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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니언 중계석/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 - 16대 대선 의미와 민노당의 선택

    16대 대통령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적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물론 누가 최후의 승리자로 남느냐는 것.그러나 진보적 성향을 가진 국민들의 경우 또 하나의 주요 관심사는 민주노동당이 6·13 지방선거에 이어 기성 정치집단의 대안세력으로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느냐이다.선거를 앞두고 성공회대 조현연 교수가 반년간 ‘정치비평’ 2002년 하반기호에 ‘16대 대선의 의미와 민주노동당의 선택’이란 글을 실었다.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16대 대선은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87년 이후 최초의 ‘3김시대 없는 대선’으로,새 지역주의 구도와 보수정치,3김정치를 넘어설 수 있는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의 준정권교체 효과를 낸 6·13지방선거 이후 한국 정치권은 지역구도로 정치지형이 고착화되는 가운데,이회창 대세론의 재부상과 입지 구축,노무현 지지율의 거품론 대두,민주당 내분 심화,자민련 몰락 본격화에 따른 중부지역 선점 논쟁,정몽준 카드 부상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제 초점은‘한나라당의 집권뿐인가?’,‘정치적 반전의 가능성은 없는가?’로 모아져 있다. 반전의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지방선거에 불참한 전체 유권자 50% 이상의 정치적 향배가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문제는 두가지,즉 시간과 노무현·민주당의 정치적 행보이다. 통상 정치권에선 한 선거의 판세가 다음 선거때 뒤집어지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6개월로 보는데,이번 대통령 선거는 정확히 그 마지노선에 걸려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방 선거 패배뒤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강해지고 있는 민주당의 상황인데,현재로서는 반전의 싹이 민주당에서 피어날 가능성이 많지 않아 보인다. 한편 진보정치 세력의 대응과 관련,이번 대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노동당의 행보다.민노당은 6·13지방선거에서 8%의 정당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정치적 시민권을 대중들로부터 검증받은 ‘실체’정당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이번 대선에 임하면서 제1의 목표로 ‘제3세력’ 정치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목표달성은 과연 가능할까? 대선까지의 정세가 민노당에 결코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대선은 지방선거와는 선거지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민노당이 대선에서 지방선거에서의 득표율을 얻는 것조차도 희망사항 내지 꿈일지 모른다.민노당의 과제는 결국 이 꿈을 실현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그 핵심은 세가지로 모아진다. 먼저 비판적 지지측과의 전략적 경계짓기와,전략적 독자성 원칙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그동안 진보진영이 정치세력화에 실패한 것은 ‘상대적 진보성론’으로 자기무장한 ‘비판적 지지론’적 사고였다.즉 최악의 사태인 보수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는 기성 정당 중에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후보나 정당을 밀어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비판적 지지론은 이미 14·15대 대선에서 실패했다는 점에서 민노당의 길이 노무현 후보의 전략적 경로와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당선 가능성은 적지만 ‘의미 있는 실체’로서 존재한다면 ‘대안부재‘ 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 두번째는 범진보진영의 총 단결과 단일후보의 성공적 선출이다. 대선은 지방선거와 달리 유권자의 선택 폭을 좁게 하는 치열한 선거이므로 진보적 유권자층이 사표심리나 패배의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역사적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따라서 설령 내부적으로 이론투쟁을 치열하게 벌이더라도 대중앞에선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개혁적 대중들의 가슴에 불을 지를 수있다. 마지막으로 생산적인 정책 경쟁의 대결구도를 형성해야 한다.즉 정책정당으로서의 민노당의 차별성과 자기 정체성,대중성 확보가 중요하다. 이는 진보정치의 예각화를 중심으로 국민정치 차원의 대중전선을 결합시켜내는 것을 의미한다.계급만을 내세워 대중을 포기하거나 대중을 위해 계급을 포기하는 것 모두 정답이 아니다.이것은 양자택일보다는 결합 방식의 문제이다. 정리 임창용기자 sdragon@
  • 국립중앙박물관 보관 70여점 공개, 일본 근대미술품 한눈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수장고에 보관하던 일본 근대미술품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들었다. 덕수궁 석조전에서 미술관을 운영하던 조선왕실이 사들였거나 기증받은 일본 근대미술품은 198점.이 가운데 일본화와 공예를 중심으로 70여점이 29일부터 12월8일까지 ‘일본근대미술’특별전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다. 1933년부터 1945년까지 석조전에 전시됐고,광복후 덕수궁미술관이 인수한뒤 1969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갔지만 일반인은 볼 수 없었다. 공개가 미뤄진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데다 일본색이 물씬한 작품을 ‘국립’박물관이 전시하는 데 따르는 부담이 없지 않았다.체계적으로 미술품들을 연구할 인력도 충분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서적 부담’은 최근 들어 젊은층에게는 아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또 ‘용산시대’를 앞두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인력을 충원하면서 일본 근대미술 전공자도 확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소장품들의 가치는 당대 작가들의 작품으로 오늘날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데 있다.일본 근대미술을 연구하는 데 아주 중요한 컬렉션이다.따라서 전시도 일본 근대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소장품들의 내용과 성격,미술사적 위치가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다. 한국 근대미술 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특히 이번에 ‘명경지수’(明鏡止水)가 출품된 남화의 대가 고무로 스이운은 변관식과 허백련의 일본유학 시절 스승이다. 이밖에 일본화의 혁신을 시도했다는 요코야마 다이칸,서민생활 풍속과 인물의 심리묘사에 뛰어나다는 가부라키 기요카타,미인화를 주로 그린 미키 스이잔의 작품도 나왔다.서양화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 일본화의 독자성을 확보하려는 1930년대 일본화단의 다양한 움직임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공예품으로는 일본 근대 칠기의 1인자로 꼽히는 마쓰다 곤로쿠의 ‘대나무 백로무늬 칠함’과 도미모토 겐키치의 백자 항아리 등이 눈길을 끈다. 중앙박물관은 국내전시를 마친 뒤 내년 4∼6월에는 일본 도쿄예술대학과 교토 국립근대미술관에서도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서동철기자
  • 신의주특구 종교 진출/ “남측 교회·사찰 곧 들어설것”

    북한 대변화의 상징인 신의주 특별행정구가 외국인의 자유로운 무비자 입국 전면 허용,특구 내 종교·언론 및 집회 결사의 자유 보장 등 획기적인 조치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투자 유치 방안 등 경제제도적인 방향과 함께 종교·언론 등 문화 인프라가 어떻게 구축될지가 신의주 특구 성공의 관건으로 주목받고 있다.이런 가운데 남측의 종교단체들도 신의주 특구 진출을 위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신의주 특구에 진출하려는 남측의 종교 및 언론단체 중 일부는 이달 말 입지 조건을 살펴보기 위해 북한 신의주를 방문할 계획을 잡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그러면서도 북한의 신의주 특구 추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최근 북한의 변화 추세로 볼 때 긍정적으로 기대하지만,초대 장관 양빈(楊斌) 어우야 그룹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특구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계 움직임-그동안 활발한 남북 불교단체간 교류를 진전시켜온 불교측은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신의주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북한 사리원에서 ‘금강 국수공장’을 운영하며 식량,의복,분유 등 대북 인도 지원을 하고 있는 평화통일불교인협의회(평불협)는 이르면 이달 중 신의주 특구 내 사찰 건립 등을 모색하기 위해 방북할 계획이다. 평불협 신창수 이사는 “북한의 개방은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고 범위도 넓다.”면서 “불교계에서는 일단 신의주 특구 현지를 둘러보는 것과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등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신 이사는 “현재 북측이 사찰에 대한 복원작업을 벌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신의주 특구에도 조만간 성당,교회,사찰이 들어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가톨릭측은 신의주 특구에서 신앙 활동과 함께 교육·의료·사회복지·직업훈련 등 주민 지원 활동에 향후 진출 방향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의주 특구 내 외국인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성직자를 파견하는 것은 물론 성당 설립을 추진하는 방안도 가톨릭내에선 거론되고 있다.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임강택 협력전문위원은 “북한은 장기적인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고 우선 교육이나 의료,사회복지,직업훈련의 차원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계도 적극적이다.‘신의주 특구를 바라보는 입장 및 향후 대응’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다.이와 함께 무분별한 진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내부에서 일고 있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박신영 간사는 “신의주로 가서 교회를 짓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신의주가 아무리 특별행정구로 독자성이 있긴 하지만 북한지역의 특수성이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 움직임-최근 주한 외국 언론인들 사이엔 ‘누가 신의주 지사로 파견되나.’를 두고 다양한 얘기들이 오갈 정도로 신의주 특구 진출은 당연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북한이 지난달 17일 북·일 정상회담에 앞서 많은 외신들에 사전 취재를 허용하는 등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어서다.신의주 특구에서 벌써 외신들의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도 향후 언론진출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남측 언론의 경우 북한측으로부터 외국인으로 분류되지 않고 우리 정부의 교류·협력 규정을 적용받아야 하는 등 걸림돌이 아직은 많아 빠른 시간 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전망-전문가들은 북한의 신의주 특구 내 종교 허용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이다.교회·사찰 건립은 허용하겠지만 실질적인 종교 자유를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특구 내 노동자들은 북한 주민들이고,이들에 대한 종교 허용은 체제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김영수 교수는 “북측이 일단 특구의 모양을 갖추기 위해 교회 건립 등은 허용하지만 주민들의 참여는 철저히 통제하는 형태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도 “북한은 인권의 핵심이 종교의 자유인 만큼 대외적인 영향을 고려,외형은 갖추겠지만 남한 및 외국인들의 선교활동은 제한하는 중국식 ‘애국교회’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수정·박록삼기자 crystal@ ■천주교중앙협 김종수 사무총장/ “북 주민 선교활동 펼수 없다,환상 버리고 신중한 접근을” “신의주특구 기본법이 명시한 ‘신앙의 자유’ 조항이 곧바로 북쪽 본토에 신앙의 자유를 도입하는 과정으로 여기며 접근하는 것은 착오입니다.” 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김종수(金宗秀·사진) 신부는 1일 “절차상으로는 신의주특구에 성당이나 교회를 설립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실제로 조만간 사찰,교회,성당이 들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신의주특구에 성당을 세운다고 해서 북쪽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펼 수는 없다.”며 장밋빛 환상에만 젖어 막연히 접근하는 것을 경계했다. 김 사무총장은 “북한 헌법에서도 신의주특구 기본법이 신앙의 자유를 허용한 것과 같이 신앙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김 총장이 바라본 신의주특구에서의 종교 활동상은 경제·문화·관광·오락 등 각종 사업에 종사하는 외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회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그들의 종교 자유를 허용하는 정도다. 하지만 김 총장이 마냥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만은아니다. 김 총장은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신의주특구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면,금융·무역·상업·공업·첨단과학·오락·관광 등 많은 차원에서 기대가 크다.”면서 “북쪽의 최고지도자가 내린 결단인 만큼 향후 큰 발전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 차원에서도 개신교,불교 등 여러 종단이 조만간 신의주특구로 들어가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면서 “북 주민들에게 간접적으로 노출된 것만으로도 그 효과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동안 남북 종교인들이 지속적으로 교류의 폭과 깊이를 키워간 덕분에 서로에 대한 이해의 범위가 넓어진 점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김 총장의 설명이다. “북쪽은 변화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북에 대해 현실 이상의 성급한 기대감을 품는 것은,북과의 교류를 무작정 반대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입니다.경제·정치적인 분야는 물론,문화·종교 분야에서도 차분하게 한 걸음 한 걸음씩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총장은 “북쪽 교구의 책임은 서울대교구에 있다.”면서 “북쪽에 성당을 세운다는 상징성만을 놓고 무작정 덤비지는 않겠지만 우선 신의주 주민 가운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당,나아가 북 주민들 일부까지 포함된 종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신의주 특구 한국내 연락처 대표 김한균씨/“한국 대표부 조만간 설립 계획” 양빈(楊斌)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은 오는 7∼9일 한국 방문기간중 국내투자 희망자들을 위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경제 5단체장 등 주요기업인과 면담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장관이 신의주 특구 한국내 연락처 대표로 위촉한 화훼업체 금화산업㈜ 김한균(金翰均·사진·34) 사장은 1일 “지금으로선 국내 투자자들이 희망한다고 모두 갈 상황이 아니다.”면서 “신의주 특구에 관한 모든 절차는 양장관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국 기업의 특구 투자 유치와 입국수속,투자방식 협의 등 행정 서비스를 전담할 한국대표부를 조만간 설립할 계획이며 대표를 누가 맡을지는 아직 모른다.”고덧붙였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면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청와대측과 일정을 조율중”이라고 말했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면담을 제안받은 바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부인했다. 김 사장은 1998년 중국에서 화훼기업 어우야그룹을 운영하던 양 회장이 경기도 안성 ‘금란원’ 농장을 방문하면서 인연을 맺은 이래 양란묘종 등 매년 200만달러 이상을 어우야 그룹에 수출하면서 교분을 쌓았다.금화산업은 안성과 성남에 2만여평의 온실농장을 운영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중국내 5개 법인을 운영중이며 양 장관은 이중 2개 법인에 지분을 갖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북한 종교 실상 - 대외 이미지 개선용으로 활용 북한이 1일부터 4박5일간 일정으로 개막한 남북 천도교 공동 개천절 기념행사를 적극 지원하는 것을 계기로 북한 종교의 실상이 새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 헌법상으로는 종교 자유가 보장돼 있다.98년 개정 헌법은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지며 종교건물을 짓거나 종교의식 같은 것을 하는 일을허용한다.’고 규정해놓고 있다.그러나 동시에 종교를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사회 질서를 해치는 데 이용할 수 없다고 규정,종교 자유의 제약·한계를 명시하고 있다. 북한의 종교관은 김일성·김정일 부자 시대를 거치면서 변화된 것은 없다.‘종교는 아편’이라는 마르크시즘의 기본 개념을 깔고 있다.다만,50년대 ‘말살정책’에서 점차 ‘활용정책’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북한이 외부 세계에 ‘종교’를 대외 이미지 개선용으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88년 말부터다.58년 중앙당 집중지도 사업을 통해 대부분의 종교장소와 종교인들을 정리한 북한은 30년 만에 평양에 봉수교회와 장충성당을 건립한 것이다. 조선 그리스도교연맹이나 조선 천주교협의회 등은 종교 자유 보장 지원을 위한 단체라기보다는 외국종교단체나 국제원조기구의 상대역 역할이 주 임무다.교회의 목사나 전도사 등에게 월급을 주고 있는데,이들 단체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소속 대남부서 가운데 하나인 통일전선부 제6과에 소속돼 있다.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은 ‘외국인 참관지’ 정도의 개념에서 운영되고 있다.외국인 참관 시 당에서 엄선한 40·50대의 남녀 수백명이 위장예배를 보고 있는데 90년대 들어 남한이나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 등을 위한 행사가 잦아지면서 98년 ‘신도’들을 길러내기 위한 1∼3개월 과정의 단기 강습코스도 생겼다고 한다. 김수정기자
  • 조명철 前김일성大교수 분석 “美봉쇄 풀려야 신의주 특구 성공”

    “신의주 특별행정구의 성패는 앞으로 북·미관계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달려있습니다.” 25일 조명철(趙明哲·사진·42) 대외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이 발표한 신의주 특별행정구(신의주 특구)에 대해 “입법·사법·행정의 독자성을 부여한 것은 경제특구 수준을 뛰어넘은,과거 어떤 조치와도 비교할 수 없는 대단히 파격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네덜란드 국적의 화교인 양빈(楊斌·39) 어우야 그룹 회장을 특구 장관에 내정한 것도 북한의 당과 내각에서 독립적인 외국인 임명으로 대외 자본의 신뢰를 얻으려는 특단의 조치라는 설명이다.조 연구위원은 “양빈이 장관에 내정되기까지 북한 최고 지도부로부터 신뢰를 얻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면서 “알려진 4000만∼5000만 위안(약 60억∼70억원)신의주 지역 투자 외에 대규모 금융 및 물자를 북측에 물밑으로 지원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지난 94년 탈북하기까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한 조 위원은 남쪽에서도 연세대 박사 학위를 취득,남북 경제의 이론과 실물 부문을아우르는 경제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조 위원은 “북·미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미국의 대북 봉쇄정책이 해제될 때 외국기업 및 국제금융자본들이 믿음을 갖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실시하고 있는 내부적 경제 개혁은 물론,대미 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아무리 개혁·개방을 하고 경쟁력있는 법과 제도를 만든다 하더라도 동북아 질서의 외부 환경이 호응해주지 않으면 성공의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밖에도 한반도의 평화 및 화해·협력의 분위기가 지속되는 것과 중국이 당분간 북한과 경쟁적 관계가 아닌 우호적 관계로 지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조 위원이 바라본 북한의 신의주 특구 지정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쉽게 시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히 야심찬 프로젝트다.특구 개발의 범위와 목표,법,제도,중앙정부의 의지 등 여러면에서 여느 사회주의 국가의 개혁·개방보다 우월하고 경쟁력있게 만들려고 목표를 높게 잡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 변화에서 북한이 사회주의를 포기하고 자본주의로 나아간다고 섣불리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핵심은 북한 체제를 유지해 주민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방법과 대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느냐,아니냐이지 사회주의를 고수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또한 조 위원은 “신의주 특구를 단순히 홍콩식으로만 볼 수는 없다.”면서 “홍콩식 또는 중국식 특구로만 봐서는 북한의 특수한 변화 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가설로 만들어낸 ‘대박 상품’

    (도쿄 황성기특파원) 어느 히트 상품이건 처음에는 가설부터 시작한다.소비자 성향을 요모조모 분석,어떤 상품이 먹혀들 수 있는지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에 따라 시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아 시장의 반응을 떠본다. 일본의 유행정보지 ‘닛케이(日經) 트렌디’ 최근호는 일본에서 히트한 상품과 그 뒤안에 있는 흥미로운 가설들을 소개하고 있다. ◆소형 자동차- 2001년 6월부터 올 2월까지 6개월간 13만 4222대의 경이적인 판매실적을 올린 ‘피트’.1300㏄이면서도 실내가 넓고 연비도 1ℓ에 23㎞로 도요타 자동차 동급의 21.5㎞를 웃돈다. 혼다는 소형차가 세계 시장의 승패를 결정짓는 시대라고 판단,소형차 선진국 유럽 각국의 슈퍼마켓을 관측지점으로 삼고 관찰에 들어갔다.혼다측은 대량의 짐을 손수 싣고 내리는 운전자를 보고 “상식을 깨는 실내 공간이 필요하다.”는 1차 결론을 내렸다. 소형차는 빈약하다는 종래 개념에서 탈피,내장과 실내 공간,디자인을 몇단계 올렸다.가설은 적중했다. ◆남성용 머리 염색제- 맨담이 지난해 2월에 내놓아 히트시킨 남성용 컬러 염색제 ‘개츠비’도 두 가지 가설로 성공했다. “남자들은 컬러 염색을 꺼린다.”,“따라서 다양한 색깔을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히지 않으면 안된다.” 맨담은 1997년 남성용 탈색제를 발매,한해 100만개를 팔고 기세를 몰아 컬러 염색제를 내놓았으나 좀처럼 매상이 오르지 않았다.그러나 탈색제 사용자의 47%는 컬러 염색을 해보고 싶다는 잠재시장의 존재를 확인한 맨담측은 가설을 토대로 본격 개발에 들어갔다. 20대 전후 젊은 남성을 소비층으로 하는 16가지의 다양한 컬러 염색제는 맨담의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할 만큼 약진하고 있다. ◆햄버거- 올해 4월 판매에 들어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롯데리아의 ‘퓨어 버거’는 지난해 오리지널 햄버거를 만들자는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신상품이다.‘50엔짜리 미니 햄버거’같은 기기묘묘한 아이디어가 속출했다.그러나 이런 햄버거는 일회성에 그친다는 의견이 강했다.일본의 햄버거 시장은 7000억엔.1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롯데리아는 업계 1위 맥도널드에 도전하는 과감한 가설을 제기했다. “정통 햄버거의 신상품으로 맥도널드와 겨루는 편이 독자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설이었다.햄버거에 들어가는 재료를 근본부터 재검토했다.그래서 “건조시킨 양파 대신 냉장보존 양파를 쓰고 마스타드 대신 검은 올리브유를 쓴다면”이란 가설을 토대로 제품개발에 들어가 성공했다. marry01@
  •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추진

    민주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朴相千)는 11일 현행 집중적 대통령제 권력구조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추진하기로 하고,이를 당론 및 대선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건의했다. 개헌안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민의 직접투표로 선출되며 임기는 4년에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도록 하며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선거관리위원장에 대한 임명권과 사면권,긴급명령권,계엄선포권,국무총리지명권,국회해산권,통일·외교·안보에 관한 행정권을 갖는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지명하되,국회의 불신임 결의에 의하지 않고는 대통령이 임의로 해임할 수 없도록 독자성을 보장하고,내정에 관한 행정권과 국회해산 건의권 등을 갖는 실질적인 내각수반으로 격상시켰다. 개헌안은 또 특검제를 상설화하며 감사원을 국회에 귀속시키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돈 안드는 선거와 소수 세력의 원내 진출 보장을 위해 국회의원선거구를 1개 선거구에서 5명 이상을 선출하는 대선거구제로 전환하고 1인 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것도 건의했다. 검찰총장,국가정보원장,경찰청장,국세청장,금융감독위원장,공정거래위원장등 6개 기관장을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은 계속 검토키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세무사·회계사 영역다툼 재연

    공인회계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덤으로 얹어주는 현행 제도를 놓고 세무사들이 가두서명을 벌이는 등 업무영역을 둘러싸고 해묵은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한국세무사협회는 지난 7월부터 공인회계사 등에 대한 세무사자격 자동부여 폐지를 골자로 하는 ‘세무사제도 개선을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을 펼쳐왔다.3일 두 달간 서명자 수가 130만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협회측은 서명자 명단을 첨부한 ‘세무사제도 개선 건의서’를 정기국회에제출하고 각 정당,정부 등에도 로비를 강화하는 등 이번만큼은 그냥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세다. 세무사들은 무엇보다 회계사들의 세무 전문성을 걸고 넘어진다. 송충달 세무사제도개선추진위원장은 “세무사들은 1·2차 시험에 걸쳐 세법의 학리는 물론 특별소비세법·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등 샅샅이 검증받는데,회계사들은 세법개론과 세무회계를 훑는 게 고작”이라고 말했다. 세무사제도를 맨 먼저 도입한 독일은 물론,일본도 세무사의 전문·독자성을인정하는 추세라는 주장이다. 반면 회계사들은 세무업무의 기초가 회계인 만큼 회계사들이 오히려 비교우위에 있다고 주장한다.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세무업무를 회계사들이 도맡고 있는 실정에서 자본시장 개방 이후 이들이 우리나라 세무시장이라고 봐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세무사와 회계사의 ‘밥그릇 싸움’이 최근들어 격화 양상을 보이는 것은회계사·세무사 가릴 것 없이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 상황 때문.세무인력이태부족이던 1961년에 도입된 이 제도를 세무사가 1만 5000명에 이른 현재까지 붙들고 있다가 불씨를 키웠다는 게 세무사측 입장이다. 회계사측도 어렵기는 마찬가지.해마다 1000명 이상 뽑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고도 취업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남북경추위 협상 안팎/ 군사보장합의서 사실상 타결

    사흘째를 맞은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에서 경의선·동해선 연결,쌀지원등 여러 현안들이 큰 틀에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가운데 막판 변수로 떠올랐던 ‘군사보장합의서’가 사실상 타결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이번 경추위의 핵심 고리였던 군사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관측된다. 비무장지대(DMZ) 군사보장합의서 교환은 경의선 및 동해선 공사를 시작하기 위한 필수전제조건이었다.또 개성공단 건설,임진강댐 수해방지를 위한 공동조사 등 DMZ에서 작업을 하거나 DMZ를 관통,물자를 수송해야 하는 ‘3대 현안’은 물론 쌀지원 문제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군사보장합의서 교환 문제- 지난 14일 제7차 장관급회담 마지막날에도 군사실무회담 일정 및 군사보장합의서 등을 놓고 북측이 “DMZ를 관통하는 철도연결은 군부에서 위임받지 않았다.”고 하는 바람에 7시간 넘게 회의가 지연되는 진통을 겪었다. 이는 ‘선군정치(先軍政治)’를 강조하며 군부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북한의 특수성에 기인한다.게다가 북한이 기본적으로 군사문제를 북·미간 과제로 보는 시각이 강한 탓도 있다. 이번 경추위에서도 마찬가지다.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도로 동시 연결을 제안한 남측은 착공 일자를 정하고,그에 앞서 DMZ 공사의 안전을 서로 확인해 주는 군사보장합의서를 교환하자는 입장이었다.반면 북측은 철로 연결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경의선보다는 동해선 연결을 더욱 강조했었다.29일에도 남과 북은 전체회의를 미룬 채 실무대표단 회의를 계속한 끝에 DMZ 공사의 안전 보장을 협의하기 위한 군사실무회담을 다음달 초 여는 데 겨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동시착공 문제- 비록 남북이 두 철도·도로를 동시착공한다는 7차 남북장관회담의 합의 내에서 협의했지만 북측은 사실상 경의선보다는 동해선 연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이는 군사문제로 귀결되는 경의선 연결공사를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북측 군부가 아직까지 안보 문제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평양을 ‘노출’시키는 경의선 연결을 주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동해선을 연결하는 데 최장 6∼7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북측이 노린 작전이라는 관측도 있다.물론 북측이 동해선을 고집하는 데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란 점도 작용했다. 결국 하루종일 계속된 실무대표단 접촉을 통해 ‘다음달중 착공’이란 합의점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오피니언 중계석/ “1道 1국악원 설립해야”

    국립국악원은 1992년 전북 남원에 ‘국립 민속국악원’을 설립했고,지난해 11월에는 전남 진도에 ‘국립 남도국악원’을 기공했다.올 4월에는 ‘국립 부산국악원’설립이 확정되어 기본계획이 섰다.이같은 상황에서 윤미용 국립국 악원장은 ‘1도1국악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속내를 ‘국악소식’여름호에 드러냈다.윤원장이 주장하는 ‘1도1국악원’사업의 당위성을 소개한다. ■ 윤미용 국립국악원장 주장 국립국악원은 궁중음악 전승기관으로 1400년의 전통을 가지며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보존·전승하고 보급·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국립 지방국악원 역시 각 지역에서 전래되는 고유의 민속음악을 연구·발굴하고 계승·발전시켜야 한다.지역주민의 문화향수권을 신장토록 할 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산 교육장으로서 기능을 수행하는 등 그 지방의 전통문화 활성화를 위한 중 추기능도 수행해야 한다. 부산국악원은 부산 연지동에 연면적 5000평,총 사업비 452억원으로 800석 규모의 공연장과 연습 및 교육공간을 주요시설로 2007년 6월 개원할 예정이다. 부산국악원이 서면 부산·경남권의 중요 무형문화재,민속자원을 체계적으로 연구·보존할 수 있게 된다.또 영남지역 전통문화의 중심지로 정악,정재,민속음악 등을 공연하는 종합공연장이 될 것이다.다양한 국악교육 및 연수 프로그램으로 국악에 관한 인식이 미미한 부산지역에 국악을 보급·진흥하고 청소년들이 국악을 쉽게 체험하는 산 교육장이 될 것이다. 유형문화재 보존을 맡은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11곳에 지방박물관을 갖고 있다.각 지방에 국립박물관이 계속 건립되는 까닭은 유형문화재의 체계적인 보존과 발굴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한번 훼손되면 다시는 원형을 되살릴 수 없으므로 유형문화재 보존에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무형문화재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아니 유형문화재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지도 모른다.무형문화재는 고정된 형태를 가진 유형문화재와는 달리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살아 숨쉬고 변화하며 살아있는 생명체이기에 보존은 더욱 어렵다. 가까운 예를 보더라도 조선시대에는 팔도의 어느 잔치에서나 들을 수 있던 삼현육각 음악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거의 사라져버렸다.이제는 그 음악을 기억하는 이가 없다는 사실에서 전승이나 보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또한 종묘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해마다 종묘제례가 열림으로써 아름다움이 배가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 국립국악원은 전통음악의 계승과 발전을 담당하는 유일한 국가기관으로서 국악 저변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그 결과 국악이 우리 문화의 진수로서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는 사실에 누구나 동의할 만큼 국악은 한국문화의 중요한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전통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대체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치중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전국민의 문화수준이 향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방의 문화인프라는 절대적으로 빈약하다. 특히 많은 나라가 자국의 전통문화를 재인식하고 있으며 문화접촉 양상도 국제화하고 있다.우리 전통문화도 보편성과 함께 지방 특유의 독자성을 살린 다양성을 추구해야 할시점이다. 전 국민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문화공간이 조성되어야 한다.동시에 각 지방에 전승되는 무형문화재를 발굴하여 보존·전승하는 등 지역문화 활성화에 보다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국립국악원에서 추진하는 ‘1도1국악원’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우리 민족문화의 보편성과 각 지방의 특수성·고유성을 살린 문화의 전당으로서 핵심적인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현재 추진하는 ‘국립 남도국악원’과 ‘국립 부산국악원’은 이 사업의 초석이 될 것이다.두 지역의 국악원 건립이 성공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촉매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외국 VIP 잇단 초청…北 ‘안방외교’

    북한이 최근 눈에 띄게 활발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그러나고위급들이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의 고위인사들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안방외교’다. 특히 미국의 입김이 비교적 덜 미치는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다.이들 국가와 협력을 통해 경제를재건하는 동시에 미국과 관계가 악화될 때에 대비한 ‘보험용 외교’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최근 북한에 다녀온 유럽 인사들은 지난 11∼14일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한 장자크 그로와이사장 등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진이다.박근혜(朴槿惠)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도 이 재단 이사 자격으로 방북길에 나선 바 있다.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6∼7일 평양에 머물면서 북한 인사의 월드컵 개막식 참석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독 의원친선협회 회장인 하르트무트 코시크(기독교사회당) 하원 의원이 이끄는 9명의 독일 의원 대표단은 지난달 30일부터 4박5일 동안 북한에서 김영남 위원장과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등을 만나 교류·협력에 대해 논의했다.코시크 의원 일행은 지난 7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스페인과 차기 의장국인 덴마크 등의 대표단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강화와 관련,“우리는EU가 하나의 힘있는 극으로 일극 세계화를 반대하고 세계 다극화를 지향하면서 정치·경제·안보·외교 분야에서 독자성을 강화하며 지역문제를 자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미국의 견제세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비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는 주로 경제적인 이유에서 전통적인 우호관계의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라오스의 분냥 보라치트 총리는 지난 11∼14일 북한을 공식 방문했다.양측의 회담 성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14일 순안공항에 홍성남 내각총리와 이광근 무역상,이영일 외무성 부상 등이 나와 분냥 총리를 전송한 점으로 미뤄 식량 차관 도입 등 ‘경제협력’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분냥총리는 방북기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홍성남 총리 등과 회담을 가졌다. 지난 6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석유수출국기구(OPEC)기금 Y세이드 압둘라이 사무총장은 주로 전력문제를 협의했다.OPEC기금은 지난 97년 의료센터 건설자금으로 500만 달러를 북한에 지원했다.압둘라이 사무총장은 홍성남 내각총리,조창덕부총리,강경옥 농업성 부상,장성일 재정성 부상 등과 경제관료들을 잇따라 만났다. 지난 2∼5일 사이에는 트란 둑 루옹 베트남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하고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났다.이 자리에서 트란 둑 루옹 주석은 농득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김 위원장 베트남 초청 의사를 전달했고,이에 대해 김위원장은 ‘적절한 시기’에 답방하겠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두 나라는 투자장려 및 보호에 관한 협정과 양국 무역성 사이의 ‘맞바꿈무역’(바터무역)에 관한 합의서 등 6개 경제관련 협정을 맺었다.베트남은 또 북한에 쌀 5000t을 무상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밖에도 지난 3월에는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남북한을 차례로 방문했다. 중국·러시아 등 전통적 맹방들과의 외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자칭린(賈慶林)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겸 베이징(北京)시 당서기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대표단은 6일부터 닷새 동안 평양을 방문,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최고위급을 만나 우의를 다졌다. 지난달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블라디미르 아나톨리예비치 야코블레프 시장과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극동지역 전권대표 일행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층과회담을 했다.백남순 외무상은 오는 20∼23일 러시아를 직접방문,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북한 철도 연결 및 전력 지원 등 경제협력 방안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백 외무상 방러에 앞서 평양에서 가진 이타르 타스통신과의 지난 인터뷰에서 “조선(북한)의 평화와안전은 러시아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동남아 국가들과과거 비동맹 외교를 통해 맺어진 관계를 복원하고 유럽 국가들과도 교류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대북 고립정책으로부터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들 국가가 북한과의 교류에서 별로 얻을 것이 없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이경형 칼럼] 盧風과 ‘홍3’ 역풍

    민주당의 노무현(盧武鉉) 대선 경선 후보는 이번 주말 당의 대통령후보로 공식 선출된다.‘노풍(盧風)’을 일으켜대선 가도의 강자로 부상한 그는 지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세 아들,이른바 ‘홍(弘)3’ 문제를 두고 발언의 미세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노 후보는 그동안 김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관해 총론면에서 “잘한 것과 못한 것을 모두 물려받겠다.”고 말해왔다.그리고 각론인 대통령 아들 문제에서는 “선거에 불리할지 모른다는 이유로 누구를 잡아넣어라는 식의 소리는 하지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24일 KBS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서는 “대통령이적절히 처리할 것이며 피할 수 없는 문제다.”고 밝혔다.그리고 지금의 국정 운영은 현직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 아래 이뤄지는 것이며,대선 후보가 개입할 일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자세는 김 대통령과의 관계를 큰 틀에서는 국민의정부 개혁을 계승·발전시키되,‘대통령·후보 상호 불간섭주의’의 입장을 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그러나 상호불간섭은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관계이지,12월 대선까지 계속 유지될 수는 없는 불안정한 형태다. 노 후보는 대선 본선에 대비해 자신의 정체성과 독자성을구축하지 않으면 안된다.어느 시점에 가서는 ‘DJ의 계승과단절 또는 극복’을 표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가운데서도 효과적인 득표를 위해서는 단계적인 ‘탈(脫)DJ’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후보 진영에서는 나름대로 표(票) 계산을 하기 마련이다.영남 출신인 노 후보가 호남 유권자에게 100% 신뢰를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통령 아들 문제를 들먹여 반(反)DJ로 돌아서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반대로 노 후보가 계속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면 ‘노풍’ 자체가 ‘홍3’ 역풍으로 타격을 입게 되며,따라서 차제에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도내부에서 나올 법하다. 그동안 노 후보와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경선 후보와의지지율 차이는 이달 초 20%포인트 이상 벌어져 최고치를 이룬 이래 지난주에는 16%포인트로 떨어졌고,24일 S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다시 14.8%포인트로 줄어들었다.이같이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바로 ‘홍3’ 역풍이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노 후보가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는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에 관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계속고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대권 경쟁에 뛰어든 사람이 최대 현안에 시종 침묵을 지킬 수는 없는 일이다. 그가 ‘홍3’문제에 관해 어떤 말을,어느 때 해야 하는가는 전적으로 그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하지만 ‘홍3’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서 연유하는가를 곰곰 따져보면그 해법은 자연히 도출된다. 대통령 아들 문제는 노 후보 말처럼 분명 정경유착의 구조적 비리의 산물은 아니다.그러나 이번 ‘홍3’문제는 이보다 더 후진적인 대통령 권력의 가족주의화에서 나온 것이다.그것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이 봉권시대 군주가 제후들에게 봉토를 나눠주듯 친인척들에게 나눠지고,나아가 가신(家臣)들에게까지 나눠진 데서 비롯된다.이것은 대통령이의도적으로 그렇게해서라기보다는 현 정부의 정치문화가대권 경쟁에서 쟁취한 정치권력이 마치 전리품처럼 인식되고,한편으로는 끼리끼리의 연고주의가 그 외연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홍3’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은 자명해진다.대통령 아들 문제에 대한 분명한 태도 표명이 DJ와의 단절이아니라 한국정치의 전근대적인 요소를 척결한다는 선언적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5년 전인 1997년 11월7일 신한국당 대구·경북 필승대회에서 이회창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당시 김영삼 대통령을 상징하는 ‘03 마스코트’를 몽둥이로 내려치는 이벤트를 벌인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큰 정치를 꿈꾼다면 개별 표에 영합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깃발로 표를 불러모아야 한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khlee@
  • 추진4년 성과와 과제/ 공기업 민영화 ‘절반의 성공’

    지난 98년 이후 추진된 공기업 민영화에 따른 매각수입은 총 1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가운데 105억달러에 이르는 외화수입 확보는 경제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으며 우리 경제에 대한 대외신인도 향상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예산처의 용역을 받아 ‘지난 4년간 공기업 민영화성과 평가 및 추진과제’에 대해 연구과제를 수행한 연세대 경제학과 정갑영 교수와 김영세 교수는 28일 연구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지난 4년간 공기업 민영화를 적극 추진한 결과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민영화된 기업들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그러나 최근 발전노조 파업에서 보듯 민영화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민영화를 둘러싼 논란을 정리한다. ●민영화로 경영효율 제고= 연구결과에 따르면 민영화가 완료된 포항제철·한국중공업·국정교과서·종합기술금융 등 5개 공기업은 자율적인 경영혁신으로 이익이 늘고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며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등의 성과를 실현했다. 포항제철의 경우 공정혁신을통해 철강가격을 인하하는데 성공했고 국정교과서는 공급가격을 97년 수준으로 동결할 수 있었다.포항제철의 주가 총액은 2000년 10월4일 7조6606억원에서 지난 26일 현재 13조 557억원으로 상승했다. 한국중공업은 발전설비 및 담수화설비 등에 핵심역량을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영업활동과 비용절감을 편 결과수주실적이 높아지면서 영업 이익이 249억원 적자에서 25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종합기술금융도 투자사업 활성화와비용절감을 통해 98년 1282억원 적자에서 2001년에는 132억원 흑자를 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민영화 이후 비상경영 태스크포스를 구성운영하고 전사적 비용절감운동을 벌여 만성적 적자를 대폭 줄였다. ●만만치 않은 반론= 민영화가 경영효율을 높인다는 이같은 분석과 달리 정부의 민영화 추진이 국민적 합의를 거치지 않는 등 방법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강원대 이병천 교수는 “민영화되면 개선될 여지를 안고있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화 방침은각 공기업의 특성과 성과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채 급격히 작성되고,일정도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면서 “현재의 일정대로 민영화를 추진할 경우 경영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탁상공론이 되고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김균 교수는 “포항제철이나 한국중공업은 정부가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민간의 적극성과창의성·능동성을 통해 경영의 효율성이 높아진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그러나 발전산업 민영화와 관련,“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식으로는 전력 도매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으며 불공정 경쟁을 제재해야 하는 전기위원회의 중립성과 독자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 공공의 이익실현도 보장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민영화는 전문가들의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제주 전국제일 ‘장수마을’

    제주도가 80세이상 장수 노인 점유비율이 전국 1위이며,장수 요인은 근면·검소한 생활태도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용철(李庸哲) 제주도 경로복지계장이 21일 제주대 행정대학원에 제출한 ‘제주도 장수마을을 중심으로 한 장수지역노인들의 생활실태에 관한 연구’ 석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2000년말 기준 제주도내 80세이상 고령인구는 총 8313명으로65세이상 인구 4만 3334명의 19.1%를 차지하는 등 전국 1위의 장수지역이라는 것이다. 논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주도의 85세이상 고령인구는 타 시·도에 비해 월등히 앞서고 있다.이는 과거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역사적 기록이나석주명 선생이 지난 44∼45년 제주도 노인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장수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선천·유전적인 면을 들 수 있겠으나 80세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부분근면·검소한 생활태도에 기인하고 있다. 제주도 노인 대부분은 70대까지 일 하고 있으며,일부는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밭에 나가 일하면서 건강을유지하고 있다.자식과 같은 집에 기거 하더라도 안거리(안채)와 밖거리(바깥채)로 나눠 서로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고부간의 갈등을최소화하는 독특한 주거형태도 장수의 한 요인이다. 장수 노인들은 밤 10시 이전에 자고 새벽 6시 이전에 일어나는 등 수면시간이 8시간이상 되고,식생활은 편식하지 않고 규칙적으로 80%만 먹는 소식 위주로 하고 있으며,된장국은거의 매일 먹고 있다. 채소와 해조류를 좋아하고 육류보다 어류를 즐기고 있다.그러나 특이하게도 장수노인 절반 이상이 일주일에 2∼3회는돼지고기를 먹고 있고 감귤을 즐기고 있다. 제주도 장수 노인들의 식생활 사례를 중심으로 노인들을 위한 표준식단을 개발,보급하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이경형 칼럼] 부패를 끊는 급소

    대검 중수부가 ‘이용호 게이트’의 한 핵심 인물을 잡는다고 3∼4개월 동안이나 출국금지를 한다,전국에 지명수배를 한다고 법석을 떨었지만 붙잡지 못했다.그런데 특별검사팀이 추적을 시작한 지 보름 남짓해 문제의 인물을 검거했다.특검팀의 개가에 검찰은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니 안타깝다. 부패를 어떻게 척결할 것인가.마음 먹기에 달렸지 그 방법은 결코 어렵지 않다.무엇보다 권력형 부패는 부패를 키우고 연결해 주는 ‘급소’에 타격을 가해야 한다.우선 권력형 부패를 차단하는 급소는 핵심 권력기관,핵심 부서 인적구성의 연고주의를 깨는 것이다.한국사회에서 가장 강력한위력을 발휘해온 것이 지연과 학연이다.그중에서도 도(道)단위 지역성과 고등학교별 학연이 가장 뿌리가 깊다. 이번에 김대중 대통령이 39년 만에 처음으로 이명재 신임검찰총장을 검찰 외부에서 발탁했다.신임 총장의 검찰 후속인사는 국민적 기대 속에 이 연고주의의 끈을 끊을 수 있는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곧 드러날 대검차장, 서울지검장,검찰국장,대검 중수부장 등 이른바 검찰 ‘빅 4’의 인사는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둘째,권력기관에 대한 상호 견제와 보완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최근 검찰의 신뢰 위기는 정치적 중립성의 결여에서나온 것이다.여기에는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검찰이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독자성을 회복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국가 공권력 행사의 주무 기관이자핵심 권력기관으로서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검찰의 내부반성만으로는 되지 않는다.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검찰의공소권 독점과 기소편의주의를 견제하는 장치를 강화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특별검찰청 설치는해법이 될 수 없다.비록 예산과 인사권에 있어 독립성을 부여한다 해도 결국 검찰총장의 산하에 있기 때문에 ‘확대증편된 중수부’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검찰이각종 의혹 사건에 철저한 수사를 거듭 다짐했지만 벌써 특별검사가 세번씩이나 나오지 않았는가.이보다는 특별검사제상설화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물론 특별검사 상설화가 검찰 기능을 2원화하고,검찰 조직 자체를 무력하게 만든다는지적도 일리가 있다.그렇다면 3년 정도의 한시법으로 시행한 뒤에 존속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특정 권력기관의 정보 독과점을 방지하고 공유 체제를 갖춰야 한다.지금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는 각종 게이트는 많은 부분이 정보의 독점과 정보를 사익에 악용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과거 군사정권 시절엔 권력기관간의 정보담합이 자주 문제되었다. 국정 최고책임자에게 정보가 사실대로 보고되지 않고,몇 개의 권력기관이 정보를 사전에 조정·윤색하여 보고함으로써 국정운영이 민심과 이반되는 결과를 빚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패 유형을 보면 특정기관의 정보 독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아내 수지김을 죽인윤태식의 게이트도 국가정보원의 정보 독점이 비리·부패의 원인이 되었다.이런 측면에서 핵심 권력기관간의 정보공유는 매우 시급하며,정부 내부의 정보배분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넷째,권력기관 간의 연결 통로에 투명한 칸막이를 설치할필요가 있다.청와대와검찰,국정원과 검찰,검찰과 경찰,검찰과 국세청 등을 잇는 통로에 부패의 급소가 있게 마련이다.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반드시 검사장급 검사를 임명할 필요가 있는가.서울지검장은 매주 2회씩 검찰총장에게독대 보고를 해야만 하는가.수사·조사 등에 관한 권력기관을 넘나드는 보고 체계에 칸막이를 해야 한다.정치권력의입김을 배제하기 위해서도 검찰도 일반 부처 업무 보고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끝으로 연고주의를 전파하는 부패의 급소 가운데는 동창·동향으로 무장한 ‘마당발’ 로비스트도 빼놓을 수 없다.온정주의로 접근하는 청탁 문화도 마찬가지다.이들 급소를 과감하게 찔러 잘라내야 한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khlee@
  • [매체비평] 작지만 실질적인 언론개혁

    2001년 언론계의 화두로 등장했던 언론개혁이란 오랜 세월에 걸쳐 반복되면서 이미 하나의 시스템으로 고착되어버린 기존의 관행이나 행동양식을 제거하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삼는다.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알면서도 손대지 못했던 것을 털어내고,새로운 좀더 민주화된 언론환경과 행동양식을 조성하는 일이다.사실 법과 제도의 개혁 같은 큰개혁은 언론인과 언론의 일상적 행동양식을 변경하는 작은 개혁으로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10월 가판을 폐지한 데 이어,이 달부터인물동정란을 폐지함으로써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이두 개의 조치는 언뜻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어느 신문사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앙일보가 스스로 이를 폐지한 것에 대해서는 높게평가할 수 밖에 없다.가판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가판이 나오는 시간이 되면 기업체나 관공서의 홍보담당자들은 자기 회사나 부처에 관한 기사들을 확인한 후 부정적인논조의 기사가 실릴 경우 해당 신문사의 편집국이나 광고국에 ‘압력’을 넣는 것이 보통이다.그 와중에 광고를 조건으로 한 ‘부정한 거래’가 오가거나 심한 경우 신문사가 특정 광고주를 겨냥하여 가판에다 일부러 부정적 기사를 쓰고,당사자로 하여금 광고를 게재하도록 강제하거나유도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가판은 또한 한국언론의 고질병인 지면 획일화의 중요한요인이기도 하다.우리 언론에는 타신문 지면 베끼기 관행이 구조화되어 있으며,자기 신문의 고유한 논조를 고수하려는 자세가 부족하다.가판에 나온 경쟁지의 기사나 논조를 보고 확인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고 베낀다.그 결과여러 개의 신문이 있다 하더라도 제호만 다르지 그 내용이나 논조가 유사해진다.이러한 경향이 한국 언론의 병폐로되어 있는 신문시장의 독과점구조와 맞물려 여론독점,여론조작,여론지배의 가능성으로 연결된다. 인물동정란은 오래 전부터 독자들의 생활과 아무런 관련성도 없고,따라서 독자들이 관심도 두지 않는 기사라고 비판받아 왔다.동정란은 흔히 어떤 기관장이나 기업체의 장이 입출국을 했다거나 어떤 행사에 참가한다는 식으로 구성된다.물론 행사나 사업의 내용은 독자들에게 중요할 수있다.그러나 어떤 조직의 공적 사업임이 분명한데도 그것을 사업자체가 아닌 인물에 초점을 맞춰 보도한다.이는 대개 기관장이나 단체장 등 주요인물들의 ‘얼굴알리기용’으로 사용되며,그들에 대한 신문사 차원의 서비스로 파악된다. 중앙일보가 시도한 가판과 인물동정란의 폐지는 신문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하기 위한 지면차별화 전략의 한 표현으로 보인다.어쩌면 이는 경쟁지들과의 경쟁에서 이미 기선을 잡았다고 하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내용의 차별화를 성취해낼 수 있는 내부적 역량과 조건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고 이런 일을 시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가판이나 인물동정란의 폐지는 그 파장의 크기와 관계없이 가치있는 일이다.그것이 다른 언론사에 얼마나 확산될지,신문 내용의 독자성과 특성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알 수는 없다.그러나 이 일이 바람직한 일이라면 다른 신문사들도 이를 적극 검토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다. 류한호 광주대교수·언론학
  • 순박한 미소 ‘한국의 마애불’

    인류는 시대를 망라해 항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담은 조형물을 어김없이 남겨왔다.그것이 종교적인 색채를띠건 소박한 삶의 표현양식이건간에 모두 그 시대 생활상과 사람들의 모습을 추적해볼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아닐수 없다. 미래 사회에서의 구원과 보다 나은 삶에 대한 욕구를 말할 때 우리는 흔히 미륵을 떠올린다.56억 7,000만 년 뒤에용화수 아래에서 성도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미래의부처. 최근 해체복원 작업에 들어간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굳이 들지 않더라도 이같은 미륵 사상을 보여주는 흔적들은 이 땅에서 숱하게 보여진다.다름아닌 ‘바위 위에 새긴불상’ 마애불이다. 다른세상이 펴낸 ‘한국의 마애불’은 전남대 미술교육과이태호 교수가 송광사 성보박물관 이경화 객원연구원의 도움을 얻어 전국 200여 곳의 마애불을 일일이 다리 품을 팔아 훑은 뒤 대표적인 108개를 가려 소개한 땀의 결실이다. 저자 자신이 “어느 마애불 하나 독자성을 갖지 않은 것이 없다”고 밝혔듯 책에 소개된 마애불을 보면 지역과 시기별로 천태만상이다.현존하는 마애불중 첫 작품이라는 충남 서산 마애삼존불부터 구한말 서울 주변에 조성된 것까지 표현방식과 표정 등이 모두 다르다.둥근 눈과 높지 않은 콧날,연잎처럼 툭 피어난 입술의 서산마애삼존불에서백제 특유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다면 경주 골굴암마애불좌상에선 살짝 내민 작은 입술의 미소가 마치 순박한 소년을 보는 듯하다.그런가 하면 가느다란 눈과 새침해 보일정도로 삐죽하고 작은 입,광대뼈가 도드라진 충남 홍성 신경리 용봉사 마애불입상은 또다른 분위기를 전한다. 결국 마애불은 단순히 부처의 형상만을 조각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룬채 끊임없이 변화를 갈망하며 살아온 한국인의 용모와 심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차원높은 자연·종교·예술의 합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4만5,000원. 김성호기자 kimus@
  • [종교간 화해의 길] (3)다원주의와 ‘나’

    하나의 원처럼 완전한 평화 세계는 인류의 영원한 꿈인가?세계 초강국인 미국 뉴욕에서 비행기 테러가 일으킨 잿빛구름은 사라졌으나 이제 아프가니스탄에 전쟁의 시커먼 연기가 자욱하다. 국내외 전쟁으로 200만의 난민을 양산한 아프간은 ‘지옥’상태이고 팍스 아메리카나의 주인 격인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 편인지,테러범 편인지 선택하라”고 세계에 강요하고 있다. 인류공멸의 제3차 세계대전이 될지도 모를 이 전쟁의 원인은,미국의 이스라엘 편중지원,중동의 세계 기름창고 장악,방위산업체의 확장 야망,민족문제 등 복합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이 ‘신 십자군’전쟁의 밑바닥 원인은 유대·그리스도교가 중심이 된 미국 자본주의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아랍·이슬람권의 종교문화적반발 보복으로 보인다.문명충돌이니,종교전쟁이니 천하대란이니 하는 말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본래 인간을 안심입명(安心立命)케 하는 종교는 진리의 바다로 평화롭게 흐르는 강물과 같다고 할 수 있다.그런데 진리에 도달하여 사랑을베풀던 종교의 창시자들이 죽고 그추종자들이 조직종교를 만들어 권력종교화한 다음에는 종교가 괴물이 되어 집단살인,폭력,사기 등으로 광기(狂氣)의도가니가 되고 ‘짐승들의 전쟁’ 모습을 보이곤 했다.종교에서 자기가 믿는다는 생각만으로 바른 믿음이 되는 것은아니다.그 믿는 내용이 참되고,마음에서 스스로 우러나오는 믿음만이 바른 믿음이다.더구나 믿음에 의심이 가면,완전한 믿음이 되지 못한다. 맹신과 광신이 겹치면 사람은 자주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권리조차 빼앗긴다.더구나 난세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악용한 종교적 사기꾼이 설쳐대는 경우가 많다. 인간에게 믿음은 필요하나,잘못 믿으면 안 믿는 것만 못하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류평화를 파괴하는 종교전쟁을 가져오는 일부 종교의 폐쇄적 배타성이다. 아프간의 탈레반 이슬람 정권은 세계 최대의 바미안 석불을 대포로 파괴했다.또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의 공동성지인 예루살렘은 평화의 젖과 꿀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끝없는 폭력과 살상으로 피가 흘러 새로운 중동전쟁을 가져온 진원지가 되었다. 종교의 백화점이라는 국내에서도 일부 목사 등이 단군왕검상의 목을 자르고 불상을 파손하기도 했다.이같은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는 세계의 중방(中方)풍토에서 생긴 사상의 특성과 유일신 사상 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풍토주의 법철학에서 세계를 세 지역으로 나눠 살펴보면,농경민족의 동방(東方)풍토는 그 이상으로 평화를 지향하고,상역(商易)민족의 서방풍토는 자유를 지향하지만,중동 유목민족의 중방풍토는 평등을 지향하면서도 일정지역에서 다른 민족을 죽이거나 내쫓아야 자기 민족이 그 땅을 차지하고살 수 있기 때문에 배타적 풍토가 역사적으로 생성되어 온것이다. 중방풍토에서 차례대로 생긴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코뮤니즘 등이 그런 경향을 보여왔다.특히 각 종교의 근본주의자는 더욱 배타적이다.유일신 사상은 자기가 믿는 종교의 신만이 유일절대하다는 것이다.유대교,그리스도교의 야훼신이나,이슬람교의 알라가 그런 예가 될 것이다. 이는 그 신을 믿는 사람에게 주관적으로는 좋을 수가 있으나,이를객관화하여 다른 종교인에게 강요하면 사회적 충돌이 있게 된다.내가 믿는 신과 종교가 소중하다면,다른 이의 신과 종교도 소중한 것으로 인정해야 사회평화가 유지된다. 종교적 진리에의 길은 등산에 비유할 수 있다.사람이 산밑에서 보면 보이는 범위가 작으나,산을 오를수록 커지며 산정상에 오르면 전체가 다 보이는 것과 같다.또 산 정상에오르는 길은 A코스,B코스,C코스 등 여러 가지가 있다.같은산인데도 동쪽에서 보면 서산,서쪽에서 보면 동산,남쪽에서 보면 북산,북쪽에서 보면 남산으로 그 이름도 다를 수가있다.종교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에게 늘상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나친 욕심,잘못된 습성과 고정관념이다.사실상 신(神)의 개념들은 애매한 면이 있고,종교의 선택이 우연인 경우도 많다.종교적 신념이 잘못된 고정관념일 경우에는 고질병이 되고,그 고정관념이 혁명적으로 깨지는 아픔을 딛고 거듭나지 않으면 치유가 되지않는다. 이제 새 세기를 맞아 우리는 진리의 입장에서 모든 종교를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진리에 이른 성자라도 그 사람이 신앙대상이 되어선 안 되고,그가 가르친 진리가 신앙대상이 되어야 한다. 세계적 성자들이 가르친 방법론은 일치한다.명칭은 다를지라도 명상(瞑想,meditation)을 통하여 내가 없는 경지 즉무아경(無我境,Samadhi)에 이르는 것이다.이것이 진리요,진아(眞我)이며 얼나,알라,한생명,하느님,부처님이라 할 수있다.종교의 궁극적 진리를 추구하되 종교마다의 독자성을인정하고,타종교에도 구원이 있음을 수용하는 것이 종교다원주의이다. 각자의 종교적 아집을 버리고,평화를 향한 종교간 대화가필요한 까닭이다.로마 가톨릭 요한 바오로 2세는 공의회를통하여 교회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선언하였다. 종교적 다원주의는 인류가 배타적 절대주의에서 해방되어자유로워지는 길이다.이것이 안되는 경우를 고려하여 미국윌리암스 대학교 마크 테일러 신학교수는 신과 종교를 해체하자는 ‘해체신학’을 주장하기도 했다.종교 대신 수행봉사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쟁은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난다.이번 아프간 전쟁도 마찬가지이다.폭력은 폭력을 낳으며,미움은 미움으로 해결되지않는다.반성과 사랑과 자비만이 미움을 극복할 수 있다. 우리가 보복전쟁이라는 비극의 악순환을 막으려면 쌍방이한생명에 터잡은 열린 마음으로 ‘열린 민족’과‘열린 종교’를 확립하고,서로 살리는 상생(相生)과 평화의 구체적인 길을 찾아내야만 하겠다. 고준환 경기대 법학부 교수 '한생명 상생법' 저자. ■고준환교수는 언론인 출신. 1942년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유교적 풍토에서 자라나 초중고 시절 교회에 다니며 신앙생활을 시작한 뒤 대학에 들어가 불교와 신선도를 배웠다.초월명상(TM) 성취자 코스와 아바타(Avatar) 위저드 마스터 코스를 마쳤으며 심기신(心氣身)을 수련,사회에 봉사하는 신선도 삼공선원을 설립하기도 했다.새 세기 새 문명 대안으로 ‘한생명 상생체’를 제안하는 등 종교다원주의를 강력히 주장한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국민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동아일보사 기자와 동아방송 PD로 재직하던 중 필화사건으로 투옥됐으며 동아일보 자유언론수호 투쟁위원회 위원으로 활약했다. 경기대 법정대학장,사법시험출제위원,국제거래법학회 이사와 함께 한국교수불자연합 창립회장을 역임했다.신선도 대표,국사찾기 협의회 부회장,민주통일복지 국민연합 회장직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성경엔 없다’를 비롯해 ‘한생명 상생법’(2000년 4월刊)과 역사서 ‘하나되는 한국사’‘가야를 알면 일본의 고대사를 안다’‘굼벵이의 꿈 매미의 노래’‘국제거래법론’ 등이 있다.종교에 관한 주요논문으로 ‘법화경에나타난 진리’‘단군성전 건립시비’‘백두산중심 통일정토 구현’ 등. ■고준환교수 저서 ‘성경엔 없다'. 성경연구와 종교다원주의 사상을 연결한 고 교수의 최근저서(7월 불지사刊).예수 탄생·결혼·인도 순례·십자가사건 등 지금까지 잘못 알려졌거나,밝혀지지 않은 새로운사실들을 추적한 예수 생애와 그리스도교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위대한 성자’로서의 예수의 전 생애를 복원하고 그리스도교 역사를 개관·비판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와 석가모니 붓다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고 교수는 책에서 인류의 문명종교인 그리스도교는 인간생활의 평안과 정신의발전에 큰 공헌을 해왔지만 역사적으로 시행착오와 과오도 많았음을 지적한다.특히 진리를 깨닫고 실천하여 사랑을 베풀던 창시자가 죽고 그를 추종하는 제자들이 조직종교를 만든 다음에는 추종자들의 진리에 대한오해와 조직을 통한 무리한 지배로 승자의 논리만을 나타내면서 권력종교화하여 창시자의 본래 가르침에서 멀어져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가지 이념에 가려있으면서 다른 존재로 왜곡된 예수의진실상이 그리스도교에서 새롭게 자리매김되어야 한다고 고 교수는 주장한다. 고 교수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성자들이 가르친 진리에 따라 ‘서로 살리는’ 사랑으로 봉사하여 행복한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실을 알고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실상을 파악하여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한다”고 강조히고 있다. 김성호기자kimus@
  • [사설] 民心 읽는 집권당으로

    민주당 당무회의가 어제 당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지명한 한광옥(韓光玉)대표 최고위원을 인준함으로써 내정단계에서부터 제기된 당내 반발을 일단락짓게 된 것은 다행이다.신임 대표가 금명 당총재의 재가를 받아 당 4역 등에대한 후속 인사를 마무리지으면 당은 새로운 체제로 전열을가다듬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대표 인준에 앞서 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 등이 당내특정 계파의 공식 해체를 요구하면서 당 총재가 지명한 대표에 대해 사퇴를 주장한 것은 과거 집권당에서는 좀처럼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그러나 크게 보면 당 운영과 관련하여 당내 반대의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표명되고,국정 운영과 관련하여 권력 핵심 그룹의 과도한 개입 등을 비판하는 것 등은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민주 정당에서는얼마든지 가능한 일로 봐야 한다.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이 두 번씩이나 당 대표로 진출하는것은 민주당의 독자성이나 자주성 함양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그러나 이번 경우는 당내 대권 경쟁에서 한걸음 비켜 서 있으면서도 당을 장악,공정하게 경쟁을 관리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하는불가피성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민주 정당이 군대 조직처럼일사불란하게 상명하복(上命下服)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집권당이 당직을 싸고 내분을 일으키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투영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한 신임 대표는 집권당의 대표로서 지금 시중에 돌아가는민심을 제대로 읽고,이를 국정 운영에 적극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2여 공조체제’의 와해로 정치 구도가‘여소야대’로 바뀐 어려운 상황에서 정기 국회의 국정 감사가 이미 시작됐고,지난 6개월간 중단됐던 남북 당국간 대화가 재개되고 있다.비록 소수당이라 할지라도 집권당으로서 정국을 책임있게 운영하고,임기 종반기에 접어드는 대통령의 원만한 국정 수행을 뒷받침해야 한다.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의 유임 결정 이후 최근 일련의 여권 운영이 국정쇄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희망과는 거리가 있다는 저변의 기류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당 총재의 위임을 받아 당무를 집행하는 당 대표로서 폭넓은 리더십을 발휘하고,당의 구심력을 회복해야 한다.당의의사 결정이 일선 당원,대의윈,지구당위원장,당소속 국회의원 등 아래로부터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더욱이 내년지방선거,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당은 민심 수렴의 실핏줄 같은 창구가 돼야 할 것이다.금명 단행될 후속 당직 인선은당의 단합을 꾀하고 인물 선정도 거당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집권 소수당이 정국 운영의 에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당부터 새로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 [사설] 법정에 서는 언론사주 비리

    일부 족벌 언론사 사주들이 법정에 서게 됐다.사회의 목탁을 자처하며 정의를 주창해온 언론으로서는 부끄럽기 짝이없는 일이다.시시비비를 따지고 사회 비리를 준열하게 고발하면서도 자신의 비리는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도덕성이 결여된 언론은 설득력을 잃기 마련인 까닭이다. 구속이 거론된 사주의 혐의는 하도 파렴치해 참담하기까지하다. 언론임을 내세워 보통 사람이라면 자진해서 납부해야할 증여세를 25억원에서 많게는 63억원씩이나 포탈했다는것이다.또 경영권을 빌미로 50억원의 신문사 공금을 횡령하기도 했다니 도대체 족벌 언론사는 별천지였단 말인가. 조세 포탈과 횡령은 특정범죄와 특정경제범죄로 엄히 다스리도록 되어 있다.건전한 사회라면 절대 용납해서는 안될범죄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려야하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대로라면 문제 사주들은 언론사라는 공익기관을 이끌 만한 도덕성을 상실한 셈이다.더이상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근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비리 사주 등이 법정에 서게 된 이상 탈세 조사를 언론 탄압이라고 목청을 높여온 주장도 무의미하게 됐다.아직도 같은 주장을 되뇐다면 언론사 사주는 법을 유린해도 괜찮다는궤변이 된다. 소모적인 논쟁을 즉각 중단하고 대신 언론의새로운 변신을 함께 모색해야 할 때이다. 따지고 보면 족벌 언론의 갖가지 비리는 ‘편집’이 ‘소유’에 예속된 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사주가 인사권을 무기로 편집을 사실상 좌우하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 행세를 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사주의 영향력은 물론 권력과 금력의 간섭도 거부할 수 있는 편집권의 독립이 절실한 이유다. 차제에 선진 외국처럼 언론사를 소유는 하되 편집에는 관여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그러나 그것은 저절로주어지는 게 아니다.사회의 성숙도와 비례하는 사안이기는하지만 우선적으로 기자의 몫이라는 생각이다.진정한 의미의 언론자유를 제약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배격하는기자정신을 추스려야 할 것이다. 관련 법령의 허점을 메우는 작업도 병행되어야 한다.사실상 언론의 독점적 소유를 가능케 하고 있는 정기간행물법의관련 조항을 서둘러 개정해야 한다. 소유를 분산시켜 상호견제할 수 있는 구도를 마련해 편집의 독자성을 강화해 보자는 것이다.언론은 지금 전진이냐 정체냐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언론사 사주가 법정에 서는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까지의 왜곡을 바로잡는 언론개혁을 서두를일이다.
  • 유가협 ‘민주열사묘역’ 두목소리

    정부가 ‘민주화운동 보상법’에 따라 추진중인 ‘민주열사 묘역 조성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회장 朴正基) 회원들이 묘역후보지 선정을 놓고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올해로 5·18광주민주화운동 21주년을 맞은 광주시와 시민단체들은 5·18묘지 인근에 ‘열사묘역’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반면 일부 유가협 회원들은 서울 인근을 선호하고있다. [정부 입장] 행정자치부 ‘민주화운동 보상지원단’은 후보지 결정을 위해 수도권 6곳,광주 1곳 등 모두 7곳을 대상으로 지난 4월 성공회대학에 ‘후보지 기초조사 용역’을 의뢰했다. 대상지는 ▲서울 내곡동 국정원 주변 ▲서울남산 옛 안기부 터 ▲마석 모란공원 일대 ▲4·19묘역 주변 ▲광주 장등동 5·18묘지 주변 등이다.최근 용역기관의 현지 실사 결과 서울 내곡동과 광주 장등동 등 2곳이 지형·풍수·접근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지원단은 용역결과가 나오는 다음달쯤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에 복수로 후보지를 추천한다.민간인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최종 후보지를 결정한 뒤 사업주체를 선정하면 정부는 오는 11월쯤 묘역 조성사업에 착수할예정이다. 정부는 최종 후보지에 국비 500여억원을 들여 묘지공원을조성한 뒤 연차적으로 기념관·자료관 등을 추가로 설치해‘민주공원’으로 가꿀 게획이다다. 보상지원단 관계자는“관련법 제정을 주도한 ‘유가협’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가협 움직임] 회원은 105명으로 희생자들은 5·18구묘역에 37기,모란공원 59기,경남 양산군 솔밭공원 9기 등이안장돼 있다. 유가협은 전국에 지회를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수도권 묘역 조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총회에서 ‘서울 내곡동’을 적정 후보지로 꼽고 이같은 의견을 용역기관인 성공회대에 제시했다. 그러나 호남지회 일부 회원들은 광주권 유치를 희망하고있다.명지대생 고 강경대군의 아버지 강민조(姜珉祚·59)씨는 “묘역을 5·18묘지 인근에 조성하는 게 역사성·상징성 등에서 바람직하다”며 “최근 수도권지회를 중심으로 결정한 사항은 대표성이 부족해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 회원들은 묘역의 광주유치에 반대 입장이다.이들은 광주에 묘역을 조성할 경우 자칫 5·18에가려 민주화운동의 독자성이 희석된다는 점을 첫번째 이유로 꼽는다. 또 통일에 대비하고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수도권이 적지라는 판단이다.이밖에 5·18묘지 조성 과정에서 ‘민주열사’ 안치문제를 놓고 빚어진 5월 단체와의 ‘불편한 관계’가 앙금으로 남아 있다. [광주시 유치활동] 광주시는 지난달 ‘민주열사 묘역 유치제안서’를 만들어 행자부에 제출했다.또 유가협 회원 설득에 나서는 등 공식 유치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가 제안한 후보지는 북구 장등동 산 167의1 일대 임야12만여평이다.이곳은 국유림으로 5·18묘지와 3㎞쯤 떨어져 있다.인근 주민들도 묘역유치에 크게 반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이곳 묘역을 ‘민주·인권 생명공원’으로 이름짓기로 했다.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5·18묘지와 연계해 세계적인 민주·인권·역사 탐방도시로 가꿀 계획이다.시는 유가협이 희망하는 서울 내곡동이 문화재 보존·군사보호시설지역이라 민원발생 우려가 높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광주시의회도 최근 시의 이같은 방침에 동의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또 지역 시민·재야단체들도 ‘민주·인권공원 조성을 위한 추진위’를 구성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유가협과 충분히 협의하되 유가협측이 일치된 의견으로 광주 유치를 반대할 경우 무리한 유치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5월 공포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관련자 1차 접수결과 총 8,446건이 신고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인 뒤 민주화 과정에서희생된 것으로 밝혀지면 조성될 ‘민주열사 묘역’에 안치하고 이곳을 역사교육장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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