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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독 우호의 밤’ 행사 열어

    사단법인 한독협회(회장 허영섭 녹십자 회장)은 13일 ‘한·독우호의 밤’을 서울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명숙 국무총리, 노베르트 바스 주한독일 대사 부부, 강신호 전경련 회장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 독일-러시아 ‘경제 밀월’

    독일-러시아 ‘경제 밀월’

    유럽의 오랜 숙적 러시아와 독일이 밀월관계에 접어들었다. 역사적 앙금도, 정치적 명분도 힘을 잃게 만드는 돈의 위력이다. 12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따르면 두 나라의 밀착은 에너지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이미 독일 에너지 소비량의 3분의1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주 독일 드레스덴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두 나라가 발트해 남쪽에 건설 중인 북유럽 가스관 사업을 설명하면서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 독일의 ‘특별한 역할’을 강조했다. 가스관 사업이 독일을 “단순한 가스 소비국을 넘어 러시아 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중요한 ‘분배자’ 역할을 담당하게 할 것”이란 얘기였다. 양국의 교역규모도 빠르게 증대하고 있다. 상반기 두 나라의 무역 총액은 31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1년 무역량과 맞먹는 규모다. 두 나라의 협력은 에너지 분야를 넘어 자본투자 등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미 1000여개의 독일 기업이 러시아에 사무실을 열어두고 있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 단연 최대규모다. 역설적인 사실은 독일에 앙겔라 메르켈의 우파정부가 들어선 뒤 두 나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것이다. 드레스덴에서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와 독일이 같은 사업 원칙 위에서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발생한 러시아 언론인 피살사건으로 푸틴 정부의 인권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제기되던 시점이었지만 메르켈 총리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평소 러시아의 취약한 법치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던 메르켈 총리의 행보를 감안한다면 이례적이다. 게르노트 엘러 독일 외무차관은 독일이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게 되는 내년 1월부터 러시아와 EU 25개 회원국을 묶는 자유무역지대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협력과 상호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주식을 교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엘러 차관은 “상호 의존에 기반한 윈·윈 상황을 발전시키기 위해 교차기업 프로그램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냉전 시절이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다. 조너선 스턴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장은 “고유가로 돈방석에 올라선 러시아로선 부를 에너지 의존경제를 다변화하고 현대화하려는 데 쏟아부으려고 한다.”면서 “여기엔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1970년대부터 러시아에 투자를 해온 독일이 핵심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미리보는 추석연휴 국제뉴스

    한가위 연휴에도 지구촌은 쉴 틈 없이 돌아간다. 미국 중간선거를 한달 앞둔 시점에 25곳의 상·하원 주요 선거구의 민심을 열어 보이는 중요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세계적인 복지 모범 국가 스웨덴에선 신임 총리가 조각안을 공표, 복지모델의 노선 보정 방향이 주목된다. 연휴기간 국제 뉴스를 미리 살펴본다.●美 상·하원 주요 선거구 여론조사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기관인 조그비 인터내셔널은 한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에서 435곳의 하원 선거구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15곳에 대한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하원 장악을 위해 민주당은 15석이 더 필요한데 15개 선거구의 판세 분석은 민주당의 상하원 동시 장악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날에는 상원의 33개 선거구 가운데 10곳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다.6석만 더 확보하면 상원을 장악하게 되는 민주당의 분전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차기 대선 유력 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뉴욕,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에 나서 친환경, 친민주 노선을 걷고 있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재선 여부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스웨덴 새 총리 조각안 발표 스웨덴의 9·17 총선에서 승리한 보수당의 프레드릭 라인펠트 당수가 총리로 취임하면서 새 조각안을 발표한다. 국내 언론에서도 ‘복지 모델 폐기다, 뭐다’ 해서 논란이 많았던 복지 노선의 개조 방안이 주목된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일부터 터키 방문에 나선다. 예로부터 터키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고 터키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등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파키스탄 카슈미르 지진 참사 1주기 1981년 안와르 사다트가 암살된 이후 권력을 승계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6일 집권 25주년을 맞는다.7일은 2004년 유럽연합과 나토에 가입한 이후 발트해 소국 라트비아에서 첫 총선이 실시된다. 이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남아공의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의 75회 생일 잔치가 열린다. 8일은 7만 3000여명이 희생된 파키스탄 카슈미르 지진 참사 1주기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대선주자 한가위 행보 ‘6인6색’

    ■ 김근태-뉴딜 ‘상품화’ 고민·정동영-호남서 바닥훑기·고건-성묘후 ‘통합’ 구상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 고건 전 총리 등 범여권의 대선 주자들은 이번 한가위 연휴를 본격 대선전을 앞둔 민심 읽기와 정국 구상으로 보낼 예정이다. 독일에서 지난 1일 귀국한 정 전 의장은 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친지들과 차례를 지내고 선영을 둘러본다. 이어 이달 말까지 호남에 머물며 지역사회 원로들을 만나고 대학 강연에도 나선다.‘소원해진’ 호남의 민심을 훑으며 독일 구상을 가다듬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취지다. 핵심측근인 이재경 (사)21세기 나라비전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3일 “연말까지는 조용하면서도 할 일을 하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일 생각”이라면서 “민심에 길을 묻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서울 도봉구 자택에 머물면서 연휴 직후 국정감사를 비롯한 정기국회와 하반기 당 운영 방안을 점검한다.4일까지는 서울경찰청 방문과 서울역 귀향인사 등 당 의장으로서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기동민 보좌관은 “이번 연휴는 정국 흐름을 비롯해 머릿속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를 푸는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특허를 출원한 뉴딜 구상을 어떻게 ‘상품화’시켜 ‘출시’할 것인지도 집중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한가위 맞이 대국민 메시지에서 “서민생활은 하루가 고달프고,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민심을 다독였다. 한가위인 6일 전후에는 남양주의 선친 묘소를 찾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고 전 총리의 한가위 구상은 지론인 ‘중도실용개혁세력 통합론’의 현실화 방안에 모아질 수밖에 없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박근혜-자택서 국감준비·이명박-정책토론회 열어·손학규-울릉도·독도 방문 한나라당의 ‘빅3’는 이미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들어갔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3인3색의 대권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 같다. 9박10일 일정으로 유럽을 방문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추석 연휴에 별다른 약속을 잡지 않았다. 삼성동 자택에서 쉬면서 쌓인 피로를 풀 계획이다. 동생인 지만씨 내외 등 가족을 만나는 일을 빼면 특별한 외부 일정도 없다. 우선 추석 연휴가 끝나면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만큼 다른 주자와는 달리 국회의원 신분인 박 전 대표는 충실하게 국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감을 통해 정국 운영 비전을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추석 연휴에 경기 이천의 부모 선영을 둘러보고 자문교수,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정책 토론회를 열어 이달 말 유럽 방문에서 보일 정책 아이템을 점검키로 했다. 추석이 끝나면 지방 강연이 많이 잡혀 있어 이를 통해 비전을 드러낼 준비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일각에선 이 전 시장이 이회창 전 총재를 예방한 것처럼 당 원로와 연쇄회동에 나서 ‘당심’을 공략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한 측근은 “추석이 끝난 뒤에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있는 만큼 지원 유세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100일 대장정을 계속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추석 연휴에도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하는 일정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추석 당일 국토의 동쪽 끝인 ‘독도의 상징성’에 비춰볼 때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손 지사는 오는 9일 오후 2시에 서울역에 입성,102일 동안 이어진 민심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오스트리아 극우파 약진… 좌파 ‘어부지리’ 勝

    오스트리아 극우파 약진… 좌파 ‘어부지리’ 勝

    1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중도좌파 사민당이 35.7%를 득표,34.5%에 그친 집권 우파 인민당을 누르고 제1당에 올랐다. 사민당이 집권당과 이념이 다른 야당이란 점에서 이번 선거를 최근 유럽정치의 두드러진 특징인 좌·우파간 ‘정치적 진자운동’의 결과물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좌파의 선전보다 극우파의 약진이 판세를 가른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 까닭이다. ●“이슬람 대신 조국을” 극우세력 15% 득표 집권 우파의 패배는 지난달 스웨덴 좌파의 패배만큼이나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경제가 기록한 3.1%의 성장률은 유로화 사용지역에선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도 인민당은 사민당에 근소한 차이로나마 우세를 지켰다. 문제는 사민당의 승리가 정책 대안을 제시한 결과라기보다 극우파의 약진에 따른 ‘어부지리’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사민당 득표율이 2002년 총선 당시의 36.5%보다 0.8%포인트 낮아졌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반면 극우정당인 자유당과 최근 자유당에서 독립한 ‘오스트리아 미래를 위한 동맹(BZOe)’은 각각 11.2%와 4.2%를 얻었다. 두 당의 득표율을 합하면 2002년 선거에서 자유당이 기록한 10.1%보다 5.2%포인트나 높다. ●집권우파, 강화된 극우정서 간과 극우정당들은 노골적인 ‘반이민·반이슬람 정서’에 호소함으로써 정부의 미온적 이민정책에 반감을 품은 우파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자유당의 선거 구호는 “이슬람 대신 조국을”이었다. 반면 인민당은 시민권 획득절차를 강화하는 등 강경한 이민정책을 내세웠음에도 보다 급진적 이민규제를 바라는 지지층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점이 패인으로 꼽힌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강화된 극우정서를 과소평가한 것이 우파 패배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업률 악화의 원인을 유럽연합(EU) 확대에 따른 동유럽 이민자들의 유입에서 찾는 대중 정서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실업률 4.9%는 2차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대연정 유력…우파연정 가능성도 서유럽 국가들보다 강한 특유의 극우정서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스트리아의 지정학적 특징을 원인으로 꼽는다. 정치 매거진 ‘프로파일’의 헤르베르트 라크너 편집장은 “루마니아·불가리아 등 동유럽 빈국들의 EU 가입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인데, 문제는 오스트리아가 일자리와 부를 찾아 ‘서쪽’으로 움직이는 동유럽인들에게 첫번째 ‘관문 국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민당은 인민당과 ‘대연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과의 지지율 합이 46%에 그쳐 최상의 카드로 꼽히던 ‘적록연정’이 물 건너 갔기 때문이다.2차대전 이후 34년 동안 대연정을 통해 정부를 구성했던 전례도 있다. 문제는 인민당의 태도다.1일 쉬셀 총리는 TV 인터뷰에서 “최근 독일을 보면서 (대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바 있다. 두 당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인민당과 2개 극우정당의 우파연정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대선주자들 책임감부터 느껴야

    차기 대선주자가 주목받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선까지 남은 1년2개월이 각 주자에게 긴 시간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정치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다른 현안은 묻혀버리는 우리 풍토에서 대선 정국의 조기 과열이 바람직한지 여야 정당과 대선주자들은 숙고해야 한다. 특히 정책과 비전을 준비하기보다는 이벤트성으로 지지율만 높이고 보자는 식이라면 더욱 곤란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후보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경선 도전의 뜻을 내비쳤다. 이명박·박근혜씨는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렇듯 유력 예비후보라면 자신의 정체성과 정책 비전을 가다듬는 데 먼저 신경을 써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바닥이라고 해서 그 반사이익으로 지지율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자칫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경제를 회복시키고, 외교안보를 다잡을 정책대안을 내놓을 때 책임감 있는 대선 예비주자로 평가받을 것이다. 양 진영간 헐뜯기가 지금처럼 계속되고, 후보선출 방법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는 상황이 이어져선 안 된다.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열린우리당은 ‘100% 국민참여 경선제’를 도입키로 확정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독일에서 귀국해 대권 도전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국민참여경선제의 장단점을 따지기에 앞서 이를 통해 판을 흔들어보자는 의도라면 옳지 않다. 여당의 영입 1순위로 거론되는 고건 전 총리도 마찬가지다. 여야를 넘나들면서 눈치 보지 말고,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1987년 직선제 개헌 후 네차례의 대통령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의 의식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제대로 된 정책을 준비하는 예비후보가 누구인지 세밀히 관찰하고 있다. 민생입법을 비롯, 정치·경제를 무분별한 선거판으로 만들지 않는 책임감을 가진 후보를 국민은 벌써 고르고 있을 것이다.
  • 박근혜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 박지연 특파원|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30일(현지시간) 독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야당의 한계’를 거론하며 대권 도전의사를 처음으로 공식 피력했다. 그동안 야당 대표로 숱하게 선진국이 되는 방안을 놓고, 정부 여당 정책에 반대도 했지만, 뜻대로 안 됐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정권을 재창출해 선진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대표의 이번 유럽순방은 유럽의 경제·안보 상황은 물론이고, 독일의 통일 과정과 후유증을 상세하게 전수받는, 본격적인 ‘첫 대권 행보’였다. 이번 후보경선 출마 선언은 미리 염두에 둔 ‘작품’으로 보인다.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인 메르켈 총리와 단독면담하고,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함보른 탄광 ‘눈물의 연설’을 기억하는 파독 광부·간호사를 만나는 이벤트로 분위기를 잡은 뒤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선점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관측이다. 최근 한나라당과 민주당, 한나라당과 김대중 전 대통령간의 공조·연대 시나리오가 난무하는 것에 대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 “서로 추진하는 정책이 맞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계개편의 가능성을 묻자 “여당 주장대로 정계개편을 한다면 한나라당 중심으로,(오히려)한나라당 의원의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우리가 국민의 지지를 더 많이 받고 있고, 그렇게 정계개편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데 여당에서는 많이 느끼니, 이럴 때 한나라당으로 오고 싶은 분은 전부 오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여당처럼 ‘오픈 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제)’로 치르자는 주장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선진국으로 가는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는 원칙이나 룰이 정해졌으면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함부로 바꾸지 않는 것”이라고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9개월 동안 당원들과 토론해 만든 지금의 경선방식을 당시 운영위에서 수정하자는 의견이 나오자 소장파 일부가 ‘손톱 만큼이라도 바꾸면 탈당하겠다.’‘정풍운동을 벌이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바꾸려면 당원에게 먼저 의견을 물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당원을 우습게 아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가 이처럼 대권경선 참여를 공식화하자 역시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이날 “다음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도록 할 것”이라며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이 전시장은 포항시내 한 식당에서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 후보끼리 서로 상처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면서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떤 후보든 경선에 참여한다면 당연하지 않으냐.”고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당내 핫이슈가 되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서는 “당이 (도입 여부를) 결정할 문제”라며 “어떤 후보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를 떠나서 당이 정권을 되찾아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박 전대표와는 다른 뉘앙스의 견해를 표출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anne02@seoul.co.kr
  • 정계개편 시나리오와 전망

    내년 연말 대통령선거에 앞서 대선정국이 조기에 달아오르면서 정치권의 대지각변동이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가 1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의장도 이날 독일서 귀국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다. 대선 스케줄을 감안하면 정기 국회가 종료되는 연말쯤 ‘정치권 빅뱅’의 발화점이 될 듯하다. 정계개편의 풍향계는 ‘올 추석 민심’이 좌우할 듯하다.‘한가위 민족 대이동’에 따른 추석 민심이 곧바로 향후 정계개편의 풍향과 속도를 규정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여야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추석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새판짜기’를 위한 합종연횡에 착수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의 백가쟁명(百家爭鳴)식 정계개편 논의가 현실에 착근하면서 고도의 수읽기와 탐색전을 겸비한 여야간 합종연횡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의 정계개편은 과거 정당 탈당과 신당으로 이어지는 단선적 흐름이 아니다. 여야간 수차례의 핵분열과 통합이 반복되는 ‘다층적·복합적’ 빅뱅이 예고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정권교체와 정권 재창출’의 갈림길에서 여야의 대선주자들은 정계개편의 ‘줄타기 곡예’ 속에서 사활을 건 정치게임을 시작한 셈이다. # 시나리오 (1) 민주·고건등 반한나라당 연합전선 정계개편의 1차 진앙지는 열린우리당이다.“이대로 정권을 내줄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 속에 정치적 생존을 정계개편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권이 추진하는 ‘범민주개혁 세력 대연합론’은 ‘반(反) 한나라당 연합전선’과 맥을 같이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외부 선장론’은 다른 정파들과의 연대를 위한 ‘연결 고리’의 의미가 크다. 여권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 전총리, 시민·사회 세력 등 ‘반(反) 한나라당 세력’들의 ‘헤쳐모여’식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민주개혁 대연합의 ‘실행 코드’가 바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개방형 경선제)’다. 최근 여당은 ‘100% 국민참여’ 방식의 오픈 프라이머리를 결정했다. 하지만 최소한 고 전총리나 민주당의 동참을 끌어내지 못할 경우 흥행참패는 물론 정권 재창출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 시나리오 (2) 인터넷 중심 확산… 당사자들 펄쩍 완전한 ‘헤쳐모여 정계개편’이 힘을 받으면서 ‘이명박-노무현 연대론’도 한때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 대권 시나리오’다. 노 대통령의 ‘대연정론’에 입각, 중도 보수세력을 흡수할 수 있고 영호남 통합과 지역주의 청산 명분과 맞물린 가상 그림이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이 전 서울시장과 고려대 동문인 안희정씨 등이 메신저 역할을 맡았다는 그럴 듯한 풍문도 나돌았다. 최근에는 개혁 정체성이 맞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범여권의 후보로 내세우는 ‘노무현-손학규 연대론’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보수화가 심화될 경우 손 전지사가 여당행을 결단할 수도 있다.”며 ‘호객성’발언을 했다. 물론 당사자들은 펄쩍 뛰고 있다. 이명박·손학규 캠프에서는 “황당무계한 가설이다. 여당 내부에서 한나라당 내부를 분열시키려는 음모”라고 항변했다. # 시나리오 (3) 원로중심 反盧·非韓 통합신당 창당 ‘반(反)노무현 비(非)한나라당’의 정계개편도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노 대통령(친노그룹 포함)의 정계개편 배제 여부가 여권 내부에서 쟁점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현재 여권 원로들은 ‘친노 배제론’으로 기울고 있다. 김원기 전국회의장과 정대철 상임고문, 이부영 전의장 등 원로들은 노 대통령을 빼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 전총리, 국민중심당 등이 뭉치는 ‘반(反)노, 비(非)한’의 대통합 신당 창당에 의견 접근이 이뤄지는 중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결국 여당내에서 반노세력과 노 대통령의 결별이 이뤄져야 통합의 전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일각에서 친노 세력들의 ‘노무현 신당’이 탄생할 경우 각개 약진 속에서 최종적 ‘후보 단일화’로 가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날 귀국한 정동영 전의장이나 김근태 의장 등의 주류파들은 “모든 정파의 힘을 합쳐야 한다.”는 입장이라 여권 내부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 시나리오 (4) 중도개혁 실용주의 노선 확대 승부수 여권 정계개편의 핵심 고리는 고건 전 총리다. 고 전총리는 ‘중도개혁 실용주의’ 노선을 고리로 여야 정파를 떠나 폭넓은 지지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승부수는 ‘비(非)호남, 비(非)정치권’을 망라하는 전국 조직의 창출이다. 기존 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고 전총리는 내년 봄까지 ‘희망연대’와 ‘경제와 미래’ 등 자신의 외곽단체들을 확충하면서 세력 확대에 몰두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고 전총리는 내심 여권 단일 후보로의 ‘옹립’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정계개편의 고삐를 단단하게 쥐면서 범여권이 참여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에서 최종 승부를 겨룰 가능성도 적지않다. # 시나리오 (5) ‘韓-民 공조론´ 정치판 흔들기 가능성 하지만 민주당의 노림수는 정계개편에서의 ‘캐스팅 보트’의 역할이다. 민주세력통합론, 한-민 공조론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 양당 내부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을 무기로 정치권 판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한-민 공조는 호남 민심의 뿌리 깊은 한나라당 불신과 거부감을 넘어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민주개혁세력의 적자임을 강조해 온 민주당의 내부 분열을 가속화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에서 제기되는 정계개편의 핵심은 동서통합과 범보수연대다. 지역적 차원에서는 취약지인 호남, 충청세력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정체성 차원에서는 뉴라이트계열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보수 진영을 끌어들여 ‘보수 대연합’의 진용을 짜는 것이다. 최근 당내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연대론이 심상치 않게 불거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손을 잡기 위해서 “대선후보를 제외한 모든 것을 다줘야 한다.”는 ‘올인론’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른바 ‘한나라당판 대연정 구상’으로 불리고 있지만 현재로선 성사 여부는 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고르비 “美, 더이상 민주국가 아니다”

    “미국은 더이상 민주국가가 아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미국 정부를 향해 또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보여준 일방주의에 대해 “미국이 비민주적 국가가 됐다는 방증”이라며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2월 말 외신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오만 때문에 세계가 더 안정되고 안전해질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꼬집은 지 7개월 만이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페레스트로이카(개혁) 20주년을 맞아 크로아티아 프리모스텐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미국은 동맹국뿐 아니라 국제기구와 세계여론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면서 “그들이 ‘전 세계의 이름으로’ 국제문제의 해결에 나서는 것은 용납할 수도, 지지할 수도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미국 일방주의의 사례로 언급한 것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침공, 대(對)이란 강경 드라이브 등이다. 그는 이 문제들을 언급하면서 “폭력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으며, 국제적 협력만이 최선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테러리즘에 대한 미국의 접근방식에 대해서도 “모든 위협이 이슬람 세계에서 나온다는 주장이 있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며 ‘문명 충돌론’,‘이슬람 책임론’의 시각과 차별성을 분명히 했다. 국제무대에서 유럽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미국은 기술적으로는 가장 발전된 국가로 남아 있지만 오래전 ‘사회적 지도자’가 되는 것을 포기했다.”면서 “더 많은 지역이 유럽의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는 스티페 메시치 크로아티아 대통령과 에밀 콘스탄티네스쿠 전 루마니아 대통령, 롤랑 뒤마 프랑스 전 외무장관, 야노스 마르토니 전 헝가리 외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동시대에 재임했던 세계 지도자들 가운데는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만이 비디오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2년 전 세상을 떠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건강이 좋지 않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박근혜, 메르켈총리 6년만에 재회

    |베를린 박지연 특파원|유럽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8일(현지시간) 독일 첫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났다. 그가 당 부총재 시절인 2000년 독일을 방문해 당시 야당인 기민당 당수였던 메르켈 총리와 처음 만난 뒤 6년 만에 재회한 것이다. 두 사람은 총리 집무실에서 면담을 갖고 메르켈 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우파 개혁’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박 전 대표는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메르켈 총리가 ‘좋은 의미’의 개혁 정책을 펼쳐 가시적 성과도 거두고 있다.”면서 “총리의 외교·경제 정책이 제가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당이 추구한 노선과 같아 공감하는 바가 많았고, 메르켈 총리도 우리 두 사람이 공통점이 많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무엇보다 그동안은 미국과 다소 소원한 관계였던 독일이 친미 성향의 메르켈 취임 이후 ‘실리 외교’로 돌아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어가는 점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연합사 해체 등 현안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방위 체제에 속해 있는 독일의 입장을 묻는 등 교감을 나눴다. 면담은 30분 정도로 짧았지만, 메르켈 총리가 독일 의회 연설 일정에다 아프간 파병연장동의안 국회 투표까지 겹쳐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흔쾌히 만남에 응한 것에 박 대표측은 의미를 부여했다. 두 사람이 그동안 서로 축하할 일이 생기면 편지를 주고받는 등 ‘우정’을 쌓아왔기에 면담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만남으로 기민당수를 거쳐 첫 여성 행정수반에 오른 메르켈 총리에 자신의 이미지를 중첩시켜 내년 대선에서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포부를 내비치는 성과도 기대하는 듯하다. 한 측근은 “메르켈 총리가 총리직에 오르게 된 근원인 대연정이 깨질 위협을 느끼면서도 의연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이 과거 국보법·사학법 논란 때 반대 의견에도 끝까지 소신을 지킨 박 전 대표의 ‘고집’과 닮았다.”고 ‘해석’했다.anne02@seoul.co.kr
  • “R&D투자 등 성장동력 확충에 최우선 순위”

    “R&D투자 등 성장동력 확충에 최우선 순위”

    복지와 국방, 교육예산을 대폭 늘린 238조 500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확정돼 29일 국회에 제출된다.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을 예산안의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지난 25일 서울 서초동 장관 집무실에서 만나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모병제 도입 여부 등 청년인력 활용과 교육경쟁력 제고방안,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차단 방안 등 정책 전반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내년도 예산안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재정은 국가운영 전체를 보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 초점을 둘 수는 없습니다. 내년에는 미래 성장동력 확충과 국민의 기본적인 수요 총족, 국가안전 확보 등 세 가지에 중점을 뒀습니다. ▶2007년 예산안에 대해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예산’,‘경기 부양용’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은 예산·기금을 포함한 총지출이 238조 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6.4% 늘어난 규모로 짰습니다. 팽창예산이냐 균형예산이냐의 판단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경상성장률보다 높으면 일반적으로 팽창예산이라고 하는데 내년도 경상성장률을 6.7%로 보면, 총지출 증가율은 6.4%이고 일반회계 증가율은 6.1%이므로 중립적입니다. 재정수지 측면에서도 국내총생산(GDP)의 ±1%이면 균형이라고 보는데 통합재정수지는 1.5% 흑자, 관리대상수지도 1.5% 적자여서 균형 범주에 듭니다. 마지막으로 재정충격지수도 중립적입니다. 따라서 선거를 의식한 예산안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습니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연구개발(R&D)예산을 대폭 늘렸다고 하나 여전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R&D, 사회간접자본(SOC)을 포함한 공공건설투자, 인적자본 확충을 위한 교육투자 등에 중점을 두고 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내년도 R&D 예산이 10조원 수준인데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닙니다.201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9.1%로 가장 중점을 둬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예산안을 성장이냐 복지냐 식의 관념적 이분법으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경제분야 예산 증가율이 낮다고 해서 성장을 소홀히 한다는 논리는 적절치 않습니다. 복지지출에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사업이 많으며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해야 합니다. ▶내년은 물론 2008년부터 저출산·고령화대책, 사회서비스 공급 대책 등 복지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재원확보 방안이 문제입니다. 시행착오를 방지할 대책은 있습니까. -복지 관련 수요는 2006∼2010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이미 반영해 차질없이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관련 기관간에 협조 체계를 강화하고 사업수행을 위한 법령·지침·기준 등을 철저히 준비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것입니다. 기존 사회서비스는 채용 기준 등을 마련, 시행하고 선진국에서 효과가 검증된 사업부터 시범사업 후 도입할 계획입니다. ▶내년에 국가부채가 300조원을 돌파합니다.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높습니다. -지난 4년간 국가채무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공적자금 상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재원 투입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늘어난 측면이 있습니다. 앞으로 지출 구조조정,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입니다. 당초 전망보다 올해와 내년 국가부채 규모가 늘어나고 GDP 대비 비율도 높아진 건 사실입니다. 환율·유가 때문에 디플레이터가 낮아져 경상GDP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재정당국으로서 4대 재정개혁 중 가장 중요한 건 국가재정운용계획입니다.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전망한 대로 2008년부터는 국가채무가 줄어들 것으로 확신합니다. ▶예산안 얘기는 이쯤 하고 기획처가 국가 기획기능을 갖고 있는 만큼 주제를 청년인력확충·재정수지 개선 방안 등 사회 현안 쪽으로 돌리겠습니다. 먼저 국가안보와 관련해 민감한 사안입니다만, 과거 출생아수 100만명 시대에서 지난해 43만여명으로 급감해 병력자원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방부에서 결정할 일이지만 19세 이상으로 입영연령을 낮추는 문제는 물론 일각에선 모병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병력자원이 부족하고, 청년기에 사회 진출시기가 군복무기간만큼 늦고 단절되며, 군대에 갔다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에 경험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등 문제가 많아 신중히 검토할 과제입니다. 단순히 국방 문제만이 아니라 청년인력 활용방안 차원에서 접근해 현재 검토중입니다. 짚어봐야 할 문제가 많아 당장 내년 예산안과 관련이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처럼 군대에 가지 않는 경우 산업체 근무만 할 게 아니라 사회적 봉사 개념이 가미된 복무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인력 활용 문제는 기획처가 중심이 돼 검토합니까. -병역 문제와 관련돼서는 아무래도 국방부가 중심이 돼서 할 수밖에 없고, 기획처도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내년에는 예산과 상관없이 (모병제를)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됩니까. -내년 예산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국방개혁 자체가 사병을 현재 68만명에서 50만명으로 대폭 감축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검토를) 하게 될 겁니다. ▶모병제는 상당히 관심이 많은데, 그렇다면 내년에는 협의가 되겠네요. -모병제가 내년에 논의될 것이라기보다 병력자원이 급격하게 감소되면 장기복무자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검토할 필요는 있습니다. ▶서비스 수지와 관련, 관광의 경우 제주도가 여러 면에서 비싸다보니 내국인들은 외국으로 나가고 외국인들을 유인할 볼거리는 많지 않은 편입니다. 제주도 비행기값을 일부 지원한다든가, 골프비용을 내린다든가 하는 식의 정부대책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기본적으로 제주도는 땅값이 너무 비쌉니다. 비행기값도 문제지만 이보다는 음식값과 숙박비가 너무 비쌉니다. 비행기값은 저가 항공기들의 가세로 경쟁이 붙어 이를 통해 해결할 문제이지, 이용자에게 재정보조를 해서 될 문제는 아닙니다. 인건비가 비싼 것도 문제입니다. 새 볼거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과거 단순히 볼거리만 제공했다면 이제는 생각하며 체험하는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광 소프트웨어의 개발에서 문화관광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가 민영의료보험 활성화를 추진했는데. -의료 선진화는 제도적 측면도 있고 산업으로서의 선진화 문제도 있습니다.‘2030비전’에도 들어가 있는데,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입니다. 미래의 고용은 서비스산업에서 창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비스 산업중에서 교육과 의료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합니다. 당장 교육·의료시장을 완전개방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핵심 과제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뜻입니다. 본인이 부담할 능력이 있고,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국내에서 소비가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교육·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획일적인 평등주의가 여러 분야에 나타나고 있는데 획일성은 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예산권을 갖고 있는 기획처에서 교육개혁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은. -앞으로는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미래에 먹고사는 것과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초·중등 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리라고 주문하는데,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중앙정부는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에 치중하고, 초·중·고등학교 운영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늘리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현재 내국세의 19.4%를 지방교육교부금으로 보내고 있는데 인건비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앞으로는 학급당 학생수를 인위적으로 줄이기보다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방과후 학교를 봐야 합니다. 내년에는 중앙정부에서만 1017억원을 지원하는데 성공 여부는 지역사회와 학교장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이른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에 제출한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기본법’이 시행되면 이같은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이 법안은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 임원 임명의 공정성 논란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임원은 임원추천위를 구성해 적격성을 심사하고, 준정부기관 견제담당임원(비상임이사·감사) 임명시 민간위원이 과반수로 구성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직접 심사하는 제도를 도입하기 때문에 ‘정치적 임명 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정치권에서 정부 제출안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제안한다면 논의 과정에서 법안 내용이 수정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개념이 모호한데 어떤 식으로 구체화할 수 있습니까. -사회적 자본은 구성원간 신뢰와 규범, 선진화된 사회시스템 및 네트워크를 의미합니다. 사회적 자본 확충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제조건이지만 우리나라는 취약한 수준입니다. 이해집단간 갈등, 구성원간 불신, 공적제도에 대한 낮은 신뢰 등은 경제정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 의제입니다.‘비전 2030’의 5대 전략에 사회적 자본 확충을 포함, 추진할 계획입니다. 네덜란드, 독일 등 선진국의 사회협약을 벤치마킹해 우리의 실정에 맞는 사회적 자본확충 방안을 강구할 것입니다. 대담 오승호 경제부장·정리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전남 곡성(54) 출생 ▲광주제일고 ▲서울대 무역학과 ▲행정고시 17회 ▲경제기획원 사회개발계획과장, 인력개발계획과장, 예산관리과장, 농수산예산담당관 ▲재정경제원 생활물가과장 ▲기획예산위원회 재정기획과장, 총무과장 ▲한국개발연구원(KDI) 파견 ▲기획예산처 경제예산심의관, 기금정책국장 ▲열린우리당 수석 전문위원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차관 ▲수원대 무용과 교수인 부인 양정수(53)씨와 1남1녀.
  • 머리 잘린 마호메트라니…

    독일의 한 극장이 무슬림의 분노를 우려해 오페라 공연을 취소한 데 대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비난하는 등 정치적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예술의 자유가 침해됐을 뿐 아니라 무슬림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았다는 것이다. 베를린의 도이체오퍼 극장은 26일(현지시간) 모차르트의 1781년 오페라작 ‘이도메네오’의 11월 공연을 갑자기 취소하면서 “보안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당국의 경고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대 크레타섬을 무대로 한 이 작품은 2002년 초연 때도 주인공 이도메네오왕이 포세이돈과 예수, 부처, 마호메트의 잘린 머리를 들어 보이는 장면이 격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메르켈 총리는 27일 일간 노이에 프레세 회견에서 “공포에 의한 자기 검열”이라며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를 두려워해 점점 더 후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내무장관도 “(공연 취소는) 미친 짓”이라고 말했고 마리아 뵈머 통합담당관은 “무슬림 전체를 폭력 혐의자로 모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독일 무슬림중앙협회의 아이만 마지멕 사무총장은 “종교적 광신자들에게 굴복한 것이 아니라 보안 당국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유럽 정치의 지각변동] 左는 右로, 右는 左로…이념경계 넘나든다

    [유럽 정치의 지각변동] 左는 右로, 右는 左로…이념경계 넘나든다

    지난해 39세의 데이비드 캐머런을 새 당수로 선출한 영국 보수당은 당의 새 슬로건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를 내걸었다. 반면 1997년 이후 4기에 걸친 연속집권을 노리는 노동당의 캐치프레이즈는 ‘연속성이 중요하다.’였다. 역사적으로 과거와의 급진적 단절을 추구한 진영이 좌파였고, 우파는 전통을 보존하고 변화를 조절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 왔음을 상기한다면 충격적인 반전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신노동당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앤서니 기든스 교수의 말대로 “좌파는 보수화되고 우파는 급진화됨으로써” 견고하게만 여겨지던 좌·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셈이다. ●“좌파는 보수화, 우파는 급진화” 유럽의 정당정치에서 좌·우파의 경계파괴는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권자들의 ‘정치적 진자운동’에 의해 좌·우파의 정치적 부침이 반복된 나라들일수록 경제·복지정책에 있어 양측의 차별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좌파정당의 우경화’는 독일 사민당이 세계 최초로 의회 진출에 성공한 19세기말 이래 꾸준히 제기됐다. 복지국가 위기론이 대두되기 시작한 1970년대를 계기로 그 양상이 급진화됐고,1990년대 영국 노동당의 ‘제3의 길’과 독일 사민당의 ‘신중도 노선’에 이르러 수위는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의 ‘경계 파괴’는 좌파가 아닌 우파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물론 집권을 노리는 정당이 유권자의 다수가 모여있는 ‘중간지대’로 정치적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시각도 있다. 그러나 2000년 스페인을 필두로 최근 스웨덴, 영국 등 서유럽 우파정당들이 보여주고 있는 뚜렷한 ‘좌선회’는 이런 일반론의 차원을 넘어선다. ●가속화되는 우파의 탈주 주목할 만한 점은 환경·복지 등 좌파의 전유물로 간주되던 영역에서 우파의 ‘탈주’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스웨덴 등 좌파의 집권기간이 길었던 나라들에서 두드러진다. 좌파정부 주도아래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이 이해당사자들로부터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까닭에 우파가 집권해도 그 경계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세계화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상품·자본·금융에 이어 노동시장까지 국경없는 경쟁에 노출됨에 따라 그 ‘파괴적 부작용’들로부터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압력이 좌·우를 막론한 모든 정치세력에 가중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진단엔 세계화에 우호적인 영·미 언론들도 동의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3월 프랑스 대도시를 휩쓴 최초고용계약(CPE) 반대시위를 두고 “지난해 유럽헌법 국민투표 부결에 이어 미국식 시장주의를 유럽에 이식하려는 시도가 거센 사회적 저항에 직면한 두번째 사례”라고 분석했다. ●목표는 ‘세계화의 인간화’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유럽에서 강화되고 있는 경제적 보호주의가 “자본·노동시장의 개방압력이 유럽인들에겐 실업과 빈곤에 대한 잠재적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의 진단도 다르지 않다. 그는 10일 영국 주간 옵서버와 인터뷰에서 “무역확대로 인한 이익을 고르게 나누기 위한 급진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세계화는 보호무역주의의 성난 파도에 휩쓸려 버릴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사회안전망 개선과 교육 투자 확대, 진보적 조세제도의 구축이다. 서유럽 우파에 의해 시도되는 ‘횡단의 정치’의 핵심 의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정책 닮은꼴’ 좌·우 혼재시대로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의 정치 지형은 1990년대 동구권 붕괴와 유럽연합(EU) 출범 등으로 더욱 복잡해졌다. 이념적으로 워낙 다양한 스펙트럼인 데다 중도의 외연이 넓어 좌우의 양 극단을 제외하면 정책·정강 등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좌파의 전성기는 1998년까지였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그해 9월 독일 총선에서 사회민주당(SPD)이 승리함으로써 당시 EU 15개국 가운데 13개국에서 좌파가 집권한 것이다. 그러나 2000년 3월 오스트리아 총선을 계기로 우경화 바람이 불었다. 특히 1년 뒤 9·11 테러를 전후해 치러진 8개국 선거에서 우파가 잇따라 집권하는 역풍이 몰아쳤다. 우파의 대약진은 2004년 3월 그리스에서의 승리로 절정에 이른다. 이번엔 15개국 가운데 12개국에서 우파가 집권했다. 유권자의 균형 심리가 작용한 듯, 이후 좌파의 반격이 시작됐다.2004년 3월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사회당·공산당·녹색당 등의 좌파연합이 50%를 득표하면서 약진했다. 이를 신호탄으로 같은 해 4월 스페인 총선에서는 좌파인 사회노동당이 우파인 국민당을 따돌리고 승리했다. 포르투갈 사회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45.3%의 득표율로 정권을 탈환했다. 같은 해 6월 불가리아 총선,9월 노르웨이 총선을 거쳐 올 6월 이탈리아 총선에서 ‘왼쪽의 힘’은 되풀이 됐다. 영국 노동당도 지난해 총선에서 의석은 줄었지만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파의 버티기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2월 덴마크 총선에서 자유·보수당 등이 연합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독일도 중도우파인 기독교민주당·기독교사회당 연정이 다수 의석을 확보,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좌파의 보루’로 여겨지던 스웨덴에서 프레드릭 라인펠트 당수가 이끄는 보수당 중심의 중도우파 연합이 승리함으로써 통합된 유럽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더욱 다변화됐다. vielee@seoul.co.kr
  • “나토도 연합사 해체 비효율성 인정”

    |베를린 박지연 특파원|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측은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돼 전쟁시 (한·미가) 따로 작전하는 것은 효율성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방문을 마치고 전날 독일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나토 본부에서 패트릭 시 나토 정책실장과 레전드 시어리 사무총장 정책보좌관을 만난 성과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토측도 한·미연합사 체제가 굉장히 효율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했다.”면서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얘기를 하려면 미군 재배치가 다 끝나고 북한 핵 문제가 안전해진 뒤에 해도 늦지 않은데 지금 꺼내면 안보가 불안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독일처럼 경제력이 강력한 국가도 나토의 회원국으로 평화를 지키지만, 누구 하나 자주에 문제가 있다거나 주권이 침해당했다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유럽에 와 보니 안보는 (지역이)공동으로 대응하는 등 세계화로 가는 추세이며, 모두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이런 추세에 맞게 동아시아 공동체로 가야 하는데 미국,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돼 우리만 혼자 남아 지역 공동체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물론 작통권은 단독 행사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부는 항상 국민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지 않으면서 안보를 최고로 지킬 수 있는지를 걱정해야 하는데 이양해야 마느냐만 논의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또 “오죽하면 세금폭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작통권 환수로 621조원을 부담하게 되면 국민에게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우려도 곁들였다. 박 전 대표는 28일에는 독일의 첫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나 독일의 경제, 외교 정책과 함께 통일 과정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오후에는 아데나워 재단에서 연설할 계획이다.anne02@seoul.co.kr
  • [2007대선과 시대정신] ‘선진화·통합 리더십·민주개혁 평가’ 화두로

    [2007대선과 시대정신] ‘선진화·통합 리더십·민주개혁 평가’ 화두로

    ‘시대정신을 읽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2007년 대선이 1년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규정할 ‘시대정신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마음 깊숙하게 자리잡은 정치적 염원을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대선 필승전략으로 직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정신의 실체는 여전히 안개 속에 휩싸여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에서 백가쟁명(百家爭鳴)식 논의는 활발하지만 한 줄기의 도도한 흐름으로 수렴되지는 않은 상태다. ●2007년 대선의 흐름 내년 대선은 ‘민주 개혁세력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따라 시대정신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YS(김영삼 전대통령) 이후 15년,DJ(김대중 전대통령) 이후 10년간 민주화 운동세력 집권기간에 대한 국민적 평가와도 맥이 닿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정치적 담론으로 개방화, 세계화, 선진화 등의 시대정신이 복합적으로 결합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민주화와 개혁의 토대 위에 ‘신(新)성장’이라는 경제적 요소가 더해질 수 있고 ‘서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먹고 사는 문제’가 전면으로 도출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야권에서는 일단 ‘노무현 정권’의 반사이익에도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 경제성장과 양극화 해소라는 국민적 요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정치세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대선주자들의 시대정신 현재 박근혜·이명박과 ‘빅3’로 꼽히는 고건 전 총리는 “우리 사회가 분열과 갈등 속에 빠져 있기 때문에 지금의 시대정신은 국민 사회의 통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시대적 과제로 ‘10년내 선진국 진입’을 제시하면서 이를 위해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도 ‘통합’에 무게를 두면서도 ‘경제 어젠다’를 강조했다. 그는 “내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통합적 경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추가 성장을 통한 복지의 선순환과 한반도와 동북아의 협력과 공동번영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 비전을 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시대 정신을 찾아 열린우리당은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독일 연수를 떠났다. 정 의장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해 “한반도 평화구조를 정착하는 그림과 설계도가 중요한 국민적 의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의장이 분단과 통일의 역사를 경험한 독일로 날아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서민 경제 살리기와 선진사회 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시대정신의 대전제는 선진사회 진입이며 경제, 특히 ‘서민경제 살리기’가 내년 대선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선진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선진화를 위한 목표를 향해 국민들의 에너지를 결집해야 하며 경제, 외교, 안보, 교육 등 모든 정책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100일 민심 대장정’에 나선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1세기 시대정신의 본질을 ‘신문명 시대’로 규정한다. 그는 “역사는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자꾸 과거로 돌아가고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계화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실사구시의 실천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념간·지역간·세대간 반목과 대립·갈등을 치유하고 아우를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고 전 총리와 시각이 매우 유사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첫 동성애자 총리 나올까

    재선에 성공한 그는 어린이나 부인의 볼에 입맞춤하는 여느 정치인과 달리, 잘 생긴 남성 한명을 연단으로 불러올려 꼬옥 껴안았다.2001년 시장에 도전할 때 그가 내뱉은 말 “나 동성애자야. 그럼 됐지.”는 베를린시가 관용의 도시가 됐음을 함축하는 하나의 구호가 됐다. 클라우스 보베라이트(52) 독일 베를린 시장이 세계 최초로 동성애자 총리에 오를 수 있을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4일 보도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지난해 물러난 뒤 당 자체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사민당(SPD)이 다음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맞붙을 강력한 인물로 보베라이트 시장을 낙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인기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확인된다. 시민의 60%가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민당(CDU)의 프라이트베르트 플루거가 20%를 겨우 넘은 것을 비교할 때 압도적인 우위다. 첫번째 임기에도 그렇게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시 재정적자를 600억유로까지 끌어올린 주택 보조와 공공부문 임금을 과감히 삭감한 결과였다. 실업률도 17% 이하로 끌어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그가 베를린을 역동적인 도시, 문화의 도시로 변모시켰다고 믿고 있다고 일간 슈피겔은 짚었다. 베를린에서 영화를 찍도록 해외 제작자들을 초청했고 예술가, 패션디자이너, 작가, 고급 전시회 등을 유치해 관광산업을 일으키도록 도왔다. 30세 나이에 최연소 시의원에 당선된 그는 1999년 12월 시의회 안에 옛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PDS 의원들과 클럽을 결성, 정책 연합을 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민당 베를린 지구당의 고위 당직자 미카엘 뮐러는 “그는 어떤 전국적인 직위에도 이상적인 후보”라고 말했다. 보베라이트 시장 역시 총리직 도전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은 보수 성향이 강한 독일의 다른 지역에서 공격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독일 동성애자 연맹의 한 대변인도 “많은 이들은 동성애자가 정치 지도자로 나서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고 이성애자보다 동성애자가 총리 후보로 뽑히기는 훨씬 어렵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내년에 SPD의 총리 후보 자리를 놓고 쿠르트 벡 당수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한나라 빅3 ‘가을 대장정’

    한나라당의 대권 주자인 ‘빅3’가 추석을 앞두고 공격적인 행보로 ‘키워드’ 공략에 나섰다.해외 정치무대와 국내 강연장, 추수기 논밭에서 각각 비전을 내보이며 내년 대선을 향한 장정에 힘을 싣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23일 벨기에로 출국했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를 거쳐 독일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측근들은 “대표직 때부터 초청을 받았는데 피습 등 다른 일이 겹쳐 이번에야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확고한 국가 안보관을 갖고 있는 그가 EU와 NATO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고, 무엇보다 28일 독일의 첫 여성총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면담하는 까닭이다.‘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박 전 대표가 정치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이번 순방길의 테마를 ‘경제’와 ‘통일’로 정했다. 출국 전에 미니홈피에 남긴 글을 통해서 “경제와 통일에 관한 많은 전문가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의견을 나누겠다.”면서 “(독일 방문은)통일 과정의 교훈과 통일 후 후유증 극복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다 29일에는 1960년대 독일에 파견됐던 광부·간호사 출신 등 교포와 만나는 자리가 예정돼 있어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도 자연스럽게 부각될 전망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호남권을 누비며 ‘강연 정치’를 통해 밑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청계천’ 강점을 강조하며 ‘내륙 운하’를 구체적인 비전으로 내세워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심산이다. 주말인 23일에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신노동연합’ 출범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신노동연합의 권용묵 상임대표가 이 전 시장이 현대엔진공업 회장으로 재직할 때 당시 노조위원장으로 ‘묘한 인연(?)’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은 축사에서 이를 가리켜 “당시에는 입장과 처지가 달랐고 세상을 보는 눈도 달랐다.”면서 “전정한 노동자의 삶의 권익이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일자리의 창출에 있다는 권 대표의 말씀에서 한 줄기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고 한껏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각종 강연과 축사를 통해 정치 비전을 밝힌 뒤 새달 2일에는 5박6일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다.‘에너지 외교’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CEO형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복안이다. ‘일꾼’을 자처하며 87일째 민심 대장정을 이어가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휴일인 24일 같은 당의 권철현·박계동·안경률 의원 등과 함께 전북 남원 인원면 계암마을에서 하루종일 벼를 벴다.측근들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이 7명이나 자발적으로 동참한 데다 지난번에 남경필 의원 등이 찾아온 것까지 포함하면 의원 30여명이 찾아왔다며 고무된 분위기다.“당내 입지가 탄탄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다 대장정이 계속되면서 평소 2∼3%대에 그쳤던 지지율이 ‘마의 5%’대로 치솟는 등 ‘일꾼론’이 먹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손 전 지산는 100일 대장정을 마친 뒤에는 ‘새 정치 선언’을 계획하고 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송두율칼럼] 일구의 모색

    [송두율칼럼] 일구의 모색

    오래 전부터 기획해왔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아직 실천에 옮기지 못한 계획이 하나 있다. 남북, 그리고 해외에서 활동하는 학자들이 통일문제를 주제로 모여 전문적인 논의를 해왔던 ‘남북해외통일학술회의’와는 다른 형식과 내용의 모임이다. 남과 북, 그리고 해외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종교·과학과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 가운데 몇 사람을 선정, 간담 형식으로 진행하는 모임인데 장소는 판문점이다. 서울이나 평양이 아니라 판문점을 택한 까닭은 판문점이라는 장소가 참석자들에게 주는 민족사적인 무게 때문이다. 또 간담회이기 때문에 학술회의처럼 까다로운 격식을 취하지 않고 자유스럽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그것을 녹음으로 남겨 정리하면 된다. 그러면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21세기를 살아가는 현재 우리 민족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라는 질문에 대해서 참석자들은 그 대답을 단지 한 단어로써 표현하라는, 어려운 주문의 간담회를 열게 된다. 전문분야가 다르기에 참석자에 따라 서로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다. 어떤 참석자는 ‘민주’라고, 다른 참석자들은 ‘정의’,‘평화’,‘사랑’ 또는 ‘아름다움’이라는 식으로, 대답은 여러 가지로 나올 수 있다. 물론 그러한 개념들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정의하라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지적처럼 그것은 공놀이하는 어린애들에게 엄격한 규율에 따라 놀이를 해야 한다는 것처럼 부질없는 일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도 1980년대에 비슷한 발상 아래 이른바 사회원로들이 간담회 형식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일본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나 이념을 한때 ‘아름다움’으로 정리한 적이 있다. 그 후 ‘아름다움’은 ‘부국유덕(富國有德)’으로 변하였다. 그러나 차기 총리로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최근 ‘아름다움’을 다시 들고 나온다. 일반적으로 ‘아름다움(美)’은 참(眞)이나 선(善)과는 달리 특이한 정치적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강하게 전달한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으로부터 막스 베버는 진위나 선악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아름다움’의 특별한 의미를 읽었다. 또 이른바 탈현대적(脫現代的)인 분위기 속에서 미학과 윤리학의 통일문제도 다시 강조되고 있다. 날로 발달하는 정보매체의 힘을 빌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상적인 정치가 이미지로 잘 포장되어 대중을 동원하는 정치의 심미화(審美化)도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일본의 보수세력이 또다시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것도 지켜볼 대목이다. 간담회의 기획의도로 다시 돌아가 보자. 일본과 달리 분단 속에서 오늘을 보내는 남북이 함께 동의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나 이념을 도출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참석자는 ‘자유’를, 또 어떤 참석자는 ‘주체’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대답은 민족분단의 상황에서 이른바 세계화로 표현되는 엄청난 도전을 맞아 남북이 합의할 수 있는 가치가 진정 무엇일 수 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기에 더 이상 교과서적인 대답으로 끝날 수는 없다. 어떤 당위적인 전제로부터 하나의 가치를 먼저 확정하는 연역적(演繹的)인 방법이 아니라, 분단이 빚어낸 체험공간 속에서 서로 달리 살아왔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기대지평을 가질 수밖에 없는 참가자들이 서로 다른 경험세계로부터 어떤 보편적이고 가능한 원칙을 찾는, 일종의 ‘발견적 교수법(heuristics)’을 필자는 기대하고 있다. 선문답에서 일구(一句)는 가장 중요한 한마디를 뜻하며 만약 우리가 그 것에 집착하다 보면 어느새 늙어버린다고도 가르친다. 그러나 이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민족적 일구는 하나의 업보가 아니겠는가. 일본의 맥락과는 다르지만 필자의 일구는 ‘아름다움’이다. 우리 모두 일상생활에 쫓기지만 각자가 한번쯤은 민족의 미래에 관한 진정한 일구가 무엇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독일 뮌스터대학 사회학 교수
  • [씨줄날줄] 비밀감옥/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미국의 뉴스위크는 지난해 부시 미 대통령의 “우리는 고문을 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을 ‘올해(2005년)의 거짓말’로 선정했다. 금년(2006년)은 어떨까. 부시 대통령은 며칠전 CIA의 해외 비밀감옥이 존재한다고 처음으로 시인했다.2004년 ‘휴먼 라이츠 워치’라는 국제 NGO가 3년 동안의 CIA 항공기의 비행기록 등을 추적해 의혹을 제기한 지 2년여만이다. 부시는 그러나 고문은 하지 않았다고 재차 주장했다. 비밀감옥을 시인한 정상이 참작돼 거짓말쟁이를 면할까, 아니면 2년 연속 타이틀을 거머쥘까. 비밀감옥과 고문은 바늘과 실의 관계다.CIA가 밀라노에서 저지른 납치 사건을 수사한 이탈리아 검찰은 피랍자가 독일을 거쳐 이집트에서 CIA의 취조를 받는 도중 전기고문으로 귀머거리가 된 사실을 확인했다. 고문 증거는 도처에 널려 있다. 그래서 국제사면위원회는 ‘미국은 고문 국가’라고 단언한다. 그래도 부시 대통령은 당당하다.“중요 정보를 얻어냄으로써 미국과 유럽, 여타 나라에 대한 테러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았다.”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필요가 인권에 우선한다는 논리다. 외려 난감하게 된 것은 비밀감옥의 소재지로 의심 받는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 8개국. 이들은 비밀감옥의 존재를 완강하게 부인한다. 하지만 구 소련의 위성국가였던 시절 비밀감옥을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민주화 과정에서 CIA의 도움을 받았던 나라라는 해설까지 나오니 부인 발언도 믿기 어렵다. 한번 코 꿰인 약자는 누가 됐든 고삐를 쥔 자의 손아귀를 벗어나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사담의 비밀감옥을 발견했다며 이라크 침공의 정당성을 소리높여 외치던 부시 행정부. 바로 그때 뒤로는 아메리카-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연결하는 전지구 차원의 비밀감옥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이다. 이에 대한 비판도 전지구적이다.“민주주의와 법을 존중해야 테러리즘과 싸울 수 있다.”는 스페인 사파테로 총리의 충고는 그 중 하나다. 아난 유엔사무총장도 “테러리즘에 대한 싸움과 자유는 맞바꿀 수 없다.”고 고언을 던졌다.9·11테러 5주년의 화두가 CIA의 비밀감옥이 된 것은 아이러니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盧대통령, 이틀간 정상회담 8차례·연설 3차례

    |헬싱키(핀란드) 박홍기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2박3일간의 핀란드 국빈방문을 마친 10일 제6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에 참석, 본격적 활동에 들어갔다. 노 대통령의 이틀간 아셈 일정은 강행군이다.3차례 연설과 무려 8차례의 정상회담 일정이 잡혔다. 정상회담은 10일 폴란드·독일·영국·아시아·중국에 이어 11일 슬로바키아·프랑스·덴마크와 갖는다.9일 유럽연합(EU) 집행위와의 정상회담까지 포함하면 9차례나 된다. 아시아 정상회의는 인도네시아와 공동 주재했다. 청와대측은 “유럽 국가들에 치중된 것은 회담 자체를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전에 유럽 국가들의 영향이 만만찮은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현지에서 각국의 의제가 다른 만큼 정상회담의 준비에 적잖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시간이 짧게는 20분, 길게는 50분이지만 한 치라도 소홀히 다룰 수 없는 탓이다. 일정이 없었던 토요일(9일) 오후 집중적으로 정상회담 의제를 점검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은 중국측이 이날 아침 8시30분 전격 요청해 이뤄졌다. 현안인 동북공정 문제는 회담 직전 조율됐지만 노 대통령이 먼저 얘기를 꺼내자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흔쾌히 수용,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 노 대통령은 개회식 연설에서 ‘아셈 출범 10년간의 성과와 평가, 지역간·국가간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셈 차원의 적극적 노력을 촉구했다. 또 10일 1차 정상회담(정치분야)의 선도 발언에 이어 11일 폐막식 공동기자회견 때에도 발언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라운지에서 악수를 하며 동해 방사능 오염 공동조사와 관련,“협의가 잘되고 있어 만족스럽다.”고 하자 “잘 알고 있다.”고 짧게 답변했다. 회의가 끝난 뒤에도 고이즈미 총리가 다가와 “회의가 효율적으로 됐다.”며 악수를 청해 손만 잡는 조우를 가졌다.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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