 그 회의에 대해 미리 알지 못했고, 림프조차도 미리 알지 못했다. 그 회의는 그날 아침에 급히 일정이 잡혔다. 그것과 대선 지지에 대한 우리의 결정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으며 그렇지 않다는 모든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언론의 신뢰성이 부족한 건 WP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미디어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즉흥적인 팟캐스트, 부정확한 소셜 미디어 게시물 및 기타 검증되지 않은 뉴스 소스로 전향하고 있고, 이는 빠르게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는 유수의 언론상을 수상하고 있지만, 점점 더 특정 엘리트에게만 이야기하는 매체로 변해가고 있다. 점점 더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만 이야기한다. (물론, 우리가 항상 이런 식은 아니었다. 1990년대에 우리는 DC 광역권에서 80%의 가구 보급률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개인적인 관심사를 밀어붙이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이 신문이 전혀 영향력이 없어지는 것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팟캐스트와 소셜미디어의 비난에 밀려서, 싸워보지도 못하고 말이다. 위험 요소가 너무 크다.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세상에는 믿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고 독립적인 목소리가 필요하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의 수도보다 그 목소리가 나오기에 더 좋은 곳이 어디 있겠나? 이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새로운 힘을 발휘해야 한다. 어떤 변화는 과거로의 회귀일 것이고, 어떤 변화는 새로운 발명품일 것이다. 물론 비판은 새로운 것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것이 세상의 방식이다. 이 모든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 노력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저널리스트 중 다수가 워싱턴 포스트에서 일하고 있고, 그들은 매일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 힘겹게 일하고 있다. 그들은 신뢰받을 자격이 있다”고 글을 매듭지었다.
  • 국정원 “北고위 장성 등 전선 이동 정황…김정은 암살 대비 경호 격상”

    국정원 “北고위 장성 등 전선 이동 정황…김정은 암살 대비 경호 격상”

    국가정보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고위급 장성 등을 포함한 일부 병력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29일 밝혔다.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과 러시아 간의 병력 이송이 진행 중”이라며 “고위급 군 장성을 포함한 일부 인원의 전선 이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중”이라고 보고했다. 또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러시아 군사 용어 100여개를 교육하고 있다”면서 “북한군이 어려워한다는 후문이 있는 상태라 소통 문제의 해결이 불투명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파병으로 인한 북한군 내 동요가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국정원은 “휴대전화 사용 금지와 입단속, ‘훈련을 간다’고 거짓 설명 등 조치에도 파병 소식이 퍼지면서 ‘왜 남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느냐’며 강제 차출을 걱정하는 군인들의 동요도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10월 23~24일 모스크바와 평양을 왕복한 러시아 정부의 특별기에는 북한군 파병에 관여하는 러시아 안보 핵심 관계자가 탑승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국제사회 반발에 직면한 파병 문제와 관련한 이견 조율 목적으로 보이며 이후 양측이 공히 사실상 파병을 시인한 것도 이런 방문 이후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전날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선 “고위급 채널을 통한 추가 파병, 반대급부 등 후속 협의를 했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향후 북한의 도발 전망과 관련해서는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발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북한은 첨단 부품 구입 및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으로 지난 5월 실패한 정찰 위성을 다시 발사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대선 이후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면서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올해 북한 노동자 4000여명이 러시아로 파견됐으며 지난 6월 신(新) 조약 체결 이후 광물을 비롯해 국제 제재를 받는 금수품에도 이면 합의가 이뤄지는 등 경제 분야 협력에도 속도를 내는 것으로 파악했다. “北, 김정은 암살 가능성 의식해 경호 수위 높이는 중” 국정원은 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암살 가능성을 의식해 경호 수위를 격상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 일가 동향 관련 보고에서 “올해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지난해에 비해서 현재까지 110회, 약 60% 이상 증가한 가운데, 김정은에 대한 암살 등을 의식해서 통신 재밍(Jamming, 통신 차단·왜곡 기술) 차량 운용, 드론 탐지 장비 도입 추진 등 경호 수위를 격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달 들어서는 ‘주체’ 연호 사용을 중단하고 해외에 파견된 인력들에 김일성· 김정일 시대 등 선대의 문헌을 대신해서 김정은의 혁명 역사 등을 재차 강조하는 등 선대 삭제, 김정은 독자 우상화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후계자 수업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에 대해서는 최근 지위가 격상된 것으로 분석했다. 국정원은 “김주애는 노출되는 빈도를 조절해 가면서 당 행사까지 그 활동 범위를 넓히는 가운데 김여정의 안내를 받거나 최선희의 보좌를 받는 등의 활동이, 그 지위가 일부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러시아 대사와 직접 담소를 나누는 장면, 김정은·김주애 둘이 있는 ‘투샷 사진’을 공개한다든지, 전담 경호원을 대동하는 등 확고한 입지가 감지된다”고 보고했다.
  • 안 도와주네…조국당 거리 두는 민주당 “탄핵은 우리가 알아서”

    안 도와주네…조국당 거리 두는 민주당 “탄핵은 우리가 알아서”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조국혁신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준비와 관련해 “탄핵은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며 거리를 뒀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조국혁신당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계획과 관련해 “민주당은 지금 탄핵과 관련해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법률가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결정적인 시기가 오면 안을 완벽하게 만들 텐데 조만간 초안이라도 공개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윤 원내대변인은 “탄핵 등 조국혁신당이 추진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발맞춰갈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탄핵 문제는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정국 상황 등 여러 가지 지표를 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득구 의원 등 민주당 일부 의원이 ‘윤석열 탄핵 준비 의원연대’ 모임에 가입하거나 탄핵 관련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당 지도부는 의원의 개별적인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지도부가 탄핵 방침에 거리를 두는 데 대해 “민주당이 탄핵에 소극적”이라며 국민 여론을 함께 모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가장 늦게, 광장의 민심보다 굉장히 늦게 (나섰다)”면서 “그때 정작 민주당은 굉장히 소극적이었고 탄핵집회에 참석하는 것 자체를 굉장히 망설였다. 그때 선명하게 탄핵 주장을 한 사람이 이재명 대표”라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지금은 그 민주당이 가장 소극적이고 망설이는 상황이다. 국민 여론을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국민이 움직이면 민주당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는 사회자의 말에 “맞다”고 동조했다.
  • “구독 취소할게요”…사흘 만에 20만 독자 잃은 워싱턴포스트, 무슨 일

    “구독 취소할게요”…사흘 만에 20만 독자 잃은 워싱턴포스트, 무슨 일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사설을 준비했다가 사주의 결정으로 철회한 이후 독자 수십만명을 잃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 따르면 이날 정오까지 20만명이 넘는 WP 독자가 디지털 구독을 취소했다. 이는 종이 신문 구독자를 포함한 유료 구독자 250만명 중 약 8%에 해당한다. NPR은 WP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구독 취소 건수가 이날 오후 내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WP 기자들은 자기 친척들 역시 구독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구독 취소가 잇따르는 이유는 WP의 편집인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윌리엄 루이스가 지난 25일 독자들에게 쓴 글을 통해 이번 대선부터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서다. 이 신문은 1976년 이후 1988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WP는 이번에도 해리스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사설 초안을 작성했으나 이를 게시하지 않았는데 “그 결정은 사주인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가 내렸다”고 기사를 통해 밝혔다. 루이스 CEO는 이에 성명을 내고 “WP 소유주와 대통령 지지 선언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둘러싼 보도는 부정확했다. 그(베이조스)는 초안을 받지도, 읽지도, 의견을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WP 안팎에서는 아마존 창업자이자 WP를 소유한 제프 베이조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WP의 전 편집장인 마티 배런은 NPR과의 인터뷰에서 “이 결정을 3년 전, 2년 전, 혹시 1년 전에 했더라면 괜찮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결정은 선거를 몇 주 앞두고 이뤄졌으며 신문의 편집국과 실질적인 진지한 숙의가 없었다. 이 결정은 숭고한 원칙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이뤄졌다”고 했다.
  • 현대 호러의 아버지 혹은 인종주의자…‘두 얼굴’ 러브크래프트의 매혹

    현대 호러의 아버지 혹은 인종주의자…‘두 얼굴’ 러브크래프트의 매혹

    ‘크툴루 신화’의 창시자이자 현대 호러문학의 아버지. 동시에 우생학을 신봉했던 인종차별주의자. 미국 작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1890~1937)의 두 얼굴이다. 그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분명한 건 어떤 방법으로든 그를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생산되는 거의 모든 호러 판타지의 세계가 러브크래프트를 자양분으로 삼고 있어서다. 최근 출간된 ‘러브크래프트 걸작선’(을유문화사)은 한동안 잊고 있었던 작가 특유의 절망적인 세계관을 다시 한번 열어젖혀 독자에게 선보인다. 2010년대 초반 황금가지에서 전집이 번역돼 나온 이후 약 10년 만이다. 러브크래프트의 문학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작품 다섯 편을 묶었다. 그가 창조한 신화적 체계를 뜻하는 ‘크툴루 신화’의 기초가 되는 작품 ‘크툴루의 부름’을 비롯해 ‘외부자’, ‘벽 속의 쥐들’, ‘어둠 속에서 속삭이는 자’, ‘우주로부터의 색’이 담겼다. “우리는 무한대의 검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무지라는 평화로운 섬에 살고 있고, 멀리 여행하지 못할 운명이다.”(‘크툴루의 부름’·51쪽) 인간을 압도하는 초월적인 힘을 가진 고대의 우주적 존재 ‘그레이트 올드 원’ 중 하나인 ‘크툴루’와 그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을 그린 ‘크툴루의 부름’을 읽으면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앞서 많은 신화와 문학이 영웅적인 인간을 앞세워 악(惡)과 맞서서 승리하는 모습을 그렸지만, 러브크래프트는 정반대의 결말로 향한다. 인간은 우주적인 공포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저 죽을 운명을 기다리는 존재일 뿐이다. 요즘 장르문학계에서 ‘코즈믹 호러’라는 용어로 통칭하는 세계관의 시작이 바로 러브크래프트다. “가장 오래되고 강렬한 인간의 감정은 공포”라고 선언했던 러브크래프트는 당대 없었던 기이하고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마냥 신봉하기에는 다소 꺼림칙한 구석이 있다. 그가 인종 간 우열을 전제하는 우생학을 따랐으며, 반유대주의자였다는 점이다. 아울러 작품 곳곳에서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러브크래프트가 오늘날 서브컬처, 대중문화에 미친 전방위적 영향을 생각하면 문학사에서 그의 이름을 아예 빼놓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끈적한 점액질의 액체를 뿜으며 촉수를 가진 해양 생물의 모습으로 공포스러운 존재를 그리는 서구 호러·SF의 전통은 러브크래프트에서부터 이어진 것이다. PC게임 ‘스타크래프트’의 한 종족인 ‘저그’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크툴루’는 두족류의 머리를 가진 신으로 묘사되는데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등장하는 문어 머리를 한 악당 ‘데비존스’를 떠올리게 한다. ‘할리우드가 사랑한 작가’이자 그 역시 호러문학의 거장인 스티븐 킹은 러브크래프트더러 “20세기 공포의 가장 위대한 실천가인 그를 지금껏 능가한 사람은 없다”고도 했다. 프랑스 소설가로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미셸 우엘벡도 그의 열렬한 지지자다. 작품을 옮긴 이동신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러브크래프트가 추구하는 공포는 초자연적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결코 비과학적이지 않은 기이한 공포”라면서 “작품 속 세계가 터무니없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세계지만 의미를 곱씹어 보면 그렇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조국 “매달 탄핵 집회 개최…조만간 탄핵소추안 초안 공개”

    조국 “매달 탄핵 집회 개최…조만간 탄핵소추안 초안 공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8일 “당내 법률가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작성하고 있다. 조만간 초안이라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당대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대표는 지난 3월 창당과 동시에 초대 대표를 맡은 뒤, 7월 첫 전당대회에서 임기 2년의 대표로 다시 선출됐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7월 ‘탄핵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윤 대통령 탄핵 추진을 공식화 한 상태다. 지난 26일에도 서울 서초동에서 윤 대통령 탄핵 촉구를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오동잎이 하나 떨어지면 가을이 온 줄 안다’는 말이 있다”며 “3000명이 서초동 집회에 온 것은 오동잎이 떨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망국적인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을 향해 돌을 던지겠다. 동시에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 종식 이후를 준비하겠다”면서 “현재 조국혁신당은 소수정당이지만 두려움 없이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만들어나가는 ‘담대한 소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 대표는 “야당은 물론 보수진영 내에서도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을 부끄러워하는 세력까지 포괄한 ‘다수파 연합’이 필요하다. 이제는 진보·중도층을 넘어 보수층이 결단할 시기”라고 촉구했다. 향후 조국혁신당은 매달 서초동에서 탄핵 집회를 개최하고, 매주 전국을 돌면서 ‘탄핵 다방’을 통해 탄핵 관련 전국 민심을 청취할 계획이다. 현 윤석열 정권 종식 방법과 관련해 구체적인 당 차원 방안을 묻는 질문에 조 대표는 “저희가 탄핵을 얘기하고 있지만 탄핵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향후 정국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겠지만 퇴진, 개헌, 하야 등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조 대표는 거대 양당 체제에서 독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 정비를 조속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10% 안팎에 머무른 당 지지율을 내년에는 1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지난 4월 총선을 거치면서 당 지지율은 전체적으로 10%에서 2~3% 포인트가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저희 조직세가 약하기 때문”이라며 “내년 초 조직 정비를 다 완결하기 전까지 지지율이 갑자기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조직 정비가 끝난 뒤에는 (당 지지율이) 15% 정도 될 것이라고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를 기초로 (지방선거가 있는) 오는 2026년 6월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당 지지율이) 30%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 “금은보화를 좀 좋아해서…” 한가인 ‘1300만원 팔찌’ 공개

    “금은보화를 좀 좋아해서…” 한가인 ‘1300만원 팔찌’ 공개

    배우 한가인이 1300만원 상당의 팔찌와 새로 산 외제 차를 공개했다. 지난 26일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에는 ‘한가인 무성했던 소문의 진실 솔직하게 다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한가인은 누룽지에 김치를 먹으며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했다. 라이브 방송을 보던 한 구독자가 “언니 팔찌 뭐냐”고 묻자 한가인은 한 브랜드의 1300만원짜리 팔찌라고 밝혔다. 한가인은 “금은보화를 좀 좋아한다”며 “다음에 보석 특집 한 번 하겠다”고 했다. 이어 한가인은 가방에 들어 있는 물건도 소개했다. 가방에는 아이들을 위한 물티슈, 약이 들어있는 가방, 먹다 남은 떡, 지갑, 자동차 열쇠 등이 들어있었다. 한가인은 “지갑과 차 키를 목에 걸고 다닌다. 자꾸 잃어버려서 그렇다”며 명품 브랜드 지갑과 차 키를 공개했다. 제작진이 “차 어디 거냐”고 묻자 한가인은 “차 새로 샀다”면서 차종은 벤츠 E300 4MATIC 익스클루시브라고 소개했다. 해당 차의 가격은 약 9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이 “그렇게 차를 많이 타면 나 같으면 카니발을 사겠다”고 하자 한가인은 “카니발 살까 진지하게 생각했다. 근데 주로 일할 때 카니발을 타고 다니니까 내가 너무 (애들) 매니저 같더라. 굳이 뒤로 내리기도 그렇고, 운전석에서 내릴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한가인은 구독자들의 후원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구독자들이 2000원부터 1만원, 많게는 10만원을 후원하자 한가인은 “저게 뭐냐? 돈을 보내주신 거냐”고 제작진에게 물었다. 계속된 후원 알림에 “돈 (보내는 것) 좀 어떻게 해주셨으면 좋겠다. 보내지 말아 달라”며 쩔쩔맸다. 한 구독자가 “불쌍해서 주는 거다”라고 농담하자, 한가인은 “불쌍해서? 보내지 말아 달라 진짜. 나 미치겠다. 깜짝깜짝 놀란다. 진짜 못 살겠다”며 민망해했다.
  • 日 여당 15년 만에 과반 붕괴…정계 격변의 소용돌이로

    日 여당 15년 만에 과반 붕괴…정계 격변의 소용돌이로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15년 만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정계가 일대 격변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됐다. 2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191석을 차지했다. 공명당 의석수는 24석이다. 합계 215석으로 중의원 465석 중 과반인 233석에 미치지 못한다. 선거 전 두 정당은 각각 247석과 32석으로 총 279석이었다. 자민당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은 지역구 11곳에 후보를 냈으나 4명만 당선됐다. 이시이 게이이치 공명당 대표는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해 오다 수도권인 사이타마 14구에 출마했으나 국민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공명당 대표가 낙선한 것은 자민당·공명당이 옛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현직 각료인 마키하라 히데키 법무상과 오자토 야스히로 농림수산상도 총선에서 낙선했다. 현직 각료의 낙선은 2016년 참의원(상원) 선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연말 불거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파문, 고물가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 등으로 민심이 여당에 등을 돌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시이 대표도 비자금 문제에 휘말린 자민당과 연정을 구성한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민당은 2012년 옛 민주당 내각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2017년, 2021년 등 4차례 총선에서 매번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해 ‘일강다약’(一强多弱) 구도를 연출하며 공명당과 함께 안정적 정치 기반을 구축해 왔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지각변동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선거전에서 ‘정치 개혁’을 외치며 자민당 비자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기존 98석에서 148석(지역구 104명·비례대표 44명)으로 크게 약진했다. 우익 성향 야당인 일본유신회는 44석에서 38석으로 줄었고 국민민주당은 7석에서 28석으로 의석수가 크게 늘었다. 제1야당이 전체 의석수의 30%에 해당하는 140석 이상을 확보한 것은 2003년 민주당이 177석을 얻은 이후 21년 만에 최초다. 2012년 자민당이 재집권했을 당시 민주당 정권 마지막 총리였던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해 공산당과 거리를 두면서도 자민당의 약점인 ‘비자금 스캔들’ 문제를 집요하게 비판하며 의석수를 50%가량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선거 결과로 입헌민주당은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의 과반 확보 저지에도 이바지하며 전신인 민주당이 동일본 대지진 대처 미흡 등으로 2012년 자민당·공명당에 내줬던 정권을 되찾아올 가능성도 높였다. 노다 대표는 선거 직후 “총리 지명을 노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자민·공명 정권의 존속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지난 임시국회에서 함께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낸 정당과는 성의 있는 대화를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민당·공명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이른바 ‘헌법 개정 세력’ 전체 의석수는 개헌안 발의 가능 의석인 310석(전체 3분의 2)에 모자라는 297석이어서 향후 자민당이 추진하는 개헌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에 여당이 과반을 놓치면서 일본 정계는 연정 확대, 정권 교체, 이시바 총리 퇴임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둘러싸고 권력 투쟁과 세력 결집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요미우리는 “정권 구성을 위한 여·야당 공방이 시작돼 정국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태평양전쟁 이후 최단기간에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을 치르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선거 패배로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 등 독자 정책 추진 동력도 얻기 힘들어졌고 당내에서는 반대파를 중심으로 ‘이시바 끌어내리기’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시바 총리는 개표 중 방송 인터뷰에서 “연립(연정 확대) 등 여러 방법이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일본유신회나 국민민주당 등 다른 정당을 포섭해 의석수 과반을 확보하겠다는 뜻인데 이들 정당은 선거 전 연정 참여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뒤 “앞으로 우리가 내건 정책 실현을 위한 노력을 최대한으로 해야 한다”며 사임에 사실상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야당은 산술적으로는 결집을 통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지만 많은 지역구에서 후보 단일화에도 실패한 터라 단일 총리 후보를 추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다 대표는 다른 당과 협력과 관련해 “특별국회에 어떻게 임할지부터 논의를 시작해 그 뒤에는 당연히 내년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전도 전망하면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국회는 중의원 해산에 의한 총선 후 1개월 이내에 소집되는 국회로, 총리 지명과 상임위원회 구성 등을 새로 하게 된다. 입헌민주당은 내년 참의원 선거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다른 정당과 연대를 모색하며 정권 탈환 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은 자민당이 일단 제1당 지위는 유지한 만큼 무소속 의원 영입, 일부 야당과 연계를 통해 연립 정부를 확대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53.84%로 집계됐다. 직전 2021년 총선 투표율 55.92%보다 2%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선거 투표율이 1945년 이후를 기준으로 세 번째로 낮다고 전했다.
  • [단독]한강의 따스한 시선 머문 그곳… 아이들이 있었다

    [단독]한강의 따스한 시선 머문 그곳… 아이들이 있었다

    ‘천둥 꼬마 선녀 번개 꼬마 선녀’2007년 낸 그림책 판매 1위 돌풍‘순록의 크리스마스’ 등 3권 번역시적이며 담백한 문체 고이 담겨 “2000년 8월 비가 무척 내리던 날 엄마가 됐고, 어린이책에 깊은 관심을 갖게 돼 이 이야기(천둥 꼬마 선녀 번개 꼬마 선녀)를 썼습니다.”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후 서점가에 ‘한강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가 어린이 독자를 위해 쓴 책도 화제가 되고 있다. 또 ‘번역가 한강’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어린이책들도 눈길을 끈다. 문학동네는 한강이 2007년 2월 출간한 그림책 ‘천둥 꼬마 선녀 번개 꼬마 선녀’를 최근 재인쇄하면서 ‘소설가 한강이 어린이를 위해 쓴 단 한 권의 그림책’이라는 홍보 문구를 뒤표지에 넣었다. 실제로 그의 그림책은 27일 기준, 교보문고 유아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작가는 아이가 생기면서 어린이책에 관심이 깊어졌다. 그는 책 서두에 “천둥번개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에게 천둥번개를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들에게…그리고 새벽이에게”라고 썼다. 작품은 장마철을 앞두고 먹구름을 짜느라 여념이 없는 하늘나라 선녀들 중 따분함을 못 견디는 두 명의 꼬마 선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천둥과 번개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 뿌리를 찾아가는 작가의 상상력도 재미나지만 기존 관념을 깬 이야기라는 점에 더 큰 매력이 있다. 과거 옛이야기 그림책 속 선녀는 무거워 고개가 절로 숙어질 것같이 머리를 말아 올리고, 발목에 자꾸 감길 것 같은 치마를 둘렀지만 맹랑한 꼬마 선녀들은 거추장스러운 날개옷을 벗어 던져 버린다. 하늘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존재 역시 남성이 아닌 여성(할머니 선녀)이다. “더 재미있는 일을 해 보고 싶었다”는 꼬마 선녀들의 이야기에 할머니 선녀는 불호령 대신 깡똥한 날개옷과 단발머리를 허락한다. 그뿐인가. 할머니 선녀는 제 역할을 다한 꼬마 선녀들에게 마음 놓고 세상 구경을 떠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선물까지 주는 자애로운 어른이다. 한강이 번역한 어린이책 세 권도 입소문이 나고 있다. 앞서 그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는 기자간담회에서 “영어는 어딜 가든 만점을 받았다”며 어릴 적부터 빼어났던 한강의 언어 실력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그림책 ‘순록의 크리스마스’(2004), ‘절대로 잡아먹히지 않는 빨간 모자 이야기’(2006·이하 절대로)와 동화 ‘꼬마 로봇 스누트의 모험’(2005·이하 꼬마 로봇)을 옮겼다. ‘순록의 크리스마스’는 산타 썰매를 끌기 위해 모여든 동물 중 순록이 썰매를 끌게 된 이유를 담았고, ‘절대로’는 기존의 빨간 모자 이야기에서 빨간 모자를 오리로, 늑대를 악어로 바꿔 풀어 간다. ‘꼬마 로봇’은 모험과 위기를 통해 차츰 용감해지는 스누투의 이야기다. 한강이 번역한 책 세 권 모두 절판 상태라 도서관이나 중고 서점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 번역서에는 그의 시적이면서도 담백한 문체가 고스란히 담겼다. 그가 번역가로서 독자를 위해 남긴 말도 인상적이다. 그는 기존 ‘빨간 모자’ 이야기를 비틀어 만든 ‘절대로’의 책 내지에 “자신을 잡아먹겠다는 악어를 보고도 눈 하나 깜짝 않고 큰소리를 치는 이 귀여운 오리 소녀”는 “용기와 당당함, 그리고 재치가 얼마나 큰 힘인지 알게 해 준다”고 썼다. 그는 또 ‘꼬마 로봇’에는 “어린이들도 ‘의문을 갖는 것’의 힘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며 “물음표를 많이 가지고 사는 사람은 늘 생생한 경험을 하게 되는 거라고 믿는다”고 남겼다.
  • WP, 36년 만에 깬 전통… 베이조스 압력 논란

    WP, 36년 만에 깬 전통… 베이조스 압력 논란

    워싱턴포스트(WP)가 사주의 압박으로 인해 36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지지할 후보를 밝히지 않기로 했다. WP는 그간의 관례에 따라 민주당 대 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려는 사설 초안을 작성 중이었으나 WP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부당하게 압력을 가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WP의 편집인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윌리엄 루이스는 25일(현지시간) 독자들에게 쓴 편지에서 “이번 대선부터 WP가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WP는 1976년 이후 1988년 대선을 제외한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올해는 이 전통을 깼다. 루이스 CEO는 “지지 후보를 발표하지 않는 결정이야말로 이 신문의 뿌리로 돌아가는 결정”이라며 “WP는 1960년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이나 존 F 케네디 중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WP 기자 2명은 같은 날 별도의 기사를 통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사설 초안이 작성 중이었으나, 공개되지 않았다”며 “WP가 더 이상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제프 베이조스가 내렸다”고 전했다. WP 총괄편집인인 로버트 케이건은 ‘지지 후보 발표 포기’ 결정에 반발해 사표를 냈다. 그는 “이번 결정은 이길 것 같은 후보에게 먼저 무릎을 꿇는 것과 같다”며 항의의 표시로 사임했다. 케이건은 “베이조스와 같이 미국 경제의 일부인 사람이라면 권좌에 앉은 자와 좋은 관계를 갖고 싶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와 다른 쪽에 있지 않으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의 노조는 성명에서 “매우 중요한 선거를 불과 11일 앞두고 이런 결정을 한 데 깊이 우려한다”며 이번 결정으로 “충성도 높은 독자들의 구독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WP의 오피니언 필진 17명도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이 “끔찍한 실수”이며 “이 신문의 근본적인 편집 신념을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WP의 전 편집장인 마티 배런은 소셜미디어에 “민주주의를 희생양으로 삼은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WP에서 ‘워터게이트 특종’을 한 전설적인 언론인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도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가하는 위협에 대해 WP가 전해온 압도적인 보도 증거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 결혼은 사치일 뿐, 사는 것도 힘든 세상…‘결혼, 하겠나?’[영화잡설]

    결혼은 사치일 뿐, 사는 것도 힘든 세상…‘결혼, 하겠나?’[영화잡설]

    선우는 오래 사귀었던 우정과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침 시간강사 생활도 끝날 조짐이 보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선우의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집니다. 치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선우는 돈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런데, 이거 참 녹록치가 않네요. 23일 개봉한 영화 ‘결혼, 하겠나?’는 제목만 보면 결혼을 소재로 한 연애영화처럼 느껴질 법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제목을 살짝 비켜 결혼을 앞둔 우리 시대 청년의 삶에 초점을 맞춥니다. 결혼보다 돈과 가족 문제, 팍팍한 사회, 그리고 인간으로서 도덕성에 관한 이야기까지 닿습니다. 선우는 완고한 아버지 아래에서 자랐지만, 무슨 일이든 능청스럽게 넘길 수 있는 유쾌한 성격의 청년입니다. 우정(한지은 분)의 어머니와 상견례 날, 어머니에게서 “아버지가 도착하지 않았다”고 연락받습니다.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 오더니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합니다. 치료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아버지가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면 이 재난 같은 상황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선우가 동사무소에 가서 신청해보니, 아버지의 주소가 불명이라 합니다. 선우는 이 과정에서 아버지의 과거를 알게 됩니다. 선우의 아버지인 철구(강신일 분)는 형의 빚을 잘못 떠안아 큰 손해를 입었습니다. 이 때문에 철구는 동생과도 크게 싸웠습니다. 철구의 동생은 철구의 주소를 어머니에게도, 자신에게도 올려놓지 못하게 했습니다. 빚이 인계될까 봐 취한 조치였습니다. 사실 이 빚 때문에 철구는 이혼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아내였던 미자(차미경 분)에게도 주소를 올릴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선우는 아버지의 주소를 등록해달라고 무릎까지 꿇어가며 작은아버지에게 매달립니다. 그러나 “가난은 전염병이다. 모질어야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아버지의 주소는 어디인가’ 같은 제목이 더 어울릴 법한 상황이네요. 이런 상황에서 결혼은 사치입니다. 선우가 놓인 상황 속에서 우정과의 결혼은 점차 멀어져 갑니다. 게다가 우정이 아르바이트하는 카페 사장은 우정에게 참 잘해줍니다. 우정의 마음도 흔들리게 됩니다. 선우는 아버지 때문에, 돈 때문에 가족도, 사랑도 잃어버릴 판입니다. 연출을 맡은 김진태 감독은 기자시사회에서 “미래를 꿈꾸는 청년 세대가 현실의 벽에 막혀 고민하는 모습, 어떻게 살아야 할지 힘들어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부산 사상구 모라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여서 애초 ‘모라동’ 이란 제목으로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습니다. 그러나 정식 개봉에 맞춰 지금 제목으로 변경했다 합니다. 선우 역의 이동휘 배우가 제안한 제목이었다네요. 다시 선우의 이야기로 가볼까요. 선우의 고군분투는 결국 어머니인 미자가 뿌려놓은 작은 씨앗 덕분에 꽃을 피워냅니다. 모질어야 살아남는 세상에서 따뜻함이 희망이 된 셈입니다. 영화는 김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합니다. 김 감독은 “남에게 베푸는 게 인색한 시대, 청년들에게 현실은 차갑고 유리 천장도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깨고 싶지만 깨지 못하는 아이러니함을 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영화와 현실은 다릅니다. 작은 씨앗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합니다. 저는 오히려 영화 속에서 한국의 복지 시스템의 허점을 더 주목해서 봤습니다. 그나마 중간에 웃음 요소를 적절히 넣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굉장히 삭막한 영화가 됐을 겁니다. 물론, 이는 코믹 연기에 능숙한 이동휘 배우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동휘의 조금은 다른 모습, 그러면서도 특유의 유쾌함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이동휘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사람 냄새 나는 영화”라면서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하실 부분이 많을 거로 생각한다. 관객분들께 위로가 되는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중간에 웃음 요소가 있으나 가족의 개인사를 너무 파고들어 재미가 반감되는 느낌이 듭니다. 이야기의 톤 자체가 어둡고요. 다소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점도 조금 걸립니다. 이런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듯합니다만, 팍팍한 사회를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한 번은 곱씹어볼 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기중 기자의 ‘영화잡설’은 놓치면 안 될 영화, 혹은 놓쳐도 무방한 영화에 대한 잡스런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격주 토요일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 우주에 대해 궁금한 것 한데 모았다…‘그동안 몰랐던 별의별 우주 이야기’

    우주에 대해 궁금한 것 한데 모았다…‘그동안 몰랐던 별의별 우주 이야기’

    그동안 몰랐던 별의별 우주 이야기 김정욱 지음/광문각출판미디어/240쪽/1만 6000원 지구는 이미 개발 포화상태다. 그래서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일찌감치 ‘블루오션’ 우주의 가치에 눈을 뜨고 그 공간을 개척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책이 나왔다. 책은 우주를 탐구하기 위한 인류의 지식인 천문학부터 시작해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는 태양계, 과학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목성과 토성의 위성들, 달 등에 대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했다. 이어 지구와 우주의 나이를 측정하는 등 각종 지식, 우주를 탐구하기 위해 인류가 만들어 낸 우주선과 우주망원경 등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이 밖에 외계 생명체와 UFO, 인류의 기원 등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를 엮었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는 우주에 속해 있지만, 인류가 알아낸 우주는 극히 일부분”이라고 밝힌 저자는 “앞으로 우주에 관해 연구하고 탐구해야 할 게 무궁무진하다. 독자들이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한 가지라도 풀길 바란다”고 밝혔다.
  • ‘피해자’라는 방패, 방패를 공격무기로 쓰는 이스라엘 [세책길]

    ‘피해자’라는 방패, 방패를 공격무기로 쓰는 이스라엘 [세책길]

    일본 반핵단체가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히로시마에서 봤던 원폭돔과 평화공원이었다. 히로시마 시내 한가운데 자리잡은 각종 상징물, 전시자료들은 핵폭탄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피해자와 공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치한 공간을 지나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진 곳에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가 있다. 히로시마를 방문했던 2005년 1월에 품었던 의문은 지금도 여전히 해소가 안되고 있다. 히로시마 어디에서도 메이지유신부터 제2차세계대전 패전까지 일본의 중요 군사기지이자 군수공업지대가 밀집한 군국주의를 떠받치는 핵심지역이었던 히로시마는 없었다. 오로지 ‘피해자’가 있을 뿐이다. 일본 근대사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평화롭던 어느날 하늘에서 거대한 폭탄이 떨어진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무엇보다도, 히로시마 전체 피폭자 가운데 10% 가량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원폭희생자들은 과연 온전히 ‘피해자’로 호명되고 있는 것을까. ‘피해자’라는 의식은 뇌리에 깊이 박힌다. 다함께 피해를 입었다는 집단의식은 ‘우리’의 동질감과 단결심은 물론이고 가해자인 ‘저들’에 대한 적대감을 끌어올린다. 어두운 측면 역시 존재한다. 극단으로 흐르면 피해자 의식만큼 위험한 물건도 드물다. 자신들의 ‘가해’는 잊어버리고 ‘피해’만 선별적으로 기억하며 현실에 눈을 감아버리기 십상이다. 한때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지금 가해자가 되는 데 면죄부가 된다는 말도 안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지 1년이 지났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소속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공격했고 1200여명(군인 381명 포함)이 죽고 250여명이 인질이 되자 이스라엘은 즉각 전쟁을 선포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딱 1년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 4만 1870명이 죽었고 9만 7166명이 다쳤다. 가자지구 보건부가 지난 8월 발표했을 때는 사망자가 3만 4344명이라고 했는데 두 달도 안돼 7000명 넘게 더 죽었다. 3만 4344명 가운데 710명은 첫돐도 안 된 갓난아기였다. 이 기간 이스라엘군 사망자가 347명이었다. 가자지구는 1년 동안 상업시설의 80%와 주거 건물의 60%, 학교 건물의 87%, 도로망의 68%, 경작지의 68%가 파괴됐다. 팔레스타인, 감옥에서 생지옥으로1년 전에는 이스라엘이 만든 고립장벽에 갇힌 세상에서 가장 큰 감옥이었던 가자지구는 이제는 말 그대로 생지옥이 돼 버렸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이란, 예멘까지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주변국에 발신하는 메시지는 한마디로 ‘너희가 이러고도 나랑 싸우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협박하는 것처럼 들린다. 한국어에는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정확한 낱말이 존재한다. 깡패. 국어대사전에는 깡패를 이렇게 정의한다.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고 못된 짓을 일삼는 무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는 와중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들은 제대로 된 조치를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다들 참아라 참아’하며 공허한 휴전촉구만 이어갈 뿐이다. 부조리가 계속되면서 이스라엘이 갖고 있던 ‘피해자’라는 일종의 ‘신뢰자본’은 갈수록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가령 과거 유대인학살에 책임이 있고 현재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전폭 지지하고 있는 독일에선 설문조사 결과 60%가 이스라엘에 무기지원하는 걸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독일 시사매체 슈테른이 최근 보도했다. 한국에선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이스라엘은 곧 수천년을 쫓기고 핍박받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수천년을 고통받은 끝에 ‘고향’에 돌아왔으니 고향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싸우는 건 신성한 권리 아니냐고 본다. 신이 ‘선택받은 민족’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약속했다는 설교까지 더해지면 이스라엘은 이교도들의 침략에 맞서 성지를 지키는 성전기사단 같은 존재처럼 돼 버린다. 사실 이런 관점은 이스라엘의 국가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겐 구약성경이 팔레스타인 땅문서나 다름없다. 홀로코스트라는 기억과 결합한 이런 ‘피해자 담론’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이웃나라를 공격하거나 암살하는 속에서도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강력한 논거가 되는 게 사실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역사학 교수로 일하는 ‘유대인’ 슐로모 산드가 쓴 <만들어진 유대인>(사월의책, 2022)은 한마디로 말해 ‘유대인 피해자 담론’에 주목하는 책이다. 2008년 히브리어로 처음 출간됐을 당시 제목이 ‘유대인은 언제, 어떻게 발명되었는가’인 것에서 보듯 ‘유대국가’ 이스라엘과 유대인의 정체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젊은 시절 군대에 입대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전쟁에 참전했던 경험이 있는 저자는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의 기원과 실체, 모순을 통해 이스라엘이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를 촉구한다. 이 책은 우리가 알던 ‘유대인’이라는 상식을 깨부순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을 당혹스럽게 할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책에서 들고 있는 유대인의 기원과 변천에 관해 새롭게 밝혀낸 수많은 최신 연구성과 가운데 상당수가 이스라엘이 1976년 전쟁에서 서안지구를 점령한 뒤 고고학자들이 대규모 발굴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롭게 밝혀진 것들이란 점이다. 이스라엘 정부와 학자들은 십중팔구 솔로몬이 세웠다는 거대한 성전과 황금으로 가득찬 왕궁 유적을 기대했겠지만 실제 발굴 결과는 전혀 달랐다. “새로운 고고학자들 및 성서학자들 대부분이 받아들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즉 (다윗과 솔로몬이 다스렸다는) 거대한 통일 군주국은 결코 존재한 적이 없으며, 솔로몬 왕이 아내 7백명, 첩 3백명과 함께 거주한 장엄한 궁전도 결코 없었다는 것이다. 성서가 그 거대 제국의 이름을 따로 명명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 결론을 강화한다. 유일신의 은총으로 수립된 강력한 통일왕국을 인위적으로 발명하고 영광스럽게 만든 것은 후대 저자들이었다. 그들은 또한 풍부하고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세계 창조, 대홍수, 선조들의 유랑, 야곱과 천사의 씨름, 이집트 탈출과 홍해 기적, 가나안 정복과 기브온 전투에서 해가 멈춘 기적 등과 같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236쪽).” 유대인의 피해자 정체성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이주와 유랑은 어떨까. 먼저 출애굽을 보자. 출애굽이 있었다고 하는 기원전 13세기에 가나안 지역은 이집트 파라오가 확고히 지배하는 이집트 영토였다. “그렇다면 모세는 자유를 얻은 노예들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나와서... 역시 이집트로 갔다는 말인가?(229쪽).” 성경에서 핵심 모티프인 바빌론유수 역시 사실이 아니라 믿음의 영역이다. “우리는 이스라엘 왕국을 멸망시킨 아시리아인들과 유다왕국을 정복한 바빌로니아인들 역시 그들의 정복지로부터 주민 전체를 이주시키는 일 같은 건 하지 않았다고 덧붙일 수 있다(249쪽).” 1세기 유대 반란 이후 로마가 유대인들을 강제이주시켰다는 ‘상식’ 역시 저자의 동심파괴를 피해가지 못한다. “유다 지역에서 추방이 있었다는 언급은 로마의 풍부한 기록 어디에도 없다. 반란 후 유다지역 경계선 부근에서 대량의 피난민이 있었던 흔적도 전혀 발견된 적도 없다(251쪽).” 강제이주가 없었다면 세계 곳곳의 ‘디아스포라’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다소 놀랍게도 저자는 유대인의 확산을 이끈 건 특정 혈통집단의 이주가 아니라 대규모 전도와 개종이었고, 이런 방식을 계승하며 경쟁자로 등장한 그리스도교와 경쟁에서 패하면서 ‘유대인 인구 확산’이 멈췄다고 밝힌다. “장차 그리스도교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그리스도교의 궁극적 승리에 기여하게 되는 모든 관념적이고 지적인 요소들이 당시 유대교의 이 일시적 성공 안에 이미 들어있었다(316쪽).” 유대인 혈통이라는 함정과 자기모순저자가 길게 논증한 것처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 퍼져 있는 유대교 신자들 사이의 세속적인 민족지적 공통분모는 결코 없다(451쪽).” 역사 속에서 ‘유대인’이란 특정한 혈연공동체가 아니라, 특정한 종교를 믿는 공동체(148~149쪽)였다. 간단하게 말해서, 유대인이란 한민족이나 일본민족 같은 개념이 아니라 가톨릭 신자나 불교 신자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개념이었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인이란 누구인가. 이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스라엘을 유대인의 국가로 규정하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는 걸 고려하면 이스라엘의 국가 정체성과 직결된다. 사실 이 문제는 이스라엘 정부에서도 수십년 동안 끊이지 않는 논란꺼리였다. 이스라엘 내무부 장관으로 시오니스트 좌파를 대표하던 이스라엘 바르 예후다는 1958년 3월 내무부에 ‘자신이 유대인이라고 진실하게 선언하는 사람은 유대인으로 등록할 수 있으며, 그 밖에 증거는 필요없다’는 지침을 내렸다. 이 조치는 즉각 논란이 됐고, 총리 벤구리온은 이 조치를 뒤집어 버렸다. 이후 내무부를 장악한 유대교 정통파들은 어머니의 정체성을 유대인 등록 기준으로 삼았다. 1970년 이스라엘 정부는 “유대인은 유대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자 혹은 유대교로 개종하고 다른 종교에 속하지 않은 자(519~521쪽)”라고 결정했다. 이런 정책에 따라 이스라엘은 국민 4분의1이 아랍계를 비롯한 비유대계다. 심지어 동구권 몰락 이후 이스라엘로 대규모 이주한 옛 소련 출신 유대계 이민자 가운데 30%도 유대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저자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신분증에 자신의 민족명을 기재해야 하는데 옛 동독 출신 중에는 민족명을 ‘동독’으로 쓴 사람도 있다. 왜 이런 모순이 벌어지는가. 19세기나 20세기 초 까지만 해도 유럽에서는 ‘모든 유대인은 자신들만의 기원을 가진 하나의 민족”이라는 주장은 전형적인 반유대주의 논리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런 주장을 반대한다고 하면 반유대주의자 아니냐는 공격을 받는다. 전세계 유대인들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같은 민족이라는 근대의 발명품, 신화가 역사가 되고 현실을 재구성하고 규정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현실에 존재할리 없는 ‘유대인’ 혈통을 찾고, 국가 차원에서 유대인 혈통의 우수성을 입증할 증거를 찾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유대인 혈통이 아닌 이들은 이스라엘에서 배제와 차별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정부가 국민의 민족을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군대에 입대할 ‘권리’를 박탈하고,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도 법으로 금지하는 게 현재 이스라엘이다. 그런 차별과 배제의 극단적인 대상이 팔레스타인인들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을 독립시킬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제대로 된 국민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팔레스타인을 공식 합병하면 유대인이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외국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국민으로 대접해 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20세기에 경험해봤다. ‘나라 잃은 백성’으로 살아야 했던 일제식민지 시기였다. 이런 정치체제를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스라엘 정치체제를 ‘종족정치’(Ethnocracy)라고 규정한다(552쪽). 이스라엘에서는 인사말이 ‘샬롬’이라고 한다. 평화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젖과 꿀이 흐르고 50만명이 넘는 원주민들이 평화롭게 살던 땅을 피와 눈물로 물들인 뒤 세운나라였다. 1948년 아인슈타인과 한나 아렌트 등 유대계 지식인들은 메나햄 베긴을 비롯한 시오니스트 우익이 인종주의적 파시스트 국가론을 신봉한다며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캐나다 국적 의사 가보 마테가 캐나다 일간 ‘토론토 스타’에 기고한 글에서 아프게 지적하는 말을 조금이라도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보 마테는 1944년 헝가리에서 태어났고 외조부모는 아우슈비츠에서 죽었고 아버지는 나치 독일에 강제노역으로 동원됐다. “아우슈비츠에서 우리 할아버지가 죽은 것이 팔레스타인인 사람들을 학살할 명분이 될 순 없다. 이스라엘의 자위권이 대량 학살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하마스의 로켓이나 민간인 테러 공격은 가자지구의 맥락을 떠나서는 이해할 수 없으며, 그 맥락은 근세와 현재에 걸쳐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인종 청소 작전, 즉 팔레스타인 민족을 파괴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정의로운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고 점진적으로 합병하기, 비인도적인 봉쇄, 올리브숲을 파괴하기, 수천명을 임의로 투옥하고 고문하기, 민간인을 모욕하기, 주택 파괴. 이런 정책들은 정의로운 평화를 바라는 어떤 열망과도 함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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