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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봄, 시와 에세이에 빠져~봄

    이 봄, 시와 에세이에 빠져~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세 번째 컬렉션 ‘동네’ 공통 테마로 각각 시론 에세이도 실어이제니·황유원·안희연·김상혁·백은선·신용목. 현시점 문단에서 가장 핫한 시인들의 시와 에세이를 묶은 소시집이 출간됐다. 현대문학은 최근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세 번째 컬렉션을 출간했다. 이번 컬렉션에는 각자의 개성을 무기로 한국 시 문학의 중심으로 진입한 여섯 시인이 참여했다. 표지는 설치와 조각을 주로 하는 구현모 작가의 매혹적인 드로잉 작품들로 구성됐다.감각적 사유로 서정시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신용목 시인은 다섯 번째 시집 ‘나의 끝 거창’을 펴냈다. ‘거창’이라는 개인적 공간과 시인으로 영글어 가던 청년 시절 자전적 이야기를 빚어낸 20편의 시에는 지나 버린 시간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배어 있다. ‘노모의 직업은 걱정, 비도 그쳤는데/전화가 온다./’(‘나의 끝 거창’ 부분) 고향에 홀로 계신 노모를 향한 절절함이 눈물겹다.발군의 언어 감각으로 열혈 독자층을 확보한 이제니 시인은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에 26편의 시편을 담았다. 고독한 독백의 하얀 시공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의미들이 생겨나는 과정을 한 땀 한 땀 써 내려간다. ‘아직 쓰이지 않은 종이는 흐릿한 혼란과 완전한 고독과 반복되는 무질서를 받아들인다. 손가락은 망설인다. 손가락은 서성인다.’(‘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부분)첫 시집 출간 뒤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안희연 시인은 이번이 두 번째 시집이다(‘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그는 죽음과 시간에 감춰진 비의, 부재하는 것으로부터의 자기 발견을 읊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기울어지는 하늘을 보았다//마지막 나무가 뿌리 뽑혀/달의 뒤편으로 끌려가는 것을//(중략) 밤을 배운 적 없어도 우리는 이미 밤을 알고 있었다.’(‘발만 남은 사람이 찾아왔다’) 산스크리스트어를 공부하고 종교와 사원을 찾아 각지를 여행해 온 황유원 시인은 언뜻 보기에 이국적이고 거친 정서들을 시적으로 정제, 자신만만한 시 세계를 펼쳐 내 보인다(‘이 왕관이 나는 마음에 드네’).여섯 시인이 ‘동네’라는 공통 테마에 대해 각각의 시론 에세이를 쓴 것도 눈여겨볼 거리다. 김상혁 시인은 ‘슬픔 비슷한 것은 눈물이 되지 않는 시간’에서 이름마저 좋은 ‘파주 풍뎅이길’을, 백은선 시인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장면들로 만들어진 필름’에서 혼자만의 방에 갇혔던 문청 시절의 기억이 고인 ‘안산 월피동’을 노래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미래를 그리는 SF소설 더이상 공상이 아니다

    미래를 그리는 SF소설 더이상 공상이 아니다

    #SF 전문 출판사 아작의 박동준 마케터는 신간이 나올 때마다 언론사를 직접 찾아다닌다. 출판 담당 기자를 만나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언론사에서 SF소설, 장르소설은 소개를 잘 안 했거든요. 직접 가면 측은지심에서라도 한 줄 써주실 거 같아서….”‘공상과학’, ‘장르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설움받던 한국 SF소설의 위상이 달라졌다. 주요 작가들의 단편선이 쏟아지는 한편 지난달 출간된 ‘토피아 단편선’(전 2권·요다)은 한국 SF소설 사상 처음으로 대형 서점 사이트(알라딘)의 소설 분야 주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1990년대 PC통신이 주 무대였던 시절부터 쌓아온 역량이 발화함과 동시에 SF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토피아 단편선은 출간 일주일 만에 1500세트(3000부)가 판매됐다. 평균 1쇄에 500부쯤 찍는 출판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과학전공 작가 중심의 SF 단편집을 표방하는 토피아 단편선은 10명의 SF 작가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중 하나의 세계관을 택해 다가올 미래 사회를 그렸다. ‘한국 괴물 백과’를 펴낸 곽재식, 주물공장에서 일한 경력으로 관심을 모았던 김동식,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김초엽 작가 등이 참여했다. 도은숙 요다 편집팀장은 “난도 높은 과학 소재를 깊이 있게 다룸으로써 허황된 이야기를 뜻하는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용어가 틀렸으며, 실은 있을 법하고 충분히 가능한 미래를 그린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SF·판타지·추리물을 주로 다루는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대표 중단편선도 지난달 말 단행본으로 출간됐다(‘아직은 끝이 아니야’·아작). 2003년 창간 이후 ‘거울’은 문집을 자체적으로 발간했지만, 출판사를 통해 정식 출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슷한 시기 국내 최초 SF 평론집인 ‘SF는 공상하지 않는다’(은행나무)도 나왔다.이러한 붐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르문학 진영에서 쌓아 왔던 역량이 지난해와 올해를 지나며 폭발한 결과라고 말한다. 1990년대 PC통신 시절부터 활약했던 작가들은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며 웹소설을 넘어 지면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SF 작가 및 영화평론가로 잘 알려진 듀나, 2004~2006년 한국과학문예재단 주관의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을 통해 배출된 김창규·김보영·배명훈 작가 등이 1세대 작가군을 이룬다. 전체 출판 시장은 하향세인 반면 SF 쪽에서는 3~5년 새 그래비티북스, 아작, 동아시아의 허블 등 전문 출판사들이 생겨나 이들의 글을 부지런히 지면에 옮겼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 이후 달라진 사회적 관심도 한몫했다. SF 연구자인 이지용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대국 이후 정부와 관계 기관에서는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가 SF에 있지 않을까’라는 문의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SF가 더이상 공상이 아니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 이후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등에 SF 작가들이 서기도 하고 관련 세미나도 자주 열렸다. ‘부산행’, ‘마블 시리즈’ 같은 국내외 SF 영화의 흥행이 독자층을 넓히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한국SF협회 같은 단체들이 창립돼 작가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세계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한국 SF소설의 전망은 밝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인 ‘보건교사 안은영’처럼 만화·영화 등 다른 장르로의 변주도 용이하다. 정소연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는 “과학소설은 자연과학뿐 아니라 사회과학도 모두 포괄한다”며 “페미니즘 같은 이슈들에 대해 사회과학적 담론이 이미 반영이 돼 있기 때문에 독자들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은 소설, 올바른 소설로 더욱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장르문학 간 위계 구분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SF는 공상하지 않는다’를 쓴 복도훈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젊은 세대로 내려올수록 박민규·윤이형·정세랑 작가처럼 장르·본격 나누지 않고 쓰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위계 구분을 없애 본격문학 쪽에서도 SF 작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비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실험실서 편집된 유전자로 테러한다면…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실험실서 편집된 유전자로 테러한다면…

    ‘설계작물’이 보편화된 근미래 사회, 도쿄에 살고 있는 진매퍼(유전자 디자이너) 하야시다는 어느 날 새벽 충격적인 메시지를 전달받는다. 자신이 디자인을 맡았던 슈퍼 벼가 유전자붕괴를 일으킨 것으로 의심된다는 이야기다. 하야시다는 200GB가 넘는 용량의 DNA 데이터를 전달받아 코드를 분석하고, 설계작물들이 재배되고 있는 농장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설계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누군가 유전자 테러를 감행한 것일까? 후지이 다이요의 ‘진매퍼’는 지금 이 시점에 특히 읽기 좋은 과학소설이다. 오늘의 과학 뉴스를 그대로 떼어 와 이야기 곳곳에 녹인 것처럼 가깝고 생생한 근미래를 그린다.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유전자 변형 작물(GMO)은 여전히 우려의 대상일지언정 이미 익숙한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생명공학은 이제 정밀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새로운 생물들을 실험실에서 만들어 낸다. ‘진매퍼’는 이렇게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생명공학이 마침내 한 생물의 유전자 전체를 설계하는 수준에 다다른 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스펜스로, 발전된 기술에 대한 낙관과 우려를 동시에 담아 냈다. ‘진매퍼’의 미래사회는 유전공학뿐만 아니라 섬세하게 구현된 증강현실에 기반하고 있다. 사람들은 현실 위에 덧대어진 또 다른 현실을 체험하기 위해 몸에 피드백 칩을 이식하며, 회사에 직접 출근하는 대신 ‘워크스페이스’와 같은 가상 세계에서 활동을 수행한다. ‘진매퍼’는 작중 거의 모든 시점에서 증강현실의 필터를 통해 바라보는 세계를 서술하는데, 이 서술 방식이 마치 게임을 플레이하는 느낌이 들도록 하여 읽는 재미를 더한다. 한편으로 작중에서의 증강현실 기술은 아직 불완전하므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가까운 미래에 증강현실이 상용화된다면 정말로 이렇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풍부한 디테일이 흥미롭다. 후지이 다이요는 ‘진매퍼’의 초고를 출퇴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썼고 일본 아마존 킨들 플랫폼에서 처음 발행했다. 인기를 얻은 이후에 종이책 원고로 다시 쓰였지만, 웹소설에 익숙한 독자층에도 널리 읽힌 만큼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두드러진다. 먼 미래의 우주여행이나 외계인을 만나는 이야기가 까마득하게만 느껴진다면, 바로 손에 잡힐 듯한 미래를 다룬 이 소설을 읽어 보는 건 어떨까. 근미래 사회를 상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유튜버 톱에 내가 올랐으면”… ‘업로드 개근’ 자신 있나요?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유튜버 톱에 내가 올랐으면”… ‘업로드 개근’ 자신 있나요?

    “유튜브가 있는데 포털 사이트에 왜 들어가죠? 하루 중 유튜브를 3시간 본다면 포털은 10분 정도면 충분해요.” 10대들 사이에서 유튜브는 생활의 일부다. 1970년대 중후반 이후 태어난 N세대가 PC통신과 포털 사이트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며 “우리가 어른들보다 빠르다”고 했지만 2000년대에 태어난 Z세대들은 이러한 정보를 문자가 아닌 영상으로 습득하며 “왜 포털에서 정보를 찾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유튜브는 그 중심에 있다.이제 아이들은 영상을 단순히 검색만 하지 않는다. 직접 만든다. 최근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실시한 초등학생 희망직업에 ‘유튜버’(인터넷방송진행자)가 5위로 처음 순위에 진입했다. 10대들이 생각하는 유튜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또 이들이 되고 싶어 하는 유튜버는 실제 직업으로서 전망이 어떨까. 유튜버로 활동하는 10대들과 유튜브 전문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활동 분야·콘텐츠 등 구체적 고민은 부족 전문가들은 10대들에게 유튜버가 인기가 높은 이유로 낮은 진입장벽을 꼽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의 한 문화센터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유튜버) 과정을 강의하는 한규영(26)씨는 “유튜브는 스마트폰만 있다면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관계없이 누구든지 영상을 찍어 올릴 수 있다”면서 “과거 청소년들은 학교 외에 사회와 접촉할 수 있는 통로가 거의 없었는데, 유튜브는 직접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튜버가 되기 위한 실질적 수요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씨는 “한 반에 20명 정도 수강생이 있다면 2~3명은 10대 학생들”이라면서 “거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강의를 수강한다”고 말했다. 한 달간 주말에 8회 진행되는 수업료는 40만~50만원. 학생들에게 부담스러운 액수인데도 수강생이 적지 않다.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막연한 동경심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고교 교사 조씨는 “많은 학생들이 유튜버를 꿈꾼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어떤 분야에서 유튜버가 되고 싶은지, 또 구체적으로 유튜버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물으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유튜버를 꿈꾸는 학생 중 대부분이 유명해진다거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유튜버가 되길 희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10대 유튜버는 실제로 많은 돈을 쉽게 벌고 있을까. 7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마이린TV’ 채널의 최린(12)군과 아버지 최영민(47)씨는 생각하는 것만큼 유튜버로 성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마이린TV는 새로 나온 장난감이나 새로운 키즈카페 등 초등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초등학교 6학년인 최군이 직접 소개하고 진행하는 영상으로 인기를 모았다. 최대 독자층은 초등학생들이다. 예컨대 마이린TV에서 가장 높은 814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은 ‘밤 12시 엄마 몰래 라면 끓여먹기’다.2015년 3월 처음 ‘마이린TV’를 개설한 최군이 처음부터 화려한 ‘유튜브 키즈 크리에이터’가 됐던 것은 아니다. 최씨는 “처음엔 린이가 유튜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교육적 측면에서 미디어 영상을 만들고 기록으로 남기면 좋을 듯해 시작했다”면서 “첫 1년 동안은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코리아가 주최한 각종 행사를 따라다니며 아들과 함께 공부하는 등 적지 않은 노력을 쏟았다”고 말했다. 최군의 관심이 계기가 됐지만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마이린TV’가 있었다는 뜻이다. 덕분에 최군은 혼자서 촬영과 편집까지 가능한 수준이다. ●‘마이린TV’ 최씨부자 “학업과 균형 맞춰야” 최씨 부자는 유튜버로서 고정 독자층인 구독자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매일 올리는 10분 안팎 영상을 만드는 데 촬영만 보통 30분에서 1시간이 걸린다”면서 “기획과 편집까지 합하면 시간은 더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최군은 보통 주말에 매일 올라가는 영상을 몰아서 찍고 주말에 찍지 못한다면 방과 후 틈틈이 촬영한다고 했다. 최군의 어머니 이주영(42)씨는 “린이의 학교생활과 교우관계, 그리고 유튜브 활동을 어떻게 적절하게 안배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 “학업뿐 아니라 친구들과의 시간 등 아이로서의 즐거움도 누려야 해서 유튜브 활동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최군이 아이들 사이에서는 연예인급으로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느 10대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큰돈을 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최씨는 지난해 1월부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으로 ‘마이린TV’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대형 언론사에 근무하던 최씨는 “수입은 그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라온리’ 또래 고딩들 공감 영상 제작 호평 유튜브 채널 ‘라온리 스튜디오’는 고등학생들이 직접 고등학생들의 관심사를 찍어 올린 경우다. 라온리 스튜디오는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정자청소년수련센터의 영상 동아리 ‘라온’ 소속 고등학생 3명이 주축이 돼 만든 유튜브 영상 채널이다. 이들은 카메라와 마이크 장비, 스튜디오 등을 성남시청소년재단으로부터 지원받고 제작과 편집은 고2 학생들인 문정현(수내고), 신재현(불곡고)군과 최민(운중고)양이 외부 도움 없이 진행한다. 고정으로 나오는 9명의 출연진도 모두 고등학생이다. 고등학생들이 직접 출연해 자유롭게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는 형식의 영상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고딩 되기 전에 보고 가야 할 고등학교 10분 요약’(조회 수 25만회)이나 ‘국제고 학생이 말하는 국제고’(조회 수 5만 4000회) 등 또래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들을 담은 영상으로 또래들에게 집중적인 관심을 끌었다. ‘고딩들에게 물었다. 고딩 연애, 어디까지 가능해?’ 영상은 자체 최다인 71만회 조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획과 촬영을 담당하는 문군은 “보통 일주일 준비하면 10분 분량의 영상이 나온다”면서 “학업과 병행해야 해서 쉽지 않지만 민이나 재현이 모두 영상 만드는 일이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 사람은 모두 영상 관련 분야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대 유튜버들과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10대들이 유튜버가 되기는 쉽지만 성공하긴 어렵다”로 정리된다. ▲꾸준한 업데이트와 매일 올린 영상에 대한 반응 분석 ▲목표 독자층을 향한 맞춤형 소재 ▲기본적인 편집기술 ▲영상 제작에 대한 열정 등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직업으로 정착됐다고 보기는 힘들어” 전문가들은 유튜버가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긴 하지만 동경심에 쉽게 생각하고 뛰어들 분야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10대들의 유튜버 진출에는 주변 어른들과 사회적 관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캐리언니’로 유명한 캐리소프트의 권원숙 대표는 “유튜버가 소수의 유명 유튜버들을 제외하고 사회적 통념상 생계와 가족부양이 가능한 직업으로 정착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면서 “직업인으로서 유튜버가 되기 위해서는 영상의 기획, 제작, 배포를 혼자 해내야 하는 등 프로듀서의 창의성과 연기자의 재능을 겸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린TV’의 최영민씨는 “아이들은 유튜브의 기술적 습득 측면에서 어른들보다 빠르지만 사회적 인지능력이나 판단력 등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10대 유튜버 주변 어른들의 가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송파구 구정 소식지 ‘송파소식’, ‘2018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 수상

    송파구 구정 소식지 ‘송파소식’, ‘2018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 수상

    서울 송파구는 구정 소식지 ‘송파소식’이 ‘2018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에서 인쇄사보 사외보 부문 기획대상을 받는다고 3일 밝혔다. 송파구는 “송파소식은 지난해 한국PR학회장상을 받은 데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고, 고령화 사회에 발맞춘 ‘송파어르신소식’도 특별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전했다.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한국사보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이 후원한다. 국가기관과 기업, 단체를 대상으로 우수 커뮤니케이션 제작물을 선정, 시상한다. 송파소식은 1997년 창간, 통권 546호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월별 주요 이슈, 행정, 문화, 건강 등 16면으로 구성되며, 일러스트를 활용한 표지디자인과 편집으로 이해도를 높였다. 구 관계자는 “깊이 있는 콘텐츠와 기획으로 구와 구민 간 소통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송파어르신소식은 어르신 맞춤형 정보지로, 분기별 발간된다. 주요 독자층을 배려한 활자 크기, 이미지와 사진 중심 기사 등으로 가독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6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박성수 구청장은 “송파소식은 구민들 사이에서도 알찬 내용과 읽기 편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구민이 사랑하는 소식지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칼의 노래’·‘엄마를 부탁해’ 이어… ‘82년생 김지영’ 100만부 돌파

    ‘칼의 노래’·‘엄마를 부탁해’ 이어… ‘82년생 김지영’ 100만부 돌파

    조남주 작가가 쓴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누적 판매 부수 100만 부를 돌파했다. 2016년 10월 출간 된 이래 2년 여만이다. 책을 출간한 민음사는 이에 대해 “2007년 김훈의 ‘칼의 노래´, 2009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이후, 침체된 문학 출판계를 둘러싸고 위기론이 대두되었던 2010년대 한국문학의 새로운 분기점이라 할 만하다”고 평했다. 민음사는 100만부 돌파의 가장 큰 동력을 폭넓은 독자층이라고 분석했다. 경력 단절 여성의 전형을 묘사한 ‘82년생 김지영’은 1980년대생 여성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으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최근 도서관 정보나루에 따르면 3개월 기준 20∼50대 여성 독자들의 대출 목록 1위는 모두 ‘82년생 김지영’이다. 대출량 기준으로는 30대 여성이 1위, 40대 여성이 2위, 이어서 20대 여성, 40대 남성, 50대 여성 순이다. 30∼40대 남성 독자 대출 목록에서도 ‘82년생 김지영’은 상위권을 차지한다. 지난 2년 간 ‘82년생 김지영’은 크고 작은 페미니즘 이슈를 몰고 다니며 꾸준히 성장했다. 여성들의 경력단절과 독박 육아 문제, 직장 내 몰카, 안전 이별 이슈, 미투 운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가 공론화 될 때 마다 소설에 대한 관심도 재점화됐다. 실제로 지난 2년간 대출 추이 통계에 따르면 가장 급격한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해 5월 고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 책을 선물한 직후와 올 2월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한 이후다. 100만부 돌파를 기념해 민음사는 ‘82년생 김지영’ 코멘터리 에디션을 선보였다. 코멘터리 에디션에는 소설 본문과 더불어 ‘82년생 김지영’에 관한 평론 5편과 작가 인터뷰가 수록됐다. 소설 집필 배경, 소설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 이 소설로 인해 촉발된 문학계 논쟁 등 100만부 돌파의 의미를 다각도로 살폈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은 세계로 뻗어가는 중이다. 현재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16개국 수출이 확정됐다. 이미 출간한 책에 대한 현지 반응도 뜨겁다. 올해 5월 출간된 대만판은 이곳 최대 전자책 사이트 ‘리드무’에서 전자책 부문 1위에 올랐고, 일본판 역시 출간되기 전부터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판 ‘82년생 김지영’은 한국어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나 번역가인 사이토 마리코 번역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인문 출판사 치쿠마 쇼보에서 출간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금주 서점가 핫템… ‘승승장구’ 김난도 ‘다크호스’ 이석원

    금주 서점가 핫템… ‘승승장구’ 김난도 ‘다크호스’ 이석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내년 경향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19’가 출간 이후 3주째 베스트셀러 선두를 질주했다. 교보문고가 16일 온·오프라인 도서 판매량을 집계해 발표한 11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이 책은 1위를 지키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독자들이 미래를 가늠하면서 더 나은 새해를 맞이하고자 발 빠르게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간 첫 주부터 종합 4위로 등장한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2위로 두 계단 더 뛰어올랐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 출신 임상심리학자이자 ‘유튜브 스타’인 조던 피터슨이 쓴 이 책은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되돌아 보며 자아성찰을 하려는 독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트렌드 전망서와 인문 분야 도서의 선전 속에 가벼운 에세이 인기도 식을 줄 모른다. 특히 인디밴드 보컬 출신 에세이스트 이석원의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이 출간과 함께 젊은 여성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 종합 5위에 진입했다. 이씨는 ‘보통의 존재’,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등 감성적인 에세이로 애독자층을 확보하면서 베스트셀러 저자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신작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은 30대 여성 독자의 구매가 44.7%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교보문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 트렌드 코리아 2019(김난도·미래의창) 2. 12가지 인생의 법칙(조던 B. 피터슨·메이븐 펴냄) 3. 골든아워.1(이국종·흐름출판) 4. 돌이킬 수 없는 약속(야쿠마루 가쿠·북플라자) 5.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이석원·달) 6.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흔) 7. 모든 순간이 너였다(한정 스페셜 에디션·하태완·위즈덤하우스) 8.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김수현·마음의숲) 9. 수미네 반찬(김수미·성안당) 10. 언어의 온도(100만부 돌파 기념 양장 특별판·이기주·말글터)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中무협소설 대가 김용 타계…‘영웅문’, ‘녹정기’, ‘소오강호’ 등 남겨

    中무협소설 대가 김용 타계…‘영웅문’, ‘녹정기’, ‘소오강호’ 등 남겨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무협소설 ‘영웅문’, ‘녹정기’, ‘소오강호’ 등을 쓴 작가 진융(김용·金庸)이 30일 별세했다. 94세.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진융은 이날 오후 홍콩 양화병원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앞서 지난 2010년에도 진융 사망설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는 등 유명세만큼이나 그를 둘러싼 허위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고인의 작품은 한국독자에게도 친숙하다. ‘영웅문’(사조영웅전·신조협려·의천도룡기), ‘녹정기’ 등은 1980년대 영화, TV시리즈물로 제작되면서 전세계로 퍼졌다.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의 경계를 종회무진하는 그의 작품을 읽은 독자층은 전세계에 3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인의 무협소설 ‘천룡팔부’는 중국 인민교육출판사가 2004년 11월에 펴낸 전국고등학교 2학년 필수과목인 어문독본 제2과에 실리기도 했다. 중국출판과학연구소가 발표한 ‘전국 국민 열독 조사’에서 고인은 바진(巴金), 루쉰(魯迅), 충야오(瓊瑤)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1997년 중국이 홍콩의 주권을 회복한 이후 홍콩 작가로는 처음으로 차량융(査良鏞)이라는 본명으로 중국 작가협회에 가입했다. 이어 3개월 뒤인 지난 9월 홍콩의 헌법 격인 홍콩 기본법 작성에 관여하고, 중국-홍콩의 통합에 노력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이 협회 명예 부주석으로 추대됐다. 범중국 최고 문장가로 평가받는 고인은 문학계 외에 언론계에서도 오랫동안 몸담았다. 대학 졸업 후 상하이 대공보에서 국제부 편집을 담당했고 1959년 명보를 설립해 1968년 명보 주간지도 만들었다. 그러다가 1989년 명보 사장직을 그만뒀다.고인은 중국이 번영하게 된 주요 원인을 중국 민족의 융화적 특성으로 봤다. 생전 한 인터뷰에서 “현대에는 다윈의 진화론에 따라 적자생존, 약육강식 등을 강조하지만, 이는 좋지 않은 현상으로 세계가 중국의 융화 사상을 배워 충돌과 불화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중국 매체와 네티즌도 일제히 애도의 반응을 쏟아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세상에 김대협(협객)이 더 이상 없다’는 제목으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 SNS에는 ‘정말 한 시대의 막이 내렸다’, ‘세상에 더 이상 무협은 없다.’, ‘김 선생님이 가니 순식간에 내 청춘이 무너져 내렸다’ 등 그의 타계를 애도하는 글이 꼬리를 물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무협소설의 대가 ‘영웅문’ 김용 94세로 타계…독자만 3억명

    무협소설의 대가 ‘영웅문’ 김용 94세로 타계…독자만 3억명

    국내에 ‘영웅문’으로 알려진 홍콩 무협소설의 대가 진융(김용)이 94세 나이로 30일 숨을 거뒀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진융은 이날 오후 홍콩 양화병원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진융은 ‘영웅문’, ‘녹정기’, ‘신조협려’, ‘소오강호’ 등을 발표해 무협소설의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한국 독자에게도 친숙한 작가로 전 세계 독자층이 3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출판과학연구소가 발표한 ‘전국 국민 열독조사’에서 진융은 바진(巴金), 루쉰(魯迅), 충야오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1997년 중국이 홍콩의 주권을 회복한 이후 홍콩 작가로는 처음으로 지난 6월 차량융이라는 본명으로 중국작가협회에 가입했다. 범중국 최고 문장가로 평가받는 진융은 문학계 외에 언론계에서도 오랫동안 몸담았다. 1959년 명보를 설립해 1968년 명보 주간지도 만들었다. 그러다가 1989년 명보 사장직을 그만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2주 연속 1위

    소규모 독립출판 인기에 1인 출판하고 이른바 ‘대박’을 낸 백세희 작가의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폭염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혀주는 스릴러·추리소설이 강세를 보였다. 교보문고는 17일 온·오프라인 도서 판매량을 집계해 8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를 발표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야쿠마루 가쿠의 추리소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 2위로 껑충 뛰었다.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는 3위로 밀렸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추천되면서 입소문이 더해져 지난주보다 순위가 한 계단 뛰어올랐다. 이 소설 역시 20대 여성 독자 구매 비중이 가장 컸다. 교보문고는 “그동안 베스트셀러 구매는 30~40대 독자가 주도했지만, 최근 주요 독자층이 낮아졌다. SNS 정보에 대한 민감한 20대 독자들이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100만부 기념 특별 한정판)도 지난주보다 두 계단 뛴 6위에 올랐다. 공지영 작가의 신작 소설 ‘해리 1’은 지난주보다 다섯 계단 뛰어올라 9위로 진입했다. 다음은 교보문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흔) 2.돌이킬 수 없는 약속(야쿠마루 가쿠·북플라자) 3.역사의 역사(유시민·돌베개) 4.열두 발자국(정재승·어크로스) 5.곰돌이 푸,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곰돌이 푸(원작)·알에이치코리아) 6.나미야 잡화점의 기적(100만 부 기념 특별 한정판)(히가시노 게이고·현대문학) 7.모든 순간이 너였다(하태완·위즈덤하우스) 8.언어의 온도(100만 부 돌파 기념 양장 특별판)(이기주·말글터) 9.해리 1(공지영·해냄출판사) 10.개인주의자 선언(문유석·문학동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학은 나라를 이해하는 통로…황석영 같은 유망작가 더 발굴”

    “문학은 나라를 이해하는 통로…황석영 같은 유망작가 더 발굴”

    스페인에 한국은 미지의 나라다. 한국 작가들 역시 스페인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소설을 출간한 출판사가 있다. 알리안사 출판사다. 지난 2012년 황석영 작가의 ‘심청’을, 2015년에는 ‘바리데기’를 각각 번역 출간했다. 서울국제도서전을 맞아 한국에 온 발레리아 치옴피 알리안사 편집장을 만나 한국 문학의 스페인 진출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도서전이 열린 지난 20일 진행됐다.→서울국제도서전에 온 이유는. -한국문학번역원이 마련한 ‘한국문학 쇼케이스’ 행사 참석차 왔다. 이번 쇼케이스 행사로 한국 작가를 많이 알게 됐다. 실력 있는 한국 작가를 만나 의논을 할 예정이다. (그는 인터뷰 직전까지 한국문학번역원이 만든 황정은, 김경욱, 김영하 작가의 영문판 소개 책자를 보고 있었다.) 앞서 우리는 2012년 프랑스 줄마 출판사의 출간 목록에 있는 ‘심청’을 보고 출판했다. 프랑스어 판을 스페인어로 번역했다. 황석영은 인상적인 작가였다. 자연스레 다른 한국 작가에게도 관심이 생겼다. →알리안사는 어떤 곳인가. -1966년 호세 오르테가 스포토르노가 스페인 지식인들과 함께 설립했다. 스페인은 1975년 말까지 프랑코 장군의 독재 정권 지배로 어두운 시절을 보냈다. 검열이 심했고, 우린 이를 피해 비밀서적을 출간하며 버텼다. 우린 ‘스페인 국민은 책이라는 도구로 자유롭게 사상한다’를 신조로, 독립적인 작품을 선정해 출간한다. 연간 230종 정도 출간하며 번역서는 60~70% 정도다. →황 작가 책은 대중적으로 성공했나. -사실 스페인은 독자층이 그리 두텁지 않다. 양질의 책이라도 5000부 안팎 정도 팔린다. 판매 부수를 밝히긴 어렵지만, 황 작가의 ‘심청’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후 우리는 황 작가의 에이전트를 통해 황 작가의 다음 작품인 ‘바리데기’ 영문 번역 샘플을 받았고 이후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출판했다. 바리데기는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감동적이고 강렬한 소설 가운데 하나다. 황 작가 작품을 통해 한국의 비약적인 발전과 기술 수준, 정치 상황까지 이해하게 됐다. 이렇듯 문학은 그 나라를 이해하는 ‘통로’다. 이게 바로 문학 번역의 가장 큰 의미라 생각한다. →한강의 작품이 스페인에 번역됐는데. -‘라타’라는 작은 출판사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 수준을 알아보고 ‘채식주의자’는 물론 ‘소년이 온다’까지 번역 출판했다. 이후 한강 작가가 맨부커 상을 받으면서 폭넓게 알려졌고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했다. ‘채식주의자’는 스페인에서만 2만 5000여부가 팔린 것으로 안다. 굉장히 성공한 사례다. →출판사가 번역을 결정하는 기준은. -솔직히 영미권 작가가 인기 있고 홍보도 쉽다. 하지만 우리는 문학 작품의 질을 들여다보려 노력한다. 상업적이라도 좋은 책은 있을 수 있다. 잘 쓴 책은 흥미로운 주제를 담고 있으며 술술 읽힌다. 그래도 가장 좋은 책은 다음 세대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한국적인 작품이 외국에 통하지 않나. -한국에 올 때 가장 고민한 문제였다. 좋은 책이냐 나쁜 책이냐, 한국적이냐 비한국적이냐를 따질 필요가 있을까. 그러다 좋은 작품이 국경을 넘어 전달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능한 작가의 작품은 한 작품만 소개되는 게 아니라 황 작가처럼 다음 작품으로 이어진다. ‘빌드 업’이라고 해야 할까. →스페인에 한국 작품이 많이 소개되려면. -다른 출판 선진국처럼 한국문학번역원과 같은 정부 기관의 노력이 중요하다. 개별 출판사로선 한국이라는 나라의 유망 작가를 일일이 아는 게 쉽지 않다. (작가 소개 책자를 보이며) 이렇게 작가 소개를 받는 게 중요하다. 한국은 스페인에 생소한 나라다. 그러나 우린 한국에 유망한 작가가 많다고 생각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가시 돋친 세상, 꽃같은 SNS 한 줄… 女心을 흔들다

    가시 돋친 세상, 꽃같은 SNS 한 줄… 女心을 흔들다

    ‘SNS 작가’ 작품 베스트셀러 싹쓸이 가볍지만 위로 담아 女팬층 두터워 男작가 달달한 감성 “유치” 비평도 최대호 작가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하태완 작가 ‘모든 순간이 너였다’.김지훈 작가 ‘너라는 계절’.김재식 작가 ‘단 하루도 너를…’.“오늘 하루도 너무 고생 많았어. 오늘은 평소보다 훨씬 흐린 날씨였던 것 같아. 감기가 유행이라던데, 너만큼은 아프지 않고 항상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모든 순간이 너였다’ 중) “지금은 힘들고 매일 쳇바퀴 돌 듯 사는 것 같아서, 때로는 허무하고 때로는 희망이 없어 보이지만, 세상은 아직 노력하는 사람에게 행복을 주더라. 곧 찾아올 거야. 네가 바라는 크고 작은 행복.”(‘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중) 지친 하루의 끝, 연인이 건네는 달콤한 말 같은 글귀로 여심을 사로잡은 작가들이 인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랑이나 인생에 관한 짧은 글귀나 시를 올려 유명세를 타 책까지 출간한 이른바 ‘SNS 작가’들이다. 주요 독자층이 20~30대 여성이어서인지 따뜻한 감성을 달달하게 풀어내는 남성 작가들이 유독 인기다. 일각에서는 ‘오글거린다’, ‘유치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독자들은 ‘심쿵’한다. 사랑이든 취업이든 불안한 미래 앞에 조바심 나는 청춘들을 다독이는 진심 어린 위로가 글 속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출간된 하태완(23) 작가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위즈덤하우스)는 최근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도서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종합 1~3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36만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하 작가는 이번 책에서 ‘생각이 많은 밤을 보낸 너에게’, ‘이 순간, 사랑하는 너에게’, ‘따스한 위로가 필요한 너에게’, ‘사람에, 사랑에 상처받은 너에게’라는 주제로 꿈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용음악을 전공하다 성대 이상으로 노래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스스로 위로하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음악적 감성이 더해지면서 여성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덕분에 책은 현재 89쇄까지 찍었다. 이 책의 편집자인 허주현 위즈덤하우스 대리는 “20~30대 여성이 타깃층이지만 특이하게 전체 구매자의 45%가 남성이다. 여자 친구에게 선물하는 분들이 상당수”라면서 “연인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는 페이지를 접어서 선물하거나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랑 고백을 하는 독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에서 ‘진심의 꽃 한 송이’라는 페이지를 운영하는 김지훈(27) 작가 역시 하루도 빠짐없이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너를 응원해”와 같은 위로 글을 올리며 49만여명의 팔로워들과 꾸준히 소통한다. 지난해 11월 출간한 산문집 ‘너라는 계절’(니들북)은 “사랑 이야기도 써 달라”는 독자들의 요청에 힘입어 선보인 책이다. 인연을 발견했을 때의 두근거림,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됐을 때의 설렘, 서로의 차이로 생기는 갈등 등 사랑의 다양한 면모를 짚은 이 책은 주로 10~20대 여성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국내 대표 사랑 커뮤니티 ‘사랑할 때 알아야 할 것들’을 14년째 운영하며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전하고 있는 1세대 SNS 작가 김재식(40)씨는 동명의 책을 펴낸 지 3년 만에 신작 ‘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쌤앤파커스)를 펴냈다. 190만명에 육박하는 팔로워를 거느린 김 작가의 책은 지난 3월 출간 이후 3만부 가까이 팔렸다. 김도훈 예스24 문학 MD는 “SNS를 통해 이미 화제가 되면서 기본적으로 팬층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인 데다 저자들이 책 속에 등장하는 임팩트 있는 문장이나 그림을 SNS에 올리면서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래들에게 건네는 조언이 독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갔다는 분석도 있다. 유쾌한 반전시를 모은 ‘읽어보시집’(2015)으로 유명한 최대호(30) 작가는 신작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넥서스북스)에서 서툴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발을 내딛는 청춘을 위한 ‘행복 처방전’을 건넨다. 작가 역시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입 사원인 데다 수차례 강연 무대에서 청춘들과 소통해 온 덕분에 위로가 상투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다. 경영선 넥서스북스 출판사업부 실용팀장은 “어떤 것을 가르치려 들거나 훈계하려 들지 않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부담없이 힘 빼고 쓴 덕분에 또래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얻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귀엽게, 향기롭게… 옷 갈아입은 책

    귀엽게, 향기롭게… 옷 갈아입은 책

    책의 아름다운 표지를 음미하고 가만히 책장을 넘기며 종이의 질감을 느끼는 일은 독서 편력가들이 애정하는 책의 물성이다. 스마트폰이나 전자책이 영원히 흉내 낼 수 없는 종이의 혜택이기도 하다. 최근 텍스트를 읽는 재미에 책을 보고 느끼는 재미를 더한 출판계의 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기존에 출간된 책에 새로운 옷을 입힌 ‘리커버 북’은 책의 물성을 강조한 대표적인 마케팅 사례다. 새 책 같은 효과를 낼 뿐더러 책의 희소성과 수집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강아지 그림 입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앞서 다양한 리커버 북을 선보여온 인터파크도서는 올해 첫 번째 리커버 북으로 영국 작가 줄리언 반스의 장편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선정했다. 영국의 대표 작가의 작품인 까닭에 영국 품종 개인 웰시 코기의 캐릭터 무늬를 책에 입혔다. 인터파크도서 홍보팀 김진경 대리는 “반스의 이 소설은 스테디셀러이긴 하지만 20~30대 젊은 독자층은 별로 없다. 이 점을 고려해 젊은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귀여운 이미지의 표지 디자인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독자 취향 따라 네 가지 표지 ‘랩걸’ 리커버 마케팅은 주로 베스트셀러·스테디셀러나 당시 이슈에 부합하는 인기 도서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출간된 책 중 이례적으로 새 옷으로 빨리 갈아입은 책이 있다. 출판사 알마에서 펴낸 과학교양서 ‘랩걸’이다. 여성 과학자인 호프 자런이 식물과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이 책은 지난해 2월 출간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독자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출판사는 책 출간 1년여 만인 지난 2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 3곳에서 일제히 각각 다른 종류의 리커버 북을 선보였다. 오리지널 표지까지 더하면 총 네 가지 종류의 표지를 만날 수 있는 셈이다. 출간 직후 약 8개월간 1만 5000부가 나간 이 책은 최근 3개월에만 약 2만 5000부의 판매 부수를 올렸다. 북디자이너이자 알마 대표인 안지미씨는 “리커버 북 제작 요청을 받은 후 각 온라인 서점별 주요 독자층을 분석해 기호와 취향을 고려한 새 표지로 책을 장식했다”면서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매체로서 책을 소화하기에는 정보가 넘치는 상황 속에서 각각의 책이 지닌 서로 다른 재질과 촉감, 제책 방식 등은 종이책만이 지닌 특별한 아우라”라고 밝혔다.#향이 물씬 ‘베개는 필요 없어…’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 후각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책도 있다.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봉현이 연인과 나누었던 내밀한 사랑 이야기를 기록한 에세이 ‘베개는 필요 없어, 네가 있으니까’다. 책 표지를 넘기자마자 ‘비 마이 필로’라고 적혀 있는 흰색 종이에서 향긋한 냄새가 피어오른다. 마치 책 읽기의 행복감을 향기로 표현한 듯하다. 책을 펴낸 출판사 달의 마케터 강혜연씨는 “여행지와 일상에서의 사랑과 연애를 다루다 보니 침대, 베개, 이불, 옷, 리넨 같은 소재가 책 곳곳에 많이 등장하는데 그 느낌을 담기 위해 초판본 한정으로 코튼 향이 나는 시트형 섬유유연제를 삽입했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런 잡지도 요즘 사서 보는 사람이 있다고? 한 주제 깊게 파는 ‘고품격 이색 잡지 붐’

    과거 잡지는 그야말로 잡다한 지식들의 집합소였다.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해 인터넷에 널리고 널린 것이 지식과 정보다. 최근 잡지가 특정 주제를 깊게 다루기 시작한 이유다. 얉은 ‘지식의 바다’에서 찾기 힘든 통찰력 있는 전문 콘텐츠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과자를 먹듯 빠르게 먹어치우는 ‘스낵 컬처’가 아니라 한 주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교양을 소개하는 내용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바다출판사가 ’한 우물만 깊게 파는’ 이색 잡지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2015년 교양과학 계간지 ‘스켑틱’ 한국판과 지난해 여성 계간지 ‘우먼카인드’ 한국판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 1월 생활철학잡지 ‘뉴필로소퍼’의 한국판을 창간했다. 스켑틱은 정기 구독자만 3000여명에 이르고 우먼카인드와 뉴필로소퍼 역시 각각 600명을 넘어섰다. 김인호 바다출판사 대표는 스켑틱을 소개할 당시 독자들이 최신호뿐만 아니라 과월호를 꾸준히 구입하는 것을 보고 계간지만이 지닌 ‘특유의 힘’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과거 뉴스의 속도는 하루였다면 현재는 분초 단위다. 이런 상황에서 주간지나 월간지는 속도뿐만 아니라 깊이도 따라잡지 못했다”면서 “예전의 잡지가 변화를 다룬 잡다한 정보을 담았다면 이 세 권의 잡지는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화하는 와중에도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가치를 다루기 때문에 ‘천천히 깊이 읽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시대의 모던 파더를 위한 잡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계간지 ‘볼드저널’은 아버지들을 위한 콘텐츠를 내세운 그야말로 ‘대담한’ 잡지다. 매호 현세대의 아버지들이 공감할 만한 하나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2016년 5월 창간호에서 ‘놀이’를 다룬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휴� �, ‘사춘기’, ‘라이프 로그’, ‘집’, ‘탈것’, ‘유산’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최근호인 8호에서는 현재 최대 이슈인 ‘젠더 감수성’을 주제로 현실적인 성교육,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아이들의 놀잇감, 현명하게 가사를 분담하는 법 등 현실적인 부분을 자세하게 짚었다. 내용의 특성상 젊은 아빠들이 주 독자층일 것 같지만 볼드저널 편집부의 내부 조사에 따르면 구독자의 55%는 30대 중반 기혼 남성이고 45%는 25~30세 미혼 여성이다. 최혜진 볼드저널 편집장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떻게 이룰지 고민하며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잡지는 그간 많지 않았다”면서 “물질주의와 성과주의를 거부하고, 대안적인 삶을 멋스럽게 여기는 독자들이 이 잡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격월간지 ‘매거진 브리크’는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집짓기와 집꾸미기 콘텐츠를 다루는 매체다. 실제 주거 공간과 그 공간을 지은 건축가, 시공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의 전문가, 그 공간에 사는 건축주나 거주인을 함께 소개한다. 매호 2개의 주거 공간만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건축물의 도면과 사진을 싣는 만큼 잡지의 판형도 가로 25cm, 세로 36cm로 큼직하다. 정지연 매거진브리크 편집장은 “다양한 건축물의 정보와 사례를 담아 한 번 보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소장하고 싶은 ‘부커진’(Book+Magazine)으로 여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씨네21’ 이후 사실상 고사 상태에 빠진 영화 잡지계에도 새로운 영화비평 잡지가 등장해 눈길을 모은다. 이달 창간호를 낸 격월간지 ‘매거진 필로’다. 인터넷 이곳저곳에 영화리뷰가 넘쳐나는 지금, 지면 영화비평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하는 영화 평론가 정성일, 허문영, 남다은, 이후경, 정한석이 고정 필진으로 참여했다. 필로 편집부는 “독립잡지라는 형태를 통해서라도 영화비평을 지속하기 위해 창간하게 됐다. 앞으로 ‘지면’, ‘영화’, ‘비평’ 세 가지 중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은 잡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잡지의 진화…대담하거나 깊이 있거나

    잡지의 진화…대담하거나 깊이 있거나

    빠르게 소화하는 스낵 컬처 아닌 통찰력 있는 지식·교양 담아내 아빠만을 위한 잡지 ‘볼드저널’ 집 꾸미기 모든 것 담은 잡지도과거 잡지는 그야말로 잡다한 지식들의 집합소였다.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해 인터넷에 널리고 널린 것이 지식과 정보다. 최근 잡지가 특정 주제를 깊게 다루기 시작한 이유다. 얉은 ‘지식의 바다’에서 찾기 힘든 통찰력 있는 전문 콘텐츠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과자를 먹듯 빠르게 먹어치우는 ‘스낵 컬처’가 아니라 한 주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교양을 소개하는 내용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바다출판사는 ’한 우물만 깊게 파는’ 이색 잡지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2015년 교양과학 계간지 ‘스켑틱’ 한국판과 지난해 여성 계간지 ‘우먼카인드’ 한국판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 1월 생활철학잡지 ‘뉴필로소퍼’의 한국판을 창간했다. 스켑틱은 정기 구독자만 3000여명에 이르고 우먼카인드와 뉴필로소퍼 역시 각각 600명을 넘어섰다. 김인호 바다출판사 대표는 스켑틱을 소개할 당시 독자들이 최신호뿐만 아니라 과월호를 꾸준히 구입하는 것을 보고 계간지만이 지닌 ‘특유의 힘’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과거 뉴스의 속도는 하루였다면 현재는 분초 단위다. 이런 상황에서 주간지나 월간지는 속도뿐만 아니라 깊이도 따라잡지 못했다”면서 “예전의 잡지가 변화를 다룬 잡다한 정보를 담았다면 이 세 권의 잡지는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화하는 와중에도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가치를 다루기 때문에 ‘천천히 깊이 읽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이 시대의 모던 파더를 위한 잡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계간지 ‘볼드저널’은 아버지들을 위한 콘텐츠를 내세운 그야말로 ‘대담한’ 잡지다. 매호 현세대의 아버지들이 공감할 만한 하나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2016년 5월 창간호에서 ‘놀이’를 다룬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휴가’, ‘사춘기’, ‘라이프 로그’, ‘집’, ‘탈것’, ‘유산’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최근호인 8호에서는 현재 최대 이슈인 ‘젠더 감수성’을 주제로 현실적인 성교육,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아이들의 놀잇감, 현명하게 가사를 분담하는 법 등 현실적인 부분을 자세하게 짚었다. 내용의 특성상 젊은 아빠들이 주 독자층일 것 같지만 볼드저널 편집부의 내부 조사에 따르면 구독자의 55%는 30대 중반 기혼 남성이고 45%는 25~30세 미혼 여성이다. 최혜진 볼드저널 편집장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떻게 이룰지 고민하며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잡지는 그간 많지 않았다”면서 “물질주의와 성과주의를 거부하고, 대안적인 삶을 멋스럽게 여기는 독자들이 이 잡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격월간지 ‘매거진브리크’는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집짓기와 집꾸미기 콘텐츠를 다루는 매체다. 실제 주거 공간과 그 공간을 지은 건축가, 시공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의 전문가, 그 공간에 사는 건축주나 거주인을 함께 소개한다. 매호 2개의 주거 공간만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건축물의 도면과 사진을 싣는 만큼 잡지의 판형도 가로 25㎝, 세로 36㎝로 큼직하다. 정지연 매거진브리크 편집장은 “다양한 건축물의 정보와 사례를 담아 한 번 보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소장하고 싶은 ‘부커진’(Book+Magazine)으로 여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씨네21’ 이후 사실상 고사 상태에 빠진 영화 잡지계에도 새로운 영화비평 잡지가 등장해 눈길을 모은다. 이달 창간호를 낸 격월간지 ‘필로’다. 인터넷 이곳저곳에 영화리뷰가 넘쳐나는 지금, 지면 영화비평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하는 영화 평론가 정성일, 허문영, 남다은, 이후경, 정한석이 고정 필진으로 참여했다. 필로 편집부는 “독립잡지라는 형태를 통해서라도 영화비평을 지속하기 위해 창간하게 됐다. 앞으로 ‘지면’, ‘영화’, ‘비평’ 세 가지 중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은 잡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고양이, 출판시장 ‘야금야금’

    고양이, 출판시장 ‘야금야금’

    1인 가구 늘면서 고양이 인기 “공간·시간 면에서 개보다 선호”애완동물 관련 서적의 인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책 구매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주제도 다양해지고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동물만이 아닌, ‘함께 사는’ 동물로 보는 인식이 두드러지며 관련 출판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특히 고양이 관련 서적의 판매량이 급증했는데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6일 교보문고 집계에 따르면 교보문고 애완동물 관련 서적 판매량은 지난해 3만 6556권으로 2016년 2만 7636권에 비해 32.3% 증가했다. 이 중 고양이 관련 서적이 2016년 6887권에서 2017년 1만 2089권으로 175%로 늘면서 전체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올해 1~2월을 따져 보니 개, 고양이, 기타 동물 서적 판매가 전년 대비 각각 18.3%, 25.4%, 5.7% 늘었다. 김지연 교보문고 모바일인터넷영업팀 MD는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애완동물 서적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영섭 우송정보대 애완동물학부장은 이런 추세에 관해 “애완동물 숫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최근 3년 동안 고양이 숫자가 가장 많이 늘었다. 이런 추세가 출판계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동물을 잘 키우는 방법, 건강이나 미용 등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최근에는 친구나 가족으로 대하는 방법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관련 서적의 주제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달 출간한 고양이 책(아트북스), 강아지 책(아트북스)은 개와 고양이를 주제로 한 그림들만 모았다. ‘나는 냥이로소이다’(21세기북스)는 ‘국내 최초 고양이 저널리스트’를 내세워 고양이가 필자가 돼 쓴 에세이다. ‘행복하고 싶다면 고양이와 함께 사세요’(문학세계사)는 고양이를 통한 자기계발서로 눈길을 끌었다. 일본 아마존에서 3년 연속 관련 고양이 부문 최고 판매 기록을 보유한 책을 번역했다. 기혁 문학세계사 기획팀장은 “고양이를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독자층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고양이를 통한 자기계발이라는 시도가 특이해 관련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자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고양이 전문 서적만 출간하는 곳도 등장했다. ‘야옹서가’가 발행한 고양이 에세이 ‘히끄네 집’은 인터넷 판매로만 1만 5000권이나 팔려 업계를 놀라게 했다. 고경원 야옹서가 대표는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고양이의 인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넓은 공간을 요하고 산책을 비롯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개와 달리 고양이는 공간도 클 필요가 없고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지 않아도 돼 1인 가구에 잘 맞는 애완동물”이라며 “지난해에는 2권을 출간했지만 올해는 5권 정도 책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재선 대전과학기술대 애완동물과 학과장은 이런 추세에 관해 “애완동물이 포화상태에 이르기까지는 관련 시장이 계속 늘어나고 출판계도 이에 맞춰 비슷한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애완동물을 키우는 문화가 중심이었다면 함께 사는 방법이나 애완동물에 대한 배려, 그리고 이와 관련한 감정과 관련한 서적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인수...서점 업계 교보-영풍 2강 체제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인수...서점 업계 교보-영풍 2강 체제

    영풍문고가 3대 대형 서점 중 하나인 반디앤루니스의 지분을 인수하고 공동 경영에 나선다. 영풍문고는 20일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의 지분 50%를 확보하고 인수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오프라인 서점 시장은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영풍문고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서울문고 지분 27.78%를 취득한 데 이어 영풍그룹 계열사인 씨케이가 서울문고 지분 22.22%를 매입함에 따라 영풍그룹은 서울문고 지분 50%를 보유하게 됐다. 영풍문고와 씨케이 측은 공시에서 지분 취득 목적을 각각 ‘경영참여’와 ‘투자’로 밝혔다. 앞으로 서울문고는 서울문고와 영풍문고가 공동대표, 공동경영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최영일 영풍문고 대표는 “전통적인 서점으로의 입지를 구축하며 국내 최대, 최다 매장을 보유한 영풍문고와 젊은 층에게 트렌디한 이미지로 호응받는 서울문고가 손잡음으로써 두 서점을 이용하는 독자층 모두에게 더 많은 혜택과 편의가 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26주년을 맞은 영풍문고는 최근 공격적인 매장 오픈으로 전국 37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새달 중 추가로 5개 매장을 열 예정이다. 서울문고는 반디앤루니스 13개 매장과 온라인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교보문고는 전국 34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카페·북클럽… 독자 찾아나선 출판사

    카페·북클럽… 독자 찾아나선 출판사

    최근 출판사들이 오프라인에서 독자들과의 ‘내밀한 만남’을 늘리고 있다. 서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만 의지하는 홍보·마케팅만으로는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 힘든 상황에서 면대면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 대표와 편집자, 저자와의 적극적인 스킨십을 통해 해당 출판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끌기 위함이다.●와인 한잔, 책 한권… 사계절출판사 카페 ‘에무’ 사계절출판사는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경희궁1가길에 특별한 북카페를 차렸다. ‘복합문화공간 에무’ 건물 1층에 자리잡은 ‘사계절 책 향기 나는 집, 카페 에무’다. 일반 동네 북카페와는 달리 사계절출판사에서 출간한 어린이, 청소년, 인문 도서로만 서가를 채웠다. 온·오프라인 서점을 거치지 않고 직접 독자들에게 책과 출판사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달의 작가전’, ‘이달의 주제전’, ‘책으로 쓰는 북마스터 일기’ 등의 코너를 마련하는 동시에 저자와의 만남과 강연, 글쓰기 교실을 상시로 운영한다. 낮에는 차를, 저녁에는 와인을 마시며 책을 여유롭게 읽을 수 있어 인근 지역 주민들과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는 토요일에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그림책을 직접 읽어주기도 하는데 새달부터는 경희궁 숲 해설가로도 변신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출판사 대표와 독자가 책으로 자연스럽게 만나는 기회를 통해 사계절출판사를 좀더 친근하게 여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어떤 연령의 독자층이든 그 북카페에 가면 ‘언제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 주고 싶다.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출판사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마음산책 북클럽, 3개월마다 1권씩 신간 보내줘 강 대표처럼 독자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온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도 지난 1월 ‘마음산책 북클럽’이라는 독서 모임을 선보였다. 연회비 5만원을 내면 3개월에 1권씩 총 4권의 신간을 보내 주고 그때마다 저자와 편집자, 대표가 직접 나서는 오프라인 만남을 진행한다. 정 대표는 “출판인들은 독자들 앞에 직접 나설 일이 거의 없기에 늘 가상의 독자만을 생각하고 책을 만드는데 독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책을 기획하게 된 의도와 제작 과정, 숨은 이야기 등을 공유하면 입체적인 독서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음북클럽 8기 신규 회원 새달 모집 2011년부터 ‘민음북클럽’을 운영한 민음사도 4월부터 올해 8기 신규 회원을 모집한다. 연회비 3만 3000원을 내면 민음사가 펴낸 세계문학전집 3권과 올해 출간되는 신간 중 2권을 선택해서 받아 볼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 북클럽 온·오프라인 활동에 참여하면 스탬프와 스티커를 받을 수 있는 여권 수첩, 세계 작가들의 출생지와 활동지를 모티브로 만든 세계문학지도, 에코백 등 시중에서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북클럽 회원들만을 위한 굿즈(기념 상품)를 선물해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민음북클럽 기획 담당자인 김유정 대리는 “저자와의 만남과 같은 행사를 하지 않는 이상 출판사들이 독자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면서 “독서모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북클럽제작소’나 시 낭독 행사 등 충성 독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아티스트와 ‘표지 협업 ’… 보기 좋은 책 좋아요

    아티스트와 ‘표지 협업 ’… 보기 좋은 책 좋아요

    보기 좋은 책이 읽기에도 좋다. 책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표지에 대한 이야기다. 하루에도 수천 권씩 쏟아지는 책의 홍수 속에서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서든 잘 꾸미고 멋지게 차려입어야 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예쁜 책’ 사진을 찍어 올리는 젊은층이 늘면서 책의 ‘외모 관리’에 신경 쓰는 출판사들이 늘고 있다.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국내 젊은 아티스트들과 협업에 나선 이유다. 단순히 화려하게만 책을 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서 책을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도 선사한다.2013년 ‘계승자’라는 작품으로 제5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다케요시 유스케의 장편소설 ‘펫숍 보이즈’는 책 표지부터 본문, 띠지까지 재기발랄한 그림을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유머러스하고 사랑스러운 면을 포착한 이 그림은 그림 에세이 ‘재수의 연습장’을 펴낸 만화가 재수가 그린 그림이다. 출판사는 한 애완동물 가게를 배경으로 직원과 단골손님, 동물들과 관련된 사건을 그린 유쾌한 ‘코지 미스터리’ 형식의 이 소설만이 지닌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한국판을 출간하면서 재수 작가에게 그림을 맡겼다.다산북스의 윤세미 대리는 “캐릭터가 부각되는 작품이다 보니 인물의 성격을 구현하는 능력이 뛰어난 재수 작가의 그림을 싣게 됐다”면서 “작품 속 특정 장면을 포착해 웹툰 형식으로 그린 만화를 본문에 배치했는데, 소설책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형식이지만 읽는 재미를 더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설명했다.출판사 이봄은 일본 작가 무레 요코가 할머니 모모요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을 펴내면서 최근 SNS에서 각광받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곽명주의 작품을 실었다. 30여년 전 일본에서 출간된 원작에는 복숭아를 의인화한 캐릭터가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줄넘기를 하는 모습이 표지에 담겨 있다. 하지만 이봄 측은 매사에 호기심을 가지고 활력 넘치는 삶을 사는 책 속 주인공인 할머니를 캐릭터화하는 것이 책의 내용을 잘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 모던한 필치로 인물을 묘사하는 데 탁월한 곽 작가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고미영 이봄 대표는 “최근 일본 출판계에서도 인스타그램이라는 매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표지를 좀더 알록달록하게 하는 등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 출판계도 마찬가지”라면서 “이 책의 독자층으로 생각한 20대 후반~40대 초반의 여성들 사이에서 호감도가 높은 곽 작가와 협업을 시도했는데 책 출간 후 실제로 SNS상에서 ‘책 표지가 예쁘다’는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미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유명한 작품도 이미지 변신을 위해 색다른 옷을 입는 경우도 있다.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이자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인생책으로 꼽는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가 바로 그 예다. 최근 출판사 민음사는 미국에서 그리스 문학 번역가와 연구가로 정평 난 피터 빈이 2014년에 번역한 영어 번역서를 바탕으로 영문학자이자 번역가인 김욱동 서강대 명예교수가 새롭게 우리말로 옮긴 ‘그리스인 조르바’를 펴냈다. 민음사는 이 책의 독자층을 40~50대에서 20~30대까지 확장하기 위해 젊은 판화 아티스트인 최경주와 협업했다. 최 작가는 조르바의 거침없고 쾌활한 성격과 생생한 자유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밝은 색상과 추상적인 구성으로 특유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허주미 민음사 편집부 문학1팀 과장은 “국내 출판 시장에서는 표지가 중요한데, 책도 상품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볼 때 책도 독자들이 가지고 싶은 예쁜 물건이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동네 주민들이 ‘빽’이죠…‘점조직 문학운동 ’ 펼치는 동네책방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동네 주민들이 ‘빽’이죠…‘점조직 문학운동 ’ 펼치는 동네책방

    동네책방 전성시대다. 올 들어서는 일주일에 한 개꼴로 문을 연다는 추산이다. 전국 곳곳의 동네책방을 돌아보는 테마 여행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이다. 책방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까지 크게 늘었다. 이쯤 되니 떠오르는 글귀가 있다. “책방이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 할 수도 없지!”(개브리엘 제빈 ‘섬에 있는 서점’) 치킨집 옆에, 세탁소 옆에 어느 날 문득 들어선 우리 동네 혹은 당신 동네의 책방. 덩치 큰 서점도 나가떨어지는 판에 구멍가게 동네책방이 용빼는 재주 있을까. 그곳에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좀더 솔직하게. 골목으로 들어간 책방은 돈이 될까.#책방이 망할까 걱정인 동네 사람들 도로 너머 호수공원이 보이는 경기 일산의 시 전문 서점 ‘책방 이듬’. 김이듬 시인이 운영하는 열두 평쯤의 작은 공간은 동네 사랑방이 됐다. 문을 연 지 넉 달여 만이다. 한적한 오피스텔 건물 1층에 어쩌자고 책방이 생겼나. 동네 사람들 눈에는 생뚱맞았다. 얼마간의 탐색기가 지나 쭈뼛쭈뼛하던 이웃들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 “시집이 정말 많네요.” “시는 어떻게 읽어야 돼요?” 머쓱한 질문을 꺼내던 사람들은 그렇게 하나둘 단골손님이 됐다. 동네책방이라면 익숙한 풍경이다. 예상치 못했던 ‘현상’을 책방 주인들은 경험하고 있다. 수십년째 책 한 권 사본 적 없다는 사람들이 책을 집어드는 것은 그 자체로 진기한 움직임이다. 책방 이듬에서도 몇십년 만에 제 손으로 시집을 사는 주민들이 많다. 여고 졸업 이후로는 시집을 구경한 적도 없다는 세탁소 아주머니는 책방 주인이 골라주는 시집을 사더니 요즘은 소설책까지 빌려 간다. 편의점 아저씨도 마찬가지다. 시 낭독 모임이 있던 날 책방 앞을 지나다가 “웬 사람들이 이리 많이 모였느냐. 시가 재미있는 거냐”고 묻더니 며칠 뒤 시집을 사갔다.어느 노부부는 공원 산책 길에 출근부를 찍고, 동물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는 하루 몇 번씩 쉼터 삼아 책을 만지다 간다. 주부 5명은 매주 한 번 자발적으로 시 읽기 모임을 꾸리고 있다. 주민 이화숙(56)씨는 “큰 도서관이 가까이 있어도 어쩌다 빌려 읽는 책과는 느낌이 다르다. 책방 주인의 안목으로 선별된 책들을 자꾸 대하다 보면 독서 안목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동네 사람들이 갑자기 책이 궁금해진 이유는 하나. “이웃집이 책방이기 때문”이다. 김 시인은 “책방이 망할까 온 동네가 걱정해 준다. 책만 팔아서는 수지 맞추기 어려울 테니 커피값을 올리라고 야단들이다”라며 웃는다.지역 공동체 문화가 책방을 거점으로 싹트는 조짐은 어디서나 읽힌다. 멀리 전남 순천의 동네책방 ‘그냥과 보통’에서도 그렇다. 주인 강성호(36)씨는 “책방의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역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전한다. 대도시에서 학교나 직장을 다니다 돌아온 20~30대들은 누구보다 책방의 이벤트에 목말라 한다. 강씨는 “청년들이 지방 도시를 답답해하는 것은 주류 사회문화에서 소외된 느낌 때문인데, 현재성 있는 독서 행사들이 그런 강박증을 털어준다”며 “지방분권 시대에 더욱 의미가 커질 동향”이라고 귀띔한다. 책방을 매개로 주민들이 결속하는 문화운동 자체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광주의 간판급 동네책방 ‘숨’ 같은 곳은 방문객들에게 지역 정보를 담은 읽을 거리를 일일이 나눠 준다. 지역 문화를 공유하게 하는 매개로서 동네책방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책방의 이런 기능을 발 빠른 지자체들은 정책에 십분 활용한다. 다양한 문화행사들에 동네책방을 참여시키면 주민 관심도를 손쉽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SNS를 타고… 문학책 읽기 붐 동네책방에서는 대형 서점에서 잘나가는 책을 웬만해선 취급하지 않는다. 베스트셀러를 피하는 것은 생존 제1원칙이다. 소설과 시가 어느 출판 공간에서보다 융숭하게 대접받는 이유다. 시나 소설만 파는 작은 책방들은 SNS를 거점으로 문학 수요층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서울 신촌역 맞은편에 있는 시 전문 책방 ‘위트 앤 시니컬’의 시집 읽기 모임은 언제나 성황이다. 페이스북에 시집 읽기 모임 공지를 띄우면 40장의 티켓이 금세 동난다.책방 주인이자 시인인 유희경씨는 “등단이 목표가 아니라 그냥 시가 궁금하고 시인을 만나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새 시집을 내고 지난달 31일 이곳을 찾은 김현 시인은 “동네책방 모임에 오면 시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그러니 동네책방은 작가들 사이에서 요즘 핫이슈다. 독자층을 확장하는 유의미한 창구라는 기대감에 책방 이벤트를 자청하는 작가들이 많다. 책방 이듬에서는 최근에만도 황인숙·이문숙 시인, 은희경·손홍규·김숨·조해진 소설가가 교통비만 받겠다며 줄을 섰다. 일산에 사는 황석영 작가는 “절대 망하지 말라”며 오며 가며 들러 작정하고 팬 서비스를 해 준다. 동네책방을 거점으로 힘이 세지는 ‘문학 점조직’은 출판 기획자들을 긴장시킨다. 지난해 민음사는 동네책방에서만 팔 수 있는 문학책(쏜살문고)을 맞춤 기획했다. 메이저 출판사가 대형서점이나 알라딘, 예스24 같은 인터넷 서점에서 살 수 없는 책을 따로 만든 것 자체가 주목할 ‘출판 사건’이다. 문학 전문 출판사 봄날의책 박지홍 대표는 “시중의 베스트셀러에 매달리지 않는 동네책방은 기획 마케팅이 힘든 중소 출판사들에는 새로운 활로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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