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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환외환’ 타파 나선 태국 국왕… 외신들 만나 “시위대도 사랑해”

    ‘내환외환’ 타파 나선 태국 국왕… 외신들 만나 “시위대도 사랑해”

    ‘사랑’ 세 차례 언급하며 “태국은 타협의 땅”`넉 달째 계속된 시위에 첫 공개 입장 밝혀獨과 외교 문제 등 정치적 혼란 타개 나서군주제 개혁 등을 외치는 태국 민주화 시위대에 대해 국왕이 처음으로 타협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왕이 왕실 행사에 극히 드물게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인터뷰까지 한 것은 국내외에 정치적 혼란을 타개하고자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하 와치랄롱꼰(68) 국왕은 1일 밤 왕궁 내에서 불교 행사를 마친 뒤 수티다 왕비와 함께 밖으로 나오면서 왕실 지지자 수천명을 만나며 격려했다. 행사에 초청받은 영국 지상파 방송인 채널4 기자가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와치랄롱꼰 국왕은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가 곧바로 “우리는 그들을 똑같이 사랑한다”고 세 차례 반복했다. 국왕은 또 “타협의 여지가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는 “태국은 타협의 땅”이라고 답했다고 미국 CNN이 전했다. 4개월째 계속되는 시위대를 향해 국왕이 처음으로 밝힌 공개 입장이다. 태국 왕실 행사는 전담 뉴스팀에만 취재가 허용되지만 이번에는 CNN과 채널4 등 외신 기자도 초대됐다. 와치랄롱꼰 국왕이 외국 방송에 나온 것은 왕세자 시절인 1979년 이후 처음이다. 태국에서는 군주에게 질문은커녕 말을 거는 것조차도 금기시된다. 신성불가침한 존재로 여겨진 국왕을 모독하면 최고 징역 15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이런 발언 이후 노란 조끼 차림의 지지자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왕실 지지자들은 “죽을 때까지 충성하자”, “국왕 폐하 만세” 등을 외쳤다. 곧이어 국왕 부부와 함께 있던 시리완나와리 공주가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태국 국민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앞서 학생들이 주도하는 민주화 시위는 지난 7월 이후 4개월째 계속되면서 태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과 개헌을 요구하다 군주제 개혁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시위대는 왕실 자산에 대한 감독 강화, 왕실 모독죄 폐지, 국왕의 쿠데타 지지 및 정치 개입 금지 등의 ‘개혁’이 이뤄져야 진정한 입헌군주제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도전을 받은 국왕의 이날 발언은 국내 정치 혼란을 피해 머물고 있는 독일과의 외교 문제가 불거질 위험 속에 나왔다. 시위대는 독일 정부에 국왕이 독일에 머무를 때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고, 독일 정부는 와치랄롱꼰 국왕이 독일 땅에서 정치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佛·獨이어 英까지… 유럽, 의료대란 위기에 ‘2차 봉쇄’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직면한 유럽 각국이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들이 11월 한 달간 엄격한 재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최근 급증하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의료대란을 막지 않으면 12월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31일 밤(현지시간) 예정에 없던 내각회의를 열고 4주간의 봉쇄 조치를 확정한 뒤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자연 앞에 우리는 겸허해야 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빠르게 확산한다”며 봉쇄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잉글랜드 지역은 오는 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술집과 음식점, 비필수 분야 상점의 봉쇄 조치를 취한다. 주민들은 업무, 교육, 운동 등 제한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집에 머물러야 한다. 학교는 개교한다. 존슨 총리는 “올가을 감염자 재급등을 지금 통제해야 한다”며 “새로운 제한 조치는 12월에 완화돼 가족들이 크리스마스를 함께 지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제 악화를 감안한 영국의 이번 조치는 공장과 건설 현장이 제외되는 등 지난봄 1차 봉쇄 때보다는 느슨한 수준이다.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이미 취해졌다. 영국은 31일 현재 코로나19 감염자가 100만명을 넘어섰고, 1만명 이상이 입원한 상태이다. 유럽연합(EU) 27개국과 영국은 지난 1주일간 하루 평균 19만 5000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는 등 코로나19가 폭증 추세다. 프랑스의 봉쇄 조치는 지난 30일부터 시작됐다. 주민들은 주택 실내에 머물러야 하고, 비필수적인 음식점·술집·상점은 문을 닫아야 한다. 독일 정부도 2일부터 한 달간 유사한 수준의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 독일 호텔은 여행객의 투숙을 금지했고, 모임은 10명까지로 제한됐다. 아일랜드와 벨기에, 오스트리아, 그리스도 엄격한 제한 조치를 취했다. 오스트리아는 3일부터 야간 통행금지와 함께 11월 한 달 동안 전국 봉쇄를 발표했다. 다만 학교와 상점은 개방된다. 그리스는 이날부터 실내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새 조치를 발표했다. 유럽 각국은 재봉쇄 조치로 코로나19 감염률이 낮아져 올겨울 병원들의 환자 수용 한계가 넘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이미 집중치료실 등은 수용자가 급증하며 의료대란의 한계점에 다다른 상황이다. 이날 현재 유럽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3만 5000여명에 이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종인 두고 야권 잠룡 대립… 홍준표 “퇴진해야” 원희룡 “동의 안해”

    김종인 두고 야권 잠룡 대립… 홍준표 “퇴진해야” 원희룡 “동의 안해”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놓고 정반대 주장을 내세우며 맞섰다. 홍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웬만하면 참고 기다리려 했다. 그러나 당이 더 이상 추락하는 것은 참기 어렵다”며 “당이 추구하는 새로운 길은 민주당 2중대 정당인가”라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했다. 이어 “자기 식구들은 온갖 이유를 들어 이리저리 쪼개고 내치고 민주당에서 쫓겨난 초선의원 출신에게는 쫓겨나자마자 쪼르르 달려가고 문재인 대통령 주구(走狗) 노릇하면서 정치수사로 우리를 그렇게도 악랄하게 수사했던 사람을 데리고 오지 못해 안달하는 정당이 야당의 새로운 길인가”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해 “만나볼 수 있다”며 영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야권 대권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국민의힘이 연일 감싸고 있는 것 등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지난달 28일에도 “적장자 쫓아내고 무책임한 서자가 억울하게 정치보복 재판 받는 전직 대통령들 사건조차 이제 선긋기를 하려 한다”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사과할 의사를 밝힌 김 위원장을 ‘서자’에 빗대 공격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홍 전 대표가 ‘(비대위가 지금처럼 가면) 김 위원장을 퇴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지금 우리는 적서 논쟁을 벌일 형편이 아니다. 변화와 혁신은 족보와 구력에 바탕하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원 지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보수의 적장자가 아니라는 점을 들면서 “김종인 비대위는 패배의 그림자를 지우는 중이다. 지금은 비대위를 중심으로 힘을 모을 때다. 비대위를 흔들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과 원 지사의 설전은 김종인 비대위가 취하고 있는 중도 노선에 대한 상반된 평가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홍 의원은 최근 “지금은 탄핵 찬성파들이 당을 장악 하고 있지만, 재야 아스팔트 우파들도 받아들이는 대통합 구도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보수 정체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원 지사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자리에서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중도와 보수가 하나가 되자”며 중도 확장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日산케이 “한국이 스가 전화회담 가장 빨리 요청했지만 후순위로”

    日산케이 “한국이 스가 전화회담 가장 빨리 요청했지만 후순위로”

    지난달 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정상 간 전화회담을 가장 먼저 제의한 나라는 한국이었지만,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순서를 뒤로 미뤘다고 산케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한 기사에서 “최초로 전화 회담을 신청한 것은 한국이었지만 뒤로 미뤘다”면서 “여기에는 스가 총리의 뜻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것은 취임 8일 후인 지난달 24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7명과 전화회담을 한 뒤였다. 산케이는 “스가 정권은 이른바 ‘징용공 소송’에서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한국 대법원 판결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하는 아베 신조 정권의 입장을 계승하고 있다”고 한국을 회담 후순위로 밀어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올해 7월 한국에서 위안부 동상에 무릎 꿇고 사죄하는 아베 총리를 본뜬 조형물이 설치되자 당시 관방장관이었던 스가 총리는 ‘한일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26일 가진 취임 후 첫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도 “건전한 일한(한일)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한국에)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며 기존의 강경 자세를 유지했다. 한국에 대해 “매우 중요한 이웃나라”라고는 표현했지만, 양국간 최대 현안인 징용 배상 문제에 관해서는 한국의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는 태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은 셈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佛·터키 설전 넘어… 유럽 vs 이슬람 갈등으로 확전

    佛·터키 설전 넘어… 유럽 vs 이슬람 갈등으로 확전

    프랑스와 터키 정상 간 ‘설전’이 유럽과 중동 간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와 독일 등이 프랑스와의 연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자 터키는 프랑스와의 갈등을 ‘유럽 대 이슬람’ 구도로 만들며 전선을 서구 유럽 전체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AFP통신은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독설을 퍼부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대한 비판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프랑스어로 올렸다고 보도했다. 콘테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개인적 독설은 유럽연합(EU)이 터키와 함께 추구하기를 바라는 긍정적인 어젠다에 도움이 되지 않고 해결책을 멀어지게 할 뿐”이라고 썼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과 완전히 연대한다”고도 했다. 독일 정부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와 연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슬람 공포증과 인종차별을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슬람 풍자 만평을 소재로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다 이슬람 극단주의자 청년에게 참수 테러로 숨진 프랑스 교사 사건 이후 이슬람교를 향해 정교분리 원칙을 강조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정신치료가 필요하다”는 독설을 날린 에르도안 대통령은 발언 수위를 더욱 높였다. 그는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이슬람 종교 행사에서 유럽 지도자들을 겨냥해 “당신들은 진정한 의미의 파시스트”라며 “당신들은 나치와 연결돼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무슬림들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에 비유하며 “무슬림이 학대 대상이 되고 있다. 유럽은 마크롱 주도의 무슬림에 대한 증오 캠페인을 멈춰야 한다”고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랍권 국가 사이에서 번지는 프랑스산 제품 불매 운동을 더욱 부채질하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터키 제품을 사지 말자고 하는 것처럼 우리도 프랑스 제품을 믿지 말고 사지도 말자”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정부는 자신들이 터키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인 바 없다고 반발했다. 프랑스산 불매 운동은 사회·문화 등 다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AP통신은 카타르대학이 프랑스 문화 주간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고, 요르단과 파키스탄은 자국 내 프랑스 대사를 초치해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일본에 “스가=히틀러” “일본 국민=나치독일 국민” 논쟁 가열

    일본에 “스가=히틀러” “일본 국민=나치독일 국민” 논쟁 가열

    지난달 16일 취임 이후 보름 만에 터진 ‘일본학술회의 임명 거부’ 파문을 통해 자신의 독단적 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두고 ‘히틀러 논쟁’이 불붙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도 강권적인 권력 행사에 나설 때마다 히틀러와 닮았다는 비판이 SNS 등 인터넷에서 제기되곤 했지만, 스가 총리는 그런 상황을 초고속으로 맞이한 셈이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일본학술회의가 추천한 후보 학자 105명 가운데 이전 아베 정권 때 정부 정책에 반대 의견을 냈던 적이 있는 6명을 임명에서 탈락시켜 학계와 진보 진영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정부에 정책을 제언하는 학술회의는 총리 산하기관이지만 관계법령에 따라 인사, 운영 등의 독립성이 보장돼 왔다. 그러나 이 관행에 스가 총리가 처음으로 제동을 걸면서 ‘정부의 학계에 대한 지배’ 우려가 커진 상태다. ‘스가=히틀러’ 논란의 발단은 지난 23일 스가 총리에 의해 임명에서 탈락한 마쓰미야 다카아키 리쓰메이칸대 교수가 외국특파원협회 기자회견에 나와 했던 발언이었다. 마쓰미야 교수는 “독일 나치의 히틀러조차도 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특별 법률을 필요로 했지만, 스가 총리는 (법률 신설도 하지 않고) 현행 헌법을 바꿔 해석함으로써 자신이 히틀러 같은 독재자가 되려는 것은 아닐까 싶다”고 발언했다. 스가 총리의 입장을 지지하는 진영은 이 발언에 대해 “문제투성이의 일본학술회의를 개혁하려고 하는 스가 총리를 인류 대학살을 자행한 히틀러와 비유하는 것은 어불성설”, “문제 있는 사람들을 학술회의에서 배제하는 것은 국가 지도자로서 당연한 책무” 등 반론이 쏟아졌다. 이에 요네야마 류이치 전 니가타현 지사는 24일 트위터에서 히틀러 집권 당시의 독일 국민과 현재의 일본 국민을 비교하면서 “지금 일본이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걱정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주위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당국에 신고하는 독일 사람들이 넘쳐났던 것이 나치 독재의 토양을 만들어준 것이라는 관련서적의 내용을 인용하며 현재 일본 사회가 그러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2000자 인터뷰 45]최봉태 “강제동원 문제 일본 대화 의지 있어, 정부 적극 나서야”

    [2000자 인터뷰 45]최봉태 “강제동원 문제 일본 대화 의지 있어, 정부 적극 나서야”

    日 스가 총리 방한에 ‘현금화 중단’ 조건, 유감이나 진전 정부도 일본에서 수용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 대화 나서야 강제동원, 독일 소녀상 설치 논란으로 대화 계기는 마련돼 피해자들 한일 경색 부르는 현금화 원치 않지만 해법 신속 논의를 일본 정부가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방한에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중단 약속을 조건으로 건 데 대해 “우리의 사법 주권에 대한 심대한 침해이지만, 아예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아닌 만큼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15일 서울신문과 전화인터뷰를 갖고 “강제동원 피해자들도 현금화로 인해 한일관계가 경색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한일이 각자의 사법부를 존중하면서도 이 문제를 풀어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 만큼 대화를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한국 측에 현금화 하지 않는다는 약속이 없으면 스가 총리의 연말 방한은 없다고 전달했다고 한다. A: 일본이 부당한 정치적 조건을 걸어 우리와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유감이다. 삼권분립 국가에서 행정부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하며 사법부의 최종 법적 판단에 따라야 한다. 현재 양국 사법부가 피해자 구제를 촉구하고 있으므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면서 한일관계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데도 일본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사법 주권에 대한 침해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 대해서는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았다. 한국의 강제동원 피해자만 차별적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사인(私人) 간 재판에 정부가 나서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일본이 한국인의 개인청구권은 살아 있다고 얘기하면서도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진 않았지만 소송이 아닌 다른 자발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일본 사법부 판단에도 저촉되는 일이다. Q: 일본 사법부 결정에 행정부가 개입하지 못한다는 삼권분립을 모를 리 없는 일본 정부가 왜 이런 압박을 가한다고 보는가. A: 달리 생각하면 일본 정부가 스가 총리의 방한에 조건을 단 것은 진전된 부분도 있다고 본다. 아예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보다는 대화를 위한 속셈을 드러냈다. 한국 사법 판결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한일청구권협정 3조에 따라 대화를 하면 된다. 만일 일본이 대화하겠다는 속셈을 가지고 있고 강제동원 판결이 청구권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한다면 그에 대해 협의하자고 하면 된다. Q: 스가 정권이 한일대립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아베 전 정권의 수법을 계승하려는 의도는 아닌가. A: 일본이 우리와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는 보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도 대안을 만들어 가면 된다. 일본이 가급적이면 강제동원 문제 해결에 한국 측 기여를 많이 해 달라는 속셈을 보인 것이라면 일본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우리가 얘기하면 될 것이다. Q: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의 피고인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 현금화 절차는 어디까지 진행돼 있고, 언제쯤 현금화가 이뤄질 것 같나. A: 일본제철이 포스코와 합작해 만든 PNR 주식에 대한 법원의 압류명령에 즉시항고해 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어서 언제 현금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대화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현재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가 같이 발생한 상태다. 독일에 설치된 소녀상 철거가 보류됐으니 한일 간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는 마련됐다. 대화하면서 이들 문제가 전쟁 피해자의 인권 문제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면 일본과 한국의 원폭 피해자에 대해 한일이 공동으로 진상조사를 하고 결과를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다. 소녀상도 전쟁 피해자의 상처를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본이 여기에 반발하는 것은 이 문제를 전쟁 피해자 인권문제라는 시각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원폭 피해자들이 8월 초 일본에 마스크 1만 2000장을 보낸 데 이어 최근에도 추가로 5000장을 보냈다. 원폭 등 한일의 전쟁 피해자들이 연대하는데 정치 지도자는 대립을 일삼고 있다. Q: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정말 현금화를 원하는가. A: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정의가 회복되는 것이다. 하지만 배상 판결이 2년 전에 나온 만큼 배상금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피해자들도 현금화로 인해 한일관계가 경색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국회에 제출돼 있는 법안 중에 포괄적인 해법, 예를 들어 무소속 양정숙 의원 등이 공동발의한 ‘일제강제 원동원 및 위안부 피해자 인권재단의 설립에 관한 법률안’(한일 양국 및 기업의 출연금, 기부금으로 재단을 만들어 강제동원 및 위안부 피해자에게 피해 배상액을 지급하는 게 골자)을 가지고 일본 정부와 협의하도록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사상 첫 재감염 사망까지… 유럽 다시 ‘코로나 셧다운’

    유럽 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경신되며 정부들이 고강도 조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당초 상반기와 같은 전면적 봉쇄령을 내리는 데 주저했던 각국은 불길 같은 확산세에 결국 국가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백기’를 드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체코는 다음달 3일까지 3주간 전국 학교와 술집 등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음식점은 배달과 테이크아웃을 제외한 영업이 중단된다. 체코는 현재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신규 확진율이 유럽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가 발표한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체코는 지난 2주간 5만 553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인구가 8배나 많은 이웃 독일(4만 2032명)보다도 많은 규모라고 BBC는 전했다. 네덜란드도 14일 밤부터 4주간 술집과 식당, 카페 등 영업을 중단하고, 상점은 오후 8시부터 주류를 판매할 수 없게 된다. 마르크 뤼터 총리는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이동을 최소화해 달라며 “안타깝지만 이 방법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네덜란드는 지난주에만 인구의 0.2% 수준인 3만 60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네덜란드에서는 코로나19에 재감염된 89세 여성이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지병인 골수암에 대한 항암치료 재개 중에 재확진된 뒤 사망했는데, 코로나 재감염자의 사망이 보고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상반기 유럽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의 광풍이 휩쓸고 간 이탈리아는 재확산세가 거세지자 실내외 파티 금지 등 한층 강화된 조치를 내놨다. 이탈리아 정부는 모든 사적 파티를 금지하고 결혼식, 세례, 장례식 등 참석 인원을 30명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6명 이상이 모이는 가정 내 저녁식사나 모임도 자제하도록 하고 야외 아마추어 스포츠 활동도 금지했다. 프랑스는 14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담화가 예정돼 이 자리에서 한층 강화된 조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지난 7월 14일 이후 석 달 만으로, 야간 통행금지령 등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랑스는 이미 파리를 비롯해 마르세유, 리옹, 릴 등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가 250명 이상인 최고경계 지역으로 분류해 술집 등의 운영을 중단시킨 상태다. BBC는 파리의 경우 다음 주말이면 중환자실 병실의 90%가 채워진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日 관방장관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 보류, 향후 움직임 주시”

    日 관방장관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 보류, 향후 움직임 주시”

    독일 베를린 미테구(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가 보류된 것에 대해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이 “앞으로 움직임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베를린 소녀상 철거 보류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묻자 “독일 국내의 사법 절차”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베를린 미테구청은 전날(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현지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가 미테구의 소녀상 철거 명령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면서 “내일(14일)인 철거 시한이 더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미테구는 소녀상과 관련해 추가 조치를 내리지 않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가토 관방장관은 “정부로서는 계속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의 사고방식과 대처를 다양한 형태로 설명해왔다”며 “국제사회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일본의 시민단체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은 전날 도쿄도(東京都) 소재 총리공관 앞에서 시위를 갖고 베를린 소녀상 철거 요청을 즉각 철회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이 단체는 정부에 제출한 항의문에서 “독일 베를린시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일본 정부가 재삼 철거를 요청해 이에 응한 베를린시 미테구가 설치 단체에 철거 명령을 내렸다”며 “우리는 이 소식을 접하고 부끄럽고 화가 나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더는 안되겠다”…유럽 각국 고강도 조치 재돌입

    “더는 안되겠다”…유럽 각국 고강도 조치 재돌입

    유럽 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경신되며 정부들이 고강도 조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당초 상반기와 같은 전면적 봉쇄령을 내리는데 주저했던 각국은 불길 같은 확산세에 결국 국가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백기’를 드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체코는 다음달 3일까지 3주간 전국 학교와 술집 등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음식점은 배달과 테이크아웃을 제외한 영업이 중단된다. 체코는 현재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신규 확진율이 유럽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가 발표한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체코는 지난 2주간 5만 553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인구가 8배나 많은 이웃 독일(4만 2032명)보다도 많은 규모라고 BBC는 전했다. 네덜란드도 14일 밤부터 4주간 술집과 식당, 카페 등 영업을 중단하고, 상점은 오후 8시부터 주류를 판매할 수 없게 된다. 마르크 뤼터 총리는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이동을 최소화해달라며 “안타깝지만 이 방법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네덜란드는 지난주에만 인구의 0.2% 수준인 3만 60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네덜란드에서는 코로나19에 재감염된 89세 여성이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지병인 골수암에 대한 항암치료 재개 중에 재확진된 뒤 사망했는데, 코로나 재감염자의 사망이 보고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상반기 유럽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의 광풍이 휩쓸고 간 이탈리아는 재확산세가 거세지자 실내외 파티 금지 등 한층 강화된 조치를 내놨다. 이탈리아 정부는 모든 사적 파티를 금지하고, 결혼식, 세례, 장례식 등 참석 인원을 30명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6명 이상이 모이는 가정 내 저녁식사나 모임도 자제하도록 하고 야외 아마추어 스포츠 활동도 금지했다. 프랑스는 14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담화가 예정돼 이 자리에서 한층 강화된 조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지난 7월 14일 이후 석 달만으로, 야간 통행금지령 등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랑스는 이미 파리를 비롯해 마르세유, 리옹, 릴 등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가 250명 이상인 최고경계 지역으로 분류해 술집 등의 운영을 중단시킨 상태다. BBC는 파리의 경우 다음 주말이면 중환자실 병실의 90%가 채워진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합의 나흘 만에 긴장 다시 더하는 동지중해의 그리스와 터키

    합의 나흘 만에 긴장 다시 더하는 동지중해의 그리스와 터키

    터키가 동지중해 그리스 섬 인근에서 탐사선을 다시 운용하면서 동지중해 연안의 권리를 두고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은 이 해역에서의 신뢰 구축 조치에 합의한지 불과 나흘 만이다. 그리스와 터키의 관계악화는 12일(현지시간) 터키가 지질 탐사선 오르츠 레이스호를 그리스 섬인 카스텔로리조 남쪽 연안에서 운항을 재개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앞서 터키는 지난달 말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지중해 문제의 해역에서 탐사선을 철수하면서 “외교적 해결”을 허용했다. 이어 두 나라는 지난 8일 신뢰구축과 탐사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터키가 탐사 재개에 들어갔다. 앞서 터키 국영 통신사 아나톨루는 11일 오르츠 레이스호가 동지중해에서 탄화수소 자원 탐사를 재개한다고 전했다. 해상교통방송인 네비텍스에 의하면 터키의 탐사활동은 22일까지 계속된다. 이에 대해 그리스 외무부는 터키의 조치는 “중대한 긴장 고조 행위”이자 “지역 평화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스 대륙붕 내에 있는 카스텔로리조 남쪽에서 하는 조사 활동은 그리스 연안에서 12㎞ 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터키에 제재를 가하고 촉구하는 반면 터키는 EU의 제재가 관계를 손상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스텔리오스 페차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터키는 신뢰성 부족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지난 1~2일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터키는 했던 말을 지금 또다시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터키에 더 많은 채찍으로 제재할 때”라며 유럽이 당장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페차스는 또 “리비아에서 에게해와 키프로스, 시리아, 이라크 그리고 지금의 나고르노 카라바흐에 이르기까지 지역 불안의 최대 요소”라고 덧붙였다. 반면 터키는 조사 해역에 대해 그리스의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사 해역은 터키의 동지중해 본토로부터 15㎞ 떨어져 있으며 대륙붕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터키 외교부는 “탐사 활동의 범위는 완전히 터키 대륙붕”이라고 주장했다. 파티흐 된메즈 터키 에너지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우리는 탐사와 발굴을 계속해서 우리의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대립에 프랑스는 자제와 신뢰 구축을 주문했다.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터키가 약속을 지키고, 새로운 도발을 자제하며 신뢰의 증거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아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13일 그리스로 날아가 회담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대변인 슈테펜 자이베르트는 “분쟁지역에서 탐사가 있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활동”이라며 “동지중해에서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유럽과 터키의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슈뢰더 부부의 ‘베를린 소녀상’ 철거 철회호소 수용돼야

    독일 수도 베를린의 미테구(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 여부를 놓고 현지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달 말 ‘코리아협의회’라는 현지 시민단체가 관할 구청의 허가를 얻어 거리에 설치했다. 그러자 지난 1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독일 외무장관에게 소녀상을 철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미테구청은 7일 코리아협의회에 14일까지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구청 측은 “사전에 알리지 않은 비문(碑文)을 설치해 독일과 일본 간의 관계에 긴장이 조성됐다”며 “공공장소의 (정치) 도구화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비문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여성들을 성노예로 강제로 데려간 사실 등이 적혀있다. 코리아협의회 측은 비문 내용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며 베를린 행정법원에 철거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지에서는 철거 반대 청원운동도 시작됐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부인 김소연씨도 ‘소녀상 철거 결정을 철회해 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슈테판 폰 다셀 미테구청장에게 전달했다. 부부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 결정은 잔인한 폭력의 희생자로 고통받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저버리는 반역사적 결정”이라며 “일본 정부가 잔인한 전쟁 폭력의 역사를 청산하기는커녕 오히려 침묵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역사를 망각하는 처사다. 나치의 역사를 청산함으로써 전 세계의 존경을 받는 독일 관청이 일본 전쟁 범죄를 은폐하는 데 가담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더 보탤 것도 없이 슈뢰더 전 총리 부부의 이 편지에 진실이 담겨 있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 등 태평양 전쟁 기간에 저지른 만행에 대해 여태껏 사과한 적이 없다. 현직 총리가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리는 위령탑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는 등 과거사 청산에 적극적인 독일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독일 당국이 일본의 압력에 밀려 소녀상을 철거한다면 지금까지 독일이 걸어 온 과거사 참회 노력은 훼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백인 남성 싹쓸이 그만”… 노벨상 새 역사 쓴 ‘여풍’

    “백인 남성 싹쓸이 그만”… 노벨상 새 역사 쓴 ‘여풍’

    올해로 제정 119주년을 맞은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12일 경제학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 세기가 넘는 동안 노벨상은 학문의 금자탑을 쌓은 이들에게 수여되는 최고 영예로 여겨졌지만 최근 몇 년 새 수상 자격 및 수상자 행적 논란, 명단 유출 등으로 얼룩졌다. 서구 백인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오명도 있었지만 올해는 여성 수상자가 4명으로 전체 수상자 11명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노벨상 개시 이래 여풍이 가장 센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 시상이 시작된 노벨상은 물리학상과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 6개 분야에 주어진다. 지난해까지 총 919명의 개인과 24개 단체(복수 수상 제외)에 수여됐다. 상금은 올해 기준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 510만원)다. 특출한 학문적 성과 이외에 따라붙는 조건들도 있고, 추천자와 후보 명단은 50년간 공개되지 않는 관행으로 노벨상 선정 과정에는 매년 관심이 집중돼 왔다. 한 분야 최대 3명까지만 수상이 가능하고, 발표 당시 생존해 있어야 한다. 다만 평화상은 단체에 수여되기도 하고, 기준에 들어맞는 후보가 없을 시 건너뛰고 다음해로 넘어가기도 한다. 최종 결정은 번복되지 않으며 자진 추천도 불가능하다.노벨은 유언장에 “국적에 관계없이”라고 남겼지만 역대 수상자들이 실제 학문에 기여한 비중보다 과도하게 서구 백인 남성에게 집중돼 여성, 아시아·아프리카계에 문호가 좁고, 주류 연구 분야가 아니면 외면받는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른바 학문적 헤게모니에 대한 비판이다. 국가 발전 수준이 학문적 척도와 비례 관계에 있긴 하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별 수상자를 보면 미국이 383명(2019년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고 영국(132명), 독일(107명), 프랑스(70명), 스웨덴(33명), 러시아(31명) 순이다. 일본이 28명으로 그 뒤를 잇는다. CNN은 10일(현지시간)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여성은 57명으로 전체의 6%에 불과하고, 흑인은 16명으로 2%가 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학 부문에선 흑인 수상자가 배출된 적이 없다. 마크 지머 코네티컷대 교수는 “인종 다양성 부족의 근본 원인은 노벨상이 아니라 사회 체계에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핵분열을 발견한 여성 유대인 과학자 리제 마이트너는 여러 차례 화학상 후보로 추천됐지만 공동 연구자였던 독일 과학자 오토 한만 1944년 수상해 학계에서 두고두고 논란이 됐다. 인도의 민족운동 지도자로 비폭력운동을 주창한 마하트마 간디는 1937~1939년 3년 연속, 1947년 평화상 후보자로 추천됐지만 서구 열강에 반대하는 식민지 출신을 불편하게 여긴 당시 유럽 분위기 탓에 수상하지 못했다. 천체 물리학 분야가 입자물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상자가 적은 점, 신고전주의 주류 경제학자에게 경제학상이 쏠린 점 등도 마찬가지다. 문학상 분야의 ‘언어 헤게모니’도 지적된다. 역대 수상자의 언어를 보면 영어 30명, 프랑스어 15명, 독일어 14명, 스페인어 11명, 스웨덴어 7명, 중국어 2명, 일본어 2명으로 영어권이 월등하다. 다행히 21세기 들어 수상자 중 여성 비중은 오름세다. 올해는 앤드리아 게즈(물리학),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제니퍼 다우드나(화학), 루이즈 글릭(문학) 등 4명이 호명됐으며 특히 과학 분야에서 여성이 공동 수상한 것은 최초다. 최근 몇 년간은 후보 명단 유출 의혹, ‘미투’ 폭로까지 겹쳐 한바탕 시끄러웠다. 2010년을 전후해 도박 사이트에서 특정 후보자의 베팅 금액이 급증하기도 했고, 2018년엔 선정 기관인 스웨덴 한림원 종신위원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이 명단을 사전 유출한 혐의가 확인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프로스텐손의 남편이 여성 18명을 성폭행했다는 주장까지 불거지며 결국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지 못하고 이듬해로 미뤄졌다. 수상자들의 자격이나 전후 행적이 구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페터 한트케의 유고 전범 지지 행적이 도마 위에 올랐고, 앞서 2016년엔 반전 음유시인 가수 밥 딜런의 문학상 수상을 놓고 “과연 노랫말이 문학의 범주에 들 수 있느냐”는 찬반 논란이 일었다. 2009년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우 집권 1년도 안 된 시점이라 ‘구체적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한 바가 무엇인지’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1949년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안토니우 에가스 모니스는 정신병 치료 명목으로 뇌 일부를 잘라 내는 수술을 고안했지만 곧 폐기됐다. 독일 화학자 프리츠 하버는 암모니아 합성법을 발명, 화학비료로 식량 생산 증대에 기여한 공로로 1918년 화학상을 받았지만 1차 세계대전 당시 화학무기 개발·사용을 주장해 ‘화학무기의 아버지’라는 오명을 남겼다. 노벨 평화상은 세계 정치인들이 욕심을 내기 마련이지만 유대인 학살 장본인인 아돌프 히틀러(1939),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1945·1948), 전두환 전 대통령(1988)이 후보로 올랐던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로 남아 있다. 평화상에 대놓고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나란히 내년도 후보로 추천돼 관심이 쏠린다. 앞서 2018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동 수상 가능성이 각종 도박 사이트에서 점쳐지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평화상을 받은 이로는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1919),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1978), 김대중 대통령(2000)이 꼽힌다. 반면 소신에 따라 수상을 거부한 이는 2명뿐이다. 1964년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장 폴 사르트르는 “제도권에 편입되고 싶지 않아 모든 공식적 영예를 거부한다”고 밝혀 온 발언을 그대로 따라 상을 반납했다. 또 다른 한 명은 1973년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과 함께 평화상에 지명된 레득토 베트남 총리다. 노벨위원회는 베트남전 종결을 이끈 공로로 두 사람을 호명했지만, 레득토 총리는 “내 조국엔 아직 평화가 오지 않았고, 나는 전시 지도자이지 평화의 사도가 아니다”라며 상을 거부했다. 여기에 키신저 장관은 휴전 협상 중 하노이 폭격을 명령해 당시 심사위원 2명이 항의 의미로 사퇴하는 등 상의 의미가 바래기도 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수상 거절을 강요당한 이들은 7명이나 된다. 대표적 사례가 소설 ‘닥터 지바고’로 1958년 문학상을 받은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다. 그는 작품에서 러시아 혁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정부는 물론 모국의 작가 동맹에서도 압력을 받으며 생전 수상이 불발됐고, 사후에야 아들이 대리 수상했다. 중국 인권 운동가 류샤오보는 2010년 노벨상 수상자로 호명됐지만 징역 11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어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학계에 충분히 족적을 남겼지만 노벨상과 인연이 없는 인물도 많았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크문트 프로이트를 비롯해 작가 제임스 조이스, 레프 톨스토이, 마르셀 프루스트, 조지 오웰, 마크 트웨인 등은 생전에 노벨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선 올해 과학 분야 최초 수상 여부를 놓고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에게 관심이 집중됐지만 고질적인 기초과학 투자 외면 속에 결국 무산됐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노벨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은 수상자들이 자국에서 상을 받는 TV 중계로 대체되고, 오슬로에서 평화상 시상식만 개최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슈뢰더 전 총리 부인도 ‘베를린 소녀상’ 철거 반대

    슈뢰더 전 총리 부인도 ‘베를린 소녀상’ 철거 반대

    독일 당국이 철거를 명령한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시민단체가 집행정치 가처분 신청을 하기로 했다. 현지에서 철거 반대 온라인 청원운동도 시작됐다. 11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현지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는 12일 베를린 행정법원에 철거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예정이다. 소녀상은 지난달 28일 미테구의 허가를 받아 공공장소인 거리에 설치됐다. 그러나 설치 직후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독일 정부에 철거요청을 하자 미테구청은 지난 7일 전격적으로 철거 명령을 내리고, 14일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집행에 들어가겠다고 통보했다. 미테구는 소녀상 철거 명령의 근거로 비문의 내용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미테구는 비문 내용이 한국 측 입장에서 일본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독일과 일본 간의 관계에 긴장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리아협의회 측은 비문 내용에 대한 제출 요청이 애초 없었고 비문 내용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미테구가 비문을 문제 삼았는데, 이 경우 동상 철거가 아니라 비문 교체에 대한 요구가 먼저라는 게 법률가들의 판단이라며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본안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법원의 최종 판단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베를린 소녀상의 설치기한은 1년으로 연장이 되려면 재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12일 현지 온라인청원사이트(www.petitionen.com)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서명자는 2500명에 육박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사이트에서도 철거 반대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부인인 김소연씨는 페이스북에 미테구청에 보내는 공개편지를 싣고 소녀상 유지를 촉구했다. 현지 시민들과 교민들은 13일 소녀상 주변에서 철거명령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미국, 여행객 자비 코로나 검사 조건으로 영국 여행 검토”

    “미국, 여행객 자비 코로나 검사 조건으로 영국 여행 검토”

    미국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조건으로 영국 여행을 허용하는 방언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0달러 남짓한 검사 비용은 여행자가 부담한다. 미국 뉴욕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는 여행객이 출국 전과 영국 도착 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의무로 받도록 하고 현재 14일로 규정된 영국에서의 자가격리 기간을 줄이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이같은 논의는 최근 코로나19 검사가 간편해지고 검사 장비 공급이 충분해지면서 미국 당국이 미국과 유럽 간 여행 재개를 추진하게 됐다고 WSJ이 설명했다. 또 북미와 유럽, 아시아가 공동의 검사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 영국으로 입국하면 14일간 자가 격리해야 하고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부분은 미국발 입국을 금지한다. 미국 역시 시민권 또는 영주권자가 아니면 영국과 EU에서 오는 여객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 신문은 미국 정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교통부와 국토안전부 측이 코로나19 전파를 최소화하면서도 유럽행 여행과 출장이 가능한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영국·독일 정부 관계자와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조치는 코로나 사태로 크게 타격받은 항공·여행업계의 요구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8월의 지구촌 항공 수요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교해 88% 감소했다. 다만 유럽 국가가 이 방안에 동의하고 미국에 협조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일 코로나19 확산 수준에 따라 지켜야 하는 보건수칙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BBC 방송 등이 전했다. 에든버러, 글래스고 등 센트럴 스코틀랜드에서 2주 동안 술집과 식당 폐쇄조치를 발표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조치를 영국도 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日언론, 獨소녀상 결정에 “한국의 악질적인 반일행위 싹을 잘라야”

    日언론, 獨소녀상 결정에 “한국의 악질적인 반일행위 싹을 잘라야”

    지난달 말 독일의 수도 베를린 시내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에 현지 행정당국이 철거 명령을 내린 데 대해 일본 우익 진영은 위안부 피해 등을 둘러싼 한일 역사전에서 대단한 승리라도 거둔 듯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11일 ‘한국의 반일 저지하는 외교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직전의 아베 신조 정권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반일 행위나 국제법 위반을 바로잡아 가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스가 총리는 앞으로도 (한국에 맞서) 국제법을 존중하고 국익을 추구하는 외교를 관철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사설은 “(이번 독일 당국의 결정은)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지난 1일 독일 외무상과 가진 화상회담에서 소녀상 철거를 요청하는 등 독일 측에 취한 외무성의 조치들이 먹혀든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소녀상을 방치하면 ‘위안부는 강제로 연행된 성노예’라는 역사의 날조가 확산될 수 있다”며 “(한국의) 악질적인 반일 행위의 싹을 확실히 잘라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격하게 주장했다. 산케이는 또 “용납할 수 없는 것은 한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번 소녀상을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추모 교육을 위한 것’이라고 옹호하면서 철거를 요구한 일본 정부에 대해 ‘스스로 표명한 책임의 통감이나 사죄, 반성의 정신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산케이는 “스가 총리가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 ‘매우 어려운 양국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을 촉구했음에도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위안부상을 옹호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한국이 일중한(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의 방한을 원하고 있지만, 비정상적인 반일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문 대통령과 건설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스가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그 섬엔 예술이 숨쉰다… 이곳선 시간도 쉬어간다

    그 섬엔 예술이 숨쉰다… 이곳선 시간도 쉬어간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아침저녁 기온이 10도 안팎. 흐리고 비 오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11월 같은 날씨가 시작됐고, 이런 베를린의 가을을 겸허히 받아들일 때가 됐다. 불평해 봤자 바뀌는 것 없이 잿빛 하늘은 더욱 약을 올릴 테니 말이다. 이런 날씨에 머물기 좋은 곳은 역시나 ‘방구석’이겠지만, 그보다 더 좋은 곳이 있다. 바로 박물관과 갤러리다. 따뜻한 실내에서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을 즐기고, 박물관에 딸린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다 보면 이 느닷없는 추위에도 조금은 너그러워진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 ‘박물관의 섬’으로 향했다. 지난해부터 가려고 했던 새로운 갤러리에 가기 위해서.●‘박물관의 섬’의 새 지도, 제임스 시몬 갤러리 그곳은 지난해 7월 새로 문을 연 제임스 시몬 갤러리다. 영국 건축가이지만 독일에서 유독 사랑받는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만들어 더 화제를 모았다. 베를린에 사는 입장이 아니었다면 벌써 가 봤겠지만,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간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는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 명소 ‘박물관의 섬’ 안에 있다. 베를린의 내로라하는 박물관 다섯 개가 섬처럼 이루어진 이곳에 제임스 시몬 갤러리가 문을 열면서 이제 ‘박물관의 섬’은 다섯이 아닌 여섯 곳의 예술 공간으로 확장됐다. 이 새로운 갤러리는 가는 길부터 인상적이다. 구박물관의 멋진 열주를 따라 걷다 보면 신박물관의 열주로 이어지고, 어느새 제임스 시몬의 간결하고 모던한 열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열주는 갤러리 건물 전체에 중요한 건축 요소로 쓰이고 있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로 들어가는 입구는 두 군데다. 긴 기둥을 따라 들어가는 1층의 입구와 탁 트인 계단을 올라가면 2층 입구가 나온다. 코로나19 상황 이전에는 두 곳을 모두 개방했으나 지금은 1층 입구로만 관람객을 받는다. 비가 오는 토요일이었는데도 1층 입구에 사람들의 줄이 길었다. 줄을 설까 하다가 우리는 갤러리 카페에서 일단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줄을 서지 않고 온라인으로 표를 살 심산이었다. 사실 내가 사려고 한 티켓은 박물관 연간 회원권이었다. 1년 동안 베를린의 박물관과 갤러리의 모든 전시를 볼 수 있는 회원권인데, 특별전과 상설전을 모두 볼 수 있는 100유로(약 14만원)짜리 회원권과 상설 전시만 볼 수 있는 50유로짜리 회원권이 있다. 여기에 관람객이 별로 없는 오전이나 오후 특정 시간에만 상설 전시를 보는 베이직 회원권도 있는데, 이건 가격이 25유로밖에 안 한다. 박물관 한번 들어가는 데 입장료가 보통 12유로인 점을 생각하면 베이직 회원권은 정말 거저나 다름없다. 우리가 걸어온 박물관의 열주처럼 길고 좁고 높은 카페 안에서 느긋하게 비 내리는 풍경을 내다보았다. 날이 좋다면 슈프레 강가를 마주한 테라스 자리도 멋질 것이다. 마침 제임스 시몬 갤러리에서 시작한 ‘게르만 부족’ 전시는 흥미가 전혀 안 당기는 것이어서 베이직 회원권을 사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우리는 이 티켓으로 신박물관만 둘러봐도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는 자체의 전시 공간도 있지만 박물관 섬의 대표적인 페르가몬 박물관과 신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입구 역할도 한다. 카페가 있는 2층 공간의 리셉션 안쪽으로 돌아가면 페르가몬 박물관으로, 0층(우리의 1층) 로비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신박물관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티켓은 입구에서만 확인하므로 갤러리 내에서 티켓 없이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 제법 되지만, 지금은 사람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라 막아 뒀다. 높은 천장과 간결한 선의 건축, 그리고 긴 조명으로 이루어진 갤러리의 공간을 사람 없이 둘러보는 건 특권처럼 여겨졌다. 이제 이 공간을 거쳐 신박물관으로 들어가 이집트의 유물을 영접하러 갈 것이다.늦은 오후에 간다면, 길어지는 해의 그림자를 담는 제임스 시몬 갤러리의 외관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신박물관과 붙어서 둥글고 길게 이어지는 갤러리의 외관 기둥은 총 226개로 돼 있다. 하얗게 빛나는 현대식 열주는 갤러리의 외관을 이루는 동시에 안과 밖의 중간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열주 사이의 공간들로 빛이 차고 흐르는 움직임을 따라가는 건 또 다른 감상 포인트를 준다.●‘박물관의 섬’ 필수 코스, 신박물관·페르가몬 제임스 시몬 갤러리의 지하 1층을 통하면 신박물관으로 들어간다. 먼저 벽돌로 만든 동굴 같은 지하 전시실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신전 같은 공간과 마주한다. 어두운 공간은 지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밝아진다. 신고전 양식이 돋보이는 신박물관은 2차 세계대전 중 심하게 훼손되고 동베를린 시절에는 수십년 동안 방치됐다. 통일 후 ‘박물관의 섬’을 복원하려는 정부 계획에 따라 전체 마스터플랜이 세워지고, 당시에도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신박물관의 복원을 맡아 지난 2009년에 개관했다. 신박물관은 오픈 당시 메르켈 총리로부터 ‘유럽 문화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이란 찬사를 받았다. 남아 있는 공간들을 최대한 보존하고 복원할 수 없는 부분은 비워 냄으로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절묘하게 완성한 그의 건축 철학이 빛을 발한 작품이었다. 실제로 신박물관의 중앙 통로 같은 거대한 계단에 이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모던한 천장과 포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기둥과 벽, 웅장한 대리석 계단이 어우러진 통로에서 신박물관의 웅장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신박물관의 최대 매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집트 여왕, 네페르티티의 흉상에 쏠리고 있지만, 다양한 조각과 파피루스 문자 등의 광범위한 이집트 유물 컬렉션이 신박물관의 힘이다. ‘박물관의 섬’에 있는 다섯 박물관을 도장깨기하듯 다 가 봐도 좋겠지만, 그중에서도 우선을 꼽으라면 신박물관과 페르가몬 박물관이다. 페르가몬은 박물관의 섬에서 가장 늦게 건립됐음에도 최대의 박물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선 기원전 160여년경부터 만들어진 제우스 신전의 제단을 마주할 수 있다. 고대도시 페라가몬(현재의 터키)에서 실제 발굴한 이 제우스 대제단은 헬레니즘 건축의 최고 걸작품으로 칭송받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2023년까지 공사 중이라 볼 수가 없다. 공사를 시작하기 몇 년 전 운 좋게 제우스의 대제단을 본 적이 있다. 그래도 공사가 끝나면 1순위로 다시 가고 싶다. ●건축부터 남다른 베를린의 현대미술관 ‘박물관의 섬’이 고대와 중세 예술작품의 보고라면 베를린의 현대 미술은 어디에 모여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미술관과 작은 갤러리들이 물론 많이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두 곳을 소개한다. 바로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현대미술관인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와 함부르거 반호프 뮤지엄이다. 두 곳 모두 건축부터 남다르다. 전쟁 이후 다시 태어났다는 공통점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두 곳을 베를린에서 먼저 가 봐야 할 곳으로 꼽는다.늘 획기적인 전시로 주목받는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는 네오 르네상스 건축 양식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미술관이다. 바우하우스의 창시자인 발터 그로피우스의 큰아버지, 마틴 그로피우스가 1881년에 설계한 곳으로, 처음엔 공예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전쟁으로 크게 훼손됐던 건물을 대대적으로 재건해 1981년 미술관으로 재개관했다. 네오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과 모자이크 장식이 무엇보다 아름답지만, 고풍스런 분위기의 아트리움과 메인 홀에 이르면 그 매력은 더 배가된다. 거대한 중정의 모양으로 둘러싼 1층 메인홀에서는 내로라하는 현대작가들의 대규모 설치 예술 작업이 많이 열렸다. 2층에는 각기 다른 전시실로 또다시 공간이 나누어지는데, 2층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또 다른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대규모 설치예술로 유명한 올라퍼 엘리아슨과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한국 작가 이불 등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들이 이곳에서 전시를 열었다. 매번 깜짝 놀랄 만한 전시를 선보여 갈 때마다 설레는 곳이다. ●철도역 개조한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 미테에 자리한 함부르거 반호프는 순백색의 외관부터 우아하다. 하지만 실체는 1884년 이후 버려진 철도역을 개조한 미술관이다. 1906년엔 교통건축박물관으로 이용됐고, 1996년에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유일하게 보존된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쓰고 있어 미술관 이름도 그대로 함부르거 반호프가 됐다. 커다란 전시 홀에는 철도역 때 쓰던 19세기식 창문이 그대로 있고 레일 바퀴의 흔적도 남아 있다. 전시를 감상할 때, 이 큰 아치형의 창문들로 들어오는 채광이 멋진 조명이 돼 준다. 이 뮤지엄에선 신국립미술관이 다루는 시기 이후, 즉 20세기 후반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앤디 워홀이나 안셀름 키퍼 같은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플럭서스의 창시자인 요제프 보이스에 관한 방대한 컬렉션도 상설로 전시한다. 기획전시를 통해서는 실험적인 현대예술 작품을 선보여 매번 가도 새롭다. 날이 어두워진 뒤에는 신비롭고 시린 푸른 빛으로 박물관 외관이 둘러싸인다. 이 푸른 빛은 미니멀리스트 예술가인 댄 플래빈의 설치작품으로, 작가는 오로지 형광등을 이용한 반복적인 구성을 통해 실제 공간을 완성한다. 형광등의 빛과 색의 조화만으로도 풍요로운 아름다움이 만들어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밤에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 근처를 지나게 된다면 하얀 건물 외관이 푸른 야광 빛으로 비치며 만들어 내는 신비로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베를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베를린에는 약 170개의 박물관과 300여개의 갤러리가 있다. 상업적인 갤러리들이 몰려 있는 유명 갤러리 거리도 많고 이름도 미처 모르는, 숨어 있는 갤러리도 수두룩하다. 베를린의 수많은 상업 갤러리 중에서도 독보적인 곳이 있다. 잠룽 보로스와 쾨니히 갤러리다.잠룽 보로스는 독일의 저명한 예술품 컬렉터인 크리스티안 보로스가 그의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개인 갤러리로,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히틀러 시대에 지어진 벙커를 개조했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방공호로, 독일 분단 후에는 군사 감옥으로, 통일 후인 1990년대에는 테크노클럽으로 쓰였던 역사가 흥미롭다. 벙커를 개조하는 데에만 5년이 넘게 걸렸고 1800t의 콘크리트를 걷어낸 곳에 조각, 사진, 설치예술 등의 현대 예술 작품을 채워 두었다. 3000㎡ 규모의 공간에는 데미안 허스트, 올라퍼 엘리아슨, 볼프강 틸만스 등 한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쟁쟁한 현대작가들의 120여점 작품을 5층에 걸쳐 전시하고 있다.또한 벙커 꼭대기에는 보로스 부부의 펜트하우스를 만들어 벙커 전체를 전시 공간이자 보금자리로 삼고 있다. 금·토·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이 갤러리는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고 가이드의 동행 아래 그룹투어로만 진행된다. 사진은 찍을 수 없지만 그래서 전시와 설명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최근 베르크하인 클럽에서 열리는 전시 프로그램 ‘스튜디오 베를린’도 이 보로스재단에서 기획, 선보이는 것으로 이미 매진 상황을 이어 가고 있다.2년 전에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쾨니히 갤러리는 베를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중 하나다. 39세의 젊은 아트딜러 요한 쾨니히가 이끄는 갤러리는 2015년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 있는 장트 아그네스 건물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 입소문을 탔다. 장트 아그네스는 과거 가톨릭 교회 건물로, 1960년대 브루탈리즘(우아한 미를 추구하는 서구 건축에 반하는 야수적이고 거친 건축 사조)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건물은 단조롭고 정사각형 기둥 모양의 거대한 콘크리트 탑을 가지고 있으며, 거친 콘크리트 탑 위에 다시 하얀 벽돌의 탑이 얹혀 있는 형상이다. 콘크리트 탑 아래 거대한 금속 문을 밀고 들어가면 인포메이션 데스크와 사무실 같은 공간이 나온다.●시간을 들여 볼수록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는 곳 쾨니히 갤러리는 교회의 가장 넓은 공간인 예배당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인 전시 공간에 발을 디디면 높고 가득한 공간감에 그저 놀라게 된다. 직사각형의 높고 육중한 전시실은 공간 그 자체로 작품 같다는 인상을 주는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전시 또한 매우 독특하다. 국제적으로 떠오르는 39명의 예술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설치 작품에서 조각, 회화, 사운드까지 매우 생소하면서도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베를린을 거점으로 참가하는 세계 주요 아트페어마다 매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쾨니히 갤러리의 전시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한 바퀴 휙 돌아보고 나올 만큼 가벼운 공간도, 전시도 아니다. 시간을 들여 볼수록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고, 비로소 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갤러리에 들어선다면, 늘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보면 좋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영국,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가능성

    영국,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가능성

    정부·야당의원 “중국, 위구르족 탄압 말라” 영국 정부가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의혹을 이유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불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중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억누른다며 보이콧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라브 장관은 “심각하고 지독한 인권탄압의 증거가 있다는 게 명백하다”며 “일반적으로 말하면 체육을 외교, 정치와 따로 보는 게 내 본능이지만 그게 불가능할지도 모를 지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증거를 수집하고 국제사회의 파트너들과 공조하며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추가 조치가 무엇이 있는지 다함께 검토해보자”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영국은 첫 올림픽이 개최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올림픽 참가를 거부한 적이 없다. 독일 나치 정권 하에서 개최된 1936년 베를린 하계 올림픽, 소비에트연방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이어 열린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 때에도 영국은 대회에 참가했다. 영국 야당인 노동당 의원에게서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 검토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레이엄 스트링어 의원은 라브 장관에게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 마거릿 대처(당시 영국 총리)의 문제를 다시 알려주고 싶다”며 “대처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이 같은 행보는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 의혹을 둘러싼 서방의 압박이 노골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영국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다른 38개국과 함께 유엔에서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신장에 있는 거대한 정치적 재교육 캠프의 존재를 심각히 우려한다”며 “거기에 100만명이 넘는 이들이 임의로 감금돼 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라브 장관은 위구르족에 대한 감금, 차별 대우,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한 불임 강요 등은 영국이 단순히 외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사안이 국제사회를 이끌어가는 일원에게 부여되는 책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우리가 중국에 분명하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라브 장관은 윌리엄 왕세자에게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불참하라고 조언하겠느냐는 말에 “그런 것은 (위구르 인권 탄압에 대한) 증거를 검토하고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공조하는 절차를 확대하면서 어떤 추가 결정이 나오든 간에 필연적으로 나타날 결과”라고 말했다. 중국은 위구르 탄압설을 강력한 어조와 함께 일관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류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대사도 신장 지역의 인권탄압 의혹을 “세기의 거짓말들”이라며 일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다시 문 닫는 유럽

    다시 문 닫는 유럽

    유럽이 가을에 접어든 이후 코로나19 2차 대유행 추세가 뚜렷하다. 유럽연합(EU) 31개국 중 4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코로나 경보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다. 이에 올봄 1차 대유행 당시 강력한 봉쇄로 문을 걸어 잠갔던 유럽 각국이 재봉쇄 등 비상국면에 들어갔다. 5일(현지시간)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가 낸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 31개국 중 4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가 모두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 20명 이상인 ‘코로나19 확산 경보’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체코가 167.6명으로 가장 많았고 네덜란드(140.3명), 프랑스(120.3명) 순이었다. 경보 기준을 밑도는 국가는 독일(18.4명), 핀란드(15.5명), 키프로스(14.6명), 노르웨이(13.9명)뿐이었다. 특히 체코는 지난봄 1차 대유행 당시 코로나 방역을 잘한 동유럽 국가군에 포함됐지만, 최근 들어 동유럽 내 코로나 급속 확산의 거점이 되고 있다. ECDC는 최근 코로나 사망률이 70일째 상승 중이고 확진자 수 역시 급속한 증가 추세라고 경고했다. 코로나는 EU 수뇌부까지 파고든 모양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참석했던 회의의 보좌진 한 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유럽 각국은 속속 봉쇄 조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체코는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술집·식당에서 6명 이상 모이는 게 금지됐다. 아일랜드 보건당국은 전국을 방역단계 최고수준인 5단계로 올릴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필수업종을 제외한 모든 소매업소는 문을 닫고 자택 5㎞ 바깥에선 운동이 금지된다. 프랑스 파리 역시 재봉쇄 조치가 임박했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파리를 ‘최대 경계’ 지역으로 분류해 6일부터 술집 문을 닫을 것을 지시했다. 유럽 내 확진자가 가장 많은 스페인은 수도 마드리드 등 10개 지역에 대해 2주간 타 지역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5일부터 19일까지 체육관과 술집, 클럽, 카지노 등이 문을 닫고 장례식 등을 제외하곤 20명 이상 모임을 할 수 없다. 초·중등학교는 개교를 이어 가지만 대학은 25명 이상 같은 공간에 모일 수 없다. 5일 영국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 사이 기술적 문제로 코로나 확진자 1만 5841건이 통계수치에서 누락됐다고 시인하면서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유럽 코로나 2차 대유행 만연…4개국만 감염자 감소세

    유럽 코로나 2차 대유행 만연…4개국만 감염자 감소세

    유럽이 가을에 접어든 이후 코로나19 2차 대유행 추세가 뚜렷하다. 유럽 연합(EU) 31개국 중 4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코로나 경보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다. 이에 올 봄 1차 대유행 당시 강력한 봉쇄로 문을 걸어잠갔던 유럽 각국이 재봉쇄 등 비상국면에 들어갔다. 5일(현지시간)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가 낸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 31개국 중 4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가 모두 인구 10만명 당 확진자 수 20명 이상인 ‘코로나19 확산 경보’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체코가 167.6명으로 가장 많았고 네덜란드(140.3명), 프랑스(120.3명) 순이었다. 경보 기준을 밑도는 국가는 독일(18.4명), 핀란드(15.5명), 키프로스(14.6명), 노르웨이(13.9명) 뿐이었다. 특히 체코는 지난 봄 1차 대유행 당시 코로나 방역을 잘 한 동유럽 국가군에 포함됐지만, 최근 들어 동유럽 내 코로나 급속 확산의 거점이 되고 있다.ECDC는 최근 코로나 사망률이 70일 째 상승 중이고 확진자수 역시 급속한 증가 추세라고 경고했다. 코로나는 EU 수뇌부까지 파고든 모양새다. 우르슐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참석했던 회의의 보좌진 한 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유럽 각국은 속속 봉쇄 조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체코는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술집·식당에서 6명 이상 모이는 게 금지됐다. 아일랜드 보건당국은 전국을 방역단계 최고수준인 5단계로 올릴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필수업종을 제외한 모든 소매업소는 문을 닫고 자택 5㎞ 바깥에선 운동이 금지된다. 프랑스 파리 역시 재봉쇄조치가 임박했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파리를 ‘최대 경계’ 지역으로 분류해 6일부터 술집 문을 닫을 것을 지시했다. 유럽 내 확진자가 가장 많은 스페인은 수도 마드리드 등 10개 지역에 대해 2주 간 타 지역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5일부터 19일까지 체육관과 술집, 클럽, 카지노 등이 문을 닫고 장례식 등을 제외하곤 20명 이상 모임을 할 수 없다. 초·중등학교는 개교를 이어가지만 대학은 25명 이상 같은 공간에 모일 수 없다. 5일 영국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 사이 기술적 문제로 코로나 확진자 1만 5841건이 통계수치에서 누락됐다고 시인하면서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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