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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어두운 이면] 해킹실력은 우등생

    [중국의 어두운 이면] 해킹실력은 우등생

    중국이 사이버전쟁 최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14일 “최근 수주 동안 중국이 미국 국방부인 펜타곤과 영국과 독일 정부 부처를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 해커들이 펜타곤의 전산망에 침투했을 때 국방부 관리는 이 공격을 경시했다. 이는 기밀로 분류되지 않는 정보와 이메일을 다루는 ‘NIPRNet’로 불리는 시스템을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국 해커들의 목적은 최고 기밀을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국방부 전산망 구조 자체를 조사하는 것이었다고 일부 분석가들은 주장했다.NIPRNet는 중국의 타이완 침공시 미군의 배치계획이 담긴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 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들어 타이완을 항복시킬 번개 공격을 할 시간을 벌려고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 중국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 해커들은 지난달엔 프랑스 정부 전산망을 공격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독일도 스파이 프로그램을 이용한 중국 해커들에 의해 총리실, 외무부, 경제부 등 3개 정부부처가 공격을 당했다. 영국도 의회와 외무부 등 정부 전산망을 뚫고 들어오려는 중국 해커의 공격 시도에 수차례 시달렸다. 이외에 지난해 10월엔 미 상무부 컴퓨터 시스템이,2005년 8월엔 일본 외무성이,2004년 4월엔 한국의 원자력연구소와 외교통상부가 중국 해커들의 침입을 받았다. 물론 중국만이 사이버 스파이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산스기술연구소의 전문가인 요하네스 울리히는 “이스라엘이 미국을, 프랑스인들이 유럽연맹 파트너를 해킹하는 것처럼 누구나 해킹을 한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의 경우 가장 우려되는 점은 핵심 산업 내부를 탐지해 전쟁 발발시 필요한 시스템을 망가뜨리려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파바로티 후계자를 찾아라

    파바로티 후계자를 찾아라

    지난 6일 타계한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영결식에서 5만여명의 세계인들이 고인을 애도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톱 테너 후계자 찾기에 나서 벌써부터 파바로티의 빈 자리를 실감케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구촌 음악계에서 파바로티를 이을 흥행 메이커를 찾아나섰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후계자로는 이탈리아 출신인 안드레아 보첼리(48)와 살바토레 리시트라(38), 멕시코 출신 롤란도 빌라존(35)과 라몬 바가스(46), 아르헨티나의 마르셀로 알바레즈, 독일의 요나스 카우프만(이상 37), 프랑스의 로베르토 알라그나(44) 등이 거론되고 있다. 톱 테너라는 타이틀이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주요 오페라 하우스의 공연에서 맡는 주연 역할 등을 바탕으로 음악업계 구성원들에 의해 판가름되기 때문에 업계 움직임은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이번 시즌에 카우프만과 리시트라, 알라그나를 각각 주연으로 예약해놓아 눈길을 끈다. 음반제작사 데카의 대변인 리암 토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카우프만에게 큰 기대를 거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카는 카우프만과 보첼리 등을 비롯한 유명 테너와 계약을 맺고 있다. 데카는 1980년 첫 발매된 파바로티의 최고 히트곡 앨범을 다음 주에 재출반하고 오는 11월에도 관련 음반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를 통해 파바로티의 공연을 8일간 연속 방영하기로 했다. 그가 오페라 공연 때 입었던 옷과 같은 중요한 유품이나 기념품도 전시할 예정이다. 한편 8일(현지시간) 파바로티 고향인 이탈리아 북동부 모데나의 성당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5만여명이 몰려들어 천상의 목소리로 불렸던 톱 테너를 애도했다. 영결식에는 이탈리아 정부를 대표해 로마노 프로디 총리와 일부 각료들이 참석하며, 파바로티와 함께 자선공연 등을 했던 록그룹 U2의 싱어 보노와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세계적 저명인사들도 참석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佛정부도 중국 해킹에 당했다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정부 전산망도 미국·독일·영국에 이어 중국 해커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르몽드는 8일(현지시간) 총리실 산하 국가방위사무국(SGDN)의 프랑시스 들롱 국장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들롱 국장은 “최근 몇주 동안 프랑스 역시 중국의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며 “정부 전산망이 공격당한 흔적이 있는데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vielee@seoul.co.kr
  • [기고] 에너지 대란과 원자력 르네상스/송명재 한국수력원자력㈜ 발전본부장

    올 상반기 세계 30여개 나라의 히트상품을 살펴봤더니 이례적인 현상이 발견됐다. 수많은 신상품 가운데 아이디어 상품을 제치고 절전 및 정전대비 용품이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에서는 절전형 전구가, 브라질에서는 가솔린·에탄올 겸용 차량이, 나이지리아에서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와 충전 비상전등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이러한 결과는 ‘에너지 대란’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인들의 소비행태에도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화석연료 생산량이 점차 줄어드는 정점 시기에 대한 전망도 앞당겨지고 있다. 지금까지 석유는 약 40년, 천연가스 67년, 석탄은 180년 정도 지나야 정점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추출이 쉬운 석유는 이미 2005년을 기점으로 생산량이 줄고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 부족에 대한 인식 때문인지 요즘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원자력 중흥기가 다가오는 듯하다. 현재 원자력은 세계적으로 전력의 약 16%를 담당하고 있으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강대국의 원전비중은 20%에서 많게는 78%에 달하지만 원전 확대 정책을 지속하고 있고,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들도 원전 확보에 열심이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 취임 후 ‘원전을 폐기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원전폐지 정책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시사한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세계 에너지 수요가 현재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점에서 원자력에너지는 지구온난화를 유발시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면서도 에너지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원자력에너지는 향후 치열해질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며, 지금도 전기 없이 생활하는 16억명의 인류에게 전기를 공급키 위해선 가장 유용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16세기 청어잡이가 산업활동의 전부였던 네덜란드는 작은 국토와 적은 인구의 한계를 중계무역이라는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극복,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도 고유가와 지구온난화 추세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력과 같은 현실적인 에너지를 확대, 발전시킴으로써 에너지 강국 또는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잘 알다시피 원자력 발전은 지난 30년간 값싸고 질 좋은 전기를 공급,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뤄내는 디딤돌 역할을 담당했으니 이런 꿈이 이뤄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산업은 지난 30년간 1년 6개월마다 1기씩의 원전 건설과 지속적인 기술자립 및 인력육성을 통해 20기의 원전을 운영하는 세계 6위의 원자력 강국으로 도약했다. 원전 안전성 분야에서는 최근 영광 3발전소가 IAEA로부터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는 등 뛰어난 원전운영기술을 대내외에 자랑하고 있다.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는 우리에게 분명 원전 플랜트 수출을 비롯,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협약 발효와 고유가로 ‘에너지 패권주의’의 움직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원자력산업은 유망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을 좋은 기회다. 가뜩이나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가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고 환경문제를 극복키 위해선 원자력에너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재조명이 절실한 때라고 생각한다. 송명재 한국수력원자력㈜ 발전본부장
  • 중국군 펜타곤 뚫었다

    중국군이 지난 6월 미국 국방부 전산망을 해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해커들의 독일 정부 전산망 공격 여부를 둘러싸고 최근 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여서 중국의 조직적 해커 양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4일 중국군이 미 국방부 전산망을 해킹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로 인해 국방부는 1주일 넘게 전산망을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사건 발생 당시 국방부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집무실로 연결되는 전산망을 신속히 차단해 기밀자료가 유출되는 것은 막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미 국방부가 해킹의 배후가 누구인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국방부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중국군으로부터 침입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내부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 전직 관리는 “중국군은 우리 시스템을 불능화하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분쟁 상황에서 전산망에 재침입, 대규모로 시스템을 와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우려했다. 지난 5월 미 국방부가 발간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도 “중국이 미군과 미국의 민간 컴퓨터 네트워크를 공격할 수 있는 많은 수의 컴퓨터 해커부대를 훈련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해킹 같은 범죄행위는 사라져야 하며 중국은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그러나 중국군은 걸프전 직후 인민해방군 산하 군사과학협회 등을 통해 사이버 전사를 양성하기 시작했으며,1997년 해커부대를 창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독일 정부의 전산망을 해킹했다도 의혹도 받고 있다. 독일 언론들은 지난달 25일 중국측이 스파이 프로그램을 설치해 독일 정부 컴퓨터를 침투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장위(姜瑜) 중국외교부 대변인은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보도를 부인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원자바오 중국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비공식 의제로 꺼내면서 재발 방지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해커들은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해 컴퓨터 수백대를 한달 이상 마비시켰으며,11월에는 미 육군정보 시스템 엔지니어링 등을 우주전략방위시설 등을 차례로 해킹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2004년 4월 원자력연구소와 외교부 등 10개 기관이 중국 해커들에 의해 공격당한 바 있다. 또 2006년 6월에는 주요 언론사와 웹사이트들이 무더기로 공격당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부 협상전략 부재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대테러 협상 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23명 피랍자 가운데 21명의 귀환이라는 성공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태 해결 과정에서 비쳐진 정부의 협상 능력은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대테러 협상 전략의 부재는 국격(國格) 손상, 국력 낭비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사태 해결 이후 국제사회에서 일제히 ‘미숙한 협상’이라고 지적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獨·加 “테러행위 부추겨” 인질 납치라는 테러 사태가 발발할 경우 대응 협상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이번에는 집단 인질의 생명을 담보로 하다 보니 보다 정교한 협상 기술이 필요했다. 우선 국제사회에서의 대테러 정책과 궤를 같이할 것인지 등을 고려한 협상 전략을 짜야 했지만 그렇지 못해 테러단체와의 직접 협상 불가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저버림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역풍을 맞는 처지가 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캐나다 막심 베르니에 외무장관 등이 30일 일제히 “‘한국식 협상’은 테러 행위를 부추길 뿐”이라고 일갈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초기 총체적 정보력 부족 정부는 일반적인 협상에서조차 기본으로 여겨지는 ‘상황 주도권’잡기에 처음부터 실패했다. 초기 대응에서 영향력이 별로 크지 않은 아프간 정부와 부족장 원로에 의존하는 협상 자세로 사태의 장기화 길을 걷게 됐다. 탈레반의 요구 사항, 납치 단체의 성격, 무장수준 등을 감안해 사태의 ‘위험도’를 제대로 분석한 뒤 협상에 임해야 했지만 총체적인 정보력 부족 상태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는 우를 범했다. 그러다 보니 탈레반의 강·온 전술의 진의 파악도 못해 우왕좌왕하느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 연구소장은 “탈레반이 요구 시한 설정을 12시간에서 24시간, 하루에서 이틀 등으로 늘리면서 일종의 안도감을 만들었고, 이 와중에 배형규 목사, 심성민씨가 살해됐다.”면서 “이는 정보력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기 철군카드 최대 실수로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전략으로 탈레반을 설득하지 못해 협상의 유리한 국면 전개에 실패했다. 협상의 중대 고비마다 탈레반에 계속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히든 카드’로 갖고 있어야 할 ‘조기 철군’카드를 일찍 꺼낸 것과 관련,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스는 “노무현 대통령이 미숙한 대응을 거듭했다.”고 지적할 만큼 조기 철군 발언은 최대의 실수로 지적된다. ‘군사작전 불가’ 방침을 처음부터 공공연하게 밝힌 것도 전략상 좋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이같은 방침이 탈레반의 신뢰를 얻어 결과적으로 대면접촉에 이르는 역할도 했지만 탈레반에 최대의 ‘압박’이 될 수 있는 카드를 배제함으로써 협상 내내 탈레반의 기선잡기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이슬람 전문가는 “협상 초기부터 ‘인질 살해 시 협상은 없다.’‘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은 한국 정부의 권한 밖’이라는 강경한 자세로 나가지 않다 보니 협상 자체가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이뤄져 계속 밀리는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메르켈, 2년 연속 우먼파워 1위

    메르켈, 2년 연속 우먼파워 1위

    앙겔라 메르켈(53) 독일 총리가 2년 연속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 뽑혔다고 미국의 격주간 경제지 포브스가 31일 밝혔다. 포브스는 메르켈 총리가 지난 6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결렬될 위기였던 유럽조약 타결을 이끌어냈고 선진 8개국(G8) 회의에서 지구온난화 대책 논의를 주도한 점 등을 높게 평가했다. 매년 발표되는 포브스의 세계 여성 지도자 순위는 경제 및 미디어에 대한 영향력 등을 바탕으로 산정된다.2년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지난해 3위인 중국의 우이(吳儀) 부총리는 2위로 뛰어올랐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부인으로 투자회사인 테마섹 홀딩스를 경영하고 있는 호 칭 대표는 3위를 차지했고, 인도 태생으로 다국적 기업인 펩시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인드라 누이는 5위를 기록했다. 송한수기자·연합뉴스 onekor@seoul.co.kr
  • [아프간 석방 이후] “협상은 또다른 테러 불러”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43일간 억류됐던 한국인 인질 21명의 무사 석방과 관련해 각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선 한국 정부가 국제 사회의 원칙을 어기고 테러 단체와 직접 협상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부는 인질 석방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미국의 역할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심각한 후유증을 염려하고 있다. 테러연구전문기관인 ‘SITE연구소’의 조시 데본 수석연구원은 “한국이 단기적으론 인질 석방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탈레반을 합법적인 협상의 대상으로 삼아 그들의 명성을 높여주고 아프간 정부의 위상을 손상시켰다는 점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지적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달 31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내 인질 석방 환영의 뜻을 표했다. 아베 총리는 “테러와의 전쟁은 국제 사회가 연대해 대처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독일 테러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 협상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한국 정부의 인질 석방 교섭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 맥심 버니어 외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어떤 이유에서건 협상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테러리스트들과의 협상은 또 다른 테러행위를 부른다.”면서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실의 호마윤 하미드자다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한국 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허용한 것은 인도주의적 기반에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탈레반에 돌아간 승리는 없다.”며 “이번 일은 레반의 본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이순녀기자 연합뉴스coral@seoul.co.kr
  •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인질 몸값 378억원 전달”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인질 석방의 대가로 거액의 몸값이 오갔을 것이라는 주장이 외신에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는 2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당국자의 말을 인용, 한국 정부가 인질 석방을 위해 현찰을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카불 특파원 앨런 피셔는 “아프간 당국자로부터 이같은 얘기를 들었다.”면서 “액수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카불 지역에는 몸값으로 2000만파운드(약 378억원)가 전달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자지라는 이어 “한국인들은 대부분 정부가 탈레반에 몸값을 건넸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인질들이 무사히 귀국할 때까지 논쟁을 접어둘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한국 정부와 탈레반측 모두 몸값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몸값이 합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또 탈레반이 1000만달러를 요구했고, 한국측이 50만달러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이 최근 한국과 일본 언론에 소개됐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 기독교 선교활동 방식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더불어 정부가 초기 대응을 적절히 했더라면 희생자 2명이 발생하지 않았을지에 대한 여부 등 풀어야 할 해결과제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또 이번 협상이 나쁜 전례가 될 것을 우려하는 아프간 당국의 입장을 전했다.AP통신, 가디언 등은 아민 파르항 아프간 통상산업부 장관이 독일 라디오방송에서 한 인터뷰를 인용,“탈레반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프간에서 납치행위를 계속할 것”이라며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국인 인질과 비슷한 시기에 자국 국민이 납치된 독일 정부는 한국인 인질 석방과 관계없이 테러 단체와 협상하지 않는다는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독일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 정부의 행동 방식과 범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야당인 녹색당의 국방담당 대변인은 한국인 인질이 석방된 것은 잘된 일이지만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협상과정은 “탈레반에 정치적 승리를 안겨주었을 뿐”이라고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파벌 안배로 체제안정 비중

    파벌 안배로 체제안정 비중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8·27 당정 개편’은 정권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파벌의 안배와 전직 각료 출신의 ‘베테랑 의원’들을 대거 기용함으로써 일단 ‘전후체제의 탈각’이라는 개혁 모토보다는 ‘체제 안정’에 비중을 뒀다. 내각과 당의 주요 포스트에 실제 파벌의 ‘우두머리급’을 배치했다. 한마디로 참의원 제1당인 민주당의 계속되는 총리 사퇴 및 중의원 해산, 총선거 실시 등을 이겨내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때문에 당초 ‘인심일신(人心一新)’의 획기적인 인사를 통해 흔들리는 정권을 곧추세우겠다는 대국민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더욱이 아베 총리 자신의 극우 성향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보수 색채가 더 짙어진 듯하다.‘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극단적인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나눠먹기식 인사… 파벌 정치 재연 물론 고심의 흔적도 없지는 않다. 아베 총리는 내각 및 당직 개편과 관련,“파벌의 추천을 받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끼리끼리 내각’,‘친구 내각’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탓이다.‘친구 내각’의 핵심인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을 과감하게 내쳤다. 또 지난달 3일 규마 후미오 전 방위성 장관의 후임으로 입각했던 첫 여성 방위상 고이케 유리코도 최근 방위성 사무차관 임용 과정에서의 불화 끝에 55일 만에 경질하는 ‘과단성’을 보였다. 또 총리실 정치라는 비난을 사 온 총리보좌관을 5명에서 납치문제와 교육개혁 담당자 각 1명씩 2명으로 축소했다. 각료에는 2명의 여성을 배려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내각과 당과의 긴밀한 제휴를 염두에 뒀다. 신임이 남다른 아소 다로 전 외무상을 자민당 간사장에 기용함으로써 ‘아베-아소 라인’이라는 새로운 구도를 마련했다. 정권의 구심력을 되찾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파벌이 약한 아소 간사장의 당 장악력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전직각료 5명… 정권 앞길 험난할 듯 특히 고이즈미 정권 때 외무상을 지낸 마치무라 노부타카 의원을 외무상에 입각시켰다. 마치무라 외무상은 아베 총리가 속한 자민당내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의 회장으로 영향력이 적잖다. 마치무라 외무상은 지난 2005년 4월 ‘일본과 독일의 과거행위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경제재정담당상을 역임한 요사노 가오루 관방장관은 자민당내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분류되고 있다. 아베 내각 출범 당시 유력한 관방장관 후보로 거론될 만큼 아베 총리와도 친분 관계가 두텁다. 아베 총리는 ‘아마추어 내각’이라는 비아냥을 떨치려는 듯 새 각료 12명 가운데 무려 5명이나 전직 각료 출신에서 선택했다. 전체 각료의 평균 연령도 60.44세나 된다. 그러면서 철저하리만큼 ‘아베 컬러’에 맞춰졌다. 고무라 마사히코 방위상은 2002년 법무상 재직 때 대북강경론을 주도했었다. 따라서 외무·방위 측면의 보수화가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의 대대적인 당정 개편에도 불구, 점수는 후하지 않다. 민주당 등 야당들은 “구태의연하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언론은 “예상대로”라고 평가했다. 아베 정권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hkpark@seoul.co.kr
  • [서울광장] ‘외교 부총리’ 필요하다/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외교 부총리’ 필요하다/이목희 논설위원

    유력 대선후보 진영 인사가 사적인 모임에서 정부 조직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침 개편대상으로 거론된 부처의 간부 공무원이 그 자리에 있었다. 공무원은 “의원님, 생각을 바꾸시지요. 우리 부처를 축소하거나 통폐합하는 것은 국가운영에 심대한 차질을 가져옵니다.”라며 읍소에 가까운 설명을 했다. 상세한 자료를 보내주고 따로 보고자리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인원감축에 대비한 각 부처의 생존로비가 벌써 치열하다. 강력한 로비력을 가진 기관은 역시 경제·사회 부처들이다. 평소 쌓은 정치권 인맥이 든든한 데다 산하에 표를 가진 이익단체가 즐비하다. 그러나 다음 정부의 목표는 ‘대외 역량’ 강화에 모아져야 마땅하다. 경제 규모나 지정학적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 대내지향적인 정부구조를 혁파하는 작업을 더 늦출 수 없다. 부처와 이익단체의 로비에 흔들리지 말고 국가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미국 국무장관은 대내외적으로 사실상 총리급 대우를 받는다. 중국 외교부도 부처 서열에서 확고한 1위다. 일본 외교부는 공식서열과는 별개로 정치실세를 장관으로 임명해 가장 영향력있는 부처로 꼽히고 있다. 요즘은 후진국들도 외교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높여 대외업무를 총괄케 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차관이 7명이고, 중국·일본·영국은 외교부 차관이 6명씩이다. 북한은 차관을 7명 두고 있다. 한국은 정부조직법상 부총리 3명과 통일부 장관 밑에 외교통상부 장관이 위치하고 있다. 장관회의를 외교부 장관이 주도하지 못함으로써 외교 측면의 목소리가 밀리기 일쑤다. 대외정책 관련 사항도 여러 부처에 산재되어 있다. 외교강국뿐 아니라 후진국들까지 통합형 외교안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쩌려고 이러고 있는가. 외교부 서열을 올리고, 대외업무 조율을 외교부로 일원화해야 한다. 부처간 조정자 역할을 위해 외교부 장관의 부총리급 격상이 시급하다. 특히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국가대표가 외국을 방문하거나 국제회의에 참석할 때 격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 부총리급 외교부 장관은 접대가 달라진다. 외교부 차관이 가면 성과가 있을 국제회의에 국장급을 보내야 하는 난감한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측 관계자의 얘기는 고무적이다.“외교부 장관의 부총리급 격상을 공약으로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대신 교육부를 부총리급에서 빼는 방향으로 논의중이라고 했다. 범여권 후보들도 빨리 외교역량 강화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하기 바란다. 앞서 현 정부가 정신차리고 외교부총리를 만들어주면 더욱 좋다. 장관들의 숫자와 격을 대통령이 수시로 바꿀 수 있도록 유연한 제도를 채택한 프랑스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그리고 외교부 장관의 재임기간을 늘려야 한다. 현 정부 초기 외교부 장관이 국제회의에 참석했는데, 이전 장관 이름이 써 있어 혼선이 빚어졌다고 한다. 국가의 얼굴인 외교부 장관을 1,2년마다 갈아대면 외국에 어떻게 비치겠는가. 외교는 결국 ‘사람 장사’다. 독일은 한스디트리히 겐셔에게 1974년부터 무려 18년간이나 부총리급 외교총책을 맡겨 통일의 기적을 일궈냈다. 우리에게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드문 예가 있다. 반 총장은 정권교체의 풍파를 겪으면서 요직에 오래 남아 있음으로써 지구촌 최고기구의 수장을 꿰찰 정도로 폭넓은 국제 인맥을 구축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中해커, 獨정부 전산망 공격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중국 해커들이 이번에는 독일 정부 컴퓨터에 침투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25일(현지시간) 중국 해커들이 독일 정부의 총리실, 외무부, 경제부 등의 컴퓨터에서 해킹 프로그램인 트로얀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킹으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독일 정부기관은 중국 군대에 의해 양성되는 해커들에 의해 이번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독일 내무부 대변인은 “트로얀 프로그램에 의한 해킹은 경제정보 보안에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 관계 기관들이 협력해 방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 해커들의 무분별한 해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2006년 10월 미국 상무부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 컴퓨터 수백대를 한달 이상 마비시켰으며 11월에는 미 육군정보 시스템 엔지니어링, 방위 시스템국, 해군 해양시스템센터, 우주전략방위시설 등을 차례로 해킹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4월 해킹으로 독립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져 가는 대만의 군사훈련 기밀을 빼돌리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2004년 4월 원자력연구소, 외교부 등 10개 기관이 해킹을 당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국내 주요 언론사와 웹사이트들이 무더기로 해킹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이지기도 했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메르켈 獨총리 중국 방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을 자주 신랄하게 비판해온 ‘중국 딴죽걸기 전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6일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29일까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과의 회담 등 중국 일정을 소화한 뒤 일본으로 건너갈 예정이라고 이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기후변화 대책과 북한과 이란 핵 문제 및 아프가니스탄 분쟁, 경제협력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역시 중국을 불편하게 할 이슈도 거론할 것으로 전망돼 관심을 끌고 있다. 메르켈은 중국 딴죽걸기 전문으로 불릴 만큼 다른 어떤 국가지도자들보다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많이 했었다. 메르켈은 유럽연합 방위 포럼에서 중국의 아프리카 원조를 거론하며,“중국이 아프리카를 독점하는 것을 좌시해선 안 된다.”면서 유럽연합(EU)의 아프리카 개발을 촉구하면서 유럽-아프리카의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을 선도해 왔다. 게다가 메르켈은 아예 중국을 견제해 유럽과 미국 사이에 자유무역지대를 두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그녀가 이번 중국행에서 어떤 비판과 제의를 쏟아놓을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jj@seoul.co.kr
  • [특파원 칼럼] 광복절과 종전기념일/박홍기 도쿄 특파원

    사흘전은 8·15 광복절이었다. 반면 일본에는 종전기념일이다.62년전 그날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은 무조건 항복했다. 동시에 한국은 36년 동안 잃었던 빛을 되찾았다. 일본의 종전기념일은 기념일이기보다 추모일이다.‘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라는 광복절의 노랫말처럼 감격에 휩싸인 날이 아니다. 패망의 슬픔과 상처를 달래는 그런 날이다. 올해도 곳곳에서 ‘전국 전몰자 추도식’이 열렸다. 일본에서 맞은 종전기념일은 낯설기 그지없다. 가해자로서의 전범이 아닌 원자폭탄을 맞고 어쩔 수 없이 백기를 든 전쟁의 피해자로서만 부각시키는 일본의 태도 때문이다. 8월 초입부터 미국에 의한 원폭 투하와 태평양 전쟁은 사회적 이슈로 다가왔다. 미디어들은 일제히 당시의 원폭 피해자, 참전 군인들의 증언이나 자료 등을 발굴, 전쟁의 참혹함을 드러내는 데 여념 없었다.8월6일 히로시마,8월9일 나가사키에 원폭이 떨어진 날을 평화의 날로 지정한 것도 따지고 보면 전쟁의 폐해를 통해 평화의 소중함을 강조한 듯하다. 실제 종전기념일까지 10일 동안 3차례에 걸쳐 ‘평화’를 염원하는 공식 행사가 치러진다. 일본에서는 1945년 8월6일부터 8월15일까지만 전쟁을 벌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길게 잡아야 미국의 도쿄 대공습이 있었던 3월10일부터다. 초점이 원폭과 대공습 등의 전흔에만 맞춰진 까닭에서다. 일본, 자신들에 의한 전쟁은 없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아예 빼거나 왜곡시킨 탓이다. 더욱이 62년이라는 세월과 맞물려 전쟁의 폐해를 몸으로 경험한 일본인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나아가 젊은이들은 자국의 전쟁 도발과 식민지에서의 야만성 등에 대한 근·현대사에 별다른 관심조차 없다. 공교육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최근 만난 일본의 한 고교 교사의 ‘근·현대사를 가르칠 기회도, 제도적인 여건도 안 돼 일본이 일으킨 전쟁의 실상을 거의 알지 못한다.’는 말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일본의 역사인식은 독선적이다. 아전인수격의 역사관에 갇혀 한국을 비롯, 주변국들이 겪었던 질곡과 고난의 역사를 인정할 만한 자세를 갖지 못해서다. 전쟁터로 끌려가 희생된 수많은 한국의 학도병, 위안부, 건설노동자 등에 대한 진실된 사죄는커녕, 반성도 없다. 물론 아베 신조 총리는 올해 종전기념일의 추도사에서 “깊은 반성과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했지만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지난 1995년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서도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국민들에게 손해와 고통을 줬다.”며 공표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정권에 따라, 시대의 상황에 따라 반성과 사과는 형식적으로만 되풀이됐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교과서 왜곡, 독도 등의 문제도 변화없이 그냥 그대로다.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는 이유다. 아베 총리 스스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이다. 일본은 분명 가해자로서의 과거사 청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역사의 겸허함을 수용해야 한다. 굳이 독일이 실천한 ‘전후 피해 보상과 화해의 과정’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 깊은 사죄만이 유일한 길이다.1965년 한·일 회담에서 이미 강점기와 관련해 포괄적인 해결이 이뤄졌음을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당시 회담은 국제 정세에 따른 안보논리에 의거해 이뤄졌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62년전의 역사를 새삼 들춰낸 것은 광복절을 계기로 종전기념일에 전쟁의 피해를 내세워 역사적 진실을 호도하는 일본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다시 올 종전기념일은 패망을 위무하는 자신들만의 날이 아닌 국제 평화와 화해를 도모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 나아가 사죄와 용서를 통해 진실된 소통이 가능한 한국과 일본의 미래 관계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亞 증시도 약발 받나?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시장의 위기 국면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7일 재할인율을 6.25%에서 5.75%로 0.5%p 전격 인하했다. 특히 엔화가치의 급등으로 상징되는 외환시장의 급변동은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 수출입 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낮은 금리의 엔을 팔아 달러를 산 뒤 금리가 높은 신흥시장에 투자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설이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전날보다 30원 정도 폭등한 100엔당 840원대 후반을 오갔다.7월9일 744.80원에 비해 무려 100원 정도 폭등했다. 이에 따라 140억달러대로 추정되는 엔화 대출 기업들은 환차손 우려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위기국면 때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달러도 급등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 증시는 17일 사흘째 폭락했다. 특히 엔저로 장기간 경기확장 국면을 구가하던 일본의 타격이 컸다. 실제로 도요타자동차는 1달러당 환율이 1엔 떨어질 때마다 350억엔의 영업이익이 준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1개월여간 10엔 이상 떨어졌으니 단순계산상 3500억엔(약 3조원)이상의 영업이익이 감소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이달 말로 예상됐던 기준금리인상(현 0.5%)을 보류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편 이날 세계금융시장은 FRB의 재할인율 인하 소식에 힘입어 급등세로 출발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8일 0시 현재 0.81% 상승한 12950.07p를 기록해 13,000선에 근접했다. 나스닥100도 0.79% 오른 1860.7p을 기록했다. 유럽 증시 역시 미국발 진정세에 동참하며 급등세로 전환했다.18일 0시 현재 영국 FTSE지수는 전날보다 2.32% 오른 5995.3p를, 프랑스 CAC40지수는 1.36% 반등한 5337.33p를 기록했다. 독일 DAX지수도 1.15% 상승해 7353.85p를 기록, 전날 하락치를 회복했다.한편 무디스 인베스트 서비스는 헤지펀드가 잠재적 손실에 직면, 시장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서브프라임 파동은 98년과 달리 책임소재를 물을 만한 특정한 대상이 없다.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시장 주체들의 공포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낮은 자금조달비용(저금리)을 기반으로 한 5년여의 소비확장형 호경기국면이 끝나는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제고(규제 강화)시켜야 위기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선진 7개국(G7) 정상들에게 편지를 보내,G7이 금융시장 투명성 제고 방안을 공동모색하자고 제의했다.10월로 예정된 G7 재무장관 정례회동에 앞서 특별회동을 추진하는 움직임도 있다. 이것이 시장원리에 반한다며 반발할 조짐도 있는 등 개별 경제주체들의 기싸움도 치열한 상태다.이춘규 이재연기자 taein@seoul.co.kr
  • [佛 사르코지 개혁실험 3개월] (하) 개혁의 미래는

    [佛 사르코지 개혁실험 3개월] (하) 개혁의 미래는

    |파리 이종수특파원|니콜라 사르코지의 개혁은 어떻게 될까? 그가 추진하는 개혁 관련 법안이 이미 상·하원을 통과했기에 10월부터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또 그가 강조한 ‘변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도 높은 편이어서 사르코지호(號)는 순항이 낙관되고 있다. 미국 휴가로 물의를 빚기 전까지다양한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계속 60%대를 넘었다. 실제 취임 후 석 달 동안 그는 전방위로 활약했다. 영국·벨기에·독일 정상을 만난 데 이어 코소보 독립과 수단 다르푸르 사태, 리비아에 구속된 불가리아 의료진 석방에도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사르코지 리더십’이 일단 순항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집념의 리더십’과 언론과의 친화력을 꼽을 수 있다. 대선 국면 당시 사르코지 대통령 스스로 “20년 전부터 대통령을 준비해 왔다.”고 말할 정도로 대권 의지를 불태웠다. 그 가운데 하나가 언론인과 형성한 네트워크다. 프랑스 정치인으로는 특이하게 그는 젊은 시절부터 오랫동안 언론인과 친분을 쌓았다. 대선 후보 시절 그는 인터뷰 시작 무렵 항상 “내가 당신 신문사 편집인(혹은 사주)이랑 친한데…”라고 스스로 공개할 정도였다. ●실용주의에 바탕 둔 실험 여기에 그의 ‘실용주의적 리더십’이 현재 프랑스의 문제점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친미주의’ 혹은 신자유주의로 알려졌지만 본질은 실용주의라는 평가가 많다. 물론 사르코지는 시장경제주의를 신봉하고 노동법을 유연하게 고치고 세금을 줄이고 정부를 축소시키고 싶어 하는 보수주의자다. 그러나 그가 추진하는 경제개혁법안을 볼 때 그는 국가 주도형 경제정책에 비중을 둔다. 실제 재무장관이던 2003년에 그는 독일 지멘스가 파산위기에 처한 중공업체 알스톰사를 인수하려고 하자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려냈다. 또 프랑스 식품회사인 다농그룹을 인수하려는 펩시코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여론에 호소했다. 또 이런 강한 보호주의 성향으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갈등을 빚을 정도다. 결국 사르코지 리더십의 본질은 국익을 위한 실용주의이고 국민들은 그에 환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넘어야 할 저항의 벽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무엇보다 그가 한꺼번에 개혁을 추진하려는 데 대한 ‘사회적 저항’의 벽이 높다. 티에리 데디유 민주노동총동맹(CFDT) 사무총장은 “그의 개혁 추진은 합의 과정이 부족하다.”며 “그는 속도에만 매달려 있는데 노동시장 개혁 등을 위해서는 협상 파트너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정부가 더 속도를 낸다면 목표를 이루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좌파 성향 일간 리베라시옹의 프랑수아 세르제앙 편집장도 “그는 한꺼번에 해치우려고 한다.”고 꼬집은 뒤 “휴가 기간이 끝나는 9월이 되면 노동계의 반발이 본격 시작될 것이고 ‘밀월’은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vielee@seoul.co.kr
  • [대선주자 25시] 한명숙 前총리

    [대선주자 25시] 한명숙 前총리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린다. 오후 9시 광주 무등극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말이 없다. 체구가 작은 그는 숫제 의자에 파묻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충격적인 장면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 전 총리는 옆자리에 앉은 남편의 손을 살짝 잡아본다. 남편 박성준 교수도 문득 부인의 존재를 깨닫는다. 서로 잠시 눈을 맞춘다. 둘 다 영화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둘은 지난달 27일 ‘5월 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5·18을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를 관람했다.‘5월 어머니회’는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여성들의 모임이다. 이날은 이 영화의 광주 개봉일이었다. “꼭 5·18 현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역사를 가졌나 가슴에 새기고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한 전 총리는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광주 금남로에 왔다고 했다. 영화가 끝난 뒤 그는 목놓아 우는 ‘5월 어머니회’ 회원들과 손을 맞잡았다.“이런 좋은 날이 와서 영화까지 만들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래도 아직은 억울하고 원통해서….”반백이 다된 여성들이 말을 잇질 못한다. 한 전 총리도 금세 얼굴이 붉어졌다. 한 전 총리는 대선 출마 선언 후 벌써 세 번째 호남을 찾았다. 범여권 대선 주자들에게 호남은 특별한 의미일 수밖에 없다. 호남 지지가 없으면 대권도 없다. 이번 방문에서 그는 광주와의 특별한 인연을 새삼 강조했다. “저는 광주교도소에서 5·18을 맞았습니다. 감옥 안에선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도 알려주질 않았어요.”한 전 총리는 광주 지역 원로 윤공희 대주교를 만난 자리에서 옛 일을 회상했다.27년 전, 두려웠다고 했다. 당시 그는 총소리가 들리고 헬리콥터가 드나들어 전쟁이 난 줄 알았다.“전쟁이 나면 정치범부터 죽이잖아요. 그 현장에서 저는 하루 24시간 감시받으며 목숨건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그 열흘을 버텼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한 측근은 “5·18 광주를 생각하면 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 후보가 될 수 없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 삶의 궤적은 역사 앞에서 부끄럼 없이 당당하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는 80년 5·18 당시 어디에 있었나요. 그리고 93년 정치 입문은 어떤 당 간판을 달고 했나요.”범여권 주자들이 두고두고 손 전 지사를 공격하는 대목이다.“최근까지의 행적·발언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 우리 범여권이 반성해야 합니다.” 한 전 총리는 ‘여성 리더십’과 ‘새로운 가치’에 대해서도 역설했다.“지금까지의 남성중심적 문화와 국정운영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새로운 여성적 가치, 부드러운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아버지의 후광을 입은 박근혜씨나 남편의 후광을 입은 여성 리더십이 아닌 자기 손으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 리더십을 보여주겠다.”고 호언했다. 자신만만 했다. “세계가 여성지도자를 원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아일랜드의 메리 로빈슨과 독일 메르켈 총리, 그리고 이제는 인도에서도 여성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우리도 여성대통령, 나올 때 되지 않았을까요.”외유내강형인 한 전 총리의 권력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의 바람이 쉽사리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지지율은 낮고 역전의 기미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 전 총리측 반응은 간단했다.“흔들림 없이 우리 갈 길을 갈 뿐입니다. 처음 출마 선언 때 누구나 우리가 곧 포기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명숙처럼 좌고우면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사람이 있습니까.”아직 시간은 남아있고 변수는 많다는 이야기다. 그는 “안정된 모습을 강조하다보면 경선판이 흔들릴 때 유력한 제 3의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안정되고 편안한 이미지로 뚜벅뚜벅 가는 게 필승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과연 그 의도가 적중할지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광주에서의 밤.‘한명숙 팬클럽 회원’들이 금남로 근처 한 호프집에 모였다. 한 전 총리와의 팬 미팅이다. “바깥양반이 저를 위해 13년 반을 고생했습니다. 이제 바깥양반을 위해 안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한 전 총리의 남편 박성준 교수가 인사말을 한다. 남편이 아내를 ‘바깥양반´이라 부른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웃음을 머금었다. 한 전 총리는 혼인신고도 못한 채 끌려간 남편을 13년 반 동안 옥바라지했다. 결혼 6개월 만이었다. 그러나 박 교수 표정이 진지하다. 허튼 소리가 아니다.“부정한 힘으로 쓴 역사는 정의로 지켜온 역사를 이길 수 없습니다. 저희 바깥양반은 꼭 승리할 겁니다.”박수가 쏟아진다. 광주 일정 마지막 날. 통합신당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한 전 총리는 외로워 보였다. 행사 초반 대선주자 소개 때 다른 이들에게 쏟아지던 연호·함성은 그에게 없었다. 인지도가 아직 낮다.‘가나다’ 연설순서에 따라 한 전 총리의 연설은 항상 마지막이다. 그가 연설할 때쯤 청중의 3분의1은 이미 행사장을 떠난다. 그러나 그의 대중연설은 의외로 설득력 있었다. 분위기가 고조된다. 연설 말미 “본선 경쟁력에 한사람 한사람 대입해 보십시오. 한명숙 괜찮지 않겠습니까?”란 마무리에 생각지 못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광주 시민은 마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한 걸까. 연단을 내려오는 한 전 총리가 살짝 웃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총리의 약점은 ‘단점 없는 게 장점, 장점 없는 게 단점’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다. 특별히 흠 잡을 데도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내세울 것도 없다는 얘기다. ‘여성 후보 무임승차론’은 여기서 나온다. 콘텐츠가 부족하고 특별한 정책과 비전을 내세우지도 못하면서 단지 여성후보라는 점만을 부각시키는 데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무총리 재임 기간 동안 국민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부분도 한계다. 캠프쪽에서는 안정되고 편안한 이미지를 장점으로 꼽고 있지만 지지율을 높이는 것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비호감’은 아니지만 확실한 호감도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안티는 별로 없지만 팬도 별로 없다는 얘기다. 한 전 총리는 “나는 돈도 조직도 계파도 없는 ‘3무(無)’ 후보다. 오직 국민의 바다에 뛰어들어 당당히 승부하겠다.”고 말한다. 선거전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 없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호남이나 충청, 수도권 그 어느 지역에서도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등 지역적 기반이 취약한 것도 한 전 총리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친노와 비노 후보 이미지가 겹치는 것도 한 전 총리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친노 대선 주자들에 밀려 친노 지지층에서도 확실한 지지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비노 지지층에서 한 전 총리를 친노로 분류할 경우 그쪽에서도 표를 얻기가 쉽지 않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누가 돕나 한명숙 전 총리의 캠프는 현직 국회의원과 여성계 인사, 총리 시절 참모그룹 등 40여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1970년대 ‘크리스챤 아카데미’ 출신 인사들과 신인령 전 이대 총장 등 모교 이화여대 출신 인맥, 후원회장인 한승헌 변호사를 비롯,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및 시민사회 인사들이 주요 지원그룹이다. 현역 의원으로 김형주(대변인)의원을 비롯, 백원우(조직)·이미경(여성 총괄)·이경숙(서울지역)·장향숙(장애인 담당)·신명(직능)의원이 결합했다. 실무진에는 청와대와 총리실 출신 참모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황창화 전 총리실 정무수석(총괄기획)과 김형욱 전 민정수석(조직), 김승호 전 정무비서관과 양상현 전 청와대 행정관(정책)이 힘을 보태고 있다. 신상엽 총리실 전 정무비서관이 공보를, 조한기 전 의전비서관은 의전과 일정을 맡았다. 지원그룹 면면에는 한 전 총리가 재야활동 시절부터 관계를 맺었던 지인들이 많다. 후원회장인 한 변호사를 비롯해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박영숙 전 의원 등이 한 전 총리를 돕고 있다. 이 밖에도 홍보 및 연설기획, 메시지를 담당하는 선거 전문가와 방송작가 등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팬클럽 ‘행복한(韓) 사람들’ 회원 3000여명도 한 전 총리의 든든한 후원자다. 신상엽 공보팀장은 “캠프는 한 전 총리가 내세우는 ‘소통과 화합’을 중시하는 분위기”라면서 “후보가 수시로 참모들과 대화하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열린 캠프”라고 자랑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기고]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과 우리의 자세/박광기 대전대 교수·한독정치학회 회장

    미국 하원이 지난달 30일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저지른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적 시인과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 하원의 결의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사실은 예상되었던 일이지만, 위안부 문제의 직접 당사국인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감회는 남다른 측면이 있다. 이번에 통과된 결의안이 미국의 국내법과 국제법에 있어서 어떤 구속력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당사국이 아닌 미국이 반세기의 역사가 지난 지금 이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이 의미는 그 동안 일본정부가 보여준 역사인식에 대하여 미국 하원이 일종의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사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공식적인 시인이나 사과를 하지 않고 과거의 역사 속에 묻어 버리려고 부단히 노력해온 게 엄연한 사실이다. 이번 결의안은 이러한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하여 과거 역사에 대해 잘잘못을 가리고 잘못한 부분에 대한 시인과 사과를 하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런 시인과 사과를 통해 다시 한번 역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인권의 의미를 되새기라는 뜻도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 정부가 과거의 역사보다는 미래를 향한 인식을 명분으로 내세워 아베 총리가 주장하듯이 “중요한 것은 21세기를 인권 침해가 없는 밝은 시대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과거의 역사를 들추어 내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만큼이나 미래지향적 사고를 가지고 역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역사라는 것은 과거의 역사적 기반 위에서 현재의 역사가 전개되고, 그를 통해 미래의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자명한 논리이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보여 주고 있는 역사관과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반응은 결코 이해할 수 없고, 또 국제사회에서 용인될 수도 없는 것이다. 특히 같은 패전국이면서도 독일이 보여 주고 있는 과거 역사의 청산 태도는 일본과 대비되어 늘 논란이 되어 왔다. 독일은 그들이 저지른 과거 역사에 대해 시인과 용서는 물론이고 그에 대한 정확한 역사기록을 위하여 노력해 왔으며, 또한 피해 당사자와 당사국에 대한 적절한 피해보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일본의 역사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를 과거대로 인정하고 시인하면서 사과와 책임을 지는 적극적 역사관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역사인식 변화를 위해서 우리도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당사국은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라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그 동안 미 하원의 결의안 통과를 위해 우리도 나름대로 외교적 역량을 기울여 왔지만, 우리 정부와 국회도 국내 정치적인 논란과 정쟁에만 매달리지 말고, 우리 스스로 이같은 결의안을 채택하여 적극적인 대일 외교의 방향 설정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국가로 인식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자신을 스스로 찾고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다. 박광기 대전대 교수·한독정치학회 회장
  • 협상시한 또 연장… 장기화 우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납치 사건이 발생한 지 5일째인 23일 탈레반 무장 단체가 협상 시한을 24시간 추가 연장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과 우리 정부 대표단이 가즈니주 원로들의 중재를 통해 밀고 당기는 협상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번 인질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탈레반 대변인은 세번째 협상 시한인 23일 밤 11시30분 직후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시한을 24시간 다시 연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에 대해 한국 정부 협상단과 직접 접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협상 시한 연장은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에서 이미 예고됐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협상시한 직전인 밤 10시50분 브리핑을 갖고 “협상시한이 있지만 그 이후에도 접촉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이날 밤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도 무장단체측과 접촉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해 24일에도 탈레반측과의 직·간접 접촉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조희용 외교부 대변인도 “납치단체측과의 협상이 안정적으로 계속 이뤄지고 있으며, 협상 창구는 단일화돼 있다.”고 말하고 “아프간 정부는 중개인 등을 통해 납치단체측과 대면 접촉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지 언론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23일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실패쪽으로 가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2차례에 걸쳐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지휘관인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AIP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은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우리는 한국정부가 직접 협상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공은 한국과 아프간 정부의 코트로 넘어갔다.”며 “협상 시한 내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또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면서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어떤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도 이날 AFP 통신에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해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어려움에 빠져있음을 시사했다. 가즈니 주 출신의 국회의원인 카일 무하마드 후세이니는 탈레반이 주내 반군 수감자 전원을 풀어달라며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높였다고 말했다. 압둘 하디 칼리드 아프간 내무부 차관은 이날 알 자지라 방송과의 회견에서 “아프간 정부가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불법적인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수감자 교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한 것이다. 위싱턴포스트는 탈레반이 석방을 요구하는 수감자 중에는 2주일 전 체포된 가즈니 주 탈레반 최고위급 사령관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방한 중인 윌리엄 스탠튼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이날 한국인 피랍사태의 해결을 위해 미국이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미국은 이 사태와 관련 그동안 침묵해 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아프간 주둔 독일군의 철군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공영 ARD 방송 회견에서 “우리는 탈레반의 요구를 들어 줄 수 없다.”면서 “아프간에 독일군 증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찬 김미경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태] 獨 인질1명 숨진채 발견

    ‘테러범들과 협상은 없다.’ 자국 국민 2명이 아프가니스탄의 반군인 탈레반에 납치된 가운데 탈레반이 이들 인질의 석방 대가로 아프간 주둔 독일군의 철군을 요구하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가 이를 단호하게 거부해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1일 지역 일간지 파사우어 노이에 프레세아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에서 벌이고 있는 노력을 중단할 수 없고 아프간 국민들을 내버려둘 수 없다.”며 탈레반의 요구에 거부의사를 밝혔다. 메르켈 총리가 탈레반의 요구를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한 것은 더 큰 문제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만약 탈레반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탈레반이 이점을 악용, 앞으로 추가 인질 사태를 벌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또 인질들을 무기로 포로 석방과 군대 철군 등 자기들의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려 들기 때문이다. 독일은 현재 아프간 북동부 지역에 3000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이들 독일군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이끄는 국제 안보지원군의 일원으로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하는 한편 일부는 아프간의 재건 사업을 돕고 있다. 또 별도로 지원 요원 500여명도 체류 중이다. 한편 독일인 인질 2명 가운데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아프간 경찰 간부는 이날 “카불 서쪽 와르다크 지역에서 독일인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독일인 인질 1명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고 “이제 남은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비상 대책반을 가동하고 사태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죽은 인질이 독일 정부의 철군 거부로 살해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비난 여론이 들끓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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